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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갈래로 나뉜 ‘초등 돌봄교실’ 법제화 … 돌봄 대란 불가피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회와 교육공무직 노동조합, 교육부가 제각각 초등 돌봄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교육계의 합의를 이끌어낼 절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오는 11월 ‘돌봄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공무직과 초등 돌봄교실을 법제화하는 내용의 교육 관련법 개정 국민동의 청원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초중등교육법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을 개정해 교육공무직과 방과후강사 등 ‘학교 비정규직’에게 교육공무직이라는 법적 신분을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초중등교육법에 돌봄교실을 포함한 방과후학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도 촉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입법 청원은 초등 돌봄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 명시하는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온종일 돌봄 특별법)’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앞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각각 지난 6월과 8일 초등 돌봄을 포함한 온종일 돌봄을 범정부 차원에서 체계화하고 지자체가 주체가 돼 운영한다는 내용의 온종일 돌봄 특별법을 발의했다. 돌봄전담사들이 포함된 연대회의는 이에 대해 “학교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법안”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법적 근거 없이 2004년부터 학교에 도입돼 운영되고 있는 초등 돌봄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은 국회와 교육부, 교육공무직 노조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있다. 이들의 입장 차이는 초등 돌봄의 책임을 학교와 지자체 사이에서 어떻게 조율하는가에서 발생한다. 교원단체는 학교에 떠넘겨진 돌봄 책임이 교육과 돌봄의 질을 모두 떨어뜨리고 있다며 초등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돌봄을 위한 공간 마련과 민원 대응 등 돌봄과 관련된 업무가 학교의 책임으로 전가돼 학교 본연의 기능인 교육을 저해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김희성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교실이 부족한 학교들은 돌봄교실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교실을 줄이고 특별실을 없애거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심화되고 교육의 질이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돌봄 관련 업무를 맡은 교사의 업무 과중 역시 교육의 질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교원단체의 주장이다. 학교에서의 돌봄이 학생들에게 ‘양질의 돌봄’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수업을 위해 설계된 학교 교실은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휴식을 위한 적절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녁돌봄까지 할 경우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학교에 머물러야 한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지금과 같은 학교 돌봄은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아이들을 ‘돌봄’이 아닌 ‘수용’하는 것”이라면서 “작은 시골 마을에도 경로당은 다 있는데 아이들을 위한 시설은 없어 아이들이 열악한 학교 돌봄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육공무직 노조는 돌봄교실이 현행처럼 학교 책임으로 운영될 때 돌봄의 질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학교의 방과후 과정이 중요해졌다”면서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를 초중등교육법에 법제화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필수이며 교육당국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하면 돌봄전담사들의 고용과 처우 불안정의 가능성도 지적한다. 연대회의는 온종일 돌봄 특별법의 철회와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의 전일제 전환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1월 초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초등 돌봄을 포함한 온종일 돌봄에 대해 별도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부는 “2022년까지 학교 돌봄을 31만명, 마을돌봄을 19만명 규모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지자체와 학교가 협력하는 모델을 통해 3만명 규모의 돌봄 자원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학교 내 돌봄교실을 지자체가 운영하도록 해 학교장의 책임을 줄이고 돌봄전담사는 현재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돌봄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할 이렇다할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교원단체와 연대회의는 돌봄전담사의 전일제 전환 등으로 처우를 높여 행정업무를 맡기고 교사의 업무를 경감하는 방향으로 타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돌봄전담사의 전일제 전환이나 업무 분장은 시도교육청 및 학교장의 권한”이라면서 “돌봄전담사들의 돌봄업무 시간과 맞지 않게 전일제로 전환하는 것은 예산 부족 등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학교 돌봄을 유지 및 확대한다는 교육부의 계획에 교원단체와 노조 양측은 ‘땜질 처방’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 회장은 “당장의 돌봄 수요를 충족하는 데에 급급하다”이라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박성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돌봄의 양적 확대에만 치중할 뿐 돌봄을 둘러싼 갈등과 모순은 학교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회의가 다음달 초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교사들도 ‘대체 투입’을 거부하면서 돌봄 대란의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7월에도 전국적인 파업에 나섰지만 교사들이 돌봄교실에 투입돼 실제 돌봄이 중단된 학교는 전체 학교의 1% 안팎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교원단체들이 “초중등교육법의 근거 없이 교사들을 돌봄전담사들이 파업한 업무에 대체 투입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위반”이라면서 대체 투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세웠다. 교육부는 “교원단체와 노조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설득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신용대출 쓴 사람 절반은 1등급 ‘고신용자’

    신용대출 쓴 사람 절반은 1등급 ‘고신용자’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의 절반은 신용등급이 1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을 받은 10명 가운데 8명은 3등급 이상이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은행 대출고객 신용등급 분포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 646만명 가운데 311만명(48%)의 신용등급이 1등급이었다.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1~3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78%로 2016년(72%) 이후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신용등급 1등급 비중은 2016년 9월 말 40%에서 매년 늘어 올해 9월 말 기준(48%) 8%포인트나 증가했다. 올해 2등급과 3등급 비중도 각각 17%와 13%를 차지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은행의 대출 심사나 관리 기준을 알지 못해 고신용자가 늘어난 사유를 정확히 알진 못한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전 국민의 신용등급이 상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신용등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이 얼마나 연체 없이 이자를 상환할 수 있는지다. 윤 의원은 최근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이자 상환 부담이 낮아지고 빚을 갚지 못하는 위험이 많이 줄어들어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0.5%까지 떨어졌고,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의미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 최고 2.04%까지 올랐으나 최근에는 0.88%까지 내렸다.은행고객 신용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신용대출 규제는 실질적으로 대출이 필요한 중·저신용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신용자 대출한도가 줄어든다고 해서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한도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총체적인 한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중·저신용자의 대출 한도도 자연스럽게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고신용자의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나는 점을 우려해 금융기관에 신용대출을 줄이기 위한 자체 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은 고소득 전문직의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내놓았다. 일부 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면서 신용대출 총량 조절에 나섰다. 윤 의원은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이유는 돈을 못 갚아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인데 상환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규제하겠다는 것은 명백히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고신용자의 대출을 줄이는 것은 관리가 아니라 불필요한 간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또 ‘돌봄 대란’ … “초등돌봄 지자체 이관” 뭐길래

