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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는 근대문학이 없다”

    “한국에는 근대문학이 없다”

    문학평론가 조영일(38)은 2006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하지만 6년째 여전히 높은 성벽 바깥에서 씩씩거리기만 하고 있다. 고개를 쳐들고서 호기롭게 고함을 치며 줄곧 화살을 날려 보지만 성 안쪽에서는 그저 외면하고 수성(守城)만 할 뿐이다. 간혹 평론가 황종연, 소설가 김영하 등이 성 밖으로 뛰쳐나와 그와 일합을 겨루기도 했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돌아가 문을 꽁꽁 걸어잠갔다. 그래도 조영일은 지치지 않는다. 2008년 시작한 ‘한국문학 비판 3부작’은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2008), ‘한국문학과 그 적들’(2009)에 이어 조만간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으로 완결될 예정이다. 문단 권력을 이루고 있는 주류 문예지, 출판사, 문인 등은 그의 신랄하면서도 구체적인 비판 앞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할 뿐이다. 맞서 대꾸하기에는 너무도 젊은, 단기필마의 평론가다. 더군다나 비평의 칼끝이 정확히 목울대 언저리를 겨누고 있어 자칫 섣부른 대거리는 치명적이기조차 하다. 그렇다고 마냥 뭉개고 있기에는 그의 비판 작업이 집요하다. 그러니 곤혹스러울 수밖에. “더 이상 창비나 문단 주류 권력 비판에 열을 올리지 않으려고요. 많이 지치기도 했고, 문학에 대한 저의 자세가 바뀐 부분도 있습니다.” 1일 전화 인터뷰에서 조영일은 여전히 바뀌지 않는 문단과 서서히 바뀌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토로했다. 그는 “처음에는 창비(창작과비평)와 백낙청 선생을 존경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비판의 칼도 더욱 날카롭게 벼린 측면이 있었다.”면서 “창비 지면을 통해 생산적인 논쟁이 오고갈 수 있기를 바랐는데 묵묵부답과 무시로 일관하는 것을 보고 문단 권력의 실체를 새삼스럽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3부작 시리즈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 문학과 풍토를 바꾸고자 하는 열정과 애착이 바탕이 됐다.”면서 “지난해 근대문학의 기원과 세계문학과의 관계성을 살펴보며 ‘실체로서 세계문학’이 아닌 ‘이념으로서 세계문학’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스스로 절감했다.”고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문학, 근대문학이 아닌 진짜 문학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영일은 자신 또한 이러한 입장 변화가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으며 분명한 실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는 “예컨대 시와 소설, 에세이 등을 모두 아우르는 문학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요즘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실험, 블로그에서 보이는 참신한 글쓰기 등을 보면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새로운 문학’ 실현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영일이 ‘3부작 시리즈’ 완결에 앞서 최근 내놓은 문학비평집 ‘세계문학의 구조’(도서출판b 펴냄)에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다. 지난해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에 네 번에 걸쳐 연재한 글을 묶은 책이다. 무엇보다 ‘장편 비평’이라는 형식이 독특하다. 흔히 작가론이나 작품론, 아니면 작가론과 작품론의 총합이 평론집의 전형처럼 자리잡은 속에서 하나의 주제를 틀어쥐고 장문의 비평을 전개하는 점이 이색적이다. 그 내용은 “근대문학은 끝났다.”고 선언해 한국 문단과 평단에도 충격을 던진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2006) 번역 작업의 연속선상에 있다. ‘근대문학 종언론’의 대표 이론가인 가라타니의 주장에 대한 보론적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일본 근대문학의 뿌리에 대한 탐구와 함께 세계문학과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도 돋보인다. 물론 도발적인 문제 제기도 빠지지 않는다. 그는 최근 한국 출판계와 문단에 주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세계문학에 대한 논의가 늘 ‘한국문학의 세계화’로 귀결되는 것을 문제 삼는다. 근대문학의 위기를 세계문학과의 교류로 풀겠다는 식의 흐름은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시장주의와 영합하거나 민족문학을 과장하는 식의 세계문학전집 출간 풍토 또한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한국에는 근대문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짓는다. 타협이나 포기는커녕 아예 새로운 문학의 길을 만들어 가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인터넷에서 지지세력도 적지 않게 만나지만 여전히 외로운 싸움이다. 오랜 시간 문단 내부의 벽에 부닥친 조영일이 문학 대중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일성이기도 하다.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이론이기에 집단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자인한다. 책 군데군데 삽화와 그림, 사진 등을 넉넉히 쓰고 강연체 문장을 쓴 것은 이러한 그의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대통령 脫정치화… ‘떼쓰기’엔 엄격하고 국민과 通하라”

    전문가들은 집권 4년차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속화되는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당·정·청 간 불협화음, 정책 혼선, 이에 따르는 국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반값 등록금 등 각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레임덕으로 인한 국정 폐해를 줄이기 위해 대통령이 당이라는 정치권력에서 초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민생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으로 정치색을 빼야 정책에 대한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밀려서 나가는 모습보다는 스스로 결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약사와 의사, 검찰과 경찰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집단과 기관들의 ‘떼쓰기 전략’에는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대통령이 5년 단임구조이기 때문에 표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참모들을 시키는 것보다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반값 등록금 등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중요한 정책들에 대해 장단점을 설명, 대통령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게 현명하다.”면서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는 건 정치적 입지를 더욱 약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의 입장이 명확하게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해집단들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것”이라면서 “해당 부처가 사안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입장을 정하고 청와대가 최종 정리해 입장을 선명히 밝혀 여론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여당이 ‘관리형 행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남은 임기 동안에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것을 마무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정책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빈곤, 비정규직 문제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부분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뤄져야지 지금 새로운 복지 정책을 대대적으로 표방하는 건 행정·재정적으로 여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엇박자로 인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 준비단계에서부터 논의하는 당·청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교수는 “집권 초반에는 대통령이 힘이 있으니 누르고, 말기로 가 집권당의 인기가 떨어지면 당이 제 살 길을 찾아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성향을 띤다.”면서 “대통령이 주장하면 당이 따라가는 형태 자체가 정상이 아니며 상시적인 당·청 협의기구를 만들어 정책 시작 단계부터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면 소통 부재로 인한 부작용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태영 경남대 법정대학 교수는 “한나라당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으로 의제를 선점해야 하고 청와대가 이를 일정 부분 수용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레임덕 폐해의 원인이 심각한 권력 집중에 있다고 보면서 “가능한 한 권한의 집중을 분산하고 향후에라도 사정기관을 포함해 다른 기관 간 견제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레임덕을 막을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진단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경우 이중적 권력과 시민사회기능의 약화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금의 집권 4년차 증후군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중적 권력은 172석의 의회 권력을 가진 한나라당 내에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신주류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신 교수는 “신주류가 정책적으로 청와대와 더욱 각을 세우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시민사회단체가 자동차 범퍼처럼 이 같은 갈등을 중간에서 막아주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지만 현 정부는 시민사회단체 기능을 약화시켰기 때문에 절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정부의 레임덕이 심한 건 역대 정부와 달리 이 대통령이 어려울 때 제 몸을 던져 막아줄 정도로 생사고락을 함께한 정치적 동지가 적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의 주변에는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은 많아 보이지만 정치생명을 같이할 사람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나는 백낙청과 신경숙을 부정한다”

    “나는 백낙청과 신경숙을 부정한다”

