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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장애 공무원 최은형·안상희씨 공직을 말하다

    중증장애 공무원 최은형·안상희씨 공직을 말하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꿈을 가지고 도전하세요.” 장애인, 특히 중증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다. 공직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전체 등록 장애인은 210만여명으로 전 국민의 4%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중앙행정기관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공무원은 전체의 2%인 3488명에 불과하다. 특히 중증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41%인 반면 장애인 공무원 중 중증은 17%인 591명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움직임’으로 ‘큰 반향’을 만들어 나가는 중증 장애인 공무원들이 있다. ●장애인이기에 앞서 공무원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기획과 최은형(32) 연구서비스팀장은 뇌병변 2급의 중증 장애인이다. 하지만 최 팀장은 2002년 38회 기술고시(현 행정고시) 임업직에 당당히 합격한 뒤 2004년부터 산림 분야 연구개발사업 조정·지원, 산림종자 보호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최 팀장은 “맡은 업무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기관의 대외이미지와 관련된 일”이라면서 “학계나 전문가그룹 등과 협력이 중요하지만, 공무원으로서 일하는 데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변 동료들은 최 팀장의 기획력과 성실함 등을 높이 평가한다. 최 팀장은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내년에는 미국으로 2년간 장기 국외훈련도 떠난다. 최 팀장은 “장애로 인한 개인적 불편함은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장애의 종류와 양상을 고려해 업무가 주어진다면 장애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업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경우는 없으며 업무 시스템 자체도 이런 상황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장애는 본인보다는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관건”이라면서 “다른 동료들도 처음에만 서먹해하다가 차츰 차별 없이 대하기 때문에 스스로 벽을 쌓지 않는 이상 대인관계도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장애인 채용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채용은 목표가 있어야 성과도 있다.”면서 “채용 이후에도 적합한 업무가 주어졌는지, 장애로 인한 차별은 없는지, 공직에 잘 적응하는지 등을 주기적·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꾸준히 제도도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002년 별정직 5급 특채시험을 통해 공직에 입문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본부 공공교육팀 안상희(43·여) 사무관도 지체장애 2급이다. 공복을 입기 전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장애인복지관에서 복지프로그램 개발 등을 담당한 실력파이다. 지금도 인권 교육프로그램 개발·보급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공직사회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고민도 상당했다고 털어놓는다. ●동료들 이해·배려는 필수 안 사무관은 “중증 장애인을 본 적도, 대화를 나눈 적도 없는 비장애인 동료들과 소통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상처가 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주류사회의 편견을 없애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도 연결됐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간 상호 이해나 배려가 없으면 장애는 언제, 어디서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나치게 과업중심적·경쟁적 조직에서는 중증 장애인이 제역할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사후관리나 조직관리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사무관은 공직 진출을 꿈꾸는 장애인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조직생활 자체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으며, 이는 사회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합리화의 도구가 될 수 없다.”면서 “스스로 상처를 느끼고 어려움을 느끼면 동료들도 똑같이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당당한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위협받는 밥상] “포도주 아황산 기준 강화 필요 천식·알레르기 환자 자제해야”

    프랑스, 칠레, 이탈리아,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들어오는 포도주는 ‘웰빙’ 바람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식품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 포도주에는 수천㎞를 건너오는 과정에서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고 살균효과와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아황산이라는 식품첨가물이 들어간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비되는 유럽산 포도주의 경우, 아황산 기준을 더 강화하려는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3월 시중 대형마트와 백화점, 주류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포도주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아황산 첨가율을 한달 동안 분석한 결과, 모든 실험대상 포도주에서 아황산이 나왔다. 하지만 모두 국내 아황산 기준인 ‘350ppm 미만’을 넘지 않았다. 소시모 문은숙 기획처장은 “제품 포장에 ‘천식이나 알레르기 환자의 경우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는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차두리 러브스토리 공개, 피앙세는 ‘호텔 회장 맏딸’

    차두리 러브스토리 공개, 피앙세는 ‘호텔 회장 맏딸’

    베일에 싸여 있던 ‘차붐 주니어’ 차두리(28·독일 TuS 코블렌츠)의 10개월에 걸친 러브 스토리가 측근을 통해 전격 공개됐다. 한 살 연상의 회사원과 오는 12월 22일 결혼하는 정도로 알려졌던 차두리의 피앙세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순수 국내 자본의 특1급 호텔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신철호 회장의 맏딸 신혜성씨로. 캐나다에서 미술 공부를 마치고 귀국해 현재는 이 호텔의 코디네이터 팀장으로 일하는 재원으로 확인됐다. 차두리의 한 측근은 21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차두리와 신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연한 자리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오다 지난 6월 차두리가 프러포즈해 일찌감치 결혼이 결정됐다”며 두 사람의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숨겨진 스토리를 전했다. 사랑은 우연과 함께 찾아와 운명처럼 불꽃이 튄다고 했던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파티 장소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던 차범근 수원 감독 가족에게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 근무하던 신씨가 당일 파티 공간을 잡아주면서 인연이 맺어졌다. 이 자리에서 차두리는 신씨와 인사를 했고. 나중에 신씨가 가족 파티에 동석하면서 둘은 눈이 맞았다. 당시 신씨는 가족이 모두 일본으로 휴가를 갔지만 여권을 분실해 홀로 호텔에 남게 됐는데. 이 자리에서 차두리 가족과 조우하며 평생의 인연을 만들었다. 차두리가 겨울휴가를 마치고 독일로 돌아간 뒤에도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 만들기는 국제전화를 통해 계속됐다. 지난 6월 2007~2008 분데스리가 2부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차두리가 5주 간 국내에 머물면서 사랑은 본격적으로 꽃을 피웠다.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열린 유로2008 경기를 함께 보며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 차두리의 한 측근은 “차범근 감독과 차두리. 그리고 신씨가 새벽에 열린 유로2008 경기를 같이 보면서 사랑을 만들어갔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차두리는 휴가를 마치고 독일로 출국할 즈음. 신씨에게 프러포즈했고 7개월 가량의 사랑은 결혼으로 이어지게 됐다. 차두리의 마음을 훔쳐간 신씨는 서울 예원예고를 졸업해 캐나다 온타리오 주립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재원. 현재는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스타일리스트 코디네이터 팀장을 맡아 호텔내 실내 디자인 등을 총괄하고 있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세계적인 체인이나 대기업 소유 호텔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호텔 업계에서 자생력을 갖춘 국내 브랜드 호텔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신씨는 결혼 후 독일로 건너가 내조하며 새로운 공부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결혼식도 12월 22일 오후 6시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오광춘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대코드를 자극하라 지갑이 반응하리라

    5대코드를 자극하라 지갑이 반응하리라

    제일기획은 불황기에 늘어나는 소비자 구매 유형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인 이른바 ‘불황 5계(五計)’를 19일 발표했다. 지난달 수도권에 사는 20~49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불황기 소비자 인식 연구’를 통해 불황기를 공략하는 다섯 가지 소비 코드를 내놓았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중 96.0%가 현재 상황을 불황이라고 인식했으며, 이에 따라 소비도 전년의 67.5%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측은 “불황기에는 소득이 줄고 직업의 안정성도 떨어질 수 있어 소비자는 불안해진다.”면서 “회피, 무시, 제거 등 3개 심리로 표출되는 불안감을 마케팅에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회피 심리는 본능충실형 소비와 위안형 소비로 연결된다. 제일기획측은 “불황 때 미니스커트나 원색 패션이 유행하는데 이는 불황일수록 스트레스가 많아져 사람들이 이성적인 것보다 본능적인 자극을 선호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불황일수록 소비자의 원초 본능을 자극해야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경기침체기에는 단순하고 감각적인 것에 끌린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73.6%나 됐다. 조사는 회피 심리의 또 다른 행동 결과로 자기위안형 소비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불황기에는 마음 놓고 돈을 쓰지 못하는 데에 대한 보상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에 특정 소비는 오히려 증가한다는 것이다. 불황기에 고가 아이스크림, 초콜릿, 주류, 담배, 화장품, 액세서리, 근교 여행 등의 소비가 활성화되는 게 이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설문에서도 ‘불황에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를 많이 하게 된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78.8%나 됐다. 제일기획측은 “불황 때 소비자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도 작은 심리적 사치를 누리고 싶어하는 보상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에 대중적인 제품에 약간의 고급 옵션을 추가해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안감으로 유발되는 무시 심리는 불황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젊은 층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불황에도 내 스타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설문에 대해 30대와 40대는 각각 38%와 41%만이 ‘그렇다.’고 답했으나 20대는 5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불안감으로 유발되는 세번째 심리인 제거는 가족을 위한 소비와 브랜드를 더욱 중시하는 소비로 연결된다. 경기침체로 야기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소비자는 가족의 가치에 더욱 무게를 두고 보다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설문에서도 ‘불황에도 자녀교육비는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무려 80%가 ‘그렇다.’고 답했다.‘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문항에는 56.4%가 ‘그렇다.’고 말했다. 제일기획 마케팅전략본부 이형도 차장은 “‘불황 5계’ 전략을 활용한다고 불황기에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며 “기존의 기본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큰 그림 속에서 ‘불황 5계’가 잘 녹여져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품격 한식 전도사 조태권 광주요 대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품격 한식 전도사 조태권 광주요 대표

