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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통일 발언 주사파 전형 같아”

    한나라당은 3일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전날 신년사를 통해 “같은 민족으로서 북한의 빈곤에 대해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대단히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당 지도부는 이 장관을 ‘친북사대주의자’‘친김정일 좌파’‘주사파’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강도 높게 질타한 데 이어 해임건의안 제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북한 신년사를 신주단지 모시듯 외우는 이 장관의 발언은 주사파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면서 “현 좌파정권이 북한의 요구에 의해 간첩을 석방하고, 북한은 더 나아가 일부 중요직책까지 요구하는 걸로 아는데 이 장관 역시 북에 의해 임명된 장관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파격적인 대북지원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재섭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1월 말까지 지켜본 뒤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 장관은 북한에 빈곤이 초래된 책임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이라는 한반도 미래를 설계할 때 북한 주민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같은 민족으로서의 도덕적 책임감을 강조한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나 구체적인 대규모 대북지원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구시대적 색깔론을 제기하며 이념대립을 선동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이 장관의 대북인식을 환영하며, 지금이라도 즉각 대북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합천군 ‘일해공원’ 명칭 논란

    조용한 시골 마을인 경남 합천군이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조성한 공원의 명칭을 놓고 시끄럽다. 공원 이름이 이 고장 출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결정되자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다. 합천군은 합천읍 황강변에 조성된 공원 ‘새 천년 생명의 숲’의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1.1%가 일해공원을 선택했다고 3일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군내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5·18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합천군위원회와 ‘민주적 공원명칭 선정을 위한 군민들 모임’ 등 군내 시민·사회단체는 일제히 ‘일해공원’ 명칭 철회를 주장했다. 민노당 합천군위원회는 “광주학살의 최고 책임자이자 민주주의를 왜곡한 독재자를 찬양하고 미화하겠다는 합천군의 망동은 이유를 막론하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합천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범여권 대통합” VS“10년만의 정권교체”

    “범여권 대통합” VS“10년만의 정권교체”

    대선의 해인 2007년 첫날을 맞아 여야와 대선주자들은 대장정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열린우리당은 범여권의 대통합을 강조했고, 한나라당은 10년 만의 정권 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열린우리당,“기죽지 말자”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1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단배식에서 “상황이 어렵다고 기죽을 필요 없다.”면서 “과거 대선에서 한 차례도 우리가 먼저 앞서본 적이 없으며, 가을이 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위기를 다잡았다. 원혜영 사무총장은 “정치개혁의 창당 이념을 계승·발전시키고 민주, 개혁, 평화, 미래 세력의 대통합을 이루자.”고 말했다. 단배식에는 의원 20여명과 사무처 요원 등 70여명이 참석,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정동영 전 의장은 비슷한 시각 경북 포항의 포스코 작업장을 방문,“용광로처럼 갈등과 분열, 대립을 녹여서 새로운 쇳물을 뽑아내고 힘차게 출발해야 한다.”고 대통합의 메시지를 던졌다. ●한나라당,“단합으로 정권교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남산타워 앞 마당에서 열린 단배식에서 “공명정대한 경선관리로 당의 단합과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단배식에는 대선주자를 비롯, 현역 의원 50여명, 오세훈 서울시장 등 30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나라의 기틀을 바로 세워 국민에게 희망을 찾아주자.”고 역설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한나라당의 단합과 공정경선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국민이 살림·집·안보·일자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최고위원은 “젊은 패기로 당원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소 3당,“우리도 간다” 민주당 장상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단배식을 갖고 “정권 재창출의 쾌거를 이루자.”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 정동영·김근태 전·현직 의장이 신당 창당을 선언했으나 동참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새로운 정계개편의 중심에 나서려 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을 비우고 진보진영 대단결을 이뤄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국민중심당 심대평 공동대표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전광삼·포항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서울신문-KDSC 공동 여론조사(하)] 한나라 지지율 41.5%…열린우리의 9배 넘어

    [서울신문-KDSC 공동 여론조사(하)] 한나라 지지율 41.5%…열린우리의 9배 넘어

    정당 지지도에서 한나라당 이외에 모든 정당의 지지도는 5% 이하의 낮은 수준으로, 현대정치가 정당정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한나라당 지지는 41.5%로 열린우리당 지지도 4.4%의 9배가 넘고 있다.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등의 군소정당 지지도는 2% 안팎으로 국민들의 일반적 지지를 받는 정당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 응답자들 중 44.0%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변, 의석을 가진 정당이 5개나 되지만 국민들의 정당에 대한 불만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나라당의 지지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에서 50%가 넘는 지지를 얻어 20대의 31.0% 지지와 비교, 많은 차이가 났다. 소득별로도 상위계층에서 53.6%의 지지로 경제적 하위계층 39.0%에 비해 14.6%포인트나 벌어졌다. 이같은 연령과 소득에 따른 한나라당의 지지차이는 이념성향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보수적 응답자의 51.2%가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만 진보적 응답자 중에서는 30.6%만이 한나라당을 지지, 전체지지도 41.5%와 비교해 이념에 따라 10%포인트 가까운 지지의 쏠림 현상을 보였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기득권층과 보수적인 유권자들을 대변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한편, 지역주의가 아직도 지지정당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영남에서 한나라당 지지가 50%를 웃돈 데 비해 호남에서는 단지 4.3%의 지지만을 얻었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전국적 지지수준은 4.4%이다. 유일하게 호남에서만 11.9%로 두자리수의 지지를 받고 있을 뿐이다. 이념을 중심으로 볼 때 진보적 응답자들 중 6.8%의 지지로 약간 높지만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정도는 되지 못한다. 응답자의 출신지로 봐도 호남출신의 지지율은 7.4%로 민주당의 10.2%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한나라당 지지율 14%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연령별로는 40대에서 6.4%로 열린우리당 평균지지율보다 약간 높지만 40대의 한나라당 지지율이 40.5%라는 점에 비춰보면 열린우리당이 40대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이같은 결과는 열린우리당이 어떤 집단의 대표성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명박 37% 1위… 호남서도 2위

