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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 일삼는 정치인 뇌가 무감각해진 탓”

    “거짓 일삼는 정치인 뇌가 무감각해진 탓”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처럼 작은 거짓말을 반복하다 보면 갈수록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되며 죄책감도 못 느끼게 된다는 사실이 뇌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막말과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인이나 연구 결과를 조작하는 학자, 불륜을 저지르는 배우자들이 양심의 가책 없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실험적으로 밝혀졌다는 평가다. 영국 런던대(UCL)와 미국 듀크대 공동연구진은 거짓말을 반복하다 보면 부정직한 행동을 제어하는 뇌의 부위가 무감각해진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 결과를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24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로 유명한 행동경제학자인 듀크대 댄 애리얼리 교수도 참여했다. ●英·美 연구진, 58명 대상 뇌 기능 연구 연구진은 18~65세의 건강한 성인 남녀 58명을 대상으로 거짓말에 따라 자신이나 상대방의 이해득실을 계산하도록 한 ‘거짓말-보상’ 게임을 시키면서 이들의 뇌 움직임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그 결과 처음 거짓말을 할 때는 측두엽 해마 끝부분에 붙어 있는 편도체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관찰됐다. 편도체는 학습과 감정, 정서기억과 관련한 정보를 처리하는 뇌 부위로 흔히 ‘감정과 정서의 브레이크’라고 불린다. 양심, 공포, 분노 등은 모두 편도체에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거짓말이 반복될수록 편도체의 활성화 정도가 눈에 띄게 약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작은 거짓말이 성공하면서 감정의 브레이크가 느슨해지기 시작해 결국은 완전히 고장나게 된다는 말이다. 특히 자신에게만 이득이 되고 상대방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되는 거짓말보다는 두 사람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되는 거짓말을 할 때 편도체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거짓말은 ‘나쁜 것이 아니다, 양심에 걸릴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편도체가 반응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바늘도둑, 소도둑 된다” 뇌과학 증명 테리 샬럿 UCL 실험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부정직한 행위를 반복적으로 행할 경우 편도체의 반응과 활동량을 변화시켜 결국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첫 번째 실험 결과”라며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무리하게 투자하는 행위나 반복적으로 폭력을 일삼는 행위 등 다양한 인간 행동의 이면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끔찍한 살인에도 조현병 참작 징역30년 선고수락산 살인범 등 잇단 조현병 주장…악용 가능성 우려도 ●‘강남역 살인 사건’ 재구성…“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 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7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세면대 앞을 서성이던 남자는 여성이 용변을 마치고 나오자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여성을 용변칸으로 밀어 넣었다. 여성이 다급히 휴대전화를 만지자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쓰러지게 한 뒤, 즉사할 때까지 흉기를 휘둘렀다. 그날의 폐쇄회로(CC) TV에는 숨진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발버둥 치며 오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도대체 누가, 왜… 범인은 곧 검거됐다. 그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간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상가 주점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4)씨. 눈빛이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있지만 언뜻 보기엔 그저 평범한 남성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을 겪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자들이 내 흉을 보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망상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2009년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가출한 뒤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는 심해졌다. 여성들이 일부러 자신의 길을 가로막거나 어깨를 치고 간다는 등 피해 망상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지난 5월 15일 공터에서 담배를 피던 중 젊은 여성이 담배 꽁초를 자신의 발등 위에 던져, 이를 계기로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 중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병 참작, 징역 30년...‘타당한 결론이었나’ 논란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에 대한 유기징역으로는 법정 최고형이었다. 그러나 ‘조현병’을 이유로 유기징역에만 그쳐 논란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법정에서 A씨의 어머니는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딸 눈도 못 감아주고 어떡해…” 그러나 김씨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로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봤다.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선, 평소 김씨가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를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혼이 나고 주눅들어 지내며 강제 입원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종합해봤을 때, 김씨가 이번과 같은 잔인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의 가석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현병 때문”이라는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여론은 들끓었다. ‘재범 위험성이 있음에도 영구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국민의 혈세로 살인범을 치료하며 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지’ 등 네티즌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잠잠했던 사형제 찬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선고 결과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눈여겨 본 부분은 김씨의 ‘판별력’과 ‘계획성’이다. 김씨는 애초부터 남성은 제외하고 정확히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에 좀 더 쉬운 가녀린 여성을 피해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남성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범행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계획성만으로 조현병의 영향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표현을 들어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사용한 흉기를 감추지 않은 점 등의 이유에서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 당시 조현병이 발현된 상태였는지 명확하지 않고, 과거 행적이나 당시 정황에 비춰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판단할 때에는 매우 엄격한 팩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도 조현병 환자에요”…‘조현병’ 악용하는 범죄자들 물론 김씨와 같이 정신질환으로 살인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의료계 등에선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심신미약에 대한 폭 넓은 정상참작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를 제기한다. 주취 감경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의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나는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수락산 살인범’ 김학봉(61)씨가 대표적이다.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그는 줄곧 자신이 환청과 망상으로 조현병 증세를 앓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 암살 계획이 있다고 청와대에 전화를 건 50대 남성 역시 조현병을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의뢰인에게 정신질환을 주장하도록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범행 당시 범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 및 사물판단 능력이 미약함이 명확해야 한다”며 “과거의 병력 등을 바탕으로 ‘가능성’에 의해 심신미약 감경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박사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판단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에 “만족한다”던 김씨는 30년이 지난 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끔찍한 살인에도 조현병 참작 징역30년 선고 수락산 살인범 등 잇단 조현병 주장…악용 가능성 우려도 ●‘강남역 살인 사건’ 재구성…“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7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세면대 앞을 서성이던 남자는 여성이 용변을 마치고 나오자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여성을 용변칸으로 밀어 넣었다. 여성이 다급히 휴대전화를 만지자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쓰러지게 한 뒤, 즉사할 때까지 흉기를 휘둘렀다. 그날의 폐쇄회로(CC) TV에는 숨진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발버둥 치며 오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도대체 누가, 왜… 범인은 곧 검거됐다. 그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간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상가 주점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4)씨. 눈빛이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있지만 언뜻 보기엔 그저 평범한 남성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을 겪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자들이 내 흉을 보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망상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2009년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가출한 뒤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는 심해졌다. 여성들이 일부러 자신의 길을 가로막거나 어깨를 치고 간다는 등 피해 망상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지난 5월 15일 공터에서 담배를 피던 중 젊은 여성이 담배 꽁초를 자신의 발등 위에 던져, 이를 계기로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 중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병 참작, 징역 30년...‘타당한 결론이었나’ 논란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에 대한 유기징역으로는 법정 최고형이었다. 그러나 ‘조현병’을 이유로 유기징역에만 그쳐 논란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법정에서 A씨의 어머니는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딸 눈도 못 감아주고 어떡해…” 그러나 김씨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로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봤다.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선, 평소 김씨가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를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혼이 나고 주눅들어 지내며 강제 입원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종합해봤을 때, 김씨가 이번과 같은 잔인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의 가석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현병 때문”이라는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여론은 들끓었다. ‘재범 위험성이 있음에도 영구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국민의 혈세로 살인범을 치료하며 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지’ 등 네티즌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잠잠했던 사형제 찬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선고 결과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눈여겨 본 부분은 김씨의 ‘판별력’과 ‘계획성’이다. 김씨는 애초부터 남성은 제외하고 정확히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에 좀 더 쉬운 가녀린 여성을 피해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남성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범행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계획성만으로 조현병의 영향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표현을 들어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사용한 흉기를 감추지 않은 점 등의 이유에서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 당시 조현병이 발현된 상태였는지 명확하지 않고, 과거 행적이나 당시 정황에 비춰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판단할 때에는 매우 엄격한 팩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도 조현병 환자에요”…‘조현병’ 악용하는 범죄자들 물론 김씨와 같이 정신질환으로 살인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의료계 등에선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심신미약에 대한 폭 넓은 정상참작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를 제기한다. 주취 감경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의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나는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수락산 살인범’ 김학봉(61)씨가 대표적이다.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그는 줄곧 자신이 환청과 망상으로 조현병 증세를 앓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 암살 계획이 있다고 청와대에 전화를 건 50대 남성 역시 조현병을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의뢰인에게 정신질환을 주장하도록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범행 당시 범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 및 사물판단 능력이 미약함이 명확해야 한다”며 “과거의 병력 등을 바탕으로 ‘가능성’에 의해 심신미약 감경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박사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판단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에 “만족한다”던 김씨는 30년이 지난 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공항가는길’ 장희진 비밀, 애니의 비밀과 연결 “덮어줘” 소름끼치는 당당함

