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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 인맥 열전] (10) 재정경제부 (3)·끝

    [공직 인맥 열전] (10) 재정경제부 (3)·끝

    재정경제부 세제실과 금융정책국, 국제금융국, 국고국 등은 옛 재무부의 맥을 잇는 부서다. 특히 세제실은 그 역할과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세졌다. 참여정부 들어 세제가 정책 전면에 등장, 부동산과 복지정책 등을 주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결과다. 국제금융국도 글로벌 경제의 동조화 현상에 맞춰 중요성이 커졌다. 반면 금융정책국은 감독기능을 금융감독위원회에 넘기면서 시장 영향력이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시장은 재무부 이재국을 거친 금융정책국의 ‘맨파워’를 아직도 의식하고 있다. 김도형 조세정책국장은 세제실과 국세심판원, 국세청 등 ‘3대 조세당국’에서 국장을 지냈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이 세제실장과 국세심판원장, 국세청장을 유일하게 거친 것과 비교된다. 사무관 시절에는 증권국 증권정책과에서도 일했다. 국세청 법무심사국장으로 있으면서 ‘과세품질’ 개념을 도입했다. ●금융정책국은 영향력 다소 줄어 윤영선 조세기획심의관과 주영섭 근로장려세제(EITC)기획단 부단장, 백운찬 부동산실무기획단 부단장은 모두 세제실에서 잔뼈가 굵었다. 현 직책은 약간 비켜서 있지만 실력만큼은 자타가 공인한다. 윤 심의관은 세제국 사무관만 14년 일했으며 조세지출과장과 소비세제과장을 지냈다. 중장기 조세개혁을 주도하기도 했다. 성품이 온화하다. 주 부단장은 국세청(8년)에서 실무를 익힌 뒤 소득세제·소비세제·조세정책과장 등 요직을 거쳐 국세심판원에서 2년간 근무했다. 남궁훈 생보협회 회장을 과장, 국장, 실장 등으로 모셨다. 백 부단장은 소득세제·조세정책과장을 지냈다. 김진표, 남궁훈, 정덕구 전 세제실장과 위스콘신주립대 동문이다. 현금영수증제와 EITC 도입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김교식 재산소비세제국장은 사무관 시절 관세청과 이재국에서 일했다. 외환위기 당시 공보과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는 홍보관리관을 맡아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인관계가 뛰어나다. 장근호 관세국장은 첫 민간인 출신의 재경부 국장으로 유명하다. 홍익대 교수이다. 임승태 금정국장은 일처리가 깔끔한 것으로 정평이 났다. 동북아 금융허브의 골격을 완성했으며 세계은행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선친이 임기호 전 서울고법원장이다. 청와대 경제수석·경제정책수석 행정관을 지냈다. 조인강 금융정책심의관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이면서도 뉴욕 재경관을 마치고 금정국으로 입성했다. 정책판단이 빠르고 대외업무에 밝아 권오규 부총리의 신임이 두텁다. 김광수 공자위 사무국장은 이재국 금융정책과에서만 6년 가까이 근무했다. 재경부 내에서 금정과 근속기간만으로 김태현 장관실 비서관에 이어 두번째다. 당시 금정과장으로 정건용, 유지창, 신동규, 김규복, 진영욱씨 등을 모셨다. 김석동 1차관과는 이재국 시절에 이어 금감위에서도 함께 일했다. 신제윤 국제금융국장은 금융정책과장과 국제금융과장을 역임했다. 금정국과 국제금융국 주무과장을 모두 지낸 것은 진영욱 한화손해보험 부회장 이후 처음이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을 은행과장과 국제금융국장으로 모셨다. 최종구 국제금융심의관은 2002년 북핵위기가 터졌을 때 국제금융과장으로 당시 권오규 경제수석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모시고 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을 찾아 대외신인도를 지켜낸 공로가 크다. 김용덕·신동규·권태신씨 등을 모셨다. 강계두 국고국장은 기획예산처 행정재정기획단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일반직 고위공무원단의 부처교환 사례로 재경부에 왔다.98년 기획예산위원회로 분가한 지 8년만의 귀환이다. 추진력과 포용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강형욱 금융정책심의관은 국제금융과에서 잔뼈가 굵은 국제금융통. 서기관 시절 임창열 차관보와 함께 한·중 금융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중국 인민은행과 재경부의 정례협의회를 출범시켰다. 관세협력과장으로 있으면서 한·칠레 FTA 시동을 걸었다. ●과장급 서울대 출신 82학번이 주류 과장급에선 서울대 출신의 82학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유광열 혁신인사기획관을 비롯해 세제실의 안택순 소득세제과장·최영록 재산세제과장·진승호 부가가치세제과장, 경제정책국의 김철주 종합정책과장, 금정국의 최상목 금융정책과장·박영춘 보험제도과장, 국제금융국의 문홍성 외화자금과장·송인창 외환제도혁신팀장, 경제협력국의 이동재 통상조정과장 등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석유 지정학이 파혜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

