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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주석의 서울살이] 쓰레기 분리수거 유감

    [노주석의 서울살이] 쓰레기 분리수거 유감

    쓰레기 분리수거 담당 4년차다. 부부 동반 친구 모임에서 얘기를 꺼냈다가 본전도 못 건졌다. 너나없이 도우미로 뛰고 있었다. 연차도 오래됐고, 일반 쓰레기는 물론 음식물 쓰레기와 청소, 설거지까지 폐기물 관련 영역을 능란하게 아우르고 있었다. 가사 분담의 신풍속도라 할 만하다. 엄마 중심 가정 권력구조 앞에 아빠의 체면치레는 무력했다. 번듯할수록 모범생이었다. 한 기업체 임원은 야근이나 회식 중 “분리수거하러 간다”면서 자리를 뜨는 부하 직원의 흉을 봤다. 전업주부 여부와 무관하게 엄마와 아내는 폐기물 처리 영역에서 손을 뗀 듯하다. 쓰레기 재활용과 음식물 분리수거는 아빠와 남편 담당으로 자리 잡았다. 종량제봉투 버리기와 일반쓰레기 분리수거는 주례행사였지만, 앞으로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라는 일일행사의 혹이 하나 더 붙을 것 같다는 꺼림칙한 느낌이 음습했다. 분리수거 날 현장을 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 엄혹한 현실을 재확인했다. 아빠 도우미 일색이었다. 간혹 연세 지긋한 할머니나, 미혼 직장 여성이 드문드문했고, 감독관 역할의 엄마 도우미가 가뭄에 콩 나듯 눈에 띌 뿐이다. 이 땅에 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된 1995년 이후 20여년 만에 쓰레기 뒤처리는 ‘남자 일거리’로 정착됐음을 선언해야겠다. 지난 3월 마지막 주 목요일 분리수거의 날 경비원으로부터 새로운 수거 요령 시범이 있었다. 4월부터 스티로폼, 더러운 비닐류와 음식물 포장용기는 분리수거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였다. 그런 뉴스는 들어 본 적이 없기에 의아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수거 가능, 불가능 사례가 적시된 안내물이 나붙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혼잣말로 구시렁거렸다. 4월에 접어들자 ‘쓰레기 대란’ 뉴스가 지면과 전파를 도배했고, 관계 당국의 무대책과 늑장 대응을 꾸짖었다. 정부도 지난해 7월부터 예고된 사태에 대비 못 한 잘못을 시인했다. 이 때문인지 첫 주 분리수거는 어물쩍 그냥 넘어갔다. 두 번째 주 분리수거일 제대로 해 보려고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지만 퇴짜를 맞았고, 다음부터는 철저히 해 달라는 신신당부도 들었다. 부적격 재활용품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폐기물관리법에 어긋나고, 걸리면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게 골치 아팠다. 덕지덕지 붙은 포장지 및 테이프 제거와 각종 용기와 비닐 세척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집 안 청소보다 일이 더 많다. 짜증이 났다. 네덜란드의 생태학자 로프 헹거벨트는 ‘훼손된 세상’에서 인간이 소비한 쓰레기의 재앙을 고발했다. 쓰레기가 40억년을 이어온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범이 됐다. 범위를 좁혀도 도시의 역사는 쓰레기에서 비롯된 각종 오염과의 전쟁사였다. 우리도 일찍이 청계천을 풍수명당의 자리에서 도시의 하수구로 끌어내리고 준천을 통해 하수구의 역할을 회복시킨 전력이 있다. 문제는 새 가사 분담을 떠안은 아빠와 남편들의 피로도 가중에 있다. 정책 당국자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단순 생활영역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안팎곱사등이에다 만만찮은 가사 부담까지 짊어진 대한민국 남자 가장들의 피로도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임계점에 이르면 폭발하는 법이다. 청와대와 시장 관사에 살기 때문에 분리수거 현장에서 열외인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가장들의 부글부글 끓는 심정을 알기나 할까?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쓰레기가 이머징 이슈가 될지도 모르겠다.
  • ‘동상이몽2’ 이순재 출연, 53년차 원조 사랑꾼 입증

    ‘동상이몽2’ 이순재 출연, 53년차 원조 사랑꾼 입증

    ‘동상이몽2’에 배우 이순재가 출연한다.2일 방송되는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배우 이순재가 출연해 자신의 연기 인생과 결혼 생활에 대한 풀스토리를 공개한다. 결혼 53년 차로 전 출연자를 통틀어 최장 결혼생활을 이어온 이순재는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주례의 아이콘답게, 원조 사랑꾼에 애처가로 살아온 그동안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또한 그는 명서현 부부의 VCR는 보던 중 아들이 유치원에서 받아온 알림장을 보고 정대세가 눈물을 터트리자 “우리 영화 시사회에는 초대 못 하겠어”라며 영화 ‘덕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MC와 게스트들이 ‘덕구’에 대해 물었고 이순재는 “근래 보기 힘든 따뜻한 작품이다. 억지 눈물이 아닌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주는 영화다. 모두들 시사회에 초대하고 싶다”고 설명해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이순재는 63년의 연기 인생을 살아오면서 무려 3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비결도 공개해 시선을 모았다. 한편, 이순재의 7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5일 개봉. 사진제공=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역사 속 행정] 조선판 ‘靑비서실’ 승정원의 위계

