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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안철수 역할론’ 놓고 계파갈등 양상

    민주 ‘안철수 역할론’ 놓고 계파갈등 양상

    ‘안철수 역할론’을 놓고 야권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논란이 된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입당론’에 대해 반박하는 당내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주류-비주류 간 당권경쟁의 서막이 오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보고서는 “정치적 아웃사이더가 선거 패배 뒤 다시 정치권의 주역이 된 경우는 없다”며 안 전 후보의 입당에 회의적인 입장을 싣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전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안철수 캠프 정치혁신포럼에서 활동한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28일 CBS 라디오에서 “(보고서에서) 안 전 후보 지지자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안 전 후보를 굉장히 무능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특정계파가 추구하는 당권경쟁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이 보고서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보고서 내용에 대한 해석을 놓고 민주당 내에서는 계파갈등의 도화선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비주류에서는 친노·주류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친노·주류가 안 전 후보에 대해 취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안 전 후보 측의 신당창당 움직임은 물밑에서 활발한 듯하다. 정 교수는 “실제로 창당 중심으로 입장을 모아가는 작업이 안 전 후보가 없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다양한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신당창당 시기를 내년 6월 지방선거 즈음으로 예상했다. 안 전 후보 측에 결합했던 교수들은 각 지역 토론회 등에 참여하면서 안 전 후보에 대한 공감대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설 선물 가이드] 귀주마오타이

    [설 선물 가이드] 귀주마오타이

    세계 3대 명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귀주마오타이’(귀주모태)의 역사는 20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135년 한(漢)의 구이저우(貴州)성 마오타이진(茅台鎭)에서 가져온 술을 황제인 무제가 칭찬했다는 일화가 남아 있으며, 공식적인 제조 역사만 해도 800년에 달한다. 특히 1915년 파나마 국제 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알려졌고, 1949년 중국 건국 기념 만찬에서 저우언라이 총리가 만찬연회의 술로 선정하는 등 국주(國酒)라는 칭호도 받았다. 제네바회담, 미·중 수교, 중·일 수교 등 역사적 행사에는 늘 마오타이주가 사용됐고, 외국 지도자들에게 중국을 대표하는 선물로 전해졌다. 세계 주류박람회에서 14차례나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귀주마오타이는 독특하면서도 어려운 생산공정으로 유명하다. 모든 원료는 유기농 작물로 전량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고 오직 음력 9월 중양절에만 원료가 투입된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9번 찜, 8번 발효, 7번 증류 등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귀주마오타이주의 향은 구이저우 지역 특유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생겨난 200여 가지 이상의 세균이 만들어낸 것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동일한 방식으로 숙성시켜도 같은 향이 나지 않는다. 이를 알게 된 저우언라이 총리는 마오타이주 공장 상류 100㎞ 이내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오염 시설을 설치할 수 없게 하기도 했다. (031)957-6611.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변회 첫 30대 신임회장… “사시 반드시 지킬 것”

    서울변회 첫 30대 신임회장… “사시 반드시 지킬 것”

    “젊음과 열정을 바탕으로 전체 회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에너지 넘치는 회장이 되겠습니다.” 변호사 업계에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신임 회장에 나승철(35·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가 당선됐다. 임기는 2년이다. 서울변회는 9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지난 21일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비주류를 표방했던 위철환(55·18기) 변호사가 당선된 데 이어 변호사 업계 대변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위 변호사는 야간고등학교와 야간대학교를 졸업한 뒤 비(非) 판검사 출신으로 경기도 수원에서 변호사 일을 시작한 ‘비정통파’ 변호사로 꼽힌다. 일자리 창출, 청년 변호사 지원 등 ‘보통 변호사’를 기치로 내걸어 회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나 변호사도 판검사 출신이 아니다. 그러나 나 변호사는 비주류를 표방했던 위 변호사와는 달리 서울변회 최초의 ‘30대 회장’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껏 서울변회 회장은 50대 이상 변호사가 맡아 왔다. 지난해 10월 법조경력 10년 미만 변호사들의 모임인 ‘청년변호사협회’를 결성해 회장직을 맡아 오면서 젊은 변호사들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받아온 것이 당선의 발판이 됐다. 나 변호사는 당선 직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변호사 업계가 과거에는 권위를 중시했지만 이제는 젊고 패기 있는, 그야말로 ‘일할 사람’을 뽑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면서 “회원들이 큰 용기와 결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나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 안팎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세 가지를 꼽았다. ▲사법시험 존치 등을 통해 저소득층의 법조계 진출 수단을 마련하는 것 ▲변호사 업계 내 근로기준법과 브로커 문제를 개선하는 것 ▲변호사 단체의 회계나 재산을 회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받는 것 등이다. 특히 3년 전부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저소득층의 법조계 진출이다. 나 변호사는 “로스쿨이 애초 취지와 달리 기득권의 유지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많이 봐 왔고 사시의 단점보다 로스쿨의 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로스쿨을 폐지하는 방향이 아닌, 사시와의 공존을 위해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와 달리 이제는 변호사들도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때가 왔다”면서 “생계와 공익의 두 축이 함께 가도록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커버스토리] 김 차장, 당신은 눔프입니까

