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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복 중앙선관위장 취임 중앙선관위원에 조병현

    이인복 중앙선관위장 취임 중앙선관위원에 조병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인복(57) 대법관을 제18대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충남 논산 출생으로 대전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신임 위원장은 제21회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지법·대전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춘천지방법원장, 강원도 선관위원장 등을 거쳤다. 이 신임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역사 앞에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도록 엄정하고 공정한 자세로 선거관리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민주정치 발전과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김진권 중앙선관위원의 후임으로 조병현(58) 대전고등법원장이 대법원장으로부터 지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3명, 국회에서 선출하는 3명,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명 등 모두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뉴스 분석] 中 전인대 개막… 올 국방비 10.7% 증액

    [뉴스 분석] 中 전인대 개막… 올 국방비 10.7% 증액

    ‘시진핑(習近平) 시대’ 원년인 올해 중국의 국방 및 외교 청사진이 공개됐다.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서다. 중국은 강력한 군대 건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 실제 집행한 국방비 대비 10% 이상 늘렸다. 영토분쟁으로 주변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거침없는 패권 외교를 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재정부가 이날 전인대에 보고한 올해 국방 예산은 7406억 2200만 위안(약 130조원). 지난해 실제 집행된 국방비 6691억 2800만 위안보다 10.7% 증가한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국방을 공고하게 다지고, 강력한 군대를 건설함으로써 국가주권, 안보, 영토를 단호히 수호해야 한다”며 ‘강력한 군대 건설’을 강조했다. 마지막 업무보고에 나선 원 총리의 ‘입’을 빌려 새로운 군 통수권자인 시진핑 총서기가 자신의 구상을 밝힌 것이다. 중국은 2011년을 제외하고는 수십년째 국방예산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려왔다. 이에 따라 예산 압박으로 국방비를 감축하고 있는 미국과의 격차는 5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1월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국제적 지위에 걸맞고, 국가 안보와 발전 이익에 부응하는 강한 군대를 건설하는 것이 전략적 임무”라며 군사력 확충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2020년까지 군 현대화·정보화 등을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구체적인 일정표도 제시했다. 이날 보고에서도 국방예산 증액 이유를 “장병들의 업무와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군의 기계화와 정보화 건설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분야인 ‘국가주권’ 개념을 군사 분야에 적용, 주변국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은 과거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 자국 영토에 한해 ‘주권’ 개념을 사용했으나 지금은 남중국해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분쟁 지역까지 이를 확대·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 총서기가 탄탄한 군부 배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군사력 강화 노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적으로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시진핑 시대의 중국이 군사력을 기반으로 패권 외교를 행사할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일각에선 미국 등의 견제로 인해 강경 일변도로 흐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중국은 이날 국제사회의 ‘중국 위협론’을 의식한 듯 중국 외교의 기본인 ‘평화 발전’ 원칙도 거듭 강조했다. 원 총리는 “중국은 계속 평화, 발전, 협력, 상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확고부동하게 평화적 발전의 길로 나아가며 독립자주의 평화적 외교정책을 견지하여 세계의 항구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서귀포재활병원 ‘돈 먹는 하마’ 되나

    오는 10월 개원을 앞둔 제주권 재활 시설 서귀포재활병원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국비 185억원, 지방비 177억원 등 362억원을 들여 제주권역 재활병원을 건립했고 지난해 말 이를 운영할 수탁기관으로 서귀포의료원을 선정됐다. 하지만 수탁기관 선정 이후 14일 이내에 본 협약을 체결하도록 돼 있는데도 2개월이 지나도록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재활병원은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한 공공의료 시설 성격이므로 공공기관이 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로 서귀포의료원이 갑작스럽게 수탁자 선정 공모에 참여해 최종 선정되면서 각종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이 신축한 시설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 시설이 모자라는 등 재활병원 요건에 맞지 않아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에만 7억여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주도는 재활병원 장비 구입 등 개원 준비를 위해 56억여원을 확보했지만 의료장비, 전산 시설 확충 등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서귀포의료원은 적자 보전 등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이 없다면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막대한 예산 지원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진 제주도 의원은 “‘적자가 나면 당연히 보조해 주겠지’라는 식의 막연한 기대감으로 구체적인 준비도 없이 서귀포의료원이 수탁자 선정에 참가한 것 아니냐”며 “서귀포의료원은 지금이라도 수탁 운영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경생 서귀포의료원장은 “재활병원은 공공기관이 맡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른 지역 재활병원도 연간 1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전국적인 차원에서 정부 지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당초 전문성을 강조하며 재활병원 운영을 민간 의료법인 등에 수탁 운영키로 했으나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민간업자 특혜 의혹과 공공의료 후퇴 등을 주장하며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인 서귀포의료원이 수탁 운영자로 최종 선정됐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민 가봐야… 굿바이 코리아, 50년래 최저