    이명박 37% 1위… 호남서도 2위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부동층이 40%를 넘는 가운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3위 주자들과 큰 격차로 1위를 기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3위는 고건 전 총리였다. 올 12월19일에 실시될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2007 신년 국민여론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다른 조사와 달리 대선 후보 지지도 설문에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를 포함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전 총리간 정치공방의 계기가 됐던 노 대통령의 지난해 12월21일 민주평통 모임에서의 발언이 가져온 정치적 파장을 알아 보기 위해 이 모임을 앞뒤로 해서 이례적으로 두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결과, 이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15·16일의 1차 조사에서 25.2%로, 노 대통령과 고 전 총리와의 설전 이후인 12월27일 실시된 2차 조사에서 25.8%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2위는 박근혜 전 대표로 1·2차 조사에서 각각 16.3%,12.5%를 기록했다. 고 전 총리는 각각 9.6%와 10.5%를 받았다. 1·2차 조사 당시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부동층은 각각 42.8%와 43.6%였다. 2차 조사에서 파악된 부동층을 대상으로 호감가는 후보를 추가로 물어 나온 종합적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은 37.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 전 대표 22.9%, 고 전 총리 14.7%순이었다. 여권으로부터 대안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지지도는 한나라당 손학규(1.8%) 전 경기지사와 열린우리당 정동영(1.5%) 전 의장에 이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함께 0.6%에 그쳤다. 이 전 시장은 출신지역별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호남과 부산·경남을 제외하고 모두 1위였다. 호남에서는 고건(40.3%) 전 총리에 이어 23.1%로 2위를, 부산·경남에서도 박근혜(36.3%) 전 대표에 이어 35.5%로 2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경제성장을 사회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와 함께 국민들은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국가경영 능력’(33.3%)과 ‘강력한 리더십’(31.6%)을 선호했다. 이어 ‘국가통합 능력’(18.3%),‘도덕성’(8.1%),‘개혁성’(5.7%)순으로 나타났다. 사회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응답자의 59.0%가 경제성장을 꼽았다. 사회차별 및 불평등 해소(11.6%)와 국민통합(11.1%)이 그 뒤를 이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누적된 ‘개혁 피로감’과 경제난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여권의 통합신당 움직임이 지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도 많았다.“최근 여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통합신당이 결국 지역주의를 강화시킬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37.6%로 ‘동의하지 않는다.’(30.6%)는 응답보다 높았다. KSDC는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통합신당=지역주의’라는 논리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는 근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새해 초 ‘국회는 없다’ ?

    새해 초 ‘국회는 없다’ ?

    대선이 열리는 새해 벽두부터 국회 일정과 민생·개혁 법안이 정치논리에 밀려나게 됐다. 정치권 일각의 ‘1월 부동산 임시국회’제안은 국회의원들의 무더기 외유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국회법상 매 짝수달 1일 소집하도록 돼 있는 임시국회도 열린우리당의 ‘2·14 전당대회’일정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새해 첫 국회는 2월 중순 이후에나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야간 정쟁으로 해를 넘긴 로스쿨법, 사법개혁관련법, 국민연금법과 기초노령연금법 등 주요 민생·개혁 법안은 또다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게다가 사학법 재개정 문제가 대선 샅바싸움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이래저래 새해 국회는 만신창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연말 모처럼 정치권에 생산적인 정책 경쟁을 가져온 ‘부동산 해법’논의도 탄력을 잃게 됐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여야는 1월에 조속히 임시국회를 열어 각당을 대표하는 부동산 관련 법안을 놓고 서민과 중산층의 내집마련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닷새전 “본격 대선국면과 3,4월 이사철을 앞둔 1월에 부동산 정책을 다룰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에 화답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여야를 통틀어 절반 이상이 입법활동에 참고한다는 명분으로 속속 외유길에 올라 ‘1월 부동산 국회’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노웅래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는 이날 “현실적으로 1월 국회는 불가능하고, 과거에 1월 국회가 열린 적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2월 임시국회도 우리당 전당대회 이후인 20일쯤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정치권 새해화두 사자성어 ‘봇물’

    대선의 계절은 말의 성찬에서 시작되는 듯하다.2007년 대선의 해를 맞아 여야 정당과 주요 정치인들이 저마다 사자성어를 쏟아내며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마음을 비우면 구름이 모인다며 무심운집(無心雲集)에 새 출발의 마음을 실었다. 민심을 얻는 것이 대선 필승의 관건이라는 의미다. 한나라당은 잘 드는 칼로 마구 헝클어진 삼 가닥을 시원하게 자른다는 뜻의 쾌도난마(快刀亂麻)를 제시했다.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우물을 파서 물을 얻는다는 뜻인 굴정취수(掘井取水)에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민주노동당은 불경을 인용, 높은 백척의 장대 위에서 한걸음을 내딛는다는 뜻인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 進一步)를 꼽았다.‘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스스로 과감히 내딛지 않으면 진보가 아니다.’라는 뜻이라고 박용진 대변인은 설명했다. 범여권의 통합신당을 추진중인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처음처럼’을 강조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다른 점이 있더라도 같은 점을 취하면서 이견을 좁혀 나간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를 대통합의 메시지로 던졌다. 고건 전 총리는 주역을 인용, 시원하게 비가 뿌리듯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를 이뤄 가겠다며 운행우시(雲行雨施)를 화두로 잡았다. 정권 교체를 노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어지러운 세상이 계속되고 백성이 도탄에 빠지면 하늘이 길을 열어 준다는 뜻으로, 맹자에 나오는 한천작우(旱天作雨)를 제시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사욕을 버리고 대선 승리와 당의 미래를 위해 힘쓴다는 뜻으로 멸사봉공(滅私奉公)을 화두로 삼았다. 하지만 올해 초 청와대가 천지의 기운이 교합해 양극화 현상이 좁혀질 것이라며 천지교태(天地交泰)에 염원을 모았으나, 연말 교수신문이 구름은 빽빽하나 비는 오지 않는 밀운불우(密雲不雨)의 실망감을 피력했듯이 내년에도 정치인들의 말 세례가 어떤 굴곡을 거칠지 주목된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與,女당수는 어떤가/박대출 공공정책부 부장

