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주노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산림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543
  • 회사 불법에 맞섰는데 손배 가압류… 노동자 삶이 무너진다

    회사 불법에 맞섰는데 손배 가압류… 노동자 삶이 무너진다

    지난 19일 법원은 2011년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태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현대자동차 임원 4명에 대해 각각 징역 6월에서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노조파괴 행위 등 회사의 불법이 인정돼도 이미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손배 청구는 회사 불법 인정돼도 영향 없어 ‘노조파괴’ 컨설팅으로 유명했던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정체가 드러나는 등 돈으로 ‘불법’ 행위가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손배 가압류에 묶여 있다. 노동자들은 불법파견, 불합리한 노동환경 등에 항의하며 일어섰지만 헌법에 명시된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행사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항상 가슴속에 덩어리가 있는 것 같아요. 여전히 그 스트레스는 가슴속에 남아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였던 엄길정(48)씨는 현재 각각 20억원, 5억원, 3억원짜리 손배 소송이 걸려 있다. 2010년 7월 대법원이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비정규직 해고자였던 최병승씨가 현대차의 정규직임을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놓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엄씨는 정규직 노동자지만 이들과 연대했다. 그 대가는 20억원 손배로 돌아왔다. 소송이 걸린 지 10년이 지났지만 결말은 나지 않은 채 여전히 엄씨를 괴롭히고 있다. 그사이 엄씨는 징계를 받고 해고됐다. 벌써 해고 7년차다. 일반적으로 회사는 추후에 손배를 제기할 것이라고 하면서 가압류를 먼저 신청한다. 노동자의 금전, 부동산, 전세 자금, 임금 통장 등이 가압류에 묶인다. 가압류를 걸 때는 당사자들 모르게 신청할 수 있다. 통보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가압류를 결정한다. 당사자들은 나중에 결정문을 받고, 은행의 통보를 받고서야 알게 된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항변할 기회도 없이 재산권이 제한되는 것이다. 이후 손배청구 소장이 날아오면서 본격적인 소송이 시작된다. 소송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 금액이 너무 적으면 회사가 항소하고, 금액이 너무 크면 노동자 측이 항소하면서 소송은 대법원까지 간다. 그사이 엄씨처럼 10년이 흐르기도 한다.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노동자들의 고통만 배가된다. 1심 판결에서 회사가 청구한 금액 일부라도 법원이 인용하는 판결이 나오면 다음날부터 지연이자가 생긴다. 연이율만 12%다. 소송이 길어지면서 지연이자가 원금을 넘어서기도 한다. 엄씨도 20억원 손배에 지연이자만 19억원을 넘겼다. 노동자 지원단체 손잡고 윤지선 활동가는 “노동자들은 소송 시간과 비용을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결국 버티는 사람만 판결문 하나를 얻을 수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송비 모두 노동자 부담… 스트레스 극심 노동자를 괴롭히는 것은 돈뿐만이 아니다. 손배 가압류 과정에서의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유성기업아산지회 도성대 지회장은 “(손배가 걸린) 10년 동안 절반은 길바닥에서 잤고, 내 일상 자체가 없었다”면서 “10년간 400여건의 소송을 했는데 소송을 하면 소장이 다 집으로 날아온다. 이 소장을 받으면서 가족들이 망가져 갔다. 지금도 손님이 와서 초인종을 누르면 누구도 문을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손잡고,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 심리치유센터 와락 등이 손배 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 236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30.9%(남성 기준)가 “난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주간 우울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노동자도 남성 노동자의 59.7%, 여성 노동자의 68.8%에 달했다. 노동계는 손배 가압류가 노동3권을 무력화하고 노조를 와해시키는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윤 활동가는 “회사가 징계, 해고 등에 이어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수단이 손배 가압류다. 손배 가압류가 걸리면 노동자들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회사가 노조 활동을 억압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엄씨도 “잠시라도 라인을 세워도 징계에 회부되고, 손배와 가압류가 들어오니 노조의 활동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노동 조건을 위해 일어섰던 비정규직들의 쟁의 행위도 집단 해고와 손배 소송으로 돌아왔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남기웅 사무장은 “9년간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3교대로 쉬지 못하고 일했다. 점심시간은 고작 20분이었다. 조금만 실수해도 시말서를 써야 했고, 실수한 사람들에게는 붉은 조끼를 입는 모욕을 줬다”면서 투쟁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도 승소했지만 회사는 5200만원의 손배 청구로 응답했다.●근로자지위 판결엔 소송 당사자만 직접 고용 비정규직의 손배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과 연결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에 저항하며 쟁의 행위와 동시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낸다. 그러면 회사는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걸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취하하면 손배 소송에서 제외시켜 주겠다고 유혹한다. 근속연수와 임금을 깎는 대신 신규채용의 형식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제안도 한다. 민주노총 울산법률원 정기호 변호사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소송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니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나면 노조는 동력을 잃는다. 엄씨가 연대했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정 변호사는 “불법파견 대상이라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정규직이 돼서 소송이 취하됐다. 지금은 비정규직 투쟁에 호응해서 연대해 왔던 노동자들만 소송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손배를 빌미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취하시키려는 것은 소송이 끝까지 진행되면 회사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2010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이었던 최병승씨를 시작으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노동자들이 차례로 승소하고 있다. 이에 회사는 소송 당사자만 정규직으로 인정하는 방식 등으로 대응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톨게이트지회 사례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 대법원으로부터 근로자 지위를 판결받았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이 소송 당사자들만 직접고용하고 다른 노동자들은 개별 소송 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놔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정부·국회, 손배 남용 막을 대책 내놓아야 손잡고에 따르면 올해 노조·노동자 대상 손배 가압류 건수와 금액은 58건(23개 사업장)에 약 658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18억원이 가압류 돼 노동자들의 재산이 묶여 있다. 노동 변호사들은 ‘기울어진’ 사법 운동장을 바로잡고, 정부와 국회가 하루빨리 손배 남용을 막을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인수 민주노총법률원 변호사는 “정당한 쟁의행위는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지만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받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근로 조건을 지켜 달라고 요구하고 나의 일터를 지키는 행동이 왜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분별한 손배 소송을 막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개정안은 19대에 이어 20대에서도 별다른 논의 없이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노조법 개정안이 올라왔지만 노동 변호사들은 수단의 적정성을 좁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우려한다. 고용노동부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소송을 대리했던 김상은 변호사는 “인지를 통해 강제수사를 벌이는 등 고용부가 신속하게 부당노동행위를 막을 방법이 있는데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광복절 집회’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감염법위반 혐의 검찰 송치

