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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외국민 ‘원격의료’ 2년간 한시적 허용

    재외국민 ‘원격의료’ 2년간 한시적 허용

    “국외환자 현행 의료법 적용 무리” 지적 환자가 요청하면 전자 처방전 발급 가능 홈 재활 훈련기기·AI 주류 무인판매도 앞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들은 세계 어디서든 전화·화상 통화를 통해 ‘비대면 의료 서비스’(원격의료)를 받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2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를 포함한 8건의 안건을 상정하고 승인 의결했다.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로 지정된 대한상의에 접수된 과제가 처음 논의된 자리였다. 인하대병원과 비대면 의료 플랫폼 기업 ‘라이프시맨틱스’가 신청한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는 대한상의의 1호 샌드박스 사업으로 2년간 임시 허가를 받았다.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는 재외국민이 전화나 화상 통화를 통해 국내 의사에게 의료 상담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게 핵심이다. 환자가 요청하면 의료진이 판단해 전자 처방전도 발급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라고 강조하는 정부와 달리 의료계가 사실상 원격의료라고 보는 이유다. 보험 가입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도화에 착수한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는 의사와 의료인 간 의료 지식이나 기술 지원에 한해 허용되고 있다. 의사와 환자 간 진단·처방 등의 의료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의료법은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이뤄지는 의료 행위를 규율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대면 진료가 제한된 국외 환자까지 이를 적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의료 수준이 낮은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 유학생 등에 대한 의료 접근성이 개선돼 재외국민의 신체적·심리적 안정성이 높아지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해외 근로자와 가족 등을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자동차 소프트웨어 무선업데이트, 홈 재활 훈련기기·서비스, 공유미용실 서비스, 인공지능(AI) 사물인식 기술을 활용한 주류 무인판매기 등도 승인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미래통합당이 사는 길/이창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미래통합당이 사는 길/이창구 정치부장

    미래통합당은 요즘 총선에서 당한 역대급 패배의 후과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통합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민주당(176석)을 위시한 반(反)통합당 의원 187명이 국회 본회의에서 6개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간단히 처리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바라봤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조용히 절간으로 들어갔다. 상임위에서 여당이 밀어붙인 법안을 본회의 상정 직전에 틀어막을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친 통합당의 무기력은 짧으면 2년, 길면 4년 동안 이어질 것이다. 더 답답한 것은 국회에서 절대 약자가 됐는데도 국민들은 통합당을 동정할 마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여당의 단독 원 구성이 왜 문제인지 아무리 설명해도 발목 잡기라는 비난이 더 크게 들린다. 좋아하지도 않고 필요로 하지도 않는 정당이기에 통합당의 미래에 별 관심이 없다.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나. 총선 이후 무수히 많은 생존 방안이 쏟아져 나왔는데, 필자도 몇 줄 보태고자 한다. 통합당이 수용할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지만. 먼저 통합당은 스스로 사고하는 법을 길러야 한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직 문재인 정부만 거꾸러뜨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보수 언론의 훈시와 결별하는 게 좋을 듯하다. 예전 취재 경험을 돌이켜 보면 당 지도부는 아침 회의를 앞두고 보수 언론의 사설과 논평을 밑줄 치며 읽은 뒤 회의에 들어와서 앵무새처럼 읊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총선에서도 일부 언론은 기승전‘문재인 반대’만 외쳤고 황교안 대표는 이를 선거운동의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보수 언론에서 독립해 스스로 새 전략을 짜야 비로소 문재인 정부와 맞설 수 있는 전략이 나올 것이다. 자기 이익이 아닌 지지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통합당 지지층은 서울 강남3구 부자들을 제외하면 연령으로는 고령층, 지역은 대구·경북, 사회경제적으로는 저학력·저소득층이 많다. 사회경제적 약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통합당은 이들로부터 수십년 동안 맹목적 지지를 받았으면서도 해준 게 별로 없다.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에 천착하는 것이야말로 충성 지지층에게 보답하는 길이요, 외연을 확대하는 길이다. 마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과 같은 진보적 의제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통합당 의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만 보지 말고 김 위원장의 아이디어를 법과 제도로 실현해야 한다. 복지 확장을 문재인 정부의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계속 매도하면 국민과 더 멀어질 뿐이다. 지금 통합당은 민주당이 아닌 정의당과 혁신 경쟁을 벌여야 한다. 체질 개선을 위해 새 당원을 늘리는 것도 시급하다. 통합당 당원 중 상당수는 이번 총선에서 심판받은 과거 정치인들의 조직원이나 지지자들이다. 이런 당원들이 주류인 상황에서는 참신한 인물이 리더가 될 수 없다. 새 리더를 만들지 못하면 다음 대선도 어렵다. 초선부터 나서 새 피 수혈 운동을 펼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겸손하고 도덕적인 정당으로 변신해야 한다. 통합당에는 재산이 많거나 명문대를 나와 고시에 합격했거나 미국에서 박사를 딴 의원들이 수두룩하다. 근거 없이 민주당 정권을 얕잡아 보고 맹목적으로 미국 편에서 중국을 혐오하는 경향은 ‘금수저 DNA’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은 학벌과 돈만 믿고 우쭐대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겸손하고 도덕적인 정당으로 거듭나는 감동을 보여주는 게 기득권을 세습하는 단계까지 왔으면서도 도덕적 우월주의를 내려놓지 않는 민주당을 이기는 지름길이다. window2@seoul.co.kr
  • 커피 한 잔보다 싼 와인

    커피 한 잔보다 싼 와인

    대형마트 저가 경쟁… 4000원도 깨져커피전문점의 커피 한 잔보다 더 싼 와인이 나왔다. 와인 한 병의 가격이 3000원대까지 내려갔다. 이커머스에 밀리고 코로나19까지 겹쳐 생존 위기에 처한 오프라인 마트들이 외식을 꺼려 하는 코로나 시대의 ‘홈술족’ 고객들을 저가 와인으로 유인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스페인의 수출 전문 와이너리 ‘비노스 보데가스’의 와인 ‘레알 푸엔테’ 드라이레드·세미스위트 2종을 오는 25일부터 40만병 한정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가격은 3900원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프랑스 와인 ‘레오 드 샹부스탱’ 매그넘 사이즈(1.5ℓ)를 7900원에, 칠레 와인 ‘나투아’는 4900원에 내놓는 등 저가 와인을 잇달아 출시했지만 이번에는 국내 대형마트들이 내놓은 기획 와인 가운데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가격을 끌어내렸다. 국내 유통되는 일부 수제맥주 1캔보다 더 싸다. 마트 저가 와인 전쟁은 지난해 이마트가 지난해 9월 4900원짜리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와인 2종을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이어 홈플러스가 지난 3월 호주산 와인 ‘체어맨’ 3종에 이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산 ‘카퍼릿지’ 3종을 각각 4990원에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롯데마트의 이번 와인으로 저가 와인 4000원 가격 선이 무너졌다. ‘초저가 와인’이 가능한 건 대형마트들이 자본과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 와이너리와 대규모 물량의 선주문 계약을 맺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한 관계자는 “병당 마진도 일반 와인에 비해 적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초저가 와인’이 위기 속 기회이기도 하다.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는 온라인으로 판매가 되지 않는데다 코로나 이후 외식, 회식 등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와인 등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동쪽 어두워도 서쪽은 밝다”… 美 맞서 ‘서부의 베이징’ 세우는 中