    [커버스토리] 김 차장, 당신은 눔프입니까

    40대 초반의 가장인 김세금씨. 10대 그룹 계열사의 차장으로 연봉 7200만원(상여금 포함)을 받고, 서울 강동구에 5억원짜리 30평형대 아파트를 갖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중산층이다. 오전 6시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그의 주머니에서는 세금이 나간다. 씻는 데만 샴푸 등의 부가가치세로 21원이 나간다. 출퇴근길에도 차량 기름값의 절반 정도인 1850원을 교통에너지환경세 등으로 낸다. 출근길 아침 식사용으로 5000원짜리 커피와 베이글 세트를 사는 데 455원의 부가세를 냈다. 담배 한 갑(2500원)을 사면서 또 담배소비세로 1549원을 냈다. 점심에는 김치찌개(7000원)를 먹으면서 636원의 부가세를 계산했다. 마침 이날은 월급날. 명세서에 찍힌 숫자는 521만 7000원이다. 소득세(37만 8800원)와 건강보험료(16만 6370원) 등으로 78만 2940원을 뗐다. 월급에서만 매일 2만 6098원의 세금이 나가는 셈이다. 퇴근 길에 동료 3명과 가볍게 소주 한 잔을 걸쳤다. 삼겹살 6인분(7만 2000원)을 먹으며 6545원, 소주 4병(1만 2000원)에 3484원의 세금을 냈다. 소주에는 부가세 외에 주류세가 병당 530원이 더 붙었다. 대리기사 비용으로 1만 5000원을 지불했다. 역시 부가세 1364원이 들어가 있다. 차에서 내리니 아파트 상가의 빵집이 눈에 들어왔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딸에게 ‘월급 턱’으로 3만원짜리 케이크를 샀다. 부가세 2727원이 따라붙었다. 김씨가 하루에 낸 세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파트 재산세 등으로 1년에 57만 6000원, 자동차세로 연간 25만 9740원을 냈으니 하루로 치면 각각 1578원, 712원이다. 결국 김씨가 눈떠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하루에 낸 세금은 평균 4만 7015원이다. 연봉의 4분의1이 넘는 1716만원을 해마다 세금으로 내고 있는 셈이다. 김씨는 생각한다. ‘복지도 좋지만 세금은 더 내지 않았으면….’ 25일 기획재정부와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를 지배할 주요 현상 가운데 하나는 ‘눔프’(NOOMP)다. ‘복지는 좋지만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것은 안돼’(Not Out Of My Pocket)라는 심리를 뜻하는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노인 기초연금(14조 6672억원)과 반값 등록금(7조원) 등 여러 복지 공약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서는 135조원이 필요하다. 재정부가 이달 말 제출을 목표로 열심히 재원 조달 계획을 작성 중이지만 돈을 쥐어짜내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결국 증세밖에 답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부가세나 소득세율 인상 등 보편적 증세를 선택하든 아니면 부유세 등 부자 증세를 하든 구체적인 증세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복지사회로 가려면 눔프 극복이 필수”라면서 “(피할 수 없는 독배인)증세의 불가피성을 설득할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과 갈등 조정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법시험 존치해야 개천서 용 납니다”

    “사법시험 존치해야 개천서 용 납니다”

    “서울대 출신이 아닌 데다 판검사 경력도 없는 평범한 변호사라는 점이 역설적으로 선거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법조계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통의 변호사들에게 제가 친근함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죠.” 지난 21일 대한변호사협회 제47대 회장에 당선된 위철환(56·사법연수원18기) 변호사는 22일 자신을 ‘보통 변호사’라고 표현했다. 1989년 연수원을 수료한 그는 경기도 수원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법조인으로서의 생활은 ‘판검사도 못해본 비주류 변호사’로 요약된다. “의뢰인들이 첫 대면에서 판사 출신이냐 검사 출신이냐고 물을 땐 난감했어요. 연수원을 갓 졸업한 초임에다 주간 명문고나 명문대 출신이 아닌 저에게 사건을 맡기는 사람은 드물었어요.” 순탄치 않은 변호사 생활 20년 만에 수원지방변호사회장을 맡은 그는 2010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에 당선되면서 ‘보통 변호사의 반란’을 보여줬다. 그때만 해도 부장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 등 화려한 경력의 엘리트 출신만 회장직을 맡는 분위기였다. “사실 제가 할 자리는 아니였죠.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 보자는 각오로 도전했는데 진심이 통했던 것이죠.” 전남 장흥 출신인 그는 ‘야간고·야간대’라는 경력으로 주목받았다. 고교 입시에 낙방한 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낮에는 신문배달, 구두닦이를 하며 돈을 벌었고 밤에는 중동고 야간부를 다녔다. 서울교대를 졸업한 뒤 6년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면서 성균관대 법대 야간부를 다녔다. 주경야독 생활만 10년을 넘게 했다. “주변에서는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며 미친 사람 취급할 때도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교사 생활을 계속하면 그만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요.” 스스로 ‘개천에서 용이 나는’ 극적인 경험을 해온 터라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그의 입장은 확고하다. “로스쿨에 다닐 돈이 없는 서민층에도 법조계에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로스쿨과 병행해 사법시험을 존치하거나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변호사 전체의 목소리가 대변되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그는 “변호사 강제주의 등 업계 일자리 창출만이 아니라 법률 구조제도 확대와 같은 공익적인 공약도 실행에 옮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5일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민주 대선평가·정치혁신위 본격 가동

    민주통합당이 21일 비상대책위원회 산하의 대선평가위원회와 정치혁신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비대위 활동에 들어갔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대선평가위는 전병헌 부위원장을 포함해 김재홍 경기대 교수, 김연명 중앙대 교수, 김종엽 한신대 교수,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와 홍종학·남윤인순 의원, 조순용 용산지역위원장 등 당내외 인사 9명으로 구성했다. 정치혁신위는 위원장인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와 이종걸 부위원장을 포함해 최태욱 한림대 교수, 김익한 명지대 교수,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와 김성주·김태년·민홍철·최민희 의원, 문용식 전 인터넷소통위원장, 고영인 전 경기도의원 등 11명이 맡게 됐다. 한·정 위원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활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요구하며 활동 결과물은 반드시 실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대선 평가는 당내 후보 경선,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등 대선 과정과 두 후보 간에 합의한 새정치공동선언의 이행 여부 등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4·11총선 패배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부족한 것도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당내 비주류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총선 평가도 병행할지 주목된다. 정 위원장은 계파 문제 해결, 중앙당 및 소통구조 혁신 등에 나서겠다며 “정치혁신위 참여를 거절한 인사들은 과거 민주당이 정치혁신을 시도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공통적으로 댔다. 활동의 독립성이 중요하고, 실천성은 더욱 중요하다”면서 “대선 패배 이후 계파의 이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당내 인사들의 발언으로 혁신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활동을 개시한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인 김성곤 의원은 “대선평가위 등의 결론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정강정책과 당헌당규로 제도화해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선공약실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김진표 전 원내대표를 위원장에 선임했다고 정성호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위원회에는 역대 정책위의장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역사만 있고 역사책 없는 고려인 그들의 150년 通史이자 痛史죠”