    ‘광복절 집회’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감염법위반 혐의 검찰 송치

    광복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로 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주요 간부들이 감염병예방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감염병예방법 및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최자들을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민주노총 등은 지난 8월 15일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참가자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남북 합의 이행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노동자 해고 중단 등을 요구하는 ‘8·15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당시 서울시와 경찰은 사랑제일교회 등이 주도한 광화문광장 집회와 함께 보신각 집회 역시 금지했으나, 민주노총 등은 예고한 행사를 강행했다. 주최 측은 “집회가 아닌 기자회견이고, 마스크·페이스실드·체온검사 등 방역 대책을 마련해 현장에서 확진된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정부, ‘3차 유행’으로 공식 판단…“8~9월 감염 억제 못한 것 이어져”(종합)

    정부, ‘3차 유행’으로 공식 판단…“8~9월 감염 억제 못한 것 이어져”(종합)

    정부가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대해 ‘3차 유행’이라는 점을 공식 확인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지역사회 유행이 본격화하며 대규모 유행으로 진행되는 양상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지난 2∼3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 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1주 평균 200명’ 땐 2단계로 곧바로 격상 예고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63명으로, 해외유입(43명)을 제외한 지역발생 320명 중 68%인 218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윤 반장은 “서울의 감염 확산 속도가 빨라 수도권의 경우 매일 200명 내외의 환자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며 “그 외 지역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의 환자 증가 추세가 완화되지 않고 계속돼 1주간 하루 평균 환자 수가 200명에 도달하는 등 2단계 기준을 충족한다면 (1.5단계 적용기간인) 2주가 지나지 않더라도 2단계 격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일 평균 확진자 수를 보더라도 228명 중 153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전체 일 평균 확진자의 67.1%다. 그 외에는 호남권 25명, 강원권 17명 등이었다. “대유행 국면으로 진입…감염 재생산지수도 급증”정부가 이날 ‘3차 유행’을 공식 언급한 것은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더 큰 유행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지난주부터 환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 (수도권과 일부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결정했다. 환자 증가세 외에 감염 재생산지수도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며 “발생 양상도 일상생활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작은 집단감염이 다수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양상으로 볼 때 지금의 이 감염 확산은 당분간 안정화되기보다는 계속 더 확산할 여지가 있고, 큰 유행의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8~9월 일상감염 억제 못하고 이어진 것으로 판단”정부는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3차 유행’이 지난 8~9월에 발생한 일상감염이 억제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8∼9월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유행’이 있었던 시기로, 8월 14일부터 9월 19일까지 37일간 100∼300명 수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윤 반장은 “8∼9월에 일상생활 곳곳에서 감염이 있었고, 그것이 완전하게 억제되지 못하고 조금씩 늘어나면서 현재의 집단감염 양상으로 번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8월의 유행은 교회와 광복절 도심집회라는 특정한 요인이 있었지만, 일상생활 감염도 혼합돼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3단계의 중간에 해당하는 ‘2.5단계’의 조치를 취해 감염을 상당히 억제했지만, 코로나19의 특성상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감염이 조금씩 확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거리두기를 계속해서 2단계 이상 유지하는 것은 방역과 일상의 조화라는 원칙에 위배되기에 9∼10월에 걸쳐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고, 지속가능한 방역을 위해 거리두기를 5단계 체계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특정집단 때문이라고 할 순 없어”…서울시 입장과 차이 그러나 전날 서울시가 “광복절 집회 당시 발생한 감염이 잔존해 최근에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에 정부 방역당국은 동의하지 않았다. 윤 반장은 “현재 하루 3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유행이 특정한 행사나 집단의 기여로 발생했다고 직접적으로 설명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서울시에서도 그런 차원에서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14일 민주노총이 서울 등 전국에서 개최한 집회와 이번 3차 유행의 연관성에 관한 질문에는 “집회와 관련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정보는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방역수칙 철저 준수 당부…“1차 대유행 이상 확산 가능성”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 차단을 위해 거리두기 등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재차 당부했다. 윤 반장은 “당분간 모든 모임과 약속을 연기·취소하고 사람들이 많이 밀집하는 실내 다중이용시설, 특히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사우나나 실내체육시설 이용은 삼가 달라”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말고 신속하게 검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확산세를 차단하지 못하면 지난 2∼3월 (1차 대유행) 이상의 규모로 전국적 대유행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며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정부와 함께 싸워주길 부탁한다. 이번 주말에는 외출과 모임은 자제하고 꼭 필요하지 않으면 집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주말 이동량, 직전 대비 다소 줄어 지난 주말(11.14∼15)의 시민 이동량은 직전 주말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이동량은 수도권의 경우 직전 주말보다 1.1% 감소한 3589만건, 전국은 1.2% 줄어든 7403만 200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대중교통(버스·지하철·택시) 합산 이용량도 2311만 6000건으로, 직전 주말보다 1.5% 감소했다. 또 카드 매출액도 수도권은 1조 2792억원, 전국은 2조 1733억 원으로 직전 주말보다 각각 2.6%, 1% 줄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작부터 삐걱대는 ‘사회적 논의’… 급식 이어 돌봄교실도 또 멈추나