    “동쪽 어두워도 서쪽은 밝다”… 美 맞서 ‘서부의 베이징’ 세우는 中

    20년 전 장쩌민 ‘서부 개발’ 이어받아 일대일로 연계 쓰촨성 등 거점 육성 美와 분쟁속 포스트 코로나 해법 모색 “결국 빚잔치로 끝날 것” 우려도 나와 2013년 7월. 중국 남서부 광시좡족자치구 친저우항을 찾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초조한 표정으로 구석구석을 살폈다. 당시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수출 주문이 정체돼 경제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때 최고지도부가 꺼낸 카드는 친저우항 육성. 베트남과 인접한 이곳을 동남아 수출 거점으로 키워 아세안 시장을 개척하자는 것이었다. 리 총리는 부두 노동자들에게 “동쪽이 어두워져도 서쪽은 밝다”며 친저우항을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무역대국’으로 올라섰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대유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배제’ 노선에 직면한 중국 최고지도부가 다시 한번 서부를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면적이 넓고 자원도 풍부한 이 지역을 적극 개발해 19세기 미국의 서부 개척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중국의 서부대개발은 1999년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이 시작했다. 최고 도시인 ‘베이상광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이 동부에 몰려 있어 서부가 도태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최 직전 장 전 주석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서부개발’ 신규 계획을 발표했다. 인민일보는 “2035년까지 서부지역의 공공서비스, 생활수준 등을 동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여년 만에 ‘서부대개발 시즌2’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개발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연계돼 이뤄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향한 전 세계의 비판과 미국과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위협에 맞서 전략적으로 서부 지역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쓰촨성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철도와 서부 지역 거점 공항 등이 건설된다. 궁강 윈난재경대학 금융연구원장은 “미국이 중국을 라이벌로 규정한 이상 미국 주도 체제에서 더이상 주류에 남기 어려워졌다”면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끌어안고 새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중국은 값싼 물품을 수출하고 미 달러를 모으는 대신 (일대일로 등을 통해) 위안화를 수출하는 나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 서부개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앞서 언급한 친저우항의 현재 물동량은 동부 저장성 닝보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중국 전문가 프레이저 하우이는 “중국은 서부 개발을 추진할 여력이 없다. 결국 다 빚잔치로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슬기로운 감빵생활?…손세정제로 술 만들어 먹은 스페인 재소자들

    슬기로운 감빵생활?…손세정제로 술 만들어 먹은 스페인 재소자들

    스페인의 한 여자교도소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곳곳에 비치한 손세정제를 부랴부랴 수거하는 소동을 빚었다. 알고 보니 기발한 아이디어(?)로 잔뜩 술에 취한 여자재소자가 속출한 때문이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브리안스우노 교도소는 시설 내부에 비치한 손세정제를 긴급 수거했다. 교도소 측이 손세정제를 설치한 지 5일 만이다. 교도소 측은 코로나19 봉쇄가 풀리면서 도서실과 면회실 등에 알코올 손세정제를 비치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꼼꼼한 손씻기로 위생수칙을 지키자는 취지였지만 이때부터 교도소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손세정제 디스펜서가 금세 비어버리는가 하면 어디에서 구했는지 술을 마신 취한 여자재소자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 교도소 측이 사정을 조사해 보니 재소자들이 마신 건 다름 아닌 손세정제로 만든 엉터리 ‘사제 칵테일’이었다. 일단의 재소자들이 만들기 시작했다는 문제의 칵테일은 쿠바리브레를 흉내 낸 것이었다. 쿠바타라고도 불리는 쿠바리브레는 럼주와 콜라를 혼합해 만드는 칵테일의 하나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면서 손세정제가 절대 부족해지자 스페인에선 주류업체들이 술을 만들기 위해 확보했던 알코올을 풀었다. 손세정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재소자들은 교도소 안에 손세정제가 비치되자 손씻기보다는 칵테일을 먼저 떠올렸다. “술을 만들려고 비축했던 알코올이라면 먹어도 되는 거 아냐?” 누군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고, 콜라와 섞으면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일단의 재소자들이 박수를 치면서 가담해 벌어진 사건이라는 게 교도소 측의 설명이다. 교도소 관계자는 “각 구역에 설치한 알코올 손세정제가 하도 빨리 없어지기에 조사를 하다가 재소자들이 손세정제와 콜라를 섞은 엉터리 칵테일을 마시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류업체들이 제공한 알코올을 재료로 손세정제를 만든 건 사실이지만 손세정제는 결코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재소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일단은 손세정제를 모두 수거했다”고 덧붙였다. 교도소 측은 손세정제 재비치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파란 벤치만 보였다”… 트럼프 112일 만의 선거유세 흥행 참패

