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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다큐 시선] 도봉산 산악구조대

    [뉴스 다큐 시선] 도봉산 산악구조대

    서울 도봉산에 가면 다른 산에서 좀체로 보기 힘든 이들이 있다. 해발 650m 지점에 자리잡은 산악구조대, 전국에 3개뿐인 경찰산악구조대 중 하나다. 서울에선 북한산구조대와 더불어 등산객들의 지킴이 역할을 해 왔다. 상춘객들의 이어지는 이맘 때, 그들에겐 봄을 즐길 여유가 없다. 26년간 등산로에서 조용히 사람과 산을 지켜 왔을 뿐이다. 생명을 지키는 의무감과 끈끈한 동료애로 뭉친 그들이 ‘산에서 배워 사람들에게 베푸는’ 등정길을 따라가 봤다. 글·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산악구조대’라는 글씨가 새겨진 녹색점퍼 차림의 구조대원들의 순찰길을 따라나섰다. 구조대 산장에서 마당바위 쪽으로 가다 신선대로 방향을 트는 비교적 짧은 코스였다. 10분쯤 지났을까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대원들은 축지법을 쓰며 날아다니는 손오공 같았다. 다들 아무리 20대 초반이라지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고 발걸음은 마치 솜털 같이 가벼워 보였다. 세 갈래 길 앞에 다다르니 등산로를 벗어나 낙엽이 쌓인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인명을 구조할 때 이용하는 단축 루트라고 한다. 김준석(22) 대원은 “구조할 때 헬기가 뜰 수 있는 날은 절반밖에 안 된다. 대부분 우리들이 들쳐 업거나 들것에 싣고 119구급대가 있는 산밑까지 무조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대부터 주봉, 포대능선을 거쳐 사패산까지가 구조대의 영역이다. 하루 24시간 비상대기체제다. 도봉산은 대부분 암반과 기암절벽으로 돼 있어 안전사고가 잦은 편이다. 지난해만 해도 125명이 다치고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는 3월 현재까지만 17명이 다치고 3명이 숨졌다. 지난달 28일엔 1만 4245명이 방문해 하루 동안 구조 헬기가 세 번이나 떴다. 구조대원이라고 다치지 말란 법은 없다. 김병철(54) 대장은 “지난해 송추에서 신선대로 오는 길목에서 사고가 접수됐는데 우리 대원이 구조하러 뛰어가다가 돌 사이에 발이 끼어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골절됐다.”면서 “사람 구하기도 전에 대원들이 먼저 일 치르겠다는 생각이 번쩍 나더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전득주(45) 대장은 아침에 올라오면 근처 석굴암에 들러서 다치는 사람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부터 올린다. 종교는 없지만 지난해 5월 도봉산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 생긴 버릇이다. ●산에서 인생을 배운다 의경 신분이라 아직 어린 대원들은 산에서 인생의 첫 죽음을 경험했다. 홍기문(22) 대원이 겪은 첫 사망자는 아직도 그의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난해 5월 칼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20대 남자다. 어려운 집안사정 때문에 결혼을 미뤄 왔다고 한다. 결혼할 때까지 약혼녀가 뒷바라지해 준 끝에 어렵게 취직했다며 좋아하던 얼굴이 떠올랐다. 이 남자는 약혼녀와 등산복을 맞춰 입고 다정하게 손잡고 도봉산을 찾았다. 가파른 암벽 앞에서 약혼녀를 산에서 내려가는 길로 먼저 보내고 혼자 바위를 탄 게 마지막이었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서 돌아온 것이다. 이렇듯 죽음이 쌓여갈수록 그들은 삶을 배운다. “구조하면서 오히려 저희가 더 배웁니다. 삶에 감사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돼요. 산 앞에서 겸손해지기도 하고요.” 홍 대원은 순찰을 돌다 사망지점을 밟을 땐 이 곳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눈에 선해진다. 그럴 땐 영혼이 산을 맴돌지 말고 편한 곳으로 가시라고 잠시 두 손도 모아 본다. 대원들의 목소리는 하나 같이 차분하고 얼굴은 부처처럼 온화하다. 분초를 다투는 응급현장에선 나이가 서너배 많은 어르신도 그들의 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리라. 산은 인생이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쉼없이 이어진다. 급한 맘에 성급히 추월하거나 준비없이 덤벼들면 사고가 나게 마련이다. 날이 궂은 날엔 오히려 사고가 적다. 노인들의 사고 빈도도 낮다. 험한 날엔 일부러 조심하고 노인들은 자신의 약점을 알기 때문이다. ‘등산 좀 했다.’고 자부하는 30~40대들이 잘 다친다. 사고는 순간이다. 대원들은 “산에선 1초도 만만히 봐선 안 된다.”라며 신신당부했다. 구조대원들에게 시간은 곧 생명이다. 때문에 ‘One for all, all for one(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의 정신이 강조된다. 고참이니 신참이니 하는 위계 질서는 중요치 않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로프처럼 단단히 엮여져 있어야 한다. 전득주 대장은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원을 뽑을 때 신체조건보다 인성을 더 본다.”고 소개했다. ●“등산도 경쟁의 장이 돼서 안타깝다” 조난 접수가 들어오면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몇 시간이 걸려도 온 산을 헤매고 다녀야 한다. 김준석 대원은 “그럴 땐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제발 빨리 찾아서 구하게 해달라는 간절함 뿐이다.”라고 말했다. 구급장비가 담긴 20㎏짜리 배낭을 짊어지고 힘든 걸 느낄 새도 없이 뛰고 난 다음날이면 옴짝달싹 못한다. 등산객들이 봄꽃을 즐기는 쉼터가 그들에겐 촉각을 다투는 응급현장이자 삶의 배움터다. 사망자가 생길 땐 내 탓인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전 대장에겐 지난해 12월에 사망한 40대 여성의 경우가 그랬다. 