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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대선 오픈 프라이머리] 민노, 일반인 참여 ‘개방형 경선제’ 확정

    민주노동당은 지난 10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도 용인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당 대선후보 선출방안으로 ‘개방형 경선제’를 확정했다. 다음달 11일 전당대회인 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개방형 경선에 참가할 유권자 비율은 ‘당원 51%+선거인단 49%’이다.2007년 대통령 선거에 한해 선거인단을 기존 진성당원 이외에도 참여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이 방안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예비 지지자’들을 참여시켜 지지기반을 확장하고 대중성을 강화하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있는 반면 선거인단 모집과정의 부정시비 등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선거인단의 자격 및 요건은 ▲민주노동당 후원당원(정기적 후원당원, 세액공제 참가자) ▲선거인단 참가 의사가 있고, 당원의 추천을 받은 사람 ▲소정의 선거인단 참가비를 납부한 사람이다. 선거인단은 50만명 규모를 목표로 잡고 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경제 체념… 민생 말도 안꺼내더라”

    19일 여야 의원들은 “예전 명절이면 실망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이제는 아예 말도 안 하더라.”고 민생경제 악화에 따른 체념 어린 설 민심을 전했다. 경남 창원을 출신의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단대표는 “해가 갈수록 살기가 힘들어지니 서민들은 아예 희망을 잃어버린 채 무표정해졌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체감경기가 어려워 민생회복을 호소하는 요구, 부동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 달라는 말이 많았다.”고 민심을 요약했다. 한나라당 정문헌(강원 속초·고성·양양) 의원도 “지역 민심은 ‘제발 먹고 살게 좀 해달라’는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연휴 직전 정국을 뒤흔들었던 ‘열린우리당의 탈당 러시’와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파문’도 국민들의 관심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들은 ‘정치의 계절’을 실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탈당 사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하락을 무기로 한 생존전략’으로 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규성(전북 김제·완주) 의원은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자 이를 밟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정봉주(서울 노원갑) 의원은 “탈당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대다수였다.”면서 “그러나 열린우리당으로는 안 되고 결국 통합신당이 대세라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반면 탈당파 의원들은 이날 설 민심 간담회를 갖고 탈당이 통합신당 추진의 밑거름이라는 것을 확신했던 명절이었다고 자평했다. 통합신당 의원 모임의 양형일(광주동) 대변인은 “탈당의 시시비비를 떠나 통합신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 검증논란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나라당의 분열여부를 가늠하는 최대 관심사였다. 한나라당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의원은 “분열에 대한 우려감과 후보 검증의 필요성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맷집 없는 후보를 냈다가 지난 대선처럼 또 당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했다. 반면 같은 당의 최구식(경남 진주갑) 의원은 “민심은 ‘이명박이 잘했다, 박근혜가 잘했다.’는 것보다 한나라당이 집권해야 하는데 분열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이 대세였다고 강조했다. 통합신당모임 대표 최용규(인천 부평을) 의원은 “(이 전 시장이)당당하다면 국민에게 (증거를)보여 달라는 게 민심의 일단이었다.”고 했다. 우윤근(전남 광양·구례) 의원은 “‘이 전 시장이 부도덕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불법체류 대물림

    미등록(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은 출생 시점부터 보육과 교육, 건강 등에서 어른들보다 더 큰 차별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출생과 동시에 불법체류자인 부모의 신분을 물려받아 무국적자가 되고, 아파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또 부모의 신분 불안으로 교육권도 보장받기 쉽지 않다.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멜라(생후 8개월)양은 ‘외상성 뇌경막하 출혈’이라는 큰병을 앓고 있지만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간신히 한 기업의 도움을 받아 수술비와 입원비 1500만원은 해결할 수 있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치료비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선천적 질병을 안고 태어나는 이주노동자 아이들이 적지 않은 것은 산전·산후관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중노동에 시달리는 산모의 건강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호리코프 우랄(37)은 직장과 요로 사이에 생긴 구멍 탓에 생명이 위험한 아들의 치료비를 구하러 나섰다가 단속반에 붙잡혀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애란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 의료팀장은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무료진료 프로그램은 진료기관이 한정돼 있는 데다 부모에게 신분 증명을 요구하고 있어 미등록 노동자들에겐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이주노동자가 많은 경기도 안산 W초등학교에서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아이를 마중나간 어머니가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부를 포기하고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현재 미등록 이주노동자 자녀들은 학교장 재량으로 입학해 공부를 할 수 있지만 부모에게 가해지는 체포 위협이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활공간에선 차별도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남양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에서 생활하는 방글라데시 소녀 P(13)양은 다니는 한 학원에서 집단 따돌림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며느리 의원님도 명절 스트레스