    “역사만 있고 역사책 없는 고려인 그들의 150년 通史이자 痛史죠”

    “2013년은 고려인의 선조들이 두만강 너머 연해주 지신허에 최초의 고려인 마을이 들어서고 대륙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역사는 있지만 역사서는 없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서를 건네주고 싶었다. 다시 일어서려는 고려인들의 손을 잡아주는 계기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서울신문 편집국장과 문화일보 편집인을 지낸 원로 언론인 김호준(70). 러시아, 아니 유라시아 대륙에 흩어져 사는 50만 고려인의 역사를 정리한 책 ‘유라시아 고려인 150년-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주류성 펴냄)를 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신문사 대선배인 저자는 “역사학자가 아닌 한 언론인의 이 무모함에 학계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궁금하다”고 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가 고려인에 ‘꽂힌’ 건 2002년 여름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하면서부터였다. 한국에서 6000㎞나 떨어진 산악지대에 고려인 2만명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들이 어떻게 오지 중 오지인 이곳까지 흘려들어왔고, 무얼하며 먹고사는지 등이 궁금해졌다. 키르기스 고려인에 대한 궁금증이 10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면서 유라시아 전체의 고려인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만 15~6차례 현지답사를 다녀왔다. 현지에서 인터뷰한 고려인만 100명가량은 된다”고 했다. 고려인 이주와 관련된 자료는 보이는 대로 모았다.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옛 소련 고문서의 비밀이 해제되면서 빛을 본 고려인 강제이주에 대한 기록들이 책 쓰는 데 도움이 됐다. “러시아에도 한국에도 고려인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책 한 권이 없더라. 기가 막혔다. 소련의 민족사 교과서는 수천 명밖에 남지 않는 소수민족까지 다루면서 40여만명에 이르는 고려인에 관해서는 한 줄도 적지 않았다. 해방 후 북한정권 창건에 참여해 건설상까지 지냈다가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간 역사학자 김승화가 1960년대에 출간한 ‘소련 한족사’도 강제이주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할 때는 저절로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이 책은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별로 개괄한 통사(通史)인 동시에 고려인의 한 서린 수난사인 통사(痛史)”라고 정리했다. 저자는 고려인의 역사를 크게 4차례의 대이주를 경계로 정리, 복원했다. 첫번째는 1860년대 조선 땅에서 살 수 없어 두만강을 건너 연해주로 이주한 것이다. 두번째는 1937년 일본의 러시아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 두려웠던 스탈린에 의해 18만여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내몰리며 삶이 뿌리째 뽑힌 시기다. 이어 1953년 스탈린이 죽은 뒤 자유여행이 허용되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지로 개별적인 재이주가 이뤄지며 고려인은 1차 전성기를 맞는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15개의 민족공화국으로 분리 독립하면서 경제난과 차별정책에 몰려 10만명의 고려인이 다시 유랑길에 올랐다. 저자는 연해주 고려인을 다룬 앞부분의 상당 부분을 항일 독립운동에 할애했다. 또 2차대전 당시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왔다 남은 사할린 고려인도 빠뜨리지 않고 다뤘다. 저자는 “‘한과 슬픔의 역사’인 고려인의 유라시아 이민사를 정리하면서 방점을 찍고 싶었던 것은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좌절하지 않고 시련을 기회로 만드는 강인함과 개척 정신이다”라면서 높이 평가했다. 150년 고려인의 발자취를 530쪽에 정리해놓았는데도 술술 읽힌다. 저자의 저널리스트로서의 30년 경험이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10여차례의 현지방문에서 만난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여섯째 딸 최 류드밀라를 비롯해 키르기스스탄 3선 의원 신 로만, 최장수 각료 김 니키포르, 탈영한 북한군 대위 출신 김수봉 부부, 연해주로 이주한 최 니키타, 고려인 출신으로 16년째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맡고 있는 편 위탈리 등과의 인터뷰와, 이들로부터 들은 일화 등은 기존의 역사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대목들이다. 고려인 작가들의 시와 화가의 작품, 수집한 다양한 사진 자료들도 또 다른 볼거리다. 현재 52만 3000여명의 고려인 가운데 러시아 고려인이 21만 3000명으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1만명의 고려인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개척자 정신이라는 DNA를 갖고 있는 고려인들이야 말로 우리(한국)에게 21세기를 함께 열어가야 할 대륙의 인도자가 되고 있다”며 고려인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균미 문화부장 kmk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죄악산업’ 면피경제학