    음식은 ‘사람’이고 그릇은 곧 ‘옷’이다. 하여, 곱게 단장된 밥상 위의 음식은 당연히 ‘스타’처럼 멋있게 보일 터. 그렇다면 우리의 것으로 세계적 ‘슈퍼스타’를 만들어봄직 아니한가. 바로 영원불멸의 진정한 ‘한류’말이다. 조선시대의 명품 도자기 맥을 잇는 조태권(60) 광주요(廣州窯) 대표. 그는 20년째 우리 음식문화의 ‘슈퍼스타’ 발굴에 고집하고 있다. 최고의 도자기는 물론이요 이에 걸맞은 음식과 술은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는 것. 2년 전이다. 중동 두바이 왕자와 일행들이 한국에 왔다. 이들은 조 대표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식당을 찾아 저녁메뉴로 홍계탕을 주문했다. 홍삼과 닭, 버섯, 전복 등의 재료가 들어간 이 홍계탕은 한 그릇에 30여만원에 달하는 고가로 외국인을 겨냥, 최고품으로 개발된 것. 이들은 이날의 맛을 잊지 못했던지 다음날 숙소인 호텔에서 다섯 그릇을 주문했다. 지난해였다. 이들은 또 한국을 잠시 방문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식당에 들르지 못했다. 돌아가던 날 “타고온 자가용비행기가 있는 곳으로 홍계탕 13그릇을 배달해줄 수 있느냐.”고 했다. 식당에서는 기꺼이 응했고 공항에서 540만원을 결제했다. 이후 두바이 부호들이 한국에 올 때면 홍계탕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소문이 났던지 2007년 ‘뉴스위크지’와 ‘뉴욕타임스지’에 한국의 홍계탕을 파격적으로 소개했을 정도로 홍계탕은 세계적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홍계탕 외에 전복갈비찜, 랍스터떡볶이, 랍스터잡채 등도 세계화를 위해 조 대표가 직접 개발해낸 스타급 메뉴로 한국을 찾는 고급 바이어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그가 3년 전 개발해낸 전통 증류식 소주 ‘화요’도 세계적 인기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07국제주류박람회(IWSC)에 ‘화요’를 출품, 동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 5월 벨기에에서 열린 2008몽드셀렉션(주류·식품 경연대회)에서 우리의 전통주로는 처음으로 ‘화요’가 금상을 차지했다. 출시 3년 만에 수상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국내에서도 일식과 한정식당, 골프장 등에서 양주 대신 ‘화요’를 찾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그릇-음식-술’을 들고 외국에 자주 다니면서 한국의 고품격 음식문화를 전도하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에서는 1998년부터 매년 ‘아름다운 우리 식탁전’을 개최하면서 우리 식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코리아푸드엑스포 2008’이 한창 열리던 지난주, 때마침 한승수 국무총리가 ‘한식 세계화 선포식’을 하던 날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광주요 서울사무실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자리에 앉으면서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쁘냐고 했더니 강의 때문에 정신없이 지낸다면서 한 30여분 동안 다른 질문을 할 틈도 없이 계속 목소리를 높여나간다. “이제는 식생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변해야 합니다. 생계형 음식도 중요하지만 세계를 지배할 한국적 명품음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미래성장의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IT산업인가요? 그건 다른 나라도 다 하는 겁니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음식문화입니다. 또 그걸 하루빨리 국가적 브랜드화해야 합니다. 일본은 최근 국가적으로 다시 ‘기모노’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결국 미래 국가경쟁력의 상품은 문화상품인 것이지요. 요새 우리가 말하는 한류는 반짝했다 사라지는 감성적인 것입니다. 선진국에 가보면 대부분 그들만의 음식문화를 아주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일본의 스시, 프랑스의 코냑, 미국 나파밸리의 포도, 스코틀랜드의 밸런타인 등도 마찬가지이지요. 다행히 이제야 우리도 ‘한식 세계화 선포식’을 가졌지만 음식과 술의 가치를 높이면 포장이 달라지고, 이럴 때 우리나라를 찾는 손님들은 진한 감동을 안고 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를 겪으면서 전통 음식문화가 단절되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그저 잘 살아보자는 꿈밖에 없었습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술장사로 터부시했고 그러다보니 돈있는 사람들은 투자를 안 했지요. 우리나라는 지금도 대부분 생계유지를 위해 음식장사를 합니다. 옆집, 앞집 식당과 경쟁을 하게 되다 보니 강한 조미료를 쓰고 가격은 내려야 하지요. 우리나라는 인구 67명당 식당이 한개씩 있고 1년에 10만개의 식당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치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 음식발전이 더디지요. 식구들과 외식하려면 집에서 먹는 것보다 가치가 높아야 찾게 되거든요. 이젠 우리의 미래를 위해 대기업들이 이에 뛰어들어야 하고 국책사업으로 지정돼야 합니다.” 그는 한식을 말할 때 이제는 ‘전통’이란 말을 빼자고 했다. 우리의 요리방법에 외국인들이 먹기 좋게, 외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코스요리 만들어 세계화로 나가면 그게 바로 우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뿌리가 ‘코리아’라고 불리면 된다는 것이다.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20년 후 세계 자동차 시장은 1320여조원,IT산업은 2700여조원이지만 외식시장은 50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음식이란 한번 각인되면 아주 오래갑니다. 다른 산업처럼 리스크가 거의 없어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 음식이 세계화하려면 꼭 전통에만 얽매이지 말고 현재의 우리 재료로 세계의 눈높이에 맞춰 ‘퀄리티업’을 하자는 것이지요.˝ 그는 경남 남해에서 6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사업을 해 어린 시절 비교적 부유하게 지냈다. 경기중 2학년때 5·16이 나자 아버지가 부정축재자로 몰리는 바람에 집안은 풍비박산이 됐다. 가족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고등학교를 다닌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주리대학을 다닐 때 그는 학비는 스스로 벌어야만 했다. 선배의 도움으로 프랑스 식당에서 ‘버스보이’를 했다. 버스보이(busboy)는 웨이터의 심부름꾼으로 웨이터가 월급을 받으면 그중 15%가량 받는 것이었다. 냅킨접기, 접시닦기 등의 일이었지만 정직과 신뢰를 인정받아 곧 웨이터로 승격했다. 이후 방학 때는 웨이터로, 개강때는 공부에 전념했다. 대학을 졸업한 직후 ‘메릴랜드 오션시티’의 한 스테이크집에서 3개월 동안 일해 5000달러를 벌어 부모가 계시는 일본에 들렀다. 당시 부친은 맥이 끊긴 조선 도자기 부흥을 위해 경기 이천에 광주요를 창업한 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도자기를 판매하고 있었다. 1974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대우에 취직했다. 입사 후 얼마 안 돼 아프리카와 유럽 지사장에 발탁되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이어 김우중 대우회장의 특명을 받아 방위산업 영업을 맡기도 했다. 퇴사한 뒤에는 직접 무기거래사업을 벌였다. 이때 세계 최고의 부호들과 어울리면서 나름대로 돈을 벌었다. 그러던 1988년 부친이 타계하자 모든 것을 그만두고 광주요 운영에 매진했다. 이후 도공들과 함께 선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박물관을 순례하면서 질 좋은 도자기가 어떤 것이지 새삼 깨달았다. 결국 산화와 환원을 번갈아 시도하는 ‘중성기법’으로 붉은색, 푸른색을 함께 띠는 상감기법의 도자기를 개발해내기도 했다. 그가 우리 음식문화의 세계화를 부르짖게 된 계기는 도자기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바가 컸기 때문. 도자기 강국이 정치, 경제, 문화, 사회가 균형있게 발달된 선진국이라는 걸 실감했고 그릇과 음식, 술 등이 등급별로 만들어져 어울리는 ‘명품’을 보게 됐던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10년 후에는 세계인이 좋아하는 1병당 1000달러짜리 술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면서 우리 것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조태권은 누구 ▲1948년 경남 남해 출생 ▲1966년 일본 도쿄 미국인 고등학교(ASIJ) 졸업 ▲1973년 미국 미주리대학 공업경영학과 졸업 ▲1973~1974년 일본 도쿄 마루이치상사 근무 ▲1974~1982년 (주)대우 섬유부· 철강부 특수물자부 근무. 그리스지사장 역임 ▲1988년 (주)광주요 대표 ▲1996년 재단법인 광주요 도자문화연구소 설립 ▲1998~2004년 아름다운 우리식탁전개최 ▲2003년 한식전문 ‘가온’ 1호점 개점 ▲2005년 증류식 소주 ‘화요’ 출시 ▲2006년 중국 베이징에 ‘가온’ 개점, 한식요리 전문 ‘낙낙’과 ‘녹녹’오픈 ▲2007년 런던 개최 국제주류박람회 ‘화요’ 동상 수상 ▲2008년 벨기에 개최 2008몽드셀렉션(주류·식품 경연대회) ‘화요’ 금상 수상 ▲2008년 현재 (주)광주요·화요 대표
  • 경기침체 시름 소주로 달랜다