     문학평론가 조영일(38)은 2006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하지만 6년째 여전히 높은 성벽 바깥에서 씩씩거리기만 하고 있다. 고개를 쳐들고서 호기롭게 고함을 치며 줄곧 화살을 날려 보지만 성 안쪽에서는 그저 외면하고 수성(守城)만 할 뿐이다. 간혹 평론가 황종연, 소설가 김영하 등이 성 밖으로 뛰쳐나와 그와 일합을 겨루기도 했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돌아가 문을 꽁꽁 걸어잠갔다.  그래도 조영일은 지치지 않는다. 2008년 시작한 ‘한국문학 비판 3부작’은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2008), ‘한국문학과 그 적들’(2009)에 이어 조만간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으로 완결될 예정이다.  문단 권력을 이루고 있는 주류 문예지, 출판사, 문인 등은 그의 신랄하면서도 구체적인 비판 앞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할 뿐이다. 맞서 대꾸하기에는 너무도 젊은, 단기필마의 평론가다. 더군다나 비평의 칼끝이 정확히 목울대 언저리를 겨누고 있어 자칫 섣부른 대거리는 치명적이기조차 하다. 그렇다고 마냥 뭉개고 있기에는 그의 비판 작업이 집요하다. 그러니 곤혹스러울 수밖에.  “더 이상 창비나 문단 주류 권력 비판에 열을 올리지 않으려고요. 많이 지치기도 했고, 문학에 대한 저의 자세가 바뀐 부분도 있습니다.”  1일 전화 인터뷰에서 조영일은 여전히 바뀌지 않는 문단과 서서히 바뀌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토로했다.  그는 “처음에는 창비(창작과비평)와 백낙청 선생을 존경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비판의 칼도 더욱 날카롭게 벼린 측면이 있었다.”면서 “창비 지면을 통해 생산적인 논쟁이 오고갈 수 있기를 바랐는데 묵묵부답과 무시로 일관하는 것을 보고 문단 권력의 실체를 새삼스럽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3부작 시리즈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 문학과 풍토를 바꾸고자 하는 열정과 애착이 바탕이 됐다.”면서 “지난해 근대문학의 기원과 세계문학과의 관계성을 살펴보며 ‘실체로서 세계문학’이 아닌 ‘이념으로서 세계문학’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스스로 절감했다.”고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문학, 근대문학이 아닌 진짜 문학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영일은 자신 또한 이러한 입장 변화가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으며 분명한 실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는 “예컨대 시와 소설, 에세이 등을 모두 아우르는 문학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요즘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실험, 블로그에서 보이는 참신한 글쓰기 등을 보면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새로운 문학’ 실현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영일이 ‘3부작 시리즈’ 완결에 앞서 최근 내놓은 문학비평집 ‘세계문학의 구조’(도서출판b 펴냄)에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다. 지난해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에 네 번에 걸쳐 연재한 글을 묶은 책이다.  무엇보다 ‘장편 비평’이라는 형식이 독특하다. 흔히 작가론이나 작품론, 아니면 작가론과 작품론의 총합이 평론집의 전형처럼 자리잡은 속에서 하나의 주제를 틀어쥐고 장문의 비평을 전개하는 점이 이색적이다.  그 내용은 “근대문학은 끝났다.”고 선언해 한국 문단과 평단에도 충격을 던진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2006) 번역 작업의 연속선상에 있다. ‘근대문학 종언론’의 대표 이론가인 가라타니의 주장에 대한 보론적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일본 근대문학의 뿌리에 대한 탐구와 함께 세계문학과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도 돋보인다.  물론 도발적인 문제 제기도 빠지지 않는다. 그는 최근 한국 출판계와 문단에 주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세계문학에 대한 논의가 늘 ‘한국문학의 세계화’로 귀결되는 것을 문제 삼는다. 근대문학의 위기를 세계문학과의 교류로 풀겠다는 식의 흐름은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시장주의와 영합하거나 민족문학을 과장하는 식의 세계문학전집 출간 풍토 또한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한국에는 근대문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짓는다.  타협이나 포기는커녕 아예 새로운 문학의 길을 만들어 가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인터넷에서 지지세력도 적지 않게 만나지만 여전히 외로운 싸움이다. 오랜 시간 문단 내부의 벽에 부닥친 조영일이 문학 대중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일성이기도 하다.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이론이기에 집단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자인한다. 책 군데군데 삽화와 그림, 사진 등을 넉넉히 쓰고 강연체 문장을 쓴 것은 이러한 그의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K팝은 신한류의 좋은 예 유럽·북미 입맛에 맞춰야”

    “K팝은 신한류의 좋은 예 유럽·북미 입맛에 맞춰야”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의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 다양성 확보, 상업화 경계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한류 콘텐츠 글로벌 진출 활성화 콘퍼런스’에서 해외 전문가들은 한류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기 위한 제언들을 쏟아냈다. 기조강연을 담당한 루크 강 월트디즈니코리아 대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는 훌륭한 이야깃거리가 차고 넘치며 이것이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라면서 “이제는 이러한 이야기를 아시아 이외의 지역 입맛에 맞게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는 창작자보다는 배급자나 방영사에 힘이 더 실려 있다.”면서 “창의성과 콘텐츠의 질을 높여 한국 콘텐츠 산업이 세계 수준의 미디어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원과 영향력, 힘이 창작자에게로 이동해 전체적인 가치 사슬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한국대중문화 저널리스트 후루야 마사유키씨는 일본에서 K팝이 점차 상업화되고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사유키씨는 “일본에서 K팝은 지난 2005년 진출한 동방신기가 일본의 기존 아이돌을 능가하는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시작됐으며, 그들이 해체한 이후 관심이 카라, 소녀시대 등 한국의 걸그룹으로 옮겨붙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마사유키씨는 “K팝 가수들이 콘서트와 이벤트를 통해 젊은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던 초기와 달리 최근 티켓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리는 등 손쉽게 일본에 진출하려는 상업성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기존의 한류를 알리던 미디어를 외면한 채 방송과 잡지 등 미디어의 과다한 노출에만 집중해 안티팬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유키씨는 “벌써부터 K팝에 질리기 시작한 팬들이 많다.”면서 “단순히 인기를 넓히려는 생각으로 한국의 싱어송라이터나 홍대의 인디 가수들 등 다양성 있는 음악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한국 드라마, 영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영국의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컨설턴트 회장은 “한국 드라마나 음악, 영화에 나온 사람들이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의 전통 문화가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면서 “정부와 매체가 지나치게 한류를 강조하거나 과대 포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예술가와 그들의 예술에 대해 더 집중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는 음악과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산업으로 다뤄 이들이 국내에서 성공하고 수출이 잘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의 애니메이션 작품 보유사인 문스쿱의 크리스토퍼 사바티노 문스쿱 회장은 국제 공동 제작을 강조했다. 그는 “전체 세대 간의 소통을 촉진하는 독창적인 원작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창출하고,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고 교육적이면서 동시에 오락적인 콘텐츠의 개발이 이뤄져야 국제 공동 제작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당대표 뽑는 룰도 제대로 못 만든 집권당

    한나라당이 당대표를 뽑는 7·4 전당대회를 눈앞에 두고 법원으로부터 개정 당헌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지난 7일 전국위원회에서 선거인단을 1만명에서 21만명으로 늘리고,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30%로 하기로 한 새 당헌을 의결할 때 헌법 원칙과 정당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재적 위원 741명 중 164명만 참석했는데 이해봉 전국위원회 의장이 불참한 266명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았다며 새 당헌을 통과시키려 해 난장판이 됐다. 다음 날 신주류의 입김이 센 중진의원회의는 당헌 통과에 문제가 없다며 미봉했다. 후보 순회 유세 중 가처분 결정이 나오자 내년 대통령후보 경선의 유리한 환경에 집착한 신주류의 무리수가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대표를 뽑는 룰도 제대로 못 만드는 집권당이 국가 대사는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올 법하다. 법원 결정 뒤의 대응도 위기의식이 없어 보인다. 다음 달 2일 재소집될 전국위원회가 과반 출석이라는 정족수를 채울 수 있을지, 과반 찬성이 가능할지도 아직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위는 과반 출석한 전례가 없다. 이해봉 의장은 전국위에서 위임장을 인정하지 않으면 다음 달 4일 전당대회에서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경우 구주류의 반발은 물론 비난 여론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한나라당 측은 전국위에서 당헌 통과를 자신하고 있지만 자칫 7·4 전당대회가 한국 정당 사상 초유의 엉터리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숙고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실세들이 당무를 수수방관하는 것이 무엇보다 위험하다. 당 대표 후보자들도 사태 인식이 안이하다. 전대를 예정대로 치러도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논란 등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대 일정을 진행하는 도중 당헌을 개정하면 소급 입법 논란은 불문가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일정을 늦추더라도 논란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당권과 대선후보 경선을 의식해 또 어물쩍 짜맞추면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원희룡 “리어카 타다 발가락 잘려 군면제”

    원희룡 “리어카 타다 발가락 잘려 군면제”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 후보 7명이 28일 진땀을 흘렸다. 오전 당 쇄신 의원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약점을 파고드는 날 선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원희룡 후보(이하 기호 순)는 병역 면제 사유를 묻자, 양말을 벗은 채 탁자 위에 발을 올려놓으며 “시골에서 리어카를 타려다 발가락이 잘렸다. 이를 붙였는데 뼈가 튀어나왔다.”면서 “정밀검사를 통해 면제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영세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당도 인재 양성 과정에서 아파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당직 후보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를 최소화해야 한다. 전임 지도부가 책임지고 물러났다가 다시 나오는 무책임한 상태를 조장한다.”고 항변했다. 홍준표 후보는 안정감이 부족하고 겸손하지 못하다는 질문이 나오자 “불안정은 부패한 주류들이 홍준표가 영향력 있는 자리에 못 가게 하려는 공격수단”이라면서 “겸손하지 못한 것은 당당하게 살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남경필 후보는 선수(4선)에 비해 소장파로서 당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뒤 “당이 도와주는 대야 투쟁은 쉽다. 정말 어려운 것은 당내 문제제기”라면서 “역사적으로 주류가 다시 집권한 적은 없다. 야당이 집권하거나, 여당 내 비주류가 집권하는 경우”라고 강조했다. 박진 후보는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 패배 후 전대에 다시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에 대해 “지난달 정책위의장 후보로서 당의 정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일관된 생각”이라면서 “당 대표 경선에 나온 이유도 전·월세 폭등, 일자리 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에 치우친 정치 활동에 대해 “나는 박 전 대표의 하수인이나 대리인이 아닌 정치적 동지 관계”라면서 “‘아바타’가 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선을 그었다. 나경원 후보는 이미지에 비해 정치적 상상력과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하자 “정치를 고시공부처럼 한다. 상상력을 동원해 이벤트를 벌인다고 국민들이 감동하지 않는다.”면서 “토론의 여왕이다. 콘텐츠가 부족한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세훈·허백윤기자 shjang@seoul.co.kr
  • 이희완發 ‘전관예우 스캔들’ 터지나

