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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용광로 vs 샐러드 접시/구본영 국제부장

    얼마전 기자는 덕수궁 옆 성공회 뜨락에서 외국인 근로자 강제추방에 맞서 농성중인 네팔인 나빈(35)을 만났다.마엔드라라는 네팔의 번듯한 대학을 나온 청년이었다.“한국 젊은이들이 안 하는 일(3D업종)을 하겠다는데 왜 쫓아내려고만 하는가?”라는 게 몇달째 천막농성중인 그의 항변이었다. 그의 어눌한 한국말에 불현듯 수년전 미국에서 공부할 때의 일화가 떠올랐다.백인인구 비율이 높은 로드아일랜드주의 바닷가 생선가게에서였다.필경 매끄럽지 않은 영어를 구사했을 기자야말로 백인 종업원에겐 영락없이 또 한 사람의 나빈이었을 게다.백인 아가씨는 날생선을 먹지 않는 다수 미국인들이 그렇듯이 징그러워하면서 내장을 발라 생선 필렛을 떠줬다.하지만 (매운탕 용으로)뼈까지 싸 달라고 하자 야만인이라도 만난 듯이 눈이 휘둥그레졌다.“Doggy bag,please.”(먹다 남은 음식을 싸 달라는 뜻의 관용어법)라는 사족에 야릇한 미소까지 지었다.어차피 개가 아닌,네가 먹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는 듯이…. 이렇듯 ‘인종전시장’에서도 유색인종에게는 보일듯 말듯한 차별은 여전히 있다.미국도 경기가 수년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더욱 부정적 시각이라는 소식이다.부시 대통령과 케리 의원간 양자구도로 정착된 올해 대선에서 고용 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음이 이를 웅변한다.케리 진영은 부시 행정부가 미국내 제조업분야의 일자리 감소문제를 소홀히 다룬다고 연일 비난한다.부시 행정부의 근로자 해외 아웃소싱에도 당연히 비판적이다.반면 부시 측은 케리 후보가 세금을 인상해 미국내 일자리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역공을 펴고 있다.케리 측의 보호무역정책도 결국엔 우방국의 반격으로 미국 제조업에 대한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꼬집는다. 미 정부가 이민자나 소수인종을 통합하는 방식에서 역사적으로 ‘용광로(melting pot)’이론과 ‘샐러드 접시(salad bowl)’이론이 교차 적용돼 왔다.전자는 소수파를 미국사회의 주류에 무조건 합류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반면 후자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통합을 꾀하는 방식이다.이중언어교육이나,취업·취학시 약자에게 쿼터를 주는 차별수정조치가 그 실례다.전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공화당이 더 선호한다.후자는 민주당이 주로 앞장서온 방식이다.그러나 올 대선에선 이같은 이분법이 맞아떨어지지 않고 있다.부시 측이 오히려 900만명에 이르는 히스패닉 유권자 등 소수인종 표를 의식,불법체류자를 양성화하는 이민법 개정을 선창했다.실업논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양측의 주장이 점차 수렴되는 기미도 보인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으로 촉발된 우리의 탄핵정국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선거법 위반 시비를 야기한 쪽이나 이를 빌미로 탄핵안을 통과시킨 측이나 어처구니없긴 매 한가지다.애당초 용광로에서 녹여 하나로 만들 수도,샐러드 그릇에 조화롭게 담을 수도 없는 사안으로 무한정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탄핵안 통과 이후 거리와 사이버공간에서 친노·반노로 갈려 핏발선 눈을 부라리고 있는 광경을 보라.본질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과는 무관한 일인데다 생산적으로 수렴되지도 않는 정쟁거리임이 분명해지고 있지 않은가.행여 4월 총선의 유·불리기준으로만 이번 사태를 계산하는 이가 있다면 92년 미 대선의 선거구호 하나를 들려주고 싶다.“바보야,중요한 건 경제야.”(It’s the economy,stupid.) 구본영 국제부장 kby7@˝
  • 파이낸스센터는 맛있多

    ■5개식당 고재길조리장의 “이래서 최고” 서울 파이낸스센터 지하 1·2층의 식당가는 이국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만큼이나 다양한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양식당부터 에스닉푸드와 실내 포장마차에 이르기까지 20여개의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이들이 강남의 청담동에 맞서 강북의 외식 트렌드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강북의 트렌드를 이끄는 만큼 가격도 만만찮다.보통의 샐러리맨들이 자주 가기엔 벅차다.지하 1층은 비교적 캐주얼한 반면 지하 2층엔 품격있는 식당들이 자리잡고 있다.따라서 주로 외국인들이나 기업의 임원,고위 공무원들이 찾는 편이다.이런 트렌드 중심에는 아일랜드식 선술집이자 뷔페인 벅 멀리건스의 고재길(53) 조리장이 있다.그는 파이낸스 빌딩 식당가 이탈리안 식당 메짜루나,중식당 싱카이,일식당 이키이키,오리엔탈 바 뭄바 등을 총괄하는 수석 조리장을 맡고 있다. 1971년 육사 장교식당에 근무하던 것이 계기가 돼 조리사의 길로 접어든 그는 세계를 돌며 음식 주유(周遊)를 통해 ‘안가본 나라’가 없을 정도다.33년간 조리사 생활을 하는 동안 그는 지난 81년 부산 해운대의 조선비치,96년 그랜드호텔,2000년 파이낸스센터의 SFC몰 오픈 멤버로 참여했다.조선호텔의 아일랜드식 선술집 오킴스도 그의 작품이다. “요리도 자기를 표현하는 도구이자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정통의 아일랜드 음식 ‘제임슨 치킨’과 ‘코트치즈 샐러드’,‘엉클 아서 파이’를 제안했다.아일랜드 음식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에 딱 맞는다는 것이 그가 추천한 이유다.아일랜드인들은 한민족처럼 정이 많으며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음식을 만드는데는 우리처럼 무척이나 손질이 많이 간다.또 모양보다는 듬뿍 담아내고,식재료도 다양하다. 그가 매일 식단을 짜는 벅 멀리건스는 강북의 실속파들이 찾는 식당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85가지의 메뉴가 뷔페식으로 나오는 점심이 특급호텔보다 20∼30% 싼 1만 8000원(세금포함).야간에는 흑맥주로 떠들썩한 아일랜드풍의 레스토랑 겸 바 분위기다.저녁 메뉴로는 제임슨 치킨,엉클 아서파이 등이 인기다.맥주통에 냉각시스템이 달려 있어 흑맥주는 아일랜드에서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걸쭉하면서 감칠맛이 난다.라이브 연주 무대와 당구대도 준비돼 있다.(02)3783-0244 ■고재길씨 요리 따라하기 ●코트치즈 샐러드 재료 야채(양상추·겨잣잎·치커리 등 4∼5종) 200g,망고 ½개,고트치즈 50g,붉은 양파 ¼개,방울토마토 4개,치아바타(또는 식빵) 1장,잣 10g,크레송·비트·당근채 약간씩,발사믹 드레싱(발사믹 식초 100㎖,올리브 오일 50㎖,바질·다진 양파·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야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드레싱을 뿌리며 골고루 섞는다.(2) 그릇에 야채를 담고 망고를 굵게 잘라 얹는다.(3) 슬라이스한 치아바타를 노릇하게 익힌 다음 코트치즈를 올려 굽는다.(4) 야채 위에 (3)을 올리고 그 위에 크레송을 얹는다.(5) 잣을 팬에 튀겨 올리고 방울 토마토·비트·당근채로 장식한다. ●제임슨 치킨(3인분) 재료 닭 가슴살 3쪽,베이컨 6줄,알감자 40g,양파 ½개,버터·허브(세이지·타임·로즈마리) 약간,위스키 소스(생크림 50㎖,닭육수 30㎖,화이트 와인 10㎖,표고버섯 30g,(제임슨)위스키 20㎖,황설탕 약간). 위스키 소스 만드는 법 (1) 표고버섯을 잘게 썰어서 볶는다.(2) (1)의 절반을 화이트 와인을 넣어 졸인 다음 생크림을 넣고 표고버섯·육수를 넣고 걸죽해질 때까지 끓인다.(3) (2)를 믹서기에 갈아서 (1)을 첨가해서 한 번 더 끓인다.(4) 위스키를 넣는다. 만드는 법 (1) 다진 양파를 빵가루와 버터에 볶아 허브를 넣고 적당한 크기로 뭉쳐 스터핑을 준비한다.(2) 닭가슴살을 칼로 저며 편다.(3) (1)의 스터핑을 (2)로 말아 베이컨을 감는다.(4) (3)의 닭을 오븐에서 180℃의 온도로 20분 익힌다.또는 전자레인지에서 5∼6분 조리한다.(5) 알감자는 4등분해서 버터·소금 간을 해 오븐에 익힌다.(6) 접시에 감자를 깔고 (4)의 치킨을 3등분해서 얹는다.(7) 위스키 소스를 뿌리고 허브·토마토로 장식한다. ●엉클 아서 파이(3인분) 아일랜드의 요리사들이 가장 신경쓰는 음식이란다.선남선녀가 처음 데이트를 할 때 주문하는 음식.포크로 페이스트리 가운데를 찔렀을 때 김이 나면 결혼까지 골인한다고 믿는다.하지만 김이 나지 않으면 남녀는 그자리에서 돌아선다고. 재료 쇠고기 200g,(기네스)맥주 300㏄,버섯 100g,양파 1개,당근 100g,셀러리 50g,월계수 잎 2장,허브(타임·로즈마리)·후추·데미글라스 소스(시중 판매)·레드와인·흑설탕·식초 약간씩,페이스트리(밀가루(중력분)·소금·녹인 버터 약간씩·계란 1개를 섞어 반죽한다.) 만드는 법 (1) 쇠고기를 가로·세로 각 1㎝ 크기로 잘게 잘라서 맥주에 하루 정도 재워둔다.(2) 쇠고기를 건져내 소금·후추 간을 하고 밀가루에 묻혀 센불에서 갈색이 나도록 볶는다.(3) 양파를 다져서 팬에 볶고 버섯·당근·셀러리는 쇠고기와 같은 크기로 잘라 볶는다.(4) 쇠고기와 야채를 한데 넣고 고기를 절인 맥주를 넣고 끓인다.(5) (4)에 허브와 월계수 잎·데미글라스 소스를 넣고 농도를 맞춰가며 끓인다.(6) 고기가 충분히 익으면 마지막으로 식초와 설탕을 반으로 졸인 식초를 넣으면 스튜가 완성된다.(7) (6)의 스튜를 그릇에 담고 페이스트리를 덮어 180℃ 오븐에 구워낸다.(8) 페이스트리에 버터를 바르고 허브로 장식하면 완성. ●여기도 가보세요 파이낸스센터에서 샐러리맨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지하 2층의 노는 아이(540-6930).이 건물에서 소주를 파는 유일한 음식점이다.소주 한병에 900원이다.대표 구성완씨는 “소주는 1병에 20원씩 손해보고 판다.”고 말했다.안주는 홍합탕 1000원.파격적인 가격이다.나머지 30여가지 안주의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점심 때는 볶음밥 등의 식사도 된다.이탈리아 말로 ‘반달’이란 뜻의 메짜루나(3783-0003)는 이탈리아식 음식이 주류다.점심때 클럽 샌드위치와 토노 샌드위치가 인기가 많다.모든 샌드위치에는 야채피클과 감자칩,샐러드가 제공된다.정통 인도요리를 즐길 수도 있다.강가(3783-0610)는 바비큐와 카레요리가 가장 대표적이다.인도식 숯불가마에 굽는 왕새우와 치킨 바비큐가 유명하다.또 카레 음식의 원조답게 다양한 카레 요리를 맛볼 수 있다.한국인들을 위해서 비프카레까지 나와 있다. 이탈리아식에 프랑스 요리를 가미한 퓨전식당 My x-Wife’s Secret Recipe(777-0927)도 유명하다.집에서 먹는 듯한 분위기다.점심엔 주로 면요리인데 8000∼2만원,저녁엔 스테이크 위주로 3만원 이상이다. 이기철기자 chulie@˝
  • 김운용씨, IOC위원에 영수증 요구 파문