    [역사 속 행정] 조선판 ‘靑비서실’ 승정원의 위계

    비서관 격 ‘6승지’ 품계는 같지만 최상위 도승지·최하위 동부승지 말 한마디도 서열 엄격하게 지켜오늘날 청와대 비서실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승정원은 국왕을 보좌하는 일을 했기에 늘 그의 지근거리에 청사를 뒀다. 조선 전기에는 경복궁 근정전 서남쪽 월화문 밖에 있었다. 조선 후기 경복궁이 복원되기 전까지 창덕궁이 정궁으로 쓰이자 승정원도 이곳에 있었다. 승정원에는 오늘날 청와대 비서실장 격인 도승지를 비롯해 좌승지·우승지·좌부승지·우부승지·동부승지를 뒀는데, 이를 ‘6승지’라고 불렀다. 이들은 모두 같은 품계인 정3품 당상관이었지만 도승지와 나머지 승지의 예우가 달랐고, 5승지 역시 위계질서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19세기 전반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 승정원 업무지침서 ‘은대편고’에 따르면 도승지가 청사에 나와 앉아 있을 때 다른 승지들이 청사를 벗어나야 한다면 반드시 도승지에게 예를 행한 뒤 나가야 했다. 도승지 앞에서 다른 승지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부채를 부치지도 못했다. 휴가나 숙직 규정에도 차이가 있었다. 승정원 승지는 국왕의 시신(侍臣·임금을 바로 곁에서 모시는 신하)이므로 숙직은 필수적이었다. 도승지와 좌승지·우승지가 4일에 1번씩 숙직을 한 반면, 최하위인 동부승지는 3일 연속 숙직을 했다. 1477년(성종 8년) 7월 조씨 성을 가진 한 과부가 김주라는 사내와 결혼을 했다. 과부의 재산이 넘어갈 것을 우려한 그의 오빠와 매부가 김주를 강간 혐의로 허위신고했다가 무고죄로 처벌받을 상황에 놓였다. 왕과 신하들이 모인 자리에서 동부승지 홍귀달 등이 “이들을 무고죄로 다스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자 동석했던 도승지 현석규가 갑자기 화를 내며 소매를 걷어올리고 눈을 크게 부릅떴다. 그는 “도승지가 있음에도 다른 승지가 위계를 넘어서 먼저 말을 하니 옳지 못하다”며 승정원 질서가 무너진 책임을 들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왕 앞에서 지나치게 감정을 드러내 불경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왕의 이해로 이 일은 곧 유야무야됐다. 그럼에도 이는 당시 6승지들이 말 한마디조차도 차례에 따라 해야 할 정도로 엄격한 위계질서 아래에 놓여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승정원 소속 승지는 국왕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기에 손꼽히는 요직이었다. 뛰어난 관료들은 거의 모두 그 자리를 선망했다. 승지는 대개 명문가 출신으로 뛰어난 개인적 능력과 화려한 사회적 배경을 동시에 갖춘 이들이었다. 승지는 승정원 고유 업무 외에도 경연관이나 사초 작성 등에 참여했다. 국왕과 왕실에 관련된 핵심 임무를 맡았기에 승지들은 매우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었다. 조선의 왕들이 승정원 승지를 6명으로 둔 것은 경국대전이 규정한 6전 체제에 상응하는 비서조직을 갖추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중국의 이상적 예법 질서를 담고 있다고 말해지는 ‘주례’의 6관 체계에서 기원하는데, 중국 대부분 왕조에서 6부(部) 체제로 정착돼 통용됐다. 우리의 경우 고려시대 때 6부 체제가 처음 등장했다. 조선의 국가 체계를 설계한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에서 6전 체제를 선보였다. 통상 6승지는 분방(分房)이라 해 역할을 나눠 업무를 담당했는데, 오늘날 청와대 비서실과 행정부 간 유기적 기능과 같은 시스템이다.현재 대한민국 청와대 비서관들에게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만약 외교안보 담당 비서관이 교육문화 비서관을 겸하거나 서로 업무를 바꿔 맡는다면 당장 여론의 뭇매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하지만 조선시대 승지들은 그것이 가능했다. 이는 조선의 정치 체제나 국정운영 방식에서 자칫 발생할 수도 있는 국정운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로 여겨진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사 속 행정이야기’ 요약 이근호 연구교수 (명지대)
  • 탁수정 “도종환 장관 주례 고은”…가짜뉴스 올렸다가 사과

    탁수정 “도종환 장관 주례 고은”…가짜뉴스 올렸다가 사과

    문화예술계 ‘미투’ 활동가 탁수정(필명 책은탁)씨가 자신의 SNS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관련된 잘못된 내용을 올렸다가 비판이 일자 사과했다.탁수정씨는 지난 7일자 트위터 글에 “도종환 장관 결혼식 때 주례 고은인 거 실화? 고은재단 대장이었다가 문체부 장관된 거 실화? 그러저러해서 묵살하는 거 실화?”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었다. 지난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도 장관에게 고은 시인을 언급하며 “(성추행 의혹을) 사전에 모르고 있었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도 장관은 “(고은 시인의) 기행에 관해서는 들은 바 있다”고 답했다. 이에 전 의원은 “도 장관의 결혼식 주례를 고은 시인이 서줬다고 하던데, (문체부에서) 이 사안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나”라고 질문했고, 도 장관은 “사실을 확인하고서 질의를 하는 것이냐. 제 결혼식 주례는 신부님이 섰다. 고은 시인은 주례를 선 적이 없는데 주례를 섰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반박했다. 전 의원이 “언론 보도를 보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하자, 도 장관은 “가짜 뉴스가 많다. 사실을 잘 확인하고 질의해 달라”고 꼬집었다. 탁씨는 이날 “고은 시인이 도종환 시인의 주례를 섰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른 정보였다”며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줄 알고 올린 것에 대해 반성한다. 앞으로 올리기 전 좀 더 확인을 거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라는 사과문을 올렸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별병’ 부른 가수 숙희, 3월 31일 결혼...상대는 5살 연하 사업가

    ‘이별병’ 부른 가수 숙희, 3월 31일 결혼...상대는 5살 연하 사업가

    가수 숙희가 3월의 마지막 날 결혼식을 올린다.15일 한 매체는 가수 숙희(37·진정연)가 오는 31일 결혼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숙희는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예식장에서 5살 연하 사업가 안효민 씨와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2년여 열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숙희 결혼식 주례는 한국 포크계의 거장 이정선이 맡기로 했다. 축가는 평소 절친한 사이인 가수 휘성과 길미가 부른다. 숙희는 예식 후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신혼집은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마련됐다. 한편 숙희는 지난 2009년 그룹 SG워너비와 함께한 앨범의 수록곡 ‘천상여자’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미씽 유(Missing You)’, ‘바보 가슴’, ‘라라라’, ‘가슴아 안돼’, ‘긴 사랑’, ‘나쁜 놈’, ‘마취’, ‘이별병’ 등의 곡을 발표하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로 ‘이별노래 끝판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사진=숙희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빨리 와, 행안부” “가지 마, 과기부” “왜 안 가, 여가부”