    지난해 해외 이주(이민)를 신고한 우리 국민은 538명에 그친 것으로 1일 집계됐다. 정부가 해외 이주 통계를 작성한 1962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해외 이주가 정점에 달했던 1976년 4만 6533명의 1.15%에 불과하다. 2011년 신고자 753명보다도 215명이 줄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이주자가 445명으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 48명, 아시아 등 기타지역 21명, 호주 18명, 유럽 5명, 뉴질랜드 1명 순으로 나타났다.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는 없었다. 해외 이주는 1962년 386명으로 집계된 후 매년 급증하다 1976년 최고점을 찍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코리아 엑소더스’는 연간 1만명 이상을 유지했지만 2003년 9509명으로 신고자 수가 처음으로 1만명 미만이 됐다. 이후 줄곧 감소세로 돌아서 2006년 5177명, 2007년 4127명, 2008년 2293명에서 2010년에는 1000명 선이 깨진 899명을 기록했다. 2003년 이후 10년 사이 90%가 감소한 것이다. 해외 이주의 급감은 한국의 경제력이 향상되고, 선진국과의 격차가 해소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이주가 줄어드는 추세다. 각국의 경기침체로, 해외 이주를 해도 숙련된 전문 인력을 빼고는 이주 노동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먹고살기 힘든 데 이민이나 가버릴까”라는 말이 쉽게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해외 이주를 신고하지 않는 ‘통계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내법상 해외 이주를 신고하면 거주 여권으로 출국한다. 이 경우 국내 주민등록증은 말소된다. 때문에 거주 여권을 발급받지 않고, 일반 여권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영주권을 받고 이주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이 경우 해외 이주가 여의치 않아 국내로 다시 돌아와도 행정적 불이익나 불편은 없다. 외교부 관계자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민자가 존재하지만 우리 경제가 발전하면서 해외 이주 자체가 전반적으로 크게 줄어든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이 낫다는 인식이 과거보다 커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모든 국민인 소비자의 식품안전을 위하여/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

    [기고] 모든 국민인 소비자의 식품안전을 위하여/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

    모든 국민이 소비자이다. 소비자 권리 가운데 ‘안전할 권리’가 강조되는 사회다. 지속적인 식품안전 문제가 소비자들의 중요한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새로 출범한 정부는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시켜 식품안전관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식품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부정·불량 식품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반영해 부처별로 나뉘어 있던 식품안전관리 역할을 통합하고, 전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올바른 방향이다.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에 대한 안전성을 확립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식품의 제조·가공·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안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분리된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일원화함으로써 탄력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함량이 다른 만두를 두 부처에서 각각 관리하는 불합리로 인한 생산자의 어려움과 소비자들의 혼란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식품안전관리 기능이 통합돼 부정·불량 식품 척결과 안전한 식품의 공급으로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 해소가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바다. 지금껏 보건복지부에서 수립한 정책은 식약청에서 집행했다. 이 외에도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인 한국소비자원 그리고 소비자단체 등에서 식품 안전에 관한 모니터링, 소비자 보호, 피해구제 등에 많은 심혈을 기울여 왔다. 각 분야의 노력으로 그동안 국민인 소비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해결을 해 왔지만, 아직도 식품 안전과 관련해 국민들은 불신과 염려를 떨치지 못하는 가운데 더 좋은 정책과 집행을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좋은 정책을 제안하거나 식품산업의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을 변경하려고 해도 부처별 이해관계에 따라 차일피일 처리가 미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법령 개정과 정책 추진 기능이 합쳐지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하고,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부정·불량 식품을 근절해 국민이 보다 안전하게 식품을 섭취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식품 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책임도 만만찮다. 불량 식품을 취급하는 부도덕한 업자 및 업체들을 엄중하게 처벌, 경각심을 주는 한편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고자 하는 이들을 아낌없이 지원하면서 신뢰와 믿음으로 발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미래를 국민은 희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행정조직 개편으로 인한 실질적인 식품 안전에 관한 소비자 보호, 소비자 주권 확립을 통해 식품산업 및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에는 반드시 모든 국민, 소비자들이 ‘국민행복시대’에 걸맞게 안심하고 안전하게 식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 日‘다케시마의 날’ 사실상 중앙정부 행사로… 韓·日 갈등 고조

    日‘다케시마의 날’ 사실상 중앙정부 행사로… 韓·日 갈등 고조

    일본이 22일 아베 신조 내각의 차관급 고위 당국자를 참석시킨 가운데 이른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기념행사를 강행, 한·일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행사는 지방 정부인 시마네현이 주관했지만 중앙 정부가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 사실상 중앙 정부 행사로 격상됐다. 시마네현은 2006년부터 해마다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 행사를 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대표를 파견한 것은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시마지리 정무관은 인사말에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주권에 관한 문제”라며 “정부는 물론 현지인을 포함한 국민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마쓰에시 현민회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 등 국회의원 19명을 비롯해 정·관계와 극우단체, 현지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미조구치 젠베에 시마네현 지사는 “한국이 다케시마 점거를 기정 사실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어 정말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마네현 의회는 이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통해 다케시마 영유권을 조기 확립하고 ▲다케시마의 날을 중앙정부 행사로 승격시키고 ▲교육 과정에서 다케시마를 특별히 부각시켜 달라는 내용의 요망서를 시마지리 정무관에게 전달했다. 행사 과정에서 한국 시민단체와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회장 등 회원 7명은 이날 오후 1시 10분쯤 다케시마 자료관 근처에서 ‘일본은 독도 침략 행위를 중단하라’며 규탄 결의대회를 가지려다 일본 경찰에 제지당했다. 10여분간 실랑이가 이어지자 경찰은 최 회장 등을 차에 태워 별도 장소로 데려갔다.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도 행사에 참석, 토론 제안서를 제출하려다 우익단체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경찰에 의해 격리됐다.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은 아침부터 버스 10여대를 동원, 마쓰에시 전역을 돌며 확성기로 행사를 알렸다. 한편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일본은 ‘독도의 날’ 조례를 즉각 철폐하고,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구라이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일본 정부에 외교문서를 전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쓰에(시마네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관료가 아니라 공무원인 이유/정윤기 행안부 정보기반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관료가 아니라 공무원인 이유/정윤기 행안부 정보기반정책관