    미국의 엑손, 모빌, 셰브런, 텍사코, 걸프와 영국계 브리티시석유, 로열더치셸은 이른바 ‘세븐 시스터스’로 불리는 7대 석유 메이저 기업이다. 이들은 1928년 스코틀랜드의 아크너리에서 제3세계 석유자원을 나누어 갖는 이른바 ‘현상유지 협정’을 맺는다. 이후 7개 석유 메이저는 전 세계 석유의 채굴과 정유, 판매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행사한다. 두 나라의 석유 재벌이 세계 석유 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른 것인데, 배후에 두 나라 정부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 은밀한 카르텔은 지배력을 깨뜨리려는 위협에는 가차없이 응징을 가하는데 이르렀다. ●석유자주화 앞선 伊 마테이 의문의 죽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는 석유 메이저들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느라 달러 보유고가 고갈되어 가는 것이 고민이었다.1945년 국영 석유회사의 책임자로 임명된 엔리코 마테이는 자생적 에너지 자원을 만드는데 착수했다. 마테이는 적극적으로 탐사에 나서 석유 매장지와 가스전을 잇따라 찾아냈다. 천연가스를 산업도시인 밀라노와 토리노의 산업도시로 운반하고자 4000㎞에 이르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한편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어 낮은 가격에 석유를 공급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석유 메이저들에 마테이가 본격적으로 ‘용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은 1957년이다. 마테이가 석유 메이저들이 아직 ‘배분’하지 않은 이란 지역의 2만 3000㎢를 시추하고 개발할 수 있는 25년 동안의 독점권을 갖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정부도 석유 메이저들과 같은 생각이었는데, 그냥 놔둔다면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 석유 질서’를 완전히 뒤엎을 판이었기 때문이다. 마테이는 1958년에는 소련과 원유를 구매하는 협정을 맺는다. 대금은 현금이 아니라 송유관을 인도하는 형식의 현물로 지불하기로 했다. 소련은 볼가-우랄산맥에서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로 이어지는 거대한 송유관망을 건설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막대한 물량의 소련 석유가 동유럽을 거쳐 서유럽으로 공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1962년 9월 마테이가 건설한 제철소가 소련의 송유관 공사에 투입할 대구경 파이프를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불과 한달이 지난 10월27일, 마테이의 전용비행기는 시칠리아를 이륙하여 밀라노로 가던 도중 공중에서 폭발하고 만다. 한창 정력적으로 일하던 56세의 마테이를 포함한 세 사람의 탑승자가 모두 사망한 것이다. 당시 로마에 주재하던 미 중앙정보국(CIA) 책임자 토머스 카라메신스는 그 직후 조용히 로마를 떠났다. 미국 정부는 ‘마테이 암살’과 관련한 카라메신스의 보고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국가 안보에 관한 사안’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20세기 전쟁들 석유에서 비롯됐다 ‘석유 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윌리엄 엥달 지음, 서미석 옮김, 길 펴냄)은 20세기 역사를 ‘석유의 눈’으로 본다.‘영국과 미국의 세계 지배체제와 그 메커니즘’이라는 부제가 일러 주듯 미국과 영국이 지난 100년 동안 ‘석유 패권’를 통하여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지 설명한다. 지은이는 30년 동안 석유 지정학을 집요하게 연구한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비주류 경제학자. 그는 20세기에 빚어진 숱한 전쟁들, 예를 들어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최근의 이라크전쟁은 물론 코소보 사태, 아프리카 내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전쟁이 모두 석유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언한다. 지은이는 석유 메이저들이 장악한 유전들이 바닥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자, 워싱턴과 석유 메이저들은 자신들의 요구에 따른다고는 해도 산유국 정권들에 한가롭게 의존만 할 수는 없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들의 계획은 세계 석유 자산을 직접 통제하는 것이고, 그들은 그것을 ‘중동지역 민주주의의 촉진’이라고 부르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은이가 바라 보는 이라크 전쟁의 실체이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 큰 정치가 아쉽다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 큰 정치가 아쉽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세번째 대선 출마로 대선 정국이 혼미한 요즘, 이런 가정을 해봤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핵심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전격 사퇴시키고 당과 관련된 모든 일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일임하겠다고 선언한다. 박 전 대표는 이것과 상관없이 경선 승복 문화를 창출한 당사자답게 정권 교체를 위해 무조건 이 후보를 돕겠다고 밝힌다. 또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민주당의 이인제·창조한국당의 문국현·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차기 정권은 제 정파간의 연정임을 선언한다. 이렇게 되려면 누구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먼저 손해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게 통 큰 정치다. 하지만 지금의 대선주자나 정치지도자 중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기꺼이 할 사람이 없어 보인다.2보 전진이 분명히 보이는데도 말이다. 지난번 칼럼에서 이명박 후보의 포용력 부족을 지적했었다. 이재오 최고위원 거취에 대한 고민이 길어질수록 그에겐 손해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지, 당권을 움켜쥐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가 대선에서 실패하면 정계 은퇴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후보는 잘나갈 때 좀 더 세심하게 주변을 살폈어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자당 후보 시절 직계인 민주계만으로는 도저히 힘에 부치자 최대 계파인 민정계 출신들로 신민주계를 만든 전례를 따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 후보와 이 후보 진영은 대세론에 도취했다. 시간만 가면 대권을 수중에 넣는 것으로 착각했다. 박 전 대표측을 똘똘 뭉치게 만든 것도, 이 전 총재가 대권 삼수(三修)에 나서는 것도 이 후보 진영이 원인 제공을 했다. 개혁은 최소한 같은 당 식구들이라도 보조를 맞춰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대통령후보를 빼곤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편으로 이 후보 진영의 승자 독식주의로 박 전 대표가 느꼈을 허탈감과 배신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주류에서 비주류로 내려앉은 것도 억울한데 공천 탈락까지 걱정해야 하니, 누군들 격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박 전 대표가 이명박-이회창 지지율 즐기기 게임을 접고,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선수를 친다면…. 이 후보는 허를 찔리게 될 것이다. 집에 불이 크게 났다고 하자. 일단 불부터 끄고 방 몇칸을 내줄 것인지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한다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을 게다. 박 전 대표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지고 그의 주가 역시 치솟을 것이다. 당권 장악과 공천권 확보는 물론 차기 대통령후보 역시 따 놓은 당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그럴 경우 우리는 그쪽 요구를 다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데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는 이해득실만 따지며 주판알 튕기기에만 열중이다. 통 큰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점차 실망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여권은 어떤가. 보수진영의 분열로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도 후보 단일화는 아직 불투명하다. 연대론으로 무게중심이 이동 중이지만, 누가 주(主)가 되느냐는 문제로 여전히 티격태격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깔려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거창한 이념과 논리를 실천할 행동은 찾을 길이 없다. 정파적 이해만 득실하다. 통 큰 정치는 아직도 연목구어(緣木求魚)인가. jthan@seoul.co.kr
  • “술도 저축하세요” 대만서 ‘酒 은행’ 오픈

    “이젠 술도 저축하세요.” 오래 두고 마시는 술은 맛은 깊어지지만 술의 재료에 따라 보관상 주의해야 하거나 따로 보관할 공간이 없어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다면 술도 돈처럼 안전하게 은행에 저축해 놓고 필요할 때 마다 꺼내 마실수는 없을까? 최근 타이완에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술 은행’이 생겨 애주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타이완 자이(嘉義)현에서는 타이완담배주류회사(臺灣煙酒公司)의 술 은행 1호점 개업식이 열렸다. 이 술 은행에서 고객들은 일반 은행처럼 계좌를 개설한 후 술을 맡길 수 있으며 보관 중에는 언제든지 찾아서 이용할 수 있다. 또 고객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언제든지 술 은행에 저장되어 있는 자신의 술을 관찰할 수 있다. 타이완담배주류회사 차이무린(蔡木霖)이사장은 “술 은행은 술을 오랫동안 숙성 시킬수록 맛이 좋아지는 원리에 착안해 만들어졌다.”며 “고객이 깨끗하고 향기로운 맛의 고주(古酒·오래된 술)를 편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또 “술의 종류에 맞는 온도와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관리해 최고의 술 맛을 보장한다.”며 “술을 저장해 두는 햇수가 늘어 맛이 성숙해질수록 고객은 마치 은행의 잔고가 늘어가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Let’s Go] 지리산 피아골

