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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병원·학교·관공서 음주 제한… 공항·영화관·자연공원 포함 추진

    [단독] 병원·학교·관공서 음주 제한… 공항·영화관·자연공원 포함 추진

    의료기관·청소년시설 찬성 96%로 최고 술 팔고 있는 기차·대합실도 80% 넘어 공원·극장은 70%대… 규제 땐 반발 예상 대학교는 54% 그쳐 포함되지 않을 듯정부가 의료기관, 학교, 관공서뿐 아니라 공항, 터미널, 영화관, 자연공원, 놀이공원 등에서도 음주 제한을 추진한다. 앞으로는 CGV나 에버랜드, 지방자치단체 내 주요 자연공원에서도 술을 마시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공공장소 음주 제한을 위한 연구용역이 마무리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정부안이 나온다. 음주 규제 장소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는 의료기관과 교육시설, 관공서, 어린이·청소년 관련 시설 등이다. 복지부가 연구 용역을 한 ‘음주문화 특성분석 및 주류접근성 개선 최종보고서’(삼육대 산학협력단)에서 19~60세 성인 3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주 규제 도입 찬성률이 가장 높은 곳은 병원, 보건소 등 의료기관(96.3%)이었다. 이어 청소년 활동시설(96.2%)과 어린이 놀이터·키즈카페(96.2%), 주민센터·파출소 등 관공서(94.6%), 도서관(95.8%) 등이 90% 이상의 찬성률을 보였다.교육시설 중 초·중·고등학교의 찬성률은 94.3%로 높았던 반면 대학교는 54.4%에 그쳤다. 앞서 대학은 공공장소 음주 제한 정책이 두 차례나 무산되는 원인이기도 했다. 2012년 ‘초·중·고교와 대학, 청소년수련시설, 병원과 그 부속시설’에서 음주와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입법예고에 들어갔지만, 대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넘지 못했다. 2015년에는 ‘대학 축제 기간을 제외한다’는 예외 규정에도 반발이 심해 역시나 무산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가와의 논의를 거쳐야겠지만 찬성률이 낮은 장소는 제한 구역에 포함시키기가 어렵다”며 이번 정부안에 대학이 빠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찬성률은 높지만 논란이 제기될 장소들도 있다. 10명 중 8~9명은 공항, 터미널, 대합실(86.9%)과 버스와 기차(83.7%)에서 음주 규제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았지만 교육시설, 관공서와는 달리 이 장소들은 식당과 매점 등에서 이미 주류를 판매하고 있어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서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 자연공원(78.0%)이나 놀이공원(71.8%), 극장·영화관(71.4%), 등산로(71.2%)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 차원의 공공장소 음주 제한 정책이 도입되지 못하는 동안 61개 시·군·구 지방자치단체(2018년 기준)는 지자체 차원에서 음주장소 제한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시가 도시공원 22곳에 대해 ‘음주로 인한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하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 조례가 제한 행위와 제재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제한하자는 정책 취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높다. 실제 응답자의 94.8%가 음주 제한을 찬성했는데 이는 가격 인상(32.6%)이나 건강부담금 인상(48.0%),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주류 판매 규제(53%)와 비교해 훨씬 높다. 공공장소 음주 제한 외에도 찬성률이 높아 포함될 정책으로는 ‘(청소년이 주류광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인터넷을 통한 주류광고 제한’(80.1%)과 ‘TV 프로그램에서 음주 노출 제한’(77.8%), ‘유명인의 주류 광고 제한’(75.3%), ‘담배처럼 술에도 경고 그림을 부착’(72.6%)하는 것이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또 극우당 약진… 스웨덴도 삼킨 ‘反난민 쓰나미’

    또 극우당 약진… 스웨덴도 삼킨 ‘反난민 쓰나미’

    39세 당대표 SD 3위… 캐스팅보트 잡아 獨·伊 이어 북유럽도 난민이 표심 갈라 내년 유럽의회 선거도 극우 돌풍 가시화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SD)이 ‘난민 쓰나미’가 최대 쟁점이 된 스웨덴 총선에서 제3의 정치세력으로 약진하면서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잡았다. 10일 BBC 등에 따르면 극우당인 SD가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17.6%를 득표해 62석을 확보했다. 이는 2014년 총선 득표율인 12.9%를 5% 포인트 가까이 늘린 것이다. 2010년 5.7%의 득표율로 의회에 진입한 SD는 반이민 정서의 확산 속에서 2014년 총선에서는 의석을 두 배로 늘렸었다. 이번 선거 결과 중도좌파 성향의 현 집권세력인 연립여당이나 중도우파 성향의 야권연맹이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SD의 입장이 더 무게를 지니게 됐다. 스테판 뢰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립여당(사민당+녹색당+좌파당)은 40.6% 득표율로 144석을, 야권 4개 정당 연맹(보수당+자유당+중앙당+기독민주당)은 40.3%의 득표율로 143석을 각각 확보했다.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 이어 북유럽의 리더 격인 스웨덴에서도 반난민을 내세우는 극우 정당이 선전하고 목소리를 높이게 됨에 따라 내년 5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돌풍 가능성이 더 가시화됐다. 유럽에 난민 쓰나미가 몰려온 2015년 이래 유럽 주요 국가에서 극우 정당이 기성 정당을 위협하는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펼쳐 왔던 스웨덴은 2015년 한 해에만 16만명 이상의 난민이 들어오면서 복지 수준 하락 및 재정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 왔다. 임미 오케손(39) SD 대표는 선거 기간 동안 “여당은 복지보다 이민자를 우선했지만 우리는 복지에 우선순위를 둔다”며 표심을 흔들었다. SD는 북유럽 국가의 이민자만 수용하고,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고, 경찰력을 강화해 범죄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선전해 왔다. 오케손 대표는 2010년 SD를 의회에 입성시킨 지 8년 만에 다시 제3당으로까지 끌어올려 스웨덴과 유럽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그는 2005년 26세에 SD 당대표로 선발돼 13년 동안 당을 이끌어 온 4선 의원이다. 신나치에 뿌리를 둔 SD를 신나치 세력과 단절시키면서 주류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스웨덴 민족주의자’로 자처하는 그는 이민, EU, 이슬람 등에 반대하며 “무슬림은 2차대전 이후 최대 위협”이라고 주장해 왔다. 유럽 의회에서 자유 진영을 이끌고 있는 전 벨기에 총리인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이 같은 선거 결과에 자극받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의 연합 등이 포함된 ‘반극우, 반민족주의, 친유럽 운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반면 마린 르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엽합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유럽의 민주주의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어떤 정당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스웨덴 정국은 차기 정부 구성에 진통을 겪게 됐다. 연립여당과 야권연맹 모두 SD와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집권세력이 뒤바뀔 수도 있게 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北으로 간 김기림 기념비 日에 건립… 평화 추구한 시인 재평가 되길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北으로 간 김기림 기념비 日에 건립… 평화 추구한 시인 재평가 되길

