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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격 공무원 추모 ‘손글씨 릴레이’ 나흘째… 지성호, 文대통령 지명

    피격 공무원 추모 ‘손글씨 릴레이’ 나흘째… 지성호, 文대통령 지명

    국민의힘이 연평도 해역에서 실종됐다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추모를 위한 ‘손글씨 릴레이’를 나흘째 이어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자로 지목됐다. 탈북자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국가가 필요한 시점에 지켜드리지 못했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죄책감을 느낀다”는 내용의 손글씨를 올렸다. 이어 “억울하게 돌아가신 해수부 공무원과 유가족의 슬픔을 덜어드리는 일은 빨리 시신을 찾아 모시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앞장서 달라”고 덧붙였다. 지 의원은 다음 릴레이에 참여할 사람으로 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을 지명했다. 지 의원은 “국가서열 최상위 세 분께서 책임지고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라고 배웠다. 이 세분이 참여해야 끝나는 릴레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유를 덧붙였다.피격 공무원 추모를 위한 손글씨 릴레이는 지난 6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은 우리 국민이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면서 처음 시작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희룡 제주지사 등 세 명을 렐리이 주자로 지명했다. 원 지사에 이어 유승민 전 의원, 권성동 의원, 김석기 의원, 태영호 의원 차례로 이어졌고 지 의원까지 릴레이가 연결됐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문 닫은 시설 대신 ‘천사 아들’ 받아 줄 곳은 정신병원뿐이었다

    문 닫은 시설 대신 ‘천사 아들’ 받아 줄 곳은 정신병원뿐이었다

    “○○ 정신병원!” 발달장애인 최모(24)씨는 하루에도 수십번 그 병원 이름을 기진맥진할 때까지 외쳤다. 자폐 증세가 심해진 최씨는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장애인 시설이 문을 닫자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석달 후 퇴원한 그의 상태는 더 악화됐다. 이혼 후 홀로 아들을 돌봐 온 어머니 한모(59)씨는 귀마개를 꽂고 아들의 곁을 묵묵히 지켰다. 모자는 지난 6월 3일 광주시 광산구의 승용차 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서울신문 취재진과 만난 지인들은 한씨가 극단적 선택의 징후를 보였는데도 그를 막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한씨는 생전 아들을 ‘천사’, ‘선물’, ‘기쁨’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녀가 2017년 아들을 향해 쓴 편지에는 ‘천사 아들아, 너와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글만 있지 않았다. ‘어디서 잘못된 거지? 내가 잘못해서 네가 이렇게 되었나?’라는 스무 해 넘게 묵은 상처가 짙게 배어 있었다. 한씨 모자의 비극은 어디서 움텄을까. 주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을 꼽는다. 올 들어 아들의 도전적 행동과 분노는 거세졌다. 한씨 혼자 돌보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아들이 다니던 장애인주간보호센터마저 휴관하면서 돌봄 부담은 한씨에게 가중됐다. 중증 발달장애인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사회적 교감 기회가 줄어들수록 더 많은 행동적 문제가 표출되기도 한다. 한씨가 이따금 “너무 힘들다”, “차에 (죽을) 준비를 해 놨다”며 절박한 구조 신호를 보냈던 것도 그 즈음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입소할 수 있는 장애인 시설을 수소문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결국 선택지는 정신병원이 됐고 상태가 더 악화된 아들을 보면서 어머니의 정신은 무너졌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아들의 몸무게는 10㎏ 이상 빠졌다. 감염 우려로 모자의 만남마저 제한됐다. 한씨는 극도의 죄책감과 불안감에 쇠약해졌다. 그녀는 수면제 없이는 단 하루도 잠들지 못할 정도가 됐다. 한씨는 지난 5월 25일 아들을 집에 데려왔지만 별다른 도움은 없었다. 김유선 광주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당시 한씨가 찾아와 ‘앞으로 어떻게 아들을 돌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고 전했다. 한씨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와 낮 시간 동안 지역사회 기반 활동을 하는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아들의 자폐 증세가 심해지면서 그마저도 중단됐다. 한씨 모자는 자폐 증세가 심해져 가족마저 감당할 수 없게 돼 정신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는 ‘회전문 환자’의 기로에서 생을 마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발달장애 돌봄이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책임이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고 적극적인 지원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지난 3월 발달장애인 A(18)군과 어머니 B(49)씨는 제주의 한 공동묘지 앞 승용차 안에서 숨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B씨는 평소 쾌활한 성격에 다른 발달장애인들을 적극 도울 정도로 배려심도 깊었다. 무엇보다 아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엄마였다. 그런 B씨가 부쩍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고 어려움을 토로한 시점은 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한 올 초였다. 자택에서 발견된 B씨의 유서엔 ‘삶이 너무 힘들다’, ‘아이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쓰여 있었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삶이 버거웠던 것 같다”면서 “코로나로 단 며칠 부담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강경균 제주 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은 “방학과 코로나 상황이 연결돼 몇 달 동안 홀로 양육 부담을 지다 보니 부담감과 좌절감이 컸다”고 말했다. A군이 다니던 특수학교는 코로나19로 휴교하면서 오전에만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들 모자가 이용하기엔 현실적 여건이 맞지 않았다. 통학 거리가 20㎞가 넘었는데 하교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B씨가 매일 아들의 등하교를 챙겼다. 왕복 2시간에 비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두 모자가 긴급돌봄을 신청하고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이유다. 게다가 사춘기에 이르러 자폐 증상이 심해지는 아들을 감당하기가 점점 버거워졌다. A군은 지난 1월 자해와 타해 행동을 반복하면서 장기 장애인거주시설 입소도 거부됐다. 장애인 재활 전문가인 정봉근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재난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지원 기관과 서비스가 모두 중단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정부가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北 피격 공무원 친형 “가장 힘들고 서글픈 명절”

    北 피격 공무원 친형 “가장 힘들고 서글픈 명절”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이모씨(47)의 친형 이래진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서글프고 괴로운 명절”이라며 “생전에 좀 더 챙기지 못한 죄책감이 더 커보이는 그런 날”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보수계열 대학생 단체 ‘신(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는 1일 이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연평도 해역 공무원 피격사건 희생자 온라인 추모 분향소’를 개설했다. 신 전대협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소중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문재인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에게 촉구한다. 우리 국민 반드시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분향소 개설·운영 취지를 밝혔다. 현재까지 1만1700여명이 ‘헌화하기’를 통해 추념의 뜻을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추석, 좋아하십니까?/김신회