    [주말 인사이드] ‘죄악산업’ 면피경제학

    경마·복권 등 도박과 담배, 술. 사회적으로 장려되기보다는 폐지나 금지 논란에 시달리는 품목들이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 사는 것이 힘들 때 사람들은 여기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해당 업종의 매출이 증가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매출액 증가 등 업황이 좋아졌다는 언급을 꺼린다. 대신 기부 등 선(善)한 활동을 늘린다. 악(惡)을 판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죄악주’로 불리는 이들 기업의 생존 경제학을 짚어 본다. 18일 KT&G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담배 매출액은 1조 8956억원으로 전년(1조 7923억원)보다 5.8% 늘었다. 금연 열풍이 불면서 2008년 2조 12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09년 1조 9193억원, 2010년 1조 7565억원 등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담배 매출액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가 불거진 2011년 오름세로 돌아서 1조 7923억원을 기록했다. 복권 판매액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로또복권 발행이 시작된 다음 해인 2003년 총 복권 판매액은 4조 2342억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이다. 2004년에는 3조 4595억원으로 줄더니 2005년 2조 8438억원으로 2조원대로 떨어졌다. 새 상품이 나오면 매출액이 늘어났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흥미나 기대감이 사라져 판매가 부진해지는 ‘복권 피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다 연금복권이 발매된 2011년 3조원대로 올라섰다. 2012년 들어 연금복권의 인기는 시들었지만 복권 판매액은 3조 1859억원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높아질수록 복권 판매액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마도 그렇다. 2002년 7조 6491억원으로 7조원을 넘었던 마권 매출액은 2007년까지 5조~6조원대에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7조 4219억원)에는 7조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는 7조 8397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생활이 어려워지면 그걸 잊고 싶어서 도박이나 다른 수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양 교수는 “도박의 경우 손실이 발생하면 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증가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죄악산업이지만 술은 다소 다른 모양새다. 소주나 맥주의 매출은 2008년 최고를 기록한 뒤 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 여파가 계속되는 모양이다. 하이트맥주 매출액은 2008년 1조 444억원을 기록한 뒤 2009년 1조 175억원, 2010년 1조 223억원 등으로 줄었다. 2008년 34억 8422만병이 출고됐던 소주는 2009년부터 32억병 수준을 맴돌고 있다. 반면 2009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인수된 OB맥주는 매출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류시장에서는 재매각을 위한 몸집 불리기 차원으로 보고 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소주는 워낙 값이 싸 맥주보다 경기 불황 영향을 적게 받는 편”이라며 “경기 침체기에는 매출액이 줄어드는 것이 주류업의 전반적인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2012년 매출 집계가 끝나지 않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주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2011년 말 2만 5150원이었던 하이트진로 주가는 지난해 말 3만 400원으로 20.9% 올랐다. 지난해 코스피 평균 수익률(9.38%)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죄악주들은 경기 영향을 덜 타 불황기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대놓고 좋아할 처지는 못 된다. 주가가 오르고 이익이 늘면 이들 기업은 ‘표정관리’에 들어간다. 정부의 인허가 사업인지라 사회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복권은 아예 수익금을 중소기업진흥기금, 보훈복지의료공단 등 법정배분 사업은 물론 소외계층 복지, 서민주거안정 등 공익사업에 쓰도록 법으로 정해 놓고 있다. 지난해 지원된 복권기금은 1조 2699억원으로 2011년(1조 2022억원)보다 5.6% 늘었다. 올해는 1조 4604억원을 쓸 예정이다. 복권위원회는 2008년부터 아예 봉사단을 구성해 자체적인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복권기금의 경우 쓰임새가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정부 부처가 공익사업을 진행할 때 재원으로 가장 먼저 공략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통일재원 마련 대상으로 논의된 것도 이 같은 까닭에서다. 한국마사회는 승마힐링센터를 열어 말을 이용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송동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와 발달장애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승마 강습 후 장애 아동들의 우울 및 불안 등이 뚜렷한 호전을 보였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인천, 경기 시흥 두 곳에 승마힐링센터가 마련됐다. 2020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30개를 세울 계획이다. 저소득층에게는 무료 개방이다. 일반 이용객에게도 실비(3만원)만 받을 작정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30곳이 지어지면 6만명가량이 동시에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T&G는 ‘상상펀드’를 가동했다. 임직원들이 월급 가운데 1만원 미만의 짜투리돈에 고정기부금을 얹어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임직원 봉사활동 1시간을 1만원으로 바꾼 금액도 회사에서 더 얹어 낸다. 2011년 출범한 이 펀드에 임직원 98%가 참여하고 있다. 운영 규모만 연간 24억원이다. 이를 통해 희귀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선천적으로 심장에 구멍이 생기는 병인 심실중격결손증 소아환자의 수술비와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기도 했다. 새터민(탈북자)인 아이의 어머니는 “한국에 살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며 고마워했다. KT&G 관계자는 “우리가 파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사회가) 알아줬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민주 ‘쇄신 시동’ 불구 계파 갈등 불씨 여전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한 달째인 18일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대선평가위원장과 정치혁신위원장, 전당대회준비위원장 등의 인선을 하면서 뒤늦게 당쇄신에 들어갔다. 비대위의 늑장 가동은 첩첩산중인 민주당의 현주소를 잘 보여 준다. 3개월 안팎의 비대위 활동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민주당의 사활이 걸려 있다. 대선평가위원장에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정치혁신위원장에는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임명됐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에는 중도 성향의 비주류 4선인 김성곤 의원이 선임됐다. 대선평가위 부위원장은 3선의 전병헌 의원, 정치혁신위 부위원장은 4선의 이종걸 의원, 전대준비위 부위원장은 3선의 최규성·이상민 의원이 각각 맡게 됐다. 전 의원은 정세균 상임고문계, 이종걸 의원은 쇄신모임 소속 비주류다. 최 의원은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이다. 이상민 의원은 계파색이 옅다. 전략홍보본부장에는 언론인 출신인 재선의 민병두 의원이 임명됐다. 각 위원회 위원들은 주말 인선을 마치고 다음 주부터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정성호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뒤 계파 갈등이 심화돼 비대위 활동에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친노(친노무현) 책임론이다. 친노 책임론은 전당대회에서 1차로 가려질 것으로 보이며 친노와 비노의 당 주도권 잡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노선을 둘러싼 계파 간 힘겨루기도 계속되는 양상이다. 중도·비주류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중도층 공략을 위한 당의 중도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친노 주류 인사들은 진보가 민주당의 색깔이라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수시로 발생한 ‘난닝구(실용)-빽바지(개혁) 논쟁’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전대준비위에서 다룰 모바일 경선의 폐기 여부와 새 지도부 임기 문제를 놓고서도 계파 간 가파른 대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전대준비위원장은 지난해 대선경선 과정에서 모바일투표의 폐단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을 발의한 적이 있어 그의 선택이 주목된다. 대선평가위원장에 선임된 한 명예교수는 ‘안철수 대선 캠프’의 국정자문단으로 활동했다. 정치혁신위원장인 정 교수는 문재인 전 대선 후보 캠프의 새정치위원회 간사를 맡아 새정치공동선언 마련 작업 등을 주도했다. 안 캠프 출신의 한 명예교수가 말 많은 대선평가 작업을 맡아 친노 책임론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처음처럼’도 8.8% 인상