    ‘공항가는길’ 장희진 비밀, 애니의 비밀과 연결 “덮어줘” 소름끼치는 당당함

    ‘공항가는길’ 장희진 비밀이 들통났다. 21일 방송된 SBS ‘공항가는 길’에서는 서도우(이상윤)가 애니와 관련된 아내 김혜원(장희진)의 비밀을 알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서도우는 줄곧 혼자서 애니를 길렀다는 김혜원의 말과 달리 애니 친부가 애니를 길러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특히 김혜원은 서도우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자신을 찾아온 애니를 죽는 순간까지 이용했던 것. 서도우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거짓말이야. 내가 사랑해서 한 결혼이야. 감당할 수 있어. 문제는 애니. 걔가 얼마나 아빠 그리워하고 기다렸는지 알면서 그 감정 이용했다는 게. 난 뭐든 극복할 수 있다고. 걘 당신 딸이야”라고 분노했다. 하지만 김혜원의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억울하다는 듯 “모성은 본능이 아니야. 난 처음부터 걔가 무서웠어. 낳았을 때도 다시 날 찾아왔을 때도”라고 말했다. 서도우는 “애니한테 조금의 애정이라도 없었던 거야?”라고 되물었고 김혜원은“없었던 것 같은데”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이어 “이게 나야. 사람 못 믿어. 그나마 믿었던 게 어머니와 당신인데 이제 당신도 믿을 수 없잖아”라고 소리쳤다. 김혜원은 “덮어줘. 일이라도 내 뜻대로 해보게”라고 당당하게 말해 서도우를 충격에 빠뜨렸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오패산터널 총격전 범인, 복역 중 교도관 샤프로 찌르기도…“정신장애 의심”

    오패산터널 총격전 범인, 복역 중 교도관 샤프로 찌르기도…“정신장애 의심”

    서울에서 경찰관을 사제 총기로 쏴 숨지게 한 성병대(46)씨가 정신적 장애를 가진 인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성씨가 2000년에 2번의 성폭행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19일 범행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행적으로 미루어볼 때 정신적 장애가 있다는 의심을 할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어떤 정신질환을 앓아 왔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성씨의 가장 주된 장애 양상은 ‘편집성 성격장애’로 추측된다. 다른 사람의 행동 동기를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비롯해 지속해서 불신과 의심을 품는 증상을 수반하는 것이 이 질환의 특징이다. 성씨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횡단보도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노인의 동영상과 함께 이 노인이 주변에서 잠복하며 자신을 음해하고 살인누명을 씌우려 하는 경찰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일반 시민의 사진이나 동영상과 함께 이들을 자신을 감시하는 경찰이라고 의심하는 내용의 글은 이 외에도 다수다. 특수강간 피해자를 무고한 혐의로 복역 중이던 2005년에는 교도소 직원의 비리를 법무부 등에 청원한 일로 교도관이 자신을 암살할 것으로 생각해 교도관의 목과 얼굴을 샤프펜슬로 찌른 적도 있다. 이렇듯 매사에 의심을 하고 불신하는 태도가 이어지면 자연스레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에 “자기가 잘못해놓고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보이는데 이는 사실관계를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인위적 사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씨는 자신의 한국성폭력범죄자위험성평가척도(KSORAS) 결과를 페이스북에 올려놓으면서 “‘범행을 후회하거나 죄책감을 어느 정도 느낀다’고 나왔는데 이는 내가 죄를 인정하는 것처럼 조작된 것”이라고 적었다. 성씨의 행동에서는 과대망상의 대표적인 패턴도 드러난다. 자신이 아주 위대한 인물이거나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고 여기는 증상은 성씨가 극도의 반일 감정을 담아 독도 영유권 등을 소재로 펴낸 책에서 확인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서 자신을 ‘패배자’로 표현한 걸 보면 인생에 좌절 등이 많았을 것 같다”며 “정상적 인간관계가 완충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패배’에 고립되고 내재한 분노가 폭력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패산터널 총격범 “강북서 XX새끼들이 칵퉤작전에 최선을 다한다”