    추석, 좋아하십니까?/김신회

    일 년 내내 여름만 기다리는 ‘여름 마니아’로서 추석이 다가오면 기분이 가라앉는다. 추석이 지나면 공식적으로 여름이 끝나는 것 같아서다. 어느새 반팔 아래로 닿는 공기가 싸늘해지고, 시원한 음료와 음식도 차게 느껴진다. 집안 곳곳에 자리한 여름용품을 정리해야 할 타이밍이기도 하고, 깊숙이 넣어둔 동절기 옷을 꺼낼 시기이기도 하다. 기분이 가라앉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추석 연휴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추석’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니 ‘강제 이동 명령’, ‘이동제한’이라는 말이 연관 검색어로 떴다. 팔 개월 남짓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에 대한 염려를 담은 게시물인가 싶었지만, 내용을 살펴보니 공감의 탄식이 흘렀다. 여성들의 가사노동으로 유지되는 추석 명절이 역병의 시대에도 지속돼야 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도시 간 이동제한’을 통해서라도 뭐라도 바꿔 보자는 성찰이 담긴 게시물이었다. 줄줄이 이어지는 성토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몇 년 전 나 역시 SNS에 냉소적인 한마디를 올렸다는 게 기억났다. ‘주위를 둘러보면 추석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추석, 왜 있지?’ 추석 때마다 큰댁에 갔다. 친척들이 모일 때마다 큰엄마는 냉장고와 다용도실에 빈 공간이 없을 만큼 많은 음식을 마련했다. 도착하자마자 손을 씻고 주방으로 향하는 엄마와 언니들과 나와는 다르게, 아빠를 포함한 남자 친척들은 자연스럽게 빈 상 앞에 앉아 TV를 봤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안부 인사를 나누는 대신 빠르게 두 손을 움직여 국을 끓이고, 갈비를 익히고, 갖가지 전을 데우면서 추석 물가에 대해, 음식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커다란 상 앞에 옹기종기 모여 밥 먹는 동안에도 큰엄마와 엄마는 여러 번 몸을 일으켜 누군가가 내민 그릇에 국을 다시 담아오고, 어느새 빈 접시에 고기와 나물을 채웠다. 나와 언니들은 주전자와 컵을 갖다 놓거나 모자란 앞접시를 챙겼다. 밥을 먹고 나서는 일사불란하게 빈 그릇을 정리하고, 남은 반찬을 찬통에 옮겨 담고, 싱크대 앞에 나란히 서서 한 명은 설거지하고, 한 명은 행주로 물기를 닦고, 한 명은 말끔해진 그릇을 찬장에 옮겨 담았다. 식탁에 앉은 누군가는 묵묵히 과일을 깎고 커피를 탔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남자들은 아까처럼 오래, 가만히, 상 앞에 앉아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는 답답한 공기가 흘렀다. 운전대를 쥔 나는 뭐라 말할 수 없는 헛헛함에 휩싸였고, 뒷자리에 앉은 언니와 엄마는 지쳐 보였다. 뚫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도시 고속도로 위에서 우리 셋의 마음속에는 비슷한 감상이 자리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드디어 끝났다.’ 그 와중에도 아빠만 그저 평소처럼 보였다. 아빠는 여전히 추석을 반가워한다. 묻고 싶다. 당신은 추석을 좋아하는지, 그렇다면 왜 좋아하는지. 이제껏 주변에서 추석을 반가워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특히 여성 중에는 그 수가 0에 가깝다. 추석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주는 만족감보다 묵직한 가사노동과 감정노동이 기다리고 있다. ‘다 그러고 살았다’, ‘그깟 게 무슨 고생이냐’는 말로 오랜 시간 반복돼 온 관습을 견뎌야 하는 날들이며, 그 일을 ‘노동’이라 일컫는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눈초리를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다. 추석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그 시간을 몰라도 됐을 사람들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의 화목이라고 말하는 사람, 그를 위해 수도 없이 당연시돼 온 누군가의 한숨과 희생을 그러려니 해온 사람, 가족이 모이는 일에 누가 일하고 누가 일하지 않는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추석 때마다 일하는 사람은 계속 일하고, 앉아 있는 사람은 계속 앉아 있다는 것이 어째서 중요하지 않은가. 민족 고유의 명절은 늘 비슷한 방식으로 유지돼 온 것을, 추석 역시 이제껏 여성들의 노동으로 만들어져 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매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 되면 나는 좁은 내 집으로 돌아가 혼자 대자로 누워 커다란 충만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낀다. 아무것도 바꿀 힘이 없어서 올해도 어김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말았구나.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하는 즐거움과 기쁨이 자꾸 퇴색돼 가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나도 추석을 좋아하고 싶다. 추석이 마냥 반가운 날이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뭐부터 하면 좋을까. 이런 일에서조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생각하는 나를 어쩜 좋을까. 추석이 되면 자꾸 마음이 복잡해진다.■김신회 작가는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십여 년 동안 TV 코미디 프로그램의 작가로 일했다. 이후 13년 동안 13권의 에세이를 내며, 현재는 전업 에세이스트로 살고 있다. 에세이 ‘서른은 예쁘다’, ‘여자는 매일 밤 어른이 된다’,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열심과 심심’, ‘아무튼, 여름’ 등을 썼다.
  • 전남편 아내와 한집에… 상실이 가르쳐 준 4가지

    전남편 아내와 한집에… 상실이 가르쳐 준 4가지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호기심이 생기는 제목이다. 원제는 ‘우리 중 나머지’(The rest of us)인데, 이때 남게 된 ‘우리’는 캐미(헤더 그레이엄 분)와 애스터(소피 넬리스 분) 모녀, 레이철(조디 발포어)과 털룰라(애비게일 프니오브스키 분) 모녀다. 그들은 한 남자를 심장마비로 떠나보냈다. 그는 캐미의 전남편이자 애스터의 아버지였고, 레이철의 현 남편이자 털룰라의 아버지였다. 불륜으로 인한 이혼과 재혼으로 얽힌 이들의 사이가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전)남편이자 아버지였던 남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네 여자를 한자리에 모이게 만들었다. 여기에서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중 첫 번째 사실이 제시된다. ‘상실은 누군가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장례식이 끝나면 어차피 두 번 다시 볼 일 없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인연은 끊어지지 않는다. 캐미가 라자냐를 요리해 실의에 잠긴 레이철을 찾아갔기 때문이다. 캐미를 환대하지는 않았지만 레이철은 그녀가 불륜을 저지른 자신에게 악감정만 품고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레이철은 남편이 남긴 빚으로 곤란하던 차, 캐미가 내민 도움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았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머물 곳이 없어진 레이철 모녀. 이들의 사정을 눈치챈 캐미는 그녀에게 자신의 집에 들어와 살라고 제안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중 두 번째 사실이 언급된다. ‘상실은 누군가 가진 의외의 모습을 드러낸다.’ 어린 털룰라야 수영장 딸린 근사한 집으로 이사하게 됐으니 좋아하지만, 머리가 큰 애스터의 입장에서는 캐미의 결정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엄마는 아빠를 빼앗아 간 레이철을 몹시 미워했는데 이제 와서 왜 천사처럼 구는 걸까? 물어봐도 엄마는 명확한 답을 해 주지 않는다. 이것만 고민할 겨를도 없다. 애스터 나름대로 복잡한 문제가 있다. 친구와 한 남자를 둘러싼 삼각관계에 빠져 있어서다. 그녀는 말이 안 통하는 엄마보다는, 오히려 엄마의 연적이었던 레이철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다. 여기에서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중 세 번째 사실이 추론된다. ‘상실은 누구에게나 각자의 비밀이 있음을 폭로한다.’그런 까닭에 캐미가 무슨 심정으로 레이철 모녀와의 동거를 제의했는지, 이후 레이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캐미와의 화해에 도달하는지 이 글에서 밝히기는 어렵다. 모든 상황과 전개 자체가 판타지라고 여길 관객도 있을 것 같다. 그 비판은 온당하나, 그것만으로 이 영화가 포괄되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저마다 상처 입고 서로에게 죄책감을 느낀 사람들이 어떻게 단절되지 않고 공존에 이를 수 있는지를 그려 내니까. 여기에서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중 네 번째 사실이 등장한다. ‘상실은 단지 상실로만 끝나지 않는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문화마당] 후회하지 않을 순간을 위해/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후회하지 않을 순간을 위해/송정림 드라마 작가

