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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아리수에 고구려대교를/정송학 서울 광진구청장

    [기고] 아리수에 고구려대교를/정송학 서울 광진구청장

    얼마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손님을 배웅하고 돌아오면서 강변도로를 승용차로 달렸다. 한강에 다리들이 보였다.1970년대 초 5개뿐이던 한강의 다리가 21개로 늘어난 것을 생각하면,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우리나라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한강에 처음 다리가 세워진 것은 1900년 용산과 노량진을 연결하는 ‘한강철교’라고 한다. 지금은 마포구 상암동에 ‘월드컵대교’, 또 강동구 암사동과 경기 구리시를 연결하는 가칭 ‘암사대교’가 건설되고 있다. 이 다리는 아차산에 3.5㎞의 터널을 뚫고 강동구와 중랑구의 사가정길로 연결해 동부서울의 교통소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다리다. 요즘 이 다리를 놓고 강동구에서는 ‘암사대교’로, 구리시에서는 ‘구리대교’로 지역명을 반영해야 한다는 제각각 의견이 분분한 모양이다. 한강다리에도 처음에는 제1, 제2, 제3 등 행정편의적인 이름으로 부르다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을 거치면서 한강대교, 양화대교, 한남대교 등 지역과 관련된 이름으로 바꾸었다. 지역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했겠지만 이 또한 편의주의적인 발상이 아닐까. 한강의 다리 이름 중에 ‘올림픽대교’와 건설 중인 ‘월드컵대교’가 그나마 색다른 의미를 지녔을 뿐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의 선진국가로 진입하려면 문화 콘텐츠가 사회 주류를 선도하는 흐름에 맞춰 다리 이름에도 개성을 존중하는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그래서 논란이 되고 있는 새 다리 이름을 ‘고구려대교’라고 하면 어떨까. 한민족의 유구한 반만년 역사와 함께 해온 한강은 삼국시대에 고구려, 신라, 백제가 각축을 벌이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특히 아차산 일대는 고구려 장수왕이 한반도 남하정책을 추진하며 한강 유역의 패권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거점이 된 곳이다. 곳곳에 보루를 쌓고 160여년간 군대를 주둔시키면서, 남한 지역에서 가장 많은 고구려 유물과 유적을 남긴 곳이다. 남한에서는 처음으로 ‘연화문와당’이 출토된 홍련봉 보루를 비롯한 17개의 보루가 확인되고 수천점의 토기와 철기류 등이 쏟아졌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광진구는 고구려 유적을 복원하고 출토된 유물을 체계적으로 전시, 보존할 ‘고구려역사문화관’을 건립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고구려역사문화관과 연계해 새로 건설되는 다리 이름에도 단순한 지역명을 붙일 게 아니라 우리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동북아를 호령했던 고구려의 기상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이름으로 하자. 동부 서울의 관문이 될 ‘고구려대교’와 아차산에 건립되는 고구려역사문화관을 동부서울의 랜드마크로 활용한다면 서울시의 ‘1200만 외국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도 한강의 생태를 되살리고 곳곳에 숨은 문화·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되고 있다. 외국관광객도 한강, 아리수에서 서울의 역사를 느끼며 추억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퐁네프(Pont-Neuf)’는 ‘새로운 다리’라는 뜻이지만, 지금은 센 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우아한 교각에 갖가지 조각을 아로새긴 퐁네프는 16세기말 30년간에 걸쳐 완공됐다고 한다. 이 다리는 영화 ‘퐁네프의 연인’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부르는 명소가 됐다. 세계의 도시에서 폭이 1㎞가 넘는 강을 끼고 있는 도시는 서울뿐이다. 훌륭한 관광자원인 한강에 새로 건설하는 다리라면 기억에 남을 만한 이름을 지어 주어야 한다. 후손들이 오늘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GREAT 고구려대교’를 위하여. 정송학 서울 광진구청장
  • 문국현 체포동의는 ‘이재오 구하기’?

    ‘문국현 체포동의는 이재오 구하기?’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가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와 맞물려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원지검이 체포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문 대표 스스로가 21일 “정치 검찰의 과잉수사는 한반도 대운하를 재추진하고 여권의 컨트롤 타워인 이재오 전 의원을 정계복귀시키기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 총선에서 여권의 핵심인사인 이재오 전 의원이 낙마한 까닭이 문 대표 때문이고, 이로 인해 청와대가 문 대표를 겨냥해 ‘신(新)공안 통치’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 창조한국당 측의 주장이다. 정치권 내부기류는 사안 자체만 놓고 보면 진위를 가려야 할 일로 받아들이지만, 정치적 해석으로 넘어가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일단 한나라당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며 일축했다. 특히 이 전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은 “문 대표가 범법행위를 해 검찰 수사를 받는 것 아니냐. 문국현 개인을 지키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펴는 것”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 전 의원측의 또다른 의원은 “이 전 의원은 원래 스케줄대로 미국에서 1년을 채운다.”고 강조했다. 다음달부터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한국 현대정치를 주제로 정규 강의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도 연내 귀국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이 전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 입장에서 원군일 뿐 아니라, 문 대표의 체포는 제3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모임에 어느 정도 파열구를 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재오 복귀설’은 뜨거운 관심사다. 주류인 친이(친이명박)진영에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그의 복귀만으로 당내 권력구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 [李대통령 취임 6개월] 親李 당·국회 요직 ‘싹쓸이’… 중도파 친박과 ‘교류’

