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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후핵연료 활용 ‘제한적 자율성’ 확보… ‘핵주권’ 일부 찾아

    사용후핵연료 활용 ‘제한적 자율성’ 확보… ‘핵주권’ 일부 찾아

    한·미가 22일 가서명한 개정 한·미원자력협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의 20% 미만 저농축을 허용하고 미국의 원전연료 공급지원 규정을 마련한 것은 기존 양국 간 원자력협력이 단순한 기술협상을 벗어나 기술동맹 수준까지 격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미국산 연료 사용이라는 단서를 달고 양국 간 합의라는 족쇄를 낀 상황에서 20% 미만 저농축을 허용키로 한 것은 독소조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사용후핵연료 농축 기반 열어 그동안 정부가 한·미원자력협정 협상에서 공을 들인 분야는 바로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비록 일본 수준의 포괄적 사전동의는 얻지 못했지만 연구 개발에 있어서 미국의 별도 동의 없이 자율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는 특히 기존에 건별, 또는 5년 단위로 공동결정한다는 제약을 걷어낸 것으로 세계 5위에 해당하는 우리의 원전 기술과 비확산 의지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얻어낸 성과라는 것이 외교부의 자평이다. 이를 통해 사용 후 핵연료의 안전한 관리에 필수적인 조사 후 시험과 같은 핵심 연구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외교부는 전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연구개발 분야의 자율권 보장은 일종의 원자력 연구의 주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차관급을 필두로 주기적인 회의를 하고 워킹그룹을 4개 생성한 것은 협상체제가 격상된 것으로 양국의 원자력 협력이 정책레벨로 격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20% 미만의 저농축을 허용한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고농축과 저농축의 기준점을 20%로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순도가 100%에 가까운 고농축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낮은 기준점을 잡아 연구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 핵연료 공급 길 마련 협정을 통해 미국이 원전연료 공급 지원에 대한 규정을 신설한 것도 의미 있다. 이를 통해 수습 불균형 상황 발생 시 상호 비상공급 지원 협의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농축이 가능해지면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있는 부산물도 챙겼다. 이같은 재처리를 미국산 연료에 한한다고 규정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다. 우라늄 원광 매장량은 현재 카자흐스탄, 캐나다, 호주 순인데 재처리와 농축 등을 위해서는 이들 국가가 아닌 미국산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많은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협정문 서문에 양국 간 원자력 협정을 확대하면서 주권의 침해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것도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 의회가 요구하고 있는 농축과 재처리를 금지하는 ‘골드 스탠더드’는 이번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상대방 원자력 프로그램을 존중하고 부당한 방해나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 규정도 포함된 점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우리 원자력 업계가 수출한 장비를 장착한 미국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일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우리의 원자력 위상을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외교부 관계자는 “핵주권을 외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결과일 수 있지만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미국과 상호 평등하고 협력하는 협정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부산신항 배후단지 입주권 비리 교수·공기업 임원 등 35명 적발

    16조 7000억원이 투입된 부산항 신항 항만배후단지 개발사업 과정에서 각종 비리를 저지른 공기업 임직원과 국립대 교수 등 3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1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부산항만공사 전 부사장 황모(58)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입주 선정위원 지위를 이용, 금품을 요구하고 사업계획서까지 대신 작성해 준 국립대 교수 안모(59)씨 등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 등은 배후단지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들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주는 조건으로 200만~84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조희연 서울교육감 “의혹 제기도 선거” vs 검찰 “검증 않고 비방”

    조희연 서울교육감 “의혹 제기도 선거” vs 검찰 “검증 않고 비방”

