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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재점화

    중국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재점화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의 파고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필리핀 및 베트남과 중국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베트남에서는 군사행동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필리핀은 자국 주재 중국 외교관을 불러 항의하는 등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3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도 남중국해 문제로 시끄러울 전망이다. 필리핀 외교부는 지난 1일 주필리핀 중국 부대사를 불러 중국이 최근 난사(南沙·스프래틀리)군도 내에 건설 자재를 하역하고, 초소를 설치한 일 등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필리핀 측은 중국이 2002년의 당사국 간 분쟁자제 합의를 명백하게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에도 난사군도 해역에서 필리핀 석유 탐사선과 중국 순시선이 마찰을 빚는 등 양국 사이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간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베트남 언론들은 지난달 31일 근해에서 조업중이던 자국 어선 4척이 중국 순시선으로부터 위협사격을 당했다며 “이는 명백한 주권침해 행위”라고 2일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소속 탐사선이 남중국해에서 탐사활동을 벌이다가 중국 순시선에 의해 케이블이 절단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일련의 충돌이 계속되면서 베트남내 일부 강경세력은 정부 측에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 원자바오 총리가 올 초 “당사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것”이라며 유연한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은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인다. 필리핀이나 베트남의 석유탐사 행위 등을 좌시할 경우 기득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지역에서 석유 및 가스탐사 활동을 벌이는 것은 중국의 핵심이익과 사법적인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못 박았다. 중국이 3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 즉 ‘샹그릴라 대화’에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을 참석시키는 것도 남중국해 관련 발언권을 의식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2007년 샹그릴라 대화에 첫 참석한 이래 지난해까지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수석대표를 맡아 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北, 금강산특구법 제정…현대그룹 독점권 제한

    북한이 북측 지역을 통한 금강산 관광을 가능하게 하는 법을 제정함으로써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이 제한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남한이나 외국의 기업과 개인이 금강산 지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이 지난 5월 3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정령 발표로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북한이 금강산국제관광특구를 독자적으로 신설해 주권을 행사키로 했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남측의 금강산관광 재개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김종창, 아시아신탁 주식 지인 명의로 숨겨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부인 명의의 아시아신탁 주식을 지인에게 명의신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이 2008년 3월 금감원장에 취임하기 직전 서울대 동문이자 지인인 사업가 박모씨에게 부인 명의의 아시아신탁 주식을 매각이 아닌 명의신탁 형태로 넘긴 정황이 포착됐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부인 명의의 주식이 사업가 박씨에게 넘어갔음에도 주식 대금을 받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주식거래를 하면서 돈을 받지 않았다면 명의신탁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명의신탁은 소유권을 그대로 두고 이름만 빌려 주는 것으로 조세회피나 지분 보유 은닉 등으로 종종 악용된다. 명의신탁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 전 원장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김 전 원장의 재산 변동 사항을 분석한 결과, 취임 첫 해 아시아신탁 주식 4만주가 감소했다고 신고했지만 퇴임 직전인 올해 3월 재산신고 때까지도 매도 대금 3억 9000만원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원장은 2007년 3월 부동산신탁회사인 아시아신탁이 설립될 당시 부인 명의로 4억원을 출자, 전체 지분의 4%인 4만주를 소유했고 사외이사까지 지냈다. 그러다가 이듬해 3월 금감원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지분도 매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신탁 관계자는 “지분을 매입한 박씨가 이후 사외이사도 맡았고, 주주권을 행사했다.”면서 “명의신탁 여부는 당사자 간의 일이라 회사 입장에선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과 박씨에게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아시아신탁이 보유했던 부산저축은행 주식 46억원어치의 매각을 부산저축은행이 알선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6월 말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 과정에 참여해 약 90억원을 투자하며 투자금의 절반은 2010년 말까지, 나머지 절반은 1년 내에 되팔 수 있다는 계약을 맺었다. 부산저축은행이 지분을 되살 수 없으면 대신 매입해 줄 대상을 구해 주기로 구두 협의를 했다. 이 같은 계약에 대해 아시아신탁 측은 “회사 자본금에 견줘 투자액수가 커 여러 안전장치를 달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신탁은 투자 3개월 만에 권리를 행사해 25억원어치 주식을 부산저축은행의 소개로 제3자에게 팔았고, 다시 3개월 만에 21억원어치 주식을 또 제3자에게 넘겼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부산저축은행이 급격히 악화된 재무상황을 잠시 모면하려고 말뿐인 유상증자를 했고, 김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아시아신탁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부산저축은행이 소개해 준 법인에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넘겼다.”면서 “김 전 원장이 끼어들 여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산업은행을 통해 본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낙하산 실태