    경기침체 시름 소주로 달랜다

    서민들은 주가 폭락 등 경기 침체의 시름을 술로 달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이마트는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된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이마트의 주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양주 등 비싼 술보다는 싼 술을 많이 찾았다. 종류별 판매신장률을 보면 청주, 탁주, 과실주 등 민속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0% 늘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민속주 중에서도 청주는 60.0%나 판매량이 늘었다. 탁주는 42.0%, 과실주는 2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맥주와 소주의 판매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5.6%,20.8%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와인도 전년 동기대비 24.9% 늘었다. 하지만 와인 판매증가는 9일부터 시작된 할인행사 덕이 컸다. 반면 양주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느는 데 그쳤다. 이마트 관계자는 “널뛰는 주가와 고환율에 투자자와 기러기 아빠들이 출렁이는 가슴을 소주, 맥주 등 저렴한 술로 달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장기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술집보다는 할인점에서 술을 사 집에서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日 음주운전 벌칙 강화효과 ‘쏠쏠’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에서는 음주운전의 처벌을 강화한 도로교통법의 효과로 음주운전에 따른 사망 사고가 24.4%나 줄었다. 지난해 9월19일 시행에 들어간 개정 법은 음주운전을 했을 때 운전자만이 아니라 함께 타거나, 술을 줬거나, 차량을 제공한 사람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이른바 차량 및 주류 제공죄, 동승죄 등 3종의 신설 조항이다.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다르지만 0.25㎎이상의 운전자와 함께 탄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만엔 이하의 벌금, 차량을 제공한 사람은 3년 이하 징역이나 50만엔 이하의 벌금도 처해진다. 또 술을 판 사람도 2년 이하 징역이나 30만엔의 벌금을 부과도록 했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법이 시행된 이래 지난달 18일까지 음주운전에 따른 사망 사고는 개정법 시행 전 같은 기간 422건에 비해 24.4%가 줄어든 319건에 그쳤다. 음주운전 사고 역시 7979건에서 22.8%인 1814건이나 감소했다.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은 8만 4440명에서 5만 1683명으로 무려 38.8%인 3만 2757명이 줄었다. 특히 동승죄에 걸린 사범은 954명, 차량 제공 사범은 221명, 운전자에게 술을 준 사범은 93명이다. 사이타마현 지방법원은 지난 6월 인명피해를 입힌 음주운전자에게 술을 판 음식점 주인(45)에게 “술을 팔아 자기의 이익만 챙기려 했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처음으로 주류 제공죄를 적용했다.이에 따라 아키타현의 한 음식점은 지난 1일부터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1만엔 이상의 식사 등을 한 손님들에게 1000엔을 차비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경찰청은 “참혹한 음주운전의 사고를 뿌리뽑기 위해 마련한 음주운전의 벌칙 강화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hkpark@seoul.co.kr
  • 中 “내수 확대로 금융위기 폭풍우 뚫을 것”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7기 3중전회) 폐막과 함께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일 막을 내린 17기 3중전회는 농촌 개혁을 화두로 하는 주요 결정을 통과시켰다.단기적으로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제의 침체로 수출이 둔화하는 것을 내수 확대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를 기회로 성장 모델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3일 정부가 조만간 농촌 소비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재정, 통화정책 수단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린이푸(林毅夫) 세계은행 선임 부총재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중국은 내수를 진작시키고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의 폭풍우를 뚫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내수를 진작함으로써 수출하락 효과를 보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아울러 그는 중국의 자본 통제 능력과 풍부한 외환보유액이 중국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전문가들은 3중전회 보고서가 처음으로 ‘자본시장 안정화´를 경제·사회 안정방안과 동등한 지위에 올려놓자, 중국 당국이 후속조치로 증시 안정을 위한 구체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광다(光大)증권의 전략분석가인 황쉐쥔(黃學軍)은 이날 증권시보에 “중전회가 자본시장 안정을 언급한 것은 사상초유의 일”이라면서 “당국이 자본시장을 중시하게 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퉁지(同濟)대학 경제학과 스젠쉰(石建勛) 교수는 “느슨한 통화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앞으로는 주류가 될 것”이라면서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정책이 지속되면서 인하폭이 확대되고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연말까지 2~3차례의 이율 인하와 감세 등 재정정책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한편 중국이 미국발 금융위기에 ‘구원투수´로 나설지도 모른다는 전망과 관련, 일각에서는 “3중전회가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 자기 일을 먼저 잘 처리하는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중국이 직접적 지원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중국 학자들은 “먼저 역내의 경제, 금융, 자본시장 안정에 노력하고 장기적으로 질높은 성장으로 세계경제에 공헌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외환보유고를 동원해 미국을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jj@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백제 부흥운동 16년째 연구 고고학박사 최병식