    [Let’s Go] 지리산 피아골

    온 산하가 붉고 노랗게 타들어 간다. 불이라도 난 듯하다. 가을이 끝자락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남하를 거듭하던 화신(火神)이 지리산과 내장산 등 남녘의 산들에 한바탕 화공을 펼칠 기세다. 형형색색의 ‘불길’은 이번주 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남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은 그 불길의 중심. 단풍 빛깔이 예년보다 덜하다는 설악산 등 중부 이북의 산들에 비해 지리산 등 남녘의 산들은 외려 예년보다 곱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바쁜 일상이지만, 일년에 단 한 차례 열리는 색의 성찬에 참여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단풍들의 축제가 끝나기 전 신발끈을 동여 맬 일이다. 그런가 하면 산동면 산수유 마을에서는 빨갛게 여문 산수유 열매가 절정이다. 농가 담장에 기댄 산수유 나무마다 핏물 고인 모기 배처럼 빨갛게 영근 열매가 가득하다. # 오색으로 물든 지리산 피아골 피아골 단풍은 사실 핏빛으로 표현될 만큼 붉은 빛 일색이 아니다. 피아골이란 이름에서 근현대사의 아픔을 읽어내고는 핏빛으로 물든 단풍을 연상하지만, 참나무 등 활엽수가 많은 탓에 주황색이 주류를 이룬다. 보는 이에 따라 견해차가 있겠지만, 강렬한 원색으로 가득 찬 단풍터널 못지 않게 다양한 색감의 단풍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에서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피아골 단풍을 주황·빨강·노랑·초록·하늘 색 등이 어우러져 있다 해서 흔히 ‘오색 단풍’이라 부른다. 구례군청 오영호(56)산림계장은 “참나무 등이 만들어 내는 주황, 단풍나무와 가문비나무 등의 빨강, 은행나무 등의 노랑, 전나무·주목 등 상록수의 초록, 그리고 가을 하늘의 파랑 등 다섯 가지 빛깔이 잘 어우러져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오 계장은 또 “단풍은 들기 전의 기상상황에 따라 빛깔이 달라지는데, 피아골의 경우 초가을에 강우량이 풍부했고, 갑자기 추위가 몰아 닥치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가 없었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곱게 물들었다.”고 덧붙였다. # 산홍(山紅), 수홍(水紅), 그리고 인홍(人紅) 피아골 단풍산행은 연곡사에서 지리산 주 능선으로 향하는 40여리 코스가 많이 알려져 있다. 특히 직전마을에서 연주담, 통일소, 삼홍소까지 이르는 1시간 구간을 으뜸으로 친다. 절집마당과 부도탑 주변의 커다란 단풍나무들이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연곡사를 지나면 곧바로 직전마을. 본격적인 단풍산행은 이곳부터 시작된다. 산은 멀리서 바라봐야 제 맛이라던가. 울긋불긋 곱게 단장한 지리산 능선을 일별한 다음, 곧바로 단풍의 바다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구불구불 산길을 한 굽이 돌아설 때마다 비경이 눈앞에 성큼 다가선다. 옥수(玉水)처럼 깨끗한 계곡물이 바위에 부딪히며 토해내는 흰 포말 사이로 붉고 노란 단풍잎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영양분이 풍족한 지역에 자리잡은 단풍나무는 아직도 먹거리가 풍족한 탓인지 여전히 도도한 초록으로 살랑댄다. 단풍이란 더 이상 못살겠다는 나뭇잎들의 절규. 삶의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식생들의 모습에서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끼니 산행치고는 참 가학적이란 느낌도 없지 않다. 피아골 단풍 산행은 삼홍소(三紅沼)에서 절정에 달한다. 조선시대 유학자 조식이 ‘지리산이 붉게 불타니 산홍(山紅), 단풍이 비친 맑은 소(沼)가 붉으니 수홍(水紅), 사람도 붉게 물드니 인홍(人紅)’이라 노래한 바로 그곳. 피아골의 모든 색이 다 모인 듯, 소(沼)에 잠긴 붉은색, 노란색의 단풍들이 명불허전의 장관을 이루고 있다. 단순히 단풍 구경이 목적이라면 삼홍소까지만 가도 충분하다. 하지만 지리산의 속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풍을 보려면 경상남도와 전라남ㆍ북도가 만난다는 삼도봉까지는 올라야 제격일 듯. # 붉은 보석, 산수유 열매 노오란 꽃잎으로 봄의 도래를 전했던 산수유는 겨울의 초입에 붉디 붉은 열매를 토해내면서 또 한번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 한약재로도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산수유 열매. 지리산 산간마을인 구례군 산동면은 국내 최대의 산수유 생산단지다. 산동면 48개 마을에서 전국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 산수유를 생산해낸다. 여름을 지나면서 영글기 시작한 산수유 열매가 상위마을, 현천마을 등 ‘산수유 마을’을 온통 붉은 풍경화처럼 만들어 놓았다. 산동면 일대에서 17∼18일 제1회 산수유열매 체험축제가 열린다. 한 가족당 1만원을 내면 2㎏의 산수유 열매를 채취할 수 있다. 주최측에서 행사 후 말린 열매로 교환해 준다. 행사 당일 현장에서 접수받는다. 최양식 농민회장 011)657-8177.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2-2014.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대진고속도로→함양나들목→88고속도로→남원나들목→19번 국도→구례읍→피아골. # 맛집 화엄사 입구 해성식당은 버섯요리로 유명한 곳. 요즘 한창 출하되고 있는 다양한 버섯들을 맛볼 수 있다. 능이버섯 등 8가지 버섯이 들어간 버섯전골이 2만원.782-3816. # 주변 명소 섬진강과 구례 들녘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사성암과 조선시대 99칸짜리 저택 운조루 등은 잊지 말고 찾아봐야 할 관광명소. 글 사진 구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공직 인맥 열전] (9) 재정경제부(2)

    [공직 인맥 열전] (9) 재정경제부(2)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들은 여전히 재정경제부에서 막강 ‘브랜드 파워’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EPB 출신들은 정책흐름을 잘 읽고 종합적인 기획력과 정책조정 능력을 갖춰 자유무역협정(FTA), 남북경협, 지역균형발전 등 참여정부 역점사업과 ‘코드’가 잘 맞는다. 이들은 EPB의 맥을 잇는 경제정책국, 정책조정국,FTA대책본부 등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김영과 경제협력국장은 전형적인 ‘EPB형’ 관료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차분한 성격에 기획능력과 일처리가 깔끔해 ‘참모형’이란 평을 듣는다. 재경부내 EPB 출신의 ‘맏형’인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권 부총리, 조원동 차관보와는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으로 ‘거시경제 라인업’을 담당한다. 김명자(金明子) 전 환경부장관이 친누나다. ●김영과 국장은 참모형 노대래 정책조정국장 역시 ‘EPB맨’답게 탁월한 정책조율 능력이 강점이다. 경제전반뿐 아니라 공정거래와 경제협력 분야의 전문성이 뛰어나고 실무능력도 갖췄다는 평이다. 참여정부 인수위에 파견돼 경제정책 방향을 정립했다. 한·미 FTA 국내 보완대책, 부동산 대책, 기업 경영환경개선 대책 등 대형정책을 무리 없이 처리해 권 부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윤수영 지역특구기획단장은 EPB 출신이지만 산자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산자부 섬유패션산업과장 시절 대구의 밀라노프로젝트와 섬유패션산업을 총괄했다. 방사성폐기물 종합상황지원반장, 무역위원회 무역조사실장 등을 지냈다. 재무부 출신인 강원순 규제혁신심의관은 국제조세연구센터 소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서울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장건상 경제정책심의관은 재경부내 EPB 출신 국장 가운데 행시 기수로 최고참이다. 실력에 비해 승진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평가다. 과거 경제자유구역준비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재임 당시 현 조인강 금융정책심의관과 자리를 맞바꿔 청와대 정책상황비서관실 국장을 3년여 지내다 복귀했다. EPB 인맥의 대표 부서는 경제정책국이다.‘한국경제호’의 조타수에 비유되던 옛 EPB의 경제기획국에 뿌리를 둔다. 권 부총리도 이곳을 거쳤다. 그러나 임종룡 경제정책국장은 재무부 출신이다. 금융정책국 증권제도과장을 역임하는 등 ‘잘나가는’ 재무부 사단으로 EPB 인맥과는 거리가 멀지만 일처리 능력이 뛰어난 점이 발탁 배경이다. 최근 3년간 주영대사관 참사관(재경관)을 지냈다. 한·미 FTA를 계기로 상설화된 FTA대책본부는 ‘EPB-MOF(옛 재무부) 조합’이 될 전망이다. 전략기획단장 자리에 EPB 출신인 안광명 개발전략심의관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부 출신의 정은보 지원대책단장과 손발을 맞추게 된다.EPB 출신의 기획력에 재무부 출신의 업무추진력이 더해져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재경부내 주류인 ‘KS(경기고·서울대) 라인’이기도 한 안 단장은 일에 열중하는 ‘선비’ 스타일이란 평이다.3년간 청와대 동북아시대위원회 등에 파견됐다. ●안광명 심의관 전략기획단장 내정 정은보 지원대책단장은 ‘수재형’ 관료로 꼽힌다. 행정고시 수석으로 재경부에 들어왔다. 재무부 출신답게 정책 추진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다. 소탈한 반면 리더십이 강해 후배들의 신망이 높다. 미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최규연 홍보관리관은 세계은행(IBRD) 자문관을 지냈다.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권 부총리, 육동한 부총리 비서실장과 ‘강원도의 힘’을 이끌고 있다. 부인은 테니스 국가대표를 지낸 이정순씨다. 강호인(행시 24회) 정책기획관은 EPB 출신으로 아이디어가 많은 ‘기획통’이란 평가다. 재경부에 몇 안되는 ‘대구·경북(TK)’ 인맥으로 경제정책국에 근무하다 국방대학원 연수를 다녀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단독]장관 4명중 1명 선거출마로 옷 벗었다