    오패산터널 총격범 “강북서 XX새끼들이 칵퉤작전에 최선을 다한다”

    19일 서울 시내에서 사제총기로 경찰관을 숨지게 한 총격범은 경찰관들에 대한 적대감으로 며칠 전부터 범행을 철저히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총격범 성모씨(46)는 최근 페이스북에 “경찰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가는 게 내 목적이다”, “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등의 글을 자주 올려 범행을 미리 준비했음을 짐작게 한다. 성범죄 전과로 전자발찌를 찬 그는 주변에 자신을 감시하는 경찰관이 잠복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충돌’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글도 자주 올렸다. 일종의 과대망상 증세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성씨는 이달 7일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옹이를 끝까지 챙길 수 없는 게 유감이다. 형, 큰누나는 동물을 무척 좋아하니 잘 돌봐주리라 기대한다”고 썼다. 이후 경찰에 적개심을 드러내는 글 빈도가 부쩍 높아진다. 이달 9일 성씨는 한 노인이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리는 영상과 함께 “강북경찰서 XX새끼들은 여전히 칵퉤작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적었다. 성씨가 게시한 글들을 종합해보면 ‘칵퉤작전’은 경찰이 주변에서 잠복하며 그를 음해하고 살인누명을 씌우려는 작전이다. 같은 날 성씨는 자신의 한국성폭력범죄자위험성평가척도(KSORAS) 결과표를 올리면서 “KSORAS 감정서에서 ‘범행에 대한 후회나 죄책감을 어느 정도 느낀다’고 (나를) 평가했는데 나는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거나 뉘우친 적도 없다. 내가 죄를 인정하는 것처럼 조작된 것이다”라고 썼다. KSORAS는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들의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는 조사다. 역시 같은 날 그는 “내 전 재산은 9493원이다. 40대 중반에 실업자에 가난뱅이, 거기다 국민왕따. 이 정도면 실패한 인생의 전형적인 표본이다”라고 썼다. 10일부터는 경찰과의 ‘충돌’을 여러 차례 언급한다. 11일 “나는 2∼3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13일에는 “나를 상대로 한 현행범 체포 현장에 출동하지 마라. 괜히 진급 욕심내다가 죽는 수가 있다”고, 18일에는 “내가 알아서 사고 치게 그냥 놔둬라”라고 적었다. 경찰은 19일 밤 브리핑에서 이 페이스북 내용에 대해 “확인된바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인들이 그와 같다면’…백발의 日 교수, 위안부 할머니들에 사죄

    ‘일본인들이 그와 같다면’…백발의 日 교수, 위안부 할머니들에 사죄

    19일 정오,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253차 정기 수요집회에 팔순을 앞둔 백발의 교수가 무릎을 꿇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앞에 “정말,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절을 한 그는 엔도 도루(78) 세이신여자대학 철학과 교수였다. 엔도 교수는 전날 밤 11시쯤 입국,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사죄 기도를 올렸다. 그는 성공회 신자로서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유시경 신부와 함께 화성 제암리교회, 파고다 공원, 서대문형무소 등 일제 만행이 벌어졌던 장소들을 방문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엔도 교수는 이날 집회에서 “저는 일본인입니다”라고 운을 뗀 뒤 “일본이 과거 한국 분들께 셀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해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무수한 조선 사람을 일본의 악질적인 환경에 데려와 가혹한 노동을 강제한 것을 통한의 마음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종군 위안부 분들께도 손을 모아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엔도 교수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그는 “지난해 일본 정부의 소녀상 철거 요구는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께 진실로 사죄하지 않음을 드러낸다”며 “아베 신조 총리가 최근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편지를 보내는 것을 ‘털끝 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일본 국민 중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일본의 행태를 대신 사죄하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0)·길원옥(80) 할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했다. 유 신부에 따르면 엔도 교수는 소녀상이 곧 철거될 것으로 생각해 기독교를 믿는 철학자로서 죄책감을 느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낙태 합법화” 광화문에서도 한국판 ‘검은 시위’ 열린다