    산업은행을 통해 본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낙하산 실태

    공직자윤리법을 통해 재취업을 제한받는 공무원과 달리 공공기관 임직원은 업무 관련성이 높은 유관기관이나 민간기업에 재취업해도 막을 수 있는 견제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금융공기업인 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앞서 산은이 2009년 정책금융공사와 산은금융지주 형태로 분리 출범하는 과정에서 내홍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공공기관도 재취업 제한 있어야” 이로 인해 한때 민영화 자체가 제자리걸음을 걷기도 했다. 결국 공사와 산은지주 측의 나눠먹기 식으로 결론이 났다. ‘염불’(정책자금 관리)보다 ‘잿밥’(낙하산 인사)에 관심이 많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에서 쌓은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기업에서 모셔 가는 퇴직 임직원도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상당수는 돈줄을 쥔 산은 측에서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꼴인데 어느 기업이 마다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산은이 자금을 빌려주거나 지분을 확보한 기업 대부분은 구조조정 등 돈줄에 목말라 있는 기업들이다. 재취업한 퇴직 임직원들은 산은의 정책자금 운용에 온정주의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여지도 있다. 산은과 기업의 유착을 조장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경우 비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취업 과정에서 전문성이나 능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산은과 몸담고 있는 기업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부여받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행 규정만으로는 이를 규제할 수단이 마땅찮다.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을 차단하려면 공직사회는 물론 공공기관까지 제도 개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의 재취업을 규제하는 공직자윤리법처럼 공공기관 임직원의 재취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재취업 제한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해칠 수 있는 만큼 재취업 후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산은 측 “지분 소유… 주주권 행사” 경제개혁연대 김상조(한성대 교수) 소장은 “인사 교류를 통해 채권은행과 기업 간 신뢰를 구축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인사적체를 해소해야 하는 산은과 정책자금이 필요한 기업의 이해가 작용한 것”이라면서 “윤리 규정 등 내부 통제장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주주권 행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홍희경기자 shjang@seoul.co.kr
  • 전경련 회장 취임 100일 맞는 허창수號…내부 소통 ‘만족’ 재계 대변 ‘아직’

    전경련 회장 취임 100일 맞는 허창수號…내부 소통 ‘만족’ 재계 대변 ‘아직’