    [김문기자가 만난사람]백제 부흥운동 16년째 연구 고고학박사 최병식

    너무나 슬픈 운명이다. 통곡과 한(恨)도 많다. 비록 현장을 보지 못했을지라도 그들의 삶과 죽음이 어떠했는지 130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살아 있는 숨결로 다가온다. 한 남자가 ‘백제의 마지막’을 끌어안은 까닭이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삼국시대 백제는 660년에 멸망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아니다’라는 주장이다.3년 뒤인 663년이라는 것. 어째서? 백과사전에서 ‘주류성’이란 단어를 일단 찾아본다. ‘660년 7월18일 백제의 의자왕이 신라·당(唐)의 연합군에게 항복했다. 이후 백제사람들의 부흥운동이 일어났는데, 흑치상지(黑齒常之)와 복신(福信)이 웅거한 임존성(任存城)과 도침(道琛)이 이끄는 주류성(周留城)을 중심으로 부흥운동 세력이 통합됐다. 그리하여 주류성을 공격하는 나당연합군을 크게 이겼으며, 이러한 기세로 부흥군은 200여성을 회복했다. 나당연합군이 고구려 공격에 전념하고 일본에 있던 왕자 풍(豊)이 돌아와(662년 5월) 부흥운동을 이끌면서 더욱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부흥운동 세력의 지휘부 내에 분란이 일어나 복신이 도침을 죽이고, 다시 풍이 복신을 죽이는 데에 이른다. 더욱이 부흥군을 돕기 위해 왜(倭)가 보낸 병사 2만 7000명이 백강(白江)에서 궤멸되고 풍이 고구려로 달아나자 백제의 부흥운동은 이내 막을 내리고 말았다.’ 주류성과 관련, 다음과 같이 기록한 문헌도 있다. 백제 멸망 후 복신과 승려 도침 등이 부흥운동을 펼친 근거지로, 신라 문무왕 1년(661년)에 나당연합군을 물리치고 전세가 유리했으나 부흥군 지휘자 사이의 반목으로 663년 9월 성이 함락돼 백제 부흥운동은 끝이 나고 말았다. 이 성의 위치에 대해서는 충남의 한산과 홍성·연기, 전북 부안 등 여러 설이 분분하다. ‘일본서기’에는 ‘주류성이 백강에서 가깝고 농사짓는 땅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돌 많고 척박해 농사지을 수 없는 곳이다. 싸움이 길어지면 백성들이 굶주리기 쉽다.’고 적혀 있어 위치 추정의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백제 멸망은 660년 아닌 663년으로 고쳐야” 이와 관련, 흥미로운 ‘삼천굴의 전설’도 있다. 당시 나당연합군은 백제 부흥군들이 숨은 굴을 찾아냈다. 병사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청솔가지를 잔뜩 쌓아 놓고 무조건 불을 질러 쳐들어 갔다. 굴 속 깊숙이 숨었던 3000병사들이 모두 죽었다. 그들의 피가 계곡으로 흘러들었다. 그 골짜기는 지금도 ‘혈적곡’ 또는 ‘피숫골’로 불린다. 충남 연기 운주산에 올라보면 이같은 슬픈 역사의 현장을 떠올릴 수 있다. 당시 주류성 일대에서 나당연합군과 백제·일본 등 동북아 4개국이 사생결단의 전투를 벌였다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흔치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전쟁 드라마를 쓴다면 흥행요소는 다 갖춘 셈이다. ●“백제 부흥의 근거지 주류성은 운주산 일대에” 지난 11일 운주산 고산사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제15회 백제고산대제를 개최하면서 백제 의자왕과 부흥군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삼천범종’ 타종식을 가진 것. 지역 주민은 물론 여러 고고학자들이 참석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사람은 최병식(57) 고고학박사. 비운의 주류성과 삼천굴을 찾기 위해 16년째 미치도록 한우물을 파는 인물이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가 어느날 무역업을 냅다 팽개치고 ‘백제 부흥운동’에 뛰어들었다.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 논문도 ‘백제부흥’이었다. 국내에서 이런 내용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그와 서울역사박물관의 김영관씨 등 단 2명이다. 최 박사의 명함에는 계간 ‘한국의 고고학’ 발행인, 도서출판 주류성 대표, 운주문화연구원장 등이 적혀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에 들어서자 ‘백제의 언어와 문학’‘백제산성의 이해’‘백제토기 탐구’ 등 백제 관련 서적으로 가득했다. 최 박사가 직접 저술한 ‘최근 발굴한 백제 유적’도 눈에 들어온다. 지난 16년 동안 오로지 주류성을 만나기 위해 백제문고 33권을 완간했고, 관련 고고학 서적만 100여종을 발간했으니 간단치 않은 고집이다. ▶왜 주류성에 천착합니까. “여러 문헌에 보면 백제 의자왕이 항복한 이후 3년여 부흥운동이 주류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그 부분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습니다. 백제멸망은 660년이 아닌 663년 9월이라고 기록해야 합니다. 반드시 주류성을 찾아 역사를 다시 써야지요.1971년 무령왕릉을 발견했듯이 말입니다.” ▶어떻게 해서 주류성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까. “16년 전, 그러니까 1992년 봄이지요. 우연히 운주산에 올랐습니다. 정상에서 석비(石碑)를 보게 됐지요. 거기에는 ‘백제 부흥운동의 근거지인 주류성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지만 그 정확한 역사를 알 길이 없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순간 온몸에 전율 같은 것을 느꼈지요. 며칠 뒤 서울로 돌아와 미국을 가게 됐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최인호의 ‘잃어버린 왕국’을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하던 사업을 접고 주류성이라는 출판사를 설립하면서 이쪽으로 계속 연구를 하게 됐지요.” ▶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 나중에 고고학 박사가 됐습니다. “사실 백제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계백장군과 의자왕 정도만 알았지요. 하지만 그때 운주산에 오르면서 전생의 업보 같은 걸 느꼈습니다. 어떤 운명처럼 1994년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상명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백제에 관한 깊은 애정과 지식을 쌓게 됐습니다. 역사는 이긴 자의 몫이기 때문에 의자왕이나 삼천궁녀 등에 대해 잘못 기술한 것이 많습니다. 의자왕은 당나라에 잡혀 가기 전에 3년 동안 백성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금괴 등을 몰래 숨겨놓는 등 방탕하지도 않고 백성들을 많이 사랑했습니다. 부흥운동도 의자왕에 대한 안타까움과 존경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주류성이 운주산 일대에 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운주산에는 당시 처절한 전투를 벌였던 산성이 있습니다. 또 아직 발견은 못했지만 3000병사가 몰살당한 삼천굴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일본서기’에도 이같은 기록이 일부 나오고 신채호 선생도 운주산 주변이 주류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시 말해 운주산성에는 삼천굴, 여기에서 공주쪽으로 3㎞ 정도 떨어진 비암사에 주류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673년 백제의 후손들이 만든 불비상(佛碑像)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요.” ▶삼천굴 발굴작업은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나요.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운주산엘 갑니다. 운주문화연구원이 거기에 있거든요. 그동안 연기군청과 함께 12군데를 시추했는데 아직 결정적인 근거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을 불러 지표면 조사와 연구를 한 결과 동굴이 있을 법한 석회질 등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추정하기엔 삼천굴은 쌍굴일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그는 1997년에는 운주산 고산사 어귀에 ‘백제국 의자대왕위혼비’를 세웠다. 해마다 음력 9월8일 ‘고산제’를 열어 의자왕과 3000병사들의 넋을 달랜다. 백제학회 회원으로 1년에 한번씩 관련 세미나와 학술강연회를 갖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살아 있을 때 반드시 주류성과 삼천굴을 찾는 것”이라는 대답이 지체없이 돌아온다. 돈 되는 일도 아니고, 학술단체에서도 못하는 사라진 역사의 흔적을 외롭게 한 개인이 찾는다는 점에서 문득 경외심이 느껴졌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최병식은 누구 ▲1951년 충북 음성 출생 ▲69년 경동고 졸업 ▲76년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92년 운주산성 일대 백제 부흥군의 마지막 근거지인 주류성 및 삼천굴 발굴작업 시작, 주류성 출판사 설립 ▲97년 운주산에 백제 부흥군을 위한 절 고산사 세움 ▲99년 한양대 대학원 문화인류학과 고고학 석사 ▲03년 대한문화재신문 발행 ▲06년 상명대 대학원 사학과 고고학(백제부흥) 박사학위 취득, 계간지 ‘한국의 고고학’ 창간 ▲08년 현재 백제사문고 33권 완간. 출판사 주류성 대표,‘한국의 고고학’ 발행인, 운주문화연구원 원장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하인호 원장 “근로시간 분배가 가장 큰 이슈될 것”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하인호 원장 “근로시간 분배가 가장 큰 이슈될 것”

    한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인 하인호 한국미래학연구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 스스로의 노력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하 원장과의 일문일답. ▶2048년, 한국의 미래를 전반적으로 낙관하나, 아니면 비관하나. -한국의 미래는 전적으로 한국인의 선택과 개척역량에 달려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2위에 이르고, 세계 7위 경제 규모(1위 중국,2위 미국,3위 인도,4위 브라질,5위 일본,6위 러시아,8위 독일)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 예측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6대 위기를 극복하고 2가지 과제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감소 ▲신동북아(한·중·일·러) 정세불안 ▲에너지 및 원자재 값 상승지속 ▲원화 절상 지속 ▲지구 온난화 현상 지속에서 오는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또 우리의 정신적 무형자산을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승화시키고,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두가지 과제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2048년, 한국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는 무엇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또 이를 사전에 대비하려면 어떠한 조치들을 해나가야 하나. -40년 뒤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이슈는 근로 및 노동 시간의 분배와 자살 방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육체노동은 물론 정신적 노동 일부까지 빼앗아 가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분배받는다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된다. 이에 대비해서 스스로 자기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가치관을 정착시켜야 하고, 돌봄 도우미를 높이 평가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입시지옥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교육체제는 사라질까. 그 때쯤은 어떤 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리라고 보는가. -2020년부터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면서 지금의 교육체제는 급속하게 무너져 40여년 뒤에는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 때쯤에는 학생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학습을 할 것이다. 교육 형태는 홈스쿨링과 케어스쿨링(학교가 실험 실습, 워크숍, 운동회, 학예발표회로 전환)이 주를 이룰 것이다. ▶한국의 빈부격차는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는가. -2020년 이후부터 빈부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고학력 계층이 본격적으로 사회활동의 주류를 이루는 사회가 되고, 특히 사회기여도를 높이 평가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애국지사 이상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열리면서 빈부 격차는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하인호 원장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고등교육·미래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양대 교수와 피츠버그대 국제문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교수부장, 교육부 국립교육평가원 평가기획부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미래사회의 가치관과 교육’ ‘미래로 가는 시계’ 등이 있으며, 역서로 ‘21세기 직장혁명’ 등이 있다. 최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22개 신성장동력 선정 과정 등을 자문하기도 했다.
  • [올 노벨 문학상 르 클레지오] 비주류·약자·사라져가는 ‘주변 문화’ 대변