    정부의 고위공무원이 언론브리핑 도중에 국민이라는 용어 대신에 백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자.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에 왕조 시대에나 쓰던 용어를 사용했다고 국민의 질타를 받을 것 같다. 실제로 몇 년 전에 한 인기연예인이 방송에 출연해 실수로 평민이라는 용어를 언급했다가 시청자들의 빈축을 산 사례가 있다. 용어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사용되는 용어도 바뀌는 경향이 짙다. 필자는 공무원이다 보니 ‘관료’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되는데, 2013년 한 달 반 동안 서울신문 지면에 관료라는 단어가 나타난 횟수를 세어 보니 생각보다 많았다. 다른 언론매체도 비슷하겠지만, 행정뉴스의 권위지인 서울신문에 관료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소재 같다. 백성, 평민과 마찬가지로 구시대 유물의 냄새가 나는 관료라는 단어는 대한민국 헌법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주의 국가를 수립하면서 우리 헌법이 채택한 용어는 ‘공무원’이고, 하위 법률에서도 국가공무원, 경찰공무원 등 공무원이란 용어를 택했다. 또한, 헌법은 신분으로서의 관리제를 폐지하고 직업공무원제를 도입해 누구나 직장인으로서의 공무원이 될 수 있게 했으며, 관리와 백성 간의 관존민비 관계를 타파하면서 공무원은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한다고 규정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헌법에서는 공무원(official, officer)이라는 용어를 채택했지만, 공무원인사법 등 많은 하위 법률에서는 직업군인까지 포함해 ‘정부 직원’(government employee)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정부 직원이라고 부르니 권위적 색채는 덜하면서 여러 직업 중의 하나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 용어는 미국 내에 널리 확산되어 이제는 민간 문헌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즉, 단순한 호칭 하나지만 공무원을 바라보는 미국 사회의 시각이 담겨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에선 관료라는 용어가 정부수립 이후 현재까지 존속하면서 공무원이라는 용어를 밀어내고 수시로 언론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관료라는 오래된 표현에 젖게 되면 정부와 공무원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도 왕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관청과 관리라는 옛 틀 속에서 바라보게 되지는 않을지, 백성은 국민으로 바뀌었는데 관료는 여전히 관료로 남아 있는 이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공무원인 필자로서는 관심이 가는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신임공무원 연수를 받던 시절, 목민심서를 가르치던 공무원교육원 교수가 말씀하시길, 목민심서가 훌륭한 책이지만 백성은 양이고 관리는 목민관이라는 관존민비 시각에서 쓴 책이므로 시대적 의미는 새겨 읽으라고 주문했다. 이처럼 정부 내에서는 공무원의 현대적 의미를 찾으려는 자발적 움직임이 오래전부터 조용하고도 꾸준히 있었던 것 같다. 20여년 뒤 필자가 공무원교육원의 교수가 되어 보니, 요즘의 공무원 사이에선 공무원을 봉사하는 직업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젠 언론과 국민도 공무원을 관료라는 틀에서 꺼내어 헌법적 가치에 맞는 용어로 불러 줄 때다. 순사를 경찰로 바꾸는 등 시대적 가치를 위해서, 또는 직업적 자부심을 위해 사회적 호칭을 정책적으로 바꾼 사례도 많다. 행정뉴스의 선도자인 서울신문에 거는 기대가 특히 크다.
  • 학생회장과 짜고 대학 축제 ‘검은돈’ 얼룩

    대학 축제 및 각종 행사 수주를 대가로 뒷돈이 오간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공연 전문 기획사 A엔터테인먼트 대표 장모(31)씨 등 3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이모(27)씨 등 서울, 경기 지역 6개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7명과 L백화점 광고대행사 본부장 함모(43)씨는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 등은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이씨에게 3차례에 걸쳐 4000여만원을 주는 등 총학생회장 등에게 21회에 걸쳐 1억여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엔터테인먼트는 수도권 30여개 대학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대동제 등의 행사를 전담하면서 3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함씨는 장씨 등으로부터 1500만원을 받고 그 대가로 L백화점 10주년 기념 행사, VIP 고객 초대 행사 등의 기획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 등은 대학 축제의 행사 발주권이 대부분 총학생회장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리베이트를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학교나 광고대행사로부터 받은 행사비의 10~15%, 많게는 36%를 다시 돌려줘 유대관계를 이어 갔다. 총학생회장들에게 유흥업소 접대를 하는 등 향응을 제공하기도 했다. 적발된 총학생회장 중 일부는 리베이트로 빚을 갚거나 유흥비 등에 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리베이트 비리는 부실 행사로 이어져 피해가 고스란히 대학생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학교 직원이 연루됐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하는 한편 다른 대학 총학생회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이트와 함께 사라진 ‘디지털 추억’

    사이트와 함께 사라진 ‘디지털 추억’