    시인 김기림(金起林)의 기념비가 일본 센다이에 있는 도호쿠대학 구내에 11월 30일 건립된다. 김기림 시비는 그가 다닌 서울 보성고(송파구 방이동)에 있으나 일본에 기념비가 건립되기는 처음이다. 일제 시대 교토의 도시샤대학을 다닌 윤동주(1917~1945) 시인의 기념비가 1995년 2월, 정지용(1902~?) 시인의 시비가 2005년 12월 도시샤대학 구내에 건립된 바 있다. 김기림이 1936년부터 1939년까지 다닌 도호쿠제국대학은 일본 제국주의의 관료 양성을 위한 도쿄·교토제국대학과는 달리 연구 중심의 대학을 표방하고 연구의 자유가 비교적 존중된 학교였다.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남기정 교수에 따르면 유대인 사상가 카를 뢰비트가 1936년부터 5년간 나치스를 피해 도호쿠대학에 재직했을 정도다. 1922년에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센다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기림이 도호쿠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아인슈타인에 있을 것이라고 남 교수는 추정한다.기념비 건립은 몇 년씩 걸리던 윤동주, 정지용 때와는 달리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센다이에서 김기림을 생각하는 한·일 시민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김기림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진 게 지난해 11월. 남 교수를 중심으로 김기림 연구의 권위자인 김유중 서울대 국문과 교수, 이진원 서울시립대 교수, 고선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등이 발기인으로 참가했다. 사업회가 기념비 건립준비위원회로 전환한 것은 지난 6월이다. 기념비 건립에 관심을 보인 외교부가 지원에 나서고, 도호쿠대학에서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준비위에 각계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다음은 기념비 건립위원회 한국 측 대표인 남기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일본 정치 전공이다. 시인 김기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2년 도호쿠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우연히 김기림이 영문학과를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살짝 흥분한 적이 있다. 그의 글을 찾아 읽으면서 그가 평화를 중심으로 사고한 ‘평화주의자’임을 알게 됐다.→김기림 기념비가 윤동주 기념비, 정지용 시비와 다른 점은. -윤동주는 한국 문학사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뒤 일본에 시집이 번역됐다. 일제의 ‘치안유지법’에 희생된 시인이기 때문에 과거를 반성하는 일본 시민들이 ‘윤동주 읽기’를 전국적으로 전개했고, 평화운동의 상징적 의미로 읽혔다. 그에 비해 김기림은 일본에서는 덜 알려진 존재다. 센다이 지방에서 김기림을 일찍이 알고 공부한 아오야기 유코 같은 한국 현대문학 연구자가 김기림을 읽는 모임을 만들고 자료를 축적해 책도 냈다. 기념비는 김기림을 일본에서 발굴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즉 윤동주, 정지용 시비는 이미 알려져 있던 한국 문학가를 일본적 맥락에서 재평가하고 기리는 뜻이었다면 김기림 기념비는 그의 일본 행적, 문학적 성과를 드러내는 출발점이다. →도호쿠대학의 협조는 어느 정도인가. -부지 제공을 비롯해 대단히 협조적이다. 우에키 도시야 부총장이 7월 11일 서울에 왔을 때 김기림 얘기를 했더니, 그 자리에서 기념비 건립까지 생각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보다 3개월 전인 지난 4월 센다이총영사관에서 공공외교 차원에서 도호쿠대학을 방문했는데 그때 이미 한·일 교류에 많은 관심을 총장부터 갖고 있었다. 그래서 얘기가 빨랐다. 당시 도호쿠대학 측은 김기림의 학적부도 찾아서 보여줬다. 아쉽게도 졸업 논문은 센다이 폭격 때 불타고 없어진 듯했다. →부지는 결정됐나. -후보지 세 곳을 대학 측에서 제시했는데, 우리가 현장 답사해 보니 벚꽃 두 그루가 있는 개방적인 풀밭이 있었다. 여기가 더 좋겠다고 했더니 얼마 전 도호쿠대학 측이 “좋다”는 허가를 해줬다.→기념비 디자인은 누가 하는가. -시인 이상에 조예가 깊은 김민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에게 상의를 했더니 관심을 보여줬다. 김 교수는 이상을 알아 봐준 김기림에 관심이 있다는데, 기념비에는 그의 정신이 담겨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일정은. -10월에는 기념비를 발주하고 11월 29일 센다이에서 전야제를 가진다. 30일에는 기념비 제막식에 이어 ‘김기림과 평화’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센다이 시민 중심의 ‘문학의 밤’ 행사도 개최한다. 김기림이 한·일 시민사회를 가깝게 하는 상징이 되어 기념비가 세워진 뒤에도 모임을 갖고 연구가 진전이 됐으면 한다. 또한 남북 문인들이 김기림을 생각하는 기회도 마련됐으면 좋겠다. →기념비 건립의 의미라면. -김기림은 시도 시이지만, 많은 평론을 썼다. 해방 공간에서 시가 문학사에서 갖는 역할이 크지만, 김기림은 평론가로서, 경세가로서의 모습도 갖고 있다. 일본에 의해 굴절되지 않은 조선의 모더니즘을 그만큼 고민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왜 지금이냐’ 는 의미도 중요한데, 한반도의 그 시기를 살았던 지성인, 지식인에 대해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잣대로 평가한다. 이념적 잣대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은 무시하거나 과도한 해석을 하는 경향이 있다. 남북이 평화 프로세스를 전개하면서 해야 할 것은 분단 정권 수립 이후 지나치게 양극단으로 가 있었던 부분들을 바로잡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통일과 화해로 가는 길이다. 그런 점에서 양극단 사이에 난 좁은 길에서 평화를 추구했던 김기림을 평가했으면 한다. 그는 정치적 주의·주장을 떠나 민족의 안팎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분열과 분단을 극복하고자 했던 인물이다. marry04@seoul.co.kr
  • 한 컵 분량 전통주 출시

    한 컵 분량 전통주 출시

    5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모델들이 한 컵 분량의 전통주를 선보이고 있다. 혼술족과 소용량 주류를 찾는 이가 늘어난 트렌드에 발맞춰 신세계는 본점, 강남점 등 주요 점포에서 한 잔 용량(187㎖)으로 개별 표장한 전통주를 판매한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트럼프, 취임 한달 만에 ‘대북 선제공격‘ 플랜 요청”

    “트럼프, 취임 한달 만에 ‘대북 선제공격‘ 플랜 요청”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새 책 ‘공포’서 비화 소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백악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많은 재원을 투입해 주한미군을 주둔시키는 데 대해 거듭 회의론을 제기했고, 북미간 긴장이 고조된 지난해 임기 초반에는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선제적 군사공격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4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이같은 ‘비화’(秘話)는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당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곧 펴낼 신간 ‘공포:백악관의 트럼프’(Fear:Trump in the White House)를 통해 공개됐다. WP는 이날 다수의 관계자 인터뷰 등을 거쳐 트럼프 행정부 들어 백악관의 운영 실상과 주요 정책의 결정 과정 등에 대한 뒷얘기를 담은 이 책의 사본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WP는 “우드워드는 국제적 현안에 대한 (트럼프의) 호기심 및 지식 부족,군과 정보 지도자들의 주류적 시각에 대한 그의 경멸로 인해 트럼프의 국가안보팀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고 전했다.보도된 책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9일 열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자리에서 알래스카에서는 15분 걸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감지를 7초 안에 할 수 있는 특수정보임무를 포함,한반도 내 대규모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묵살’했다.정부가 왜 이 지역에 재원을 써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3차 대전을 막기 위해 이걸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떠난 뒤 “매티스는 가까운 동료들에게 ‘대통령은 5∼6학년처럼 행동했고,그 정도의 이해도를 갖고 있다’고 말하며 격분하고 당혹해 했다”고 우드워드는 기술했다. 그 이후 트럼프발(發) 주한미군 철수론 내지 감축론이 몇 차례 보도되고 이에 행정부 차원에서 진화에 나섰으나,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경비 문제를 거론하며 “나는 그들(주한미군)을 돌아오게 하고 싶다”면서 주한미군을 빼내는 문제는 현재 북미 간 논의에 포함돼있지 않으나 어느 시점에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많은 고위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불안감을 표출하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한다.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이나 언론 등 주제에 대해 엉뚱한 곳으로 빠지는 경향을 거론하며 “국방장관이 항상 그들이 모시는 대통령을 선택하게 되는 건 아니다”라는 말을 한적도 있다고 WP가 소개했다. WP는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핵 위협 대응을 둘러싼 행정부 내부의 염려에 대한 에피소드도 거론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뒤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북한에 대한 선제 군사 공격에 대한 플랜을 요청해 ‘전투 베테랑’인 그를 당황케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또한,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한창 ‘말의 전쟁’을 벌일 당시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걱정했지만,트럼프 대통령은 롭 포터 당시 백악관 선임 비서관에게 “이것은 지도자 대 지도자,사나이 대 사나이,나와 김(정은)에 관한 것”이라며 이 상황을 ‘의지의 대결’로 본다고 말했다고 WP는 책 내용을 전했다. 이 책에는 ‘관세폭탄’ 정책 등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지난 3월 사임한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폐기 시도를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비화’도 소개됐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콘 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련 국수주의를 억누르기 위해 절치부심했으며,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협정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하는 내용으로 서명하려고 했던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에서 ‘몰래 빼내 도망쳤다’는 것이다. 콘 전 위원장은 훗날 동료들에게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서한을 치웠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가 사라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회고했다고 한다. WP는 콘 전 위원장이 문제의 서한을 치운 시점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를 시사한 지난해 9월 전후의 일로 추정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화폐가치 폭락한 아르헨티나, 슈퍼마켓 약탈사태까지

    화폐가치 폭락한 아르헨티나, 슈퍼마켓 약탈사태까지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약탈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아르헨티나 멘도사주에서 최근 최소한 슈퍼마켓 2곳이 약탈 공격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과이마옌이라는 도시에서 슈퍼마켓이 약탈 공격의 표적이 된 게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사건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주민 수십 명이 한 슈퍼마켓으로 몰려가 주류, 식품, 화장품 등을 닥치는 대로 약탈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약탈에 가담했다가 현장에서 붙잡힌 건 용의자 2명뿐이다. 나머지는 약탈한 물건들들 짊어지고 도주한 뒤였다. 슈퍼마켓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매장에 갑자기 일단의 주민들이 몰려와 진열대에서 물건들을 내려 자루에 담아갔다"고 말했다. 멘도사주의 또 다른 도시 고도이크루스에선 중국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이 약탈을 당했다. 수법은 비슷했다. 떼지어 밀려든 일단의 주민들이 식료품을 훔쳐 도주했다. 뒤늦게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1명뿐이었다. 약탈사태가 발생한 31일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20% 이상 급락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화폐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45%에서 60%로 전격 인상했다. 분 단위로 껑충껑충 뛰는 환율을 지켜보며 국민들은 외환위기가 폭발하면서 1000억 달러 규모의 국가부도 사태가 난 2001년의 악몽을 떠올렸다. 당시 아르헨티나 전국 곳곳에선 슈퍼마켓 약탈사태가 발생했다. 멘도사 당국은 이례적으로 사건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멘도사주 경찰은 "2곳에서 약탈사태가 발생했지만 산발적인 사건일 뿐 (2001년처럼) 확산하는 추세는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적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이 찍은 영상과 사진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면서 갈수록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필로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20조원, 금주의 경제학

