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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포도주 마시고나면 다음날 더 힘든 이유는…

    적포도주 마시고나면 다음날 더 힘든 이유는…

     술 때문에 국민 건강이 위협받은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수위에 오를 만큼 우리의 술 소비량이 많다. 이런 술 소비량은 고스란히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연말이면 주변에 술이 넘친다. ‘술공화국’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때다. 그러나 한 순간 좋자고 마냥 마셔대서 될 일이 아니다. 이전의 수많은 애주가들이 남긴 ‘술에 장사 없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 경험칙이다. 연말연시면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수많은 국민들이 술통에 빠져든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술은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이런 술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권영훈 교수에게 듣는다. 사람은 왜 술에 취하는가.  알코올이 가진 화학적 성질 때문이다. 인체는 뇌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물질도 쉽게 뚫지 못하는 ‘방화벽’을 가동한다. 하지만 알코올만큼은 예외다. 알코올은 마시는 족족 뇌로 침투한다. 한마디로 뇌를 둘러싼 방화벽이 알코올에게만은 완전히 뚫려있다. 알코올은 뇌를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프리패스 승차권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술을 마시면 불과 몇 분도 안돼 알코올이 뇌로 침투하고, 이 때부터 알코올이 뇌를 장악해 술에 취하게 된다. 그렇다면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른 인체 반응은 무엇인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이면 감정 변화와 함께 판단력이 흐려지게 되고, 0.05 상태에서는 대뇌의 기능이 둔화되면서 사고·논리·지각·판단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충동적 성향과 자제력 상실 증상이 나타난다. 이 단계부터 음주운전 단속 대상이 된다. 0.1 단계에서는 발작적으로 흥분하며, 몸의 균형을 잃게 된다. 또 운동 부조화와 언어구사력·판단력·기억력이 크게 떨어지는데, 이 단계가 법적인 만취 상태에 해당된다. 0.3 상태에서는 의식과 기억력을 잃게 되며, 0.5에 이르면 혼수상태에 빠져 호흡정지로 인한 사망률이 무려 50%에 이르게 된다. 습관적 음주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흔히 말하는 중독 단계로, 질병에 해당되는 상태다.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알코올에 대한 의존과 남용으로 통제력을 잃어 본인의 의도보다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며,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금단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다음 네 가지 즉, △결근·근무태만·가사 외면 등 자신의 역할 수행 장애 △음주운전·기계조작·운동 등 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황 초래 △교통사고 등 법적인 문제 발생 △싸움 등 대인관계 문제 발생 중 1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중독 첫 단계인 ‘알코올 남용’에 해당된다. 이보다 더 발전하면 의존 단계에 이르는데, △내성이 생겨 같은 음주효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술이 필요 △금단증상 △생각보다 많은 양의 음주 △음주조절 실패 △음주에 많은 시간 할애 △자신의 역할 수행 장애 △음주 관련 질병이 있는데도 계속 음주 가운데 3가지 이상 해당되면 의존 단계로 본다. 특히 △금주를 생각한 적이 있다 △나의 음주를 다른 사람이 비판하면 짜증 난다 △술 마시는 것이 싫거나 죄책감을 느낄 때가 있다 △숙취로 아침에 해장술을 마시거나, 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다 중에 2개 항목이 해당되면 알코올 중독 단계로 볼 수 있다. 술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구체적으로 짚어 달라.  먼저, 지방간-간염-간경변-간암으로 이어지는 간질환이다. 알코올이 대사되면 분해 산물로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된다. 이 물질은 간조직에 독성을 만드는데, 간세포가 독성을 해소하지 못하면 간세포가 죽거나 손상을 입어 점차 굳어지는 간경화에 이르며, 이 중 일부는 간암으로 발전한다. 또 술은 구강·후두·식도·위·대장·직장·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데, 특히 간암의 경우 음주자가 비음주자보다 발생률이 6배나 높다. 뇌손상도 심각하다.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는 세포막 속의 인지질과 쉽게 결합해 세포내 신호전달체계를 교란시키며, 여기에서 생성된 독성이 뇌세포에 작용해 뇌기능 저하와 뇌 위축을 유발해 기억력과 판단력 저하, 충동조절력 상실 등이 나타난다. 또 임신 여성의 습관적인 음주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초래해 태아 발육 저하·저능아·행동이상·안면기형·심장기형 및 비뇨기 계통의 이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술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 않나.  가장 큰 효과는 심리적 위안과 사회적 관계 형성일 것이다. 또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를 높이거나 항산화작용 등으로 심혈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알려진 것처럼 와인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이런 목적으로 음주를 권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적절치 못하다. 소주, 양주 등 주종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가.  중요한 것은 술의 총량이지 종류가 아니다. 다만 맑은 술이 대체로 첨가물이 적어 숙취 등이 적은 편이다. 보드카나 백포도주와 달리 버번·스카치·적포도주는 첨가물이 있어 마신 뒤 숙취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주량은 어떻게 정해지며, 적정 주량이란 무슨 의미인가.  주량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유전적 능력과 후천적 습관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 중 유전적인 능력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한국인의 1/3은 유전적으로 알코올 분해효소가 없거나 적은 편이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체질적으로 술을 잘 못 마신다는 뜻이다. 후천적 방법이란 음주 습관을 말한다. 예컨대, 같은 양의 술이라도 빈속에 마시거나, 빨리 마시거나, 다른 종류의 술과 섞어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 적정 음주란 성인 남성 기준으로 하루 2잔 이내, 최대 4잔까지를 말한다. 여성은 이의 절반 정도를 적정치로 본다. 이런 적정치가 우리 사회의 음주행태에 견줘 너무 적은 게 사실이지만 이는 그동안 우리가 터무니없이 많은 술을 마셔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바람직한 음주법을 조언해 달라.  매일 마시지 않아야 한다. 1주일에 최소한 2∼3일은 금주해야 간의 피로를 덜 수 있다. 또 안주를 충분히 먹어야 습관적인 음주자에게 흔한 영양장애를 피하고 간독성을 덜 수 있다. 가능하면 폭탄주와 음주 중 흡연도 피하는 게 좋다. 만성질환자나 임산부,고령자들은 각별히 술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추운 겨울에 과음을 하면 혈압 변동이 심해 위험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술자리서 男 소주8잔·女 5잔 이상땐 위험하다는데