    개인 비리로 구속 수감된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IOC 위원 및 국제경기단체 관계자들에게 영수증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IOC 전문뉴스 격주간지인 ‘어라운드 더 링스(Around the rings)’와 AFP 통신은 17일 김 부위원장이 지난달 30명의 IOC 위원과 50명의 국제경기단체 관계자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제공한 자금에 대한 영수증을 발급해 달라는 편지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AFP가 입수한 3장의 편지 사본에는 각각 110만달러와 30만달러,23만 3000달러에 해당하는 영수증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김 부위원장이 개인별로 요청한 영수증은 호텔비와 항공료 등의 비용인 5000달러가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김 부위원장이 IOC 위원들에게 이같은 영수증 발급을 요청한 것은 38억원에 이르는 횡령 혐의를 벗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은 김 부위원장으로부터 자금을 받았던 사실을 시인하는 편지를 김 부위원장에게 보냈는데,이런 서신 발송도 영수증 요구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의 이같은 영수증 요구는 김 부위원장 본인이 IOC 위원 및 국제경기단체를 상대로 거액의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어서 국제 스포츠계가 또한번 파문에 휩싸일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IOC는 최근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해당 IOC 위원들을 상대로 진상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돼 ‘제2의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
  • 15000원 밥먹은 유권자 75만원 과태료 ‘날벼락’

    1만 2000원 또는 1만 5000원어치의 식사를 제공받은 유권자 69명이 그 50배를 과태료로 물게 됐다.부과금액은 각자 60만원이나 75만원에 이른다.1만 5250원어치의 초콜릿과 식사를 제공받은 유권자 3명도 역시 50배인 76만 2500원을 과태료로 부과받게 됐다. 총선 출마 예정자측으로부터 금품·향응 등을 제공받은 유권자가 과태료를 물게 된 것은 처음이다.개정된 선거법에는 최고 5000만원 범위에서 제공받은 금액의 50배를 과태료로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17일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북 전주 완산에서 실시된 모 정당 경선과 관련,두 후보측으로부터 유권자 93명이 교통편의와 음식물을 제공받다가 적발됐다.60여명은 A후보측의 이모 씨로부터 74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받았고,또다른 주민 30여명은 B후보측의 최모씨로부터 교통편의와 1인당 1만 5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았다는 것이다.A후보측은 전골·김치찌개·주류 등을 제공했으며,B후보측은 갈비찜과 꽃게장·찌개 등을 접대했다. 선관위는 조사결과 확인된 69명에게는 각각 60만원과 75만원씩의 과태료를 물리고,음식물을 제공한 이씨와 최씨는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나머지 24명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로 식사 사실이 확인되면 예외 없이 50배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선관위는 또 이모(여·46)씨 등 유권자 3명이 지난 14일 서울 성동구민회관에서 열린 모 정당 필승전진대회에 참석한 뒤 각각 6000원 상당의 초콜릿 선물을 받고 인근 식당에서 각각 925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은 사실을 적발했다.선관위는 이들에게 각각 76만 2500원씩,모두 228만 7500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선물과 식사를 제공한 지구당 동책 부인 권모(여·42)씨는 서울지검 동부지청에 고발됐다. 박대출기자 dcpark@˝
  • ‘촛불집회’ 판단 배경

    경찰청은 촛불집회의 성격 규정을 위해 지난 16일 밤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회의에서 전원이 발언한 끝에 ‘문화행사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자 실무자들이 밤샘작업을 벌이며 법률을 검토하고 문안을 정리,17일 오전 10시쯤 공식 발표했다. ●비상 간부회의에서 결론 최기문 경찰청장은 16일 광화문 촛불집회가 끝난 직후인 밤 10시30분쯤 경찰청 정보국장·경비국장·수사국장 등 경무관 이상 고위간부 10여명을 긴급 소집했다.1시간 남짓 회의에서 최 청장은 정보국으로부터 촛불집회 현장상황에 대한 보고를 듣고 간부들에게 일일이 의견을 물어보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대부분 간부들이 이날 촛불집회 내용이 13∼15일 촛불집회와 별 차이가 없고,정치성이 강해 문화행사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경찰의 입장을 언제,어떤 형태로 밝힐 것인지도 고민거리였다.16일 밤 입장은 정리됐지만 발표시기가 늦으면 뒷말이 나올 수 있고,이르면 ‘경찰이 행자부장관의 말을 맞받아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왜 집회로 판단했나 경찰이 촛불집회를 문화행사가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는 크게 세 가지.첫째,자유발언 시간에 참석자들이 말한 내용이 정치성이 강하다는 점이다.“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혁명을 완수하는 일이다.”,“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면 저들(국회의원)은 도둑·강도이다.”등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비판했다는 것이다. 둘째,노래와 구호도 정치성을 띠고 있었다는 것이다.노래는 기존 대중가요를 정치적 내용의 가사로 패러디한 ‘탄핵무효가’ 등이 주류를 이뤘다. 또 일부 참석자가 “탄핵무효”,“민주수호”,“우리가 국민”이라는 구호를 선창하면 다른 참석자들이 일제히 이를 제창했다는 것이다.셋째,민주노동당이 탄핵을 비판하는 당보를 배포했고,전국학생연대가 ‘총선에서 심판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정치적 행위가 있었다는 점도 고려됐다. ●경찰,“선택의 여지가 좁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부담이 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지난 15일 ‘야간 촛불집회는 불법’이라고 발표해놓고 하루만에 ‘문화행사이기 때문에 합법’이라고 번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청의 총경급 간부는 “경찰로서는 법을 엄격하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열린세상] 탄핵사태,대통령 책임은 없는가/임춘웅 언론인

    이번 일에 국회의 잘못과 함께 대통령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었는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분명히 불난 국회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졸지에 닥친 대통령 탄핵사태의 충격에서 차츰 벗어나면서 국민들은 이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바로 보기 시작한 것 같다.국민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여러 통계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이번 탄핵이 원천적으로 잘못됐다고 보고 있으며 그런 탄핵을 몰아붙인 국회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부패하고 민생을 외면해온 국회가 명분 없는 탄핵을 강행한데 분노하고 있는 것 같다.우리 국민은 정치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현명하고 사태를 정확히 보고 있다는 것을 이번 사태를 통해 새삼 확인하게 된다.여러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일에 국회의 잘못과 함께 대통령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었는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분명히 불난 국회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11일 회견이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문제와 관련해,경위야 어떻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도 있었고 하니 사과를 하고 탄핵정국을 풀 것을 국회에 당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많은 국민들이 이런 기대를 갖고 이날 노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180도 빗나가고 말았다.회견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노대통령의 그런 초강경 자세를 보며 한편 놀라고 한편으로는 탄핵안은 어차피 국회통과를 못할 것으로 보고 야권과 정면으로 맞서 총선 정국을 이른바 ‘친노’ ‘반노’양대 진영으로 끌고 가려는 선거전략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고 있었다.어쨌건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사과를 거부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다.지금까지 드러난 것으로는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탄핵 국회 관리를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국회 관리도 하지 않고 막연히 국회가 그렇게까지야 하겠느냐고 안이하게 보았다면 대통령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 아침에야 이상기류를 감지한 듯 청와대 공보수석 이름으로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노대통령은 무엇을 믿고 그런 강공책을 쓴 것일까.어떤 이는 대통령이 탄핵안의 가결까지를 염두에 두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는 듯하나 지나친 비약이다.국회에서 탄핵가결 이후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대통령이 이런 결과까지 내다보았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그런 예상을 했다손 치더라도 아무려면 대통령이 총선에서 의석 좀더 얻자고 탄핵사태를 자초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이 불행한 사태를 극복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태의 원인을 좀더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우선 10여일 전까지만 해도 탄핵안이 국회에서 발의나 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발의가 됐고 가결까지 이루어졌다.왜 이렇게 된 것일까.이런 결과의 저변에는 이 나라의 기득권 정치권이 비주류의 신 권력에 대해 갖고 있는 생래적인 거부감이란 것이 짙게 깔려있다.그렇기 때문에 비주류 권력은 기득권 보수사회의 반동을 막기 위해 전술이 필요한 것이다.그 전술은 이번처럼 작은 꼬투리를 잡아 반격하지 못하도록 빌미를 제공치 않는 일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이런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정면 대결하려는 성향을 보여왔다.이것은 어쩌면 대통령의 콤플렉스인지도 모른다.대통령 못 해먹겠다,나를 대통령으로 보고 있기나 한 것이냐 같은 말들이 다 이와 관련이 있다.그래서 탄핵사태를 대통령의 자업자득(自業自得)으로 보는 이도 있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우리는 침착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릴 뿐이다.그러나 지금까지와 다르게 이번 사태로 우리의 기득권 사회가 엄연한 비주류 권력의 실체를 인정하고,비주류가 주류에 대한 콤플렉스를 털게 된다면 그나마 한국의 정치가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임춘웅 언론인˝
  • [탄핵정국] 광화문 촛불집회 르포