    조희연(59) 서울시교육감의 운명을 가를 나흘이 시작됐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고승덕 후보에 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 대한 1심 국민참여재판이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심규홍) 심리로 열렸다. 나흘 동안 집중심리로 진행되는 이번 재판의 선고는 23일 이뤄질 예정이다. 조 교육감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2009년 공정택, 2012년 곽노현 전 교육감에 이어 중도 퇴진하는 세 번째 서울시교육감이 된다. 조 교육감은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고 전 후보에게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해명하라”고 요구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의 쟁점은 조 교육감이 고 전 후보의 영주권 보유 의혹이 허위 사실임을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들이 진실하다고 믿고 단순히 해명을 요구한 것인지다. 조 교육감은 재판에서 “의혹 제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선거 활동 중 하나”라며 “선거 활동으로 기소되고 재판도 받게 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 측 변호인은 “고 후보의 출마 목적, 교육 경력 등을 볼 때 검증 필요성과 의혹을 제기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서 “기자회견에서 ‘이런 의혹이 있으니 해명하라’는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9명의 배심원단(예비 2명 포함)에 “이것이 현직 교육감을 퇴임시키고 재선거를 해야 할 사건인지 시민으로서, 판관으로서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조 교육감이) 우회적으로 고 후보가 영주권을 보유했다고 암시하는 사실을 포함해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의견 표명’을 넘어선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은 사실상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대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악의적 비방을 지속했다”고 반박했다. 또 “피고인이 교육감으로 적격인지 비적격인지가 아니라, 법을 위반하고 반칙을 했는지에 집중해 판단해 달라”고 배심원들에게 요청했다. 재판 이틀째인 21일에는 고 전 후보, 트위터 글로 처음 그의 미국 영주권 논란을 제기한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 등을 대상으로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日집단자위권 행사 때 ‘한국 주권 존중’ 재확인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은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 등 방위안보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조만간 발표될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길지 주목된다. 3국 국방당국은 1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국방부 차관보급 ‘3자 안보토의’(DTT)를 개최한 뒤 공동 언론 보도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미·일 동맹의 틀 내에서 개정될 것”이라며 “이 같은 노력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며 제3국 주권의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제3국’은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이 주권과 국익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 온 한국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양자 방위협력지침에서는 통상 제3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미·일이 공개한 방위지침 초안에는 제3국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측이 지속적으로 ‘일본이 한반도 주변 지역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미·일 측에 전달해 왔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제3국의 주권 존중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노후 전철 교체” vs “적자 시민 전가”

    “노후 전철 교체” vs “적자 시민 전가”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지하철 요금은 250원, 버스 요금은 150원씩 오르는 데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는 원가에도 크게 못 미치는 요금을 올려야 노후 지하철 교체, 안전예산 확보 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가 자구책은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급격한 요금 인상으로 지하철공사의 적자분을 시민의 부담으로 전가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키로 하고 서울시의회에 의견청취안을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시의회의 의견을 따를 법적 의무는 없지만 그간 시의회의 절충안을 받아들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의 지하철 요금은 1050원에서 1300원으로, 버스 요금은 105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된다. 또 광역버스는 1850원에서 2300원으로, 마을버스는 750원에서 850원으로 오른다. 또 심야버스는 1850원에서 2200원으로 변경된다. 시는 요금 인상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오전 6시 30분 이전 교통카드를 이용해 탑승하면 기본요금의 20%를 할인해주는 ‘조조할인제’를 도입하고, 어린이·청소년 요금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또 화교 등 영주권을 가진 65세 이상 외국인도 내국인처럼 무임승차가 적용된다. 시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운송비용은 2.3%밖에 안 줄었지만 2개 지하철 공사의 적자폭은 지난해 4245억원으로 2012년 대비 14.2% 늘어 더이상 재정지원만으로는 한계”라면서 “안전분야 재투자 비용만 2018년까지 1조 9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하철의 경우 원가보전율(원가 대비 요금 수준)이 10년간 60%대에 머물렀는데 이번 인상으로 단번에 68.8%에서 82.6%로 올라 너무 인상 폭이 급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액수로 봐도 250원 인상은 그간 인상 폭(100~150원)보다 크게 많다. 오전 6시 30분 이전에 탑승하는 인원이 지하철과 버스 모두 3.3%에 불과해 조조할인제 역시 큰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버스·지하철 동일 요금이 깨지면서 두 교통수단을 환승할 때 높은 쪽인 지하철 요금(1300원)을 내야 한다. 게다가 지난 1월 감사원은 버스업체의 적정이윤 과다 등 6개 항목을 지적한 바 있다. 시가 시민 부담을 늘리기 전에 자구노력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일 방위 지침 개정 韓 사전동의 포함되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이 한·미·일 협력 강화를 연일 강조하며 한·일 간 갈등 봉합을 위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미·일과의 잇따른 당국자 간 협의에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에 한국의 ‘사전 동의’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어 미국의 역할이 주목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은 14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미·일 관계 70주년’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 간 관계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서울에서 이날 5년 만에 처음 열린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거론하며 “한·일 두 나라 사이의 매우 생산적인 만남이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그러나 “한·일 관계가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가 되고 긴장이 존재한다면 북한 핵문제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우리(한·미·일 3국)의 공통 의제를 흐트러뜨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은 한·일 관계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고, 그 관계는 문자 그대로 전략적 문제”라며 “미국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이자 동맹, 친구인 나라 두 곳(한·일)의 관계를 최대한 호전시키도록 하는 일은 미국의 이해에 강력하게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16일 국무부 청사에서 조태용 외교부 1차관, 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함께 처음으로 한·미·일 외교차관 회의를 열어 과거사 문제와 3국 안보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한·미는 앞서 14~15일 제7차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열었고, 한·미·일은 16~17일 제7차 안보토의(DTT)를 각각 개최한다. 14일 워싱턴에서 만난 국방부 당국자는 “KIDD 회의에서 미 측에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에 한국의 ‘사전 동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요청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DTT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6일 아베 총리의 방미에 맞춰 미·일 방위협력지침 최종 개정안이 나오기 전 일본이 한반도 주변 지역에서 한국의 주권이나 국익을 침해할 수 있는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으로부터 반드시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이 반영되도록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계속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일본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최종안이 나오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日 “미·일 가이드라인 활동시 한국 주권 존중”

