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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4)1990~2000년대 만화를 말하다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4)1990~2000년대 만화를 말하다

    1990~2000년대 우리 만화는 전례 없는 역동성을 경험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내달렸다. 다양한 만화잡지가 출간되며 시장이 꽃을 피웠다. 판매부수 100만이 넘는 단행본도 나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 작품의 영향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만화시장의 만개(滿開)도 잠시, 청소년보호법 시행과 함께 도서 대여점의 기형적인 성장과 몰락, 경기침체가 겹치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만화는 웹툰 등에서 돌파구를 찾으며 새로운 디지털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1990년대는 1980년대와 다른 잡지 문화가 형성됐다. 과거 만화가 단순하게 어린이와 성인 대상으로 양분됐다면 90년대에는 청소년층, 여성층 등을 공략하는 잡지가 나와 연령별·취향별 세분화가 이뤄졌다. 88년 ‘아이큐 점프’와 ‘르네상스’에 이어 91년 ‘소년챔프’가 창간되며 이런 분위기를 주도했다. 특히 ‘아이큐 점프’와 ‘소년챔프’ 등은 작품 연재에 출판사 편집부가 적극 개입하는 일본식 시스템이 뿌리 내리는 데 일조했다. 연재 매체가 늘어나며 작가군(群)도 몸집을 불렸다. 이명진·박산하 등 새로운 작가들이 등장했다. 만화잡지 주최 신인 공모전을 통해 새 감각으로 무장한 신세대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잡지 연재→단행본 판매’의 공식이 정착돼 만화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이충호 등 국내 작가 작품이 100만부 이상 팔리며 우리 만화계는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성취를 이뤘다. 만화 출판사도 기업화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 서울·대원·학산 등 ‘빅3’ 출판사가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 만화의 부흥은 일본 만화의 정식 수입에서 비롯된 측면도 크다.”(윤태호) 과거 제도권에서 일본 작품을 베껴 그렸다면 80년대 중반 이후에는 비 제도권의 무단복제 해적판이 주류를 이뤘다. 민주화 물결을 타고 87년 10월 출판 자율화가 이뤄진 게 시발점이었다. 이때 외국 저작물도 국내법에 따라 보호받는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됐다. 그럼에도 일본 만화 해적판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500원짜리 소형 해적판이 봇물을 이루며 학생과 직장인들의 손을 잡아 끌었다. 일본 만화가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온 것은 89년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전략 삼국지’가 처음이다. 하지만 시장 판도를 송두리째 바꾼 것은 89년 12월부터 ‘아이큐 점프’를 통해 연재된 ‘드래곤볼’(도리야마 아키라)과 92년 2월 ‘소년 챔프’를 통해 국내에 상륙한 ‘슬램덩크’(이노우에 다케히코)다. 이 작품들은 단행본 시장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국내 만화시장의 덩치를 키우는 데 기여했다. 정식으로 들어온 일본 만화가 국내 출판 만화시장의 50~60%를 잠식하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9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좋은 만화보다 잘 팔리는 만화가 대세로 굳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학원 폭력물, 판타지물 등 일본의 주류 장르에 탐닉했다. 그림체도 마찬가지였다. 80년대에 다채로웠던 우리 만화는 90년대 들어 시장규모는 커졌지만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들었다.”(윤태호) 국내 만화시장이 외형 성장을 한 데에는 90년대 초반 등장한 도서 대여점도 한몫을 했다. 만화방이 공간 중심으로 운영된 데 반해 대여점은 일정 기간 빌려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대여점은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정부가 실직자 구제책으로 대여점 창업에 각종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98년 대여점은 1만 1223곳에 달해 정점을 찍었다. 대여점에 대한 평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단행본 판매 부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준 것만큼은 인정해줄 만하다. 하지만 과거 만화방용 만화가 전체 만화 수준을 떨어뜨렸던 것처럼 대여점용 단행본의 등장도 비슷한 부작용을 낳았다. 코믹스 단행본에 공장 만화 시스템을 도입해 출판하는 형태가 등장한 것이다. 급격하게 포화 상태에 도달했던 대여점은 2000년대에 들어서며 몰락해 갔다. “잡지 연재 단행본이 나오고 그게 서점의 진열대에 꽂히고, 독자가 돈을 내고 사가는 사이클이 완성될 수 있었는데 그 절호의 기회를 놓친 점이 아쉽다.”(윤태호) 90년대 이후에는 만화에 대한 산업 차원의 관심이 커졌다. 이 흐름을 타고 만화 교육기관과 정책지원 기관이 대거 등장했다. 90년 충남 공주대에 만화학과가 처음으로 생겼다. 2000년에는 한국애니메이션고가 설립됐다.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만화 전공 또는 학과가 거푸 개설됐다. 98년 부천만화정보센터(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99년 서울 애니메이션센터, 2000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설립되는 등 정책적 지원 기관들도 잇따라 만들어졌다. 다양한 만화 관련 행사들이 생긴 것도 이 즈음이다. 한편으론 만화에 대한 차가운 시선도 여전했다. 97년 일진회 사건이 대표적이다. 학원폭력 소재 일본 만화의 영향으로 국내 학교에 폭력이 만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한국 만화사에 가장 큰 탄압 사례인 ‘천국의 신화’ 음란물 시비 사건이 일어난 것도 그 즈음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사전 심의가 없어졌지만 청소년보호법이 생겨 심의를 대신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의 발효로 만화의 가장 큰 유통경로였던 학교 앞 문구점에서 만화 단행본들이 자취를 감췄다. ‘19금(禁)’ 코너를 만들 수 있는 대형 서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점 진열대에서도 만화가 사라지며 시장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성인 만화잡지도 하나둘 폐간의 수순을 밟았다. “문화·산업적 측면에서 만화의 위상은 전보다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사회적인 평가는 더욱 박해졌다. 청소년 정신건강에 해롭다든지 하는 식으로 매도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만화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는 나라에서 이렇게 또 옥죄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윤태호) 불법 스캔 만화까지 등장해 출판 만화시장은 더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오프라인 대여점을 대체하는 뷰어(Viewer) 만화가 인터넷 포털을 중심으로 온라인 만화방 형태로 우후죽순 등장하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우리 만화계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던졌다. 이 중 단연 눈에 띄는 가능성의 시그널은 웹툰이다. 90년대 후반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글 안에 그림 첨부파일을 그대로 띄울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됐다. 직장과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개방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기존 만화에 흡수되지 못했던 작가들과 아마추어 작가들이 온라인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개인 홈페이지에서 일상을 다뤘던 ‘마린블루스’(정철연)나 ‘스노우캣’(권윤주) 등이 인기를 끌며 마침내 웹툰의 싹을 틔웠다. 신문 지면에선 ‘아색기가’(양영순) 등이 인기를 얻으며 컬러 만화에 대한 친밀도를 높였다. 특히 ‘아색기가’의 개그 코드는 웹에서 만화를 보여 주는 방식을 확립했다. 웹툰을 본궤도에 올린 것은 스크롤 방식에서도 서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강풀의 ‘순정만화’다. ‘순정만화’의 성공 뒤 포털들은 앞다퉈 웹툰 공간을 마련했다. 이어 ‘천일야화’(양영순), ‘위대한 캣츠비’(강도하) 등이 속속 등장하며 지평을 넓혔고, 웹툰은 지금 한국 만화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웹툰은 기본적으로 무료인 데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의존도가 강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보다 넓은 독자층과 열혈 팬덤, 다양한 소재 등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일본 만화 의존도가 없어졌다는 것도 성과라면 성과다.”(윤태호)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이 기사는 윤태호 작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박인하·김낙호 ‘한국현대만화사’ 등을 참고해 재구성했습니다.
  • [지금&여기] ‘에닝요 특별귀화’ 둘러싼 편가르기/최병규 체육부 기자