    ‘대학 시절이 담긴 소중한 기록 창고가 문을 닫는다. 온라인에 남기는 기록에 슬며시 회의감이.’(@Naw***) ‘나의 한 시절이 날아가는 느낌이다. 프리챌을 원망할까, 디지털 세상을 원망할까.’(@myc****) 인터넷 커뮤니티 포털 ‘프리챌’(www.freechal.com)이 18일 자정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해당 사이트에 추억을 저장해 온 인터넷 세대가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이용자들은 사이트 폐쇄가 임박하자 서둘러 백업에 나섰지만 옮겨야 할 정보량이 방대한 데다 접속자까지 폭주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사태는 한 인터넷 사이트의 서비스 중단 차원을 넘어서 사이버 공간 속 정보의 보호 및 이동성과 관련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정보기술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정보 이주권·삭제권 등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99년 문을 연 프리챌은 커뮤니티 사이트의 원조다. 개설한 지 2년이 안 돼 1000만명이 가입했고 커뮤니티 112만여개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2002년 유료로 전환한 뒤 동호회가 40만개로 줄었고 이용자 수도 급감했다. 2011년 3월 파산 결정이 난 뒤 결국 재정난을 이유로 회사는 서비스를 종료했다. 글이나 사진은 물론 이용자들끼리 주고받았던 자료도 전부 사라졌다. 이용자들은 서로 허탈함을 호소하고 있다. 일기장이나 앨범에 과거를 담는 앞선 세대들과는 달리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 공간에 추억을 저장하는 편이다. 교사 김현진(29·여)씨는 “소소한 일상부터 여행 사진, 졸업 사진까지 인화하지 않고 전부 블로그에 올린다”면서 “일기까지 비공개로 전부 인터넷에 쓴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에게는 사이트 폐쇄가 ‘데이터 삭제’가 아닌 ‘추억의 상실’이다. 앞서 야후코리아, 나우누리, 네띠앙, 파란 등도 경영상의 이유로 사라졌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사이트들이 연이어 문을 닫으면서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에 따라 사라지는 이용자의 권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인터넷에 남긴 글과 사진도 ‘디지털 자산’(저작물)이며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킬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봉섭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은 “프리챌은 이용자들이 생산한 콘텐츠로 광고 등의 수입을 올렸으니 디지털 저작물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운영자의 사정만큼이나 이용자의 권리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홍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인권국장도 “특정 사이트에 있는 개인의 저작·기록물을 언제, 어디로든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는 정보 이주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시점”이라면서 “관련 부처가 표준 약관으로 명시화해 기업에 의무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지방재정난과 복지정책 딜레마] (하)잘 걷고 잘 쓰는 것도 중요

    [지방재정난과 복지정책 딜레마] (하)잘 걷고 잘 쓰는 것도 중요

    재정 분권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노회한 중앙정부와의 밀고 당기기를 통해 과세자 주권과 자치 재정 운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스스로 자구하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고서는 중앙정부와 건강한 관계를 정립하기도, 지역 주민이라는 대지 속에 지방자치의 뿌리를 올곧게 내리기도 힘들다. 재정을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준과 능력이 있다는 점을 중앙정부와 지역 사회에 당당히 보여주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지방정부 지출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이를 위해 세출의 효율성과 징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돈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데다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문제 역시 지방정부 재정난의 한 요소라는 문제의식이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으로 낭비 요소가 큰 전시성 행사 비용의 급증이다. 2002년 3173억원이던 전국 지자체의 행사 관련 비용은 매년 꾸준히 상승해 2009년 9678억원까지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로 따져도 17.3%다. 반면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2005년 57.2%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2009년 53.6%로 내려앉았다. 더불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민간 이전경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공성을 띠는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시민사회단체 등에 경상보조금 형식으로 지급되는데 2002년 10조 1000억원이던 것이 2009년 29조원까지 늘어났다. 정치인 출신 단체장이 재정난 속에서도 선심성 지출을 한다는 문제 제기 속에 궁극적으로는 지역 시민사회의 시민 참여도에 대한 지적도 있다. 징수 효율성 문제로는 미수액 급증이 꼽힌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미수액 그래프가 증가, 감소를 오르내렸다. 미수액은 2008년 전년에 비해 19.6% 늘어난 3조 4000억원이 됐다. 2009년 3조 3500억원으로 약간 줄어든 듯하다가 2010년 다시 3조 4100억원이 됐다. 이 같은 금액정도면 2011년 지방소비세 5% 소득(2조 96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체납액 징수만 잘 돼도 지방소비세를 10%로 상향하는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세출과 징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은 지방자치단체의 연대로 요약될 수 있다. 세외수입 체납자 명단을 공유하고 체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통합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구축도 제시된다. 임상수 연구위원은 “지방세 체납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현재 일부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전자예금압류관리시스템이나 법원배당금압류시스템 등을 확대할 필요도 있고, 무적차량, 면허세 등 과세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지방세 징수 관련 통합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방정부와 지방공기업의 투자 심사대상 사업을 확대하고 투자사업 이력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투자 심사제도 강화는 효율적 지방재정 집행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시론]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우리의 대응전략/정진영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시론]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우리의 대응전략/정진영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국제사회의 회유와 압박에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주요 국가들은 북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추가제재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핵실험에 나설 태세다. 우리 안보, 나아가 한민족의 생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핵무장의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줬다. 경제난으로 위기에 처한 전체주의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핵 보유에 있다고 북한은 믿는다. 핵무기를 갖게 되면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격이 곧 한반도에서의 핵전쟁과 한민족의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또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 한·미동맹도 약화시킬 수 있고 남북관계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대규모 경제 지원 등 이른바 ‘퍼주기’로 북한을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지배집단이 원하는 것이고, 우리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북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국제적 공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대응전략은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첫째, 대북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 핵무기를 재래식 군사력으로 억지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핵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징후를 포착하고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북핵 실험으로 더욱 치열해질 동북아 군비 경쟁의 상황에서 우리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둘째, 전략적 협상력을 증대시켜야 한다. 특히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 중국이 북한을 감싸고 보호하는 한 북한에 대한 국제적 제재조치는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런데 중국이 가장 꺼리는 것이 주변국들 모두가 자신을 두려워하며 미국과 더욱 가까워지는 상황의 전개이다. 한·미동맹의 강화가 역설적으로 중국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또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북핵에 대항해 스스로 핵 개발의 길로 접어드는 것을 우려한다.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재처리 능력을 갖추어 나가고, 우리 내부에서 핵주권론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정책을 재고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의 협상력을 배가시켜야 한다. 북한 핵에 대한 한·미 간 입장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북핵을 용인할 수 없지만, 미국은 북한 핵 자체보다 북한이 핵을 확산시키는 것을 더 신경쓰고 있다. 한·미방위조약은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때 미국이 자동적으로 우리를 돕도록 규정돼 있지 않다. 미국 내의 헌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북한이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을 때에도 미국이 선뜻 우리 방위를 위해 나서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때문에 미국 핵무기를 다시 우리나라에 배치하거나 미국 주도의 동북아 미사일방어체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의 내부를 더욱 튼튼하게 하고 국제적 위상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경제력도 더 커져야 하고, 민주주의도 더욱 발전해야 한다.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져야 하고 대한민국 국민임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돼야 한다. 국제적 기여와 다양한 국제적 역할을 통해 많은 나라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매력적인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이것이 곧 북한에 대하여 완전히 승리하는 길이고 통일의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 [기고] 해양영토분쟁 대응 위한 전담부서 필요하다/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세계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