    정권 교체기를 틈타 식음료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소주값도 올랐다. 롯데주류는 17일 ‘처음처럼’ 등 소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8.8% 올린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한 달 전 ‘참이슬’ 등 소주 출고가를 8.2% 올린 데 따른 것으로 19일 출고제품부터 적용된다. 2009년 이후 4년 만의 인상이다. ‘부드러운 처음처럼’(360㎖)의 출고가는 868.9원에서 946원으로 오른다. 한편, 생산자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생산자물가는 1년 전보다 1.2% 떨어졌다. 이는 2009년 10월(-3.1%)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박근혜표 복지에 4년간 105조 더 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보건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내년부터 4년간 105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열린 ‘신정부 복지정책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최병호 보사연 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최 원장은 박 당선인의 보건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데에 내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6조 4000억원, 4년간 총 105조 5000억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중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에 내년 9조 7300억원, 2017년까지 총 44조 5130억원이 추가 소요된다.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등의 공약이 포함된 의료보장에도 2017년까지 30조 306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최 원장은 재원 조달을 위해 ▲비과세 및 감면항목 정비(연간 4조 8000억원) ▲지하경제 양성화(연간 8조 5000억원) 등 기존 조세 제도 내에서 연간 14조 2000억원을 충당하고 부가가치세율 인상과 주류, 담배부담금 인상 등으로 사회보장세를 신설해 연간 12조 2000억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원장은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증세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이기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박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에 대해 형평성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진료비를 전액 보장해 주는 정책은 불필요한 의료 이용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으며, 4대 중증질환만을 선별한 정책은 다른 질환으로 고액의 진료비를 지출하는 환자를 보호할 수 없어 형평성 차원에서 지속성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되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전체적인 계획 안에서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하이트진로·롯데 등 전통주 팔 수 있다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주류 대기업도 전통주를 팔 수 있다. 국세청은 14일 희석식 소주와 맥주 제조자가 전통주를 사들여 국내에서 팔 수 있도록 주세사무처리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전통주 업체 간의 상생 발전을 위해서다. 현재 주세 규정은 자신의 제조장에서 만든 주류만 팔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다 보니 영세 전통주 업체의 판로 확보가 어려웠다. 이를 감안해 해외 판매는 주류 대기업에 위탁할 수 있게 했지만 국내 판매와의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되자 전통주에 한해 아예 비(非)제조사의 국내외 판매를 허용한 것이다. 전통주를 팔고자 하는 소주·맥주 제조업자는 해당 전통주의 상표에 판매자로 표시된다. 단, 전통주 고유의 제조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제조·판매는 금지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는 물론 외국계 기업인 OB맥주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방 소주업체들도 판매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당국은 전통주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인터넷 판매, 특급호텔 판매 등 여러 시책을 강구해 왔다. 전통주 제조업체는 워낙 영세해 마케팅은 물론 유통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판매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일본에 서울막걸리를 수출해온 롯데주류 관계자는 “주류 대기업에는 판매제품 다양화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민주 ‘사죄의 삼배’하고 또 노선 투쟁

    민주 ‘사죄의 삼배’하고 또 노선 투쟁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현역 의원, 당직자 등 200여명이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입구 바닥에서 국민을 상대로 ‘사죄의 삼배’를 올렸다. 당 혁신에 앞서 대선 패배 이후 보여준 민주당의 지리멸렬한 모습을 참회하는 행보에 나서면서다. 존폐 기로에서도 계파 갈등으로 구태의 단면을 보여줬던 민주당이 ‘백척간두’에 서서야 국민 앞에 엎드린 셈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삼배에 참여한 현역 의원은 127명 중 40여명에 불과했다. 비대위 첫날부터 대선 패배 책임론 공방이 어김없이 재연되고 계파 간 노선 투쟁이 시작되는 등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이용득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 아침 현충원에 갔을 때 많은 의원이 보이지 않았다. ‘너희들끼리 잘하나 봐라’ 하는 식의 마음이면 민주당은 변화하고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에 문 비대위원장이 “우리가 연락을 못 했거나 외국에 있어 참석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개인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좋으나 불쑥 이야기하면 이견으로 비친다”고 말해 첫 회의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한 장외 공방전도 벌어졌다. 비주류인 안민석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이길 수 있는 총선, 대선에서 진 본질적인 원인은 당 내부의 계파에 있다. 계파가 ‘만악’(萬惡)의 근원”이라며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친노 직계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PBC 라디오에서 “친노라는 이름은 정치적 정파로서의 실체적 개념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친노이자 ‘친김대중’”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행보는 당 재정비 작업에 손도 대지 못하는 민주당의 마음을 조급하게 하고 있다. 안 전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후보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 “(안 전 후보가 한국에) 오면 준비가 돼서 오는 것”이라고 말해 귀국과 함께 구체화된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상태로는 안 전 후보의 귀국만으로도 당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당의 조속한 재정비를 위해 계파 중심의 논쟁 구도를 혁신 방안 중심의 논쟁 구도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당이 원심력을 가져야 새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했다. 김종욱 동국대 객원교수는 “비대위가 건강한 정책, 노선 논쟁을 할 수 있는 장이 되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야만 전당대회도 건강한 정책 논쟁의 선상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선 투쟁은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당의 노선을 중도 쪽으로 ‘우향우’해야 한다는 주장과 진보적 선명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문병호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의 정책은 새누리당보다 더 진보적이고 유능해야 한다”며 선명성을 강조한 반면 김동철 비대위원은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는 시대의 화두가 틀림없으나 외교 안보적 사안까지 진보, 진보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노선 전환을 요구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수석부대표 회담을 열고 24일 임시국회 개회에 합의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닻 올린 문희상號… 중도·비주류 전진배치, 친노는 2선 후퇴