    [지금&여기] ‘에닝요 특별귀화’ 둘러싼 편가르기/최병규 체육부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야릇한 속내가 입초시에 오르고 있다. 브라질 출신 K리거 에닝요(전북)의 특별귀화를 신청한 배경에 차기 회장 선거의 악재를 씻어내리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풀이다. 협회는 특별귀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조중연 회장은 “다음 주 대한체육회에 추천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말하고 “이미 지난 9일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만나 에닝요의 특별귀화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 K리그 다른 구단과의 형평성을 따진 상급단체의 손사래는 살피지 않고 이렇게 밀어붙이는 속내에 정말 다른 건 없을까 궁금해진다. A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이 목적이 아니라 조 회장의 재선을 위한 물밑 작업이란 해석은 영 불편하기만 하다. 올해 4년 임기가 끝나는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실시된다. 16개 시도협회장과 8개 산하연맹 등 24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불출마 관측이 우세했던 조 회장은 최근 재선을 결심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조 회장과 협회 주류가 입은 타격이 상당했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의 경질 과정에서 절차 문제가 불거졌고, 올해 초에는 회계직원의 횡령과 은폐 파문에 휩싸였다. 진실은 아직도 속시원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신설된 사무차장에는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무총장과 각별한 인사를 영입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재선을 장담하기 힘들고 반전을 위해 확실한 카드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 카드가 바로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성적인데 시간이 없다는 게 또 문제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선 가시적이고도 즉각적인 전력 보강이 필요한데 그래서 에닝요의 귀화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가관인 건, 이 불편한 진실 앞에 열심히 축구장을 들락거리며 취재하던 기자들마저 이리저리 내둘리고 있는 점. 한술 더 떠 반쪽의 진술을 뻥튀기하는 기사마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컵을 반쯤 채운 물’을 두고 여론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믿는 현실, 우리 사회를 갈래갈래 찢은 현상의 단면인가 싶어 안타깝고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cbk91065@seoul.co.kr
  • “십수년간 애써 왔는데…” 낙제 기업들 부글부글

    10일 동반성장지수 발표에서 ‘개선’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일단 ‘동반성장에 더욱 힘쓰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엄청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탓이다. ‘십수년 동안 힘써 왔던 동반성장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돈만 많으면 좋은 점수를 받는 게 아니냐.’는 등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개선’ 등급을 받은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업종 상황이 안 좋다 보니 협력사 재무 지원이나 현금 결제 등은 미흡할 수밖에 없다.”면서 “곳간이 비었는데 인심만 후하게 쓰라는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업종을 대표하는 56개사는 개선 등급을 받아도 실제로 동반성장 실천을 잘하고 있는 기업인데도 이번 발표로 ‘동반성장 꼴찌 기업’으로 낙인찍히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개선’ 판정을 받은 한 정보통신 업체 관계자는 “통신 업종 특성상 제조업종과 달리 자금 지원보다는 기술 개발이나 교육 등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단체들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의 동반성장 동참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업 현실과 업종별 특성에 적합한 방향으로 평가 기준이 보완돼야 한다.”면서 “잘하는 기업이 칭찬받을 수 있도록 발표 형식도 수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평가대상 기업 대부분이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낮은 등급으로 평가된 기업들이 경영상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홍혜정기자 douzirl@seoul.co.kr
  • “부모도 면허증 필요… 자녀교육법 배워야”

    “부모도 면허증 필요… 자녀교육법 배워야”

    자녀 양육에 관심이 높기로 유명한 배우 신애라(43)씨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특효약”이라면서 “부모도 면허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들도 자녀를 가르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의미다.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녹음실에서 만난 신씨는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에 대해 전문가 못지않는 견해를 내놨다. 신씨는 “첫 아이를 낳을 때 아무도 육아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시중에 육아와 관련된 책은 많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 내용들로 가득했다는 것. “이런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아이를 낳을 때부터 이뤄지는 부모의 자녀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부모에게 자녀교육법 강의를 실시해 일종의 부모 인증 자격증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지난달부터 팟캐스트 방송 ‘신애라와 함께 하는 필(必)통(通)스쿨’ MC를 맡으면서 학교폭력의 양상이 과거와 비교해 많이 변화됐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80년대 초반에는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학생들이 손가락질 받는 비주류였는데, 지금은 그 수가 더 늘어난 것은 아니라도 학교 안팎에서 주류가 돼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신씨는 “학교폭력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방관자’ 속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면서 “학교폭력을 직시하고도 내버려두는 방관자는 가해자나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부모의 책임을 강조한 신씨는 부모들의 자녀교육 태도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밖에 나가서 이왕 싸우면 맞지 말고 때려라.’는 부모의 말은 무척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대화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녀의 인성교육은 부모가 1차적인 책임교사이며, 교사는 보조자이기 때문에 자녀가 학교폭력에 노출됐을 때 무조건 교사 탓만 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신씨는 “초등학생때 100원을 훔치는 것은 괜찮고, 중·고교때 1만원을 훔치는 것은 나쁘다는 인식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에서 보듯 자녀의 나쁜 버릇은 그 액수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습관이나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어 신씨는 “과도한 학업스트레스가 자녀를 학교폭력으로 내몰 우려가 크다.”면서 “자녀와의 소통이 중요하며 ‘100점 맞으면 뭐 사줄게.’ 이런 약속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두 딸 예은(7), 예진(5)이를 입양해 키워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신씨는 11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리는 제7회 입양의 날 행사에서 입양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신씨는 “입양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결코 박수받을 일이 아니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아이는 돈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고 사랑으로 키우는 것이다. 사랑은 무한정 샘솟지 않느냐.”면서 “어려운 형편에도 자녀를 입양해 키우는 부모야 말로 진정 박수를 받아야 할 분들”이라고 말했다. 글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5월 프랑스 ‘누벨 당스’에 빠져볼까