    日 “미·일 가이드라인 활동시 한국 주권 존중”

    일본은 향후 개정될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통해 안보 활동을 하더라도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열자는 제의도 했다. 한·일 양국은 1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5년 5개월여 만에 안보정책협의회를 갖고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등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교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국 간 군수협력에 대한 논의는 일본에서 제기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앞서 백승주 국방부 차관도 최근 외신과 만나 “새로운 협정 체결 의향은 없다”면서 군수지원협정 체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에서는 이날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 국장이 수석대표로, 박철균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이 차석대표로 나섰으며 일본에서는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수석대표, 스즈키 아쓰오 방위성 방위정책국 차장이 차석대표로 참석했다. 한·일 양국 간 외교·국방 라인이 2+2 형태로 참여하는 안보정책협의회는 1997년 양국 외교장관 합의에 따라 1998년 1차 회의가 개최됐다. 한·일 양국은 과거사 갈등이 고조되면서 2009년 12월 제9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안보협의회 개최를 중단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이달 29일 행해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연설을 앞두고 27일쯤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미·일 가이드라인 개정에 대한 일본 측 설명이 있었다. 정부는 일본 측에 가이드라인이 투명성 유지와 함께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과거 역사로부터 기인하는 주변국의 의구심과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집단적자위권 행사의 경우 한국의 사전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도 상기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전보장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방위상 간의 한·일 국방장관 회의 개최를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IS 성노예 9세 소녀, 임신까지…” 충격 증언