    닻 올린 문희상號… 중도·비주류 전진배치, 친노는 2선 후퇴

    대선 평가 및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닻을 올렸다.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전면에서 물러나고 비주류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게 특징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에 3선의 설훈·김동철 의원과 재선의 문병호 의원, 초선의 박홍근·배재정 의원 등 원내 인사 5명과 이용득 전 최고위원,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 등 원외 인사 2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을 인선했다. 이 가운데 주류 그룹과 가까운 비대위원은 박·배 의원뿐이다. 이들 역시 문재인 전 대선 후보와는 가깝지만 친노 인사로 분류되기에는 색채가 옅다는 평이 많다. 사실상 중도·비주류 성향의 인사들로 비대위원회가 꾸려진 셈이다. 김·문 의원은 줄곧 주류를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당내 비주류 쇄신파의 대표주자다. 설·박 의원과 오 위원장 등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 출신도 3명이나 포함됐다. 정성호 수석 대변인은 ‘혁신성, 균형감, 지역 및 세대’ 고려를 3대 인선 원칙으로 꼽고 “당내에서 쇄신 의지가 강한 분을 우선으로 검토했다”며 “균형적 시각을 갖춘 인사들을 중심으로 출신 지역과 세대가 치우치지 않도록 고루 안배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의 키워드로는 ‘혁신’을 내세웠다. 주류 측은 주도권 경쟁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비대위 인선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차기 당권이 걸린 전당대회 준비를 비주류 비대위원들이 도맡게 되면서 전당대회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계파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비주류인 김 의원은 “경선은 대의원과 당원을 대상으로 하고, 국민참여는 ‘여론조사’로 하면 된다. 이런 쪽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고 말해 논란을 예고했다. 중량감이 부족한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비대위가 꾸려져 첨예한 계파 갈등 속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은 “다윗이 골리앗을 기운으로 이겼느냐”고 반박했다. 외부인사 추가 영입은 이번 주 내 완료하기로 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선대위 새정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교수, 간사였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등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대부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대선평가, 정치혁신, 전대 준비 관련 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대선평가위원회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인사 기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면세 초과’ 명품 반입 역대 최대

    지난해 여행객 중 인천공항을 통해 면세 범위(400달러)를 초과한 명품을 몰래 들여오려다 적발된 사례가 급증했다. 인천공항세관은 지난해 여행자 휴대품 검사 결과 면세품 구매 한도를 초과해 반입하다 적발된 핸드백 등 고가 명품은 모두 6만 1703건이었다고 13일 밝혔다. 2011년(4만 4802건)보다 38%나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이며 하루 입국객 4만 4000명 중 169명이 고가품을 들여오려다 적발된 것이다. 또 신고 없이 면세 한도를 넘긴 물품을 반입하려다 세관에 걸려 부과된 가산세는 지난해 11억 8000만원으로 전년(5억 7000만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인천공항 입국자는 1593만명으로 2011년 1397만명보다 10% 정도 늘어났는데 면세액 초과 물품 반입 증가세는 훨씬 가팔랐다. 한도를 넘겨 들여온 고가품을 품목별로 보면 핸드백이 4만 9832건으로 전년보다 42% 늘었고 시계가 6371건으로 10%, 주류 6만 649건 62%로 각각 증가했다. 세관은 다음 달 설 명절(9~11일) 등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에는 휴대품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日 아베, 교과서까지 우경화

    日 아베, 교과서까지 우경화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우경화 작업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엔 우익 교과서를 양산할 태세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내세운 교과서 검정제도 개선 등의 교육 관련 공약을 추진할 교육재생실행회의에 우익 인사를 대거 포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 직속 기구로 설치되는 교육재생실행회의는 교과서 검정 기준 가운데 이웃 국가들을 배려한 ‘근린제국 조항’에 손을 대는 것은 물론 교육위원회(교육청) 개혁, ‘6-3-3-4 학제’ 개혁 등 교육 문제 전반을 다루게 된다. 11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정권은 최근 교육재생실행회의 위원 15명을 모두 내정했다. 이 중에는 일본교육재생기구 이사장인 야기 히데쓰구(왼쪽) 다카사키경제대 교수와 소노 아야코(오른쪽) 전 일본재단 회장 등 우익 성향의 보수 논객들이 포함됐다. 특히 야기 교수는 아베 총리의 ‘개헌·교육 문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인사여서 앞으로 교육재생실행회의를 사실상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기 교수는 개헌에 찬성하고, 일본 왕실의 여성 왕족 창설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의 법학자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회장도 맡았던 인물이다. 후소샤(현 지유샤) 계열 교과서를 만드는 새역모 주류파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다 일본교육재생기구라는 별도 단체를 설립, 이쿠호샤에서 교과서를 펴냈다. 양쪽 교과서 모두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표현하는 등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노 다쓰노부 위원 내정자도 대표적인 우익 성향의 인사로 분류된다. 일본교육재생기구에 우호적인 보수 성향 교직원단체 전일본교직원연맹을 이끌고 있다. 교육재생실행회의에 우익 인사들이 대거 포진함에 따라 우익 교과서가 더욱 판을 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부터 2015년까지 일본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되는 우익 교과서의 채택률은 4% 정도다. 이쿠호샤의 역사 교과서는 3.8%(4만 5000권), 공민 교과서는 4.2%(4사 90교0여권)의 채택률을 기록했다. 지유샤는 역사 교과서 0.05%, 공민 교과서 0.02%로 거의 채택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새역모 계열 교과서의 채택률은 10년 전에 비해 100배, 2005년 대비 10배 늘었다. 벌써 목표치인 5%에 육박한 상태다. 아베 정부의 우경화 움직임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베 정부는 가마타 가오루 와세다대 총장을 오는 15일 정식으로 설치되는 교육재생실행회의 위원장으로 내정했으며, 이달 말쯤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커버스토리-짝퉁 코리아] 카탈로그도 제작 ‘기업화’… 새벽엔 오픈마켓서 은밀한 거래