    올해 943명이 서울시 9급 공무원이 됐다. 원래 904명을 뽑으려고 했다. 그런데 남성이 모자랐다.30%가 안 됐다. 여성이 부족한 분야도, 적지만 있었다. 그래서 39명을 더 합격시켰다.‘양성채용 목표제’ 때문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30%를 넘어야 한다. 남성은 37명을 더 뽑았다.‘운좋은 남자’들이다. 물론 ‘운좋은 여자’도 있다. 겨우 2명이다. 요즘 남성과 여성의 차이다. 갖가지 시험에서 흔한 현상이다. 여풍(女風)은 이미 오래된 화두다. 여성은 양적으로 팽창하고, 질적으로 도약 중이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장상 민주당 대표, 김혜경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나왔다. 참여정부에서 제1·2·3야당이 여성 당수를 배출했다.‘여당(與黨) 여(女) 당수’는 아직 없다. 서울신문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물었다. 절반 넘게 중립내각에 찬성했다. 중립내각은 탈정치, 비정치를 근간으로 한다. 정치인은 당연한 배제 요소다.1990년대 이후 역대 대통령은 대선 국면에서 탈당했다. 노태우도, 김영삼도, 김대중도 그랬다. 개각론이 꽤나 유동적이다. 연말인 듯하더니 새해 초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개각 대상도 불투명하다. 누구는 당에 복귀하니, 마니 설이 무성하다. 한명숙 총리는 접어둔 것 같다. 중립내각을 얘기하면서 의원 겸직 총리는 논외다. 대안이 없다는 푸념도 들린다. 대선을 1년 앞두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쌈박질이 그치지 않는다. 여야간은 그렇다고 치자. 여권은 유난스럽다. 곳곳에서 격정의 대립이다. 대통령과 전 총리, 대통령과 전·현직 당의장, 당(黨)과 청(靑), 신당파와 사수파, 친노(親盧)와 반노(反盧)·비노(非盧)…. 여당 의장의 사퇴를 놓고도 티격태격이다. 언제가 될지도, 누가 될지도 미지수다. 고민거리는 ‘정파적 쏠림’이다. 탈계파·중립이 후임 수장의 필요 덕목인 때다. 한 총리는 최소한 이 기준에 든다. 신당파니, 사수파니 갈라서려는 때여서 더욱 그렇다. 설령 쪼개지더라도 마찬가지다. 큰 여당이든, 작은 여당이든 상관없다. 한 총리 스스로도 ‘설 자리’에 있는지 새겨봐야 한다. 그의 능력, 역할에 대한 관가의 평가는 박하다.‘의전 총리’로 자리매김돼 있다. 전임인 이해찬 ‘실세총리’와 구별된다. 대통령과 전직 총리가 대립각을 세워도 한 총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왕따’를 당해도 보좌가 별로 없다. 그에 대한 회의론은 여기서 출발한다. 당 복귀론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한 총리의 ‘정치꾼’ 발언은 미묘하게 들린다. 그는 정치꾼을 ‘선거만을 생각하는’ 존재로 규정했다. 참여정부 초기 ‘한명숙 당의장 기용설’이 있었다. 검토는 했지만 없는 일이 됐다고 한다. 지금은 ‘한명숙 대망론’이란 게 있다. 뚜렷한 실체는 없다. 측근들이 부추기고, 앞서간다는 지적도 있다. 이만으로도 행정의 영역을 벗어났다.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여 당수론’은 쌈박질, 헐뜯기, 분열 조장을 덜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한다. 덜 호전적이고, 더 섬세한 여성이란 기본 속성을 깔고 있다. 설령 여 당수가 나오더라도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한 총리에게 벅찬 느낌도 든다. 여권의 난국이 워낙 총체적이다. 열린우리당은 출범 3년도 안 된다. 이 실험, 저 실험 많이 해봤다. 의장은 여덟번 바뀌었다. 쓸 사람 거의 다 써본 셈이다. 평균 임기는 겨우 넉달이다. 실패라는 얘기다. 능력이 없었든, 상황이 어려웠든 마찬가지다. 모두 남성 의장이었다. 쉬울 때도 성공하지 못했다. 향후 상황은 더 난세다. 참여정부는 저물고 있다. 이쯤에서 ‘여 당수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 반대론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남는 게 있다.‘집권당 첫 여성 당수’는 가치 있는 기록이다. 제1·2·3·4당에서 여성 당수를 배출하는 사상 첫 정권이 된다. 이것만으로도 손해는 안 본다. 박대출 공공정책부 부장 dcpark@seoul.co.kr
  • 보험 가입때 신용등급 반영 확산

    보험 가입때 신용등급 반영 확산

    보험에 가입할 때 개인의 신용등급을 반영하는 생명보험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신용도가 나쁘면 보험 가입에 제한을 받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2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금호생명은 내년 상반기 중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할 방침이다. ●금호·대한 내년 상반기 도입 한국신용정보의 최하위 신용등급인 10등급은 보험 가입액(사망보험금 기준)을 3000만원,9등급은 5000만원,8등급은 1억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들은 보험가입 때 연봉 등 소득증빙 서류를 내야 하고 등급별 가입한도에 따라 가입액이 결정된다. 현재는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최고 15억원까지 들 수 있다. 교보·흥국·알리안츠·PCA·동양생명 등도 이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입하면 지난 8월 보험가입 때 신용등급을 반영한 삼성생명의 방안이 유력하다. 삼성생명은 신용등급 10등급 가입자는 사망보험금 최고한도를 3000만원으로 제한했다. 단 어린이보험 가입자, 계약을 2년 이상 유지한 계약자, 선납이나 일시납 등으로 납입능력이 증명된 경우 등은 신용등급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반면 대한생명은 1월 중 한신정과 업무협약을 맺어 신용등급이 우수한 1∼2등급은 보험가입 한도를 현행 20억원보다 10∼30% 높은 22억∼26억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에 앞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사망보험금 한도를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올리면서 15억원 이상 가입자 중 납입능력이 의심스러운 경우에 한해서만 본인 동의하에 신용등급을 검사한다. ●위험관리냐 공익이냐 생보사들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신용등급 반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월간 ‘생명보험’에 따르면 2004년 A사의 경우 신용등급 8등급 이하인 고객은 가입 1년 이내 보험금 지급률이 17%로 나타났다. 일반 고객의 지급률 11.4%를 웃돌았다. 같은 해 B사의 경우는 보험 사기로 적발됐거나 관련된 가입자의 51%가 신용등급 8등급 이하로 분석됐다. 즉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보험금 조기 지급률이 높고 보험사도 손실을 입는다는 논리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낼 능력이 없는 고객에게 보험을 받으면 조기해약이나 실효 등으로 고객도 손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 가입 심사 때 여러 위험 요인을 감안하는 것은 보험사 고유 권한이지만 개인 신용등급 반영이 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령 취지에 맞는지,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는 보험이라는 사적 안전망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사회적 약자인 과중 채무자를 범죄자로 예단하는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일부 보험사들도 법률적 검토가 좀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거나 거래 상대방을 차별해 취급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23조,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거래조건을 쓰지 못하도록 한 소비자보호법 15조 등에 맞는지가 논란거리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계약관계에서 신용등급을 어느 정도 취급하는지 일일이 들여다보기 전에는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한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올해의 ‘으뜸 알리미’