    1㎝씩 높아 가는 하늘에서 구름이 흩어졌다가 모였다 하며 쇼를 펼친다. 아, 가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내가 스며들고 싶은 계절 가을이다. 가을에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중에는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가 많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 생을 마감한 그녀의 노래에는 유독 ‘후회’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장밋빛 인생’에는 지나간 시간이 좋았건 나빴건 후회로 감정을 낭비하지 말라고 노래한다. 그녀의 노래들 중에서도 나의 ‘최애곡’은 ‘후회하지 않아요’다. 프렌치 호른 소리가 나팔꽃처럼 하늘로 올라가면 구름이 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에디트의 힘찬 목소리가 하늘을 채운다. ‘아니, 후회 없어. 아냐,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후회 따위 없다고 노래하던 그녀는 10월 어느 날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그날의 뉴스는 단 하나였다. ‘에디트 피아프가 죽었다.’ 생의 마지막에서 “아뇨. 난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요”라고 노래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150㎝도 안 되는 작은 키에 검은 옷, 깊은 눈길, 강렬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작은 새 에디트. 거리의 곡예사 부부에게서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던 그녀. 여섯 살에 찾아온 아버지는 길거리 공연에 데리고 다녔다. 아버지가 곡예를 부리는 동안 소녀는 모자를 돌려 돈을 걷었다. 그 후에도 험난한 인생은 계속됐는데, 어느 날 운명을 바꿔 놓을 사람을 만났다. 카바레 주인 루이의 눈에 띈 것이다. 루이는 에디트에게 피아프(새)라는 예명을 지어 주고, 검은 원피스를 입고 노래하게 했다. 루이가 피살된 후 살해 혐의까지 받아야 했던 에디트는 그럼에도 인생이 쓰디쓸수록 아름답다고 믿고 싶어 했고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했다. 가수 이브 몽탕, 작곡가 자크 필스, 시인 장 콕토, 권투 선수 마르셀 세르당, 미용사 테오 사라포까지 사랑에 빠졌던 남자들이 많았는데 가장 사랑한 남자는 권투 선수 마르셀이었다. 미국에서 공연하던 중에 에디트는 프랑스에 있는 마르셀에게 와 달라고 애원했다. 배로 가겠다는 마르셀에게 비행기로 빨리 와 달라고 간청한 에디트. 그런데 에디트에게 가는 그 비행기가 추락하고 말았고 마르셀은 세상을 떠났다. 그 순간에도 에디트는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마르셀에게 바치는 ‘사랑의 찬가’를. 에디트는 그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병을 앓았다. 죽은 연인을 만나기 위해 영매술에 심취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내 소원은 검은 치마를 입고 노래하다 죽는 것’이라며 미친 듯이 공연하고 노래를 불렀다. ‘후회는 없다고, 왜냐하면 나의 인생, 나의 기쁨이 오늘 그대와 함께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노래하며, 에디트는 뜨겁고 치열했던 생을 마감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과연 나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 나에게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도 에디트처럼 “아뇨.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하는 후회 중에는 무언가를 해서 하는 후회보다 하지 않아서 느끼는 게 더 많다. 우리는 늘 뒤로 미룬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나중에 성공하면…. 시도하지 못하고 고백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핑계가 참 많다. 지금도 그렇다. 코로나19가 지나가면, 상황이 좀더 좋아지면, 시간이 넉넉해지면…. 그러나 오지 않는 시간은 알 수 없는 미스터리, 분명히 보장된 시간은 지금 이 순간밖에 없다. 마스크를 벗고 나면 환한 미소를 지어 주겠다는 생각보다 마스크 속에서도 눈빛으로 더 환하게 웃어 주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지금 느끼고 지금 보여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최대한 사랑하고 한껏 기뻐하는 것, 그것은 꼭 ‘나중’이 아닌 ‘지금’ 해도 되는 일이다.
  • 장재인, 과거 성폭력 피해 고백 이후... “그저 고맙습니다” [EN스타]

    장재인, 과거 성폭력 피해 고백 이후... “그저 고맙습니다” [EN스타]

    가수 장재인이 과거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후 심경을 전했다. 22일 장재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으로 글을 남긴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다”고 말하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과거 또래 남성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이후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 폭식 등을 겪어왔다고 고백했다. 이를 언급한 장재인은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가 피해자임에도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혹시나 아직 두 발 발붙이며 노래하는 내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 들에게 힘이 됐음 한다”고 말했다. 이후 장재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막상 말하고 나니 너무 힘들다. 가슴이 안절부절 못하지만 주시는 댓글 보며 안정시키려 노력 중”이라며 “그저 고맙습니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장재인 인스타그램 글. 헉. 막상 말하고 나니 너무 힘드네요. 가슴이 안절부절 합니다만 주시는 댓글 보며 안정시키려 노력 중입니다. 그저 고맙습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재인, 과거 성폭력 피해 사실 고백...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전문]

    장재인, 과거 성폭력 피해 사실 고백...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전문]

    가수 장재인이 과거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22일 장재인은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며 새 앨범 소식과 함께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장재인은 사건 1년 뒤 잡힌 범인이 또래 남자아이였다며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그렇게 됐다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졌다”고 말하며 과거를 떠올렸다. 장재인은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은 가수들을 보며 힘을 얻었다며 “저도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앞서 장재인은 이날 오전 오랜 시간 겪은 정신적 고통을 고백했다. 그는 17살 때 발작이 처음 시작된 이후 18살 때 한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발작·호흡곤란·불면증·거식폭식 등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많은 증상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한편, 장재인은 Mnet ‘슈퍼스타K’ 시즌2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지난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고 한때 방송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2년 간의 투병을 마친 이후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장재인 인스타그램 글 전문. 감사합니다.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음..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보더라고요.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음 합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여기는 중국] 학교 관두고 9살부터 전국 헤맨 아들, 17년만에 아버지 살인범 붙잡아