    ■정치권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치권의 권력지형도 큰 변화를 겪었다.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국회 역시 주류인 친이(친이명박) 세력이 크고 작은 요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한편으로 정권 초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친이 내부의 권력다툼도 치열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한나라당 내 권력판도는 강재섭 전 대표 진영과 친이 세력이 서로 견제하며 주도권 쟁탈전을 벌였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들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친이 내부 권력다툼의 불을 댕겼다. 이어 정 의원이 청와대 인선과정에서 ‘권력 사유화’를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 부의장측과 이명박 직계그룹의 다툼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친이의 다른 한 축을 담당했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 진영은 총선 직후 당 안팎에서 불거진 ‘공천 책임론’의 타깃으로 지목된 이 전 최고위원이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 6월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경선과 지난달 전당대회는 당내 권력구도를 다시 한번 흔들어놓았다. ‘주류 중의 주류’로 일컬어지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진영의 박희태 전 의원은 열악한 여론지지도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비주류인 정몽준 의원을 따돌리고 대표최고위원에 올랐다. ‘주류 중의 반주류’로 분류되는 이재오 진영도 공성진 의원을 최고위원 대열에 합류시킨 데 이어 후속 당직인선에서 안경률(사무총장)·차명진(대변인)·정의화(인재영입위원장)·최병국(윤리위원장)·임해규(대외협력위원장) 의원 등이 주요 당직을 차지하면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명박 직계그룹’과 남경필·정병국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한 수도권 소장파들은 이상득 진영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리면서 ‘친이 중의 비주류’로 전락했다. 특히 수도권 소장파의 리더격이었던 남·정 의원은 18대 국회 상임위원장 경선에서도 나란히 고배를 듦으로써 향후 정치 행보에 적잖은 생채기를 남기게 됐다. 원내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각각 지낸 임태희·주호영 의원이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면서 새로운 실세그룹으로 급부상했다. 국회 역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형오 의원이 국회의장에 오르고, 대선 후보 시절부터 홍보전략을 총괄해온 이윤성 의원이 국회부의장을 차지한 데 이어 ‘네거티브 대응 총책’이었던 박계동 전 의원이 사무총장에 발탁되는 등 친이 진영이 국회직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주요 당직에서 배제된 친이 진영 내 중도 성향의 인사들은 벌써부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남권은 물론이고 수도권 일부 인사들마저 친이 진영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친박 진영과, 일부는 정몽준 최고위원측과 친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 내 권력구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한 양상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주된 시각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청와대 ‘창업공신’들 촛불 쓰나미로 넉달만에 하차 이명박 정부 6개월 동안 가장 큰 인적 변화를 겪은 곳은 청와대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창업공신’ 대다수가 불과 집권 넉 달여만인 지난 7월7일 물갈이됐다. 류 실장과 더불어 ‘우우익-좌승준’으로 불렸던 ‘실세’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을 비롯해 수석급 이상 9명 중 7명이 옷을 벗었다. 박재완 정무수석은 청와대에 남았으나 국정기획수석으로 말을 갈아탔다. 유일한 생존자는 이동관 대변인에 불과하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 출신으로,‘왕비서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몇몇 핵심비서관들도 교체됐다. 쇠고기 촛불시위로 상징되는 민심 이반이 몰고온 쓰나미다. 수석급 이상 9명 중 학자 출신이 5명이나 포진한 1기 참모진의 청와대는 ‘청와대(靑瓦大)’로 불렸다. 그만큼 전문성과 참신성은 높았지만, 국정 경험 부족에 따른 아마추어리즘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체제의 2기 참모진은 이 ‘한계’ 위에서 꾸려졌다. 맹형규 정무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 정치인과 관료 출신 ‘프로’들이 대거 투입됐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발탁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외쳤다. 청와대(廳瓦臺)로의 변신을 시도한 것으로, 물론 채점은 진행 중이다. 창업 공신들은 비록 청와대를 떠났지만 ‘측근’이나 ‘실세’의 지위마저 내려놓지는 않은 듯하다. 김중수 전 경제수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발탁됐고, 곽 전 수석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으로 복귀할 태세다. 류 전 실장 역시 여전히 지근에서 이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MB핵심 ‘6인 회의’ 멤버 박희태 낙천뒤 부활·이재오 낙선후 美서 와신상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6인 회의’라 불리는 사실상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있었다. 이 대통령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 그리고 김덕룡 전 의원, 박희태 당 대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재오 전 의원으로 구성된 ‘6인 회의’는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주요한 고비마다 방향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지금도 청와대와 당, 국회, 행정부 등 요소요소에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드러나지 않게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의 이런 역할은 항상 논란이 돼 ‘만사형(兄)통’(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이라는 조어까지 나왔다. 또 이 때문에 당내의 강경·소장파들로부터 “물러나라.”는 공격의 대상이 돼 왔다. 지난 총선에서는 이 의원의 공천을 두고 소장파들이 ‘55인 쿠데타’를 주도하기도 했고, 정두언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박희태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 파동으로 뜻밖의 유탄을 맞고 낙천했지만 7·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돼 기사회생했다. 그는 4·9총선에서 중진들의 대거 낙천·낙선으로 발생한 정치적 공백을 메우고 있다. 또 친박(친박근혜) 복당 문제를 말끔히 처리하는 등 화합형 대표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언론 장악’이라는 야권과 시민단체 등의 공격에도 여전히 이 대통령의 굳건한 신임을 얻고 있다. 지금도 이 대통령에게 수시로 조언을 하며 정치적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덕룡 전 의원도 총선에서 낙천됐지만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로 기용되면서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재오 전 의원은 가장 극적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였지만 지난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패한 뒤 워싱턴으로 건너가 와신상담 중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위기 때마다 조기 귀국설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살아 있는 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창조한국당 문 대표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여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전 의원의 귀국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재·보궐 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총리·부처장관은 부분개각… 첫 내각 큰틀 유지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강부자’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광우병 파동’ 등 심각한 국정난맥 논란을 거쳤음에도 정부 관료들은 대체로 ‘건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지난 6월10일 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과학기술·농림수산식품·보건복지가족부 등 3개 부처 장관만 교체하는 선에서 개각을 마무리했다. 결국 새 정부 1기 내각의 큰 틀은 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총리를 포함해 경제부처 수장에 대한 전면 개각 요구가 빗발쳤고, 이 대통령도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었다. 만약 한승수 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교체됐다면, 관료사회의 권력 구도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같은 혼란 속에서 미묘한 변화도 읽혀졌다. 바로 총리의 내각 장악력이 한층 강화된 것. 새 정부 초기 국정난맥의 원인 중 하나로 총리의 기능 약화가 꼽혔으나, 총리 유임과 함께 총리실의 ‘정책조정’ 기능이 부활했다. 이에 따라 한 총리도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운신의 폭도 넓혀가는 모습이다. 한 총리는 매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조율하고, 현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까지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자원외교’에 한정됐던 총리의 위상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또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실세 장관’들의 위치는 확고부동해 보인다. 한 고위 공직자는 “국무위원의 힘은 그가 발언할 때 대통령이 경청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특히 원 장관과 유 장관에 대한 대통령 시선이 각별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무회의에서 타부처 정책이나 보고에 코멘트하는 국무위원도 두 장관이 전부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물가폭등 등 경제정책에 실패했던 경제부처 수장, 독도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외교안보라인 등은 여전히 유임과 경질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문화예술·언론계 ‘前 정권 코드인사’ 뽑아내기 몸살 문화계는 인사 시비로 날을 지새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문화계 주요 기관단체장들의 ‘임기 고수’ 투쟁에 맞서느라 에너지를 뺏기고, 또 언론 쪽에서는 끊임없는 낙하산 인사 시비로 몸살을 앓아온 6개월이었다. 문화계 권력 물갈이의 선봉장을 자임한 주인공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 취임 직후 “노무현 정권의 문화예술 단체장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강성 발언과 함께 전 정권의 ‘코드인사’를 뿌리뽑겠다고 나서 파문을 일으켰다. 새 정부의 문화계 ‘내 사람 심기’ 과정은 잡음으로 얼룩졌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대표적 ‘코드인사’로 손꼽히는 인물들을 하차시키는 데는 그러나 끝내 실패했다. 문화예술계 단체장 교체 과정에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신현택 전 사장의 사의로 두 달 넘게 공석이었던 예술의전당 사장에 김민 전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가 공연계의 집단반발에 부딪혀 급히 기업가 출신의 신홍순 사장을 앉혔다. 기관장들의 갑작스러운 자진사퇴가 이어진 바람에 문화부 산하 소속기관 10여곳의 수장이 공석인 상황도 빚어졌다. 실질적 내용면에서 권력변동이 미미한 문화예술계와 달리 언론쪽 판도바꾸기는 ‘낙하산’ ‘언론장악’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공 드라이브로 일관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필두로 대선 캠프에서 언론특보단장을 지낸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사장, 방송특보로 뛴 정국록 아리랑TV 사장과 이몽룡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사장 등이 그들이다. 역시 측근으로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임명된 구본홍 YTN사장은 한 달 넘게 노조의 출근저지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계 안팎에서는 “선거공약 사항인 문화정책을 제대로 운도 떼보지 못한 채 인사문제에 발목 잡혀 헛바퀴만 돌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계·공기업 전경련 위상 격상… 장관배출도 이명박(MB) 정부 출범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위상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앞세웠던 참여정부 시절, 전경련은 내내 침잠했다. 심지어 해체설에까지 시달렸다. 그러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한 MB정부가 들어서자 전경련의 목소리는 부쩍 커졌다. 대기업 총수들을 한 데 모아놓고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공언하는 성과도 보였다. 전경련 수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MB의 사돈이라는 점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경련은 초대 지식경제부 장관(이윤호)도 배출했다. 이 장관은 전경련 부회장과 LG경제연구원장을 지냈다. 조 회장의 추천설이 아직도 나돈다. 재계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대맨 출신 대통령에 여당 최고위원(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까지 배출하면서 정씨 일가가 이끄는 현대에 일단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렇다고 역대 정권처럼 두드러진 ‘밀월’은 감지되지 않는다. 여러가지 해석이 나돌지만 정권이나 기업 모두 여론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LG그룹의 약진이 눈에 띈다.LG는 지경부 장관에 이어 공기업 수장들을 잇따라 배출했다. 공교롭게도 LG 역시 MB의 건너 사돈이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관료의 약세와 민간 최고경영자(CEO)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공무원에 대한 대통령의 좋지 않은 기억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관료 출신 공기업 수장들은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 그 자리에는 공모, 재공모를 거쳐 민간기업 CEO들이 대거 진출했다.‘을(乙)의 전성시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술, 제대로 느껴봐”…주류박람회 개막