    이희완發 ‘전관예우 스캔들’ 터지나

    검찰이 지난 4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기업 고문료를 수사하면서 국세청 1·2급 출신들의 전관예우 실태를 샅샅이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 2011년 6월 27일자 9면> 기업 고문료와 관련, 이희완(63·구속·상훈세무회계 대표)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수사가 국세청 전직 간부들의 ‘전관예우 스캔들’로 확대되는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국장 외에도 전직 국세청 간부 A씨 등 다수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SK그룹 등으로부터 받은 고문료를 수사할 때 국세청 전·현직 간부들을 대상으로 국세청 1·2급 출신들의 고문료 실태를 일일이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 간부들이 국세청 퇴직 후 무엇을 하는지, 고문 액수 및 고문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기업체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는지 등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국세청 1·2급 출신 간부들은 기업체로부터 보통 1년간, 월 150만원에서 최대 300만~500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문 기간은 최장 2년이었다. 검찰이 이 전 국장의 고문 기간 및 액수(4년간 월 5000만원)를 ‘비정상적’이라고 규정한 뒤 세무조사 무마 등에 대한 대가 여부를 수사하는 것도 이런 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한다. 검찰이 국세청 출신 고위 인사들의 전관예우 실태를 훤히 꿰뚫고 있는 만큼 국세청 출신 인사들의 도덕성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세청은 “고문료는 퇴직 직원들에게 기업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임의적으로 주는 것”이라며 기업과 개인의 문제로 선을 긋고 있다. 관건은 실제 국세청 출신 간부들이 기업에 고문을 해 주고 그에 맞는 합당한 고문료를 받았는지 여부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전직 간부들이 현직에 있을 때 고문료를 받은 기업들의 세무조사에 관여했는지, 비정상적인 과다 고문료인지 등을 좀 더 확인해 봐야 한다. 기업체에 고문을 해야 하는데, 실제 그렇게까지….”라고 말을 아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는 고문을 하지 않고 돈을 받은 인사들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돼 파장이 예상된다. 한 기업체 관계자도 “국세청 고위직 출신들을 영입하는 것은 두 가지 목적이 깔려 있다.”면서 “세무 업무와 관련해 조언을 받겠다는 순수한 의미도 있지만 세무조사 완화 등을 위해 국세청 현직 선후배들에게 암암리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기를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검찰 수사 향방에 따라서는 국세청 전직 간부는 물론 현직 직원들까지 검찰의 사정권에 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일부 국세청 간부들이 퇴직 후 주류·주정 협회나 업체의 임원으로 기용된 사실이 한 전 청장 공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한 전 청장의 첫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진술조서 등에 따르면, 국세청 국장 K씨는 2008년 퇴직 직후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으로 이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정에 제출된 진술서에서 “국세청으로부터 감시를 받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협회 회장이나 임원 일부가 국세청에서 내려온다.”고 증언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쓰촨-오묘한 색깔로 신비로운 쓰촨의 보물 구채구+황룡