    [단독]장관 4명중 1명 선거출마로 옷 벗었다

    참여정부 들어 총선과 지방선거 등에 출마하기 위해 국무위원 자리를 그만둔 장관이 전체의 4분의1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역대 정권 평균보다 4.8배나 많은 것이다. 서울신문이 중앙인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5일 입수한 ‘장관 임면에 관한 발전방안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참여정부의 장관급 국무위원 51명(2007년 4월 기준·현직 제외) 가운데 가장 많은 25.5%(13명)가 정치적 사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정부를 제외한 역대정권 평균치는 5.4%에 불과했다. 역대 정권에서는 개각으로 인한 장관 교체사유가 가장 많았지만 참여정부에서는 개각보다는 정치적 사유로 인한 교체가 가장 많았다. 참여정부에서 개각으로 인한 교체는 2명뿐이었다. 이는 분위기 쇄신용 개각을 하지 않는다는 참여정부 인사정책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참여정부 인사정책의 특징으로 꼽혀온 ‘코드인사’(정치적 관계) 및 보은성 인사(정치적 보상)는 16명(31.3%)이다. 정치적 보상이 가장 심했던 문민정부의 38.1%, 노태우 정부의 33.6%보다 낮지만, 참여정부를 제외한 역대정권 평균치인 28.8%보다는 높다. 참여정부의 평균 장관 재임 기간은 433.1일(약 1년2개월)로 역대정권 평균인 427.8일과 비슷한 수준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장관 임기를 2년 이상 보장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최단명 장관은 교육인적자원부 이기준 부총리(6일·2005년 1월5∼10일)였으며, 최장수 장관은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1118일·2003년 2월27일∼2006년 3월21일)이다. 임기 30일을 못 채운 ‘단명장관’으로는 해양수산부 최낙정 장관(2003년 9월19일∼10월1일), 교육부 김병준 부총리(2006년 7월21일∼8월8일) 등이다. 참여정부 들어 지방 소재 대학을 졸업한 장관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지방 소재 대학 출신 장관은 9명(17.6%)으로 제5공화국 이후 평균치 4.6%보다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역대 정권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대 출신은 26명으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5공화국 이후 장관 427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 243명(56.9%)에 비하면 낮은 편이었다. 출신 지역별로는 호남권 출신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11명), 수도권과 부산·경남(각 9명), 충청 5명 등의 순이었다. 장관의 최초 경력을 분석한 결과 역대정권에서 언론계 출신은 11.8%로 10명 중 한 명꼴이었으나 참여정부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유일했다. 정 전 장관도 언론계 출신이기는 하나 임명 당시에는 정치권 인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언론계 출신 장관은 한 명도 없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참여정부가 주류 언론계와 심각한 마찰을 빚었던 점과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집단이 장관으로 영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도토리 뉴스] 와인·사케 등 해외주류 수입 최고 67% 급증

    와인, 일본 청주(사케), 해외 맥주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4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포도주는 1억 765만달러,2만 4181t이 수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금액은 67.4%, 물량은 43.3% 늘어났다. 사케도 지난해보다 47.5% 늘어난 238만달러어치가 수입됐다. 물량으로는 38.4% 늘어난 770t이다. 해외맥주도 2240만달러어치가 수입돼 지난해보다 45.6% 늘어났다.
  • [김석의 Let’s Wine] 와인 편견을 버려라

    [김석의 Let’s Wine] 와인 편견을 버려라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누구보다 이미지 메이킹에 힘쓴다. 미디어를 통해 그려지는 단편적인 면이 자기 전체 이미지의 고정관념을 만들기 때문이다. 인기 드라마 내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는 ‘강한 자기 주장’,‘공격성’ 등의 이미지와 연계되기도 한다. 또한 호감도가 높은 연예인이 특정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 상승 효과를 위해 광고 모델로 기용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 중에서도 유독 ‘와인’에 대해서는 다방면을 보려는 시각보다 한 단면을 통해 마음속에 고정된 관념을 키우는 경향이 짙다. 와인을 열렬히 사랑하는 애호가 층도 두터운 반면, 와인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으로 낮은 호감도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연예인의 안티팬이 선입견을 부수고 고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통해 열성팬이 되었을 경우 충성도가 더욱 높아지기도 한다. 이번에는 와인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와인 편견 부수기’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와인은 고급문화다?’ 마치 와인은 전문 지식을 갖추기 위해 와인 강의를 듣고, 격식을 갖춘 상태에서 마셔야만 할 것 같은 편견을 낳는다. 그러나 와인을 전혀 생산하지 않으면서도, 와인 소비량으로는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와인을 사랑하는 영국에 가 보면 와인은 물과 같다. 캐주얼 복장으로 집 근처 식당에 홀로 앉아 두툼한 감자 튀김 한 접시와 잔 단위로 파는 하우스 와인을 주문해 즐긴다. 와인 잔의 2/3까지 가득 와인이 채워져 나오고, 굳이 향을 맡기 위해 잔을 돌리거나 입 안에 공기를 흡입해 맛을 깊게 음미하지 않는다. 최근 국내에도 편안하게 잔 단위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와인바와 포장마차가 결합된 정겨운 와인포차가 늘고 있으니, 아직도 와인이 어렵다면 한번 놀러가 볼 것을 권한다. ●‘비쌀수록 좋은 와인이다?’ 좋은 와인의 기준은 가격보다 ‘취향’이다. 소장 가치가 있거나 소량 생산 등 다양한 이유로 와인의 가격이 높게 책정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지불한 금액은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다.1만∼2만원대의 ‘데일리 와인’ 중에서도 뛰어난 맛으로 인기가 높은 와인이 많기 때문에 나에게 맛있는 와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오래될수록 좋은 와인이다?’ 오래된 희귀한 와인이 예술 작품처럼 경매를 통해 고가에 낙찰되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지만, 이것은 몇몇 와인에 불과하다. 와인의 목적은 마시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와인이 오랜 기간 숙성시킨 뒤 즐겨야 제 맛을 낸다면, 와인의 대중화는 어려웠을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다수의 와인은 병입되는 그 순간부터 마시기 알맞은 시기를 맞이한다. 보통 1년에서 5년 사이에 소비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생선과 화이트 와인, 고기와 레드와인, 한국음식과는 안 어울린다?’ 같은 와인이지만, 음식과의 궁합에 의해서 다른 와인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샌드위치와 우유, 오렌지 음료 등을 마실 수도 있고, 포멀한 재킷에 청바지를 코디할 수도 있는 것처럼 다양하게 즐기길 권한다. 먹고 마시는 데 법칙은 없다. 아무리 잘 어울리는 음식과 와인이라도 항상 같은 방식으로 즐긴다면 단조롭기 마련이다.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와인과 음식 매칭을 살펴보면, 우리네 저녁 식탁에 와인을 올려도 무방함을 느낀다. 기름진 중국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와인도 의외로 많다. ●‘프랑스 와인이 정통이다?´ 가장 오래된 와인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와인은 훌륭하다. 그러나 ‘프랑스 와인=최고 와인’이라는 등식으로 와인의 다양성을 즐길 기회를 놓친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신세계 와인국인 미국, 칠레, 호주 등의 와인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어 여러 국가의 와인을 마셔보는 것은 그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 또한 각양각색 와인 개성을 느끼는 것은 와인이 가진 다방면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책꽂이]