    5월 프랑스 ‘누벨 당스’에 빠져볼까

    19세기 후반, 헝가리에서는 루돌프 폰 라반, 미국에서는 이사도라 던컨이 틀과 격식을 벗어던지고 개성 있는 표현에 집중한 무용을 선보였다. 현대무용의 태동이다. 이후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현대무용은 진화를 거듭했다. 프랑스 현대무용은 1980년대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으니 조금 늦게 출발한 편이다. 기간은 짧지만 프랑스식 미학을 담은 ‘누벨 당스’(Nouvelle Danse·새로운 춤)는 서사적 내용, 영상예술과 결합 등을 선보이며 유럽 무용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이런 프랑스 현대무용을 초기부터 현재까지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몸, 움직임, 그리고 프랑스 19일부터 13일동안 열리는 제31회 국제현대무용제(MOdern DAnce FEstival, 이하 모다페)에는 해외 초청작 중 절반이 프랑스 작품이다.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 제작한 ‘프랑코리안 테일’(FranKorean Tale)이 개막작으로 관객을 먼저 만난다. 프랑스 투르 국립안무센터 토마 르브렁 예술감독과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국내 무용가 6명이 만들어낸다. 폐막작인 발레 프렐조카주의 ‘앤 덴, 원 사우전드 이어 오브 피스’가 특히 기대를 모은다. 안무가 앙줄렝 프렐조카주는 30년 가까이 프랑스 무용계를 이끄는, 누벨 당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작과 실험적인 작품을 넘나드는 안무가로, 2003년 국내에 선보인 ‘봄의 제전’이 화제와 충격을 던졌던 터라 관심을 끈다. 프랑스에서 독창적인 무용단으로 꼽히는 시스템 카스타피오르는 무용과 연극, 디지털 이미지를 결합한 재미를 담은 ‘스탠드 얼론 존’을 공연한다. 이 밖에 무용수의 개성과 문화 정체성을 보여주는 라 바라카 무용단의 ‘냐’(알제리), 다니엘 아브레우 무용단의 ‘애니멀’(스페인), 수잔 델랄 센터의 ‘더 디플로매츠’와 ‘원더랜드 파트 원’(이스라엘)을 올린다. ●다채롭게 만나는 현대무용 국내 초청공연도 다양하다. 죽음을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김선이 프로젝트의 ‘이프’(IF), 24평이라는 공간에서 보는 일상을 무용으로 승화한 홍경화 안무가의 ‘79㎡’, 정신질환자를 통해 존재의 질문을 던지는 오창익 안무가의 ‘우리는 무엇일까?’, 음악 ‘볼레로’ 안에서 역동성·생명력·리듬 등을 끌어낸 조주현 댄스 컴퍼니의 ‘인스퍼레이션Ⅲ’ 등 13개 작품이 관객을 기다린다. 차세대 안무가 발굴 프로그램인 ‘스파크 플레이스’에는 올해 9개 팀이 경연을 벌인다. 해외 무용 언론인을 초청해 세계 무용의 추세를 짚어보는 포럼을 비롯해 워크숍, 관객과의 대화 등도 마련돼 있어 현대무용을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다. 국지수 모다페 사무국장은 “프랑스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다시 현대무용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프랑스 무용 중에서도 화두가 될 만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대중적인 것과 독특한 것, 새로운 것 등 폭넓은 장르를 즐기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포커스 온 보디스 무브먼트’(Focus on Body´s Movement)를 주제로 한 모다페는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남산 국립극장 등에서 열린다. ●프랑스 현대무용사를 한 눈에 오는 29일까지 서울 중구 통일로 문화역서울284에서는 주한 프랑스문화원이 주최하는 ‘시네-당스(CINE-DANSE) 프랑스현대무용 영상전’이 열린다. 오는 6월까지 모다페와 한국공연예술센터, LG아트센터 등에서 열리는 현대무용축제인 ‘프랑스무용 한국2012’의 하나다. 파리오페라부터 최근 활약하는 현대무용단을 아우르는 공연, 다큐멘터리 등 무용에 관한 영상 70여 편을 보면서 프랑스 현대무용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더불어 프랑스 현대무용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강연회가 열린다. 17일에는 모다페에서 한·프랑스 합작 공연을 선보이는 토마 르브렁 예술감독이 ‘2012년 창작: 젊은 소녀와 죽음’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18일에는 프랑스 주간지 ‘레 젱호크티브르’의 필립 누와제트 기자가 안무가 앙줄렝 프렐조카주를 조명한다. 모다페 폐막작을 올리는 이 안무가를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자세한 일정은 문화역서울 284 홈페이지(www.seoul284.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구로구, 병뚜껑 모아 이웃돕기

    구로구, 병뚜껑 모아 이웃돕기

    서울 구로구는 음식점에서 버려지는 병뚜껑을 모아 관내 저소득 청소년을 돕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구로3동 음식문화특화거리 상가번영회, 하이트진로㈜가 힘을 보탰다. 잔반 줄이기를 위해 ‘깔끔하게 차리고 깔끔하게 먹자’는 ‘깔깔운동’을 펼치고 있는 구로3동 상가번영회는 병뚜껑을 수집해 하이트진로에 전달한다. 하이트진로는 수집된 병뚜껑을 현금화해 기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았다. 월 목표액인 50만원을 채우지 못하면 부족한 금액을 하이트진로에서 보충한다. 구로3동에는 일반음식점 71개, 주류전문업소 62개, 단란주점 20개, 휴게제과점 11개 등 219개의 음식료 업체가 몰려 있다. 병뚜껑을 모아 한 해 마련할 수 있는 돈은 600만원이다. 여기에 상가번영회가 축제와 바자 등의 행사를 통해 마련하는 100만원을 보태 700만원을 청소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구와 구로3동 상가번영회, 하이트진로는 지난 3일 구청에서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식도 가졌다. 구는 이로써 폐자원 재활용, 불우이웃돕기 등의 효과는 물론 ‘아이키우기 좋은 구로’라는 구 슬로건을 확립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 구청장은 “일단 깔깔거리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해 효과에 따라 전체로 확대하는 것도 고려하겠다.”며 “업소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가맹점 포화상태인데…” 銀行은 ‘대출 전쟁’