    쓰촨-오묘한 색깔로 신비로운 쓰촨의 보물 구채구+황룡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인데, 어떤 곳에 가면 다른 산과 다른 물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 산이, 물이 이런 빛깔을 낼 수 있는지 분명 눈앞에 실존하는 대상임에도 비현실적인 인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인데, 어떤 곳에 가면 다른 산과 다른 물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 산이, 물이 이런 빛깔을 낼 수 있는지 분명 눈앞에 실존하는 대상임에도 비현실적인 인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우리에겐 사천요리로 더 친숙한 중국 쓰촨에 위치한 구채구(주자이거우)와 황룡(황룽)이 바로 그런 곳이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www.cnto.or.kr, 중국국제항공 www.air-china.co.kr 1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는 구채구 오화해 2 황룡의 백미로 꼽히는 오채지. 설경이 특히 아름답다 3 구채구에는 다양한 모습의 폭포들이 있다 구채구 九寨溝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 불교로 유명한 티베트는 중국 서부에 위치한다. 중국에서는 이 지역을 시장(서장)이라고, 티베트 민족을 장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티베트 민족의 터전이 시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티베트 동부의 험준한 탕글라 산악지대를 지나면 쓰촨(四川)성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쓰촨 북부에는 구채구(九寨溝, 주자이거우)가 있다. 구채구는 티베트 바깥 지역에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티베트 민족의 대표적인 생활 터전으로 알려져 있다. 구채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황룡(黃龍, 황룽)이라고 하는 색다른 관광지도 있다. 중국인들은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경치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 또 구채구에서 티베트의 문화와 풍습을 체험하고 가는데, 그것은 민속촌 같은 곳에서 임의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장족의 진짜 삶이다. 그러나 구채구의 장족들에게도 티베트는 여전히 마음의 고향이다. 이스람교도들이 메카를 찾듯이 티베트의 포탈라궁을 평생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한다. 티베트 밖에 거주하는 장족 가운데 많은 이들이 오체투지 등을 하며 포탈라궁으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쓰촨은 중국에서도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지명이다. 팬더의 고향으로 유명하고, 매운 사천 요리 또한 잘 알려져 있다.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인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의 땅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채구·황룡에 여행 가요” 하면 모르는 이들이 많다. 확실히 백두산이나 장자지에(장가계) 등과 비교하면 아직 낯설다. 구채구의 한자는 아홉 구(九 Jiu)와 울타리 채(寨 Zhai), 봇도랑 구(溝 Gou)를 쓴다. 한자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9개의 울타리가 있는 봇도랑’ 또는 ‘9개의 울타리 봇도랑’이 되겠다. 그러나 실제 뜻을 알기 위한 키워드는 ‘채’라는 한자다. ‘채’는 장족 마을을 의미하며, 뒤에 다시 ‘구’가 붙은 이유는 이곳에 호수와 물이 많아서다. 다시 해석하면 ‘9개의 장족마을이 있는 호수 지대’가 된다. 한편 인접해 있는 황룡의 지명은 석회암 지대가 황색 빛을 띠고 있으며, 굽이굽이 이어지는 지형이 용의 모습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지명과 이름을 중국어 원어발음대로 표기하면서 구채구는 더욱 찾기 힘든 지명이 됐다. 대부분의 여행기사에서 구채구(JiuZhaiGou)는 ‘지우자이거우’나 ‘죠우자이고우’ ‘주자이거우’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표기되고 있다. 또 발음이 난해하다 보니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제각각으로 발음한다. 방송이나 신문에 구채구에 관한 기사가 나와 여행사나 중국국가여유국 등에 문의를 해와도 담당자가 못 알아들어 한참을 설명해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는 곳이 또한 구채구다. 황룡(Huang Long)은 그나마 낫다. 중국어 발음 역시 ‘황룽’으로 쉬운 편이다. 1 폭포의 물이 튀기는 모습이 마치 진주알이 튕기듯 보인다 2 고지대에는 항상 얼음과 눈으로 이뤄진 만년설이 쌓여 있다. 계절이 바뀌고 녹아내려 폭포가 되고 호수가 되고, 양쯔강이 된다 3 구채구의 저지대는 숲길과 물길을 따라 트레킹하기에도 좋다 4 구채구 관광지 가운데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있는 장해. 웅장함과 설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5 오화해에서는 장족의 전통 복장을 입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구채구의 인기 관광지 구채구 내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면 영문 Y자가 떠오른다. Y자의 오른쪽 윗부분에 위치하는 전죽해(箭竹海)를 먼저 가는 것이 일반적으로, 입구에서부터 50여 분 거리가 교차점인 낙일랑폭포에서 Y측 왼쪽 윗부분에 위치하는 장해까지는 20분이 소요된다. 이외의 각 관광지간의 거리는 5분 또는 10분 가량 이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구채구의 호수 이름에는 대부분 호수 호(湖)가 아니라 바다 해(海)가 붙어 있다. 내륙지역에 거주하는 장족들은 바다를 직접 접할 기회가 별로 없지만 이곳 구채구의 호수에서 바다를 만나고 떠올린 것이다. 구채구의 드넓은 호수는 그들에게 바다이다. 또한 호수의 크기가 바다처럼 큰 곳도 있다. Y자의 오른쪽 윗부분에 위치하는 전죽해의 해발고도는 2,610m이고, 왼쪽 윗부분에 위치하는 장해의 해발고도는 3,101m이다. 전죽해는 17㎡의 습지대이다. 전죽해에서는 영화 <영웅>에서 양조위와 이연걸이 결투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장해(長海)는 이름처럼 구채구에서 가장 길고 깊은 호수이다. 최대폭이 415m이고, 가장 깊은 곳의 수심 역시 88.8m에 이른다. 규모가 크고 주위에 고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이곳 앞에 서면 바다를 마주한 것과 같이 가슴 속까지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또 캐나다 록키의 레이크루이스 방문했을 때와 같은 웅장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전죽해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는 팬더해가 있다. 이곳에 방문하면 팬더를 볼 수 있거나, 호수가 팬더 모양으로 생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죽해에 팬더가 좋아하는 대나무가 있고, 이곳 팬더해의 이름은 팬더가 물을 마시고 가는 곳이라 해서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죽해와 팬더해 인근은 물과 식물이 어우러진 습지대인데 조그만 폭포도 있고, 나무로 조성된 길을 걷다가 잠시 숲속에 앉아 ‘멍해질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한다. 오채지(五彩池)는 장해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위치한다. 오채지라는 지명은 황룡에도 있어 헷갈리는 이들이 있는데, 이곳과 황룡의 오채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곳은 이름에도 바다해가 아닌 연못지(池)가 붙어 있는데 호수라기보다 물웅덩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물이 풍부하지 않은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오채지 또한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데, 장해에 인접하면서도 전혀 다른 빛깔을 뽐낸다. 물에 함유된 칼슘과 마그네슘 성분 때문에, 햇빛이 좋은 날에는 수십 가지 빛깔을 볼 수 있다. 마치 갖가지 물감을 진하게 풀어놓은 것처럼 어느 호수보다 빛깔이 선명하다. 오화해(五花海) 역시 Y자의 오른쪽에 위치한다. 이름에 꽃을 붙였을 정도로, 사람들은 이곳을 구채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꼽는다. 수심은 5m정도인데, 물 아래 나무가 보이고,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또 인근의 풍경도 웅장한 매력보다는 이쁘다는 느낌을 더 많이 주는 곳이다. 이곳에는 장족의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해볼 수 있는 대여소도 있다. 즉석 사진은 50위안(1만2,000원)이고, 옷만 빌리는 비용은 35위안(6,300원)이다. 이국적인 복장에 눈길이 가기도 하지만 사진을 찍었을 때 포토제닉한 복장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색동저고리와 같은 빛깔의 옷이다. Y자의 교차점에는 폭포가 많다. 진주탄폭포(珍珠灘瀑布)와 낙일랑폭포(諾日郞瀑布)는 각기 다른 멋이 있다. 가장 규모가 큰 폭포는 163m 폭에 낙차가 40m에 이르는 진주탄폭포이다. 이름의 유래는 물이 튀기는 모습이 진주알과 같아서다. 진주탄 폭포 인근은 산책하기 좋은 코스를 이루고 있어, 보통 위쪽에서 시작해 약 40분에서 1시간 가량 자유시간이 주어지는 곳이다. 폭포가 위치한 곳에서 주차장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사진을 찍다 보면 지각을 할 수 있으니 신경써야 한다. 낙일랑폭포는 320m 폭에 25m의 낙차를 가진 곳으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폭포 주변에 별다른 눈길을 끄는 것이 없어, 오히려 한눈 팔지 않고 강한 인상을 준다. 입구 부근에는 수정군해(樹正群海)와 와룡해(臥龍海), 화화해(火花海) 등이 있다. 위쪽과 비교해 평지에 가깝고 해발고도도 낮기 때문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또 숲이 우거지고, 갈대가 어우러진 중간중간에 있는 물웅덩이가 마치 패치워크처럼 귀여운 느낌을 준다. 구채구를 여행하기 전에 구채구 지역을 여행함에 있어서 이 지역의 특성을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다.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장족의 마을이다. 장족은 중국 내의 소수 민족 중에서도 강성으로 유명하다. 한족을 비롯한 다른 민족들은 장족과 부딪히기를 꺼릴 만큼 기가 세다. 손님이니까 그들이 무조건 친절하리라 생각하면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구채구 내에서도 역시 장족의 룰에 따라야 한다. 가이드들은 관광객에게 일단 물건값을 흥정했다면 꼭 사야 하고, 살 생각이 없으면 애초에 장족의 기분을 상하게 할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여행사들은 이 지역 여행상품을 운영할 때 외부에서 차량을 가져올 수 없고, 관광을 위해서는 장족이 운영하는 친환경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게다가 차량수와 비교해 이용객이 많아 전용 차량을 쓸 수 없다. 모든 관광객은 셔틀 형태로 관광지 내 교통을 해결한다. 패키지 관광버스와 달리 순환차량을 이용하면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고, 가이드들은 항상 자신의 소지품을 잘 관리할 것을 강조한다. 일반적인 패키지여행을 하는 것처럼 차량에 짐을 놔둘 수 없다. 또 차를 내린 곳과 타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를 잘 숙지하고, 일행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포토샵으로 한껏 멋을 부린 듯한 색감이 실제 눈앞에 펼쳐지는 곳이 구채구다. 물빛이 정말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 Travie info. 장족의 깃발 장족 마을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표식으로 마을 앞에 꽂혀 있는 색색의 깃발을 꼽는다. 산길을 달리다가도 갑자기 원색의 깃발이 보이는데, 이곳에는 장족이 살고 있다는 표식이다. 장족은 색깔별로 각각 자연을 대표하도록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번성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붉은색은 태양이고, 하얀색은 구름, 파란색은 하늘, 노란색은 호수를 의미한다. 전통공연 <장미> 구채구 마을에 위치한 장족 대극장에서는 장족의 풍습과 전통 무용, 음악 등이 어우러진 공연 <장미(臧謎)>를 공연한다. 뜻을 풀이하자면 ‘장족의 수수께끼’가 된다. 장족은 본래 티베트를 주요 근거지로 하는 민족이다. 중국의 서남부에 위치하고, 중국어로 시장(서장)이라고 부른다. 장족은 티베트 라마교를 믿으며, 오체투지(온몸을 이용해 절을 하는 법)를 하면서 티베트의 포탈라궁을 찾아가는 것을 일종의 순례로 여긴다. 공연 <장미>에서도 주인공인 할머니가 염소 한 마리를 데리고 구채구 마을을 떠나 오체투지를 하며 티베트까지 순례를 한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풍경을 통해 장족의 생활과 종교 등을 보여준다. 1, 3, 5 아이들의 붉은 볼이 이쁘다. 어린 아이들의 볼이어서도 그렇지만, 고산지대의 햇빛이 강하기에 유난히 볼이 발그레하다 2, 6 쓰촨의 또다른 소수민족인 강족. 강족의 본래 거주지는 실크로드로 유명한 신지양(신강)위구르자치주다.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다 4 강족들이 자신의 마을을 찾은 외국인들을 오히려 신기하게 쳐다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쓰촨에는 아직 외래객의 때가 덜 묻은 곳이 많다 7 알록달록한 복장의 소수민족 복장이 눈길을 끈다. 대나무 하나로도 흥겨울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황룡黃龍 황룡은 최고 해발고도가 3,553m로 주요 관광지인 오채지의 해발고도도 3,100m이다. 2,000m 초반대에서부터 해발고도가 시작되는 구채구와 달리 황룡에서 고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보다 고생한 기억이 더 많이 남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해발고도 1,000m 이하의 저지대에 거주하는 사람이 3,000m 이상의 고지대에 가면 나타나는 현상이 고산증이다. 해발고도가 높으면 공기가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현상으로 두통과 어지러움증, 메스꺼움, 구토 증세 등을 겪는다. 이를 극복하는 법은 산소통을 이용해 임의로 산소를 흡입하는 것이다. 황룡을 워낙 힘들게 다녀오다 보니, 사람에 따라 황룡 관광은 필요 없고 구채구만 방문해도 충분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하게는 황룡을 두고 황제의 색인 황색과 용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중국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관광지이지만 한국인은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황룡은 구채구에서 8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구채구에서 물을 본다면, 이곳에서는 지형을 본다. 석회암 지형이 굽이굽이 계단 모양으로 이어지는데, 하늘색 물 빛깔과 고운 황색빛이 잘 어울린다.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은 가장 위쪽에 위치하는 오채지이다. 1,000㎡의 넓은 지대에 형성돼 있으며, 빛깔이 정말 아름답다. 자연적으로 이런 빛깔이 난다는 것이 신비하기만 하다. 황룡은 2006년에 케이블카가 운행을 시작했다. 전에는 도보로만 관광했었으나, 이제는 반나절 코스로 방문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올라갈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다시 도보로 내려오면서 관광을 한다. 그러나 기상조건이 나쁠 때는 왕복을 모두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도 한다. 해발고도가 높아서 산 정상에 항상 눈이 있다. 또 겨울이 길어 4월과 10월에도 눈이 내린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6~10월을 꼽고, 한겨울에는 입산 자체가 금지되기도 한다. 그러나 겨울 설산을 걷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 있다. 1 황룡의 오채지. 높은 곳에 위치해 연중 눈을 볼 수 있을 때가 더 많다. 독특한 지형과 파란 물빛과 누런 흙빛깔이 무척 신비하게 느껴진다 2 구채구의 아래 지역에서는 물과 갈대, 수풀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난다 3 유비와 제갈량을 모신 사당‘무후사’. 쓰촨성도 청두에 있다 4, 5 오채지에 위치한 사당 6, 7 쓰촨은 유비, 관우,장비, 제갈량의 땅으로 유명하다. 이들을 형상화한 기념품 8 벽을 장식하기 위해 그리는 그림으로 중국인들은‘연화’라고 한다 구채구·황룡으로 가는 여정 구채구와 황룡은 쓰촨성의 북쪽에 위치한다. 쓰촨은 넓은 평야와 분지로도 유명하지만, 험준한 고산지대를 가진 지역이기도 하다.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성도)에서 북부 구채구와 황룡으로 가는 길은 고지대이고 길이 험난해서 예전에는 차량으로 10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했다. 그 길을 자지 않고 밖을 내다보며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산길을 따라 매우 구불구불한데다 낭떠러지가 아찔하고 길의 폭도 좁다. 또 고지대이다 보니 한겨울이 아니더라도 길이 얼어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겨울에는 육로 여행이 어려웠다. 이와 같은 옛길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자 하는 것과 투자대비 효용성 때문에 오랫동안 구채구와 황룡을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달라졌다. 우선 지난 2008년에 있었던 쓰촨 대지진을 계기로 거주지역은 물론이고 도로 등도 유실되거나 붕괴했는데, 수십조원을 투자해 복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도로를 닦고 터널 공사를 실시했다. 육로를 통해도 이제는 청두와 구채구를 오가는데 편도 4시간여로 이동이 가능해졌다. 추가 공사가 이뤄지면 3시간대에도 이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쓰촨성 관계자는 말한다. 또 수년 내에 서부지역 중국 고속철도 추가 개통되면, 구채구에서 차량으로 30여 분 거리에 고속철도역이 개설될 예정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육로보다 편리한 것이 하늘길이다. 구채구와 황룡 사이에 지난 2003년에 구황공항이 문을 열었다. 청두와 구황공항간 하늘길을 이용하면 50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또 쓰촨 내에 위치한 충칭(중경) 직할시를 비롯해 다른 지역의 베이징, 상하이, 시안 등에서도 항공이 연결되고 있다. 구채구와 황룡 중간에 위치한 구황공항은 양 지역으로 2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으며, 해발고도 3,500m에 위치한다. 지역 특성상 기상 조건의 변수가 많아서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취소되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특히 흐린 날씨가 자주 있는 3~5월은 각오를 하는 것이 좋다. 여행일정을 잡을 때 구채구와 황룡을 함께 방문한다. 두 곳 가운데 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구채구를 먼저 보고, 황룡을 나중에 방문하는 편이 고산지대에 적응하기 쉽다고 한다. 다만, 실제 여행상품은 아무래도 경제성이나 동선의 편의를 더 고려할 수밖에 없다. 특히 호텔과 차량 공급이 제한적이라 다른 관광지와 비교해 비용이 매우 높은 편으로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는 길을 택하게 된다. 구채구는 1~2일 코스이고, 황룡은 반나절~1일 코스이기 때문이다. 여행상품으로 구채구를 방문한다면 낮에 구황공항에 도착해 황룡을 먼저 관광하고 구채구에서 1박 또는 2박을 하는 일정으로 구성될 때가 많다. 구채구를 여행하기 좋은 시기로는 6~9월을 꼽는다.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가을과 겨울이 다른 지역에 비해 이른 편이다. 여름은 산에 있던 눈이 녹아 사방에 물이 풍부하고, 8월말부터 시작되는 가을의 단풍은 물빛만으로 아름다운 구채구를 더욱 환상적인 세계로 만든다. 황룡의 여행 적기는 구채구보다 길게 잡는데 6~11월을 꼽는다. 신기한 것은 황룡의 해발고도가 더 높은데도 계절적으로는 구채구에 비해 늦다는 점이다. 구채구의 단풍이 가을에 시작되고 10월부터 눈이 내리는 데 반해, 해발고도가 1,000m 가량 높은 황룡의 가을은 9월에 시작되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때도 11월부터다. 1 황룡은 고지대라 눈이 덮여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등산할 때 산소통을 구비해야 고산증을 에방할 수 있다 2 구황공항.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해 설산과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 Travie info. 산소통과 고산증 약 고산증이 나타났을 때 응급조치는 산소를 임의로 흡입하는 것이고, 스프레이 형태의 간이형 산소통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고산증 반응이 당장 없더라도 황룡 및 구채구 관광시 3,000m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애초에 차에서 나올 때 산소통을 챙기고 중간중간 산소를 흡입하는 게 좋다. 산소통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1~2시간 걷는 동안 다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고 아껴 사용할 필요는 없다. 흡입하는 법은 흡입구에 입을 대고 숨을 3초씩 길게 들이마시는 것. 사람에 따라 고산증 발생 여부와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산지대에서는 절대 뛰거나 음주를 해선 안 된다. 또 몸이 아프고 괴롭다고 도착한 날 뜨거운 물로 목욕하는 것도 금기다. 몸이 뜨거워지면 숨이 가빠지기 쉽기 때문에, 특히 고령자의 경우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하는 목욕 등은 자제해야 한다. 고산증 약은 하루 전부터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최소한 구황공항을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미리 복용해야 한다. 나중에 고산 반응이 나타나면 다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 고산증이 나타난 후에 먹기보다 미리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산지대 주의사항 및 가이드의 역할 자신이 어느 정도 체력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고산지대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 가장 심한 것은 구토 증세다. 멀미 증세와 유사하며 계속 토하게 된다. 여행 자체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일 수도 있다. 고산지대에서 주의사항은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지 말고 미리미리 약을 복용하고, 뛰어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늦었다고 해도 뛰어선 안 된다. 이른바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는 말을 체험하게 될지 모른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행동하면 다소 약한 체력의 소유자라도 큰 고통을 느끼지 않고 여행이 가능하다. 구채구와 황룡의 경우 가이드가 안내의 역할보다는 구급 활동이 주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개인마다 체력조건이 다르므로 각자의 페이스에 맞게 등산을 하도록 하고, 이 때문에 일반적인 관광처럼 여행객들을 한꺼번에 인솔하고 다니며, 일일이 설명해 주기 어렵다. 가이드가 특정 여행객만을 챙겨야 할 경우가 발생해도 양해를 하자. 응급상황이 어떤 형태로 올지 알기 어렵고, 가이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모난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요령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자연히 깨닫게 되는 곳이 또한 황룡이다. ▶ Travie info. 허페이와 청두를 동시에 가는 비행기 타기 중국국제항공은 인천-허페이-청두를 잇는 노선을 주 5회(월·수·목·금·일요일) 운항하고 있다. 중간에 허페이(合肥)에서 출입국 심사를 허페이에서 하게 된다. 좌석이 바뀌지 않고, 수하물로 부친 짐을 찾을 필요는 없지만, 일단 허페이에 도착하면 비행기에 갖고 탑승한 짐을 모두 들고 내려야 한다. 청두로 가는 승객에겐, 항공사 승무원들이 별도의 쿠폰을 주고 이를 필요 때마다 제시해야 한다. 허페이 경유시에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들르거나 하는 등의 짧은 시간 외에는 비행기를 다시 타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국에서 오후 3시25분에 출발해 최종적으로 청두에 도착하는 시간은 중국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55분이다. 중국 시간이 한국보다 1시간 느리므로 총 5시30분이 소요되는 셈이다. 허페이 공항에서 내려야 하기 때문에 액체류의 구매에 제한이 따른다. 또 사실상 허페이 공항에서 면세점을 이용할 수 없기에 불편함이 다소 있다. 중국 술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청두 시내에서 미리 구매해 수하물로 부치면 된다. 한국에서 주류를 구매할 때와 달리 중국에서 구매하는 주류는 흥정을 잘하면 면세점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돌아오는 항공 스케줄은 청두에서 오전 8시20분에 출발해, 한국에 오후 2시20분에 도착한다. 중국국제항공 외에 아시아나항공과 사천항공이 인천-청두를 연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일, 사천항공은 주 2회(화·토요일) 운항하고, 시기별로 운항횟수 및 스케줄이 변경되니 체크해야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호남 간 7인 “석패율제 도입” 합창… 계파싸움엔 각개전투