    [올 노벨 문학상 르 클레지오] 비주류·약자·사라져가는 ‘주변 문화’ 대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8)는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문인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프랑스 작가로 꼽히는 그는 2001년 서울에서 열린 한·불작가교류 행사에 참석하면서 한국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는 한국 방문 중 전남 화순군 운주사에 들러 시흥이 떠올라 시 ‘운주사 가을비’를 보내오기도 했다. 르 클레지오는 1940년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 근무하던 영국인 의사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니스대와 영국 런던대·브리스톨대에서 수학했다. 스물세살이던 1963년 발표한 처녀작이자 출세작인 ‘조서(調書)’가 르노도상을 받으며 프랑스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곧 이어 ‘사막’‘사랑의 대지’‘도피의 서’ 등 40여권에 이르는 작품을 발표하면서 일약 프랑스 문단의 대표 작가로 떠올랐다.1994년 리르지(誌)에 의해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선정됐다. 매스컴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영화배우 못지않은 훤칠한 외모로 친숙감을 더해준다. 그의 작품은 비서구적이고 친자연적이며 종교색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종교적 성찰과 명상이 담긴 철학 에세이에 가깝다. 장 폴 사르트르가 자기 방식대로 참여문학을 했듯, 르 클레지오는 현대 사회에 맞서 피지배자와 사회적 약자, 사라져가는 문화를 대변하고 있다. 주류에 머물기보다 변방에 보다 큰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자전적 소설 ‘혁명’에서 보여주듯, 그의 가계는 프랑스 혁명 이후 이주해간 아프리카 모리셔스섬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 역시 어린 시절의 많은 시간을 모리셔스에서 친척들과 함께 보냈다. 그는 “나는 ‘모리셔스에 사는 프랑스인’이라는 소수 민족입니다. 도도새가 멸종되듯이 이 문화는 없어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내가 쓰는 소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체성’이며 사라져 가는 이 문화를 작품 속에서 보여주고자 합니다.”라고 고백한다. 그의 소설 배경이 프랑스와 같은 지배자들의 땅이기보다 피지배자들의 땅, 제3세계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1966년부터 2년간 군복무로 태국 방콕에 체류하며 불교와 선(禪)의 세계에 접했다.1967년 멕시코 체류를 통해 남미 인디언의 삶에 푹 빠지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과의 인연이 이뤄졌다. 한국을 첫 방문한 뒤 한국에 편안함을 느껴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이화학술원 석좌교수직을 맡고 있다. 르 클레지오는 “한국인들은 마음이 따뜻하고 넉넉하며, 다이내믹하기까지 해 나를 매료시켰다.”고 털어놨다. 그는 강원도 영월을 좋아하는데 어린 시절 은둔처 같은 산속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어서다. 르 클레지오는 한국 문인들과도 각별한 사이다. 소설가 황석영씨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 이 두 작가는 어릴 때의 ‘전쟁’이라는 유사한 경험이 인연의 끈으로 작용하면서 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황석영씨는 “르 클레지오는 등단도 1960년대로 나와 비슷하지만, 세살 위라 형이라고 부른다.”며 “특히 1960∼70년대 르 클레지오의 작품세계의 사변적 변화에 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르 클레지오는 이같은 ‘한국사랑’ 덕분에 한글 자모를 읽고 쓸 줄 알며 기본적인 단어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한국어 실력을 갖췄다. 송기정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는 “르 클레지오는 사회적 약자와 자연 등을 많이 다뤄온 만큼 작품 그 자체가 더없이 맑다.”면서 “고도 산업사회에 진입하면서 현대인들이 잃어가는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뜻하고 순수한 작가”라고 평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YTN ‘돌발영상’ 살려내라” 네티즌들 항의 봇물

    YTN ‘돌발영상’이 8일 방송을 끝으로 방영되지 못하게 됐다는 소식에 수많은 네티즌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구본홍 사장 선임과 관련 ‘낙하산 반대 투쟁’으로 노사간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YTN은 지난 6일 노조원 33명에 대해 해고 등 중징계 조치를 단행했다.이에 따라 기존 돌발영상을 담당했던 PD 3명 중 2명이 각각 해고와 정직 처분을 받아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제작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해당 제작진은 지난 8일 방송에서 이같은 상황을 간략히 설명한 후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이 그 부조리 때문에 없어져 매우 안타깝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 ‘샤랄라’는 포털 다음의 해당 기사 댓글에 “개그콘서트,웃찾사 등 개그 프로그램보다 훨씬 재미있었는데 이제 뭐를 봐야 하나.”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검은 리본을 뜻하는 ‘▶◀’ 표시와 함께 “대한민국 방송은 죽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네티즌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돌발영상 부활’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포털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 돌발영상 제작을 계속해야 한다는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지난 8일부터 진행된 이 청원에는 9일 오후 2시 현재 7000여명의 네티즌이 뜻을 같이 하며 동참해 있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 YTN 대량 해고 사태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9일 “YTN 노조는 ‘공영방송 수호’라는 윤리강령에 충실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부성현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역사 앞에 떳떳한 YTN 노조원들에게 무한한 찬사와 동지적 신뢰를 보낸다.”고 응원했다. 진보신당 또한 같은 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제대로 임기를 마치려면 구본홍 사장을 해임하고 해고자를 원직복직시켜야 한다.”며 YTN 해고 사태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특히 여당 ‘비주류’ 뿐만 아니라 지도부에서도 YTN의 강경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자 ‘친이(친이명박계)’ 세력의 핵심인사인 공성진 의원은 9일 “꼭 재심할 길이 있어야 하고 함께 같이하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사기업 노사문제라고 하지만 언론이 갖는 특수성은 그 여파가 일파만파여서 신중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 하에서 엄청난 언론탄압이 자행되는 것처럼 세계에 보여질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열린세상] 경이로운 아메리카로의 초대/ 이성형 중남미 전문가 정치학 박사