    술자리서 男 소주8잔·女 5잔 이상땐 위험하다는데

    국민 4명 가운데 1명은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폭음하고 있다. 또 1년에 한 번 이상 이른바 ‘폭탄주’를 마신 국민도 10명 중 3명에 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류 섭취량 및 실태를 조사한 결과, 26.5%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고위험 음주’를 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고위험 음주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60g(소주 8잔), 여성은 40g(소주 5잔) 이상의 알코올 섭취를 말한다. WHO의 적정 권장 음주량은 남성은 한 번의 술자리에서 알코올 40g(소주 5잔·맥주 컵으로 5.5잔), 여성은 16g(소주 2잔·맥주 2.7잔)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효소 분비량이 적어 과음에 더 주의해야 한다. 고위험 음주 당시 마신 술은 소주가 66.3%로 가장 많았고 맥주 20.8%, 포도주 2.9%, 탁주 2.6%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이내에 한 잔이라도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92.9%에 달한 반면 전혀 마시지 않는다는 응답은 7.1%에 그쳤다.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마셔본 술(복수응답)은 맥주 92.9%, 소주 87.2%, 탁주 52.5%, 복분자주 26.8%, 위스키 25.6%, 포도주 25.4%,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1년 동안 한 차례 이상 폭탄주를 마신 적이 있다는 응답도 31.4%에 달했다. 응답자 가운데 소주·맥주를 섞은 ‘소폭’을 마신 비율은 94.6%, 양주와 맥주를 섞은 ‘양폭’을 마신 비율은 22.6%였다. 한자리에서 마시는 평균 폭탄주의 양은 소폭이 4.1잔, 양폭은 4.6잔이었다. 소폭 1잔에는 평균 13.4g, 양폭 1잔에는 15.7g의 알코올이 함유돼 남성은 소폭 5잔·양폭 4잔, 여성은 소폭·양폭 모두 3잔 이상만 마셔도 고위험 음주군에 속한다. 식약청은 다만 폭탄주가 흡수가 빨라서 빨리 취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로는 알코올 함량이 높아서 빨리 취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단숨에 술잔을 비우기보다는 여러 차례 나눠 마시고 물이나 음식을 함께 먹는 등의 음주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4) 국토해양부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4) 국토해양부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보금자리주택 건설, 세종시·혁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도맡은 부처이면서 동시에 서민주거 안정과 직결된 곳이다. 전·월세 문제와 주택시장 침체 등 산적한 현안의 해법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국정 운영 방향도 달라지게 된다. 최근에는 시장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무게 중심을 뒀다.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 전환과 징벌적 조세 배제 등 불합리한 규제를 벗겨내기 위한 시장주의적 행보를 띠고 있다. 이런 국토부의 상황은 지난 2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애초 보고하기로 했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은 미뤄졌다. 올해에만 벌써 다섯 차례의 대책이 발표됐고, 시장에선 정책적 피로감만 쌓인다는 불평이 터져나온다. ●올 다섯 차례 처방… 시장은 ‘무덤덤’ 전·월세값 폭등과 하우스푸어, 청년층 주거난 등 주택문제는 여전히 주거복지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반면 건설업계에선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완화, 분양권 전매 및 재당첨 제한 폐지 등 정책적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중이다. 업계는 국내외 수주 급감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긴축편성 등으로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내놓을 대책은 다 꺼냈다.”는 말처럼 국토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도 극히 제한된 상태다. 오히려 단번에 매듭을 풀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단기 처방보다는 긴 안목에서의 장기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약이 무효?… 장기대책 절실 그동안 국내 부동산 정책은 규제책과 부양책이 끊임 없이 반복돼 왔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셈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이뤄진 전방위적 규제 완화에선 취득·양도세 감면혜택이 주어졌다. 분양가 자율화와 분양가 전매 허용,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기간 및 채권입찰제 폐지 등의 정책도 시행됐다. 반면 참여정부 때는 보유세 강화, 2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규제책과 개발이익 환수제,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의 규제책이 나오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과제 산적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으로 부동산 정책은 규제 완화와 폐지 쪽으로 다시 기울었다. 첫해에는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정책이 빛을 바랬다.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갔고 주택가격은 폭락했다. 주택공급 부족과 전셋값 폭등으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와 전세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 정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8·18 대책에서 내놓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주요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치권의 기류는 이미 총선·대선에 대비한 서민 달래기 정국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내년 주택입주량 급감에 따른 중장기 시장불안 가능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해를 넘기기 전에 추가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추가처방은 세제부문 손질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연장 등 제한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토부는 뿌려놓은 부동산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도록 시간을 갖고 당장은 어렵더라도 일관성 있는 정책을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고민해야 할 또 다른 핵심사안은 4대강, 세종시, 뉴타운, 혁신도시 등의 정부 현안들을 다음 정권까지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과식·폭식 NO! 잦은 음주 NO! 운동 부족 NO!

    다른 질환도 그렇지만 비만도 미리 가능성을 차단하는 적극적인 예방책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게 현명하다. 일단 비만 상태에 들면 체중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해 버릴 것과 지킬 것을 확연히 구분하는 것이 우선이다. 생활습관 중에서도 규칙적인 식사는 기본이다. 가능한 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에서 식사하는 것이 좋다. 식사 때 작은 용기를 사용하면 식사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비만을 초래하는 과식과 폭식 습관도 확실히 버려야 한다. 음주도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다. 술자리에서는 보통 고열량 안주를 섭취하게 되는데, 이런 안주가 술과 섞이면 순식간에 몸무게가 늘어난다. 따라서 술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불가피하다면 미리 음주량을 정해 마시고, 안주도 과일이나 야채 등 저열량 음식을 고르도록 한다. 일정 구간을 걸어서 출퇴근하거나 사무실에서 계단을 이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방안도 필요하다. 또 강도가 중간 정도인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한다.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복부비만을 포함한 비만은 유전과 생활습관·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오로지 개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조비룡 교수는 “특히 교육 및 소득수준이 낮은 여성에서 복부비만의 유병률이 높다는 사실은 비만의 예방과 치료에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면서 “문제가 심각한데도 비만과 관련된 진료는 아직 건강보험의 급여 대상이 아니어서 경제적 제약이 따르고, 이런 부담이 비만을 심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LH, 연말까지 3조 3000억 공사 발주