    [여기는 중국] 학교 관두고 9살부터 전국 헤맨 아들, 17년만에 아버지 살인범 붙잡아

    아버지를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을 잡기 위해 전국을 떠돈 남성이 17년 만에 원수를 갚았다. 19일 ‘펑파이신원’(澎湃新闻) 등은 20년 전 중국 윈난성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얽힌 기구한 사연을 전했다. 2000년 8월 27일, 윈난성 자오퉁시 전슝현의 한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9살 소년이었던 샹밍첸(向明钱, 29)은 그날의 일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샹씨는 “동네 개울에서 친구 장쥔(张军, 가명)과 돌을 던지며 물놀이를하다 시비가 붙었다. 그 자리에 있던 여동생이 나를 도우려 했지만 많이 맞았다”고 밝혔다. 애들 싸움은 어른 싸움으로 번졌다. 양쪽 집 어른들도 거친 말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해가 저물었고 일단 모두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날 저녁, 소식을 들은 샹씨 아버지가 자초지종을 들어야겠다며 이웃집으로 향했다. 그 뒤를 따라 샹씨의 어머니와 삼촌, 샹씨도 장씨네 집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장씨네 집 불은 모두 꺼져 있었다. 어머니와 삼촌이 부랴부랴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장씨네 사람 중 한 명이 삼촌 등에 칼을 휘둘렀다. 장씨네 집 큰아들도 어머니를 찌르려고 달려들었다. 삼촌과 어머니는 겨우 그 집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아버지는 빠져나오지 못했다.샹씨는 “빠져나오려는 아버지를 안에서 여러 사람이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피투성이가 된 아버지가 “너무 춥고 배고프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다른 이웃이 아버지를 둘러업고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고도 덧붙였다. 사건 직후 아버지를 죽인 장씨 사람은 줄행랑을 쳤다. 신고했지만 경찰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날, 샹씨 가족은 직접 경찰서를 찾았다.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법의학관이 아버지를 부검하긴 했지만, 수사는 도통 진척이 없었다. 겨우 장씨네 사람 몇을 불러 조사를 하고는 아무도 입건하지 않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경찰이 장례비 1000위안(당시 환율기준 약 13만 원)을 지원해줄 테니 더는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며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샹씨는 “아버지는 가슴과 목, 종아리, 아랫배 등 모두 18곳을 찔렸다”며 원통해했다.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어머니 홀로 버겁게 생계를 꾸리는 게 안타까웠던 샹씨는 10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던 날이 잊히지 않았다. 가족들은 짐을 꾸려 마을을 떠났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잡아야 했다. 장성해서는 샹씨 홀로 전국을 이 잡듯 뒤졌다. 작은 단서라도 흘려넘기지 않고 17년 동안 범인 찾기에 열중한 끝에 샹씨는 2017년 드디어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찾아냈다.샹씨는 범인이 푸젠성 난안시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공장 근처에서 사흘 밤낮을 잠복한 샹씨는 너무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범인을 발견했다. 샹씨 가족을 지옥으로 내몬 범인은 이름을 바꾸고 결혼해 자식까지 낳고 잘살고 있었다. 샹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러나 범인의 신원 확인이 어렵다며 난감해 했다. 범인의 주민등록이 말소된 것이었다. 샹씨가 고향 파출소에 확인할 결과 관련 법령에 따라 범인 주민등록은 2015년 말소된 상태였다. 샹씨는 가슴을 쳤다. “경찰이 수배령을 내리지 않은 것 같다. 그랬다면 주민등록이 말소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해했다. 우여곡절 끝에 범인은 살인죄로 기소됐다.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를 보상하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2018년 10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샹씨는 사건 당일 아버지가 입고 계셨던 피묻은 옷을 17년 동안 간직하다 증거로 제출했다. 문제는 샹씨 삼촌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샹씨 아버지 역시 찔렀을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장씨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샹씨는 현지언론에 “아버지 살인범을 잡고 한 달 후 또 다른 장씨도 붙잡혀 재판에 회부됐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샹씨는 “또 다른 장씨도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 그 짧은 시간에 18번이나 칼에 찔릴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범인이 이름을 바꾸고 숨어 살며 다른 지역에 취업하도록 돕고 여자까지 소개시킨 장씨 가족 모두가 공범이라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사건 기록이 모두 사라져 사실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샹씨는 누군가 일부러 폐기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샹씨 변호사도 인위적으로 사건 기록을 은폐한 정황이 의심된다고 확인했다. 당시 현장에 곧바로 출동하지 않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도 수거하지 않는 등 부실 수사를 펼친 경찰을 은폐 주체로 의심하고 있다. 샹씨는 “분명 아버지 부검하는 걸 봤다. 그런데 부검 기록조차 없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자오퉁시 전슝현선전부는 18일 공식 위챗 계정에 “누군가 사건 자료를 고의로 파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관계 부처가 사찰 중”이라면서 “규율 위반 적발 시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9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지켜본 샹씨. 아버지의 원한을 풀기 위해 평생을 바쳤지만 아직도 죄책감은 그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샹씨는 “만약 그날 내가 도랑에서 돌을 던지지 않았다면 이런 불행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달리는 차 밖으로 몸 내밀고 동영상 찍던 여성 쿵

    달리는 차 밖으로 몸 내밀고 동영상 찍던 여성 쿵

    영국 여성이 M25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 안에서 창 밖으로 몸을 내밀어 동영상을 찍다가 도로 위에 굴러 떨어졌다. 19일 새벽 1시 30분(현지시간)에 자동차 앞좌석에서 스냅챗에 올릴 동영상을 찍는다고 난리를 피운 끝이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주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없어서 심각한 중상조차 입지 않았다고 경찰이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고 BBC가 전했다. 서리주 교통경찰은 사고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M25 클랙킷 레인 서비스 도로와 6 정션(교차로) 사이에서 이런 황당한 사고가 있었다고 알렸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하니 문제의 여성이 도로에 쓰러져 있어 응급 처치를 했으며 체포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트윗에다 “그녀가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죽지 않은 것은 단 하나, 운이 좋았을 뿐이다. #할말을잃음(nowords)”이라고 적었다. 당연히 이 소식을 들은 영국 누리꾼들은 격분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만약 그녀가 누군가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치였더라면 그 불쌍한 운전자는 평생을 죄책감에 빠져 살았을 것”이라며 “누구라도 길바닥에 사람이 떨어진다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고, 갑자기 정차하려 하면 심각한 추돌 사고, 목숨을 잃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이는 “정말 생각 없는 행동”이라며 “다른 사람들이나 응급 요원들이 그녀의 주검 현장을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들에겐 평생 악몽처럼 따라다닐 것이다. 사람들 보라고 30초짜리 동영상을 찍는다며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030 세대] 딴짓을 장려하는 회사를 꿈꾼다/박누리 스타트업 IR 리더