    며느리 의원님도 명절 스트레스

    여성 국회의원들의 명절나기는 어떤 모습일까. 평상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뉴스메이커인 이들도 명절에는 며느리와 딸, 아내 등 보통 여성의 자리를 실감하게 된다.‘텃밭 관리’까지 더해지면 여성의원들에게 명절은 이중·삼중고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설 대신 신정을 쇠거나 음식 장만을 나눠 하는 등 ‘자기만의 색깔’로 명절을 보내는 여성 의원들이 많아졌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6일 여성 의원들의 설 풍경을 미리 들여다봤다. 열린우리당 윤원호 의원은 남편이 3대 독자라 1년에 치르는 제사만 아홉차례. 연휴가 길든 짧든 무조건 시댁에 가야 한다. 올해도 17일 오후에 내려가 밤새 명절 준비를 하고 18일 오전에는 떡국을 끓여낸다. 그는 “30년간 하다보니 이골이 났다.”며 웃어보였다. 같은 당 이은영 의원의 시댁은 태백이다. 멀고 험한 길이지만 결혼생활 27년간 명절이면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시댁에 갔다. 이 의원은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여성운동을 하면서 풀어냈다.”고 귀띔했다.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은 “명절을 온몸으로 느끼는 여성 국회의원은 내가 유일하다.(웃음)”고 주장했다. 지역구 여성의원 10명 가운데 명절 부담이 비교적 덜한 수도권 지역을 빼면 ‘유부녀·지방’ 여성의원은 김 의원(부산 연제구)밖에 없다. 김 의원은 설 명절 때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역구 시장 방문과 가족의 설 제수용품 준비를 한꺼번에 하는 ‘1타2득 작전’을 쓴다. 매해 설 명절에 손을 데가면서 떡국 1000그릇 나눔 운동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명절만큼은 며느리, 딸 노릇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설날 당일에는 서울 암사동 시댁에, 다음날에는 친정인 경기도 안양에 갈 예정이다. 심 의원은 “둘째 며느리인데 평소 집안일을 돕지 못해 시댁 형님에게 가장 미안하다.”면서 “그래서 명절에 시댁에 가면 부엌으로 들어가 부엌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맏며느리인 열린우리당 이미경 의원은 동서들과 음식을 분담해 설 당일 만난다. 하지만 명절이면 딸의 ‘이유 있는’ 항의를 겪어야 했다고 한다. 남자가 먼저 절하고, 음식도 시어머니와 남자 친척들이 한 상에 앉아 먹는 문화에 분개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딸의 반기 덕분에 지금은 맏아들만 빼고 같은 상에서 동등하게 식사를 한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같은 당 서혜석 의원도 동서들과 음식을 나누어 장만해 설 당일 경기도 일산 시댁에서 모인다. 서 의원은 “사회생활을 오래해서 ‘정치인 며느리’를 이해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양력 설을 쇤다. 이번 명절에는 책도 읽고 가족들과 많은 대화도 나눌 예정이다. 전 의원은 “분주한 명절을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 나길회 김기용기자 koohy@seoul.co.kr
  • 재계·노동계 ‘교과서 전쟁’

    재계·노동계 ‘교과서 전쟁’

    고등학교 ‘차세대 경제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노동계가 자체적으로 경제 교과서를 출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교과서를 둘러싼 재계와 노동계의 시각 차이가 ‘교과서 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발간한 경제교과서는 노동 부문을 사실상 배제한 채 시장경제만을 강조하는 등 사용자측 입장만을 반영했다.”면서 “학생들이 일과 노동에 대해 균형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동 부문을 강화한 교과서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문숙 대변인은 “우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과 함께 전경련 교과서가 일선 학교에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운동을 벌일 것”이라면서 “내부 검토를 거쳐 노동계 입장을 반영한 경제교과서 개발을 교육부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정애순 대변인도 “교육부가 이익단체인 전경련과 공동으로 교재를 만든 선례가 있다. 우리가 교과서를 만든다면 교육부도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힘을 보탰다. 전교조는 설 연휴 직후 일선 학교 지부에 공문을 보내 전경련의 교과서를 수업 참고자료로 활용하지 말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 권태홍 홍보부장은 “우리나라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노동계가 나름대로 경제 교과서를 만든다고 해도 우리가 상관할 일은 아니다.”면서 “다양한 시각의 교재를 놓고 학생과 학부모, 교육계가 선택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 30여개 교육·사회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제교과서 개발 과정이 법적 절차를 어겼으며, 내용도 헌법을 부정하고 교과서로서 객관성과 중립성을 상실했다.”며 해당 교과서를 폐기처분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배포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교육부에 강경 대응할 뜻을 밝혔다. 앞서 노사정위원회는 지난 1월 한국노총의 제안으로 교과과정 개편 내용을 검토하고 ‘학생들이 일과 노동의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개편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노동계로부터 교과서 모형 개발 등과 관련한 얘기를 들은 바 없지만 만약 요청이 들어온다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근 전경련과 공동으로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경제교육학회에 의뢰해 경제 교과서를 만들었다. 이 교과서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정식 교과서가 아닌 교사들의 수업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이동구 김재천기자 yidonggu@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이주노동자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이주노동자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