    [관가 인사이드] “빨리 와, 행안부” “가지 마, 과기부” “왜 안 가, 여가부”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6년. 그동안 세종시는 어엿한 행정복합중심도시로 자리 잡았다. 이제야 뒤늦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합류한다. 이전 계획은 정해졌고, 공청회 등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전 시기는 내년 8월이다. 추정 비용은 2290억원. 두 부처에 속한 인원만 2000여명이 넘는지라 비용 중 1955억원(85%)은 이들이 입주할 청사를 짓는 데 쓰인다. 청사 완공은 2021년이 목표다. 일단 민간 건물을 빌려 임시로 사용한다. 두 부처의 이전 소식을 접한 관가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이전 계획 짠 행안부 늑장 이전” 다른 부처 흘깃 청와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정부서울청사. 내정을 담당해 과거 ‘내무부’로도 불렸던 행안부는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필했지만, 이젠 이곳을 떠나게 됐다. 2012년 이전 당시 행안부가 내려가지 않았던 이유는 당시 ‘행복도시법’ 이전 대상 제외 기관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행정복합도시’를 자처한 세종시에는 정작 ‘행정’안전부가 없었다. 찐빵에 팥소가 들어 있지 않은 격이다. 법에 명시된 터라 사유는 정당했다. 하지만 세종 이전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행안부가 정작 본인들은 내려가지 않은 모습이 다수의 공무원에겐 ‘얄밉게’ 보인 모양이다. 당시 공무원들은 “모든 부처를 통솔하면서 조직·관리 등을 맡는 행안부가 내려오지 않으면 세종청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방자치·균형발전 등을 이끌어야 할 행안부가 솔선수범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를 두고 수많은 말이 오갔다. ‘세종시 통근버스’ 논란이 대표적이다. 2012년 하반기 이주 당시 통근버스 50대 예산은 79억원 정도였다.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행안부가 반대하고 나섰다. 이유는 “통근버스가 너무 많아 길게 늘어서 있으면 ‘무늬만 이주’라는 부정적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거였다. 이에 세종시에 처음 이주하고 이주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국무조정실에서 “그러면 대통령 주례보고 때 행안부도 같이 내려가는 방안으로 보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행안부가 반대 의사를 철회했다는 후문이다.# 덤덤한 행안부 속 기혼자·솔로 반응 엇갈려 즉 언젠간 내려가야 하는 부처였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행복도시법이 개정됐고, 행안부는 이전 대상 제외 기관에서 빠졌다. 관가 반응은 “드디어 오는구나”다. 2012년 세종으로 이전한 부처의 사무관 A씨는 “다른 부처들은 다 내려와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내려와야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부처 서기관 B씨는 “우리가 내려올 땐 이전 기한이 너무 촉박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여유롭네요”라면서 이전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행안부가 자신들의 이전 기한에 여유를 둔 걸 비꼬기도 했다. 행안부 공무원들의 표정은 덤덤하다. 독신인 젊은 공무원들은 오히려 “월세 등 생활비가 서울보다 싸서 돈을 더 많이 모을 수 있겠는데요”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가정을 꾸린 중·장년 공무원들은 내심 걱정이다.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으면 학업 환경을 갑자기 바꾸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주말부부’, ‘기러기 엄마·아빠’ 생활의 시작이다. 아내와 자녀는 서울에 두고 혼자만 세종으로 갈 예정인 행안부 팀장급 공무원 C씨는 “혼자 사는 건 처음이다. 식사, 빨래, 분리배출 등 모든 걸 앞으로 혼자 해야 하는데,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 “과기부마저 이전 땐 과천 죽이기” 시민 반발 1982년 정부청사가 들어선 이후로 경기 과천시는 서울의 행정 기능을 분담했다. 세종시보다 앞서 행정특화도시로 기능했던 것이다. 2012년 세종시 이전 때 대부분의 정부 부처가 과천을 떠나 현재는 과기정통부를 포함해 방송통신위원회, 방위사업청 등이 남았다. 그러나 이젠 과기정통부도 과천시를 떠난다. 지난달 28일은 원래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 계획 변경(안)’ 공청회가 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리기로 된 날이었다. 과기정통부·행안부의 이전 계획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확정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공청회는 열리지 못했다. 과천에서 아침 일찍 출발한 과천시민 400여명이 공청회 시작 1시간 전부터 공청회장을 점거했다. 머리띠를 두르고 누군가는 하얀 소복도 입었다. 그들은 일제히 “과천을 말살하는 청사 이전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공청회는 취소됐다. 행안부는 오는 2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회의실에서 다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과천청사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주된 수입원인 과천 상인들은 그들이 떠난 이후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날 공청회장을 찾은 사람 중엔 신계용 과천시장도 있었다. 신 시장은 “(과기정통부 이전 이후) 경제적 타격을 입은 과천시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청사 이전 이후 과천시민이 자족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달라”고 촉구했다. 공청회가 취소된 이후 신 시장과 시민들은 서울청사 앞으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 갔다. 신 시장은 이날 시민들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머리를 깎았다. # 여가부 인원 적어 깜빡? 협업 많은데 왜 남는지… 행복도시법 개정에도 세종청사 이전 대상 제외 기관에 포함된 부처는 총 5곳이다.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그리고 여성가족부다. 여가부는 어째서 서울에 남게 됐을까. 첫 이주 당시엔 정치적 이유가 있었다.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야당 반대가 거세서 장관급 기관을 몇 군데 서울에 남겨 둬야 했다. 인원수가 적으면서 장관급 기관인 여가부가 제격이었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2012년 기준 여가부 현원은 266명으로, 장관급 기관 중 규모가 적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에도 여가부가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관가에서도 의문이다. 한 고위 공무원은 “여가부의 인원이 너무 적어 깜빡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심지어 여가부도 이전 대상 제외 기관에 포함된 이유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눈치다. 여가부는 특히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많은 곳이다. 정부 부처들이 세종에 자리를 잡는 가운데, 서울에 홀로 남는 게 업무 효율에 도움이 되지 못할 거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 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박재동 화백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직 사퇴

