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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물연대-BGF로지스 조인식 잠정 연기…숨진 조합원 명예회복 조율

    화물연대-BGF로지스 조인식 잠정 연기…숨진 조합원 명예회복 조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9일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단체 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 다만 사망 조합원에 대한 명예 회복 방안을 놓고 일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예정됐던 조인식은 잠정 연기됐다. 화물연대 등은 이날 오전 5시쯤 BGF로지스와 잠정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파업 24일 만이자, 조합원 사망사고 발생 9일 만이다. 합의서에는 운송료 7% 인상, 분기별 연 4회 유급 휴가, 화물연대 민·형사상 면책,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전면 취소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시간 외 회의·집회 등 정당한 화물연대 조합원 활동 보장과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양측은 이날 오전 11시에 조인식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고로 숨진 조합원의 명예 회복 방안에 대한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아 조인식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BGF로지스가 합의서 기본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고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최종 타결에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합의서 체결 후 CU 물류센터·진천 BGF푸드 공장 봉쇄를 해제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양측 모두에게 무거운 주제인 만큼 신중한 검토와 조율 속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르게 협의를 완료해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을 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CU 화물 노동자들이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BGF로지스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파업하면서 시작됐다.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화물연대와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는 사측 입장이 맞선 가운데, 지난 20일 CU 진주물류센터 앞 집회에서 비조합원이 몰던 대체 물류차가 조합원들을 치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사고 다음 날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공식 교섭하기로 한 뒤 22일부터 27일까지 상견례를 포함해 4차례 실무교섭을 이어왔으나, 노동시간 단축과 적정 임금 보장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다 27·28일 진행한 4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기 시작했고 5차 교섭 때 잠정안을 도출했다. 5차 교섭 중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방문해 중재했다. 이번 합의에는 지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원청 사용자성 인정 사건’에서 화물연대 손을 들어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화물연대가 CJ대한통운과 한진을 상대로 제기했던 이 사건을 통해 화물연대는 노조법상 노조인 동시에 하청 교섭이 가능한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임을 인정받았다. BGF로지스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는 별개지만 화물연대 교섭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화물연대와 BGF로지스 간 합의는 노란봉투법이 규정하는 교섭 절차 안에서 이뤄진 건 아니고 노사 간 대화로 합의한 사례”라면서 “노동위 판단에서도 노란봉투법은 특고를 교섭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BGF로지스와의 합의가 ‘원청’과의 교섭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화물연대는 최초 BGF리테일을 원청으로 지목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21일 화물연대 위원장과 BGF로지스 대표이사가 서명한 합의서에 ‘교섭·합의사항 성실 이행 보장’ 등 BGF리테일의 역할이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조합원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40대 운전자 A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합원 60대 B씨와 50대 C씨도 전날 구속 송치했다.
  • “고유가 지원금, 한국인만 주는 것은 차별”…인권위 진정

    “고유가 지원금, 한국인만 주는 것은 차별”…인권위 진정

    정부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이주민 다수가 제외됐다며 인권단체들이 차별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경기이주평등연대 등 이주민 인권단체들은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적과 체류 자격에 따른 차별 없이 지원 대상을 확대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단체들은 올해 3월 기준 3개월 이상 장기 체류 중인 이주민 216만 7000여명 가운데 결혼이민자·영주권자·난민 인정자를 제외한 약 178만 5000명이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고유가 피해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며 “이주노동자들도 한국인과 같은 공간에서 노동하고 생활하는 만큼 평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리인을 맡은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소속 변호사는 “주민등록표 등재 여부나 체류 자격을 이유로 외국인을 배제한 것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앞서 지난 3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경제 위기 대응 지원금의 외국인 지급 대상 확대 필요성을 밝힌 바 있으며, 2020년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당시에도 외국인 주민 포함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 [속보]화물연대–BGF로지스 잠정 합의…오전 11시 노동부 진주지청서 조인식

    [속보]화물연대–BGF로지스 잠정 합의…오전 11시 노동부 진주지청서 조인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20일 CU BGF로지스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조합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9일 만이다. 29일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5시 고용노동부 진주고용노동지청에서 5차 실무교섭을 벌여 단체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는 김영훈 장관 등이 참석한 잠정 합의식 사진도 공개했다. 김 장관은 전날 오후 8시 5분쯤 BGF로지스의 4차 교섭이 열리는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 도착했다. 그는 “빠르고 원만하게 교섭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기 위해 왔다”며 “새로운 틀을 만들면 비 온 뒤 땅이 굳어질 것인 만큼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잘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화물연대는 “내부 절차를 거친 뒤 29일 오전 11시 진주고용노동지청 회의실에서 정식 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진주·진천 등 주요 물류센터 봉쇄는 정식 조인식에서 합의서 체결 후 바로 해제할 것”이라고 전했다. CU 화물 노동자들은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진주 등 전국 5개 물류센터에서 지난 5일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일감과 운송료를 BGF리테일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운송사를 통해 받지만 실제로는 BGF리테일을 거쳐 전달된다며 원청 교섭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BGF리테일은 편의점 물류가 BGF로지스에서 물류센터, 운송사, 기사로 이어지는 계약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고 밝혀 양측 갈등이 깊어졌다. 갈등은 지난 20일 CU BGF로지스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발생한 차량 충돌 사고 이후 격화됐다. 당시 현장에서 비조합원이 운전하던 2.5t 화물차에 조합원이 치여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고 이후 양측은 지난 22일 첫 상견례를 열고 교섭에 착수했다. 운송료 현실화, 배송 기사 휴무 보장, 손해배상·법적책임 전면 철회, 사망 조합원에 대한 책임자 사과·명예 회복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다만 장시간 교섭에도 일부 쟁점을 제외하고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가, 5차 교섭 때 잠정 합의에 성공했다.
  • 화물연대, 참사 이틀 만에 BGF 측과 대화… 노동 입법은 표류