    오는 4일은 허창수(63) GS그룹 회장이 제33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한 지 100일 되는 날이다. 허 회장은 1999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이후 12년 만에 10대 그룹 오너 출신 전경련 회장으로 주목받으며 지난 2월 24일 취임했다. 재계는 허 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전경련이 재계 ‘맏형’으로서의 위상을 복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주요 대외 행사 진두지휘 1일 전경련 등에 따르면 허 회장은 취임 뒤 지난 100일 동안 두 차례의 전경련 회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대통령 해외 순방 등에 동행하면서 전경련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그동안 참석한 중요 대외 행사는 ▲대통령-경제5단체장 간담회(청와대) ▲한·프랑스 최고경영자 클럽회의(프랑스) ▲한·중·일 비즈니스 포럼(이상 5월·일본) 등이다. 허 회장은 또 중장기 계획인 ‘한국경제 비전 2030’(GDP 5조 달러, 국민소득 10만 달러, 세계 10대 경제강국 도약)을 만드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허 회장이 GS그룹 일로 매우 바쁜데도 불구하고 전경련 사무국에 거의 매주 들러 업무 파악을 하고 있다.”면서 “팀장들과 저녁을 함께 하는 등 내부 직원들과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옥죄는 이슈에 조용” 그러나 허 회장의 활동이 ‘2%’ 부족하다는 평가도 외부에서 나온다. 지난 3월 허 회장 취임 뒤 첫 회장단 회의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참석, 허창수호(號)에 힘을 실어줬지만 전경련의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과거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등이 보였던 카리스마를 기대하기에는 재계의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면서도 “초과이익공유제와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연기금 주주권 강화, 감세정책 철회 등 재계를 옥죄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허 회장이 너무 말을 아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이 조용한 성격이지만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 의 수장답게 존재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전경련의 위상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 회장은 이날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디케이티(DKT) 현장을 방문, 화공기기 및 발전설비 제조 공장을 둘러본 뒤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GS글로벌이 디케이티를 인수한 뒤 처음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윤증현 재정 이임식… “연기금 주주권 제한적 사용 바람직”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과천청사를 떠나면서 후배들에게 무상복지에 맞서기를 주문했다. 정치권과 재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확장을 막는 데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떠나가는 장관으로서 드리는 마지막 당부”라며 “우리는 재정의 마지막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행처럼 번져 나가는 무상(無償)이라는 주술(呪術)에 맞서다가 재정부가 사방에서 고립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고립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재정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선진국을 보면서 얼마나 빨리 선진국이 되는가보다 어떤 선진국이 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우리나라 연기금이 취득한 주식은 주로 대기업의 주식이기 때문에 전체 산업구조 측면에서 동반성장이나 상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고유 업종을 없앴더니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해 산업구조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며 “대기업도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비교우위 분야를 계속 특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을 넘나드는 것을 견제하는 데 연기금의 주주권을 제한적으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이는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트는 것이 아니라 연기금의 공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시장경제 논리에도 맞다.”고 말했다. 다만 “연기금이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산운용 차원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취지에 반한다.”며 제한적 활용을 주문했다. 이어 정책환경이 날로 어려워지는 만큼 경제관료들이 중장기적 시각을 갖고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선즉제인’(先卽制人·남보다 먼저 도모하면 능히 남을 앞지를 수 있다)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단기적 성과와 평판에 연연하면 일하기 어렵다.”며 “중장기적 시각을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역사적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논쟁, 헌법상 복지를 잣대로/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열린세상] 복지논쟁, 헌법상 복지를 잣대로/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무상복지를 둘러싼 논쟁이 여야 간을 넘어 여권 내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야권의 무상복지 주장에 대해 여권은 “표를 의식한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였다. 그런데 재·보선 패배 후 여권 일부에서 “반값 등록금 등 대폭적 복지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또 다른 여권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적 무상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종전의 입장을 지키겠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여권 내 논쟁은 국민을 위한다기보다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한 여권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기에 야권의 복지 포퓰리즘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에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을 포함한 31개 시민단체들은 여당조차도 표심을 잡기 위해 대중영합식 입법도 마다않는 정치권의 현실을 규탄하고, 국회의원들에게 포퓰리즘 입법활동을 중단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충실한 입법과 정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 서명운동을 주도한 ‘복지포퓰리즘 추방 국민운동본부’ 측은 지난달 23일 서명자가 주민투표법상 주민투표의 청구요건인 41만 8000명을 넘어섰고, 이달까지 총 70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시에 주민투표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헌법은 진정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광의의 복지국가를 추구한다. 우리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고 행복을 실질적으로 추구하는 동시에 진정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며 사회보장수급권, 교육을 받을 권리, 근로의 권리, 근로3권, 환경권, 보건권 등의 사회적 기본권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복지국가의 유형은 시장기능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국가가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해서 복지를 제공하는 자유주의적 복지국가(미국·일본·호주·캐나다·스위스), 노령·실업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소득 유지를 목적으로 하지만 재분배 효과가 적은 조합주의적 복지국가(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프랑스·벨기에), 국가가 상당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높은 조세에 기초하여 재분배 효과가 강한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덴마크·핀란드·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로 구분된다. 그러나 조합주의나 사회주의적 복지국가 유형에 속하는 나라들도 복지정책에 따른 국가의 재정적 압박과 국민의 조세부담 증가, 비효율성과 비생산성, 근로의욕 감소 등 복지국가의 위기와 폐해가 드러남에 따라 자유주의적 복지국가로 전환하거나 복지 지출을 축소하는 추세이다. 우리 헌법은 자본주의와 사적소유권 및 재산권을 보장하는 시장경제체제를 정하고 있을 뿐 헌법수준에서의 특정한 경제모델을 정하고 있지 않다. 헌법재판소는 과거에 우리 헌법의 경제질서를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라고 정의하였으나 최근에는 ‘자유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2007헌바108). 이에 시장경제와 자유주의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는 우리 헌법 하에서 야당이나 좌파진영이 추구하는 사회주의적 복지국가에 토대를 둔 무상복지 주장은 우리 헌법의 경제질서와 부합하지 않는다. 사회적·경제적 약자에 대한 복지는 반드시 필요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복지정책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복지국가의 실현에 소요되는 사회정책적 투자를 위한 재원의 확보는 국가의 재정능력과 경제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특히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국민에게 과도하게 과세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번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 서명결과는 주민투표의 청구요건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는 정치권의 생각과 달리 국민들은 퍼주기식 포퓰리즘 입법이나 정책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주민투표를 통하여 국민들은 여야 정치권에 무상복지 등 복지 포퓰리즘 논쟁에 대한 주권자의 의지와 결단을 보여주는 동시에 올바른 복지 입법과 정책의 실천을 명할 것이라고 믿는다.
  • “中 새만금 투자 이끌 제도 개선 필요”

    “中 새만금 투자 이끌 제도 개선 필요”

    역대 정권의 골칫거리였던 새만금이 동북아경제의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국무총리실, 전라북도는 새달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새만금 국제포럼 ‘2011 동북아시아와 새만금’을 열어 새만금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포럼을 준비한 전북발전연구원 원도연(47) 원장은 “1991년에 시작된 새만금사업이 지난해 방조제 완공으로 20년 만에 본격 내부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이번 포럼은 새만금의 발전 방향을 국제적 안목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참석자 가운데 미국의 최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그룹의 수석 부회장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롤랜드 빌링어 매킨지 서울사무소 대표에게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컨설팅 조직인 매킨지에서 바라보는 동북아 경제의 전망과 그와 관련해 새만금에 어떤 산업 전략이 제시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또 “동북아 경제의 핵심으로 떠오른 중국과의 경협을 위해 새만금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만금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범중국 자본의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중국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새만금 특별법 개정으로 부동산 영주권 제도를 도입,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과 의료 등 중국의 고급 자본을 유인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확고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원장은 “새만금은 대규모 부지 확보 등이 유리한 ‘가능성의 땅’”이라면서 “카지노 도입을 통한 관광도시,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으로 가득 찬 친환경 녹색도시, 공항과 항만을 아우르는, 미래에 초점을 둔 교통도시가 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과천 지식정보타운 ‘물딱지 주의보’