    [기고] 해양영토분쟁 대응 위한 전담부서 필요하다/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세계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

    지난해 9월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로 촉발된 중·일 간 영유권 분쟁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대포 공방에 이어 전투기 대치, 공격용 레이더 조준 등의 사태를 보면 충돌도 불사할 태세다. 한·중·일 동북아 3국의 정치적 리더십 교체기와 맞물려 동북아 정세가 예사롭지 않다. 해양 영유권 분쟁을 놓고 중·일 양국은 한치의 양보도 없다. 이 같은 사태를 읽을 수 있는 척도가 바로 해양영토분쟁 전담부서의 설치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총리 직속으로 ‘영토주권 대책 기획조정실’을 신설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센카쿠열도나 독도 등 일본의 해양 영유권 주장의 정당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관계 부처 간 협조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중국도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중심이 돼 ‘중앙해양권익 유지공작 소조’를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국무원 산하 국가해양국을 해양부로 승격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단순한 해양 행정관리 기능에서 해양이익 보호를 위한 정책기능과 집행능력을 강화해 해양 분쟁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정부조직과 더불어 국정운영 스태프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 가운데 해양수산부의 부활이 두드러진다. 국토해양부에서 떨어져 나와 과거와 같은 독립 부처로 부활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처럼 해양분쟁 전담부서 얘기는 없다. 온통 관심은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새로운 ‘공룡부처’의 탄생이나 통상기능의 이관을 둘러싼 외교부와 경제부처의 밥그릇 싸움에 몰려 있다. 일본과의 독도나 중국과의 이어도 문제에 대응할 조직 신설 검토는 안중에 없는 듯하다. 독도나 이어도 관련 분쟁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은 외교부 대변인의 논평, 성명으로 대응하는 수준이었다.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대응 부서 신설을 놓고서도 우려를 표명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영토분쟁은 입씨름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법정에서의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무력 행사에 대비한 대응책도 중요하다. 역사적·과학적 근거도 뒷받침돼야 한다.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빠질 수 없다. 총력적 대응을 위한 준비와 태세가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 개인에게 인권이 최고의 가치이듯, 주권은 국가의 최고 가치이며, 그 자체가 국익이다. 해양영토분쟁은 국가의 주권과 국익에 위해를 가할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국가의 일이다. 독도와 이어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익과 주권수호를 위한 정책기능과 집행능력, 정부부처 간 협조, 긴급한 현안대응 태세 구축을 필요로 한다. 북한만을 염두에 둔 국가안보 수호정책으로는 부족하다. 중·일의 공세적 해양영토 분쟁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해양 영토분쟁을 전담할 부서를 새로 설치하고 국가안보전략 차원에서 신속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해양분쟁을 챙기겠다는 뜻도 내외에 천명해야 한다. 출범 초부터 만시지탄의 우(愚)를 범하는 신정부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 김황식 총리 ‘北核 대화보다 제재’ 피력