    ●그노시스(미타 마사히로 지음, 다른세상 펴냄) 역사 속에서 과학과 종교가 이어온 독특한 관계의 흐름을 읽으며, 그에 얽힌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그노시스는 인식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생각하는 것을 금기시한 가톨릭의 억압에 맞서 비밀스러운 신의 영역에 접근하고자 했던 과학자들의 유일한 도구였다. 원제 ‘다 빈치의 수수께끼, 뉴턴의 기적’.9500원.●나대로 간다(이홍우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시사만화가인 저자가 5공화국에서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풍자성 짙은 ‘작품만화’를 그리며 느낀 단상을 묶었다. 저자는 “시사만화의 도식인 기승전결에서 벗어나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부단한 형식실험을 거듭했다.”고 회고한다.1만 2000원.●우리 고전을 찾아서(임형택 지음, 한길사 펴냄) ‘백사집’,‘열하일기’,‘매천야록’,‘진명집’,‘한남집’…. 익숙한 책에서부터 이름조차 낯선 우리 고전을 소개한다. 일정한 시대에 국한하지 않고 고려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고전을 다루었다. 이미 알고 있거나, 미처 몰랐던 우리 고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2만 6000원.●조선 500년 신통방통 고사통(조성린 지음, 동서문화사 펴냄) 지은이는 현재 종로구청의 주민생활지원국장으로, 조선왕조의 사회사를 다루어 ‘종로저널’에 연재했던 글을 묶었다. 역사 드라마를 통해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바로잡고, 오해하기 쉬운 역사용어와 잘못 사용되는 생활용어들을 풀었다. 공무원답게 조선시대의 행정제도도 조명했다.2만원.●독버섯 이야기(조덕현 지음, 양문 펴냄) 버섯은 숲속의 요정이라고 불리고, 신의 식품이나 불로장수의 영약으로 추앙받는다. 죽은 동식물의 사체를 환원시키는 자연의 청소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종종 접하는 독버섯의 중독사고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 평생 버섯만 연구한 지은이는 이 책으로 독버섯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자 했다.1만 3000원.●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천샤오추에 지음, 양성희 옮김, 북돋움 펴냄) 잔혹한 역사 속에서도 매혹의 문화를 만들어낸 쿠바의 모든 것을 담았다. 우리가 잘 몰랐던 쿠바의 특별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쿠바를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든 여행자들이 꿈꾸는 나라 쿠바의 다양한 면모를 다양한 그림자료와 사진자료로 만날 수 있다.1만 1000원.●급진적 진화(조엘 가로 지음, 임지원 옮김, 지식의숲 펴냄)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이라는 종(種) 자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었다.‘워싱턴 포스트’ 기자인 지은이는 첨단 테크놀로지 분야의 전문가들을 취재해 최근 각광받는 생명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 정보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될 때 찾아올 미래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2만 5000원.●조선의 베스트셀러(이민희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 임진왜란 이후 조선 사회에 불기 시작한 소설 열풍과 이에 편승해 돈을 받고 소설을 대여하던 세책업자들의 이야기를 엄밀한 학문적 탐구와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 사대부가의 여성과 하층민이 주로 찾았던 소설은 당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주류문화의 배척 속에서도 그 깊이와 폭을 넓혀 갔다.9000원.●아빠와 딸이 여행을 하며 고전을 이야기하다(정인화·정다훈·정다영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50대 아빠와 20대의 두 딸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중년의 삶과 청년의 삶을 탐구하고 비전을 찾고자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토론했다. 생기발랄한 막내 딸 다영이, 깊은 정신세계로 무장한 첫째 딸 다훈이, 해박한 지식에 실천력을 겸비한 아빠가 주인공이다.1만 3000원.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이명박의 포용력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이명박의 포용력

    이번 대통령선거도 어느 한쪽의 완승(完勝)을 허락하지 않을 모양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일방적 우세로 싱겁게-역대 대선 중 가장 재미없게-끝날 것 같았는데 막판 대형 변수가 돌출하면서 선거 결과의 불가측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선도 득표율 5% 이내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피 말리는 접전’은 대선 때마다 되풀이되는 일종의 대선 법칙으로 정착되는 느낌이다. BBK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국내 송환은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대선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은 메가톤급 폭발력을 가질 만한 사안이다. 둘 다 이명박 후보에게 치명상을 안길지도 모를 소재다. 당초 이번 대선의 프레임은 2002년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봤다. 이회창에서 이명박으로 바뀐 한나라당 후보의 대세론이 위세를 떨치고 여권은 복수의 후보들이 단일화를 막판 승부수로 여기는 경향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이회창 출마라는 돌발 변수에다 후보단일화의 난망(難望)까지 겹쳐 2002년보다는 1997년의 선거 구도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실제 범여권은 후보단일화보다는 연대론으로 초점을 이동시키는 분위기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학)는 “정동영 후보는 외교·통일·국방을, 문국현 후보는 경제를 맡는 식으로 연대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총재의 출마는 1997년 이인제 후보의 신한국당 탈당 및 독자 출마와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당시 신한국당 후보였던 이회창은 아들의 병역비리 문제로 지지율이 10% 후반까지 급전직하, 정권 재창출에 암운을 드리웠다. 당 안팎에선 경선 2위였던 이인제에게 눈길을 주기 시작했고 이인제는 이를 바탕으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행보를 시작한다. 이때 한 언론사가 신한국당 소속인 이인제를 대선 후보로 대입시켜 여론조사를 했고, 한때 이인제는 40%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요새 이 전 총재를 대입시킨 여론조사가 시작되는 것과 묘하게 대비된다. 그때도 이인제는 경선불복이란 멍에를 끝까지 졌고 지금도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강행한다면 이 역시 명분이 없다는 비판론에 부딪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전 총재가 97년 그토록 미워했던 이인제의 행보를 답습하는 것은 선거판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당시 또 다른 일화가 있다. 대선 막판 심각한 자금난을 겪던 이인제 진영은 출마를 포기하고 이회창 지지 선언을 검토한 적이 있다. 만약 그렇게 됐다면 이회창 후보가 이겼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이 후보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인제에 대한 앙금 탓이었을까. 지금도 당시 이 후보의 포용력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슷한 때 박찬종씨를 이인제측에 뺏긴 것도 이 후보의 포용력 한계를 드러낸다. 이명박 후보는 어떤가. 그 역시 포용력에서 문제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비주류로만 머물러 있었던 탓일까. 지금은 주류로 올라섰지만 비주류를 껴안는 게 여간 굼뜨지 않다. 이 전 총재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박제창(以朴制昌)’이라고, 박근혜 전 대표를 확실하게 껴안아야 이 전 총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데, 이걸 뻔히 알면서도 실천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박 전 대표를 만나 진솔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화끈하게 그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필요가 있다.12월19일 누가 승전가를 부르든 대한민국호를 이끌 선장은 더 이상 속좁은 지도자여선 안 된다. jthan@seoul.co.kr
  • [아름다운 기업들] 두산-불우이웃 돕기 매년 30억 쾌척

    [아름다운 기업들] 두산-불우이웃 돕기 매년 30억 쾌척

    #사례 1 캐나다 오타와에 가면 의족을 한 청년의 동상이 서 있다. 암으로 잘라낸 한 쪽 다리에 의족을 댄 채 캐나다 전역을 달렸던 테리 폭스의 동상이다. 그는 22살에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그의 뜻을 살리는 희망의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두산매거진 임직원들은 2005년부터 3년째 이 대회에서 뛰고 있다. 대회 참가를 통해 조성한 기금은 전액 암 퇴치 연구비로 전달한다. #사례 2 올여름 주요 방송사들은 독도에서 수돗물이 콸콸 쏟아지는 장면을 내보냈다. 물이 부족해 빗물을 받아 샤워를 해야 했던 독도 1호 주민 김성도씨 부부와 경비대원들이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도 함께 전파를 탔다. 두산중공업이 지어 기증해준 담수 설비 덕분이다.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바꿔 주는 이 담수설비는 두산중공업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두 가지 사례에서 보듯 두산그룹의 ‘나눔경영’은 모든 계열사의 예외없는 참여를 통한 ‘조직형’, 각 기업의 장기와 사회의 수요를 접목시킨 ‘맞춤형’으로 요약된다. 보여주기식의 형식적인 공헌이 아니라는 얘기다. 두산그룹의 나눔경영은 ▲사회복지 ▲문화예술 ▲학술교육 ▲환경보전 ▲생활체육 ▲산학협동 크게 6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그룹측은 “기업 나이가 올해 111살”이라며 “대한민국 최고(最古) 기업에 걸맞게 사회공헌도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분야를 세분화했다.”고 밝혔다. 110살을 넘기면서 해마다 내는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액수를 대폭 올렸다.2005년 12억원에서 지난해 30억원을 내놓았다. 올해도 30억원을 맡겼다. 재난 현장에도 한걸음에 달려가 구호활동을 펼친다. 그 중심에는 계열사별 봉사 동아리가 있다.1995년 1월 발족한 두산중공업 큰사랑회는 전체 직원의 80%(4000명)가 회원이다.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두 번은 회원들이 번갈아 복지시설들을 돌며 봉사활동을 펼친다. 지난해에는 ‘전국자원봉사대회’에서 우수 단체상을 받기도 했다. 두산건설 여직원 모임인 ‘예지회’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알뜰살뜰회’도 연말마다 일일 찻집과 떡집을 운영, 이웃돕기 성금을 모은다. 차(茶)를 팔지 않고 배달하기도 한다. 군 부대와 경찰들에게 무료로 차를 보내준다. 벌써 16년째인 ‘사랑의 차 나누기 운동’이다. 지금까지 배달한 차만 2846만 2800잔이다. 두산그룹의 나눔경영이 차별화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각 계열사의 ‘장기(長技)’와 연계시킨다는 점이다. 해수 담수화 설비 부문에서 세계 1위인 두산중공업이 독도에 담수설비를 기증한 것이 대표적 예다. 소주 ‘처음처럼’으로 유명한 ㈜두산의 주류사업부(주류BG)는 소주를 팔아 이웃을 돕는다.1999년부터 소주 한 병을 팔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왔다. 전북 군산지역 청소년 장학재단에 전달한 8500만원과 지난해 태풍 ‘에위니아’ 수재민에게 전달한 6억 5000만원은 이 10원의 정성이 쌓여 나왔다. 같은 회사의 의류사업부(의류BG)는 지난해 말 유명 브랜드 제품을 팔아 수익금의 일부를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했다. 두산은 암 예방 활동에 유난히 적극적이다. 두산매거진 외에도 잡지 ‘W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유방암 캠페인을 시작했다. 유명 연예인들의 손 모양이 찍힌 티셔츠 등을 팔아 유방암 무료검진 차량 구입 및 운행을 지원한다. 그런가 하면 건설 중장비 전문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착기 판매대금을 떼어 해외 낙후지역에 ‘희망학교’를 지어주고 있다. 창업주인 고(故) 박두병 회장의 뜻을 기려 1978년 출범한 연강재단은 학술교육 사업에 열성이다. 올해도 100명이 넘는 연강 장학생을 뽑아 총 4억여원을 지원했다.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의 역사탐방과 우수 과학교사들의 해외현장 시찰 사업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新 중국미술 흐름 한눈에