    [2030 세대] 딴짓을 장려하는 회사를 꿈꾼다/박누리 스타트업 IR 리더

    글쓰기와 회사일이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도무지 이번 달에는 무슨 이야기를 써야 좋을지 감도 안 잡히는 원고처럼, 회사일도 무에서 유를 끄집어내야 할 때, 아이디어를 짜내야 할 때가 가장 어렵다. 물론 정해진 매뉴얼대로 부지런히 처리하면 자기 소임을 다하는 업무도 있지만, 단순히 키보드 위를 미친 듯이 달리는 손가락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직무도 그 못지않게 많다. 업무의 많은 부분이 정형화하거나 순서도로 표현되지 않은 스타트업은 특히 더 심하다. 그래도 무엇을 어떻게 풀어낼지 흐름만 잡히면 밤을 새워서라도 하면(쓰면) 된다. 이렇게 일이(글이) 막혔을 때 필요한 것은 딴짓과 멍하니 있기(속칭 ‘멍 때리기’)이다. 사람의 뇌란 하나를 골똘히 생각할수록 거기에 대해 창의적이기를 거부하는 속성이 있는 것 같다.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이게 아니다 싶을 때는 과감하게 딴짓을 할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에 접속해서 친구들의 포스팅을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심오한 정치경제 분석부터 일상의 잡문까지 남의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한 곳에서만 쳇바퀴를 돌던 의식의 흐름이 자유로워지고, 문득 그래 다음달에는 나도 이런 이야기를 좀 써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그 순간, 조금 전까지 만들고 있던 프레젠테이션이 퍼뜩 떠올랐다. 번개같이 페이스북 창을 닫고 파워포인트 창을 띄운다. 막연하게 ‘아, 마음에 안 드는데’라고만 생각했던 내용인데, 이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하게 눈에 들어온다. 과감하게 그때껏 작업했던 내용을 완전히 갈아엎었지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딴짓의 힘이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보게 해 주는 데에 있다. 일에만 몰입해 있을 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 순간 당연하지 않게 보이는 그 순간의 짜릿함. 그런데 사실 회사에서는 이런 딴짓을 할 수 있는 여유가 거의 없다. 눈을 돌려 다들 열심히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 공연히 미안해지고, 월급 주는 회사에는 태업하는 기분이라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리는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단언컨대 모니터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던 그 몇 시간의 성실함보다 30분의 달콤한, 아니 멍한 근무 태만이 훨씬 더 멋진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입장을 바꿔서 내가 사장님이라면 펄쩍 뛸 소리일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종종 딴짓을 장려하는 회사를 꿈꿔 본다. 마감의 압박에도 꿈쩍하지 않고 머릿속 깊숙한 곳에서 움직이기를 거부하는 나의 마지막 창의력 세포마저 끄집어내서 회사님께 바치기 위해서 말이다. 아무리 마감이 무서워도, 없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만약 마감의 힘이 창의력의 원천이라면 매일 마감해야 하는 신문기자들이 에디슨과 스티브 잡스가 되지 않았겠는가.
  • 의붓아들 가방 살인 엄마 22년형… “너무 참혹한 범행” 울먹인 재판부

    의붓아들 가방 살인 엄마 22년형… “너무 참혹한 범행” 울먹인 재판부

    여행용 가방에 어린 의붓아들을 가둬 숨지게 한 천안 계모에게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채대원)는 16일 계모 A(41)씨에게 “미필적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추가로 구형한 20년간의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재범의 위험성은 낮아 보인다’고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좁은 가방 안에 감금된 23㎏의 피해자를 최대 160㎏으로 압박하며 피해자의 인격과 생명을 철저히 경시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의붓아들 B군(당시 9세·초등 3년) 때문에 남편과 사이가 나빠져 친자녀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학대 강도가 높아졌고, 살인에 이르렀다”면서 “B군은 마지막까지도 ‘엄마’라고 부르는 A씨에게 구해 달라고 애원하다 ‘아, 숨!’이라고 외치고 참혹한 결과를 맞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선고 후 B군의 친엄마 등 가족은 “계모가 출소하면 자기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 거 아니냐. 우리 아이는 죽었는데…. 22년은 너무 적다”고 눈물을 흘렸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아동학대로 인한 살인은 형량이 더 높아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낮 12시쯤부터 오후 7시 25분까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재혼한 남편의 친아들 B군이 거짓말을 했다며 가방을 바꿔 가며 7시간 넘게 감금해 심정지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집에 A씨의 10대 친자녀 2명도 있었다. 이들은 가방을 옮길 때 본 B군의 모습을 “말할 때 힘이 없고, 머리카락은 땀에 젖었고, 소변 범벅이었다”고 진술했다. 밥도 굶긴 채 가방에 가두고 3시간 동안 외출했다 돌아온 A씨는 소변 흔적을 보고 축 처진 B군을 더 작은 여행 가방에 다시 가뒀다. 검찰은 “현장검증 결과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허벅지를 가슴에 붙여야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상태에서 체중이 70㎏대인 A씨는 친자녀들까지 불러 가방 위로 올라가 같이 뜀을 뛰었다. 23㎏의 왜소한 B군은 최대 160㎏의 압박을 견뎌내야 했다. 벌어진 가방 틈을 테이프로 붙여 이 방 저 방 옮기고, 뜨거운 드라이기 바람을 가방 안으로 30여초간 불어 넣기도 했다. 재판부도 “피고인의 자녀들도 피고인 행위에 함께 가담하고 목격함에 따라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 부분 역시 피고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천안 계모의 형량은?…가방에 넣어 숨지게 한 살인 고의성이 관건