    27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광주·전남·전북·제주 지역 비전 발표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사과 인사를 먼저 건넸다. 한나라당의 불모지인 호남 지역 당원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한 뒤 한목소리로 석패율 제도 도입을 외치며 애정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반성도 잠시, 전날 불거진 특정 계파 개입 의혹으로 금방 세력 다툼이 표면으로 드러났다. 가장 먼저 연단에 선 유승민 후보가 박 전 대표를 언급하는 동시에 이재오 특임장관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2004년 8월 박 전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했던 일로 말문을 연 뒤 “당시 이재오 의원께서 박 전 대표에게 독재자의 딸이라고 이야기하신 바로 그날 한나라당은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며 호남 당심을 자극했다. 이어 홍준표 후보를 겨냥해 “특정 계파는 누구이고 권력 기관은 무엇이며 특정 후보가 누군지 당당하게 밝히고 만약 공천 협박을 한 것이 사실이면 그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후보는 “계파 싸움 하지 말자고 전대를 하는 것인데 또 계파가 나눠져서 정말 안타깝다.”면서 직접 홍 후보와 원희룡 후보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면서 “전직 지도부가 나서서 아무리 이야기를 해봐야 또 계파 싸움 하고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꼬집었다. 박진 후보는 “책임져야 할 분들이 무리하게 출마해서 전대 초반부터 이전투구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나경원 후보도 “(전대가) 진흙탕 싸움이라는 비판에 낯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후보들의 연설 내내 멋쩍은 표정으로 웃고 있던 원 후보와 홍 후보는 이날 직접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말 속에는 날이 섰다. 원 후보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분열과 갈등의 지도력을 갖고서는 정권 후반기에 당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면서 홍 후보를 겨냥하자 홍 후보는 곧바로 “홍준표는 정의와 바른 길 한 방향으로만 튄다.”며 “옳은 소리를 하면 껄끄러우니까 대한민국 부패한 주류 세력들이 제가 무슨 얘기만 하면 불안정하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비전 발표회에서 후보들은 입을 모아 호남 인재 등용을 약속했다. 모든 후보들이 석패율 제도, 권역별 비례대표 등으로 호남 지역에 국회의원 6석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를 내놨다. 나경원 후보는 “친이니 친박이니 너무 구태하고 지긋지긋하지 않으냐.”면서 “이제 공천개혁을 확실하게 해서 줄 세우기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후보는 “전임 지도부들이 10개월 동안 전북·전남도당, 광주시당을 사고당이라며 텅텅 비워놨다.”면서 “그런 분들이 호남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했다. 광주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원희룡 ‘親李 고립행보’ 약? 독?