    LH, 연말까지 3조 3000억 공사 발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연내 2500억원 규모의 인천 청라국제도시 씨티타워 건설 공사 등 3조 3000억원짜리 공사를 발주한다. 연말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LH는 이달부터 12월까지 보금자리주택지구와 청라지구, 위례신도시 등에서 모두 3조 3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LH가 연말에 공사를 집중 발주하는 것은 최근 극심한 침체에 빠진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고 서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1일 통합 공사 출범 2주년을 맞아 이지송 LH 사장은 일자리 창출 등 공적 역할 확대 계획을 발표했었다. 올해 LH의 공사 발주 예정 물량은 11조 4000억원대로, 이는 전체 공공 부문 공사 발주량의 3분의1, 공기업 발주량의 2분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LH는 이 가운데 지금까지 8조 1000억원 상당의 공사를 발주한 상태다. 발주 공사 가운데에는 서울강남보금자리지구 A5블록 아파트 건설 공사(2661억원), 청라 씨티타워 건설 공사, 위례신도시 군아파트(1500가구) 건설 공사(2090억원) 등 2000억원이 넘는 건축 공사가 3개나 된다. 토목 공사로는 화성동탄2지구 도시시설물 1단계 공사(1289억원), 행정중심복합도시 3-3 및 4-1 생활권 조성 공사(1042억원), 하남미사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 공사 2공구(930억원), 양주옥정지구 특수구조물 설치 공사(900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LH 부채해결 회생 토대 마련… 내년 공적역할 확대하겠다”

    “LH 부채해결 회생 토대 마련… 내년 공적역할 확대하겠다”

    “공기업에는 공적역할이 있습니다. 이제 통합의 뒤치다꺼리와 부채 해결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 만큼 내년부터는 일자리 창출과 서민주택 공급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LH 출범 3년차를 맞아 내년엔 공적 역할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내년도 사업비 규모를 올해(30조원)보다 10조원가량 늘어난 4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100조원이 넘는 부채를 짊어진 공룡기업 LH를 맡은 지 2년. 그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조직 슬림화와 138개 사업지 구조조정을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지난해 559%에서 지난 6월 458%로 낮춰 LH 회생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LH를 정상화해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게 제 소명(召命)이다.”라면서 “임기가 끝나면 고향(충남 보령)에 내려가 무보수 발전위원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통합한 LH의 출범 2주년(10월 1일)을 맞아 이지송 사장을 11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부채 증가율이 둔화되고, 부채 비율이 주는 등 그동안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지송식 경영’의 요체는 무엇인가. -하루에 부채 이자만 100억원이 넘는 현실이 너무 암담했다. 하지만 우리가 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하루하루가 도전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조직의 화학적 통합, 비상경영선포, 인사·조직 쇄신, 사업조정 등 새로운 경영체계를 새롭게 확립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있었다. 현대건설 사장 시절이나 지금이나 마음속에 갖고 있는 생각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게 나의 경영이념이자 신념이다. 직원들에게 ‘그릇 깨는 며느리가 더 좋다.’는 얘길 자주한다.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고 이뤄지는 것도 없다. 회사 이름만 빼고 다 바꾸자고 했다. 하지만 개혁에는 희생이 따랐다. 감내해준 직원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도 여전히 부채는 LH가 넘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 -상반기 결산을 보면 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꺾였다. 예상보다 3년 빠른 결과로 상당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절대 부채 규모가 많다고 지적하지만 부채보다 더 많은 자산이 있다. 또 부채에는 선한 부채와 악한 부채가 있는데, LH의 부채는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인 만큼 착한 부채다. 사업조정이 마무리되면 2016년부터는 금융부채가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다. →그래도 LH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부채 중 일부 출자전환 의견도 있다. -임대주택을 지을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사업구조에 문제가 있다. 출자전환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출자전환으로 부채비율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금융비용이 줄면 국민에게 싸고 질 좋은 토지와 주택을 공급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자전환이 당장 어렵다면 국민임대주택건설로 인한 금융비용에 대해서만이라도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임대주택으로 진 빚을 신도시나 택지개발로 메울 수 있는 교차보전이 허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들어 공적역할을 강조하는데. -이제는 공기업도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은 공적역할이다.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올해 공공부문 발주량이 30조원쯤 되는데 LH 발주량이 11조원에 달한다. 내년에는 사업비를 40조원으로 10조원쯤 늘릴 계획이다.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려면 일정량의 택지를 확보해야 한다. 빚타령만 하고 있으면 본연의 임무인 서민주택 공급이라는 목표가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이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인데 가장 혹독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올해 주택 착공을 지난해(1만 6000가구)의 4배 수준인 6만 4000가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주택공급 물량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보금자리주택이 집값 안정에 기여했지만 지구 지정과 관련한 갈등으로 추진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도 있다. -보금자리주택이 집값의 하향안정화에 기여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성공작이다. 다만, 집값이 떨어져 기존 주택 보유자의 불만이 있다. 이는 또 다른 측면의 문제로 보금자리주택에 화살을 돌릴 사안은 아니다. 주민들의 반발은 지구지정 단계에서부터 주민 협의를 통해 주민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LH의 재무 여건이 여의치 않아 사업의 속도가 탄력적이지 못했으나 민간과의 공동 사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법이 통과되면 민간기업 참여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138개 신규사업장에 대한 지구 사업구조조정이 마무리 과정에 있다. 성남시, 파주운정신도시는 어떻게 되나. -파주신도시 사업은 최근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사업성 개선방안을 반영해 곧 실시계획승인 신청을 국토해양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지장물조사 등 기본조사를 2012년 2월까지 마무리하고 그 이후에 보상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성남시 도시재생사업 역시 주민, 지방자치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으로 상생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광명 시흥지구 등도 민간 참여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 브랜드 도입계획은. -통합공사 홍보 효과 미흡 등을 감안해 휴먼시아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돼 지금은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 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비용절감을 위해 새로운 브랜드 대신 통합공사의 CI인 LH를 사용 중이다. 이미 지방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 브랜드를 바꾸지 않고 대신 LH 주택의 품질을 높이겠다. →전세난 해결책 있다면 소개해 달라. -전세난은 LH가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해 해결할 수 있는데 그동안 보금자리주택에 집중하느라 여력이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신축 다세대 임대주택 2만 가구 매입, 다가구 매입 임대 5600가구, 전세임대 1만 2000가구, 도심형 생활주택 등 임대주택 공급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곤·오상도기자 sunggone@seoul.co.kr
  • 환리스크… 소비위축… 가격상승…