    어둠이 깔린 종로 거리로 촛불을 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15일 저녁 7시.길이 닫히고 광장이 열렸다. 대통령 탄핵을 규탄하는 촛불시위가 나흘째 이어진 이날 서울 교보문고 옆 인도는 3500여명(경찰 추산)의 시위 군중으로 ‘통로’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했다.참석자의 절반 이상은 넥타이를 맨 퇴근길 직장인이었다.이들은 국회가 주권자의 뜻을 외면하고 대통령을 탄핵한 현실을 성토했다.그러나 분노는 곧 말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카니발’ 속에 녹아내렸다.광장은 사람들을 수동적 ‘국민’에서 자율적인 ‘시민’으로 ‘코드’를 전환시켰다.축제를 닮은 이날 집회는 3시간여 만에 깔끔하게 끝났다. 지난 13,14일 종로 거리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는 연인원 10만명(경찰 추산)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지난해 6월 미군장갑차에 치여 숨진 두 여중생의 1주기를 추모해 촛불시위가 벌어진 지 9개월 만이다.그러나 10,20대가 많았던 ‘여중생 촛불시위’ 때와 달리 참가자의 주류는 30,40대였다. 회사원 최동진(42)씨는 “나는 결코 노무현 지지자가 아니다.”면서 “나를 거리로 부른 건 비이성적인 다수 야당의 횡포였다.”고 말했다.교사 장우상(37)씨는 “대선에서 노무현을 찍었지만 대북송금 특검과 이라크파병에 실망해 지지를 철회했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이룩한 민주화가 구세력들에 의해 무산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자영업자 이영수(43)씨는 “상황이 1987년 6월과 흡사하다.”면서 “시민의 정치의식과 민주화에 대한 신념이 발전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이와 관련,“10,20대는 문화지향적 감성세대라 ‘코드’가 맞아야 움직이지만 30,40대는 정치적 이슈에 민감한 데다 87년의 경험도 있어 적극 참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의 참여는 시위 방식도 바꾸고 있다.서울경찰청 기동대 관계자는 “분노를 참지못해 뛰쳐나온 사람들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자제력을 발휘한다.”면서 “사회경험이 풍부한 연령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실제 15일까지 집회에서는 지난해 촛불시위 때처럼 미 대사관 진출을 시도하거나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7만여명의 대규모 군중이 운집한 13일 광화문 집회도 3시간여 만에 ‘깨끗이’ 정리됐다.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이번 집회를 ‘거리문화의 역사적 종합판’으로 규정했다.이 소장은 “시위의 시발점과 이슈는 대단히 정치적이지만 형식은 축제에 가깝다.”면서 “민주화 운동의 경험과 2002년 월드컵을 치르면서 형성된 평화적 집회문화가 결합돼 정치적이면서 문화적인 새로운 시위의 전형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이같은 진단은 수년간 집회현장을 따라다닌 노점상의 말을 통해서도 확인된다.노점상 이모(53·여)씨는 “노동자나 농민 집회처럼 폭력적이지 않고 여중생 집회 때처럼 숙연한 분위기도 아니다.”면서 “대학 축제와 닮았다.”고 말했다.조대엽 교수는 “지금의 시위 방식에는 정치를 문화화시켜주는 힘이 엿보인다.”면서 “인터넷을 매개로 10,20대와 30,40대가 만나면 참여가 급속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
  • [탄핵정국] ‘뿌리 깊은 한국’…3일만에 평상회복

    혼란은 하루로 족했다.금요일인 지난 12일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온나라가 격동에 빠져드는 듯했지만 불과 사나흘도 안돼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 가고 있다.특히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 가장 크게 요동쳤던 주식시장 등 경제분야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우리사회가 어지간한 충격파에는 끄떡없는 강한 재생·복원능력을 갖고 있음이 어려운 때를 맞아 새삼 확인됐다.만성이 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염증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이제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주식시장 대통령 탄핵안 통과로 가장 우려됐던 부문 중 하나가 금융부문이었지만 15일 시장은 빠르게 충격에서 벗어났다. 12일 장중 한때 48포인트나 폭락했던 주가는 탄핵 이틀째(거래일 기준)인 이날 3.46포인트 상승으로 돌아섰다.초미의 관심사였던 외국인들은 6억원 순매수로 출발했다가 ‘팔자’로 전환,467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긴 했지만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채권가격은 급등락없이 차분한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전문가들은 주가가 앞으로 탄핵정국이 아닌 국내외의 경제적 변수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씨티·JP모건·리먼브러더스 등 외국 주요투자자들은 이번 탄핵사태가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주식·채권시장이 조만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경제부나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도 평가했다.씨티글로벌마켓증권 유동원 이사는 “거래소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평가하고 “일단 탄핵으로 인한 시장의 불안심리는 어느 정도 잠재워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외환시장 지난 12일 달러당 12원이나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5.5원이 떨어졌다.해외에서의 환율 움직임도 안정적이었다.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해외투자자들의 시각을 반영하는 외국환평형기금 가산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이날 홍콩 채권시장에서 만기 10년짜리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12일 0.75%포인트보다 0.02%포인트가 하락한 0.73%포인트로 출발한 데 이어 오후 들어 0.71%포인트로 다시 0.02%포인트가 떨어졌다.만기 5년 외평채는 12일의 0.60%포인트에서 0.02%포인트 하락했다.이영균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앞으로 런던과 뉴욕시장에서의 외평채 가산금리,주식예탁증서(DR) 가격변동 등을 주목할 필요는 있으나 급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 외국의 감독당국과 해외 투자자 등에 탄핵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한국 정부와 금융감독 당국의 노력 및 국내 금융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e메일을 발송했다. 금감원은 이어 16일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해외 차입선 대표자회의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의 외자차입 여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국내에 있는 국제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국내 경제 및 금융 상황과 시장 안정화 방침을 설명할 예정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수출·유통 수출은 탄핵 가결 이전보다 더 늘었다.지난 13∼15일 하루평균 수출액은 7억 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 3000만달러) 실적을 앞질렀다.또 당초 차질이 우려됐던 외국인투자 유치정책은 최근 120개 연내 유치목표 기업을 긴급 점검한 결과,총 80억달러 규모를 유치하는 데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유통업계는 술 소비량이 늘어난 것 정도 외에는 탄핵의 충격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소비심리가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매출액이 소폭 늘어났다.백화점·할인점의 지난주말(13∼14일)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0∼40% 증가했다. 다만 신세계 이마트·롯데마트 등 주요 할인점과 편의점에서는 주류 매출이 급증,눈길을 끌었다.이마트의 경우 소주의 매출이 40% 증가하는 등 주류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LG마트는 지난 12일 캔맥주 판매량이 전일보다 51.7% 늘었으며 소주도 지난주보다 매출이 12.3% 늘었다.편의점 LG25의 수도권 점포(680개)에서는 지난 12일 맥주와 소주 판매량이 지난주 동기 대비 각각 14%,17% 증가했다. 김규환 김경두기자 khkim@ ●레저 지난 12일 이후 경마,경륜,경정 등 레저스포츠 인구는 오히려 조금 늘거나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마사회에 따르면 매주 토·일요일에 시행되는 경마는 과천경마장과 27개 장외발매소를 합쳐 13일 14만 1935명,14일 16만 3087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탄핵소추안 가결 직전 주말인 6일 14만 5850명,7일 16만 3852명과 거의 같다.과천 서울경마장은 오히려 입장객이 1000∼2000명 늘었다. 매주 금∼일요일 시행되는 경륜의 경우 잠실경륜장 및 전국 14개 장외발매소 입장객이 지난 5∼7일 11만 1358명에서 12∼14일 11만 3863명으로 증가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아직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제주전문 여행사인 대장정투어 손태원 사장은 “비상근무체계가 강화되면서 공무원들만 간간이 예약을 취소할 뿐 전체적인 여행자수는 예년과 같다.”고 했다. 영화 관객 수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상준 CGV홍보팀장은 “일부 영화의 관객수가 줄어들었지만 이는 새로 개봉한 영화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탄핵사태와 촛불시위에도 전체 관객수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 ●치안 지난 12일 탄핵안이 통과한 직후 첫 주말인 13,14일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은 각각 25만 8100여대와 31만 6000여대로 평소(토요일 26만여대,일요일 30만여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또 서울시내와 인근의 유원지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인파가 몰렸다.에버랜드 홍보실 관계자는 “토요일인 13일 2만 7000여명의 입장객이 찾았다.”면서 “이는 2만 6000여명이 찾은 지난주나 예년 평균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도 “예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했다.서울 동작구 보라매 공원에서 3년째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종갑(52)씨는 “지난주말에도 평소와 분위기가 다름없었다.”면서 “공원에서 운동과 나들이하는 시민들이 변함없이 매점을 이용해 매상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탄핵 규탄집회,야당에 대한 협박전화 등 사회 불안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사건·사고는 오히려 줄어드는 등 평온한 모습이다.국회와 여의도 일대를 관할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 시위가 도심쪽으로 옮겨간 이후 국회 주변이 오히려 조용해 졌다.”고 말했다.서울 종로경찰서 백승언 형사계장은 “지난 13일 접수된 사건은 10여건으로 여느 주말과 다름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공직 “다소 혼란스러운 건 사실이지만,흔들리지는 않는다.” 탄핵 후폭풍으로 공무원 사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휴일인 14일에도 상당수 공무원들이 사무실에 나와 업무를 챙긴 것이 이를 방증한다.미묘한 시기인 만큼 공직사회에서는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일부는 자발적으로 골프부킹도 취소했다.하지만 겉으로 봐서는 크게 동요하는 수준은 아니다.당장 화급을 다투는 긴급한 국가현안이 없는 데다,거의 매주 개최됐던 국정현안조정회의를 통해 국무총리가 주요 정책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과 무관치 않다.사회부처의 한 국장은 “여당이든,야당이든 어느 쪽에서 이번 사태가 비롯됐는지 모르겠지만,공무원으로서는 일하기가 정말 힘들어졌다.”면서 “하루빨리 정상을 회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대통령업무보고를 마친 노동부는 당초 계획대로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서울지방노동청을 시작으로 지방노동관서 순시를 시작했다.올해 업무계획을 설명하고,탄핵정국에 흔들리지 말고,업무를 수행해달라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김성수기자 sskim@ ˝
  • [탄핵정국-해외시각]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네티즌도 ‘설왕설래’