    시작부터 삐걱대는 ‘사회적 논의’… 급식 이어 돌봄교실도 또 멈추나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등 학교 교육공무직의 파업으로 서울 일부 학교의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이 중단됐다. 교육공무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가 첫발도 떼지 못하면서 2차 파업마저 예고되고 있다. 1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서울학비연대)가 벌인 파업에 서울의 교육공무직 1만 6530명 중 626명(3.8%)이 참여했다.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등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서울시내 학교 36곳(3.5%)이 급식을 중단했으며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1.3%가 운영되지 못했다. 이날 급식을 중단한 학교 대부분은 빵과 음료 등 간편식을 제공했다. 당초 서울학비연대가 2500명가량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본 데 비하면 파업의 여파는 미미했지만 급식이 중단된 학교의 학부모들은 불만을 쏟아 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는 이모(42)씨는 “올해 학교에 몇 번 가지도 못했는데 제대로 등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운다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서울학비연대는 서울 교육공무직의 약 77%가 가입된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을 확정급여(DB)형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일 전국적으로 파업을 벌였던 초등 돌봄전담사들도 2차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도교육청이 이번 주까지 초등 돌봄 관련 협의체에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2차 파업을 대규모로 장기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간 교육공무직이 파업을 벌일 때마다 대화와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사회적 논의’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면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교육부가 초등 돌봄교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공무직 노조와 교원단체, 시도교육청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자 시도교육청들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등도 참여해야 한다”고 역제안을 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학비연대는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전일제 전환을 우선 협의하지 않으면 2차 파업을 벌일 것”이라며 교육당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전일제 전환이나 퇴직연금 제도 전환 등 교육공무직 노동조합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기엔 교육 재정 부담이 막대하다는 점도 타협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DC형 가입자 전원을 DB형으로 전환할 경우 향후 20년간 9000억원가량이 추가로 소요돼 재정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데다 수능을 앞둔 상황에서 교육공무직의 파업이 반복되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파업 대란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도록 노동조합법을 개정해 급식·돌봄 파업 등으로 학교 기능이 마비되지 않게 해 달라”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포토]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2차 돌봄파업 선포 기자회견

    [서울포토]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2차 돌봄파업 선포 기자회견

    19일 서울 민주노총에서 초등돌봄 협의체 거부하는 시도교육감협의회 규탄 및 2차 돌봄파업 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0.11.19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서울시 “신규 확진 세자릿수는 광복절집회 영향…핼러윈 아냐”

    서울시 “신규 확진 세자릿수는 광복절집회 영향…핼러윈 아냐”

    서울시는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8일 만에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지난 8월 광복절 집회와 관련된 집단감염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이날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확진자들의 GPS를 분석한 결과, 핼러윈데이나 지난 주말 도심 집회와의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확진자 수의 급증 요인이 지난 10월 31일 핼러윈데이를 맞아 서울 강남, 이태원 등 클럽에 인파가 모여든 것과 지난 주말 민주노총이 동시다발적으로 열었던 99명 단위 쪼개기 집회의 영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 수는 광복절 집회가 열리고 2주 뒤인 지난 9월 1일 101명을 기록했다. 이후 10명대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중순부터 가파르게 늘기 시작해 다시 세 자릿수에 도달했다. 박 통제관은 직전 세 자릿수 발생일과 2개월가량 시차가 있는 최근의 확진자 수 증가도 모두 광복절 집회의 영향으로 봤다. 그는 “8.15 집회 당시 (확진자 수가) 많이 발생해서 아마 지역사회에 꽤 많이 잔존 감염을 시켜놨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전국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이고, 여기서 폭발적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늘부터 2주간 1.5단계로 시행한다”며 “2단계로 상향되지 않을 수 있도록 강도 높은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여자 화장실 없고 “여사님”이라 불리는… 나는 ‘여성 건설 노동자’다

    여자 화장실 없고 “여사님”이라 불리는… 나는 ‘여성 건설 노동자’다

    “어이, 아줌마!”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40대 여성 노동자 김미숙(가명)씨는 이름 대신 ‘아줌마’로 불린다. 존대를 한다며 ‘여사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씨는 “처음엔 불쾌했지만 이젠 익숙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물도 최대한 안 먹는다. 현장에 하나뿐인 휴게실용 콘테이너와 화장실은 남성 노동자 전용이다. 여성용 화장실이 있어도 남성 동료가 ‘급하다’며 불쑥 나타나 불안하다. 1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건설노조)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여성 노동자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13~16일 형틀 목수(38명), 타워크레인 조종사(28명) 등 9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8.2%(82명)는 “건설현장 일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고용 불안(77.4%)과 편의시설 부재·낙후(48.4%), 성차별(32.5%)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46.2%는 ‘건설현장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낀 경험이 없다’는 답은 36.5%에 그쳤다. 낙후된 편의시설도 성차별과 연관돼 있다. 여성 건설 노동자들은 가장 필요한 편의시설로 화장실(44.1%)을 꼽았다. 휴게실(31.2%), 탈의실(19.3%), 샤워실(5.4%)이 뒤를 이었다. ‘현장에 화장실이 없거나 부족’(79.6%)하기 때문에 여성 노동자들은 수백미터 떨어진 화장실로 뛰어가기 일쑤다. 호칭도 이들이 겪는 차별을 보여 준다. 여성 건설 노동자들은 ‘이모님·아줌마·여사님’(29.0%)이라고 불릴 때가 잦다. 여성 노동자들도 남성 노동자처럼 이름(49.4%)이나 기사님(31.2%)이라고 불리기를 바란다. 이들은 건설현장에서 성평등 문화가 정착돼야 여성 진출이 늘어날 것(54.2%)으로 봤다. 건설노조는 이날 건설근로자공제회와 간담회를 열고 여성 노동자 복지 사업과 이름 부르기 캠페인 등을 논의했다. 건설노조는 “매월 1회 산업안전보건교육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IT·게임 노동자 “2명 중 1명은 직장 내 괴롭힘 당하거나 목격“