    “낙태 합법화” 광화문에서도 한국판 ‘검은 시위’ 열린다

    워마드 등 여성커뮤니티 23·30일 이틀간 복지부 “낙태 의사 처벌 강화 재검토” A(35·여)씨는 지금도 5년 전의 일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하다.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에게 갑작스런 결별 통보를 받은 뒤 A씨는 뒤늦게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생명을 함부로 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전 남자친구를 찾아 갔지만 그는 이미 또 다른 여성을 사귀고 있었다. 혼자서는 도저히 아이를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신도, 아이도 불행해질 것 같았다. 눈물로 몇날 며칠을 지새며 고민하던 A씨는 결국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부모는 “여자가 그런 수술까지 받고 몸을 버리다니 집안의 망신”이라며 “결혼하긴 틀렸으니 차라리 산에라도 들어가서 속죄하고 살라”고 힐난했다. A씨는 “충격으로 홧김에 하신 말씀이었지만 두고 두고 상처가 된다”며 “서로 사랑해도 결국은 왜 여성들만 모든 책임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평생 죄인으로 숨죽여 살아야 하는 것이냐”고 흐느꼈다.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절 시술을 한 의료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지난달 입법 예고한 뒤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폴란드의 ‘검은 시위대’에서 착안해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여성들이 잇따라 거리 시위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와 여성커뮤니티 연합은 오는 23일과 30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임신중단 합법화 시위’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낙태’라는 단어 대신 ‘임신중단’이라는 표현을 써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행사 주최 측은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불법낙태 수술의에 대한 처벌 강화지만, 결과적으로 임신·출산에 대한 여성 결정권을 억압하게 될 것”이라며 “시위를 통해 임신중단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알리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 행위 유형을 8가지로 제시하며 여기에 불법 낙태수술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집도의 자격정지 1개월이라는 기존 처벌 기준을 최대 12개월로 늘리는 등 상향시켰다. 이후 의료계와 여성계의 거센 반발이 일자 복지부는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임신중단 합법화 시위 기획단은 “우리 사회에선 생명의 존엄성을 이유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여성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범법자가 되고, 위험 속에 죽어가는 현실은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모든 여성은 자유롭게 이를 결정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임신중절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논란은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여성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 낙태를 원하는 대상이 미혼자보다 주로 기혼 여성인 점 등을 이유로 합법화를 주장했다. 임신중절은 그동안 한국 사회의 여성들에게 무거운 주제였다. 여성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 ‘평소 행실이 바르지 못하고 문란했을 것’이라는 편견과 낙인이 뒤따랐다. 성폭력에 의한 임신은 중절이 허용되지만 피해 사실을 사법기관에서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증명의 어려움과 수치심을 극복해야만 했다. 때문에 복지부의 이번 개정안 입법 예고가 사회적 억압에 짓눌렸던 여성들에게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폴란드에서는 여성들의 전국적인 대규모 항의 시위로 인해 낙태 전면금지 법안의 폐기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여성단체와 시민들 수백명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검은 옷을 입고 시위를 벌였다. 오는 23일과 30일 열릴 시위는 이와 별개로 여성들만 참여해, 개정안 저지와 더불어 임신중단 합법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불법 낙태수술에 관한 법령은 입법예고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행정처분의 대상과 자격정지 기간은 전문가 및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면서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복지부는 이르면 19일 차관 주재로 의료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질투의 화신’ 공효진, 양다리도 공감? 조정석-고경표 사로잡은 ‘치명적 매력’