    또 ‘돌봄 대란’ … “초등돌봄 지자체 이관” 뭐길래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둘러싼 갈등이 오는 11월 ‘돌봄 대란’으로 이어지게 됐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지난 28일 조합원 투표 결과 찬성률 83.54%로 11월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최근 국회에 발의된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온종일 돌봄 특별법안)’에 반대하고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전일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온종일 돌봄 특별법안은 지난 2004년부터 학교에서 맡아 운영하면서도 법적 근거가 없었던 초등 돌봄교실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시하는 법안이다. 초등 돌봄교실을 학교가 아닌 지자체 책임으로 운영할 것을 요구해왔던 교원단체는 환영하는 반면 연대회의는 파업을 선포하며 반대하고 있다. 연대회의는 “보육도 교육”이라면서 초등 돌봄에 대한 학교의 책임을 강조하지만 교원단체들은 “교육은 학교, 보육은 사회의 몫”이라고 반박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온종일 돌봄 특별법’이란? “권칠승 민주당 의원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각각 지난 6월과 8월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초등학교 돌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마을돌봄기관 등에서 분절적으로 운영되는 돌봄을 범정부 차원에서 체계화한다는 게 골자다. 각 지역의 전체적인 돌봄 체계를 지자체가 주체가 돼 여건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운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권 의원의 법안은 사회부총리인 교육부 장관이 5년마다 온종일 돌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온종일 돌봄 지원센터 설치와 운영, 돌봄 실태조사 등을 하도록 하는 등 교육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강 의원의 법안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온종일 돌봄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명시하며 “학교에 과도하게 부여됐던 돌봄 부담을 덜어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별법이 ‘초등돌봄의 지자체 이관’인가? “돌봄의 지자체 이관을 주장해 온 교원단체들은 강 의원의 법안이 이같은 취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돌봄의 책임을 학교가 아닌 ‘국가와 사회’로 바로 세운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연대회의는 권 의원과 강 의원의 법안 모두 반대하며 “초등돌봄은 학교 책임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부는 해당 법안에 대해 “초등돌봄의 지자체 이관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돌봄은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학교 돌봄과 마을 돌봄 등 각 부처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돌봄 시스템과 함께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춰 책임지고 운영하는 새로운 모델을 확대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교사들은 왜 ‘돌봄의 지자체 이관’을 요구하나? “교원단체들은 돌봄을 위한 공간 마련과 급식, 민원 대응 등 돌봄과 관련된 업무가 학교의 책임으로 전가돼 학교 본연의 기능인 교육을 저해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김희성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교실이 부족한 학교들은 돌봄교실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교실을 줄이고 특별실을 없애거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심화되고 교육의 질이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돌봄 관련 업무로 인한 교사들의 업무 과중도 심각하다고 교원단체들은 주장한다. 초등교사노조가 지난 6월 전국 초등학교 교사 36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은 학교 돌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돌봄 행정업무를 교사가 하는 것”(93.6%)을 꼽았다. 돌봄교실을 둘러싼 민원이나 갈등, 학생 안전 등의 책임이 교사의 몫이 돼 수업 준비 등 교육 연구의 시간을 침해받는다고 교사들은 응답했다. 코로나19로 초등 돌봄교실이 ‘긴급돌봄’체제로 전환되면서 교사들이 원격수업과 돌봄교실 지도를 병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시간 쌍방향(화상) 수업’이 의무화되면서 교사들이 돌봄교실 학생들을 앞에 두고 화상수업을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교사들은 전했다.” - 돌봄전담사는 왜 반대하나? “돌봄교실이 현행처럼 학교 책임으로 운영될 때 돌봄의 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연대회의의 입장이다. 학생들이 학교 울타리 안에서 돌봄을 받아야 외부인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고 담임교사와 보건교사, 상담교사 등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장과 체육관, 도서관 등 학교의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으며 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도 연대회의가 강조하는 현행 돌봄교실의 장점이다. 반면 학교가 아닌 지자체의 책임으로 운영되는 돌봄은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이동하는 데 따른 불편과 위험의 가능성이 있으며, 교육적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연대회의는 주장한다. 학교 밖 돌봄을 맡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여건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점, 영유아 보육은 지자체가 관리·감독하지만 대부분 민간 어린이집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지자체로 이관된 돌봄의 공공성 약화와 질적 하락의 근거라고 설명한다. 이와 더불어 돌봄전담사들의 고용과 처우 불안정의 가능성도 지적한다. -“돌봄교실이 학교에서 쫒겨난다”, “돌봄교실 민영화” 사실인가? “유 부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학교 내 돌봄교실은 유지된다. 다만 교육부가 내년부터 학교가 돌봄교실을 제공하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협력모델로 1500개 교실을 운영하기로 하는 등, 학교가 돌봄교실 공간 제공과 운영까지 전적으로 책임지는 현행 체계와 달리 지자체가 운영을 분담하는 모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연대회의는 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서 “돌봄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위해 국유·공유재산을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 수익할 수 있다”는 조항이 돌봄의 민영화를 초래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한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조항에 대한 문제제기는 잘 알고 있으며 법안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돌봄전담사 파업으로 ‘돌봄 대란’ 현실화되나? “교육공무직 노조는 지난해 7월 3~5일 전국적인 파업에 나섰다. 교육부에 따르면 당시 전체 교육공무직 중 파업에 참여한 인원의 비율은 8~14% 가량이었으며 파업으로 인해 초등 돌봄교실 운영이 중단된 비율은 전체 초등학교의 1% 안팎에 그쳤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초등돌봄교실이 ‘긴급돌봄’ 체제로 운영되고 교사를 비롯해 방과후학교 강사와 퇴직교원 등이 ‘원격학습 도우미’로 투입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돌봄교실 지자체 이관 법안 폐기하라”…새달 파업 예고한 초등 돌봄전담사들

    “돌봄교실 지자체 이관 법안 폐기하라”…새달 파업 예고한 초등 돌봄전담사들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돌봄교실의 지방자치단체 이관’에 반대하며 오는 10월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렇다 할 법적 근거 없이 학교가 책임지던 초등 돌봄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 명시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돌봄전담사들은 ‘돌봄의 공공성 훼손’이라며 맞서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교실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법안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권칠승 민주당 의원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각각 지난 6월과 8월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학교 등에서 분절적으로 운영되는 돌봄을 범정부 차원에서 체계화하고 지자체가 주체가 돼 지역의 여건에 맞게 운영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강 의원의 법안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온종일 돌봄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는 돌봄의 ‘컨트롤타워’를 교육부가 아닌 국무총리로 명시한 것으로, 돌봄의 책임을 학교에서 국가와 지자체로 옮긴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교육공무직본부는 “교육청과 학교가 돌봄에서 손을 떼고 지자체에 떠넘겨 민간위탁으로 내모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 법안의 “돌봄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위해 국유·공유재산을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 수익할 수 있다”는 조항이 돌봄의 민영화를 초래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라는 지적이다. 교육공무직본부는 또 “지자체의 돌봄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가 책임지지 않으면 돌봄의 질이 하락하고, 돌봄전담사들의 고용과 처우도 불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교원단체들은 수년 전부터 돌봄의 지자체 이관을 요구해 왔다. 돌봄을 위한 공간 마련과 급식, 민원 대응 등 돌봄과 관련된 업무가 학교의 책임으로 전가돼 학교 본연의 기능인 교육을 저해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김희성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교실이 부족한 학교들은 돌봄교실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교실을 줄이고 특별실을 없애거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심화되고 교육의 질이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교육과 돌봄은 분리할 수 없다”며 학교의 책임을 강조하지만 교원단체는 “돌봄은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져야 할 복지”라고 반박한다. 코로나19로 돌봄 공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돌봄을 둘러싼 이 같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오는 10월 ‘돌봄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야당이 안 와서 대신 질문”…민주당, 그들만의 추경 심사 논란