    최근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일대에서 ‘물딱지’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 서울 강남과 서초, 세곡 지구 등에서 나돌던 ‘딱지’ 거래가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통상 딱지는 택지지구 등에서 주택을 가진 원주민 등에게 주어지는 새 아파트 입주권을 말한다. 물딱지는 이를 받을 수 없어 매입 시 피해를 보게 된다. 26일 과천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5차 보금자리주택사업지구 발표 직후 과천 갈현동, 문원동 일대의 단독주택에 대한 구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이 보금자리지구의 원주민 주택 등을 매입하면 아파트 입주권과 상가 입점권 등이 주어진다고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1억원 안팎으로 원주민주택을 매입하면 청약통장 없이 85㎡의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고 전매제한도 받지 않는다.”고 떠들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최장 20년 저리대출과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도 내세운다. 하지만 이런 매물들은 대부분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 무허가건물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거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의 건물이나 사업인정고시 이후 건축된 건물은 보상받을 수 없다.”면서 “매입자들은 통보된 날짜에 현장에서 원주민 행세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주민등록 이전, 재산세 납부 등 절차가 까다롭다.”고 전했다. 정식 건물이라도 공람공고일 기준 1년 전에는 주택을 구입, 보유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野 “3000만원대 승용차 재산누락” 朴 “아들이 고종사촌 차 빌려 탄 것”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재산 등록, 자녀 국적 등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을 받았다. 박 후보자는 ‘아들이 소유한 3000만원대의 고급승용차인 ‘제네시스 쿠페’를 공직후보자 재산등록 때 누락했다.’는 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의 의혹제기에 대해 “아들이 고종사촌의 차를 빌려 탄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딸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다가 국적법 개정으로 복수국적자 지위를 취득한 것과 관련, “딸이라서 병역 의무와도 무관하고 원정출산을 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공직 진출 이후에도 성균관대 교수직을 7년째 휴직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선 “공직을 마치고 정치권으로 돌아가진 않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재정위 소속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측은 “평소에도 인사청문회에는 잘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출석한 박병대 대법관 후보자는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논의 중인 ‘대법관 증원안’과 관련, “대법원은 전원합의체가 전제인데 20명으로 늘리면 실질적으로 전원합의가 안 된다.”며 반대했다. 박 후보자는 1997~99년 원주지원장 재직 당시 경기 성남 분당에 주민등록을 유지했던 사실과 관련, “실정법규를 어겨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는 또 90년대 초반 서울 돈암동 재건축 구역의 입주권을 매입한 사실에 대해선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저축은행 하반기 추가 구조조정?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 저축은행 추가 부실에 대비해 발벗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98개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4일 “늦어도 상반기 내로 전체 저축은행의 PF 대출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현재 영업 중인 98개 저축은행이 보유한 470개 사업장(7조원 규모)이다. 금감원은 올해 구축한 PF 전산감독시스템을 활용해 개별 사업장의 대출 규모, 연체 상황, 사업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PF 대출을 ▲정상 ▲주의 ▲부실 우려 등 3단계로 분류해 부실 우려 사업장은 3분기 내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사업 추가 부실이 심화돼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PF 대출 잔액은 12조 2000억원, 연체율은 25%, 부실채권(고정이하) 비율은 9%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저축은행 보유 714개 사업장을 전수조사한 뒤 2조 8000억원을 투입해 PF 부실채권을 매입했다. 정부는 올해에도 저축은행 부실채권 인수를 위해 3조 5000억원의 구조조정기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 1일로 예정됐던 6월 말 결산 상장 저축은행에 대한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을 5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27일 입법예고하고 관계부처와의 협의 등을 거쳐 오는 6월 말까지 공포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글로벌 트렌드가 경기순응성 문제를 개선하는 쪽으로 IFRS 개정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은 부동산 경기에 지나치게 민감해 도입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장 저축은행·신기술·리스·할부금융사를 제외한 국내 모든 주권상장법인 및 금융회사는 올해부터 회계연도 결산 시기에 따라 IFRS를 도입해 오고 있었다. 솔로몬·한국·진흥·제일·푸른·신민·서울 등 상장저축은행 7곳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예정대로 IFRS가 적용됐다면 적립해야 할 충당금이 늘어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번 유예 조치는 BIS 비율 하락으로 혹시 발생할지 모를 예금인출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재완후보 “무상복지 확대 불가”