    ‘질투의 화신’ 공효진, 양다리도 공감? 조정석-고경표 사로잡은 ‘치명적 매력’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연출 박신우, 이정흠/제작 SM C&C)에서 공효진이 설득이 되는 양다리 로맨스를 그려나가고 있다. 12일 방송에서 표나리(공효진 분)는 이화신(조정석 분), 고정원(고경표 분) 두 사람을 모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 여기며 이별을 통보했다. 그녀가 두 남자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양다리 걸치는 여자가 아닌 좋은 여자, 믿을 수 있는 여자를 만나라고 한 것 모두 미안함과 죄책감이 컸던 탓이었다. 그럼에도 이화신, 고정원이 표나리를 포기하지 못 하는 이유엔 양다리도 잊게 만드는 그녀의 진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그녀는 이화신의 유방암을 비밀로 부치는 의리를 보여줬고 두 남자를 모두 반하게 만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곳곳에서 드러내는 등 기상캐스터로서, 한 여자로서의 매력을 어필했다. 이처럼 지난 시간동안 드러났던 표나리의 진가는 두 남자의 마음속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오늘(13일) 방송에서도 돋보일 예정이다. 표나리는 자신의 감정보다 이화신, 고정원의 우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을 사랑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누구 하나 마음을 다치게 되는 일을 막고자 고군분투 한다고. 또한 타인이 치부라고 여기는 부분을 감싸주고 고통을 함께 나누며 한 인간으로서 멋지고 따뜻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아나운서의 프로페셔널함과 자신의 처지를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 판단력,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모습 등 갖가지 매력들을 선보이며 양다리 로맨스를 응원하게 만들 것을 예고했다. 여기에 표나리의 어지러운 감정과 행동 하나하나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공효진(표나리 역)의 연기가 공감대를 자극하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릴 것을 예감케 하고 있다. 사진 제공=SM C&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6. 그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6. 그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대학 다닐 때 종이 냄새(약간의 곰팡내)가 나는 학교 도서관 서가를 걸어다니는 걸 좋아했다. 문학 서가를 지날 때였다.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는 책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꾸준히 집까지 바래다 주는 ‘호구’ 여성이 나오는 소설이었다. 누가 봐도 호구인데, 여자는 그 행위에 혼신의 힘을 다 했고 스스로 너무 즐거워했다. 되레 결혼할 여자와 이 바보같은 여자 사이에서 일말의 죄책감 정도는 느꼈을 남자보다 ‘호구녀’가 훨씬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내며 작가는 ‘일시적 루저(Loser)’들로 가득 찬 세계를 그렸다고 했지만, 이 경우 누가 루저이며 누가 위너(Winner)인가. 가늠하기 어려워 뵌다.   ◆ “요즘 남자들은 여자한테 돈 쓰기 보다 시간 쓰기를 아까워하더라” “정말?” 최근 일주일에 한 번은 보는 ‘여사친’ 합정스테파니(30·여)는 말했다. “요즘 남자들은 여자한테 돈 보다 시간 쓰기를 더 아까워하더라. 더치(페이)가 문제가 아냐.” “그래?” “그래.” 그런가 싶게 일련 솔깃해졌다. 그러면서 스테파니는 “나한테 돈을 잘 쓰는 남자보다는 집에 바래다 주는 것처럼 조금이라도 나랑 더 같이 있고 싶어하는 남자가 좋더라” 라는 말을 남겼다. 그 한 마디에 기대 ‘바래다 준다’는 행위를 반추해 보았다. 나의 전 남친들은 다들 데려다 주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줄 아는 고루한(?) 이들이었다. 여자친구는 꼭 데려다줘야 한다는 무지막지한 컴플렉스에 시달린 이들일 수도 있고(내가 강제한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겠다는 마음씀씀이었을 수도 있다. 또 하필 그때는 시간이 공기처럼 남아 돌던 학생 때이기도 했고, 그래서 뚜벅뚜벅 우리집까지 잘도 같이 갔다. 가끔 막차 끊길 시간이 임박해 데려다주지 못할 때는 얼굴 가득 난감한 기색을 띠며 황망해하는 그들(?)이었다. 많은 남성들이 연인을 집에 바래다 주는 행위에 대한 피로도를 호소하는 게 현실이지만 나의 지인들은 의외의 ‘순애보’를 발휘했다. 아는 이들 사이에서 가장 지고지순한 연애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지좌파(30·남) 또한 힘들어도 바래다 주는 게 좋단다. “혼자 돌아가면서 잔잔하게 그 사람 생각하는 것도 좋고. 뭐 상대가 자취생이면 찬스(?)도 생길 수 있고.” 방점은 후자에 있는 것 같지만 아무튼 그렇단다. 김뷰티(33·남)는 ‘바래다 주는 일’의 ‘효용론’을 펼쳤다. 노력은 한 20 정도 드는데 반해 효과가 100에 가까운, 투자 대비 효용이 좋은 일이라는 것. 꽤나 귀여운 지인들이다. 그러나 ‘친구같은 연애’를 지향하는 김복실(28·여)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복실에게 “남자친구가 너 데려다 주니?” 라고 묻자“중간지점에서 만나서 밥먹고 데이트하고 중간 지점 승강장에서 빠이~ 하고 가”라는 답이 돌아왔다. 복실은 남자친구가 바래다 주고, 데리러 오는 등의 행위가 ‘남자친구=보호자’로 보는 것 같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물론 복실에게도 한때 바래다 주는 남친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하고 데이트할 땐 무의식적으로 ‘여자다워야 하는데’ 라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아. 난 운동화 신고 평상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상태가 좋은데 그런 데이트 방식에선 풀 메이크업에 구두 신고 ‘차려 입은’ 느낌을 줘야 할 것 같은 그런거?.” 이 외 ‘바래다 주다’ 라는 행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자가용의 유무라고 다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보통은 차를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데려다주는 식이다. 가령 운전 경력 3년차 베스트 드라이버인 O양(29·여)은 무면허 남친의 O기사다. 일상적으로 자가용을 이용할 때면 자연스럽게 O양이 남친을 데려다주는 일이 계속 됐는데, O양도 사람인지라 하루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바야흐로 O양이 남자 친구와 강릉으로 새해 맞이 일출 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매번 데려다주는 데다 이번에도 운전 독박을 쓰는게 억울했던 O양은 경기 분당 언저리에 사는 남친에게 “우리 집(서울 강남의 모처)에 데려다 줄테니 거기서 지하철 타고 가” 했단다. “근데 하필 고속도로로 돌아오는 길에 오빠네 집이 보이더라구. 그냥 지나치기도 뭣해서 넌지시 ‘여기서 내려줄까?’ 했더니 ‘정말?’ 이라는 거야. 거절도 안하더라.” O양은 ‘쩝쩝’ 입맛을 다셨다. ◆ 나를 얼마나 자주 바래다 주는가 = 애정의 척도? 나를 얼마나 자주 바래다 주는가 = 애정의 척도나에게 돈을 얼마나 쓰는가 = 애정의 척도 우리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단순 척도는 위와 같다. 그렇다면 과연 남자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대답은 한결 같다. 물론 저 공식을 아예 부정할 순 없지만 감정이 불 뿜는 연애 초기와 그 이후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것. 등락이 있는 연애의 바이오리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하긴 연인 사이에 신뢰가 형성돼 있지 않은 연애 초기에야 그 심리적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무엇인들 못할까. 그래서 남자들 사이에서 금과옥조처럼 “처음에 너무 잘 해주면 안돼~ 나중에 실망해”라고 말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최근 단식하다 쓰러진 모 정치인의 말이 이럴 때는 맞다 싶다. ‘당청 관계가 수직적’이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울로 달아봤나, 삼각자로 재봤나” 좀 더 응용하면 “애정의 척도? 저울로 달아봤나, 삼각자로 재봤나” 수시로 저울에 달고, 삼각자로 재는 연애는 피차 피로를 부른다. 이미 각자가 가진 피로만으로도 충분한 데 말이다. 그 피로에 지쳐 여자나, 남자나 연애에서 또 한 뼘 멀어져 간다. (그러나 당청 관계는 수시로 저울이나 삼각자로 재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공적인 관계니까!)   ◆ “오늘은 내가 바래다 줄게” “정말?”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에 고무된 나는 남자친구에게 꼭 그걸 실천해 봐야지, 했었다. 소설 속 호구 여성이 느낀 그 설렘, 그 감촉, 그 느낌을 꼭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촌에서 잘 놀았던 날, 영등포 어드메에 사는 남자친구에게 “바래다 주겠다”고 말했다. (내가 살던 곳은 고려대 앞이었다.) 남자친구는 의아해 했지만, 내 고집이 완강해 꺾지 못했다. 남자친구네 집은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서 15분 거리였다. 그 길을 보통 걸어간다는 남자친구를 따라 손잡고 걸었다. 매연이 차오르는 대로변을 지나 아파트 단지 안으로 진입했다. 여기가 아침잠이 많은 남친이 매번 헐레벌떡 뛰어가는 그 길이구나, 저 편의점에서 매번 소화가 안 될 때마다 들이켜는 사이다를 사겠구나, 등등의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집 앞에 이르러, 굿나잇 뽀뽀를 할 때는 혹시 남친의 가족들이 보지나 않을까 마음 졸이기도 했다. 바래다 주는 일은 정말이지 뷰티의 말처럼 들인 노력 대비 효용이 높아서 남자친구는 그 일을 두고두고 얘기하며 고마워했다. 상대가 먼저 ‘바래다 주겠다’고 하면 고마워할 일이다. 아니면 말고.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이별한 동거녀 여동생 ‘화풀이’살해…50대 男 징역 25년

    이별한 동거녀 여동생 ‘화풀이’살해…50대 男 징역 25년

    동거하던 여성이 이별 후 연락을 피하자 동거인의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신상렬)는 5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언니가 자신 때문에 동생이 살해당했다는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잔혹한 범행으로 피해자가 매우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숨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방법도 약간의 가능성을 남겨두지 않고 피해자의 생명을 제거하겠다는 확고한 의사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A씨는 7월 18일 오후 3시 51분쯤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전 동거녀의 여동생인 B(55)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8개월간 함께 산 여성이 이별 후 연락을 피하자 여동생인 B씨에게 언니와의 재결합을 부탁했다. 그러나 B씨도 이를 거절하고 전화를 잘 받지 않자 흉기를 미리 준비해 B씨의 아파트에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과거 신발장을 설치해 주며 알게 된 B씨의 아파트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에서 40분가량 기다리다가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온 B씨를 상대로 범행했다. A씨는 경찰에서 “헤어진 여성이 만나주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아 살해할 생각이었다”면서도 “동거녀 집에는 30대인 아들이 함께 살고 있어 대신 혼자 사는 여동생의 집에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강남역 묻지마 살인범에 무기징역 구형

