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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정상회담 결산] 사드 이견 없는 한·미, 절차적 정당성 ‘고삐’

    美 의회 등 반발 땐 갈등 재점화할 수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애초 우려와 달리 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관한 이견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향후 사드 배치는 우리 정부의 시간표에 따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文대통령, CSIS 연설서 “사드 배치, 한국 주권적 사안”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는 선에서 배치 절차 등 나머지 부분은 우리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초청 만찬 연설에서 “사드 배치는 한국의 주권적 사안이며, (이에 대해) 중국이 경제적 보복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경제적 보복을 하는 것은 옳지 않고 부당한 일이기 때문에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는 문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해를 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당한 법 절차를 지키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한·미 동맹의 발전에도 유익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軍, 조만간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등 진행할 듯 현재 군 당국은 사드 부지 32만여㎡를 대상으로 적법 절차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초 국방부는 청문회가 필요 없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추진했지만 청와대가 지난달 진상조사 끝에 제동을 걸면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포함한 일반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도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이해를 표하면서 조만간 군 당국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배치 과정에서 양국 간 갈등이 재점화될 소지는 여전히 있다. 지난해 7월 한·미 군 당국은 사드 배치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올해 말 실전 배치가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이 우리 정부의 절차를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배치 과정이 해를 넘길 경우 미군과 미국 의회 등에서 다시 비슷한 우려를 제기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현재 사드 발사대 6기 중 2기는 경북 성주 기지에 배치됐지만 나머지 4기는 미군기지에 보관 중이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워싱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미정상회담 마친 문재인 정부…중국과의 회동 성사될까

    한미정상회담 마친 문재인 정부…중국과의 회동 성사될까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개국(G2) 중 한 곳인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마쳤다. 이제 G2의 또 다른 한 축인 중국과의 정상회담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특히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그동안 중국이 반발을 해온 터라 이 문제를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통해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에 “혹시라도 저나 새 정부가 사드 배치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절차를 갖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언급하는 등 사드 배치에 한걸음 다가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사드 배치는 한국의 주권 사안”이라면서 “한국의 주권적 결정에 대해 중국이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달 초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동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의 회동이 실제로 성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이 여러 차례 강조된 데 따른 중국의 속내도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위협 대응에 있어서 3국 협력의 중요성은 새롭게 나온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상당한 비중으로 내용이 담긴 것은 눈길을 끌 만한 일이다. 연합뉴스는 “결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꾀하는 한국 정부로서는 북핵 대응에 있어서 한·미·일 협력의 단단함을 재확인했다는 성과와 함께 앞으로 중국을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2일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中 “마라라고 정신 위반… 안보리 밖 독자 제재 반대”

    “대북 제재 위반 中기업 중국법 따라야 대만에 무기판매… 中 주권·안보 훼손” CNN “트럼프·시진핑 허니문 끝났다” 중국이 29일(현지시간) 이뤄진 미국의 여러 압박 조치에 강력 반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미국이 단행한 중국 은행에 대한 신규 제재와, 대만 무기 판매 승인 조치 등에 대해 “미·중 양국 정상은 마라라고 회담에서 중요한 공동 인식을 달성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미국의 잘못된 행위들은 양국 정상이 달성한 공동 인식에 위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 측은 유엔 안보리 체계 밖의 독자 제재를 일관되게 반대한다. 어떤 다른 국가가 자기의 국내법에 따라 중국의 기업이나 개인에 대해 통제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완벽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어떤 중국 기업이나 개인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있다면 우리가 조사해 중국법에 따라 법적으로 처리할 것이며 미국이 관여하는 행위를 반대한다”고 직접 미국을 겨냥했다.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승인에 대해서도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것이자 중·미 3대 공동성명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인 추이톈카이(崔天凱)도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와 특히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같은 행동은 양국 간 상호 신뢰를 반드시 훼손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중화망(中華網)과 봉황망(鳳凰網) 등 중국 언론 매체들도 미국의 조치를 비판했다. AP통신 등 서방 외신들은 중국이 미국의 잇따른 압박 조치에 ‘격분했다’(outraged)라는 제목으로 양국의 갈등 상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미 방송 CNN은 홈페이지에 “트럼프와 시진핑의 허니문은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적대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정책을 발표, 두 강대국 간 관계를 냉각시켰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단둥은행 제재) 조치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출발을 기대했던 중국 지도자들 사이에 우려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자치광장] 신정부 출범과 용산국가공원/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자치광장] 신정부 출범과 용산국가공원/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서울 용산의 주한미군 평택 이전이 본격화했다. 용산미군기지의 막이 저물고 용산국가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110여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공원은 단순히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아니다. 지금의 용산공원 부지는 조선 말 청나라 군대와 일본군이 주둔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1905년 115만평에 수만 명의 일본군이 주둔할 수 있는 병영을 건설했다. 이후 1953년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미군이 주둔해 왔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있지만 우리 국민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110여년의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땅의 반환은 공간주권 회복이자 정체성 회복을 의미한다.  온전한 용산국가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잔류 부지 반환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 한미연합사 이전 시기 확정, 공원 조성 부지 내 오염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정화 등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  신정부 출범으로 용산국가공원 조성 사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되면 그곳엔 뉴욕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이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악에서 경복궁, 광화문, 종묘, 용산, 한강까지 이어지는 문화벨트가 조성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거리가 되고 우리 수도서울은 세계 속 명품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가 아닌 새로운 논의기구가 출범해야 한다. 북악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문화벨트 속에서 국가 상징 공간 일환으로 용산국가공원을 다루고자 한다면 적어도 국무총리실 산하, 더 크게는 대통령 직속 논의 기구가 필요하다.  지금의 단절되고 축소된 형태가 아닌 옛 용산기지 터를 회복하고 국가 차원의 원칙을 재설정하는 것과 병행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의 전면적인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 공원 주변 지역의 종합적인 도시계획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울시에 주체적인 역할을 부여, 정부와 지자체 간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용산국가공원은 사회적·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되찾아오는 땅이다. 110여년이라는 단절된 시간을 불과 몇 년 사이에 고스란히 회복할 수는 없다. 향후 수도 서울의 100년을 결정 지을 것이기에 100년 앞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국가 공원의 가치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란다.
  • 佛 “간암 말기 류사오보 체류, 中에 제안”

    佛 “간암 말기 류사오보 체류, 中에 제안”

    프랑스 정부가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아 가석방된 중국의 반체제 인사이자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61)가 프랑스행을 원하면 받아들이겠다고 중국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프랑스 앵포방송은 29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 측이 중국에 지난 28일 류샤오보와 그의 부인 류샤(劉霞·55)를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현재까지 중국 측이 이런 제안에 대해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도 류샤오보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 참석차 이날 홍콩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류샤오보의 석방 시기 등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공항을 떠났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교도소 밖 병원으로 최근 이송된 류샤오보가 “죽어도 서방(유럽이나 미국)에서 죽겠다”며 강력한 출국 희망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류사오보를 지원하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 류샤오보를 받아 들이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를 하고 있는 유럽 국가는 독일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미국도 류사오보를 받아들이는 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 지원자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주재 독일 대사관이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에게 부부의 독일 이주 의사를 타진해와 류샤가 5월 말 남편을 면회해 동의를 받았다. 독일은 이달 들어 중국 정부와 협의를 시작했으며, 협의 과정에서 류샤오보의 건강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판명돼 해외 이주 의사에 변화가 없는지 재차 확인한 결과, 그가 죽더라도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홍콩 간 시진핑 첫 일성 “일국양제 안정적 보장”