    서울 중구 공보팀과 노원구 함대진 공보팀장, 강형욱 서울대공원 홍보팀장이 서울시 출입기자단이 뽑은 올해의 ‘으뜸 알리미’로 선정됐다. 또 서울시의회 양창호(한나라당)의원과 이수정(민주노동당)의원이 베스트 시의원으로 뽑혔고, 노재동(은평구청장) 구청장협의회장이 감사패를 받았다. 중구 공보팀은 알찬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함으로써 자치구 홍보와 기자단 운영에 기여한 점을 높히 평가받았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대기업노조, 말로만 비정규직 위하나

    비정규직 보호를 외치며 걸핏하면 총파업을 일으켰던 대기업 노조가 표리부동한 일면을 드러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조직 강화와 비정규직법안 저지 명분으로 지난해 9월부터 산하 조합원당 1만원씩 기금 모금운동을 벌였다. 그런데 연말 현재 모금액이 목표인 50억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15억 2000만원에 그쳤다고 한다. 납부율이 겨우 30% 남짓이다. 비정규직 권익투쟁이라면 기를 썼던 현대차·기아차·쌍용차 등 일부 대기업 노조는 기금납부 결의조차 못해 단 한푼도 모으지 못했다고 한다. 노조의 기금 모금이 강제성이 있거나 의무사항인 것은 아니다. 제3자가 끼어들어 왈가왈부할 일도 물론 아니다. 그러나 모금운동에서조차 말만 번지르르하고, 정작 행동은 다른 이중성을 엿보는 듯해 뒷맛이 개운치 않다. 강경투쟁의 선봉장 격인 민주노총 금속연맹과 공공연맹, 전교조의 기금납부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무얼 뜻하는가.KTX 여승무원의 정규직화 투쟁에 나선 철도노조가 기금을 아예 내지 않은 것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전형이라는 인상을 준다. 일부 노조는, 앞에서는 비정규직 보호를 외치면서 뒤에서는 정리해고시 비정규직 우선 해고를 밀약한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러고도 비정규직을 위한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대기업 노조들이 지금의 굳건한 지위를 누리고 대우를 받는 이면에는 비정규직의 피와 땀이 뒤엉켜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도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을 ‘비정규직 양산법’이라고 비난하며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비정규직을 진정 위한다면 우리은행 노조처럼 정규직의 임금 동결로 비정규직을 가슴에 품기 바란다. 비정규직을 위해 1인당 1만원 갹출에도 인색한 모습에서 진정성을 찾기는 어렵다.
  • 그들이 있어 올해도 따뜻했네

    그들이 있어 올해도 따뜻했네

    세밑 찬바람을 막아 주는 건 두꺼운 외투도, 따뜻한 난로도 아니다. 온 세상을 밝게 만들어 주는 것은 이웃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다. 성탄절인 25일 꽁꽁 언 서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한 ‘두 명의 천사’를 만나 봤다. 자신보다 남을 위해 일하는 이들처럼 우리도 지금부터 이웃 사랑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전진상 의원에는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하얀 가운을 걸친 한 남자가 나타난다. 벌써 29년째다. 이 남자는 시장의 영세 상인과 서울에서 쫓겨난 철거민, 노숙자 등이 환자의 대부분인 이 병원에서 한 주도 빠짐없이 뇌종양과 뇌출혈, 뇌기형 등의 질병을 무료로 치료하고 있다. 주인공은 가난한 환자들로부터 ‘하얀 옷 입은 천사’로 불리는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고영초(54) 교수다. “대학 시절 가톨릭 의료단체에서 서울 난곡동 달동네 봉사활동을 하다가 자연스레 이곳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군 복무 시절을 빼고 계속 봉사활동을 해왔죠.” 신부가 꿈이었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고 교수는 대학시절 도시빈민운동을 하던 김혜경 민주노동당 전 대표를 만나면서 국제 가톨릭 의료단체인 국제형제회(AFI)가 세운 이 병원을 알게 됐다. 엑스선과 내시경, 초음파와 뇌검사 등 서민들이 쉽게 받기 힘든 검사로 속병을 살피고 검사가 마땅치 않으면 직접 자신이 일하는 병원으로 데려와 수술 치료까지 해준다. 봉사의 세월이 길다 보니 애틋한 사연도 적지 않다.20여년 전 14살이던 한 아이가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자란 뇌종양을 안고 시력을 거의 잃은 채 찾아왔다. 수술로 더이상 병 진행은 막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시력을 잃고 말았다. 세월이 흘러 그 아이를 잊고 지내던 고 교수에게 최근 한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찾아와 안마를 해주겠다고 손을 뻗었다. 바로 20년 전 그 아이가 어엿한 성인이 돼 스스로 찾아온 것이었다. 또 14년 전 역시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고 최근까지 생을 연장해 오다 결국 숨진 미경이도 고 교수의 뇌리에 선명하다. 당시 수술로 급한 생명을 건진 미경이는 며칠 뒤 가방을 하나 내밀었다. 가방에는 종이학 1000마리가 담겨 있었다. 미경이는 뇌종양으로 시력을 잃었지만 꿋꿋하게 종이학 접기를 배워 고 교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봉사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나서 보세요. 봉사를 마치고 기지개를 켤 때 뭉친 근육이 풀어지는 쾌감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압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홀대받은 ‘몰래 산타’

    홀대받은 ‘몰래 산타’