    [열린세상] 경이로운 아메리카로의 초대/ 이성형 중남미 전문가 정치학 박사

    “투피족이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 1928년 브라질의 평론가 오스왈두 데 안드라지가 내뱉은 ‘카니발 선언문’의 한 구절이다. 투피족은 아마존의 원주민 부족이다. 이 투피족이 표류해서 해안가에 도착한 한 프란시스코 교단 신부를 먹어치웠겠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트로피칼 모더니즘이다. 유럽적인 기법을 완전히 소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선언문은 이어진다.“우리는 결코 세례를 받은 적이 없다. 우리에겐 낮잠을 잘 권리가 있다. 우리들의 그리스도는 바이아나 벨렝 두 파타에서 태어났다.” 브라질 예술가들은 수입된 모더니즘을 거부하고, 트로피칼리즘을 제창했다. 동북부의 흑인 나부를 그리기 시작했고, 녹색의 정글이 에덴동산이라고 주장했다. 아프로-브라질의 세계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게 된 것이다. 혁명을 경험한 멕시코 예술가들은 좀 더 급진적이었다.“우리는 이젤 페인팅과 과도하게 지적인 모든 화실예술을 거부하고, 공적 유용성을 지닌 건조물 예술을 재현하는 것을 옹호한다. 우리는 수입된 모든 미학적 표현이나 민중의 느낌에 거슬리는 것이 부르주아적이므로 사라져야 한다고 선언한다.” “멕시코 민중의 예술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건강한 영적 표현이며 이 예술의 원주민적 전통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것이다.” 벽화가 시케이로스가 초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기예노동자, 화가, 조각가 노조 선언문’(1923년)이다. 전 세대의 화가들은 파리의 정원이나 분수대를 진경산수처럼 그렸다. 조각가들은 다비드상이나 유럽의 고전주의 조각상을 모방했다. 유럽의 짝퉁을 제작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 대통령 궁전의 무도회에서는 왈츠나 폴카 아니면 마주르카를 추었다. 하지만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럽 모방 풍조는 퇴조하기 시작했다. 멕시코의 아틀 박사는 자국의 산수를 화폭에 담았다. 국민주의 예술의 시대를 예고한 것이다. 그의 제자들은 원주민 예술을 탐구했고,‘우주적 인종’인 혼혈 인종의 탄생을 창세기 이야기로 담아냈다. 원주민, 메스티조, 농민, 고통을 당하는 여성, 혁명과 국가 재건 과정을 이젤 페인팅이 아닌 벽화에 담아냈다. 브라질과 쿠바 예술가들은 “검은 아메리카”를 화폭에 담았다. 백인 초상화조차 이젠 “아프리카나 원주민의 영혼”을 지닌 “하얀 마스크”가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알레호 카르핀티에르가 지적한 “경이로운 아메리카”인 것이다. 라틴아메라카 거장들의 회화전이 오래 전부터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벌써 세 차례나 다녀왔다. 여러 거장들의 회화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행사를 주관한 측에 오로지 감사할 따름이다. 세 번쯤 찬찬히 보니, 옥에도 티가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우선 너무 교과서적 틀에 따른 전시회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벽화운동’ 전시실에는 벽화가 별로 없다. 벽화를 뜯어 올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젤 페인팅이 주류이다. 벽화가가 그린 그림이 모두 벽화일 수 없다. 벽화운동 고유의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들은 몇 개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국민예술의 탄생”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유명한 화가의 이름에 집착한 것도 옥에 티였다. 프리다 칼로의 전시실을 따로 만든 것은 좋았는데, 초상화 한 점, 엽서 크기의 그림 네 점, 낙서 한 점이 모두였다. 그렇게 우수한 작품도, 칼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자화상도 보이지 않아 실망이 컸다. “형상의 재현에 반대한다.”는 구성주의 전시실에도 형상의 재현에 너무 충실한 그림들이 보인다. 리베라의 ‘아빌라 풍경’, 레부엘타의 ‘외부작업발판’, 바리오스의 ‘복사’가 구성주의 작품일까. 진열과 배치의 어려움에서 나온 옥에 티이리라. 아직도 보지 못한 분들에게 한번 방문하길 권한다. 이성형 중남미 전문가 정치학 박사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세계 경제원동력 차이나타운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세계 경제원동력 차이나타운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미국) 박건형특파원, 요코하마(일본) 류지영특파원|미국 뉴욕 맨해튼 카날 거리와 모트 거리가 교차하는 중심부에 자리잡은 차이나타운. 주변을 돌아보면, 어디서부터인지는 몰라도 어느새 거리가 중국 간판들로 가득하다. 중국어로 말을 걸어오는 상인들을 뒤로 하고 골목 안쪽에 자리잡은 중식당 ‘차이나 익스프레스’에 들어섰다. ●“무일푼이라도 후원… 타국서 성공할 기회 줘” “뉴욕 차이나타운은 전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19세기 중반 대륙횡단 철도 공사 때 태평양을 건너 온 중국인들이 자리잡은 곳이니 150년이 넘죠.” 차이나 익스프레스의 탕원웨이(58) 사장은 척박한 환경에서 세계 곳곳에 차이나타운을 일궈낸 선대들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이국 땅에서 그 누구도 무시 못할 정치적·경제적 능력을 갖게 된 차이나타운의 성장 동력을 묻자 탕 사장은 가게 한가운데 20여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금색 현판을 가리켰다. 이들은 1990년 무일푼이었던 탕 사장이 가게 문을 열 당시 경제적 도움을 준 후견인들이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후견인이 돼 줄 것을 요청했고, 이들 모두 자신을 믿어준 것에 고맙게 여기며 기꺼이 5000달러씩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가게가 안정을 찾으면서 탕 사장은 10년 넘게 후견인들에게 수익금을 배분하고 있다. 탕 사장 역시 중국인 후배 세 명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식으로 따지면 일종의 ‘계’와 같은 조직인 셈이다. 그는 “중국인들은 누가 나에게 도움이 될지를 늘 철저하게 계산하지만, 일단 믿기 시작하면 그 강도는 절대적이어서 그 아들까지 신뢰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20명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그 20명이 각각 또 다른 20명씩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600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화교들이 어떻게 힘을 키워 가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차이나타운이 도시 중심가에 점차 세를 넓혀갈 수 있는 것은 이런 네트워크의 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수천명의 화교가 각각 100∼1000달러씩 소액을 내 만든 기금으로 차이나타운 주변 빌딩들을 순차적으로 사들인다. 뉴욕 차이나타운이 이런 식으로 이탈리안타운과 한인타운을 변두리로 몰아내고 중심상권을 차지한 일화는 유명하다. ●100인 위원회, 막강한 정치적 파워 행사 노동력을 앞세워 해외로 진출한 중국인들은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예외없이 차별받고 박해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힘을 키웠다. 현재 2조달러(약 2700조원)로 추산되는 화교 자본력을 일궈냈고, 인구수를 바탕으로 한 ‘투표력’은 주류 정치권도 중국인 사회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100인 위원회’로 불리는 화교사회의 의사결정 집단은 어느 곳에 뿌리를 내리든 그 나라 정치권에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스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중국인 커뮤니티인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연합회의 자오 칭(가명) 이사는 “미국 국내법상 중국 정부가 직접 고용한 로비스트의 역할은 한계가 있지만,100인 위원회는 미국인인 만큼 훨씬 자유롭게 현안에 접근할 수 있다.”면서 “정기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과 하원을 가리지 않고 정치자금을 지원해 그들이 우리의 요구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의 힘도 무시 못해 LA를 상징하는 할리우드의 중심부에는 ‘만즈 차이니즈 시어터’로 명명된 중국식 건물이 서 있다.1927년 극장왕 시드 그로우만이 중국 문화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지은 극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블록버스터 영화가 상영되는 이 극장 앞 광장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손바닥 자국과 발자국, 사인이 빼곡히 찍혀 있다. 가장 미국적인 문화가 중국 문화 위에 서 있는 셈이다. 중국 문화에 대한 서양인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화교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든다. 차이나타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붉은색의 기둥 ‘파이러우(牌樓)’와 공자상은 방문객들에게 ‘중국 힘’의 상징물로 각인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차이나타운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폭력집단 유착 문제는 자정노력을 통해 개선되는 추세다. 일본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은 개발 당시부터 지역 경찰과 협력해 폭력조직 정착을 막아냄으로써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범죄 청정지역이 됐다. 현재 이곳은 연간 방문객만 1800만명에 달한다. 도쿄 디즈니랜드 방문객이 연간 15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곳의 경제적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kitsch@seoul.co.kr ■ 한국사회 개방성 높이려면 - “이주노동자 처우 개선 나서야” 100만 국내 거주 외국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 역시 우리 사회의 개방성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특히 3D 업종에서 묵묵히 일하는 불법체류자 22만명에 대한 전향적 대책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대통령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외국인 노동자의 숙식비를 임금에 포함하는 방안 등을 내용으로 한 비전문 외국인력 정책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기숙사비·식대 분담을 표준근로계약서에 명시 ▲최저임금제를 감액 적용(10%)하는 수습기간(현행 3개월)을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불법체류 외국인 수를 연말까지 20만명으로 줄이고 불법체류자 비율도 현재 19.3%에서 10%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의 실질 임금을 줄여가겠다는 게 개선안의 요지다. 하지만 사회 최저 임금을 받는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깎겠다는 발상이 과연 합당한 처사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감세정책을 통해 부자들에게는 혜택을 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빈자(貧者)와 부자에 대한 정책의 형평성 시비가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이철승 전국 외국인 이주·노동 운동협의회 대표는 “무엇보다 ‘정주화 금지’라는 우리 사회의 불문율을 허물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혈통주의 원칙을 지켜오던 국적법을 8년전에 수정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사회통합의 원동력을 마련한 독일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변화하는 코리아타운 - “교포들 직업군도 다양화 美사회 주류로 파고들어” |로스앤젤레스 박건형특파원|‘나성식당’,‘이쁜이 미용실’,‘서울만화방’. 한국의 시골 읍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활자체의 간판들이 가득한 LA 코리아타운. 전세계 최대 한인 커뮤니티로 80만여명의 교포가 거주하며 서울 나성구라는 별칭을 가진 이 곳의 첫 인상은 마치 80년대 서울 변두리의 모습과 흡사하다. LA한인상공회의소 스테판 하 회장은 “한인사회는 1930여년의 이민사에서 최대의 격변기를 맞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자라고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은 1.5세대와 2세대가 주류사회 각 분야로 속속 진출하고 있고, 일부는 1세대가 일궈놓은 기반을 물려받아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6년 15세의 나이로 미국에 건너온 하 회장은 UC버클리를 졸업한 뒤 부동산업으로 성공한 1.5세대 경영인.1.5세대들의 대표 단체인 한·미연합회 회장을 거쳐 이사장도 맡고 있다. 올해 6월 첫 경선을 통해 LA한인상의 회장에 당선됐다. 하 회장은 교포사회 변화의 증거로 직업군의 이동을 먼저 꼽았다. 대부분 세탁업, 주류업, 식료품상에 종사하던 교포들의 직업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 특히 상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브랜드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는 “의류업체인 ‘포에버21’은 미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각종 쇼핑몰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고, 요구르트 체인점인 ‘핑크베리’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 두고 “열심히 일만 하면서 먹고 사는데 만족했던 사람들이 미국 사회속으로 본격적으로 파고 들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하 회장은 다른 이민사회와 한인사회의 차이점으로 ‘이민 역사의 노하우’를 들었다. 한국에서는 코리아타운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민사가 100년이 넘는 차이나타운과 30년에 불과한 한인사회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한인사회가 갖춰야 할 과제로 ‘정치력’을 강조했다. 그는 “화교처럼 100명의 한인 상인들이 모여 100인 위원회를 만들고,1년에 1만달러씩만 내놓는다면 이를 정치인 후원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미국 교포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한국 정부가 직접 할 수 없는 분야까지 한인사회가 분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kitsc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 부장(팀장)·이도운 차장·박상숙·류지영·박건형·정현용 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 특파원, 국제부 박홍환 차장·안동환·이재연 기자
  • ‘찌라시’ 단속 무모한 도전