    “IS 성노예 9세 소녀, 임신까지…” 충격 증언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이하 IS)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이라크 북부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어린이 40여 명과 노인 등 216명을 풀어준 가운데, 포로로 잡혀 있던 야지디족의 9세 소녀가 IS 대원들의 끔찍한 성노예로 생활하던 중 임신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캐나다 지역 일간지 토론토스타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풀려난 야지디 족 여성 한 명은 IS에 붙잡혀 있는 동안 성노예로 지내야 했으며 9세 소녀 한 명은 최소 10명의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IS 소속 남성들은 칼리프(이슬람 제국 주권자의 칭호)의 지위를 주장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전투의 선봉에 서거나 자살폭탄을 앞두고 어린 소녀들을 ‘포상’으로 받아 성적 학대를 자행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국제 구호원인 요시프 다오우드는 토론토스타와 한 인터뷰에서 “이 어린 소녀가 아이를 출산하게 될 경우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의료진들은 제왕절개 수술을 하더라도 산모(소녀)가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 게다가 이미 심각한 정신적·육체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토론토스타는 임신한 9세 소녀가 쿠르드의 자선구호단체를 통해 지난 주 초 독일로 옮겨져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구호가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야지디족이 IS의 손아귀에 붙들린 채 성노예로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IS가 200여 명의 야지디족을 풀어준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IS는 키르쿠크 남서쪽의 히메라 지역에서 야지디족을 쿠르드자치정부 군사조직인 페쉬메르가에 넘겼으며, 석방된 사람들은 곧장 응급차와 버스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UN은 지난 달 공식 발표에서 “IS가 야지디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집단학살을 자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해 여름 이후 현재까지 IS는 4만 명이 넘는 야지디족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뉴스 플러스 - 정치]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사퇴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노동시장 구조 개선과 관련한 노사정 대타협 결렬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노사정위는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청와대에 사퇴서를 냈다고 10일 밝혔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에 공익위원으로 참여했던 최영기 상임위원도 동반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교사들 靑홈피에 정권퇴진 요구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수일 앞둔 10일 청와대 웹사이트에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교사 111명의 글이 실명으로 게재됐다. 이들은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이름을 연서한 ‘특별법 시행령 폐기! 세월호 즉각 인양!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에도 청와대 홈페이지에 같은 요구를 하는 글을 올려 징계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독도 교육예산 4년째 줄여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에 맞설 정부의 대응 교육 예산이 4년째 내리 줄었다.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은 독도 교육 관련 예산이 2012년 61억원, 2013년 53억원, 지난해 47억원, 올해 46억원으로 줄었다고 10일 밝혔다. 또 영토 수호를 위한 연구 예산은 같은 기간 45억원에서 올해 28억원으로, ‘국제 표기 명칭 오류’ 활동 예산도 6억원에서 4억원으로 감액됐다. 국회 日 교과서 규탄 결의안 채택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가 10일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왜곡 중학교 교과서 검정 승인을 규탄하며 철회 요구를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특위는 ‘아베 신조 정부의 독도 영유권 침탈 및 고대사 왜곡에 대한 규탄 결의안’에서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하고 역사를 날조하고 있는 연속적인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 새 정치 바라는 국민 정부의 완벽한 배신

    새 정치 바라는 국민 정부의 완벽한 배신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이정전 지음/반비/398쪽/1만 8000원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은 수년 전 대중의 열광 속에 만들어졌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낯선 현상은 아니었다. 문국현, 박찬종, 정주영 등 잊혀질 만하면 기존 정당이 아닌 ‘제3의 후보’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정치권 바깥에서 이뤄낸 성취와 명예,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정치에 도전한 이들이었다. 하나같이 대중의 현실 정치 혐오 및 무관심에 기대 포퓰리즘에 가까운 정치 혁신을 주창했다. 물론 대단히 이례적인 성공사례도 있었다.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그는 숱한 어려움을 극복한 자수성가의 모델, 성공한 기업인, 대중적 인기, 서울시장으로서의 치적 등을 앞세워 결국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그를 가리켜 ‘전과 14범’이라고 표현했듯 십수 차례에 이르는 부정과 비리, 실정법 위반조차 대중의 정치 혐오와 새로운 정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그 선택의 결과는? 믿음에 대한 정부의 처절한 배신이었다. 빈곤의 양극화, 공적 영역의 붕괴와 대기업 자본 이익의 극대화 경향이 그의 임기 중 이미 확인됐고, 막대한 국고의 탕진이 임기 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원로 경제학자의 통렬한 사자후가 책 곳곳에서 우렁우렁하다. 한국자원경제학회장, 한국공공선택학회장 등을 지낸 주류 경제학자면서 분배와 생태 문제에 천착해 온 이정전(72) 서울대 명예교수는 경제학의 이론적, 실증적 틀을 빌려 최근 몇 년 사이 정치의 실패, 정부의 실패를 통렬히 비판했다. 현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핵심적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정책은 임기 전에 이미 파기됐다. 여기에 4·16 세월호 참사는 원로 학자의 실천적 개혁론 설파를 재촉했다. 국민의 의사를 완벽하게 수렴할 수 없는 대의민주주의 제도로서 투표행위 등의 맹점을 짚어 보고, 정부와 정치권이 힘 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게 되는 원인을 관료의 행태와 지대추구 행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또한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고 정부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환경세와 토지세를 강화하는 조세 개혁을 제안한다. 그렇다고 정치의 실질적인 주체이자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에게 무조건 면죄부를 주자는 것은 아니다. 그는 시장과 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주체로서 시민사회의 역할을 요구한다. 정경유착의 고리 근절, 시장의 독과점 폐해 및 불공정행위 제어,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노동자의 권익보호 등을 위해 소비자운동, 노동운동, 시민사회운동이 모두 전면적으로 활성화돼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물론 시민의 참여는 필수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여야, 아베 도발 고강도 비판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일본 아베 신조 정부를 비판하며 우리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일본이 또다시 독도 영유권과 관련한 만행을 저질러 한·일 관계가 회복되는 시점에 그야말로 얼음물을 끼얹었다”며 “독도는 우리 땅이지만 이 사실을 우리만 공유하지 말고, 정부는 세계적으로 홍보 활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도평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아베 정부의 이성을 잃은 듯한 행태는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를 연상시킨다”며 “최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주권 행사의 일부로 적극적으로 공사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을 한순간도 망설임 없이 적극 추진해 우리나라 주권 행사를 주저 없이 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화가 나 있지만 정부는 일본 대사를 불러서 꾸짖는 수준”이라며 “(정부는) ‘눈치외교‘를 하지 말고 외교라인에 대한 총체적 점검을 통해 역사 전쟁에 엄중하게 임하라”고 촉구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개성공단 임금’ 첫 접촉… 北 기존 입장 되풀이