    “가맹점 포화상태인데…” 銀行은 ‘대출 전쟁’

    올해 새롭게 출발한 은행들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영업경쟁에 나섰다. 커피, 치킨, 빵집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의 창업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17만 926개로 1년 전(14만 8719개)보다 14.9%(2만 2207개) 증가했다. 주수입원인 주택담보대출이 최근 주택 경기 침체로 주춤하면서, 은행들은 가맹점을 우량 대출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프랜차이즈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1183억원으로 지난해 말(1006억원) 대비 17.6% 증가했다. 국내 은행 가운데 프랜차이즈 전용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은 5곳이었지만, 최근 외환은행도 가세했다.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된 뒤 영업력을 강화 중인 외환은행은 지난 7일 ‘소호파트너론’을 출시했다. 33개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주유소, 약국 등 개인사업자에게 시설 및 운영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최고 2억원까지 빌려주고 우대금리도 최고 0.7% 포인트까지 제공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와 창업 추세에 맞춘 상품”이라면서 “특판예금 등을 통해 확보한 예수금을 바탕으로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출 영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신·경분리에 따라 지난 3월 출범한 농협은행도 ‘행복채움 프랜차이즈론’을 내놨다. 가맹점 창업주에게 무담보 신용대출로 최대 1억 2000만원(창업자금의 80%)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최고 1.2% 포인트의 특별우대금리를 제공해 대출금리가 업계 최저 수준인 연 5% 초반이다. 은행들이 앞다퉈 프랜차이즈 대출에 뛰어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평가한다. 이미 가맹점이 포화상태여서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2005년 프랜차이즈 대출을 시작한 국민은행의 관련 대출 잔액은 지난해 3월(256억원)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235억원에서 지난달 말에는 225억원까지 줄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 둔화로 외식 업종이 주류인 프랜차이즈 가맹점 폐업이 늘었다.”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사실상 신규대출을 중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초 프랜차이즈론을 출시했던 우리은행의 실적은 2개월째 3억원에 그쳤다. 농협은행은 두 달 동안 대출을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통합진보당 해부] ①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은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인 민족해방(NL) 계열의 경기동부연합은 점조직화돼 있어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장이 누구인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폐쇄적 조직이다. 더구나 학맥으로 촘촘히 얽혀 있어 표면화되지 않았는데도 결속력이 강한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로 2008년 분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는데도 경기동부연합이 비례대표 후보 2번 이석기 당선자와 3번 김재연 당선자의 사퇴를 온몸으로 막고 있는 데는 ‘내 조직 지키기’ 식의 이런 폐쇄성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학생티를 벗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운동권 조직인 셈이다. 경기동부연합의 모체인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은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등 13개 단체와 재야 및 학생운동권을 두루 엮어 출범했다. 경기동부연합은 당시 전국연합을 구성하고 있던 지역연합 8곳 중 하나다. 경기동부연합과 함께 당권파로 거론되고 있는 인천연합, 울산연합, 광주·전남연합 모두 전국연합의 지역 지부였다. 처음부터 경기동부연합이 당 주류였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2000년 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출범한 이후 대거 당에 입당, 지역위원회를 장악해 가며 세를 불려 갔다. 진보정당추진위원회(진정추)가 초반 진보정당 운동의 중심이었고 민주노총이 민노당 대의원 중 30%에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2004년 무렵에는 구도가 바뀌어 전국연합과 민주노총이 진정추의 세를 압도했다. 평등파로 분류되는 조승수 의원, 노회찬 대변인 등이 진정추 출신이다. 경기동부연합이 세를 불릴 수 있었던 데에는 학생운동도 한몫했다. 지금은 해체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강경파였던 경기동부총련 출신의 한 인사는 “정형주 전 민노당 경기도당위원장이 각급 학교로 이른바 ‘지도 사업’을 나왔었다.”고 말했다. 경기동부총련 출신 학생운동권 일부는 졸업 후 지역에 남아 경기동부연합과 관계를 유지하며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이자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집행위원장 출신인 비례대표 3번 김재연 당선자가 이와 유사한 케이스다. 경기동부연합 출신에는 서울대 운동권과 특히 한국외대 운동권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비례대표 2번인 이석기 당선자가 한국외대 82학번이고, 정 전 경기도당위원장도 같은 학교 84학번이다. 이 밖에 4·11 총선에서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했다가 성희롱 파문으로 낙마한 윤원석(86학번) 전 민중의소리 대표, 우위영(84학번) 진보당 대변인, 편재승(87학번) 전 민노당 사무부총장, 김기창(85학번) 전 민노당 성남시협의회의장, 이양수(85학번) 전 민주노총 조직실장이 한국외대 출신이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는 이의엽 통합진보당 정책위의장, 이상규(서울 관악을) 당선자, 이용대 전 민노당 정책위의장이 경기동부연합으로 분류되는 진보당 인사다. 당 주류였던 이들은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를 거치며 점차 고립되는 양상이다. 범당권파로 분류되던 인천연합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출신인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자의 사퇴와 함께 등을 돌렸고 울산연합의 지지도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비당권파 관계자는 “다른 당권파들이 당을 지키려고 하는 가운데서도 경기동부연합만은 패권을 지키려 움직이고 있다.”며 “이들의 폐쇄성과 대중적 진보정당은 양립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영업정지 노래주점 재개업 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추진

    앞으로 노래주점, 노래방, PC방 등 창이 없는 다중이용업소가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을 받은 뒤 재개업할 때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된다. 방을 구분할 때 건물 구조상 천장까지 불연소재 담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이 같은 내용의 다중이용업소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해 입법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2010년 11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돼 노래방·유흥주점 등 다중이용업소는 창이 없으면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으나 최근 참사가 빚어진 부산의 노래주점 등 법 개정 이전에 개업한 업소에는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주류 판매 및 제공, 접대부 고용·알선 등으로 영업 정지된 노래방도 재개업을 하려면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방재청은 또 부산 노래주점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을 ‘건물 골격상 천장’ 아래 설치된 ‘인테리어 석고보드 천장’에 불이 붙어 삽시간에 불길이 층 전체로 퍼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등록하는 다중이용업소에 대해서는 방을 구분할 때 건물 구조상 천장까지 불연소재 담을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과 벽면에 불연재나 준불연재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통합진보 내분 격화] 기득권 앞에 민주주의도 헌신짝… 코너몰린 당권파 결국 버티기