    검찰이 강남역 살인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모(34)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 심리로 열린 김씨의 결심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김씨의 범행이 토막살인 못지않은 잔혹성을 띤다”고 이유를 밝혔다. 20년의 치료감호,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국민에게 평범한 시민 누구나 일상적이고 문화적 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에서 평범해 보이는 사람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될 수 있다는 공포와 극심한 불안감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초반 여성인 피해자가 꿈을 이뤄보지도 못하고 아무런 잘못 없이 소중한 생명을 빼앗겼다”며 “가족들도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등 피해가 극히 무겁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김씨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무고한 생명을 빼앗은 김씨에게서 어떤 고통이나 죄책감, 진심 어린 사과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의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되고도 김씨가 접견을 거부해 직접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다”며 “김씨는 장기간 만성 조현병으로 고통받아 온 사람으로서 범행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김씨가 깊은 피해망상 속에서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이런 정신상태 속에서 행동한 점과 구금된 현재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지난 5월17일 오전 1시7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헤어지자는 동거인 위치추적까지 해 죽인 30대 남성 ‘무기징역’

    헤어지자는 동거인 위치추적까지 해 죽인 30대 남성 ‘무기징역’

    헤어지자는 동거여성의 차량에 몰래 위치추적기를 설치한 뒤 쫓아가 살해한 30대 남성이 살인,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 위반,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신상렬)는 A(38)씨에게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올해 4월 25일 낮 1시 26분쯤 인천시 서구의 한 상가 건물 1층 여자화장실에서 B(38·여)씨의 가슴과 배 등을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시신 양쪽 손 4곳에서 발견된 방어흔 등으로 미뤄 피해자가 피고인의 공격을 막기 위해 장시간 처절한 몸싸움을 벌였고 사망 직전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피해자가 범행을 유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어 피고인이 진정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지도 의문스러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인천의 한 노래방에서 우연히 알게 된 B씨와 연인관계로 발전한 뒤 지난해 9월부터 동거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잦은 폭행을 못 견딘 B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A씨는 흉기와 위치추적기를 산 뒤 범행을 계획했다.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청부살인법’, ‘기절시킨 후 자살로 위장’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기도 했다. 집과 사무실 주변에서 B씨를 미행한 A씨는 B씨가 친척 오빠 집 인근에 주차한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몰래 설치한 뒤 범행 당일 B씨가 사무실에 출근하자 뒤따라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시 A씨는 비명을 듣고 달려온 B씨의 직장동료 C(41)씨 등에게도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가 1시간여 만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인천의 한 공원 앞 도로에서 차량을 몰다가 80대 할머니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중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 범행 이전에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기는 하나 피고인의 폭력성과 잔혹성이 순간적이고 충동적인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프라이즈 진 티어니, 기형아 출산 이유보니 ‘병원 탈출한 팬과의 키스’

    서프라이즈 진 티어니, 기형아 출산 이유보니 ‘병원 탈출한 팬과의 키스’

    할리우드 배우 진 티어니의 비극적인 사연이 ‘서프라이즈’에서 소개돼 화제다. 25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에서는 진 티어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파를 탔다. 진티어니는 ‘프랭크 제임스의 귀환’으로 할리우드에 데뷔해 간판스타로 자리잡았다. 그후 인기가도를 달렸고 결혼과 함께 1943년에는 딸 달리아를 출산했다. 그런데 진 티어니는 달리아가 청각과 지능에서 선천적 장애를 타고났다는 의사의 진단 결과를 듣게 됐다.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살다가 순식간에 스타가 돼 순탄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에 큰 충격을 받았다. 또 아이의 장애가 자신의 탓이라며 죄책감에 시달리며, 우울증까지 앓게 됐다. 그녀는 증세가 심해지며 술과 수면제에 중독돼 연명하게 됐고, 이를 보던 남편이 운동을 하면서 힘을 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던 1945년 어느날, 진 티어니는 운동을 마친 후 자신의 열렬한 팬이라고 말하는 여성과 마주하게 된다. 자신을 알아봐주는 열성 팬과의 만남에 즐거운 대화를 나누던 진 티어니는 그 여성팬이 털어놓은 고백에 또다시 패닉 상태로 빠져 결국 정신병원에 수감되게 된다. 진 티어니가 만난 여성팬은 2년 전 미국 전시 국채 판매 캠페인에서 그녀를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 때 당시 여성팬은 풍진을 앓고 있었는데 진 티어니를 만나기 위해 병원에서 달아났다는 것. 풍진은 임산부에게 전염되면 기형아가 태어날 수 있는 등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진 티어니는 1943년 임신 당시 국채 판매 캠페인에 참여해 일반 사람들에게 키스를 해주는 이벤트를 했었다. 이때 그 여성팬에게도 키스를 했던 것. 여성팬의 충격적인 발언에 진 티어니는 자신 때문에 달리아가 장애를 얻게 됐다는 죄책감이 더욱 커졌고, 정신적으로 더욱 증세가 악화돼 정신병원을 들락날락하게 됐다. 결국 그녀는 1952년에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딸을 키우다 1991년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진 티어니는 “첫번째 만남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두번째 만남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훗날 그 팬과의 만남을 회상했다고 한다. 소설가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사연을 소재로 ‘깨어진 거울’이라는 소설을 썼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됐다. 사진=MBC ‘서프라이즈’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끝사랑’ 김희애, 지진희 비밀 알았다 ‘약혼자 죽음 연루’ 충격