    후배 여성 작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시사만화가 박재동(66) 화백이 사단법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직을 사퇴했다. 2일 사단법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따르면 박재동 집행위원장이 2일 오전 영화제 사무국에 사표를 제출했고, 이사장인 신장열 군수가 사표를 수리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정관과 운영규정에 따라 신임 집행위원장을 선임할 긴급 이사회를 조만 개최할 예정이다. 영화제 관계자는 “조만간 새 집행위원장 선임 계획 등을 마련해 긴급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집행위원장이 중요한 자리인 만큼 오래 공석으로 두지 않으려고 이후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 화백은 주례를 부탁하러 간 후배 여성 작가를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성추행 논란 만화가 박재동 “피해자에 사과...미투운동 지지한다”

    성추행 논란 만화가 박재동 “피해자에 사과...미투운동 지지한다”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는 후배 작가를 성추행·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사 만화가 박재동(사진)이 28일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박재동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이태경 작가에게 사과한다”면서 “이 작가의 아픔에 진작 공감하지 못한 점도 미안하다. 아울러 수십 년 동안 남성으로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여성에 가했던 고통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수업시간에 성희롱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폭력 보도가 나온 뒤 “이틀 동안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당시 기억을 찾으려 노력했다”면서 “줄곧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지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생각하지를 못했던 것을 깨달았다. 여성의 입장에서 잘못된 저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미투운동을 지지한다”면서 “우리시대가 나아가야할 당면한 길이며, 여기에 제가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웹툰작가 이태경은 지난 26일 SBS 8뉴스에서 과거 박 작가에게 주례를 부탁하러 갔다가 성추행,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익명으로 폭로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성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박재동은 누구?

    성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박재동은 누구?

    웹툰 작가 이태경이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박재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시사만화의 대부로 알려진 박재동 작가는 서울대 회화과와 서울대 대학원 미술교육학과 출신으로, 졸업 후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한 후 1988년부터 8년간 한겨레신문에서 시사만평 ‘한겨레 그림판’을 맡아 시사 만화가로 활동했다. 이후 1996년 애니메이션 회사 오돌또기 대표를 거쳐 200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웹툰 작가 이태경은 ‘SBS 8시 뉴스’ 인터뷰를 통해 박재동 화백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2011년 평소 선배이자 시사만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박재동 화백에게 주례를 부탁하려고 만났다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박재동이)반갑다면서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옆에서 손이 들어오니 손에 한 중간 정도까지 치마 아래로,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고 말하면서 “두 사람이랑 만나본 적 있냐. 두 사람 모두랑 성행위를 해봤냐. 주례해주면 나랑 호텔에서 춤 한 번 춰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며 성추행은 물론 성희롱까지 당했다고 토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웹툰 작가 이태경은 누구? 독학으로 만화 공부한 인물

    웹툰 작가 이태경은 누구? 독학으로 만화 공부한 인물

    웹툰 작가인 이태경 씨가 시사만화의 거장 박재동 화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이 작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SBS는 지난 26일 박재동 화백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 씨의 인터뷰를 전했다.현직 웹툰 작가인 이 씨는 지난 2011년 결혼을 앞두고 선배이자 시사만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박 화백에게 주례를 부탁하려고 만났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이 사건 직후 문제 제기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으나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인 것 같아 곧바로 따지지 않았고, 2016년에서야 자신이 삽화가로 참여한 한국만화가협회 공정 노동행위 및 성폭력 사례집에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박 화백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와 사례 내용이 자신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제보 사실을 캐묻기만 했다고. 이 작가는 성균관대 국문과에 입학한 뒤 독학으로 만화를 공부, 2004년 성인 여성의 당당한 이야기를 그린 ‘마리아 마리아’로 데뷔했다. 해당 작품은 당시 월간순정지 ‘허브’에 연재됐다. 이후 ‘사랑보다 달콤한’, ‘엽기발랄 쓰리고’, ‘Everybody loves papa’ 등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만화 전문 웹진 만끽에서 연재 활동을 하기도 했다. 2010년 ‘사랑하는 그녀’로 만화 전문 웹진 툰도시에 지평을 넓혔으며, 이듬해 ‘최전방 샐러리걸’로 포털사이트 다음 ‘만화 속 세상’에 진출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페이지, 코믹뱅 앱툰에 연재된 ‘악랄한 솜사탕’(2014~2015), 미스터블루에 연재된 ‘러브 미 파파’(2015), 코미코에 연재된 ‘사내연애’(2016) 등 다양한 웹툰 플랫폼을 거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미투’ 가해자 첫 강제수사… “유명인 19명 조사중”

    경찰 ‘미투’ 가해자 첫 강제수사… “유명인 19명 조사중”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 체포 정식 착수 2건ㆍ영장 검토 1건 “박재동 화백이 몸 쓰다듬었다” 주례 부탁한 이태경 작가 폭로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 女활동가 성추행 의혹 내사 착수 경찰이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 가해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가 고소 등 처벌 의사를 표시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 조항이 2013년 6월 폐지됐기 때문에 그때 이후에 발생한 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받을 수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 위주로 현재 19명의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정식 수사 착수가 2건, 내사가 1건, 곧 영장을 검토할 사안이 1건”이라고 밝혔다.●‘성추행’ 조민기 정식 수사 돌입 충북경찰청은 배우 조민기(53)씨에게 성추행 등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과 졸업생 10여명의 진술을 확보하고 정식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피해자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만나 진술을 들었고 이들의 주장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피해자 진술 내용을 토대로 적용 혐의를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조씨를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화백 “오래전 일이라 기억 안 난다” 서울경찰청도 여성활동가 A씨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덕진(44)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에 대한 내사에 돌입했다.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014년 김 사무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그가 지인들에게 ‘키스밖에 한 거 없다. 친구다’와 같은 사실도 아니고 사과한 상황과도 맞지 않는 말을 하고 다녀 추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이날 미성년자 단원들을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경남 김해 극단 번작이 조증윤(50) 대표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건 이후 처음으로 체포했다. 한편 성추행 피해 폭로는 이날도 계속됐다. 12년차 배우라고 밝힌 송원(31·여)씨는 이날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1월 극단 명태 대표 최경성(49)씨로부터 성적인 희롱과 신체적 접촉을 통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시사 만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박재동 화백의 성추행 의혹도 불거졌다. 현직 웹툰 작가인 이태경씨는 SBS 8시뉴스 인터뷰에서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기 위해 2011년 박 화백을 찾아갔는데 반갑다며 내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난 처음 봤을 때부터 네가 맛있게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박 화백은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밝혔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웹툰 작가 이태경 “박재동 화백에 주례 부탁하러 갔다가 성추행 당해”