    [통합진보 내분 격화] 기득권 앞에 민주주의도 헌신짝… 코너몰린 당권파 결국 버티기

    2000년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창당된 지 12년이 흘렀지만, 진보당은 여전히 과거의 폐쇄성을 벗지 못한 ‘늙은 운동권 조직’이었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으로 수세에 몰린 진보당 당권파는 지난 5일 전국운영위원회 속개를 막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했고, 이성적 논리보다는 고성을 동원한 시위로 스스로 정당민주주의를 부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6일에는 운영위가 ‘전자회의’를 통해 결정한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 사퇴 권고안을 전면 거부했다. 당권을 지키기 위한 사활을 건 전쟁에 나선 것이다. 진보정당이 표방한 민주주의 실현 가치는 사라졌고 패권만이 남았다. 4·11 총선에서 청년몫 비례대표(3번)로 당선된 경기동부연합 소속 김재연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비례대표 선거는 부정·부실 선거 논란과 관계가 없다.”며 사퇴 불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경기동부연합의 실세로 알려진 이석기 당선자(비례대표 2번)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사퇴 압박에 몰린 이정희 공동대표도 이날 측근들에게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30일까지만 버티면 이들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할 당 차원의 수단이 사라진다. 1번 윤금순(구 민노당, 비주류) 당선자가 이미 사퇴의 뜻을 밝혔는데도 당권파의 버티기가 계속되는 이유다. 진상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지만, 경기동부연합의 실력자로 알려진 이 당선자와, ‘제2의 이정희’로 점찍은 김 당선자의 원내 입성 실현이 이들의 진짜 의도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당권파가 이 공동대표를 사퇴시키더라도 이 당선자만은 남기려고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마찬가지다. 운영위는 차기 중앙위원회가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대위는 6월 말까지 새 지도부를 선출한 뒤 해산하도록 결정했지만, 당권파는 이 역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권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비대위 구성을 저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당권파 관계자는 “비대위 구성이야말로 당에 해로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비당권파는 이에 대해 “당의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비대위 구성에 반대한 것도 당 주류의 자리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현재 진보당 지분은 구 민주노동당(55):참여당(30):진보신당 탈당파(15)로 나뉘어져 있지만, 구 민노당계 내에 경기동부연합 지지세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비당권파 측 관계자는 “인천·울산연합 등이 이번 일을 거치며 당권파와 틀어졌다.”며 “인천·울산 연합이 비당권파와 뜻을 같이할 경우 당권파가 비대위를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파의 ‘패권주의’는 고질적 문제로 여겨져 왔다. 자주계열인 이들은 2001년 당에 대거 입당, 지역구를 장악해 가며 빠르게 당 주류로 부상했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대리투표 등 부정선거 논란은 당시에도 제기됐던 문제다. 구 민노당 출신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부정선거 정황은 있었지만 조직 논리로 덮고 지나간 적이 많았다.”며 “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당도 변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D-2] 원내사령탑 쇄신파·중도파·친박계 예측불허 3파전

    [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D-2] 원내사령탑 쇄신파·중도파·친박계 예측불허 3파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쟁 구도가 ‘3파전’으로 가닥이 잡혔다. 5선의 남경필 의원과 4선의 이주영·이한구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후보 등록일은 7일, 19대 국회 당선자 150명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선거일은 9일이다. 이들 중 누가 원내사령탑에 오르느냐에 따라 의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남경필 의원은 쇄신파, 이주영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성향 중도파, 이한구 의원은 친박계로 각각 분류되기 때문이다. 쇄신파(남경필)가 당 운영의 중심축으로 부상할지, 친박 신주류(이주영)가 새롭게 탄생할지, 친박(이한구) 체제가 강화될지 등이 이번 선거에 달린 셈이다. 현재로선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남 의원은 당내 쇄신파 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4·11 총선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호흡을 맞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한구 의원은 친박계를 넘어 당을 대표하는 경제통·정책통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세 후보 모두 지지표 확장을 의식한 듯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에는 ‘수도권-영남권 조합’을 구축했다. 경기 출신의 남 의원은 울산 지역 3선인 김기현 의원과 손을 잡았다. 경남이 지역구인 이주영 의원은 서울지역 재선 유일호 의원을, 대구를 기반으로 한 이한구 의원은 서울지역 3선 진영 의원을 각각 정책위의장 후보로 지명했다. 이 중 김 의원은 당 수석정조위원장과 대변인 등을 지내 정무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유 의원은 조세·재정·복지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진 의원은 계파를 뛰어넘는 원만함과 합리성이 강점이다. 남·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을 외면하는 수도권과 2040세대, 절망에 빠진 청년들에게 희망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은 최선의 복지 전략”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유 의원은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입법(이주영)과 재정(유일호)의 쌍두마차로 대선 승리를 견인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 의원은 “4·11 총선에서 공약한 정책을 차질 없이 입법화하겠다.”면서 “의원들이 거수기처럼 보이지 않게 당론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토론기간을 부여해 국회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당은 이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5·15 전당대회 후보를 9명으로 압축했다. 전날 대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전대 출마자 11명 중 하위 득표자인 정웅교 전 부대변인과 김영수 상임전국위원 등 2명을 ‘컷오프’시켰다. 이로써 황우여·심재철·원유철·유기준·이혜훈 의원과 정우택·홍문종·김태흠 당선자, 김경안 전북익산갑 당협위원장 등 9명이 자웅을 겨루게 됐다. 이 중 친박계 핵심인 이혜훈 의원은 유일한 여성 후보여서 지도부 입성이 사실상 확정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통합진보 내분 격화] 경기동부연합의 페르소나 이정희의 한계