    검찰과 경찰은 고 최진실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채업 괴담’의 진원지가 여의도 증권가의 사설 정보지(속칭 찌라시)라는 판단에 따라 7일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1980년대 중반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정보지는 A4 용지에 정리된 것이다. 대기업 정보 담당자, 국회의원 보좌관, 국정원·경찰 등 정보 계통 관계자 등이 매월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갖는 정보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이다. 정치·경제 문제, 연예인 스캔들 등 언론 보도에서 접할 수 없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최근들어 증권가 정보지는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유포되는 새로운 방식도 등장했다. M증권 장모 애널리스트는 “요즘은 종이와 메신저 정보라는 두 형태가 공존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추세”라며 “종이 찌라시 내용이 메신저상에 유포되고, 메신저상의 이야기가 확대·재생산되며 종이 찌라시에 반영된다.”고 말했다.G증권 김모 애널리스트는 “찌라시를 종이 형태만 생각하고 있는 듯한데, 요즘 찌라시는 메신저를 통해 확산되는 내용이 주류”라면서 “최진실씨의 소문도 어디서 먼저 시작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보 유통에는 증권사 등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애용하는 특정 인터넷 메신저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메신저는 1대1 대화를 기본으로 하는 일반 메신저와는 달리 ‘쪽지’를 대량 발송할 수 있다.K증권 이모 애널리스트는 “메신저에 500명 이상이 등록돼 있고, 이들과 매일 10건 정도의 정보를 주고받는다.”면서 “4만여명에 이르는 증권업계 종사자들이 이런 식으로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최초 유포자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메신저를 공급하는 B사 관계자는 “메신저를 통해 주고받는 쪽지나 대화 내용은 회사 서버에 남지 않고, 복구할 방법도 없다.”고 설명했다. 검경의 이번 전쟁이 2005년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연예인 X파일 사건이 불거졌던 2005년 3월, 검경은 사설 정보지 업체 단속에 들어갔지만 업체 두 곳만 단속한 채 용두사미로 끝났다.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관들은 “정보 출처가 명확지 않은데 무슨 수로 수사하느냐.”면서 “이번에도 잔가지 몇 개만 부러뜨리는 선에서 끝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 최진실씨의 ‘사채업 괴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괴담의 최초 유포자를 찾는 것은 무리라며 사실상 수사를 종결키로 했다. 경찰은 A씨,B씨,C씨에 이어 중간 유포자로 소환했던 D씨에게 “소문을 메신저를 통해 들었는데, 누구에게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들은데다 D씨의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쪽지나 대화 내용이 서버에 남아 있지 않아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경찰 관계자는 “D씨에게 정보를 보낸 이를 찾지 못해 더 수사할 수 없다. 관련자 네 명을 재소환·조사한 뒤 선별적으로 입건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30대 대졸 사무직 ‘性구매 주류’

    30대 대졸 사무직 ‘性구매 주류’

    성(性)구매자로 적발돼 존스쿨 교육을 받은 대한민국 남성의 전형은 ‘30대 대졸 사무직’인 것으로 분석됐다. 성매매 사건에서 성구매 남성이 초범이면 하루 8시간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전과가 남지 않도록 기소유예하는 제도를 존스쿨이라고 한다.5일 법무부가 민주당 이춘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존스쿨 수료자 1만 1216명을 설문조사해 1295명을 무작위로 추출·분석한 결과 30대가 645명(50.0%)으로 가장 많았다.20대는 296명(22.9%),40대는 291명(22.6%)으로 나타났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하 774명(60.0%), 고졸 이하 363명(28.2%), 대학원 입학 이상 97명(7.5%), 중졸 이하 55명(4.3%) 등이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 438명(34.4%), 판매·서비스직 326명(25.6%), 전문직 165명(13.0%) 순이었다. 성매매처벌특별법 시행을 알지 못했다는 응답이 40.4%로 2005년 연구 때의 26.7%보다 오히려 높아졌으나 자기방어적인 태도로 설문에 응했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별법 시행을 알고도 성구매를 했다고 응답한 535명 가운데 224명(41.9%)이 단속의 불확실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성욕이 170명(31.8%), 접대로 인한 불가피성이 137명(25.6%)이었다. 반면 2005년 연구에서는 성욕이 45.4%, 단속의 불확실성이 34.3%였다. 처음 성을 구매한 나이대는 20대 초반이 571명(45.6%),20대 후반이 322명(25.7%) 등 20대에 집중됐다. 최초 성구매 계기는 호기심이 469명(36.3%), 음주가 343명(26.6%), 주위의 권유가 179명(13.9%), 성적욕구 해소가 102명(7.9%)이었다. 하지만 그 이유를 3가지씩 꼽아 보라는 항목에서는 음주가 798명(61.7%)으로 가장 많았다. 가장 빈번하게 성매매가 일어나는 곳은 안마시술소였다. 자신이 경험했던 성매매 업소를 복수로 표시하라는 항목에서 763명(59.1%)이 안마시술소,703명(54.5%)이 집창촌,577명(44.7%)이 유흥주점을 꼽았다. 성구매 횟수는 평균 16회였다.2∼3회는 290명(23.8%),1회 251명(20.5%)이었으며,21∼100회 89명(7.3%),100회 이상 34명(2.8%) 등으로 상습범도 있었다. 이 자료는 1295건의 설문지를 분석했으나 일부 항목은 무응답인 경우도 있어 항목에 따라 응답자 수가 다소 차이가 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침체 내수경기 바닥 찍었다?