    통일부가 8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3월분 월급 지급일(10일)을 하루 앞두고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지난 7일 처음으로 접촉해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어제 오후 관리위(남측)와 총국(북측) 간에 접촉이 있었으나 북한은 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던 것으로 정부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임금 갈등과 관련한 남북 첫 접촉은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7일 방북해 북측 총국 관계자들을 만난 직후 이뤄졌다. 앞서 정기섭 회장을 비롯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은 7일 총국 관계자에게 최저임금 인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북측은 기업인들의 요청에 거부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정부와의 접촉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자국의 법 개정을 통한 ‘주권’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협상의 여지가 없음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변인은 “북측이 어제 접촉에서 노동규정을 채택하고 시행하는 문제는 북한의 권한이지 당국 간 협의할 성격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 우리 정부가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관리위와 총국 간에 임금 인상 문제를 협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북측이 주권 사항이라고 강조한 점으로 미뤄 볼 때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북한은 입주 기업의 북측 인사들을 통해 각 기업의 경리 담당자들에게 인상된 3월분 임금 산정 지침을 통보하는 등 우리 측의 반발에도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개성공단 입주 기업 측에 공문을 보내 북측의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맞서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근로자들을 이용한 업무 태만과 잔업 거부, 노무 비협조 등을 통해 입주 기업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노동규정을 개정해 북측 근로자 월 최저임금을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5.18% 인상하겠다면서 이를 3월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삐 풀린 아베… 연이틀 ‘독도 도발’

    고삐 풀린 아베… 연이틀 ‘독도 도발’

    일본 정부가 7일 독도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과거 공문서 등을 처음으로 수집, 정리한 보고서를 각각 내놓았다. 전날 독도 영유권 주장을 대폭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와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2015년판 외교청서를 이날 각의를 통해 확정한 데 이어 도발을 반복한 셈이다. 일본은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조정실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고서에서 시마네현에 있는 공문서 약 500점, 개인 소장 자료 약 500점 등 1000여점의 독도 관련 자료를 확인해 목록과 화상 데이터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1905년 2월 22일 독도가 시마네현 영토로 편입된 뒤 일본 정부의 통치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시마네현의 어업단속 규칙(1905년), 1910년 시마네현 지사에게 제출된 관유지차용원(官有地借用願) 등 16점을 독도 관련 주요 자료로 게재했다. 일본어판과 영어판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독도와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국내외 영유권 주장 홍보를 강화한다는 아베 신조 정권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일본의 영유권 도발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센카쿠 열도 관련 자료의 경우 약 500점의 소재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자료는 지역 도서관, 공문서관 등에서 수집한 메이지~쇼와 시대의 행정 자료, 등기부등본, 일기, 신문 기사 등으로 일본 정부가 지역 향토학자 등을 중심으로 한 전문가팀에 의뢰해 수집했다. 앞서 이날 각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독도가 “역사적 사실에 비춰 보거나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입장을 담은 2015년판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청서에서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한국 관련 문구가 삭제됐다. 중·일 관계에 대해서는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중국 선박에 의한 영해 침입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것이며 중국의 영토주권을 수호하려는 결심과 의지는 그 어떤 의심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핵협상 타결’ 이란, 의회 보수파와 군부 반대 장벽 부딪쳐