    한국의 ‘탄핵 정국’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각은 충격과 당혹 그 자체다.중국 외교부가 탄핵안 가결 10시간이 넘은 12일 자정이 되어서야 “이번 일은 한국의 내정문제”라고 짤막한 공식 논평을 내놓은 것과 달리 중국의 네티즌들은 탄핵안 가결 직후부터 각양각색의 의견들을 쏟아냈다. 일사불란한 사회주의 정치체제에 길들여진 중국인들로선 ‘한국적 상황’이 충격과 혼돈으로 다가서는 모습이 역력하다.신랑(新浪)망,신화(新華)망,천룽(千龍)망 등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네티즌들의 즉석 논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적어도 ‘한국으로부터 본받을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인들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노 대통령은 평민대통령으로 인기가 있다고 들었는데….무엇이 진정한 민주주의인지 모르겠다.”,“민주주의의 길이 이렇게 어려운가.” 등이 주류를 이뤘다. 반면 중국의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이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기도 했다.“공산당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중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우리에게 삼권분립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한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다.” 등 선망이 담긴 반응도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말을 듣지 않은 노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장난”이란 음모론적 시각도 보였다.“국가의 운명을 눈깜짝할 사이에 해치우는 한국의 정치는 ‘소꿉장난’ 차원”이라는 등 일종의 조롱어린 시각도 표출했다.인터넷상의 백가쟁명(百家爭鳴)과 달리 중국의 공식 언론들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자체적 분석을 될수록 자제하고 주로 미국과 일본 등의 외신을 인용해 분석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기자는 “타국의 내정문제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중국의 전통적인 외교정책”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oilman@˝
  • ‘1000만’ 태극기 꽂은 강제규감독

    강제규(42) 영화감독은 하마터면 ‘태극기를 휘날리지 못할 뻔’했다.지난 2001년 6월 강 감독은 매우 중요한 기로에 선다.영화 ‘쉬리’ 이후 새로운 아이템으로 SF장르를 선택한 그는 몽골을 다녀오는 등 칭기즈칸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KBS-TV에서 제작한 6·25특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우연히 접했다.그의 시선에 찰나처럼 스쳐간 장면은 이러했다.육군본부가 주도한 유해발굴사업단의 연락을 받고 50년 만에 남편의 유해와 마주하는 아내(75)와 딸(33)의 모습이었다.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어떤 예술가적 고통이 그의 가슴에 파고 들었다.곧,‘그래,한국전쟁이야!’라는 직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단박에 ‘칭기즈칸’에서 ‘태극기 휘날리며’로 방향을 확 틀었다.이때부터 1000만 관객에게 다가서는 긴 여정이 시작됐던 것이다. ● 태극기는 휘날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 포이동 ‘강제규 필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머리는 80년대의 대학생처럼 길었고, 헐렁한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대작 영화의 역량이 과연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우선 최근 미국 샌타모니카에서 가진 영화 ‘태극기∼’ 시사회의 현지 반응을 먼저 물었다. “아메리칸 필름마켓(AFM) 전용극장에서 미국과 유럽 각국의 영화관계자 200여명이 관람했지요.그런데 이례적일 만큼 한 사람도 중간에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다들 눈물이 글썽한 채 나오면서 ‘쇼킹하다’고 입을 모으더군요.” 특히 그는 “시사회때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상황을 소개하는 것이 관례지만 ‘태극기∼’는 시사회 기준인 1시간40분 러닝타임보다 더 길어 그냥 진행했다.”면서 “그럼에도 다들 감동적으로 영화를 감상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는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 “영화는 철학적 메시지 담아야” 관객 1000만돌파의 비결에 대해 그는 “영화 ‘태극기∼’가 우리의 모든 상황을 종합해볼 때 시대적으로,정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서,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면서 “영화는 보고,즐겁고,기뻐하고,철학적 감동의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자신의 영화철학을 피력했다. 제목을 ‘태극기∼’로 정한 특별한 까닭이 있는지 물었다.그는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제목을 ‘W프로젝트’로 명명했으나 막상 보도자료를 내려고 하다 보니 마땅한 제목이 없어 고민했다.”고 토로했다.또한 한국전쟁을 떠올리면 강렬한 이미지가 한가지 연상된다는 그는 “그건 군인들이 총신 끝에 태극기를 묶고 휘날리며 고지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태극기∼’가 커보이고 역설적으로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듣고 제목을 그렇게 확정지었다.“모든 게 당초보다 커졌지요.영화를 찍고 나니 필름길이만 해도 33만자(1자가 약 30㎝)였습니다.서울∼부산을 왕복해도 남을 거리이지요.또 전국 67군데 흩어진 촬영장소를 돌아다닌 거리도 15만㎞에 이릅니다.” 영화관련 인터뷰 기사는 많이 보도돼 그의 과거시절로 얘기방향을 돌렸다. 그는 마산에서 2남2녀중 막내로 태어났다.부친이 마산 시내에서 조그마한 장사를 했는데 마침 집 근처 강남극장(지금은 없어졌지만)의 주인과 친하게 지냈다.덕분에 어릴 적부터 극장을 공짜로 자주 드나들 수 있었다.이때 즐겨 본 영화가 ‘아톰시리즈’‘로봇태권V’‘독수리요새’ 등이었다.흑백 영사기 돌리는 모습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다.영화 ‘시네마천국’의 꼬마 주인공 ‘토토’처럼. 중학교때 학교 성적은 3년 줄곧 전교 1등을 차지했다.특히 수학·과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해 주변에서 ‘신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때마침 형이 비행기 조립을 무척 좋아하는 바람에 집안을 온통 비행기 조종석처럼 꾸며놓았다.그의 과학적 재능을 더욱 개발하는 바탕이 됐다(형은 나중에 공군사관학교로 진학한다.지금은 대한항공 조종사로 근무중이다). 이같은 주위의 칭찬과 배려속에 중학을 마친 그는 고교에 진학하면서 사춘기를 맞아 비뚤어지기 시작했다.철학자들이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인생이 뭐꼬?’라는 물음표를 하루종일 떠올리며 거리를 마냥 쏘다니기 일쑤였다.하루는 ‘불선천지 팔양신주경’을 우연히 접하면서 불경에 푹 빠지기도 했다. 또 ‘어린왕자’와 ‘갈매기의 꿈’을 읽고 생텍쥐페리와 리처드 바크의 철학사상에 탐닉하기도 했다.학교성적은 거의 꼴찌수준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사진촬영’에 취미를 가졌다.카메라 하나를 둘러메고 바다로,시내로,산으로 가서 닥치는 대로 셔터를 눌러댔다.필름현상은 집 근처의 사진관 아저씨한테 직접 배웠다.이때 배운 촬영기술이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선배들과 곧바로 단편영화에 제작에 나서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 영화감독 꿈을 펼치기 시작한 고2 이뿐만 아니었다.사진촬영을 하면서 동시에 문학서클에도 가입했다.주로 표현주의 기법의 시를 창작하면서 문학적 자질을 키워 나갔다.이때 쓴 습작시만 수백편에 이른다고 했다.그가 ‘태극기∼’ 촬영을 끝마치고 영화제작의 전 과정을 담은 책을 쓰게 된 것도 그의 문학적 재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며 “참,괴기하게 보냈다.”고 표현했다.그러나 그런 행동들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영화감독을 할 수밖에 없는 ‘동물적 토양’이었다고 술회했다. 그가 영화감독의 꿈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것은 고2때.어느 겨울날 마산 시민극장에서 ‘닥터 지바고’를 관람했다.극장문을 나서면서 ‘영화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구나.’하는 찡한 감동을 느꼈다.이때부터 사진 찍는 것을 중단했다.오로지 영화공부였다.마산에는 개봉극장이 거의 없어 주말이면 부산으로 달려가 개봉영화를 감상하고 막차로 돌아오곤 했다.이때 본 영화가 ‘사학비권’‘철수무정’‘하노버스트리트’‘새벽의 7인’등이었다. “고교때는 술도 마시고 좀 이상한 짓을 많이 했지요.고3때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하겠다고 했더니 ‘딴따라’라고 만류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또 당시만 해도 마산고에서 예체능계를 진학하는 예가 거의 없었지요.”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그는 선배들과 어울려 단편영화를 미친 듯이 찍어대기 시작했다.흔하던 미팅은 딱 한번.그것도 미팅 선약을 펑크낸 선배 대신이었다. ● ‘태극기~’는 다시 시작합니다 이때 만든 단편영화들은 ‘침묵’‘땅밑 하늘공간’‘깰수 없는 겨울잠’ 등이었다.제목에서 풍기듯 실험적인 작품에다 이미지 표현 중심의 영화가 주류를 이루었다.16㎜영화는 10여편.특히 대학 2년때 같은 학과 동료인 탤런트 박성미씨와 함께 단편 ‘가을오후’를 제작하면서 친해져 결혼에 골인했다. “89년에 결혼했지만 한동안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이 돼 아이를 5년만에 낳았습니다.‘은행나무 침대’를 만든 후 첫째 아들 윤원이,그리고 ‘쉬리’ 이후에 둘째 지완이를 낳았지요.” ‘태극기∼가 대박을 터뜨렸으니 부인한테 보너스를 두둑히 주었느냐는 질문에 올 여름에 가서야 결산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그후에는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인지 물었다. “‘태극기∼’는 겨우 끝났고 다시 시작합니다.세계인들이 한국영화를 보고 울고 웃고 해야 합니다.끊임없이 그 문을 두드릴 뿐입니다.” 김문기자 km@ 강제규 감독 프로필▶1962년 11월 마산 출생 ▶81년 마산고졸 ▶85년 중앙대 연극영화과졸 ▶90년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로 시나리오 데뷔 ▶96년 ‘은행나무 침대로’로 영화감독 데뷔▶99년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아시아 개혁을 주도할 개혁 50인에 선정.강제규필름 대표 ?99년 영화 ‘쉬리’제작▶2004년 영화 ‘태극기휘날리며’ 제작 ▶수상기록=백상예술대상 각본상,대종상영화제 신인감독상,백상예술대상 각본상,아시아스타 50인 등˝
  • ‘스쿨’ 스크린 점거하다

