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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리장성’ 넘어 金맥 캔다

    2월 토리노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6월 독일월드컵까지 숨가쁘게 달음질칠 스포츠계는 12월 도하아시안게임(1∼15일)으로 올시즌을 마감한다.‘2006 스포츠빅뱅’은 4회부터 2008베이징올림픽의 전초전이 될 아시안게임의 금맥을 짚어본다. 2월 토리노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6월 독일월드컵까지 숨가쁘게 달음질칠 스포츠계는 12월 도하아시안게임(1∼15일)으로 올시즌을 마감한다.‘2006 스포츠빅뱅’은 4회부터 2008베이징올림픽의 전초전이 될 아시안게임의 금맥을 짚어본다. ●한국 구기종목의 자존심 탁구는 언제부턴가 한국 구기종목의 희망이었다.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구기종목 금메달을 땄지만 중국의 출현과 세대교체 실패로 한 동안 주류에서 밀려났다. 이후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에서 ‘금맥’을 터뜨렸고 91지바세계선수권에선 남북단일팀으로 정상에 우뚝 서며 ‘코리아’의 자부심을 한껏 곧추세웠다.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은 세계대회 이상 어렵다. 올림픽에선 유럽세가 중국을 견제해주지만, 아시안게임에선 중국을 저지할 대항마가 오직 한국뿐이어서 힘겨운 승부를 예고한다. 그렇지만 한국은 86아시안게임 이후 대회마다 금메달로 중국의 독주를 저지했다. 지금까지 금 9, 은 11, 동 17개. 대표팀은 이번 도하아시안게임에서도 ‘금맥 캐기’를 거르지 않을 각오다. 선발전을 거친 남녀 각 10명의 대표선수와 함께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에 따라 선발전을 면제받은 오상은(KT&G·6위)과 유승민(삼성생명·8위), 김경아(대한항공·6위)가 상비군에 포함된다. 생존게임을 이겨낸 남녀 각 5명만이 4월 독일 브레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4월24일∼5월1일·단체전)과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남자복식을 주목하라 ‘만리장성’을 넘기가 결코 수월하지 않지만 탁구협회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두터움을 자랑하는 남자 쪽에 내심 금·은 각 1개를 기대한다. 협회 윤성수 사무차장은 “오상은-이정우조가 버틴 남자복식이 믿음직스럽고 남자 단식·단체전도 한 번 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인 실력은 4대6으로 열세지만, 당일 컨디션과 분위기가 크게 좌우하는 만큼 이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도 “최근 중국의 마린과 왕하오가 눈에 띄게 하향세인 반면, 오상은과 이정우가 상승세를 타 유승민과 주세혁이 회복하면 결코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짝꿍을 이룬 오상은-이정우(21위) 조는 오픈대회 복식 4관왕을 달성하며 ‘명품 복식조’로 떠오른 데 이어 지난달 그랜드파이널 4강전에서 중국 최강 복식조인 왕리친(1위)-첸치(9위)조마저 제쳐 금빛 기대를 부풀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무성·이재오 ‘朴·李대리전’?

    12일 치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김무성 vs 이재오’의 ‘양강구도’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권 경쟁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그동안 의욕적으로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준비해 온 이재오 의원이 3일 자신이 소속된 비주류 성향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개혁 성향의 새정치수요모임 의원들의 ‘추대론’에 공감, 원내대표 출마 쪽으로 방향을 돌릴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발전연은 전날에 이어 3일 밤 회동, 이 의원에게 출마를 요청했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사학법 장외투쟁 등 당의 난맥상을 타개할 원내사령탑으로 이 의원이 적임자라는 논리였다.이날 오후 발전연과 수요모임의 일부 의원들도 만나 ‘이 의원 추대’에 의견을 모았다. 이 의원은 4일 “경선이 ‘대권 대리전’ 구도가 아닌 상황에서 구당(求黨)차원으로 서울시장 출마 계획을 희생해달라는 요구라면 고려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의원 출마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발전연과 수요모임측은 이 의원이 곧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내다본다. 보수성향의 자유포럼 의원들 일부도 이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 주자’인 김무성 의원은 주류측 의원들과 다수의 부산·경남권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적지 않은 지지세를 갖고 있다. 그동안 자천타천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 거론되던 권철현·안상수·임인배 의원 등은 출마의 뜻을 접었고 3선의 안택수 의원은 출마할 예정이다. 이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경우 같은 발전연 소속으로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 의원과 박계동 의원 사이의 후보 단일화 문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금둥이’ ‘굶둥이’ 양육 양극화] ‘금둥이’가 살게될 세상은

    “10년 전에는 한반 정원 30명 가운데 외동아이가 2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7∼8명으로 점차 늘고 있다. 일단 외동아이들은 욕심이 많은 편이며 놀이하는 법이나 친구를 사귀는 법을 잘 모르는 경향이 강하다. 아무래도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며 사람들이 자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경기도 의왕시 갈뫼유치원의 한 교사) 그러나 외동아이에게서 발견되는 부정적 성향은 부모의 양육방식 때문이지 혼자 자랐다는 외부 환경 탓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국민대 교육대학원 허영림 교수는 “형제 자매가 많은 가족이 주류인 과거에는 혼자 자란 사람이 ‘금둥이’의 특성을 보였을 수도 있지만 요즘은 자녀가 하나인 가정이 많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오히려 주어진 환경이 중요하며 혼자 자란 어린이는 어른들과 어울려 조숙하며 독립심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등 개인차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외자녀들이 맞닥뜨릴 미래를 걱정한다. 지금이야 금지옥엽으로 자라고 있지만 미래에는 자기 부모들 세대보다 고달픈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0년 339만 5000명이었지만 2020년에는 766만 7000명,2040년에는 1453만 3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재정적인 압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료는 2000년 현재 1인당 부담액이 40만 8154원인데 비해 2030년에는 60만 9245원으로 50% 가량 뛸 것으로 보인다.2080년에는 87만 1003원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도 비슷하다. 요율이 장기적으로 9%를 유지할 경우 2010년에는 지금보다 연금으로 적립되는 돈은 2배 증가하지만 지급되는 돈은 6배 가량이 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33년이면 연금은 고갈되고 만다. 노년층 부양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부족함 없이 자란 외동아이들이 짊어져야 할 미래의 짐인 셈이다. 이유종 나길회기자 bell@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유령’ 작가의 진실/조연정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유령’ 작가의 진실/조연정