    김황식 국무총리가 14일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화보다는 제재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군의 핵 무장론에 대해 “당장의 핵주권 보유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핵실험) 갱도의 내용 등에 비춰 볼 때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면서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핵 해법과 관련해선 “그동안 대화와 제재 ‘투트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실효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명백히 인식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더 실효적인 제재 방안을 강구해 결코 북한이 핵 개발에 성공할 수 없고 그것이 도움이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노력을 새로운 각도에서 시도해야 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현 단계에서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 “과연 (특사 파견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초당적 대응에 나섰다. 결의안에서 여야는 북한을 향해 모든 핵프로그램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를 촉구하며 정부가 유엔 등 관련 당사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단호한 대책 수립과 대비 태세 확립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문하는 내용이 빠진 대신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적극 지원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 결의안은 재석 의원 185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의원 6명은 당론인 ‘대화’가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표결에 불참했다.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북한의 3차 핵실험 대응책을 추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여당은 대북 압박을 강조한 반면 야당은 남북 대화를 통한 한반도 위기 상황의 전략적 관리를 주문하는 등 온도 차를 보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리도 ICBM 보유할 권리” 北, 유엔제재 강경대응 선언

    “우리도 ICBM 보유할 권리” 北, 유엔제재 강경대응 선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제재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는 제목의 ‘정론’에서 “제국주의가 핵무기를 잡으면 우리도 핵무기를 잡아야 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 우리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해야 하며 그 어떤 우주 무기로 위협하면 우리도 우주 무기로 원수들에게 공포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그동안 자신들의 ‘평화적인 위성 발사’를 국제사회가 ICBM 개발로 문제 삼는다며 반발해온 점을 감안할 때 ICBM 보유 권리를 노골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노동신문에서 정론은 북한의 정책 방향 등을 담고 있어 가장 권위 있는 글로 평가된다. 신문은 이어 “우리의 핵은 정의의 선택이며 인류의 진정한 평화”라며 “그것은 제국주의에 대한 최고의 징벌이며 천 년의 한이 맺힌 분노와 증오의 산아(産兒)”라고 밝혔다. 신문은 “미 제국주의는 지금까지 있은 모든 항전 중에서 가장 철저하고 무자비한 정의로운 인민의 대항전과 맞섰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며 “이제 더는 타협이 없는 제국주의와의 마지막 판가리싸움이며 인류역사에서 자주성의 승리와 제국주의 종말의 새 시대를 열어놓는 극적인 사변과 잇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천만군민은 적대세력들의 도전을 단호히 짓뭉개버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도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적들의 그 어떤 제재책동도 단호히 짓부셔버려야 한다”며 “제재를 할 테면 하라,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이 땅우에 천하제일강국을 반드시 일떠세울것이다라는 투철한 신념을 안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적들이 반(反)공화국책동의 도수를 높이면 높일수록 우리 군대와 인민은 실질적인 대응조치들을 연속 취하면서 나라의 존엄과 자주권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한·미 “개별국 차원 北제재 강화”

    한·미 “개별국 차원 北제재 강화”

    한·미·일 정상은 13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과 관련, 대북 추가제재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며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핵실험으로 아주 어려운 길로 빠져드는 것”이라면서 “유엔 결의안과 더불어 한·미 실무자 간 협의를 해온 바와 같이 개별 국가 차원의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은 핵우산을 통한 억지력을 포함해 대한민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변함없이 지켜 나갈 것”이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제재를 포함해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와 별도로 대량살상무기 저지를 위한 미국 자체의 제재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회의 국정연설에서 “우리가 본 것과 같은 (핵실험) 도발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킬 뿐”이라면서 “우리는 동맹들과 협력하면서 우리 자신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강화하고 이런 위협들에 대응할 국제사회의 단호한 조치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실험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되고 안보리 결의를 바탕으로 추가제재 결의를 즉각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반도 사태악화의 책임은 도발자들이 져야한다’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을 통해 “오늘의 조선반도 정세는 자그마한 우발적 사건에도 능히 지역 전체를 뒤흔들어 전면전쟁으로 전환될 수 있는 엄혹하고 첨예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대 세력들이 우리의 자주권 수호 의지를 오판하고 분별없이 날뛰는 경우 그에 대한 대응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면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도발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 이상의 함대지·잠대지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필요시 북한 전역 어느 곳이라도 즉각 타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파괴력을 가진 순항미사일을 독자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면서 “그 내용은 이번 주 안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은 이지스 구축함(7600t급)과 한국형 구축함(4500t급) 등에 탑재된 사거리 500∼1000㎞의 함대지 미사일과 214급(1800t급)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사거리 500㎞ 이상의 잠대지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리 함대지·잠대지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1500㎞의 지대지 순항미사일인 현무3C의 개량형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북한이 3차가 아니라 4차, 5차 핵실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종원 “한·일관계 주체적으로…역사·영토 문제 접근 방식 바꿔야”

    이종원 “한·일관계 주체적으로…역사·영토 문제 접근 방식 바꿔야”