    “야당이 안 와서 대신 질문”…민주당, 그들만의 추경 심사 논란

    “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고 계시지만 코로나로 고통받는 민생 경제 절박함을 무시할 수 없어 부득이 회의를 열었습니다.” 30일 21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반기 위원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개의를 선언하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할 전체회의가 이날 처음 열렸다. 전날 각 상임위에서 의결된 추경안이 예결특위로 넘어오면서 본격 심사가 시작됐지만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사실상 야당 없는 여당만의 반쪽짜리 추경안 심사가 진행됐다. 50명의 예결특위 위원 중 미래통합당 의원 17명은 전날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전부 선출한 데 항의하면서 전원 불참했고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불참했다. 민주당 의원 30명과 정의당 이은주,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을 상대로 질의가 이뤄졌다. 질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통합당 의원의 전원 불참을 의식한 듯 통합당 의원들의 참석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야당은 지금이라도 회군해서 함께 토의하고 심사하고 책임을 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를 맡은 박홍근 의원은 “국민의 삶이 하루하루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며 “조속히 통합당 예결특위 위원들도 들어오고 간사도 선임되어 원만하게 여야가 협의해 생산적인 예결특위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한정 의원은 “야당이 안 나왔기 때문에 대신해 국민적 우려를 전달하겠다”며 재정건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는 빠르지만 재정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속도가 빠른 것에 대해 관리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추경안 제안 설명에서 “이번 추경안은 35조 3000억원 규모로 역대 가장 큰 추경안으로 그만큼 시급하고 엄중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재정 지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추경을 조속히 의결해 달라”고 예결특위 위원들에게 촉구했다. 통합당 불참 속에 민주당 주도로 추경안 심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졸속·날림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획재정위원회 등 16개 상임위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소관 부처별 추경안을 의결해 예결특위로 넘겼다. 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고 각 상임위별 심사는 1시간여 만에 끝났다. 청와대와 국회를 소관 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는 50분 만에 가장 짧은 심사를 했다. 이렇게 해서 예결특위로 넘어온 추경안은 3조 1031억 5000만원이 증액됐다. 통합당은 3차 추경안이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추경’이라며 세부 내역을 하나하나 비판하고 나섰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상황에 대한 잘못된 진단을 근거로 잘못된 처방을 내린, 현실인식이 결여된 추경”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방역 예산은 전체의 2%(6953억원)에 불과해 주객이 전도된 추경인 데다 일자리 창출도 대부분 5~6개월 버티기에 불과한 단순 노무 일자리가 다수라는 지적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5회] “‘블랙리스트’ 주장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물의야기 법관 문건에 대한 반론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5회] “‘블랙리스트’ 주장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물의야기 법관 문건에 대한 반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작성된 ‘물의야기 법관’을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로 보기 어렵다고 당시 인사총괄심의관을 지낸 법관이 거듭 확인했다. 사법행정에 대해 비판하는 입장을 지닌 법관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핵심 공소사실을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의 64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연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물의야기 법관’ 문건을 사법행정에 비판하는 입장의 판사들을 징계하기 위한 목적에서 작성한 것인가“라는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13일 한 차례 법정에 나와 검찰 측 주신문을 거친 김 부장판사는 이날은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가졌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을 지낸 김 부장판사에게 변호인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 공소사실인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행정처가 특정 성향이나 입장을 가진 법관들을 따로 분류해 관리하고 이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일이 없다는 답변을 끌어내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물의야기+사법행정 비판 8명은 이유 있었다“…블랙리스트 의혹 부인 김 부장판사는 매해 1200여명의 판사들이 정기인사의 대상이 되고 이 가운데 60~70명의 법관들이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전보 인사에 고려하기 위해 품위손상이나 근무태도 불량 등 개인의 비위가 있는 법관들을 파악하는 자료라는 것이다. 김 부장판사가 인사총괄심의관으로 부임한 뒤 첫 정기인사였던 2016년 2월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는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와 ‘2016년 각급 법원 법관 참고사항’ 문건이 작성됐다. 검찰은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 전 대법관이 김 부장판사로부터 물의야기로 분류된 법관들 각각의 가능한 인사조치 방안을 설명들은 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를 경우 원하는 인사조치 방안을 ‘1안’으로 정리해 다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되면 양 전 대법원장이 ‘V’ 표시를 하거나 구두로 인사조치 방안을 직접 결정해줬다는 게 주요 공소사실 내용이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와 변호인들은 이 같은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그해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돼 인사조치 검토 대상이 된 판사는 41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33명은 개인의 비리 등 문제가 있었고, 나머지 8명이 검찰이 지적한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판사들이었다. 변호인들은 반대신문을 통해 당시 인사조치 검토 대상이 된 판사들이 단순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낸 이유 뿐 아니라 재판에 대한 신뢰를 저해할 우려가 있거나 법관으로서의 독립을 지키지 않은 의혹이 있는 등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될 만한 사유가 있었음을 역설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2회] “동료 법관 정신질환자로 몰지 않았다” 前인사총괄심의관의 해명 “2016년도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도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 법관들을 주되게 검토한 게 아니라 법관의 품위손상이나 근무태도 불량 등 개인 비리 등의 사유가 있는 사람들을 검토한 것이지요?”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네, 그렇습니다. 근무평정을 한 판사들 중에서 검토한 것이고 그 중에 극히 소수의 사람들 중에서 근무평정 중에 사법행정에 부담이 되었다고 기재된 사람들이 검토된 것입니다. 이것을 사법행정에 부담을 줬다고 해서 검토했다고 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고 문건이 두꺼운데 그 중에 몇 명만 갖고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입니다.” (김 부장판사) 또 변호인들은 각급 법원을 통해 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분류한 물의야기 법관에 대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차장 등 고위 간부들이 개입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검찰은 실장회의에서 문제 법관으로 거론된 법관들이 물의야기 법관에 포함됐다고 주장하는데 증인의 기억은 어떻습니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그런 사실 없습니다.” (김 부장판사) ●”대법원장이나 처장 등의 물의야기 관련 지시 없었다“ “처장이나 차장이 그런(문제) 법관을 따로 알려주고 물의야기 법관 명단에 포함하라 지시한 경우가 있었습니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없었습니다.” (김 부장판사) “처장이나 대법원장이 이 문건과 관련해 작성하라거나 보고하라고 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습니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없었습니다.” (김 부장판사) “증인, 검찰 조사에서 처장이나 차장, 대법원장이 특정 법관에 대해 물의야기 했다고 인사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지요?”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네. 진술조서 내용이 사실일 겁니다.” (김 부장판사) “그 진술 내용은 사실입니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네.” (김 부장판사) “(물의야기 법관들에 대해) 별도의 징계를 하지 않고 일반적인 인사조치를 하는 것에 불과하면 오히려 보호하는 측면이 있고, 불리한 처분이라고 볼 순 없는 것이지요?”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 “그렇습니다. 그건 검사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있는데 행정법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있습니다. 형사 절차에서는 더할 나위가 없다고 봅니다.” (김 부장판사) “증인은 수사 당시에 이런 진술을 했지요. ‘피고인들에게 공소사실 전제와 같은 인사총괄심의관실 바탕으로 인사조치를 당한 것은 사실상 징계로 보이는데 어떤가” 검사가 물으니 ‘징계권 행사가 적절치 않다고 할 정도의 물의면 인사 시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셨죠.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까?”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 “네.” (김 부장판사) 김 부장판사는 매년 정기인사를 앞두고 작성되던 물의야기 법관 관련 문건이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 판사들에 대한 문책이나 변칙적 징계 등의 성격으로 이용될 거라고도 생각을 못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책이나 변칙적인 징계로 사용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 문건이 위법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작성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 적 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도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법관들에 대한 문건을 따로 만들어 관리하지도 않았다고 했고, 또 다른 블랙리스트로 꼽히는 사법행정위원회 후보 법관들에 대한 평가내용도 특정 성향을 고려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대법원 자체 진상조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인사 관련 문제가 매우 민감하게 다뤄졌던 만큼 김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날도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박·고 전 대법관 측 반대신문을 마쳤지만 아직 양 전 대법원장 측 반대신문을 시작도 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초 김 부장판사를 다시 한 번 부르기로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막말 정치’ 이제는 끝내자/조현석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막말 정치’ 이제는 끝내자/조현석 온라인뉴스부장

    이번 4·15 총선에서 일부 후보들이 쏟아내는 막말과 비방, 흑색선전은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작심하고 쏟아내는 막말들은 그 속내가 뻔히 보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를 보도해야 하는 기자로서는 곤욕스럽기까지 했다. 일부는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원색적인 막말도 주저하지 않았다. ‘본인의 부음 기사 외에 비판 기사도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에겐 언론의 날카로운 비판도, 준엄한 꾸짖음도 별반 소용이 없었다. 네거티브 공세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긴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유독 더 기승을 부렸다. 성착취 영상을 공유해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n번방’ 사건에 정치인이 포함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두고 여야가 소모적인 공방을 벌였다. 일부 정치인의 성적 비하 발언, 세대 비하 발언, 세월호 참사에 대한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선거가 끝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다는 가짜뉴스도 돌았다. 막말이 쏟아지다 보니 후보들의 정책 공약은 막말에 묻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후보들의 막말은 선거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었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일상을 보내는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후보들은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쳤다. 막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려고 목소리를 높인 일부 후보와 이들의 막말을 여과 없이 보도한 언론 보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확산되면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악순환이 반복됐다. 정치 편향적인 1인 미디어와 각종 기사에 댓글을 달며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달려든 악플러들은 진흙탕 싸움을 더 가속화시켰다.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누를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댓글 실명제와 검색어 중단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한 듯 보였다. 정보통신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포털사이트 외에도 누구나 쉽게 뉴스를 생산, 유통, 확산시킬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막말은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미래통합당의 경우 특정 세대 비하 발언을 한 서울 관악갑의 김대호 후보와 세월호 막말을 한 경기 부천병의 차명진 후보의 막말로 인한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통합당은 두 후보를 제명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유권자들의 싸늘해진 표심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노인 투표 방해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 강남병의 김한규 후보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외국 속담에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의미하는 ‘왜그더도그’(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라는 말이 있다. 이번 총선에 비유하면 막말 정치가 건전한 정책 공약을 흔들게 해서는 안 된다. 상습적으로 막말을 쏟아내는 정치인과 이를 악용해 여론을 호도하는 일부 언론들을 물리적으로 막을 순 없다. 표현의 자유도 적극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말에는 책임이 따르는 만큼 이들에 대한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글에 욕설과 비방을 쏟아내는 인터넷 댓글에 대한 자정도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막말이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일시적인 효과를 봤을 수는 있지만 침묵하는 다수의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든다는 뜻깊은 교훈을 남겼다. 21대 국회는 이번 총선을 교훈 삼아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품격 있는 국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꼬리 위험과 경제전망/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꼬리 위험과 경제전망/전경하 논설위원