    “파란 벤치만 보였다”… 트럼프 112일 만의 선거유세 흥행 참패

    100만명 예상… 2만석 중 3분의1 비어 흑인 시위·주류 언론·방역당국 등 공격 “좌파 꼭두각시 바이든” “쿵 플루” 막말 “코로나 검사 줄여라” 방역 부정발언 논란 캠프 6명 확진에도 거리두기 잘 안 지켜 NYT “트럼프, 관중 수 적어 격분했다”‘트럼프가 파란색 물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첫 사망자 발생 이후 112일 만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현장.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인지 100만명이 입장 신청을 했다는 사전 공언과 달리 2만석 규모의 센터는 3분의1이나 텅 비었다. 미 언론은 현장의 의자 색깔이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임을 빗대 트럼프의 위기를 이같이 묘사했다. 기대와 달리 참석이 저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BOK센터 밖에서 시민들을 만나기로 했던 일정도 취소했다. 그는 이날 100분 남짓한 유세 연설 내내 코로나19와 인종차별 시위 등으로 촉발된 갈등에 상처 입은 민심을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로 다독이기는커녕 흑인 시위대와 주류 언론, 중국은 물론 방역 당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에게까지 전방위로 ‘싸움’을 걸고 분열과 분노의 언어를 쏟아냈다. 트럼프의 첫 일성은 지지자들을 둘러보며 한 “당신들은 (나의) 전사들이다”라는 나긋한 말이었다. 그러더니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일어선 시위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를 “혼란에 빠진 좌익 폭도”라고 몰아붙이고, “우리의 유산을 파괴하고 새로운 폭압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바이든은 과격 좌파의 무기력한 꼭두각시”라고 퍼부어 댔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경합주에서 승기를 잡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정치자금 8080만 달러(약 977억원)를 모으며 트럼프(7400만 달러) 대통령을 앞섰다. 트럼프의 언어가 점점 독해지는 이유가 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을 구걸했다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그것이 일어난 방)의 핵폭탄급 폭로를 의식한 듯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거듭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코로나19를 ‘쿵 플루’(Kung Flu)로 부르겠다”며 인종차별적 언어를 구사했다. 이는 중국 무술인 ‘쿵후’와 유행성 독감을 뜻하는 ‘플루’(인플루엔자)를 합성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대규모 실내 집회를 감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그는 “진단검사는 양날의 검이다. 진단검사를 하면 더 많은 (확진) 사람들을 찾아내게 된다. 그래서 내가 (방역 당국에) 진단검사를 제발 줄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유세 직후 한 행정부 관료가 “대통령 말은 분명 농담”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누적 확진자가 233만명에 달하는 상황인데 여전히 국민 보건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행사를 준비한 트럼프 캠프 관계자 중에서 6명이 무더기로 감염됐음에도 유세장 방역은 허술했다. 입장 때 마스크를 배포하고 체온을 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엄격히 지켜지지 않았고, 마스크를 낀 참석자도 드물었다. 가디언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플래카드를 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2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실내 유세장의 관중이 적었던 것에 대해 크게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캠프의 기대와 달리 이날 유세 규모는 굴욕”이라고 꼬집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광장] 그 많던 ‘진중권들’ 다 어디 갔나/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그 많던 ‘진중권들’ 다 어디 갔나/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북한이 개성 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여당 소속 외교통일위원장은 “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고 했다. 바로 전날 176석의 거대 여당은 헌정 사상 처음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옹색하게 계급장을 단 외통위원장의 안보 인식에 실소가 터지려 할 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건물 해체하는 데 대포 쏘는 나라도 있나” 페이스북에서 공박했다. 한 줄짜리 비판이라도 없었다면. 밤잠 설쳤을 사람, 부지기수였다.  진보·보수를 감별하는 진단 시약이 지금 ‘진중권’이다. 진보 논객이었던 그는 조국 사태 말미에 맹렬 진보 비판자로 돌아섰다. 그의 페이스북 직설 메시지에 반응은 쫙 갈라진다. “변절자”라고 핏대 올리면, 자칭 진보. “구구절절 사이다”라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면, 보수 쪽. 대체 무엇이 진보 미학자를 독설의 진보 저격수로 만들었나. 그런 생각을 한다면, 중도층 언저리.  사회 주류를 차지한 진보 진영에서 볼 때 진중권은 밥그릇 속의 모래다. 언제 씹힐지 몰라 밥숟갈 뜰 때마다 찜찜한데, 밥그릇째 엎어버릴 수도 없게 하는 깔깔한 모래 한 알. 안팎 비판에 죄다 빗장을 건 거대 여당에 입바른 소리를 날려 주니 “덕분에 숨쉬고 산다”는 사람이 많다. 진보좌파 지지자들의 맹공이 쏟아지는 것도 물론이다. 그럼에도 움직여지지 않는 사실. 그가 한국의 진보 구역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의 ‘악마의 대변인’이라는 것이다.  권력이 끊임없이 견제될 때 민주주의는 건강할 수 있다. 영원한 경계가 자유의 대가라는 명제는 어떤 시대에도 흔들릴 수 없다. 총선에서 민의를 보장받았다고 믿는 민주당은 견제받을 생각이 없다. 악마의 대변인을 내부에 둘 생각은 더더욱 없다. 총선 지나 겨우 두 달인데 놀라운 일들을 목격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고 금태섭 전 의원을 본보기 징계했다. 경선 탈락시켜 밀어낸 사람을 다시 불러 아예 탈당하라 한다. 역린을 건드리면 부관참시될 수 있다는 왕조시대 방식의 경고다.  판사 출신 초선의원은 ‘친일파 파묘’를 외치며 국회 신고식을 했다. 현충원의 친일 인사를 이장하는 문제는 여론을 모아 풀어나가면 될 일이다. 파묘를 첫 일성으로 꺼낼 만큼 그의 역사인식이 남달랐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 없다. 발언 수위를 극대치로 끌어올린 덕에 ‘쎈’ 진보 캐릭터로 주목받는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으로 범여권 비례정당의 대표가 된 이는 또 어떤가. 조국 비리에 연루된 피고인이면서 당선되자마자 “세상 바뀐 것을 알게 해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기자회견 가야 하니 빨리 재판을 끝내 달라”며 재판 중에 배짱을 부렸다. “사법개혁 잘해 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까지 받았다. 이 인사 역시 강성 진보 대열에 가뿐히 합류했다. 비리 의혹이 줄줄이 불거져도 “탈탈 털린 조국이 생각난다”며 숙명으로 알고 맞서겠다는 윤미향 의원. 그는 모두의 정점에 있고.  주변 학습을 반복하면서 이들은 꿰뚫었다. 어떤 언어를 구사하면 정당한 반대 목소리들을 프레임에 가둬버릴 수 있는지, 자기 선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진보의 주류로 편승하는 방법은 자꾸 손쉬워지고 있다. 초선의원들마저 이념 코드 맞추기 강박에 빠진 현실은 의회 정치의 막대한 손실이다. 프레임 논리로 지지층만 챙기는 정치 행태는 더 게으른 정당, 더 실력 없는 정치인을 만들어 낸다. 정치평론가 박상훈은 이런 부정적인 효과를 “프레임에 갇힌 모조품 정치”라고 했다. 결국 손해 보는 쪽은 국민이요 시민이다.  슈퍼 여당은 ‘윤미향 함구령’ 속에 176명의 소속 의원들이 1명처럼 움직이고 있다. 시중에는 “대표와 의원 한 사람, 정당 구성원은 2명이면 충분하다”는 농담이 돈다. 다면적 사고가 불가능한 집단주의에서는 질 높은 의사 결정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동질성으로 똘똘 뭉친 조직에서 어이없는 집단사고의 결과물이 도출된 선례는 한둘 아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파멸을 부른 워터게이트 사건, 쿠바 망명자들을 모아 쿠바 정부를 전복시키려다 참패했던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피그스만 침공 사건’. 내가 어쩌다 그런 멍청이 짓을 했나, 케네디의 자책은 유명 일화로 남았다. 사례가 더 필요한가.  역대급 저질 체력의 보수 야당은 자기정체성조차 수습하지 못해 허둥거리고 있다. 거대 여당의 견제자 역할은 당분간 기대난망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야 한다. 민주당의 집단사고에 균열을 내줄 외부 비판의 목소리가 절실하다. 진보의 정의를 말한다던 사람들. 그 많았던 그때의 진중권들, 어디 숨어 머리카락도 안 보이나. sjh@seoul.co.kr
  • 中 당국 “올여름 북중 접경 압록강 대홍수 가능성” 경고