영하 12도가 넘는 칼바람 추위에 해질 무렵쯤 만장봉에서 추락자 신고가 접수됐다. 전 대장은 “갈비뼈가 부러지고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데 헬기 예열시간을 벌려고 미리 헬기 요청을 띄워 놓고 현장에 나선 사이 최종 결재를 기다리다 시간이 좀 걸렸다.”면서 “그날따라 사정상 헬기는 뜨지 못했고 구조대가 병원으로 옮겼지만 환자는 결국 숨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주5일제 이후 등산객이 급증했지만 등반 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즐기는 게 아니라 남보다 앞서서 산 정상을 올라가기에 바쁘다는 지적이다. 전 대장은 “원래 우리의 산 문화는 ‘입산(入山)’이다. 굳이 정상을 밟지 않아도 물 좋고 바람 좋은 바위에 걸터 앉아 시 한 수 읋고 피리부는 풍류를 즐기는 쪽이었다.”면서 “그런데 서양식 산행 문화가 도입되면서 언제부턴가 정상탈환이 목표가 돼버렸다. 등반시간을 단축해야 된다는 생각에 산도 대결의 장으로 바뀐 것 같아 안타깝다.”며 멀리 산너머로 눈길을 돌렸다. ●몸짱·마음짱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등산로는 대원들에겐 생명길이다. 구조대에 들어오면 먼저 도봉산 등산로 지도를 그리고 읽는 법부터 배운다. 지난달 23일 입산한 막둥이 김수호(21) 대원은 아직도 등산 루트를 정확하게 외지 못했다. 마당바위~관음암~칼바위~신선대~포대능선 등 주 순찰 코스는 서너곳. 그러나 산악구조대원이라는 명함이라도 들이밀자면 등산로 수십 개를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 김 대원은 그러면서도 “사고 다발지역인 칼바위, 포대능선쪽은 자신있다. 순찰 때마다 앞장서서 가보곤 한다.”며 자랑했다.  등반대에 들어오면 3주 정도는 구조요청 접수, 응급처치 연습 등 실전에 투입될 준비를 한다. 대원들에게 주어지는 덤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단련되는 몸이다. ‘물살’로 입산해서 한 달이 지나면 배가 들어가고 6개월이 지나면 잔근육이 튀어 나오기 시작한다. 하산할 때쯤엔 다들 몸짱으로 변신한다. 자신만의 은신처도 생기게 마련이다. 홍 대원은 “마당바위로 가는 길목에 아지트가 있다. 사람들의 왕래도 적고 햇볕이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데다 바위가 험하지 않아 힘들 때면 찾곤 한다.”고 귀띔했다. 입산해서 처음 내려다 봤던 서울 야경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홍 대원은 “새까만 바탕에 별빛처럼 박힌 도심의 불빛을 보고 고참들에게 ‘절경 보고 왔습니다.’고 보고했더니 막 웃더라. 그것도 한달만 지나면 지겨워진다고.”라며 웃어 보였다.  하산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최고참 박서광(22) 대원 눈에 비친 산과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박 대원은 “의외로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도 많다. 술이 취했거나 다투는 사람들, 불법취사를 하거나 인화물질을 소지한 이들까지. 안 된다고 말하면 막 대하는 분들도 많다.”며 씁쓸해했다. 의무경찰기간을 대충 때우라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박 대원은 “우리에게 ‘대충’이란 없다. 산에서 생명을 구하는 이들은 우리뿐이고 또 그 우리도 그 속에서 많은 걸 배운다.”며 힘주어 말했다. ■ 도봉산 산악구조대는 총8명 24시간 비상대기 26년째 ‘생명 지킴이’로 1983년 3월 북한산 인수봉에서 대학생 산악연맹 소속 7명이 암벽에 매달려 동사한 사고가 일어났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꽁꽁 언 로프 때문에 바위 아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이 비극을 계기로 북한산과 도봉산에 산악구조대가 생겼다. 24시간씩 교대근무하는 대장 3명과 대원(의경) 5명이 한 식구다. 도봉산 정상 선인봉 약 300m 아래의 암벽 밑에 위치한 구조대는 2003년 12월, 99㎡(약30평) 남짓한 아담한 단층 목재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침실 2개와 주방, 화장실을 갖췄지만 대원들은 그전까지 움막 같은 곳에서 쪽잠을 자야 했다. 물도 맘놓고 쓸 수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근처 샘(푸른샘)을 연결해 그나마 생활이 나아졌다. 대원들은 “이제는 등산객들이 언제고 방문해도 마음껏 물동냥을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1t짜리 물탱크와 정화조를 갖춰 도봉산 환경 문제도 해결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순찰로 시작해 순찰로 끝난다. 아침 6시30분쯤 일어나 끼니 때와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2인 1조로 짜여 무전기를 동반하고 순찰을 돈다. 하루 최소 7시간 이상을 산 속에서 보낸다고 한다. 구조대에 도착하면 마스코트인 혼혈 진돗개 ‘마초’가 먼저 맞아 준다. 앞서 자리를 지켰던 흑삽살이가 병으로 아쉽게 저 세상으로 간 뒤 들여온 녀석이다. 등산객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심하게 짖지는 않지만 눈빛이 날카로워 ‘마초’란 이름이 붙었다. 낯을 익히면 금방 짓궂게 달려드는 놈이다. 구조대를 힘빠지게 하는 것은 오래된 구조 매뉴얼과 부실한 현장 지원이다. 구조헬기는 소방방재청장의 최종 결재가 떨어져야 뜰 수 있다. 분초를 다투는 현장에선 가슴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대장까지 6명, 소규모 살림에 의경 한 끼 부식비 1200여원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산을 오르내리며 등산객들이 건네는 ‘수고하십니다.’ 한 마디, 도움받은 이들이 고맙다며 산 아래 맡겨 놓는 김치 한 통에 오늘도 대원들은 밤낮없이 도봉산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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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나도? 자가진단 해보세요