    화물연대, 참사 이틀 만에 BGF 측과 대화… 노동 입법은 표류

    BGF리테일 자회사 로지스와 교섭조합원 사망에 ‘긴급 대화’격 만남운전자 ‘살인 혐의’ 구속영장 청구근로자추정제 등 특고 입법 불투명 민주노총 화물연대와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 측이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지난 20일 화물연대 조합원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는 집회 시위 현장에서 물류 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난 지 이틀 만이다. 그간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던 BGF 측이 유감의 뜻을 밝히며 대화에 응한 만큼 노사가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사고 이후 ‘긴급 대화’ 성격의 만남이어서 노동조합법상 교섭으로 보기 어려워 갈등이 당장 봉합되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는 22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 조합원 사망사고 이후 양측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건 처음이다. 이번 대화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적극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는 “시위 과정에서 사망한 조합원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며 유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측은 “이제라도 사측이 교섭에 나온 건 긍정적”이라며 “실질적인 합의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했다. 대화의 문은 열렸지만 현장 집회는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집회 현장에서 2.5t 화물차를 몰다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A씨에 대해 살인·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당초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체포됐으나 경찰 조사 결과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돼 살인 혐의가 추가됐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3일 열린다. 집회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돼 영장이 청구된 조합원 2명 중 1명이 이날 구속됐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동 사각지대에 내몰린 특수고용직(특고)의 노동권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노동 입법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 보수를 받고 일하는 모든 사람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 기본법’(일터 기본법)과 근로자성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부여하는 ‘근로자추정제’(근로기준법 개정안)를 5월 1일 노동절에 맞춰 입법하겠다던 정부의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상임위에 회부됐지만 본격적인 심사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23일 열리는 본회의 상정도 어렵게 됐다. 여당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굳이 강행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 경남, 중대재해·사망 3년 연속 증가… 안전관리 ‘빨간불’

    경남, 중대재해·사망 3년 연속 증가… 안전관리 ‘빨간불’

    경남 지역 중대재해가 최근 3년 사이 증가세를 보이며 산업 현장 안전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체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가 모두 늘어난 데다 건설업과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위험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21일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노동자 사망에 따른 경남 지역 중대재해(고용노동부 사고 조사 대상 기준)는 2023년 46건(48명), 2024년 49건(52명), 2025년 55건(58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사고가 2023년 13건, 2024년 14건에서 2025년 20건으로 급증했다. 제조업은 24건→21건→23건으로 등락을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타(운수창고업·농업 등) 업종은 9건→14건→12건으로 변동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사망자가 집중됐다. 창원시는 2023년 13명에서 2024년 5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1명으로 다시 늘며 변동 폭이 컸다. 김해시는 9명→12명→11명으로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군 단위 지역은 대체로 연간 1~3명 수준에 머물렀다. 소규모 사업장의 취약성이 뚜렷했다. 지난해 사망자 58명 중 50억원(또는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은 32명(55.2%)이었다. 안전보건 관리 체계와 전담 인력 부족이 실제 사고로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도 26명(44.8%)이 숨져 ‘현장에서 안전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사고가 3년 내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3년 17명, 2024년 14명, 2025년 18명으로 높은 수준이 이어졌다. ‘맞음’ 사고는 매년 9명으로 동일하게 발생해 상시 관리 필요성이 확인됐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는 “기계·제조업이 몰린 지역 특징이 있다지만 근본적으로는 안전 관리 체계의 미약함을 보여준다”며 “처벌 강화와 사회적 관심, 각 사업장 내 안전 체계 점검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그날 밤 옆에 누가 있었다면… 기계는 형을 삼키지 못했을 것”

    “그날 밤 옆에 누가 있었다면… 기계는 형을 삼키지 못했을 것”

    형 혼자 벌어 일곱 식구 생계 책임2인 1조 수칙·안전 덮개 설치 안 해이주노동자 산재 10년 새 53% 늘어“해고 안 되면 사업장 못 떠나는 구조” “그 차가운 기계 속에 빨려들어가며 형이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누구라도 옆에 있었다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생각만 하면 숨이 막힙니다.” 베트남 국적의 응우옌 반 뚜(21)는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형 뚜안(23)은 지난달 10일 경기 이천시 한 자갈공장업체에서 야간작업을 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지난 16일 경기 오산시 이주노동자센터에서 만난 뚜는 “형은 2년간 한국어를 배울 정도로 한국 취업을 꿈꿨었다”며 “그러나 저는 다시는 한국에 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뚜안은 산업재해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와 심장질환을 앓는 어머니, 그리고 다섯 동생까지 일곱 식구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일을 시작한 그는 돈을 더 벌고자 ‘코리안 드림’을 품었고, 2년간 한국어를 배운 끝에 2024년 한국 땅을 밟았다. 형은 통화할 때마다 “늘 잘 지낸다”고 말했고, 월 300만원 수입 중 15만원만 남기고 모두 가족에게 보냈다고 뚜는 전했다. 생활비와 빚, 부모의 병원비, 동생들의 학비까지 모두 형의 몫이었다. 지난 2월 베트남 음력설 ‘뗏’을 맞아 형이 고향을 찾았을 때가 그를 본 마지막이다. 형은 자신이 보낸 돈으로 고친 집을 보며 밝게 웃었다고 뚜는 기억했다. 그러나 형이 한국으로 돌아간 지 열흘 만에 사고 소식을 들었다. 뚜안은 ‘가동 중인 기계를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고 혼자 컨베이어벨트 아래로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2인 1조가 기본이지만 동료가 그만둔 이후 안전수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오전 2시 40분에 비상 정지 장치를 눌러줄 동료는 없었고, 끼임 사고를 막기 위한 덮개 역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는 안전표지를 다국어로 작성해야 하지만, 해당 공장에서는 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 회사는 사고 수습을 위해 한국을 찾은 뚜에게 한국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상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하기로 지난 17일 합의했다. 이 같은 비극은 반복되고 있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죽은 이주노동자는 2014년 6044명에서 2024년 9219명으로, 10년 사이 5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85명에서 114명으로 늘었다. 뚜안이 사망한 달에도 충남 서산시와 전북 부안군의 공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태국 국적의 노동자들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고되지 않는 한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자유롭게 옮기기 어려운 구조로, 위험해도 말하지 못하고 사고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특고’ 못 지킨 노란봉투법… 노동부 ‘CU 화물연대 사태’ 선 긋기에 노동계 분노