    홍콩 간 시진핑 첫 일성 “일국양제 안정적 보장”

    청년 접촉·민심 달래기 주력 속 내일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식 범민주파 대규모 거리 시위 예고 …총기 소지한 中전투부대가 경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반환 20주년을 맞는 홍콩을 찾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정오 부인 펑리위안과 함께 전용기로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해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9년 만에 홍콩을 방문해 기쁘다. 내 가슴속에는 늘 홍콩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시진핑의 홍콩 방문은 부주석 시절인 2008년 7월 이후 9년 만이며, 2013년 국가 주석 취임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방문 목적은 3가지”라면서 “첫 번째가 홍콩 특별행정구가 20년 동안 얻은 성과를 축하하기 위한 것이고, 공산당 중앙의 변함없는 홍콩 지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 두 번째 목적”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세 번째 목적에서 ‘홍콩의 새로운 미래 모색’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20년 경험을 반추하며 미래를 전망하고 일국양제가 안정적으로 실현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30일 오전에 섹콩 지역에 있는 인민해방군 홍콩주둔부대를 찾아 사열할 예정이다. 이후 소년경신(少年警訊)이라는 단체를 찾는다. 이 단체는 홍콩 경찰과 젊은층의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생긴 것으로, 중국 당국이 홍콩 젊은층을 중시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주권 반환 20주년 당일인 다음달 1일에는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 당선인과 내각의 취임선서를 주관한다. 한편 범민주파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진선은 30일 저녁 완차이에서 시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일 거리행진도 예고했다. 홍콩 정부는 전체 경찰관 2만 9000명 중 3분의1이 넘는 1만 1000명을 동원해 24시간 경비 태세에 들어갔다. 시 주석 내외와 수행단의 숙소인 완차이 르네상스 호텔과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이날부터 나흘간 일반인을 받지 않는다. 두 호텔과 컨벤션센터 부근에는 차량을 이용한 공격을 차단할 목적으로 2t 무게의 초대형 플라스틱 바리케이드 300개가 설치됐다. 시위대가 보도블록을 뜯어내 경찰에 던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도블록을 접착제로 붙이기도 했다. 홍콩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개혁 넘어 환골탈태 필요한 국방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개혁 넘어 환골탈태 필요한 국방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전쟁을 치러왔다. 수많은 전쟁을 거듭하면서 인류는 전략과 전술, 그리고 무기를 다듬고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선도했던 국가들은 역사의 주인이 되었고, 그렇지 못한 나라들은 대부분 도태되거나 참담한 비극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듯 군대가 국토방위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발전시켜야 한다. 전략이 뒤떨어진다면 아무리 좋은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전쟁에서 이길 수 없고, 무기가 뒤떨어진다면 전략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전투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군은 외형적으로는 규모와 전력(戰力) 면에서 세계 10위권 이내의 강군(强軍)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지는 군사전략과 뒤떨어진 개념의 무기체계, 그리고 기형적 군 구조로 인해 미래 안보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제대로 지켜내기 어렵다는 안팎의 지적에 따라 새 정부는 고강도 국방개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기형적 군대의 ‘최강 치트키’ 60만 대군을 유지하며 매년 4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는 한국군은 외형적으로 볼 때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즉 공식적 핵무기 보유국을 제외하면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세계 어느 나라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40만 이상의 병력과 1500여 대를 훌쩍 넘는 3세대 전차, 2000문에 가까운 자주포와 500여 대의 헬기를 보유한 지상군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초강대국에 견주어도 크게 밀리지 않을 정도의 가공할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군은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을 비롯한 중대형 전투함 수십여 척과 고성능 잠수함을 20여 척 가까이 보유한 전력을 운영하고 있고, 공군에는 F-15K와 KF-16 등 200여 대 이상의 신형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까지 버티고 있다. 이렇게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안보 불안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발생하면 전쟁이 발발해 전 국토가 불바다가 될 것을 걱정해야 하고, 중국이 사드 보복 운운하면서 무력시위를 벌이면 중국에게 얻어맞을까 두려움에 떨곤 한다. 이는 국민들이 군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한국이 처한 안보 환경의 특수성, 그리고 지난 수십 여 년 간 우리 군 수뇌부를 지배해 온 동맹에 대한 과잉 의존성, 여기에 더해 지난 30여 년간 군의 헤게모니를 틀어쥐어 온 특정 군의 자군 이기주의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한국이 아프리카나 중남미, 동남아시아 어딘가에 있는 국가라면 현재 수준의 군사력만으로 지역을 제패하고 강대국 대접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은 핵으로 무장하고 거대한 병영국가 체제로 유지되는 현존 최악의 범죄 정권과 대치하고 있고, 인접한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력을 가진 강대국들뿐이다. 주변 안보 환경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에 국민들 스스로 “우리 군사력만으로는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어렵다”는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미 동맹에 대한 군 수뇌부의 과잉 의존과 특정 군의 자군 이기주의 역시 우리 군을 사상누각(沙上樓閣)의 군대로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6.25 전쟁 이후 한국군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지상전은 한국군이 맡고, 해·공군은 미군이 맡는다는 고정관념 속에 살아왔다. 경제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60~70년대에는 전투기와 군함을 구입하고 유지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니 가난한 한국군은 지상군 위주의 병력 집약적 군대로 육성해야 한다는 논리가 통했다. 그 결과 한국군은 전체 병력의 3/4 이상이 지상군인 기형적 형태의 군대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크게 발전해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된 이후에도 한국군은 해·공군에 대한 투자에 소홀했다. 12.12 쿠데타 이후 확고부동하게 헤게모니를 장악한 군내 기득권 세력은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을 들고 나오자 수천 문의 자주포를 만드는 대응책을 내놓으며 세(勢)를 더욱 불렸고,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들고 나오자 수 백기의 지대지 미사일을 만드는 카드를 꺼내며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차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쟁에 대비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시용(戰時用) 군대가 아니라 세를 늘리고 과시하기 위한 전시용(展示用) 군대를 만들다보니 한국군은 덩치만 비대할 뿐 북한은 물론 주변 그 어느 나라와 싸워도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허울뿐인 군대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비한다며 만든 대규모 포병전력은 외형적으로는 이미 노후화된 북한 포병 전력을 질적으로 압도했고, 초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포병 전력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탄약 재고가 턱없이 부족해 통제보급률(CSR·Controlled Supply Rate)에 따라 하루에 정해진 양만큼만 포탄을 써도 며칠 못가 탄약이 떨어져 장기전을 수행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공중 전력은 최신 4세대 전투기를 다수 보유한 막강 전력으로 홍보되지만, 보유 전투기의 절반은 노후 전투기이고, 자체 전력만으로는 지하 수십 미터에 강화 콘크리트 방공호를 지어놓고 버티고 있는 북한 지도부를 효과적으로 타격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바다에서는 최근 건조된 한국형 구축함과 신형 호위함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현역 전투함들이 싸구려 음파탐지기를 달고 수중 위협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된 채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위풍당당한 한국형 구축함들의 미사일 발사대는 적지 않은 수가 텅텅 비어있거나 미사일이 채워져 있더라도 한 번 쏜 뒤 다시 채울 재고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다와 하늘에서 현대적인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비축 탄약과 물자가 부족해 전쟁을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군 수뇌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단칼에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의 ‘치트키’(Cheat code)를 가지고 있다. 