    ‘2008 대한민국주류박람회’가 삼성동 코엑스에서 21일 개막됐다.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주류박람회에는 국내외 약 100여개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술들을 전시하고 시음회를 열고 있다. 이곳에서는 무학의 ‘화이트소주’나 선양의 ‘맑을린’ 등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술들도 만나볼 수 있어 수도권 애주가들은 색다른 경험을 기대할만 하다. 전통주 부스에서는 한국전통주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직접 빚은 술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전통주는 현장구매도 가능하다. 러시아,아르헨티나,독일 등 6개국의 술을 맛 볼 수 있는 국제주류코너에서는 아직 수입이 시작되지 않은 제품들을 선보여 애주가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중국 10대 명주 중 하나인 ‘수정방’과 팩으로 생산되는 앙증맞은 와인 등 국내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주류 상품들도 박람회 한켠에 자리잡았다. 국내 주류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세청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이달 24일까지 계속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서울여대 학생기자 권윤희 고유선 tanya86@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악의 축 국가와 식탁외교를”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북한사람들을 초대하면 배추김치, 무생채, 오이무침, 미나리무침을 반찬으로 준비하고 불고기, 돼지불고기, 잡채, 쌀밥으로 상을 채워야 한다. 디저트는 배숙, 음료는 소주를 내와야 한다.’ 미국의 국제정책 분석가인 크리스 페어가 조지 부시 정권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국가들을 음식이라는 프리즘으로 이해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책을 냈다. 그의 결론은 “‘악의 축’ 국가들의 요리를 배워서 미국의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식탁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악의 축 국가와 기타 짜증나는 국가들의 음식’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북한·이란·이라크 등 미국이 이른바 ‘악의 축’으로 낙인찍은 국가는 물론 핵확산금지조약(NPT) 미가입국인 이스라엘·인도·파키스탄, 민주주의와 인권이 열악하다고 보는 쿠바·미얀마·중국을 식사초대 대상 국가로 삼고, 각국 음식의 조리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페어는 음식과 정치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데다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다 보면 ‘속내’를 털어놓게 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북한이 1990년대부터 굶주림에 허덕였던 만큼 ‘게걸스레 먹을 준비가 된’ 북한 사람 8명을 초대하는 것을 가정해 메뉴를 짰다. 한국음식을 상당히 연구한 듯 주식과 반찬, 디저트, 주류가 그럴듯하게 구성되어 있다.페어는 ‘악의 축’이라는 말은 캐나다 출신의 백악관 연설문 작성자가 2001년 연두교서에 마치 샐러드에 토마토를 집어넣듯 아무 생각 없이 끼워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축(axis)이란 두 점을 잇는 직선을 의미하는데 북한과 이란, 이라크는 그런 축을 형성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 만큼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유엔직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 페어는 주로 남부 아시아의 정치, 군사문제와 관련해 분석활동을 해왔다.kmkim@seoul.co.kr
  • 대통합의 단초될까? 분열고착 기로될까?

    대통합의 단초될까? 분열고착 기로될까?

    ‘통합으로 가는 첫 단추꿰기인가, 분열 고착의 위기인가.’ 국내 개신교의 최대 교단인 장로교가 사상 처음으로 연합예배를 여는가 하면 장로교 주요 교파들이 분열된 장로교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신학포럼을 가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교단과 합동, 합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다음달 24일 제주 제주시 오라동 한라체육관에서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개최키로 최근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예장 총회 역사위원회는 21,22일 대전 유성 베스트레전드호텔에서 이들 주요 교파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 장로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한국 교회사 포럼’을 열어 장로교 분열과 일치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시도한다. 장로교의 이같은 움직임은 장로교 목사로 순교한 이기풍(1865-1942)이 1908년 제주에 선교사로 파송된 100주년을 기념해 주요 교단들이 다음달 22∼26일 제주에서 각각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뜻이 모아진 것. ●순교한 이기풍 목사 제주 파송 100년 기념 이기풍 목사는 평양신학교 제1회 졸업생 7인 중 한 사람. 1908년 장로교 최초의 목사로 제주도에 파송, 신사참배에 맞서 투쟁하다가 고문 후유증으로 순교했다. 예장통합과 합신, 기장 등 3개 교단이 이기풍 목사를 기리기 위한 연합예배 개최에 먼저 합의한 데 이어 예장합동 총회가 최근 동참을 최종 결정해 연합예배가 성사됐다. 그동안 장로교에서 강단 교류를 통한 연합활동이 드문드문 있었지만 총회 차원의 연합예배가 열리기는 처음으로 기독교계의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맞물려 21·22일 대전 유성에서 열릴 ‘한국 장로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한국 교회사 포럼’도 예사롭지 않은 자리. ▲‘1951년 한국 장로교, 고신의 분열’(이상규 고신대 교수·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과 ▲‘1953년 기장의 분열’(서굉일 한신대 교수·차종순 호신대 교수) ▲‘1959년 예장의 분열과 일치에 대한 전망’(박용규 총신대 교수·임희국 장신대 교수)을 통해 장로교의 분열과정을 짚고 통합 방안을 찾게 된다. 장로교단은 1953년 자유주의 신학 문제에 대한 갈등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와 기독교장로회로 나뉘었으며,1959년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 여부를 놓고 예장통합과 합동으로 또 한 차례 갈라진 뒤 1979년 예장합동은 신학과 교권 문제 등으로 주류와 비주류(예장합신, 예장개혁) 교단으로 분열되는 등 130여개의 교파로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장로교의 분열과정 짚고 통합방안 모색 개신교계에서 이같은 장로교 연합예배와 신학포럼을 보는 시각은 ‘갈라진 교단의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는 기대와 ‘교파의 입장만 재확인하는 1회성 모임’이라는 우려가 엇갈리는 편. 장로교 분열의 주 원인이었던 이데올로기 차원의 신학논쟁이 사그라들고 ‘교회의 사회봉사’가 중시되는 흐름에서 통합에 대한 합의를 어렵지 않게 이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과 분열과정에서 쌓인 골 깊은 앙금을 쉽게 털어낼 수 없을 것이란 회의가 겹치고 있다. 이번 신학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하는 임희국 장신대 교수는 “어렵게 성사된 장로교 연합예배는 교단 통합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각 교단의 사정과 입장을 무시할 수 없지만 교회연합과 일치 노력이 확산되는 시점에서 갈라진 교회들이 하나님 앞에서 잘못을 회개하는 첫 자리를 통해 앙금을 씻고 사회를 향한 공동의 노력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3) 봄나물 캐는 여인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3) 봄나물 캐는 여인