    ‘이란 핵협상 타결’ ‘핵협상 타결’을 이룬 이란이 또 하나의 장벽을 만났다. 핵협상에 부정적인 의회 보수파와 군부 때문이다. 이란 군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란 보수언론 파르스통신은 핵협상 타결 뒤인 3일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소속 에스마일 코사리 의원이 “협상안은 이란의 국익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이란 협상팀은 아무 성과를 이루지 못했으며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이란 보수세력은 핵협상 도중에도 모든 대(對)이란 제재를 일괄적으로 즉시 해제하지 않으면 협상을 결렬시켜야 한다고 물고 늘어졌다. 이를 의식한 듯 이란 협상 대표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협상 타결 직후 트위터에 “미국은 금융·경제 제재를 ‘모두’ 끝낼 것이다. 이게 점진적인가? 유럽연합(EU)도 ‘모든’ 제재를 ‘끝장내기로’했다. 이건 또 어떤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란 의회는 2012년 총선에서 선거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개혁진영이 대거 불참하면서 보수 일변도로 구성됐다. 의회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지명한 과학기술장관 후보자가 친서방·반보수 성향이라며 4번 연속 낙마시켰을 정도로 이란 정부를 견제해 왔다. 올해 들어 핵협상이 타결 조짐을 보이자 이란 의회는 로하니 대통령이 핵협상에서 미국에 이용당해 핵주권을 포기하려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일부 강경파는 로하니 정부가 주요 6개국과 핵협상을 타결해도 최종 합의안이 의회의 동의를 거쳐야 유효하다고 맞서고 있다. 보수파 권력의 핵심인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한 군부 역시 핵협상에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군부는 서방·이스라엘과 군사적 긴장의 이득을 보는 세력인 탓에 핵협상으로 예상되는 ‘친서방 해빙무드’에 부정적이다. 경제 회생에 승부수를 거는 로하니 대통령도 강공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로하니 대통령은 1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는 의회의 의결 대신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이란 헌법인데 그동안 무시됐다”며 “의회가 입법적인 최고 의결기관이지만 국가 중대사와 국민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는 국민투표로 직접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란 핵협상 타결] 美·이란 모두 실리·명분 챙겨… 6월까지 ‘끝내기 수싸움’