    김해성(46). 이주노동자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두번은 들어보았음직한 이름이다. 끈질긴 집념과 돌파력으로 각종 외국인고용 관련 정책을 이끌어내고 8곳의 쉼터와 외국인노동자 전용병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운동권 목사. 이름 석자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런 일화는 어떨까. 어린이들이 쓰는 크레파스와 그림물감에 쓰인 ‘살색’표기를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여 바꿔낸 인물. 산자부가 색깔 이름을 어려운 ‘연주황색’으로 정하자 어린이 인권이 침해받았다며 진정을 내 ‘살구색’으로 바꾸게 한 초등학교 여자어린이의 아버지. 여수출입국관리소 보호시설 화재사건으로 더욱 바빠진 그를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의집으로 찾아가 만났다. 화재 소식을 듣자마자 부르는 사람도 없는 현장으로 내려가 대책위원회를 꾸려놓고 서울로 올라온 길이라는 김 목사. 남자들의 각진 턱은 강인함과 책임감을 나타낸다 했던가. 대책위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자 굵은 목소리로 좔좔 얘기를 쏟아놓는데 그동안의 경험과 고민이 어지간했겠다 싶었다. “대책위는 진상 규명과 희생자 가족들의 입국·보상관계·장례절차 협의,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돕습니다. 진상규명은 1차적으로 수사관 일이지만 우리는 각국의 언어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수사관들이 간과할 수 있는 ‘진상 뒤의 진상’을 알아내고자 하지요. 이를테면 방화라 결론나더라도, 그런 행위에 이르기까지는 또다른 폭력행위, 인권침해가 원인이 됐을 수 있습니다. 이것까지 알아내야 올바른 대책이 나올 수 있어요.” 김 목사는 이번 9명의 희생이 이주노동자 인권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돼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참사의 원인은 뭐라고 보는지요. -“우선, 보호란 이름 아래 쇠창살 감금을 하고 있으면서도 시설은 일반 건물 수준에 머물고 있는 문제와 직원들의 구성, 근무 구조 등을 들 수 있겠지만, 이보다는 근본적 문제를 봐야 합니다. 외국인보호소는 불법체류자 출국 대기장소로 현재 전국에 1000명이 수용돼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불법 체류자 숫자는 20만명 이상 됩니다. 불법 체류자를 양산한 정책실패를 반성하고 처리대책을 세우지 않고는 참사는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고 봅니다.” 1995년에 불법체류자 자진출국 후 재입국제도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후 불법체류율이 뚝 떨어졌다. 김 목사는 이 정책을 재도입해 불법체류자 해소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불법체류자들은 500만∼1500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이고 한국에 온다. 이들에게 ‘체포’는 곧 인생파산이다. 강력단속책을 쓰면 투신 등 죽음을 불사하고 응수하는 이유다. 그러니 강압보다는 순리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고용 상황은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와중에 불법체류자는 나올 수밖에 없다. 김 목사는 또 단속의 초점이 불법체류자 쪽에만 맞춰지고 사업주에 대해서는 관대했던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지금까지 구속된 사업주는 단 한 명도 없다. 불법고용이 없으면 불법 취업이 어떻게 있겠는가. 불법 고용주도 처벌하여 한국에서는 취업이든, 고용이든 불법은 발을 붙일 수 없다는 토양이 만들어져야 불법체류자가 줄어들지 않겠냐는 것이다. ▶보호소에서 1∼2년이나 지내는 경우는 왜 나옵니까. -“단속된 사람들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전세금 회수, 여권 재발급 등 문제가 모두 해소돼야 출국할 수 있습니다. 경찰, 근로복지공사, 법무부, 노동부, 법률구조공단, 해당국가 영사관 등이 협조체제를 만들어 신속 출국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합니다. 부득이한 경우도 보호일시해제제도를 이용하여 나가 있도록 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외국인 보호소에서 감옥생활을 하는 숫자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단속됐다손치더라도 출국권고, 출국명령을 내려 마무리시간을 갖고 나가게 하면 되는데,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에겐 이런 조치를 하면서 유색인들은 잠적을 우려하여 차별적 대우를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는 유색인 이주 노동자들이 보호소로 잡혀오고, 이들의 목숨을 건 탈주 시도와 의경이나 용역직원 등의 폭력이 충돌하면서 참사를 빚어내는 총체적 악순환 구조를 만든다. 김 목사는 성남 철거민촌의 빈민운동가로 시작하여 노동문제, 이주노동자문제로 영역을 넓히며 열정적 활동을 벌여왔다.2003년도에 낸 책 ‘목사님, 저는 한국이 슬퍼요’에는 운동권 학생시절 학보편집장 해직부터, 위장취업, 공장 해고, 경찰 폭행에 의한 상이, 외국인 노동자 관련 시위 구속 등 치열한 삶의 역정과 가족 얘기, 이주노동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생생히 담겨 있다. ▶책을 보면 운동권이면서도 언론에 대한 호의가 곳곳에 보이는데요. -“권력도, 돈도 없는 NGO에게는 여론이 큰 힘이 됩니다. 재외동포법 개정 때나, 외국인 노동자 전용병원이 경영난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언론이 난관 돌파에 큰 힘이 돼 줬습니다.3월부터 시작되는 방문취업제는 서울신문의 힘이 컸습니다.” ▶이주노동자 운동을 하는 이들도 여러 입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각과 방법론 등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거대한 명분보다는 노동자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쪽입니다. 또한 정책은 노동자의 이익만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쪽 입장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타협주의자라는 비난이 나올 때도 있지만 정책은 아주 없는 것보다는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해 놓고 관철을 시켜가는 전략전술이 있어야 성과가 돌아오는 법입니다. 예를 들어 연수생제도가 있을 때 고용허가제 병행실시를 타협해 줬다고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고용허가제로 단일화됐지요. 방문취업제도 마찬가지예요. 재외동포법이 전면 적용되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우선 가능한 부분부터 풀면서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도 좋은 전략이지요.”이주노동자 운동가에서 외국인 전용 무료병원 운영자를 겸하게 된 김 목사는 이제 또다른 ‘사건’을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 돌아간 귀국 노동자들로 하여금 각국에서 봉사와 교육, 선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세계 각국에 친한(親韓)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벌써 스리랑카, 태국 등 3개국 10곳에 화상치료센터 등이 설립됐다.“이주 노동자들은 그 나라의 최고 엘리트인 경우가 많아요. 이들이 반한(反韓) 인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불법이라는 이유로 인권을 침해하고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yshin@seoul.co.kr ■ 김해성 그는 196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만 46세). 한신대 신학과 졸업.3대가 장로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목사가 되겠다며 자랐다. 형인 김거성 국가청렴위원회 위원도 목사. 보수적 교단 출신이면서도 운동권이 된 것은 1980년 절친했던 대학 친구가 광주민중항쟁에서 도청을 사수하다 총탄에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 전두환 당시 국보위상임위원장을 국정 전면에 부각시킨 개신교의 조찬기도회 모습을 보고 기독교에 절망했다가 성남에서 도시빈민·노동 운동에 뛰어들었다. 위장취업 2년만에 들통나는 공원생활을 하기도 했다. 1994년 성남 주민교회 내에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열면서 이주노동자 문제 전문가가 됐다.2000년 1월 중국교포 노동자들이 많은 서울 가리봉 지역으로 진출. 이주노동자들의 체불, 산재, 사망 문제 등을 상담하고 쉼터를 제공하는 외국인 노동자센터가 지금은 안산, 광주, 양주, 발안, 곤지암 덕정 등 8곳. 그동안 그의 손으로 수습해 장례와 본국환송 절차를 거친 외국인 사망자 숫자만 1500명. 내친 김에 무료전용병원 설립을 밀어붙여 2004년 7월 개원했다. 재외동포법, 외국인고용법 등 법률제정 및 개정 운동을 하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악덕 기업주를 찾아가 어렵게 받아 준 돈을 갖고 돌아가 두번째 부인을 얻은 노동자 얘기를 듣고 절망, 선교사업을 본격적으로 펴기 시작. 지금은 센터 내에 신학대학까지 세우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신학교육을 한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친한 선교활동을 할 것으로 믿는다. 국가인권위원회 제1회 인권공적상(2003년), 아산 복지제단 제 16회 아산상 사회봉사상(2004년) 등 수상.
  • [시론] 불법체류자 착취대상 아니다/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시론] 불법체류자 착취대상 아니다/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지난 11일 새벽에 발생한 ‘여수참사’는 한국이 어떤 사회인가를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이번 사건은 국가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를 부르짖고 세계 속의 한국을 이야기한다. 한국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세계로부터 버림받으면 한국은 살아갈 수 없다. 세계는 다름아닌 우리의 이웃이다 글로벌시대의 인류는 한 가족으로 통합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는 바로 우리의 이웃이며, 그들이 한국을 떠나도 우리의 이웃이다. 우리의 이웃인 외국인노동자가 지은 죄가 있다면 고향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멀리 한국에 와서 일한다는 것과 잘못된 한국 정부의 외국인력정책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되어 3D 현장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오명 속에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해온 외국인노동자는 죄인이 되어 숨어서 지낸다. 병이 나도 단속의 공포와 돈 때문에 병원조차도 갈 수 없다. 서울 성수동에서 일했던 한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장농염을 앓았다. 상식적으로 장농염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병이 아니다. 그는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일을 했다. 쓰러져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됐고 결국 사망했다. 약 한번 제대로 먹지 못했다. 한마디로 죽을 때까지 일한 것이다. 고용주도 수수방관만 할 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그저 외국인노동자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작은 병을 키워 중증의 환자가 되어 사망하는 경우는 이제 흔한 케이스이다. 지난 2005년 9월, 베트남인 엔구엔치(남·31세)는 자신이 근무하는 공장 인근에서 사람을 찾는 한국인들을 법무부 단속 공무원으로 오인하고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로 숨지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했다.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이 겪는 고통과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정부의 강제단속과 추방과정에서 인권이 무시되는 일은 흔한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엔 단속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또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임금 착취는 고용주의 사업비 절감 수단으로 전락했다. 미등록이라는 약점을 악용하는 고용주 때문에 임금체불이 되어도 떳떳하게 항의조차 하기 힘들다. 지난 2일, 몽골인부부가 600만원가량의 임금을 받지 못해 노동부에 도움을 청하고 진정인 조사를 받기 위해 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체불임금 조사도중 경찰이 노동부 근로감독과 사무실에 들어가 이들 부부를 연행했다. 불법체류자 단속권한은 법무부 출입국에 있음에도 단속권한도 없는 경찰이 들이닥쳐 잡아간 것이다.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모든 문제 해결은 외국인노동자의 합법적인 지위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전원 사면화해서 합법화하는 게 중요하다. 당장 전원 사면화가 힘들다면 점진적인 사면이 필요하다. 우선 8년 이상 한국에 체류한 미등록자부터 1차로 모두 사면하고, 이어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합법화 정책을 추진해 나가면서 단계별로 사면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 ‘중증환자 高부담·경증 低부담’ 폐해 개선