    박재완후보 “무상복지 확대 불가”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인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무상복지 확대 논란에 대해 “재정여건상 감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신임 원내 지도부의 감세 철회 주장에 대해서는 “감세는 현 정부의 상징적 정책”이라며 예정대로 세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박 장관은 25일 열리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의원들의 서면질의에 대해 이런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재정 등 고려 유류세 당분간 유지 시사 무상복지 확대에 대해서는 “무상복지는 서비스가 공짜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과다 서비스 이용을 유발하고 도덕적 해이와 재원 낭비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무상복지 추진은 국민부담률 상승과 연계해 검토돼야 하며 국방·통일비용 등 우리의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3+1(무상의료·보육·급식과 대학생 반값등록금)’에 16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혀왔으나 전문가들은 실제 5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감세에 대해서는 “정부정책의 일관성과 대외신뢰도를 고려할 때 예정대로 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으며, 임시투자세액공제도 올해 세법 개정 때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류세 인하와 관련, “재정여건,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동향, 국제유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당분간 내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른바 ‘죄악세’ 증세에 대해서는 “술과 담배 등에 대한 과세나 부담금은 중장기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과세 강화 방안과 과세 시기 등은 국민건강 증진과 건강보험 재정여건, 외부불경제 교정효과, 조세부담의 역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사항”이라며 “여론 수렴 등을 거쳐 신중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초과이익공유제 공론화 거쳐 결정돼야 금융감독 체계 개편과 관련, 한국은행에 감독기능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금융감독원의 쇄신이 우선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금융감독 관련 논의는 저축은행 사태에서 나타난 금감원 검사의 비효율과 불공정 측면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금감원의 검사·감독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쇄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연기금 주주권 행사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하되 연기금 자체의 지배구조를 개편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우리금융과 산은지주를 합친 ‘메가뱅크’에 대해서는 찬반 입장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초과이익 공유제에 대해선 “동반성장의 기본정신을 강조한 개념으로 이해한다.”며 “구체적 도입방안 등은 의견 수렴과 공론화를 거쳐 결정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진정한 정당개혁이란/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진정한 정당개혁이란/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달 재·보궐 선거에 참패한 한나라당이 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을 개혁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30석을 차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야당보다 계속 높았으나 최근 들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했으니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당명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에 대비하여 과거 공천심사위에서 하던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국민참여형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현행 제도 대신에 과거처럼 대선 후보가 당 대표를 맡을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친박은 이 제도가 박근혜 전 대표를 불러내어 정치적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젊은이가 당대표를 맡아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새로 선출된 황우여 원내대표는 감세정책 철회, 대학 등록금 반액 추진 등 서민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인물 교체, 제도 개선, 정책 변화를 통해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과연 우리들은 이러한 개혁 노력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우리들은 민주화 이후 정당들의 개혁 경쟁을 여러 차례 보았으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였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지지 세력은 새천년민주당을 뛰쳐나와 국민 참여의 진정한 손발이 되겠다고 열린우리당을 만들었으나 실패하였다. 당시 강준만 교수는 신당 창당을 위해 국민개혁당을 해체하는 것을 준열하게 비판했으나 유시민 대표는 갖은 교언영색으로 창당을 정당화했고 그의 열린우리당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다. 새천년민주당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정당 개혁의 기치 아래 소위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하여 흥행에 성공하였으나 이 제도를 통해 대선후보가 된 노무현 대통령이 새천년민주당을 버렸다. 이뿐이 아니다.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은 ‘젊은 피 수혈론’을 앞세우고 자신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를 없애고 천년 가는 정당을 만든다며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했으나 10년도 못 가고 해체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의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의 조순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탄생하였다. 사실 신한국당은 김영삼 대통령이 1995년 지방선거 패배 후 1996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전략상 간판을 바꾸었다. 이처럼 민주화 이후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정당은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당 개혁의 깃발을 내걸고 창당을 하거나 당명을 바꾸었다. 그 결과 한국 정당은 파리 목숨처럼 단명하였다. 그리하여 한국의 여당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반드시 없어지는 매우 신기한 법칙이 등장하였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각각 공들여 만들었던 민자당, 신한국당,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은 예외 없이 대통령의 임기 이후에 사라졌다. 이제 한나라당의 운명도 과거 여당과 똑같은 신세가 될 것인지, 예외가 만들어질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우리들은 정당이 진정으로 개혁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개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정치인들이 정당 개혁을 수없이 외쳤으나 아직도 한국 민주주의의 최대 문제점은 정당이라는 점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왜 아직도 한국 정당은 개혁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가. 그것은 한국 정당이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않고 삐딱한 얼굴에 분칠만 한 탓이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1년 정도 효과가 나는 화장품이나 덕지덕지 바르기 때문이다. 진정한 정당 개혁이란 지도자의 손에서, 정치인들의 손에서 놀아나고 있는 정당을 주권자인 국민의 손에 되돌려 주는 일이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당을 위해 일하는 국민들이 많아져 아무도 함부로 당을 해체하거나 다른 당과 통합하거나 간판을 바꾸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수백년을 견디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한나라당이 진정한 당 개혁을 통해 미국의 민주당이나 공화당, 영국의 보수당이나 노동당처럼 반석 위에 우뚝 서기를 바란다.
  • “야권에 뿌리내리고 인정받아야 손학규든 유시민이든 대권가도”

    “야권에 뿌리내리고 인정받아야 손학규든 유시민이든 대권가도”