    中 당국 “올여름 북중 접경 압록강 대홍수 가능성” 경고

    북한과 인접한 중국 랴오닝성 당국이 올 여름 압록강에서 홍수 발생을 경고했다. 18일 랴오닝성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핑둥신 랴오닝성 수리청 부청장은 최근 자연재해 대비 현황 관련 기자회견에서 “압록강 주류에서는 중간 정도의 홍수가, 압록강 일부 지류에서는 대형 또는 특대형 홍수가 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핑 부청장은 “1월 1일~6월 15일 랴오닝성의 평균 강수량(184.5㎜)이 평년 동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 27% 많다”고 전했다. 또 15일 기준 랴오닝성 내 대형 댐 30곳의 총 저수량이 54억 7800만㎥로, 전년 동기 대비 14억 4800만㎥ 많다고 밝혔다. 즉 올해 전반기 강수량이 평년보다 25% 많았고, 이미 랴오닝성의 댐 저수지 수량이 지난해의 136%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어 “올여름 비가 많이 내려 6~8월 랴오닝성의 평균 강수량이 459~500mm에 이를 것”이라면서 “단둥은 이보다 20~30% 많을 것”이라고 봤다. 단둥은 북중 교역 최대 거점도시다.또 다른 관계자는 “전 지구적인 온난화 속에 랴오닝성에서는 최근 몇 년간 가뭄·폭우·태풍·회오리바람·고온 등 극단적인 날씨가 빈번하게 나타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랴오닝성 당국은 댐 안전성 점검 등 홍수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0년 8월 압록강 범람으로 신의주와 의주군에서 수해 피해를 크게 입은 바 있다. 신의주는 단둥과 마주보고 있는 지역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장관의 책상] 미증유의 위기와 적극행정/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관의 책상] 미증유의 위기와 적극행정/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흐르는 물에 30초간 손 씻기.’ 코로나19 등 질병 예방의 상식과 같은 구호다. 그런데 이것이 상식이 아니던 시절이 있었다. 1840년대 헝가리 출신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즈 필리프 제멜바이스는 분만시술 시 손 씻기를 통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가 정신병원에 감금됐다. 손 씻기가 상식이 된 것은 그가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뒤의 일이라고 한다. 이 일화는 관습을 깨고 혁신을 이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런데 2020년 우리는 제멜바이스보다 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경제, 사회 등 모든 영역이 혁신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요즘 공직사회에서 강조되는 것이 적극행정이다. 적극행정이란 공무원이 공익을 위해 규정과 관행의 한계를 넘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과감한 혁신이 적극행정의 핵심이다. 지난해 말 국내 한 벤처기업은 캡슐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신선한 맥주가 완성되는 스마트 기기로 세계적인 전자쇼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기업은 이 제품을 호프집에 판매하려 했으나 난관에 부딪혔다. 호프집에서 해당 제품으로 맥주를 추출하려면 주세법상 주류제조면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호프집이 면허 발급에 필요한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을 리 만무했다. 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맥주원료 캡슐은 주세법상 술이 아니었기에 직접 면허를 받을 수도 없었다.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 것은 적극행정이었다.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합심해 기업의 주류제조면허를 임시로 발급해 주고 맥주원료 캡슐도 술로 인정되도록 주세법을 개정했다. 규제에 얽매이는 대신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이다. 올해 초 해당 기업이 중국 유통업체와 수백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과 인도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민간의 혁신과 행정의 혁신이 합을 맞춘 결과였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유례없는 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며 적극행정을 강조했다. 공직사회에 불고 있는 이러한 적극행정의 바람을 타고 많은 우수사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제멜바이스의 용기가 없었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희생됐으리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가오는 커다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에도 용기 있는 도전이 필요하다. 혁신성장의 한 소임을 맡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서 이러한 대담한 시도들이 모여 우리 사회 혁신의 물줄기를 퍼 올리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연봉 2700만원 무명의 반란…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 같은 한화의 비상

    연봉 2700만원 무명의 반란…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 같은 한화의 비상

    18연패 끊은 끝내기 안타 주인공 노태형 뒤에서 두 번째 지명·6년간 1군 경험 없어 “2·3군 오가며 심란… 군대서 간절함 느껴” 첫 홀드 황영국·첫 세이브 문동욱도 화제지난 14일 한화가 18연패의 악몽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활약한 2군 출신 무명(無名) 선수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절박함과 투지로 꼴찌 한화에 희망을 던진 이들을 두고 ‘무명의 반란’이라는 평가와 함께 비주류 무명 선수들의 활약을 그린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14일 한국시리즈만큼의 긴장감을 선사했던 한화와 두산의 서스펜디드 게임에선 프로야구 최저연봉 2700만원을 받는 한화의 ‘무명 선수’ 노태형(왼쪽·25)이 기적 같은 끝내기 안타로 기나긴 연패를 끊어냈다. 노태형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04순위(뒤에서 두 번째)로 지명받은 선수로 지난 6년간 1군 경험이 없었다. 프로 선수임에도 현역 복무(2017~2018년 강원 홍천 11사단)까지 마쳤을 정도로 소외돼 있었다. 노태형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하염없이 2군과 육성군(3군)을 전전하며 심란할 때가 많았고 현역 입대할 때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많이 했다”며 “그래도 코치님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 주셨고, 야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던 군대에서도 대대장님이 야구 장비를 부대에 반입할 수 있게 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7년 동안 팀에 보탬이 못 돼 마음의 짐이 있었는데 보탬이 돼서 기분이 좋았다. 올해는 2군에 가지 않고 1군에 붙어 있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같은 날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도 3-2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달렸다. 이 경기 역시 1군 경력이 짧은 두 불펜투수 황영국(가운데·25)과 문동욱(오른쪽·28)이 무실점 호투로 각각 생애 첫 홀드와 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두 선수는 1점 차의 긴장도 높은 경기를 깔끔하게 막는 ‘강심장’을 과시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문동욱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군에 계속 있다 보니 등판 기회조차 너무 과분해서 무조건 막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던졌다”며 “야구를 진짜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해 봤다. 작년에 1군에 올라와서 제대로 못 던지고 2군에 내려갈 때 후회가 커 울면서 내려간 적도 있다. 후회 없이 던지면서 1군에 끝까지 남아 있는 게 이번 시즌의 목표”라고 했다. 야구계 관계자는 “이 선수들은 한화가 베테랑들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과감한 인사개편이 없었다면 평생 빛을 못 보고 묻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라 더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1군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기존의 행태를 쇄신하고 무명 선수에게도 기회를 주는 공정한 경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 건 사실”이라고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코로나發 재정 건전성 놓고… 같은 날 국회서 다른 목소리