    ‘중증환자 高부담·경증 低부담’ 폐해 개선

    보건복지부가 ‘중증 환자 고(高)부담, 경증 환자 저(低)부담’의 폐해에 손을 댔다. 복지부는 15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을 브리핑하면서 ‘진정성’을 유독 강조했다. 감기 등 경증 환자의 과다한 외래진료를 자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했던 현행 진료비 정액제가 오히려 의료남용 주범으로 몰린 탓이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잘못된 제도를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면서 “내부 검토를 한 지 오래 됐지만 ‘감기환자에 부담을 준다.’는 비난이 무서워 미뤄뒀다.”고 털어놨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5년 감기에 지급된 외래 급여비(1조 1059억)와 암에 사용된 급여비(1조 3102억원)는 별 차이가 없다. 이는 지난 86년 정액제를 도입할 때 경증 환자의 외래 이용 남발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과는 다르다. 당시 정액제 본인 부담금은 2000원이었다. 평균 진료비의 47%에 달했지만 정액이 3000원으로 인상된 뒤에도 21.3%까지 추락했다(2005년 기준). 특히 외래 진료비 정액제가 적용되는 진료비 1만∼1만 5000원 구간에선 경증환자들이 30% 정률 부담보다 이익을 본다. 의료비 할인제도로 전락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방문 횟수가 평균 10.6회(2002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건강보험 재정도 지속적으로 악화돼 지난해 7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초 보험료는 6.5% 인상됐다.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보건복지위)은 “경증환자의 부담을 늘려 중환자에게 나누기 위해선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혜원 의료연대 정책부장도 “임산부 혜택 확대 등은 우리도 요구했던 부분”이라면서 “병실료 보조 등 그동안 공약했던 내용들이 준비 부족으로 계획도 안 잡혀 있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의사협회 오윤수 홍보실장은 “방향성에는 찬성하지만 단순히 보험재정 절감 차원에서 정책을 추진하려면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환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약사회 박인춘 이사는 “수가 현실화와 재정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자체 진화하려다 신고 9분 지연”도 거짓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현장에 근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 있었다 하더라도 약 9분 동안 모두 잠을 자고 있었거나 제 위치에서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화재가 발생한 지난 11일 새벽 3시55분부터 119에 신고한 4시4분까지 9분 동안 3층 화재현장 CCTV가 증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당시 상황실의 CCTV 11분짜리 녹화 테이프에 대해 “처음 9분 동안에는 경비대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나중 2분 동안에 1∼2명이 보였다.”고 밝혔다. 그 동안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측은 “자체 진화하려다 119 신고가 늦어졌다.”고 했다. 발화 시각으로부터 무려 9분이나 늦은 이유다. 15일 기자가 가장 먼저 화재를 발견한 한 경비대원을 만나 “화재가 처음 났을 때 3층에서 근무했느냐.”고 묻자 “연기가 차서 말하기 힘들다.”며 입을 다물었다. 한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날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여수출입국 화재 발생 초기 9분 동안 3층에 당직자들이 없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김성호 법무부장관은 “사실 우리도 그 부분이 의혹”이라고 말했다고 노 의원이 전했다. 노 의원의 보좌관인 김현성씨는 “노 의원이 법무부장관에게 당시 당직자가 층별로 몇 명이었냐.”고 묻자 “4층에 1명이라고 할 뿐 심지어 3층에 몇 명이 있는지조차 답변을 못했다. 또한 ‘9분’이라는 숫자에 대해서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상황실 CCTV 녹화내용 분석을 근거로 당직자들의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가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인권 사각’ 在韓 외국인] (3)· 잇단 사고 원인·대책