    IT·게임 노동자 “2명 중 1명은 직장 내 괴롭힘 당하거나 목격“

    정보기술(IT) 업종과 게임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2명 중 1명 꼴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거나 목격했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3명 중 1명은 최근 6개월 동안 주 평균 52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미조직전략조직실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판교 IT·게임 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 실태조사에서는 경기 성남 판교 등의 IT·게임 노동자 809명이 응답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2.0%(259명)는 ‘최근 6개월 동안 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최근 6개월 동안 주 52시간 초과 근무 경험 비율이 81.8%로 가장 높았다. ‘5~100인 미만 사업장’은 48.6%였고, ‘100~300인 미만 사업장’(34.0%), ‘300인 미만 사업장’(22.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 52시간을 넘겨 일하고 연장 수당이나 휴가 등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52.7%에 불과했다. 27.7%는 추가 보상을 받지 못했고, 19.6%는 ‘회사 시스템 상 근무 시간을 기록하지 않는다’고 했다.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도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7.3%(383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72.7%로 가장 높았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43.6%로 높았다. 직장 내 괴롭힘의 형태로는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나 소문의 주인공이 됨’이 17.3%로 가장 많았다. ‘욕설이나 위협적인 말’(13.8%)이나 ‘업무 정보 제공이나 의사결정에서 배제’(13.2%), ‘정당한 이유없는 인사조치’(12.7%), ‘성희롱’(10.6%) 등이 있었다. 최정주 민주노총 전략조직실장은 “판교 지역 노동 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특히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에 대한 실질적 권리 보장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서울포토]쿠팡발 코로나19 피해 문제 공론화 집회

    [서울포토]쿠팡발 코로나19 피해 문제 공론화 집회

    민주노총 쿠팡 피해 노동자모임이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문제 공론화 집회를 하고 있다. 2020. 11. 18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4·15 부정선거’ 주장 민경욱 변호인 “12월 미국서 귀국할 것”