    코로나發 재정 건전성 놓고… 같은 날 국회서 다른 목소리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놓고 여야가 15일 국회에서 잇따라 토론회를 개최하며 한판 붙었다. 여당이 주관한 토론회에선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 하루빨리 탈출하기 위해선 강력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재정여력도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란 주장이 나왔다. 반면 야당 측 토론회에선 “‘고삐 풀린 재정 포퓰리즘’으로 재정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류를 이뤘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 전현직 수장들도 잇따라 단상에 올라 재정건전성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펼쳤다. 김유찬 원장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경제정상화를 위해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지만 박형수 전 원장은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한도를 설정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 여력 충분… 적시 투입해야 V자 반등 가능” 與토론회 ‘위기 대응 확장재정’ 강조 국책硏 “30조 투입땐 성장률 1.5%P↑” 증세엔 “저금리선 되레 실물투자 유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조세재정연구원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재정건전성 리스크’ 토론회에서 김유찬 원장은 “확장적 재정정책이 동반되지 않은 금융 완화(기준금리 인하 등)만으로는 경제회복 효과가 크지 않다”며 “전 세계적인 재정 확대 공조 흐름은 재정지출 효과를 극대화하기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의 분석을 보면, 올해 1~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세출 구조조정을 제외하고도 30조원가량 재정지출이 늘면서 경제성장률이 1.5% 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원장은 “경제침체 때 적시의 재정지출 확대가 성장 잠재력 하락을 막아 장기적인 성장률 제고에 기여한다”며 “(지금의 재정투입이) V자 회복을 유도해 추후 재정수지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밝힌 ‘선 위기극복, 후 건전성 회복’과 같은 의견이다. 김 원장은 또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09.2%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며 “이자비용 하락 추세 등을 고려하면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제기한 증세 필요성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재정지출 확대 규모의 4분의1∼절반 수준의 증세는 분명히 경제 활성화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며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소득과 자산거래에 대한 과세 강화는 자본의 실물투자를 유도하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고삐 풀린 포퓰리즘… 재정 준칙 법제화해야” 野토론회선 ‘재정위기 초래’ 우려 주장 前통계청장 “추경 효과 미미 부담 커져” 추경호 “文임기 마지막해 채무 1000조”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이날 같은 장소에서 주최한 ‘고삐 풀린 국가재정,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선 코로나19 이후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재정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재정준칙이 반드시 법제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세재정연구원장과 통계청장을 지낸 박형수 연세대 경제학과 객원교수는 “앞선 1·2차 추경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급격한 재정지출이 경제성장률 제고 등 선순환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전 국민 고용보험 적용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본소득 도입 등이 실현될 경우 재정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재정준칙 법제화 ▲세입확충·세출억제 ▲지출구조조정과 예산사업 성과관리 ▲경제구조 개혁 등을 재정건전성 회복의 핵심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추 의원은 “3차 추경과 함께 국회에 제출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내년 46.2%에 달하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엔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면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폭주하는 재정 포퓰리즘이 계속된다면 미래세대는 국가 부도나 엄청난 세금 폭탄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추 의원은 국가채무비율을 45% 이하,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하로 유지토록 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코로나發 재정 건전성 놓고… 같은 날 국회서 다른 목소리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놓고 여야가 15일 국회에서 잇따라 토론회를 개최하며 한판 붙었다. 여당이 주관한 토론회에선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 하루빨리 탈출하기 위해선 강력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재정여력도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란 주장이 나왔다. 반면 야당 측 토론회에선 “‘고삐 풀린 재정 포퓰리즘’으로 재정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류를 이뤘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 전현직 수장들도 잇따라 단상에 올라 재정건전성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펼쳤다. 김유찬 원장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경제정상화를 위해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지만 박형수 전 원장은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한도를 설정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성폭행 살해당한 8개월 임부” 술판매 재개 남아공의 현실

    “성폭행 살해당한 8개월 임부” 술판매 재개 남아공의 현실

    코로나19로 2달간 술판매 금지 주류 판매 재개하자 성폭력·살해 증가남아공 대통령 “국가적 수치” 남아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두 달 간 금지했던 술 판매를 재개한 후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이를 두고 “국가적 수치”라며 “어둡고 부끄러운 한 주를 안겼다”고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한 주 동안 남아공 곳곳에서 임신 8개월째인 여성 1명을 포함해 여러명의 여성들이 성폭행 후 살해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충격을 준데 따른 것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무방비 상태의 여성들이 살해당하는 것은 비양심적 야만성과 인간성 결여를 드러낸 것”이라며 “남아공이 코로나19라는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 폭력적인 남성들이 규제 완화를 빌미로 여성과 아이들을 공격하는 것은 혐오스러운 일이다”라고 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성별에 기반을 둔 폭력을 둘러싼 침묵의 문화는 종식돼야 한다. 이러한 문화는 침묵의 풍토에서 번성한다”며 “성폭력이 개인적 혹은 가족의 문제라고 믿어 침묵하기에 가장 음흉한 범죄에 연루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남아공 여성 중 51%가 면식범인 누군가에 의해 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남아공이 두 달간 금지했던 주류 판매를 재개하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과 살인이 급증 한 것이다. 온라인상에선 희생자 3명 중 2명인 체고파초 풀레와 날레디 팡긴다워를 위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임신 8개월이던 체고파초 풀레는 지난 8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돼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됐다. 아직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볼턴은 워싱턴 기득권”

    “볼턴은 워싱턴 기득권”

    “우크라 외 타국과도 위법 행위” 회고록 내용 보도에 ‘트럼프 측근’ 그리넬, 신뢰도 깎아 파장 최소화 시도미국 백악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회고록 발간을 강행 중인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트럼프 진영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신뢰도를 깎아내려 책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뉴스맥스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주재 미국 대사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볼턴)가 워싱턴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워싱턴에 머무르기를 원하고 워싱턴의 일들에 의해 보상받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볼턴이 워싱턴 주류의 시각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식으로 공격한 것이다. 그리넬 전 대사는 “외부의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가 일찍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라며 “그는 시스템에 도전하고 아주 새로운 관점을 가져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운동 때부터 ‘오물 청소’(Drain the swamp·워싱턴 기득권 청산)를 강조했었다. 그리넬 전 대사의 공격적 발언이 나온 건 볼턴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A White House Memoir)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외에 다른 나라들과도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언론 보도 이튿날이었다. 이날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이클 퀴글리 하원의원도 “국가는 그(볼턴)를 필요로 했지만 그는 책을 파는 것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볼턴의 회고록을 보이콧하자는 분위기도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부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했지만 대북 정책과 대중동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극심한 이견을 보이다 지난해 9월 경질됐다. 회고록은 본래 지난 3월 출간 예정이었지만 백악관이 국가기밀 문제로 제동을 걸면서 연기됐다. 하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발간을 강행할 태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SNS에 술 사진 올리면 처벌? 태국 당국의 애매한 해명