    천안 계모의 형량은?…가방에 넣어 숨지게 한 살인 고의성이 관건

    여행용 가방에 의붓아들을 가두고 뜀까지 뛰어 숨지게 한 천안 계모의 1심 선고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얼마나 형량이 선고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이 아동학대치사로 송치한 혐의를 검찰이 바꿔 적용한 ‘살인죄’를 재판부가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12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채대원 부장)에 따르면 오는 16일 오후 1시 40분 301호 법정에서 계모 A(41·구속)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20년 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검찰과 A씨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주로 살인죄 적용을 놓고 다퉜다. 검찰은 “상상하기 힘든 잔혹한 범행 수법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게 했다”며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한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훈육 수준을 넘어 수시로 학대했고, 왜소한 체격의 아이는 무방비 상태로 감내했다”면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A씨의 범행 수법은 잔인하고 죄책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는 부모의 이혼으로 온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허위로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고 밝히고 검찰시민위원회도 살인의 의도성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A씨 변호인은 “A씨가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을 인정하고 마땅한 처벌을 받으려고 한다”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A씨가 심폐소생술을 적극 실시하고 119에 신고하며 대처한 것이 그 사례”라면서 “법에 허용하는 선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A씨가 여행가방에 올라가 뛰었지만 강도가 세지 않았고, 검찰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가방 안에 불어넣었다’고 주장하지만 가방 밖으로 나온 아이의 팔에 바람을 쐰 것”이라며 살인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아동학대치사죄와 살인죄는 똑같이 징역 5년 이상에서 출발하지만 최고형이 무기징역과 사형에서 차이가 나고 살인죄를 적용하면 형량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지난 6월 1일 낮 12쯤부터 오후 7시 25분까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작은 여행용 가방으로 바꿔가며 의붓아들 B군(당시 9·초등 3년)을 7시간 넘게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이 게임기를 고장 내고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였다. 의료진은 B군의 사인을 산소부족에 장기가 붓고 손상되는 다장기부전증으로 인한 심정지라고 발표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계모도 똑같이 가방에 넣어 죽여야 한다”는 등 국민들의 거센 공분이 쏟아졌다. 경찰로부터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가 의붓아들을 가방에 넣고 위에 올라가 뜀을 뛰었다’ ‘헤어드라이어로 가방 안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등의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고의성이 매우 높다며 살인죄로 변경해 기소했다. A씨는 결심공판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아이와 유족에게 사과하면서 살겠다”면서도 살인의 고의성은 부인했다. 하지만 증인으로 나온 B군의 이모는 “아이에게 진정 용서를 구하고 싶다면 고의가 아니라는 주장은 하지 마라”고 비난했다. 이어 “아이가 4~5살 때 어린이집 등을 데려다 주면서 함께 했고, 밝고 춤 추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다”면서 “뭘 훔치거나 거짓말을 할 아이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모는 사람 같지 않다.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차라리 폐를 잘라냈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후유증’ 伊베르가모의 절규

    “차라리 폐를 잘라냈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후유증’ 伊베르가모의 절규

    “의사가 차라리 내 폐를 잘라 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공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폐에 곰팡이가 찬 50대 이탈리아 남성 미르코 카라라가 전한 감염 후유증 경험담이다. 치료를 위해 독일 쾰른으로 이송되기도 했던 그는 한 달 이상을 병원에서 보낸 뒤 퇴원해 직장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는 6월 초 산소포화도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다시 입원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광풍이 휩쓸고 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 의료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지역민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다양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베르가모는 이탈리아 코로나19의 확산 거점이었던 롬바르디아주 내에서도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본 지역으로 꼽힌다. 6000명 이상이 사망해 군용 트럭으로 넘쳐나는 시신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등 도시 전체가 ‘거대한 장례식장’으로 변했던 것이 약 6개월 전의 일이다. 바이러스의 광풍이 남긴 상처는 웬만한 전쟁 이상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부터 완치가 됐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거의 절반이 ‘아니요’라고 답했다. 750여명의 응답자 가운데 30%는 폐에 상흔이 남아 호흡 장애를 겪고 있고, 또 다른 30%는 심장 이상이나 동맥경화 등으로 인해 염증·혈액응고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다리 통증이나 탈모, 우울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병원을 찾은 한 54세 여성은 “숨이 차 계단을 오르기도 어렵다”며 “80세 노인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주세페 바바소리(65)는 코로나19를 겪은 뒤 단기 기억상실 증세 때문에 메모지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그의 뇌에서는 작은 점과 같은 손상 흔적들이 나타났다. 코로나19는 이들에게 표면적인 조사만으로 드러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남긴 모습이었다. WP에 감염 후유증을 전한 카라라는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아버지가 자신으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아닌지 죄책감을 느낀다는 사실 등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카라라는 자신의 폐 손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또다시 병원에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그가 현재 복용하는 약은 10여개나 된다. 현재 베르가모 의료진은 교황 요한 23세 병원 등에서 하루 20여명씩 관련 후유증을 조사하고 있다. 5월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서류상자 17개 분량의 자료가 수집됐으며, 이 자료는 향후 코로나19 후속 연구를 위해 사용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차라리 폐를 잘라냈으면”...코로나 후유증과 싸우는 이들

    “차라리 폐를 잘라냈으면”...코로나 후유증과 싸우는 이들

    “의사가 내 폐를 잘라내 버렸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저는 공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폐에 곰팡이가 찬 50대 이탈리아 남성 미르코 카라라가 전한 감염 후유증 경험담이다. 치료를 위해 독일 쾰른으로 이송되기도 했던 그는 한달 이상을 병원에서 보낸 뒤 퇴원해 직장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는 6월 초 산소포화도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다시 입원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광풍이 휩쓸고 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 의료진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지역민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다양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르가모는 이탈리아 코로나19의 확산 거점이었던 롬바르디아주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본 지역으로 꼽힌다. 6000명 이상 사망해 군용 트럭으로 넘쳐나는 시신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등 도시 전체가 ‘거대한 장례식장’으로 변했던 것이 약 6개월 전의 일이다. 바이러스의 광풍이 남긴 상처는 웬만한 전쟁 이상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부터 완치가 됐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거의 절반이 ‘아니오’라고 답했다. 750여명의 응답자 가운데 30%는 폐에 상흔이 남아 호흡 장애를 겪고 있고, 또 다른 30%는 심장이상이나 동맥경화 등으로 인해 염증·혈액응고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리 통증이나 탈모, 우울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병원을 찾은 한 54세 여성은 숨이 차 계단을 오기도 어렵다며 “80세 노인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주세페 바바소리(65)는 코로나19를 겪은 뒤 단기 기억상실 증세 때문에 메모지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기공명영상진단(MRI) 촬영 결과, 그의 뇌에서는 작은 점과 같은 손상 흔적들이 나타났다.코로나19는 이들에게 표면적인 조사만으로 드러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남긴 모습이었다. WP에 감염 후유증을 전한 카라라는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아버지가 자기에게서 바이러스가 감염된 게 아닌지 등과 같은 죄책감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폐 손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또다시 병원에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그가 현재 복용하는 약은 10여개나 된다. 현재 베르가모 의료진은 교황 요한 23세 병원 등에서 하루 20여명씩 관련 후유증을 조사하고 있다. 5월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서류상자 17개 분량의 자료가 수집됐으며, 이 자료는 향후 코로나19 후속 연구를 위해 사용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열한 살, 열일곱 살 아들 극단적 선택으로 잃은 싱가포르 엄마들