    …유하 ‘학교에서 배운 것’ 중에서 스크린에서 ‘학교’가 뜨고 있다. 학교를 공간적 배경이나 주요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꾸준히 개봉되거나 제작되고 있는 추세다. 하이틴 영화가 없는 시대는 물론 없었다.그러나 최근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학교는 10∼20대들의 고만고만한 고민과 로맨스를 담는 ‘전통적’ 기능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데서 새로운 의미가 짚인다.학교가 억압된 욕망의 상징공간으로 한정됐던 건 이미 옛말이다.코미디,멜로,드라마,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이제 학교는 스크린을 무차별(?) 점령한다. 학교가 대중문화의 인기코드로 급부상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초 흥행한 코미디 ‘동갑내기 과외하기’.대학 2학년생 과외선생과 터프한 남자 고교생의 코믹한 신경전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짭짤한 재미를 본 뒤 학교영화는 줄줄이 기획·제작되는 중이다. 학교가 실패한 교육장이자 혼돈의 상징처럼 굳어지고 있음에도,극장가에서 ‘먹히고’ 있는 배경은 뭘까. 한 마케팅 담당자는 “지난 2002년 말 고등학교 교실에 카메라를 정조준한 코미디 ‘몽정기’와 ‘품행제로’가 선보일 즈음만 해도 학교영화가 이렇듯 꾸준히 폭발력을 가질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동갑내기‘가 흥행하면서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 청춘드라마가 힘을 얻은 결과”라고 짚었다. 인터넷 소설의 주요 독자층은 10∼20대.주요 영화소비층과 정확히 일치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이들을 겨냥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풀이들이다.여고생과 ‘명품족’ 대학생의 로맨스를 그려 지난 1월 개봉한 ‘내사랑 싸가지’,귀여니의 인터넷 대박소설을 원작으로 새달 개봉할 ‘그 놈은 멋있었다’가 대표적인 사례. 이 즈음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학교가 하이틴 드라마 속에서 단순히 ‘순수’와 ‘꿈’을 대변하는 공간에 머물던 시대는 갔다.욕망의 표현이나 사회적 입지 등이 제한된 ‘학생’들에게 학교는 역설적이게도 일탈의 쾌감을 누릴 수 있는 합법적인 탈출구다.딱딱하게 뭉쳐진 청춘들의 ‘욕망 근육’을 다양한 제스처로 풀어주는 물파스로 기능하는 셈이다. 지난 1월의 흥행작 ‘말죽거리 잔혹사’도 마찬가지.70년대의 어두운 시대상을 깔고 학원문제를 건드린 듯하지만,자세히 보면 영화 속 학교는 폭력의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색다른 무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학교가 자유연애 공간으로서 입체적으로 ‘재활용’되기까지 한다.김래원·문근영 주연의 ‘어린 신부’(새달 2일 개봉)는 16세 꼬마신부와 대학생의 결혼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양가 조부들이 정혼한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여학생 신부’가 된다는 설정은 인기 TV드라마 ‘낭랑 18세’와 판박이다.교복차림의 여학생이 주인공인 영화는 또 있다.은지원·임은경 주연의 ‘여고생 시집가기’가 한창 촬영 중이다. 로맨스,액션,코미디가 두루두루 엮이는 학교영화는 한동안 한국영화의 주류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교생들의 삼각관계를 그린 ‘늑대의 유혹’,고교 태권도부 이야기인 ‘돌려차기’가 곧 개봉한다.강원도 남자중학교의 관악부를 배경으로 최민식이 주연한 ‘꽃피는 봄이 오면’,천계영의 인기소설 원작에 남녀 고교생들을 주인공으로 세운 ‘더 클럽’ 등이 촬영에 들어갔다. ‘돌려차기’의 제작사인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는 “10∼20대를 겨냥한 상업영화의 주제가 다양해지는 건 나무랄 일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크든 작든 사회적 메시지는 잊지 않고 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
  • 스크린에 나이는 없다

    “늙거나 혹은 어리거나” 영화보기의 고정관념을 깨는 한국영화 2편이 잇따라 개봉된다.관록의 중견배우들이 스크린을 완전장악한 ‘고독이 몸부림칠 때’(19일 개봉)와 아역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일품인 ‘아홉살 인생’(26일 개봉).영화는 ‘20대 청춘만을 예찬하란 법이 있느냐.’며 편견을 꼬집는 독특한 작품들이다. ■ ’고독이 몸부림칠때’ 60대 홀아비들의 유쾌한 도발 주현·송재호·양택조·김무생·선우용녀·박영규·진희경.드라마를 끌어가는 주인공들의 면면만으로도 영화의 심상찮은 질감이 감지되는 코미디다.청춘스타들에 의존하는 주류영화의 안락한 공식을 외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끌 만하다. ‘물건리’라는,이름도 재미있는 바닷가 시골마을의 삶은 고독할 수밖에 없다.알도 제대로 못 낳는 타조들 때문에 시름하는 농장주인 중달(주현)은 혼자 사는 이웃집 진봉(김무생)과 만나면 어린애들처럼 티격태격 쌈박질이다.그나마 온전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건 아내(이주실)와 아옹다옹하며 구멍가게를 꾸리는 찬경(양택조)뿐.중달,진봉과 마찬가지로 필국(송재호)도 어린 손녀를 키우는 재미만으로 홀로 적적하게 말년을 보내기는 마찬가지다. 60대 홀아비들의 건조한 일상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영화는 유쾌한 에피소드들을 본격적으로 엮어낸다.세련된 자태의 중년 여인 송여사(선우용녀)가 서울에서 내려오자 늙은 홀아비들의 일상에는 전에 없던 균열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TV드라마에서 묵직한 기둥역할을 해온 중견스타들이 군상드라마의 부분적인 캐릭터가 되어 일렬횡대로 늘어선 형국은 그 자체로 ‘낯선 충격’이다. 코미디의 강도를 높이는 역할은 ‘물건리 삼총사’로 불리는 주현·김무생·양택조가 도맡다시피 했다.말장난과 에피소드에 기대는 코미디에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건 오히려 코믹배우 이미지가 강한 박영규의 몫.중달의 동생으로 오십줄을 바라보는 노총각인 중범 역의 그는,무슨 영문인지 형의 협박에도 절대 결혼만은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오랫동안 주류영화에서 소외돼온 부분들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영화는 참신함의 미덕을 힘껏 발휘했다.꿈에 나타난 죽은 어머니에게 “엄마”라 부르며 어리광 피우는 주현,여자 팬티를 몰래 훔쳐 입는 김무생,동성애자로 둔갑한 박영규 등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고유의 결을 유지한 채 생생히 살아 있다.가공의 흔적이 없는 소박한 전원에 카메라를 고정시킨 것도 남다른 뚝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그러나 이런 미덕들은 외려 단점으로 꼬집힐 위험성도 있다.7명의 캐릭터들을 지나치도록 공평하게 해설하는 탓일까.집중력이 떨어지는 데다 갈수록 이야기가 방향타를 잃고 흩어지는 느낌이다. 황수정기자 sjh@ ■ ’아홉살 인생’ 아홉살 꼬마들의 사랑과 우정 ‘아홉살 인생’(제작 황기성사단)의 주연은 대부분 초등학생.하지만 이들은 어른 뺨치는 의뭉스럽고 개성강한 연기로 동심의 세계를 감성있게 그린다.그리고 묻는다.당신의 아홉살 때 모습은 어떠했나요? 또 지금은? 영화가 열리면서 펼쳐지는 맑고 정감어린 수채화는 전체 분위기를 오롯이 암시한다.잔잔한 풍경을 담은 몇 폭의 그림은 해맑은 동심으로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한편의 동화 속 세계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한다. 영화는 아홉살 지민(김석)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올망졸망한 세계를 보여준다.그 곳엔 동네 뒷산이 있고 맞장뜨기 장면이 나온다.도시락 못 싸오는 친구,서울서 전학온 부잣집 딸이 있다.그들의 만남에 풋사랑과 질투,우정과 대결,빈부 격차 등 인간사 모든 일을 빼곡하게 담는다.누구나 한번은 거쳐온 고만고만한 추억을 한보따리 풀어놓으며 입가에 연신 미소를 번지게 한다.그것은 ‘공감의 힘’인데 영화에서 한꺼번에 쓰느라 날씨가 틀린 일기를 베껴 써 들통난 일,여학생 고무줄을 끊어 혼난 일,돈이 없어졌다고 눈을 감기고 자백을 유도하는 장면 등으로 다가온다. 무대는 70년대 산동네.여민은 속이 깊은 초등3년생.여공 시절 사고로 한쪽 의안을 한 어머니(정선경)가 놀림을 받자 선글라스를 사주려고 돈을 모으기 위해 얼음과자(아이스케키) 장사에 어른들 심부름을 하면서 학교에선 의리있는 대장노릇도 한다.이 조숙한 동심은 우림(이세영)이 서울에서 전학오면서 미묘한 감정으로 바뀐다.내심을 감추고 주위에서 맴돌다가 차츰 마음을 드러내면서 그를 좋아하던 금복의 질투가 맞물리고 여민의 순정이 익어가면서 감동도 짙어간다. 하지만 영화는 ‘그들만의 세계’를 완전히 재현하지는 못한 듯하다.몸은 동심이지만 그들이 걸친 옷에는 어른의 자취가 이따금 어른거린다.여민과 대장자리를 놓고 다투는 검은 제비의 말투나,우림·금복의 용어가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또 서울서 전학온 여학생과 시골 학생의 순애보를 다룬 구도는 황순원의 단편 ‘소나기’를 연상케 해 진부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런 흠이 영화의 잔잔한 감동을 막지는 못한다.달콤하고 시고, 떫고, 맵기도 한 아련한 그리움들이 묻어난다.애늙은이 같은 역할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한 김석을 비롯,그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나아현 등 앙증맞은 아역들의 연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종수기자 vielee@˝
  • 조순형의 속내-타협보다 ‘준법 관철’ 의지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의 주역은 단연코 ‘미스터 쓴소리’ 민주당 조순형 대표다.탄핵 얘기를 처음 꺼냈고,탄핵안 발의를 주도했고,결국 발의를 관철했다.선관위로부터 노 대통령 선거법 위반 결정을 이끌어낸 것도 그다.탄핵안을 둘러싸고 당 안팎의 논란이 거셌고,여론조사 결과도 대부분 부정적이다.그래도 그는 고집스럽다.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계획이 알려진 10일에도 그는 “탄핵안 표결은 헌법절차에 따라 추진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탄핵 정국을 주도하는 그의 코드는 ‘준법(遵法)’이다.언뜻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법대로’를 연상케 한다.그러나 지금껏 비주류에 머물도록 보여온,고집과 ‘허심(虛心)’이 보태어져 있다.얼마전 추미애 의원이 개혁공천을 주장하며 당무 거부에 돌입했을 때도 그는 타협 대신 ‘당헌당규 준수’를 택했고,결국 그런 고집이 추 의원을 돌려놓았다.불모지 대구 출마를 선언한 데서도 이런 정치 기질이 묻어난다. 그는 노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이 불거진 뒤 국회 대표연설 등 네차례에 걸쳐 탄핵을 경고했다.그러나 청와대 반응은 그의 기대와 방향을 달리했고,선관위 결정에 정면으로 반발한 청와대의 대응은 그로 하여금 쓴소리를 넘어 ‘쓴 행동’을 택하도록 했다. 정치권 주변에선 “이번 탄핵안 발의는 조 대표였기에 가능했다.”는 지적이 많다.그가 다른 정치 지도자에 비해 도덕적 흠결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정상적인 탄핵절차 진행을 주장했다.“탄핵안이 발의된 이상 노 대통령의 사과 여부와 관계없이 헌법에 따라 탄핵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표결 역시 “가결되든 부결되든 의미가 있다.“며 관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노 대통령에 대해 조 대표는 극도의 불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11일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대통령 특유의 화법으로 처리할 텐데… 기대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씨줄날줄] 新문명충돌론/이기동 논설위원