    SNS에 술 사진 올리면 처벌? 태국 당국의 애매한 해명

    SNS에 술 관련 사진을 올리면 약 2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는 일부 네티즌들의 주장과 관련, 태국 당국이 “일반인이 아닌 유명인이나 연예인에게 해당하는 것”이라며 ‘모호한’ 해명을 내놨다. 14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질병통제국 산하 주류규제위원회(OACC)는 SNS에 술 사진을 올리면 벌금을 받게 된다는 최근 일부 네티즌들의 주장은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고 밝혔다. 니폰 치나논와잇 OACC 위원장은 “자신들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술 사진이나 주류 상표 등을 올리는 개인들은 주류규제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 만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08년 발효된 태국의 주류규제법 32조는 술을 광고하는 것은 물론 술이 담긴 술잔을 보여주거나 특정 주류의 브랜드를 보여주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또한 다른 이들에게 술을 마시도록 장려하는 행동도 법 위반이다. 다만 니폰 위원장은 유명인사나 연예인들은 이 경우 일반인들과 다르게 다뤄지며, 주류규제법 위반 혐의로 처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니폰 위원장은 “유명인들은 팬들이 많다”며 “그들이 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소비하는 것에 직·간접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명인의 정의가 모호한 만큼 SNS에 술 사진을 올리면 5만밧(약 192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는 얘기를 낭설로 치부할 순 없다는 의견도 예상된다. 최근 벌금 5만밧 납부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한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서 다양한 수제 맥주를 소개하는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를 유명 인사로 볼지 아니면 일반인으로 볼지는 단속하는 관리들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SNS에 올린 주류 소개가 광고냐 아니냐를 놓고서도 단속하는 이들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류규제법을 놓고서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다양한 우리 술, ‘한국전통주 바’에서 맛보세요!

    다양한 우리 술, ‘한국전통주 바’에서 맛보세요!

    (사)한국전통민속주협회(협회장 이영춘)는 12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 참여해 ‘한국전통주 바(BAR)’라는 컨셉으로 국제행사 만찬주 등 다양한 우리 술을 맛볼 수 있는 전통주 특별홍보관을 운영한다. 홍보관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후원으로 운영되며 증류주와 약·청주 등 다양한 전통주를 세련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한다. ‘맛있는 술! 즐거운 술! 한국전통주 BAR’를 주제로 운영되는 홍보관에서는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 수상제품, 식품명인이 빚은 술, 국제행사 만찬주 등 40여 종의 전통주가 전시된다. 방문객을 대상으로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가 양조장과 술의 역사, 음용방법, 어울리는 음식, 구매처 등 알찬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현장에서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며, 외식업체 주류 바이어를 위한 구매상담도 병행해 업체별 컨셉에 맞는 전통주 제품을 추천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전통주 전시공간인 전통주갤러리, 찾아가는 양조장, 전통주 전문주점 등 전통주 소개가 담긴 가이드북도 제공한다. 이번 특별홍보관을 운영하는 (사)한국전통민속주협회 이영춘 회장은 “한국전통주 BAR는 전통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소비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전통주 홍보 행사”라며 “전통주가 예스러운 이미지를 탈피해 온라인이나 가까운 전통주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이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주로 인식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직까지 일반 소비자에게는 전통주가 몇몇 유명 막걸리로만 알려져 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전국에서 생산된 증류주와 약주, 청주 등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김종인, 보수를 살릴 수 있을까/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종인, 보수를 살릴 수 있을까/이종락 논설위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요즘 여의도에서 최고로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통합당 지도부가 ‘삼고초려’해 모셔온 김 비대위원장은 예상대로 파격적인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기본소득 논의에 불을 붙여 야당은 물론 여권까지 들썩이게 하더니 전일보육제 등 과감한 복지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비대위 내 정강정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정강정책 내에 ‘노동자의 권리’를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알려졌다. 그동안 진보진영의 보검처럼 여겨지던 분배와 보육, 노동 등의 담론을 보수진영으로 끌어옴으로써 ‘보수 꼰대’ 꼬리표를 떼어내고 실용적 경제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으로의 변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의 깜짝 행보에 일부 당내외 인사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통합당 대선주자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지사는 “진보의 아류가 돼선 영원한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지금은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은 “기본소득제는 사회적 배급주의”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이런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보 정당보다 더 앞서가는 걸 할 수 있다”며 ‘마이웨이’를 걸을 태세다. 보수당인 통합당에 대해 ‘창조적 파괴’와 ‘파괴적 혁신’을 주창하는 김 비대위원장의 신념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그는 1964년 25세에 독일행 비행기를 탔다. 뮌스터대학에서 8년 동안 공부한 뒤 1972년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의 주제는 ‘개발도상국에 있어서 분배 및 재분배 정책의 가능성과 한계’이다. 벌써 50년 전 성장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한국 경제에 분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은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셈이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조세, 노동, 복지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 분야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당시 독일은 사회의료보험과 연금제도를 도입한 상태였고 ‘68운동’으로 표현되는 유럽의 격변기여서 김 비대위원장이 분배 문제를 공부하기에는 딱 좋은 환경이었다. ‘보수는 성장, 진보는 분배’라는 도식적인 얘기를 김 비대위원장은 제일 싫어한다. 자서전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그는 “철권정치를 하던 비스마르크 수상이 ‘복지는 곧 안보’라는 신념을 갖고 오늘날 독일 복지제도의 기반을 만들었다”면서 “권위적인 정부에서 사회 조화를 위한 복지제도를 오히려 선제 대응하는 식으로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이자 정치적 역설”이라고 적었다. 박사학위를 받은 이듬해인 1973년 그는 서강대에서 재정학 강의를 시작했다. 교수 자문단의 일원으로 1976년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과 사회의료보험 제도를 제안했다. 1987년 개정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독일 전문가인 김 비대위원장은 통합당을 독일의 기독교민주당(기민당·CDU)처럼 만들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기민당은 보수정당이지만 스스로 보수를 앞세우지 않으면서 보수주의를 실천하고 좌파의 어젠다까지 선점하며 좌파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실제로 김 비대위원장은 2011년 새누리당 정책분과위원장을 맡아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며 보수라는 용어를 정강정책에서 빼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었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보수라는 말 자체는 아무런 소용없는 허명(虛名)이다. 보수란 용어를 한마디도 사용하지 않고서도 보수주의를 제대로 실천한다면 그것이 진짜 보수”라고 역설한다. 김 비대위원장은 2016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로 총선을 치를 때도 소득하위 70%에 해당하는 노인들에게 월 30만원을 균등지급하는 내용을 공약으로 채택하는 등 ‘포용적 성장’을 내세웠다. 참패할 것이라던 민주당은 예상과 달리 123석을 획득, 제1당으로 회생해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연승을 거두며 대한민국 정치의 주류가 됐다. 코로나19 이후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돼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 대한 신뢰보다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어 ‘분배주의자’ 김종인은 어쩌면 지금 최고의 황금기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김종인이 성공한다면 지금까지 보수의 개념을 넘어 진보의 가치도 포괄하는 새로운 이념적인 좌표를 지향하는 정당이 탄생할 것이다. 그걸 보수당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도 예측 가능하다. 진보와 보수당의 대표를 번갈아 맡으며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 김종인 정치 역정의 종착점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jrlee@seoul.co.kr
  • 인종 편견 깨는 美사회…구호 넘어 일상 바꾼다