    ‘특고’ 못 지킨 노란봉투법… 노동부 ‘CU 화물연대 사태’ 선 긋기에 노동계 분노

    BGF리테일에 교섭을 요구하던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50대 조합원이 전날 사고로 사망하면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특수고용직(특고) 노동자를 외면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노동계는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원청 교섭권에 대한 논쟁이 정리되지 않아 결국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전날 화물연대가 BGF리테일과 교섭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2.5t 화물차에 치여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 조합원을 사실상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규정한 셈이다. 노조는 강하게 반박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1일 성명을 내고 “노동부가 여전히 협소한 노동자성 인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다단계 하청 구조 올가미에 갇혀 장시간 운송과 저운임에 시달려 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화물차 기사는 개인사업자이면서도 특정 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는 특고 종사자다. 하지만 BGF리테일은 기사들이 외부 운송사와 개별로 계약했다는 이유로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노란봉투법이 이런 모호한 계약 구조와 지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면서 갈등이 증폭됐고,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노동자 지위와 무관하게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교섭에 나서야 하지만, 현행 지침은 자회사와 하청 중심으로 설계돼 특고는 배제돼 있다”며 “특고 교섭에 관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지 않으면 유사한 분쟁과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 제정 과정에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 추정 조항’이 빠진 결과”라며 정부와 사측의 책임을 제기하고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BGF리테일은 입장문을 통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께 깊은 애도와 유족에 대한 심심한 위로를 표하며, 회사도 예상치 못한 이번 일로 인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원청인 BGF로지스 대표가 현장에 내려가 사태 수습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 농어촌 돌며 수당 주는 공무원…‘적극 행정’ 명분에 과부하 논란

    일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농어민 공익수당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이 수요자 중심 적극 행정인지, 과중한 업무 부담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농어민 공익수당은 도비 40%와 시·군비 60%로 추진되는 공공 사업이다. 지자체가 대상자 선정부터 예산 집행, 지급 관리까지 맡아 수행한다. 2020년 도입될 때는 농협이 위탁 지급하는 방식을 취했다. 전남은 올해 22개 시·군에서 농가당 70만원을 지급한다. 순천시의 경우 지급 대상자가 1만 5521명이다. 이 중 80세 이상은 3080명, 70세 이상은 4554명으로 고령층이 절반을 차지한다. 그런데 고령층을 비롯해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협 방문을 통한 수령에 불편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들은 기존 농협을 통한 지급 방식은 행정 편의 중심으로, 시민 편의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직접 지급 방식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여수시의 경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광양시는 공무원이 마을을 직접 방문하거나 읍·면·동에서 병행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순천시도 다음 달부터 직접 방문과 읍·면·동 거점 장소 지정 지급 방식을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농어민 공익수당은 지자체가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할 공공행정 영역”이라며 “농협 지급에서 직접 지급으로 바꾸는 것은 행정 책임성을 강화하고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정책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공무원노조 순천시지부는 “공무원은 소모품이 아니다. 현장 붕괴를 초래하는 ‘살인적 업무 폭탄’을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등은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국면을 이용한 ‘지원금 폭탄’ 정책과 행정 남용을 규탄한다”며 “공익수당 지급 업무를 기존 방식대로 금융기관에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노관규 시장은 페이스북에 “(직접 지급을 담당할) 농정혁신국 직원들을 민생회복지원금 등의 업무에서 제외하고 시장 재량의 1일 특별휴가를 줄 예정”이라며 “읍면동과 업무지원 부서에는 업무량에 따라 특별포상금을 배분하는 방안도 세웠다”고 밝혔다.
  • 원청 교섭 투쟁 중 물류차·조합원 충돌… 1명 숨지고 3명 부상

    원청 교섭 투쟁 중 물류차·조합원 충돌… 1명 숨지고 3명 부상

    경찰 “차량 앞으로 나섰다가 사고”노조 “쓰러진 조합원 밟은 채 운행” 경찰, 20명 규모 전담수사팀 구성 전 조합원 집결 비상 지침에 ‘전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편의점지부의 CU지회 집회 현장에서 물류차와 노조 조합원이 충돌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20일 경찰과 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2분쯤 경남 진주시 정촌면의 CU BGF로지스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2.5t 탑차가 노조원 4명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50대 노조원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오전 11시 45분쯤 끝내 숨졌다. 나머지 3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CU 화물 노동자들은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진주 등 전국 5개 물류센터에서 지난 5일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일감과 운송료를 BGF리테일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운송사를 통해 받지만 실제로는 BGF리테일을 거쳐 전달된다며 원청 교섭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BGF리테일은 편의점 물류가 BGF로지스에서 물류센터, 운송사, 기사로 이어지는 계약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갈등이 깊어진 상태다. 이날 사고는 파업으로 인해 사측이 대체 투입한 물류차가 진주물류센터를 나오다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조합원 50여명이 집회를 하고 있었고 경찰 4개 중대가 조합원들을 막아서며 차량 출고를 돕고 있었다. 경찰은 물류차 29대 중 1대가 출차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40여명이 이를 막으려 차량 앞으로 나섰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노조 측은 “경찰이 연좌 농성을 하던 조합원을 밀어내고 대체 차량을 출차시키는 과정에서 화물차가 쓰러진 조합원을 밟은 채 운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을 운전한 40대 비조합원 A씨를 긴급체포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노조원이 사망하자 20명으로 구성된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 여부 등에 대한 정확한 부분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현장에서는 경찰과 노조가 몸싸움을 벌이며 강하게 대치했다. 오후 1시 33분쯤에는 노조 차량이 경찰 바리케이드를 향해 돌진하면서 경찰관 1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 사고와 관련해 조합원 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한편, 화물연대본부는 이날 진주물류센터 앞에 전 조합원이 집결하라는 비상지침을 내리고 총력 투쟁에 나섰다.
  • 노사 입장 얽히고설켜… ‘2년 제한’ 기간제법 개정 고차방정식