    이종원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14일 “한·일 관계는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며 두 나라의 선택에 따라 진화할 수도 퇴화할 수도 있다”면서 주체적인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년 동안 한·일 관계 발전론을 펼치고 있는 이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 주제발표를 통해 “반세기 이상에 걸친 한·일 관계는 양국의 주체적 노력의 산물이라기 보다 객관적인 상황에 의존한 부분이 적지 않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불리고 있는 현실에 대해 “30여년에 이르는 일본 생활 동안 지금이 양국에 대한 감정이 최저점에 달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양국 정부가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지 못한 결과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를 시작으로 경제, 시민사회의 교류가 이어지면서 과거사 문제가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지만 이에 대한 두 나라의 처리가 엇갈리는 바람에 불신과 불만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두 나라의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과거를 직시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영토·영해 문제 역시 주권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바꿔 ‘윈윈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동아시아는 ‘신냉전’과 ‘공동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중국의 급속한 대두가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정치·군사대국을 지향하면서 이른바 ‘중국위협론’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는 ‘신냉전’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도 이 신냉전적 발상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한국의 경우 일본과는 달리 중국과의 관계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동아시아의 세력균형 변화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면서도 중국과의 대립은 피하자는 전략적인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한국은 동아시아 공동체의 형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 정상은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포괄하는 동아시아 지역협력 틀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우경화 행보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거나, 혹은 과거를 치유하며 관계 복원을 시도하거나….’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와 지난해 말 집권 여당이 된 아베 신조 정부 간의 올해 한·일 관계 전망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이렇다. 그동안 얼음장 같던 양국 관계에 기회와 위기 요인이 모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극단적인 대립 구도로 가면 양국 관계는 ‘양패구상’(兩敗俱傷·서로 싸우다 양쪽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상처만 입음)격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올해 국내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양국 관계는 특히 아베 총리의 ‘우익 본능’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첫 1년의 한·일 관계는 한·일 국교정상화를 이룬 한·일 기본조약(1965년) 체결 50주년인 2015년 박근혜 임기 중반까지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은 자서전인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다른 어느 나라와의 관계보다 인내심이 더 필요한 게 일본과의 외교이고, 양국 모두 서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일본과 진심을 털어놓는 대화를 계속한다면 조금씩 풀려갈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역사와의 화해를 위해서는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첫 변수로는 22일 일본 시마네현이 여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 수위가 꼽힌다. 아베 총리 등 주요 각료들이 불참을 표명했지만 자민당은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승격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실행하려는 기류가 짙다. 일본 정부는 독도 등 자국의 영토분쟁 전담 부서인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신설하며 우익·보수 세력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총리 산하에 조직을 신설한 건, 독도 문제 등을 정권 차원의 핵심 과제로 격상시켰다는 의미인 동시에 아베 내각이 우익 공약 실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한다. 3월에는 독도 영유권 기술 및 과거사 왜곡을 강화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일본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된다. 곧 이어 아베 총리가 4월에 열리는 야스쿠니신사 춘계 예대제에 참배할지도 주목된다. 자민당과 2차 세계대전 전몰자 유족 모임인 일본유족회는 아베의 참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첫 집권 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았지만 자민당 총재였던 지난해 10월 참배한 후 “임기 중 야스쿠니 참배를 못한 게 통한의 극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4~5월에는 일본 외교정책 기조인 외교청서가 발간된다. 7월 참의원 선거와 8월 이내 발표되는 방위백서는 양국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마저 승리할 경우 아베의 우익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12일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때까지는 경기 부양 등 내치에 집중하며 대외 강경 정책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선거에 승리하면 아베 기조를 본격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 일본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격상하고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여 왔다. 참의원 선거 결과와 맞물려 방위백서가 우경화 전략을 어떤 식으로 드러낼지 주목된다. 일본 정부의 경제 기조인 ‘엔저 정책’도 변수로 여겨진다. 한국 경제의 체감 피해가 확대되면 반일 기류가 퍼질 수도 있다. 환율 효과가 국내 경제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우리 주력 산업의 수출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양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지만 한·일 관계뿐 아니라 중·일 관계와 미·일 관계 속에서 일본의 유동성이 커 한·일 양국의 새로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엔저 문제는 우리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보디 블로’(Body Blow·몸통 공격)로 한국 경제가 일본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긴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대화를 차단하거나 협력을 기피하는 건 우리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제언하고 있다. 역내 안정을 위해서도 양국 간 갈등을 관리하며, 내실 있는 조용한 외교를 통한 신뢰 회복에 양국이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북한이 지난달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한 지 20일,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지 두 달 만에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핵 도박’에 나섰다. 북한의 12일 3차 핵실험은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de facto) 핵 보유국’ 수순을 밟으며 자국의 핵무장 능력을 공식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농축우라늄(HEU) 핵실험으로 최종 판명될 경우 핵무기 대량 생산 및 핵탄두 소형화로 이어지면서 동북아의 핵 불안정 강도는 대폭 커지게 된다. 핵연료 재처리를 해야 하는 제한적인 플루토늄 탄두와는 그 의미와 파장이 달라지는 셈이다. 당장 미·일 미사일 방어 체계(MD) 구축이 가속화될 경우 한·미·중·일 간 핵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정부는 외교적 대응뿐 아니라 처음으로 군사적 조치를 공식 천명하며 군의 무장 능력 강화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국제사회와 공조해 제재 수위를 높이겠다던 기존 노선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재 개발 중인,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역량을 확충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을 통해 군사적 대응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을 본격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추가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요격하는 군사적 타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3차 핵실험에 대한 정부 성명에서는 도발보다 한 차원 수위가 높은 ‘정면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이날 청와대에서 북핵 협의에 나선 것도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신구 정권의 공동 인식을 보여 주며 단호한 대처를 상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기존 통일부 장관이나 외교통상부 장관이 발표했던 정부 성명을 천 수석이 직접 한 건 통수권자의 경고를 북한에 직접 전달하려는 의도다. 천 수석은 “핵을 갖고 있는 것과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향후에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는 ‘북핵 마지노선’을 분명히 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밤 9시(현지시간) 대외정책 기조인 연두교서를 발표하기 직전에 북한 핵실험이 이뤄졌다는 점은 대미 양자 협상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에게 핵실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며 “핵실험의 주된 목적은 미국의 적대행위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보여 주고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려는 선군조선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다”고 3차 핵실험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했다. 북한은 2006년 1차, 2009년 2차 핵실험 때도 장거리 로켓 발사→유엔 대북제재 결의→핵실험→유엔 대북제재 강화→북·미 대화 재개로 벼랑 끝 외교전을 펼치며 핵의 ‘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했다. 세습 권력의 지도자인 김정은 시대의 첫 핵실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과거 패턴을 그대로 승계한 모습이다. 임기 13일을 남긴 이명박 정부에서 핵실험을 했다는 점에서 차기 박근혜 정부와는 차별화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한반도 안보는 요동치게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천상에서도 ‘소비자의 힘’ 지켜 주시길…