    혹시 나도? 자가진단 해보세요

    우울증은 미국 정신의학회가 제시하는 9가지 기준을 통해 짚어볼 수 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함 ▲거의 매일, 하루 대부분의 활동에서 흥미가 현저하게 감소함 ▲식이조절을 하지 않아도 체중 증가나 감소가 나타나고 매일 식욕이 감소함 ▲거의 매일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움직임이 느려짐 ▲거의 매일 불면 또는 과수면 증상이 나타남 ▲거의 매일 피로하거나 에너지 상실이 느껴짐 ▲거의 매일 과도하고 부적절한 죄책감을 가짐 ▲거의 매일 사고와 집중력의 감퇴, 결정 곤란 상황이 발생함 ▲반복적인 자살 충동 등의 9가지 증상이 그것이다. 이들 증상 가운데 5가지 이상이 2주 연속으로 나타나고 일반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기능장애가 있으면 진지하게 우울증을 생각해 봐야 한다. 우울증 증상은 환자 본인이 아닌 타인이 관찰해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다만 일시적으로 가벼운 증상만 나타난다면 우울증이 아닌 우울감일 가능성이 크다. 정신의학회 기준에 따라 스스로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바마 대통령 꼭 보는 드라마 ‘안투라지’

    오바마 대통령 꼭 보는 드라마 ‘안투라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꼭 시청하는 텔레비전 드라마가 있다.국내 판도라TV 같은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해 볼 수 있는 ‘안투라지(Entourage)’.우리 말로 풀면 ‘측근’이다.HBO가 제작해 2004년 7월부터 방영,현재 시즌 5가 방영되고 있는 이 드라마는 한글 번역본에서도 예사로 상스러운 말들이 튀어나온다.자녀들과 함께 보기 낯 뜨거운 장면과 대사가 이어진다.막 뜬 연예계 스타가 모델,스타 지망 소녀들과 어떻게 걸판지게 놀아볼까 궁리하거나 연예산업 종사자들과 치고받고,속고 속이는 과정을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훑는다.  그런데 ‘지구방위 사령관’을 자임하는 미합중국 대통령이 왜 이런 드라마를 보고 앉아 있을까.정치전문 블로그 ‘폴리티코’가 8일(현지시간) 조심스럽게 그 비밀을 귀띔했다.이 드라마에는 속사포처럼 떠드는 연예 에이전트 ‘아리’가 나온다.그런데 이 캐릭터는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의 친동생을 모델로 그려졌다.폴리티코는 ‘죄책감을 느끼는 즐거움’에 빠져들거나 아니면 자신에게 친근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즐겨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한 편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일정을 조정하기까지 했다.로버트 깁스 백악관 공보비서는 “우린 항상 안투라지에 대해 얘기하곤 했지요.”라고 말했다.깁스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일요일 밤 드라마 참모들의 화상회의 시간이 겹치곤 했다.”며 “한 번은 (오바마에게) 이메일로 ‘안투라지 마지막 15분과 회의 시간이 겹친다.’고 알린 뒤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 화상회의에는 15분 늦으면 어떠냐고 한 적이 있다.”고 돌아봤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어린 딸들과 함께 뮤지컬 시트콤 ‘한나 몬태나’나 만화영화 ‘스펀지밥’을 시청한다.  백악관 측근들은 이라크 깜짝 방문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포츠광인 그가 미대학체육협의회(NCAA) 농구 선수권대회 중계를 봤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그는 지난달 캘리포니아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NCAA 농구 중계를 봤다.ESPN의 종합뉴스 ‘스포츠 센터’를 즐겨 본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  정치나 다른 일에 신경 쓰면서 농구를 보느냐? 결코 아니다.오바마 대통령은 완전 몰입해 농구 중계를 본다.선수 움직임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다.그리고 패배한 팀이 하프코트 디펜스 전술을 구사하지 않았다고 패인을 내놓는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커다란 취재원으로 나오는 뉴스 프로그램은 거의 쳐다보지 않는다.자신의 연설이나 기자회견 화면도 두 번 다시 보지 않는다.한 측근은 “뉴스를 열심히 읽는 편”이라고 말했다.깁스는 “유튜브 동영상이나 웹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우리가 권하면 그는 툭 던져 놓는다.”라고 전했다.오히려 깁스의 브리핑 장면은 때때로 본다.  미셸 여사는 당연히 스포츠보다는 코미디와 밝은 뉴스를 즐겨보고 절대 슬프거나 언짢은 뉴스는 사양한다고 대통령 부부와 오랜 친구 사이인 발레리 자렛이 설명했다.  최근에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레슬러’를 관람했다.개봉관에 간 것이 아니라 미영화산업협회(MPAA)에 부탁해 필름 원판을 가져다 백악관 내부 극장에서 가족이 함께 봤다.미국 대통령,그만한 파워가 있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스포츠광이어서 ESPN의 ‘스포츠센터’와 야구 중계를 즐겨 봤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퇴임 뒤 ‘그레이 아나토미’ ‘24’ ‘보스턴 리갈’ 등 드라마를 탐닉했다고 털어놓았다.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페밀리 타이스’란 드라마를 즐겼는데 주연 마이클 J 폭스가 매파 공화당원이라서 였다.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때의 댄 퀘일 부통령은 ‘머피 브라운’을 첫 손 꼽았는데 캔디스 버겐이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 나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안투라지’는 젊은 스타가 세 명의 불알친구들과 함께 에이전트 ‘아리’의 길잡이를 받아 할리우드를 탐사하는 분위기를 풍기는데 실제 오바마 대통령이 험난한 워싱턴 정계나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과정이 닮아보이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프린스턴 대학 역사학과 줄리언 젤리저 교수의 분석이다.그런데 그는 빈정댔다.오바마의 “팀은 아마도 (드라마의 다섯 주인공만큼) 흥미진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오늘의 눈] 경찰의 2차 성폭력 불감증/김민희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경찰의 2차 성폭력 불감증/김민희 사회부 기자

    “내가 뭘 잘못했나. 오히려 피해자에게 잘해 주려 애썼다.” 성추행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또다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주장을 보도<서울신문 3월26일자 6면>한 직후 담당 형사는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억울하다.”고 했다. 이 형사는 “요즘 유착 비리다 뭐다 해서 경찰서 분위기도 흉흉한데, 내가 옷 벗으면 기자가 처자식 먹여 살릴 건가.”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통화는 수십여분 동안 계속됐지만 그는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경찰 수사가 왜 잘못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잘해 주려’ 피해자에게 건넸다는 말이 철저하게 남성 중심적 사고에서 나왔다는 것과 피해자가 느끼는 수치심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형사가 수사 편의를 봐주려 애쓴 것은 별개라는 사실을 그는 끝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비단 그 형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특유의 경찰 문화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한몫한다. ‘직무수행 중 모욕감,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경찰청 훈령 제461호)이 있긴 하지만, 일선 경찰서에서 성폭력 사건을 처리할 때는 “그러게 왜 밤늦게 짧은 치마를 입고 돌아다니느냐.”는 식의 발언이 아직도 난무하고 있다고 한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죄책감을 느끼는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무심결에 던지는 경찰의 한마디는 성폭력 피해자를 나락으로 밀어 넣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의 성폭력 직무교육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경찰 생활 15년간 그런 교육은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게 이번 사건을 담당한 형사의 전언이었다. 성폭력 사건의 고소율이 평균 6.1%라는 조사 결과는 피해자에게 여전히 위협적인 경찰 분위기를 그대로 방증한다. 경찰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가해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민희 사회부 기자 haru@seoul.co.kr
  • 소지섭-한지민, 애틋한 하룻밤 보내