    뼛조각에 이어 다이옥신까지 잇따라 검출된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가운데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당사에 ‘몰래 산타’의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엔 경찰의 저지로 전달되지 못했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4일 광우병이 우려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한·미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2006년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란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선물꾸러미를 챙긴 범국본 소속의 ‘몰래 산타’들은 가장 먼저 청와대에 들러 노무현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전달을 시도했다. 가로 30㎝, 세로 30㎝의 빨간색 선물상자 속에는 미국 소의 가면과 질 좋은 국산 쇠고기 세 근, 광우병 의혹을 제기한 TV 다큐멘터리 동영상과 협상 중단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은 크리스마스 카드가 담겨 있었다. 5명의 몰래 산타들은 추위 속에 몸을 떨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청와대로 진입하는 길목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경찰 30여명의 제지를 받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것. 범국본 측은 “시위도 아니고 그저 민원실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려 할 뿐”이라며 길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 측에선 “민원실 근무자가 아무도 없다.”며 도로를 봉쇄했다. 결국 몰래 산타들은 선물꾸러미를 저지선 앞 도로에 둔 채로 외교통상부로 발걸음을 돌렸다. 경찰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선물상자 처리를 유보할 수밖에 없다.”면서 길 복판에 있던 박스를 인도 한 쪽으로 올려 놓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은 외교부에서도 홀대를 받았다. 청사 정문에 도착해 선물을 인수할 것을 요구했지만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결국 정문 앞에 박스를 놓아둔 채 힘없이 구호를 외치고 돌아섰다. 몰래산타 행사 준비위원장을 맡은 윤희숙(31)씨는 “아직도 우리 사회는 너무 경직돼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의 생명이 걸린 절박한 목소리에 책임있는 분들이 귀를 막은 것 같아 답답하다.”고 털어 놓았다. 여의도 쪽으로 나선 몰래 산타들은 우여곡절 끝에 임무에 성공했다. 먼저 들른 한나라당에서는 경비와 10여분 간의 실랑이 끝에 선물을 맡기는 데 성공했다. 열린우리당에선 사무처 직원이 나와 선물을 접수했다. 직접 몰래산타로 나섰던 김양현(35) 경기청년단체협의회 정치위원장은 “간신히 전달했지만 기분이 참담하다. 이런 분들에게 선물을 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꼼꼼하게 자료를 봐줘서 FTA 협상 중단에 도움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中)코스타리카 본교 가 봤더니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中)코스타리카 본교 가 봤더니

    “중국 정부의 ‘파룬궁’ 박해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성 박해, 인도 ‘불가촉천민’ 문제 등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지난 2일 오후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에 있는 유엔평화대학(UPEACE·University for Peace).‘마키아벨리 군주론’ 강의가 한창인 1층 강의실에서는 ‘국제법·인권학’을 전공하는 20여명의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NGO들의 활동에 대해 “비폭력적인 방법을 고수해야 한다.”,“권위주의 정권의 폭력적인 탄압에 맞대응해야 한다.”며 다소 엇갈린 주장을 폈지만 각국의 사례를 들어가며 진지하게 토론했다. 수업은 3시간이 넘도록 계속됐다. ●세계를 바꾸는 기회를 창조하는 곳 90만여평의 넓은 숲에 자리잡은 아담한 캠퍼스는 산호세 시내를 내려보고 있다. 조용한 캠퍼스에서 열대 지역의 뜨거운 햇볕만이 유일한 방해자다.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돌아본 교정 곳곳에서는 자유와 평화를 만날 수 있다. 평화를 상징하는 유엔 로고와 ‘세계를 바꾸는 기회를 창조하는 곳’이라는 학교의 문구들이 눈길을 끈다. 교정 앞 잔디밭에는 UPEACE 헌장에 가입한 미국과 독일, 캐나다, 스웨덴, 네덜란드, 일본, 스위스 등 36개국의 깃발이 휘날렸다. 한국은 아직 헌장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태극기는 볼 수 없었다. 또 구석구석에는 UPEACE 설립과 국제 평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기념 식수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로드리고 카라조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등의 흉상이 있다. ●유엔 헌장 정신·이념 따라 인재양성 UPEACE는 유엔 헌장의 정신과 이념에 따라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현재 ‘환경·평화·안보학과’,‘양성평등·평화연구학과’,‘평화·갈등연구학과’,‘국제법·인권학과’ 등 4개 학과 9개 전공 분야에서 69개국에서 온 137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학위증에는 유엔의 로고와 유엔 총회의 인증표시가 들어간다. UPEACE의 석사학위 과정은 1년. 학위를 받으려면 40학점(전공 32학점, 독립연구학점 8학점)을 따야 한다. 매년 8월말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해 공통과목을 수강한 뒤 12월까지 첫 학기가 시작된다. 이어 다음해 1∼5월까지 두번째 학기가 진행되며,6∼7월 논문을 제출하면 졸업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하루 100쪽이 넘는 관련 논문 자료를 분석하고, 토론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비영어권 학생들은 학위 취득에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교수진은 20여명의 상주교수 외에도 많은 방문 교수가 ‘맨투맨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졸업생들간의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 UPEACE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유엔 학위기관으로 학생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 온 졸업생들간의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도 장점이다. 재학생들은 상당수가 국제기구, 국제 NGO, 각국 정부기관에서 근무한 사람들로, 대부분 해당국가 및 로터리 클럽 등 해외 유수 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다. 전체 대학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도 안 될 정도로 공익성이 강하다. 내년 미디어·갈등·평화연구 학과에 입학할 예정인 캐나다인 지니 콜린스(여) 기자는 “평화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전세계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 입학을 결정했다.”면서 “졸업 뒤에 개발도상국가의 인권과 갈등 문제에 대해 심층적인 보도를 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파키스탄인 사라 사드 칸(여·양성평등·평화구축 전공)은 “파키스탄에서는 사귈 수 없었던 다양한 국가 학생들과 양성 평등 및 국제 평화 문제에 대해 맘껏 토론을 벌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인 벤저민 헤스(국제평화연구 전공)는 “지난 1년 동안 40여개국에서 온 학생들과 공부를 하고 토론을 벌이며 각국의 문화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었다.”면서 “졸업후 워싱턴 DC에 있는 ‘이주노동자 기회균등 프로그램 협회’에서 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산호세(코스타리카) 조현석특파원 hyun68@seoul.co.kr ■ 유일한 한국인 재학생 정연걸씨 “졸업후 국제적 네트워크 형성 큰 장점” “함께 공부하는 동기 중에는 미국 국무부 출신도 있고, 이라크 장군 출신도 있습니다. 수업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친해져 졸업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죠.” 코스타리카 유엔평화대학(UPEACE)에 재학 중인 유일한 한국인인 정연걸(43·국가인권위원회 국제협력담당관실 직원)씨는 UPEACE의 장점으로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꼽았다. 재학생의 상당수가 유엔 등 국제기구 경험자이거나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지만 아직 국제무대에서는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국제기구 진출 등을 개인적인 능력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타깝습니다.UPEACE 아시아·태평양센터의 서울 유치는 한국 젊은이들의 국제무대 진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봅니다.” 정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근무하던 중 중앙인사위원회 주관 공무원국비훈련생으로 지난해부터 이 학교에서 국제평화학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학비만 정부에서 지원받았을 뿐 혼자의 힘으로 UPEACE를 찾아내고 입학 허가를 받았다. 그는 UPEACE 서울 유치에 대해 “UPEACE 측에서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동북아시아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한국 측에서는 이 대학을 통해 국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문화적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UPEACE는 세계 각국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평화, 인권, 환경에 대해 토론을 벌여 수업 자체가 하나의 자그마한 유엔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라면서 “졸업생들 간에는 강한 유대감과 연대성이 형성돼 서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산호세(코스타리카) 조현석특파원 hyun68@seoul.co.kr
  • 민노총, 탈퇴 도미노?