    ‘끝사랑’ 김희애, 지진희 비밀 알았다 ‘약혼자 죽음 연루’ 충격

    ‘끝에서 두 번째 사랑’ 김희애가 약혼자 죽음에 지진희와 관련이 있음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24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끝사랑)’ 12회에서는 고상식(지진희 분)이 강민주(김희애)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고상식은 강민주에게 과거 장은호(이현진)와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강민주는 고상식이 방송국에서 일했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 촬영장에서 제가 모르는 무슨 다른 일이 있었나요? 왜 한 마디도 못하는 거죠. 고상식 씨 때문에 불이 난 것도 아닌데”라며 추궁했다. 고상식은 진실을 고백하지 못한 채 강민주를 외면했다. 이후 고상식은 독고봉(성지루)과 술을 마시던 중 “뭐라고 고백할까요. 내가 내 실수로 당신 결혼할 남자 죽였다고요? 그래서 책임도 못지고 도망쳐 나왔다고요? 나 때문이었어요. 나 때문에 불이 났고 나 때문에 죽었고 나 때문에 그 여자도 그 힘든 세월을 보낸 거라고요”라며 자책했다. 독고봉은 “오늘만 실컷 자책해. 그만큼 그 여자 좋아해서 그런 거니까 오늘만 그렇게 해”라며 위로했다. 결국 고상식은 강민주에게 진실을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한정식(박성근)은 강민주에게 “고상식이 너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입 닫고 참고 사니까 사람을 뭘로 보고. 너 고상식이 어떤 놈인 줄 알아? 그날 화재 현장에서 장은호, 그 자식 때문에 죽었어”라며 거짓말했다. 같은 시각 고상식은 강민주를 기다리고 있었고, ‘더 이상 비겁해지지 말자. 그녀를 잃게 되더라도 말해야 한다. 사실대로’라며 결심했다. 강민주는 고상식을 오해했고 “왜 저에게 말하지 못했는지 알았거든요. 더 화나는 건 제가 고상식 씨를 좋아하고 있다는 거예요”라며 괴로워했다. 사진=SBS ‘끝사랑’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국워킹맘연구소 조사 결과, 주부 10명 중 7명 ‘요리 시 MSG 사용’

    한국워킹맘연구소 조사 결과, 주부 10명 중 7명 ‘요리 시 MSG 사용’

    한국워킹맘연구소가 설문조사 전문기관 마켓포커스에 의뢰해 MSG(향미증진제)에 대한 기혼여성들의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MSG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여성의 10명 중 8명이 조미료 제품을 보유하고, 실제 10명 중 7명은 요리 시 MSG를 1번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소가 3년 전인 2013년 추석을 앞두고 기혼 여성들의 요리 애로사항과 조미료 사용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는, 많은 주부들이 “바쁜 일상에서의 요리 부담을 줄여주는 MSG가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주변의 부정적인 인식·분위기가 마음에 걸려 조미료 사용을 기피한다”(64%)고 응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3년 전에 비해 “MSG는 몸에 좋지 않다”는 응답이 80%에서 61%로, “우리 사회는 MSG 사용하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71%에서 62%로 감소했다. 주변의 부정적인 인식·분위기가 마음에 걸려 조미료 사용을 기피하는 분위기 역시 3년 전 64%에서 50%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주관한 한국워킹맘연구소 이수연 소장은 19일 "이번 조사를 통해 MSG에 선입견과 부정적인식이 지난 3년간 눈에 띄게 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합리적인 정보의 유통이 더욱 활발해지고, 보다 우호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주부들이 죄책감과 요리에 대한 부담 없이 육아와 가사, 사회생활을 보다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식도 조사는 전국 16개 시도 25~54세 기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과거 대비 인식의 변화가 있다”는 응답자 중 무려 93%가 “MSG는 가끔 적당량은 사용해도 괜찮다”고 답하는 등 부정적 인식이 많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 조미료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응답자(80%)의 대다수(90%)는 제품에 MSG가 포함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요리시 10번 중 MSG 조미료를 1번 이상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1%였으며, “6번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 역시 19%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 10명 중 8명은 MSG 조미료를 사용하면 “요리의 감칠맛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7명은 “요리시간 절약 등의 편리함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는 등 MSG 조미료를 식사 준비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추석 때 막내 삼촌이 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면…

    “언제 취직하냐, 결혼 언제 하냐 같은, 가슴을 후벼 파는 뻔한 말을 이번에도 물어볼까 싶었거든요. 역시나 집안 어른들이 걱정하는 척 물어보더라고요. 빨리 서울에 올라와 친구들과 산에나 오르자 싶었죠.” 서울 신림동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손모(31)씨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친구들과 관악산에 올랐다. “고향인 대구에만 가면 마음만 더 답답해져서 돌아옵니다. 친구들과 비교하는 게 가장 힘들죠. 엄마 친구 아들(엄친아)뿐 아니라 삼촌 친구 아들, 이모 친구 아들까지 잘나가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어요.” 반면 최모(61)씨는 큰집 차례에 갔다가 조카들의 반응에 기분이 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1년에 서너번밖에 못 보는 조카들에게 취업이나 결혼 같은 사안에 대해 안부를 물어봤는데 뚱한 표정과 무뚝뚝한 말투로 대꾸하더라”며 “다들 잘됐으면 하는 관심을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올 추석에도 모든 세대가 갖가지 ‘감정노동’에 힘겨워했다. 카페나 영화관에서는 어른들의 잔소리를 피해 피신했다는 청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고, 고부 갈등이나 장서(장모+사위) 갈등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중년들도 많았다. 친척이라 해도 일년에 한두 번 보는 게 전부인 단절의 일상화와 젊은 세대의 개인적 성향 강화 등으로 간단한 대화조차도 눈치를 봐야 하는 장년들도 고충을 토로했다. 명절마다 취업 스트레스를 받던 김모(33)씨는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에 취직해 ‘당당히’ 고향을 찾았다가 ‘월급은 제대로 받냐, 회사는 탄탄하냐, 결혼은 잘해야 된다’는 등의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그는 “중소기업에 들어갔더니 오히려 취업준비생일 때보다 잔소리를 더 많이 들었다”며 “얼굴도 알지 못하는 먼 친척들은 질문 공세가 더하기 때문에 추석 당일 오후에 할아버지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말했다.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해도 가족이 건네는 마음 아픈 말은 계속된다. 결혼한 지 4년째인 직장인 심모(33·여)씨는 생기지 않는 아이 때문에 명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임시술을 받고 있는데 여전히 잘 안 되고 있거든요. 올해 여름부터 시어머니가 넌지시 아이를 못 갖는 게 제 책임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번 추석에는 다른 시댁 식구들까지 출산 계획을 묻는데 다들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고 싶더군요.” 장년층도 노부모와 자식 사이에 끼여 답답한 추석을 보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주부 안모(55·여)씨는 맏며느리로서 차례 준비와 손님 맞이 음식장만으로 허리통증, 손목통증, 정신적 피로감에 시달렸다. “서른 살이 된 아들의 결혼 여부를 묻는 친척들에게 ‘아직 어리니까요’라고 일일이 같은 대답을 해야 했죠. 체력은 점점 달리는데 노부모님은 간소한 차례상을 이해하지 못하세요.”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핵가족을 넘어 1인가구 시대가 되면서 자주 보지 못해 더 커진 ‘세대 간 단절’이 가족이 모이는 명절 때 표면화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직장이 성공을 의미하던 산업 사회와 경제발전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재 정보화 시대 간의 격차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때 가족에게 쉽게 던지는 말들은 생각보다 큰 아픔이 될수 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의학과교수는 “스트레스를 서둘러 떨쳐내지 못하면 분노, 죄책감, 자기비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고선주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공동대표는 “‘취업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다’와 같이 개인을 존중하고 위로하는 방식의 대화로 애초에 갈등 요인을 없애야 한다”며 “연휴 직후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가족 간의 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 등 명절의 가치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거창 부부 사망사건] ‘원망 노트’ 쓴 아내, 남편 살해 후 호수에 몸 던져