    노사 입장 얽히고설켜… ‘2년 제한’ 기간제법 개정 고차방정식

    범부처 TF ‘3년 이상 확대’ 검토“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결과 초래”1년 미만 계약직 추가 수당 주장기업, 비용 부담에 계약 회피 우려기간제 계약 갱신 횟수 제한 거론파견·도급 전환 ‘꼼수’ 횡행할 수도노동계 “사용 사유 엄격히 제한을”해석 둘러싸고 분쟁 커질 가능성한국어 강사 오모(34)씨는 반복되는 ‘기간제 지옥’에서 9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학 어학당과 외국인센터 등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11개월까지 일하다 계약이 종료됐다. 2년을 넘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씨는 “계약직 2년을 초과해 무기계약직이 되기가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2년 넘게 고용 시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법’(기간제법)이 ‘2년 고용 금지법’으로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기간제법은 계약직 노동자가 겪는 고용 불안정과 차별 대우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2년이라는 마지노선을 정해 평생 비정규직으로 부려 먹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로 입법됐다. 하지만 고용주들은 정규직을 고용하는 부담을 피하려고 2년이 되기 직전에 새로운 노동자로 갈아 끼우는 꼼수를 부렸다. 2006년 기간제법 제정 당시 노동계는 이미 “근로자를 2년마다 해고할 수 있는 악법”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정부는 “2년간 숙련된 노동자를 교체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신규 채용자에 대한 재교육 부담도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경영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계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노동계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정부는 기간제법 도입 20년 만에 재설계 작업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제도 개선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를 6월까지 마무리하고, 노사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종 개선안을 연내에 도출할 계획이다. 최대 쟁점은 기간제법이 규정하는 ‘2년 제한’을 손질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단순히 2년을 3~4년으로 확대하면 고용이 더 안정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기간제의 ‘고용 단절’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범한 ‘범부처 노동구조개혁 태스크포스(TF)’도 현재 2년인 기간제 사용 기간 제한을 3년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용 기간이 늘어나면 기간제를 합법적으로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 자칫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용자 측도 기간제 노동자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3~4년 쓸 수 있다면 정규직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어진다. 민주노총은 19일 “2년 제한을 완화해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다가 무산됐다”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계약 기간 연장을 놓고 노사의 입장이 고차방정식처럼 얽히고설켜 있어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는 1년 미만 계약직에 대해 추가수당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도입한 ‘공정수당’(임금의 5~10% 지급) 정책으로, 고용 불안을 임금으로 보전하는 장치다. 1년 미만 계약을 남용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단기 ‘쪼개기 계약’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제도가 정교하게 설계되지 않으면 기업이 수당 부담을 피하려고 계약 자체를 회피하거나 용역·프리랜서 계약만 늘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기간제의 계약 갱신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도입되면 짧게 계약하고 계속 돌려쓰는 고용 방식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하지만 단기 채용이 꼭 필요한 업종의 인력 운용이 경직될 수 있고, 파견이나 도급 전환으로 제도를 우회하는 꼼수가 횡행할 우려도 있다. 사용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도 기간제가 정규직 고용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차단할 대책 중 하나다.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기간제 채용을 못 하게 해 정규직 고용을 늘리는 방안이다. 현재 노동계도 사용 사유를 제한하는 방향의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유가 복잡해지면 해석을 둘러싼 분쟁이 커질 수 있고, 전문 기술을 요구하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유연한 인력 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초단시간 근로자’를 기간제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보호 범위가 확대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용 비용 상승에 따른 채용 기피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학계도 다양한 기간제 개편안을 내놓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존 2년 제한에 근로자가 원할 때 계약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이다. 박 교수는 “3년 연장을 허용하면 사용자는 고용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고 근로자는 충분한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된다”면서 “단 기업이 기간제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 근로조건에 차별을 없애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기간제 2년 제한을 사람이 아닌 직책에 걸어 해당 일자리가 2년 이상 유지되면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한 기업의 마케팅팀 내 ‘고객 데이터 분석’ 직책이 2년 이상 유지된다면 해당 직무 자체를 정규직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 교수는 “상시 필요한 일자리는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라면서 “까다로운 입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년 제한’ 조항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업주는 고용을 활발하게 하기 어렵고 기간제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지금은 비정규직 임금과 노동권 보장 방법을 고민할 때지 고용 자체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열린세상] 기초연금 잔혹사