    소지섭-한지민, 애틋한 하룻밤 보내

    한지민과 소지섭이 이별을 앞두고 마지막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한지민과 소지섭은 25일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ㆍ연출 김형식) 11회분에서 그려질 ‘둘만의 하룻밤’ 장면을 촬영했다. 23일 충북 청원군에 소재한 청남대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분은 초인(소지섭 분)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던 영지(한지민 분)는 결국 초인을 돌려보내기로 결심한다. 마지막으로 초인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던 영지는 청남대 직원에게 특별히 부탁해 관람시간이 끝난 대통령 별장으로 잠입한다. 초인과 영지는 청남대의 호화로운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다정하게 정원을 거닐며 마치 대통령 부부라도 된 듯 한 기분을 만끽하지만 그것은 이별을 앞둔 만찬이었다. 영지는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며 초인이 자신에겐 “나침반 같은 존재였다.”고 숨겨둔 사랑을 고백한다. 초인 역시 영지를 끌어안으며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에 영지는 “추억만으로도 평생을 기다리며 살아가겠다.”고 눈물을 흘린다. 초인과 영지의 이별은 원래 설정됐던 키스신 보다 더 애틋한 포옹장면으로 바뀌며 슬픔을 배가시켰다는 후문이다. 이튿날 아침 영지는 초인의 머리맡에 서연(채정안 분)의 노래가 담긴 CD와 약속장소가 적힌 메모를 남기고 훌쩍 떠난다. 영지는 서연을 청주로 불러들여 초인과 대면시키려는 것. 한편 기억의 문 앞에서 비밀의 열쇠를 찾아든 초인은 조금씩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런 모습에 불안을 느낀 선우(신현준 분)는 살인 청부업자에게 초인을 확실하게 죽이라고 지시해 일당은 초인을 교통사고를 위장해 죽이려는 음모가 진행된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소지섭-한지민, 눈물의 키스 선보인다

    소지섭-한지민, 눈물의 키스 선보인다

    배우 소지섭과 한지민이 이별을 앞둔 눈물을 키스를 나눈다 25일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ㆍ연출 김형식) 11회분에서 초인(소지섭 분)과 영지(한지민 분)가 시청자들의 애타는 염원 속에 키스를 할 예정이다. 극중 서울을 떠나 청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초인과 영지는 달동네에서 신혼부부처럼 달콤한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영지는 여행가이드로 일하고 밤에는 야식 배달 가게를 운영한다. 초인은 낮에는 막일을 하고 밤에는 영지를 도와 자전거로 음식 배달을 했다. 하지만 ‘초지커플’(초인-영지 커플)의 슬픈 이별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할 것으로 보인다. 초인에 대한 열망과 죄책감과 사이에서 고뇌하던 영지는 결국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초인을 돌려보내기로 결심한다. 초인에게 마지막으로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은 영지는 관람시간이 끝난 청남대(대통령 별장)에 몰래 숨어들어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영지는 예전에 중국에서 만났던 사실을 털어놓으며 초인이 자신에겐 “나침반 같은 존재였다.”고 숨겨둔 사랑을 고백한다. 초인도 영지를 끌어안으며 “평생을 오강호로 살며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한다. 한편 초인은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고 애쓰던 중 어느 순간 결정적 단서가 될 만한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기억해냈다. 우연히 듣게 된 라디오의 노래를 통해서도 어렴풋이 서연의 얼굴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뒤이어 초인은 형 선우(신현준 분)의 전화번호도 떠올렸다. ‘카인과 아벨’10회분 마지막 장면에서 청주 보성병원 김현주 과장(하유미 분)은 초인의 존재를 알게 됐다. 두 형제가 통화하는 화면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드라마는 앞으로 초인을 제거하려는 선우의 악행을 본격적으로 그릴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성근 “연쇄살인마 판곤은 현대병이 만든 괴물”

    문성근 “연쇄살인마 판곤은 현대병이 만든 괴물”