    민주노총의 강경투쟁 노선에 반발해 코오롱 노조가 민노총을 탈퇴했다. 민주노총 화섬연맹 산하 코오롱 노조(위원장 김홍렬)는 20∼21일 조합원 799명을 상대로 민주노총 탈퇴안을 담은 규약 변경 안건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790명(98.9%)이 참여해 754명(95.4%)이 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코오롱 노사는 2005년 초 회사측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들어 구조조정에 들어가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노조는 정리해고자의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과천 본사와 코오롱 그룹 이웅렬 회장 자택 등에서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올해 4월 중앙노동위원회가 회사측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정을 내렸고, 최일배 전 노조 위원장이 사원 신분을 박탈당하면서 노조의 시각이 달라졌다. 올해 7월 새로 출범한 노조 집행부는 노사 상생을 강조하고, 급기야 민주노총을 탈퇴하기에 이르렀다. 노조 집행부는 “현장의 여론이 민주노총의 요구와 달랐다.”면서 “회사측과 상생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 노조는 당분간 다른 연맹에 가입하지 않을 계획이다.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코오롱 노조원들이 자발적으로 민노총을 탈퇴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회사측이 노조 와해 공작을 집요하게 벌인 것 같다.”고 말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與통합신당파 “고건씨와 연대 비판한것”

    노무현 대통령의 21일 ‘작심 발언’으로 정치권이 또다시 발칵 뒤집한 분위기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고건 전 총리 임명을 ‘실패한 인사’로 규정하고, 김근태·정동영 등 열린우리당 전·현직 의장의 과거 입각에 대해서도 불만스러워하는 듯한 언급을 하자 여야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여당내 통합신당파 의원들은 “노 대통령이 통합의 주체인 고 전 총리와의 연대가 야합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향후 닥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고 전 총리는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발언에 대해 자세히 보고 받은 뒤 대책을 논의한 결과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측근의 입을 빌려 대통령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한 측근은 “참여정부에서 고 전 총리가 재임했던 때가 가장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이 이뤄졌던 기간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면서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를 맞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 위기를 원만하게 수습한 고건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국민의 몫”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 ‘중도포럼’ 구상을 들고 나오면서 고 전 총리 중심의 신당론을 펼쳤던 열린우리당 김성곤 의원은 “범여권에서 그나마 버텨주는 후보인데 그렇게 폄하한다면 범여권이 몰락할 수 있다.”면서 “고 전 총리가 대선후보로서 차별화를 위해 노 대통령과 정책 견해가 다른 것을 얘기할 수 있지만 노 대통령이나 전 총리나 서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정봉주 의원은 “통합신당에 나서는 사람들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라면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 지위에 맞지 않게 감정을 분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은 “차기 대선을 생각하며 움직이는 사람을 대통령이 비판하는 게 누구한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단결해야 할 때 대통령이 자꾸 정당정치에만 관심을 보여서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노 대통령의 핵심측근은 “고 전 총리 기용은 지지층의 반대를 무릅쓴 대승적인 인사였는데 그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그렇기 때문에 고 전 총리는 향후 정계개편의 주체나 연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나라당은 “이제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식의 반응이 주류를 이루면서도 노 대통령 발언이 향후 정계 개편 과정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면서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너나 잘 하세요’ 표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또 “‘개구즉착’(開口卽錯·입만 열면 틀리다)이라고 그러더니 ‘개구즉화’(開口卽禍·입만 열면 설화를 일으킨다)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주호영 의원은 “자신이 임명했던 총리를 스스로 잘못된 인사라고 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원인 황진하 의원은 노 대통령의 작전통제권과 관련된 예비역 장성 비판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대한민국의 안보체제가 어떻게 돼 있는지도 잘 모르고 한 소리로 들린다. 작통권이 뭔지도 잘 모르는 안타까운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실패한 국정운영의 책임을 전 총리에게 떠넘기려 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실정의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국정에만 전념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늦게나마 본인의 인사에 대해 실패를 자인했지만 대통령이 제대로 된 판단없이 인사를 했다는 것은 국민에게 불행이자 국정운영의 부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왕 반성할 바에는 남 탓하기보다 본인의 과오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힐난했다.나길회 김준석기자 kirrina@seoul.co.kr
  • [오늘의 눈] 현대차 勞勞 갈등/강원식 지방자치부 차장

    1987년 노동조합이 창립한 뒤 한결같이 강경 노선을 고수해온 현대자동차 노조가 최근 강경과 온건이 대립하는 노노갈등을 겪고 있다. 대화와 협력, 노사 상생의 노동운동에 뜻을 같이하는 현대차 현장 조합원들이 신노동연합회(신노련)라는 노동조직을 결성,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내에 온건 노동조직이 결성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노조내에 새로운 노동조직이 결성되면서 비롯된 노노대립이 강성일변도인 현대차 노조의 노선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어 노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노련은 노조간부 비리로 집행부가 중도 퇴진키로 함에 따라 내년 1월 실시될 노조위원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문제는 신노련의 행보에 노조 집행부가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집행부는 가입조합원을 징계하겠다며 견제에 나섰다. 집행부는 “노조분열을 조장해 민주노조를 와해시키려 한다는 게 징계 이유이며 노조규약에 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며 징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오는 26일 확대운영위원회에서 6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노련은 이에 대해 “집행부의 움직임은 새로운 노동운동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민주주의 사회, 특히 민주를 내세우는 노조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징계를 강행하면 징계효력정지가처분신청 등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어서 법정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이 4만 3000여명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 단일노조다. 노조원이 많다 보니 현장에는 노선을 달리하는 10여개의 노동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현대차처럼 대형 노조 현장에서는 생각이나 노선이 다른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 있고 신노련의 경우도 이같은 여러 노동조직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 노사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노조집행부가 성격이 다른 노동조직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노조내부의 다양한 의견과 갈등을 원만하게 조정하고 아우르는 노조의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그동안 거듭된 ‘정치파업’등으로 국민들로부터 멀어져 있는 현대차 노조가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풀어 선진노조로 한단계 발전하길 기대한다. 강원식 지방자치부 차장 kws@seoul.co.kr
  • 민노“달 보라니 손가락만 본꼴”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반값아파트 분양방안을 정부·여당이 잇따라 비판하고 나서자, 한나라당이 되받아치는 등 반값아파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제시한 토지 임대부 분양방식을 겨냥,“토지확보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 생각해보면 실효성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며 재정부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반면 여당이 추진중인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은 공공에서 재원을 조성할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실효성이 담보되는 방식과 범위 안에서 시행할 수 있다는 것에 당정간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건설교통부 강팔문 주거복지본부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홍 의원이 제기한 토지 임대부 방식의 모순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이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책 실패로 아파트 값을 폭등시켰으면 책임 지고 반성하는 자세로 대안 모색에 주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강 본부장의 주장은 달을 보라고 하니 손가락을 보는 것과 같다.”면서 “정부·여당과 한나라당은 소모적 논쟁을 벌일 게 아니라 아파트 분양가를 내리고 서민이 내집을 장만하거나 장기임대주택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박찬구 김준석기자 ckpark@seoul.co.kr
  • [진화하는 인권 변호사] 시민단체 법률상담등 ‘공익전담’ 로펌 속속 등장