    [통합진보 내분 격화] 경기동부연합의 페르소나 이정희의 한계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4일 트위터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에 대해 “이정희는 그들의 추한 모습을 가리는 예쁜 얼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 마담도 궁하니까 적나라하게 본색을 드러냈다. 대중 정치인으로 그의 정치 생명은 끝났다. 안녕 이정희씨.”라고 작별을 고했다. 트위터에서 진 교수가 지칭한 ‘그들’은 민주노동당 자주파(NL) 계열인 ‘경기동부연합’이다. 그리고 ‘이정희’는 경기동부연합이 자신들의 실체를 가린 채 내보인 ‘정치적 페르소나’(가면)인 셈이다. 40대 여성 당대표로 진보 진영의 대표 정치인으로 떠오른 이정희 대표.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3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그는 서울 용산참사 현장, 쌍용차 노조파업,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호명할 때마다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이런 그를 두고 “이 시대에 보기 드물게 진정성이 있는 정치인”이라고 상찬했다. ●정파이익의 틀에 갇힌 숙명 이 대표는 지난 3일 총체적 부실·부정 선거로 드러난 19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에 대해 “상황과 이유가 어찌 됐든 가장 무거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면서도 즉각적인 대표직 사퇴는 거부했다. 그러고는 하루 뒤인 4일 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는 “불신에 기초한 의혹만 내세울 뿐 합리적 추론도, 초보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았다.”며 경선 부정 진상조사 결과 자체를 불용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정파 이익의 틀에 갇힌 숙명적 한계라는 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경기동부연합은 이 대표를 정치권에 발탁시키고 그를 대표 인물로 키워낸 정파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정치적 분기점에서 줄곧 정파의 이익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다. 4·11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이 대표 보좌관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서울 관악을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 때도 이 대표는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며 재경선을 하자고 막판까지 버텼다. 당시에도 이 대표가 사퇴를 하지 못한 배후로 주류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의 힘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정치적 역할은 이제 끝났다” 당 지분 55%를 쥐고 있는 당권파 가운데 경기동부연합은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울산·인천연합과 민주노총과도 사실상 결별했다. 민노총 위원장 출신인 조준호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맹공했다. 비당권파인 국민참여당(유시민), 진보신당 탈당파(심상정·노회찬)와도 극한 대립을 하면서 당내 고립감이 깊어지고 있다. 판을 깨지 않는 이상 당내 세력 재편 과정에서 퇴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여차하면 판을 깰 수도 있다는 사인을 주며 ‘벼랑 끝 전술’로 나온 데는 경기동부연합의 몰락을 막아야 한다는 정치적 절박감이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다. 비당권파가 쇄신책으로 제시하는 비례대표 사퇴를 수용할 경우 당권파의 외형이 대폭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정치공학적 셈법도 크다. 진보당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이정희 대표의 정치적 역할은 이제 끝났다.”며 “이 대표가 혁신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은 권력투쟁으로 인식하며 더 이상 진보당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1’…비례대표 5석으로 줄어드나

    ‘-1’…비례대표 5석으로 줄어드나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가 5일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과 관련, 당선자 3명을 비롯해 당내 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 14명 전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오는 12일 열릴 당 중앙위원회에서 이 권고안이 채택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할 진보당 내 비례대표 후보는 3명이 남게 된다. 경선 대신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된 정진후, 김제남, 박원석(비례대표 4~6번) 당선자를 제외하고 7번 이하 나머지 후보 가운데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으로 후보에 선출된 사람은 유시민 공동대표(비례대표 12번)와 서기호 전 서울북부지법 판사(14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18번) 등 3명이다. 이들 가운데 유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 파문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와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이미 선언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기존 당선자 윤금순, 이석기, 김재연(비례대표 1~3번)씨 자리는 서 전 판사와 강 대표가 승계하고 남은 한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자 승계는 총선 전 당이 제출한 비례대표 명단 중에서만 가능하다. 사퇴자가 남은 비례대표 후보자보다 많을 경우 해당 의석은 반납되고 공석으로 남게 된다. 진보당은 선관위에 20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했었다. 유 대표가 끝내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거부할 경우 4·11총선에서 얻은 진보당의 비례대표 6석은 5석으로 줄어들고 19대 국회의원 정수도 300명에서 299명으로 줄어드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당권파가 사퇴권고안 자체를 부인하는 데다 진보당 내부에서도 의석 1석을 반납하는 상황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총사퇴 문제가 정리되더라도 이 1석을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또다시 실랑이를 벌일 소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7가지 ‘비주류의 삶’ 엮은 단편소설집