    ‘4·15 부정선거’ 주장 민경욱 변호인 “12월 미국서 귀국할 것”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과 광복절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등으로 재판과 수사를 받는 민경욱 전 의원이 조만간 미국 체류를 마치고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의원의 변호인은 18일 언론을 통해 “다음 재판기일인 12월 21일에는 꼭 출석할 것”이라며 “그것이 동료 의원이나 재판부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재판도 재판이지만 민 전 의원은 그것보다 훨씬 큰 부정선거라는 문제를 이야기해왔다”며 “미국 측 초청을 받고 9월 며칠 일정으로 회의 참석차 출국한 것인데 미국 대선의 부정선거 문제가 생기면서 체류가 길어졌다”고 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환승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패스트트랙 재판’에 불출석한 민 전 의원에게 구인장을 발부했다. 이에 변호인은 “민 전 의원은 4·15 총선이 부정선거임을 밝히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진실을 알리고 규명하고자 미국에 갔는데 미국 대선에서도 동일한 부정선거가 드러났다”며 미국 체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불출석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지 않았고, “다음 달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당직자 27명의 재판 절차는 지난 2월 시작됐다. 황교안·나경원 전 의원 등 주요 피고인들은 공판준비기일 이후 8월 말부터 1∼2개월에 1차례씩 출석 요구가 있을 때마다 법정에 나왔지만, 민 전 의원은 8월에 1차례 출석한 뒤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민 전 의원은 또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를 주최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등)로 경찰에도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 전 의원은 18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면서 왜 민주노총 집회는 허용했느냐고 물어봤더니 돌아온 정부의 대답이 코로나를 완전 종식시키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란다”면서 “그럼 이제 4.15 부정선거 집회도 마음껏 할 테니 방해할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 도입된 전자 투표기와 우편 투표에 부정이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주장을 전달하며, 한국 4월 총선에서도 부정이 개입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1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국감 활약은 그의 ‘분홍색 원피스’만큼 인상적이었다. 삼성을 정조준하는 대범함과 숨진 노동자 옷을 입고 나타나는 기민함도 보였다. 1992년생 의원을 향한 시기, 질투,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도 ‘잘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 513호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뜨거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원하게 잘 웃었고, 솔직한 화법을 썼다. -정치를 의식하면서 살았나요. 이를테면 국회의원이 돼야지, 그런 생각? “아니요. 오히려 어머니는 ‘평범하게 살아라. 그래야, 세상이 너에게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거기에 맞춰 살았고요. 그러다 직장에서 성추행을 겪고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을 당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기만 한다면,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세상이 질문하지 않을 텐데. 그게 진짜 설명이 필요 없는 삶이 아닌가?’라고.” -내가 평범해지는 대신 세상을 바꾸겠다 생각한 거네요. “그렇죠(웃음). 세상이 좀더 나아질 수는 없을까? 아, 세상을 바꿔 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보통 사람들은 조직에 자신을 맞추고, 집단에 녹아들고 싶어 합니다. 게임회사 재직 때 장기자랑 건으로 인사팀 관계자를 쏘아붙인 일화도 있더군요.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 왔다’고. 그 대범한 성격은 타고난 건가요. “어머니도 저더러 ‘어릴 때부터 애가 간이 컸다’고는 하시더라고요(웃음). 하지만 그보다는 행동하거나 말하지 못했다가 후회한 경험들이 쌓이고 말하지 않는 게 더 괴롭다는 걸 깨달았어요. 행동하고 나서 힘든 게 차라리 낫다는 걸 체득한 거죠. 직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성추행과 갑질 피해를 본 후배를 도운 것도 그런 맥락이에요. 행동하는 게 제가 행복해지는 길인 거죠.” #2 류 의원은 덩치 큰 가구 대신 스타트업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빈백을 방에 들여놨다. 여기저기 놓인 노란색 소품이 창밖의 은행나무와 묘하게 어울렸다. 문에는 ‘비동의 강간죄를 소개하고 싶어 대자보를 붙입니다’라고 쓰인 노란색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그는 자기 1호 법안인 ‘강간죄 개정안’(강간의 정의를 폭행과 협박에서 상대방의 동의 여부, 위계 위력으로 확장하자는 안)에 동참할 의원을 찾으려고 회관 곳곳에 포스터를 붙였다. 지난 8월 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비동의 강간죄, 진행사항은 어때요. “법사위 의원님들 찾아가기도 하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요. 다들 눈치를 자주 보시는 것 같아요. (종교계 눈치요?) 한편으로는 왜 여성의 표는 의식하지 않지?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 거지? 화가 나요. 신중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놈의 신중함 때문에 많은 제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신중함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에 대한 변명이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1인 시위 중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기억하시느냐’고 외친 일도 주목받았어요. 시선을 끄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아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요. (시위를 한 지) 막 40일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60명이 넘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돌아가셨어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업재해 사망률 1위 국가인데 이런 사고가 나면 기업들은 노동자 개인의 과실이라고 변명을 해요. 실상은 안전 시스템 미비, 효율만 따지는 기업문화가 문제라는 거죠. 이건 우리가 비용 효율만 따져 가며 기업들에 특혜를 늘려 줘서 그런 건데, 이제 정상으로 돌릴 때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에서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니 하루빨리 준비가 되길 촉구해야겠죠.” -정치를 하면서 참고하는 모델이나 영향을 준 사람이 있나요. “딱히 롤모델이라는 건 없지만,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분이라면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떠오르네요. 예전에 한 게임 회사 과로사 사건 뒤에 이 전 대표님 의원실에서 나섰고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돌았는데, 그때 (회사가) 떼먹은 야근수당을 주더라고요(웃음).” -본인이 자주 이야기하는 ‘약자의 무기’로서 정치가 작용한 거군요. “네. 일상 속에서 정치가 이렇게 효과를 발휘하는구나 체감했죠. 예전 회사에서 부당해고 사례가 몇 건 있어서 당시 회사 임원이 증인으로 나갔는데 그걸 주도한 것도 이 전 대표님 의원실이었고요. 여러 영향을 받았죠.” #3 정의당 비례 1번으로 주목받고 대리게임 의혹을 치렀으며 박원순 조문 거부와 본회의 원피스 복장으로 단숨에 논쟁의 중심에 선 그다. 파격만 있을까 의심했는데, 정쟁에 가려 잊고 있었던 ‘입법 노동자’의 본모습이 엿보였다. -아참, 멘사 회원이라면서요. “민망해서 이걸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데…(웃음). 무엇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 드리고 싶어요. 최근에는 총선 1호 공약인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를 요청했습니다. 공짜 야근 이제 그만 없애야죠. 최대한 많은 여야 의원의 서명을 받아 곧 발의할 예정입니다. 채용비리처벌법, 임금체불방지법 그리고 부당권고사직방지법을 담은 청년 노동자 보호 3법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게임’, ‘노동’, ‘원피스’, ‘최연소’ 등 정치인 류호정에게 여러 꼬리표가 달렸어요. “저는 ‘정의당 류호정’이고 싶어요. 정의당엔 정말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계셔요. 큰 정당, 큰 단체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다가 결국 안 돼서 여기로. 그래서 전 필요할 때 마지막에 곁에 있어 주는 사람. 그게 거대 양당이 할 수 없는 정의당만의 역할이니까요.”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류 의원 가방 속이 궁금해 지하철 출퇴근 ‘최애템’ 게임기힐링 영상 즐겨보는 태블릿PC 21대 최연소 정치인의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류호정 의원은 흔쾌히 가방을 열어젖혔다. 노란색(정의당의 상징색) 스포츠 브랜드 배낭에서 나온 아이템은 태블릿PC와 무선 이어폰, 화장품 파우치, 볼펜, 휴대용 게임기, 휴대용 칫솔 그리고 ‘민총이’(민주노총 캐릭터) 엠블럼. 이것도 저것도 전부 노란색 천지다.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는 그는 이동 중에 간간이 휴대용 게임기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닌텐도 스위치의 인기 타이틀)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게임광이다. 이화여대 재학 당시 리그오브레전드(LoL·이하 롤) 대리게임 의혹을 겪고 사죄도 했지만, 게임 자체를 그만두진 않았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를 끝내고 지난 주말 롤 ‘골드티어’(중상위권 레벨)를 찍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스트레스 해소 목적도 있지만 롤을 매개로 청년들과 더 편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도 류 의원에 대한 TMI(Too Much Information). 음악은 즐겨 듣지 않지만, 라디오는 챙겨 듣는다. 즐겨 듣는 라디오는 없고 주파수 잡히는 대로 듣는 편. 아이패드로는 조간 뉴스를 꼼꼼히 챙기고, 힐링이 필요할 때는 고양이와 새 영상을 찾아본다. 가장 최근에 산 아이템은 스마트워치(애플 워치). 밀려드는 연락을 바로바로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 ‘현대제철 당진공장 2500명 집회 예고’에 경찰과 자치단체 비상