    新 중국미술 흐름 한눈에

    냉소적 사실주의로 대표되는 중국 현대미술은 ‘만화’ 같은 중국인의 자화상으로 해외 경매 등에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한 작가의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 베이징 곳곳에 있는 화가촌에서는 비슷한 작품을 그리는 작가들이 수십명씩 생겨나는 등 그 폐해도 만만찮게 생겨나고 있다. 중국미술이 최근 부쩍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사실주의적 묘사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미술 작품들이 잇따라 국내에 소개돼 관심을 모은다. ●마음 속 풍경을 그려내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개인전(11월13일까지)을 열고 있는 천원지(陳文驥·53)는 현재 유행하는 중국 미술의 경향과는 사뭇 다른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역시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한국 민중미술을 10년 넘게 취급하면서 그 한계를 느꼈다.”며 천원지의 전시를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천원지의 그림은 얼핏 조각이나 설치작품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낳는다. 화려한 붉은 빛이나 현란한 이미지 같은 것은 없다. 그 대신에 원, 삼각형, 사각형으로 화면을 분할하고 색을 칠해 입체인 듯 착시효과를 안겨준다. 세상에 대한 관조와 사색을 담은 동양적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교수로 일하는 천원지는 20년 동안 서구의 모더니즘 등 중국 현대미술의 일반적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02)720-1524. ●구상에서 추상으로 전환하다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새달 1∼10일 3년만에 개인전을 갖는 문성(51)은 베이징 중국민족대학 출신의 중국 동포 작가. 그의 작품은 나이프로 캔버스에 물감을 겹겹이 입혀 두꺼운 질감을 만들어낸다. 작가가 애초에 사진으로 찍어뒀던 고구려 벽화, 불교조각, 경주 남산 등의 이미지는 울퉁불퉁한 나무껍질 같은 물감의 질감 속에 아스라이 배어난다. 처음에는 구상 계열의 그림을 그렸다는 문성은 “러시아의 미술 아카데미를 방문하고는 똑같은 사실주의 계열의 그림을 그려서는 러시아의 서양화 전통을 뛰어넘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추상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샤오강, 위에민준 등의 작품이 기법면에서는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아류작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현대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린 인기 작가들은 최근 딜레마에 빠져 있다. 처음에는 중국의 체제를 비판하며 인정받은 그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이젠 중국 정부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 들고 있다. 눈을 사로잡는 이미지가 아니라 마음으로 그린, 현대 중국미술의 주류에서 벗어난 두 작가의 작품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02)544-848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텔미댄스 신드롬’ 세대초월

    ‘텔미댄스 신드롬’ 세대초월

    “테테테테테 텔미.”요즘 이 노래 모르면 원시인 취급 받기 십상이다. 지난 9월 초 타이틀곡 ‘텔미’로 가요계에 뛰어든 소녀그룹 ‘원더걸스’. 데뷔 한달여밖에 안 된 이들이 각종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며 어린이부터 30,40대 남성들까지 아우르는 ‘국민여동생’이 됐다. 어린이, 남학생, 군인, 외국인까지 등장하는 UCC에 이들의 인기 이유를 분석한 동영상과 인터넷글의 조회 수도 치솟고 있다. 선예(18), 예은(18), 선미(15), 소희(15), 유빈(19) 멤버 다섯 명 각각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기존의 10대 아이들 밴드가 10,20대에 소구한다면 이들은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원더걸스’가 다른 점은 뭘까.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80년대 복고풍으로 친화력 상승 우선 원색 패션과 멜로디, 댄스보다는 율동에 가까운 80년대 복고풍으로 대중 친화력을 높였다는 게 ‘원더걸스’의 강점이다. 음악평론가 송기철씨는 “기존의 10,20대를 타깃으로 하는 아이들 그룹과 달리 80년대 세대들인 30,40세 어른들에게도 이미 경험해본 익숙함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대중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게 흥얼거림을 자극하는 건데 원더걸스는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후렴구와 아이들 그룹 중 유일하게 복고 사운드를 선보여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돈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미국의 주류 팝가수들도 80년대 팝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런 음악들이 빌보드 차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롤리타 콤플렉스 자극, 정형화된 아이들 그룹에서 탈피 ‘원더걸스’의 인기는 여자 연예인에 대한 대중들의 소비 코드 중 하나인 롤리타 콤플렉스(소녀에 대한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가지는 현상)라는 견해도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이전의 여성그룹이 보호본능을 유발하거나 스스로 성숙한 여인으로 보이려는 노력을 했다면 이들은 교복을 입고 나오는 등 노골적으로 롤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고 소녀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최근 몇년간 SM엔터테인먼트가 아이들 산업을 장악해 10대 그룹의 노래나 안무가 획일화되어 있었는데 ‘원더걸스’는 표정 연기나 동작이 크고 적극적이라 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고 덧붙였다. ●대중 취향 과거로 회귀하나? 이러한 ‘원더걸스’에 대한 대중들의 선호는 최근 방송에서 두드러지는 통속성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음악평론가 강헌씨는 “‘원더걸스’ 열풍은 키치적 감수성을 자극한 것”이라며 “‘무한도전’ 같은 TV프로그램처럼 요즘 대중문화에서 슬랩스틱과 통속성이 인기 있는 걸 보면 사람들의 취향이 회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원더걸스’의 쉬운 안무와 노래는 더 이상 대중들이 새롭거나 실험적인 음악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는 견해도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가을 미각여행의 맛객 ‘와인’

    [김석의 Let’s Wine] 가을 미각여행의 맛객 ‘와인’