    잔인하다 싶다.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만날 법한 인물들이 놓인 처지가 그렇다. 딱할 정도로 비루하기도 하다. 제각각 절망적인 상황을 담은 소설들을 하나하나 거치다 보면 감정은 점점 “이 기분, 뭔지 알 것도 같다.”로 옮겨 간다. 2001년 단편소설 ‘어떤 갠 날’이 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한 소설가이자 번역가 부희령(48)이 현실 그 자체를 담은 첫 소설집 ‘꽃’(자음과모음 펴냄)을 냈다. 각종 지면에 발표한 단편소설 7편을 모았는데 은근한 통일감이 흐른다. ‘결핍’이다. 끊임없이 외부와 소통하지만 자신을 그대로 내보이지 않는 자존감이 부족한 인물이다. 사랑을 놓치고 삶의 터전을 상실하며 청춘을 잃은 인물도 있다. 이들을 스치는 환경은 서정적인데 현실은 잔혹하다. 표제작 ‘꽃’은 여성성에 대한 자신감을 이야기한다. “여자는 자신의 몸을 타인에게 내보이면서 한 번도 자랑스러움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아무도 없는 방에서 조심스럽게 거울을 들이대고, 스스로의 몸을 들여다볼 때도 여자를 지배했던 것은 모욕감과 수치스러움이었다.”(70쪽) 빛바랜 벽지의 얼룩을 보면서 꽃을 떠올린 여자는 왜 여성의 성기를 ‘꽃’이라고 부르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벽지에서 시작된 의문과 연상 작용은 여자가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소녀 시절부터 성관계를 처음 맺은 날을 거쳐 지금 벽지를 보는 시간까지 여성의 몸을 보는 시각과 의식 변화를 되짚어본다. ‘왜 남자는 자신감이 넘치고 여자는 그렇게 위축돼 있을까.’라는 문제를 두고 몸과 섹스에 대한 남녀의 다른 기대와 의미에 대한 심리 분석을 소설로 풀어낸 듯하다. 불안한 청춘 시절을 떠올리는 ‘어떤 갠 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타인과 만남을 이어가려는 ‘사다리게임’, 비극적인 운명을 삼촌에게 버림받은 단종에 합일시키는 ‘정선, 청령포’ 등에서 그악스럽고 비루한 생의 이면을 파헤치는 작업은 계속된다. 인물들이 어째 하나같이 열패감과 자조감에 휩싸여 있을까. “주류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많은 소설에서 보여줄 테니 지금 옆에 있을 수도 있는 비주류의 삶을 조명하고자 했다.”는 작가는 “자신감 없어 보이는 이들에게도 끝까지 붙잡고 싶은, 놓칠 수 없는 자존감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풀어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강 6중 4약…황우여 독주 누가 막을까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5·15 전당대회의 초반 경쟁 구도는 ‘1강 6중 4약’으로 요약된다. 선두인 황우여 원내대표를 나머지 후보들이 뒤쫓는 형국이다. 오히려 ‘2위 싸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이 4일 전대 후보 신청을 받은 결과 모두 11명이 접수했다. 5선의 황 원내대표를 비롯해 4선 심재철·원유철 의원, 3선 유기준 의원과 정우택·홍문종 당선자, 재선 이혜훈 의원, 초선 김태흠 당선자, 김경안 전북 익산갑 당협위원장, 정웅교 전 부대변인, 김영수 상임전국위원 등이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대의원 여론조사를 통해 2명을 탈락시키고 9명을 대상으로 경선을 치를 계획이다. 이 가운데 황 원내대표가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힌다. 4·11 총선에서 당의 취약성이 드러난 수도권에서 5선(인천 연수)에 성공한 데다 최근 국회선진화법(일명 몸싸움 방지법)까지 성공적으로 처리하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신임도 한층 두터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의 물밑 지원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당 대표에 이어 발언권이 큰 ‘2위 최고위원’을 누가 차지할지는 안갯속이다. 계파와 지역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이 실리느냐에 따라 순위 자체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당권 주자 9명 중 심재철·원유철 의원 등 2명만 비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된다. 이들이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표를 결집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둘 중 한 명이 2위에 오를 경우 차기 지도부에서 비박 진영의 입김은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심·원 의원의 지역 기반(경기)이 겹친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동반 탈락이 우려될 경우 후보 단일화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 정우택 당선자와 유기준 의원은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각각 충청권, 영남권의 대표 주자라는 점이 강점이다. ‘1인 2표제’인 만큼 당 대표 후보와 지역 대표 후보에게 각각 1표씩 행사할 경우 해 볼 만한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친박계 후보가 다수인 상황에서 ‘지지표 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혜훈 의원의 지도부 입성은 사실상 확정됐다. 득표 수에 상관없이 여성 몫으로 배정된 최고위원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여성 후보로 김영수 상임위원이 있지만 이 의원이 비교 우위에 있다. 오히려 지난 총선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이 의원의 득표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 때문에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오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밖에 김태흠 당선자와 김경안 위원장, 정웅교 전 부대변인 등은 인지도와 조직 기반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취약하다는 평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통합진보당 갈등 최악] “경선 비례후보 전원 사퇴해야”…윤금순 1번 당선자 “책임질 것”

    통합진보당 윤금순 비례대표 1번 당선자가 4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조직의 후보이자 당선자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히고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순위 경선 참여 후보 전원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파문으로 당이 국민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친 점을 매우 송구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부정 경선을 통해 비례대표 상위 후보가 된 뒤 4·11 총선에서 당선된 이석기(2번)·김재연(3번) 비례대표 당선자뿐 아니라 낙선한 나머지 비례대표 후보들도 비례대표 승계권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진보당의 배타적 지지단체인 전여농은 기자회견에서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경선 자체가 투표한 값을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하지만 윤 당선자의 사퇴가 즉각 이뤄지는 것인지, 다른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사퇴를 전제로 한 ‘조건부’ 사퇴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일부에서는 경기동부연합의 비례대표 2번 이석기·3번 김재연 당선자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한 압박 카드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진상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도 비당권파 쪽에서는 당권파가 윤 당선자만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아 사퇴시키고 문제가 된 나머지 당선자들을 남기려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었다. 윤 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저도 책임을 지겠다.”고 했을 뿐 직접 사퇴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 경선 참여 후보 전원의 사퇴를 전제로 한 조건부 자진 사퇴로도 해석된다. 윤 당선자는 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출신이기는 하지만 당 주류로 등장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지역 지부인 ‘경기동부연합’이 아닌 ‘인천연합’과 가깝다. 순위 투표 후보자 전원 사퇴를 요구한 것도 ‘비당권파가 자기 계파 후보의 비례대표 승계를 노리고 1~3번 당선자 사퇴를 주장한다.’는 식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권을 쥐고 있는 ‘경기동부연합’은 그러나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여전히 자기 계파의 이·김 당선자를 감싸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출구 못 찾는 진보당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 선거 파문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진보당 홈페이지에 공개된 진상조사보고서 전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14~18일 특정 IP에서 이뤄진 투표자에 대한 샘플 조사에서 누군가 당원 및 비당원의 인적사항을 도용한 ‘유령표’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침해 사유이자 공직선거법상 신분증 위·변조를 통한 ‘사위 투표’에 해당돼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투표 기권자 417명 중 148명은 경선 후보자의 득표로 가산되는 중복 오류도 있었다.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는 3일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단은 각각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하며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이정희),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유시민), “책임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심상정)는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진보당은 4일 각 정파를 대표하는 운영위원 50명이 참여하는 전국운영위원회를 국회에서 열어 비례대표 부정 경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자 징계 제소 등 수습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부 경선이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되면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당의 경선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자체 쇄신 기회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주류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와 비주류인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 등은 ‘무거운 정치적 책임’만 강조했을 뿐 정파 간 공방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공동대표단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도부 총사퇴나 당대표 경선 불출마 등 향후 수습 방안에서는 입장 차를 드러냈다. 계파 간 정쟁의 도마에 오른 재료는 부정 경선의 절차적 하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비례대표 1, 2, 3번 당선자의 사퇴 여부다. 비례대표 1번은 윤금순 민노당 전 최고위원, 2번은 이석기 전 민중의 소리 이사, 3번은 김재연 전 한국대학생연합 집행위원장이다. 이 가운데 2, 3번은 당권파가 민 당선자이다. 당권파는 이 대표는 물러나되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비당권파는 비례대표 당선자 전원 사퇴로 맞서고 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분명히 쇄신해야 한다.”며 “문제를 봉합하는 수순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권파를 비판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연말 대선 구도 판가름… 폭풍전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연말 대선 구도 판가름… 폭풍전야