    열한 살, 열일곱 살 아들 극단적 선택으로 잃은 싱가포르 엄마들

    싱가포르에서 그렇게나 많은 10대 초반 어린이들이 스스로 극단을 선택하는지 미처 몰랐다. 영국 BBC가 8일(이하 현지시간) 이들의 아픈 사연을 전했는데 지난해 10월 29일 이들의 사연을 다룬 야후 뉴스 싱가포르 기사가 있어 뒤늦게 전한다. 중소 사업체를 운영하는 도린 고(46)는 2017년에 당시 열한 살의 큰 아들 이반을 잃었다. 일년 전 호주 멜버른에서 지낼 때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조국으로 돌아오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학교 친구들이 말 한마디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더니 나중에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우울증 징후를 보였다. 쉽게 울음을 터뜨리고 모든 일에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다. 심지어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에도 그랬다. 그러더니 2017년 11월 10일 콘도미니엄 건물의 16층에서 몸을 던졌다. 불행하게도 여동생이 주검을 발견했다. 도린은 “극단적 선택은 자신을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까지 전염시키는” 무서운 일이라며 다른 세 자녀를 다독거리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2년 뒤인 지난해 10월 29일에 자신과 마찬가지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자녀, 극단을 선택한 자녀를 둔 어머니들 13명과 어울려 캠페인 ‘제발 머물러주렴(Please Stay)’을 벌이고 있다. 창립 취지는 “희망을 간직하고 누구도 극단적 선택에 무릎꿇어선 안된다. 여러분의 목숨은 소중하다. 주위에 도와달라고 손을 뻗쳐라”로 요약됐다. 이 캠페인은 시민단체 ‘어린이를 여읜 부모들을 돕는 싱가포르(Child Bereavement Support Singapore, CBSS) 산하에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국가 차원의 어린이 자살 예방 전략을 수립하고 정신건강 연구소를 포함한 지역사회 파트너들, 싱가포르 교육부와 함께 예방 활동을 펴고 있다. 싱가포르의 착한 사마리아인들(SOS)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그 해 싱가포르에서 일어난 극단적인 선택은 329건이었는데 일년 전보다 10% 늘어난 수치였는데 그 가운데 94건이 미성년과 청소년들이었다. 자살은 10세 이상 29세까지 연령대 사망 원인 중에 가장 많았다. 특히 남자 10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가 19건으로 199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일년 전인 2017년에는 7건 뿐이어서 무려 170%가 늘어났다. CBSS가 돌봐야 할 부모는 2013년까지는 두 가정 뿐이었는데 그 뒤 6년 동안은 23가정으로 늘었다. 국제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YouGov)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인의 3분의 1은 극단을 고려한 적이 있으며 젊은 성인 3분의 1도 자해 행위를 한 적이 있었다. 도린 외에 은퇴한 제니 테오(60), 전업주부 탄 레이 핑(47), 테이블식기 업체의 글로벌 브랜드 팀을 맡고 있는 일레인 렉(56)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 어머니에게 공통된 점은 자녀들이 고통에 떨고 있었을 때 충분히 돌보지 못한 죄책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탄은 18세이던 딸 엘리자베스를 잃었는데 “집안의 햇빛”과 같던 딸은 동물들을 끔찍히 아껴 수의사가 되겠다고 했는데 더 어릴 적에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난독증(dyslexia) 진단을 받았는데 나중에 분열정서장애(schizoaffective disorder), 조현병(schizophrenia) 징후가 다분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자해를 하기 시작해 늦은 밤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잦았다. 가족들도 어떻게 도울지 방법을 몰라 했다. 탄은 “젊을수록 정신건강을 더 낫게 만들도록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멈춰선 안된다”고 말했다.테오는 2018년에 외아들 조시 아이삭(당시 20)을 잃었다. 여자친구에게 결별을 통보받은 뒤 3년 동안은 그럭저럭 잘 견뎌내는 것 같았다. 가족 모임에서조차 우울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차츰 내향적이 돼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더니 끝내 극단을 택했다. 그녀는 “첫 단계부터 잘 알아차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17세 아들 젠 딜런을 생일 한 달 전에 잃은 렉은 2018년 10월 재학 중이던 멜버른 대학에서 목숨을 끊었다.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좌중을 잘 웃겼던 아이였다. 사후 장기들은 6명에게 이식됐다. 젊은이들이 우울증에 빠졌다는 신호를 얼마나 자주 보내느냐는 질문에 렉은 “아주 잦다. 젊은이들이 정식으로 도움을 청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도움을 원한다. 정신분석을 하려 하지 말고 그들이 고통 속에 있음부터 인정하라”고 조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그릇 챙겨가 음식 담고… 빈통 가져가 샴푸 받고

    그릇 챙겨가 음식 담고… 빈통 가져가 샴푸 받고

    “손님이 우유팩 두 장을 주고 갔어요. 우유팩은 다른 종이와 섞이면 재활용되지 않아서 따로 모아야 하거든요. 지난 6월 오픈했을 땐 재활용품이 한 달에 60㎏ 정도 모였는데 지금은 100㎏쯤 돼요.”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제로 웨이스트(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재사용을 장려하는 운동) 매장 ‘알맹상점’ 고금숙(42) 공동대표가 한 말이다. 알맹상점에는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포장한 상품이 없다. 고객이 직접 용기를 가져와 화장품이나 샴푸, 세제 등 액체류를 담으면 g당 가격을 매겨 판매한다. 대나무 칫솔과 자연 분해되는 수세미처럼 친환경 생필품도 있지만 포장지는 따로 없다. 매장 한쪽에 자리잡은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가 눈길을 끌었다. 우유팩, 빨대, 플라스틱 뚜껑 등 소량이면 재활용이 안 되는 물품을 모아 재활용 업체에 보낸다. 이렇게 재활용해 만든 휴지나 연필 등을 재활용 포인트를 어느 정도 쌓은 고객에게 나눠 주고 있다. 딸과 함께 상점을 찾은 노정희(가명)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포장·배달 쓰레기가 많아지는 데 죄책감을 느끼다가 이곳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례없이 긴 장마와 세 번의 태풍 등 이상기후로 위기감을 느낀 시민들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플라스틱 용기가 쏟아지자 윤리적인 친환경 소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자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운동이 탄생했다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힙한(새롭고 개성 강한) 환경운동이 주목받는 것이다. 2주 전부터 재택근무를 하는 박지윤(31)씨는 이번 주를 배달 음식을 시켜 먹지 않는 ‘친환경주간’으로 정했다. 배달을 시키면 플라스틱 용기 배출은 피할 수 없어서다. 박씨는 “나 하나를 위해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이 배출되는 게 옳은가 자책하게 된다”면서 “이번 한 주만큼은 돈도 아낄 겸 최대한 음식을 직접 해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도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비대면 챌린지’를 이어 가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재포장 까고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진행해 시민 265명이 참여했다고 이날 밝혔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인증샷을 올려 참여하는 방식이다. 참여자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고체 샴푸나 대나무 칫솔 등을 사용했다. 김현경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배달에서 나온 플라스틱 용기를 깨끗하게 씻어도 붉은색 얼룩이 남으면 폐기물 처리될 확률이 높고, 간장 종지 같은 작은 플라스틱 용기도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는다”면서 “불편하더라도 배달보단 밀폐용기를 가져가 포장해 오는 것이 가장 좋다. 이런 문화가 정착되면 음식점과 고객, 환경 모두 윈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동료상담, 함께 아파 봤던 이들이 여는 공감과 치유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동료상담, 함께 아파 봤던 이들이 여는 공감과 치유