    냉전 이후 세계질서 분석틀 중 최대 논란거리를 제공한 이론은 단연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 교수의 ‘문명충돌론’.동서로 양분돼온 세계질서가 서구와 이슬람,중국의 3대 문명축으로 크게 나누어져 갈등과 충돌을 빚는다는 일면 단순명쾌한 논리다.전쟁의 주동인도 이전처럼 이념이나 계급이 아니라 종교에서 비롯된 문명간 갈등이라는 것이다. 중동의 유혈충돌,9·11테러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은 기독교 대 이슬람 문명충돌론을 설파한 헌팅턴교수의 혜안을 가늠케 한다.하지만 정작 헌팅턴교수 자신은 테러와의 전쟁을 문명충돌이 아니라 문명 대(對) 야만의 충돌로 해석한다.테러세력들이 이슬람문명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일부 극단적이고 야만적인 이슬람을 대변할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문명충돌론의 최대 약점은 서구문명 우월론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서구우월주의와 반이슬람,신 황화론(黃禍論)이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그가 5월 출간예정인 새 저서 ‘우리는 누구인가,미국의 정체성에 대한 도전들’에서 히스패닉계 이민을 미국의 정체성에 대한 최대 위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히스패닉계와 앵글로 기독교계가 미국을 두개의 민족,문화,언어로 나눈다는 주장은 차라리 백인우월주의자의 선동구호를 연상시킨다. 영국의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실어 또 한번 화제다.히스패닉계가 법치주의와 인권중시의 미국문화를 외면하고 고유언어,문화,가치관을 고집함으로써 미국문화에 이질적 요인이 된다는 그의 주장은 지나친 논리비약.이탈리아계,아일랜드계,유대인이 미국의 주류사회에 편입된 현실에서 굳이 3700만명의 히스패닉계만 동화가 안 된 채 위협세력으로 남는다는 논리적 근거를 헌팅턴은 제시하지 못한다. 대서양을 건너온 이민은 괜찮고 멕시코국경의 리오그란데강을 건너온 이민은 그냥 안 된다는 것이다.미국은 어차피 이민자들의 나라.1200만명의 미국내 불법노동자들 중 절반이 히스패닉계다.이들의 값싼 노동력이 없으면 미국경제는 당장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노교수의 혜안이 흐려진 것인가.200만명의 재미 한인동포들도 히스패닉계보다 더 나은 대우를 기대하기는 힘든 처지인데.여러 모로 우려되는 신문명충돌론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J쿠시 ‘철의 시대’/르 클레지오 ‘타오르는 마음’

    백인 중심 서구사회의 주류 담론에서 비켜선 채 그 폭력성과 부조리를 비판·견제하는 작품들에 치중해온 세계적 작가 두 사람의 작품이 국내에 나란히 소개됐다.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J M 쿠시의 ‘철의 시대’(들녘)와,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신화라 불리는 르 클레지오의 ‘타오르는 마음’(문학동네). ‘철의 시대’의 무대는 인종차별이 기승을 부리던 1986년 작가의 고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암에 걸린 백인 여성 엘리자베스 커런이 미국의 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을 빌려 작가 자신이 목도한 인종차별의 폭력성을 은근히 고발하고 있다.‘은근히’라 함은 작가 자신이 작품 속에서 목소리를 직접 내지 않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밴 억압의 흔적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의미이다. “예스도 아니고,노도 아니다.(…)나는 내 나름의 방식으로 그것을 위해,질식당하지 않도록 싸우고 있는 거다.”라는 주인공의 말에는 쿠시의 세계관이 잘 녹아 있다.‘백인 여성’을 화자로 삼은 것도 남성 지배자들과 식민지 민중 사이의 중간 존재를 통해 이분법적 관점을 피하려는 의도에서다. 르 클레지오의 ‘타오르는 마음’도 서구 사회를 정면에서 공격하지는 않는다.대신 제3세계의 순박하고 야성적인 삶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에두른다.작품 7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개 현실에서 불안정하거나 쓸쓸하다.작가가 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장치는 멕시코에서의 유년 시절,사막·동굴 부족에 대한 동경과 과거의 행복한 기억,타히티 등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근원적 풍경이다. 두 작가의 세계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간접적으로 비판한다는 점에서는 닮았다.하지만 형상화의 방식에서 쿠시는 내면화와 객관적인 중립을 택하고,클레지오는 제3세계나 신비주의로 침잠한다는 점에서 길이 나뉜다. 이종수기자˝
  • [술따라 맛따라]송화백일주·송죽오곡주