    “검은 백조만큼이나 희귀한 새” 로마 시대 풍자시인 유베날리스가 쓴 시의 한 구절이다. 백조는 말 그대로 흰털을 가진 새이므로 검은 털을 가진 백조는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네덜란드 탐험가 빌헬름 드 블라밍이 1697년 호주 서부에서 ‘블랙스완’(검은 백조)을 발견할 때까지 말이다. 이후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그 충격과 파급효과가 엄청난 사건을 뜻하게 됐다. 나심 탈레브 뉴욕대 교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언했다는 평가를 받는 책 제목이 ‘블랙스완’이다.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은 2017년 2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블랙스완으로 묘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금융에서 주로 쓰는 용어를 군사안보적으로 확장해서 썼기 때문이다. 블랙스완과 비슷한 용어로 ‘꼬리 위험’(tail risk)이 있다. 보통 자연이나 경제현상은 발생 확률이 높은 평균값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고 양쪽으로 멀어질수록 발생 확률이 낮아지는 종 모양의 분포를 보인다. 발생 확률이 낮은 부분이 꼬리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어제 “정부는 미중 무역갈등 외에도 홍콩 사태를 경제의 꼬리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금융 연계성이 높지 않아 홍콩 상황이 나빠져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국제금융시장에서 홍콩의 위상을 고려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콩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이고 한중 무역 중계 지역이다. 그제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전체 452석 가운데 385석(85.2%)을 차지하면서 시위 동력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홍콩의 선거혁명에 중국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꼬리 위험이 발생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wag the do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왝더독’이라고 불리는데 주식시장에서 주로 쓰였다. 주가 등락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려고 하는 선물거래가 증거금만 내면 된다는 점에서 너무 많아져 되레 주식(현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뜻한다.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이 유통되면서 ‘살찐 꼬리 위험’(fat tail-risk)이 나타나면 평균값의 의미는 약해지고 예측이 어려워진다. 올 초만 해도 세계경제가 지금처럼 어려울 거라고 예측한 연구기관은 거의 없었다. 내년 경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경제 전망은 앞으로 어떤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니 어떤 준비를 하라고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블랙스완이나 꼬리 위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대, 경제 전망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lark3@seoul.co.kr
  • “중구난방 평가로 대학 망치는 나라… 평가제도 통합·혁신해야”

    “중구난방 평가로 대학 망치는 나라… 평가제도 통합·혁신해야”

    교육부·대교협·언론사 등 대학평가 난립 통제 목적 의심… 살생부 말까지 떠돌아 고압적 묻지마 평가에 대학 자율성 위축 모든 평가 하나로 묶어 5년에 한 번 실시 공통·선택지표 이원화… 줄 세우기 안 돼 비리·투명성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아야대학평가에 대한 불만이 차고 넘친다. 너무 많은데다 효과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대교협의 대학기관평가인증, 언론사의 종합평가는 물론 대학원 평가, 의대 평가, 한의대 평가, 간호학과 평가, 공학인증평가, 도서관 평가 등 수없이 많다. 돌이켜보니 상지대 업무를 보면서 1년간 여섯 차례 평가를 받았다. 평가담당 총장도 아닌데 총장 업무가 평가로 시작해서 평가로 끝났다. 주객전도에 본말전도의 상황이다. 대학평가는 이명박 정부에서 본격화되고 박근혜 정부에서 확대되어 지금에 이르렀고, 어쩌다 보니 평가천국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는데 대학평가에 대한 정부의 의도를 좋게 받아들이는 시각이 거의 없는 유감스러운 상황이다. 대학을 통제할 목적으로 평가를 강행한다는 의견도 있다. 언론에 살생부라는 말까지 떠돈다. 대학평가 10년이 되었지만, 평가 덕분에 대학이 발전했다는 소리도 없다. 대학에서 직접 업무를 하는 나로서도 이하동문이다. 평가의 위력이 크다 보니 평가야담류의 괴소문이 떠돌기도 한다. 이사장이나 총장의 힘이 강한 대학일수록 평가를 잘 받는다, 교육부 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총장이 오면 유리하다, 대학의 평가준비팀이 몇 달씩 고급호텔에서 합숙한다, 평가점수가 투자액수에 비례한다 등등. 대학 평가가 군대 내무검열도 아닌데 호텔에서 합숙하면 통과하고 그렇지 않으면 점수가 낮아지는 식이라면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대학평가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평가가 꼭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고 평가의 순기능도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과 같은 고압적인 묻지 마 평가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니 혁신하자는 것이다. 이유와 목적이 불분명한데다 평가를 통해서 기대할 것이 없는 낭비성 국가행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대학평가에 쏟아부은 막대한 시간과 인력과 재정을 합산하면 4대강 사업 다음으로 국력을 낭비한 전시행정이었다는 혹평이 있는데, 이에 대해 교육부가 항변할 수 있을까? 조금만 들여다보면 평가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평가의 역효과가 막대하다. 예산과 인력을 낭비한 전시행정에 그친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 과정에서 대학의 자율성은 송두리째 사라지고 학문적 분위기는 질식한다. 고의적으로 했다면 대학을 통제하기 위한 정략적인 제도이고, 모르고 했다면 무면허 의사가 집도한 꼴이다. 어느 쪽이든 지금까지의 대학평가는 나쁜 정책이고 실패한 정책이다. 백 번 양보해서, 정부가 대학을 괴롭혀서라도 대학이 좋아진다면 감내할 일이다. 그러나 몇 가지 알려진 공식처럼 큰 대학과 서울 소재 대학에 유리하고, 이사장과 총장의 입김이 센 대학과 낙하산 총장이 있는 대학에 유리하고, 평가 준비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대학에 유리하다면 이미 실패한 정책이다. 사학비리를 저지르고도 좋은 점수를 받고 대학을 비정상으로 운영하는데도 뒤탈이 없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나쁜 정책이다. 도둑놈이 밤낮없이 일했다고 도둑 잡는 경찰관 대신 훈장받는 격이다. 그래서 정부 출범 초기에 기왕의 대학평가를 중단하고 평가제도를 개선하자는 요구가 상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제도를 혁신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당연히 정부를 향한 대학가의 원성이 높아졌다.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기울인 관심의 절반만 기울였더라면 상황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늦지 않았고 지금도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교육부에 세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중구난방 난립하는 평가를 하나로 모을 것을 제안한다. 평가체제를 정비해서 5년에 한 번 정도 실효성 있게 평가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서 전국 350여 대학들이 예산과 인력과 시간을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역설적인 말이지만, 평가에 들어가는 인적, 물적 비용만 절감해도 대학이 발전할 것이다. 둘째 평가지표를 다시 설정할 것을 제안한다. 대학의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대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평가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지난 10년간의 평가를 되돌아볼 때 하나마나한 평가나 변별력이 없는 형식적인 평가는 대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 사학비리와 운영의 투명성을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로 설정할 것을 제안한다. 대학의 운영이나 발전에서 사학비리보다 해악이 되는 요소는 없다. 더구나 비리의 정도가 매우 심하여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개선 의지가 없는 경우에는 아예 평가에서 제외하고 별도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제안을 종합하면 대안적인 평가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대학을 평가하는 목적이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과 발전에 있고, 이렇게 하려면 교육비리가 없는 청정교육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사회가 족벌체제로 구성되어 있는지, 구성원들의 정당한 참여가 허용되는지, 이사장과 총장이 전횡과 독단을 저지르지 않는지, 사학비리와 분규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평가에 반영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대학 간 다양한 질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평가지표를 설계하면 된다. 국제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에 최적화된 대학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을 필요는 없다. 평가지표를 공통지표와 선택지표로 이원화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공통지표는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의 기본 자질을 평가하는 일종의 기본역량평가로 한다. 기본역량평가는 학부 중심으로 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개선 요구, 각종 지원의 제한, 정원 감축, 모집 정지 등 필요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한다. 이 평가는 모든 대학에 공통으로 적용하며 강제성을 갖는다. 선택지표는 대학 간 차이가 나는 특성화, 연구중심, 교육혁신, 사회협력, 국제화 등의 영역을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평가하되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근거로 삼는다.이렇게 하면 대학기본역량진단과 대학기관평가인증이 통합되는 효과가 있는데다 평가의 실효성이 강제성과 재정지원 두 측면에서 모두 강화되므로 평가의 기대효과가 분명해질 것이다. 또한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학, 일반대학과 종립대학, 발전 방향이 다른 대학을 동일선상에서 획일적으로 비교하는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평가 외적인 문제지만, 차제에 평가보고서 작성 자체를 없애야 한다. 평가보고서는 대학을 괴롭히고 재정과 인력의 낭비를 부추기는 주범이다. 공시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데도 무리하게 평가보고서를 요구할 필요가 없다. 부족하면 지표만 요구하면 된다. 교수와 직원들이 호텔방에서 뻔한 자료를 가지고 도표와 디자인 등 불필요한 작업에 몰두하는 것은 관료적 형식주의의 극치다. 객관적 지표가 아니라 형식에 포함된 주관적 판단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꼴이다. 평가 대상을 선정하고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그 결과를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사학비리나 분규, 기타 다른 사정으로 정상적으로 평가받을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대학의 요청을 받거나 직권으로 평가에서 제외한 후에 별도의 조치를 취한다. 평가 결과는 공통지표에 의한 평가와 선택지표에 의한 평가로 구분하여 발표하되 어떤 경우에도 줄세우기식 발표를 지양한다. 공통지표는 인증과 비인증으로 구분하고 비인증의 경우에는 비인증 상황에 따라 수준별로 차등화된 조치를 취한다. 선택지표는 인증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수준별 등급을 제시한다. 즉 특성화, 연구중심, 교육혁신 등 선택 대상이 각각 어느 등급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평가한 후에 공통지표에서 인증된 대학과 선택지표에서 대상별로 높은 등급을 받은 대학을 중심으로 차등적인 재정지원이 이루어질 것이고 평가에서 제외된 대학, 공통지표 비인증 대학, 선택지표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대학은 재정지원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니 재정의 합리적 배분과 더불어 대학발전을 촉진하는 효과를 거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학교육의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는데 한 달이 멀다 하지 않고 허구한 날 평가만 요구하면 교육과 연구는 언제 하고 인성교육과 진로교육과 취업지도는 언제 하나? 하물며 국제적 수준의 연구나 노벨상에 도전하는 연구는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평가를 위한 평가로 말미암아 비효율과 낭비가 더는 지속되지 않도록 즉시 평가 방식을 바꾸어야 하고 차제에 대학을 위한 평가, 대학의 눈높이에 맞는 평가, 대학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평가, 대학의 발전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늦었지만, 정부에서도 이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부의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 상지대 총장
  •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학생들을 위해 특화된 전문도서관으로 거듭나야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 경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5일 제285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주요 업무보고에서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도서관이 17개, 평생학습관이 4개나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며 “학생을 위한 도서관인 만큼 각 도서관 마다 학생들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반인이나 어르신 또는 지역주민들이 교육청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을 위해 마련된 공간인 만큼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교육청 도서관과 지역의 학교 등과 함께 학생들만의 전문적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만들고 운영해 전문도서관으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떤 학교, 어떤 도서관에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전자도서관시스템을 통합해 관리‧운영하면 중복된 자료나 전자도서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현재의 전자도서관을 학교 도서관 등과 연계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으로 실행한다면 예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 남산도서관 손영순 관장은 “현재 남산도서관에서는 문학아카데미 등 특색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전체 도서관과 평생학습관에서 특화된 전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선 교육청과 장기적인 방향 등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며 “전자도서관과 학교 도서관을 연계하고 통합 관리해 전자콘텐츠의 효율성을 높이고, 학생을 위한 특화된 전문도서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골든글로브 스타보다 빛난 ‘워터 걸’ 생수회사에 소송 건 이유