    환리스크… 소비위축… 가격상승…

    유럽발 금융혼란의 여파가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을 강타하면서 국내 재계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4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장중에 1650선까지 후퇴하면서 2년 전 국내외를 휩쓴 경제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원·달러 환율 역시 큰 폭으로 오르면서 중소기업과 항공·해운업계 등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날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혼란이 장기화되면 내수 기업이든 수출 주력 기업이든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가하락률 G20 중 두번째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다는 점 역시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김건우 연구원이 이날 내놓은 ‘변동성으로 본 국내 금융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 우리나라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20.7%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재정위기 우려가 나오는 이탈리아(16.8%)보다 높은 수치다. 8월 이후 원화 환율의 1일 변동성 역시 1.21%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20개국 평균 0.94%를 웃돌았다. 원화 절하율도 10% 정도에 달한다. ●건설업 해외발주 감소 우려 주가 하락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큰 업종은 유통과 부동산 등 내수 업종. 특히 유통기업들은 판매 수수료 인하 압박과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기하락 우려까지 겹쳐 ‘내우외환’의 분위기다. 내수기업으로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년 전처럼 판촉비나 판매관리비 등 불요불급한 비용을 먼저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수입 품목의 대체상품을 개발하는 게 큰 숙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 대형건설사 역시 증시 폭락과 불안한 환율이 국내 주택시장에 다시 직격탄을 날리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주가 폭락은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이미 밀려 있는 아파트 신규 분양 등을 내년 상반기로 다시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에 따른 해외공사 발주량 감소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사업에 의존했으나 탈출구가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환율 변동은 중소기업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보유 자금이 많지 않은 중기들은 요동치는 환율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자·조선은 환율 올라 단기 호재 항공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기름값 인상뿐 아니라 항공기 구입을 위한 외화부채 증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환율이 아직은 올해 사업계획 수립 당시의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위안거리다. 제분·제당회사도 환율 상승에 따른 원당과 원맥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CJ제일제당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연간 100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와 자동차, 조선 등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기름값 수입 부담은 커지지만 수출 비중 역시 절반에 달해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과 이익이 서로 상쇄되고 있다. 이두걸기자 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성희롱 입사 면접’ 여성 구직자의 분노

    ‘성희롱 입사 면접’ 여성 구직자의 분노

    심각한 취업난 속에 여성 구직자들이 면접과정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철저한 갑을 관계에서 피해자들은 부당한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여나 선발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신고는커녕 상담조차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실정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구조인 까닭이다. ’벙어리 냉가슴’이다. 지난해 9월 캠퍼스 리크루팅으로 D그룹 계열사에 지원한 대학생 A(25·여)씨는 ‘술자리 면접’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A씨는 인사부로부터 “이력서를 넣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일호프를 열 예정이니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호프집에 갔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인사담당자는 A씨에게 다가와 회사에 관해 설명하며 허벅지·등·손 등을 만졌다. A씨는 뿌리치고 싶었으나 술자리가 면접의 일부라고 생각해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A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주변에 알리려고 했으나 혹시나 신원이 드러나 취업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봐 혼자 화를 삭였다. A씨는 “앞으로 또 같은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25·여)씨의 경우, 지난해 11월 L그룹 계열사의 면접에 갔다가 면접관으로부터 ‘스토킹’ 수준으로 시달렸다. 면접 때 놓고 나온 서류가 문제였다. 면접관은 “서류를 직접 돌려주겠다. 집이 어디냐. 집 근처로 가져가겠다.”며 전화하는가 하면 “잘 지내느냐.”고 전화를 걸기도 했다. B씨는 합격하지 못했다. 최근 직장을 잡은 C(28·여)씨는 현재 문을 닫은 중소 화장품 제조회사의 면접을 보다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했다. C씨는 주량을 묻은 면접관에게 “소주 반 병 정도는 마실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면접관은 “잘됐다. 우리 여직원들은 한 잔 마시고도 취해 술 따라 줄 사람이 없다.”며 황당한 말을 늘어놓았다. C씨는 “면접관이 농담이 아니라 진담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면접이라 불쾌한 티를 낼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황현숙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은 “한 회사는 면접 때 ‘우리는 자유로운 분위기라 서로 뽀뽀도 하니 한번 해 줘라’라는 말을 했다는 사례도 접했다. 당시 피해자의 상담을 듣고 고용노동부 등에 진정을 넣으려고 했으나 피해자가 극구 만류해 진정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예컨대 국가인권위원회에는 구직 과정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성추행에 대한 진정이 접수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피해는 입어도 상대적 약자라는 입장 탓에 스스로 덮는 것이다. 소라미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변호사는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2항은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 법에 따라 성추행을 신고하기는 어렵지만 국가인권위법에 따르면 사용자가 직위를 이용해 성적 불쾌감을 줄 경우 진정이 가능해 인권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부당한 일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피해를 입으면 노동자회의 전국 15개 고용평등상담실에 상담하거나 고용부, 인권위 등에 진정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아무리 술 마셔도 안 취하는 ‘알약’ 나온다”

    “아무리 술 마셔도 안 취하는 ‘알약’ 나온다”

    주량이 너무 약하거나, 고약한 술버릇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환영할 만한 약이 조만간 나올 수도 있겠다. 호주와 미국인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아무리 술을 마셔도 술에 취하지 않는 알약을 현재 개발 중이다. 최근 발행된 ‘영국 약리학 저널’(British Journal of Pharmacology)에 따르면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해 아무리 술을 마시더라도 취하지 않도록 하는 신개념 약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쥐 실험을 통해 ‘술 안 취하는 알약’의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됐다. 알코올이 투입되기 전 약이 투여된 실험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서 훨씬 더 멀쩡했다. 반면 약이 투여되지 않은 쥐들은 같은 알코올 양에도 쓰러지거나 비틀대는 등 술에 취한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이 밝힌 이 알약의 원리는 이렇다. 술에 취하는 건 알코올이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아교세포(glial cells)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약으로 면역세포 기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면 정신을 잃거나 몸을 휘청거리는 등 신체 반응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연구에 참여한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마크 허친슨 연구원은 “쥐는 알코올에 대한 반응이 사람과 가장 비슷한 동물”이라면서 “면역 세포기능을 정지시킨 쥐는 그렇지 않은 실험군에 비해서 훨씬 술에 취하지 않는 반응을 보였다.”고 실험결과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약의 과학적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계속할 예정이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중국인들의 돼지고기 사랑, 왜