    글로벌 금융불안과 경기둔화로 우리 경제에 총체적인 어려움이 예고된 가운데 소비·투자 등 내수 쪽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내수가 드디어 바닥을 치고 연말쯤이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물경기의 핵심축인 수출 경기의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다른 축인 내수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아직은 논의 자체가 이르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4분기 이후 국내경기 우려 완화될 것”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제지표들을 분석한 결과, 내수부문이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내수 안정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는 4·4분기 이후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증권은 지난 8월에 준내구재 판매가 안정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소비회복의 전조로 제시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재판매는 승용차·가전·컴퓨터·통신기기 등 내구재 부문(-3.9%)의 감소로 전년동기 대비 1.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의복·직물, 오락·취미 등 준내구재는 9.5% 증가했다. 업태별로도 백화점 8.5%, 대형마트 1.2%의 판매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유가하락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의 완화로 소비심리가 개선된 데다 3조 4000억원 규모의 유가환급금 지급, 내년 소득세율 인하 등이 예정돼 있는 것도 향후 소비증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우리증권은 제시했다. 투자에서는 ▲기계류 투자가 2분기 마이너스 성장(-1.6%)에서 7월 6.3%,8월 5.8%의 안정적인 증가세로 돌아섰고 ▲건설기성액(공사진행률에 따라 지급하는 공사대금)이 7월 10.2%에 이어 8월에도 10.0%로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낸 점 ▲건설수주의 감소폭이 6월 -23.4%,7월 -13.0%에서 8월 -7.6%로 빠르게 축소된 점 등을 들었다. 황나영 우리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공기업들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정부의 설비투자 확대 지원 등이 본격화하면 투자가 안정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물가 등 변수 많아 판단 시기상조” 하지만 이런 주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소비동향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큰데 서비스업 생산이 안 좋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가 더 떨어지기 어려울 만큼 냉각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워낙 상황이 좋지 않아 지금이 바닥인지 여부가 향후 경기에 별다른 영향을 줄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8월 투자 증가율도 1.6%라면 사실상 제로성장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7월 유가 하락세 반전 등으로 일부 내수지표들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9월 들어 미국 금융위기가 심화됐기 때문에 그 영향을 종합해 고려해야 하므로 저점을 논하기는 이르다.”면서 “앞으로 유가·물가의 추이 및 감세와 재정정책의 효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외식물가 ‘천정부지’

    외식물가 ‘천정부지’

    맞벌이 주부 김모(34·강서구 방화동)씨는 최근 남편과 함께 집 근처 분식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4000원 하던 김치볶음밥이 4500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2000원에 팔던 참치김밥 한 줄도 500원이 올라 있었다. 김씨는 “외식하러 가기 겁날 정도로 음식값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면서 “수입 가격이 급등했다는 밀가루가 포함된 음식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가격이 올랐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서민들이 자주 찾는 외식거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조사대상 39개 외식 품목의 지난달 소비자가격은 올초 대비 5.6%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 4.5%를 훨씬 웃돈다. 외식 품목 가격이 전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품목별로 보면 학생과 젊은이들 사이에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높은 김밥 가격이 올들어 22.7%나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보다 무려 5배 이상 높다. 김밥 가격은 지난해 말에 견줘 3월 12.3%,4월 15.1%,5월 16.1%,6월 19.3%,7월 21.4%,8월 22.3%,9월 22.7% 등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음식점들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외식물가가 매달 1∼2%포인트씩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식 품목 중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서민들이 즐겨 찾는 라면과 자장면 가격은 각각 14.8%와 12.8% 급등했다. 짬뽕과 피자 가격은 모두 11.1% 올랐으며, 삼겹살 가격도 10.4% 상승했다. 직장인들이 한 끼 식사로 애용하는 볶음밥(9.5%)과 칼국수(9.2%), 김치찌개 백반(6.5%), 구내식당식사비(6.2%), 냉면(5.6%), 된장찌개백반(5.4%), 비빔밥(5.0%) 등의 가격도 상승폭이 커 서민 가계에 시름을 안기고 있다. 삼겹살(10.4%)과 삼계탕(8.4%), 튀김닭(7.8%), 돼지갈비(6.3%), 생맥주(5.6%), 탕수육(5.4%), 갈비탕(5.1%), 햄버거(4.9%), 돈가스(4.7%), 스파게티(4.6%) 등 가격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웃돌았다. 반면 고급식당 등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는 쇠갈비(1.3%), 생선초밥(2.2%), 등심(3.0%), 불고기(3.6%), 스테이크(4.1%) 등 음식과 과실주(0.5%), 맥주(0.4%) 등 주류는 가격 인상폭이 적었다. 커피(3.6%), 자판기커피(0.1%), 국산차(3.2%) 등도 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원재료값 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과도하게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전체 물가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보고 관련 품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용인 모현 유럽형 거주단지 추진

    용인 모현지구가 수도권 동부의 허브로 바뀐다. 경기 용인시는 1일 ‘2020년 용인도시기본계획’에 시가화 예정 용지로 되어 있는 모현면 초부리 일대 전원형 복합주거단지 개발 등 대규모 개발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대표 사업인 전원형 복합주거단지사업은 초부1리와 3리 일대 95만 9442㎡에 유럽형 전원주택단지 3912가구를 조성하는 것이다.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말 구역 지정과 함께 개발계획안이 확정된다.내년 하반기부터 토지 보상을 시작하고 2010년 착공해 2012년말 준공 예정이다. 아파트 비율이 크게 낮아지고 유럽형의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가 주류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또 27만 3000여㎡에 달하는 공원과 녹지, 광장, 자연형 하천 등이 조성되고,2만 6000여㎡ 규모의 공공편익시설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등 교육시설과 파출소와 소방파출소 등 공공청사를 짓는다. 사업대상지 중앙에는 대규모 근린공원을 조성하고 상징성을 지닌 수변공간도 꾸며진다. 야외공연장과 문화시설, 공공청사, 상업·업무시설이 모두 연계된다.국도45호선에서 진입하는 주간선도로변에는 대기오염과 소음방지를 위한 완충녹지를 조성하며, 사업대상지를 관통하는 소하천 상미천은 기존의 선형과 자연여건을 활용해 자연형 하천으로 꾸며진다. 총 484억원을 들여 초부리 산21 일대에 조성 중인 용인초부리 자연휴양림은 3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모현면 왕산리 251 일대 5만 8000㎡ 규모로 조성되는 모현어린이공원은 인근에 들어설 아파트 시행사가 6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 뒤 기부채납한다.2011년 준공 예정이다.원형파고라, 벤치 등의 휴게시설과 조합놀이대, 회전놀이대, 스트레칭 롤러, 바웨이트 등 놀이와 체력단련시설이 설치된다. 또 느티나무 등 9000여그루의 수목을 심고 300m 길이의 산책로에는 장미아치까지 꾸며진다.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강기정 “DJ·盧, 내년 10월쯤 민주 복당할 것”

    강기정 “DJ·盧, 내년 10월쯤 민주 복당할 것”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년 10·4 선언 2주년에 맞춰 복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3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남북관계를 전진시키고 민주주의 근원의 후퇴를 막기 위해서라도 두 분은 반드시 역할을 해 주셔야 하고,하리라 본다.”며 두 전직 대통령의 복당을 시사했다. 그는 최근 노 전 대통령의 ‘호남 지역주의 타파론’에 대해 박지원 의원이 “배은망덕하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과 관련,“그냥 선배 정치 지도자의 훈수 정도로 봐도 충분할 텐데,박 의원이 과한 표현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이 사용한 배은망덕이라는 단어 자체가 적절치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전국정당을 하는 데 영남의 뿌리를 튼튼히 가져야 한다는 오랜 신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박 의원이 배은망덕이라는 표현을 통해 예민하게 반응할 것까지는 없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이 최근 ‘민주주의 2.0’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일선을 떠난 노 전 대통령의 훈수”라고 평가한 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훈수는 우리들로서는 참고하고 귀 담아 들어야 할 사항이지만 정치를 풀어가는 것은 일선에 있는 우리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 의원은 민주당 일각에서 불고 있는 ‘영수회담 무용론’에 대해서 “우리들은 해야 할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고 일축한 뒤 “정세균 대표가 협상을 잘못했다거나 야성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요구를 관철할 힘이 그 정도 밖에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정 대표는 야성(野性)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이미지상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세금정책을 포함한 경제정책을 보면 정확히 야성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또 “정 대표는 경제를 잘 알고 있다는 점과 남북문제에서 적절한 대안을 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당과 정책을 이끌어 가는데 손색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개혁성향의 전·현직 의원 50여명이 민주연대를 발기하는 것에 대해 “당이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 의원은 민주연대의 등장으로 당내 새로운 갈등전선이 구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이 모임은 ‘정세균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모임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책적 우경화를 견제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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