    원희룡 ‘親李 고립행보’ 약? 독?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후보의 고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구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가 당권을 다시 쥐기 위해 원 후보를 전략적으로 지지하고, 원 후보가 호응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쇄신론이 대세가 된 상황이어서 나머지 후보들은 원 후보와 친이계를 향해 “계파정치, 공작정치의 부활”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원 후보가 소장파의 리더에서 구주류의 희망으로 변신했기 때문에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고립이 원 후보에게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 친이계 의원은 27일 “당선 가능성, 안정 속 변화를 추진할 적임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간 우호분위기 유지라는 세 가지 핵심 사항을 고려한 결과 원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친이계 초·재선 의원들의 자발적인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 소위 ‘윗선’과 무관하게 원 후보를 돕기 때문에 ‘이재오 대 반(反)이재오’ 구도로 흐른 원내대표 경선 때와는 달리 역풍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친이계의 조직력이 가동되고, 무난한 대표를 원하는 일부 친박(친박근혜)계가 합류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소장파의 한 의원은 “원 후보가 친이계의 힘으로 양강 구도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당의 흐름을 역행해 대표에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친이계 후보로 각인될수록 2순위표는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소장파와 친박계가 홍준표 후보 측과 연대해 ‘반(反) 친이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또 親李 vs 反親李… ‘진흙탕 전대’ 조짐

    또 親李 vs 反親李… ‘진흙탕 전대’ 조짐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 후보 7명이 선거전 초기부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후보 간 짝짓기와 선 긋기 등의 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친이 대 반(反)친이’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홍준표 후보는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정 계파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강요하고, 권력기관에서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공작정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사실상 원희룡 후보를 지목하며 친이계를 정면 비판했다. 홍 후보는 또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전화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청와대나 권력기관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임 실장은 ‘청와대를 팔고 다니는 사람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남경필 후보도 “초반에 건전한 정책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던 전대가 원희룡 후보 출마와 더불어 계파 대결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구주류인 친이계가 원 후보를 지지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알려진 것이 기폭제가 됐다. 현재 친이계 의원은 60여명이며, 전체 80여명의 원외 당협위원장 중 절반 정도도 친이계로 분류돼 이들이 힘을 모으면 당권을 차지하는 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 후보는 “배후에 공작이 있는 것처럼 흘려 편을 가르고 당 이미지를 흠집 내고, 가상의 적을 만들어 반사이익을 보려는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후보는 “초반에 대세론을 앞세워 줄서기를 강요했다는 얘기도 있고, 특정 계파를 등에 업고 줄서기를 강요한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홍·원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반면 각 후보들은 친박계 단일 후보이자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승민 후보와는 거리 좁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친박 성향 유권자들의 1인 2표 중 유 후보 지지표 외에 나머지 1표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홍·남·나(기호 순)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홍 후보는 “민주당이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면서 ‘전사적 대표론’을 꺼내들었다. 남 후보는 “수도권 젊은 피를 박 전 대표에게 몰아주고, 박 전 대표가 가진 신뢰를 당으로 끌어들이겠다.”면서 ‘윈윈 관계’임을 내세웠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선거의 여왕’으로 통한다는 점을 활용해 “‘선거의 여왕 2’라는 애칭을 가진 제가 내년 총선 승리를 보장하겠다.”고 연관 지었다. 권영세·박진 후보는 박 전 대표의 ‘정신’을 강조했다. 두 후보는 모두 “(2004년 박근혜 대표 당시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작 유 후보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유 후보는 “평소에 구박하다가 선거 앞두고 (박 전 대표를) 잘 지키겠다고 한다. 끝까지 지킬 사람은 나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지난 24일 대구와 25일 창원 비전발표회 과정에서 권·남·박·유 후보가 전임 지도부를 구성했던 원·홍·나 후보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4대3’ 구도도 만들어져 있다. 계파·그룹별 결집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당 대표 경선 판세는 이번주 안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권역별 정견 발표회는 물론, 지상파와 케이블TV 등을 통한 방송토론회도 5차례 이어진다. 여기에 당내 쇄신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는 28일 ‘당권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어 정책·이념을 검증한 뒤 지지 후보를 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맥주의 재발견…크래프트 맥주 국내 진출 반응 좋네!

    맥주의 재발견…크래프트 맥주 국내 진출 반응 좋네!

     맥주 맛 좀 안다는 이들이 찾는 크래프트 맥주가 국내 첫 진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맥주 유통회사 브루마스터스 인터내셔널 (Brewmasters International·대표 이승현)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크래프트 맥주를 공식 선보인 신설회사다. 브루마스터스는 영업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물량 추가요청을 받고 있는 등 한국시장으로부터 기대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브루마스터스가 유통하는 맥주는 미국과 벨기에의 대표적인 장인맥주회사 5곳의 최고급 크래프트 맥주로, 취급하는 제품이 총 24종에 이른다. 크래프트 맥주란 공장에서 생산되는 맥주와 달리 소규모의 맥주 양조장에서 소량으로 만들어지는 고품질 맥주로 각 양조장의 독특한 풍미와 깊은 맛이 표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그 중 로스트코스트의 인디카(Indica)와 앤더슨밸리의 홉오틴 아이피에이(Hop Ottin’ IPA)는 국내에 들어온 유일한 인디아페일에일 종류로 단연 돋보이는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해외에서 더욱 인기가 있어 여행 혹은 유학 중 마셔본 사람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기다려온 맥주다. 아이피에이 맥주는 일반 에일맥주에 비해 더 많은 홉을 사용해 만든 맥주이기 때문에 쌉쌀한 맛이 특징이다.  브루마스터스 인터내셔널 대표 이승현 사장은 “국내 소비자들의 주류에 대한 입맛이 다양해지고 품질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져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이끌어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이끌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브루마스터스에서 수입하는 맥주는 미국 오레곤의 로그(Rogue), 캘리포니아의 로스트코스트 (Lost Coast)와 앤더슨밸리(Anderson valley), 그리고 벨기에의 휴(Huyghe), 레페브르(Brasserie Lefebvre) 등이다. 이태원, 홍대, 강남 등의 고급 바(Bar)와 카페를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백화점 및 대형할인매장에서도 일부 구입 가능하게 될 예정이다.  ●브루마스터스 인터내셔널(유)는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혁명을 이끄는 선두주자”  브루마스터스인터내셔널은 2011년 1월 설립되었으며 벨기에 등 유럽의 고급 크래프트 맥주 및 미국의 에일 맥주를 주로 수입 판매하는 회사이다. 현재 벨기에, 미국 등에서 생산된 24종류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30여 종류의 해외 맥주 수입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라거 맥주 음용에 집중되었던 한국의 맥주 문화를 에일, 스타우트 등 선진국형 맥주 음용 문화로 변화 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출처 : 브루마스터스 인터내셔널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市 세수 50%가 한인기업서… 21세기 ‘신라방’ 꿈꾼다

    市 세수 50%가 한인기업서… 21세기 ‘신라방’ 꿈꾼다

    “백제 후예인 장보고는 당나라의 신라인들을 규합해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 건설의 선구자 역할을 했습니다. 국제 중계무역으로 새 시장을 개척한 다국적기업의 효시라 할 수 있습니다.”(남무희 국민대 국사학과 교수) 지난 20일 오후 중국 스다오(石島)행 화동훼리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천항을 떠나 14시간 뒤면 중국 땅에 닻을 내린다. 한반도를 향해 툭 튀어나온 산둥반도 동쪽 끝의 작은 항구인 스다오는 인천에서 직선 거리로 불과 330여㎞다. 남 교수는 “이순신 장군이 난세의 영웅이라면 장보고는 민족의 미래가 바다에 달려 있다는 걸 알고 움직인 선각자”라며 “중국과 한반도의 정권 교체기에 동북아 경제의 틈새를 개척했듯이 우리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 산업, 상업의 복합체인 장보고의 청해진을 탐구하기 위한 여정은 이렇게 시작됐다. 4박 5일간 스다오~룽청(榮城)~웨이하이(威海)~펑라이(蓬萊)~웨이팡(濰坊)~쯔보(淄博)~타이안(泰安)~지난(濟南)으로 이어진 895㎞의 여정이다. 한·중 간 왕복까지 합하면 2000㎞가 넘는 거리로,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의 재도약 해법을 찾기 위한 여로이기도 하다. 이튿날 아침 도착한 스다오항에선 북한 화물선이 일행을 맞았다. 북·중 간 무역이 활발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곳에는 1200여년 전 청해진(완도군 장도)을 근거로 동북아 바닷길을 장악했던 해상왕 장보고의 자취가 짙게 남아 있다. 한인상회가 즐비한 스다오항에서 4㎞쯤 떨어져 있는 적산법화원이 대표적이다. 당나라 시절 산둥성에서 규모가 제일 컸던 사찰은 장보고가 창건했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이곳은 신라 청해진과 당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항로의 종착지이자 중국 내륙 운하의 출발점이었다. 이곳에는 장보고의 동상과 기념탑도 있다. 김성호 장보고기념사업회 차장은 “‘신라인’을 명기해 중국 내에선 단둘뿐인 외국인 기념탑”이라며 “역사적으로 복권시키는 데에만 10년 이상 걸렸다.”고 강조했다. 리동닝 위동항운 상무도 “중국 식자층 대부분이 장보고를 알고 있다.”면서 “육·해운 실크로드를 한반도와 일본까지 연결시킨 인물”이라고 말했다. 스다오에서 145㎞ 떨어진 웨이하이에선 장보고의 ‘신라방’이 현대적으로 재현됐다. 한·중 수교 2년 전인 1990년 이미 한·중 합자사인 위동항운에 의해 바닷길이 열렸다. 중국에선 네 번째로 한인 경제 규모가 큰 곳으로 웨이하이 세수의 50%가량을 한인 기업이 책임진다. 초기엔 섬유봉제나 목재사업이 주류를 이뤘으나 지금은 삼성전자(프린트사업), 삼성중공업(조선 블록 제작), 삼진조선, 다스 등이 둥지를 틀었다. 최근 롯데백화점도 이곳에 매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낮 웨이하이거리엔 한글 간판이 넘쳤다. ‘~상행’, ‘~무역’, ‘~헤어’ 외에도 곳곳에 한국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한 교민은 “유명한 음식점 이름이 신라방일 정도”라며 “90년대 후반까지 한국 물품이 들어오는 중간역으로 평화시장의 3000원짜리 티셔츠가 이곳에 오면 가격이 15배가량 뛰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위기가 찾아왔다. 이학동 웨이하이 한인상공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이겨낸 후 6년 전까지 2000여개 기업, 5만명의 교민으로 붐볐으나 현재 1300여개 기업, 3만명 교민으로 줄었다.”면서 “이젠 꽌시(관계)도 통하지 않는 데다 ‘차이나플레이션’ 등의 압박으로 한인 기업들이 자발적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진출 업체 관계자는 “2006년 공장 노동자 평균 임금이 우리 돈으로 월 15만원이었으나 지금은 80만원을 주고도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박용 기름값과 원자재값 인상도 압박 요인이다. 위기는 반성의 기회도 갖고 왔다. 이 회장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유통, 관광, 물류 등이 웨이하이에서 유망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장보고처럼 중국 내 49개 한인상공회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전 상지대 총장은 “장보고는 군인이자 경영 전략가로 중국 내 20여곳의 신라방과 신라인촌을 거점으로 삼아 청해진에 국제 자유 무역항의 원형을 건설했다.”면서 “우리가 동아시아의 패자로 일어서느냐, 아니면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군소국으로 전락하느냐는 장보고의 정신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다오·웨이하이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클럽데이의 부활] 클럽문화의 역사