    [열린세상] 기초연금 잔혹사

    대통령의 ‘하후상박’ 발언 이후 기초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초연금 도입 이전에 있었던 일부터 살펴보자. 2003년 1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받아든 노무현 정부는 ‘소득대체율 50%, 보험료 15.9%’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연금 지급액은 10% 포인트 삭감하되 보험료를 9%에서 15.9%로 인상하는 내용이었다. 그 정도는 개혁해야 제도가 유지될 수 있다는 재정계산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안 제출 이후 공방이 시작됐다. “시급한 건 재정 안정이 아닌 노인 빈곤 해소다. 그러니 세금으로 모든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 소득(A값)의 20%를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도입해야 한다.” 당시 야당 주장이 이러했다. 연금 작동 원리를 잘 모르는 국민에게는 야당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들렸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활동하는 연금 전문가 대다수가 당시 야당의 기초연금안을 적극 지지했다. 필자와 같이 “기초연금 도입에 반대하며 국민연금 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던 전문가는 극소수였다. 덧붙여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기초연금 도입에 공조했던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한국 정당사에 있어 매우 특이한 사례라서 그렇다. 개혁안 통과가 시급했던 노무현 정부는 전체 노인의 절반 정도에게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차상위 실태조사’에 근거해 노인 45%에게 지급하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국회에서 대상자를 60%로 통과시켰다. 더욱 기막힌 것은 시행해 보지도 않고서 석 달 후 대상자를 10% 포인트나 더 늘린 70% 기초노령연금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처럼 어처구니없이 결정된 70% 기준이 우리 사회를 옥죄고 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 지원 대상자 70%도 이 기준을 따르고 있다. ‘100대 국정과제’에 기초연금을 포함시킨 이명박 정부는 치열한 내부 논쟁 끝에 ‘도입 불가’로 결정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당시 진영 복지부 장관이 물러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현재의 기초연금을 도입했다. 문제는 노무현 정부 기초노령연금과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기초노령연금의 경우 나라에 돈이 없으면 대상자를 줄일 수 있었지만, 기초연금은 무조건 노인 70%에게 지급해야 하는 제도라서 그렇다. 이렇게 도입된 기초연금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제대로 운영하는 나라 치고 우리처럼 무책임하게 기초연금을 운영하는 나라는 없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기초연금을 아예 폐지했다. 핀란드는 단 10년 만에 대상자를 93%에서 45% 이하로 축소했다. 우리처럼 약 35만원의 기초연금 전액을 지급받는 노인은 현재 5%도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언급한 하후상박을 넘어 대상자를 축소해 나가는 제도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기초연금 도입 당시 필자는 가장 앞장서 반대했다. 2014년 2월 14일 서울신문에 게재된 칼럼 ‘기초연금 해법을 위한 고언’에서 기초연금을 꼭 도입하겠다면 70% 대상자 규정을 법 대신 시행령 또는 시행 규칙에 넣어 탄력 대응하게 하자고 했다. 그때 기초연금만이 살길이라던 대다수 전문가들, 또 본인 덕분에 기초연금이 도입됐다고 자랑을 늘어놓던 그 전문가들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편적인 기초연금을 옹호하던 자들이 세상 분위기가 바뀌는 듯하니 대상자 선정과 지급액에 선택과 집중을 논하고 있어서다. 기초연금 도입 일등공신들의 카멜레온 같은 모습 외에 또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다. 기초연금이 도입된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투입 비용 대비 노인 빈곤 완화 효과가 적은 기초노령연금 대상자를 줄이되 취약 노인에게 더 지급하라”는 정책 권고를 했다. 문제는 연초에 발간됐어야 할 이 보고서가 기초연금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예정보다 늦게 공개됐다는 것이다. 당시 OECD 관계자가 필자에게 귀띔해서 알 수 있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이순녀 칼럼] ‘노동 보호’의 역설, 기간제법만의 문제일까

    [이순녀 칼럼] ‘노동 보호’의 역설, 기간제법만의 문제일까

    정부가 기간제법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6월까지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전문가 포럼과 사회적 대화를 거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간제법은 기간제·단시간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와 남용 행위를 규제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 약자를 보호하고자 2007년 7월 도입됐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기간제 노동자가 만 2년 근무하면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의무 전환하는 조항이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한 달 사이 세 차례나 기간제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 토론회에서 “‘2년 지나면 정규직화해라’ 말은 좋은데 전부 1년 11개월짜리 (고용)해 놓고 2년 안 넘긴다. 3, 4년 했으면 좋겠는데 (법 조항이) 오히려 장애가 된다”면서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달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10일 민주노총 간담회에서도 “상시 고용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 버렸다”며 현실적인 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제도가 고용 불안의 부메랑으로 돌아온 기간제법의 역설은 누구나 알고 있는 해묵은 과제다. 2년이 되기 전에 고용 계약을 해지하는 편법이 보편적 관행으로 굳어지면서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2024년 말 기준 8.6%에 그쳤다. 지난 정부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기간제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사용 사유 제한 없이 기간만 연장하는 것은 비정규직을 오히려 양산할 뿐이라는 노동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는 사용 사유 제한과 예외 축소 등의 방향을 제시했지만 입법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노동자, 사용자, 정부가 모두 법의 허점과 부작용을 알면서도 첨예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2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해 온 셈이다. ‘실용 정부’를 표방한 이 대통령이 보수·진보 정권 모두 풀지 못한 난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하다. 경영계의 요구대로 사용 기간만 늘린다면 ‘4년 이상 고용금지법’으로 이름만 바뀔 뿐이다. 노동계의 주장대로 고용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이로 인해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각자의 이해만 앞세우지 말고, 사회적 대화의 장에서 합리적인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중심을 잡고 양쪽을 설득해 대타협의 성과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 이제라도 정부가 기간제법 개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5월 1일 노동절에 맞춰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과 노동자 추정제(근로기준법 개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등 비임금노동자를 위한 법이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임금계약, 휴식권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을 별도의 법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노동자 추정제는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노동자인지 분쟁이 있을 때 지금처럼 노동자가 스스로 입증하는 방식 대신 사용자에게 반증 책임을 지우는 제도다. 정부가 ‘패키지 입법’으로 추진하는 이 법안들은 기간제법과 마찬가지로 노사 양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계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의심스럽고, 오히려 플랫폼과 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경영계는 노동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인건비 부담과 소송 리스크가 커질 것을 우려한다. 아예 프리랜서와 특수고용 계약을 줄이는 ‘프리랜서 고용 기피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간제법 사례를 볼 때 단순한 기우로 치부하기 어렵다.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가 되레 노동자의 처우를 악화시키고 일자리를 위축시키는 역설은 이제 끝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데드라인을 정해 두고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졸속 입법은 반드시 후과를 낳는다. 시행 한 달 만에 국무총리가 보완 가능성을 시사한 노란봉투법이 그 반면교사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사설] 비정규직 2년 제한·노봉법… 노동시장 더 곪지 않게 수술을