      “판곤은 현대병이 만든 괴물이죠.”  19일 개봉하는 영화 ‘실종’에서 연쇄살인마 판곤의 캐릭터를 소름끼치도록 실감나게 소화한 배우 문성근 씨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촬영장을 빠져나올 때마다 지옥에서 나오는 느낌이었다.”는 한마디로 캐릭터에 관한 소개를 대신했다.문씨는 판곤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인류 사회가 병들어가는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법과 규제에 의해 억눌렸던 인간의 본성 중 하나가 매우 나쁘게 표현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문씨가 그려낸 판곤은 여성들을 납치해 감금,성폭행한 뒤 산 채로 분쇄기에 갈아 닭 모이로 주기까지 하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다.문씨는 판곤의 살인에 대해 어떤 동기도 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판곤은 흉물이죠.사이코패스의 특성상 어렸을 때 어떤 상처를 받긴 했겠지만,그렇다고 정당화될 수 있는 건 아니죠.그가 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지 알 길이 없죠.그게 사이코 패스니까요.”  영화속 판곤은 살인에 대해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는 인물이 아니다.그저 본능을 좇아 쾌락 추구를 위해 살인을 되풀이하는 인물이다.문씨 또한 판곤을 욕망에 충실한 인물로 그려내려 애썼다.악역을 절대 미화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문씨는 자신이 연기한 판곤에 대해 “죄책감 같은 건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판곤 자신도 스스로 끔찍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누군가 자신을 죽여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다만 “반성하는 의미가 아니라,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대본과 책에 일일이 메모를 해가며 캐릭터를 꼼꼼히 연구해 촬영에 임했다.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악인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악인은 왜 악인인가,구구절절 설명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었다.이번 연쇄살인마 판곤 또한 굵은 바탕만 생각해놓고선 배역에 몰입하기 시작했다.그 결과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끔찍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문씨는 1시간여 진행된 인터뷰에서 세 개비의 담배를 피우며 연쇄살인마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재떨이에 남겨진 담배꽁초가 그걸 웅변했다.‘손톱’ ‘올가미’ ‘세이 예스’ 등으로 낯익은 김성홍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우리 주변에 흔히 지나치는 인물이 연쇄살인마일 수 있다는 평범한 플롯인데 문성근이란 배우가 상당한 몫을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사실 그는 얘기할 게 많은 배우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도움을 준 뒤 ‘자기 몫을 챙기지 않고’ 정치적인 활동을 기피했으며,아버지는 고 문익환 목사였다.SBS TV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오랫동안 진행하면서 쌓은 지식인 이미지가 날카로운 인물.  어쩌면 TV 브라운관 속에서 안경 너머 반짝이던 그 눈빛을 떠올리면서 스크린에서 연쇄살인마로 죽임을 밥 먹듯이 하는 캐릭터로 변신하는 과정을 떠올려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8년간 잘 다니던 대기업 생활을 때려친 뒤 연극 무대에 오른 것 또한 남다르다.그는 당시를 돌아보며 참 무모한 짓이었다고 회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년간 일을 해 돈을 모으고 연극판에 뛰어들었는데 참 무책임한 짓이었죠.자식도 있던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할 일이 아니었죠.저는 운이 좋아서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실제 많은 배우들이 애기들 ‘분유 값’ 때문에 연기를 그만 둬요.명계남씨도 중간에 연기하다가 회사에 취직한 적이 있었어요.이 분야가 참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연기를 계속 하라고 권하기가 어려워요.”  그는 후배들이 어렵게 극단을 꾸려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모종의 일’을 계획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들과 극단의 자매결연을 통해 ‘상주 극단’의 개념을 도입하려는 몸짓이다.현재 대학로에는 연극할 공간이 매우 적다.반면 각 지자체에는 훌륭한 무대가 많다.따라서 이 둘을 연결시켜 ‘상설 공연무대’를 만들어 ‘연기를 하면서도 생활이 가능한’ 장소를 만들자는 게 그의 또다른 꿈이다.  그는 18일 밤 방영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 도사’에 출연,아버지에 대한 추억 등을 털어놓는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 인터넷서울신문 김상인vj bowwow@seoul.co.kr
  • [공연 리뷰] 청춘, 18대 1

    [공연 리뷰] 청춘, 18대 1

    “일식(日蝕)! 태양이 가려지는 시간. 태양에 상처가 났다는 뜻이지. 우리가 폭약을 던지는 날 이 작은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 있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될 거야.” 광복 한 달 전인 1945년 7월, 일본 도쿄 댄스홀에서 도쿄시청장을 암살하기위한 거사에 가담한 청춘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웃는다. 그들은 진정으로 그렇게 믿었던 것일까. 연극 ‘청춘, 18대1’은 일제강점기가 배경이고, 독립운동이 구심점이지만 ‘나라를 위해 초개처럼 목숨을 버린 애국 청년’식의 구태의연한 시대극과는 다른 길을 간다. 댄스홀에 폭약을 숨겨두고, 댄스광인 시청장을 유인하기 위해 춤을 배우는 이들의 나이는 열여덟, 열여섯. 징집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쳐온 이들, 살아남고자 부모와 고향을 등진 꽃다운 청춘들을 자폭 테러범으로 이끈 건 애국심도, 이데올로기도 아니었다. 나로 인해 타인이 죽었다는 죄책감, 동생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형의 의무감, 남편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하겠다는 아내의 사랑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춘이기에 가능한 열정과 무모함이었다. 때문에 이 연극은 장엄한 서사극이 아니라 18대1로 맞붙어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인 청춘에 대한 애잔한 서정시다. 뜨거운 열정이 무모함과 짝을 이루듯 지나친 서정은 감정 과잉과 신파의 경계를 넘나든다. 하지만 그래도 어떠랴. 그 비극의 시대를 거대 담론의 압박에서 벗어나 차차차와 퀵스텝, 자이브 리듬이 흐르는 무대로 표현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테러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토에의 비밀이 밝혀지는 마지막 반전은 이 연극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한아름 극작가와 서재형 연출가는 이전에 함께한 작품인 ‘죽도록 달린다’ ‘왕세자 실종사건’ 등에서 독창적인 형식미로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에선 그런 형식미는 약해졌다. 하지만 영화의 플래시백 기법처럼 현재와 과거를 숨가쁘게 오가고, 한 공간 안에 다양한 장면을 요령있게 배치하면서 사건 당사자들의 시점과 취조관의 시점을 이물감 없이 교차시켜 연극적 재미를 배가시킨 점은 돋보인다.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02)708-500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박물관 14개… 영월 와보셨나요?

    박물관 14개… 영월 와보셨나요?