    골든글로브 스타보다 빛난 ‘워터 걸’ 생수회사에 소송 건 이유

    ‘피지 워터 걸’로 유명해진 캐나다 모델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준 생수 회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섰다. 주인공은 지난달 초 할리우드에서 진행된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자나 시상자, 유명인 등이 목말라 하면 생수 병을 건네는 워터 걸로 활약한 켈리 스타인바흐(31). 그녀는 모델로 일할 때는 켈레스 커스버트란 예명을 쓰는데 골든글로브 시상식 도중 최우수 TV 배우 상을 받은 리처드 매든 등보다 더 카메라 시선을 빼앗아 입길에 올랐다. 주객이 전도됐다는 등 말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나 말거나 생수 병이 놓인 쟁반을 든 채 상큼한 미소를 짓는 그녀가 예쁘다고 사람들은 ‘피지 워터 걸’이라며 좋아들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20만명을 넘어섰고, 여러 차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자신의 이름으로 계약도 여러 건 맺었다. 그런데 그녀는 지난달 자신을 모델로 쓴 피지 워터와 모기업인 원더풀 컴퍼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기획하면서 자신과 닮은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원더풀 컴퍼니도 지난 8일(현지시간) 맞소송을 걸었다. 1년 독점 계약에 9만 달러를 주는 조건에 그녀나 에이전트 모두 “간단히 동의”했다가 이제와 딴 소리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자사를 상대로 50만 달러를 뜯어내려 한다며 “15분 정도 (시상식에) 얼굴을 내밀어 유명해져 돈을 벌었는데 자신에게 기회를 제공한 손을 물어뜯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스타인바흐는 지난달 LA 지역 방송인 KTLA 5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타들에게 물 먹이는” 역할에만 충실했을 뿐 사진 좀 찍어달라고 매달린 것은 아니었다며 “사진을 찍히려면 잘 보이고 봐야 한다. 단지 카메라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 꼭 들어야 한다. 그러면 피할 수가 없게 된다”고 잘난 척을 하기도 했다. 그녀의 변호인 팀은 원더풀 컴퍼니의 맞소송이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폄하했다. 변호인 케시아 레이널즈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켈레스는 피지 워터나 원더풀 컴퍼니, 그 백만장자 주인에게 무릎 꿇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충북, 고교 무상급식 ‘쩐의 전쟁’

    도교육청 “전 학년 전면실시” 요구에 道 “내년엔 3학년만… 단계적 확대” 맞서 식품비 부담도 50대 50 제안 ‘힘겨루기’ 시민단체 “연내 합의 못하면 개입 불가피”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무상급식 비용을 더 내라며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3년 전에도 ‘아이들 밥값’을 놓고 싸운 전력이 있어 양 기관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2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양 기관은 초·중·특수학교 무상급식을 합의했다. 그동안 해 왔던 대로 내년에도 식품비를 도교육청 24.3%, 도 75.7%씩 부담하기로 했다. 그런데 내년에 처음 시작하는 고교 무상급식은 한 달 가까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도교육청은 첫해부터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도는 부자 지자체인 서울과 부산도 고교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한다며 내년에 3학년만 하자고 맞서고 있다. 식품비 부담은 50대50을 주장한다. 박선희 도 기획3팀장은 “김병우 교육감 공약인 고교 무상급식을 하면서 이처럼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며 “처음 하는 사업은 백지상태에서 협의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도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일단 내년 예산안에 고교 급식비용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전면실시를 가정하고 예산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건영 도교육청 교육복지 과장은 “교육청 예산은 인건비가 대부분이라 급식에 많은 돈을 쓰고 나면 다른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며 “타 지역 지자체들은 무상급식에 적극 협조한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무상급식과 관련된 인건비와 운영비를 교육청이 100% 부담, 무상급식 전체 비용을 놓고 따지면 교육청이 더 많이 낸다는 것이다. 양측 갈등이 치킨게임을 연상케 하자 누군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단체장이 바뀌지도 않았는데 똑같은 갈등을 되풀이하는 것은 후진국 정치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며 “연말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시민단체들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숙애 도의회 교육위원장은 “교육청 예산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 교육청에 힘을 실어 주자는 의견과 부결시켜 협상할 시간을 주자는 제안이 나온다”며 “의원들 뜻을 모아 중재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고교 전면 실시에 필요한 총식품비는 230억원, 고3만 하면 83억원 정도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文대통령 “기업 지원” 민노총 “정부 음해”… 노·정 대치 속 오늘 총파업