    [사설] 비정규직 2년 제한·노봉법… 노동시장 더 곪지 않게 수술을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2년 뒤 정규직으로 의무 전환하도록 규정한 현행 기간제법에 대해 “현실적 대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상시 고용으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현실에서는 1년 11개월을 딱 잘라 고용하고 2년을 넘기지 않는 사실상 ‘2년 이상 고용 금지법’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정규직 해고가 극도로 제한된 노동시장의 경직성 탓에 기간제 노동자를 활용하면서도 2년 미만의 단기 채용을 되풀이했다. 근로자 보호 취지로 20년 전 도입된 법이 되레 비정규직을 쏟아내고 말았다. 모두가 아는 불편한 진실이다. 노동계는 2년을 4년으로 늘리는 개선 방안에 대해 “고용 불안 연장과 정규직 전환 회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한다. 하지만 비정규직 보호는커녕 불안정을 가중시키는 비현실적 노동시장의 개혁을 더 미뤄서는 안 될 일이다. 이 대통령은 “기존 정규직의 자녀들, 다음 세대는 정규직의 자격을 누릴 수 없다”며 정규직의 기득권 수호로 야기될 비정규직 양산 문제를 지적했다. 노조의 채용 간섭 문제도 거론했다. 친노동정책을 견지해 온 이 대통령이 노동시장의 합리적 개선을 주문한 것이다. 중동전쟁으로 불확실성이 깊어진 우리 경제의 활로를 위해서는 다행스럽다. 이런 맥락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혼란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개선 방안을 기탄없이 주문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 법이 시행된 지난 한 달간 987개 하청 노조 소속 14만 4805명이 368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전국 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사용자성’ 관련 170건 가운데 현재까지 23건에 판단이 내려졌는데, 21건이 원청업체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교섭단위 분리 신청도 70%는 하청 노조 편을 들고 있다. 균형이 무너진 노사 관계 속에 원청 기업들은 어디까지를 교섭 상대로 봐야 하는지, 어떤 내용까지 교섭을 해야 하는지 불확실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관련 지침을 명확히 하는 등 보완 조치에 나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지난 10일 제안한 ‘노란봉투법 개정협의체’ 구성도 전향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정규직이 주축이 된 민주노총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복귀해 ‘노사정 대타협’의 물꼬를 터야 한다. 민노총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부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시야를 넓혀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전체 노동자의 권익 보호, 사회적 안전망 강화를 조화시킨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직을 걸고 앞장서기 바란다.
  • 하청 교섭 요구 1000건 돌파… 사측은 ‘사용자성 판단’ 나와야 절차 돌입

    중흥 상대로 낸 타워크레인 노조전남노동위 사용자성 첫 불인정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한 달간 원청에 대한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1000건을 돌파했다. 교섭 절차에 돌입한 원청은 100곳 중 3곳에 그치며 테이블에 앉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사측에선 ‘사용자성’과 ‘교섭 단위 분리’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지고 나서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인식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1011개 하청노조·지부·지회 소속 총 14만 5860명이 372개 원청 사업장(기관)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원청 216곳(58.1%)은 민간기업, 156곳(41.9%)은 공공기관이었다. 전체 조합원이 약 277만명임을 고려하면 14만여명은 5% 정도다. 교섭 단위를 분리하는 핵심 기준으로 떠오른 노조 상급단체별로는 원청을 기준으로 민주노총이 356개 사업장, 한국노총이 344개 사업장이었고, 미가맹 사업장이 52개로 파악됐다.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며 교섭 절차에 들어간 원청 사업장은 총 33곳(3.3%)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교섭 요구 노조 확정공고까지 이뤄진 곳은 19곳이다. 한동대는 지난 9일 하청노조와 만나 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갖기도 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교섭 대부분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판단이 출발점이 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 시행 초기인 만큼 축적된 사례가 충분하지 않아 일단 소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 신청은 총 54건이 진행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가 중흥토건·중흥건설을 상대로 낸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신청을 전남노동위가 기각하며 사용자성을 불인정한 첫 사례가 나왔다. 교섭 단위 분리 신청도 12건이 진행되고 있다. 초기에는 노동위에 판단이 몰렸으나 노동계는 사용자성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검토를 신중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노동위에 접수된 사건 287건 중 196건은 취하됐다.
  • 롯데카드 영업정지에 홈플러스 사태까지… 다시 불붙은 ‘MBK 책임론’

    롯데카드 영업정지에 홈플러스 사태까지… 다시 불붙은 ‘MBK 책임론’

    금융감독원이 297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롯데카드에 4.5개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사전 통보하면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사태로 불거졌던 경영 능력 및 책임 문제가 겹치며 논란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롯데카드에 과징금 약 50억원과 4.5개월 영업정지, 인적 제재 등을 포함한 안을 전달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온라인 간편결제 시스템 해킹 공격으로 인해 297만명의 정보가 새어나갔으며 이 중 28만명은 카드번호, CVC 번호, 비밀번호 등 민감한 정보가, 5만명은 주민등록번호까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오는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이번 조치는 2014년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 당시 내려졌던 3개월 영업정지보다 수위가 높은 강도 높은 징계다. 게다가 롯데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1.80%나 급감하고 고객 수가 24만명 줄어드는 등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영업정지 확정 시 타격이 더욱 클 전망이다. 특히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이와 관련된 카드 자산에서도 200억원가량의 부실이 더해진 터라 MBK파트너스가 2022년부터 추진해 온 롯데카드 매각 작업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총체적 위기가 닥치면서 최대주주인 MBK를 향한 책임론도 매섭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MBK는 사모펀드 특유의 단기 수익 극대화를 위해 보안 투자가 사고의 원인이라는 질타를 받았으나 이를 부인해 왔다. 또한 롯데카드가 지난 5년간 MBK 계열사에 약 1400억원의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이 중 절반을 ‘구매전용카드’ 형태로 홈플러스에 집중하는 등 계열사 간 자금 융통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자금 순환 구조는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홈플러스 사태와 맞물려 파장을 키우고 있다. MBK의 핵심 포트폴리오인 홈플러스는 무리한 차입매수 이후 자산 매각과 점포 폐점이 이어져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BK가 장기적 혁신 대신 부동산 매각 등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만 치중해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김병주 MBK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 회생절차 등에 대해 “나에게 권한이 없고 이사회가 정하는 것”이라며 선을 긋는 등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비난을 샀다. 한편,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전국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정부와 여당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울산지역본부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청산은 단순한 기업 폐업이 아니라 지역 일자리 붕괴와 경제의 연쇄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력히 우려를 표명했다.
  • 시행 한 달 만에 1000건…원청 향한 교섭요구 쏟아져