    [이란 핵협상 타결] 美·이란 모두 실리·명분 챙겨… 6월까지 ‘끝내기 수싸움’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대로만 이행된다면 좋은 딜(협상)이 될 수 있다.” 두 차례 협상 마감 시한을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일(현지시간) 타결된 이란 핵협상에 대해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막거나 적어도 감시하는 여러 실질적 수단을 갖추게 됐으면서도 대이란 제재를 영구적으로 해제하지 않는 성과를 거뒀다. 이란은 조건부이지만 경제 제재를 모두 해제해 경제회생의 길을 열었고 동시에 자체 핵 활동을 어느 정도 보장받는 ‘제한적 핵주권’을 지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국내외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외교적 해법이 성과를 거두면서 양측 모두 실리와 명분을 챙겼다는 평가다.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유럽연합(EU), 이란은 이날 이란의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잠정 합의안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발표했다. 2002년 8월 이란의 비밀 우라늄농축시설 폭로로 촉발된 이란 핵위기 이후 12년 만이며, 로하니 정권이 출범한 뒤 2013년 10월 서방 6개국과 핵협상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위해 가동 중인 1만 9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줄여 초기 모델인 6104개만 남기기로 했다. 이 가운데 5060기는 나탄즈에서 10년간 상업용 생산에 쓰이고 나머지 1044기는 포르도 핵시설에서 연구용으로 사용된다. 원심분리기를 줄이면 2~3개월로 평가되는 ‘브레이크아웃 타임’(핵무기 제조 결정 시점부터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1년으로 늘어난다. 이란은 또 향후 15년간 저농축우라늄(LEU) 재고를 현재 1만㎏에서 300㎏의 3.67% LEU로 감축하고 3.67% 이상 LEU를 생산하지 않는 것은 물론, 우라늄 농축 목적의 신규 시설도 추가 건설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아라크 중수로를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재설계하고 사용후핵연료를 국외로 반출하며 재처리 연구·개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합의안에 포함된 핵심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검증하면 미국 등 서방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이란에 부과해온 제재를 단계별로 모두 해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IAEA가 25년간 포르도·나탄즈 등 모든 핵시설을 정기적으로 사찰하고 핵개발 활동을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협상 타결 후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역사적인 합의”라고 자평한 뒤 “협상이 충실하게 이행된다면 이란 핵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총론은 마무리됐지만 각론 협의 등에서 쉽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양측은 앞으로 3개월간 최종 합의안을 만들어 실질적 이행 과정에 돌입해야 하는데, 핵 활동 검증 등 구체적 이행 방법과 시점 등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종안이 나온 뒤에도 순조로운 이행이 이뤄질 것인지, 미국과 이란 모두 보수파가 장악한 의회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인지 등도 만만치 않은 변수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이란 핵협상 타결… 이젠 북한이다

    이란과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이란의 핵(核) 개발 중단과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잠정 합의안에 전격 서명했다. 오는 6월 말까지 세부적·기술적 협상이 남아 있지만 국제사회가 역사적 성과라고 환영하고 있고 양국 모두 만족을 표시하고 있어 최종 결렬 가능성은 낮다. 기본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은 앞으로 15년간 핵 개발을 중단하고 우라늄 농축을 위해 현재 가동 중인 1만 9000개의 원심분리기를 3분의1 수준으로 줄인다. 반대급부로 국제사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핵심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검증하는 직후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란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다시 가동되는 안전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란이 합의를 깨고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 데 걸리는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현재 2∼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효과와 IAEA의 전면적 사찰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진전이란 평가도 있다. 어느 일방의 완전한 승리가 아닌 탓에 미국과 이란 모두 보수세력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란은 경제적 실익을 챙기며 제한적 핵 주권을 선택했고 미국과 서방은 이란의 우라늄 저농축 활동을 인정하는 선에서 핵무기 개발을 막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란 핵 문제의 타결로 국제적 시선은 자연스럽게 북핵 문제로 옮겨지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편입된 상태에서 평화적 핵 이용을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은 NPT에서 탈퇴해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고 지금은 헌법에 핵 보유국임을 명시한 상태에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고 떼를 쓰는 단계에 와 있다. 북한은 이란 핵협상 결과물과 같은 성격의 ‘제네바 합의’를 이미 1994년에 체결했으나 비밀리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진행하면서 파기한 전례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 행정부는 이미 “북한은 이란과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분리 대응 전략을 선언한 바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미국과 우리의 입장은 타당하지만 대북 고립 및 경제제재 전략은 아직까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핵협상 타결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이란 경제봉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폐쇄 상태에서 수십년간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경제제재 속에 버텨 온 북한의 경제상황에서는 위력도 크지 않고 중국이라는 뒷문마저 열려 있다. 북핵 문제의 복잡성과 국제적 성격을 감안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북한은 핵 활동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 모순된 상황을 맞고 있다. 북한을 관리하는 차원에 머물렀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북핵 문제의 출구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을 미국도 인정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정부 최고위 당국자도 비공식 접촉의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남북 간, 북·미 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 3억 상당 나스미디어 위조주권 적발