    오는 19일 충남 당진에서 열리는 현대제철 비정규직 2500명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경찰과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6일 223명에 이어 17일 230명이 무더기로 발생하고 수도권과 천안·아산에 사회적 거리두기 1.5 단계가 발령된 가운데 8.15 광화문 집회 후 가장 큰 집회가 열린다”며 “수도권과 인접한 당진은 이 집회로 사회·경제적 타격을 입지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해야할 시로서는 대규모 집회가 불가피하다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면서 1m 이상 거리두기,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호소했다. 김 시장은 “타지인의 집회 참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1단계를 유지 중인 당진에 코로나19 피해를 발생시킬 경우 주최 측과 참가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당진은 지금까지 총 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지역내 감염은 단 1명 뿐일 만큼 상당히 선방하고 있는 중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19일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2500명이 현대제철 당진공장 C정문 앞에 모여 ‘비정규직 차별해소’를 요구할 예정이다. 집회에는 당진 뿐 아니라 인근 천안·아산은 물론 울산, 순천 등 전국에서 근로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관계자는 “이들은 비정규직이라고 하지만 협력업체 정규직들로 현대제철의 협상 파트너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협력업체는 각각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현대제철이 이들의 집회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막을 권한이 없다. 다만 시기가 엄중한 만큼 이들과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만주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현대제철 종사자 1만 5000명 중 4500명만 정규직이고 6500명은 협력업체,나머지는 외주업체 직원들이다”면서 “같은 공장에서 같은 일을 하고 사고도 자주 당하는데 임금은 정규직 근로자의 절반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아산 근로자 참여를 자제시키고 있다”며 “방역수칙과 거리두기도 엄격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집회의 자유가 엄연히 보장된 상황에 거리두기 1단계인 당진에서 여는 집회를 막을 아무런 법적 기준이 없어 집회를 허용했다”면서 “집회 현장에 참가자보다 더 많은 경찰 인력을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근 당진시 사회재난팀장은 “직원 100명을 투입해 개최 전후로 집회장을 소독하고 거리두기 준수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오늘도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산업재해와 사회적 참사를 재조명하는 사진전이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10만명이 동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1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는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오늘도 다녀오지…못했습니다’ 사진전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로 각인된 산재 사망과 시민 재난 참사를 되돌아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와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산재 사망 등 13건의 산업재해를 비롯해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 5건 사회적 참사 당시 유족과 시민들이 기업에 책임을 묻거나 추모하는 모습이 전시됐다. 지난달 숨진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김원종씨의 아버지가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눈물을 쏟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걸렸다. 홀로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스크린도어에 메모와 꽃을 남긴 장면도 사진으로 기록됐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대해 민주당을 규탄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에서 양대 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는 “이번 개정안은 하한형 형사처벌은 없고 개인 벌금 하한 기준은 평균 벌금에서 50만원 늘어난 500만원”이라며 “100억원 이하 과징금도 동시에 3명 이상, 1년에 3명 이상 사망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코로나 거리두기 기준 상향 언제?…수도권 1.5단계 턱밑

    코로나 거리두기 기준 상향 언제?…수도권 1.5단계 턱밑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인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역에 예비경보를 발령하면서 두 지역에서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이 예상된다. 수도권은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기준 80% 수준에 도달했고, 강원은 이틀째 그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일일 확진자 규모, 주평균 60대 이상 확진자 수, 중증환자 병상수용능력, 역학조사 역량, 감염재생산 지수, 집단감염 발생 양상, 감염경로 조사중 사례 비율, 방역망 내 관리비율 등을 토대로 거리두기 격상을 검토한다. 거리두기 1.5단계는 특정 권역에서 의료체계 통상 대응 범위를 위협하는 수준이며, 1주일 이상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일 때 내려진다. 1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가 수도권에서는 100명 이상, 충청·호남·경북·경남권 30명 이상, 강원·제주도는 10명 이상일 경우 1.5단계 기준이다. 강원 지역은 이미 1.5단계 격상 기준을 충족했지만, 수도권과 가까운 강원 영서 지역에서 확진자가 주로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1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코로나19 환자는 122.4명으로 이전 주 88.7명에 비해 33.7명이나 증가했다. 이는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75.3명, 25일부터 31일까지 86.9명을 기록한 뒤 계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특히 최근에는 특정한 시설을 원인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역사회 다중이용시설 곳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곳곳에서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거리두기 1.5단계를 시행 중인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충남 천안·아산, 강원 원주, 전남 순천·광양·여수 등 6곳이다. 광역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은 나오지 않았지만, 강원 영서와 수도권 순서로 발령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지난 14일 전국 14개 시도에서 1만 5000여명이 참여한 집회를 강행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거리두기 1.5단계는 지역유행 단계로 방역 관리가 까다로워진다. 유행 권역에 위치한 시설일 경우 이용인원 제한을 확대하고, 클럽 내 춤추기 등 감염병 위험도가 높은 활동을 금지한다. 코로나19 유행 권역에 소재한 시설은 면적 4제곱미터(㎡)당 1명 등으로 이용인원을 제한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인 15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지금 증가세를 꺾지 못하면 거리두기 격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국민 일상과 서민경제에 큰 어려움을 야기하는 만큼 단계 격상 없이 1단계에서 억제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11월 13일, 1970년과 2020년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11월 13일, 1970년과 2020년

    11월이다. 11월에는 전태일의 죽음과 민주노총 창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1970년 11월 13일,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을 쉬게 하라,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를 외치며 분신했다.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50년 전 일이다. 한국의 수많은 지식인들과 노동자들은 전태일의 분신을 목도하며 충격과 분노를 느꼈고, 이후 고 조영래 변호사가 집필한 ‘전태일 평전’(1983년 당시에는 익명으로 출간)을 읽으며 노동운동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노동운동가들의 투쟁과 좌절, 그리고 고난이 쌓여 1995년 11월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만들어졌다. 한국 노동운동의 새로운 장정을 시작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추서식에서 “오늘 전태일 열사에게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다”라고 말했다.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 갖는 실제 무게와 실천은 과연 무엇일까? 왜 정부의 의지가 아니고 정부 의지의 상징인 걸까? 1970년 전태일은 “골방서 하루 16시간 노동”하는 10대 여성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절규했다. 2020년 들어서 택배 노동자가 열 분, 그것도 10월 한 달 동안에만 세 분이 사망했다. 다수가 과로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택배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하고, 한 달 평균 4420건의 물품을 배송하고, 건당 800원의 배송 수수료를 받는다는 이 숫자들로 보아 이들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닐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사 직원 한 분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기사가 올라온다. 이런 추세로라면 올해도 작업장 사고 또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의 수가 ‘평균 2000여 명’을 채울 전망이다. 마음이 무거워져 글을 쓰기 힘들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 노동계에서 ‘전태일 3법’이라 부르는 노동조합법 개정안(특수고용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결정권 추가), 근로기준법 개정안(영세 사업장 노동자의 근로 조건 개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안(산업 재해 발생 시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에 대해 앞장서도 부족할 더불어민주당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가 택배 노동자들의 불합리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도 기업에 대한 강제성은 없고, 무수한 권고와 유도로 채워져 있다. 강제성이 있는 법도 어기는 것이 자본가인데, 권고가 무슨 힘을 가질 거라고 예상하는 것일까? 게다가 노동운동가 개인과 노동조합을 금전적으로 옥죄어 파괴하는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의 남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시민단체 ‘손잡고’와 민주노총의 집계에 따르면, 2020년 11월 현재, 노동자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은 총 58건이며, 그 액수가 658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 중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만 28건이고 그 청구 금액은 68억 7000여 만원에 달한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손해배상 소송 남용은 노동3권을 무력화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당은 국회에서 다수 정당이 되면 손해배상 및 가압류법을 고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정치는 “의지의 상징”이 아닌 구체적인 정책과 입법으로 구현된다.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역대 가장 많은 의석을 갖고 있는 집권 여당이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개혁 입법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통령과 행정부 그리고 입법부의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려는 법과 제도를 바꾸지 않은 채, 전태일 열사의 이름을 아련하게 호명하고 훈장을 추서하는 것은 씁쓸한 추억팔이 또는 정치적 퍼포먼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수세적이고 관례적인 행위만 반복한다면, 중도와 안정이라는 간판 뒤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약속한 정책을 입법하고 집행하지 않는 그 어떤 정치인도 그 어떤 정치 세력도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바라는 국민의 심판을 비켜갈 수 없다.
  • [사설] 신규 확진자 2일 200명대, 선제적으로 방역 단계 높여야