    삶은 살아가는 것이지, 이야기하는 게 아니거든 -‘부넝숴(不能說)’ 중에서 ●편집자주:원고의 각주는 편의상 모두 본문 안에 삽입했습니다. 1. 형식에서 정서로, 혹은 인식에서 믿음으로 김연수는 똑똑하고 성실한 작가다. 이것은 물론 그의 작품이 증명해 주는 바다. 이미 첫 장편 ‘7번 국도’의 하이퍼텍스트적 글쓰기에서 그것이 예고되었고,‘굳빠이, 이상’에서는 그의 ‘좌뇌’가 승한 글쓰기가 과도하다 싶을 만치 절정을 이뤘으며, 최근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서는 논픽션적 자료의 편집으로 픽션을 제작하는 방식의 글쓰기(이에 대해서는 김연수 심진경 류보선의 좌담 ‘작가-되기, 혹은 사라진 매개자 찾기’, 문학동네 2005년 가을호 참고)가 일가를 이뤘다고 할 만하다. 새로운 소재와 생생한 묘사라는 ‘발로 쓰는’ 글쓰기가 유행하는 가운데, 김연수는 그 나름 ‘읽고 쓰는’ 글쓰기의 장을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고나 할까? 예컨대,‘공야장 도서관 음모 사건’의 보르헤스식 모티프에서 ‘연애인 것을 깨닫자마자’에 나오는 경성제대 이어철 박사의 ‘냉수를 마셔라’라는 자료에 이르기까지, 또 휘트먼의 시에서 한시에 이르기까지 그의 레퍼런스는 실로 화려하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비록 대중적이지 않을지는 몰라도 읽을 만하다. 읽을 만하다는 것은 그 자료적 풍부함과 형식적 공들임이 해석의 욕망을 자극한다는 말이다. 비슷한 시기에 등단한 김영하나 백민석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라는 소재적 새로움을 문단에 던져줄 때, 김연수는 “이런 식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라는 형식적 새로움을 마련해 주고 있다. 그는 자칭 “현학적인 문학근본주의자”인 것이다. 더불어 김연수는 시대적 상처와 유관한 작가다. 첫 단편집 ‘스무 살’의 ‘구국의 꽃, 성승경’에서 투신하는 학생 운동가라든지,‘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첫사랑’에서 수배자의 고백이라든지,‘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의 배경이 되는 광주항쟁과 지역감정의 문제라든지, 이처럼 80년대적 상황과 사회적 투쟁의 상처는 89학번 김연수에 의해 소설 안으로 계속해서 호출된다.“세대의식과 소설가적 자의식을 맞세우며 자신의 소설적 지평을 지속적으로 갱신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 것이다. 물론 김연수가 등단했던 1990년도는 집단의식보다는 ‘나’가 문단의 화두였다. 한편에서는 윤대녕, 신경숙이 ‘나’를 돌아보며 내면으로 침잠할 때, 다른 한편에서는 김영하가 그 ‘나’를 파괴하겠다며 나르시스트의 ‘거울’을 부수고 있었고, 백민석의 주인공들이 엽기적인 행각을 서슴지 않았으며, 여러 문화적 코드들이 혼종된 작품들도 마구 쏟아져 나왔다. 억눌렸(렀)던 개인의 욕망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고, 왜곡된 방식으로 사회의 모순된 구조가 드러났으며, 그 와중에 대사회적인 투쟁이나 고민은 이미 유행지난 옷가지처럼 옷장 깊숙이 처박힌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김연수의 주인공들은, 학생운동의 과잉진압으로 죽은 ‘성승경’의 동생 ‘승진’이 죽은 누나의 원피스를 입고 유령처럼 밤거리를 헤매듯, 그 유행지난 옷가지들을 자꾸 꺼내서 입어본다. 그는 자칭 “80년대에 가까운 작가”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옷은 역시 유행에 걸맞지 않는 터라, 더불어 이 부채의식이라 할 만한 것에 짓눌려 있기에 작가의 상상력의 궤적이 너무나 크고 그의 지적 발랄함이 너무나 경쾌한지라 “김연수에게 문학적 글쓰기는, 자신의 진실을 고통스럽게 토로하는 것보다는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재구성하는 쪽에 훨씬 더 가까이 있다.”(서영채,‘유토피아 없이 사는 법’, 문학동네 2002년봄,p328)라는 지적이 폭넓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김연수 식 예의 그 경쾌한 글쓰기는 ‘사랑이라니, 선영아’라는 재치있는 연애소설에서 그 빛을 발하고, 결국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서 편집자, 주석가, 번역가로서의 그의 재구성 능력이 우연과 필연, 진실과 거짓에 관한 통찰까지 얻음으로써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이렇게 본다면 김연수에게 80년대적 상황 혹은 세대 감각, 그리고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고 있는 다소 우울한 정서의 문제는 작가가 초지일관하고 있는 형식적 구성력에의 관심, 또 그에 값하는 작가의 능력에 의해 묻혀 버리게 된다. 따라서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에서 징후적으로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들과 그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고독과 비애의 정서는 “이 소설만큼은 연필로 쓰기로 결심했다.”라는 작가의 고백과 함께, 김연수의 작품 목록에서 특이한 것으로서만 간주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집의 독특함 혹은 이질성에 대한 평가는 뒤이어 나온 ‘유령작가’의 형식적 강렬함에서 더 힘을 얻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최근 장편 연재를 시작한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문학동네,2005년 겨울호)에서 김연수는 다시 80년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끌고 오면서 전후 한국 현대사를 거론하고, 그러면서 인간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그렇다면 김연수는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이쯤 되면, 김연수의 ‘변전’(김형중),‘기획력’(심진경), 혹은 ‘문턱 넘기’(김연수)는 여전히 한쪽에는 세대의식, 한쪽에는 작가의식을 놓고 그 양극 사이를 진동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수 소설에서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 것은 무엇일까? 이 글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김연수는 애초에 인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작가라는 것이다. 그가 유지해 왔고 벌써 정점에 도달한 듯 보이는 포스트모던적 글쓰기나 불가지론적인 사고에는 세계에 대한 냉철한 인식의 차원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다. 그의 세계인식이 “그러므로 진실은 없다.”는 냉소나 허무주의가 되지 않고,“진실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도 바로 인간에 대한 끝없는 관심 때문일 텐데, 그것은 어떤 ‘정서’의 집약을 통해 스며 나오기도 하고,‘의지’ 혹은 ‘믿음’으로 실천되기도 한다.“아프지 말아라, 너무 아파하지 말아라”(‘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문학동네,2003,p.194. 이하 본문에서 이 책을 인용할 경우 1:페이지수)라는 식의 위로와 “나도 어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기로 했다”(‘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창작과 비평사,2005,p.28. 이하 본문에서 이 책을 인용할 경우 2:페이지수)라는 의지 같은 것들이 김연수를 해체적 허무주의자라는 평가로부터 지켜낸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 한복판에 항상 ‘언어’에 대한 고민이 놓인다는 점이다. 소설집의 제목에 ‘작가’라는 말을 대놓고 쓸 만큼, 또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 목록이 다수에 해당할 만큼 그에게 언어의 운용은 중요하다. 김연수 소설의 인물들이 흔히 무엇을 쓰거나 말하거나 읽고 있다는 사실도 그 증거가 된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언어 수행 행위를 바탕으로 해서, 김연수만의 진정성과 고민의 내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으로 이 글은 쓰여진다. 그의 형식적 기발함과 재치와 성실성에 묻혀 버린 김연수의 진정성은 무엇이고, 그가 멈추지 않는 질문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는 그 질문을 지금껏 어떻게, 어디까지 해결했나? 2. 기억으로 말할 수 없는 것, 말로 기억할 수 없는 것-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작가가 그렇듯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인물들은 끊임없이 말하거나 쓴다. 김병익이 지적했듯,‘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작품들은 이제 무엇에 대해 쓰기 시작하겠다는 말을 먼저 밝히는 것으로 서두를 뗀다.(김병익,‘(해설)말해질 수 없는 삶을 위하여’, 위의 책)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의 ‘나’는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한 채 혼잣말을 계속하고, 그의 이혼한 아내는 꿈꾼 것을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다.‘부넝숴’와 ‘이렇게 한낮 속에 서 있다’의 화자는 아예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한편 ‘거짓된 마음의 역사’는 일방적인 편지 형식이며,‘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의 ‘그’는 세상과 단절된 채, 여자 친구의 자살 원인을 알기 위해 ‘소설’을 쓴다. 유서에 자신에 대한 단 한 줄의 언급도 남겨 놓지 않은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존재는 도대체 무엇이었고,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기는 한 것일까라는 처절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그는 ‘너’의 흔적을 그리고 ‘우리’의 흔적을 더듬는다. 문제는, 그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혼잣말이며,“사랑한다고 해서 한 인간의 꿈 속까지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며,“삶은 살아가는 것이지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며, 편지에는 답장이 없다는 것이며, 소설 속의 인과관계 안에서는 어떤 진실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들의 언어는 장애를 지니고 있다. 말은 할수록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은 새였을까, 네즈미’에서처럼 단어 몇 개로밖에 소통할 수 없는 말하기가 더 단호하고 정확하게 들릴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계속해서 말을 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허무한 일인가. 그래도, 여하튼, 침묵은 비겁하다. 그래서 인물들은 말해질 수 없는 것을 또 말하고 쓴다. 전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인물들도 그랬다. 그렇지만 그들은 타인과 소통할 수 없음에 대해서는 무신경하다. 아니 그 점에 대해서는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왜일까? ‘첫사랑’의 ‘나’는 수배중이다. 자수할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첫사랑 ‘정인’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다. 그 편지 내용이란 건 거창할 게 없다. 삶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에게 역설적으로 아주 사소한 기억들이 떠올려지듯 ‘나’는 어린 시절의 몇 가지 사건을 떠올리고 그에 대해 고해성사를 해나간다. 자신의 관심이 무시당하자 정인의 뺨을 때린 일, 혜지누나에게 화풀이하듯 “남의 잔에 술이나 따르는 더러운 년이 일식은 무슨 일식”(1:114)이냐며 결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일 등을 얘기한다. 그런 고백의 사이사이에 “판문점 도끼만행사건”,“데프콘 발동”,“직선제 개헌”과 같은 정치적 사건들을 무심히 끼워 넣는다. 그런데 그 편지는 단지 자신의 지난날을 정리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망쳐버리는 동물은 사람뿐이야.”(1:114)라는 뒤늦은 뉘우침을 고백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를 남겨야만 한다는 초조한 마음”(1:98)에 사로잡혀 편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며, 따라서 특별히 그 대상이 ‘정인’이어야 할 것도 없다는 점이다.‘정인’의 주소는 짐 정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되었고, 정인에 대한 기억도 따라서 우연히 떠올려 졌을뿐이다. 결국 고백을 들어줘야 할 그 ‘누군가’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는 지난날의 기억을 되짚어가며 스스로를 용서하고 위로하는 과정이 필요했을 뿐이다.“너를 다치게 하지도 않으면서 너를 놓치지도 않는 방법을”(1:105) 연구하던 어린 시절의 ‘나’는 이제 “나를 다치게 하지도 않으면서 너를 놓치지도 않는 방법”이 바로 자기 안에 머물기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까닭 없는 슬픔과 한없는 기쁨과 막연한 불안감이 하늘을 떠도는 먼지 알갱이처럼 내 안에서 서로 섞여서 하나의 거대한 원으로 바뀌는 동안, 조금씩 둥근 원이 태양 속으로 밀려들기 시작했지. 눈물 방울처럼 검은 유리판에 새겨진 그 아름다운 노란빛. 언젠가 보았던 너의, 또 혜지누나의 눈물 맺힌 눈동자처럼 한쪽 부분부터 흔들리는 그 둥근 빛. 그러나 결코 부서지거나 망가지지 않을 그 소중한 동그라미. 무한히 수축됐다가 다시 온 우주로 퍼져나가는 그 노란 물결.(1:118) 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를 둥근 노란빛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 이미지는 이 작품에서 특히 일식을 보는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아버지를 따라 나간 시위에서 처음 본 ‘펄럭거리는 노란빛’, 어린 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그 노란빛,‘나’는 그게 꿈이었고,‘사랑’이었다고 정의 내리고 이제 일식을 보면서 자기 자신을 용서한다. 그렇지만 검은 유리판을 통해서만 볼 수 있고, 태양에 의해 완벽하게 가려진 그 노란빛은 꿈도 사랑도 아니다. 어쩌면 꿈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실재(real)를 가리고 있는 환상일지도 모른다. 어둠 속에서 예쁘던 반딧불이 실은 끔찍한 벌레에 다름 아니었듯 말이다. 이렇게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안에서 사랑하고 내 안에서 꿈꾸고 그렇게 자신을 스스로 용서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의 끝, 땅의 귀퉁이’에서 ‘게이코’는 어떤가. 이 작품에서도 편지는 중요한 모티프다.‘태식’과 ‘김씨’가 크리스마스 날 케이크 판 돈을 갖고 사라진 게이코를 찾으러 가는 데는, 게이코가 받았던 펜팔 편지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게이코의 아버지는 월남 가서 실종됐고, 엄마는 자살을 했고, 따라서 그녀는 ‘천애고아’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엄마’라는 단어 대신 ‘모친’이라는 단어를 쓰는,“하루에 열 마디 이상을 하지 않고”,“말한다고 해도 더듬기 일쑤”(1:29)인 ‘게이코/경자’는 ‘서유진’이라는 이름으로 ‘수잔’에게 펜팔 편지를 쓴다. 답장도 받았고 게이코는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와 서로 소통하는 듯 보이지만, 그 답장은 ‘게이코/경자’에게 온 것이 아니며,‘게이코’가 만들어낸 또 다른 나인 ‘유진’에게 온 것일 뿐이다. 그런데 그녀가 편지에 털어놓는 이야기란,“펜팔 가이드”의 예문대로, 자신은 다니지 않는 학교 얘기, 자신은 가본 적 없는 캠핑 얘기일 뿐이다. 학교와 캠핑, 날씨에 대한 안부를 묻는 것 등이 ‘게이코’ 또래가 누려야 할 삶의 전형이어야 하는 것이다. 말더듬이 게이코는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수잔’에게 일지라도 자신이 그런 삶과는 거리가 먼 빵집에서 일하는 말더듬이 고아라는 것을 이야기할 리 없다. 아니 어쩌면 언어의 장벽 때문에 자기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잔’을 대화 상대로 택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가 말을 더듬는다는 것도 말하기 싫다는 무의식적인 의지의 표명일 수 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게이코’는 왜 편지를 쓸까. 그 편지 역시 ‘첫사랑’의 편지처럼 타인에게 자신을 이해받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녀는 빵집에서 여전히 빵처럼 둥근 그 노란 빛 아래서 편지를 쓰면서, 그렇게 자기를 원하는 방식대로 꾸며내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나 그런 식으로라면 그녀가 빵집 창문에 다 못 쓰고 간 ‘New Year‘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편지를 쓰지만 여전히 자기 안에 머물러 있듯, 게이코의 행방의 단서가 되었던 편지는 당연하게도, 그녀가 간 곳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이처럼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인물들에게 쓰는 행위는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으려는 행위이며, 결국 상처를 견디는 방식이다. 그들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상처가 될 만한 것들을 차단한다. 단지 각자의 기억을 더듬고 각자의 이야기를 할 뿐이다. 이처럼 그들의 쓰기/말하기/읽기는 자기 충족적이다. ‘리기다소나무숲에 갔다가’의 삼촌과 도라꾸 아저씨가 끊임없이 ‘만담’을 하는 것도 ‘나’의 궁금증에 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치유의 과정에 가깝다. 카페 여자와 딴 살림을 차렸다가 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자살 소동으로 시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삼촌은 내 “인간 연구”의 대상이다. 나는 왜 “인간 연구”에 골몰할까? 대학 1학년 때 분신 장면을 목격한 나는 “죽을 게 뻔한 길인 줄 알면서 걸어갈 수밖에 없는 심정”(1:151)이 무엇일까 라는 숭고한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그런 질문은 삼촌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여하튼 삼촌에게 “물망초 여자 진짜로 사랑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즉 내 질문에 대한 답은 애초에 삼촌으로부터 나올 수 없다. 삼촌 역시 ‘나’에게 답하고 있다는 자의식 없이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떠든다. 그들 사이에는 질문과 답의 형식이 있기는 하지만 진정한 소통은 없다. 삼촌은 넋두리를 늘어놓듯 자신의 로맨스를 말하기 시작하고, 도라꾸 아저씨는 옆에서 “하이고, 조카 듣는데 창피하지도 않나? 뭔 사설이 그래 기나?” 라는 식의 추임새를 넣어 준다. 가히 ‘만담’ 수준이지만, 혼잣말에 가깝다. 이 ‘만담’ 속에서 나는 삼촌을 이해했고, 삼촌은 공감을 얻었을까? 이해는 앎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앎이 이해와 치유의 첫 걸음일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해받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다 무슨 소용일까? 삼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 그 길은 가지 않은 길이고, 여전히 삼촌은 ‘리기다소나무 숲’ 안에서만, 혹은 자신 안에서만, 지난 날 부르던 로버트 프로스트의 ‘더 로드 낫 테이큰’을 읊조리는 수밖에 없는 것을. 삼촌과 도라꾸 아저씨가 ‘만담’을 하는 동안,‘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의 ‘봉우’는 그야말로 시답지 않은 ‘농담’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국낙서문학회 지역지부에서 ‘나대로’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봉우에게 삶이란 ‘만반의 준비는? 5천. 평생동지는? 12월 22일’ 따위의 말장난으로만 파악할 수 있는 것에 불과했다. 방위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주간지의 독자페이지에 이런저런 낙서를 지어서 투고하는 일에 열을 올리면서 봉우에게 삶은 더더욱 우스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봉우가 만든 최고의 낙서는 바로 ‘인생이란? 픽션에 불과하다’였다. 어두운 산길을 걸어가는 자신의 망상이 빚어낸 허상과 직면하니 그야말로 인생은 픽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1:192) 뱃 속에서 죽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절에 들어가 아이의 배냇저고리를 만드는 ‘예정’은 “시답지 않은 주간지에 아무 짝에나 소용없는 낙서 따위나 투고하는”(1:197) 봉우에게 세상을 모르는 ‘멍청이’,‘어릿광대’라고 소리친다. 봉우는 그야말로 상처와 대면하는 것이 두려워 ‘나대로’ 그 상처를 외면하고 살았던 것이며, 그 외면의 방식이 바로 ‘낙서질’이었던 것이다.“아기가 죽으면서 봉우의 마음속에서도 뭔가가 죽어나갔고” “그 자리가 아프지 않을 수 없었지만”(1:198) 봉우는 낙서질을 통해 아픔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있었다. 그러나 피하는 일이 상책일 수는 없다. 예기치 못하는 순간 자기를 보호하던 그 ‘노란 빛’은 꺼져버릴 수도 있고,‘리기다소나무 숲’에서 넋두리만 늘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봉우 역시 “자기만은 어두운 산길에 혼자 버려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산에서 길을 잃고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프로이트 식으로 말한다면 봉우의 그 두려움은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괘 감정으로서의 불안(불안과 증상에 대한 논의는,S. 프로이트,‘억압, 증상, 그리고 불안’,‘정신병리학의 문제들´, 열린책들,2003)에 다름 아닐 텐데, 그 불안은 ‘나대로’의 낙서라는 증상을 극복하고 상처와 맞설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 예정이 자기 안의 ‘노란빛’을 밖으로 드높이 내걸 듯, 혹은 게이코가 빵집을 나와 어디론가 첫걸음을 내딛듯 말이다. 그렇게 했을 때 “노란 꽃잎 가장자리가 흐려지면서 노란색과 초록색과 진회색이 서로 경계도 없이 뒤엉켜”(1:181) 버리듯,“꼭꼭 막아둔 마음의 가장자리도 그렇게 풀리게” 된다. 이제 자기 밖으로 나와 그렇게 풀린 ‘노란빛’은 ‘첫사랑’에서와 달리,‘사랑’도 될 수 있고,‘꿈’도 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다. 최소한 그럴 가능성은 있다. 이처럼 증상과의 타협에서, 증상에의 만족에서 나오는 첫걸음이 도달해야 하는 것은 결국에 “병에 걸리는 원인을 제거하는 일”(1:229)이며, 이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비책”이다. 그 원인을 밝히는 일이 어떤 위험을 동반하든 그 알 수 없는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는 일이 필요하고, 그것이 비로소 윤리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들의 상처, 그 병의 원인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도출된다. 상처는 분명 어떤 ‘좌절’에서 기인할 텐데, 일단 우리는 각각의 서사 속에 끼워져 있는 시대적 배경들을 통해 그 상처가 밖으로부터 투사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은 ‘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이며, 이 작품은 일가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특이하다. 물론 여기에서도 쓰기와 말하기에 값하는 ‘읽기’를 통한 상처치유의 행위가 지속된다. 전라도 출신 아버지가 시대에 무기력했던 자신을 용서하고 그 시대 자체를 용서하는 방식은 바로 ‘신문 스크랩’이다. 그리고 ‘내’가 그 초라한 아버지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아버지의 그 신문 스크랩 ‘읽기’이다. 오렌지빛 가로등 불빛에 기대 나는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천천히, 붙여 놓은 기사를 읽었다.(중략)다 읽은 뒤에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글자와 글자 사이, 문단과 문단 사이, 생각과 생각 사이를 읽었다. 아무리 읽어도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그 여름 내내 도서관 한쪽에 앉아서 도대체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 누구를 용서했던 것일까? 파도와 파도 사이, 바람과 바람 사이, 달빛과 달빛 사이 이런저런 생각이 오갔다.(1:65∼66) 주목할 점은 이 작품에서만큼은 읽기의 방식이 자족적이고 자위적인 행위에 그치지 않고 소통을 위한 매개가 된다는 점이다. 물론 아버지는 여전히 자기 안에 머문 채로 그 상처를 짓누르고 있지만, 그 ‘신문 스크랩’은 ‘나’로 하여금 초라한 자신의 아버지에게 다가가려는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아버지의 신문 스크랩을 아무리 읽어도 그 아버지의 마음에 가 닿을 수는 없지만 여하튼 나는 “고작 딸이 집을 나갔다고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를 조금은 이해할 듯하고, 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게 생기고, 전화를 하기로 마음먹는 것이다.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에서 전적으로 회상에 의존한 작품은 ‘뉴욕제과점’이라는 자전소설 밖에 없다고 작가가 밝혔듯, 우리는 이 소설집을 단순히 회상 형식을 통해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 ‘추억의 보고서’ 또는 ‘반성의 기록’(정선태,‘(해설)빵집 불빛에 기대 연필로 그린 기억의 풍경화’,‘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문학동네,2003,p.295)으로 읽을 수 없다. 그 속에는 분명,‘언어’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통찰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스며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언어’의 불가능성, 즉 언어 자체로는 어떤 진실에도 가 닿을 수 없고, 소통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해묵은 해체적 사고를 재확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리라. 가라타니 고진에 따르면, 언어와 비극은 반복될 수 없는 일회성의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 즉 구조로 회수될 수 없는 다수성과 사건성이라는 점에서 서로 관련된다. 비극적 인식이란 바로 그러한 언어 안에 놓인 인간 조건을 발견하는 일이며, 이처럼 다시는 반복할 수 없다는 언어에 의한 고통은 인간이 결코 ‘아이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마르크스의 비유로 확인된다.(가라타니 고진,‘언어와 비극’, 조영일 역, 도서출판b,2004,pp65∼86)그런데 고진은 ‘아이’가 단지 비유가 아니며, 아이는 이미 어른 이상으로 인생을 알고 있는 존재, 어떤 순수한 비애와 부조리감을 깨닫고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이런 논의에 기댄다면,‘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전편을 감도는 슬픔과 비애의 정서는 충만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혹은 잃어버린 기억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반복될 수 없는 ‘기억’, 반복될 수 없는 ‘언어’적 조건과 관련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김연수는 “기억이나 회상을 기본적으로 불신”하며 “글쓰는 순간만의 진실”(김연수 외 좌담, 앞의 글,p.81)을 믿는다고 말했다. 애초에 우리가 ‘기억’해 낼 것은 없고 ‘언어’로 표현해야 할 것도 없고, 믿을 수 있는 것은 순간 순간의 진실일 뿐이라는 말인 듯싶다. 그 일회적인 언어에 의존하여 쓰고 말하고 읽음으로써 자신의 상처 안에 거주하는 방식으로는 상처가 완벽히 치유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작가는 말해주고 있다. 이는 “삶은 살아가는 것이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2:61)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세계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3. 말해질 수 없는 것을 넘어서는 몇 가지 방식-‘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최근작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으로 돌아가 보자. 이 소설에서 화자인 ‘나’의 할아버지는 죽기 전 두 개의 글을 쓰고, 하나의 글만 남겨둔다. 남겨둔 글은 “世上萬事 一場春夢 돌아보매 無常ㅎ구나”로 시작되는 203행의 대서사시로서,“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태평양전쟁, 한국전쟁,4·19,5·16 등 한국 현대사의 최중심지를 관통해온” 한 남자의 생애를 담은 것이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그 한 남자의 생애는 또래의 다른 남자의 생애와 크게 다르지 않아, 그 서사시는 한 인간의 내밀한 역사를 다룬 것이라기보다는 시대의 역사를 다룬 시라고 봄이 정확하다. 할아버지는 그 역사를 증명하는 ‘한 남자’일 뿐인 것이다.“할아버지의 또 다른 글은 누구도 읽어보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죽기 전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불태우면서 그 다른 글 역시 태워버렸다. 그 글에는 서사시에서 볼 수 없는 다른 것이 들어 있을 테고, 그것은 인간의 가장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일 테니 다른 사람은 엿볼 수 없는 게 당연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4·4조의 정형적인 형식처럼 그 서사시가 어떤 일관되고 형식적인 구조에 속하는 추상화된 개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면, 불태워진 할아버지의 그 비망록은 여전히 ‘언어’로서도 ‘기억’으로서도 도달할 수 없는 개개인의 진실을 의미한다.“한 개인의 진실이란 깊은 밤, 잠자리에 누워 아무도 몰래 끼적이는 비망록에나 겨우 씌어질 뿐이고”,“서로 살을 비비며 살아가는 부부라고 하더라도 옆에 누운 사람의 비망록을 들여다보지는 못하는 것이니” 할아버지의 그 두 글 사이의 거리는 엄연한 것이고,‘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에서 인과관계의 구조로 엮어진 ‘그’의 소설이 현실(reality)과도, 실재(the real)와도 멀어진 거리와 같다. 실재와 구성화된 그것 사이의 거리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에서 지도에서 비워진 행로로 상징된다. 일년 전 이혼한 아내와 우연히 재회한 ‘나’는 아내를 따라 인사동 거리를 걷는다. 아니 함께 걸었다기보다는 아내를 따라 걸었던 것인데, 그 ‘길’은 한 개인의 진실로 들어가기 위한 끝없는 여정을 뜻한다. 꿈 얘기를 좋아하는 아내는 애초에 그런 소통의 의지를 지니고 있었지만, 꿈따위는 잠에서 깬 다음 바로 잊어버리는 사람이었던 ‘나’는 그런 아내의 의지조차도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다. 깨달음은 언제나 사후적으로 찾아오는 것이라, 그는 이제 그 아내의 진실, 아니 그녀와 자신의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지적도를 사고 그날을 행로를 그려 본다. 하지만 기억의 행로는 언제나 불완전한 것이고, 지형도가 아닌 ‘지적도’일지라도 그것은 실재의 ‘유사물(le semblant)’일 뿐이므로, 그 유사물 속에서는 모방된 진실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바디우(Alain Badiou)에 따르면 진리는 언제나 특수한 상황의 진리(S. 지젝,‘진리의 정치, 혹은 성 바울의 독자로서의 알랭 바디우’,「까다로운 주체」, 이성민 역, 도서출판b,2005,pp.208∼218)이다. 하나로 이어진 선 안에서는 그 다양한 상황의 진리들은 모두 지워져 있을 수밖에 없다. 서로 연결될 수 없음에도 그어지는 그 많은 선들은 다 무슨 의미일까? 역사의 인과관계가, 혹은 지나간 일들의 진실이 도중에 사소하고 우연적이고 꾸불꾸불한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단숨에 긋는, 그런 선과 같은 것이라면, 우리가 그날 걸어간 복잡하고 우연에 가까운 행로의 의미는 무엇일까?(2:19) 따라서 ‘나’의 생각이 미치는 지점은 모든 삶의 행로는 우연이고, 그 안에서 진리는 발견될 수 없고, 나의 불행도 그저 불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삶의 우연성을 인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우연에 가까운 행로의 의미를 따져 묻는다. 그리고는, 결국엔,“오랜 시간이 흐르고 하면 지금의 우연한 일들도 모두 필연이 된다”(2:28)는 정답을 얻어낸다.“우리가 만난 것도, 헤어진 것도, 그날 길 잃은 아이들처럼 골목길을 한 없이 걸어다녔던 일들도 필연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게 거대한 ‘농담’일 수는 있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우연을 필연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나’는 윤리적 행위의 첫 발을 내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디우는 ‘사건에의 충실성’이라는 말로 윤리를 설명한다.(A 바디우,‘윤리학-악에 대한 의식에 관한 에세이’, 이종영 역, 동문선,2001)그가 정의하는 ‘사건’이란 인식 범위 밖에서 발생하며,‘공식적’ 상황이 ‘억압’했던 것을 가시적이게 만드는, 언제나 어떤 특수한 상황의 진리이다. 따라서 사건에의 충실성이란 사건의 견지에서 ‘인식’의 영역을 횡단하고, 그 속으로 개입하고, 사건의 기호를 찾는 지속적 노력을 가리킨다.(이하 한 단락의 내용은 S. 지젝의 앞의 글을 참조하여 정리한 것임) 지젝의 해석에 따르면, 이러한 바디우의 논의는 “범역적 우연성이라는 조건 속에서 (보편적) 진리의 소생”을 문제 삼는다는 점에서, 실재 사물과의 모든 열정적 조우가 환영일 뿐이라는 해체주의적 사고와 대립된다. 요컨대, 후근대적 해체주의자들이 비관주의의 한계 내에 머물러 있을 때, 바디우는 “기적은 실로 일어난다.”는 전적으로 정당한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원성과 불멸성에 대한 이와 같은 바디우의 추구는 물론 개별적인 상황, 다양성의 상황의 전제로 하는 열린 개념이다. 다소 길게 인용된 바디우의 논의를 따라,‘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에서 결국 내가 삶의 모든 길은 우연이고 진실은 알 수 없다는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고 “결코 질문을 멈추지 않을 작정이었다. 나도 어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한번 버텨보기로 했으니까.”라고 말하는 것을 ‘진리’를 위한 행위이고,‘사건에의 충실성’을 담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자기 안에 머무는 회피나, 삶은 우연에 불과하다는 회의에 빠지지 않고 한 개인의 진실, 혹은 삶의 진실에 가 닿으려는 ‘행위(act)’를 시작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태도는 분명, 자기 안의 둥근 노란빛에 의지하여 자폐적으로 말하고, 쓰고, 읽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속 인물들의 태도와는 차별되는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에서 ‘그’가 쓴 소설의 첫 문장이 “패배는 내 안에서 온다. 여기에 패배는 없다.”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그들은 패배주의자가 아니라, 고투하고 있는 인물들임에 분명하다. 그 고투의 방식을 몇 가지 단계로 분류해 보자. 첫 번째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에서와 같이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끝없이 질문하고 소통에의 의지를 표명하는 방식이다.‘그것은 새였을까, 네즈미’에서 세영과 네즈미가 지도를 보고 찾아간 길이 잘못 된 길이었지만, 세영이 “돌아갈 수 없어, 네즈미. 우린 계속 가야 해”라고 말하는 것도 이 첫 번째 방식 안에서 설명된다. 잘못 들어선 길이 “공로가 아니라 사유지”라는 것도 상징적이다. 구조화되지 않은 상황의 진리, 혹은 개개인의 사적인 비망록을 들여다 보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두 번째는 ‘말’이 아닌 ‘몸’으로 다가가는 방식이다.‘부넝숴’를 한번 보자. 지평리 전투에 투입되었던 중공군 ‘나’는 들판을 가득 메운 매화꽃잎들처럼 지평리를 가득 메우고 있던 전사자들 틈에서 한 조선인 여성 구호원에게 구조된다. 그들을 실어 나르던 트럭이 전복되고 그 둘은 외딴 농가에 고립된다. 날짜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먹을 것도 없고, 죽음을 지척에 둔 상황에서 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한 일은 두 가지이다. 몸을 섞거나 시를 읊거나.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 그때의 일은. 살아 있다는 건 그토록 부끄럽고도 황홀하고도, 무엇보다도 아픈 일이더군. 아프다는게. 소리를 지를 수 있다는 게.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게 그 순간만큼 기뻤던 적이 없었어. 그래서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는데도 계속하라고 채근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우리는 쉬지 않고 몸을 섞었어. 죽음이 지척이었으니까.(2:71) 그들은 살아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죽음과도 같은 아픔을 느끼면서 몸을 섞는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고통 속의 향유(jouissance)’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만하고 그 향유의 끝장을 보는 ‘죽음충동’을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그들은 그렇게 “몇 번이나 해가 뜨고 저물었는지, 몇 번이나 달이 둥글어졌다가 다시 여위어졌는지”(2:75)도 모른 채, 수색대가 왔다가 그들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냥 돌아가는 것을 “죽어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의식만 살아서 지켜보고 있는지”(2:75)도 모른 채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나든다. 결국 ‘그녀’는 죽고 ‘‘나’는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나’는 이제 점쟁이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라캉이 ‘죽음 충동’과 관련하여 ‘두 죽음 사이의 영역’(위의 책,pp.251~265)이라고 말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라캉에 따르면 그곳은 상징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 사이의 영역으로서 존재의 질서 너머에 있는 유령적 환영의 영역이다. 그곳은 ‘죽음 너머의 삶’이 갑작스레 출현한 장소이고, 상징화되지 않는 ‘불가분의 잔여’이기 때문에 기괴하고 공포스럽다. 예컨대, 그 형상은 운명을 이행한 이후의 오이디푸스, 즉 ‘과도하게 인간적’이고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자, 어떤 인간적 법칙들이나 고려 사항에도 묶여지지 않는 존재에서 찾을 수 있다.‘그녀’의 피를 1000그램이나 수혈받고 죽음의 경계를 넘은 ‘나’는 이 ‘산죽은-파괴불가능한’ 유령적 대상과도 같다. 운명을 보아버린 ‘나’는 이제,“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세상에서 믿기 어려운 얘기”(2:77) 속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산죽은’ 존재인 것이다. 이와 같은 두 번째 방식, 온몸으로 인간을 사랑하는 방식이 성공적이라면 그 순간 상징적 질서로 편입되는 어떠한 ‘언어’도 소용 없게 된다. 그렇다고 그 방식이 성공했는가. 그 둘이 함께 ‘몸’을 통해 ‘유사-죽음’을 경험했더라도, 여하튼 현재 ‘그녀’와 ‘나’ 사이에는 역설적으로 ‘죽음’이라는 경계가 놓여 있지 않는가? 여기서 굳이 라캉의 ‘성관계는 없다’는 공식을 끌어올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 번째로 취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타인의 행위를 아예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다. 설령 그게 죽음일지라도. 그것은 소통에의 ‘의지’를 드디어 ‘실천’으로 관철하는 일이며, 반복될 수 없는 ‘언어’의 한계,‘기억’의 한계,‘몸’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그것은 새였을까, 네즈미’의 세영이 5년 동안 한결같이 사랑했던 남편에게 자신이 절대로 이해 못하는 다른 삶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것을 이해하는, 아니 극복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어떤 식이냐 하면, 가장 가까운 사람을 배신하는 사람의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언니의 동거남,‘네즈미’와 섹스를 하는 방식이다. 네즈미에게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드는” 세영의 방식이 “무모한 열정”으로 보이지만, 세영의 그 무모한 열정은 끝장까지 간다. 자동차 사고로 남편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2시간 동안 울기만 했던 세영, 그렇게 다른 삶이 있었던 남편의 죽음을 방조했던, 아니 어떤 행동(action)도 하지 않음으로써 적극적으로 행위(act)했던 세영은 결국 ‘자살’한다.(정신분석은 행동과 행위를 분리한다. 행위는 그것의 담지자(행위자)를 근본적으로 변형시키다는 점에서 행동과 다르다. 행위 이후에 나는 ‘전과 동일하지 않다’. 행위 속에서 주체는 무화되고 뒤어이 다시 태어난다는 점에서, 라캉은 ‘자살’을 모든 (‘성공적’) 행위의 전형으로 파악한다. 알렌카 주판치치,‘실재의 윤리’, 이성민 역, 도서출판b,2004,p.133∼134) 세영의 방식이 극단적이고 무모하다면,‘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의 ‘그’는 어떠한가. 이 작품에는 소통 불가능성과 그 불가능을 넘어서는 시도와 그 결론이 모두 담겨 있다. 그것은 “사랑의 모든 국면을 다 경험”함으로써,“심지어 죽음까지”도 경험함으로써만 가능한 결론이다. 여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읽은 ‘왕오천축국전’을 읽고 나서도,‘소설’ 쓰기를 통해서도 애인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첫째, 그녀와 자신의 삶에,“어떤 진실도, 상상도, 이해도 없는”(2:151) 가장 합당한 주석을 달며, 그저 “짐작을 하며”,“그 사이를 원래 그대로 틈으로 남겨두고 살아가는 일”(2:143)이거나, 둘째,“지도에서 비워진” 그 곳으로 직접 가보는 일이다.‘그’는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한다. 그것이 “서로를 속이는 것도, 속는 것도 없는” “인간에게 누구나 있는 어두운 구멍”(2:43)을 들여다보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의 인물들이 ‘아직 가지 않은 길’이고,‘의지’의 방식을 택한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의 ‘나’가 ‘결국 가야하는 길’이고,‘부넝숴’의 ‘나’가 ‘덜/더 가버린 길’이다. 당연히,‘그’가 낭가파르바트 정상을 향해 가는 것은, 이처럼 ‘몸’으로도 ‘언어’로도 이해 불가능한 그녀를 이해하는, 아니 자신의 진실을 이해하는 마지막 방법이다. 그는 자신과 함께 걸어가는 검은 그림자의 친구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껄껄거린다. 여기인가? 아니, 저기. 조금 더. 어디? 저기. 바로 저기.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바로 저기. 문장이 끝나는 곳에서 나타나는 모든 꿈들의 케른, 더 이상 이해하지 못할 바가 없는 수정의 니르바나, 이로써 모든 여행이 끝나는 세계의 끝.(2:154) 그곳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은 많다. 현실과 꿈이 뒤섞인 공간, 육체의 한계를 넘어선 공간, 어떤 논리도 거부하는 공간, 죽음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공간 등등. 그러나 어떤 말도 소용없을지 모른다. 그곳은 가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 ‘실재’와 대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현실의 힘으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용기’이다. 그 길을 가는 ‘그’에게는, 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노트를 사면 항상 옮겨 적던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다. 아주 기이하고도 독특하고 불가해한 것들을 마주할 용기”(2:111)라는 릴케의 문장이 떠올랐을 것이다. 용기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진실에 도달하고자 하는 자에게 그 용기를 갖는 일은 의무이다. 낭가파르바트 등반은 원정대장이 역설한 바대로 “분명히 의의가 아니라 임무”(2:117)인 것이다.“그 꿈이 제아무리 압도적이라고 해도 원정대는 그곳을 ‘정복’해야만 한다.” 불가능한 것을 자신의 ‘의무’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오로지 ‘의무’ 때문에 ‘행위’한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 윤리적 주체(‘의무’와 윤리적 행위의 관계에 대해서는, 위의 책,5장 참고)이다. 4. 진실은 어디에,“대뇌와 성기 사이”(김연수,‘모두인 동시에 하나인’, 문학동네 2005년 겨울,p.158)그 어디쯤 ‘유령작가’라는 말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 김연수는 그 의미가 ‘대필작가’ 쯤이 된다고 말했고, 대부분의 논자들은 그 안에서 작가적 자의식을 찾아냈다.‘유령’이라는 말에 방점을 찍어보면 어떨까? 이 글을 마무리 하면서 우리는 김연수의 최근 두 소설집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죽음을 넘어선 그 어떤 영역을 살펴보고 ‘유령’이 되어버린 작가가,‘아직’ 언어와 기억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아이’에 머물고 있는 상처받은 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고 말이다.“아프면 그 아픔을 고스란히 다 느끼라고. 아픈데도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죽기 싫어서다. 그래서 눈물은 조롱거리가 되고 아픔은 비난받고 두려움은 무시되며 믿음은 당연하다고 여긴다.”(2:117). 우울은 도덕적 쇠약함이며, 죄라고 라캉이 말했던가?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의 ‘그’가 위와 같은 말에 의지하여 낭가파르바트로 갔듯이 우리도 각자가 넘어야 할 산 하나쯤은 마음 속에 있을 것이고, 그 산을 넘기 위한 ‘용기’를 지녀야 한다. 그것의 우리의 ‘의무’이다. 그렇지만 ‘죽음’이 윤리적 행위의 전형이라며, 그 죽음을 통해서만 우리는 타자의 진실, 나의 진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현실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김연수는 이런 질문을 던져준다. 현실에서 이해는 필연적으로 오해가 되고, 살 부비는 부부 사이에서조차 서로의 마음 속 비망록을 들여다 보는 일이 불가능하다면 해결은 한 가지다. 그 “대뇌와 성기 사이” 그 어디쯤에 있을 ‘마음’으로 진실을 그저 믿는 것이다. 김연수의 세계인식과 작가의식은 이제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모아지고 있는 듯 보인다. 결국 “모든 사람은 단 한 사람”이라는 보르헤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말이다(위의 책,p.121)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제 어떻게 들려줄지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의 장편 연재가 기대된다. <끝> ■ 당선소감 “조금은 자신 갖고 내목소리 낼수 있을것” 글쓰기는 나에게 공포다. 학교에서 몇 개월째 학부생들의 리포트 상담을 하고 있지만 난 과연 내가 누군가에게 글쓰기에 관하여 조언을 해 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항상 회의적이다. 여전히 나는 무엇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안절부절 못하고, 하얀 모니터 앞에서 머릿속까지 하얗게 비워지곤 하는 걸…. 그렇지만 여하튼 읽는 일은 행복하고, 쓰는 일은 나에게 작은 희열을 맛보게 해준다. 그래서 그 일들을 멈출 수가 없다. 혼자 품고 있던 그 공포와 행복 사이에 용기를 채워 준 이번 당선이 정말 기적 같다. 여전히 막막하고 두렵지만, 이제 조금은 자신을 갖고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와 온전히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턱없이 부족한 글이라 몹시 부끄럽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만으로도 더없이 많은 것을 일깨워 주시는 신범순 지도교수님과 국문과의 모든 은사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꽃비 내리는 자하연을 몇 번이고 함께 맞이했던 1동의 동료, 선·후배들의 자극에도 빚진 바 크다. 함께 공부하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립다. 그리고 나이 서른을 앞에 두고서도 여전히 철없고 무심한 자식을 믿어 주시는 부모님과 가족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어렸을 적부터, 성실히 읽고 쓰는 일을 너무도 당연한 일상으로 여기게끔 해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좋은 글로 보답하겠노라고 다짐해 본다. ●약력 ▲1977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 심사평 “‘글쓰는 순간이 진실’ 작가의 본질 파헤쳐” 응모작 총 20편은 작가론이 대부분이었고, 김현론을 비롯한 문학사적인 쟁점을 다룬 게 3편 있었다. 작가론 중에는 시인·소설론이 거의 반반씩이었다. 아마 최근 신춘문예 평론의 주류가 작가론으로 정착된 느낌이다. 특히 전후문학 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4·19세대 작가론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오늘의 작가론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시선을 끈 글은 ‘말하기와 글쓰기의 행복한 공간-김현론’(김윤정),‘몸의 형이상학, 모성적 관능과 타자없는 육체 사이-김선우론’(함돈균),‘속도에 저항하는 시의 모험-김기택론’(강영준)‘‘틈’을 바라보는 시선-배수아 소설을 중심으로’(김나영),‘고독의 의무, 소설의 의무-윤성희 소설집 ‘거기, 당신?’론’(이은주),‘‘유령’작가의 진실-김연수의 최근작을 중심으로’(조연정) 등이었다. 김현론은 정직한 글쓰기의 자세를 보여준 진솔한 비평적 자세가 돋보였으나 개인적인 체험에 너무 함몰된 점이 아쉬웠다. 김선우론은 인문학적인 거시적 시각으로 시인에 접근하면서 미세한 현대적 환상과 성담론을 분석한 점이 돋보였으나 일반론적인 해설위주에 그쳐서 아쉬웠다. 김기택론은 성실한 독법이긴 하나 해설론에 그친 한계가 있었다. 배수아론은 라캉의 틈 이론을 중심으로 작품을 분석하려 했으나 결론이 너무 조급해 보였다. 최종적으로 윤성희론과 김연수론은 우위를 다툴 정도였다. 윤성희론은 반 루카치적인 소설론을 전개한 점이 시선을 끌었지만 문장력이 치밀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김연수론은 탈구조주의적인 이론의 틀에 너무 얽매인 느낌이 있으나 기억이나 회상을 불신하고 글쓰기의 순간만이 진실이라는 이 작가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헤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김윤식 임헌영
  • 멕시코 좌익 반군 “정치 참여” 선언