    작자 미상의 작품 ‘나물 캐기’(그림(1))는 봄나물을 캐는 여자 둘을 그린 것이다. 오른쪽의 여인은 비 촉촉히 내린 어느 봄날 시누이와 함께 산나물을 캐러 나왔다. 그림(2)는 윤두서의 ‘나물 캐기’다. 그림으로 보자면, 윤두서 쪽이 훨씬 잘 그린 것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나물은 캐는 것이 있고, 뜯는 것이 있고, 꺾는 것이 있다. 뿌리째 먹는 나물은 캠대로 캐고, 뿌리를 먹지 않고 잎을 먹는 것은 뜯고, 고사리처럼 줄기를 먹는 것은 꺾는다. 그림(2)의 왼쪽 여자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바로 캠대다. 도대체 무슨 나물을 캐는가? 우리가 익히 아는 쑥이며 냉이·달래·민들레·곰취·원추리 등이 아닐까? 봄이면 도시에서도 쑥을 캐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해운대 신시가지의 뒷산은 장산이다. 아파트를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곧 산으로 접어든다.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을 때에도 볕이 드는 곳은 제법 따뜻하다. 천변 양지 바른 쪽에는 쑥 캐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그림 같다. 쑥 캐는 사람이 보이면 ‘이제 봄이로구나.’ 하는 상투적 감탄사를 다시 발하게 된다. 이처럼 나물을 캐는 모습은 언제나 정겹게 느껴진다. 위의 그림에도 그런 조용한 정겨움이 있다. 나물은 매일 먹는 것이지만, 정작 나물이 무엇인가 물으면 대답이 금방 나오지 않는다. 하기야 일상적인 것, 너무나 익숙한 것을 물으면 원래 답이 나오지 않는 법이다. 나물은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그것은 나무일 수도 있고, 채소일 수도 있다. 뿌리, 잎사귀, 줄기 어느 것도 다 나물이 된다. 다만 생것 그 자체로는 나물이 아니다. 가공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 삶거나 생것이거나 참기름과 간장, 된장 따위의 조미료를 넣어 무쳐야 나물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산과 들에서 나는 푸새와 길러서 얻는 남새를 한국 사람처럼 다양하게 가공해서 먹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서양의 샐러드는 나물에 비하면 그 종류와 가공의 다양성이 한참 모자란다. ●“고려 사람들 도축 서투르고 조리법 형편없어” 나물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고기가 맛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고기는 맛도 있고 또 에너지도 높다. 하지만 고기는 귀한 것이다. 고기와 곡물의 교환비율은 6대1 정도 된다. 즉 곡물 6㎏을 가축에게 먹이면 고기 1㎏이 생산되는 것이다. 고기가 부족해서 나물을 먹게 되었던 것인가. 이것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이유도 있다.1123년 고려에 송나라 사신 서긍이 남긴 ‘고려도경’에 의하면, 고려는 불교를 독실하게 믿어 짐승을 잡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사신을 대접하기 위해 양이나 돼지를 잡기는 하지만, 그 방법이 서투르고 조리법 역시 형편 없었다고 한다. 고려 시대의 식생활을 우리는 잘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고기를 먹는 것은 아주 드물었고, 반찬의 주류가 채소, 곧 나물이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그렇다면 무슨 나물을 먹었을까. 허균은 1611년 ‘도문대작’이란 글을 쓴다.‘도문대작’이란 푸줏간을 지나면서 입을 쩍쩍 다신다는 뜻이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먹었던 맛있는 떡과 과실, 새와 짐승 고기, 수산물, 그리고 채소를 소개한다. 그는 고사리·아욱·콩잎·부추·미나리·배추·송이·참버섯·가지·외·호박·무는 어디서나 나고 맛이 좋다고 쓰고 있다. 그 외에 특별한 채소로 죽순·원추리·순채·석전·요목·표고·홍채·황각·청각·참가사리·우뭇가사리·초시(椒)·삼포(蔘脯)·여뀌·동아·산개자·다시마·올미역·김·토란·생강·겨자·파·마늘 등은 어떤 산지의 것이 특별히 맛이 있노라고 소개하고 있다. 양념류도 섞여 있지만, 대부분은 나물이다. 실로 다양하다. ●맑은 식생활과 청렴한 삶의 상징 앞에서도 말했듯 나물은 고기와 대립하는 것이다. 나물은 곧 청렴한 생활의 상징이었다. 한석봉의 시조는 이렇게 말한다.“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앉으랴/ 솔불 켜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온다/ 아희야 박주 산채일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달빛이 뜰에 가득한 밤이다. 짚으로 짠 방석조차 필요 없다. 낙엽에 앉으면 그만이다. 관솔불도 켜지 마라, 달빛이 내려앉지 않느냐? 이때 한 잔 탁주가 없을 수 없다. 안주는 산나물이면 그만이다. 이처럼 나물은 맑은 생활의 상징이다. 나물은 유쾌한 식품이기도 하다. 다산 정약용은 ‘천진암에서 놀고 난 뒤 기념으로 쓴 글’에서 나물을 먹은 모임을 회고한다.1797년 여름 다산은 형제와 일가들과 어울려 집과 가까운 소내로 가서 천렵을 한다. 그물을 쳐서 크고 작은 고기 50여 마리를 잡는다. 고기가 얼마나 실했으면,“작은 배가 고기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물에 잠기지 않은 부분이 몇 치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 그 고기를 일행은 배불리 먹는다. 다산은 일행에게 “옛날 진나라 장한은 벼슬을 하다가 자기 고향 강동의 농어와 순채가 생각나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갔습니다. 물고기는 우리가 맛을 보았고, 지금은 산나물이 한창 향기로울 때이니, 어찌 천진암으로 가서 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제안한다. 이 말에 형제 4명과 일가 3,4명이 천진암으로 향한다. 글을 직접 읽어보자. 산으로 들어서자 초목이 울창하였다. 산 속에는 가지가지 꽃이 만개하여 짙은 향기가 코를 찔렀고, 온갖 새들이 목구멍을 울려 맑고 매끄러운 소리를 주고받았다. 길을 가면서 새 소리를 듣고 서로 돌아보며 몹시 즐거워하였다. 천진암에 이르자 술 한 잔에 시 한 수를 읊으며 하루를 보냈고, 사흘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지은 시는 모두 20여 수고, 먹은 산나물은 냉이·고사리·두릅 등 모두 56종이었다. 다산 일행은 사흘을 머물고 무려 56종의 나물을 먹고 돌아온다. 아, 유쾌한지고. 화목한 가족과 일가가 모여 강과 산을 찾아 술을 마시고 시를 짓고 산채를 먹으며 보내는 여름 한 철은 얼마나 행복했을 것인가. ●세종 때도 “나물캐는 백성 들판 뒤덮어” 이처럼 나물은 청빈한 삶의 상징이었고, 또는 다산의 경우처럼 가족과 함께 소박한 행복의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나물은 굶주림과 가난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 나물을 캔다는 것은 곡식이 바닥이 나서 굶주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던 것이다. 세종 시대는 조선조 500년 동안 가장 풍요로운 시대였음에도 굶주리는 사람이 허다하였다.‘세종실록’ 26년(1444) 4월27일조를 보면, 진무(鎭撫) 김유율·박대손 등은 지방 여러 곳을 돌아본 뒤 돌아와서 “쌓아 둔 곡식은 많아야 1,2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적은 사람의 경우 1,2되 밖에 없었고, 혹 다 먹어버리고 남은 것이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라고 보고한다. 기근이 들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덧붙여 나물만 먹는 자도 있으며, 부종이 난 사람도 있었다고 보고한다. 이어 23일 병조판서 정연은 청안 지방의 일부 사람들은 나물만 캐서 먹고 있는 실정이라는 자신의 목격담을 보고했다. 그리고 자신이 다른 사람을 시켜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나물을 캐는 백성이 들판을 뒤덮고 있으며 먹는 것이라고는 오직 나물뿐’이라는 것이다. 나물에 의지하여 사는 백성들의 처참한 삶은 조선후기로 올수록 점점 더하였다. 정약용은 ‘다북쑥을 캐다’(采蒿)란 시에서 그 처참한 삶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다북쑥을 캐네, 다북쑥을 캐네/ 다북쑥이 아니라 새발쑥이네/ 양떼처럼 떼를 지어 /저 산등성이 넘어가네/ 푸른 치마 붉은 머리/ 허리 굽혀 쑥을 캐네/ 다북쑥 캐어 무얼 하나/ 눈물만 쏟아지네/ 쌀독엔 쌀 한 톨 없고/ 들엔 벼 싹 다 말랐네/ 다북쑥 캐어다가/ 둥글게 넓적하게/ 말리고 또 말려서/ 데치고 소금 절여/ 죽 쑤어 먹을밖엔/ 달리 또 무얼 하리”(송재소 역 ‘다산시선’, 창작과비평사) 조선후기 나물 캐기와 백성들의 처참한 삶의 관계를 이처럼 극명하게 드러낸 작품은 없을 것이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 보자. 그림 속의 여인들이 캐는 나물은 청빈의 상징인가, 아니면 가난의 상징인가, 아니면 가족과 함께 먹을 단란한 저녁식사의 찬거리인가. 바라건대 맨 마지막의 것이었으면 한다. 지금 세상의 나물은 가난도 아니고, 청빈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채식이 인간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는데, 나물이야말로 한국인에게 가장 부합하는 즐거운 채식이 아니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영화 ‘다찌마와 리’ 류승완 감독 “엄숙한 척 하는 사회 사정없이 비틀었죠”