    송화백일주 취재를 위해 방문한 전북 완주군 구이면 계곡리 수왕사 아랫마을의 공장문을 열어준 이는 의외로 머리를 깎은 벽암(세속명 조영귀·수왕사 주지) 스님이었다.얼떨결에 합장을 하며 인사를 하는 기자에게 스님은 황망함을 풀어주려는 듯 사찰 술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사찰에선 예부터 법주를 빚어왔어요.수행을 하며 기를 다스리기 위해 곡차를 조금씩 마셨고요.대부분의 사찰이 산에 있어 스님들이 고산병을 다스리기 위해 특별한 약초를 넣어 술을 빚어 마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유명 선사들 중에는 곡차를 말술로 드신 스님들도 계셨지요.” 사찰의 술 역사는 오래됐다고 한다.불교 전래 후 삼국시대에 이미 대부분의 명찰에선 법주를 빚었으며,고려 때는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사찰에 주류 판권을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일제 강점기에 총독부에서 술 빚기를 금해 우리 술 문화 말살 정책을 썼을 때도 속세의 영향이 덜 미치는 사찰에선 법주의 맥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만공 스님 등 유명 스님들 중 상당수는 곡차를 말술로 했는데,조선 명종 때 수왕사의 진목 대사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하지만 이미 득도한 스님들은 곡차를 통해 기를 돌리고 다스렸을 뿐 정신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사찰의 곡차 법도가 말술은 아니다.벽암 스님은 “일주일에 한 모금 정도 기를 돌리는 수준이 일반적인 사찰의 곡차 법도”라고 했다.또한 12살에 출가해 40여년간 술을 빚어온 스님 자신은 술을 한 잔도 못하며,다만 빚은 술 맛을 시험하기 위해 혀 끝을 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곡차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우리 것의 가치가 좋아서,전통을 잇는다는 보람으로 술을 빚었어요.그래서 단 한 병을 빚어도 제대로 우리 고유의 맛을 내려고 합니다.” 벽암스님은 송화백일주와 송죽오곡주 빚는 법을 수왕사 석우 스님으로부터 배웠다.수왕사에선 이미 1300여년 전 송화백일주를 빚은 것으로 부슬거사의 ‘불교사화집’에 나와 있다고 했다.지금의 수왕사 자리엔 이미 1700여년 전 무속신앙을 지내던 산제당이 있었는데,이후 불교가 전래되면서 그 자리에 수왕사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특별히 송화를 술재료로 사용한 것은 아마도 약효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한다.사슴이 벼랑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면 소나무 껍질부터 벗겨 먹고,다른 짐승도 먹고 체하면 소나무 수액을 빨아먹는다고 스님은 말했다. 송화백일주는 찹쌀 밥에 누룩을 넣어 발효된 술에 송홧가루와 산수유,구기자 등 12가지의 약재를 넣고 증류해 얻는다.증류한 술은 다시 100일 동안 숙성시켜야 송화백일주가 완성된다.송화와 솔잎은 수왕사가 자리한 모악산 일대에서 채취한다. “예전엔 큰 소나무 밑을 파고 그곳에 술독을 넣은 뒤 소나무 뿌리를 독에 넣어 밀봉한 채 파묻었다가 100일 후 꺼냈어요.그렇게 하면 신비의 향이 나면서 나비,벌이 몰려들었지요.” 그러나 요즘엔 생산량이 많아 그냥 술독에 소나무 뿌리와 솔잎을 담그는 수준이다. 송죽오곡주는 콩,팥,수수,보리,조를 시루에 쪄서 누룩과 섞어 빚는다.역시 송홧가루와 산수유 등 몇 가지 약재를 넣어 발효시킨다.송화백일주가 증류소주인 반면 송죽오곡주는 발효된 술을 떠낸 청주다.조선시대 명종 때 진목대사가 처음 빚었다고 한다. 송화백일주 제조로 전통식품 명인1호로 지정된 벽암스님이 빚는 술은 송화백일주와 송죽오곡주,그리고 상황버섯을 가미한 술 ‘상황실’ 등 3가지.상주 직원은 공장장 1명뿐이다.명절 때 백화점 등에서 전통주 수요가 몰리면 마을 주민들의 손을 빌려 술을 생산한다.(063)221-7047. 글 완주 임창용기자 sdragon@ ● 따라빚어 보세요 재료:멥쌀,누룩,찹쌀,좁쌀,송화,감초,당귀,하수오,산수유,구기자,오미자,국화 등. 1.멥쌀 1되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 1되,물 1되와 섞어 독에 담는다. 2.실내온도 25도 정도에서 7일간 발효시켰다가,찹쌀과 좁쌀 각 5되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 5되와 혼합해 섞는다. 3.물 1말2되에 송화,감초,당귀,하수오,산수유,구기자,오미자,국화 각 25.5g을 넣고 달여 1말을 만든다. 4.밑술과 함께 버무려 술독에 안치되,독 밑바닥에 솔잎 3근중 절반을 깔고 나머지 솔잎은 술을 안치고 나서 맨 위에 덮는다. 5.술독을 보자기나 창호지로 밀봉하고 뚜껑을 덮어 그늘진 소나무 밑 땅속에 묻는다(실내온도 10도 정도). 6.100일 동안 발효시켰다가 꺼내서 용수를 박아 술을 떠내 소줏고리나 증류기로 증류하면 38도의 송화백일주를 얻게 된다.˝
  • [문화마당] ‘반지의 제왕’ 잭슨과 톨킨/유성호 문학평론가 한국교원대 교수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 ‘반지의 제왕’이 올해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휩쓸었다.이 작품은 악의 힘을 표상하는 ‘절대반지’를 이용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악의 세력과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그 반지를 파괴하려는 선의 세력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투쟁을 근간으로 하여,인간의 선한 의지와 희생 정신 그리고 권력 욕망과 자기 발견의 과정 등을 형상화하고 있다.이 영화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저명한 언어학자이자 신화학자인 톨킨의 원작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톨킨은 가장 완벽에 가까운 현대 영어를 구사한 작가인 동시에 언어 자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 영어와 거기에 영향을 미친 유럽어 요소들을 결합시킨 작가로서 높이 평가받는 인물이다.이러한 그의 면모는 움베르토 에코의 편폭을 고스란히 연상시키면서 ‘환상문학’이라는 양식이 단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서 길어 올려지는 것이 아니라,오랜 시간의 풍속과 문화,언어와 신화에 대한 섭렵과 결합을 통해 완성되는 것임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톨킨의 문학 세계가 처음부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은 것은 물론 아니다.그의 작품이 보여준 신화적·환상적 요소는 리얼리즘과 미메시스를 주류로 했던 서구 미학사에서 가치 판단이 매우 힘든 세계였기 때문이다.국내에서도 이러한 환상문학에 대한 평가는 매우 영성하고 인색한 편이었다. 하지만 환상문학의 대가인 마르케스와 보르헤스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면서,국내에서도 환상문학에 대한 평가는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근대(성)’에 대한 반성적 시각이 폭 넓게 대두한 이래,미학에서도 ‘리얼리티’를 새롭게 해석하고 접근하려는 태도가 인식론 안으로 적극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최근 독서시장에 불어닥친 팬터지 열풍은 이러한 세계인식의 새로운 방법을 우리에게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한낱 ‘공상’ 정도로 치부되었던 미학적 편향이,새로운 세계 개진의 방법으로 미학의 지평 안으로 당당하게 들어온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경향을 선도했던 고(故) 황병하 교수는 환상 문학을 “합의된 리얼리티로부터 벗어나 2차 세계를 가져야 하며 주어진 초자연적·초현실적 이야기를 초자연적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화자-작중인물-독자의 망설임이 존재해야 성립된다.”고 규정하였는데,이때 새로운 ‘리얼리티’는 환상의 미학적 착근에서 가능해지는 것이다.이는 미메시스의 원리가 지배해온 근대 서구 미학에 대해 늘 타자로 밀려 있던 ‘환상’의 미학적 복권이요,근대 이성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영성(spirituality)’의 세계를 적극 포괄하려는 새로운 지성의 모습이기도 하다. 영화 ‘반지의 제왕’은 근대적 의미의 선과 악이 하나의 육체 안에 공존하고 뒤얽혀 있다는 사실을 웅변한다.컬트 작가의 위상을 넘어 근대적 인간을 해부하고 성찰하는 기획을 화려한 영상을 통해 선보인 잭슨의 영화는,바로 톨킨이 제시한 새로운 세계 인식의 방법에 크게 빚지고 있다.신화적 요소와 환상적 요소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리얼리티를 보여주려 했던 톨킨의 작품에 대해 우리가 새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잭슨의 ‘반지의 제왕’ 아래쪽에 침전해 있는 톨킨의 서사를 깊이 음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국교원대 교수˝
  • [자문위원칼럼]긍정 보도와 희망 부메랑/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최근 고려대학교에서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란 주제로 언론인과 언론학자 사이에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한국언론학회가 후원하고 ‘한국사회와 언론’이란 연구팀이 주관한 이 모임에서 중앙일보 이장규 대기자는 “국내신문이 스스로 ‘발전의 노력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지만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또 “독자의 사랑을 받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언론학 박사학위 소지자를 특채해 지면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이 지적하는 보편적인 저널리즘의 문제 중 하나는 신문과 방송이 독자나 시청자로 하여금 사회이슈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즉,국민들이 언론기관을 사회자본(social capital)으로 인정하기보다는 오히려 미디어 내용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며,주변 환경 감시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그들의 헌신적 노력에 대해 코웃음을 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언론의 부정적이며 냉소적인 보도경향이 부메랑이 되어 기존의 사회기구는 물론 언론의 객관적인 보도에까지 필요 없는 불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사실 국내신문의 보도경향을 분석해 보면 지나치게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예를 들면 뉴욕타임스의 교육기사 중 부정적 내용의 기사는 25%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 신문의 기사는 과반수 이상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 기자들은 기사내용이 부정적이지 않으면 뉴스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러한 보도경향은 서울신문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에 보도된 기사를 살펴보면 부정적인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21일자 “눈물의 이태백 ‘눈높이도’ 없다”,23일자 “서울은 외국펀드 기업 사냥터”,25일자 “참여정부 1년 평점 37.9 국민과 코드 달랐다”,27일자 “지역구 15석 증원 ‘야합’” 등 부정적인 기사들이 1면 머리를 이루고 있다. 발생한 사건 자체나 국민의 평가가 부정적인 사안이라면 이를 부정적으로 보도하지 않을 방법은 별로 없으리라고 본다.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기사의 보다 큰 문제는 새로운 사건이나 사회현상에 대해 전통적이며 진부한 과거의 뉴스프레임으로 보도하게 되며,새로운 관점이나 방향,해결책 제시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그러한 경향은 경제문제 보도에서 더욱 심화되는 듯이 보인다.한국의 실업형태를 살펴보면 미국이나 일본,다른 OECD국가와 비슷하게 미숙련 분야의 일자리는 남아돌지만 전체적인 실업률이 늘어나는 선진국형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보도는 평생직장과 완전고용을 추구하던 개발도상국가 시절의 보도형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인상을 준다. 한국경제의 보다 큰 문제는 최근 도널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이 지적했듯이,제조업분야의 노동생산성에 비해 같은 단가에서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이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OECD 23개국가 중 최하위에 있다는 점이다.언론은 이러한 사실에 초점을 맞춰 경제문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미국의 USA Today처럼 독자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사를 보다 많이 다루었으면 좋겠다.또한 국민 삶의 질과 관련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로 한국 언론을 리드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그런 관점에서 서울신문 제호아래 주요기사의 제목을 뽑아내는 1면 편집이 재미있으며,“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와 같은 기획기사 역시 돋보인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오픈코리아-소통하는사회를만들자](3부)개방압력 파도 슬기롭게 극복을(상)”