    다음 달 9일 전당대회까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할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3일 민주통합당은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는 물론 대선후보 경선과 연말 대선 지형까지 좌우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국 전체에 태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원내대표 경선은 박지원 후보를 1강으로 유인태, 전병헌, 이낙연 후보 등 ‘비박(비박지원) 연대’가 각축하는 양상이다. 박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비박연대의 역전 승리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물론 비박 연대 후보들을 지지하는 당선자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결선 투표에서 역전이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박 후보가 승리하면 ‘대선후보 문재인(부산·경남)-당대표 이해찬(충청)-원내대표 박지원(호남)’의 3각 편대가 대세론을 조기에 점화시킬 수 있다. 박 후보가 ‘당선 후 공정한 대선후보 경선 관리’를 약속했지만 원천적 담합 논란 때문에 향후 각종 당내 경선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일 수 있다. 일반 당무에서도 잦은 논란을 빚을 공산이 크다. 막상 박 후보가 당선되면 ‘이·박 연대’를 사실상 파기하는 수순의 중립적 행보를 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 후보는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주도한 대북송금 특검으로 영어의 몸이 된 적이 있는 등 기본적으로 친노와 함께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한계론이 있다. 비박연대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민주통합당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 같다. 친노의 주류가 약화되고 당은 자유경쟁시대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민심으로 조직력을 뒤집은 것이어서 강력한 역동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4·11 총선 뒤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위축되고 있는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급격히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박 연대가 당내에서 거부된 꼴이라 당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친노세력은 대선 전략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 선언 임박설이 나도는 범친노 김두관 경남지사가 당내에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정세균 전 대표에게도 유리해질 수 있다. 경선 전날 당내에서도 이·박 연대를 비판하는 여론이 공개적으로 일었다. 김기식, 박홍근, 임수경 등 초선 당선자 22명은 ‘민주통합당의 혁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이·박 연대를 비판했다. 이날 오후 원내대표 초청 토론회에서도 비박 연대 후보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전 후보는 “과거로 퇴행해야 할까, 새롭게 변화하는 민주당으로 거듭날까의 선택”이라며 이·박 연대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박 담합대로 가면 호남인 다수도 민주당을 등질 것”이라고, 유 후보는 “원내대표가 다시 나오는 법은 없었다. 기회균등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큰 리더십을 발휘해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고 맞섰다. 팽팽한 비방전도 오갔다. 전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성공한 원내대표라고 했는데, 폭로 정치는 성공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협상을 해서 얻은 것은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박 후보는 “(비난에도)금도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비리를 파헤친 것을 폭로정치라고 하면 거시기하다.”고 맞받아쳤다. 이춘규 선임기자·송수연기자 taein@seoul.co.kr
  • “비례경선 총체적 부정·부실 선거” 결론… 도덕성 치명타 ‘위기의 진보당’

    통합진보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 의혹은 ‘총체적인 부정·부실 선거’로 결론 났다. 온라인 대리 투표 행위가 적발되고 동일 필체로 기표된 무더기 투표지가 확인되는 등 조작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는 2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 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부정 선거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정상적인 선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가 강행됐다.”, “선거관리위원이 아닌 사무총국 직원의 임의적 판단과 지시에 따라 (투표) 프로그램과 데이터가 수정되면서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선거가 진행됐다.”고 인정했다. 조사 결과 진보당은 비례대표 경선 관리 능력이 없는 온라인 투표 업체와 수의계약을 했고, 투표 프로그램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도 총 네 차례에 걸쳐 무단 열람됐다. 이는 투표 데이터 자체가 임의로 수정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의 신뢰성이 상실된 것으로 지적됐다. 이 밖에 동일 IP에서 집단적으로 이뤄진 투표 일부에서 대리 투표와 비(非)당원 투표 행위도 있었다. 조 위원장은 또 현장 투표에서도 마감 후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유령표’까지 집계되는 등 투표 자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단언했다. 초유의 부정선거 치부가 드러나면서 당은 격동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관악을에서 이정희 공동대표 측의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이어 비례대표 경선 부정까지 확인되면서 진보당은 창당 5개월 만에 최대 위기 국면을 맞았다. 이날 개최될 예정이었던 당선자 워크숍이 취소된 데 이어 이 공동대표 등 주류 당권파와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 등 비주류 간의 사퇴 공방, 비례대표 당선 무효 등을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검찰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쇄신 수위에 따라 당이 쪼개지거나 최악의 경우 정당 해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진보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앞 순번 당선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진보정당다운 선명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비리 대한민국’… 뇌물 전달 수법도 진화

    뇌물 전달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거물급 정치인에서 말단 공무원까지 ‘비리 공화국’을 방불케 할 정도로 뇌물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으나 전달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당국은 적발에 허덕대고 있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최근 공기업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조달팀 과장 이모(53)씨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아프가니스탄 기지 구축 건립 사업 입찰 과정에서 T건설업체가 낙찰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업체 대표 손모씨는 2010년 5월 이씨와 골프를 친 뒤 신문지로 포장한 5만원권 1000장을 골프가방에 넣어 전달했다. 지난 3월 초 수원지법 제11형사부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용인시청 공무원 전모(41·7급)씨의 뇌물 수수 단골 장소는 시청 화장실이다. 전씨는 지난해 8월 용인시청 화장실에서 자신이 공사 감독업무를 담당하던 한 도시계획도로 시공업체 관계자에게 “편의를 봐줄 테니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해 500만원을 받는 등 2009년 4월부터 같은 수법으로 업자 5명에게 1200여만원의 뇌물을 받아 챙겼다. 전씨는 카지노에 출입하면서 빚을 지게 되자 이를 갚기 위해 대담하게 공공시설 화장실에서 검은돈을 뜯어냈다. 충북 영동군 공무원 전모(54·6급)씨는 건설업자 노모(49)씨로부터 커피 선물세트로 위장된 현금 150만원을 받았다. 또 노씨에게 자신의 집 창문 보수 공사를 맡긴 뒤 공사 대금 80여만원을 주지 않는 수법으로 뇌물을 챙기기도 했다. 전씨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1월 해임됐다. 인천시 4급 이상 고위 공무원 20여명은 대우자동차판매로부터 재래시장 상품권을 받았다가 망신을 당했다. 이들이 받은 상품권은 1인당 50만원에서 300만원까지로 모두 3000만원어치다. 시청 사무실에서 받거나 택배로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이 회사 노조는 송도개발 승인과 관련한 로비를 벌인 증거라며 검찰에 고발했으나 이들은 무혐의 처리됐다. 충남도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금전 비리 수법이 교묘해져 갈수록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조직 내 비주류나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서 수혜를 받지 못하게 된 업자들의 제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전국종합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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