    “친노는 정파를 뛰어넘어 손학규 민주당 대표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든 정통성을 얻고 신뢰를 받아야만 대선경쟁이 가능할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2주기(23일)를 앞두고 지난 20일 집무실에서 안희정(46) 충남지사를 만났다. → ‘노무현 가치’는 무엇인가. -원칙과 상식이다. 정치일생이나 대통령 재임 기간에 보여 준 모든 활동을 가장 잘 압축한 말인 듯하다. 누구든 특권적 지위를 갖거나 그 지위로 반칙하는 것을 고쳐 보자고 얘기했던 것이다. → 친노가 더 커지고 넓어져야 한다고 말한 뜻은. -친노가 정파의 이름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 친노가 참여정부나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사람들, 그때의 경험을 공유했던 정치세력으로 제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진보정당이 먼저 국민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지지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단결해야 한다. → 안 지사가 설립을 주도한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이사장을 친노 인사가 아닌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맡은 것도 그런 의미인가. -백원우 의원이 소장을 맡았고, 나는 고문으로 물러나 있다. 신 전 의장도 노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분인데…(웃음). → 손 대표 등 야권의 대선 후보에 대해 할 말은. -야권의 대권주자는 이 진영에 뿌리를 내리고 신뢰를 얻어야만 한다. 야권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하고 현재와 미래의 지지를 넓힐 수 있는 후보라야 정권교체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진영은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이기 때문에 그렇다. → 노 전 대통령도 시행착오가 있었다. -오류 없는 정권이 어디 있나. 그 시대의 과제를 얼마나 극복했느냐로 평가하는 것이 옳다. 그런 점에서 계보의원 한 명 거느리지 못했던 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성실히 일했다. 다만 지역주의는 극복하지 못했다. → 당시 386(486) 정치인들도 욕 좀 먹었는데. -당 지도부는 다 선배들이 맡지 않았나. 386이 장관을 했나, 뭘 했나. 지금의 486세대가 한 10여년간 더 일을 하게 된다. 선배들이 잘 지도하고 칭찬해 줘야 한다. → 노 전 대통령이나 안 지사의 철학에 비춰 요즘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보나.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중에 어느 정도 해소됐다. 지금은 ‘갑·을 민주주의’를 청산하는 게 문제다. 모든 사람이 자기 권리만 주장해 해결에 협치가 안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모두가 주권자가 돼 스스로 끌고 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한다] (3)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한다] (3)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나의 정치 역정은 ‘내면의 민주화’로부터 시작됐다. 긴급조치 시대에 학생운동을 시작한 나는 ‘독재 타도’를 꿈꿨으며,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감옥에서 맞이했다. 광주의 처참한 희생 위에 등장한 전두환 정권이었기에 ‘절대로’ 평화적인 정권 교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민들이 해냈다. 투사의 힘이 아니라 일상의 삶 속에서 세상의 곡절을 안고 살아가던 시민의 힘으로 6·29 선언을 이끌어낸 것이다. ‘넥타이 부대’ 이야기나 시위대에 김밥을 건넨 노점상 이야기 등 창살 밖 세상의 변화는 나에게 낯설었다. 국민이 주권자임을 나는 처음으로 실감했다. 6월 민주항쟁은 나라의 민주화뿐만 아니라 경직된 나의 내면을 민주화시키는 계기가 된 셈이다. 재야의 한 흐름이었던 민중당에 참여했다가 실패한 이후 나는 허기진 마음으로 21세기의 시대정신을 새롭게 찾자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고, 정치 개혁 시민운동에 몸담기도 했다. 그리고 1997년 대선 직전 내가 속했던 ‘꼬마 민주당’과 신한국당의 합당을 통해 탄생한 한나라당의 옷을 입게 됐다. 참 어색한 옷이었다. 그러나 야당이 된 한나라당이 나에겐 정치적 둥지이자 개혁 대상이었다. 한나라당에서 줄곧 쇄신파의 길을 걸어 온 것은 숙명과도 같았다. 내 지역구는 야당의 텃밭이자 진보적인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관악구갑이다. 보수가 건강하고 정의롭고 민주적이지 않으면 수구일 뿐이며, 민생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존재의 이유를 부정당한다는 것을 예민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곳이다. 두 번 낙선 끝에 2008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나는 홈페이지 대문에 ‘바르게 소신껏’이라는 슬로건을 걸어 놓았다. 권력에는 정의를, 시장에는 공정을, 국민에게는 기회의 사다리와 안전망을 줄 수 있는 21세기 정책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다짐이었다. 등원 이후 경제정책과 입법 중심의 의정 활동에 진력했는데, 해마다 ‘최우수 의원’으로 평가받는 보람을 얻기도 했다. 여당 의원이지만 무리한 감세에 반대했고, 경쟁력과 사회적 안전망 강화를 조화롭게 추진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진정 국민 통합을 생각한다면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시 부르게 하라고 대정부 질문에서 총리와 보훈처장을 질타하기도 했다. 뜻을 같이하는 초선의원들과 ‘민본21’을 만들어 정의롭고 절제된 권력의 사용과 진정한 친서민 정책을 주장했다. 감히 말해, 내가 정치를 하는 것은 정치의 질을 높여 보기 위함이다. 그러나 정치 개혁은 일거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스스로 현실 정치의 모순을 안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밖에 없음을 거듭 체감하게 된다. 그래도 다짐한다. 늘 성찰하되 주저앉지는 않으리라. 언젠가는 대한민국 정치에 희망의 신주류를 만들어 보리라. 건강한 보수를 추구하며 진보와도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정치 말이다. ■ 김성식 의원은 ▲1958년 부산 출생 ▲부산고·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민주화 시위로 1978년, 1986년 두 차례 투옥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련 정책기획부장 ▲한국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 ▲나라정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CBS 시사자키 시사평론 ▲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경제·예산 담당) ▲경기도 정무부지사 ▲18대 국회의원 ▲초선모임 ‘민본21’ 대표 간사 ▲한나라당 정책위부의장(경제 담당)
  • ‘7+8 모임’ 노무현 정신 잇는다