    “여수참사를 계기로 ‘보호없는 외국인보호소’라는 말이 안타까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출입국관리법을 하루빨리 개정해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소를 통제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1일 새벽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를 계기로 재한 외국인의 인권 실태와 외국인보호소 개선책을 차분하게 짚어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용역으로 ‘미등록 외국인 단속 및 외국인 보호시설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의 정정훈(37) 변호사를 14일 만나 여수 화재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여수 화재 참사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 일단 외국인보호소를 통제하는 법 규정이 전무해 출입국관리소 재량에 따라 모든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말만 보호일 뿐 신체 자유의 제한이 법원의 결정없이 이뤄지고 있다. 또 출입국관리법의 외국인 보호세칙을 보면 외국인보호소의 장(長)은 시설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조치를 취하라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보호소들은 안전 문제는 차치해두고 계구(戒具)와 폐쇄회로(CC) TV, 감금시설 등의 사용으로 질서 유지에만 신경써 왔다. ▶2005년 연구용역 당시 보호소 실태는 - 당시 인천출입국관리소에 갔더니 연구조사팀이 온다고 이미 깨끗이 정리했지만 질이 낮고 문화적 습관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식사, 제한돼 있는 외부와의 전화통화, 시간 제한이 까다로운 접견 규정, 부족한 운동시간 등의 문제점은 숨길 수가 없었다. ▶외국인보호소 개념 규정이 필요한데 - 보호소는 구금시설이 아니다. 보호소는 강제출국이라는 국가정책 시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중간 단계 시설이지 범죄자를 처벌하거나 교정하기 위한 시설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피보호 외국인 처우는 감옥 수형자와 다를 바 없다. ▶외국의 보호소는 어떤가 - 한국처럼 ‘천당과 지옥까지의 재량권’을 휘두르는 보호소는 어디에도 없다. 강제출국은 외국인에겐 ‘사형선고’ 같은 처분이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이의신청이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은 제3의 심의기관을 두고 있다. 독일은 ‘외국인이 출국할 수 없는 사유가 있지만 3개월 안에 출국이 불가능하면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장기보호를 방지하고 있다. 단속도 일본은 사업장에 단속을 나갈 경우 법원의 영장을 받도록 해 단속권의 남용을 제한하고 있다. ▶외국인에 일부의 선입견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우리의 법과 제도가 외국인에 대해 ‘국내에 들어와서 일자리를 빼앗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인식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 제한 규정은 이동을 원활하게 할 경우 한국인들의 일자리를 잠식하게 된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는 논리를 대고 있다. 제도가 인식을 낳은 결과다. ▶외국인 정책은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 외국인을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쓰고 돌려보내겠다.’고 생각하는 관점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영주권을 얻기가 너무 어렵고, 결혼으로 ‘법적 한국인’이 되어야만 쉽게 정착하게 해준다. 영주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 일단 지난해 6월 국회를 통해 발의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하루 빨리 통과돼야 한다. 개정안에는 지금처럼 외국인을 경찰차에 몰아넣고 합법자만 색출해 내보내는 ‘토끼몰이식’ 단속을 금지하는 절차적인 규정을 넣었다. 사업장에 단속을 나갈 때도 일본처럼 법원의 영장을 받도록 했다. 규칙이 아니라 법률로 외국인보호소 통제가 가능하도록 운영관련법을 넣었고 피보호자 처우에 대한 권리도 명시했다. 강제출국에 대한 이의신청 심의위원회도 두도록 했고 강제퇴거 명령을 바로 실행할 수 없으면 보호할 수 없도록 했다. 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이 한국에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그 사람들의 국적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도 영주권을 쉽게 얻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부고]