    영화 ‘다찌마와 리’ 류승완 감독 “엄숙한 척 하는 사회 사정없이 비틀었죠”

    코믹 첩보물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다찌마와 리’)는 어린 시절 하굣길에 먹던 불량식품 같은 영화다. 새콤달콤한 맛에 중독돼 먹다 보면 허무함이 몰려 오는 순간이 있다. 연출자인 류승완 감독과 이 영화의 ‘제품설명서’를 꼼꼼히 살펴 봤다. ●60~70년대 배우 연기·말투까지 참고 ‘다찌마와 리’는 영화계에서 격투 장면을 일컫는 말. 이 작품에서는 액션을 잘하는 혹은 괴력을 지닌 이씨 성을 가진 인물을 가리킨다.1940년대, 항일투쟁 독립투사들의 명단이 숨겨진 황금불상의 행방을 쫓는 첩보요원 다찌마와 리(임원희).2대8 가르마에 중절모와 정장을 고수하고 “조국과의 사랑을 배신한 넌 간통죄야.” 같은 대사를 무성영화의 변사말투로 읊어대는 그를 보면 웃음을 참기 힘들다. 류감독은 이런 속칭 ‘족보에도 없는’ 독특한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 냈을까. “60∼70년대 한국영화에 등장하는 터프가이들을 연구했어요. 신성일, 최무룡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의 연기방식은 물론 원로배우 박노식의 말투, 윤일봉의 헤어스타일까지 꼼꼼히 참고했죠. 문학이 문화의 정점이던 당시 영화 시나리오들은 문학적이었고,TV가 보급되던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에도 희로애락 표현이 뚜렷했죠.” 이처럼 ‘다찌마와 리’는 국내 고전 협객영화에 대한 헌사와 조롱이 묘하게 교차되는 영화다.80년대 동시상영관과 90년대 비디오물의 홍수속에 ‘영화광’을 자임해온 감독은 자신의 기억속의 수많은 영화를 토대로 이론보다 본능에 의지해 영화를 찍었다. “흔히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고전영화는 당대 주류문화의 감성을 담고 있고, 그런 영화를 보면 존경심이 절로 들죠. 하지만 빈티나고 싸구려 감성에 젖은 영화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낄낄거리게 돼요. 그 엉뚱함이 새롭게 보이는 지점에서 영화가 시작된 거죠.” 이 영화는 이만희 감독의 만주 웨스턴 ‘쇠사슬을 끊어라’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유사점을 지닌다. 류 감독은 여기에 007과 본시리즈 등 서양의 첩보물과 ‘5인의 왼손잡이’(한국) ‘외팔이 검객’(홍콩) ‘도쿄 방랑자’(일본) 등 60년대 동양의 액션영화들의 명장면을 고루 섞었다. “이 영화는 알면 알수록 많이 보이고, 느끼는 재미의 수위도 다릅니다. 기본 줄거리를 쫓으면서 이를 풀어가는 장르적인 장치를 즐기는 ‘인덱스 영화’에 가깝기 때문이죠. 화려한 대사와 현란한 화면구성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관객의 능동성이 요구되는 셈이죠.” ●정신 놓고 보면 영화의 함정에 빠질 수도 류 감독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와 액션, 우리말을 외래어처럼 하는 대사들, 전투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 등 영화전체를 관통하는 ‘B급 감성’은 입가에서 웃음을 떠나지 않게 만든다. “사실 다찌마와 리는 TV 토론프로에서 자기 주장만 하다 끝나는 참가자처럼 자기 확신이 지나쳐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개의치 않는 뻔뻔한 인물이죠. 너무 엄숙한 순간에 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면 웃음이 나잖아요. 뉴스만 봐도 세상엔 속상하고 열받는 일들이 많아 조롱하고 싶은데, 사회는 엄격함만을 강조하죠. 영화속 과장과 희화화는 그런 엄숙함에 대한 반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악당 ‘국경 삵괭이’ 역으로 출연한 친동생 류승범에 대해 묻자, “감독과 배우의 관계, 딱 거기까지”라고 말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여덟 고수들 전통 춤판

    여덟 고수들 전통 춤판

    전통춤의 주류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부터 재야의 마당춤꾼까지, 전통 춤판의 개성 강한 여덟 고수가 실력을 겨루는 춤판이 벌어진다. 28일부터 9월1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집(KOUS)에서 열리는 ‘팔무전’(八舞傳). 지난 6월부터 코우스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진옥섭이 기획한 춤판으로 명무(名舞)의 계보를 그대로 이어 유파별 발표회로 진행하던 전통춤 공연과는 사뭇 달라 신선하다. ‘팔무전’의 큰 특징은 승무, 살풀이춤, 태평무 등 전통춤판의 정형화된 고전 장르뿐만 아니라 무대에선 흔치 않았던 교방춤과 한량무, 북춤이나 채상소고춤류의 마당춤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 먼저 이매방류의 승무를 이수한 진유림이 우리춤의 대표격 레퍼토리인 ‘승무’를 춘다. 일제 강점기 최고의 춤꾼으로 평가되는 한성준이 창안한 빼어난 발디딤 기교의 춤 ‘태평무’는 박재희의 몫.‘한량이 추던 허튼 춤’이라는 ‘한량무’는 임이조의 사위로 풀어진다. 갓을 쓴 도포 차림의 한량이 커다란 부채를 들고 장단에 맞춰 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살풀이춤의 고수들이 맞붙는 무대란 점도 흥미거리이다. 하얀 명주수건을 들고 추는 살풀이춤은 원래 굿판에서 즉흥적으로 추었던 허튼 춤. 기녀(妓女)나 재인(才人), 창우(倡優)들이 즐겨 추면서 예술 춤으로 승화한 레퍼토리이다. 이번 무대에선 정재만 숙명여대 교수의 한영숙류 ‘살풀이춤’과 이정희 경기무속음악진흥회장의 ‘도살풀이춤’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고 어떻게 풀어지는지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한영숙류 ‘살풀이’가 천신·지신·조상신과 교감하는 과정의 엄숙하고 단아한 절제미가 돋보이는 춤이라면, 경기도당굿에서 흔히 추었던 ‘도살풀이춤’은 무겁고 장대한 춤으로 구분된다. 정 교수는 이번 무대에서도 사뿐사뿐 섬세하게 옮겨가는 발 디딤새의 우아한 춤사위를 그대로 추어 보일 예정이다. 김운태의 ‘채상소고춤’은 호남·영남 농악, 경기·충청 풍물의 소고춤 가락과 사위를 뒤섞어 새로 만든 신명나는 춤. 쉴새없이 돌아가는 전립(모자) 꼬리와 다양한 장단에 얹은 춤사위가 흥미롭다. ‘밀양 북춤의 대가’ 하보경의 손자이자 밀양백중놀이 보유자인 하용부는 ‘북춤’, 박경랑은 ‘교방춤’을 보여준다. 평일 오후 8시·주말 오후 4시30분.(02)567-8026.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반한’을 넘어 ‘혐한’으로 치닫는 베이징올림픽