    올해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쌀을 포함한 농산물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때보다 더 큰 폭의 시장개방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0년의 농정실패를 교훈삼아 향후 10년의 농정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이다.농림부장관을 지낸 김성훈(金成勳·6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표를 권혁찬 경제부장이 만나 개방파고를 헤쳐 나갈 ‘지혜’를 들어봤다. 최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비준을 받았습니다만,난항이 컸습니다.보고 느끼신 점이라면. -한·칠레 FTA는 태어나서는 안 될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그러니 진통과 갈등이 클 수밖에 없었지요.일찍이 YS(김영삼)정권 때 계륵(鷄肋)이라며 칠레와의 FTA를 폐기했었습니다.그러다 단순히 칠레가 지구 남반구에 있어 우리 농업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추진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칠레가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지만 돌(Dole) 등 다국적 기업이 대형 농장을 좌지우지하는 과일수출 강국입니다.그런데 양국 전문가들의 공동연구도 생략된 채 통상교섭본부에서 강하게 밀어붙인 것입니다. FTA는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무역에서 상호 보완적인 나라끼리 맺는 것이 관례입니다. 이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합니다.우리나라는 대폭적인 관세감축 또는 ‘영세화(零稅化)’가 목적인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1000여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를 약속했기 때문에 DDA 협상에서도 똑같이 약속해야 합니다.잘못된 파트너를 선택한 정책의 실패라 할 수 있습니다. 농업시장 개방이 대세 아닙니까. -93년 UR 타결과 95년 WTO 가입으로 우리나라 농업시장은 이미 개방됐습니다.DDA 협상에선 정부보조금과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느냐 또는 대폭 삭감하느냐 여부가 당면과제입니다.우리나라가 나라별 식량사정과 농업기반 조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일괄적인 철폐에 합의하면 농지가격이 중국 등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농업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지난해 기준 26.9%에 불과합니다.또 논농사는 단순히 10조원이 조금 넘는 상품(쌀)의 생산에 그치지 않습니다.홍수방지,지하수 함양,청정산소 공급,국토의 균형발전,경관 유지,전통문화 보전,식량안보 등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NTC)이 있습니다.이를 일부만 돈으로 환산해도 23조원이 넘는 혜택을 국민에게 무상 제공하고 있는 셈입니다.우리 국민이 즐겨먹는 중·단립종 자포니카 쌀은 생산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와 중국 동북3성,호주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합니다.이들의 수출여력은 우리 국민 쌀 수요의 4분의1도 안됩니다.우리의 쌀 산업이 한꺼번에 무너지면 아무리 비싼 값을 주어도 절대 수요량 확보가 어렵습니다. 쌀 재협상에서 관세화 또는 관세화 유예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만. -올해 쌀 재협상에선 현재 4%인 MMA(최소시장개방) 물량을 몇%로 더 늘려주느냐의 ‘관세화 유예’논의만 있을 뿐 별 대안은 없습니다.일본 등이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는 관세화를 선택했으나 우리와는 처지가 다릅니다.일본은 UR 협상때 미리 값싼 수입쌀을 조금 수입하는 발빠른 조치를 통해 99년 관세화로 돌아설 때 1300%의 고(高)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습니다.2000년 타이완도 660%의 높은 관세벽을 인정받아 자국 쌀을 보호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렇게 대처하지 못해 이제 340%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따라서 관세화 유예의 조건을 얼마나 유리하게 얻어낼지에 협상전략을 집중해야 합니다.일본의 특례(1300% 관세 인정)에서 보듯 관세화 유예협상에서 미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꿰뚫어 미국 쌀 업계에 로비를 하고,해당 의원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초동 전략이 중요합니다.중국이라는 새 변수에 대해서도 중국식 ‘콴시(關係)’를 근거로 ‘주고받기식’ 전략이 필요합니다. UR 이후 농정의 잘못된 점은. -98년 농림부장관으로 취임했을 때 농촌경제는 일반기업의 사업장 폐쇄나 은행의 대량실직 사태와 비교해도 그 이상의 참상이었습니다.부실기업과 은행은 150조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지만 빚더미에 눌린 농촌은 방치됐습니다.62조원의 구조개선 및 농특자금은 농가 자부담액 등을 제외하면 40조원도 채 안되는데,그 대부분이 융자형태여서 고스란히 부채로 남았습니다.농가부채는 정책실패의 결과였습니다.아쉬운 점은 공적자금 투입을 농가부채에 적용하지 못한 것입니다.재정사정도 어려웠지만 농업대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 있었던 것입니다.부채소각(탕감)에 대해 ‘도덕적 해이’라는 여론몰이 탓도 있었습니다.문제는 또 있습니다.농산물 관련 국제통상협상을 외교채널에서 총괄함으로써 농림부의 과장(부이사관급)이 중국과의 마늘협상,한·칠레 FTA 등에서 교섭팀의 말석을 겨우 차지하고 있습니다.비전문기관의 일방적인 교섭논리에 떠밀려 다닐 수밖에 없지요.수세적 통상외교에서는 품목별로 전문성을 띤 개별 정부부처에 교섭권을 분산시켜 대응해야 합니다. 농업·농촌을 실질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로 농업경쟁력 증대를 가격과 비용,규모화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십중팔구 실패하게 된다는 점입니다.쌀은 생산비 중 44%가 땅값(토지용역비)입니다.이는 미국·중국의 10배가 넘고 호주에 비하면 20배가 넘는 금액입니다.캘리포니아 쌀의 생산비와 비교하면 우리 쌀이 3.9배쯤 생산비가 높지만 토지용역비를 뺀 생산비만 따지면 1.8배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땅값은 장기적으로 내리도록 유도하되 그 대가로 직불제와 가격보상,그리고 농업·농외 소득기회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둘째,범국가적으로 친환경유기농업을 대대적으로 육성·지원해야 합니다.환경 생태계를 살리고 국민건강을 지키며,우리 농축산물이 차별성을 갖는 길입니다.셋째,소득안전망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보강해야 합니다.농촌의 교육,의료,보건,복지,정보화 정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 지원해야 합니다.농촌을 살기 좋고 쾌적한 삶의 터전으로 가꿔야 합니다.선진국은 도시와 농촌의 인프라에 별 차이가 없도록 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넷째,농가부채 문제는 옥석을 구분해 정책실패에서 비롯된 부분은 부실기업과 마찬가지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혁명적 조치가 필요합니다.일찍이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진언한 바와 같이 농사를 일반상업과 같이 수지가 맞도록 후하게 키워야(厚農)하고,공업처럼 편리하게 해야(便農) 하며,농민을 사회적으로 다양한 공익기능 수행의 대가로 존중받게(上農)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농협개혁 문제가 논란인데요. -자주 불거지는 농협문제는 농정실패의 부산물입니다.농림부가 해야 할 일을 농협에 떠맡겨 생긴 일이지요.감시·감독 기능을 소홀히 해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들입니다.농협개혁은 선출직인 지역농협 조합장이나 중앙회장에게 맡길 성질이 아닙니다.정부가 개혁을 주도해야 합니다.선출직은 악역을 맡지 못합니다.유통 중심의 품목별 조직을 육성하고 도·군지부 등 군더더기 중앙회 조직은 축소·폐지해야 합니다.지역농협에 책임운영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도시자본의 농촌 유치정책은 방향이 제대로 됐다고 보십니까. -모든 선진국은 예외없이 농지의 공익적 기능을 보전하고 있습니다.그에 따라 농민의 사적재산 사용권이 억제(가격하락)되는 대가로 정부는 과감한 소득보상 직접지불을 하고 있습니다.미국 농민은 소득의 45%,유럽연합(EU)은 60%가 정부 직접보상의 결과입니다.농지전용은 억제돼야 합니다.이미 대도시 근교의 농지 70%가 도시민에 의해 불법·편법으로 소유돼 투기대상이 돼 있는 마당에 더 많은 도시민의 투기를 불러들이면 천추의 한을 남길 것입니다.현행 농지제도(농업진흥지역)가 마치 경제활성화의 걸림돌인 것처럼 주장한다면 이는 고의적으로 농업포기를 강요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FTA 후속대책도 중요하지만 농가소득 창출에 장애가 되는 규제들을 과감히 풀어야 합니다.농민들이 된장,고추장,간장,순대,편육 등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왜 국세청이 조선총독부 시절부터 갖고 있던 주세법을 틀어쥐고 있습니까.주류에 붙는 세금이 비싸다 보니 알코올 40도짜리 민속주가 밸런타인 양주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민속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외국에서는 ‘홈 메이드’ 치즈나 잼이 제일 비쌉니다.우리는 식품위생법에 걸려 농민들이 된장·고추장을 만들어 팔 수 없습니다. 평소 정책 수혜자와 피해자의 형평성을 강조하셨는데.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사회주의를 극복하고 보편적 제도로 정착한 데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J R 히크의 ‘보상의 원칙’과 존 롤스의 ‘최약자 보호원칙’이 경제·사회 정책의 기조를 이루어 왔기 때문입니다. 어떤 한 정책에서 수혜자와 피해자가 함께 발생하면 정부가 나서 그 혜택을 고루 공유할 수 있도록 형평성과 보상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우리 사회에는 승자에 대한 찬사와 대책은 있어도 패자와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합니다. 국토대청소 운동을 제안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얼마 전 대통령이 주재하는 ‘일자리 창출’ 경제지도자회의에 경실련 대표로 참석했습니다.그 자리에서 단기대책에 더해 후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국가적인 공공사업을 제안했습니다.1930년대 미국의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쓰레기로 썩어가는 바다와 하천,저수지 등을 대청소하는 공공근로사업을 전개해 일자리도 만들고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뜻입니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 佛농민들 “울고 싶어라”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농민들이 안팎의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미국이 위생상의 이유로 프랑스산 육류의 수입을 금지하는가 하면 포도주의 국내 소비와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25일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주 생산 농민 수천명은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포도주 생산자 대표들은 이날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를 만나 정부의 지나친 음주 단속과 금주 캠페인에 항의하기까지 했다. 포도주 및 주류업협회는 지난해 포도주 수출량은 14억 6000만ℓ로 지난 2002년에 비해 2.4% 감소했다고 밝혔다.이탈리아 스페인 칠레 호주 미국(캘리포니아)에서 질 좋고 가격이 싼 포도주의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세계 포도주 시장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미국은 자국의 식품 안전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24일 프랑스산 냉장 쇠고기,돼지고기 가공품,거위간 등의 육류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미국의 금수조치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이해할 수 없다며 발끈하고 있다.에르베 게마르 농업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식품위생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농민들은 미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이라크전으로 인한 양국 관계 악화의 결과라고 원망하고 있다. lo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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