    멕시코의 반군인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이 새해 벽두 라틴아메리카의 정치적 역학구도를 뒤흔들 뉴스메이커로 화려하게 귀환했다.2001년 봄 원주민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벌인 평화행진이 세계 언론에 주요뉴스로 타전된 지 5년 만이다. EZLN은 1일(현지시간) 거점인 남부 치아파스주의 정글을 출발, 멕시코 31개 주와 수도 멕시코시티를 순회하는 6개월간의 장정에 돌입했다. 평화행진 이후 잠잠해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지역에 산재한 지지세력을 규합,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AP통신과 가디언 등은 “남부 치아파스주 라가루차 인디언 마을에 집결한 사파티스타 조직원들이 구닥다리 트럭과 버스에 분승해 첫 목적지인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후반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포스트모던 좌파’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기도 했던 EZLN의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최근 성명에서 “장정의 목적은 반(反)자본주의적이고 좌파적인 투쟁을 위한 전국적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7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할 의도를 갖고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물론 EZLN이 직접 후보자를 낼 것으로 관측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선레이스에 돌입한 주류 정치세력과의 연대 여부도 미지수다.마르코스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도좌파 민주혁명당의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 전 멕시코시티 시장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악당’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현지 전문가도 이날 AP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의 무토지 농민운동 단체인 ‘신 티에라’처럼 독자후보는 내지 않겠지만 선거과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형태를 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장정에 대해 특별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마르코스는 이날 그동안 애용하던 말 대신 멕시코 국기를 매단 검정색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당국이 체포하려고 하면 저항하지 말고 도망쳐 주장을 전파하라.”고 지시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빅3는 나” 중원 쟁탈전 가열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빅3는 나” 중원 쟁탈전 가열