    천상에서도 ‘소비자의 힘’ 지켜 주시길…

    한국 소비자 권익 향상에 40여년을 바친 정광모 전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이 12일 오전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84세. 고인은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소비자운동 민간단체인 한국소비자연맹을 창립했다. 1979년부터 34년 동안 회장으로 재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도 4차례나 역임했다. 재임 중 상품테스트, 시장조사 등 소비자 관련 분야에서 운동 방법을 개발하거나 체계화했다. 고인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경제 주권자인 소비자들이 제품의 품질, 가격, 유통문제를 비롯해 환경문제, 자연보호, 인권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변한 바 있다. 고인이 소비자 운동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계기는 한국일보 기자 시절인 1967년 일본의 소비자 운동을 보고 나서다. 당시 일본 소비자 단체가 제품에 유해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전국에 걸쳐 불량품을 수거할 정도로 일본 소비자 단체의 힘은 막강했다. 이를 본 고인은 한국에 돌아와 1968년 4월부터 불량품 고발 운동을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고인이 한국소비자연맹을 창립한 지 10년 만인 1980년에 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됐다. 40여년 동안의 약력도 화려했다. 1996년 ‘소비자 보호의 날’(12월 3일)을 제정하는 데 기여했으며, 같은 해 12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소비자 보호뿐만 아니라 대한에이즈예방협회 회장, 한국에이즈예방재단 이사장, 아시아·태평양금연협의회 회장 등 에이즈 예방과 금연운동에도 관심과 열정을 기울였다. 2000년부터 6년 동안 학교법인 경원학원 이사장을 맡아 후학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고인은 1929년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태어나 이화여자중·고등학교와 이화여대를 거쳐 1951년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에서 언론인으로 재직한 바 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 유족으로는 조카 정진희(부산예술고 외래교수), 정진승(한국음악협회 아리아리 교향악단장), 정진현(에이포이 대표)씨가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고인이 43년 동안 소비자운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해 국내 최초로 장례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으로 진행키로 했다.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 등 10개 소비자단체 회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이다. 발인은 15일 오전 9시, 장지는 충북 음성군 꽃동네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日 아베총리, 독도문제 진두 지휘

    日 아베총리, 독도문제 진두 지휘

    일본과 중국의 최고 수장들이 영토 문제를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첨예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직속 기관으로 설치하기로 한 영토문제 전담 부서에서 독도 문제까지 포괄할 계획이어서 우리 측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NHK는 5일 일본 정부가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다룰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내각관방에 신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말 내각관방에 설치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 대책 준비팀’을 강화한 조직이다. 쿠릴 4개 섬 문제를 다루는 내각부의 ‘북방대책본부’를 합치고, 외무성이 맡고 있는 센카쿠 대책 기능을 흡수해 재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일본 국내외를 상대로 독도와 쿠릴 4개 섬, 센카쿠열도가 모두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일본 정부 내 정책을 조정하고 전략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야마모토 이치타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은 “일본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새 조직 설치 의도를 설명했다. 내각관방은 총리를 직접 지원·보좌하는 부처로, 총리 관저의 일부로 분류된다. 특히 이 기구가 독도 문제를 다루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일본이 독도에 대한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며 “우리 정부는 이에 강력히 항의하며 시대 역행적인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영토분쟁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 직후인 지난해 9월 14일 ‘중앙해양권익 유지공작 소조’를 만들어 시 총서기가 조장으로서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분쟁의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해양 당국 등 각 부문이 유기적인 대응을 못하고 혼선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시 총서기가 기존의 외교안보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외사영도소조’ 외에 추가로 영토 문제까지 챙긴다는 점이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일부 중화권 언론들은 중국이 시 총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댜오위다오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군, 정보, 외교, 해양감시 등 각 부문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중국 군함이 사격 시 사용하는 레이더를 일본 구축함에 조준했다고 일본 측이 항의하는 등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프리깃함이 지난달 30일 일본 구축함을 상대로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지난달 19일에도 중국 함선 주변에 떠 있던 일본 헬리콥터에서 사격통제 레이더를 감지했을 때 작동하는 경보가 울렸다”고 말했다. 사격통제 레이더는 항해 시 사용하는 탐색용 레이더와 달리 함포나 미사일을 쏘기 전에 목표물까지 거리와 발사각도 등을 산출하기 위해 비추는 레이더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자칫하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매우 위험한 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이날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j@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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