    20조원, 금주의 경제학

    흡연 7조원·비만 6조원보다 3배 많아공공장소에서 금주 정책을 펼칠 때 투입되는 비용 대비 이익이 600배나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흡연이나 비만보다 큰 것으로 추정돼 정부가 적극적인 음주 규제 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일 보건복지부가 연구 용역을 의뢰한 ‘음주문화 특성 분석 및 주류접근성 개선 연구’(삼육대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음주율 감소를 위해 ‘공공장소 음주제한정책’을 펼치면 투입 비용 대비 편익이 7.4배에서 최대 589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투입 비용을 음주 피해 예방 정책에 들어갈 예산으로 연간 20억 2000만~541억 3000만원으로 산정했다. 편익은 ‘공공장소에서 음주행위 적발에 따른 과태료’로 정책 효과에 따라 4026억 8000만원에서 1조 2080억원까지 발생했다. 최대 금액(541억여원)을 들여 최소 효과(4026억여원)를 내도 7.4배 편익이 창출된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제한정책은 음주 문제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고자 고안됐다. 음주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연구에 따라 3875억원에서 20조 990억원까지로 추정된다. 2013년 기준 9조 4524억원으로 흡연(7조 1000억원)이나 비만(6조 8000억원)보다도 크다. 한편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공단에서 주류 건강부담금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지만 술이 담배 이상으로 국민 건강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반찬전문점 ‘진이찬방’, 고민 커진 예비창업자들에 체험창업시스템 선보여

    반찬전문점 ‘진이찬방’, 고민 커진 예비창업자들에 체험창업시스템 선보여

    2년 연속 최저임금이 가파른 인상 폭을 보이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9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에 폭염까지 겹친 올해에는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창업을 계획하는 예비창업자들이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에 단순히 뜨는 창업아이템이 아닌 안정성을 지닌 창업아이템들이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사 차원의 지원 하에 다양한 창업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안정적인 운영과 수익 창출이 기대 가능한 프랜차이즈는 본사의 노하우와 레시피 등을 제공 받을 수 있어 초보 창업자들에게 적합한 창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 1~2인 가구의 급증으로 인해 가정간편식이 주류로 부상하면서 ‘반찬전문점’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에만 창원남문지구점, 인천간석점, 인천가정루원시티점, 서울 왕십리뉴타운점, 안양 인덕원점 등 10여 곳의 매장을 오픈한 반찬 전문 프랜차이즈 ‘진이찬방’ 측에 따르면 집밥에 대한 향수를 충족시키는 가운데 간편하게 영양가 있는 한 끼 식사가 가능한 가정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는 반찬전문점의 높은 선호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진이찬방의 경우 소자본창업 아이템을 기반으로 크지 않은 규모와 적은 창업비용, 계절적 요인에 매출 변화 폭이 둔감하다는 특징을 바탕으로 창업시장에서 가맹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전문회사 진이푸드㈜가 운영하는 진이찬방은 200여 가지에 달하는 각종 국, 찌개와 반찬류를 취급하는 국내 반찬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다. 신선한 식재료 공급과 안정적인 생산, 물류 시스템을 완비해 전국 유명 산지와 가맹점을 원스톱으로 연결하며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진이찬방은 오랜 기간 동안 개발 및 표준화된 레시피부터 매장 운영과 관리의 노하우까지 시스템화한 본사의 지원을 통해 가맹점주의 성공 창업을 돕고 있다. 오픈 전 전문적인 조리교육부터 오픈 후 매출관리까지 원팩시스템으로 지원하는 가운데 가맹점주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며 안정적 매출을 이끌고 있다. 또한 200여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메뉴군을 구성하고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맞춘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가맹점주에게 매장운영교육과 조리 교육을 1:1로 진행해 반찬 요리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돕고 있으며 초보자도 반찬 전문가로 만들어주는 교육시스템도 완비했다. 진이찬방은 소자본 창업을 원하는 예비 창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업계 최초로 100% 창업책임환불제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 ‘체험창업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창업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창업비용을 보다 현실화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하는 체험창업 프로그램은 소자본창업을 선호하는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점포 운영비만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시스템화됐다. 본사가 100% 창업비용을 투자하며 가맹점주가 직접 운영해보고 점포인수 등을 결정하는 체험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주들은 창업 실패로 인한 투자금 손실이라는 위험 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창업이 가능하다. 진이찬방은 매주 인천 본사에서 수, 토요일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전 신청 및 문의 본사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디즈니랜드에서 맥주 한잔?…63년 만에 깨진 금기

    디즈니랜드에서 맥주 한잔?…63년 만에 깨진 금기

    내년부터 디즈니랜드에서 맥주 한 잔이 가능해진다. 이는 그동안 가족형 테마파크를 지향하며 철저하게 주류 판매를 규제해온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가 63년 만에 금기를 깬 것이다. 현지 신문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1일(현지시간) 디즈니랜드가 내년 초 개장하는 새로운 어트랙션(놀이기구)인 ‘스타워즈: 갤럭시즈 엣지’ 내에서만 주류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디즈니랜드 대변인 리즈 제이거는 “스토리에 기반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어트랙션(놀이기구) ‘스타워즈: 갤럭시즈 엣지’ 안에 있는 주점 ‘오가스 칸티나’에서 맥주와 와인, 칵테일을 성인 관람객에게 판매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주류는 ‘스타워즈: 갤럭시스 엣지’ 안에서만 먹을 수 있으며, 밖으로 들고 나가 테마파크 내 다른 곳에서는 마실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디즈니랜드는 대주주인 월트 디즈니 가문의 엄격한 주류 금지 정책 때문에 그동안 알코올 취급을 금기시해 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제3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6일 개막…국내외 37편 본선 진출