    광고업체인 나스미디어의 위조 주권(주식)이 발견됐다. 나스미디어는 KT가 최대주주(45.38%)로 코스닥 상장사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전날 증권사로부터 실물 주식을 예탁받는 과정에서 위조된 나스미디어 1만주권 1매를 발견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2일 밝혔다. 나스미디어 1만주권 1매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3억 1300만원이다. 이번에 발견된 위조주권은 주권 발행 정보와 주권상 번호가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형광 도안 및 은서(숨은 글씨)인 무궁화 도안과 KSD(예탁결제원의 영문약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위조의 정도와 기재 정보의 정교함 등으로 볼 때 전문 인쇄도구를 사용한 전문가의 소행으로 추정돼 일반인은 위조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예탁결제원은 설명했다. 일반인이 위조 여부를 파악하려면 햇빛(형광등)에 비춰볼 때 은서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면 된다. 판단이 서지 않을 경우 가까운 증권회사를 통하거나 예탁결제원을 직접 방문해 의뢰하면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中 이젠 ‘식품 굴기’

    중국이 전 세계의 농장과 식품 회사들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과는 ‘종자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식량 주권을 확보하고 경제성장으로 폭증한 중산층의 다양한 식단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중국 최대 식량 국유기업인 중량그룹(中糧集團·COFCO)이 식품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 미국의 최대 곡물회사 카길의 강력한 경쟁자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량그룹은 지난해 27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홍콩의 곡물 거래 기업 노블그룹과 네덜란드의 니데라를 인수했다. 두 기업 인수로 중량그룹은 남미와 중부유럽의 곡창지대 농산품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니데라가 소유한 미국 시카고와 밀워키의 대규모 곡물창고도 손에 넣었다. 중량그룹은 또 호주 사탕수수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툴리슈거 농장을 1억 4500만 달러에 사들였고, 칠레와 프랑스의 와이너리와 포도밭, 브라질의 거대한 콩밭도 잇따라 인수했다. WSJ는 “단순한 농산품 수입회사였던 중량그룹은 이제 미국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농축산품을 생산하는 다국적기업으로 변신했으며, 미국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현재 여러 회사와 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량그룹이 보유한 인수 자금이 1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최근 170억 달러 규모의 자국 종자 시장을 지키기 위해 5200개에 이르는 토종 종자기업 가운데 50개를 집중 육성해 미국의 몬산토와 듀폰에 대항할 계획을 세웠다. 2020년까지 토종 기업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지금의 두 배 수준인 60%까지 높인다는 것이다. 종자 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파프리카나 토마토의 우수 종자는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WSJ는 “2018년이면 중국은 미국을 넘어서 세계 최대 식량 소비국이 될 것”이라면서 “몬산토 등 미국 기업들은 중국 종자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중국 정부는 시장 개방을 최대한 늦추며 자국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대마초 집단 환각...범인은 ‘소각 나선 경찰’

    대마초 집단 환각...범인은 ‘소각 나선 경찰’

    황당한 대마초 환각사태가 발생했다. 범인(?)은 황당하게도 경찰이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발생한 일이다.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자카르타 경찰은 압수한 마약류를 최근 소각했다. 경찰이 모아놓고 불을 지른 마약류는 대마초 3.3톤, 필로폰 1.8kg 등이었다. 일반인 접근을 막기 위해 폴리스라인을 치고 가스마스크를 쓰는 등 경찰은 꼼꼼하게 사전준비를 했다. 마약류에 불을 불이자 소각장에선 뿌연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불에 타는 마약류를 경찰은 뿌듯하게 지켜봤다. 하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부작용이 속출했다. 소각을 시작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두통, 어지럼증, 환각 증상을 호소하는 전화가 소방대에 걸려오기 시작한 것. 영문을 몰랐던 경찰은 뒤늦게 사태의 원인을 알게 됐다. 잔뜩 쌓은 대마초에 불을 붙자 피어오른 연기가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지면서 주민들이 집단 환각에 빠진 것이다. 경찰은 마약류를 소각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마약과의 전쟁에 치르면서 마약사범에 대해서도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외국인 5명을 포함한 마약사범 6명을 총살했다. 브라질, 네덜란드 등은 자국민에 대한 극형을 막기 위해 선처를 호소했지만 인도네시아는 마약사범 처벌은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며 사형을 강행했다. 사진=SDP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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