    ‘7+8 모임’ 노무현 정신 잇는다

    “이 나라는 분열 때문에 망한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통합시키고 싶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부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 달여 뒤 핵심 참모들에게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다. 2001년 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은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과 함께 전북 무주에서 경선 발대식을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어려울 때 신의를 지키는 의리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두고 친노(親) 진영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오는 23일 추모제 행사를 전후로 향후 진로에 대한 논의를 벌일 계획이다. 당장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도원결의다. 가치 연합체적 성격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소속 정당과 집단은 다르지만 지역주의 극복, 통합, 양극화 해소 등 이른바 ‘노무현 정신’을 구현하는 데 공동 보조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이는 집권 프로그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비전2030’을 정치 담론으로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치 대표자급 7인(한명숙, 이해찬, 문재인,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 유시민)과 ‘이강철, 이병완, 천호선, 전해철, 백원우, 홍영표, 이용섭, 문성근’ 등 실질적 구심 역할을 할 8인이 모이는 이른바 ‘7+8’ 테이블이 모색되고 있다. 21일 시민주권 운영위원회와 추모제 전날인 22일 밤 봉하마을 회동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한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의 공과를 가리는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집권 경험이 있는 세력의 역할은 국정 운영의 공과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권과 정책 경쟁이 가능한 세력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운명’이라는 책을 통해 참여정부 5년을 되돌아본다. 미래발전연구원과 학자 출신들이 최근 학술회 등을 통해 공과 정리 작업에 나선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일각에서는 친노 구청장 출신들이 지방자치 관련 책을 출간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구상이 무르익으면 내년 총선에서 실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화두가 ‘통합’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민주당 친노 관계자는 “16대 대선 때 정몽준 후보와 전화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합의한 것도 야권의 연대가 절실하다는 의지 때문이었다.”고 돌아봤다. 당장 야권 연대 방안에 대한 합의점은 없다. 다만 연대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세력 간 통합이 요원한 상황에서 ‘시민’의 힘으로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 이사장과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가 주목받는 이유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검토”

    여권과 국민연금공단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연금공단 전광우 이사장은 19일 “주주권 행사는 세계적 추세이자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본질”이라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긍정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주권 행사란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상정 안건에 찬반 의사를 표시하는 의결권과 달리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이사 해임 청구권, 임시주총 소집권, 장부 열람권 등 다양한 형태의 감시 권한을 일컫는다.  전 이사장은 “잘 쓰면 도구지만 잘못 쓰면 흉기”라면서 “특히 관치 우려를 차단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 “관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앞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책위의장실에서 미래기획위 업무를 보고하기 위해 만난 이 의장에게 “법을 바꾸지 않아도 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의결권 소위’를 구성하고 민간인을 주축으로 투명하게 운영하면 관치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면서 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기구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세훈·정현용기자 shjang@seoul.co.kr
  • “더 낼 카드 없는데…” 전경련 ‘상생 속앓이’

    “더 낼 카드 없는데…” 전경련 ‘상생 속앓이’

    요즘 재계의 ‘가슴앓이’가 심해지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실적만 중시하는 대기업 총수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고 거론하면서 한때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던 정부와의 관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주주 의결권 행사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부담이다. 하지만 재계의 가장 큰 고민은 정작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19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재계가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 등 원론적인 대안을 내놓은 데 그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기업 총수로 이뤄진 전경련 회장단은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해 세 번째 회장단 회의를 갖고 “기업의 자율적 참여가 활성화되도록 시장과 기업 현실에 맞는 동반성장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동반성장의 추진 방향은 중소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을 중심으로 중소 협력사에 올해 1조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한 지난 2월 ‘전경련 30대 그룹 협약사 지원 계획’을 충실하게 집행하기로 했다. 회장단은 또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경제 5단체장과의 회의가 정부와 경제계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면서 “‘기업이 잘되게 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겠다’는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감사하고, 물가 안정과 투자 확대를 통해 서민 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월 회장단 회의에서 제시한 ‘한국 경제 비전 2030’(2030년까지 국내 총생산 5조 달러,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 세계 10대 경제 강국 달성)과 관련해 ▲경제 인프라 확충 ▲산업 기술 역량 강화 ▲사회적 자본 축적 ▲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7개 과제의 단계적 추진 전략을 보고받았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기업들의) 주주이고 국민연금의 주인은 국민”이라면서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해 국민들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것에 반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고, 지금까지 그렇게 운영됐다.”고 말했다. 다만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내용을 보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병철 부회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지난 3월 허창수 회장 취임 직후 열렸던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힘을 실어 줬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연기금 주주권 행사 투명·독립성이 관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국민연금 산하에 ‘의결권소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조건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을 봤다고 한다. 명망 있는 전문가들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자금 운용과 의결권 행사를 민간자산운용사에 맡기면 ‘관치’(官治)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시장원리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던 이 의장이 조건부 찬성으로 급선회한 셈이다. 곽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한 토론회에서 “우리 경제가 대기업 위주의 과점체제와 수직계열화 확대로 경제 전체의 창의력과 활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연기금 주주권 행사를 통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계와 보수적인 시민단체 등이 ‘대기업 길들이기’ ‘연기금 사회주의’라며 강력 반발하자 청와대는 ‘곽 위원장 개인적인 소신’이라며 선을 긋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연기금 의결권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연기금 운용은 수익성과 안전성 못지않게 투명성과 독립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국민연금 시행 초창기인 노태우 정부 시절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연기금을 투입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도 나 몰라라 하는 관료들의 행태를 목도했기 때문이다. 곽 위원장은 시대의 화두인 ‘동반성장’과 ‘공정사회’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연기금 운용이 다시 정부 정책의 종속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히 불식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여권은 노후자금을 맡긴 국민에게 우선 연기금 주주권 행사의 정당성을 물어보아야 한다. 그러자면 투명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부터 제시해야 한다. 실추된 신뢰부터 되찾으라는 얘기다. 정부는 돌아선 민심을 붙들기 위해 대기업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편법 상속이나 납품가 후려치기 등 잘못된 악습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통한 감시는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기금을 주인 없는 쌈짓돈쯤으로 여기는 유전인자가 남아 있지 않은지 먼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 키신저 前 美국무 회고록서 한국전쟁 비화 공개