    ‘반한’을 넘어 ‘혐한’으로 치닫는 베이징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혐한(嫌韓)증’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한때 ‘한류(韓流)’ 열풍의 진원지로 꼽혔던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올림픽 축제에서 한국이 이런 ‘대접’을 받으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어서 그 충격은 더욱 크다. 종목별로 한국과 중국이 맞붙는 자리에서 중국 관중들이 자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럽지만 문제는 중국이 아닌 3국과 한국이 대결하는 곳에서도 중국인들의 응원은 언제나 한국의 반대쪽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선수가 사대에 서기만 하면 페트병을 두드리고 야유를 보내곤 했던 지난 14일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는 난공불락의 한국에 대한 시기가 맞물려 있기에 그렇다 쳐도 중국의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종목에서 나오는 ‘반한(反韓) 응원’은 지극히 감정적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 올림픽축구팀의 한 관계자는 “현지 한국 외교관들이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최고조에 일었다는 말을 한다.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반응은 차갑다.”고 전했다. 사례를 몇개 들어보면 우선 남자 축구에서 한국은 한번도 중국 팬들의 응원을 받지 못했다. 응원은 커녕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관중은 언제나 카메룬, 이탈리아, 온두라스 등 한국 상대팀에게 ‘찌아요우(加油·힘내라)’라는 함성을 보냈다. 응원구호 ‘대~한민국’의 반대어는 ‘찌아요우’처럼 비쳐졌다. 펜싱 여자 플뢰레 결승에서 태극검객 남현희는 이탈리아의 베찰리보다 열세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약자보다는 강자를 응원했다. 골리앗에 맞선 이웃의 동양인에게 보내는 박수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선수의 반대편에 섰다는 것만으로 지지를 보냈다. 한국과 미국의 야구 첫 경기에서 미국측 응원은 중국인까지 가세해 그 기세가 대단했다. ‘메이궈 찌아요우(미국. 힘내라)’라는 구호는 미·중 합작품이었다. 특히 이 응원은 처음에 몇몇 중국인이 외치자 미국 관중이 따라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미국을 응원한 주류는 중국인들이었다. 지난 5월 한·중 양국은 전면협력 동반자관계를 뛰어넘어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로 외교적 지위를 격상하며 아름다운 미래를 지향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외교적 관계의 나아감과는 별도로 중국인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마치 역사적 구원관계를 형성한 일본 혹은 세계 패권 다툼의 라이벌인 미국을 겨냥한 감정이 그대로 한국에 옮겨온 듯한 느낌이다. 이를 두고 ‘혐한’(嫌韓)의 모습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웃한 나라와 동반자 관계까지 맺었던 한국에 중국인들은 왜 싸늘해졌나. 한국 축구 대표팀과의 대결에서 40년간 무승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중국은 ‘공한증(恐韓症)’을 꺼내며 과거 조공을 상납하던 변방 소국에 한번도 이기지 못하는 것을 분하게 생각해 왔다. 역사적으로 ‘신하의 나라’로 평가하는 한국이 중국을 넘어섰다는 것에 대한 질투가 그 곳에 숨어 있다. 최근에는 올림픽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중국인들의 비위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티베트 사태가 불거지며 국내에서 성화봉송 반대 움직임이 일었고 올림픽 개막식 내용이 국내 한 방송사에 의해 미리 공개된 것도 한 몫 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오광춘기자(베이징)@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08 美 대선] ‘안티 오바마’ 서적 인기에 오바마 골머리

    [2008 美 대선] ‘안티 오바마’ 서적 인기에 오바마 골머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가 자신을 급진적인 좌파 정치인으로 묘사한 반(反)오바마 서적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 1일 출간된 뒤 보름 만에 50만부 가까이 팔려나가며 뉴욕타임스 하드커버 비소설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오바마의 나라-좌파 정치학과 개인숭배’ 때문이다. 지은이는 4년 전에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존 케리를 공격한 ‘대통령 부적격자’의 공저자인 보수 논객 제롬 코시다. 코시는 이 책에서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오바마의 마리화나 흡연경력에서부터 종교, 낙태에 대한 그의 생각까지 폭넓게 공격하고 있다. 오바마 캠프는 이 책이 나온 직후 “거짓말투성이”라면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인 뒤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내용을 일일이 반박할 경우 오히려 주류 언론이 책을 둘러싼 논란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보수적인 라디오 토크쇼와 케이블TV로 책을 접한 국민들이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어 대책을 세우고자 내부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리 캠프에서 선거자문을 했던 사람들은 오바마측이 지금 당장 이 책에 강력 대응하지 않으면 4년전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케리의 선거운동 부책임자였던 스티브 엘멘도르프는 “당시 더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면서 “뉴욕타임스 1면에 기사가 실리고 뉴욕타임스 비소설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지금 당장 기자들에게 사실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 초기에 책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케리측 관계자는 “허위 주장들에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이 같은 공격의 배후에 공화당이 있다는 사실도 함께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의 배후에 보수세력이 있다는 의혹은 출판 책임자가 공화당 선거전문가 출신인 매리 매틀린이기 때문이다. 지은이 코시는 이미 라디오 토크쇼 등과 100여차례 인터뷰를 했고, 책의 판매수익금으로 가을에는 매케인을 위한 광고제작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mkim@seoul.co.kr
  • “석달째 뭐해” 위기의 與野사령탑

    “석달째 뭐해” 위기의 與野사령탑

    한나라당 홍준표·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최대 위기에 빠졌다. 양당의 원내 사령탑인 홍·원 원내대표는 18대 국회가 문을 연 지 두달이 넘게 국회 원 구성을 성사시키지 못해 리더십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있다. 당초 원 구성 합의 시한인 13일을 넘겨 14일 본회의에서 국회법을 처리키로 한 합의까지 지키지 못했다.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에 대해 양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협상 실패 뒤 담화문을 통해 ‘국회법 개정 및 상임위 정수조정안’ 개정안에 대한 심사 기일을 18일 낮 12시로 지정해 각당 지도부에 통보, 당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권상정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두 원내대표가 금명간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당 장악 능력과 원내 지도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상임위원장 선임 놓고 경선 논란 홍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 초기부터 많은 것을 양보하면서도 민주당에 끌려다니기만 했다는 당 일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장관 인사청문특위와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민주당에 양보하려다 호된 질책을 듣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홍 대표를 임기 초반에 청와대와 당을 잇는 가교로 인식하고 대통령과의 소통 창구로 인식했지만 원 구성이 틀어진 후에 다들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에는 상임위 배분 문제로 원성을 샀다. 홍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몫의 상임위원장 선임안을 미리 발표하자 권영세·박진·윤두환 의원 등이 거세게 반발하며 경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홍 원내대표가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무실에 실려간 원혜영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는 원 원내대표도 원구성 기본 협의에서 참패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상태다. 원 원내대표는 14일 원 구성협상을 진두지휘하다가 두통을 호소, 국회 의무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원 원내대표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고 강한 이미지의 홍 대표에게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인식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소속의원들로부터 집단성토를 당했다. 전날 여당과 원 구성 원칙에 합의한 사실을 놓고 의원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합의한 거냐.”며 거세게 질타했다. 국무총리의 국회 불출석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장관임명 강행 등에 대한 여권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합의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수도권(부천 오정) 출신인 원 원내대표는 당내 주류세력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세력 중 어느 쪽에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 당내 강경파의 압박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日 피해의식이 독도 사태 불러”