    워싱턴DC는 미국의 수도지만, 미술관, 자연사박물관, 우주항공관 등 10여개의 박물관으로도 유명한 도시다. 그래서 주말이나 연휴에는 미국 전역에서 많은 사람이 박물관을 찾아 3박4일씩 여행오는 도시다. 그런데 국내에도 박물관만 14개가 몰려 있는 고을이 있으니, 강원도 영월이다. 영월은 조카를 내쫓고 왕위에 오른 세조가 단종을 유배보낸 곳으로 유명하다. 요즘은 2006년 상영된 박중훈·안성기 주연의 ‘라디오 스타’의 촬영지와 한반도 지형과 닮은 하구가 있는 곳으로 더 알려졌다. 영월에 들어서면 세조가 왜 단종을 이곳에 유배보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만큼 산이 높고 험하다. 그래서 영월에 가면 우선 17세에 목숨을 잃은 단종의 기록을 남겨 놓은 역사관을 둘러 보는 것은 기본이다. 한국화가 김기창이 그린 ‘꽃남’ 단종도 있다. 역사관 위로 산꼭대기에 단종이 묻힌 장릉이 있으니, 운동화가 필요하다.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033)370-370-26 19 영월군청에서 자신있게 추천하는 볼거리는 별마로천문대와 동강사진박물관이다. 별마로천문대와 과학관은 봉래산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어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영월은 1년 중 맑은 날이 190일로 국내에서 가장 별이 잘 보이는 고장의 하나다. 최근엔 산행이나 스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별마로천문대에 들르는 여행객이 많아 주말에는 오후 7시에서 11시 사이에 600여명이 다녀간다고 귀띔한다. 천체 투영실에 누워서 가상별자리로 별을 감상하고, 쌩하는 바람을 맞으며 8억원짜리 망원경으로 엄지손가락만한 토성과 둥근 고리를 보고 나면, 잘 왔다는 뿌듯한 느낌이 와락 몰려온다. 어른 5000원, 초등학생 4000원. (033)374-7460 ●동강사진박물관선 김한용작가 전시회 동강사진박물관은 새로 지은 영월군청 바로 옆에 있다. 건축물로도 아주 볼 만하다. 현재는 ‘사진기록으로 본 영월’과 김한용 작가의 ‘희망의 연대기’가 전시 중이다. 한강 상류의 동강과 서강을 끼고 있는 영월은 험준한 산에 갇힌 분지라서 여름엔 범람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사진에서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최규하 국무총리(당시) 등의 얼굴을 볼 수 있는데 그 해가 대형 물난리가 난 해라고 보면 된다. 김한용 작가의 전시에서는 1950~1960년대의 정겹기도 하고 향수가 묻어나는 서울 풍경, 즉 서울역, 남대문로, 서울 시청앞, 이화여대 앞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1960~1980년대의 광고사진도 전시되는데, 당대 최고의 여배우와 가수인 홍세미, 문희, 유지인, 패티김, 윤정희 등의 풋풋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033)375-4554 난고 김삿갓문학관도 둘러볼 만하다. 홍경래의 난 때 목숨을 부지한 할아버지를 욕되게 한 글로 장원급제한 죄책감으로 22세부터 방랑을 한 김삿갓의 묘가 근처에 있다. 친필 시와 장원급제 시를 볼 수 있다.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033)370-2361 5억년 전 영월이 바다였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삼엽충과 암모나이트 등을 볼 수 있는 화석박물관(033-375-0088)과 지리를 주제로 한 호야지리박물관(033-372-8872), 차문화 전문 호안다구박물관(010-7689-5779), 국내 곤충이 총망라된 영월곤충박물관(033-374-5888)도 볼 만하다. ●청전전각박물관·조선민화박물관도 세계 조각가의 작품이 있는 국제현대미술관(033-375-2752), 감상용으로 만든 도장을 전시하는 청전전각박물관(033-375-5950), 깜찍한 호랑이와 거만한 까치가 있는 조선민화박물관(033-375-6100), 영월서강미술관(01 6-236-3000), 묵산미술박물관(033-374-72 49), 쾌연재미술관(033-374-8436)도 있다. 영월은 승용차를 이용한 가족여행이 편하지만, 수도권에선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기차여행 패키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영월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워도~’ 최명길, 몸 아끼지 않은 열연 ‘호평’

    ‘미워도~’ 최명길, 몸 아끼지 않은 열연 ‘호평’

    수목극 최강자로 떠오른 KBS 2TV ‘미워도 다시한번’에서 ‘한명인’ 역의 최명길이 명연기로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 6회 방송분에서 최명길은 극중 9시 뉴스 앵커자리에서 쫓아낸 문제의 CD를 박살내는 장면을 소화하며 그녀에게 도전장을 내민 윤희(박예진 분)를 한번에 눌러버린 기세를 보이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최명길은 연기에 몰입돼 한번에 OK 사인을 받아내며 주변의 찬사를 들었지만 너무 캐릭터에 빠져 연기를 하다보니 CD가 부서짐과 함께 손가락에서 피가 나는 것도 모른 채 연기에 몰두했다는 후문. 이외에도 최명길은 독기 오른 눈빛연기를 펼치는가 하면 두려움과 죄책감에 사로잡힌 충격에 몸을 떨며 애절한 눈물을 흘리는 연기 등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7회 방송에서는 ‘윤희의 한병수 회장의 고의적인 살인 아니냐, 정훈의 당신 잘못 아니다’ 등의 첫사랑과 관련된 혼란스런 소리를 듣는 악몽을 꾸는 장면을 리얼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최명길의 열연으로 값비싼 크리스탈 소품이 망가지긴 했지만 한번의 큐사인과 함께 바로 OK 사인이 이어지는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역시 타고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명길은 많은 대사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내기위해 잠을 제대로 자고 있지 못하며, 악몽신 촬영을 앞두고 배역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실제로도 악몽을 꾸며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회가 거듭할수록 ‘한명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최명길의 호소력 있는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는 ‘미워도 다시 한번’은 8회 방송을 끝으로 한명인이 내연녀 은혜정(전인화 분)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청년 애국심 日에 보여줄 생각”

    “한국청년 애국심 日에 보여줄 생각”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인들에게 분단국가라는 한국의 특수성을 군대를 매개로 보여줄 생각입니다. 또 한국 청년들의 애국심도 함께요.” 한국의 병영생활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어머니’를 만들고 있는 하진선(44) 감독의 말이다. 일본 도쿄에 살고 있는 하 감독은 지난 2005년 아들 안유상(21)씨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다 군에 입대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우리나라’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는 아들이 고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정체성을 찾기 위해 4박5일간 해병대 캠프에 입소해 훈련을 받는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일본 친구들의 시각을 담았다. 이 작품은 최근까지 도쿄의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돼 화제가 됐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일본 학교에서 애국심을 일깨우는 자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음달 완성될 ‘우리나라’의 속편인 ‘우리 어머니’는 ‘여행에 나선 아들, 계속 기다리는 엄마’라는 부제를 달았다. 속편인 만큼 군 생활을 하는 아들을 좇는 가운데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그렸다. 아들의 훈련소 입대, 자대 배치, 군 생활, 면회, 제대를 앞둔 심경과 제대 후의 각오 등을 두루 찍었다. 안씨는 지난달 말 제대, 일본으로 돌아왔다. 하 감독은 1997년 혼자 일본에 건너와 자동차 공장 등에서 일하며 정착한 뒤 이듬해 두 자녀를 불러들였다. 2002년 뒤늦게 감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영화학교에 입학한 뒤 만든 첫 작품이 ‘우리나라’다. 그는 “아들을 일본에서 고생시켰는데 또다시 바다 건너에서 고생시키는 건 아닌가라는 죄책감에 시달려 왔는데 아들이 언어 등의 장벽을 극복하고 강한 인내력과 쉽게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무사히 제대해 감사하다.”고 흐뭇해했다. hkpark@seoul.co.kr
  • ‘태군’의 특별한 이야기 “기적을 믿으세요?” (인터뷰)