    ‘중원의 맹주가 천하를 얻는다?’수도권의 서울시장, 경기지사, 인천시장 등은 광역단체장 중 ‘빅3’로 꼽힌다. 특히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는 대권 주자로 부상하는 ‘통과 의례’로 자리매김돼 왔다. 그래서 정당마다 예선·본선에 들이는 정성이 남다르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나요 나’ 후보가 적은 데 견줘 한나라당은 ‘과열’ 지적이 나올 만큼 경선이 뜨겁다. 겉으로는 냉·열탕으로 대조적이지만 각 정당이 거는 기대는 높다. 세 곳 모두 한나라당이 단체장을 맡고 있어 수성(守城)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열린우리당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발적 후보’가 적다.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이해찬 국무총리, 강금실 전 법무장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 모두 타천이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이계안·민병두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며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본인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유지하면서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이 여론조사 때마다 그와의 가상 대결 항목을 넣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이 총리도 여권의 ‘다크호스’로 지속적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충남지사 출마설도 나올 만틈 여권의 ‘다목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유력 후보였던 진 장관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내 인사로는 유일하게 거론된 김한길 의원도 원내대표행으로 항로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출마 의사를 공표한 이계안 의원은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경제통이다. 한나라당의 후보군이 주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CEO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어 출마의 뜻을 비친 민병두 의원은 ‘전략기획통’으로 2002년 17대 총선 때 기획단장을 맡았고 기획위원장·전자정당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외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도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이에 견줘 한나라당의 경선 열기는 ‘용광로’를 방불케 한다. 지난해 10월 맹형규 의원이 정책위 의장직을 그만두고 출마를 공식화한 것을 신호탄으로 3선의 홍준표·이재오, 재선의 박진·박계동 의원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권문용 강남구청장이 가세했고 조남호 서초구청장도 출마설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방단체장 3연임 제한’에 해당된다. 현재까지는 맹형규 전 의장과 홍준표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며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 뒤를 박진·박계동·이재오 의원이 추격하고 있다. 조기 가열된 탓에 변수도 많다. 당 인재영입위원회를 중심으로 능력있는 참신한 명망가 ‘수혈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발전연구회 소속 홍준표·이재오·박계동 의원이 단일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는 송파구청장과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성순 전 의원이 거론된다. 심재권 전 의원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노동당은 노회찬 의원이 공식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대신 김혜경 전 대표를 비롯, 김종철·최규엽 전 최고위원, 정종권 서울시당위원장 등이 후보군을 형성했다. 열린우리당의 경기지사 후보 1순위로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손꼽혀왔다. 수원 출신으로 경제·교육부통리를 거쳐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출마가 확정될 경우 3번째로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부총리 출신 현역 의원이 된다. 그러나 재선의 원혜영 정책위 의장도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민선 2,3기 부천시장을 거쳤다.3선의 배기선 사무총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명된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못지 않게 뜨겁다.4선의 이규택 최고위원,3선의 김문수 의원이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어 3선의 남경필·김영선 의원과 첫 여성 민선시장을 지낸 재선의 전재희 의원도 합류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도 거론된다. 여론조사에서는 김문수 의원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경필 의원이 바짝 추격했고 김영선 의원도 부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는 임창열 전 경기지사가 ‘도백 탈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영환 전 의원도 출마설이 나온다. 민주노동당 정형주 도당위원장도 출마 채비를 하고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유필우·최용규 의원이 거론된다. 유 의원은 인천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인천사회복지협의회장을 맡고 있어 ‘토박이론’에 바탕,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 부평구청장과 인천시의회 의원을 지낸 최용규 의원도 ‘토박이 경력’에 바탕, 출마설이 나온다. 한나라당에서는 안상수 시장이 재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3선의 이윤성 의원이 도전 의사를 비쳤다. 두 사람이 내부 경선한다면 지난 2002년에 이어 두번째다. 민주당 조한천 전 의원, 민주노동당 김성진 시당위원장도 거론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이라크엔 총성만 가득한 것일까

    이라크엔 총성만 가득한 것일까

    #이라크에는 귀를 찢을 듯한 총성과 포성만 가득한 것일까? 사담 후세인 독재가 끝난 이후 2004년 봄 150여개의 디지털 비디오카메라가 이라크 사람들에게 배포됐다. 그들은 길거리에서, 집에서, 사무실에서 24년 동안 굳게 닫혔던 입을 열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후세인에서부터 다국적군의 침략, 미군 주둔, 여성의 권리, 미래에 대한 희망 등에 이르기까지 솔직한 이야기가 하나의 다큐멘터리로 모였다. 이라크 국민들이 출연하고 감독한 ‘이라크의 목소리’(2004·80분)이다. #미국엔 이미 70년 대에 여성 대통령 후보가 있었다. 게다가 흑인이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의원이자 페미니스트, 민권 운동가였던 셜리 치솜이 197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도전했다. 주류 역사에 반기를 든 셈이다. 치솜은 당시 “흑인인 것이, 여성인 것이 자랑스럽지만 흑인과 여성의 후보로 이 자리에 선 것은 아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외쳤다.12명의 백인 남성들과 맞붙은 경선 결과는 리처드 닉슨의 승리였다. 숄라 린치가 감독한 ‘72년 미 대통령 후보, 흑인 여성 치솜’(2004·77분)이다. EBS가 새해를 맞아 다큐멘터리 마니아들에게 좋은 선물을 마련했다. 지난해 ‘제2회 EBS 국제다큐멘터리 페스티벌’에 출품된 94편의 작품 가운데 8편을 엄선, 앙코르 방송한다.4일부터 8주 동안 매주 수요일 밤 12시에 안방을 찾는다. 가상의 하이퍼마켓 광고로 체코의 소비주의를 신랄하게 꼬집은 ‘체코드림’(2003·87분)이 4일 첫 테이프를 끊는다.‘이라크의 목소리’(11일)와 ‘72년 미대통령후보, 흑인여성 치솜’(18일)이 바통을 잇는다. 이브라임 페레, 콤파이 세군도, 루벤 곤잘레스, 오마라 포르투온도 등 쿠바 최고의 연주자로 군림했던 노장 멤버들이 모여 음반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1999·105분)이 25일 전파를 탄다. 새달 1일에는 데뷔작 ‘400번의 구타’ 등으로 프랑스 누벨바그 대표가 된 ‘프랑수아 트뤼포의 삶’(2004·78분)이 방송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놓여진 장벽을 조명하는 ‘벽’(2004·95분·8일)과 뇌졸중을 일으킨 남편이 회복되가는 과정을 아내가 카메라에 담은 ‘끝나지 않는 선율’(2004·111분·15일)이 뒤를 잇는다. 1976년 밥 딜런, 에릭 클랩튼, 닐 다이아몬드 등 세계적인 뮤지션이 함께 했던 록그룹 ‘더 밴드’의 마지막 공연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영상으로 옮긴 ‘마지막 왈츠’(1978·115분)가 22일 방영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강재섭 한나라당 前 원내대표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강재섭 한나라당 前 원내대표

    ●이래서 오른다 김 변호사는 “정통 영남보수 후보로 당 정체성과 부합되며 풍부한 원내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합리적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라고 소개했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합리적인 성품이며 수요모임 등 당내 합리적 목소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흐름을 대변했다.”면서 “이는 대선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한나라당이 외부 상황에 의해 외연 확장을 꾀하거나 노선의 중도화라는 당의 입장을 관철해 나갈 때 조명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용 연우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상대적으로 젊다.”고 짧게 평가했다. 박성민 대표는 “한나라당 내에서 장점 박근혜 대표와 함께 대중 정치인의 두 축”이라면서 “유연하게 보이는 이미지는 향후 개헌정국 등 격변기 속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상품성을 갖고 있는 것이어서 광폭 정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래서 내린다 김 변호사는 “대중적 폭발력이 부족하다.”면서 “자력보다는 선두 주자의 낙마를 통한 부상을 기대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취악점을 꼽았다. 김 소장은 “보수정당의 주류가 아니어서 지지받기도, 지도력을 관철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중적 인지도가 없고 영남 대표 주자였었다가 박근혜 대표 이후 뒤로 물러 나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성민 대표는 “강 원내대표는 ‘아직도 레이스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5선에 원내대표로 이미 대권 반열에 올랐지만 대중적이지 않을 때 하는 변명”이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당선됐다는 것은 진검 승부를 해보지 않았다는 뜻으로, 적당한 능력을 발휘해 적당히 자리에 올라간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인간’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양면

    또 아인슈타인 평전이다. 올해가 상대성이론 100주년, 아인슈타인 타계 50주년이라지만 좀 심하지 싶다. 그런데 ‘안녕, 아인슈타인’(사회평론 펴냄)은 ‘질’이 다르다는 점을 내세운다. 저자 위르겐 네페는 생화학박사이자 ‘슈피겔’지 기자다. 전문번역가 염정용씨와 염영록씨가 한국말로 옮겼고 감수는 이론물리학을 전공한 서울대 김재영 교수가 맡았다. ‘인간’ 아인슈타인과 ‘과학자’ 아인슈타인 양면을 잘 꿰어맞출 수 있는 진용이란 말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시간순서대로 사건을 나열하기보다 주제별로 썼다.‘엘자인가 일제인가-아인슈타인과 여인들’,‘두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빠-천재 아버지의 비극’ 같은 장은 인간으로서 아인슈타인에 대해,‘위대한 발견에 이르는 길-일반상대성 이론의 탄생 과정’,‘진동하는 시공간-시험대에 선 상대성 이론’ 등은 그의 과학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아인슈타인 평전에도 유행이 있다. 과학업적을 풀어쓰기 위한 책들이 주류를 이루더니 80년대 후반 그의 사생활 관련 기록들이 줄줄이 공개되면서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는 책들이 많았다. 이번 책은 그 종합판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두께도, 가격도 만만치 않다.740쪽.2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달라진 연말연시