    중국에는 ‘주량안톈샤’(猪粮安天下)라는 말이 있다. 돼지고기가 식량과 함께 천하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뜻이다. 중국은 음식점 메뉴판에 쇠고기 요리는 뉴러우(牛肉), 양고기 요리로는 양러우(羊肉), 닭고기 요리는 지(鷄)로 표시해 식재료를 밝힌다. 하지만 돼지고기 요리에는 ‘주’(猪)를 쓰지 않고 ‘러우’(肉)만 사용한다. 돼지고기가 육류의 기본인 만큼 굳이 수식어가 필요없다는 얘기다. 중국의 돼지고기 요리는 100가지를 웃돈다. 이 중 ‘위샹러우쓰’(魚香肉絲) ‘징장러우쓰’(京醬肉絲) ‘둥포러우’(東坡肉) ‘수이주러우폔’(水煮肉片) ‘홍사오스쯔터우’(紅燒獅子頭) 등이 대표적이다. ‘위샹러우쓰’는 중국 음식점에서 메뉴판을 보지 않고 주문해도 좋을 정도로 우리 입맛에 맞다. 돼지고기를 실처럼 가늘게 썰어 죽순, 목이버섯, 잘게 썬 파·생강 등 채소와 고추, 식초, 소금, 간장, 설탕 등을 넣고 볶다가 전분과 육수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위샹’은 짭짤하고 달며 맵고 약간 신맛이 나는 소스의 하나. ‘징장러우쓰’는 ‘위샹러우쓰’처럼 돼지고기를 실처럼 잘게 썰어 볶아 얇은 두부피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춘장이 첨가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이 배가된다. ‘둥포러우’도 친숙한 요리다. 북송시대를 풍미한 문장가이자 서예가인 소식(蘇軾)의 호 ‘동파’(東坡)에서 이름을 따왔다. 동파가 유배 시절에 즐겼다고 한다. 삼겹살에 진간장, 향신료 등을 넣어 약한 불에 푹 삶아 만들어 냈다. 향, 식감, 색깔이 뛰어난 데다 부드러우면서도 느끼하지 않다. 인기 요리로 떠오르고 있는 ‘수이주러우폔’은 돼지고기를 편으로 잘라서 맑은 탕에 매운 고추와 함께 끓여 냈고, ‘홍사오스쯔터우’는 돼지고기를 잘게 썬 다음 둥글게 빚어 기름에 튀겼다. 우리의 떡갈비에 해당하는 요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현대重-삼성重 “올해 선박수주 우리가 1위”

    현대重-삼성重 “올해 선박수주 우리가 1위”

    세계 조선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 특히 20년 넘게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트로이카 체제로 조선업계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구도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상반기 실적 호조를 기반으로 현대중공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지리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20억 달러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설비(FPSO) 수주 결과에 따라서는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금액은 이날 기준으로 171억 달러(현대삼호중공업 포함)다. 연말까지 3개월여를 남겨뒀지만 벌써 올해 목표인 198억 달러의 87% 정도를 이미 달성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수주 선박 중 드릴십 10척, LNG선 8척, LNG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2척, FPSO 1척 등 고가의 자원 개발 관련 설비와 선박 비율이 높은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重, 25억 달러 차이 추격전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약진도 눈부시다. 삼성중공업의 수주 금액은 146억 달러로 115억 달러였던 올해 목표는 일찌감치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과의 격차는 25억 달러에 불과하다. 삼호중공업의 31억 달러 수주액을 빼면 현대중공업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드릴십 10척, LNG선 16척 등 수주 내용도 알차다. 조선소에 쌓인 일감을 나타내는 수주 잔량은 이미 삼성중공업이 앞서 있다. 국제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수주 잔량은 ▲삼성중공업 951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t 수) ▲대우조선 823만 CGT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 제외) 779만 CGT 등의 순이다. 올해 수주량도 ▲삼성중공업 299만 CGT ▲대우조선 259만 CGT ▲현대중공업(군산 포함) 169만 CGT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 결과가 발표될 나이지리아 ‘에지나’ 유전 FPSO 수주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수주를 위해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다롄선박중공(DSIC) 등 중국 업체들도 참여했지만 FPSO를 건조한 경험이 없어 우리 업체들이 수주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번 FPSO 수주전의 규모는 20억 달러 정도. 수주전의 향방에 따라 수주액 1위 자리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PSO는 ‘바다 위 정유공장’으로 불리는 초대형 해양 플랜트다. 심해 석유 시추선인 드릴십이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으면 이 구멍에서 원유를 끌어올려 석유로 만들고 저장·하역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번 FPSO는 원유 저장량만 200만 배럴이 넘는다. 에지나 유전은 나이지리아 연안에서 150㎞ 떨어진 해상 유전으로, 프랑스 토탈이 지분 25%를 보유해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원유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모두 FPSO를 건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가격이나 설계 적합성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현대중공업은 나이지리아의 다른 해상 유전에 FPSO를 이미 건조·인도하기도 했지만 삼성중공업 역시 설비 노하우가 높기 때문에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우조선도 印尼·앙골라에서 큰 기대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액 면에서 100억 4000만 달러로 조금 처져 있다. 하지만 조만간 발표될 1조 400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주 계약을 따낼 것이 확실시된다. 더구나 인도네시아 잠수함 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10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라 추가 수주도 가능하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연말까지 앙골라 등에서 FPSO 수주가 기대되는 등 실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폭행치사’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어떻게 뽑나 봤더니