    인권변호사들은 역할과 영역을 빠르게 넓혀 왔다. 시민사회의 성장과 함께 부업이 아닌 본업으로 공익활동을 펴는 인권변호사들이 등장했다. 노동·환경 분야 사건만 전문적으로 맡는 법무법인도 등장했다.1988년 설립돼 인권변호사들의 본산 역할을 해온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약간의 정체성 혼돈을 겪으며 활동방향을 잡는 데 주춤하는 동안 생긴 현상이다. 인권변호사 내부의 ‘파워이동’이 생긴 셈이다. ●“민변은 구조조정중” 민변 사무차장인 송호창 변호사는 “지난 5월 출범한 백승헌 체제의 민변은 지금 내부정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문어발식으로 여러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민변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규가입 회원이 12명으로 사상 최소였다는 점과 내부 회원들로부터 “민변이 무기력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시위문화를 낯설어하는 90년대 학번 변호사들의 탈(脫)정치성도 민변의 변화를 재촉한다. 민변은 최근 조직에 대해 외부 컨설팅을 받았다. 현안이 생길 때마다 늘어난 위원회의 역할을 조정하고, 신규 회원들에 맞는 세미나와 활동 영역을 개발하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송 변호사는 “로펌에 들어간 젊은 변호사들은 민변 활동을 하기에는 사무실 업무가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다.10년차 이하 변호사를 유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활동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화모델 ‘노총 법률원’&대안모델 ‘공익로펌’ 민주적인 정권이 들어서고 시민사회가 급속도로 바뀌면서 인권변호사의 활동 방식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은 여러 차례 지적됐다. 일단 시국사건 자체가 줄어든 상태에서 공안사건이 터질 때마다 자신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들이 프로젝트식으로 모여 변론을 대리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변화가 불가피했지만, 참여정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민변이라는 조직은 결국 개혁의 기회를 놓치고 무기력증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새 활동 영역을 찾는 인권변호사의 실험은 계속돼 왔다.2002년 2월 민변이 담당하던 역할 가운데 노동 관련 사건 송무 분야를 민주노총에 소속된 법률원이 맡아 전문성을 길러온 게 대표적이다. 이 법률원 소속 변호사 4명은 연간 200여건의 노동사건을 맡는다. 대리인은 민노총 조합원일 수도 있고, 일반 노동자일 수도 있다. 수임료는 시중의 절반가량이지만, 의뢰인이 못낼 때는 우선 로펌에서 낸다. 노총 산하지만, 정식 로펌이기 때문에 소속 변호사들은 ‘전일제’로 근무한다. 민변이 사람 중심 조직이라면, 민주노총 법률원은 일 중심 조직이다. 금속연맹 법률원과 환경운동연합 산하 환경법률센터 등도 같은 유형에 속한다. 개별사건을 맡다가 입법·정책적 문제점이 발견되면, 변호사들은 노총 또는 시민단체 등과 협의해 대안을 마련한다. 매년 노조나 시민단체 간부를 위한 법률교육도 한다. 판례 대로라면 패소가 예상되지만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기 위한 공익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비영리재단 ‘공감’…인권변호 영역 선점 민변과 민주노총 법률원이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면,2003년 12월 탄생한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은 여태껏 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이 곳은 시민단체처럼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따로 사건별 수임료를 받지 않는다. 이곳 변호사들도 전일제로 일을 한다. 인권변호사라는 말 대신 공익변호사를 쓰는 이유를 묻자 전영주 기획홍보실장은 “공익변호사가 인권변호사에 포함되는 개념이겠지만, 인권변호사라는 말에는 정치색이 약간 들어간 것 같아 꺼리게 된다.”고 털어놨다. 정 실장은 이어 “공감은 ‘자유권’ 보다는 ‘사회권’을 지키는 데 주력한다고 보면 된다.”고 정리했다. 3~4년차인 공감 변호사 5명은 연계된 37개 시민단체에서 파견 변호사로 일한다. 직접 또는 시민단체 간부들을 통해 각 단체 법률상담을 해주고, 단체를 통해 사건을 수임한다. 미얀마인 난민인정불허처분 취소소송이나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국가 상대 배상소송, 학대받는 이주 여성들의 이혼 소송을 대리했다. 필요하면 정책보고서도 만들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손잡고 실태조사에 나선다. 변호사들이 1인시위에 나설 정도로 현장밀착 형으로 유명하다. 공감은 변호사의 공익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올해에는 매년 공감이 맡는 공익소송 10건을 법무법인 충정에서 대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충정은 지금까지 2건의 사건을 맡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인권변호사들의 어제와 오늘 현재 활동중인 인권변호사들은 자신들을 3세대 또는 4세대로 분류한다. 일제시대부터 70년대 초까지 활동하던 인권변호사를 1세대로, 긴급조치 시대인 70년대 말부터 활동한 세대를 2세대로,88년 창립한 민변을 중심으로 활동한 세대를 3세대로 구분했을 때의 얘기다. 민변 회원들 대부분은 자신들을 3세대로 느끼는 반면, 공익활동에 관심이 많은 젊은 변호사들은 자신들을 4세대로 규정했다. 일제시대 허헌·김병로·이인 변호사는 형사변호공동연구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가와 사회운동가를 변론했다. 인권변호사 1세대인 이들을 민족변호사 또는 사상변호사라고 불렀다. 유신시대에 접어들며 시국사건 변호를 주로 하는 2세대 인권변호사들이 나타났다.‘인권 4인방’으로 불린 이돈명·황인철·홍성우·조준희 변호사와 한승헌·고영구 변호사가 그들이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인권위원을 맡은 박세경 변호사, 재일교포 간첩사건을 맡았던 태윤기 변호사, 광주의 홍남순 변호사도 이 시절에 활동했던 거물들이다. 이들은 86년부터 88년까지 정의실천법조인회(정법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정법회 주요 구성원으로 강신옥·박원순·이돈명·이돈희·이상수·조영래·최병모·최영도·하경철·황인철 변호사 등이 있다. 정법회 후신으로 탄생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88년 51명이 모여 출발했다. 창립 멤버로는 천정배, 김갑배, 백승헌, 김선수, 이석태 변호사 등을 들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때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관계 인권변호사들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대통령부터 저 모양인데요…. 그 쪽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현장의 인권변호사에게 정치권으로 간 선배들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싸늘한 반응이 돌아왔다. 참여정부의 인맥풀 역할을 해온 민변은 이 정부 들어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성명이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문재인·전해철 전·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이석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이용철 전 방위사업청 차장, 박주현 전 청와대 국민참여 수석, 김선수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 김준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조정2비서관, 박범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최은순 전 청와대 참여혁신수석실 민원제안비서관, 조준희 전 대법원 사법개혁위원장, 박원순 전 사법개혁위원, 고영구 전 국정원장, 강금실 전 법무장관, 최영도·김창국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민변 출신이다. 열린우리당에는 김종률·문병호·송영길·유선호·이상경·이원영·이종걸·임종인·정성호·조성래·천정배·최재천 의원 등 12명이 있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도 민변 출신이다. 사법부 쪽에서도 한승헌 변호사가 대통령 직속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개혁을 주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민변 시절 활동에서 크게 벗어난 입장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재천 의원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를 주도했다. 문병호 의원은 과거사기본법과 군의문사법 입안을 이끌었다. 정성호 의원은 국민소환제 도입을 추진했다. 천정배 전 장관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지휘를 내렸다. 하지만 민변계 변호사들은 참여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 입장을 공표하고 있다. 정치적인 입지가 단순하지 않다는 말이다. 한 변호사는 “정치권으로 간 인사들의 생각이 변했을 수도 있고, 원래 민변에 있을 때부터 서로 생각이 달랐던 사람들도 있다.”며 민변과 정부내 민변 출신들과의 시각차를 인정했다. 정치권 선배들이 아마추어리즘과 무능력 때문에 비난받는 모습을 본 이들에겐 선배들의 행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현실도 숨길 수 없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인권변호사는 ‘변신중’