    제3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6일 개막…국내외 37편 본선 진출

    “상상이 현실되는 지금, 여기, 우리는” 제3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가 오는 6일 평촌 중앙공원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롯데시네마 평촌, 안양아트센터에서 나흘간 펼쳐진다. 개막식은 개막선언에 이어 홍보대사 소개, 집행위원장 인사, 축하공연, 개막작 소개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날 야마자키 타카시 감독의 ‘운명’ (2017년)이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젊은 부부의 숨겨진 비밀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1일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는 총 100개국에서 2330편의 영화가 출품됐다. 최종 예심을 거쳐 국내 21편(19세 이하 9편, 24세 이하 12편), 국외 16편(19세 이하 7편, 24세 이하 9편) 총 37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초청작 19편을 포함 50편이 넘는 작품이 영화제 기간 상영된다. 이번 출품된 작품은 국내외 청소년과 청년들이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는 주제가 무엇인지를 읽을 수 있고, 그들의 예민하고 풍부한 감수성의 결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국내 작품은 또래 혹은 집단 내 따돌림. 성 정체성, 자신의 신체적 내적 변화에 대한 자기 고민을 주제로 한 작품이 여럿 등장했다. 놀라운 만듦새로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 국외작품은 국내작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장르적 실험이 과감하고 다양했다는 평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청소년의 정치 참여, 장애, 인권 등 정치,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슈에 관심을 보인 작품이 눈에 띄었다.‘19세 이하’ 부문 본선 진출 주요 작품 중 ‘B틀어주세요’(현수민 등 2인)는 청소년이 호기심으로 B급 영화의 정체에 대해 알아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학생들에게 직접 B급 영화를 보여주고 반응을 살핀 후 영화전문가, 전문 팟캐스트 재작진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다. 애니메이션 ‘Sink’(하영재 등 4인)는 항상 싸우기만 하는 부모님을 피해 달아날 공간이 어두운 욕실뿐이었던 아이의 아름다운 우주여행을 다뤘다. 통통한 체격을 가진 여학생의 이성에 대한 감정을 다룬 ‘겟 잇 뷰티’(이예승)는 부모의 강요로 운동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이성과의 만남에서 느끼는 다양하고 섬세한 감정을 묘사하고 있다. 이외에 ‘섬’(황정욱), ‘열등반’(미국.아나 야쿠보프스카), ‘성장통’(폴란드.네이슨 시아) 등이 선정됐다. ‘24세 이하’ 본선 진출 주요 작품 ‘7318’(윤소영 감독)은 정리해고 위험에 처한 마을버스 기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키도 작고 못생긴 남자의 심리를 다룬 ‘러브 콤플렉스’(은정현 감독)는 사진동아리에서 만난 동갑내기 여학생과 만나면서 격는 콤프렉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외에도 노인대학 청소일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금희’(김소정 등 2인)를 비롯 ‘컬러 케이지’(Colour Cage·다니엘 리아코스), ‘학교가기 싫은 날’(김수정) 등이 본선에 진출했다. 경쟁작은 본선 심사를 거쳐 19세 이하, 24세 이하 2개 부문으로 나눠 4작품씩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 영화제 막지막 날인 9일 시상할 예정이다. 시상은 대왕고래상, 혹등고래상, 향유고래상, 참돌고래상 4개 부문이다. 본선 심사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출한 오성윤 김독과 영화감독이자 성균관대 교수인 윤용아, 영화 ‘6년째 연애중’ 감독 박현진이 맡는다. 이번 영화제는 지금 우리 주변에서 생겨나고 있는 인류 문명의 급속한 발전을 잠시 멈추고, 인간 중심으로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기계와 인간’이라는 주제로 SF(공상과학), VR(가상현실) 특별전을 준비했다. 인간과 알파고의 대국을 다룬 다큐멘터리 ‘알파고’, 감정을 가진 최초의 인공지능 로봇 이야기 스티븐 스필버그의 ‘A.I’, 가상현실에 대해 고민해 보는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의 ‘트론’ 등이 상영된다. 이외에도 롯데시네마 평촌에서 오는 7일 ‘A.I도 인간이 될 수 있는가’ 8일에는 ‘가상현실 영화의 현재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영화교실이 열린다.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는 만안청소년수련관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5년 동안 개최해 오면서 영화 꿈나무를 발굴했던 ‘대한민국청소년창작영화제’를 확대 발전시켜 새롭게 시작한 국제영화제다. 안양시,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안양시청소년재단 만안청소년수련관,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회에서 주관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소설가의 사물(조경란 지음, 마음산책 펴냄) ‘사소한 물건으로 그려 보는 인생 지도’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설가 조경란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특별한 ‘물건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예술과 아름다움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해 준 사과, 가족에 대해 천천히 생각하게 한 슬리퍼 등 소소한 물건에 깃든 기쁨과 슬픔에 대해 적었다. 304쪽. 1만 3500원.미식대담(이용재 지음, 반비 펴냄) 음식평론가인 저자가 셰프, 파티시에, 바텐더, 주류 브랜드 마케터 등 한국 외식업 종사자 12인을 만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나눈 대화를 기록했다. 음식 분야에 입문한 과정부터 요리에 담긴 아이디어와 목표하는 맛을 내기 위한 노하우, 운영 원칙 및 사업 전략, 좋은 음식과 미래에 대한 고민, 자기계발법 등에 대해 들려준다. 416쪽. 1만 8000원.뮐러 씨, 임신했어?(마르틴 베를레 지음, 장혜경 옮김, 갈매나무 펴냄) 직장 여성을 위한 커리어 관리 전략을 소설 형식으로 그렸다. 어느 날 여자가 된 마초 남성이 성차별을 겪으면서 고군분투한다는 설정. 성희롱에 대처하는 법, 잡일을 떠넘기는 동료에게 대응하는 법 등을 익히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280쪽. 1만 4800원.세계불평등보고서 2018(파쿤도 알바레도 외 4인 지음, 장경덕 옮김, 글항아리 펴냄) 1980년 이후 세계 각 지역의 불평등 수준과 경과를 소득과 자산을 두 축으로 삼아 분석하고 미래 불평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책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를 비롯해 파쿤도 알바레도 파리경제대 교수 등 경제 전문가들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472쪽. 2만 2000원.담대한 여정(정세현·황방열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언론인 황방열씨와 함께 한반도 정세 변화를 짚어낸다. 북한과 미국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문재인 정부가 중심을 잃지 않고 어떻게 ‘운전자론’을 이끌어 가야 하는지를 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304쪽. 1만 6000원.눈 속에 핀 꽃(김민환 지음, 중앙북스 펴냄) 원로 언론학자인 김민환 고려대 명예교수가 2013년 첫 장편소설 ‘담징’에 이어 두 번째로 발표한 장편이다. 억압, 차별, 비리, 부패와 국가 폭력이 일상의 질서로 자리잡았던 군사정권 당시 20대였던 한 지식인의 청춘 회고록. 360쪽. 1만 5000원.
  • [씨줄날줄] 비밀 접촉/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비밀 접촉/황성기 논설위원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북한과 일본의 비밀 접촉설이 몇 가지 점에서 흥미를 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정보조사실 정보관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베트남에서 비밀 접촉을 가졌다. 미국은 이 사실을 일본 정부로부터 통보받지 못하고 불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보도의 몇 가지 포인트 중 비밀 접촉은 사실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일본의 대북 소식통은 필자에게 “북·일 베트남 접촉은 틀림없다”고 귀띔했다. 기타무라 정보관은 경찰 관료 출신으로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이다. 그가 외무성을 제치고 대북 접촉에 나섰다면 일본인 납치 문제를 넘어선 의제를 다뤘을 공산이 크다. 즉 아베 총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다. 기타무라의 대화 상대가 남북과 북·미 관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김영철(노동당 부위원장) 통일전선부장의 직속 부하 김성혜 실장이란 점은 그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일본인 납치가 의제였다면 양측 외무성 창구를 통했을 것이다. 북한이 남포항에서 군사시설을 촬영한 혐의로 구속됐던 일본인 남성을 ‘인도주의 차원’에서 추방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이례적으로 신속한 조치가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주류였다. 하지만 고위급 베트남 접촉이라는 맥락을 넣고 보면 한동안 얼어붙었던 북·일의 본격 교섭을 앞둔 땅 고르기라는 의미가 눈에 들어온다. 일본이 미국에 기타무라 같은 거물 정보맨의 대북 접촉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미 언론의 오보를 가장한 일본 길들이기 측면이 짙다. 총리를 가장 많이 만난 인사로 기록되는 기타무라이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지나 해스팰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같은 존재다. CIA 거미줄 정보망이 일본이건 베트남이건 기타무라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 못할 리가 없다. CIA 능력을 잘 아는 일본이 미국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만에 하나 북·일 접촉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해도 미국 관리가 불쾌감을 느낀다는 보도는 어색하다. 주권 국가의 외교행위를 일일이 미국이 다 알아야 한다는 태도가 담겨 있는 듯해 뒷맛이 좋지 않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8월 개설이 물 건너갔다. 비핵화와 남북 관계의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미국의 견제 탓이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분이 “정부가 남북 일을 하면서 일일이 미국의 허가를 받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탄식하는 걸 들었다. 지금은 북·미가 기싸움을 하는 통에 비핵화가 교착에 빠진 상태다. 그럴 때일수록 남북, 북·일이 움직여 북·미를 추동할 수 있는데도 모든 걸 다 틀어쥐고 꼼짝 말라는 초대국의 오만이 일을 그르칠까 두렵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열린세상] ‘갓튜브’의 세상, 조직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갓튜브’의 세상, 조직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구글이 뭐야?” “유튜브의 엄마.” “AI는 뭐라 그랬지? 인공수정?” “인공지능.”식당을 운영하며 살아오던 박막례씨가 72세의 나이에 유튜브 초청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게 되면서 손녀와 ‘영어공부’를 하는 장면이다. 박씨는 구독자 10만명이 넘는 유튜버(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실버 플레이버튼’상을 받았고 VIP로 본사를 방문하는 대우를 받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박씨의 유튜브 동영상 구독자는 53만명이다. 손녀가 할머니의 치매를 예방하려고 재미 삼아 ‘화장법’, ‘요리법’ 등을 올렸는데 히트를 친 것이다. ‘박막례 유튜버’의 성공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첫째, 유튜브가 더이상 신세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 준다.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동영상을 즐길 뿐만 아니라 유튜버로서 활동하는 것까지 가능해졌다.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이나 동영상을 구독하는 사람의 연령대 제한이 없어진 것이다. 둘째, 유튜브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와 달리 구독자끼리의 연결이 느슨해서 포용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때 10대 청소년들이 대거 페이스북을 이탈한 것은 20대와도 구별되는 자신들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찾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있었다. 심지어 부모세대까지 들어와서 글을 게시하고 자녀에게 ‘친구신청’하는 공간은 그들에게 더는 매력적이지 않다. 그런 면에서 유튜브는 구독자 간 간섭이 거의 없어 오히려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 1분당 4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는 만큼 없는 것이 없다. ‘갓튜브’(God과 유튜브를 합친 말)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유다. 국적, 언어, 가치관, 관심사, 개인의 취향 등 그 어떤 조건도 장애물이 되지 않으며 ‘나만의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다. 넷째, 동영상이라는 매체가 갖는 편의성과 범용성이 입증됐다. 수천년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해 온 활자매체의 시대가 가고 영상매체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 준다. 버스 옆면의 광고판은 이제 ‘네이버 검색창에서 ○○○을 검색하세요’에서 ‘유튜브에서 ○○○을 검색하세요’로 바뀌었다. 우리는 이미 ‘갓튜브’의 세상으로 들어와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튜브앱 월간 순 사용자 수는 2924만명, 동영상 전용앱 중 유튜브 점유율은 85.6%, 조사기간이었던 지난 6월 한 달 동안 스마트폰 이용자의 유튜브앱 사용시간은 289억분이었다. 올 상반기 국내 동영상 광고 매출의 40%는 유튜브로 집행됐으며 초등학생 장래희망 1순위는 ‘유튜버’가 됐다. 국내 인기 유튜버의 수입이나 유명도는 연예인 못지않다. 통계청 직업군에는 콘텐츠 창작자가 신설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이아페스티벌’은 국내 1인 콘텐츠 창작자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성황을 이루었다. 이 행사에는 국내 인기 유튜버들이 총출동해서 5만여명에 이르는 참가자들과 춤, 노래 등 각종 콘텐츠를 공유하며 즐겼다. 국내 유튜버 구독자 수 1위는 전설적 댄서 리아킴과 동료들이 만든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다. 리아킴의 동영상은 조회 수 3800만이 넘었고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구독자 수는 천만 명이 넘었다. 개인 유튜버 제이플라는 구독자 수 900만명에 육박한다. 제이플라는 2013년 가수로 데뷔했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유튜브로 글로벌 팬덤을 얻었다. 게임방송을 올리는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를 떠나 유튜브로 옮기는 과정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인기 콘텐츠 창작자의 파워를 입증했다. 게임, 메이크업 및 뷰티, 패션, 댄스, 노래, 먹방, 운동, 영어공부 등이 주류를 이룬다. 한편 정말 독특한 관심사와 취향을 만족시켜 주는 소수를 위한 유튜버도 있다. 마음을 안정시켜 주거나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는 빗소리, 물소리 등을 들려주는 ASMR, 자전거길 안내, 장난감 박스 열기, 각종 전자기기 사용법 등 없는 게 없다. 제이플라나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와 같이 전혀 다른 성공문법을 쓰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기업에 유튜브는 아직 미개척 분야다. 기술만 빨리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리더들은 더 빨리 변화하는 고객과 전혀 다른 성공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젠틀한 英신사 닮았다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젠틀한 英신사 닮았다