    전준영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장이 ‘살아남은 자의 눈물’이라는 책을 냈다. 그와 생존자들을 6월 국회토론회에서 만났다. 10년 전 일이었지만 눈앞에서 동료를 잃은 고통, 현재 몸에 남은 통증은 그들에겐 지금도 오늘이다. 나라를 지키던 군인 46명이 산화한 후 때로 패잔병이라는 모욕도 감수하며 죄책감에 신음했던 생존자들에게 이후의 현실은 더 참혹했다. 전사자가 국가유공자에서 빠져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의 고통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존자들은 보훈대상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책 곳곳에 담긴 이들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 과연 우리 사회가 한국전쟁 이후 목함지뢰까지 대한민국을 지키던 청년들의 죽음과 상처를 어떻게 대했는지 부끄러움 없이는 읽을 수 없다. 전쟁이 남긴 상처는 심각하다. 2009년 미국 랜드연구소가 낸 보고서를 보면 파병 장병 160만명 가운데 30만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고통받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자살 위험이 일반인의 8.5배나 되고 조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절반 이상이 만성화된다. 그런데도 알코올 중독, 폭력, 이혼 등 사회부적응으로 흔히 오해받곤 한다. 전쟁에서 부상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생긴 참전군인은 미국 전역 14개 군병원에 설치된 군전환시설에서 평가와 치료를 받고 부대로 복귀하거나 제대한다. 2005년부터 미국 보훈부는 제대군인 정신건강회복프로그램을 위해 전담인력을 6000명에서 2만명으로 늘렸다. 집으로 찾아가 보훈서비스를 안내하고 취업지원과 정신건강지원을 제공한다. 이들 중 핵심인력이 바로 제대군인 출신 동료상담가들이다. 동료상담가 제도는 먼저 아파 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근거에서 출발한다. 미국에선 중증정신질환 대상 지역사회 적극적 치료프로그램팀 또한 동료상담가 채용이 필수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채용해 의료보험을 통해 급여를 주고 전문가와 함께 팀원으로 일한다. 치료를 거부하거나 방치된 환자의 마음을 열게한다. 보훈과 재난치유는 좌우나 여야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에서 보훈처를 보훈부로 격상시킨 것은 레이건 행정부였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입증책임을 간소화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였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던 천안함 생존자들이 전준영 회장과 동료들이 내민 손에 서서히 마음을 열고 독방에서 나와 치료를 받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도 동료상담가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걸 보여 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국가적 재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다른 피해자들을 찾아가는 정성을 더이상 개인의 희생에 맡기지 말자. 관료화되기 쉬운 공공조직이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좀더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조직으로 혁신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동료상담가 제도는 트라우마를 보듬어주고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해 나가는 인정과 치유를 위한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 [2030 세대] 악플러도 ‘그들의 정의’에 따라 움직인다/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악플러도 ‘그들의 정의’에 따라 움직인다/김영준 작가

    최근에 고소를 당한 악플러의 항변을 보았다. 그 항변의 내용은 ‘실수였다. 고소를 취하해 달라. 자기 같은 힘없는 서민을 고소하다니 어떻게 연예인이 그럴 수 있느냐’였다. 어이없지만 진짜다. 악플러들이 죄의식을 가지고 악플을 다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무플보단 악플이 나으니 도와주는 거란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고, 악플 달릴 짓을 했으니까 악플을 단다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논란이 있었던 연예인의 인스타에서 인종차별이나 성적, 모욕적인 댓글들이 달리는 걸 읽어 보면 그런 걸로 보인다. 그러니까 적어도 악플러들의 생각으론 범죄를 저지르는 게 아니라 그럴 만한 연예인을 응징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정말 놀라운 자기합리화다. 그러나 이게 딱히 악플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는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이란 책을 통해 모든 사람들, 심지어 선한 사람들마저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기준은 자기합리화다. 애리얼리에 따르면 사람들은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 여기고 있으며 이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합리화의 수준이 그 사람의 부정행위의 수준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무단횡단은 벌금형의 ‘부정행위’ 중 하나이지만 무단횡단한다고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은 없다. 바쁘니까, 횡단보도가 이상한 데 설치돼 있으니까 등의 이유로 합리화해 죄책감 없이 곧잘 저지르게 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도덕적 기준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선까지 합리화를 통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합리화는 도덕적 허가 효과를 낳는다. 도덕적 허가 효과란 도덕적인 행동을 한 경우 다음 행동에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할 확률이 높은 것을 말한다. 즉 도덕적인 행동을 통해 스스로가 좀더 도덕적이 됐으므로 그다음엔 비도덕적인 행위를 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부정행위, 더 나아가 그것이 범죄일지라도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행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자기 합리화가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상이라 참 걱정이 된다. 누군가는 정의를 외치고 누군가는 신의 이름을 외친다. 이들의 자기 합리화는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스스로가 틀림없다고 믿을수록 자기 합리화는 강해진다. 그래서 합리화가 만들 부정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악플러들을 조사해 보면 의외로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단지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이 나쁜 행동일 뿐이며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과 실제의 자신은 별개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의 틀림을 부정하지 않는 정의나 신앙 등의 과잉 신념이 걱정스럽다. 특히나 지금은 너도나도 신념이 과해서 말이다.
  • 227만 유튜버, 성폭행 폭로 영상 올라오자 해명 영상

    227만 유튜버, 성폭행 폭로 영상 올라오자 해명 영상

    구독자 수가 227만명에 이르는 유명 유튜버가 성폭행 혐의로 검찰 처분까지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한 외국인 여성이 폭로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되자 이 유튜버는 뒤늦게 해명 영상을 올렸다. 피해 여성은 지난 23일 모바일 동영상 공유앱 ‘틱톡’을 통해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무슬림 유튜버’ 김모(29)씨가 나를 강간하려 했다”며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이 퍼지자 김씨는 이틀 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술이 너무 취해 숙소로 갔다”며 해명을 시작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27일 술에 너무 취해 홍대 클럽에서 만난 여성의 숙소로 갔고 이야기를 나누다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여성이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피해자) 여성의 말을 듣고 잘못됐음을 느끼고 죄책감을 느껴 직접 만나 사과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에서 경찰에 제출했던 피해자와의 합의 및 신고(고소) 취하서를 제시하며 피해자가 자신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합의해 고소를 취하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성범죄는 반의사 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한다고 해도 형사처벌은 가능하다. 경찰은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김씨를 유사강간 혐의로 지난해 8월 서부지검에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했다. 서부지검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합의가 된 상태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은 상황을 참작했다”고 기소유예 이유를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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