    웹툰 작가 이태경 “박재동 화백에 주례 부탁하러 갔다가 성추행 당해”

    박 화백 “기억나지 않는다” 부인한예종 수업에서도 성희롱 발언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증언이 나왔다.현직 웹툰작가 이태경씨는 2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1년 결혼을 앞두고 선배인 박 화백에 주례를 부탁하러 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SBS에 “(박 화백이) 반갑다면서 허벅지를 쓰다듬었고 손이 치마 아래로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박 화백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 발언도 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 씨는 인터뷰에서 “박 화백이 ‘주례해주면 너는 어떻게 해줄 건데 대뜸 나랑 호텔에서 춤 한 번 춰줄 수 있겠니’라고 했다. 턱 아래쪽을 이렇게 (쓰다듬더니) ‘태경아, 나는 처음 봤을 때부터 네가 맛있게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6년 한국만화가협회 공정 노동행위 및 성폭력 사례집에 이런 피해를 알렸다. 박 화백은 이씨에 전화를 걸어 “기억나지 않는다. 네가 제보했느냐”고 캐물었다고 SBS는 보도했다. 박 화백은 지난해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을 상대로 여자를 꽃과 과일에 비유하며 “상큼하고 먹음직스럽고 그 안에 있는 씨를 얻을 수 있다”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SBS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생 사랑하겠습니까?”…멕시코서 나무와 합동 결혼식

    “평생 사랑하겠습니까?”…멕시코서 나무와 합동 결혼식

    중미에서 이색적인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의 산하신토아미파스에서 신부 20명과 신랑 10명이 합동결혼식을 올렸다고 현지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짝이 안 맞지만 결혼식으로 탄생한 커플의 수는 더 이상하다. 이날 합동결혼식에선 총 30쌍이 탄생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날 합동결혼식은 사람과 나무가 연을 맺었다. 신랑과 신부는 각각 나무를 반려자로 맞았다. 퍼포먼스 결혼식인 셈이다. 이미 여러 차례 나무와 결혼식을 올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페루의 예술가이자 환경보호운동가 리차드 토레스도 이날 멕시코에서 또 나무와의 결혼식을 올렸다. 힙동결혼식을 주관한 건 멕시코의 비정부기구(NGO) '자연과 어린이를 위한 푸른 하트'. 자연을 사랑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다. 단체의 이사장 모니카 로페스는 "결혼할 때 서로 사랑하고 존중할 것을 서약하는 것처럼 자연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결혼식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약간은 이상한(?) 결혼식이지만 식순은 여느 결혼식과 다르지 않았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설명하고 서로 아껴주고 사랑해야 한다는 주례사, 하객의 축하와 기념사진 등의 순서로 식은 진행됐다. 산하신토아미파스 당국은 피로연(?)에서 하객들에게 과일을 잔뜩 대접했다. 한편 리차드 토레스는 그간 페루, 아르헨티나, 멕시코, 쿠바, 콜롬비아, 볼리비아, 칠레, 과테말라 등지를 돌며 나무와 결혼식을 올렸다. 남미 각국에 '나무 와이프'를 둔 바람둥이(?)인 셈이다. 일각에선 "유명세를 얻기 위해 쇼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 여론도 있지만 리차드 토레스는 환경운동의 일환이라고 일축하며 나무와의 결혼식을 계속 올리고 있다. 사진=NVI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잊힌 국가 범죄, 형제복지원 사건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잊힌 국가 범죄, 형제복지원 사건