    유럽의 섬나라 영국은 에일 맥주의 본고장으로도 유명합니다. 라거 맥주가 탄생한 독일, 체코 중심으로 라거 스타일의 맥주가 발달한 대륙과는 달리 에일 맥주가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 에일 맥주의 특별함은 영국식 ‘리얼 에일’이라고 불리는 생맥주에 있는데요. 리얼 에일은 양조장에서 여과와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아 효모가 살아 있는 맥주를 나무통으로 된 캐스크(Cask)에 담아 안에서 2차 발효를 하는 맥주를 뜻합니다.●효모 살아있는 맥주 ‘캐스크’에서 2차 발효 알루미늄 맥주 통인 ‘케그’(keg)에 담겨져 나오는 일반 맥주는 완벽하게 효모가 걸러져서 유통이 되기 때문에 펍에서는 냉장 보관과 맥주가 나오는 ‘관’ 청소만 신경을 쓰면 맥주의 맛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얼 에일은 맥주가 나온 뒤 보관하는 펍의 창고에서 다시 한번 발효를 합니다. 때문에 펍 주인이 맥주를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서 같은 맥주여도 맛의 차이가 큰 편입니다. 리얼 에일이 진짜 살아 있는 맥주, ‘원조 생맥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맛도 우리가 아는 일반 생맥주와는 다릅니다. 색깔은 불그스름하고 풀, 흙 내음이 잔잔하게 퍼집니다. 탄산도 약하고, 마시는 적정 온도도 10~12도로 차게 해서 마시는 라거보다 높아 미지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거친 탄산을 뿜어내는 페일 라거가 20대 청년이라면, 리얼 에일은 균형 잡히고 젠틀한 중년의 신사를 닮았습니다. 리얼 에일을 파는 펍은 런던뿐만 아니라 영국의 어느 중소도시를 가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펍의 출입문이나 간판에 트래디셔널 에일(Traditional ale) 혹은 리얼 에일(Real ale)이라는 푯말을 내걸고 있는 곳에 들어가면 됩니다. 중년 남성들이 프리미어리그 축구나 럭비 중계를 보며 ‘리얼 에일’을 마시고 있을 겁니다. 영국인의 일상으로 자리잡은 리얼 에일도 시장에서 사장될 위기에 처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라거 맥주 열풍이 영국에도 상륙하면서 사람들의 입맛은 청량하고 깨끗한 라거에 쏠렸습니다. 리얼 에일은 순식간에 구닥다리 맥주 취급을 받으며 존재가 위태로워졌습니다. 특히 1950년대 이후 영국의 거대 맥주회사들은 본격적으로 여과와 살균 처리를 거친 맥주를 케그에 담아 유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케그 맥주는 2차 발효를 하지 않으니 유통하기도 쉬웠고, 펍에서 맥주를 세심하게 관리해 판매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편리함과 맛의 일관성이라는 장점 덕분에 케그에 담긴 맥주는 영국 전역에 무섭게 전파되면서 영국 맥주의 ‘주류’로 떠올랐습니다. ●장거리 운반 불가능… 英서만 마실 수 있어요 사라질 뻔한 리얼 에일을 되살린 주인공은 옛날 맥주 맛을 그리워했던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1971년 영국 북부 출신의 ‘맥주 덕후’ 마이클 하드먼, 빌 멜러, 짐 메이킨, 그레이엄 리스 등 4명은 바스(Bass) 등 거대 맥주 양조회사들이 양조장들을 차례로 인수한 뒤 현대화된 양조 방식(케그 통에 담는 맥주)으로 맥주를 생산한 결과 맥주 맛의 개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맥주만 남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캐스크 맥주를 살리고 보존하는 것이 영국 맥주 시장의 살길이라고 보고 소비자 단체인 ‘진짜 에일을 지키기 위한 운동’(Campaign for Real Ale·CAMRA·캄라)을 창설했습니다. 4명이 조촐하게 시작한 캄라 운동은 첫 행사에서 2000명이나 불러 모으며 화제가 됐습니다. 다시 리얼 에일을 마시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 이들은 펍에 찾아가 리얼 에일을 홍보하고, 리얼 에일만을 취급하는 맥주 축제를 만들어 인지도를 넓혀 갔습니다. 오늘날 캄라는 회원수 19만 2000여명에 달하는 거대 규모의 소비자 단체로 성장했습니다. 영국에 갈 일이 있다면 일정이 아무리 바빠도 ‘리얼 에일’을 마시고 와야 합니다. “요즘 한국에 수입 맥주가 얼마나 다양한데 한국에서도 마실 수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리얼 에일’은 영국 외 어디에서도 쉽게 마실 수가 없습니다. 출하한 지 일주일 이내에 마셔야 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발효 중인 맥주를 온도 보관까지 신경 쓰면서 장거리 운반을 한다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macduck@seoul.co.kr
  • ‘뜨거운 심장의 영웅’ 6000명 충주로… 최강 소방관 가린다

    ‘뜨거운 심장의 영웅’ 6000명 충주로… 최강 소방관 가린다

    ‘신이시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언제나 방심하지 않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 들을 수 있게 하시고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하게 하소서’(소방관의 기도). 뜨거운 심장을 가진 진정한 영웅들의 축제인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다음달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 충북 충주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 대회는 1990년 4월 뉴질랜드에서 첫 대회가 열린 뒤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2010년 대구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살아 있는 히어로들의 한마당잔치답게 화합과 우정으로 가득 차 있다.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올림픽 같은 다른 국제대회와 성격이 크게 다르다. 대부분 국제대회는 국가별로 진행된 선발전 등을 통해 뽑힌 대표선수들이 출전한다. 국가대표가 된 선수는 경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선발전이 따로 없다. 참가를 희망하는 소방관이면 누구나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모든 경비는 개인이 부담한다. 선수들은 1인당 150달러의 참가비를 낸다. 항공료, 숙박료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내 돈을 써 가며 외국까지 가서 대회에 참가할 사람이 없을 것 같지만 영웅들은 다르다. 가족들과 함께 외국을 방문해 여행하며 추억을 쌓고 다른 나라 소방관들과 경기를 통해 우정을 나눈다. 28일 현재 61개국에서 전·현직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 및 가족 등 총 6100여명이 신청했다. 유럽, 아시아, 북미,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지구촌 곳곳에서 온다. 중국은 이번에 처음으로 출전한다. 중국은 경찰과 소방이 한 식구이다 보니 그동안 경찰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대회에만 출전해 왔다. 가장 많은 선수가 오는 국가는 257명이 참가등록을 마친 홍콩이다. 경기종목은 무려 75개다. 재미있고 이색적인 경기가 넘쳐난다. 골프, 농구, 럭비, 레슬링, 마라톤, 배구, 배드민턴, 복싱, 야구, 축구, 탁구 등 일반종목과 낚시, 당구, 바둑, 보디빌딩, 체스, 포커 등 레포츠경기, 소방차 운전, 최강소방관경기, 수중인명구조 등 소방경기가 마련된다.가장 관심을 끄는 종목은 ‘소방관경기대회의 꽃’으로 불리는 최강소방관 경기다. 강인한 체력을 가진 소방관을 선발하는 경기로 4단계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1단계는 호스끌기다. 헬멧, 방화복, 상의 공기호흡기세트를 착용한 뒤 호스와 소방차 펌프 연결, 호스 전개, 호스 말기 등을 경쟁하는 시합이다. 2단계는 장애물코스다. 25㎏의 중량물(모래로 가득 채워진 물통)을 들고 달리며 터널을 통과한 뒤 마네킹(70㎏)을 들고 달리는 경기다. 이어 로프를 이용해 4m 장애물을 넘는다. 3단계는 타워다. 사다리 2개를 들어 8.8m 타워에 기댄 뒤 중량물을 양손에 들고 계단을 이용해 타워의 최상층으로 이동한다. 중량물을 들고 다시 지면으로 내려온 뒤 결승선을 통과한다. 4단계는 계단오르기다. 아파트 10층에 해당되는 구조물의 계단 264개를 올라가 타이머종료 버튼을 누르면 끝난다.4단계 종합 최고기록 선수에게는 챔피언벨트가 수여된다. 강력한 우승후보는 독일의 현직 소방관인 요아킴 포산즈다. 지난 세계대회 2회 연속 최강소방관경기 우승자다. 올해 5월 오스트리아 지겐도르프에서 열린 유럽 최강소방관경기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국내 소방관 가운데는 충북도 소방본부 광역119특수구조단 신동국 소방장이 우승후보로 거론된다. 2009년 열린 전국 최강소방관경기 우승자인 신 소방장은 지난해 로드FC선수로 데뷔해 소방관 파이터로 불리고 있다. 대형운전면허증을 소지해야 참가할 수 있는 소방차운전 종목은 면허시험을 연상케 한다. 코스길이는 총 850m다. 곡선, 과속방지턱, 웅덩이요철, 굴절, 편경사로 등으로 구성됐다. 평행 주차구간과 좁아지는 도로 폭 후진구간도 있다. 코스 통과 제한시간은 10분이다. 진정한 영웅은 가족들을 위해 요리도 잘해야 한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요리경쟁도 펼친다. 요리 종류는 제한이 없지만 세계대회답게 규정과 평가항목이 만만치 않다. 요리시간은 3시간이다. 재료 구입비는 5만원을 대회본부가 제공하는데, 본부가 지정한 마트에서 재료를 사야 한다. 기본양념은 본부가 제공하고 특별한 양념은 참가자가 직접 준비해야 한다. 평가는 요리의 맛과 창작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매끄러운 조리작업과 재료의 정렬, 작업시간의 합리적 분배, 실생활에서 가능한 조리방법 등도 평가대상이다.배를 잡고 웃으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도 펼쳐진다. 물통릴레이는 헬멧 위에 조그만 물통을 달고 장애물을 통과하며 물을 퍼 나르는 경기다. 한 팀이 5명으로 구성된다. 부대행사 역시 풍성하다. 대회 개막 다음날부터 3일간 충주종합운동장 일원에서 ‘2018 충북소방산업엑스포’가 펼쳐진다. 소방과 안전관련 산업의 최신제품과 트렌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행사로 특수소방차량과 화재진압 장비 등을 만날 수 있다. 업체 50여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최근 3년간 화재를 살펴보면 주택과 상가 등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가운데 5층 이하 저층에서 발생한 비율이 87%나 차지한다. 그러나 좁은 골목이나 도로에 주차된 차량으로 대형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초기 진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천스포츠센터 화재도 주차 차량들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지면서 29명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도 화재진압이 가능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장비들이 주로 선보인다. 다목적소형사다리차는 지난해 충북도소방본부와 민간업체가 손을 잡고 개발했다. 기존 사다리차는 사다리를 지탱해 주는 아웃트리거를 전개하기 위해 반경 6m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다목적소형사다리차는 아웃트리거를 수직으로 전개할 수 있어 협소한 공간에서 화재진압과 인명구조가 가능하다. 차량 폭도 0.1m 줄었고, 사다리 전개속도는 2배 이상 빨라졌다. 100m 내에서 원격으로 사다리 작동도 가능하다. 1대당 6000만원인 고가의 인명구조용 수상오토바이도 있다. 해안상세지도와 서치라이트 등을 갖춰 야간 및 먼바다 구조현장에 출동할 수 있다. 인공지능 브레이크 및 후진시스템도 있다. 직선으로 최대 1㎞까지 확인 가능하고 반경 50m를 밝게 비추는 원거리 안전경고등도 전시된다. 또한 대회 기간 각국의 소방 선도정책을 공유하고 발전방향 등을 제시할 대한민국 소방정책국제심포지엄이 하루 일정으로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에서 진행된다. 국제소방안전기술과 위험물안전관리 등에 관한 국제콘퍼런스, 소방공무원 건강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시·도 담당자 워크숍, 소방제조업체들의 해외진출지원 강화를 위한 간담회가 마련된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외국 선수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맥주투어다. 희망자는 롯데주류맥주 충주2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견학하고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하루 2차례 셔틀버스가 다닐 예정이다. 청주, 충주, 제천, 단양 등의 대표 관광지를 찾아가는 시·군투어도 준비했다. 주영국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 추진단장은 “대회 기간 중에도 참가등록이 이뤄져 7000명이 넘는 선수가 참여할 것으로 본다”며 “외국 소방관들이 우리 고장을 방문해 자비로 숙박하며 여행을 즐기고, 국내 업체들의 우수한 소방장비를 외국에 알릴 기회가 마련돼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월드 Zoom in] ‘만화잡지 천국’ 일본도 디지털 쇼크