    키신저 前 美국무 회고록서 한국전쟁 비화 공개

    지난 17일 시판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저서 ‘중국에 관하여’(On China)에 따르면 1950년 한국전쟁은 김일성의 과도한 자신감, 미국의 한국 중요성 무시와 판단 착오, 스탈린의 욕심과 오판, 소련과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보 경쟁 등이 복합 작용해 일어났다. 딘 애치슨 미 국무장관은 1950년 1월 동아시아 미군 방어선(애치슨라인)에서 한국을 제외함으로써 북한에 ‘청신호’를 던졌다. 애치슨은 의회에서 한국이 방어선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독립된 주권국가로 인정되고 있다.”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사실 한국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미국의 국제안보 개념에 한국에 대한 방어는 고려되지 않았다. 김일성의 거듭된 남침 승인 요구에 대해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우려해 부정적이던 스탈린이 태도를 바꾼 결정적 계기는 스파이망을 통해 입수된 미국의 극비 문서였다. ‘NSC-48/2’라는 이름의 이 문서는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입안해 1949년 12월 30일 트루먼 대통령이 승인한 안보정책 보고서다. 문서는 “한국을 미국의 극동 방어선 외곽에 둔다.”고 명시, ‘애치슨라인’을 반신반의하던 스탈린에게 확신을 안겨 준다. 이 문서는 이중 스파이인 영국 정보부 출신 도널드 매클린을 통해 소련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스탈린이 마오쩌둥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소련에 부여해온 특혜를 곧 종료시킬 것임을 통보받은 것도 남침 승인의 한 요인일 수 있다. 스탈린은 다롄항 사용권을 잃을 경우 대안으로 통일된 한반도의 부동항을 마음껏 사용하고 싶어 했을 법하다. 그러면서도 음흉하고 조작에 능한 스탈린은 나중에 혹시 일이 잘못됐을 때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놓는다. 그는 김일성에게 유럽 쪽을 방위하느라 여력이 없다며 “소련으로부터 큰 도움을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정 도움이 필요하다면 마오에게 부탁하라.”고 했다. 마오는 타이완을 정복할 때까지는 전쟁을 피하고 싶었지만, 김일성이 스탈린의 승인을 받았다고 하자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소련에 빼앗길 것을 우려해 마지못해 동의했다. 김일성은 마오가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냐고 묻자 북한군과 남한 내 빨치산의 공조만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거만하게 말했다. 애치슨라인의 목적은 중국을 미국 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소련을 견제하려는 계산이 담겨 있다. 애치슨은 중국은 소련과 분리된 독자적 사회주의 노선을 걸었던 유고슬라비아의 티토와 같은 노선을 밟아야 한다며 스탈린의 신경을 자극했다. 스탈린은 마오에게 애치슨의 연설이 중상모략이라고 비난하는 입장을 발표할 것을 종용했지만, 마오는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한국전이 발발했을 때 미국은 목표가 부재했다. 북한군을 38선 이북으로 물리치는 것까지가 목표인지, 북한군을 궤멸시키고 통일을 시키는 게 목표인지 좌표가 없었다. 이에 따라 군사작전의 결과가 정치적 판단을 이끌었다. 인천상륙작전 성공 후에야 트루먼 행정부는 한반도 통일 때까지 군사작전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택했다. 마오가 한국전 참전을 결심한 시기는 미군이 1950년 10월 38선 이북을 넘어 두만강으로 북진했을 때가 아니라 미군이 참전을 결정한 때부터였다. 미군 개입은 바로 북한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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