    ‘폭행치사’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어떻게 뽑나 봤더니

    국민참여재판을 아시나요. ‘배심원’이란 말은 들어 보셨겠죠. 미국 영화를 보면 피고인이 판사가 아니라 배심원단에 읍소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한국에서도 2008년부터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일종의 배심제가 시범 실시되고 있고, 내년부터는 확대됩니다. 얼마 전 소말리아 해적들에 대한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지면서 조금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다른 형사 재판처럼 공개되지만 배심원 선정 과정은 비공개입니다. 배심원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서죠. 비공개인 배심원 선정 과정을 들여다봤습니다. 언제 법원에서 ‘배심원으로 나와 달라.’는 소환장이 날아올지 모릅니다. 법원에서 소환장 왔다고 놀라지 마시고, 기사를 읽어 보세요. “술 좋아합니까. 주량은 얼마나 되지요.”(검사) “주량은 소주 반 병 정도지만 자주 마시지는 않는 편입니다.”(25세 남성, 5번 배심원)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배준현)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은 폭행치사 사건이었다. 내기 당구에서 언쟁이 붙어 피고인 김모씨가 피해자를 밀쳤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피해자가 며칠 뒤 사망한 사건이었다. 살짝 밀친 것을 폭행으로 봐야 하는지가 사건의 쟁점이었다. 적절한 배심원을 선정하기 위한 판사·검사·변호인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판사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배심원을 찾기 위해서, 검사나 변호사는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해 줄 배심원을 찾기 위해서다.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술과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변호인이 “술을 많이 먹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한 기억이 있느냐.”고 묻자 한 배심원은 “술을 먹으면 일찍 자는 편이라 그런 일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번에는 검사가 질문을 던졌다. ‘폭행치사’와 ‘살인’의 차이를 아는지, 또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의 처벌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사람이 누군가를 때려서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 배심원은 “재수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데 죽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고, 또 다른 배심원은 “치사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의 답변이 끝나면 검사와 변호인은 판사에게 배심원 기피신청을 한다. 이 과정에서 ‘범죄를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답변을 했다면 변호인이 꺼리게 되고, ‘좀 봐줘도 된다.’는 답변을 했다면 검사가 꺼릴 수 있다. 이날은 청력이 약해 질문을 거의 듣지 못했던 70대 노인 등 3번에 걸쳐 9명이 기피됐다. 결국 2시간 만에 배심원 7명에 예비배심원 1명이 결정됐다. 검사들은 보통 동종 전과를 가진 배심원을 선호하지 않는다. 피고인의 범죄에 대해 너그러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배심원들은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치열하게 평의했고, 징역 2년을 권고하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배심원 통지를 받은 국민은 출석 의무를 지닌다. 올해까지는 시범기간이라 그냥 넘어가지만, 어길 경우 과태료도 물어야 한다. 배심원으로 출석하면 5만원,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10만원의 수당을 지급받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르포] 배심원 선정절차 지켜보니?주량은? 조두순 사건에 대한 생각은?

     국민참여재판을 아시나요. ‘배심원’이란 말은 들어 보셨겠죠. 미국 영화 보면 피고인이 판사가 아니라 배심원단에 읍소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한국에서도 2008년부터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일종의 배심제가 시범 실시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소말리아 해적들에 대한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지면서 조금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다른 형사공판처럼 공개되지만 배심원 선정 과정은 비공개입니다. 배심원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서죠. 배심원을 어떤 방식으로 선정하는지 비공개 선정 과정을 들여다봤습니다. 언제 법원에서 ‘배심원으로 나와 달라.’는 소환장이 날아올지 모릅니다. 법원에서 소환장 왔다고 놀라지 마시고, 기사를 읽어 보세요.  “술 좋아합니까. 주량은 얼마나 되지요.”(검사)  “주량은 소주 반병 정도지만 자주 마시지는 않는 편입니다.”(25세 남성, 5번 배심원)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배준현)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은 폭행치사 사건이었다. 내기 당구에서 언쟁이 붙어 피고인 김모씨가 피해자를 밀쳤고, 머리가 땅에 부딪친 피해자가 며칠 뒤 사망한 사건이었다. 적절한 배심원을 선정하기 위한 판사·검사·변호인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판사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배심원을 찾기 위해서, 검사나 변호사는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해줄 배심원을 찾기 위해서다.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술과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변호인이 “술을 많이 먹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한 기억이 있느냐.”고 묻자 한 배심원은 “술을 먹으면 일찍 자는 편이라 그런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배심원은 “술을 먹으면 말이 많아지고 과감해진다. 다른 사람의 싸움에 끼어들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검사가 범죄에 대한 배심원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폭행치사’와 ‘살인’의 차이를 아는지, 또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의 처벌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사람이 누군가를 때려서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 배심원은 “재수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데 죽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고, 또 다른 배심원은 “치사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의 답변이 끝나면 검사와 변호인은 판사에게 배심원 기피신청을 한다. 이 과정에서 ‘범죄를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답변을 했다면 변호인이 꺼리게 되고, ‘좀 봐줘도 된다.’는 답변을 했다면 검사가 꺼릴 수 있다. 이날은 청력이 약해 질문을 거의 듣지 못했던 70대 노인 등 4명이 기피됐다. 모두 3번에 걸쳐 9명이 기피됐고, 결국 배심원 7명에 예비배심원 1명이 2시간 만에 결정됐다.  검사들은 보통 동종 전과를 가진 배심원을 선호하지 않는다. 피고인의 범죄에 대해 너그럽게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도 각종 범죄로 벌금형을 여러 번 선고받은 경험이 있는 한 배심원이 기피됐다. 성범죄 사건의 경우 배심원의 남녀 비율도 중요하다. 이날 배심원들은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치열하게 평의했고, 징역 2년을 권고하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배심원 통지를 받은 국민은 출석 의무를 지닌다. 올해까지는 시범기간이라 그냥 넘어가지만, 어길 경우 과태료도 물어야 한다. 배심원으로 출석하면 5만원,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10만원의 수당을 지급받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美더블딥 우려·유럽 위기에도 집값 안정