    [월드 Zoom in] ‘만화잡지 천국’ 일본도 디지털 쇼크

    ‘별책 꽃과꿈’ 등 올 상반기만 12종 휴간 소년점프 등 3대 주간지도 입지 흔들려 ‘원피스’, ‘드래곤볼’, ‘슬램덩크’, ‘데스노트’. 일본 만화를 잘 몰라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음직한 이 제목들은 모두 ‘주간 소년점프’라는 일본 만화잡지에 실렸던 공전의 히트작들이다. 소년점프는 인기 절정에 다다랐던 1995년 한때 653만부를 찍으며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창간 50년을 맞은 올해 1~3월 소년점프의 평균 발행 부수는 176만부에 그쳤다. 1년 전보다도 15만부가 줄어든 것으로, 최고 전성기에 비하면 거의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년점프와 함께 일본의 3대 만화 주간지로 통하는 ‘주간 소년매거진’과 ‘주간 소년선데이’도 사정은 비슷하다.일본의 만화잡지 시장이 급격한 쇠락기를 맞고 있다. 심각한 매출 감소 속에 올 상반기에만 12종이 발간을 중단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중매체로 군림하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만화왕국도 스마트폰 등 디지털의 파고에는 어쩔 수 없는 셈이다. 2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만화 ‘유리가면’으로 유명한 인기 잡지 ‘별책 꽃과꿈’이 지난 5월 발행한 7월호를 끝으로 휴간에 들어갔다. 앞서 휴간된 ‘월간 버즈’ 등 11개 잡지를 합해 올 상반기에만 12종의 만화잡지가 서점에서 사라졌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고쿠센’이라는 히트작으로 유명한 월간지 ‘유’(YOU)도 오는 10월까지만 발간된다. 최근 인쇄 부수가 평균 7만 6000부까지 떨어지면서 경영난이 심각해진 탓이다.일본 만화잡지의 시장 규모는 그동안에도 꾸준히 축소돼 왔다. 일본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만화잡지의 전체 매출은 종이책 기준으로 전년 대비 9.7% 감소하며 917억엔(약 9200억원)에 그쳤다. 역대 최고였던 1995년의 3357억엔과 비교하면 3분의1도 안 된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판 매출이 전년보다 5억엔 증가하며 36억엔으로 뛰었지만, 종이책의 감소를 상쇄하기엔 턱도 없다.올해 나타난 특징은 유명 잡지로 부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산케이는 “2014년 상반기에도 14개 만화잡지가 폐간된 바 있지만 당시는 별로 이름 없는 잡지들이 주류를 이뤘다”면서 “올해에는 과거 사랑받았던 잡지들이 많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더욱 높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만화책을 읽는 수단이 다양화한 것이 1차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진 탈출을 위해 업계는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년선데이를 발간하는 쇼가쿠칸은 월간지 버전인 ‘소년선데이S’의 표지와 부록에 자사의 최고 히트작 ‘명탐정 코난’의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매진 행진을 일궈 냈다. 우에무라 야시오 센슈대 교수(출판학)는 “스마트폰 앱 등 무료로 만화를 볼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면서 종이 만화책을 읽는 방법을 모르는 어린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면서 “새로운 독자 확보 노력이 계속되지 않으면 만화잡지의 쇠락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전쟁엔 무능·권력엔 교활…유재흥·김종원 등 ‘똥별 뿌리’ 출세가도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전쟁엔 무능·권력엔 교활…유재흥·김종원 등 ‘똥별 뿌리’ 출세가도