    [거창 부부 사망사건] ‘원망 노트’ 쓴 아내, 남편 살해 후 호수에 몸 던져

    지난달 경남 거창에서 발생한 40대 부부 사망 사건은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뒤 죄책감을 느끼다 스스로 호수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여러 가지 정황을 분석하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한 결과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부부의 자녀 6명이 이번 사건으로 큰 상처를 받고 있어 수사 관련 내용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남편의 사인분석을 의뢰했지만 ‘사인 불상’(사망 원인을 알 수 없음)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유력 용의자인 아내가 숨졌기 때문에 수사를 마무리해 송치하면 검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지난달 14일 거창군 마리면 한 농업용 저수지에서 A(47)씨 시신이 그물에 덮인 채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그물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정도 크기의 돌로 눌려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올 2월부터 가족과 연락이 끊긴 상태로, 지난달 26일 큰딸이 실종신고를 했다. 하루 전날 A씨 아내(46)가 거창과 가까운 합천군 합천호 부근에서 사라졌다면서 큰딸이 실종신고를 한 지 이틀 뒤인 27일 아내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A씨 아내는 돌을 넣은 백팩을 메고 있었다. 수습한 부부의 시신 상태나 실종 전후 상황 등으로 인해 의혹이 연이어 제기됐다.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아내가 숨지기 전 한달여 동안 쓴 노트를 발견했다. 노트에는 유서에 가까운 내용이 적혀 있었고, 남편에 대한 원망과 경제적 어려움 등 살해 동기로 보이는 것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노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경찰은 여자 혼자 범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증거물과 공범 파악에 주력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해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언론의 지나친 취재에 자녀들이 분개했으며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며 “자녀들이라도 제대로 살 수 있도록 사건을 잊어 달라”고 당부했다. 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기고] 하루 38명 자살, 막을 수 있다/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기고] 하루 38명 자살, 막을 수 있다/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8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만 4000명, 하루 38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자살 시도자는 자살 사망자의 최소 40배 이상으로 추정되고, 가족이나 친구 등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자살 시도자 1명당 6명 이상이다. 자살의 사회경제적 비용도 연간 6조 4000억원 수준이다. 자살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살로 스러진 생명만큼 안타까운 것이 남은 사람의 고통이다. 가족이나 친구를 자살로 잃으면 우울증·수면장애 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험도 일반인의 8.3배나 된다. 사고나 질병으로 가족을 잃으면 드러내 놓고 슬퍼하며 위로받을 수 있지만 자살 유가족은 죄책감, 배신감 등 복잡한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자살은 고통의 끝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남기고 떠나는 ‘가혹한 이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국민 100명 가운데 7명이 이런 이별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자살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산정한다면 경제활동 가능 인구의 손실이 가장 클 것이다. 청장년의 죽음은 개인적인 불행을 넘어 사회 전체의 큰 손실임이 분명하다. 노인의 자살률도 간과할 수 없다. ‘어르신 한 분을 잃는 것은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는 말과 같이 어르신은 오랜 기간 축적한 지혜의 보고다. 또한 우리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온 어르신들이 건강한 웃음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기도 하다. 정부는 그동안 자살률 감소를 위해 여러 모로 노력해 왔다. 자살고위험군을 집중적으로 관리한 결과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3년 하반기부터 2년 5개월간 27개 응급실을 방문한 총 1만 3000명의 자살 시도자 중 서비스 제공에 동의한 6000명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지원한 결과 통계적으로 약 234명의 생명을 살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처럼 검증된 사업을 중심으로 자살 예방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자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자살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자살은 막을 수 없다’는 잘못된 통념을 깨야 한다. 핀란드나 일본처럼 획기적으로 자살률을 줄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특히 이웃 나라 일본은 민관 협력과 다양한 자살 예방 정책을 통해 자살률을 20% 이상 줄였다. 우리라고 못 하라는 법은 없다.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도 없애야 한다. 자살의 주요 원인인 우울증은 독감·폐렴만큼 흔한 질병인데 환자들은 고통을 받아도 좀처럼 치료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 마음의 병도 병이며, 다른 질병처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주변 사람의 관심도 필요하다. 누구도 진심으로 죽고 싶어서 자살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 정부는 이런 취지에서 ’괜찮니’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직접 말하기 어려우면 ‘괜찮니.com’을 통해,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슬그머니 물어볼 수 있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지만, ‘괜찮니’라는 말 한마디는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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