    가을의 깊이가 더해가고 있다. 청명하게 높은 하늘 아래 나긋나긋 불어오는 가을 바람이 느껴지면, 가을 향기를 듬뿍 담은 제철 먹거리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래서인지 이맘때쯤이면 찾아오는 제철 맛 손님들을 모르는 척할 수가 없다. 가을 식탁의 귀족인 대하, 가을 땅 속 보양식 더덕, 가을 야식의 지존 고구마들로 차려진 식탁은 마치 가을이 주는 선물보따리 같다. 만약 이번 가을에 좀 더 새로운 미각 여행을 원한다면, 선선한 가을 기온이 깊은 맛을 더해 딱 제철을 맞은 새로운 맛객 ‘와인’을 살짝 곁들여 보는 건 어떨까. 미완성 그림의 마지막 붓터치처럼 완벽한 맛의 조화가 느껴지고, 입 안의 모든 미각 세포들을 동원해 즐기는 진정한 식도락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소금구이 대하 & 부르고뉴 피노누아 바다 여행은 여름이 제철이지만, 바다 음식은 가을이라야 깊은 제 맛을 드러낸다. 그 중 대하는 단연 가을 식탁의 귀족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새우 중에서도 크기와 맛이 으뜸이고, 토실토실 살이 오른 대하 소금구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대하 특유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바다 맛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두껍게 얹은 굵은 소금과 어우러져 가을 단풍처럼 붉은 빛으로 익은 대하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에 ‘피노누아’나 ‘피노 그리지오’를 주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더해지면 부족함이 없다. 특히, 제철 대하는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질감 덕분에 적당히 입 안을 조여주는 탄닌과 풍부한 풍미를 전하는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누아 품종이 제격이다. 그 중에서도 ‘알베르 비쇼 부르고뉴 피노누아’는 균형잡힌 무게감이 대하의 부드러운 속살을 감싸주고, 콧속을 맴도는 과일향은 신선한 뒷맛을 남긴다. 해산물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라고 생각한다면, 적당한 산도로 확실한 맛을 남기지만 음식 맛을 해치지 않는 풍부한 아로마의 피노 그리지오가 적당하다. 이때는 초고추장이나 겨자 간장과 같은 소스 없이 대하 본연의 맛과 와인의 조화를 느끼는 것이 좋다. ■고추장 더덕구이 & 오크캐스크 말백 향긋한 흙내를 온 몸으로 전하는 더덕 역시 가을의 메신저다. 더덕은 밭에서 나는 산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도 풍부해 환절기 감기를 쫓는 데도 그만이다. 보통 고추장 양념을 발라 맛깔스럽게 구운 더덕 양념구이는 밥 반찬은 물론 술 안주로도 인기 만점. 이처럼 소스가 들어가는 요리는 와인 매칭에 있어서도 소스의 맛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와인과 함께 할 생각이라면, 우선 매콤한 맛이 조금 덜하도록 고추장 양념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더덕의 약간 쓴 맛과 고추장 양념에도 묻히지 않는 개성있는 스타일의 와인을 택해야 한다. 짜임새 있는 묵직한 느낌의 ‘말백’이나 ‘쉬라’ 등의 포도품종이 많이 사용된 와인,‘카베르네 소비뇽’이 중심이지만 탄닌이 너무 강하지 않게 블랜딩된 프랑스 와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탄닌이 강한 와인은 자칫 매운 맛을 더욱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 스모키한 향이 더덕의 흙내와 잘 어울리는 ‘오크캐스크 말백’은 말백 와인 중에서도 유난히 부드러운 탄닌으로 더덕의 씹히는 질감과의 조화가 뛰어나고, 여운이 길게 지속되어 더덕의 향과 양념 그리고 와인의 조화를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다. ■구운 호박 고구마 & 간치아 아스티 가을이 깊어갈수록 밤은 길어지고, 긴 밤을 보낼 때는 맛있는 야식이 그 어떤 음식보다 일미다. 특히, 가을에는 달콤한 맛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고구마가 제철이다. 삶고, 굽고, 튀겨서도 먹을 수 있어 다양한 기호에 맞추기에도 좋다. 삶은 고구마는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게 넘어가 감칠맛이 나고, 반들반들 꿀 옷을 입힌 마탕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이다. 또 노랗다 못해 주황빛이 도는 호박고구마는 구우면 그 자체가 꿀이다. 고구마와 와인의 매칭이 어색하고 조촐해 보일지 몰라도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인 아스티를 곁에 두고 마셔볼 것을 권한다. 삶은 고구마 속으로 와인이 배어 들어가 촉촉하게 으스러지는 고구마의 질감을 맛볼 수 있고, 톡톡 터지는 기포는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 아스티는 주로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즐기는데 그 중 ‘간치아 아스티’는 마탕이나 구운 호박고구마와 곁들일 때 달콤한 허니향이 배가되고 향긋한 꽃향이 기분좋은 미감으로 이어져 입맛 당기는 가을밤에 잘 어울릴 것이다. 이 외에 가을 하면 아삭아삭 상큼하게 먹는 제철 과일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식사 후, 디저트로 가볍게 사과 한 조각을 즐길 때는 사과의 산도와 잘 어울리고 과일의 풍미를 살려주는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이, 달콤한 배에는 집중도 있는 꽃향기와 섬세하게 퍼지는 달콤함이 특징인 스페인산 비우라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좋다. ■한마디 더 조금 더 다양한 음식과의 와인 매칭으로 근사한 가을 식탁을 준비하고 싶다면, 와인 정보 사이트를 활용해 보자.‘와인21닷컴’(www.wine21.com)은 기본적인 와인과 음식의 조화에 대한 상식과 레드, 화이트 와인의 품종별로 어울리는 요리를 알려준다. 사이트 내 ‘와인스쿨’ 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와인 전문 매거진 와인리뷰에서 운영하는 ‘와인파인더’(www.winefinder.co.kr)에는 와인 상세검색 기능이 있어 와인 종류, 생산국, 빈티지, 가격별로 보다 많은 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찾는 와인 동호회도 있다. 네이버의 ‘와인카페(http:///cafe.naver.com/wine)나 싸이월드의 ‘와인과 사람’(http:///winenpeople.cyworld.com)에는 다양한 회원들의 경험이 묻어나는 공유할 만한 와인과 음식 이야기들이 많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스포츠에 열광하는 호주인들

    스포츠공화국의 국민답게 호주인들은 스포츠를 좋아한다. 계절마다 좋아하는 종목이 따로 있다. 여름엔 크리켓과 테니스, 수영을, 가을과 겨울엔 호주풋볼과 럭비, 축구를 즐긴다. 특히 1월엔 호주오픈테니스가 테니스팬들을 한 달 동안 사로잡는다. 주관방송사 채널9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든 경기를 거의 빼놓지 않고 생중계한다. 테니스 중계를 자주 보다 보면 테니스공이 탁탁 튀는 환청이 들릴 정도다. 가을이 되면 방송사들은 일제히 호주풋불과 럭비를 생중계한다. 금요일과 일요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프로팀들의 경기를 안방에 선사한다. 비가 아무리 와도 중단되는 법이 없는 호주풋볼과 럭비를 호주인들은 사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아버지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장을 찾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 팀의 팬이 된다. 이처럼 호주인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생활체육문화의 활성화를 들 수 있다. 김인구(49) 한국신문 편집국장은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사회분위기속에 유년시절부터 수영과 서핑, 네트볼 등을 즐기다 보니 어른이 돼도 그런 경기를 즐기게 된다.”며 “삶과 체육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레나 이(43)씨도 “호주는 준비하는 과정보다 참여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스포츠를 국가의 정체성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시드니대 아시아학부 곽기성(48)교수는 “1930년대 세계 경제공황 때에는 스포츠가 호주의 가정을 하나로 뭉쳐주는 역할을 했다.”며 “학교 커리큘럼에도 스포츠가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국가의 역사가 100년을 간신히 넘는 호주는 스포츠를 국민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는 용광로로 여겼다. 영국의 식민시절 노동일을 주로 했던 호주인들은 신체적인 힘을 자랑해 상대적으로 왜소한 영국인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려 했다. 이런 노력은 스포츠를 통해 나타났다. 스포츠스타는 호주의 영웅과 같은 말이 됐다.‘올해의 장한 호주인상’수상자 대다수가 스포츠인일 정도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호주가 외국과 스포츠 경기를 벌일 때 호주인의 응집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영원한 숙적’ 잉글랜드와 럭비, 크리켓 경기를 벌일 때는 광적으로 응원한다. “호주인들이 왜 크리켓과 럭비에 열광하는지 줄 알아야 호주 주류사회에 편입할 수 있다.”며 “몇 십년이 지나도 럭비경기 룰조차 모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어느 교민의 말이 호주사회의 스포츠에 대한 분위기를 대변한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대백제국 주류성도’ 제막