바로 ‘연합전력’이다. 탄약과 물자가 부족한 것은 사전배치전단과 주일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것을 끌어다 쓰면 되고, 수송기와 헬기가 없어 적지 후방에 ‘공수’를 못하는 ‘공수특전여단’은 미군 수송기와 헬기를 지원 받으면 된다. 텅텅 비어 있는 군함의 미사일 발사대는 미군 보급함에서 미사일을 보급 받아 채우면 되고, 평양 지하 수십 미터의 김정은 전쟁 지휘소는 미군 폭격기와 벙커버스터가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니 걱정할 것이 없다. 필요한 건 연합자산을 가져다 쓰면 된다는 이 논리는 정보자산이나 해·공군 전력 강화를 위한 소요제기를 깔아뭉개고 특정 군이 예산과 보직 등에서 절대적 헤게모니를 장악하며 기형적 군 구조를 만드는데 ‘전가의 보도’(傳家寶刀)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안보-자주성 교환 모델(Autonomy security trade-off model)에 따라 한국군은 미군에게 의존하는 만큼 자주성을 잃어야 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없고, 매년 막대한 예산을 미국제 무기를 구입하는데 지출해야 했으며, 한미 안보 협력을 논하는 자리에서 주도권을 쥐고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관철시킬 수 없었다. 하지만 군내에서 이 같은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왔고, 그렇게 군은 지난 수십여 년 간 점차 머리와 몸통이 따로 움직이는‘기형아’가 되어왔다. 과감한 국방개혁이 필요한 때 지난 10여 년 사이 한반도 안팎의 안보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고 위중하게 변모했다. 북한의 군사 위협은 재래식 군사 위협을 넘어 4세대 전쟁 수행을 위한 비정규전·사이버전 영역까지 확장됐고, 여기에 더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카드도 추가됐다. 급격한 세력 팽창을 꾀하고 있는 중국은 급속도로 군사력을 강화하며 한국의 해양주권과 권익을 침탈하는 것은 물론 경제 보복과 군사적 압박을 통해 노골적인 내정간섭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는 명분으로 법령을 개정한 일본은 군국주의의 빗장을 조금씩 풀어가며 주변국을 겨냥한 공세적 군사력 증강에 여념이 없다.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과 해법 논리, 그리고 군 구조가 60~8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한국군으로는 변화하는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국민들은 안보 불안 상황이 발생하면 발 뻗고 잘 수 없는 상황이다. 10여 년 전,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심각한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12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을 통해 군 수뇌부를 질타했다. 그는 스스로 군 수뇌부가 작전통제도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놓고 국방장관, 참모총장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거들먹거린다며 이러한 군 수뇌부의 행태는 직무유기이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말뿐만 아니라 행동도 보여주었다. 참여정부 첫 국방장관으로 갑종장교 출신인 조영길 장관을, 두 번째 국방장관으로 해군 중장 출신의 윤광웅 장관을 기용해 고강도 국방개혁을 추진했다. 당시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국방개혁의 핵심은 미래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육군 위주의 군 구조를 해·공군 중심으로 바꾸고 이를 위해 해군력과 공군력을 크게 강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결국 국방개혁에 실패했다. 5년에 불과한 임기로는 개혁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오랜 시간 단단하게 고착화된 군내 헤게모니 구도 타파는 장관 하나 바꾼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질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개혁은 이제 더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안보 위협의 양상이 바뀌었고, 그 상황이 대단히 위중하기 때문에 더 이상 개혁을 미루다가는 국가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군이 내부 밥그릇 싸움에 매달리고 과거 북한 군사위협의 잔상에 사로잡혀 시대착오적이고 기형적인 군사력을 건설하는 동안 북한은 핵과 미사일이라는 전략적 무기뿐만 아니라 기존 한반도 전장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재래식 무기들을 속속 내놓으며 재래식 전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가령, 북한이 핵미사일로 후방 전략시설들을 타격하고, 방사포와 특수부대로 주요 지휘소와 공군기지를 제압한 뒤 전면 남침을 감행하면 손발이 묶인 한국군으로서는 이를 막아낼 재간이 없다. 주변국 위협도 문제다. 중국과 일본의 군사 위협은 점차 노골화되어가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이라는 보호자가 사라지면 언제든지 한국에게 달려들어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다. 중·일 양국이 한반도를 노리는 이유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양 자원도 자원이지만, 점차 격화되어 가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한반도는 완충지대이자 상대방에게 강력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서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방관 하에 중·일 양국이 한국의 주권과 권익을 침해하고 최악의 경우 군사적 조치를 취하더라도 현재의 한국군 전력으로는 막아내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이들 국가가 제주 남방 해역에서 한국에 대한 해상 봉쇄를 시도한다면 현재의 해·공군 전력으로는 이에 대응하기 어렵고, 일본이 자위대를 동원해 독도를 무력으로 점거하더라도 현재의 군사력으로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안보 위협의 변화 양상을 꿰뚫고 이에 상응한 적절한 군사전략과 무기체계를 갖추지 못하는 군대는 전쟁에서 반드시 위태로워진다. 고려 말 정지(鄭地) 장군과 임진왜란 직전 이순신 장군은 앞으로의 안보 위협은 바다로부터 올 것이니 바다에서 오는 위협은 바다에서 막아야 한다는 이른바 ‘방왜해전론’(防倭海戰論)을 펴고 이를 위해 해군력을 정비할 것을 강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조선은 전 국토가 전란의 참화에 휩싸이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대한민국 역시 변화하는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군 구조와 군사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반드시 위태로워질 것이다. 21세기 한국의 안보 환경을 뒤흔들 수 있는 위협은 대부분 바다에서 오며, 이 때문에 한국은 지상군 중심의 군 구조를 탈피해 강력한 원거리 투사 능력과 방어 능력을 갖춘 해군력과 이와 보조를 맞추는 공군력 중심으로 군사력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의 선봉장은 당연히 바다와 해군을 가장 잘 아는 해군 출신이 맡아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이며,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대통령의 인재풀에는 이러한 책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사들이 있다. 그 중에서 문 대통령이 새 정부 첫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의 경우 비록 능력 이외의 부분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에 휩싸여 있기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국방장관이 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낙마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음해하는 세력까지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송 후보자의 군 개혁에 대한 의지와 신념, 추진력은 무서울 정도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은 위중하다. 군 통수권자의 강력한 군 개혁 의지, 그리고 미래 전장 환경에서 필승의 전략을 가진 개혁적 국방 수장, 나아가 개혁에 국민적 열의와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기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홍콩을 지키는 영국 금융제도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홍콩을 지키는 영국 금융제도