    ●최순영(민주노동당 국회의원)씨 상배 14일 국립암센터, 발인 16일 오전 8시 (031)920-0302●김길동(전 전북은행 감사)씨 별세 규현(전 대한페인트 이사)명규(유켄씨 인터텍)명숙(성신여대 문화산업대학원 교수)규성(서울건축사회 부회장·경진건축사사무소 대표)씨 부친상 강대형(전 한국일보 이사)김홍기(넥센산기 대표)이태희(밀라코리아 대표)씨 빙부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02)3410-6914●정규만(쿠지화장품 회장·전 스포츠조선 편집국장)규도(자영업)희구씨 모친상 정국진(더페이스샵 코엑스점 이사)씨 조모상 염적남(자영업)씨 빙모상 13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2001-1096●최중현(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씨 모친상 정호천(사업)김영학(필립비뇨기과 원장)씨 빙모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9시 (02)3010-2238●이범우(전 서울신탁은행 면목동지점장)씨 별세 상원(국민은행 뉴욕지점장)상민(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의대 부교수)지선(대전시립한가족노인병원 약사)씨 부친상 김현남(한국체대 교수)씨 시부상 김익태(메디서울이비인후과 원장)김동옥(한국원자력연구소 선임연구원)원덕주(LG CNS 인프라서비스부문장)씨 빙부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30분 (02)3410-6917
  • 교육부 “출판 강행” 노동계 “시정 투쟁”

    최근 발간된 고등학교 ‘차세대 경제 교과서’가 반(反)노동 정서를 반영했다는 논란이 이는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가 14일 교과서를 예정대로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제윤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지난 11일 교과서 샘플이 나온 이후 표지에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교육부가 집필자로 기재된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연구 용역을 받아 교과서를 쓴 한국경제교육학회로 고치기로 전경련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직접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탈자나 저자들이 나중에 의견을 보내온 단어 수정 외에 교과서 내 표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고 인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책이 나오면 전국 고등학교에 한 부씩 모두 2000권이 배부돼 새 학기부터 경제 교사들의 수업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전경련 사회협력팀 최성수 부장은 “당초 계획된 2000부 외에 공공기관과 경제단체, 기업 등에서 교과서를 보내달라는 요구가 많아 추가로 더 인쇄할 계획”이라면서 “다음주부터는 계획대로 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책 표지를 고쳐 인쇄 작업에 들어갔다. 박 과장은 이런 내용을 보고 라인을 통해 김신일 부총리에게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제기한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이번 업무와는 상관없는 다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간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교과서를 예정대로 펴 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교조를 비롯한 노동계는 “말도 안되는 행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전교조 참교육실 신성호 사무국장은 “이런 식으로 교육부가 발뺌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모든 이익단체들이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하면 예산을 지원해주고 나중에 저자에서 빠지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노동계 전체와 연대해 이 문제를 끝까지 바로잡겠다.”며 교육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교육부 박 과장은 이에 대해 “그 문제는 현재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2월 현행 교과서의 반기업, 반시장적 편향성을 시정해 달라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국경제교육학회에 의뢰해 교과서를 만들었다. 모두 458쪽 분량으로 첫 발행에만 교육부와 전경련 예산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이 들어갔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이주 노동자에 ‘죽음의 그림자’

    ‘베그 바하두르 라나(2005년 감전사·당시 38세), 고빈더 바하두르 채트리(2005년 화학약품 중독·당시 36세), 고버던 차우더리(2002년 과로사·당시 35세)’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들어왔다가 산업재해 등으로 숨진 네팔 미등록(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자료집으로 발간됐다. ‘베그 바하두르 라나(2005년 감전사·당시 38세), 고빈더 바하두르 채트리(2005년 화학약품 중독·당시 36세), 고버던 차우더리(2002년 과로사·당시 35세)’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들어왔다가 산업재해 등으로 숨진 네팔 미등록(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자료집으로 발간됐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낯선 이국땅에서 숨진 네팔 노동자들의 죽음의 역사를 기록한 자료집 ‘꿈 그리고 악몽’을 최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단체는 정확한 사망자 통계조차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짚어보기 위해 다른 외국인들에 비해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파악하기 쉬웠던 네팔 노동자들의 죽음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네팔 이주노동자는 5000여명으로 전체 이주노동자의 3∼4%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망한 사람 수는 60여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 자료집에는 과로, 화학약품 중독, 감전, 사고 등 각종 재해로 숨진 13명의 죽음이 수록돼 있다. 베그 바하두르 라나는 2002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해 파이프 공장에서 일했다. 월급을 받으면 바로 네팔에 보냈고, 식구들은 그 돈으로 빚을 갚았으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다. 그러던 그가 2005년 어느 날 뜨거운 파이프를 식히기 위해 물 속에 넣던 중, 물 속에 흐르는 엄청난 전류에 감전돼 사망했다. 그가 한 줌 뼛가루로 네팔에 돌아간 건 한국에 온 지 3년만이었다. 고빈더 바하두르 채트리는 2005년 가족들에게 안부 전화를 건 뒤 며칠 뒤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 일하던 공장을 무척 힘들어하던 그는 수차례 공장을 옮길 수 있게 해달라고 사장에게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집안일 때문에 화학약품을 먹고 자살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목격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종이컵엔 지문도 남아 있지 않았다. 사고사란 주장과 자살이란 주장이 여전히 맞서고 있다. 고버던 차우더리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에 왔다. 두 번 다 산업연수생 신분이었고, 같은 염색공장에서 일했다. 한국에 오기 전 인도에서 군인으로 일했던 그는 땅을 팔아 송출 비용을 마련했다.3년간 번 돈으로 식구들은 땅을 되찾았지만, 동생이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다시 팔아야 했다. 그는 2002년 힘든 노동일을 마치고 집에서 잠을 자다 돌연 세상을 떠났다. 이란주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대표는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일하며 죽어가지만, 왜 한국사회는 이 생명들의 죽음에 대해 경각심을 갖지 않는지를 묻고 싶었다.”면서 “온갖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도 불법이란 멍에 때문에 늘 쫓겨다녀야 하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한 여수 화재참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자료집을 만들었다. 자료집은 후원 회원들과 관련단체에 배포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불법 체류자의 인권도 보호해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참사는 미등록 외국인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편견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정부는 불법체류자라 할지라도 외국인의 인권보호에 앞장서겠다고 여러차례 다짐해 왔다. 그러나 이들을 감옥같은 보호소에 억류하다가 생명을 잃게 한 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할 수 없다. 정부와 일반 국민들이 함께 불법체류 외국인을 보는 시각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불법체류자는 범죄인이 아니다. 출입국관리법상 강제퇴거요건에 해당되더라도 행정처분 대상일 뿐이다. 일반보호시설이 아닌, 감옥같은 곳에 구금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고용허가제를 전면 실시함으로써 불법체류자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이주근로자의 노동력 활용을 요구하고 있고, 코리안 드림을 좇는 불법체류와 입국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을 쫓아내려고만 할 게 아니라 순기능을 찾아야 한다. 불법체류자들이 우리 경제·사회에 기여한 점을 인정하고, 강제퇴거사유 축소와 방문취업제 확대로 이들을 제도권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얼마전 보도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10만명을 기준으로 할 때 국내체류 외국인 범죄건수에서 선진국 출신이 개발도상국 출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동남아 출신 불법체류자를 예비 범죄인으로 보는 사회의 시각이 잘못되었음을 통계로 알려준다. 미등록 외국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함께 사는 해법이 나온다. 화재참사 이후 쇠창살 감금, 폭행 등 외국인보호소의 인권유린 실태가 비판받고 있다. 산업현장의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까지 포함한 인권보호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인종충돌이 일어나고, 미국에선 이민법 개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리 대비해 불법체류자 문제를 연착륙시킨 모범국가가 되길 기대해본다.
  • 감옥 같은 보호시설