    “日 피해의식이 독도 사태 불러”

    한국학을 연구하는 외국인 학자들이 ‘한국인, 한국 이미지’에 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13일 ‘한국을 바라보는 타자(他者)의 시선’이라는 주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건국 6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이들은 독도 영유권 문제부터 꺼냈다. 후쿠하라 유지 일본 시마네 현립대 교수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는 문제점이 많다.”며 “특히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지 않고 막연히 이미지만으로 역사를 바라 보는 ‘인상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독도 논란은 이승만라인 획정때 나와” 그는 “일본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가 이슈화되기 시작한 것은 1952년 1월 이승만라인이 그어졌을 때”라며 “독도 문제가 특히 이슈화된 것은 당시 독도 주변에서 조업 중이던 일본 어선들이 한국에 나포됐다는 유언비어가 일본에 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제주 해역이나 한국 서해안에서는 일본 어선이 나포된 적이 있지만 독도 주변에서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는 데도, 그런 유언비어가 일본 전역에 확산되면서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다와라 요시후미 일본 어린이와 교과서네트워크21 사무국장도 “이같은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론이 우익사상과 교묘히 결합되면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며 “이승만라인이 획정된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일본 경제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 ‘조선반도가 적대국의 지배하에 들어가면 일본의 독립은 위태로워진다.’는 등 피해의식이 확산되면서 한국 역사 왜곡 기술이 표면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욱이 1990년대 중반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결성되면서 이런 움직임이 극한으로 치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학 자료 빈약해 학문성과 못 높여” 이 같은 한국에 대한 왜곡된 역사 인식은 일본의 자료를 참고한 미국과 러시아 등 다른 나라의 역사 교과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한국학자들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한국학 자료의 부족을 꼽았다.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 대학 교수는 “미국 교과서 82종 가운데 10권이 한국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며 “이들 교과서의 대부분은 고작 2000단어 정도로 한국을 다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쿠르바노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교수도 “2000년대 이전에는 러시아에서 대학 교재로 사용하는 한국 역사를 기술한 책이 거의 없었다.”며 “2000년대 들어 티코노프의 ‘한국사’, 모스크바 외교관 대학교의 ‘한국사’ 등 3종이 출간된 것이 러시아의 한국학 연구의 성과”라고 지적했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나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고무적인 견해도 내놓았다. 서중석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2002년 한·일 월드컵,IT강국 등으로 호주인들이 갖는 한국 이미지는 점차 향상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호주의 교과서에 한국에 대해 전혀 다루지 않거나 그 분량이 너무 적어 초·중·고교의 수업시간에 거의 반영되고 있지 않은 탓에, 호주 현지사정에 맞는 한국관련 교재 개발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1200만·720만원 샴페인… ‘초고가’ 추석 선물들

    1200만·720만원 샴페인… ‘초고가’ 추석 선물들

    한 병에 1200만원짜리 샴페인이 올해 추석 선물로 나왔다. 주요 백화점들은 예년과 비슷하게 최고급 추석 선물로 고가 주류 세트를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13일 “이번 추석선물용으로 준비한 최고가 상품은 1995년산 빈티지 샴페인인 돔 페리뇽 화이트 제로보암으로 3ℓ 한 병이 1200만원”이라고 밝혔다. 한 병만 판다. 화이트골드로 장식된 병에 담겨 있다. 지난해 추석 내놓았던 최고가 선물은 루이13세 블랙펄 코냑으로 1500만원이나 됐다.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을 겨냥해 480만원짜리 와인세트를 내놓았다. 오르넬라이야 2001∼2004년산 와인 총 12병이 한 세트다.4세트만 한정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이 내놓은 최고가 추석 선물은 돔 페리뇽 메튜살렘 6ℓ로 한 병 가격이 720만원이다. 두 병 한정 판매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대통령제 고집하면 민주정치 발목 잡혀”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12일 “세계적으로 대통령제보다 의회중심의 내각제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범국민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내각제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가 개최한 ‘건국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모든 권력과 책임을 한 사람에게 전가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집하면 민주정치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우리 민족의 대한민국 60년은 세계사의 ‘주류’에 합류하려는 노력이었다.”면서 “세계사의 중심에서 멀리 벗어나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가 한 세기에 걸친 민족적 노력으로 본궤도에 오르며 선진화에 돌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하지만 “건국 60주년이 곧 분단 60주년이란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 “남과 북의 격차는 남북의 통일 노력에 ‘구조적 딜레마’라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과 베트남이 통일되고 중국의 양안관계가 상생관계로 진전되는 시점에 한반도에서는 개방, 인권, 핵무기, 식량위기 등의 문제로 해묵은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면 이는 민족적 후진성의 노출”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베트남, 한국 10대 수출대상국 부상

    베트남이 올해 상반기 한국의 10대 수출 대상국으로 진입했다. 코트라는 올 상반기 베트남에 45억 1400만달러를 수출해 베트남이 인도와 인도네시아, 영국 등을 제치고 수출 대상국 10위에 올랐다고 11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올해 양국간 교역 규모는 사상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베트남은 57억 6000만달러어치를 수입, 한국의 13위 수출 대상국에 올랐었다. 주요 수출품목은 석유제품으로, 올 상반기 13억 6000만달러어치를 베트남에 수출했다. 이어 자동차(3억 8000만달러), 편직물(2억 7000만달러), 철강판(2억 6000만달러) 순으로 수출이 활발하다. 한국은 1억 8000만달러의 원유와 각각 6000만달러어치의 신발과 식품을 베트남에서 수입했다. 코트라 김원호 하노이 무역관장은 “무역적자와 인플레이션으로 상반기 베트남 경제운영에 큰 차질이 발생했지만, 정부가 긴축정책을 추진하며 외국인투자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베트남 경제위기가 극복 가능하다는 관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손으로 만든 따뜻한 시집

    손으로 만든 따뜻한 시집

    ‘첨단 디지털 시대에 웬 아날로그 책?’ 출판업계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납활자 인쇄 방식을 사용해 만든 책이 나왔다. 화제의 책은 시월출판사가 납활자 인쇄소 ‘활판공방’을 통해 첫 작품으로 펴낸 이근배(사진 오른쪽) 시인의 시선집 ‘사랑 앞에서는 돌도 운다’와 김종해(왼쪽) 시인의 ‘누구에게나 봄날은 온다’. 활판 인쇄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출판 인쇄의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이후 대량 고속인쇄가 가능한 오프셋 인쇄와 전자조판 등 디지털 출판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점차 사라져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시선집 제작은 조판부터 인쇄, 제본까지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활판 인쇄에 맞게 주문 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성을 높이고 고서의 분위기를 풍기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시선집에는 시인이 직접 고른 자신의 대표시 100편씩이 실렸다. 특히 이근배 시인은 자신의 시선집 한 권 한 권마다 책 앞에 육필로 시 구절을 적고 책의 종이를 직접 재단하기도 했다. 시선집은 각 1000부 한정판으로 제작돼 일련번호가 매겨졌다. 가격은 권당 5만원으로, 꽤 비싼 편이다. 시월출판사는 앞으로도 이 같은 방식으로 정진규·허영자·오세영 시인 등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지낸 시인들의 시집을 비롯,10년간 모두 100권의 시집을 펴낼 예정이다. 이근배 시인은 “현대시 탄생 100년을 맞아 시로써 활자문화를 복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고유가시대 에너지를 다시 보자] 신재생에너지 현황과 문제점