    오는 1일은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지 20년 되는 날이다. 1839년 제1차 아편전쟁으로 1842년 홍콩 섬 지역이 영국에 할양됐고 1860년 구룡반도까지 영국 통치하에 들어간 뒤 1898년 신계(新界) 지역을 99년간 조차함으로써 완성됐던 영국령 홍콩은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일본 점령기를 제외하면 계속 영국의 통치를 받은 결과 중국 본토에 접하지만 영국 영향을 받으며 아시아에서 중국의 제도적 영향력과는 구분되는 무역과 금융 중심지로 특별한 위치를 지녔다.홍콩은 지금도 ‘일국가(一國家), 이체제(二體制)’ 원칙에 따라 별도의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주권이 중국에 반환될 당시 아시아에서 독보적이었던 홍콩의 경제적 지위가 계속 유지될지 의문도 있었고, 최근 홍콩의 2%대 실질 경제성장률을 보면 주권의 중국 반환 이후 과거에 비해 경제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홍콩과 함께 아시아 경제성장의 기적을 견인하는 네 마리 용(龍)으로 불리던 우리와 대만, 싱가포르 역시 모두 과거 고속성장기에 비하면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졌음을 고려할 때 이것은 비단 홍콩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홍콩은 주권 반환 이후 더욱 커진 중국과의 실물경제 연계를 바탕으로 중국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일 때는 성숙경제로서 경이적인 7~8%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홍콩이 과거 아시아에서 누렸던 압도적인 위치를 유지할지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광둥성과 홍콩의 경계를 이루는 선전(深圳) 지역은 과거 홍콩과 마카오의 배후 거점 정도로 이해됐지만,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지금은 홍콩과 맞먹는 경제권으로 발전하고 있다. 비단 경제특구가 아니어도 과거 중국이 외부로 향하던 유일한 통로가 홍콩인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게 많은 대도시가 특히 실물 중심으로 홍콩에 필적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시아에서 현재까지 다른 국가나 경제가 홍콩을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금융 분야다. 홍콩은 중국 경제와 연계된 위안화에 대해 역외시장의 기능을 하는 것과 별도로, 주권 반환 이전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지역 최고의 국제금융 중심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국제금융 중심지 인덱스’나 ‘금융발전지수’같이 금융 중심지로서의 경쟁력이나 금융 발전 정도를 평가하면 홍콩은 런던·뉴욕·싱가포르와 함께 세계 최고 상위권에 속한다. 또한 국제 투자자들이 참고하는 투자처로서의 매력에 관한 각종 지표도 일본,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다. 그런데 이러한 금융 안정성과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영국에서 이식된 제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금융제도의 예측 가능성과 엄격한 투자자 보호, 그리고 사법 안정성 등 영국 제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 홍콩에 유효하게 이식된 것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홍콩 증권거래소는 기업공개에서 세계적인 수준인데, 이러한 기업공개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 투자자 보호를 중요시하는 영국 금융의 전통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또한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의사결정에서 투자 이후에 제도를 바꿔 버리는 제도 위험, 또는 국가 위험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제도의 예측 가능성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홍콩의 주권은 중국에 반환된 상태이지만, 1997년 중국에 주권을 반환하기로 약속한 1984년 중국?영국 협약에서도 50년간 기존의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제도를 유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러한 제도의 안정성 여부가 앞으로 홍콩의 위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홍콩의 상황은 우리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인구나 경제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고 중계무역에 의존하는 도시국가 성격이 강한 홍콩 제도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 역시 타당하지 않다. 그럼에도 제도를 만들 때는 충분히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일단 제도가 시행되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성격을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을 붙잡는 것은 금리나 환율뿐 아니라 국가와 정책, 제도의 안정성과 신뢰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與 “안철수, 국민께 입장 밝혀라”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與 “안철수, 국민께 입장 밝혀라”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을 ‘대선 농단’, ‘유신잔재의 부활’이라고 맹공하며 안철수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의당 대선 공작 게이트’라고 불러야 한다”고 일갈했다. 추 대표는 “대선기간 국민을 속이기 위해 자작극을 했다는 건데, 이는 가짜 뉴스의 최종판이자 공당이라면 해선 안될 반민주 작태”라며 “박근혜 정권의 강탈된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위해 회복위해 국민이 촛불을 높이 들었던 것인데, 이에 맞서 국민의 진심어린 염원을 짓밟은 민주주의 도적절”이라고 꼬집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후보와 국민의당의 불법 대선조작 게이트는 헌정 민주주의의 파괴”라고 규정하며 “한국 정치사, 세계 정치사에 이 정도의 조작사건이 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유신이나 군부독재 정권에서 있을만한 부끄러운 사건”이라면서 “안철수 전 후보와 국민의당은 얕은 정치공학으로 모면하려고 하지 말라.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와 이유미씨가 나란히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선 당시 책임있는 자리에 있었던 국민의당 관계자들 모두 ‘나는 몰랐다’로 일관한다. 그렇다면 국민의당은 이유미 당이었나. 최대수혜자인 안 전 후보는 국민께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심기준 최고위원도 “대선 3일 전 야만적인 내용을 조작해 발표하고 짧은 기간 공당의 공식채널로 29번의 논평과 브리핑을 했다”면서 “안 전 후보는 언제까지 뒤에 숨을 것인가. 대선농단에 대해서 대선 기간 입에 달고 다니던 새정치의 방식으로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최고위원은 “이는 대선농단이고 국정원 댓글사건을 뛰어넘는 유신잔재가 21세기에 부활한 것이다. 잔꾀와 꼼수로 물타기를 하기 위해서 특검을 운운하는 반성 없는 태도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애리조나와 운전면허 상호인정…오늘부터 시행

    美 애리조나와 운전면허 상호인정…오늘부터 시행

    한국 운전면허가 있으면 앞으로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필기·주행시험 없이 운전면허를 받는다.한국과 미국 애리조나 주 사이의 운전면허 상호인정이 27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됐다. 이기철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는 이날 애리조나 주 교통부에서 존 핼리코우스키 주 교통장관과 운전면허 상호인정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날 체결한 약정에 따라 애리조나 주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한국 국민은 주 교통부 산하 48개 차량국(DMV) 사무소에 한국 운전면허증과 서류를 제출하면 필기·주행시험 없이 애리조나 주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 운전면허 상호인정으로 애리조나 주 영주권자와 주재원, 유학생 등이 혜택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날 약정이 발효되자마자 유학생 최고은(28) 씨와 주부 배효정(45) 씨가 시험을 치르지 않고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최 씨는 “상호 운전면허 인정이 돼 반갑다”면서 “LA 총영사관에서 많은 신경을 써줘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약정은 애리조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후에도 한국 운전면허증을 그대로 소지할 수 있도록 한 첫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23개국과 미국 21개 주와 체결한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에서는 상대국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려면 한국 운전면허증을 반납해야 했다. 이에 따라 애리조나 주에 거주하는 사업가와 주재원, 유학생 등은 한국 방문 시 공항에서 곧바로 운전을 할 수 있으며, 귀국을 해도 운전면허증을 재발급 받지 않아도 된다. 이 총영사는 “이번 운전면허 상호인정으로 한-애리조나 간 우호협력, 인적교류, 투자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관할 지역인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네바다 주와도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 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튜어드십 코드’ 재계 개혁 지렛대 되나