    美더블딥 우려·유럽 위기에도 집값 안정

    “미국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우려와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은 의외로 담담해요. 심지어 금융기관이 대출을 죈다고 해도 값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아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M부동산 대표) ‘맷집이 좋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국내 주택시장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든 것일까.’ 미국의 실물경기 침체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은 예상 밖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떨던 일부 전문가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외환위기·리먼사태때 급락과 대조적 부동산114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한 7월 말 이후 한 달 보름 동안 전국의 집값은 0.01% 오르고, 서울과 신도시는 각각 0.7% 하락하는 등 우려했던 급락장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말부터 1998년 6월까지 6개월여 동안 전국의 집값이 17.85%, 서울이 18.46% 하락한 것에 견주보면 미미한 변화다. 또 2008년 리먼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 8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집값이 4.33%, 서울이 5.57% 떨어진 것과도 대조적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 63㎡의 호가는 9억 5000만원. 한 달 전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내렸지만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근 주공 1단지는 36㎡는 6억 3000만원으로 한 달 새 1000만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01㎡가 9억 2500만~9억 3000만원으로 오히려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위기 대비·경험 따른 학습 효과도 개포동 믿음부동산 오일심 대표는 “리먼사태 때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층 주거단지인 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집값에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주공7단지 59㎡의 경우 시세가 1억 7000만~1억 8000만원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예상과 달리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이전의 위기 때와 상황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예견된 위기이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이미 집값이 바닥권에 머물러 있어 하락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거품 빠져 충격 덜 받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매매시장은 반(半) 고사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위기 때 집값이 급락했다가 다시 오른 두 번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학습효과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주택 실거래가가 30%가량 떨어지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요동쳤지만 이번에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진 만큼 충격을 덜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위기 지속… 투자 신중해야” 글로벌 경제위기로 집값이 폭락한 뒤에는 반드시 반등장세가 왔었다. 건설업계가 공급을 줄인 상태에서 정부가 부양책을 쏟아내고, 수요자들의 집값 바닥론(집값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어우러져 폭등장세를 유발한 적도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에는 사상 초유의 전세난이 일어나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급등하면서 집값 버블로 이어지기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외환위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재건축과 뉴타운을 중심으로 투자세가 유입되면서 반짝장세가 연출됐었다. 하지만 이번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급락장세도 없지만 급등장세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리먼 사태 이후 아파트 입주량 감소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집값이 오를 요인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많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현실성 없는 정책… 임차인 월세로 내몰린다

    현실성 없는 정책… 임차인 월세로 내몰린다

    정부의 잇따른 전세대책에도 오름세를 탄 전셋값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주택공급이 늘고, 전·월세 실거래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선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괴리의 이유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부 대책과 통계의 오류,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담합 등을 꼽았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난을 잡기 위해 올 들어서만 1월과 2월, 8월에 걸쳐 세 차례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발표 직후 전세금 상승 폭은 오히려 커졌다.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주택매매 활성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 도시형주택 등 공급 초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거래 정상화의 대안으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이 있으나 현재 시장에선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전세대책에 대해선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고 그동안 발표한 전·월세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는 긍정론만 개진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전세대책은 1년 미만의 건설기간이 소요되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의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중 다수는 ‘월세용 주택’으로 전세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빨리 지을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월세상품이라 전세대책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대책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주택의 전·월세 주택 활용에 대한 양도소득세·취득세 감면 혜택은 미분양 아파트의 70% 이상이 중대형 아파트라는 현실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듣는다. 지난달 발표된 8·18대책의 경우에도 매매시장 활성화로 전세물량이 늘 것으로 내다봤으나 전세난에 시달리던 임차인들이 오히려 월세로 내몰리는 현상을 빚었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에 거주하던 김모(41)씨의 경우 인근 전세 아파트의 씨가 마르면서 최근 방 3개짜리 연립주택을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30만원에 겨우 구했다. ●올 수도권 입주량 11년내 최소 국토부가 매월 공개해온 주택 인·허가 물량 급증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5%가량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월세난에 그만큼 숨통이 트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에는 인·허가 뒤 취소물량과 착공지연 물량, 사업포기, 미입주 등의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입주가 예정된 주택은 10만 7600여 가구로 최근 11년간 가장 적은 수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취소나 포기 물량 등에 대한 통계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세대·다가구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아파트와 달리 미리 인·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실제 공급과의 편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재계약 시즌 중개업소 단합도 역시 정부가 매월 발표하는 전·월세 실거래 자료도 실제 가격과는 편차가 크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경기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한신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는 올 4~7월 보합세나 혼조세를 보였으나 일선 시장에선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올랐다. 분당신도시의 세입자 정모(47)씨는 “실거래 자료만 믿고 중개업소를 찾았으나 (정부자료는) 평균가격을 나타낼 뿐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2년 주기의 재계약 시즌을 맞아 전세가 올리기에 급급해하는 일부 중개업소들의 담합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월세 대책을 포함해 (추가대책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英연구팀 “낯선 술집서 마시면 더 취한다”

    英연구팀 “낯선 술집서 마시면 더 취한다”

    애주가라면 기억을 더듬어 술에 흥건히 취했던 날을 떠올려보자. 집이나 단골술집 등 익숙한 장소가 아닌 낯선 곳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 연구진에 따르면 익숙한 장소보다 낯선 곳에서 음주를 할 경우 자제력을 잃는 경우가 2배 더 높다. 영국 버밍엄대학 연구진은 최근 장소를 포함한 주변 환경이 알코올 분해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자원한 대학생 24명에게 각각 2곳의 장소에서 3번에 걸쳐 술을 마시게 한 뒤 취한 정도를 알아본 것. 한 곳은 학생들이 자주 들르는 익숙한 곳이었고, 한 곳은 매우 생소한 환경으로 둘러싸인 곳이었다. 학생들은 각각의 장소에서 술을 마신 뒤 컴퓨터로 문제를 풀며 음주정도를 측정했다. 사실 이 실험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었다. 첫 번째 장소에서 제공된 건 술이었지만 사실 두 번째 장소는 실제 술 냄새만 풍기는 무알코올 음료수였던 것. 이른바 ‘플라시보 효과’였지만 놀랍게도 첫 번째 장소에서 술을 마신 학생들의 평균 오답수가 6개였던 것에 반해 두 번째 장소에서 ‘술’이 아닌 ‘음료’를 마신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12개의 오답을 기록했다. 즉 알코올의 실제도수보다는 술을 마실 때의 분위기와 환경이 개인의 음주정도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연구진은 “익숙한 장소에서 마셨을 때보다 낯선 환경에서 술을 마실 때 실험자들이 2배 더 많이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음주연구 전문가 마이크 필모어 교수 역시 “술에 대한 자제력이나 허용치는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며 절대로 개인의 절대적인 주량은 있을 수 없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저널 ‘ 술과 중독’(Alcohol and Alcoholism)에 실렸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금융불안에 저축銀·조선·IT 타격”