    인권변호사는 ‘변신중’

    지난 13일 아침 8시, 법무법인 ‘공감’ 소속 황필규(38) 변호사는 오후에 있을 ‘난민법 재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앞두고 자료를 한번 더 꼼꼼히 챙겼다. 만반의 준비를 위해서였다. 순간,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자신이 대리한 미얀마인 8명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난민지위 불허처분을 취소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아낸 것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항소심 소장을 작성한 지도 꽤 됐으니,2심 판결이 어떻게 날지 긴장된다. 그런 생각도 잠시, 국회 공청회 활동을 하면서 안면을 터놓았던 사람들을 오후 토론회에서 다시 만난다는 생각이 미치자 웃음이 절로 난다. 그날 토론회는 예상대로 길어졌고, 저녁 늦게 집에 도착했다. 곧바로 난민법 재개정안 정리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새벽 1시 전에 자야만 내일 예정된 난민단체 법률상담을 할 수 있을 텐데”라며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한때 인권변호사들에게 따라붙었던 ‘시국사건 전담 변호사’란 별명이 이제는 옛말이 돼가고 있다. 시국사건에서 노동·환경·복지·장애인 등 공익성이 강한 분야로 확대하면서 이들의 역할과 위상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재판부 왼편 피고인 대리석에 앉아 법정이 떠나갈 듯 한 기백으로 변론을 하고 끝내 패소 판결을 감내해야 했던 선배 인권변호사들의 모습은 후배들에겐 낯선 풍경이 됐다. 젊은 후배들은 이제 재판부의 왼쪽이 아닌 오른쪽, 즉 재판을 청구하는 원고 자리에 앉는 예가 많다. 노동사건만 맡는 민주노총 법률원도 형사사건을 포함, 피고를 대리하는 사건은 3분의 2정도에 불과하다. 항상 ‘지는’ 변호사라는 꼬리표도 이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는 “사건의 80∼90%는 공감측에 일부 승소라도 내려진다.”고 자신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대법원 판례를 깨고 우리 법률원 의뢰인에게 유리한 하급심 판결도 종종 나온다.”고 귀띔했다. 반면 시국사건 변론은 이들의 업무에서 아주 적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변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더구나 시대적 흐름이 노동 환경 등 공익소송분야의 수요가 더 늘고 있다는 점도 변신을 서두르게 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변 사무차장 송호창 변호사는 “민변 전체 활동에서 시국사건 관련 송무는 10%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변은 간첩 사건인 일심회 사건 변호인단을 구성할 때 민변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회원 변호사들 가운데 자원자를 모으는 방식을 택했다. 송 변호사는 “소속 변호사들의 스펙트럼이 다양해, 앞으로 민변 이름으로 시국사건 대리를 하는 일은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권변호사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국가 등으로부터 침해당한 개인의 ‘자유권’을 지키는 입장에서 한 단계 높은 차원의 권리인 ‘사회권’을 요구하고 지키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인권변호사들의 관심은 소수자 문제로 바뀌고 있다. 민변은 미군과 통일위원회 외에 여성·복지, 환경, 노동, 언론, 사법, 과거사청산, 민생경제, 공익소송 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올해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활동에 주력했다. 공감은 장애인과 여성, 노숙인, 이주여성·노동자, 난민 관련 활동을 한다. 인권변호사 모임인 민변의 회원수는 현재 546명이다. 여기다 지방의 법무법인 등에 소속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700∼800여명에 이른다. 민주노총 법률원과 공감 등 전일제로 공익변론 활동을 하는 변호사들은 대부분 민변 소속이다. 이 가운데 10% 정도인 50여명이 시민단체에 소속되거나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과 연계해 서민파산 등에 대해 법률상담을 해주는 변호사단도 시대에 적응한 인권변호사로서 활동중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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