    [커버스토리-짝퉁 코리아] 카탈로그도 제작 ‘기업화’… 새벽엔 오픈마켓서 은밀한 거래

    #지난해 6월 500억원대 짝퉁 명품을 밀수, 제작해 유통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은 ‘김태희 가방’처럼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붙인 짝퉁 제품을 소개하는 자체 카탈로그까지 제작,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모(51·여)씨 등 3명은 유명 상표가 부착된 명품을 위조한 가방 등 짝퉁 5만여점을 중국에서 밀수하거나 국내에서 제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이태원과 남대문시장, 부산 등 전국의 소매상에 뿌렸다. 국내 짝퉁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소규모 구멍가게식으로 운영되던 짝퉁업체들이 이제 제조와 판매, 영업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규모가 수백억원대로 커지고 기업화되고 있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위조 상품 시장 규모는 약 27조 4000억원에 이른다. 또 유통되는 위조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짝퉁 명품을 비롯해 가짜 석유와 양주,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등 수많은 분야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가짜라는 것을 모르고 속는 때도 있고 알면서도 진품보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관세청이 최근 5년간 가짜 가방과 시계 등의 밀반입을 적발한 건수는 1528건(2조 2074억원)에 달한다. 2008년에 328건(3407억원), 2009년 325건(7117억원), 2010년 319건(2704억원), 2011년 231건(3371억원), 2012년 225건(5475억원)이 적발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주로 홍콩이나 중국 쪽에서 짝퉁 제품들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수법이 교묘해져 육안으로 봐서는 진품과 구별이 쉽지 않아서 수출입 자료나 돈거래 등을 통해 정상적인 수입인지를 식별한다”고 말했다. 불법으로 제조된 가방과 옷, 시계 등이 다양한 채널로 유통돼 소비자들을 유혹 중이다. 거래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과 차명계좌, 퀵서비스 등 온갖 수법이 동원되고 판매책 간에도 서로 신분을 숨기는 등 적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짝퉁 상품의 단속이 뜸해지는 새벽 시간이면 가짜 해외 유명 명품이나 스포츠 브랜드 등이 버젓이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거래된다. 유럽 명품뿐 아니라 해외 스포츠 브랜드 등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짝퉁 제품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주로 거래되는 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6시 사이다. 오픈마켓이 자구노력의 하나로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짝퉁 검색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이 시간을 피해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정신수 서울세관 조사관실 계장은 “상표법 위반 제품들은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다가 최근에는 블로그나 카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은밀하게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일명 ‘폐쇄몰’(회원제로 운영되는 블로그나 카페, 소셜커머스 등)에서 판매되는 경우에는 접근이 차단돼 단속하기가 더욱 어렵다. 정 계장은 “짝퉁 제품을 팔 때 그들만이 쓰는 은어가 있다”면서 “‘이미테이션’이나 ‘SA급’ 등의 은어는 검색을 통해 단속이 되기 때문에 새로운 은어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술집에서 판매되는 양주도 마찬가지다. 국내 양주시장 규모는 1조 2000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짜 양주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조직적인 규모의 가짜 양주 제조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업소에서 남은 술을 섞어 파는 식의 소규모 유통은 성행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물론 업체에서 매년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첨단 위조 방지 기술을 개발하고 홍보하는 등 짝퉁 근절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도 짝퉁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은 40% 정도다. 이는 세계 평균인 42%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선진국 평균 수준인 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평균치인 27%와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2011년 불법 소프트웨어에 따른 손실액은 약 351억원에 달했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관계자는 “국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10%만 줄여도 약 2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면서 “소프트웨어가 국내 산업 발전의 초석인 만큼 불법복제를 줄이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짝퉁이 판치는 것은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짝퉁을 사는 이유와 사정은 제각각이었지만, 짝퉁 구매가 과시욕을 위한 합리적 소비라고 강변한다. 대부분의 짝퉁 구매는 진품보다 싸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출발한다. 자동차용 유사석유를 가끔 쓴다는 이모(39·경기 수원)씨는 “일반 주유소 휘발유보다 유사석유가 ℓ당 400~500원이 싸다”면서 “한 달이면 최소한 15만원 이상은 아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험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씨는 “차도 10년 이상 타서 낡았고 어차피 몇 년 더 타다가 폐차시킬 텐데 문제가 있느냐”면서 “주유할 때 담배만 안 피우면 사고 날 확률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도 짝퉁 구두를 샀다는 회사원 이모(31)씨는 “어차피 요즘 구두는 닳고 해져서 산다기보다 기분 전환의 이유로, 또 신고 있는 게 싫증이 나서 사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품질은 좀 떨어지지만 국산 구두 한 켤레 값으로 검증받은 디자인의 구두를 두세 켤레 살 수 있으니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리만족형도 많다. 주부 임모(41)씨는 “200만~300만원 하는 루이비통이나 구찌 가방을 사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짝퉁을 사기 시작했다”면서 “20만~30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나도 남들처럼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있다는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른바 짝퉁 구매는 명품이 갖는 이미지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명성을 갖고자 하는 허영심과 과시욕 등의 사회심리 현상”이라면서 “짝퉁이 사라지려면 정부의 철저한 단속과 소비자들의 그릇된 인식이 바뀌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친노도 비노도 불안해하는 ‘중간文(계파색 모호한 문희상)’