    중국의 ‘츠주잉신(辭舊迎新·연말연시)’이 뜨겁다. 서구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배척받던 크리스마스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축제로 탈바꿈하고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는 상혼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단제’(聖誕節)가 끼어있는 연말 연시는 춘제(春節·구정), 라오둥제(勞動節), 궈칭제(國慶節)와 함께 4대 명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연말 연시를 맞은 베이징(北京) 동북부 차오양취(朝陽區) 싼리툰(三里屯) 거리.‘오렌지족’들의 거리로 알려진 이곳은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저녁 6시가 넘어서면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200∼300m의 2차선 거리 양쪽에는 가로수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번쩍이고 울긋불긋한 네온사인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가운데 라이브 록음악이 정신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학생 왕한(王涵·21)은 “학점 경쟁과 취업 걱정으로 찌든 심신의 피로를 연말연시 때 풀지 않으면 어떡하느냐.”고 반문한 뒤 “친구들과 맥주파티를 하면서 신나는 록음악에 몸을 흔들고 나면 정신이 개운해 진다.”고 웃는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 역시 연말 연시를 맞아 화려하게 변모하고 있다.‘둥팡신톈디(東方新天地)’ 백화점의 경우 10만개의 수정구슬이 달린 7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압권이다. 직원들 역시 산타 복장으로 연말 연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2006년’ 신년을 코앞에 두고 베이징의 거리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백화점·상가마다 대대적인 크리스마스·연말연시 세일이 한창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중심가와 대학가 주변은 새로운 연말연시 풍속도를 뽐내고 있다. 왕푸징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정징(鄭晶·24)은 “25일 성탄절부터 신년 휴가(1월1∼3일)는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라며 “춘절이나 노동절·국경절이 기성세대의 명절이라면 성탄절 등 연말연시는 젊은이들의 축제”라고 밝혔다. 최근 베이징일보(北京日報)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7%가 ‘선물을 살 것’이라고 답했다. 선물 대상도 연인이나 친구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는 적다. 다분히 상업적이다. 크리마스 만찬이란 이름의 식단이 각 호텔마다 상품화되고 ‘크리스마스 이브’는 ‘핑안예(平安夜)’로 불리면서 젊은이들을 위한 ‘키스 경연대회’나 패션쇼가 펼쳐진다. 업계의 ‘연말연시 특수잡기’도 한창이다. 왕푸징(王府井)과 시단(西單), 차오양취(朝陽區)의 중심 상업가나 하이뎬취(海淀區)의 대학가 주변 상점들은 특유의 성탄 장식과 함께 각종 캐럴을 틀어 대며 고객끌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베이징의 웬만한 백화점들은 연말연시를 겨냥, 구입 금액 500위안(6만 5000원)이상이면 추첨을 통해 다양한 여행 패키지와 디지털 카메라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에서는 한류(韓流)를 이용한 업계의 마케팅이 불을 뿜고 있다. 벨레노, 보시니 등 의류업체들이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집이나 DVD 등을 선물로 내놓고 고객을 붙잡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호텔의 ‘귀족 파티’ 마케팅도 인기가 높다. 상류층을 겨냥,1인당 비용 2500위안(32만 5000원) 안팎의 ‘연말연시 파티’가 날개돋친 듯 팔린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차이나월드호텔(中國大飯店) 등 차오양취의 중심 상업지구에 있는 고급 호텔들은 1인당 1500∼2000위안(약 21만 500∼26만원)에 식사와 주류, 각종 연예 공연 등을 포함한 성탄절 연회 패키지 상품을 출시, 초대권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1억명에 달하는 중산층 가운데 상당 수가 가정용 장식 나무나 외식, 선물 등에 가족당 평균 1000위안(13만원)을 이미 썼거나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올 연말연시 특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500억위안(6조 50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호텔, 전자상가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연말연시 대목을 겨냥, 파격적인 저가 전략과 각종 판매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쥔타이(君太)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화려한 성탄절(華禮聖誕) 판촉전을 개시, 올 연말까지 겨울 의류를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중유(中友)백화점 등 일부 백화점은 젊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성탄절 이브인 핑안예(平安夜)에 판촉행사를 겸한 철야 밤축제를 개최, 수천명이 몰려드는 대성공을 거뒀다. 전통적으로 대목 특수에 민감한 전자 유통상가들도 성탄절 상전(商戰)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궈메이(國美)는 지난 1일부터 주요 제품의 판매 마진을 30∼60%까지 낮춘 파격세일에 돌입했다. 주요 호텔 영업부에는 기업과 기관, 각 사회 단체들로부터 성탄절 행사를 위한 연회실 예약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연말연시 기간에 거래처와 합작선을 접대하려는 기업들의 연회실 수요가 많다.”고 소개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학생들 사이에서 ‘연인주택(情侶公寓)’이 인기다. 일명 ‘중뎬방(鐘点房·시간 임차방)’이라 불리는 이 연인주택은 일종의 ‘러브 호텔’로 성탄절 전후로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연인주택은 지난 10월 궈칭제(國慶節) 연휴 기간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크리스마스 전야에는 빈방이 없고 최소 3∼4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넓은 방과 에어컨,TV 완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80% 할인’ 등의 연인주택 광고 전단이 ‘대학가를 둘러쌌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연인주택은 대학교 부근 아파트나 일반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3∼4개, 많으면 5∼6개의 방이 있다. 주말에는 80(1만 2000원)∼100위안(1만 5000원)이지만 가난한 연인들을 위해 시간당 10(1500원)∼15위안(2250원)을 받기도 한다.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 특급호텔들이 크리스마스 만찬으로 한끼에 수천위안씩 하는 이벤트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며 ‘과소비’를 질타하고 있다. 보수적 중장년층도 젊은이들과 업계의 호들갑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신랑(新浪, Sina.com) 등 중국 언론들은 주로 젊은이들이 전통 명절인 구정보다 성탄절 열풍에 더 깊숙이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과도한 상업주의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개탄했다. 기독교 신자들이 많지 않은 중국에서 성탄 분위기에 이처럼 들뜨는 것은 맹목적으로 ‘서양 문화’를 추종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춘제 등 전통 명절을 멀리하고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같은 서양 축제일을 좇는 것은 문화적 주체성을 버리는 행위란 가시돋친 지적도 눈에 띄었다. 이에 맞서 서양문화를 무조건 배척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거나 성탄절 분위기에 젖는 자연스러운 조류를 억지로 거스르려는 것은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oilman@seoul.co.kr ■ 시간당 27000원 ‘1회용 애인’ 구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연말연시를 맞아 중국에서 ‘링레이 젠즈주’(類 兼職族·특별 아르바이트족)가 출현했다. 겨울 방학을 앞둔 요즘 대학가 주변 게시판에 ‘페이 광가오(陪廣告)’가 심심치 않게 나붙고 있다. 페이(陪)는 중국어로 동반 또는 함께 친구를 해 준다는 뜻으로 임시 연인이나 친구를 모집하는 광고다. ‘연인(情人)들의 계절’인 연말 연시에 심심하고 외로운 부자들과 놀아주는 여대생 페이주(陪族·동반족)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페이랴오(陪聊·채팅 동반)’,‘페이완(陪玩·놀이 동반)’, ‘페이창거(陪唱歌·가라오케 동반)’ 등 내용도 다양하다. 일부 대학교의 여학생 숙소 앞에는 ‘인생을 논할 수 있는 여학생 구함. 시간당 보수는 200위안’,‘충분한 보수 보장’ 등의 의미심장한 광고도 심심치 않다. 시간당 15(약 2000원)∼20위안(2600원)을 받는 가정교사나 5(680원)∼10위안(1300원) 안팎의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와 비교하면 이러한 특별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엄청나다. 수요자들은 대부분 개혁·개방 후 ‘돈벼락’을 맞은 졸부들이다. 동반자의 조건으로 가장 먼저 쾌활한 성격과 외모를 따지지만 명문대 여대생을 더욱 선호한다. 현지 언론들은 졸부들이 연말연시 파티에 “누구의 동반자가 학력이 더 좋고 얼굴이 예쁜가?”를 서로 자랑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중국신문사는 “동반 아르바이트생의 ‘수고비’는 천차만별이지만 하루에 1000위안(13만원)까지 버는 학생들도 많다.”며 “이들이 봉건시대에나 존재했던 부자들의 ‘체(妾·첩)나 다름없다.”라고 질타했다. oilman@seoul.co.kr
  • [2005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2005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삼성전자 ‘하우젠 드럼세탁기’ ‘하우젠 드럼세탁기´의 특징에는 ▲은나노 입자를 활용한 살균, 항균 ▲좁은 세탁공간을 배려한 콤팩트 디자인 ▲주부의 허리 고통을 고려한 수납함 ▲소음을 줄이는 자동차 댐퍼기술 ▲옷감·용량에 맞춘 맞춤세탁·건조 등이 있다. 나노입자로 분해된 은이 옷감 속에 침투해 99.9% 살균처리한다. 드레스셔츠, 블라우스, 란제리 등을 삶지 않고도 세탁·살균할 수 있는 것. 은나노 입자는 세탁 후에도 옷감에 남아 최대 한달간 항균효과를 지속한다. 찬물로도 살균세탁이 가능해 삶는 세탁에 비해 전기료와 세탁시간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스팀 발생으로 세척력이 강해진 ‘하우젠 은나노스팀´이 출시됐다. 빨래의 오염정도에 따라 스팀세탁을 3단계로 선택할 수 있다. 세탁후 구김코스를 이용하면 강력한 스팀으로 구김이 제거된다. 농협 ‘알토란저축공제’ ‘알토란저축공제´는 위험보장과 재테크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저축성상품으로 7개월 동안 13만 7000건의 신계약에 수입보험료가 2조 92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이뤘다. 특약 가입을 통해 재해로 인한 사망·장해·입원과 질병으로 인한 입원 등을 보장하며 정상적인 계약 만기에는 최저 가입금액을 지급한다. ‘거치형 계약´은 가입 1개월 후부터, ‘적립형 계약´은 가입 1년 후부터 일정 범위 안에서 필요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10년간 계약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거치형 계약´을 10년 1억원으로 가입할 경우 1억 5134만원(수익률 151.3%)과 배당금을 만기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여성이 ‘적립형 계약´을 10년 정기 월납으로 가입해 월 78만원씩 납일할 경우엔 만기에 1억 1168만원(수익률 119.3%)과 배당금을 수령할 수 있다. 태평양 ‘마몽드 토탈솔루션´ ‘마몽드 토탈솔루션´은 월 10만개 이상이 판매되면서 지난 8일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했다. 토탈솔루션 고수분크림과 고보습아이크림도 선보이면서 작년대비 토탈솔루션 라인 매출이 300%를 넘었다. 뛰어난 제품력, 온라인을 통한 입소문, 모델 교체 등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개발단계부터 500명 이상의 고객인터뷰와 75회의 품평테스트를 거쳐 품질을 높였으며, 토털뷰티 제품이 전무한 시절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장을 리드해오고 있다. 인터파크 온라인 화장품 코너에는 구매 후기가 각 제품별로 1000~2000건 이상에 달한다. 지난 9월부터 한가인을 광고모델로 교체한 후 마몽드의 3개월간 판매량이 올해 총판매량의 절반을 뛰어넘었다. 지난달엔 30초당 1개꼴로 팔렸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되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 ‘쿠퍼스’ ‘쿠퍼스´는 발효유의 기능을 간까지 넓힌 새로운 개념의 발효유이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고 간기능을 활성화하는 4종의 유산균 ▲간장을 보호하는 기능성 소재 Y-Mix와 LS ▲A형 바이러스의 간염을 억제하는 초유항체가 들어있다. 이 제품의 효능은 순천향대 의과대 남해선 교수팀이 만성 간기능 저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확인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남 교수는 “쿠퍼스를 8주간 마신 그룹의 GOT, GPT, γ-GTP 간기능 수치가 섭취 전보다 75%, 82%, 88% 수준으로 각각 떨어졌다.”고 밝혔다. 현재 하루평균 25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이트맥주 ‘하이트’ 출시 당시부터 깨끗함과 순수함을 강조한 제품 컨셉트를 유지하며 ‘100% 암반천연수=하이트´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주력했다. 소비자는 첨단 제조공정에서 비열처리된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병 겉에는 최적의 음용온도를 알려주는 온도계와 신호등 마크가 부착됐다. 하이트는 지난 93년 첫선을 보인 이래 시장점유율 57%를 상회하는 등 12년째 신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3년만인 1996년 점유율 40%대의 벽을 허물며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후 지난 10월 말에는 57.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단일 브랜드로 만 9년만에 100억병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소비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기업 이익을 고객들에게 환원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고객 만족의 경영철학 때문”이라고 전했다. 롯데칠성 ‘스카치블루’ 스카치블루의 성공은 품질전략, 유통전략, 광고·판촉전략으로 압축할 수 있다. 품질전략에 있어 스카치위스키 21년산과 6년산 원액을 절묘하게 블렌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 숙성 기간보다 맛과 향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위스키 음용 및 구매행동 조사´ 결과 주위 사람의 권유로 위스키를 주문한다는 응답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주류판매업소 직원이 고객의 소비를 직접 유도하는 ‘pull전략´을 진행했다. 고객 밀착형 마케팅인 셈이다. 광고·판촉전략은 일관된 컨셉트를 유지해 타깃을 집중 공략했다. 스코틀랜드의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광고를 꾸준히 해 ‘스카치블루=스코틀랜드 고급위스키´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도록 했다. 또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무료시음회 및 제품증정을 통해 부드러운 맛을 알리는 데 노력했다. CJ ‘컨디션’ 1992년 선보인 CJ의 컨디션은 현재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출시된지 10년이 넘었지만 현재까지도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컨디션은 지난해 5월 ADH 성분이 보강된 ‘컨디션 ADH 프로젝트´로 새롭게 태어났다. ADH는 CJ 제약연구소와 일본 마루젠 연구소가 3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개발한 숙취방지성분으로 자리(가래나무과 잎), 황기(장미꽃 종류), 연꽃 씨 등의 천연식물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다. 기존 컨디션F보다 음주 후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알코올 및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의 활성 증진이 대폭 향상됐다. 컨디션의 또다른 성분인 쌀눈발효추출물 글루메이트는 위장 내에서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켜 간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컨디션´은 음주 30분 전에 마셔야 효과가 높다. 서울우유 ‘MBP’ 칼슘 함량비율이 높은 서울우유 ‘MBP(Milk Based Peptide)´에는 CPP, 비타민D3, 폴리칸 등이 들어있다. 폴리칸은 뼈의 조골세포를 활성화하고 파골세포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등 뼈의 성장과 퇴화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지난 2월부터 ‘뼈건강을 위한 우유´라는 제품 컨셉트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온 결과 현재 하루 판매량 70만개를 유지하며 우유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제품 시장의 정확한 전망을 통해 소비자 욕구를 반영한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며 “‘당신의 뼈에 좋은 일이 생깁니다.´라는 슬로건의 마케팅 전략도 인지도 제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동양매직 ‘매직 살루스 비데’ 동양매직(www.magic.co.kr·대표 염용운)의 ‘매직 살루스 비데´(BID-5200)는 연속온수 및 건강좌욕 기능을 갖췄다. 정지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따뜻한 온수가 유지·공급되며 물과 공기가 에어펌프로 혼합돼 사용 부위를 부드럽게 해준다. 어린이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 전용노즐´이 별도로 있다. 세정에서 건조까지 모든 작동을 ‘원터치´로 처리할 수 있다. 트위노즐이 상하 일직선으로 배열돼 무브기능 및 노즐 위치 조정시 정확도를 높였다. 노즐 위치는 10단계로 조절된다. 동양매직은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매직 해피콜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필터교환 시기를 알려준다. 전국에 256개 서비스망을 갖췄다. ‘한경희스팀청소기´ ‘한경희스팀청소기´는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4분기에만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경력은 화려하나 평범한 주부였던 업체대표가 주부의 입장에서 연구·개발한 이 청소기는 편하게 서서 걸레질하듯 청소와 동시에 살균까지 할 수 있다. 출시 초기에는 홍보 부족으로 판매가 부진했으나 지난해 9월 홈쇼핑에서 방송을 시작한 후 매출이 뛰기 시작했다. 제품의 기능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GS홈쇼핑에서는 1시간에 약 1만대가 판매되기도 했다. 당시 ARS시스템이 다운됐다고 한다. 시장점유율 1위, 벤처대상 신지식인 선정, 대통령상 수상 등 주부사랑을 독차지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LG전자 스팀트롬 15kg의 최대 용량을 자랑하는 ‘스팀 트롬´은 13kg 제품과 외형크기가 동일하지만 세탁통의 사이즈는 크다. 대용량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을 반영한 것. 구김 제거와 탈취 기능이 있다. ‘스파이어럴(spiral) DD모터´가 장착돼 세탁력과 탈수력이 기존 제품보다 각각 11%, 60%씩 향상됐으며 물과 전력 사용량도 각각 12%, 10%씩 절감됐다. 이 모터는 특수 공법을 이용해 제작된 것으로 전원이 연결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손으로 드럼을 돌리면 자체 원심력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드럼 내부의 램프에 불을 켤 만큼 강력하다. 회사측 관계자는 “첨단 기술·기능, 세련된 디자인, 대용량 등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센스X1 탑로딩’ 제품 상단에 있는 ‘탑로딩 ODD(광디스크드라이브)´가 상하로 열려 사용이 편리하며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이다. 키보드 위치를 이용자 방향으로 가깝게해 편안한 자세로 노트북을 즐길 수 있다. 기능키는 키보드 좌측에 모아져 있어 한손으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14인치 와이드 LCD와 ODD를 장착하고도 두께 19.2~23mm, 무게 1.7kg으로 얇고 가벼운 게 특징. 볼륨 조정, 전원 온·오프,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등을 내장형 멀티미디어 리모컨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퀵´ 버튼을 누르면 부팅 없이 약 12초만에 원하는 기능(음악, 사진, 영화)이 실행된다. 회사측 관계자는 “신개념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국내는 물론 해외 노트북 시장에서도 트렌드를 이끌어갈 것”라고 전했다. 한화건설 ‘한화 꿈에그린 센텀´ ‘한화 꿈에그린´은 한화건설의 기술력을 집약시켜 만든 인간중심·친환경 아파트 브랜드로 ‘꿈에 그리던´의 줄임말이자 ‘꿈(dream)´과 ‘그린(green)´의 합성어다. 2001년을 시작으로 전국 22개 사업장에서 총 9700여가구를 공급해왔으며 현재 전국 3개 단지에서 1396가구를 분양 중이다. 부산 해운대의 ‘한화 꿈에그린 센텀´은 단지 내에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등이 설치됐다. ▲노인들 휴식공간인 실버플레이스 ▲아이들 놀이공간인 키즈그라운드 ▲입주민들 회합의 장인 수변공간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섰다. 단지입구에서 2층의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까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계단을 이용하는 불편을 최소화했다.
  • 애국법 ‘핑퐁’ 애타는 부시

    ‘애국법’으로 불리는 테러방지법이 미 정계를 둘로 갈라놓았다. 한시 법안인 애국법의 시효 연장을 둘러싸고 무기한 연장을 밀어붙이려는 공화당 주류와 민주당 등 저지 세력간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상원이 21일 진통 끝에 6개월 시효 연장안을 채택하자 공화당 주류는 다음날 하원에서 이를 뒤엎고 애국법의 1개월 시효 연장안을 채택했다. 애국법의 강력한 지지자인 제임스 센센브레너 하원 법사위원장(공화·위스콘신)은 “이런 조치가 없으면 상원은 내년 6월 말까지 법안 처리를 지연할 수도 있다.”며 수정안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센센브레너 등 공화당 지도부는 6개월 연장만으론 부족하다며 애국법의 무기한 연장 등 사실상 영구 법안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1개월 연장 수정안 제안을 통해 내년 1월에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을 압박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외신들은 “애국법 개정안 처리에 총력을 기울였던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자들의 패배”라면서 내년 초 애국법을 둘러싼 ‘정치적 풍랑’을 전망했다. 또 이를 둘러싼 안보와 기본권 논란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애국법은 연방정부에 테러 저지를 위해 비밀조사, 개인적인 기록의 획득이나 전화도청 등의 권한을 허용, 기본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테러 저지를 위해 올해말 만료를 앞두고 있는 애국법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테러 위협 속에 살고 있고, 미국을 공격하려는 적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법안에 대한 보완 조치 등을 요구하며 저지 세력에 가담,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새해 소원성취 결심도우미 상품 활용