    인종 편견 깨는 美사회…구호 넘어 일상 바꾼다

    조지 플로이드가 기업, 영화·공연계, 출판계, 정보기술(IT) 업계 등 미국 사회 곳곳에 숨었던 인종차별적 요소들을 바꾸고 있다. 분노의 표출이나 정치적 쟁점화를 넘어 일상과 주변의 삶부터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미국 시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현지시간) 음악전문매체 오페라와이어에 따르면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단원들은 전날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새 시즌 작품 선정과 출연진 섭외, 극장 고위직 인선 등에서 인종적 다양성을 실현해야 한다는 등의 요구를 극장 측에 전달했다. ●오페라 ‘오텔로’ 스트리밍 블랙페이스 논란 통상 백인 주류가 향유하는 클래식 음악의 특성상 오페라 무대에서 흑인을 보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메트오페라는 지난해 흑인 가수들만 무대에 오른 거슈윈 오페라 ‘포기와 베스’를 초연하고 매리언 앤더슨, 캐슬린 배틀 등 1세대 흑인 가수들의 목소리를 담은 특별음반을 출시하는 등 성악 역사 속의 흑인들을 조명한 바 있지만, 정작 미 전역에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7일 백인이 흑인 분장을 하는 이른바 ‘블랙페이스’ 논란이 따라다니는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를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내보냈다가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단원들이 나서 세계 오페라시장의 정점에 서 있는 최고 극장으로서 윤리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들은 요구 사항을 전달하며 “최근 몇 주간의 사건은 메트오페라가 어떻게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 우리 단원들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성찰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흑인을 희화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블랙페이스’나 인종적 편견을 담은 대중문화 작품들도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노예제도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HBO맥스의 스트리밍 상영작 리스트에서 제외됐고, 넷플릭스도 ‘마이티 부시’ 등 유색인종 분장을 한 배우가 나오는 작품의 상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반면 아마존 등에서는 제임스 볼드윈과 앤지 토머스 등 흑인 작가들의 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얼굴 인식과 같은 첨단기술도 인종차별 논란으로 사용이 중단됐다. CNBC는 IBM에 이어 아마존도 자사가 개발한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경찰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술은 유색인종일수록 범죄자로 판정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NS서 기업 내 흑인 임직원수 공개 캠페인 기업 내 인종 다양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 기업들을 상대로 자사 내 흑인 임직원 수를 공개하도록 하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는 30대 흑인 여성의 제안으로 시작됐는데, 플로이드 사건 때 적극적으로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냈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이 정작 그간 유색인종 채용을 외면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내에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AP는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흑인 최고경영자(CEO)는 2012년에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재는 4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미국2030 사로잡은 하드셀처..주류 시장 판도 흔들까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미국2030 사로잡은 하드셀처..주류 시장 판도 흔들까

    美2030 사로잡은 ‘하드셀처’크래프트맥주의 본고장이자 신대륙 와인을 대표하는 나라 미국에선 최근 맥주와 와인의 아성을 위협하는 라이벌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하드셀처’인데요. 하드셀처란 사탕수수 등을 발효해 얻은 알코올을 탄산수에 섞고 각종 과일 향미를 첨가한 술을 뜻합니다. 주로 캔입된 제품이 판매되는데, 알코올도수는 약 5도로 맥주와 비슷하고 와인보다는 낮습니다. 상큼하고 청량하면서도 잔당이 거의 없어 깔끔한 뒷맛이 매력적인 술이죠. 그런데 얼핏 보면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이 하드셀처에 2~3년 전부터 미국 2030이 완전히 빠져버렸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주량이 빛나는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맥주와 와인 대신 하드셀처를 마시기 시작하자 주류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을 정도입니다. 넬슨데이터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하드셀처 판매량은 3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6.4%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64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전체 주류시장의 0.85%를 차지했던 하드셀처 점유율은 지난해 2.6%까지 뛰어올랐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맥주 판매량은 1% 미만 증가한 것에 그쳤습니다. ‘와인 러버’들의 와인 사랑도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IWSR(Internation Wines & Spirits Recode)에 따르면 와인 소비량이 지난해 0.9% 줄어들었는데 이는 지난 25년간 처음으로 감소한 것입니다. 또 와인전문매체 와인 인텔리전스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와인 마니아 10명 가운데 4명은 와인 소비를 전보다 줄였으며 이 그룹의 33%는 와인 대신 하드셀처로 주종을 바꾼 것으로 답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하드셀처가 불티나게 팔리자 수많은 맥주 양조장들이 하드셀처를 만들어 팔고 있답니다. 업계에서는 하드셀처 광풍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습니다. 먼저 전반적인 식음료(F&B) 트렌드의 영향입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대세가 되면서 기존 음료시장의 강자였던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시장이 축소되고 탄산수, 콤부차, 무첨가물 저당 주스 등의 시장이 커졌습니다. 술은 고도수보다는 저도수를 선호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었고요. 하드셀처는 이 트렌드에 정확히 부합하는 술입니다. 하드셀처는 1캔(355ml) 기준으로 약 100칼로리로 맥주나 와인보다 낮습니다. 설탕을 첨가하지 않아 탄수화물 함유량도 1~2g에 불과해 탄수화물 함유량이 높은 다른 발효주나 시럽이 가득 들어간 칵테일을 마실 때에 비해 살찔 걱정을 조금 덜어 주죠. 술을 소비하는 이들이 건강을 생각한다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을 수 있으나 하드셀처의 폭발적인 인기의 주요인은 확실히 ‘몸을 생각하며 술을 즐기는 2030’ 소비자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드셀처의 성공이 마케팅의 승리라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하드셀처는 2013년 코네티컷의 한 맥주양조사가 처음 만든 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상품화돼 여러 제품이 출시되었지만 2010년대 중후반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일으키진 못했죠. 하드셀처가 잘 팔리기 시작한 시점은 미국에서 야외 활동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즐겨 마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음료 같은 술로 이미지 포지셔닝에 성공한 때와 겹칩니다. 크래프트맥주나 와인처럼 꼭 마니아나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하드셀처가 젊고 활동적인 이미지로 2030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한국에선 이제 막 하드셀처가 알려지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지난달엔 하드셀처가 처음 수입이 돼 마트 등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됐죠. 미국 하드셀처 ‘와일드베이슨’ 8종류를 수입하는 임준택 에이티엘코리아 대표는 “아직 한국에선 하드셀처의 인지도가 낮지만, 미국 주류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인기만큼은 아니더라도 곧 하드셀처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시장이 형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 진중권 “586 운동권, 정치를 선악의 대결로 인식”

    진중권 “586 운동권, 정치를 선악의 대결로 인식”