    외국인보호시설은 설립에 대한 법적인 근거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인권침해가 일어나도 통제를 위한 근거를 제시하기조차 힘든 상태다.2005년 외국인 보호시설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아름다운재단 정정훈 변호사는 “외국인보호소가 마치 구금시설처럼 운영되고 있는데다 출입국관리법에 시설에 관한 법적 근거조차 없이 시행세칙으로만 규정되어 있어 인권침해가 이뤄져도 문제를 제기할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김기돈 상담팀장은 “불법체류자 구금시설에 대한 실태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여수 참사는 반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경찰 “사망 중국인이 방화” 잠정결론

    화재로 9명이 숨진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2년 전에도 유사한 화재가 발생, 자체 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두 차례나 시설운영과 관련해 시정 권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허술한 대책이 참사를 가져온 셈이다. 화재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여수경찰서는 12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초동 진화와 구호조치 등에서 업무상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최초 발화지점인 304호실에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숨진 중국교포 김명식(38)씨가 알 수 없는 도구를 이용해 방화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을 ‘김씨의 방화’로 잠정 결론낸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문가 5명이 화재 현장에서 2차 감정을 하고 있다. 특히 화재 참사 당시 화재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이유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날 분향소를 찾아 와 “2005년 4월22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201호실에서 러시아인이 라이터로 화재를 낸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때에도 이번 화재처럼 바닥재가 타오르며 유독가스가 났으나 자체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광주지역사무소에 따르면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2005년 시설 운영과 수용자 처우, 의료조치 미흡 등 인권침해로 2차례나 시정 권고를 받았다.인권위는 이날 경찰과 검찰의 조사와는 달리 조사관 3명을 파견, 현지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외국인 보호시설의 위생과 시설, 수용자 처우, 장기구금 등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한다. 또 국가 공권력을 다루는 수용시설 감시활동을 아웃소싱한 것도 화마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한 직원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나이든 경우가 있어 수용자들을 다루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경찰이나 관련 기관에서 직무교육을 해야 하지만 기대하기 어렵고 이들의 근무태도와 만족도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여수 성심병원에는 국내에 머물고 있던 유가족과 친척 등 20여명이 몰려 와 오열했다. 이들은 분향 뒤 참사 현장을 확인하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분향소 안팎에는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보낸 조화 20여개가 쓸쓸하게 방문자들을 맞았다.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인권 사각’ 在韓 외국인] (1) 출입국관리소 보호시설 실태