    文대통령 “기업 지원” 민노총 “정부 음해”… 노·정 대치 속 오늘 총파업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자동차·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 실적 개선을 높이 평가하면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탄력근로 확대 중단 및 노동법 개악 저지 등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시점에 경제 살리기를 강조한 셈이어서 주목된다.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제조업 분야에 주목할 만한 일이 있다”며 “자동차는 수출 감소와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 생산이 전년 대비 감소하다가 8월부터 10월까지 (일평균 생산량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고 조선 분야도 10월까지 수주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 세계시장 점유율이 44%를 차지하는 등 1위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정부의 당연한 소임”이라며 “(자동차·조선 실적 개선은) 기업의 투자 확대와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총파업을 앞두고 ‘상생’, ‘협력’이란 키워드를 강조한 것이다. 반면 민주노총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일 하루 총파업을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눈만 뜨면 음해와 공격의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권을 걸고 투쟁하는 조직이란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총파업 및 민주노총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고 담당 수석과 비서관들이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노총 임시대의원 대회 무산에서 보듯 현 상황은 생산적 토론보다는 노총 내부의 세력구도와 맞물려 대화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풀어 보겠다고 한 것인데 그마저 반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전방위로 민주노총을 설득하는 중”이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일단 ‘개문발차’(開門發車) 형식으로 출범하면 민주노총 측에 참여를 유도하는 메시지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앞서 노동계의 또 다른 축인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참여를 밝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이번 총파업에는 약 16만 노동자가 참여할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노총은 “노동법 개악이 줄을 잇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기막힌 현실은 길 잃은 문재인 정부의 상태를 정확히 보여 준다”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기고] 지방분권으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기고] 지방분권으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국회의원 시절 ‘지방 살리기 포럼’의 공동대표로 일하면서부터 꾸준히 주장한 것이 있다. 바로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이다. 지방정부 수장으로서 지금의 현실은 암담하기 그지없다. 지방이 소멸하고 있어서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죽어 간다는 신호다. 우리나라는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와 같은 처지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려면 ‘온전한 지방자치’와 ‘실질적 지방분권’이라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과거 중앙정부 주도의 경제성장 정책으로 우리는 고속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앙집권식 단일 가치관에 기반한 일률적 정책이 지배한 탓에 지방자치의 본질이 크게 훼손됐다. 고속 성장의 혜택도 특정 지역과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됐다. 한 발 더 나아가 중앙집권은 중앙정부가 매어 놓은 코끼리의 끈처럼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지역의 창의적 정책 추진을 가로막고 있다. 대한민국이 재도약하려면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 볼 수 있듯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부터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과 나눠 분권성장과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성장전략을 가동해야 한다. 이제 지방자치와 분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다. 올 초 우리는 국가의 명운이 달린 대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19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방분권 개헌에 나선 것이다. 국가의 엔진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교체하려고 한 것이지만 중앙 정치권의 정파적 논쟁 속에 힘없이 좌초되고 말았다. 현실적으로 개헌이 불가능하다면 정부는 개별 법령을 개정해서라도 실질적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위한 길이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247개 지방자치단체로 이뤄져 있다. 국가의 구성원인 지방정부가 권한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을 마치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듯’ 대하는 중앙정부의 자세는 분명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최근 정부는 조직 자율성 확대를 위해 지자체 부단체장을 늘려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구 500만명 이상은 2명, 그 이하는 1명’이라는 식으로 상한을 두는 것은 지방분권의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가야 할 미래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나는 다시 한번 외친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방에 답이 있다”고. ‘지방의, 지방에 의한, 지방을 위한’ 지방분권 정책으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제는 중앙정부가 답을 할 차례다.
  • [고든 정의 TECH+] 슈퍼컴퓨터 시장으로 귀환한 AMD – 세계 최강 만든다

    [고든 정의 TECH+] 슈퍼컴퓨터 시장으로 귀환한 AMD – 세계 최강 만든다

    최근 한국에 도입된 슈퍼컴퓨터인 누리온은 인텔 제온 파이(Xeon Phi) 7250 1.4GHz 8,305개와 제온 파이 6148 2.4GHz 132개로 최고 25.7 페타플롭스의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현재 성능으로는 세계 13위의 고성능 슈퍼컴퓨터로 도입 비용이 908억 원에 달합니다. 크레이(Cray)에서 제작한 누리온은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일반 PC 시장과 서버 시장은 물론 슈퍼컴퓨터 시장에서도 인텔의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물론 이 시장에는 인텔 이외에도 IBM, 엔비디아, 그리고 중국 기업까지 여러 경쟁자가 세계 최고 컴퓨터의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다가 최근에는 그 존재감이 미미해진 기업도 있습니다. 과거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에 쓰였던 AMD의 옵테론도 그중 하나입니다. AMD의 프로세서 성능이 경쟁자인 인텔에 미치지 못하면서 서버 시장과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점차 이름을 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AMD가 서버용 프로세서인 옵테론 브랜드를 단종하고 새로운 아키텍처와 제조 공정으로 무장한 에픽(EPYC) 프로세서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한 2세대 에픽은 7nm 미세 공정이 도입된 최초의 x86 프로세서임과 동시에 최초의 64코어 CPU로 내년 서버 및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파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고성능 컴퓨팅 센터는 내년에 에픽 프로세서를 이용해 64만 개의 코어를 지닌 슈퍼컴퓨터 호크(Hawk)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1만 개의 64코어 2세대 에픽 프로세서와 다른 코프로세서를 이용해서 24페타플롭스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놀라운 소식이 동시에 튀어나왔습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2020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AMD의 에픽 프로세서와 엔비디아의 GPU를 이용한 새로운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펄뮤터(Perlmutter)로 알려진 이 슈퍼컴퓨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3세대 에픽 프로세서와 현재 개발 중인 새로운 GPU를 사용한다고만 발표되었으나 구체적인 성능과 제원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미국 최초의 엑사스케일(exascale) 컴퓨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엑사는 페타 다음에 붙는 접두어로 엑사스케일 컴퓨터는 1000페타플롭스 이상의 연산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본래 미국 에너지부는 2020년까지 엑사스케일 컴퓨터를 도입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대략적인 성능 추정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3세대 에픽은 7nm+ 공정과 Zen 3 아키텍처를 사용하며 코어 숫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볼타 다음 세대 GPU(Volta – next GPU)라고만 공개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에 대해서도 공개된 내용이 없지만, 시기를 고려할 때 7nm+ 혹은 그보다 더 미세한 공정을 사용해 만든 고성능 GPU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도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상당히 서두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 간 자존심은 물론 과학 기술 개발이라는 실질적인 문제를 두고 차세대 슈퍼컴퓨터 경쟁이 치열한 상태입니다. 아무튼 AMD로써는 이번에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보여줬고 직접적인 경쟁 관계인 인텔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여담이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는 이 경쟁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슈퍼컴퓨터 관련 연구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용 빈도가 높다면 자연스럽게 대학과 기업에서 앞다퉈 도입을 할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죠. 슈퍼컴퓨터 관련 기사는 국내에는 빠른 슈퍼컴퓨터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주객이 전도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자와 기업에게 슈퍼컴퓨터 접근성을 높이고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먼저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국내에서도 슈퍼컴퓨터를 사용한 연구 성과가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를 더 활성화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해찬, ‘먹방과 국가주의’ 놓고 앵커와 ‘썰전’