    새해 소원성취 결심도우미 상품 활용

    저무는 을유년… 결심 이루셨나요? 또 한해가 저물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맘 때쯤이면 “올해도 무엇하나 변변히 이뤄 놓은게 없는데 한해가 가는구나.”하며 저무는 해를 아쉬워한다. 그렇지만 새해는 또 어김없이 희망찬 모습으로 찾아오기 마련이다. 아울러 자연스럽게 새해설계를 하게 된다. “올해는 금연으로 건강을 챙겨야지, 돈을 많이 모아야지, 외국어 공부를 해야지, 승진해야지….” 매년 반복되는 것이지만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해에는 이것만은 꼭 이루겠다.”는 결심을 한번쯤 하게 된다. 비록 또 다시 이루지 못할 꿈이 될지 몰라도 우리는 그렇게 부푼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다. 새해에는 우리의 의지력을 북돋우는 데 도움을 주는 도우미를 활용해보자. 그리하면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담배 끊고 골프나 영어를 배워볼까?’ 유명 백화점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이른바 ‘결심 도우미 상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맘 때쯤이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케 되는 새해 소망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제품들의 판매코너를 만들고 할인 등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결심 도우미 상품은 종전 다이어트나 금연·금주를 도와주는 보조상품이 주류를 이뤘으나 이제는 어학실습에서부터 골프용품 등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여성캐주얼 매입팀 정지은 바이어는 “연말연시 각자의 결심에 대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도록 신년 결심들을 도와주는 도우미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며 “평범한 상품들보다는 이색적이면서도 아이디어성이 가미된 실용적인 상품들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1300K 매장에서는 연말을 보내고 연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결심 도우미 상품들이 출시되어 있다.16일부터 31일까지 새해 결심 도우미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눈사람 모양의 핫팩(미니 손난로) 1개를 증정한다. 금연 도우미 상품으로 ‘만갑이 핸드폰줄’이 눈에 띈다. 아이가 담배를 물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금연 홍보용 휴대전화줄로 만갑이 인형의 배뚜껑을 열어보면 만갑이의 폐가 까맣게 그을려 있고 기저귀에는 금연 마크가 새겨져 있는 이색 아이디어성 아이템이다. 가격은 4000원. 또 ‘금연 시계’는 시계 바늘이 담배모양으로 돼 있고 시계 테두리와 시계판을 가로지르는 막대기가 금연 모양을 형상화했다. 벽에 걸어놓고 항상 시간을 보듯이 금연에 성공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가격은 2만 2000원선이다. 다이어트 도우미 상품으로는 ‘레인보우 디지털 줄넘기’가 인기다. 음악을 들으면서 칼로리도 체크할 수 있고 아름다운 보디라인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성 상품으로 가격은 8000원. 또 물다이어트 컵은 컵에 부착해 하루 동안 마신 물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다이어트 도우미상품으로 8컵까지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4500원. 이밖에 청소를 돕는 탁상용 진공청소기(가격 8000원), 단어 뜻, 숙어, 예문까지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건망증 단어장(가격 5500원), 저금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한 소비자를 돕는 팩맨 머니 뱅크(가격 6500원) 등이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 골프 대중화 바람에 맞춰 30대 젊은층들을 위한 초보자 기본 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정철영 바이어는 “골프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제품들을 찾기 전까지는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로 일단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엑스트론 풀세트(아이언 10개, 퍼터 1개, 드라이브 1개, 우드 2개, 캐디백, 옷가방 등)가 9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초보자를 위한 교육용 비디오 및 DVD 등은 1만 5000∼7만 8000원에 나와 있다. 직장인의 건강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도와줄 수 있는 제품도 많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기구인 러닝머신은 겨울철 외부온도의 변화와 무관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가격대는 49만 9000∼109만 9000원 등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돼 있다. 운동량을 측정해주는 장치가 달린 줄넘기(1만 2000원 이상)는 매일매일 계획된 양을 소화하기에 적당하다. 그냥 뛰는 방식이 약하다면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어보는 것은 어떨까. 손목·발목에 모두 부착 가능한 제품들이 7700∼9400원으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이밖에 어학공부를 작심한 직장인들을 위해 반복기능이 가능한 어학 실습기(가격 3만 9000∼8만 7000원)와 MP3 플레이어(12만 8000∼26만원) 등도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천호점, 목동점, 미아점에서는 실내운동기구 브랜드인 툰투리의 러닝머신, 사이클, 스텝퍼, 사이클론 등을 판매한다. 잔고장이 없는 핀란드산 모터를 장착한 고성능 러닝머신은 170만∼400만원선. 유산소 운동으로 좋은 사이클은 93만∼240만원선, 등산효과를 얻을 수 있는 스텝퍼는 58만원, 운동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체지방계는 15만원에 판매한다. 또 무역센터점에서는 19일부터 25일까지 ‘웰빙 마사지기 제안전’을 열고 운동후 근육피로를 풀어주는 다양한 마사지기를 판매한다. 마사지체어(SO-7802) 228만원, 발마사지기(SO-8000)이 46만원 등에 판매된다. 압구정본점 건강식품 코너에서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생식 등의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한다.CJ슬림아침생식은 해조류, 곡류, 버섯류와 콜라겐이 포함되어있고, 허브성분의 히비스커스라는 물질이 들어가 있어 체지방 분해를 도와준다. 아침식사 대신 우유나 두유에 타서 가벼운 식사대용으로도 좋다.4주 7만 2000원,8주 13만 2000원에 각각 판매된다. H몰에서도 소비자들이 주로 세우는 금연, 건강증진, 어학학습 계획 등에 맞춰 다양한 새해 결심상품을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 외국어 공부를 결심한 직장인을 위해 갤러리아 명품관WEST 5층 소형가전 매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MP3를 판매하고 있다.‘소니, 아이팟, 아이리버’ 등의 MP3를 12만∼47만원 선에 판매한다. 가격은 용량의 크기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MP3 중에는 자신이 지정한 구간만 반복해 들을 수 있는 구간반복기능 등이 첨가돼 어학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다. 또 명품관WEST에서는 26일부터 ‘다이어리 컬렉션’을 진행해 일정관리를 책임지는 ‘오롬, 쿼바디스, 몰스킨, 에이라이프’ 등 2006 히트 예상 브랜드의 다이어리를 대거 전시, 판매한다. 이밖에 콩코스점에서는 다이어트 결심을 도와줄 아이템인 자전거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인 ‘허피’를 비롯하여 ‘브랑쉐, 아이리스’ 등의 성인용 자전거를 23만∼67만원의 가격대에 판매한다. 대부분이 접이식 자전거라 차량에 간편하게 휴대하여 이동할 수 있다. ●그랜드백화점 그랜드백화점과 그랜드마트 전점은 오는 31일까지 ‘새해 결심 도우미 상품전’을 열고 20∼40%의 할인판매를 실시한다. 특히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영통점과 그랜드마트 인천 계양점 등은 어학관련 강좌를 3개월 코스로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어 강좌는 ‘쉽고 재미있는 생활영어’ ‘해외여행 실제체험영어’ ‘제이슨의 생활영어’ 등 기초반부터 생활영어까지 3개월 과정이다. 중국어 강좌는 ‘회화로 배우는 중국어’로 기초완성을 위해 시작반과 계속반을 따로따로 운영한다. 일본어 강좌는 ‘수준별로 배우는 일본어 회화’로 입문, 프리토킹, 초급, 중급 코스를 배울 수 있는 강좌다. 이들 과목의 수강료는 각각 7만원으로 저렴하다(3개월). 이밖에 국제어학 연구소 발행의 ‘비즈니스 영어회화(테이프 2개 포함)’를 1만 4800원에,‘기초 일본어 교본(테이프 2개 포함)’은 9000원,‘비즈니스 중국어 회화(테이프 2개 포함)’는 1만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요즘 소비자들이 즐겨하는 마라톤의 마니아들을 위해 심박측정기를 내놓았다. 디지털 시계와 똑같이 생겨 손목에 착용하는 심박 측정기는 시계, 거리 측정, 심박수 확인, 속도 조절은 물론 운동 프로그램이 저장돼 있어 체계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해 준다. 또 고도측정, 온도, 기압, 방위, 각도 표시 등의 기능도 갖추고 있어 등산 할 때 착용해도 유용하다. 가격은 9만 5000원∼50만원까지 기능에 따라 다양하다. 요가세트도 인기다. 요가 매트, 비디오, 쿠션, 벨트가 세트로 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도 다이어트를 결심한 소비자들을 위해 체중계(가격 2만 8000원대), 아량 등 실내 운동용품 등을 선뵈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사진 롯데백화점제공
  • [사설] 가출 청소년을 성 노리개로 삼는 사회

    가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호신에 취약한 가출소녀들은 성범죄에 너무 쉽게 노출돼 국가적·사회적 보호대책을 더 이상 손놓고 있을 수 없는 지경이다. 청소년을위한내일여성센터가 밝힌 ‘가출청소년 성피해 실태조사’를 보면 충격과 함께 우리 사회의 건강성에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13∼20세의 가출소녀 442명에게 물어봤더니 61%가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25%는 강요에 의해 성매매를 해봤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성폭력 가해자는 친구·선후배, 채팅으로 만난 사람, 원조교제자 등으로 비교적 단순하다. 가출소녀의 어렵고 다급한 처지를 잘 알아 이를 악용하는 교우들이나, 돈을 미끼로 성적 노리개로 삼으려는 못된 성인남성들이 주류라는 얘기다. 따라서 인터넷·전화 등을 통한 성매매 제안자들을 범행 전 단계에서 법으로 제재할 수만 있어도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가출소녀들이 정신적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보호시설의 대거 확충과, 예방적 상담활동 등도 보다 실효성 있게 추진돼야 할 부분이다. 물론 가출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책임은 약점을 드러낸 본인에게도 있다. 그러나 책임을 묻기엔 아이들은 세상을 너무 모르고 철이 없다. 이들이 가정환경·학업문제 등의 이유로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났을 때, 사회와 법이 보호막이 돼 주지 못하면 사회도 국가도 일단의 책임을 다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가출소녀들에게 내 자식처럼 관심과 애정을 보내는 따뜻한 사회가 되는 것만큼 좋은 예방책은 없을 것 같다.
  • [서울이야기] (33) 축제 신명나게 즐기기

    [서울이야기] (33) 축제 신명나게 즐기기

    ‘참여경험 14%,1년 평균 참여횟수 0.23회, 만족도 70점.’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민의 문화욕구 및 향유실태 보고서(2002)’에서 밝힌 2001년 서울시민들의 축제 향유실태다. 시민 10명 가운데 1명이 5년에 한번 꼴로 축제에 참여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시간이 없거나(40%), 정보가 없거나(36%), 흥미로운 축제가 없기(20%)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02년 시청앞 광장을 비롯한 거리 곳곳에서 붉은 악마들의 축제가 펼쳐졌다. 바로 월드컵이다.230만명의 서울시민들이 거리에 몰려들었다. 시간이 없는 시민들은 밤 늦게라도, 정보가 없는 시민들은 입소문으로, 붉은 옷이 없는 사람들은 태극기를 온 몸에 휘감고 축제 현장으로 달려갔다. 신명나는 축제의 본질을 제대로 체험해보지 못한 시민들에게 월드컵은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축제로 가득찬 서울 월드컵에는 16강,8강,4강 진출이라는 연이은 간절한 소망(제의성)이 있었고, 축구 경기 자체의 짜릿한 즐거움 외에도 재미를 주는 응원전과 공연 등 즐길거리들(유희성)이 있었으며, 거리와 광장에서 기획되지 않은 수많은 행위들(현장성)이 있었으며, 함께 응원하고 즐기고 만들어가는 화합과 단결(대동성)이 있었다. 이러한 축제의 경험 때문이었을까. 이후 서울에서 개최되는 축제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의도벚꽃축제에는 500만명, 하이서울페스티벌에는 160만명, 세계불꽃축제에는 130만명, 동대문패션페스티벌에는 100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축제의 수도 늘어났다. 서울시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축제만 해도 2005년 현재 145개에 이르며 한해 지원예산도 210억원에 이른다. 그 가운데 전문가들이 서울대표축제, 이른바 서울형 축제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선정한 축제도 35개에 이른다. 축제 유형도 천차만별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는 종묘대제와 설렁탕의 역사를 재현하는 선농제향과 같은 역사전통형 축제가 있는가 하면, 서울의 연극계와 무용계가 하나가 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비주류 문화예술인들이 총집결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미디어와 같은 순수예술형 축제가 있다. 이 외에 1월 설날 민속축제에서 12월31일 송년축제에 이르기까지 실로 서울은 1년 내내 축제가 열리는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모 페스티부스(homo festivus)를 꿈꾸는 시민들 왜 이렇게 많은 축제들이 열리는 것일까. 시민과 지역사회, 정부, 문화예술계 모두에게 축제는 관심꺼리인 탓이다. 시민들에게 축제는 문화적 욕망을 충족하고 삶을 성찰하며 일상을 새롭게 일구는 기회가 된다. 네덜란드 역사학자 호이징하(Huizinga)는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축제라고 정의하면서 놀이하는 인간의 본성을 가리켜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 칭한 바 있다. 이를 발전시킨 미국의 신학자 하비 콕스(Harvey Cox)는 일상에서 억압되고 간과된 감정표현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기회를 축제로 정의하면서 축제하는 인간의 본능을 가리켜 호모 페스티부스(homo festivus)라 부른다. 일상의 이성적 사고와 축제의 감성적 욕망 사이를 넘나들며 경험과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는 이러한 호모 페스티부스들에 의해 문화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 만큼 축제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휴식과 카타르시스와 욕망 분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축제를 열망한다. 도시정부와 지역사회의 입장에서 축제는 장소정체성 형성과 주민통합의 계기를 부여 함과 아울러 지역 이미지의 재창출을 위한 도시 및 장소마케팅의 정책적 수단이 된다. 지역의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고 주민화합을 도모하는 한성백제문화제와 강동선사문화축제, 송파다리밟기 같은 역사전통형 축제나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청룡문화제 같은 시민화합형 축제, 지역이미지 재창출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려는 이태원지구촌축제나 산업경제형 축제들이 여기에 속한다. 문화예술인들에게 축제는 시민들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문화교류와 소통,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의 인류학적 풍속을 교류하는 세계통과의례축제, 아시아의 비주류문화예술인들에게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여성들의 삶을 공유하는 서울여성영화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축제 이렇게 즐겨라 이렇게 다양한 축제들이 서울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아직도 시민들에게 축제는 다가가기 어렵고 제대로 즐기기도 녹록치 않다. 이름만 축제일 뿐 축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벤트성 행사가 판치는 것도 문제지만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잘 몰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축제의 여섯가지 키워드, 즉 의례성, 집단성, 현장성, 유희성, 일탈성, 창조성을 이해하고 그에 걸맞게 참여하고 실천하면 된다. 우선 의례성은 축제의 소망과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16강 진출을 열렬히 기원했던 월드컵 축제, 등불을 밝히며 한해 소망과 염원을 비는 송파다리밟기처럼 자신이 일상 속에서 애절하게 기원하는 것이 있다면 축제에 참여해 온몸으로 그 희망을 빌어보자. 집단성은 축제가 비슷한 삶과 희망을 지닌 개개인이 모여 능동적, 자발적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대동제라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연인이나 친구와 혹은 가족이나 친지와 혹은 동네이웃이나 직장 동료와 축제에 참여해 보자. 현장성의 경우 축제는 열린 공간에서 개최되며 그 장소는 고유성과 역사성을 지닌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종묘대제가 종묘에서 열리고, 홍대앞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모든 축제에는 축제의 꽃이라 일컫는 거리퍼레이드가 있다. 현대판 지신밟기라 할 수 있는 퍼레이드에 참여해 축제공간의 의미도 생각해보고, 축제현장의 역사와 정서를 탐색해 보자. 유희성은 ‘축제는 즐거움과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는 한판 놀이판이다. 제기차기, 널뛰기 같은 전통민속놀이를 실컷 즐길 수 있는 남산골단오민속축제나 타악기에 온몸의 리듬을 실어 즐기는 드럼페스티벌, 화려한 조명과 불꽃의 화려함을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루미나리에와 불꽃축제, 친구에게 엽서를 쓰며 자연이 선사하는 감동을 즐기는 하늘공원억새축제에서 때론 동적으로 때론 정적으로, 때론 시각적으로 때론 청각·촉각적으로 한판 신나게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일탈성은 축제는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체험의 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에는 항상 기획되지 않은 즉흥적인 행위와 사건들이 존재한다. 모두가 잠든 심야에 홍대 클럽데이에서 테크노와 국악의 협연에 맞춰 신명나게 음악과 춤에 젖어보면 어떨까. 하이서울페스티벌의 퍼레이드에서 열린 도심을 활보하며 평소 차량으로 가득했던 공간을 맘껏 장악해 보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창조성의 경우 축제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통해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이라는 것이다. 호모 판타지아라는 말이 있듯이, 최첨단 미디어와 예술이 만나는 실험이 전개되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나 만화적 상상력으로 일상을 성찰하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처럼, 현대 도시의 삶 속에서 잉태되는 다양한 꿈과 상상력을 축제를 통해 체험하고 발산해 보자. ●축제의 문화관광상품화를 위해 축제는 우리끼리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는 관광상품이자 자원이다. 아쉽게도 아직 서울은 대표적인 관광축제로 손꼽힐만한 축제가 별로 없다. 해외의 유명 축제들처럼 축제를 관광자원화하려는 노력들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이다. 해외사례들을 통해서 축제의 관광상품화 전략을 몇가지 세워볼 수 있다. 우선 축제의 역사성을 복원해야 한다.2002년 월드컵에 버금가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즐겼던 조선시대 다리밟기나 석전(돌싸움)에서 보듯, 지금은 사라져버린 우리의 고유성, 우리만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창출해야 한다. 또한 주류페스티벌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 문화예술가들이 변두리 구석에서 자기들만의 축제를 개최한 데서 비롯한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서 보듯, 기획되지 않은 즉흥적이고 때론 일탈적인 축제의 성격을 충분히 살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축제의 콘텐츠는 쉽고 단순명료해야 한다. 테크노음악과 그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자체가 관광상품인 베를린의 러브퍼레이드처럼 백화점식 축제가 아닌 핵심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공간과 지역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6개 도시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호주의 빅데이아웃 축제나 도시를 음악장르에 따라 테마공간화한 파리의 음악축제처럼 공간패키지 기획을 통해 관광객을 유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환경과 예술, 민속을 활용해 계절별로 축제화함으로써 이벤트의 천국이라 불리고 있는 일본의 삿포로 축제에서 보듯 무엇보다 지역의 개성, 즉 지역성을 충분히 활용해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축제도시 서울을 위해 문화도시를 꿈꾸는 서울은 그 꿈이 축제가 되고 축제를 통해 그 꿈이 실현되는 진정한 축제도시를 갈망한다. 서울시는 축제유형별로 특화된 서울형 축제를 개발해 서울의 대표축제로 만드는 축제정책을 구상 중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서울불꽃축제 같은 대형축제의 정례화를 통한 축제의 서울성 확립,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고유축제 개최, 디지털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한 축제의 산업화 도모, 순수기초예술을 육성하는 순수예술축제 개최, 자치구 축제의 특성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축제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대표축제 개발과 같은 프로그램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축제 전담조직 마련 및 민·관파트너십의 구축, 전문인력 양성과 축제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축제 주체적 요소와 거리퍼레이드 지원, 공공문화시설의 축제공간화, 인프라 지원 등 축제 공간적 요소도 아울러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축제 프로그램과 주체, 공간의 삼각네트워크를 통해 서울성과 축제성을 고루 겸비한 축제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축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서울축제의 임무와 비전, 목표와 전략, 실행사업과 평가에 이르는 일련의 서울 축제지원정책 체계를 마련해, 보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으로 서울축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를 통해 축제와 일상이 결합되는 서울, 서울다운 축제와 축제다운 서울을 기대해 본다.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 신개념 ‘하류’ 열풍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 신개념 ‘하류’ 열풍