    국회 앞에 사람이 살고 있다.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앞. 두 사람이 눕기도 비좁은 천막에서 한종선(42)씨, 최승우(49)씨가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한씨와 최씨가 지난해 11월부터 국회 앞에서 지낸지도 어느덧 100일이 넘었다. 21일은 농성 107일째 되는 날이다. 천막 옆 현수막에는 이들의 절규가 파랗고 빨간 글씨로 적혀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하라.’‘형제복지원 사건’은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발생한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이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 7월 5일부터 1987년 6월 30일까지 약 12년 동안 부산 북구 주례동 산18번지에 있던 사회복지시설이다. 피해 생존자 한씨는 1984년 10월 두 살 많은 누나와 함께 아버지 손에 이끌려 형제복지원에 입소했다. 당시 부산에서 구두닦이를 하던 한씨의 아버지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힘들어 형제복지원에 아이들을 보냈다. 당시 주변에서 “형제복지원은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가 많았고, 동네 사람들도 “먹고 살기 힘든데 잠시 그곳에 보내라”고 많이 권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곳은 생지옥이었다. 한씨는 형제복지원에 갇혀 있던 3년 동안 강제 노역과 구타, 고문, 굶주림 등에 시달렸다. 그는 “‘죽는 게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면서 “맞는 게 너무 두렵다 보니 일부러 입 안을 깨물어 기침할 때 피가 나오도록 해서 결핵병동에 입원하려고 쇼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더 많이 맞았다”고 전했다. 한씨는 1987년 6월 30일 형제복지원이 폐쇄되면서 고아원으로 옮겨졌고, 그 후 약 20년 동안 아버지와 누나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다 2008년 허리를 다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어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는데, 가족관계 확인 과정에서 아버지와 누나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아버지도 3년 뒤에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끌려갔다고 한다. 형제복지원, 그곳은 생지옥이었다 1987년 1월 17일 형제복지원의 원장 박인근(2016년 사망 당시 85세)씨의 구속을 계기로 형제복지원 사건의 일부가 드러나면서 당시 제1야당인 신한민주당(신민당·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 현장 조사에 나섰다. 신민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당시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인원만 최소 3164명이었고, 12년 동안 최소 512명이 희생됐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 조사 결과 ‘원장-총무-사무장-중대장-소대장-조장’으로 이어지는 군대식 지배 구조 아래 일상적인 강제 노역과 구타, 학대, 굶김, 성폭력, 살인 등이 자행됐다. 또 원생들 상당수가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연행·입소됐고, 원생들의 사망 원인과 사체 처리 과정 등을 적은 기록은 대부분 허위로 기재돼 있었다. 사체가 병원 등에 실험용으로 팔려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1982년 동생과 함께 형제복지원에 잡혀 들어간 피해 생존자 최씨는 그곳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처음 봤다고 한다. “조장들이 신입 한 명을 담요에 싸가지고 조장부터 소대장, 서무가 합세를 해서 사람 하나를 그냥 지근지근 밟아버리더라구요. 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사람인데 눈이 휙 뒤집어지더니 동공이 하얗게 되고 입에서 거품이 질질 나오는 게 죽은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박씨의 구속 직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외쳤던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관심이 박종철 열사의 죽음에 집중되는 동안 형제복지원 사건은 빠르게 잊혀 갔다. 또 특수감금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씨는 1987년 6월 1심에서 징역 10년과 벌금 6억 8178만원을 선고받았으나 1989년 징역 2년 6개월형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은 박씨의 특수감금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이 사건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피해 생존자들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공포의 기억 속에서 살고 있다. 구타 후유증으로 중증 장애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 생존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잊혀 간 국가 범죄 그나마 한씨가 국회 앞 1인 시위(2012년 5월~2013년 2월)와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통해 형제복지원 사건의 실상을 알리면서, 사회의 무관심에 눌려 숨죽이고 살던 많은 피해 생존자들이 어렵게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한씨는 “피해 생존자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묻혀진 진실을 알리기 위한 활동이고, 피해 생존자들의 외침은 ‘살고 싶다’는 간절한 목소리”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검찰이 관련된 인권침해 또는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12건을 조사할 것을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형제복지원 사건이다. 1987년 1월 박씨를 구속했던 당시 김용원 검사(현재 변호사)는 검찰 지휘부가 이 사건을 축소·은폐시켰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부산지검 울산지청(지금의 울산지검)에서 근무하던 1986년 12월 21일 지인과 경남 울주군 삼정리에 있는 야산(울주 작업장)을 지나가다가 허름한 옷을 입은 청년들이 괭이와 삽을 들고 땅을 파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들 주위를 몸집이 큰 개들과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중대한 범죄라고 생각했던 김 변호사는 내사에 착수했고, 형제복지원 원생 180여명이 박씨 소유의 야산에 감금된 채 임금 없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강제 노역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원생들로부터 형제복지원 안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울주 작업장에서 강제 노역한 원생들뿐만 아니라 부산 형제복지원 안에 수용된 원생들도 모두 조사하기 위해 부산지검 차장검사에게 승인을 받으러 갔다. 하지만 “뭘 수사를 해. 당장 철수시켜”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또 “울주군 작업장에서 맞아 죽은 원생의 사망 원인을 신부전증이라고 허위로 기재한 형제복지원 의사를 구속하려고 했지만, 검찰총장 동생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당시 부산지검장에게 청탁해 불구속 수사 지휘가 떨어졌다”고 김 변호사는 밝혔다. 박씨의 구속으로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은 결국 검찰 조직의 외압으로 그 실체가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국가권력이 주도해서 아무런 죄도 없는 국민들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남녀 성인 및 아동·청소년 수용자들을 장기간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한씨는 검찰의 진상 조사에 대해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그 당시 형제복지원 내 인권침해를 알고도 수사하지 않았던 검찰은 당연히 사과해야 하고, 이 사과가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과 책임 인정, 피해 구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모두가 단속 대상이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의 여준민 사무국장은 “정부가 1975년 12월에 발령한 내무부 훈령 제410호와 신민당 보고서, 당시 경찰이 불법 체포한 시민을 복지원에 넘길 때 작성한 신병인수인계서 등으로도 이 사건의 국가 책임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내무부 훈령은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 ‘사회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적용됐다. 이 훈령은 ‘일정한 정주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사람’을 단속할 것을 규정했지만 사실상 시민 모두가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됐다. 특히 전두환 정권 때 단속이 심했다. 전두환씨는 1981년 4월 10일 당시 국무총리에게 ‘근간 신체장애자 구걸 행각이 늘어나고 있다는 바, 실태 파악을 하여 관계부처 협조 하에 일정 단속 보호조치하고 대책과 결과를 보고해 주시기 바란다’는 지휘서신을 보냈다. 이후 친척집에 가는 길에 부산역에 내려 배회하다가, 하굣길에 집에 가다가, 또는 집에서 TV를 보다가 경찰에 붙잡혀 형제복지원에 입소한 사람들이 생겨났다. 일부는 그곳에 가면 배불리 먹을 수 있고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허언에 속아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다.피해 생존자들의 노력으로 국회가 움직였고, 현재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안’(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과 ‘과거사정리법안’(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안은 지난 19대 국회 때 발의된 법안임에도 지금까지 공포되지 못했고, 과거사정리법안은 아직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씨는 “지금 여당은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고,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이 문제는 여야가 필요없는 문제’라면서 ‘우리는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법안은 통과가 안 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씨는 “인권 문제에는 여야가 없다는 의원들이,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걸까라는 자책감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2012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때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국회의원 보좌관 한 명이 저를 보더니 ‘이 사건 아직도 해결 안 됐어요?’라고 묻더군요. 그러면서 ‘전두환 정권 때 있었던 일 아닙니까’, ‘우리는 전두환씨 끌어내리면 다 해결되는 줄 알았다’고까지 말했습니다. 힘이 빠졌습니다. ‘그렇게 운동해서 저 같은 사람들이 말도 못 하고 죽어나간 것 아닙니까’라고 맞받아쳤습니다. 그랬더니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한씨는 “이 사건 피해자들은 국가에 의해 버려지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이라면서 “삶을 부정당한 데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와 트라우마를 피해자들은 살면서 계속 마주할 수밖에 없다. 이제 국회와 정부가 손을 내밀어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호소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美 밸런타인데이 최고의 선물은 초콜릿이 아니라구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면서 한국의 모든 편의점과 대형 마트는 초콜릿 매대를 새로 꾸미고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으로 젊은 여성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사랑하는 연인뿐 아니라 직장 동료나 가족 등에게도 나눠 주면서 한국의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 나눠 먹는 날’로 자리했다. 미국의 밸런타인데이는 좀 다르다. 초콜릿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매대를 찾아볼 수 없다. 미국 여성들은 밸런타인데이의 사랑 고백 도구로 초콜릿이 아닌 ‘손 카드’(편지)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9일(현지시간) 미 소매상연합회 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에 여성들이 남성에게 가장 많이 주는 선물은 정성 들여 쓴 카드(58%)로 나타났다. 이어 캔디(50%),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36%), 옷(18%), 꽃(15%) 순이었다. 인기 있는 선물로는 손 카드 이외에 향수와 보석, 커플 속옷, 여행권 등 유행을 타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향수는 유명 브랜드의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여러 가지 에션셜 오일과 알코올을 섞어서 만드는 ‘맞춤 향수’다. 만들기 쉽지 않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향수를 연인에게 선물하고, 그 향기를 오랜 시간 같이하면서 밸런타인데이의 ‘의미’를 기억한다고 한다. 또 한국과 일본에서는 밸런타인데이가 젊은이들에게 명절이나 매한가지지만, 미국에서는 남녀노소의 날이기도 하다. 연인뿐 아니라 부부, 가족 등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꽃과 선물을 주고, 집이나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근사한 저녁을 먹는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각종 선물을 사려는 손님들로 백화점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도 대대적인 할인 판매로 이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재미있는 건, 미국 연인들이 가장 많이 싸우는 시기가 밸런타인데이 전후라는 점이다. 관련 조사를 한 연합회 측은 연인을 위한 선물 스트레스 탓으로 풀이했다. 선물의 금액과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하지 못한 선물 등으로 감정이 상하는 커플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체 왜 밸런타인데이가 ‘기념일화’한 것일까. 일단 한국에 뿌리내린 ‘밸런타인데이 선물=초콜릿’이란 공식은 일본의 영향 때문이다. 1960년 일본의 모리나가 제과가 여성들에게 초콜릿을 통한 사랑 고백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일본식 밸런타인데이’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그대로 우리나라로 건너온 것이다. 밸런타인데이에는 슬픈 유래도 있다.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가 원정을 떠나는 병사의 결혼을 금지했다. 이는 병사들이 결혼하면 사기가 떨어지고, 전쟁터에서 몸을 사리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병사들을 가엽게 여긴 발렌타인 신부가 몰래 이들 결혼식의 주례를 섰다. 결국, 발렌타인 신부는 황제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2월 14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이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 밸런타인데이다. 또 다른 설은 중세시대 영국의 시인이었던 제프리 초서가 자신의 ‘시’에 새들이 짝을 찾으러 오는 특별한 날이 2월 14일이라고 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민지영-김형균, 결혼식 이틀 전 법적부부 “혼인신고 먼저 한 이유는..”