    이해찬, ‘먹방과 국가주의’ 놓고 앵커와 ‘썰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해찬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날카로운 설전을 벌인 일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이 의원은 ‘국가가 여러 사안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지적을 진행자가 소개하자 “국가가 잘못 개입한 게 무엇이냐”고 따져 물어 진행자를 당황시켰다. 송영길 의원, 김진표 의원과 함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 의원은 지난 20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했다. 인터뷰 도중 야당이 주도한 정치 프레임인 국가주의에 관한 대목에 이르자 이 의원의 언성이 높아졌다. 진행자인 김호성 앵커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국가주의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이 의원에게 물었다. 이 의원은 “학교 비품을 사는 걸 가지고 국가주의 논쟁이라고 하면 되나. 박근혜 정부야말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국가가 사람을 다 규정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치가 국가주의지, 학교 아이들을 위해 비품을 사는 걸 국가주의라고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기자회견을 하면서 초·중·고교 커피자판기 설치를 정부가 금지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국가주의적 경향”을 문제 삼은 바 있다.김 앵커가 “꼭 비품만 지적한 것 같지는 않고 여러 가지 사안에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같다”고 하자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개입해서 국가가 잘못한 게 어떤 게 있느냐”고 되물었다. 김 앵커가 “아니요. 지금 구체적인 사안을 말씀드리기보다는요…”라고 당황해하자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답변하지, 구체적으로 안 하면 어떻게 답변하느냐”고 몰아붙였다. 김 앵커가 국민연금 개편과 인터넷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을 예로 들자 이 의원은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국민연금 개편은 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정책 전반을 다루는 특위에서 추진하는 사안이라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정부가 먹방을 규제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이 의원은 바로 잡았다. 이 의원은 “정부의 누가 (먹방을 규제한다는) 그런 말을 했나”라고 반문했고 김 앵커는 “누가 했다기보다는 정부 관련 단체라든가 또는 기관이라든가 이런 데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답했다.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누군지 이야기하셔야 제가 답변을 드릴 수 있다”며 “막연하게 그렇게 말씀하셔놓고 그게 사실인 것처럼 규정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정곡을 찔렀다. 김 앵커도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예를 들자면 박용진(민주당) 의원이 나와서 ‘비만 문제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국가가 얘기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것’이라고까지 말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의원은 “박용진 의원은 국회의원이지 국가가 아니다”라며 “정부에서 누가 그랬다면, 적어도 우리당이라면 정책위의장이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그것은 정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국회의원 한 분이 그렇게 이야기하신 걸 가지고 국가주의라고 하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꼬집었다. 언뜻보면 주객이 전도된 듯한 이 의원의 ‘촌철살인’ 인터뷰는 2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다시 나오면서 화제가 됐다. 민주당 당대표는 오는 25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다. 1만 5000명의 대의원 투표(45%·이하 반영 비중)와 71만명의 권리당원 투표(40%), 일반국민 여론조사(10%), 일반당원 여론조사(5%) 등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후보가 선출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내가 조선의 국모다”… 명성황후의 비극 서린 산책길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내가 조선의 국모다”… 명성황후의 비극 서린 산책길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홍릉산책(홍릉수목원) 편이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과 회기동, 성북구 종암동과 하월곡동을 넘나들며 진행됐다. 정릉천을 경계로 동대문구와 성북구가 갈리고 정릉천과 중랑천 사이 천장산 자락에 홍릉수목원을 비롯해 의릉, 북서울 꿈의 숲, 배봉산 등이 안겨 서울 동북부의 허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날 홍릉수목원은 33도를 기록하는 살인적인 무더위를 피하면서 피톤치드가 충만한 삼림욕까지 즐기는 일석이조의 피서지였다.참가자들은 고려대역 3번 출구에서 만나 정릉천~한국국방연구원(KIDA)~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홍릉수목원(국립 산림과학원)~카이스트 서울캠퍼스~옛 한국농촌경제연구원~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수림문화재단~세종대왕기념관 코스를 걸었다. 다들 “서울의 부도심에 이런 울창한 숲과 고즈넉한 시가지가 남아 있다는 게 경이롭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땅 향기가 살아 있는 홍릉수목원의 그늘은 마치 딴 세상 같았다. 다만 주말에도 개방하는 홍릉수목원과 세종대왕기념관 이외 다른 공공기관은 휴관 중이거나 공사 중이어서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서울미래유산 해설자로 첫 데뷔한 숲 전문가 임혜란 해설사는 해박한 생태지식과 구수한 입담으로 투어단을 이끌었다.홍릉수목원이 있는 청량리는 조선시대 능행과 농경 제례의 상징공간이었다. 청량리는 태조의 건원릉이 있는 왕실 최대 묘역 동구릉으로 향하는 능행길이자 능행행차를 통해 왕실의 존엄을 내보이는 홍릉 묘역이었다. 또 청량리 일대는 농경사회의 수호자인 왕이 몸소 경작의 시범을 보이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는 신성한 장소이기도 했다. 사대문을 둘러싸고 형성된 성저십리(성 밖 10리)를 뜻하는 동교, 서교, 남교, 북교 등 교외지역 중 청량리와 왕십리로 대표되는 동교지역의 위상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까닭이다. 능행은 선왕의 기억과 권위에 기대 효를 다하는 왕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고도의 정치 행위였다. 문상외교, 문상정치와 뿌리를 같이한다. 왕의 견문을 넓히고, 도성 밖 사대부나 지방 백성과 소통하는 중요 행사였다. 왕은 최대한 천천히 가면서 피지배 계층에게 권위를 보이고, 민원을 청취한 뒤 덕을 베풀었다. 민원이 있는 백성은 꽹과리를 두드리며 소란을 피워 가마를 멈추게 한 뒤 억울함을 고한다. 이때 왕은 소란죄로 가볍게 처벌한 뒤 민원을 듣고, 우선 처리해 주는 ‘능행정치쇼’를 벌였던 것이다. 정조는 배봉산(서울시립대 뒷산)에 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 영우원을 옛 수원(화성시) 현륭원으로 옮기면서 12차례 한강을 건너는 효행을 선보였다. 정조의 능행잔치는 조선 최대의 볼거리, 즐길거리였다. 이 덕분에 정조는 세종대왕과 함께 백성이 인정하는 ‘대왕’의 반열에 올랐다. 1883년 서울을 방문했다가 능행을 구경한 독일인 마예트는 ‘코리아의 수도 서울 견문기’에서 “시내가 구경꾼으로 가득 차서 왕의 행차가 지나가는 길에는 집 창문이나 대문간, 뜰에 흰옷을 입은 사람들로 메워졌다”면서 “도로는 깨끗하게 치워졌고 길 중간에는 붉은 흙이 깔려 있었다. 왕은 말을 타지 않고 지붕이 있는 가마를 탔다”고 능행 풍경을 묘사했다.홍릉이 먼저인가, 청량리가 먼저인가. 우문이지만 헛갈리는 사람이 많다. 당연히 청량리가 주인이요 홍릉은 객이다. 홍릉은 청량리에 22년간 잠깐 깃들었다가 떠났을 뿐이다. 그러나 신라의 고찰 청량사에서 유래한 청량리라는 유구한 지명은 홍릉이라는 19세기 비극의 장소성에 밀렸다. 비명에 간 명성황후는 지아비 고종을 따라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의 ‘진짜 홍릉’으로 떠나고 없지만 나라와 국모를 잃은 당대인의 가슴속에는 청량리보다 ‘빈 홍릉’이 각인됐다. 옛 홍릉의 기억이 청량리라는 장소를 지배하게 됐다. 그렇게 주객이 전도돼 이제는 홍릉이 청량리를 떠올리게 한다. 장소의 역사란 이렇게 이율배반적이다. 22년간 이뤄진 고종·순종의 숱한 홍릉능행 덕분에 청량리라는 작은 마을이 유명해지고 서울 동북방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능행의 정치사에서 흥릉은 일개 황후 능에 불과했지만 조선 말, 대한제국 초에는 개국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능가하는 역사의 무대였다.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대한제국의 첫 번째 황제 고종의 황후 능이요, 마지막 황제 순종황제의 친모 능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895년 10월 8일 경복궁 건청궁에서 일본군인에 의해 비명에 간 황후의 장례식이 2년 2개월 후인 1897년 11월 22일에 치러졌다는 시간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국장 1개월 전인 1897년 11월 22일 최초의 근대국가이자 황제국인 대한제국으로 국호와 연호를 바꾼 점도 놓쳐선 안 된다. 명성황후의 죽음 자체보다 죽음이 몰고 온 파장이 더 컸다. 국장은 3개월을 넘기지 않는 게 관례였지만 시간을 끌면서 배일, 극일을 모색한 끝에 1896년 아관파천에 이어 1897년 대한제국 탄생 선언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명성황후의 비극적 시해와 홍릉 조성은 대한제국의 탄생 및 멸망사와 궤를 같이한다. 홍릉은 어렵게 얻은 장지였다. 안감천(성북구 안암동)과 회암(양주시 회암동) 등 모두 7곳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결국 고종의 마음에 차지 않아 다른 7곳을 골랐고 그중 연희궁 터(연희동 일대)와 청량리가 부각됐다. 권세를 누린다는 연희궁보다 ‘평안하고 길한 땅’으로 평가된 청량리가 선택됐다. 동구릉에서 멀지 않고, 참배도 쉬운 점이 점수를 땄다. ‘명성황후 발인반차도’에 따르면 상여를 따라가는 수행원은 대략 4800명이었다. 역사상 최초의 황후 장례식이기 때문에 역대 어떤 왕의 국장보다 성대했고, 수행 인원이 많았다. 상여가 가는 코스는 경운궁(덕수궁)~청계천 혜정교~흥인지문~동관왕묘(동묘)~보제원(제기동)~한천교~청량리 홍릉으로 이어졌다. 홍릉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국고를 털었다. 절과 민가 92호에 보상비 3만냥을 주고 철거했으며, 무연고 묘와 연고 묘 450총을 이장하는 비용 2만 2000냥, 홍릉 아래 전답 수용에 4만 6000냥을 지불했다고 기록돼 있다. 명성황후의 죽음을 애통해한 고종을 노국공주를 잃은 고려 공민왕에 비유한다. 3년간 국상을 치르면서 수없이 홍릉길을 오간 고종이 1919년 67세를 일기로 숨지자 금곡 홍릉에 합장했다. 고종황제와 명성황후는 사별한 지 24년 만에 저승에서 만나 해후했다. 청량리 홍릉 옛 황후능 터에는 소나무 한 그루와 비석 한 개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홍릉은 전설로 남았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도봉(창포원의 붓꽃) ●일시 : 7월21(토) 오전 10시~12시 ●집결 장소 : 도봉산역 2번 출구 ●신청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혹서기인 7월28일부터는 저녁 6 시부터 8시까지 야간에 진행됩니다.
  • [월요 정책마당] “뭣이 중헌디?” 연구자의 곡성/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월요 정책마당] “뭣이 중헌디?” 연구자의 곡성/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지난 2016년 개봉해 화제가 됐던 영화 ‘곡성’에서 나왔던 “뭣이 중헌디?”라는 대사는 영화를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귀에 익숙할 정도로 회자됐다. ‘주객이 전도되었다’라는 말보다 “뭣이 중헌디?” 한마디면 말하는 사람의 의중이 확실하게 전달된다. “연구자에게 행정 부담이 과도하다”는 과학기술 현장의 목소리는 더 자조적으로 변하고 있다. 기관의 요구사항을 맞추려고 영수증에 풀칠하느라 연구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곡성을 토한지 이미 오래다. 그들은 지금까지 계속 물어왔다. “뭣이 중헌디?” 2016년 말 한 설문조사에서 “대학 연구자들은 업무시간의 62.7%를 행정에 쓰고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연구자들이 과도한 행정 부담에 짓눌려 연구에 몰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공급자 중심 연구개발(R&D) 제도와 관행’에 주목해야 한다. 단기 목표와 성과를 위한 관리감독 위주의 제도와 관행이 연구혁신을 ‘지원’하지 못하고 ‘규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제도는 시대의 요구를 담아내고 진화해야 한다. 창의와 모험, 도전이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R&D 분야 규제혁파 방안’을 발표했다. ‘연구자 중심의 정부 R&D 지원 시스템 구축’이 연구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규제혁파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과 지속적인 혁신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방안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먼저 과제 공모 단계에서부터 연구 수행, 결과에 이르기까지 정부 R&D 프로세스 전반을 개편한다. 과제 공모 기회를 확대, 정례화하고 R&D 사업정보를 조기 공개해 충실한 연구계획과 수행이 가능하도록 한다. R&D 평가를 성공 아니면 실패의 이분법적인 잣대가 아니라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실패는 허용하는 ‘과정 중심의 평가’로 새 가치를 축적해야 한다. 매년 실시되는 중간평가는 폐지하고 최종 평가도 간소화해 연구자들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선정 단계의 전문성과 투명성이 더 강조된다. 정부는 우수 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연구자는 자율적인 환경에서 연구에 집중한다. 평가 개선과 함께 연구비를 보다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에 수반되는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전문 지원인력을 배치, 연구 외적인 행정 부담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다. 두 번째 방향은 부처별로 산재된 R&D 제도와 시스템 통합이다. 부처별 개별 규정과 R&D 사업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기관의 지출 규정이 달라 연구비 집행 관련 행정업무가 과중한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부처나 사업에 상관없이 동일한 연구비 사용 기준을 적용하고 20여개로 나뉘어진 과제 관리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최신 연구동향 등 실시간 정보 공유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또 전문기관이 자체 규정을 만들어 연구현장에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유발하지 않도록 일원화된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지난 3월 말 과학기술계 온라인 커뮤니티인 ‘브릭’(BRICㆍ생물학정보연구센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의 연구자가 규제혁파 방안에 대해 긍정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을 주문하는 의견도 많았다.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관계부처는 정책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발표한 내용 대부분을 올해 개정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과 부처별 행정규칙에 반영하고 법률 근거가 필요한 사항은 별도 법안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공급자 중심에서 연구자 중심으로의 전환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물론 연구 현장, 나아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지혜를 모으고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한다. 이제 현장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제대로 바꾸는 혁신을 시작할 때다. 이제 국민들은 연구자들에게 대한민국 과학혁신 동력에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고 묻는다. “뭣이 중헌디?”
  • 엉뚱한 게스트가 센터에…중국서 재앙된 ‘어벤져스 프로모션’