    일본에 ‘하류사회’ 열풍이 불고 있다. 소비·도시·문화연구 싱크탱크인 ‘컬처스터디스연구소’를 운영중인 미우라 아쓰시(47)가 지난 9월 ‘하류사회’라는 책을 출판하면서부터다. 책은 출간 3개월만에 65만부가 팔리는 초베스트셀러가 됐다. 책은 “하류는 단순히 소득이 낮은 하층과 다르다. 의사소통 능력, 생활능력, 일할 의욕, 배울 의욕, 소비의욕 등 총체적으로 의욕이 낮은 사람이다.30대초 남성이 주류”라고 정의했다. 소득도 올라가지 않고, 미혼 확률이 높은 ‘하류’가 일본에서 보통명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하류사회’의 저자 미우라는 책 출판 뒤 유명인사가 됐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기업들에서 마케팅 전략에 대한 강연 요청도 줄을 잇는다. 릿쿄대학에서는 26일부터 3일간 특별강연도 한다. 미우라를 도쿄도 외곽의 사무실에서 만나 하류사회 열풍에 관해 들어보았다. 일반회사와 잡지 편집장, 미쓰비시종합연구소를 거쳐 1999년부터 소비·문화·도시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하류’의 정확한 개념은. -1970년대 초반 태어난 제2베이비붐세대(최대 1400만명)가 주류다. 이들이 자랄 때는 일본이 경제대국이 되고, 총중류사회가 됐다. 당시에는 노력하지 않아도 중류가 됐다. 이들은 신분상승 욕구가 적다. 놀기를 좋아하고, 일하려는 의욕이 낮다. 경쟁에서 탈락한 반에 가까운(연구소 조사결과 이 세대 남성 48%가 ‘하’라고 대답) 수백만명이 하류를 형성하고 있다. ▶하류화 경향은 언제 시작됐나. -30년, 짧게는 20년전부터 시작됐다.400만명 정도인 프리터(아르바이트로 생활)들 다수가 하류다. 이들이 고교·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할 때 거품이 붕괴돼 취직이 어려웠고, 정사원 대열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주로 하류다. ▶하류사회는 과도기적 사회현상인가. -그럴 가능성도 있다. 제2베이비붐 세대는 소득차가 20∼30배 이상 나기도 한다. 하류들은 원래의 중류로 돌아가기 어렵게 됐다. ▶하류를 프리터, 니트족(無業者), 파라사이트족(부모에 얹혀 호화롭게 사는 젊은이), 하층계급과 구분할 수 있나. -4가지 부류에 다 포함되는 사람도 있다. 의욕과 희망을 가진 프리터도 있지만, 이들은 전형적인 하류가 아니다. 하류의 중심세력은 30대의 제2베이붐세대 남성이다. 하류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의욕의 유무다. ▶하류들은 복권을 선호하나. -복권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경향이 상류보다 강하다. 운에 좌우되는 복권과 파친코를 하류들이 선호한다. ▶‘의사소통 능력’이나 ‘의욕의 정도’에 따라 하류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그런 측면도 있다. 다만 내 이론에 아직까지 공식 반론은 없다. ▶하류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큰가. -이들은 세대인구가 많아 수험경쟁도 심했고, 진학률도 낮았다. 취직도 어려웠다. 운이 나쁜 세대다. 취직이 돼 5,6년차가 되어도 후배가 안 들어와 복사나 커피심부름을 했다. 이런 환경들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10∼20년 뒤에 부모와 하류의 자녀가 함께 파탄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하류일수록 부모의 소득이 낮다. 정사원이나 프리터는 부모학력과 수입도 높지만 실업자, 니트 등은 부모 수입도 낮다.60세 전후 부모들의 퇴직도 시작됐고, 이중파탄(부모와 하류가 함께 파산하는 것)도 시작되는 단계다. ▶하류들의 ‘37세 위기설’‘사회 불만 폭발 가능성’을 지적했는데. -하류는 32세가 가장 많은데 5년뒤가 문제다. 동료 중에 부장급으로 승진해 집도 사고, 연수입도 1000만엔이 넘는 사람들이 나온다. 반면 자신은 결혼도 못했는데 흰머리만 늘고, 직장도 없이 초라하다. 질투가 생긴다. 범죄에 빠질 수 있다. 최근 흉악범죄자(나라현 초등생 살해 등)가 37세 남·녀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류사회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 기업의 대책은. -부모는 자녀가 정사원이 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일본은 자기책임주의사회다. 국가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경제계도 자유방임주의다. 고이즈미 정부는 작은 정부를 추구한다. 따라서 복지사회가 되긴 어렵다. 실패한 젊은이들이 몇번이고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프리터노조 인정, 정사원과 유사한 연금 보장 등이 필요하다. ▶하류들도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조사결과가 있던데. -하류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 바람을 바람으로 끝내버리는 게 하류다. ▶하류를 무시하면 기업도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이 책 속에 있는데. -하류도 무시못할 소비층이다. 하류 분류는 마케팅을 위한 측면이 있다. ▶하류들은 ‘바보의 벽’,‘하류의 벽’에 막혀 ‘벽너머’에 있는 세상을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는데. -사회가 모든 걸 제공하니까 젊은이들에게서 의욕을 찾아볼 수 없다. 창조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역설적이지만 문명 발달의 영향이 크다. ▶하류들은 탈출할 기회가 막혀있나, 아니면 기회는 있는 것인가. -창업을 통해 탈출할 기회를 늘려주어야 한다. 경기가 회복되면 기회가 생긴다. 다만 하류 문제는 기본적으로 인구가 많은 제2베이비붐세대의 문제다.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하류들은 후지TV를 즐겨 보고, 자민당을 지지하며,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는데. -조사결과가 그렇다. 표본이 적지만 결과는 납득할 수 있다. 하류들이 자민당에 투표했는지 뒷받침할 조사결과는 아직 없다. 내년에 조사한다. ▶하류사회 이론을 한국사회에도 적용시킬 수 있나.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면이 많을 것이다. 미국의 영향도 많이 받고, 소자화(少子化:저출산)문제도 심각하다.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류 문제를 먼저 체험한 나라는 미국이다. 백인 젊은이중 17∼18%는 의욕부족으로 정사원이 안 된다. ▶왜 하류사회라는 책이 이 시점에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보나. -대부분의 책은 최초 구입층이 50∼60대다. 이들이 책판매의 방향을 결정한다. 하지만 하류사회는 최초 구입층이 제2베이비붐 세대였다.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생각, 절실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이한 현상이다.2주에 10만부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taein@seoul.co.kr ■ ‘하류’ 겨냥 잡지·레스토랑·호텔까지 ‘하류 마케팅’ 뜬다 |도쿄 이춘규특파원|미우라의 ‘하류사회’ 열풍이 출판시장을 넘어 학계와 산업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류사회 돌풍의 영향은 산업계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저자인 미우라가 “1억 총중류 시대가 아닌 상류·중류·하류로 분류되는 시대의 마케팅기법이 필요하다.”고 설파하자 식품회사를 중심으로 수많은 회사들이 특강을 요청하고 있다. 유명 식품회사인 닛신식품의 안도 고기 사장이 지난해 가을 기존의 대량소비사회에서 벗어나 “저소득층을 겨냥한 상품도 개발한다.”고 선언해 화제를 뿌린 것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앞서 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회장도 “일본 소비자는 미국처럼 소득에 따라 양극화되고 있다. 특정소득계층을 무시하면, 지금부터 일본기업은 고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주장이 미우라의 실증 조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이른바 ‘하류 마케팅’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출판사인 K사는 하류를 겨냥한 새로운 잡지를 내년 창간할 예정이다. 남성전문지로 주요 독자층은 ‘하류사회’다. 하류들에게 새로운 삶의 자극을 주는 방법론을 개발, 전달하겠다는 것이 잡지사측의 설명이다. 다른 하류사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하류들을 겨냥한 레스토랑과 호텔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최근 업계관계자들이 “하류대국인 일본에서 하류를 배제하면 기업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하류가 화제다. 하류사회 관련서적들도 덩달아 인기다. 도쿄가쿠게대학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의 ‘희망격차사회’나 ‘양극화일본’(가와마타 사치히로 저) ‘연수입 300만엔시대를 살아남는 경제학’(모리나카 타쿠로 저) 등이 화제다. 이 책들은 총중류사회가 무너지고 상류·하류로 양극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를 분석했다. taein@seoul.co.kr
  • [레저+α]

    ■ 여행책 (1) ‘산사에서 만든 차’ 전국 유명 사찰의 스님들이 자랑하는 산사의 차에 대해 4년간 직접 취재해 쓴 ‘산사에서 만든 차’란 책이 출간됐다. 지난 2002년 정갈한 사찰음식을 담은 ‘한국 사찰과 공양’이란 책을 출판했던 사진작가 이정애(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강사)씨는 오천년 전통의 불교문화 속에 녹아 있는 57가지 각종 제다법을 소개했다. 책에는 대흥사 녹차와 함평 끽다치 선원의 나비황차, 선암사 대선 작설차, 불갑사 돈차, 영평사 구절초차, 백련사 동백꽃차 등 대를 이어 사찰과 스님에게 전해 내려온 차만들기 비법이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담겨 있다. 특히 책에는 얼마전 열반한 법장(전 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이 열반하기 전에 써준 ‘다도로 통하는 선(仙)의 경지’라는 추천사가 실려 있다. 248쪽 분량의 책은 컬러 양장판으로 300여장의 관련 사진이 실려 있으며, 가격은 3만 3000원이다. 이 책은 내년 5월쯤 영문판이 출간될 예정이다.(02)516-8985. ■ 해외여행 (2) 항공권,AS 실시 넥스투어(www.nextour.co.kr)는 항공권 구매시 느끼는 불편이나 개선사항을 접수 받아 추첨 후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행사는 올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넥스투어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해 여행을 마친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하여 홈페이지에 구입 소감이나 상담 에피소드 등을 오는 31일까지 남기된다. 내년 1월20일 추첨해 3만·5만원 백화점 상품권과 1만·2만원 문화상품권 등을 주며, 참가자들에게는 3000원권 투어머니를 증정한다.(02) 2222-6666. ■ 국내여행 (3) 문경, 눈썰매장 개장 경북 문경시는 지난 17일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사계절 썰매장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사계절 썰매장은 폭 25m, 길이 120m 인조 잔디 슬로프에 50㎝ 이상 인공눈을 뿌려 겨울 내내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20세 이상은 8000원,20세 미만은 5000원으로 내년 3월 초순까지 운영할 예정이다.(054) 550-6390. (4) 해돋이 여행 떠나자 우리테마투어(www.wrtour.com)는 새해 첫 태양에 희망을 가득 심어 신년소망을 빌어 볼 수 있는 신년일출 상품을 선보였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무대였던 정동진과 봉평 허브나라 무박 2일 상품은 31일 밤 11시 30분 서울을 출발, 정동진에서 일출을 감상한 뒤 평창 대관령 눈꽃과 봉평허브나라를 돌아본 뒤 오는 코스다. 또 영덕 강구항에서 해돋이를 보고 백암온천에서 피로를 푸는 무박 2일 상품은 31일 밤 11시 서울을 출발, 강구항 일출을 본 뒤 영덕 대게 시장과 울진 백암온천, 영주 선비촌을 돌아보는 코스다. 두 코스 모두 점심식사와 입장료 등을 모두 포함한 참가비는 성인 5만 5000원, 어린이 4만 9000원.(02)733-0882. (5) 한겨울밤의 여름꿈 오는 12월31일 남이섬에는 이색적이고 낭만적인 송년행사 열린다. 여름나라 밴드와 수영복 패션쇼 그리고 눈 쌓인 들판의 비치 파라솔, 바캉스 퍼포먼스 등 뜨거운 겨울밤을 녹이는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린다. 뜨거운 열정이 가득한 라틴댄스, 언 손으로 따뜻한 모닥불에 쬐어가며 고구마도 구워먹고 김은식의 색소폰 연주, 퓨전 재즈밴드 ‘COZ’ 초청, 낭만 콘서트가 열리고 뷔페식 숯불바비큐, 기본주류와 음료 등이 제공되며 동토의 여름 ‘비치웨어 패션쇼’,送冬迎夏 모닥불 퍼포먼스 등이 영하의 남이섬을 따뜻하게 달군다.2005년 12월31일 저녁8시부터 2006년 1월1일 0시30분까지 행사가 진행되면 회비는 5만원(남이섬 입장료, 디너파티, 공연 등 모든 행사 포함). 문의는 (02)753-1246∼8,www.namisum.com ■ 지금 스키장에서는 (6) 시작하는 연인을 위해 무주리조트에서 크리스마스에 사랑하는 연인에게 커다란 전광판을 통해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낭만적인 프러포즈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OK.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매 시간의 정시가 되면 주인공 두 명의 사랑 고백이 전광판에 방영된다. 신청은 무주리조트 홈페이지(www.mujuresort.com)에 하면 된다. 또한 오는 1일 덕유산 정상(해발 1614m) 향적봉에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새벽 6시부터 해돋이 곤돌라를 운영한다. 곤돌라를 이용하면 곤돌라에서 내려 덕유산 정상까지 20분 정도면 새벽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듯 쉽게 오를 수 있다.(063)322-9000 (7) 산타양말 나눠주기 대명 비발디파크(www.vivaldipark.com)는 24일부터 새벽 5시까지 스키를 탈 수 있는 새벽 스키를 운영하고,24일 콘도에 입실하는 어린이 고객에게는 산타양말을 나눠주며,24∼25일 스키강사가 산타 복장으로 슬로프에서 사탕을 나눠준다. 또 24일 밤 야외무대에서는 노래자랑이 펼쳐져 무료숙박권과 리프트권 등 푸짐한 선물을 나눠준다.24일 심야 스키가 끝난 직후에는 횃불 스키 묘기와 폭죽행사가 준비돼 있다. (02)2222-7000. (8) 한화 휘닉스파크 정식 개장 한화리조트의 12번째 고품격 프리미엄 콘도인 한화 휘닉스파크(www.clubphoenixpark.co.kr)가 21일 정식 개장했다. 강원도 평창의 대형 스키리조트 단지에 위치한 한화 휘닉스파크는 지상 20층의 레드동과 지상 14층의 핑크동 등 2개동으로 최고급 인테리어를 갖춘 440실 규모의 객실을 갖췄다. 현재 겨울 성수기 객실 예약접수와 신규 회원권 분양을 실시중에 있다. (02)729-5300. ■ 호텔 & 외식 (9) 겨울철 진미 ‘굴’ 요리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실란트로(Cilantro)’는 내년 1월31일까지 굴요리 축제를 연다. 뷔페식으로 마련한 굴요리 축제는 신선한 생굴을 비롯, 생굴찜, 생굴과 크림 시금치, 생굴샐러드 등 20여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점심에는 어른 3만 5000원·어린이 2만 1000원, 저녁에는 어른 3만 7000원·어린이 2만 2200원이다. 세금 및 봉사료는 별도.(02)317-3062. (10) 천상에서 맞이하는 새해 63빌딩에서는 2006년 신년을 맞이해 ‘새해맞이 일출 이벤트’로 해발 264m의 63전망대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서울 일출 체험전’과 59층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 이벤트를 한다. 서울 일출 체험전은 새해 첫날인 1일 새벽 6시32분에 63전망대에 올라 도심 속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한해를 시작할 수 있는 자리를 갖는 소중한 기회.63전망대에서 한강을 중심으로 서서히 밝아지는 서울의 전경을 내려다보며, 한해의 소망을 기원할 수 있다. 또한 63빌딩 59층에 위치한 양식당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는 오는 1일 레스토랑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조식 뷔페를 제공하는 패키지형 상품 ‘워킹온더선’을 선보인다.(02)789-5663,www.63.co.kr (11) 저녁 7시 눈이 내리면 공짜 NH프랜차이즈㈜에서 운영하는 돼지고기 전문점 ‘돼지사냥’ 신정점은 21∼24일 저녁 7시를 기준으로 눈이 내리면 신메뉴 ‘돼지사냥모둠’ 2인분을 공짜로 제공한다.100% 국내산 저온고급 냉장육으로 꽃살, 항정살, 부채살 등 돼지 한마리에서 나오는 2㎏에 해당하는 최고급 부위다.www.donnawara.com ■ 패션 & 뷰티 (12) 좋은사람들, 진캐주얼 브랜드 론칭 패션내의 전문업체 좋은사람들이 진캐주얼 업체 ‘터크 컴퍼니’를 설립하고,‘터그 진(Tug Jean)’을 론칭했다.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2530세대를 남녀를 대상으로 한 데님 라인으로, 재킷 셔츠 스커트 바지를 비롯해 이너웨어와 액세서리까지 토털코디네이션 브랜드다. 데님 바지는 9만∼16만원선, 재킷은 12만∼18만원선, 티셔츠 3만∼10만원선이다.2006년 2월부터 세계적인 모델 지젤 번천을 모델로 기용하고, 봄·여름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13) 바비인형, 구호를 입다 제일모직 구호는 예술의 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바비 스토리, 서울’ 전시회에 내년 봄·여름 신제품 의상 15점을 선보였다. 이를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구호 전국 매장에서 ‘구호 with 바비 이벤트’를 열고, 기간중 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 500명을 선착순으로 바비 전시회 티켓 2매를 증정하며,200만원 이상 구매 고객 150명에게는 바비 인형 1개를 증정할 계획이다. (14) 명동으로 떠나는 허브 여행 태평양 이니스프리는 서울 명동에 ‘이니스프리 허브 스테이션’을 열었다. 자연주의 화장품 이니스프리의 기존 제품과 함께 다양한 유러피안 허브 코스메틱을 만날 수 있다. 프로방스 출신의 화가가 그린 허브 일러스트를 담은 예술작품 같은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 오픈 기념으로 내년 1월15일까지 모든 구매 고객에게 예쁜 ‘라벤더 교통카드집’을 준다. 구매 가격에 따라 1만원 이상이면 라벤더 머그컵을,2만원 이상 구매하면 라벤더 디카 케이스를,3만원 이상이면 라벤더 무릎담요를 준다.080-023-5454. (15) 건강한 겨울철 피부 축제 뉴트로지나는 23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보광 휘닉스 파크에서 대규모 고객 사은행사를 진행한다. 이글루 모양으로 특별히 제작된 부스에서 스키메이크업, 핸드마사지, 온음료 서비스 등 다양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 눈 던지기 게임과, 퀴즈프로그램을 통해 경품도 준다. 또 홈페이지(www.neutrogena.co.kr) 이벤트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리프트권을 무료로 준다. 080-023-1414.
  • [20&30] 젊은 CEO들 성공 노하우 “땀을 믿어라”