    친노도 비노도 불안해하는 ‘중간文(계파색 모호한 문희상)’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패배 뒤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당을 추스를 책임자로 나섰지만 주류인 친노(친노무현)나 비노 세력 모두 불안해한다. 문 위원장의 계파색이 모호해서다. 그는 현재는 민주당 비주류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뿌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지내며 친노로 분류되기도 한다. 일부 측근은 친노 핵심 인사다. 친노는 그가 대선 때 문재인 전 후보를 위해 적극 활동하지 않았다고 본다. 모바일 선거 존속 여부가 핵심인 차기 전당대회의 경선방식 결정 등에서 비주류에 유리하게 할 수 있다며 불안해한다. 반면 비노는 그가 여전히 친노색이 강하다며 친노에 유리한 결정을 할까봐 못 미더워한다. 주류나 비주류 모두 문 위원장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문 위원장은 벌써 두 차례 설화(舌禍)에 휘말렸다. 10일 일부 언론에서 “문 전 후보에게 전국을 돌며 사과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자 그는 박용진 대변인을 통해 “비대위원들이 버스를 타고 다니며 지지자에게 사과하겠다는 의미였고, 문 전 후보 얘기는 기자의 질문에 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날은 문 전 후보에게 정치혁신을 맡기겠다고 했다가 반발을 샀다. 문 위원장은 경기 의정부 부잣집 출신이다. 그는 평소 “여권의 유혹도 많았지만 독재 정권이 민주세력을 탄압하는 게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해 민주 진영에 합류했다”고 지인들에게 말했다. 정치적·경제적 탄압을 받자 선친도 간곡히 만류했지만 정의감이 그를 동교동으로 가게 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는 크게 위축됐다. 이런 그에게 이번에 민주세력 재건의 중책이 맡겨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친노, 비노 중 목소리를 크게 내는 쪽이 유리하게 이끌어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문 위원장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다짐한다. 그의 중립 의지를 믿는 당내 인사도 다수 있다. 주류, 비주류가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잡음이 불가피하겠지만 “차분하게 지켜봐 달라”는 입장이다. 야권의 유일한 전략가로 통하던 그의 지략이 주목된다. 비대위 구성은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당초 10일 비대위원 인선을 목표로 했으나 박 대변인은 “주말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10명 안팎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이며 외부 인사는 최소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와 지역 안배에 주안점을 둘 것 같다. 여성 몫의 자리도 할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올 CES 한·중·일 ‘울트라TV’ 大戰

    올 CES 한·중·일 ‘울트라TV’ 大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쇼인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 2013’에서 한·중·일 3국 간 사활을 건 ‘TV 전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과거의 맹주’였던 일본 업체들이 삼성·LG전자보다 한발 앞선 초고해상도 기술을 선보이며 한국 업체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0일(현지시간)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CES 최대 이슈는 기존 풀고해상도(HD) TV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울트라(U)HD TV’로 요약된다. 원래 UHD TV는 소니와 샤프 등 일본 업체들이 차세대 TV로 추진하려고 CES 때마다 들고 나오던 아이템이었으나 패널이 워낙 비싼 데다 UHD 화질 구현을 위해서는 방송장비 등 인프라 전체를 바꿔야 해 주목받진 못했다. 하지만 삼성·LG가 추진하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양산이 늦어지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세계 TV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면서 ‘기존 TV를 버리게 만들 만한’ 새 제품을 내놔야 하는 TV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생산이 쉬운 UHD TV에 매달리게 된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110인치 UHD TV를 선보이며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샤프(일본)는 아예 UHD보다도 해상도가 2배 높은 ‘8K 디스플레이’(85인치)를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 업체들은 시제품이지만 한국이 개발하지 못한 UHD 화질의 56인치 올레드 TV도 공개했다. 한국 업체들이 내놓은 올레드 TV는 풀HD 해상도다. 전시 제품의 기술수준만 놓고 보면 일본이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한국 업체들의 올레드 TV 양산이 계속 미뤄진다면 일본의 의도대로 UHD TV가 차세대 TV의 주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TCL과 하이센스는 삼성전자와 같은 110인치 UHD TV를 선보였고, 하이얼과 청훙 등 다른 업체들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나선 85인치 제품을 전시하며 TV 경쟁에 뛰어들었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업체들이) 곡면 올레드 TV를 현지에서 깜짝 발표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 이를 감추려는 의도도 있었다”면서 “중국 업체들이 굉장히 빨리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껴 더 빨리 앞서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관리형 리더십으로 갈등 봉합·쇄신 밑그림

    관리형 리더십으로 갈등 봉합·쇄신 밑그림

    대선 패배 이후 지도부 공백 상태로 혼란을 겪던 민주통합당이 우여곡절 끝에 9일 5선의 문희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하며 임시지도부 체제를 갖췄다. 비대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 간 극심한 갈등 양상이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문 비대위원장의 선출로 일단 봉합된 셈이다. 선명성이 강한 박영선 의원을 내세워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고자 했던 당 주류와 ‘관리형 비대위’ 구성을 원했던 비주류 의원들도 범친노무현·주류 그룹과 가까운 문 의원 추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계파 간 정면충돌은 간신히 피했지만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을 거치며 주류·비주류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당을 추스르고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 문 비대위원장의 1차 책무로 주어졌다. 문 비대위원장은 계파와 무관하게 당을 원만히 수습할 수 있는 ‘관리형 리더십’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위기 관리형 전략적 마인드도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비대위 구성은 당내 화합과 혁신 의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인 만큼 주류·비주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인사들로 꾸리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사무총장에 무계파인 김영록(재선) 의원, 정책위의장에 변재일(3선) 의원을 내정했다. 전당대회 공동의장으로는 정대철·정동영 상임고문, 대선평가위원회 위원장에는 김한길 의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에게 정치, 정당 혁신 작업을 맡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비대위원장은 선출 직후 “문 전 후보는 대선 패배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대선 기간 정치 혁신을 이야기한 만큼 비대위 내 정치 혁신위 정도에서 자기 역할을 해 관련 논의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측의 반발 등 논란이 일자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문 전 후보의) 긍정적 에너지를 당이 흡수해 같이 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전 후보의 정치 일선 복귀에 반대하는 비주류 측의 경계심은 상당히 강한 기류다. 대선 평가 결과를 토대로 전당대회 전까지 당의 쇄신과 변화의 밑그림을 그려 민주당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문 비대위원장의 과제다. 그의 노력과 별개로 당이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의 규칙을 정하고 당 대표 경선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도 해야 한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모바일 투표 방식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여 무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차기 전당대회는 조기에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당대회가 3~4월 초로 앞당겨지면 당장 다음 달부터 차기 당권 투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당이 비대위 체제에서 대선 패배 후유증을 극복하기도 전에 계파 간 당권 싸움의 급류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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