    우리나라 사람들이 클럽문화를 처음 접한 시점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는 ‘구락부’란 일본식 명칭에서 알 수 있듯 1880년대 개화기였다. 당시 클럽은 외교관, 세관원, 의사 등이 주로 이용했던 서구식 사교장이었으며 치열한 외교 전쟁터였다. 영화 ‘모던 보이’를 통해 일제 강점기 시대의 클럽문화를 엿볼 수 있다. 가수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본격적인 클럽 쇼가 성행한 것은 미군 때문이었다. 전국 각지에 주둔한 미군 부대에는 미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클럽이 있었는데 여기서 춤추고 노래한 이들을 미8군 연예인이라고 불렀다. 미8군 무대는 엄격한 오디션을 거쳐야만 설 수 있었고 신중현, 조용필 등 한국 대중음악사의 거장들은 모두 이 무대를 거쳤다. 미군 부대가 가까이 있었던 이태원에도 클럽문화가 발달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클럽인 ‘올댓재즈’가 바로 이태원에 있다. 1976년 문을 연 올댓재즈는 그리 크지 않은 무대지만 홍대 앞 인디 음악가들과는 차별화된 연주 실력과 가창력으로 여전히 성업 중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홍대에서 라이브클럽이 발달한 것은 대학 문화를 꽃피운 신촌이 바로 옆이었기 때문이다. 클럽데이가 생긴 것은 2001년부터다. 주류나 담배 위주로 이루어졌던 기업의 홍보 활동과 홍대에서 뿌리를 마련한 YG 같은 기획사도 클럽데이의 후원자가 됐다. 이후 2002년 월드컵 거리 응원전 때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딱 한 번 쉬었다. 2007년에는 인디 밴드의 공연이 주로 이뤄지던 라이브클럽 행사인 ‘사운드데이’와도 통합돼 클러버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켰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클럽데이의 부활] “DJ·라이브 팬층 갈려 결별…클러버 문화 실종 아쉬워”

    클럽데이 부활에 빠진 그룹이 있다. 춤을 기반으로 하는 DJ클럽들과 별도로 인디밴드들이 서는 라이브클럽들이다. DJ클럽과 라이브클럽 두 축으로 이뤄졌던 클럽데이로서는 아플 수 있는 대목이다. 홍대 라이브클럽 DGBD의 기획자로 일하는 한국진(43)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씨는 사진 촬영은 한사코 거부했다. →DJ·라이브클럽이 어떻게 갈렸나. -팬층이 겹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라이브클럽은 밤 9시 정도, DJ클럽은 밤 11시 이후가 피크타임이다. 기대했던 것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라이브클럽에서 DJ클럽으로 흘러가는 거였는데 이게 안 됐다. 팬층이 갈려버렸다. 더구나 DJ클럽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서운한 감정이랄까 그런 게 있었던 것 같다. →지나친 상업성 때문에 클럽데이가 한때 폐지됐는데. -글쎄, 상업성 자체를 무조건 배척할 수 있을까. 난 오히려 긍정적인 편이다. 널리 알릴 기회가 드물었던 인디밴드 입장에서는 좋은 자리가 많이 마련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덕분에 몇몇 실력 있는 밴드들의 경우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잡기도 했다. 물론 라이브 공연이 질적으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클럽문화가 변질됐다는 탄식도 많다. -예전 클럽데이 때는 클러버 문화라는 게 있었다. 클러버들은 그냥 클럽에서 하는 라이브 그 자체가 좋다, 이런 파였다. 그래서 누가 무대에 오르건 라이브클럽을 찾아 돌아다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보가 공유되고, 그에 따라 취향들이 나뉘면서 그런 문화 자체가 없어졌다. 자기들이 원하는, 좋아하는 밴드를 찾아다니는 형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대학 등록금 여·야·정 합의안 내놔라

    지난달 한나라당이 대학생 반값 등록금 문제를 불쑥 들고나온 뒤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당·정 간, 당·청 간, 여당 내 신·구주류 간, 여야 간 혼선과 혼란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의 반값 등록금 기대감은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여야의 주장만 있고 재원 조달 등 현실은 무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군살을 빼야 할 대학은 구조조정은 외면한 채 방관하다시피 한다. 어이없는 현실이다. 한나라당은 2014년까지 등록금을 30% 인하하겠다는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어설프기 짝이 없다. 재원 마련 방안이 불투명하다. 오는 27일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 앞서 등록금 의제를 선점하기 위해 서둘렀다는 느낌이 짙다. 큰 틀은 공감할 만하지만 추진 과정은 집권당답지 못하다. 한나라당은 정부와 합의했다지만 기획재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청와대도 불만이다. 실현 방안도 분명치 않다. 특히 한나라당의 방안은 3년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안 보인다. 대학들에 매년 5000억원씩 부담을 지우겠다지만 대학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총선 득표를 위해 내지르고 보자는 식이다. 민주당도 등록금 정책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등 마찬가지다. 수조원의 혈세로 생색을 내 표 좀 얻어 보겠다는 눈가림을 국민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이런 식이면 여야와 정부 모두 국민의 불신을 받을 것이다. 등록금 인하 문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어제 대학등록금과 물가, 고용 등 민생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가 첫 회의를 가져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한다. 협의체는 실타래처럼 얽힌 등록금 갈등을 차분히 풀어야 할 것이다. 여당과 정부, 여당과 야당이 제각각 딴소리를 내면 곤란하다. 정책 혼선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야당도 이 문제만큼은 대국적으로 임해야 한다. 등록금 문제는 이제 여도, 야도 아닌 국민 전체의 문제가 됐다. 여·야·정이 지혜를 모아 대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 줄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아야 한다. 3년 뒤에도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 파나소닉·금호 ‘외도’ 대가 톡톡히…

    두 회사 간 시너지에 대한 고려 없이 무리하게 인수·합병을 추진하다 실패한 경우는 세계적으로 허다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일본 마쓰시타(현 파나소닉)의 할리우드 영화사 MCA 인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0년 당시 마쓰시타는 엔고(高)를 무기로 미국의 거대 영화사인 MCA를 61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MCA는 ‘E.T’, ‘조스’, ‘백투더 퓨처’ 등 유명 영화 판권을 보유한 미국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업체였다. 하지만 마쓰시타는 인수 당시부터 이른바 ‘제조업 마인드’로 할리우드 영화계에 접근했다가 기존 미국 경영진들의 텃세로 마찰을 빚었다. 여기에 ‘일본이 돈으로 미국의 혼까지 사들이려 한다.’는 미국 내 반발도 거세 결국 1995년 MCA를 주류 제조회사인 시그램에 71억 달러(지분 80%)에 내놓았다. 당시 엔·달러 환율을 고려하면 마쓰시타는 큰 손해를 보고 되팔게 됐다. 현재 파나소닉은 엔고와 기술경쟁력 상실 등으로 삼성 등에 밀려 시장에서 고전하며 ‘외도’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6년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거론된다.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다윗이 골리앗을 삼켰다.’며 연일 언론의 화제가 됐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사들이기 위해 6조 5000여억원을 썼고,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던 금호는 이 가운데 3조원가량을 재무적 투자자에게 빌렸다. 돈을 빌리기가 여의치 않자 금호그룹은 3년간 보장수익률 연 9%와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등 지나치게 무리한 조건으로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결국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이러한 조건이 ‘부메랑’이 돼 금호는 2009년 말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을 맞게 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나라 전당대회 D-10… 경선 5대변수