    민지영-김형균, 결혼식 이틀 전 법적부부 “혼인신고 먼저 한 이유는..”

    배우 민지영(40), 쇼호스트 김형균(39) 부부가 결혼식 이틀 전 혼인신고를 완료, 법적 부부가 됐음을 알렸다.민지영은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8년 1월 26일 오후 5시 30분..저희 두사람 결혼식을 이틀앞두고 법적으로 부부가 됐다”고 전했다. 민지영은 KBS2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통해 ‘국민불륜녀’라는 애칭을 얻으며 사랑 받은 배우. 민지영은 “저는 십년동안 ‘사랑과 전쟁’을 통해 얻은 무언의 두려움으로 결혼하고 일년쯤 지나서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고, 저의 예비신랑은.. 아니, 이제는 정말 제 신랑, 남편이 된 이 사람은.. 상견례를 마치자마자 어린아이처럼 혼인신고부터 먼저 하자며 투정을 부려왔었답니다...저를 정말... 사랑하나 봅니다.. 아님... 하루 빨리 소유하고 싶었나봐요.....(집착일지도...ㅎㅎ)”라고 밝혔다. 또 “저와 신랑은 생일 날짜가 같아요.. 26일..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하며...오늘을 놓치면 정말로 일년 뒤에 혼인신고를 하게 될 것 같다며 도저히 안 되겠다고 꼭! 굳이!! 오늘!!! 26일!!!! 혼인신고를 해야겠다며 일하는 중간 허겁지겁 달려온 형균씨... 몸은 힘들지만 꽁꽁 싸매고 흐뭇한 미소와 함께 신랑손을 꼭 잡고 드디어~! 유부녀가 되었답니다”고 혼인신고를 결혼식보다 먼저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민지영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내 남편 김형균씨와 우리 몽이와 저 지영이는.. 사진처럼.. 앞으로 세식구 손 꼭 잡고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지영과 김형균은 지난해 2월부터 교제를 시작, 1월 28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이날 결혼식은 주례 없이 진행되며, 사회는 민지영과 SBS 공채 동기인 한상진이 맡는다. ‘사랑과 전쟁’을 같이한 개그맨 이정수가 축사를 하며, 축가는 트로트가수 금잔디가 부른다. 민지영과 김형균은 코사무이로 신혼 여행을 다녀온뒤, 경기도 일산에 신접 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협곡 사이 120m 상공에 그물치고 결혼식 올린 커플

    협곡 사이 120m 상공에 그물치고 결혼식 올린 커플

    미국 유타주에 있는 ‘모압 캐니언’. 이 아름다운 협곡에서 한 신랑·신부가 최근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선 장소는 협곡 위나 아래의 땅이 아니라 약 120m 상공에 친 그물 위였다. 신랑·신부 라이언 젱크스와 킴벌리 웽클린은 몇 년 전 처음 알게 됐지만, 2016년부터 모압 협곡에서 열린 한 익스트림 스포츠 행사에 참석하면서 극도로 가까워졌다. 이 행사는 협곡에서 패러글라이딩이나 외줄 타기를 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모압 캐니언을 좋아하게 됐고 심지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날 협곡 사이에 쳐진 그물망 위에서 신랑·신부가 주례사를 들으며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하객들은 지루하게 앉아 있지 않고 협곡 끝에서 요가나 패러글라이딩 등을 자유롭게 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자 패러글라이딩을 타던 도우미들이 하늘에 약 5000개의 꽃잎을 흩날렸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애비와 캘런 헌스는 “두 사람 덕분에 전통적인 방식에서 완전히 탈바꿈한 색다른 결혼식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만일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큰 추억이 될 결혼식을 원한다면 이처럼 색다른 방식을 계획하라”면서도 “독특한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면 모압 캐니언이야 말로 최고의 장소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물론 고소 공포증이 있다면 절대로 이런 결혼식은 상상할 수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런 결혼식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싶다. 사진=더헌스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월드피플+] 아픈 여친 위해 약혼식과 결혼식 동시에 준비한 남친