    ‘스튜어드십 코드’ 재계 개혁 지렛대 되나

    삼성과 미래에셋, 한화, KB 등 4대 자산운용사가 연말까지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뜻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확산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고객 자산을 집사(스튜어드)처럼 충실하게 관리한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영국이 2010년 처음 도입해 일본 등 16개국이 운영 중이다.2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JKL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세 곳은 이미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했다. 삼성 등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38개 기관투자자는 참여 계획서를 제출하고 도입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도 기업지배구조원이 지난해 12월 ▲의결권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유를 공개하고 ▲고객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한국 스튜어드십 7대 원칙(코드)’을 발표했다. 그러나 참여 기관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지난달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하나둘 생겼고, 최근에는 자금 운용규모가 큰 자산운용사도 잇따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굴리는 자금이 가장 많은 삼성은 지난달 29일 참여계획서를 제출하고 4분기 중 7대 원칙을 모두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삼성의 총운용자산은 215조원으로 시장점유율 1위(21.1%)다. 주식으로만 20조원(혼합주식 포함)을 굴리고 있다. 미래에셋과 한화도 각각 지난달 23일과 이달 16일 참여계획서를 제출했다. 미래에셋은 삼성보다 많은 24조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화는 9조 2000억원을 굴린다. 여기에 지난 21일에는 KB까지 참여 의사를 밝혀 빅4가 모두 연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등도 참여 계획서를 제출했다. 메리츠자산운용 등은 금융위원회와 기업지배구조원이 주관한 간담회에서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자산운용사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기금과 보험사 중 참여 의사를 낸 곳이 없다. 특히 국내 주식에만 100조원을 투자하는 ‘큰손’ 국민연금의 행보가 더디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연구용역 입찰을 냈으나 유찰됐다. 일각에선 정치권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악용해 기업 경영에 간섭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원장(고려대 경영대 교수)은 “자산운용사 수가 200개에 육박하는 걸 감안하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도는 낮은 수준”이라며 “국민연금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저귀 보따리상·원정출산 ‘큰손’… 홍콩 반환 20년 중국과 풍경 역전

    기저귀 보따리상·원정출산 ‘큰손’… 홍콩 반환 20년 중국과 풍경 역전

    중국인 아파트 싹쓸이 땅값 폭등… 2㎡짜리 쪽방마저 월세 30만원 홍콩 지하철의 최북단 역은 로우역이고, 중국 선전시의 최남단 역은 뤄후역이다. 한자어 ‘나호’(羅湖)를 광둥어와 베이징 표준어로 각각 적은 것인데, 같은 역이다. 역사 중간에서 출입국 심사가 이뤄진다.27일 로우역은 홍콩과 중국의 경제 역전 현상을 잘 보여 주고 있었다. 홍콩에서 선전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트렁크는 가득 차 있기도 했고 텅텅 비어 있기도 했다. 짐을 가득 채운 이들의 가방엔 주로 홍콩에서 구입한 화장품과 의약품이 들어 있었다. 배를 이용해 중국으로 수출하면 높은 관세를 물기 때문에 지하철로 운반하는 듯 보였다. 빈 짐가방을 들고 가는 이들은 선전에서 물건을 가져와 홍콩에서 팔려는 사람들이었다. 둘 다 보따리상을 뜻하는 ‘다이궁’(代工)들이다. 예전엔 중국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홍콩인 보따리상이 훨씬 많다. 빈 트렁크를 끌고 가던 중년의 홍콩 여성은 “똑같은 제품이라도 선전의 가격이 훨씬 싸다”고 말했다.바다 건너 선전의 롄화산 공원에는 홍콩 방향으로 걷고 있는 형태의 덩샤오핑 동상이 세워져 있다. 선전이 홍콩의 길을 좇아가야 중국이 살 수 있다는 덩의 지론을 웅변하는 동상이다. 1950~1980년대 100만명의 중국인이 선전에서 헤엄쳐 홍콩으로 밀입국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홍콩의 보따리상들이 지하철을 타고 선전으로 간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중국 본토의 국내총생산(GDP)은 9526억 달러였고, 홍콩은 1773억 달러였다. 홍콩의 GDP 규모가 본토 대비 18.6%나 됐다. 지난해 홍콩의 GDP 규모(3138억 달러)는 본토 대비 2.6%에 불과하다. 중국은 너무 빨리 성장했고, 홍콩은 너무 더뎠다.로우역 인근 성수이 지역은 중국의 급팽창 때문에 신음하는 곳이다. 홍콩인도 아니고 홍콩거주권자도 아닌 ‘솽페이’(雙非) 중국인들이 대거 원정출산에 나서 막상 이 지역 홍콩인들의 자녀는 가까운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분유와 아기 기저귀를 공급하려는 약국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바람에 식당보다 약국이 많은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이다. 중국의 큰손들이 쓸 만한 아파트를 싹쓸이해 홍콩인들의 주거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넓이가 66㎡(20평) 남짓한 아파트에 3~4가구가 공동으로 거주하는 현상이 보편화됐다. 독신자들은 몸만 겨우 눕힐 정도로 좁은 가로 1m, 세로 2m의 ‘관’(棺)으로 불리는 쪽방에서 살기도 한다. ‘관’의 월세도 2000홍콩달러(약 30만원)에 이른다. 홍콩 정부는 ‘관’에서 사는 이들이 2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수이역 주변엔 남루한 노인들이 길게 줄을 서서 온종일 주워 온 폐지를 업자에게 팔고 있었다. 한 할머니는 20홍콩달러(약 3000원) 지폐를 보여 주며 “그래도 오늘은 많이 벌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요즘은 노인도 애들도 다 살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선전 롄화산의 덩샤오핑 동상 옆에는 “선전의 발전은 우리의 개혁·개방 정책이 옳았음을 증명해 준다”는 글귀가 있다. 앞으로 개혁·개방이 옳았음을 증명하려면 중국 정부는 ‘홍콩 살리기’에 나서야 할 것 같다. 글 사진 홍콩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USTR 대표 “한미 FTA 철폐 계획 없다”

    USTR 대표 “한미 FTA 철폐 계획 없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철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2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21∼22일(현지시간)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 공청회에서 2018 회계연도 USTR 예산과 통상정책 어젠다를 설명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미 FTA로 인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우려되지만 현재 한·미 FTA를 철폐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200억∼3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한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값싼 중국산을 원료로 한 한국산 철강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데는 부정적 견해를 표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과잉 생산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것을 우려한다”며 “특히 한국이 과잉 생산된 중국산 철강을 수입해 제조한 유정용 강관을 미국에 수출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USTR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 우선 순위로 ▲국가 주권 보호 ▲불공정 무역에 대한 규제 집행 강화 ▲해외시장 확대 및 접근성 제고 ▲개선된 무역협정 체결을 꼽았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홍콩인 없는 반환기념식” “현실 똑바로 봐야”… 고뇌하는 홍콩