    한나라 전당대회 D-10… 경선 5대변수

    내년 총선을 이끌 지도부를 선출하는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열전이 23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24일부터 열흘간 선거인단을 상대로 한 비전발표회와 TV토론 등을 벌인 뒤 다음 달 4일 당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5명(여성몫 1명)을 선출한다. 전당대회의 승부를 가를 5대 쟁점을 짚어 본다. ① 재·보선 네 탓이오 후보들은 먼저 이번 전당대회가 열리게 된 원인인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며 초반 구도를 잡아 갈 전망이다. 홍준표·나경원 후보는 직전 최고위원이었고, 원희룡 후보는 사무총장으로 선거 실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책임론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관건이다. 반면 남경필·권영세·박진·유승민 후보는 책임론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전망이다. 특히 ‘2강’이라고 평가를 받는 홍 후보와 원 후보가 책임론과 자질론을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② ‘좌클릭’ 가속? 감속? 소장파,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의 신주류 그리고 친이(친이명박)계 중심의 구주류가 대립하고 있는 노선 투쟁도 분수령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반값 등록금’, 법인세 감세 철회, 무상급식 저지 주민투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당의 ‘색깔’을 가늠할 변수들이 즐비하다. 남경필·권영세·유승민 후보가 무상급식 수용 등 확실한 노선 변화를 주장하는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속도조절을 강조한다. ③ 친이계의 부활? 재·보선 이후 위축된 친이계가 원희룡 후보를 당 대표로 당선시키며 부활할지 주목된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원 후보가 안정 속에 변화를 주도할 적임자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친이계는 드러내 놓고 세를 과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밤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안상수·정몽준 전 대표 등이 호텔에서 만났다는 소문에 대해 이 장관은 23일 “헛소문을 퍼뜨리면 정치권 신뢰만 추락한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④ 친박표 잡아라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을 끈다. 친박계는 1표는 유승민 후보를 찍고, 1표는 각자 알아서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모든 후보들이 “내가 박 전 대표의 ‘천막 정신’을 이을 적임자”라며 구애를 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홍준표 후보와 모종의 딜을 했다는 설이 있다.’는 질문에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도가 됐다.”고 부인했다. ⑤ 40대냐 50대냐 후보들 가운데 40대가 3명(남경필·나경원·원희룡), 50대가 4명(홍준표·유승민·권영세·박진)이다. 57세로 최고령인 홍 후보가 대표가 돼도 박 전 대표 이후 처음으로 50대 대표가 선출될 정도로 세대교체 분위기가 대세가 됐다. 당원들이 내친김에 최초로 40대 젊은 대표를 선택할지, 경륜을 갖춘 50대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한류가 가야 할 길/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열린세상] 한류가 가야 할 길/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요즘 한국 사회의 관심거리 중 하나로 다시 한류가 회자되고 있다. 유럽의 문화 중심지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가수들이 공연을 한 후부터다. 공연이 성황을 이루자 ‘K팝이 유럽에 상륙했다’, ‘코리안 인베이전(Korean Invasion)이 시작됐다’는 말마저 나돌고 있다. ‘코리안 인베이전’은 1960년대 비틀스를 중심으로 하는 영국 대중음악이 미국 시장 등을 공략했을 때의 상황인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본뜬 말이다. 워낙 예상치 못한 일이어서 그랬을까. K팝의 성공 배경을 논하는 무수한 글과 인터뷰가 빗발치듯 언론을 타기 시작했다. 공연 엔터테이너에게 요구되는 3대 조건인 노래·춤·비주얼을 K팝이 고루 갖추었다는 진단이 있는가 하면, 국경 없는 인재 영입과 오랜 훈련, 치밀한 기획력에 기반한 글로벌 콘텐츠 파워가 거론되기도 했다. 심지어 K팝의 이번 유럽 공연을 기획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은 “정보기술(IT)이 지배하던 1990년대 이후 더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인 문화기술(CT)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했다.”고 주장했다. 어쨌거나 K팝이 유튜브나 페이스북처럼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를 타고 완고한 국경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분석이 있은 다음에는 경제적 효과를 따질 차례다. 음반업계는 당장 50억 달러 규모의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문화 콘텐츠 진출이 휴대전화 등 다양한 우리 제품의 수출로 연결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는 중국을 대상으로 문화상품의 수출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비재와 문화상품 수출 사이에 긍정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에 근거해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부는 한류 바람이 몇 년 안에 대단한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 가수의 1회성 공연이 과연 K팝을 유럽에 안착시켰는지, K팝 이외의 다른 한국 문화도 고루 전파돼 정말 한류라고 할 만한 큰 물결이 선진국을 향하고 있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K팝의 프랑스 공연이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획일적 맞춤형 기획과 음악 한 분야만으로 한류가 대세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음악에 한정하더라도 K팝이 비틀스나 엘비스 프레슬리, 한국의 신중현처럼 하나의 강력한 문화코드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들은 꿈과 열정, 헌신과 노력에 더해 당시의 시대정신을 대변했기에 시공을 초월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K팝의 성공은 한류의 새로운 시작을 알려줄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문화는 일방적이기보다 쌍방향적일 때 더 건강하고 더 장수한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한류는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데 자신의 문화는 한국 땅에서 기를 펴지 못한다면 이를 고운 눈길로 바라볼 외국인은 많지 않다. 한때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는 일본의 J팝이나 홍콩 영화의 신세가 이를 대변한다.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이 한류의 미래에 어느 정도 영감을 줄 수 있을 듯하다. 한반도는 과거 중국·러시아 등 대륙과 일본·미국으로 대표되는 해양세력 간의 교차점에 위치해 무수한 침략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첨단산업의 비약적 발전과 수출 확대, 한류의 전파, 경제위기 극복능력, 경제 개발 경험과 빠른 적응력을 바탕으로 대륙과 해양, 동양과 서양, 남과 북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을 훌륭하게 소화한 것이나 한·중·일 3국의 민간 고위급 경제통상 포럼이 난산 끝에 이달 초 서울에서 창립 모임을 가진 것도 이런 능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류는 단기 흥행에 주판알부터 튕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문화적 프라이드를 긴 호흡으로 가져가면서 주류 문화를 수용하고 재창조하는 문화 촉진자(Culture Facilitator) 역할을 할 때만 지속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문화·예술계의 노력과는 별도로 기업·단체 등 민간부문도 대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역할을 제고하면서 다문화 시대를 열린 마음으로 맞아야 한다. 그럴 때 한류도 더욱 확산되고 그간 우리가 이룩한 민주화와 경제 발전의 경험까지 문화적 힘으로 변환될 것이다.
  • [與 당권주자 인터뷰] (7)원희룡 의원

    [與 당권주자 인터뷰] (7)원희룡 의원

    한나라당 대표 후보로 나선 원희룡 의원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은 위기극복을 위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자기 희생과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대 출마와 동시에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친이계 구주류의 대표 주자라는 타이틀을 짊어진 원 의원은 “‘친이(이명박)·친박(박근혜)계’라는 이분법은 4년전 대선 경선의 그림자일 뿐”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 국정책임 완수, 대권주자들의 공통분모와 화합을 실천할 수 있는 윈-윈 후보가 되겠다.”며 ‘화합형 리더십’을 강조했다. →차기 당 대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위기 극복을 위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자기 희생과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 민생 정책에 있어 과감한 개혁과 함께 보수의 가치·철학,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바탕으로 한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중심 잡는 화합형 대표로서 내가 적임이라고 자평한다.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책임을 피할 생각도 없고, 덜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재·보선에서 우리당 후보를 공격하고 못 쓰게 만든, 분열적인 행동을 한 분들을 방치해선 더 큰 혼란과 불상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비상한 상황 때문에 나서게 됐다.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은 왜 했나.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표라면 자기 지역구에서만 뛸 수가 없다. 다른 공천 문제로 연결되는 걸 의도한 것은 아니다. 당의 변화를 얘기할 때 진정 힘을 받기 위해선 자기 것부터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용이라는 시선도 있다. -그런 계산했다가 안 되면 나만 쫄딱 망하는 장사 아니냐. 현재로선 (서울시장직에) 생각이 없다. →친이계 대표 후보라는 타이틀에 대해선. -난 계파에 갇힌 후보가 아니다. 친이 진영에서 도와주면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같은 한나라당은 대화합의 정신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연대가 가능한 후보는 있나.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탈계파·화합을 위한 의기투합은 필요하다. →19대 총선 후보의 공천 방향은. -완전국민경선이 좋지만 안 되면 차선을 찾아야 한다.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기득권이 장벽이 되지 않는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입장은. -박 전 대표는 가장 유력한 후보이자, 소중한 자산이다. 다만 대세론의 함정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국민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주자들과의 발전적 경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최근 한나라당이 좌클릭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중요한 건 중심을 잡는 것이다. 보수정당은 인위적인 평등을 위한 선심성 정책, 조세투입 만능주의는 경계하고 자유와 자기 책임 경쟁을 촉발시켜 사회를 발전시켜 가야 한다. 불필요한 곳에 재정부터 투입하자는 건 선동적인 구호다. 글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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