    [고유가시대 에너지를 다시 보자] 신재생에너지 현황과 문제점

    태양열과 태양광, 조류, 조력, 풍력, 지열 등 무공해·무한대 천연자원을 이용한 발전소가 대체에너지 생산지로 뜨고 있다. 대체에너지의 규모는 국내 전체 발전량 대비 0.2% 정도로 아주 작다. 전국의 자치단체는 지난 2003년부터 민간자본을 유치, 관광사업 등과 연계해 대체에너지 발전소 건설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밖으로는 태양광 발전소 부품 값 폭등, 안으로는 영세 시공업체 난립에 따른 사후관리 부실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태양빛은 자연의 선물 국내 대체에너지 주류는 태양 빛을 전지판에 모아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발전소이다. 전국 1154개 업체의 발전 설비 용량은 703㎿이다. 전남에는 전국 태양광발전소의 절반이 있다. 청정지역에 일조량이 많아 태양광발전소 가동률(17.1%)이 전국 평균(14∼15%)보다 높아 최적지로 손꼽힌다. 전남에서 가동 중인 태양광 발전소는 156개(83㎿)이고 71개(19㎿)는 공사 중이다. 허가를 받은 업체만 618개(345㎿)이다. 경기 안산시 등 시화호 일대도 2010년까지 국내 최대의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가 조성된다. 국내외 8개 태양전지 생산업체가 참여한다. 안산시는 시화지구 간척농지(대송지구)를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연구지구로 지정했다. 안산시청과 시의회 옥상에서도 하루 74㎾의 태양광 전력을 생산한다. 대구시는 연말까지 9개 관공서 등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운다. 대구시의회와 서구청 청사의 태양광 발전소는 가동 중이다. 내년에 세계육상경기장, 안심환경공원 등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추가한다. 나아가 대구혁신도시에도 20㎿급 태양광 발전소를 만든다. 충남 이원·원북면 일대는 포스코 등이 4880억원을 들여 2012년까지 해풍을 이용한 풍력과 태양열·광, 지열 발전소를 건립한다. ●조력, 지열 발전소도 대체에너지 한국수자원공사는 2009년 말까지 안산 시화방조제 중간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한다. 물의 낙차를 이용해 발전 용량만 25만 2000㎾이다. 세계 최대인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24만㎾)보다 더 크다. 전남 진도 울돌목 해상에는 밀물과 썰물을 이용한 조류 발전소가 시험 설치 중이다. 서해도시가스는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안 삼성토탈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메탄가스를 지난 4월부터 도시가스로 자원화해 인근 공장에 판매하고 있다. 연간 4200만㎥를 팔아 200억원가량을 벌어들인다. 광주시도 2005년 북구 운정동 옛 광역위생매립장에 파일을 박아 나온 메탄가스로 가스터빈을 돌려 2㎿의 전기를 생산한다. 대구시는 신천 등 6개 하수처리장의 슬러지를 이용해 메탄가스 발전소를 만든다.2010년까지 슬러지 회전 장치를 설치해 하루 4만 4300㎥의 메탄을 생산한다. 대구 서부수질사업소에서는 소수력 발전소 등을 만든다. ●무분별한 투자는 금물 목포대 문채주(50·전기공학과) 신재생에너지기술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 서남해안은 태양광과 해상 풍력, 조류 발전소를 짓기에 아주 적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 말에 정부의 발전차액 지원제도가 끊겨 한전 납품 단가가 하락하면 태양광발전소도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대체에너지 발전소 설치와 관련,“환경 훼손을 우려한 환경단체와의 마찰,800여개에 이르는 영세 태양광발전소 시공업체, 부실한 사후관리 등이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백화점 “추석선물 5~50% 할인 예약판매”

    백화점 “추석선물 5~50% 할인 예약판매”

    백화점 업계가 추석선물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이 11일, 갤러리아백화점이 8일 시작한다. 예약 판매 할인율은 5∼50%대다. 정육·과일은 할인율이 낮고 건강식품은 높다. 신세계백화점은 11∼21일까지 신선식품, 와인, 차, 건강식품 등 50여개 품목을 최저 5%에서 최고 35%까지 예약 할인 판매한다. 한우세트는 정상가 대비 10%, 과일은 15% 할인했다. 롯데백화점은 28일까지 홍삼, 건강보조식품 등 건강관련 선물세트와 한우 정육세트, 건어물(김·미역·안주류) 선물세트, 멸치, 주류, 청과 등을 정상가보다 10∼50%대까지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동안 정육, 과일, 굴비, 건강식품 등 413개 품목을 5∼43% 할인한 가격으로 판다. 월빙 흐름에 맞춰 홍삼 및 와인 제품의 할인율을 높게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8∼28일까지 예약 판매전을 진행한다. 야채, 청과, 생선, 정육, 건식품, 공산품, 한과 등 224개 품목의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예약 판매가는 정상가격보다 7∼40% 싸게 이뤄졌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5일 “고물가를 반영해 224개 선물세트 중 약 60%인 134개 상품을 10만원대 이하의 중저가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넘어서진 못한다

    [백지숙의 미술산책]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넘어서진 못한다

    찐득한 더위 탓에 우리 몸과 마음에 곰팡이가 스는 것 같은 요즈음, 딱히 납량특집은 아니더라도, 귀신 이야기가 당기는 시즌이다. 사실, 귀신과 보는 것은 상극이다. 귀신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혹은 보지 말아야 할 그 무엇이니 말이다. “여귀, 귀곡성의 은폐된 언어”라는 글(저널 볼 8호 ‘귀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간,2008)에서 최기숙 교수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하나는 귀신의 서식처가 대체로 어둡고 습한, 빛이 들지 않는 가려진 곳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선의 사각지대에 출몰하는 귀신은 오로지 단일한 목격자에게만 포착된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홀로 귀신을 본 자! 이제 그는 광명한 현대로부터의 완전한 격리, 제도로부터의 철저한 추방, 가족과 친지로부터의 완벽한 소외 등을 급박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에게, 진정한 공포는 죽음의 세계가 아니라 세계의 죽음이다. 보는 것과 귀신의 이 불온한 관계는 시각중심주의 문화를 배태한 근대의 문제적 징후이기도 하다. 주류문화 안에서 귀신이란, 미신과 가난 혹은 전근대와 비과학의 상징물로, 퇴치되어야 할 푸닥거리의 대상에 다름 아니었다. 적어도, 근대한국의 문화적 ‘혹한기’에는 그랬다. 시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대적 훈육의 강도가 약한 청각의 경우는, 이를테면, 어두운 곳에서 오히려 더 잘 들리고,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들을 수도 있다. 좀 철지난 표현이긴 하지만, 귀신은 청각 프렌들리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박찬경의 개인전(17일까지,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상영 중인 ‘신도안’을 볼 때, 영화 전체를 휘감아 도는 다양한 ‘귀곡성’에 꽂혔다. 작가가 2년 여 동안 계룡산 인근지역에 대한 연구, 탐사, 성찰을 통해 완성한 이 텍스트는, 종교와 무속의 경계를 흐트러뜨리고 역사와 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허구와 다큐멘터리의 프레임을 교차시키는, 매우 대범하고도 정교한 텍스추어를 그 특징으로 한다. 조선의 새로운 도읍지로 예견되었다가 식민지시대에는 신종교와 무속신앙의 집산지로, 그리고 60년대에 대대적인 정화사업이 시작되면서 80년대 이후 대규모 군시설이 안착하기까지,‘신도안’의 변신은 화면 안팎에서 대단히 극적으로 진행된다. 새로운 유토피아를 기원하는 에필로그에 이르는 동안, 이 영화는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결코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객관적인 텍스트는 인터뷰 육성의 정보량을 감당할 수 없고, 보도사진의 기록성은 구음(口音)의 설득력을 추월할 수 없다. 지난주, 피서차량으로 꽉 막히는 고속도로를 뚫고 도착했던 계룡시는, 신원사의 종소리와 계룡대의 비행기 소음 그리고 계룡시내 아파트 단지의 각종 체인점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로, 영화와는 또 다른 사운드 콜라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르코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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