    ‘태군’의 특별한 이야기 “기적을 믿으세요?” (인터뷰)

    # scene 1. 기적을 믿으세요? 누군가가 그랬다. ‘기적’은 노력하는 이에게 하늘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4년 전, 오디션에 떨어지고 전화가 왔다. (강원래) “이름이… ‘김태군’이라고 했죠? 듀스의 김성재 이후 이렇게 선이 아름답게 춤을 추는 춤꾼은 처음입니다. 기회가 반드시 올거예요. 아니 소개시켜 주고 싶군요.” 두 사람의 첫 ‘휠체어 동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난생 처음 방송국이란 곳을 가봤고, 박미경 누나의 집에도 갔다. 4년 후, 생애 첫 데뷔무대 앞둔 ‘신인 가수’ 태군은 자꾸 KBS 공개홀 밖으로 향하는 시선에 혼잣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그 분이 오실까. 그 분이 날 기억 하실까…. 기적 같은 만남. 강원래가 몸소 휠체어를 밀며 나타났다. 장황한 응원의 말은 없었다. 짧지만 심장을 관통한 한 마디…. “열심히 해라.” 울음이 복받쳐 올랐다. 4년간 꿈 꿔왔던 ‘단 한번의 순간’이었다. 울지 않겠노라, 절대 울지 않으리라 그렇게 맹세했었는데….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한꺼번에 뒤엉켜 흐르고 또 흘러 내렸다. 떨리는 손으로 ‘태군(TAE GOON)’이란 두 글자가 정확히 새겨진 CD를 건네 드렸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꼭 지켜봐 주실꺼라 믿었어요. ‘재회의 오늘’을 수백번 수천번씩 꿈에 그려 왔습니다.” # scene 2. 왜 울어 임마. ”결국 눈이 퉁퉁 부어 첫 무대에 올랐어요.(웃음) 생방송 전 인것도 까맣게 잊고 펑펑 울었어요.” 태군이 흘린 눈물 의미는 단순한 ‘가수 데뷔의 기쁨’으로 응축될 수 없었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 죄책감도 그 절반을 차지했다. ”오디션을 100여번도 넘게 봤지만 저를 인정해 주신 최초의 한 분이셨어요. 세기의 춤꾼에게 들었던 한 마디가 저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죠. 하지만 4년이란 긴 시간에 자신감이 무뎌지던 어느 순간, 연락을 못드리게 된거죠.” 강원래는 태군의 이런 마음을 투명히 들여다 보는 듯 따스히 웃었다. 진한 포옹 대신 손을 내밀었다. “왜 울어 임마.” ’행복 해서요. 너무 행복해서요…. 이제는 정말로 보여 드릴 수 있잖아요.’ # scene 3. 가수를 꿈꾼 ‘무용꾼’ 태군 훤칠한 키에 자그마한 얼굴, 그리고 보는 이까지 기분 좋아지는 ‘함박 미소’. 인터뷰 전 일전의 만남에서 기자가 태군에게 받은 첫인상은 ‘훈남 신예’였다. 서툰 판단은 그의 첫 무대를 지켜보던 순간, 충격으로 다가왔다. 과연 강원래가 알아본 춤꾼답다. 다만 의아했던 점은, 단 4년간의 비장한 각오만으로 마스터 가능한 실력이냐는 물음이었다. 알고보니 그는 ‘춤꾼’이 아닌 ‘무용꾼’. 중학생 시절 발레에 비범한 재능을 보인 태군은 이후 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 한국무용에서 현대무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무용의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기본기를 닦았다. ”무용은 제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제 진짜 꿈은 가수 였거든요. 5살로 기억해요. TV에서 우연히 검은 정장을 입고 총알춤을 추는 ‘심신’을 보게 됐어요. 얼마나 멋있었던지…(웃음). ‘아,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어린 꼬마의 심장이 마구 뛰는 거예요.” # scene 4. 스무살 태군, 이유있는 삭발. ’무용수’와 ‘가수’… 두 갈래의 기로를 섰던 시점은 4년전 스무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무살, 대학에 진학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에 와있음을 직시했어요.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죠. 소중하게 키워 온 가수의 꿈을 바로 그 때가 아니면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태군은 머리부터 밀었다. 그후로 4년, 가수의 꿈을 이룰 때까지 그는 단 한번도 머리를 기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예쁘장한 외모에 다소 망설임이 있었을 법도 한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한 치의 아쉬움도 없었어요. 머리가 길면 무대 위의 움직임이 지저분해 보일 수 있거든요. 그때 저에겐 연습한 만큼 얼마나 무대 위에서 발휘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문제 였어요. 제가 추는 춤의 선이 최대한 예뻐 보이고 싶었죠.” ’삭발’까지 강행하며 연습에만 매진해온 태군의 4년간의 고집과 집념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여타 ‘반짝 신인’과 확연히 구분되는 완성도 높은 무대로 대중들의 이목을 단박에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단 한번의 홍보나 인터뷰도 없었지만 연일 각 포털 검색어 최상위권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본격적인 데뷔 활동이 한달이 채 안됐지만 외국 자동차, 화장품 등 CF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멀리 태국에서까지 비상한 관심을 모이며 현지 프로모션 및 앨범 주문도 폭주한 상태. 태군, 삭발한 값어치 톡톡히 해냈다. # scene 5. 스스로 인정할 때, 귀 열겠다. 실감이 되는지 묻자 눈웃음을 한가득 머금고 “아니요!”라고 답한다. 잠시 골똘해진 태군은 이내 진지한 설명을 덧붙였다. ”최고가 되면 좋겠죠. 하지만 그보단 ‘최선을 다한다’는 이미지가 확실히 각인된 가수가 되는게 첫 번째 목표예요. 데뷔 후 이제 한달인데 요즘 주변에서 가끔 벅찬 칭찬이 들려올 때면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직 한없이 부족한 걸 잘 알고 있거든요.” 태군은 바로 지금 자신이 해나가야 할 일은 ‘검색어 순위’이나 ‘가요 차트’ 검색이 아닌, 일순간 무너지지 않는 ‘내공을 기르기’라고 언급했다. ”아직 ‘가수 태군’이라고 말하기엔 부끄럽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자신을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려고요. 훗날, 그러니까 제 스스로를 ‘대중 가수’로 인정할 수 있는 기쁜 날이 오면 그 때 두 귀를 활짝 열겠습니다. 그 때는 정말 하나 하나 소중하게 들을게요.” 마지막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 묻자 태군은 다시 가슴 속 깊숙한 곳에서 ‘강원래’라는 세 글자를 꺼냈다. ”멋있는 가수는 많지만 함께 웃게 하고 함께 춤 추도록 이끄는 가수는 흔치 않아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음악을 100% 전달하고 공감대를 형성해내는 가수가 이상적이 아닐까요? 클론의 노래를 들으면 어깨가 들썩들썩 하잖아요. 제 데뷔곡 ‘콜 미(Call Me)’도 대중 여러분의 몸과 마음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음악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워낭소리 꿈의 100만 돌파 눈앞