    [20&30] 젊은 CEO들 성공 노하우 “땀을 믿어라”

    20대와 30대 최고경영자(CEO)로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무서운 아이들’. 아직 애송이일지도 모를 4명의 젊은 CEO들은 ‘젊음’이 최대 무기라고 말한다.40·50대가 주류인 CEO 사회에서 약진하는 그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국내 첫 스포츠 마케팅의 시대를 연 스포티즌 심찬구(35) 사장, 삼순이 열풍을 타고 성장세를 이룬 제과업체의 여장부 아루베이커리 김원선(32·여) 사장, 사장만 돈 버는 회사는 미래가 없다는 뚝심의 소유자 꼬지필 장정윤(27·여) 사장,100여명의 직원과 구슬땀을 흘리는 에듀플렉스 고승재(29) 사장이 그들이다. 그들이 말하는 자신만의 인생과 경영 노하우, 병술년 새해의 희망과 젊은 CEO로서 느끼는 우리 기업 문화를 소개한다. ■ 스포츠 마케팅 첫도입 ‘스포티즌’ 국내에 스포츠 마케팅을 처음으로 도입해 전문업체로 급성장한 ㈜스포티즌의 30대 CEO 심찬구(35) 대표이사.2000년 설립한 그의 회사는 연 매출액이 50억원에 이른다. 스포티즌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과 용평리조트, 대구시 축구인프라 컨설팅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포츠광이었던 심씨는 국내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뒤 해외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그의 새해 화두는 ‘외(外)’. 선수 매니지먼트부터 스포츠시설 컨설팅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본격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게 내년의 목표다. 심씨는 “사회와 인류에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20·30대 세대에게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자기가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제공할 수 있는가를 항상 자문하라.”고 강조한다.30대 사장과 20,30대 직원들이 거침없이 토론하되 형식적인 보고서는 아예 쓰지 말라는 회사 분위기도 그가 만들어냈다. 대신 사장의 권한과 의사결정을 직원들에게 대폭 위임했다. 심씨의 인생 노하우 첫번째는 ‘사람 지향’이다. 직원과 소비자, 사업 파트너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내가 남들한테 도움을 받으려면 내가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 두번째가 ‘현장 지향’이다. 사무실에 종일 앉아 있어 봐야 결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젊은 CEO의 힘과 역동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세번째 노하우는 ‘건강’이다. 농구, 축구, 골프, 스키 등 거의 모든 운동을 즐긴다. 사회의 불필요한 ‘관행’은 젊은 CEO에게는 큰 도전이다. 스포츠에 스폰서하는 것을 로비나 브로커로 인식하는 문화도 늘 맞서 싸우는 부분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도 어느새 사람과 배경이 끼어드는 일이 많다. “돈이 필요없는 것처럼 일하고 한번도 상처받아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라. 아무도 듣지 않을 때처럼 노래하라. 지구가 마치 천국인 것처럼 살아가라.”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좌우명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삼순이 바람탄 ‘아루 베이커리’ 케이크하우스 아루(Aroo) 베이커리는 올해 제과제빵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김원선(32·여) 사장이 있다. 아루는 올해 문을 연 동부이촌점을 비롯해 직영점 4개, 가맹점 5개를 갖고 있다. 외형만큼이나 매출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김씨는 “매장도 많이 열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인기로 파티셰로서 언론의 관심도 많이 받은 해였다.”고 올 한 해를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 노하우로 한 우물파기를 제시했다.“한 우물만 파면 진짜 그 사람이 최고는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는 이를 수 있습니다.” 그는 트렌디사업의 속성상 아이디어가 생명이라고 했다. 항상 긴장을 유지하며 때마다 신상품을 개발하고 인테리어를 꾸미는 등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너무 위를 바라보지도 말고 너무 조급증을 가져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 하되 절대로 그 말에 혹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개성을 잃고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실패한 사람들을 많이 봐 왔거든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보석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던 김씨는 작고 허름한 케이크숍에서 본 조각케이크의 매력에 반했다. 곧바로 양과자로 유명한 도쿄제과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에 돌아와 신라호텔 베이커리부에서 7개월 가량 일한 뒤 2000년 명동에 ‘아루(Aroo)’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냈다. 호텔에서 경력을 더 쌓고 나서 가게를 열려고 했지만 집안에서 기왕 할 것 일찍 시작하라고 조언을 했다. 케이크를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어느 업종보다 섬세한 사람관리가 중요하다. 한번은 직원들이 안 나와 혼자서 수많은 케이크를 밤이 새도록 만든 적도 있었다. 사업은 뼈를 깎는 고통이란 것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있다. 그는 내년에 제과·제빵학교 설립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같은 길을 택하려는 ‘후배’들에게 체계적으로 자기 머릿속에 있는 보따리를 풀어낼 기회를 갖고 싶어서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올 48억 매출 가맹점 ‘꼬지필’ 대학 1학년 때 300만원으로 시작한 노점상을 전국 83개 가맹점의 외식 업체로 키운 주인공. 닭꼬치 전문점인 ㈜꼬지필(CFO)의 사장 장정윤(27·여)씨이다. 자기 이름으로 책이 나오고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20대 CEO인 그녀가 올해 기록한 매출액은 48억원에 이른다. 그녀에게 2005년은 결실과 수확의 기쁨을 맛본 한 해였다.2003년 11월 서울 대학로에 직영점을 설립한 뒤 올해에만 40여개의 신규 가맹점을 더 세웠다. 스스로 ‘공주병 환자’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그녀. 인생 노하우도 이 말 속에 들어 있다. 장씨가 말하는 첫번째는 ‘자아도취에 빠져라’.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것. 노점상을 하던 어려운 시절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비법이었다. 장씨는 “장정윤 너는 대단한 사람이야. 너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라는 자기암시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서울에 진출해 첫 직영매점을 열던 바로 그날 조류독감이 터졌다.4개월 동안 적자에 허덕였다. 사채나 카드를 다 끌어써도 적자를 메우기 힘들던 상황. 그 시련을 이겨낸 유일한 힘은 끊임없는 ‘자아도취’였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 때문에 힘든 고비마다 문제를 즐기고 해결하면서 희열과 성취감을 느낀다. 둘째는 ‘돈을 아주 많이 사랑하라’다. 그녀에게 돈은 신성하다.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존재다. 그래서 돈은 자기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돈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거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건 사업가가 아니다. 직원 40명을 거느린 CEO지만 그녀의 월급은 기대 밖이다. 한달 260만원. 자기 수입보다 회사의 성장에 더 힘쓴 탓이다. 수입 대부분은 직원들을 위해 쓰고 회사에서 마련한 사택에 직원들과 합숙한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단계에 내 통장에만 돈이 쌓인다면 회사의 미래는 뻔한 거죠.” 27세 ‘공주병 환자’의 내년 목표는 매출액 100억원 달성.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년만에 31곳 ‘에듀플렉스’ 2년 전 친구·후배 등 4명과 함께 교육복합공간 ㈜에듀플렉스를 차린 고승재(29) 대표이사. 학생들에게 동기부여, 목표수립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에듀플렉스는 현재 직영점 3곳, 프랜차이즈 31곳을 두고 있을 만큼 급성장했다. 고씨는 내년을 새로운 도전의 해로 설정했다. 그는 “모든 사업이 그렇듯 교육사업도 소비자인 학부모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곧바로 도태된다.”면서 “양적·질적 성장을 계속해 나가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어떤 고민이 닥치더라도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생각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지요. 고민을 계속 쌓아놓고만 있었다가는 결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게 되니까요.” 그는 직원이나 후배들에게 내가 소망하는 것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자기최면’을 걸라고 주문한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닥치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만 시련이 성취의 아름다운 과정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 리더십을 ‘자기수행’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CEO 스스로 수양이 돼 있지 않으면 직원들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모습으로 회사를 키우기까지 적잖은 시련이 있었다. 사업을 준비하던 때, 높은 보수를 받는 국제적 컨설팅업체의 직원으로 일하다 갑자기 교육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고씨 자신이 부모들의 엄청난 반대에 직면했다. 월급을 30만원만 주면서 번듯한 직장을 가진 자식들을 데려 가겠다니 친구와 후배의 부모들은 또 오죽했을까. 한번은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하는데 중간에 모두 떠나고 단 한명의 어머니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적도 있었다. 고씨는 “정부정책으로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기업하는 데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소망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더 이상 에듀플렉스를 찾을 필요가 없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조작’ 검증은 언론의 의무다/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지난주는 ‘조작’ 따라잡기의 한 주였다.12일(월)자 2면에 보도된 ‘연세대와 광운대 교수의 연구비 조작(횡령)사건을 필두로,16일(금)자 1면 머리기사 ‘황우석 줄기세포는 없다’에 이어 17일(토)자 7면,‘김기설씨 유서 대필아닌 본인 필체’로 지난 일주일 지면을 마무리했다. 줄기세포 문제와 유서대필 사건은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필자도 고민 끝에 책 한 권을 찾아들었다.‘저널리즘의 기본요소’라는 책이다. 언론의 사명 가운데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는 ‘진실추구’라는 구절에서 위안을 얻었다. 객관성은 난도질되어 왔고 균형성과 공정성도 너무나 막연하다는 결론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 받은 14년 전 ‘유서대필사건’에 대해서 진실이 아닐 것이라고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과 경찰의 조작사건이라는 게 재야단체만의 생각이었을까? 대법원의 확정판결도 진실이 아닐 수 있다고 공론화한 것이다. 이제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는 작업은 언론의 탐사보도 몫으로 남겨졌을지도 모른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문제 역시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과학적 업적의 진실여부를 떠나 이번 사안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우리 언론이 버려야 할 보도관행들이 응축해서 드러나고 있다. 먼저 맹목적 국수주의다.‘국익을 초월한 언론을 생각할 수 있느냐.’ 하는 해묵은 딜레마다. 언론인들을 설득할 만한 보편적 기준도 없다. 이런 기준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2003년 3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폭스뉴스를 중심으로 미국의 보수적인 방송사들은 국수주의를 부추겼다. 폭스는 CNN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최고의 시청률을 확보했다. 광고주의 눈치를 살피는 미국 상업방송의 특성상 다른 방송들도 폭스의 ‘멸사봉공’ 보도태도를 추종했다. 그러나 부도덕한 전쟁명분을 따져 보도했던 영국 BBC 시청률이 미국동부의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대폭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6일자 국제면 머리기사로 부시가 이라크전에 대한 오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이 국익은 대변했지만 진실보도에는 눈을 감은 사례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지만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는 이미 국내용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제적 기준에 맞는 윤리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논문의 과학적 오류 가능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 개방된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은 네티즌 반응에 기자까지 흥분하는 사례다.5일자 2면에 ‘네티즌 “PD수첩팀 구속수사하라”’며 네티즌의 반응을 기사화했다. 네티즌 ID를 인용했지만, 취재원의 권위나 전문성을 알 수 없어 익명의 취재원이나 다름없다. 어느 때부터인가 네티즌의 ID를 실명으로 착각해 보도하는 그릇된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2일 한국을 방문한 인디애나대학의 브래들리 햄 저널리즘스쿨 학장은 “네티즌의 여론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주류를 이뤄 진정한 공론장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독일의 여성언론학자 노엘레 노이만은 1974년 침묵의 나선형 모델이라는 언론효과이론을 발표했다. 인간은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 스스로 고립되는 것을 싫어한다. 자신의 의견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대세가 아니라면 침묵해 버린다. 황우석 교수 신화의 많은 부분은 언론이 창출했다. 그 신화의 진실에 도전하려했던 소수의견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언론은 이런 소수의견이 살아 숨쉬도록 해줘야한다. 치열한 논란을 거치다 보면 ‘조작’보다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것이 자유주의 언론관의 철학적 배경이다. 서울신문이 일부 언론처럼 이번 사건을 ‘진보와 보수’ ‘정부로의 책임전가’ 같은 보도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 [줄기세포 ‘진실게임’] “가능합니까” 黃 해명이 낳은 의혹들

    [줄기세포 ‘진실게임’] “가능합니까” 黃 해명이 낳은 의혹들

    지난 16일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젊은 생명과학자들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각종 의문점들을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쏟아내고 있다.“황 교수의 해명에는 과학이 존재하지 않으며 과학적 상식조차 뛰어넘는 반과학적 주장”이라는 식의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젊은 과학자들은 18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공개검증 방식을 요구하는 한편 정명희 위원장의 e메일 주소도 공개, 서면 질의서를 보낼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의 생각을 중심으로 ‘5대 의혹’을 짚어봤다. (1) 스톡은 왜 없었나 황 교수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올 1월9일 본관과 가건물 실험실에서 동시에 발생한 오염사고로 6개의 맞춤형 줄기세포주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가장 기초적인 실험규칙을 무시한 것으로 난센스라는 지적이다. 세포를 배양하면 4∼5일마다 영양분인 배지를 갈아준다. 한차례 배지(배양 그릇)를 교체하는 것을 1계대(1패시지)라고 한다. 줄기세포주를 구축하면 2∼3계대 과정에서 ‘스톡’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스톡은 오염에 대비해 냉동보관하는 일종의 사본이다. 오염 등 비상사태에 스톡을 꺼내 녹여 쓰면 되기 때문에 세포주가 하나도 안 남는 것은 좀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황 교수는 논문에서 40패시지(약 200일 소요)를 거쳤다고 밝혔다. 오염과 정전사고가 동시에 발생해도 냉동보관된 스톡마저 한꺼번에 훼손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2) DNA지문 자체 조작 가능성은 인간은 각자 고유한 DNA지문이 있다. 한 환자의 체세포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면 DNA지문이 같아야 한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첫 계대배양 때부터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주와 바뀐 듯하다.”고 밝혔다. 그럴 경우 DNA지문을 확인한 시기가 모순으로 남게 된다. 황 교수는 “충남 홍성농장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중 2,3번 셀라인의 DNA지문이 환자와 일치한다는 연구원의 전화를 받고 기뻐했다.”고 말했다. 만약 첫 계대배양에서 미즈메디 세포주와 바꿔치기가 됐다면 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 자체가 나올 수 없다. 올 3월15일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하기 전, 줄기세포와 체세포의 DNA지문 검사를 실시해 일치되는 것을 확인했다는 황 교수 자신의 진술도 스스로 뒤집는 말이다. (3) 단 66일만에 논문 제출 가능한가 황 교수는 올 1월9일 오염사고 발생 이후 6개의 줄기세포를 추가로 수립,3월15일 사이언스에 논문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작업이 66일만에 가능한가에 의혹이 제기된다. 황 교수팀이 밝힌 일정대로라면 ▲핵치환 난자의 배양·분화 ▲실험용 쥐를 통한 테라토마 추출 ▲염색 및 사진촬영 등에 통상 소요되는 시간을 3분의1로 줄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면 젊은 과학자들은 ▲줄기세포주 6개 수립에 최소 3개월 ▲줄기세포의 분화능력을 확인하는 테라토마 실험에 최소 2개월(통상 4개월) ▲테라토마 조직과 줄기세포 DNA를 사진으로 찍는 스테이닝에 1개월 등을 주장한다. 오염사고 이후 불과 2개월만에 논문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또 결과적으로 6개의 추가 배양에 성공했는데 왜 이 사진을 안 찍고 2,3번 셀을 이용해 11개로 부풀렸는지도 이해 안 되는 대목이다. (4) 단기간에 난자수급 어떻게 황 교수는 185개의 난자에서 11개의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수립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난자 17개당 1개꼴. 황 교수가 오염사고 등 이후 구축했다고 주장한 줄기세포주는 9개였다. 논문대로라면 적어도 150개의 신선한 난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황 교수측이 밝힌 재구축기간(1월9일∼3월15일)은 올 1월 생명윤리기본법 발효 이후다. 짧은 기간동안 이렇게 많은 난자를 구하기는 극히 어려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5) 겨울철 곰팡이 포자로 오염이 가능할까 개사육장에서 날아온 곰팡이 포자로 오염사고가 일어났다는 것도 석연치 않다. 올 1월 서울의 평균기온은 영하 2.7도에 상대습도는 52%였다. 곰팡이류는 온난다습한 환경에서 성장한다. 최적온도가 30도 정도다. 저온에서 활동하는 곰팡이도 있지만 포자가 날아들 정도의 날씨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구원마다 출입 때 에어샤워를 하고 박테리아·곰팡이 방지 등 국내 최고의 클린룸을 갖춘 황 교수팀 실험실에서 한겨울에 날아든 곰팡이 포자로 ‘재앙’이 일어났다는 것은 언뜻 납득하기 어렵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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