    재한 외국인의 ‘코리언 드림’이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여수출입국사무소에서 발생한 외국인 참사는 우리나라 인권 보호 수준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불법체류자들을 범죄자처럼 ‘감옥’과 같은 수용시설에 수감한 데 대한 비난과 이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빚어진 참사라는 반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실태와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3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짚어본다. “수감자들은 이 곳을 ‘닭장’이라거나 ‘깡통에 죽은 물고기들’ 이라고 부릅니다. 음식은 밥과 야채만 조금 있는 멀건 국으로 ‘돼지를 위한 것’ 같습니다.(중략) 잠자는 곳은 언제나 꽉 차 있고, 시끄러우며 대단히 지저분합니다. 담요 세탁은 1년에 한 번 합니다. 연행된 사람들은 여기가 어딘지조차 모릅니다. 저는 (비인간적 대우에 항의해) 이곳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늘로 억류된 지 5주째입니다.”2005년 8월 관광비자로 들어왔다가 체포돼 서울출입국관리소에 억류됐던 독일인 크리스티앙 칼은 강제 출국된 뒤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으로 보낸 편지에서 당시 출입국관리소 보호시설의 인권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곳곳에선 불법체류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단지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행정사범임에도 불구하고 ‘감옥’ 같은 장소에 구금돼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2004년 4월 산업연수생으로 국내에 들어와 대구에 있는 한 자동차용품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파키스탄인 아식 호센(28)은 지난해 12월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는 폐병이 악화돼 한국말이 유창한 한 불법체류 이주노동자 친구와 함께 병원으로 가다 거리에서 경찰에 단속됐다. 불법체류자 친구가 호센은 합법체류자라고 호소했지만 경찰은 믿어주지 않았다. 인천출입국사무소로 붙잡혀 갔지만 생활 환경은 엉망이었다.10명이 들어갈까말까한 방에 40명까지 수용하는 바람에 앉아서 잠을 청해야 했다. 수용실 안에 화장실이 딸려 있는 데다 칸막이도 없어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는 이주노동자 인권단체의 도움으로 3일 만에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창문이 없어 환기가 되지 않아 폐가 점점 아파오는 바람에 직원에게 통증을 호소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어요. 돈을 벌러 한국에 왔지만 얼마 벌지도 못하고 아픈 몸으로 고향에 돌아갈 생각을 하면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우즈베키스탄인 A(31)씨는 부산 출입국관리소에서 수갑이 채워지고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고용허가제 비자를 받고 2003년 입국했지만 업체 변경 과정에서 노동부의 신청 절차를 밟지 않아 불법체류 신분이 됐다가 2005년 1월21일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에 수용됐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한 직원은 “말이 많다.”며 오히려 그의 팔목에 수갑을 채웠다. 경기도의 한 욕조공장에서 일하는 네팔 출신 불법체류자 B(40)씨는 97년 2월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했다가 출국하지 않아 불법체류 신분으로 전락했다. 그는 “언제 단속에 걸려들지 몰라 불안한 마음 속에 살고 있는데 어제 인터넷 TV로 참사 소식을 접하고 같은 ‘코리안드림’을 꿈꾸던 사람들이 어이없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오래 머물렀지만 돈을 많이 벌지 못해 보호소에 수감돼도 비행기 표를 살 돈조차 없다. 결국 오랫동안 보호소에 머물 수밖에 없는데 여수 화재를 보면서 단속이 더욱 더 겁이 나고 불안한 마음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2면에 계속/관련기사 8면
  • 反FTA 범국본, 워싱턴 시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 농업경영인회 등으로 이뤄진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11일(현지시간)워싱턴에서 제7차 한·미 FTA협상 반대 기자회견 및 시위를 갖고 협상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에서 온 18명의 대표단과 현지 지원자 등 30여명은 이날 협상장인 워싱턴 코트 호텔에서 회견을 통해 “한·미 FTA 협상이 민주성과 공정성, 상호이익의 기본원칙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협상 저지를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dawn@seoul.co.kr
  • 언론·시민단체 “또 방송장악 음모”

    언론·시민단체 “또 방송장악 음모”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과 도덕적 해이 등을 막는다는 취지로 제정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이 언론계 주요 이슈로 대두됐다. 지난해말 통과된 모법은 물론 최근 입법예고된 시행령에서도 KBS(한국방송)와 EBS(교육방송)가 대상 공공기관에서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대로라면 정부는 KBS와 EBS의 임원 선임과 회계 감시, 필요할 경우 통폐합은 물론 매각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는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가 또다시 드러났다.”고 강력 반발하는 한편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 2항의 적용제외 대상에 ‘방송’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청원키로 했다.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의원 등 정치권 일각에서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국회 통과돼 시행령 입법예고 공공기관운영법은 기존의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과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을 통합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자는 명목에서 추진됐다. 지난해 12월말 국회에서 통과돼 오는 4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며 지난 2일 시행령이 입법예고됐다. 각 부처별로 관리됐던 공공기관(공사)의 예산 등을 기획예산처가 직접 관리감독하도록 한 것이 골자이다. 한국도로공사나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들이 각기 다른 부처에서 관리받다 보니 예산 및 회계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주먹구구식 경영 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 1항 1호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직접 설립되고, 정부가 출연한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방송법에 의해 설립된 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따라 설치된 EBS도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다. 민노당 천 의원은 “기존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과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서 공영방송을 적용제외 대상으로 뒀던 것은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같은 합의를 파기하고 KBS와 EBS를 정부관료의 통제에 두려는 것은 방송장악이라는 의혹의 불씨만 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기획예산처의 공공기관운영법이 4월부터 효력을 발생하면 KBS 등의 독립성을 정부관료가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고 비판했다. ●일각선 “공영방송 방만경영 탓” 하지만 일각에서는 KBS 등 공영방송이 오히려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실제 감사원은 2004년 “KBS가 예산편성에서 외부 감독을 전혀 받지 않아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고 발표했다. 당시 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문화관광부가 폐지를 요구한 퇴직금누진제를 계속 유지하고, 인건비 등 재정부담이 커지자 KBS2의 광고비 인상으로 충당했는가 하면, 사원들에 대한 개인연금도 회사가 지원했다. 노조전임자도 25명으로 정부투자기관 허용기준치보다 19명이나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출자기관이 예산편성과 결산과정에서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받는 것과 달리,KBS는 국회에서 결산 승인만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방송사 경영에 직접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언론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강형철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국가와 정치로부터 독립된 기구가 공영방송의 경영을 규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이주노동자 무시 여수참사 불러”

    “1년 동안 보호시설에 머무른 뒤 우울증까지 앓게 됐습니다.” 12일 서울 중구 예관동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출신 아노아르 후세인(36) 전 위원장은 지금도 병원에서 정신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2005년 4월24일 이주노조를 설립하고 초대 위원장으로 오른 아노아르는 불법체류 등으로 경찰에 체포돼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수용됐다가 지난해 4월24일 풀려났다. 외국인과 관련해 처리되지 못한 진정 등이 있으면 출국되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에 딱 1년이 흘렀다. 아노아르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환경과 안전문제를 계속 제기했지만 정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여수참사는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무시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노아르에게 보호소 경험은 혹독했다. 직원들은 욕설을 서슴지 않았고 폭행도 저질렀다. 출입국관리법과는 별개의 문제인 임금체불을 호소해도 묵묵부답이었다. 이중으로 된 쇠철문으로 구금한 데다 복도에도 자물쇠로 잠겨 있었는 감옥이었다. 화재경보시설도 없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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