    “금융불안에 저축銀·조선·IT 타격”

    최근 금융불안에 따라 실물경제까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조선·운송업과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단, 최근 주가가 크게 내리면서 증시 쇼크를 이끈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은 다소 부정적인 영향만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 강한 수준의 모니터링 필요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신정평가는 23일 ‘최근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주요 산업별 모니터링 수준’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저축은행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강한 수준’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의 자산 건전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불안이 장기화돼 신용 경색과 소비 감소가 시작되면 저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의 부실이 심해지고 금융당국이 진행 중인 저축은행 경영 정상화가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 역시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강한 수준의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과 운송은 세계 경제 침체에 민감해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봤다. 조선의 경우 일반 상선은 공급 과잉이고, LNG선 등 특수 선박 역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 수주량이 줄 수 있다고 했다. 항공운송은 경기침체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해상운송은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부정적 영향의 원인으로 꼽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수요 둔화로 인한 단가 급락에다 애플의 모토롤라 인수 등 세계 IT 시장 변화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차·화·정’은 최근 주가 급락에도 이들보다 금융 불안으로 다소 부정적인 영향만 받을 것으로 봤다. 자동차는 수요 위축이 있는 대신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출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파악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오히려 우리나라 자동차의 시장지위 및 고객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은 선진국보다 중국·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는 점이, 정유는 국제유가 하락이 예상돼 국내의 반발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분석됐다. 금융분야에서는 영업자금 전액을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으로 조달해야 해 유동성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는 할부·리스업과 외환유동성 위기에 노출될 수 있는 은행이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국내 신용판매 위주의 사업구조로 환율·금리 등에 영향을 덜 받는 신용카드나 오히려 주식 매매가 많아져 수수료가 늘어날 수 있는 증권업, 변액보험 외에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보험업 등은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카드·보험 등 거의 영향없어 권성철 한신정평가 연구위원은 “차·화·정의 경우 주가가 많이 오른 탓에 내릴 여지가 많아 최근 주가가 폭락한 것이지 실적과 크게 관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종마다 금융 불안의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적인 평가와 선별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블랙먼데이] 해외의존 높은 전자·건설 하반기 실적 초비상

    [블랙먼데이] 해외의존 높은 전자·건설 하반기 실적 초비상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발 재정위기 고조 등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기대하던 국내 대기업들은 하반기 실적에 일정 정도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비상계획 수립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전자업계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 침체에 따라 상반기 실적 부진에 시달린 데 이어 하반기 미국발 악재에 따라 당초 세웠던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미시장 위축 땐 전자·車 타격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수출 주요 품목 중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의 비중은 17.6%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28.8%나 급증했다. 반도체 5.5%, 컴퓨터 2.4% 등까지 더하면 전자업계의 비중은 25.5%에 이른다. 휴대전화 등은 경기 변동에 민감해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반도체는 D램 수요 부진으로 이미 지난 7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14.9%나 감소한 상태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북미시장이 하반기 들어 더욱 위축되고, 유럽 역시 재정 불안이 심화되면서 연초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실적 등을 기록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상반기 대미 자동차 분야 수출액은 43억 3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3%나 상승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 차량 구매 감소로 이어지고, 수출 증가세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는 국내경기 침체로 매출의 상당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인한 해외 공사 발주량 감소 가능성에 떨고 있다. 이미 대형 건설사 대부분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업체(대림산업 제외)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부분 감소했다. ●선박수주 싹쓸이한 조선도 긴장 조선업계는 올 상반기에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싹쓸이해 아직 걱정은 크지 않다. 그러나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원가절감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조선, 자동차 등 철강재 수요 업종이 부진을 겪으면 철강업계의 실적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유업계도 위기가 확대되면 국제 상품가 하락 등에 따른 정제 마진 하락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운동 안하고 술 마셔도 장수 가능” 비결은?

    음주량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 오래살 수 있다는 이야기는 삼척동자도 다 알만큼 익숙하지만, 이와 완벽하게 반대되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미국 뉴욕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아슈케나지(중부・동부 유럽 유대인 후손)인 중 95~122세 사이의 447명을 대상으로 생활 습관 등을 조사한 결과, 다른 인종보다 음주량은 많고 운동량은 적었지만 더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아슈케나지 인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인종보다 민족 구성원들이 모두 거의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유전적 효과를 밝혀내기 쉽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아슈케나지인의 24%는 매일 술을 마시며, 단지 43%만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일반인구 중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22%,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57%로 조사됐다. 일반인에 비해 더 자주 술을 마시고 운동을 적게 하지만 100세를 넘어 장수하는 노인이 많으며 대부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생활습관과 별개로 장수를 가능케 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니르 바질라이 박사는 “조사과정 중 90년 간 매일 담배 40개를 피우고도 109세까지 살고 있는 할머니 등 특별한 케이스를 여럿 만났다.”면서 “이 연구결과는 특별한 화학적 작용에서 나오는 ‘변종’ 장수 유전자의 증거를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뚱뚱하고 담배를 많이 피우고 운동하지 않아도 장수 유전자가 있다면 오래살 수 있지만, 장수 유전자를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의 습관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노인병학저널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국 올 상반기 조선수주 1위 올라

    올 상반기 우리 조선업이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을 압도하며 수주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한국은 892만 CGT(수정환산총톤수)를 수주해 517만 CGT에 그친 중국을 크게 앞지르며 1위에 올랐다. 또 다른 경쟁국인 일본은 46만 CGT로 크게 처졌다. 수주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53.2%로 절반을 넘었으며 중국과 일본은 각각 30.8%, 2.7%에 그쳤다. 지경부는 한국이 드릴십,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LNG-FSRU(부유식 LNG 저장 및 재기화 설비)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두드러진 수주 실적을 올린 것이 1등을 차지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 조선업계의 건조량은 작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772만 CGT(253척)로, 836만 CGT(511척)를 기록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격차를 줄였지만 그동안 지속돼온 순위를 바꾸지는 못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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