    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전시내각을 이끈 조르주 클레망소는 말했다. “전쟁은 군인들에게 맡겨 놓기엔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전쟁에는 무능하고 권력에는 교활한 지휘관들에 대해 클레망소가 진저리치며 한 말이었다. 한국의 장군들에게도 흔히 적용되는 경구다. 조갑제씨가 쓴 전기 ‘박정희’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순사건 때 반란군으로 체포되자 남로당원이라며 200여명의 명단을 건네 처형을 면한 뒤 육군본부 정보국에 근무하던 박정희가 1951년 4월 중공군의 공세에 직면한 육군 9사단 참모장으로 있을 때의 일화다.9사단은 3군단(사령관 유재흥 중장)에 배속돼 3사단과 함께 강원 인제군 현리 일대를 관할하고 있었다. 중공군은 서울 점령을 위한 5차 공세(춘계공세)에 실패한 후 중동부 전선으로 병력을 이동시켰다. 현리에서 북쪽으로 12㎞ 떨어진 소양강 건너엔 대규모의 중공군이 집결해 있었다. 4월 27일 9사단 신임 사단장이 부임했다. 일본군 소위 출신으로 불과 5년 만에 장군이 된 최석이었다. 최석은 부임하자마자 심지어 ‘뽀마드’까지 상납을 요구하며 참모들을 들들 볶았다. 참모부는 사단장파와 참모장파로 나뉘어 암투했다. 다음은 정훈부장 이용상의 목격담. “당시 헌병대장 김시진은 최석의 ‘밥’이었다. 어느 날 최석의 입에서 ‘살아 있는 싱싱한 것…’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김시진은 그제야 무릎을 치며 강릉으로 차를 몰아 싱싱한 생선회 두어 접시와 초장을 푸짐하게 장만해 사단장 막사로 들어갔다. 잠시 후 헌병대장이 얼굴에 초장을 뒤집어쓰고 나왔다. ‘야, 이 새끼야, 내가 살아 있는 생선 먹고 싶다고 했지, 죽은 생선 먹고 싶다고 했나. 눈치도 없는 놈이 헌병 한다고….’ 군대 안에선 유명한 ‘생선 사건’이다.” 며칠 뒤 박정희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더니 사단 의무부장으로부터 진단서를 끊어와 대구 집으로 정양을 가겠다고 우겨 9사단을 떠났다. 일촉즉발의 전투부대가 아니라 개그무대의 봉숭아학당이었다. 그로부터 10여일 뒤인 5월 16일 오후 4시 중공군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오후 5시 30분 소양강을 도하한 중공군 선발대가 오마치(오미재)에 도착하고 대대 병력이 주변을 장악한 것은 17일 새벽 5시였다. 오마치는 상남리, 방내리, 율전, 창촌, 하진부로 이어지는 7군단의 유일한 보급로이자 유사시 퇴각로였다. 군단장 유재흥의 주재로 이날 오후에야 열린 작전회의는 간단히 끝났다. 하진부로 ‘퇴각’. 유재흥은 정작 중요한 오마치 탈환 및 철수 작전은 사단장들에게 맡긴 채 급히 경비행기를 타고 하진부로 ‘탈출’했다. 3군단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최석은 오마치 탈환을 포기했다. 모든 중화기와 운송장비 등을 파괴하고 방태산 너머로 퇴각했다. 부득이 3사단도 그 뒤를 따랐다. 다음은 9사단 군수참모 김재춘이 회고한 ‘7군단의 패주 장면’. “최석은 아예 제복도 벗어버리고 앞장서 튀었다. 주변에서 총소리만 나면 꽁지 빠진 닭처럼 혼비백산했다.” 장교들도 계급장을 떼거나 겉옷을 벗어버린 채 도망쳤고 사병들은 공용화기는 물론 개인화기, 무전기까지 버렸다. 19일까지 방태산을 넘어 창촌 광원리 을수재를 거쳐 집결지인 하진부에 도착한 병력은 3사단 34%, 9사단 40%에 불과했다. 밴 플리트 미 8군사령관은 25일 7군단을 해체했다. 유재흥에게는 ‘다른 보직을 찾으라’며 전선에서 내쫓았다.해체된 유재흥의 부대는 3군단만이 아니었다. 개전 초 유재흥의 7사단은 덕정, 의정부, 창동 등 서울로 이어지는 축선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사흘 만에 북한군에 내주고 궤멸했다. 이승만은 그런 유재흥을 2군단장으로 영전시켰다. 미8군에 배속되어 북진했던 2군단은 미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내달려 2연대와 7연대 일부 병력이 압록강변의 벽동, 초산까지 진출했다. 당시 선봉 2연대 연대장은 일본군 지원병 출신으로 제주 4·3사건의 민간인 학살자로 유명한 함병선 준장이었다. 2군단의 허장성세는 딱 거기까지였다. 이미 덕천 영원의 산악지역에 매복해 있던 중공군의 공격을 받아 2연대를 시작으로 7연대, 6사단, 8사단이 차례로 무너졌다. 7군단 전체 병력의 60%가 사망, 실종, 포로가 되었다. 연대장 3명이 생포되고 1명이 전사했다. 군단은 해체됐다. 하지만 유재흥은 육군참모차장 등을 거쳐 1957년엔 합참의장이 됐다. 그의 군 생활은 4·19혁명과 함께 끝나지만, 5·16쿠데타와 함께 그의 인생 2막은 화려하게 펼쳐졌다. 태국·스웨덴·이탈리아 대사,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거쳐 국방부 장관이 되었다. 만주군관학교 예과를 이수하고 일본육군사관학교로 편입한 박정희는 일본육사 3년 선배인 유재흥을 끔찍하게 챙겼다. 이승만은 광복군은 배제하고 일본군 출신을 중용했다. 재임 중 육군참모총장은 모두 일본군 출신이고 백선엽(일제 만주군관학교)과 송요찬(일본군 지원병)을 제외하면 모두 일본 육사 출신이었다. 그러나 역시 모두 비전투병과여서 전장 경험이 없고 전투에는 무능했다. 대표적인 게 참모총장 채병덕이었다. 도발 가능성을 번번이 묵살했던 채병덕은 남침 당일, 새벽 2시까지 술에 절어 있었다. 미국 관리들이 이승만에게 “왜 저렇게 뚱뚱하고 둔한 장군을 총장에 임명했소”라고 물으면 이승만은 “나의 채 장군은 날씬한 장군이 가지지 못한 기민함이 있다오”라고 대답했다. 채병덕은 일본 육사 27기로 일본군 출신 최고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경찰 인사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임명한 치안국장(지금의 경찰청장) 15명은 모두 일제의 검사, 경찰 간부, 일본군 출신이었다. 홍순봉과 문봉제는 간도특설대 출신이고 김종원(오장), 이성우(대위)는 헌병 출신이었다. 1960년 3·15 마산의거 때 ‘배후는 공산당’이라고 발표했던 치안국장 이강학은 일본군 소위 출신이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 김종원이었다. 일본군 자원입대자로, 해방 후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여순사건 때부터 잔혹한 민간인 도살자로 악명을 떨쳤다. 빨치산 토벌대였던 23연대장 시절 그의 부대가 지나간 자리엔 빨치산이 아니라 민간인의 주검이 널려 있었다. 그런 김종원을 이승만은 총애했고 김종원은 충성을 다했다. 거창양민학살사건 때 그는 예하 부대를 공비로 위장시켜 국회의 합동조사단을 습격하도록 했다. 그가 군법회의에서 3년형을 선고받자 이승만은 특사로 3개월여 만에 석방했다. 이후 경찰로 옮긴 김종원은 전북, 경남, 경북, 전남 경찰국장을 거쳐 1956년 정부통령선거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치안국장이 되어 ‘장면 부통령 저격사건’을 일으켜 이승만의 은혜에 보답했다. 이승만은 김종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김종원은 애국 충정이 대단한 사람으로서 충무공 이순신과 견줄 만하다.” 육사 8기생들의 평가도 있다. “학살에는 귀신, 전투에는 등신!”(‘노병들의 증언’ 중에서) 미 군사고문단 보고서는 좀더 구체적이다. “부하에게는 가혹했고 전투에는 비겁했다. 전술적 두뇌가 없었고 부하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했다.” 전투에선 무능하고 권력에는 교활하던 ‘똥별’들, 그 연면한 전통은 지금도 군사주권 환수엔 반대하며 자주국방은 외면하고, 골방에서 댓글 공작이나 지휘하고, 내란 수준의 계엄령이나 모의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발본해야겠지만 이들은 수구언론, 수구정치권과 함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룬다. 날은 어두워지고, 갈 길은 멀다. 논설고문
  • “종단개혁”vs“교권수호”… 화쟁 잊은 조계종

    “종단개혁”vs“교권수호”… 화쟁 잊은 조계종

    승려대회 “자승스님 멸빈” 파문 확산 중앙종회 “해종행위, 강력 대응” 맞불 새 총무원장 선출 과정서도 충돌 예고조계종의 개혁·수구 세력이 26일 서울 조계사와 맞은편 우정국로에서 각각 종단 개혁과 안정·화합을 기치로 내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과 전국선원수좌회는 서울 조계사 인근 우정국로에서 전국승려결의대회(승려대회)를 열었다. 지난 23일 조계사에서 개최하려다 태풍으로 인해 이날로 미뤄 열게 됐다. 조계사 앞마당에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주류·집행부 측의 행사 저지에 따라 우정국로로 행사장을 바꿨다. 예상됐던 충돌은 없었다. 이들은 총무원장 직선제와 사부대중의 종단 운영 참여가 필요하다며 원로회의에 대해 중앙종회및 총무원 집행부의 즉각 해산과 비상종단개혁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재가불자 연대기구인 불교개혁행동도 보신각에서 사전집회를 연 뒤 승려대회에 가세했다. 불교개혁행동은 “조계종단의 적폐세력 축출과 종단 개혁을 위해 강력한 적폐청산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자승 전 총무원장과 본사 주지, 중앙종회의원들의 사퇴 ▲원로회의의 중앙종회 해산을 촉구했다. 특히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멸빈(승적 박탈) 조치를 결의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등은 승려대회를 해종 행위로 규정, 강력 대응에 나섰다. 특히 중앙종회는 위법 행위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다음달 6일 임시회를 열어 해종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결의해 놓고 있다.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조계사, 봉은사, 직할교구, 중앙신도회 소속 승려·신도들은 이와 관련해 이날 낮 12시부터 조계사에서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 결의대회’를 열었다. 승려대회가 미뤄지자 결의대회를 이날로 옮겨 승려대회 예정 장소에서 맞불 집회로 치른 셈이다. 양측은 향후 새 총무원장 선출과 집행부 구성 과정에서 더욱 첨예하게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불교개혁행동과 승려대회 추진위 측은 현 체제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기득권 세력이 종단을 계속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표류하는 ‘한국불교 맏형’ 조계호가 어디로 향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8) 유통혁신을 견인하는 신세계그룹 CEO들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8) 유통혁신을 견인하는 신세계그룹 CEO들