    “홍콩인 없는 반환기념식” “현실 똑바로 봐야”… 고뇌하는 홍콩

    시진핑 참석 등 기념행사 비용 10년 전의 9배 900억원 넘어 다음달 1일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이 중국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1997년 7월 1일 0시를 기해 홍콩 완차이 컨벤션전시센터에 게양됐던 영국 국기가 내려왔고, 중국의 오성홍기가 올라갔다.26일 찾은 홍콩은 분주했다.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컨벤션전시센터는 겉보기엔 평온했으나, 야릇한 긴장감이 흘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곳에서 기념식을 주관하고, 캐리 람 신임 행정장관 등 홍콩의 5기 내각 각료들로부터 충성을 다짐받는다. 센터 인근 골든 바우히니아 광장에선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21)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홍콩의 꽃인 바우히니아를 나타내는 상징물에 검은 천을 씌우는 돌발 시위를 벌였다. 이 상징물은 중국이 주권 반환을 기념해 홍콩에 선물한 것이다. 웡 비서장은 “민주주의를 퇴보시킨 중국과 홍콩 당국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센터 주변 커피숍에서 미리 약속한 두 청년을 만났다. 홍콩대 법대생 크리스 추이는 “홍콩 사람 역시 중국인이어야 하지만, 나는 그냥 홍콩인으로 남고 싶다”고 단언했다. 추이는 1997년생이다. 식민지 시절의 생활을 전혀 모르는데도 그는 “지금보다는 그때가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지금의 홍콩이 암울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글로리아 훙은 약간 생각이 달랐다. 홍콩인에게 아무런 결정권도 없었던 식민지 시절은 “단지 영국에 잠시 빌렸던 시간일 뿐”이라고 했다. 훙은 “영국의 통치 시절을 그리워할 게 아니라 중국의 신식민지가 되어 가는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친구는 2014년 가을 79일간 거리에 있었다. 금융중심가인 센트럴을 점령하는 ‘우산혁명’에 적극 참여했다고 말했다. 홍콩인이 직접 홍콩의 행정수반을 뽑는 직선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대륙의 일방통행에 저항했다. 하지만 혁명은 실패로 돌아갔다. 추이는 “중국 공산당에 철저히 짓밟힌 실패한 혁명”이라면서 “졸업 후 이민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훙은 “비록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홍콩의 운명은 홍콩 사람에게 달렸음을 깨달았다”면서 “직선제 요구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홍콩 곳곳에선 ‘주권 반환’ 2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중국과 홍콩은 이번 기념식을 위해 9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다. 홍콩에서 300여건, 중국 본토와 해외에서 200여건 등 모두 500여건의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열린다. 반환 10주년이었던 2007년 행사 경비의 9배에 달한다. 추이와 훙은 “‘중국의 위대함’에 초점을 맞추고 기획됐을 뿐, 정작 당사자인 홍콩인들은 철저히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반환 기념식이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가 ‘중국 공산당에 의한 홍콩 통치’로 변했음을 알리는 행사라는 것이다.홍콩 사람들이 모두 중국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30대 직장인 마샤오룽은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것을 중국 탓으로 돌려서는 홍콩의 쇠락만 재촉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중국이 홍콩을 세계 금융의 거점으로 개발한 덕택에 아시아 각국이 겪는 외환위기를 피할 수 있었고, 20년 동안 번영을 누렸다”면서 “현재의 양극화 심화와 홍콩의 성장률 둔화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지 중국의 통제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을 받아들이자는 현실론은 장년층일수록 강했다. 50대 남성 존 리는 “홍콩이라는 독립국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를 생각해 보면 결론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일국양제와 고도자치가 끝나는 30년 뒤면 완전히 중국에 흡수될 텐데 지금부터 이를 준비해야지 거부해선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홍콩의 하늘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맑았다가 흐리기를 반복했다. 사회주의 중국의 도움을 받아 자본주의 탑을 쌓은 홍콩이다. 중국의 통제가 강화될수록 과거의 자유를 갈망하는 홍콩이기도 하다. 밝았던 과거와 흐린 미래 사이에서 홍콩은 고뇌하고 있었다. 홍콩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反中 감정’ 격한데… 시진핑 첫 홍콩 방문

    ‘反中 감정’ 격한데… 시진핑 첫 홍콩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찰에 나서 주권반환 20주년 대회와 홍콩특별행정구 제5기 내각 취임식을 관장한다.”시 주석이 홍콩 반환 20주년을 맞아 오는 2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을 방문한다는 사실이 25일 신화통신을 통해 공식 발표됐다. 2013년 주석 취임 이후 첫 홍콩 방문을 공식화하면서 중국 정부는 ‘방문’이 아닌 ‘시찰’이라는 표현을 썼다. 최근 젊은층을 주축으로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홍콩도, 결국 중국의 한 지역일 뿐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홍콩 반환 20주년을 앞두고 중국 정부와 홍콩 사이의 긴장이 날로 팽팽해져 가고 있음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전임자들과 달리 가정집을 방문해 홍콩 시민을 만나는 일정도 잡지 않았다. 대신 시 주석이 다녀간 뒤에는 중국 굴기를 힘으로 상징하고 있는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홍콩을 방문해 일반에 개방된다. 시 주석은 29일 홍콩에 도착해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 주최 만찬에 참석하고 30일 중국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를 시찰한다. 주권반환일인 7월 1일에는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당선인과 내각의 취임선서를 주관한다. 홍콩 정부는 경찰력의 3분의1이 넘는 1만명을 동원해 24시간 경비 태세에 들어갔다. 28일부터는 ‘비호’(飛虎)로 불리는 경찰 특별임무중대의 잠수부를 동원해 행사장인 컨벤션전시센터 인근 바다에서 수중 검사를 한다. 홍콩 당국은 민주화 세력이 매년 빅토리아공원에서 열어 왔던 민주화 요구 집회를 불허하는 대신 친중파 단체가 공원을 선점하도록 유도했다. 중국의 통제 강화에 비례해 홍콩인들의 불만도 커져 가고 있다. 중국이 1997년 홍콩을 반환받을 때 50년간 홍콩의 체제를 인정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홍콩인들은 자치권이 후퇴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혁명’이 당국의 강제 진압으로 실패한 이후 열패감은 커지고 있다. 심각한 양극화도 반중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1997년 1조 3650억 홍콩달러에서 2016년 2조 4913억 홍콩달러로 2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홍콩 시민들은 성장의 과실을 친중국 재벌들이 독점했다고 보고 있다.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996년 0.477에서 올해 0.539로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이라는 0.5를 훌쩍 넘겼다. 중국 부호들이 홍콩 주택 사재기에 나서면서 홍콩의 주택 가격은 지난 10년간 3배 급등했다. 반면 신입직원 초봉은 10여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홍콩의 GDP는 이미 2009년에 중국 상하이에 역전당했고, 중화권 294개 도시 중 최고 경쟁력 있는 도시라는 명성도 2015년부터는 선전에 내주었다. 홍콩 중문대의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중국인’으로 받아들이는 홍콩 시민은 18%에 불과하다. 홍콩의 범민주파 시민단체들은 다음달 1일 민주화 요구 거리행진을 강행할 계획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중국 외교사절’ 판다 ‘멩멩’·‘지아오 칭’ 독일 베를린 입성