    시행 한 달 만에 1000건…원청 향한 교섭요구 쏟아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한 달 만에 하청 노동조합의 원청 사업장에 대한 교섭 요구가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372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총 1011개 하청 노조·지부·지회(조합원 14만 6000명)가 교섭을 요구했다고 10일 밝혔다. 부문별로는 216개 원청(58.1%)을 대상으로 616개 하청 노조(60.9%)가 교섭을 요구해 민간 부문이 공공부문보다 비중이 높았다. 공공부문에서는 156개 원청을 상대로 395개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했다. 노조 상급단체별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56개 사업장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344개, 미가맹 52개 순이었다. 노동부는 시행 초기 폭발적이었던 교섭 요구 증가세가 점차 완화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원청 사업장 기준 증가율은 시행 초기(3월 10~19일) 35.3%에서 중반(3월 19~31일) 21.4%, 후반(3월 31일~4월 9일) 2.5%로 둔화됐다. 하청 노조 기준 증가율 역시 같은 기간 72.5%에서 7.7%까지 감소했다. 현재 교섭 절차에 착수한 원청 사업장은 33곳이며, 이 중 19곳은 교섭 요구 노조 확정 공고를 마쳤다. 한동대는 이미 하청 노조와 상견례를 갖고 실무 교섭에 돌입했다. 상당수 교섭은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진행되고 있다. 사용자성 인정 기준 판단이 아직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노동위원회 결정을 통해 법적 책임을 확인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위원회에는 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 54건이 접수됐으며 사용자성이 인정된 6개 원청 중 5곳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13건이 인정됐고 6건은 기각됐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직무나 상급단체별로 단위를 나누거나 근로조건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분리 신청을 기각하고 있다. 노동위원회 접수 사건 287건 중 196건은 취하됐다. 노동계는 사용자성을 확실히 인정받기 위해 법적 검토를 거친 사건부터 순차적으로 신청하고 있다. 정부는 교섭 절차가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하청 간 대화를 제도화하기 위한 ‘대화촉진법’”이라며 “안정적인 대화 구조를 통해 상생과 노동시장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李대통령 “기간제법이 오히려 실업강제…소상공인도 단결권 허용해야”

    李대통령 “기간제법이 오히려 실업강제…소상공인도 단결권 허용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비정규직을 2년 고용하면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한 현행 기간제법에 대해 “상시 고용으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도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버렸다”며 “현실적 대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사실상 (노동자) 방치를 강제하는 법안이 돼 버렸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2년이 지나면 정규직을 계약해야 한다는 조항만 보면 아주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측에서는 1년 11개월을 딱 잘라 고용을 하고 절대로 2년 넘게 계약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 정규직은 조직이 잘 돼 있고, 단단하게 뭉쳐 권리 확보를 잘해 나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다 보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제 정규직을 절대 뽑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 돼 버렸다”고 짚었다. 이어 “기존 정규직이야 자기 위치를 찾겠지만 자녀들이나 다음 세대는 정규직의 자리를 결코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오죽 답답하면 일부 노조에서 새로 (직원을) 뽑을 때 노조원의 동의를 받아오라고 하겠느냐”며 “일정 수의 고용을 유지하라는 투쟁도 하는 것 같던데 그게 잘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위상 강화를 위한 일들이 궁극적으로 노동자들의 위상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를 향해 “대화를 일상적·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탈퇴한 지 오래됐는데 이용만 당하고 들러리만 서다 보니 화가 나는 점은 이해한다. 노동자 탄압 트라우마로 실용적 정책에 본능적 반감을 갖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신뢰가 중요하다. 한번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소상공인에게도 단결권을 허용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본질적 약자성이 언제나 문제가 되는데 해법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이 있다”며 “소위 노동 3권이 헌법에 보장돼 있다. 조직을 통해 집단으로 교섭하고 그래도 안 되면 집단행동으로 실력을 행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에게도 집단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의 단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는 일축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동화가 곧 일자리 상실이라는 역사적 경험 속에서 (노동자 입장에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지능형 공장)가 고용 증가로 이어진 사례를 언급하며 “피지컬 AI는 숙련노동을 로봇으로 대신해야 하므로 노동자들의 협조와 관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도입 관련해 걱정이 크지만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동계에서 대책을 논의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수용해 정부 정책으로 만들어 한꺼번에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 돈 떼먹고, 도망 못 가게 가두고… 인권·안전 없는 이주노동자