    “정치란 갈등을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하는 과정인데, 운동권은 정치를 기본적으로 선악의 대결로 봅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국민의당 초청 강연에 나섰다. 진 전 교수가 비판한 대상은 이날 역시 ‘조국 사태’ 핵심 관련자들이 다수 포진된 ‘586 운동권’이다. 진 전 교수는 “최근 법을 어긴 자들이 외려 검찰을 질타하는 이상한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면서 ‘조국 사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비리를 처리하는 방식이 놀랍다”면서 “잘못한 게 없고 기준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하면서 기준을 무너뜨려버리는 ‘꼬리가 개를 흔든다’는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사람들이 과거에 비리를 저지르면 정의의 기준에 벗어났다는 걸 사과하고 반성했다면 최근에는 이걸 이상하게 처리해버린다”고 했다. “586, 진리의 기준을 자기들이 세워버려” 진 전 교수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내 586 세대를 정조준했다. 그는 “아직도 사람들이 착각하는데 지금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시절 민주당이 아니다”라면서 “그 분들은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자였고, 철학을 가진 분들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싸웠던 분들인 반면 지금 민주당 주류가 된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이제 ‘586’이 된 사람들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자유민주주의와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NL(민족해방 노선)이냐, PD(민중민주 노선)냐’ 이런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들은 진리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기준을 자기들이 세워버린다. 허위를 진리로 만드는 것, 허위를 사실로 만드는 게 그들의 진리인 양, 부도덕을 새로운 도덕으로 만드는 게 그들의 윤리관념”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최근 기자회견을 이유로 공판 중에 떠날 것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도 언급했다. 그는 “(최 의원이) 법정에 나와서 30분 만에 가야 한다고 했다. 검찰 수사 받다가 조퇴하는 건 정경심(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동양대 교수 때 처음 봤다”면서 “이들이 우리나라 인권 신장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고 비꼬았다. “운동권, 자기들이 이기는 게 최고 정의라 생각” 진 전 교수는 운동권 인사들의 정치 인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란 이해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이라면서 “그런데 운동권은 정치를 기본적으로 선악의 대결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의 정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군을 방어하고 적군을 제압할 때 세워진다”면서 “이들이 정의의 기준을 무시하면서까지 필사적으로 아군을 방어하는 것은 그것을 자기들 고유의 정의를 세우는 길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의의 기준을 무시하면서까지 끝까지 자기 편을 편든다”면서 “자기들이 이겨야 되는 게 최고의 정의이고, 그걸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하며, 적은 무조건 배척하고 아군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게 조국 사태 때 나타났고, 지금도 또 나타나고 패턴처럼 계속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을 향해 “법과 도덕과 윤리를 사회 보편의 이익이 아니라 지배계급(부르주아)의 특수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자기들이 곧 선이요 정의요 나아가 보편이익의 진정한 대변자라 굳게 믿기에 자기들을 향한 검찰 수사나 기소는 보편적 정의를 집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검찰조직의 특수이익을 지키는 행위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야권 시절이던) 과거 같으면 검찰을 정권의 앞잡이라고 할 텐데, 자기들이 정권을 갖고 검찰총장을 임명했으니 이제 그렇게 못하게 된 상황”이라며 “그러니 검찰을 조직 이기주의라고 하는 것이고, 검찰이 자기들을 기소하는 건 보편적 정의를 위한 게 아니라 검찰의 특수이익을 지키기 위한 당파적 이익이라고 하면서 서초동으로 몰려가 데모하는 것이다. 황당하지만 그들 코드에서는 너무 당연한 일이 된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이 원하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자기들이 잘못했을 때 그걸 정의라고 말해줄 수 있는 조직으로, 원래 추구한 검찰개혁의 의의를 180도 뒤집은 것”이라며 “옛날엔 그들이 ‘저편’을 위해 봉사했다면 이젠 우리편을 위해 봉사하라는 프로젝트로 광범위하게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조국 사태, 기득권 세습 위해 공정 훼손한 사건“ 그는 ‘조국 사태’를 “평등의 이념을 내버린 586 세대가 기득권을 제 자식들에게 세습해 주기 위해 공정의 가치까지 훼손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진 전 교수는 “공부만 잘하면 되는 그런 기회도 빼앗아버린 것이다. 자식 세대한테 뭘 주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식한테만 기득권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한국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와 함께할 장기적인 기획이 필요하다”면서 “날로 극심해질 양극화와 고령화, 그리고 고용의 불안정성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해나가게 해줄 전략이 필요하다. 그 발전은 당연히 사회 모든 계층을 포용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다시 한번 정의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기서 정의란 그저 과정의 공정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시장경제에서는 아무리 과정이 공정해도 경쟁의 결과는 불평등하기 마련이다. 정의는 결과의 평등까지도 고려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가능한 초기 조건을 평등하게 만들어줘서 경쟁이 공정해야 하고, 그 경쟁에서 비롯되는 결과의 불평등은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하지만, 그 불평등의 정도가 과도할 경우엔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게 우리의 과제다. 보수의 과제도, 진보의 과제도 아닌 모두의 과제다. 진보든 보수든 실패한 지점에서 다시금 정의와 공정을 세우는 게임을 다시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정부와 유착…공화국의 위기“ 진 전 교수는 최근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의혹으로 불거진 시민단체의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민단체들이 아예 여권에 붙어서 더 해먹고 있다”며 “요즘 참여연대는 ‘불참연대’다. 성명 하나 못 낸다. 내는 성명도 거의 어용”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미 시민단체들이 착란 상태에 빠졌다. 아예 저쪽에 붙어서 그들보다 더 해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시민 후원을 받다가 이제 정부 돈을 따내야 하는데, 그러다 유착이 이뤄진다”면서 “결국 중심을 잡아야 하는 시민단체가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또 “(여권과 시민단체 간) 거대한 블록이 형성돼 견제할 세력이 없어졌다. 그러다보니 지지자들은 굉장히 폭력적 양상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는 공화국의 위기”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 친노 폐족 부활의 카드“ 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대통령은 큰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문 대통령은 정치할 생각이 없이 도망다녔다”며 “친문들이 노무현 팔아먹고 있는 걸 웬만한 자기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막았을 텐데 그 분한테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다보니 변수가 되지 못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정치할 뜻도 없는데 노무현 서거로 불려나와 ‘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면서 “친노 폐족이 기득권 세력으로 부활하는 데 ‘카드’가 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오늘이 6월 10일인데, 6·10 항쟁을 주도했던 세력이 행정부, 입법부를 장악하고서 법관을 탄핵한다면서 사법부까지 장악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수진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에서 ‘판사 탄핵’이 가능하도록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거론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1987년으로부터 33년이 지났는데, 자신들이 비난했던 그 자리를 차지하고 비난했던 그 짓을 하고 있다”며 “예전 어용은 부끄러운 줄은 알았는데, 이들은 부끄러움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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