    ‘중국 외교사절’ 판다 ‘멩멩’·‘지아오 칭’ 독일 베를린 입성

    ‘중국 외교 사절’로 불리는 판다 곰 두 마리가 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판다 곰 ‘멩멩’과 ‘지아오 칭’은 미하엘 뮐러 베를린 시장과 스밍더(史明德) 주독 중국 대사의 환대 속에 베를린 쉐네펠트 공항으로 들어왔다.이들 판다 곰은 수주 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인 베를린 동물원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뒤 다음 달 사람들 앞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2015년 중국을 찾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판다 선물 약속을 알렸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판다는 중국 주권의 일부” 라며 한껏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안드레아스 크니어림 동물원 운영 책임자는 “1000만 유로(127억원)를 들여 동물원에 두 판다를 위한 새 보금자리를 만들었다”면서 “이곳에서 지나는 것을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뮐러 베를린 시장은 “큰 판다는 좀체 보기 힘든 특별한 동물” 이라면서 “베를린 시민과 관광객 모두 판다를 볼 수 있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부터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판다 외교’를 활용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첨예한 냉전 와중에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했을 때 워싱턴 국립동물원에 두는 목적으로 판다 두 마리를 전달받은 사례다. 독일도 1980년 당시 헬무트 슈미트 총리가 화궈펑(華國鋒) 중국 총리에게서 ‘바오 바오’라는 이름의 판다를 선물 받았으나, 이 판다는 2012년 죽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시민이 해결책 이끌게 행정·정치 참여 보장”

    “시민의 정부는 시민의 권리가 살아 숨 쉬는 정부입니다. 다시 말해 시민들이 능동적 주체로서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고 실현되는 지방정부입니다.”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은 22일 “시민의 정부에서는 참여를 통해 시민주권이 모세혈관처럼 흐르고, 협동의 자세로 공동 과제 해결에 힘을 모으고, 포용의 정신으로 서로 권리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촛불 민심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국민주권 시대를 열기 위해 협치와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시민이 싱크탱크… 현장·생활민주주의로 가야 염 시장은 “이제는 광장민주주의를 넘어 현장민주주의, 생활민주주의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내가 발 디딘 일터와 생활이 변해야 진짜 세상의 변화가 완성된다. 시정 역시 시대정신에 화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를 ‘수원시민의 정부 원년’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는 “시장이 결정하고 시민은 따라오라고 하면 시민들의 창의적인 에너지를 모을 수 없다. 시민이 싱크탱크인 시대”라며 시민의 정부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내놓는 의제와 아이디어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면 시민의 에너지가 결집될 것”이라면서 “시민들이 수원의 주인으로서 참여할 뿐만 아니라 책임지는 시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버넌스 행정·참여 바탕 주민참여예산 실현 사실 염 시장은 민선 5기 수원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도시의 주인이 시민임을 선언했다. 거버넌스 행정, 협치, 소통과 참여를 핵심적 키워드로 삼았다. 수원시 좋은시정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 도시정책시민계획단, 시민배심원제도, 원탁토론, 마을 만들기 등이 결과물이다. 염 시장은 “시민의 정부는 시민참여를 제도화하고 보장하는 ‘수원형 거버넌스 2·0’으로 한 단계 발전된 버전이다. 여러 정책을 통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정부’의 근간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사람’과 ‘소통’의 한 해를 만들겠다는 다짐 속에 수원시민의 정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민참여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시민주권헌장인 ‘자치기본조례’ 제정, 민주시민교육체계 마련, 시민 역량 강화를 위한 시민자치대학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염 시장은 “우리는 소통이 중요하고, 또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촛불광장에서 확인했듯 일방향적이며 상명하달식인 행정 패러다임은 폐기해야 한다”면서 “평범한 시민이 직접 질문하고 소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하도록 행정과 정치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시민이 주인인 수원”… 참여 제도화 직접민주주의 꽃피우다

    [자치단체장 25시] “시민이 주인인 수원”… 참여 제도화 직접민주주의 꽃피우다

    “직접민주주의가 수원시에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경기 수원시는 올해를 ‘시민의 정부’ 원년으로 선포하고 시민참여와 공감을 끌어내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시민의 정부는 시민의 권리가 살아 숨 쉬는 정부로, 핵심 가치는 ‘시민참여 행정’이다. 이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취임하면서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라고 선언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동안 수원시 좋은시정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 도시정책시민계획단, 시민배심원제도, 원탁토론, 마을 만들기 등을 통해 시민의 도시를 구현해 왔다. 이제는 시민참여를 제도화하고 보장하는 ‘수원형 거버넌스(민관 협치) 2·0’으로 한 단계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참시민토론회’와 ‘수원시민의 정부 정책토론회’를 비롯해 ‘500인 원탁토론’, ‘수원시민의 정부 아고라’, ‘시민참여 온라인 정책제안 플랫폼’, ‘자치기본조례제정’, ‘수원시민 창안대회’, ‘주민자치 1번가’ 등이 그것이다.지난 14일 오후 6시 수원역 앞 매산로 테마거리 입구에 설치된 ‘수원시민 창안대회 현장본부’. 수원 YMCA와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이 행인들을 대상으로 ‘2017년 수원시민창안대회’ 아이디어를 받고 있었다.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현장에 창구를 설치했다. 지난해까지는 인터넷으로만 받았다. 이날 현장본부를 찾은 성현지씨는 ‘겨울철 육교에 미끄럼 방지 센서를 설치하자’는 안전 분야의 아이디어를 냈다. 성씨는 “겨울철 육교를 건널 때 계단이 얼어붙어 넘어지는 안전사고가 빈발한다”며 “미끄럼 방지를 위해 계단에 태양열을 이용한 열 센서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60여명이 환경, 문화, 복지, 안전, 교통, 여성, 식생활, 지역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강신구 수원시 정책팀장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문제의 해결 방안과 공익 아이디어를 시에 제안하고 이를 시민이 직접 실행하는 프로젝트 형식의 시민참여 대회”라며 “수원시는 아이디어 실행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시민과 이해 당사자, 전문가, 담당 공무원이 정책 실현 방안을 찾는 ‘수원시민의 정부 정책토론회’도 지난 13일부터 시작됐다.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되는 릴레이 토론회에서는 온라인정책 참여 의미와 발전 방향, 무인 대여 자전거 시스템, 지역사회보장 거버넌스 활성화, 권선구 ‘에코빌리지’ 조성, 미세먼지 저감 방안, 시민 주도형 수원화성문화제 추진 등 12개 주제를 다룬다. 수원시는 정책토론회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달 8~27일 20일간 온라인 정책토론방 ‘수원시민의 정부 아고라’를 운영했다. 온라인정책 참여 의미와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한 13일 첫 정책토론회에서는 정책 결정자의 의지와 시민 제안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김선우 ‘기술과 공유가치’ 대표는 “시민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제안한 것을 정책화할 수 있는 수단과 의지가 필요하다”며 “온라인 플랫폼이 집단민원 제기 창구로 변질되지 않도록 예방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정책토론회는 ‘무인 대여 자전거 시스템’을 주제로 열렸다. 김진태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도로에 자전거 전용 대기 공간인 ‘바이크 박스’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임신화 드림앤바이크협동조합 이사는 “수원시가 도입하는 무인 대여 자전거 사업이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발달장애인과 노인 채용 등을 제안했다. 박흥식 수원시 기조실장은 “지방정부도 시민이 원하는 것을 실행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면서 “시민참여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참여와 협동, 포용을 기치로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시는 시민의 정부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 4월 각 실·국·사업소, 4개 구에서 추진할 핵심 사업을 선정했다. 선정된 사업은 ▲시민참여 온라인 정책제안 플랫폼 운영 ▲시민의 주권헌장 시민자치기본조례 제정 ▲지역 맞춤형 일자리 지원 사업 ▲시민 주도형 수원화성문화제(능행차) 추진 ▲함께해요~ 미세먼지 다이어트! ▲수원컨벤션센터 시민마이스터스 운영 등 14개다. 상반기 안에 구축될 시민참여 온라인 정책제안 플랫폼은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온라인 창구다. 시민들은 온라인 플랫폼에 제안한 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선호도를 조사한 뒤 정책 추진 여부 투표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시민주권헌장 역할을 할 시민자치기본조례는 시민 기본권, 시정참여 권리를 제도화하고 시민자치의 기본을 정하는 규범이다. 시는 골격만 만들고 시민들 의견을 반영해 조례를 완성할 계획이다. 지역 맞춤형 일자리 지원 사업은 지역의 특성, 산업 수요에 맞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사업을 선정해 시가 사업비를 보조하고 관리·감독하는 것으로 교육훈련 사업과 지역 특화 사업이 있다. 시민 주도형 수원화성문화제는 관 주도 행사에서 벗어나 기획 단계부터 시민이 참여하는 축제를 만드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 3월부터 5개 분과 203명으로 이뤄진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수원시 지역사회보장 거버넌스 활성화 ▲수원형 아파트 공동체 문화 꽃피우기 ▲골목에서 광장으로! 시민안전동행 ▲아파트 두레공동체 주민 주도 푸른 조경 아파트 조성 ▲자발적 저탄소 녹색마을 권선구 에코빌리지 조성 ▲사람 중심 더 큰 수원의 복지 허그(HUG) 구축 ▲건강한 사회 만들기 프로젝트 선진영통 문화시민운동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베네수엘라 국민 난민 신청 급증…주변 국가 엑소더스