    돈 떼먹고, 도망 못 가게 가두고… 인권·안전 없는 이주노동자

    삼단봉 들고 위협·강제 출국 시도불법 체류 악용해 성범죄도 빈번임금체불 비율 내국인의 3배 많아전문가 “인식·문화 동시에 바꿔야” # 이주노동자 인력업체 대표 A씨는 선원으로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이 근무지를 이탈하자 직원들과 함께 이주노동자들을 붙잡아 호텔과 차량에 감금했다. A씨 일당은 이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삼단봉으로 위협하고 교대로 감시했으며, 일부 피해자들을 강제로 출국시키려 시도했다. # 공사장의 현장소장 B씨는 중국인 여성 노동자를 10여차례 성폭행했다. 피해자가 완강히 거부했지만 “말 안 들으면 강제로 추방당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현장 인부들의 고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B씨가 피해자의 불법체류자 신분을 이용한 것이다. 최근 경기 화성시의 한 업체 대표가 이주노동자 몸에 에어건을 분사해 장기 파열 등의 중상을 입힌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이 커진 가운데, 이주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인권침해가 매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 장벽과 낮은 정보 접근성 등 이주노동자들의 취약한 사회적 지위를 악용하는 구조적 문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신문이 2021년 1월 이후 선고된 이주노동자 대상 전체 범죄 판결문 47건을 분석한 결과, 이주노동자들은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를 넘어 성범죄와 폭행 등 다층적인 범죄에 노출돼 있었다. 위계 관계를 악용한 성범죄는 13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숙소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해 117회 촬영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고용 관계로 문제 제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에어건 사건 같은 폭력 범죄도 무차별적으로 발생했다. C씨 일당은 ‘불법체류 외국인을 잡아 돈을 요구하면 개꿀’이라며 한 외국인 노동자를 집단 폭행해 금품을 빼앗으려 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기절했는데도 발로 밟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임금체불 등 경제적 착취도 잇따랐다. 경북 영천의 한 농장주는 베트남 노동자 25명의 임금 약 1억 5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력사무소 운영자가 전세를 구해주겠다며 3990만원을 받아 개인 용도로 횡령한 사례도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 경험 비율은 3.53%로 내국인(1.11%)의 3배 이상에 달했다. 산업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비로 인한 중대 재해가 이어졌다. 가축분뇨 탱크 작업 중 노동자가 추락해 질식사한 사건에서는 산소 농도 측정이나 보호장비 지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과거의 법과 제도는 현재 이주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주노동자를 동등한 사람이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문화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에어건 사건 피해자에게 법률 상담과 맞춤형 통합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태국어 전담 상담사 등을 활용한 심리 치료와 추가 법률 구조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 편법 실업수당 때린 李… “고용 불안한 비정규직 보수 더 받아야”

    편법 실업수당 때린 李… “고용 불안한 비정규직 보수 더 받아야”

    수당 없는 ‘자발적 실업’ 수정 지시정규직 전환 2년 규제 부작용 비판기업 비업무용 부동산에 규제 검토“부동산 투기로 이익 못 보게 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9일 고용보험 제도와 관련해 ‘자발적 실업’도 수당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의 보수가 정규직보다 많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현행 고용보험 제도에 대해 “자발적 실업에 실업수당을 안 주니 다들 사용자와 합의해 ‘권고사직’ 형식으로 실제로 사퇴한다”며 “자발적 실업에 보상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편법과 탈법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실업수당 받으려고 실업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자발적 실업은 자기가 좋아서 그만둔 거라 실업수당을 안 준다는 생각은 매우 전근대적이며 수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보상 체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고용이 안정된 사람은 더 많이 받고, 똑같은 일을 하는데 고용이 불안한 사람일수록 덜 받는다”며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이 정상적으로 주어진다면 똑같은 조건일 때 비정규직의 보수가 더 많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2년 경과 시 정규직 전환’ 규제에 대해서도 “실제로는 2년 이상 고용을 절대 안 하거나 1년 11개월 만에 끝내버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이러한 노동 현안에 대한 토론을 가질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해보자”고 제안했다. 다주택자와 농지에 이어 이번엔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까지 투기 근절에 그 어떤 예외도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앞으로는 부동산 투기를 할 수 없게, 부동산을 투기적으로 운영해서 이익을 보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놔야 대한민국 산업·경제 체제가 제대로 굴러갈 것으로 확신하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선 과거 한 번 대대적으로 규제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며 “이것은 별도 항목으로 한 번 (청와대) 정책실에서 검토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업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가진 데 대해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무엇을 하려고 그리 대규모로 갖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 쿠팡CLS·SK에너지 하청노조 분리교섭 못한다…노동위 줄줄이 ‘1호 기각’(종합)

    쿠팡CLS·SK에너지 하청노조 분리교섭 못한다…노동위 줄줄이 ‘1호 기각’(종합)

    노동위원회가 쿠팡CLS, SK에너지, 에쓰오일(S-OIL), 고려아연의 하청노조가 제기한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노동위가 하청노조의 요구를 기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가 쿠팡CLS를 상대로 신청한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했다. 서울지노위는 “다른 노조의 조합원들과 현격한 근로조건 및 고용 형태상 차이가 없다는 점, 안정적·효율적 교섭체계 구축 및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와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은행, 하나은행, KB국민카드 콜센터 하청노조가 제기한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은 인정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노위는 “콜센터의 고객상담 업무와 IT개발 및 시설관리 직종의 업무 내용, 근로자들의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가 현격히 다른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전국택배노조는 앞서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와는 함께 교섭할 수 없다며 교섭 단위를 분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노총은 사측 유착관계가 많이 보였기 때문에 택배노동자의 이익을 대표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며 “중앙노동위에 재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지노위 역시 이날 SK에너지, 에쓰오일, 고려아연 하청노조인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의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했다. 울산지노위는 “산업안전 관련 의제에 대한 노조 간 이해관계가 유사하며 교섭 단위 분리 시 노동조합 간 근로조건의 격차 유발 우려 등에 따른 문제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조합원 수가 적기 때문에 과반인 노조에 비해 교섭에 대표성을 띠고 나설 수 없다는 점이 이유였다”며 재심 의사를 밝혔다. 이외 동희오토(충남지노위)와 한국전력공사(전남지노위)는 교섭 단위가 분리됐다. 사용자성 인정 결정도 이어졌다. 포스코이앤씨(경북지노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제주지노위)는 하청노조의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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