    한 남성이 약혼한 지 20분 뒤 로맨틱한 결혼식으로 여자친구를 놀래켜 수많은 여성들의 사랑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에 따르면, 지난 달 8일 뉴욕 스미스타운에 자리잡은 커플의 집 뒷마당에서 다니엘 리오스(33)와 니콜 카르파냐(32)가 약혼했다. 그러나 얼마있지 않아 리오스는 카르파냐에게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어?”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카르파냐는 환히 웃으며 즉시 그러자고 대답했다. 리오스는 약혼식 뿐 아니라 깜짝 결혼식을 위한 모든 것을 사전에 준비했다. 몸이 아픈 여자친구를 위한 남자친구의 사려깊은 행동이었다. 카르파냐는 2011년에 ‘루푸스’(lupus) 진단을 받았다. 루푸스는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만성염증이 일어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난치성 전신질환이다. 4년 뒤 리오스와 데이트를 시작했을 때, 카르파냐의 건강은 악화됐지만 병은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리오스는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늘 그곳에 그녀를 위해 있고 싶었다. 난 그녀의 건강 상태로는 결혼식을 준비할 수 없을 거란 걸 알았다. 때가 되면 프로포즈를 할 예정이었고, 결혼 계획 역시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리오스는 몰래 양가 부모님께 도움을 청했다. 그는 예비 장모님과 함께 웨딩 드레스를 각각 다른 치수로 골라뒀다. 카르파냐에게 드레스 사이즈가 맞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서였다. 그리고 리오스의 아버지는 결혼식 주례를 볼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성직자 임명을 받았다. 두 사람이 카르파냐의 생일 겸 3주년을 맞이해 여행을 떠난 사이 가족들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결혼식 현장이 만들어졌다. 여행에서 돌아온 카르파냐는 불빛들로 장식된 집을 볼때까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곤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울고 있는 엄마가 눈 앞에 서있고 남자친구와 즐겨듣던 노래가 흘러나오자 상황이 파악됐다. 카르파냐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놀란 동시에 행복했다. 구름에 떠서 날아가는 듯한 기분이었다”며 “난 결혼식을 계획하고 싶지 않았다. 결혼식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는 나를 아프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청혼했을 때 나는 곧바로 승낙했다”고 전했다. 사진=엔비씨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조선시대 양반도 술자리서 ‘원샷’ 즐겼다

    조선시대 양반도 술자리서 ‘원샷’ 즐겼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주영하 지음/휴머니스트/428쪽/2만 2000원첫 잔은 ‘원샷’.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든 지인들과의 저녁 모임이든 일단 동석한 구성원의 잔이 술로 채워졌다면 어김없다. 이제는 익숙해진 술자리의 대표 공식. 예전보다는 원샷을 강요하는 문화가 덜 하다고는 하나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연대감을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의식처럼 우리는 보통 첫 잔을 한 번에 비워낸다. 오죽하면 한국계 미국인 키이스 킴은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음주 예절을 소개하면서 “첫 잔은 다 함께 마시려고 노력하라”고 설명했을까.어쩐지 오래되지 않았을 것 같은 ‘원샷 문화’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751년 영조가 주최한 잔치에 당대 4대 문장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 황경원(1709~1787)도 참석했다.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술을 따르는 이에게 술잔을 가득 채우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다른 신하들이 “우리는 취했는데 공만 홀로 취하지 않았구려” 하며 흉을 보았다. 이 말을 들은 영조가 그릇된 일을 바로잡는 일을 하는 사정(司正)을 그의 옆에 세워두고 감시하게 하는 통에 황경원은 영조가 내린 1ℓ에 달하는 술을 한꺼번에 마실 수밖에 없었다고. 황경원처럼 한 번에 술잔을 비우는 방식은 어른이 아랫사람을 모아놓고 예법을 가르치는 의례인 ‘향음주례’라는 행사에서도 행해진 것으로,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지속해온 오래된 관습이었다고 한다.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신간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에서 파헤친 음주 문화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 ‘식탁 위의 한국사’에서 20세기 한국 음식문화사를 조망했던 그는 이번엔 한국인들은 익숙해서 의심조차 안 했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그저 낯설기만 식습관의 역사를 추적한다. 왜 식당에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 양반 다리를 하고 식사를 하는지, 왜 낮은 상에서 밥을 먹는지, 왜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사용하는지, 왜 식사 후에는 꼭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는지 등 13가지 주제로 나눠 우리 밥상 문화의 기원을 살핀다. 주목할 만한 것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식사 방식이나 에티켓이 사실은 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밥과 국을 제외한 반찬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 먹는 건 100년 전 양반 남성에게는 매우 어색한 일이었다. 그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고급 식탁’인 소반에서 혼자 앉아 식사하는 것을 예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손님이 오면 당연히 독상을 차리는 것이 예의였다. 또한 서양에서 개인용 포크가 식탁 위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도 18세기에 이르러서였다. 15세기 유럽 귀족들은 식사 때 포크를 쓰지 않고 대부분 손으로 직접 음식을 집어 먹었다. 현재 한국인의 식사 방식에 우리가 겪어온 역사적 경험이 깃들어 있다는 저자의 관점은 당연한 듯 들리면서도 흥미롭다. 대표적인 예가 식기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반도 도자기 산업이 일본에 넘어가고 저렴한 질그릇과 오지그릇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1960년대 이후 스테인리스 재질의 밥공기가 식당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는데, 당시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부가 쌀밥의 양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스테인리스 밥공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식기에 대한 분석에서 보듯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이 겪었던 식민 지배 경험과 전쟁,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음식 문화에 미친 영향을 짚어내는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류현진·배지현, 달달한 허니문 사진 공개…커플룩 눈길

    류현진·배지현, 달달한 허니문 사진 공개…커플룩 눈길

    LA다저스 류현진과 배지현 아나운서의 신혼여행 사진이 공개됐다.류현진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허니문 첫째날’이라는 글과 함께 신혼여행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서 두 사람이 모자와 선글라스를 커플룩으로 맞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류현진과 배지현은 지난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김인식 감독의 주례, 유재석의 사회로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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