    토·일요일에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째 200명을 넘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8·15 광복절 집회를 계기로 전염이 확산됐던 9월 2일(267명) 이후 처음이다. 검사 횟수가 대폭 줄어드는 주말에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었다는 것은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가 많다는 의미로 향후 무서운 기세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최근 감염이 직장, 사우나, 카페, 가족·지인 모임 등 일상 공간을 고리로 확산된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또한 전날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를 뜻하는 양성률이 그제 2.17%(9589명 중 208명)였다. 지금까지의 누적 양성률(1.02%)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은 수치다. 향후 대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제(14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열렸던 민주노총의 동시 다발적 집회는 감염 확산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더욱 가중시켰다. 주최 측은 100명 미만의 참가 인원과 거리두기 등 법과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주장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집회를 꼭 강행했어야 하는지 의문이 남는다. 진보·보수를 떠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의식을 갖는 자세를 촉구한다. 이제 추위와 함께 연말연시 모임이 잦아지는 시기가 다가온다. 요양병원 등 고위험 시설에 집중됐던 집단감염이 회사, 학교, 지하철역, 가족 모임 등으로 퍼지는 데다 발생 지역도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충남 천안·아산과 강원 원주, 전남 순천·광양·여수시는 이미 선제적으로 1.5단계로 격상시켰다.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대부분의 다중시설 이용이 자유로워졌다. 코로나와의 장기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서민경제와 돌봄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처라고는 하지만, 동시에 감염 확산의 위험도 커진 것이다. 현재 200명이 넘어선 1일 확진자 수는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체계를 5단계로 개편하기 전이라면 3단계로 강화해야 할 만큼 엄중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의 가파른 증가세를 차단하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해 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감염의 확산 행태와 유형,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속하게 대응해달라는 주문이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주도 남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1.5단계가 되면 식당, 카페, 체육관 등의 이용 인원 제한이 엄격해지면 시민들의 일상이 불편해지고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자칫 실기하면 더 큰 경제 사회적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방역당국의 헌신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시민 개개인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 경찰, 확진 200명 넘었는데 진보집회 허용… 野 “입맛 맞춘 정치방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1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서울 각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등 가맹 조직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과 더불어민주당사 앞 등에서 전태일 50주기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마스크와 투명 얼굴 가리개를 쓴 참가자들은 발열 체크를 한 뒤 거리를 두고 앉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방역 지침에 따라 각 집회에 99명만 입장했다는 게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경찰의 집회 대응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논란도 일었다. 경찰은 전날 집회 금지 구역인 국회 정문에서 서강대교 남단까지 경찰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설치하고 서울 전역에 110여개 부대, 7000명을 투입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였던 개천절과 한글날에는 차벽과 펜스로 집회 자체를 원천 봉쇄했었다. 당시에는 서울시가 감염법예방법에 따라 10명 이상 집회를 전면 금지했지만 지난달 12일부터 도심 집회와 100명 이상 집회만 금지하면서 행정 조치가 완화됐다는 게 서울시와 경찰의 설명이다. 야권은 정부 방역에 대해 “정치방역”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보수 집회는 방역을 이유로 며칠 전부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재인차벽’ 쌓으며 사전차단하더니 민주노총 집회에는 겉치레 이성적 경고”라며 “그렇게 자랑하던 K방역이 불공정 방역으로 전락했다”고 올렸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집회 행진 과정에서 영등포구 대방역 인근 등에서 참가자 일부가 신고된 집회 장소가 아닌 도로를 불법 점거한 행위와 관련해 채증 자료를 분석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박용진·박주민·김종철 ‘97세대 트로이카’…86그룹 교체시킬까