    ‘대백제국 주류성도’ 제막

    지난 20일 충남 연기군 전의면 미곡리 운주산 고산사에서 제14회 백제고산대제(百濟高山大祭)가 성황리에 열렸다. 운주문화연구원(원장 최병식)과 고산사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백제 의자왕과 부흥군에 대한 다례공양에 이어 이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태고종 스님들의 범패의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새로 들인 종각 ‘백제루’에 현판과 목어를 단 것을 비롯, 강원대 예술대학 임근우(미술학) 교수가 그린 ‘대백제국 주류성도’ 제막식을 겸해 엄숙한 분위기를 더했다. 국전 대통령상 수상작가인 임 교수가 최근 완성한 ‘대백제국 주류성도’는 운주산성을 바탕으로 백제 주류성에서 부흥군이 출진하는 장면을 담았다. 고산사는 늦깎이 고고학자로 백제사 연구에 매달려온 최병식 운주문화연구원장이 10년 전 세운 사찰. 백제 멸망후 당나라로 끌려간 의자왕과 백제 부흥에 나섰다가 비명에 숨진 부흥군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지은 원찰(願刹)이다. 백제 부흥군이 장렬한 최후를 맞은 주류성(周留城)이 있었다는 바로 그 운주산 자락에 터를 잡았으며 고산사를 세우기 이전부터 백제 부흥군 천도재를 겸해 해마다 ‘백제 고산제(高山祭)’를 열어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美 최고 ‘미즈 미인’에 한인교포 제인 박

    美 최고 ‘미즈 미인’에 한인교포 제인 박

    미세스 아시아 USA의 영예를 차지했던 재미교포 제인 박씨가 20일(현지시간) 열린 ‘미즈 아메리카’ 2007~08 결선대회에서 1위를 차지, 미국 전역의 기혼여성 중 최고의 미인으로 뽑혔다. 이 대회 우승으로 박씨는 내년 봄 열리는 미즈 월드 대회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글렌데일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본선 진출자 33명 가운데 13명이 최종결선에 올랐으며 아시아 대표인 박씨는 인터뷰, 의상, 사회봉사 부문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2위 로라 헌터(워싱턴), 3위 에일린 메리(유타) 등을 제쳤다. 대회 최고의 영예를 차지한 박씨는 “매우 기쁘고 한인 사회를 대표한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앞으로 국제구호기관 활동 등 비영리 사회봉사 캠페인에 노력할 것”이라며 “미즈 아메리카 왕관이 구호활동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즈 아메리카 선발대회 수잔 제스키 의장은 “박씨는 미모에 태권도 2단, 영화배우와 모델, 방송기자로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다재다능한 여성”이라며 “특히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타 인종 미인들을 제치고 우승을 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며 축하했다. 미주 아시아대회에 이어 전미 미인대회 수상으로 주류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씨는 최근 기독교 서적을 집필하는 등 선교활동에도 열심인 활동적인 여성이다. 사진=가운데가 우승자인 제인 박 (대회 자료 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엘리제 여인들 어떻게 살았나

    엘리제 여인들 어떻게 살았나

    |파리 이종수특파원|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부부의 이혼으로 프랑스 역대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이나 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유를 위해 이혼했다.”고 말한 세실리아 전 대통령 부인은 톡톡 튀는 행보로 유명했다. 남편의 대선 당선 이전부터 퍼스트레이디 역할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고 따분할 것이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정상회의에 참석 도중 갑자기 귀국하는 등 자주 돌출 행동을 연출했다. 이에 견줘 프랑스 제5공화국 ‘엘리제궁 안주인’의 역할은 주로 ‘그림자 내조’가 주류였다. 전 대통령 부인 베르나데트 시라크와 5공화국 초대 퍼스트 레이디였던 이본 등이 그 전형이다. 특히 베르나데트는 여성 편력이 화려한 시라크 전 대통령 곁에서 늘 묵묵히 보조해 ‘엘리제궁의 거북이’라 불렸다.2002년 남편의 재선 가도가 흔들리자 옆에서 도와 주면서 시라크 전 대통령의 인기를 회복시키는 등 고비 때마다 큰 역할을 하였다. 이본도 남편의 그늘에 숨어 조용히 지낸 편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좀처럼 접견에 나서지 않고 드골 전 대통령의 건강을 챙기는 등 그림자 내조에 충실해 프랑스 국민들에게 ‘이본 숙모’라고 불렸다. 올해 타계한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의 부인 클로드는 아예 정치를 싫어할 정도였다. 미술 작품 수집을 좋아하고 문화·예술계에 지인이 많았던 그녀는 행동 반경에 구속이 심한 엘리제궁을 ‘불행의 집’이라 부르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의 부인인 안에이몬은 네 자녀와 함께 밖에서 생활하면서도 엘리제궁에 방 하나와 사무실을 두고 공식 업무를 챙긴 절충형이다. 가끔 자신의 정치적 의견과 행동을 밝혀서 지스카르 전 대통령의 ‘숨은 공모자’라는 비판도 들었다. 한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부인인 다니엘은 행동파다.‘열렬 사회당원’으로 불릴 만큼 정열적으로 활동했다. 쿠바를 방문하기도 하고 제3세계 식량지원 등 인도주의 활동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vielee@seoul.co.kr
  • ‘정치 냉소주의’ 탈을 벗다

    ‘정치 냉소주의’ 탈을 벗다

    색칠한 금속으로 만든 반투명 조각 속의 반쯤 잘려 나간 얼굴에는 속눈썹까지 일일이 달려 있고, 발톱은 선홍빛으로 곱다. 11월10일까지 소격동 갤러리 선컨템포러리에서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여는 4세대 중국작가 ‘언마스크’는 3명의 젊은 청년으로 이뤄진 작가 그룹이다. 베이징중앙미술대 조각과를 함께 다닌 류유잔(31), 쾅쥔(29), 탄 티엔웨이(31)는 2001년부터 조각가 그룹을 만들어 신세대 취향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지난해 서울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서 열린 ‘차이나 게이트’전을 통해 처음 한국에 거대한 반투명 조각을 선보인 이들은 지난 5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모든 작품이 팔린 바 있다. 중국 화랑은 이들의 300만원대 소품 조각을 4점,1500만원대 중품 조각 1점을 팔아 치웠다.150㎏이 넘는 대형조각의 가격은 3000만∼4000만원이나 된다. 비판적 리얼리즘이나 톈안먼 사건의 정신을 작품 속에 녹여 내고 있는 2,3세대 작가들과 달리 이들은 소비주의에 영향받은 4세대 작가로 분류된다.2세대의 대표적인 작가는 장샤오강, 팡리쥔 등이며 3세대에는 쩡판즈 등이 꼽힌다. 특이한 디자인의 전자시계나 티셔츠를 좋아하는 언마스크는 “영화, 게임 등 대중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체를 표현한 반투명 조각 시리즈는 1∼2년 전 중국 미술계를 휩쓴 애니메이션보다는 르네상스 대리석 조각과 같은 고전 조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언마스크는 “우리는 정치·사회적 영향으로 냉소적 리얼리즘을 표현하는 50,60년대생과 달리 중국의 변혁과 개방, 경제발전을 체험한 70년대생”이라며 “우리 생활과 삶을 작품에 옮긴다.”고 밝혔다.2,3세대 선배 작가들이 서구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생산한다는 지적에 대해 “처음에 그들은 국가가 모든 전시기관을 장악한 중국에서 전시공간조차 없었다. 보여 주기 위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회화가 주류인 중국미술계에서 드물게 조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언마스크는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작품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중국 신세대 작가들이 보여 주는 인간의 정체성과 대중문화에 대한 재해석이 흥미롭다.(02)720-5789.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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