    권혁구-장재영-이갑수 대표가 ‘신세계그룹 3인방’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유통업체 변신이 과제 신세계그룹은 올해에도 ‘신개념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쑈핑, ‘도심속 프렌치 스타일 부띠크 호텔’ 레스케이프 호텔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국내 유통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룹내 비즈니스 프트폴리오는 오프라인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세계 최대 소매업체로 성장한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의 알리바바는 모두 이커머스 기업들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유통산업 역시 온라인이 지난해 78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하며 대형마트(56조)와 백화점(29조) 업태를 따돌렸다. 글로벌 유통산업의 패권이 이미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과 모바일로 넘어간지 오래라 온라인 유통업체로의 변신이 시급한 실정이다. 유통산업 변혁기에 위기돌파에 진력하고 있는 신세계 그룹 CEO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권혁구(57) 전략실장(사장)은 대구 대륜고와 경북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백화점 센텀시티점 부점장(상무), 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 등 요직을 거쳐 2015년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전략실을 이끌고 있다. 2013년 복합쇼핑몰 사업을 총괄하는 신세계프라퍼티 첫 대표를 역임하며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유통 산업의 흐름과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재영(58)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부산진고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왔다. 백화점 고객전략본부장(부사장), 백화점 판매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2년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에 올랐다. 부산 센텀시티점 남성 전문관, 본점 남성 전문관, 본점·센텀시티점 푸드마켓 오픈 등 굵직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최근에는 백화점 강남점 증축, 센텀시티몰 오픈, 대구 신세계 오픈 등 대형 프로젝트들을 성공시키며 신세계백화점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갑수(61) 이마트 대표는 부산고와 경희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이마트 판매본부장(부사장), 이마트 고객서비스 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낸 뒤 2014년부터 이마트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다.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영업통’으로, 대형마트 사업을 시작한 후 이마트가 부동의 업계 1위를 유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피코크·노브랜드 등 PB상품 개발, 일렉트로마트·몰리스 등 전문점 도입,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이커머스 사업 강화 등을 통해 이마트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경복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차정호(61)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삼성물산 쇼핑몰사업부(상무),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총괄(부사장)을 거쳐 2017년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선임됐다. 면세사업을 오랫동안 총괄해 수입 브랜드가 많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성재(59) 신세계푸드 대표는 신세계그룹의 대표적인 식품 전문가다. 부산 해동고와 중앙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이마트 식품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5년 신세계푸드 대표이사에 올랐다. 급식, 외식, 베이커리, 제조, 프랜차이즈 등 전 분야의 고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 중동고와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윤명규(57)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는 이마트 물류담당(상무), 이마트위드미(이마트24) 대표이사를 거쳐 2016년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를 맡았다. 신세계건설이 시공, 개발, 운영 등 건설 전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벨로퍼로 도약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양춘만(55)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 업무를 담당해 온 ‘재무통’이다. 대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전략실 관리총괄(부사장)을 거쳐 2017년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장욱(52)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는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에서 보기 드문 정보기술 전문가다. 여의도고를 나온 뒤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UC 버클리 경영학 석사를 마친 ‘학구파’다. 2014년부터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를 맡아 간편결제서비스 SSG페이를 비롯해 시스템통합(SI) 및 보안솔루션, IT기기 유통 등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용호(55)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는 부산 해동고-고려대 경제학과-성균관대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신세계푸드 FS담당(상무), 신세계조선호텔 지원총괄(부사장)을 거쳐 2017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에 올랐다. 배명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조병하(56)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신세계그룹에서 30년간 패션 사업을 담당해 온 ‘패션 전문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패션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다. 김운아(54) 신세계엘앤비 대표는 안동고와 숭실대 섬유공학과를 나왔다. 이마트 HMR 담당(상무) 등을 거쳐 2012년 와인 유통 전문기업인 신세계엘앤비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제주소주 대표도 겸직하며 신세계그룹의 주류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부산 동아고와 부산대 경영학과를 나온 이태경(56)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는 이마트 신선식품, 가공식품 담당(상무)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다. 단순 기업형슈퍼마켓에서 탈피해 카페, 베이커리가 복합된 새로운 매장을 선보여 매출 1조 돌파, 영업이익 흑자전환 등을 이뤄냈다. 김성영(55) 이마트24 대표는 명륜고-고려대 일문과-와세다대 일본어 석사를 거친 그룹내 ‘일본통’이다. 30년 가까이 기획 업무를 맡아왔다. 전략실 신규사업 담당(상무), 이마트 신사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16년 이마트위드미(이마트24)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손영식(55)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대구 심인고-서강대 경제학과-연세대 경영학과 석사학위를 마쳤다. 백화점 상품본부장(부사장), 신세계디에프 사업총괄(부사장) 등을 거쳐 2017년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에 올랐다. 사드 여파로 어려운 면세업계에서 매출 1조 돌파, 영업이익 흑자전환, 면세업계 3강 안착 등의 성과를 냈다. 김군선(58) 신세계TV쇼핑 대표는 검정고시를 거쳐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입지적인 인물이다. 백화점 인사담당(상무), 전략실 CSR사무국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신세계TV쇼핑 대표이사에 재직중이다. 지난 1월에는 제2대 한국 T커머스 협회장에 취임했다. 박주형(59) 센트럴시티 대표는 광주고와 동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백화점 지원본부장(부사장),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6년 센트럴시티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다양한 차별화 컨텐츠를 투입해 센트럴시티를 하루 100만명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대표상권으로 만들었다. 임영록(54)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진주고-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성균관대 경영학 석사-강원대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딴 학구파다. 신세계프라퍼티 사업총괄(부사장)을 거쳐 2016년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에 올랐다. 스타필드 하남, 코엑스몰, 고양을 성공적으로 오픈시키며 스타필드가 복합쇼핑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석구(69)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는 동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스타벅스를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1위로 이끌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죽창을 든 조선의 노비, 폭압에 맞선 분투의 기록

    죽창을 든 조선의 노비, 폭압에 맞선 분투의 기록

    조선에 반하다/조윤민 지음/글항아리/400쪽/1만 7000원숙종 26년인 1700년 겨울, 얼마 전 천민 신분을 벗어난 이명과 이가음이(李加音伊) 형제는 경북 상주 읍내의 한 기와집에 잠입했다. 이날만 기다리며 13년간 절치부심하던 형제는 사랑채에 머물고 있던 한 양반을 살해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노비 출신 아버지의 옛 상전이었다. 철종 11년인 1860년에는 경희궁과 인근 관청에서 보수 작업을 하던 목수들이 포도청에 난입해 닥치는 대로 시설을 때려 부수고 관원과 하졸들을 마구잡이로 구타했다. 그 다음해인 1861년에는 30대 중반의 조만준이라는 남자가 왕실 사당에 행차하는 임금의 가마에 주먹만 한 돌멩이를 느닷없이 던져 가마 꼭대기의 황금 봉황 장식을 부러뜨렸다.신분 차별이 엄격했던 조선시대, 밖으로 뛰쳐나온 하층민들이 감행한 이 같은 행위를 보면 절로 떠오르는 속담이 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괜히 꿈틀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힘없고 보잘것없는 미물이라도 극심한 횡포 앞에서는 절로 분노하게 되는 법이다. 신간 ‘조선에 반하다’는 조선시대 주류 흐름과 지배 세력에서 벗어나 있었던 ‘외부자’ ‘이탈자’ ‘탈락자’들이 싸우고 분투한 기록이다. 책은 도대체 왜 이들이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내던지면서까지 반역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저자에 따르면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은 순응하던 백성을 시위와 난동의 주역인 난민(亂民)으로 만들었다”. 미천한 신분인 아버지를 채찍으로 매질해 죽인 양반 상전에 복수하기 위해서, 관청에 차출돼 일하면서 품삯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는데 푼돈마저 포졸에게 탈취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관료의 부정부패가 횡행해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지만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군주에게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서 백성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생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난동을 주도한 백성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권세를 앞세운 폭압을 중단하고 행정과 법을 빙자한 수탈을 멈춰 달라는 것”이었다.파편처럼 곳곳에서 일어났던 개인들의 저항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배층에 전면적으로 맞서는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거듭난다. 17세기 미륵과 생불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사람들이 승려와 무당의 통솔 아래 정치변란을 일으키고, 조선 왕조의 몰락을 희구하며 ‘정감록’ 같은 예언서에 기댄 반란을 모의하기도 했다. 19세기에는 진주민란, 홍경래의 난 등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농민들을 규합한 대규모 항쟁 바람이 전국 곳곳에서 불었다. 반란을 주동했던 사람 중 홍경래(1771~1812)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평안도 지역의 세도 정치를 비판하면서 농민 반란을 일으킨 그의 봉기 의지는 반란의 후예들에게 두고두고 이어졌다. 오죽하면 그가 죽고 난 후인 1817년 전북 장수에 ‘홍경래 생존설’이 퍼졌고, 그로부터 9년 뒤인 1826년 청주에 걸린 괘서에도 홍경래가 거병을 도울 것이라는 내용이 등장했다. ‘홍경래 불사설’이 끈질기게 이어진 것은 그만큼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길 바라는 백성들의 마음이 간절했다는 방증일 터다. 저자는 “명징과 미혹이 교차하고 진전과 좌절이 함께하는 역사의 난장판에서 제대로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외칠 자리 하나를 마련하려 한다. 압제의 대상에서 저항의 주체로 거듭난 이들의 몸짓을 헤아리면서 조선 지배층이 구축한 억압과 착취의 사회구조 한 자락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때로 격렬하고 폭력적이었던 시위들이 단순히 지배 세력에 대한 저항의 발로였다고 정당화될 수는 없다. 다만 “반항은 한순간 한순간마다 세계를 재고할 대상으로 문제 삼는다”는 알베르 카뮈의 말처럼 분노와 투쟁의 기록을 살피는 일은 자못 중요하다. 부당함에 순응하지 않았던 인간의 의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지금 이 시대의 이면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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