    박용진·박주민·김종철 ‘97세대 트로이카’…86그룹 교체시킬까

    1990년대에 대학생활을 한 70년대생을 가리키는 ‘97세대’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97세대가 정치권은 물론 경제·사회 각 분야의 기득권으로 굳어진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을 상대로 세대교체의 물꼬를 틀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97세대의 특정 인물이 주목받을 뿐 세대교체는 이르다고 평가하는 등 97세대의 전면 등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70년대생은 42명으로 전체 300명 중 14%를 차지한다. 더불어민주당이 23명으로 가장 많고 국민의힘 16명, 정의당 1명, 국민의당 1명, 시대전환 1명 등이다. 97세대 정치인 중 주목받는 건 민주당 소속 재선의 박용진(49)·박주민(47) 의원과 정의당 김종철(50) 대표 등 3인이다. 20대 국회에서 사립유치원 3법 등을 발의하며 이름을 알린 박용진 의원은 정치권 97세대 중 가장 직접적으로 세대교체론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와 강연 등에서 “재벌 대기업들은 이미 세대교체가 이뤄져서 40대가 사장단을 차지했고 이들이 활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정치가 제일 늦다. 정치권도 빨리 세대교체를 통한 시대교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조선일보의 공과 과를 별개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인이 좌우의 논리와 여야의 진영을 넘어서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 공동체의 번영을 도모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박 의원은 민주노동당 출신임에도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세월호 변호사’로 유명세를 타며 20대 국회에 입성한 박주민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가 강점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꼽힌다. 20대 국회에서 초선임에도 민주당 최고위원 득표 1위를 하면서 위상이 높아진 박주민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며 체급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민감한 분야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현역의원을 상대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며 정의당의 세대교체를 이끌 구원투수로 주목된다. 민주당의 2중대가 아닌 정의당만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한 김 대표가 내세운 건 ‘정책’이다. 거대 여야가 언급을 꺼리는 낙태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이스타 항공 문제 등에 대해 김 대표가 목소리를 내면서 정의당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처럼 아직 세력은 없지만 개인기와 정책으로 무장한 97세대 정치인이 전면에 등장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평가가 있다. 86그룹의 한 의원은 “기득권이 된 운동권 출신들이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흐름을 불러일으키는 젊은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는 동질감으로 뭉친 86그룹과 달리 97세대는 같은 나이라는 공통점 외에 세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없다는 이야기다. 70년대생 한 의원은 “‘이제는 70년대생이 해볼 차례’라고 말하기에는 왜 70년대생인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재인차벽 쌓던 정부, 민주노총엔 수수방관”… 방역 논란 재점화하는 野

    “재인차벽 쌓던 정부, 민주노총엔 수수방관”… 방역 논란 재점화하는 野

    코로나19 신규확진자수가 이틀 연속 200명대를 넘어서면서 정부의 방역 체계를 비판하는 야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방역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보수집회는 방역을 이유로 며칠 전부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재인차벽’ 쌓으며 사전차단하더니 민주노총 집회에는 겉치레 이성적 경고”라며 “그렇게 자랑하던 K-방역이 불공정 방역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민주노총이 전국 곳곳에서 전국노동자대회·전국민중대회를 열기로 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책임을 분명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지난달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는 정부의 원천봉쇄로 열리지 못한 반면, 민주노총은 정부가 100명 이상 집회를 금지하자 99명씩 ‘쪼개기 집회’를 전국 각지에서 열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지난 13일 신규확진자수는 191명으로, 광복절 집회 하루 전인 8월 14일(103명)의 두 배에 육박하고, 개천절 집회 하루 전인 10월 2일(63명)보다는 세 배가 넘는다”며 “코로나 확산위협이 더욱 심각해진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대규모 민중대회 개최에 대해 정부는 앞선 광복절 집회 등과는 다른 잣대로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도 비판을 보탰다. 유 전 의원은 “광복절, 개천절에는 재인산성을 쌓고 집회금지명령을 내리고 참가자를 고발하던 문재인 정부가 14일 집회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가 없다”며 “문재인 정권은 방역마저도 또 편 가르기인가”라고 말했다. 야권은 최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5일 광복절 집회 주동자들을 가리켜 “살인자”라고 발언한 것을 다시 끄집어내며 ‘정치방역’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경제 살리기’의 시급성을 앞세우며 방역 체계를 ‘사후방역’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김선동 전 사무총장은 “점포폐쇄와 임시휴업으로 황량한 명동거리 현장을 둘러보다 이대로는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부가 이제 경제냐 방역이냐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통제식의 사전방역에서 벗어나 발생된 환자 치료인력과 시설 등 사후방역 중심으로 방역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서 노동자대회...마스크 쓰고 띄엄띄엄 앉고(종합)

    “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서 노동자대회...마스크 쓰고 띄엄띄엄 앉고(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4일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 대회가 열렸다. 코로나19 여파 탓에 대규모 집회 대신 비교적 소규모 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 서울 곳곳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주최로 소규모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오후 2시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전태일 3법’이라고 쓰인 검은 마스크와 투명 얼굴 가리개를 쓰고 띄엄띄엄 배치된 의자에 앉았다. 이날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방역의 모범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의 희생 덕분이었다”라고 말하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빌미로 노동 악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와 금속노조, 민주일반연맹 등 20여개 가맹조직들도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나 영등포구 대방역, 마포구 공덕역 등 서울 곳곳에 소규모로 모여 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민주노총은 여의도 여의도공원과 여야 당사, 서울역, 대방역 등 서울 30여 곳에서 99명 이하의 조합원이 각각 참여하는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열었다. 서울 외에 부산에서도 부산지역 16개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2020 부산 민중대회 추진위원회가 부산시청 시민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 부산대회와 부산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추진위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고자 현장에 4개 방역 부스를 배치하고 방역팀 40명을 투입했다. 대회 장소 면적 등을 고려해 참가자 수는 581명으로 제한됐다. 대전에서는 대전 강제노역 노동자상 앞에서는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주최로 민중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가인원을 400명으로 제한한 뒤 1m씩 간격을 두고 집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700여명도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태일 3법 쟁취 등을 촉구했다. 경남 노동자 민중대회는 창원시청과 진주시청 등 3곳에서 나눠 진행됐다. 민주노총은 일부 비판 여론을 의식해 마스크 전원 착용은 물론 참가자 전원의 명부를 작성하고 입구에서 일일이 참석자들의 체온을 쟀다. 전남 진보연대,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 등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일대에서 농민대회와 민중대회를 열었다. 농민들은 전남도청 앞에서 쌀 재해 지원금 지급, 정부 재고미 방출 저지, 농민 기본법 제정 등을 주장했다.앞서 이날 정부는 이번 주말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가 더 확산될 수 있다며 집회 자제 또는 최소화를 요청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전이 더욱 중요하다”며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면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책임을 분명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도 “주말 집회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방역수칙 위반, 확진자 다수 발생 등 여러 우려 상황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