    엉뚱한 게스트가 센터에…중국서 재앙된 ‘어벤져스 프로모션’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프로모션 행사가 열린 가운데, 해당 행사에 엉뚱한 게스트가 초대 돼 행사를 ‘재앙’으로 만들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현지매체인 상하이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영화 주인공인 ‘아이언맨’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 ‘스파이더 맨’ 역의 톰 홀랜드, ‘로키’ 역의 톰 히들스턴 및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이 참석했다. 문제는 이 행사에 영화와는 관계가 없는 중국 연예인들의 출연이 이어진 것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주인공만큼이나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상하이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중국인 사회자를 포함, 현지에서 유명한 가수인 장지에(張杰)를 비롯해 총 7명의 중국 연예인 게스트가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행사에서 마치 자신의 콘서트를 열 듯 몇 곡의 노래를 부르며 무대를 장악했다. 영화팬들을 분노케 한건 이 뿐만이 아니었다. 사회자는 이들 연예인들을 한명씩 호명하면서, 행사의 주인공인 영화 주인공들을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나게 하는 등 ‘주객전도’의 행사가 이어졌다. 또 주인공들을 소개할 때, 영화 제작사인 마블스튜디오의 ‘경쟁자’와도 같은 ‘DC코믹스’의 대표 캐릭터인 ‘슈퍼맨’을 언급하며 “이들을 뭐라고 부르죠? 슈퍼맨? 아, 슈퍼히어로죠” 라는 멘트를 던져 관객을 술렁이게 했다. 기념사진을 찍을 때에도 영화 주인공들은 ‘센터’를 차지하지 못했다. 도리어 사회자와 중국 현지 연예인들이 주인공처럼 정중앙에 서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팬들은 SNS를 통해 불만을 토해냈다.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마블 차이나 측이 이들에게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영화와 조금도 관계없는 사람들이 행사에 참석했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중국판 SNS인 웨이보에는 ‘#마블 차이나 사과’ 해시태그가 잇따랐다. 현지 언론은 이번 행사를 “총체적인 재앙”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한편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는 북미보다 이틀 빠른 오는 25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중국에서는 5월 11일 개봉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작가들이 사랑한 美 최고 풍자가의 블랙 유머

    작가들이 사랑한 美 최고 풍자가의 블랙 유머

    세상이 잠든 동안/커트 보니것 지음/이원열 옮김/문학동네/400쪽/1만 5800원미국 최고의 풍자가이며 소설가, 에세이 작가로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많은 작가에게 영감을 준 커트 보니것(1922~2007)의 초기 단편들을 묶은 소설집 ‘세상이 잠든 동안’이 출간됐다. 이 단편들은 보니것이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징집돼 독일 드레스덴의 대량 살상을 목격하고 포로수용소에 갇혔다 풀려난 뒤 미국에 돌아와 생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쓴 작품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욕망에 대한 풍자와 동시에 인간이 지켜야 할 가치로서의 휴머니즘이 잘 나타난다. 보니것의 블랙 유머는 주로 역설적 상황을 통해 그려진다. 16편의 수록작 가운데 ‘유행병’은 성공한 남성들이 자기 가족의 풍요로운 안위를 보장하기 위해 보험금을 노리고 자살하는 현상을 꼬집는다. 결국은 이 보험 상품을 개발한 46세의 젊고 유능했던 사장 역시 자신이 만든 상품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자살하고, 나이 많은 회장은 이를 보며 씁쓸하게 내뱉는다. “이제 이 나라의 주요 산업은 살기 위해 죽는 것이군요.” 단편 ‘제니’는 마치 인공지능(AI) 로봇과 대화하는 오늘날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주인공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자신의 아내를 닮은 냉장고 제니를 만드는데, 자신에게 완벽하게 맞추는 기계 인간과 사랑에 빠져 정작 진짜 아내와 이혼한다. 주객이 전도된 과학 만능주의를 비판한다. 또 다른 수록작 ‘여성인력팀’은 구술 녹음을 하는 여성이 재생 기계에 남겨진 메시지를 듣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보니것은 재생 기계에 남겨진 목소리를 빌려 이렇게 말한다. “어딘가에는, 한 청년이 총에 맞거나, 굶주리거나, 짐승처럼 갇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아가씨가 있을지도 몰라요.”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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