    베네수엘라 국민 난민 신청 급증…주변 국가 엑소더스

    마치 시한폭탄의 초시계가 돌아가는 곳에서 결사적으로 탈출을 하는 것 같다. 정국 불안으로 혼란에 빠진 조국을 등지고 중남미 이웃국가로 건너가 난민 신청을 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베네수엘라 국민이 3년 전에 비해 30배 늘어났다고 에페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현재까지 난민 신청을 한 베네수엘라 국민은 6000명에 육박한다. 2014년 209명과 비교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수치다. 아직 상반기가 마감되지 않았지만 국경을 넘어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2016년 3375명을 훌쩍 넘어섰다. 브라질엔 비상이 걸렸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브라질 호라이마주는 이민국 인력을 늘려 밀려드는 신청을 처리하고 있다. 그래도 일이 밀리긴 마찬가지다. 브라질은 난민 신청을 받아주는 데 인색하다. 지난해의 경우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낸 베네수엘라 국민 3375명 중 난민으로 인정을 받은 건 14명뿐이었다. 관계자는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많았지만 조건을 충족한 사람은 극소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자국으로 넘어온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완전히 얼굴을 돌리진 않는다.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브라질은 2년 임시거주권을 주고 있다. 임시거주권을 받은 뒤 2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중미 코스타리카에서도 새로운 삶을 위해 난민이 되려는 베네수엘라 국민은 올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코스타리카에 난민을 신청한 외국인 중에선 베네수엘라 출신이 1036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다수는 조국의 정치불안을 이유로 난민 신청을 냈다. 베네수엘라에 이어선 엘살바도르 국민이 761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세 번째는 콜롬비아(338명), 네 번째는 쿠바(135명)였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국가란, 국민입니다! - 법원 전시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국가란, 국민입니다! - 법원 전시관

    “변호사라는 사람이 국가가 뭔지 몰라?” 영화 ‘변호인’에 나오는 대사다. 극중 차동영(곽도원 분)은 법정 안에서 송우석(송강호 분)에게 야단치듯 꾸짖는다. “예, 압니다. 너무 잘 알지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법원 안에서 카랑카랑하면서 눈시울 시큼거리며 쏘아대던 송강호의 대사는 탄탄함을 넘어 얼얼하다. 관객들은 코닿을 듯 화면으로 다가서며 내뱉는 그의 열연에 가슴 뜨거움을 느낀다. 법은 국가를 지킨다. 국가는 국민이며 국민의 최후 보루는 법원이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일반인들이 선뜻 다가서기가 힘든 곳도 또한 법원이다. 그 중에도 대법원은 말 그대로 법원들의 맏형님 격이니 이름만 들어도 괜스레 숨 막히는 무언가가 마음을 턱하니 누른다. 이렇듯 엄숙하며 가슴 서늘해지게 하는 대법원에 놀러 가자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 있다. 서초동의 법원 전시관이다. 2008년 9월에 개관한 법원전시관은 서울 서초동 대법원 본관 1층에 661㎡ 규모로 조성된 곳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법원전시관의 설립 목적은 기존에 대법원 청사 곳곳에 흩어져 있던 법원사전시실, 정보화전시실 등을 한 곳에 통합하는 한편, 관람객들이 법률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최첨단 모의법정 및 진귀한 법원 관련 사료(史料)들을 보관 전시하기 위함이다. 더구나 각종 체험 프로그램 및 어린이 체험 교실 등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법조인이 꿈인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쉽고 재미있게 법률과 법원 시스템에 대해 알 수 있게 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법원전시관은 기념품 숍이 있어 일상용품과 선물용품, 법률관련서적 등을 구입할 수 있는 환영마당, 동영상과 패널을 통해 법률의 의미 및 법원의 조직과 역할에 대하여 배울 수 있는 역사마당과 신뢰마당, 희망마당, 마지막으로 직접 법관복을 입고 최첨단 모니터 기기를 통해 모의 법정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마당과 정보화마당 등 총 6개의 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서초동 대법원에 마련된 법원 전시관은 자라나는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법률의 엄정함과 사회의 질서 원리를 깨치게 할 수 있는 진귀한 체험 장소임은 분명하다. <법원전시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법조인을 꿈꾸는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한 번은 방문해봐야 하는 곳. 2. 누구와 함께? - 어린이가 있는 가정, 모의 법정 시설이 아주 훌륭해서 가족 동반 견학장소로 훌륭하다. 3. 가는 방법은? - 서초동 대법원 1층. 지하철 2호선 서초역 5,6번 출구. 4. 감탄하는 점은? - 모의법정 시설. 어린이 체험 시설이 잘 되어 있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아는 사람만 아는 장소. 6. 꼭 봐야할 장소는? - 모의 법정과 전시된 여러 법률 관련 물품들 7. 주의할 점은? - 들어가는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 하는 곳이니 나름 엄정한 분위기.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scourt.go.kr/supreme/building/exhibition/index.html 9. 관람 정보는? - 미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견학 신청 및 체험 프로그램 신청을 하는 것도 좋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법원전시관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의미있는 관람장소임은 분명하다.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법정의 이모저모를 자녀에게 보여주기 좋은 곳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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