    ■ 흥행 포인트 점검해보니 지난달 15일 개봉한 독립 다큐멘터리영화 ‘워낭소리’가 한 달 만에 전국 관객 70만명을 돌파하며 ‘꿈의 1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독립 장편 극영화 ‘낮술’도 개봉 10일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독립영화들의 잇단 흥행 비결이 무엇인지 각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가입률 98%)에 따르면 ‘워낭소리’(감독 이충렬·제작 스튜디오 느림보)는 15일까지 전국 관객 71만 7885명을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워낭소리’ 배급사인 인디스토리 측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이르면 오는 21일쯤 관객수 10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개봉 당시 7개 스크린으로 시작한 ‘워낭소리’는 현재 상영관이 전국 217개 스크린으로 확대됐다. ‘워낭소리’가 이처럼 예상 밖의 흥행을 보이게 된 데는 입소문의 힘이 크다. CGV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워낭소리’ 같은 독립영화는 물론 ‘과속스캔들’ 등 상업영화도 인위적인 홍보보다 관객들의 입소문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관람률이 높은 것도 한 요인이다. 그는 “‘워낭소리’를 보고 감동한 20~30대 관객이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다시 보는 등 두세 번 보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다양한 취향의 관객을 고루 만족시키는 점도 한몫했다. 인디스토리 홍보팀 관계자는 “‘워낭소리’는 소와 팔순 농부의 30년 우정,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과 고향에 대한 향수 등 여러 가지 감상 코드를 담고 있다.”면서 “그동안 한국영화계에 진솔하고 따뜻하면서도 모든 연령대가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가 드물었는데 그 목마름을 ‘워낭소리’가 채워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저예산 독립영화 ‘낮술’(감독 노영석) 역시 전망이 밝다. ‘낮술’ 배급사인 영화사 진진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봉한 ‘낮술’은 15일 관객 수 1만명을 돌파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문화지대(KBS1 오후 11시30분) 유럽 만화문화를 주도하는 발판이 되는 곳 프랑스. 이곳에 한국 만화가 선보였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2009 한국만화 유럽 특별전’을 연 것이다. 특별전 기간 동안 ‘한국 만화의 어제와 오늘展’을 비롯해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참가한 한국만화가 7명의 작품이 전시됐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오후 8시55분)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인 2월, 공기가 건조한 만큼 화재가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이다. 화재가 났을 때 안전하게 대피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요즘 어린이를 겨냥한 성범죄가 점차 늘고 있다. 성범죄를 당한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징후들과 부모의 대처법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하얀 거짓말(MBC 오전 7시50분) 신여사는 은영에게 형우가 나아지기 힘들다고 생각해 입양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비안이는 안 된다고 말한다. 형우의 아이는 밝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신여사의 말에 은영은 비안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며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고 한다. 한편 정우는 비안과 관련해 황정구를 만나게 된다. ●TV로펌 솔로몬(SBS 오후 8시50분) 무리한 병원 확장으로 거액의 빚을 진 동철은 처자식에게 보험금이라도 줄 수 있도록 동생 동욱에게 자신을 죽여줄 것을 부탁한다. 계속된 형의 부탁에 결국 동욱은 교통사고를 가장해 형을 죽이고 동철의 가족이 사망보험금을 타게 해준다. 죄책감에 시달린 동욱은 10년이 지나서야 자수하게 되는데…. ●다큐 인(EBS 오후 10시40분) 남편 덕분에 뒤늦게 미술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던 정숙씨. 그러나 공부를 마치고 이제 화가의 삶을 살려 할 때쯤, 아내가 덜컥 유방암에 걸렸다. 암이 발병한 지 3년. 그런데 부부는 어쩐지 그 전보다 더 평온하고 행복해 보인다. 이들은 과연 어떤 힘으로 이런 시련을 극복하고 있는 것일까?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스위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치즈. 스위스는 각 지역마다 고유의 맛과 전통을 지닌 치즈를 생산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멘탈과 그뤼에르, 라클레테 등 약 450종류의 치즈를 수출한다. 그러나 최근 농산품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 축소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 ‘뇌-기계 인터페이스’ 최고 유망기술

    ‘뇌-기계 인터페이스’ 최고 유망기술

    뇌신경 신호를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활용해 생각만으로 로봇이나 기계를 제어할 수 있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이 앞으로 10년간 한국 과학기술계가 집중해야 할 최고의 유망기술로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미래예측 및 기술전략’ 국제심포지엄에서 ‘10대 미래유망기술 및 신재생 에너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10대 유망기술은 정보·전자, 에너지·자원,생명공학,나노소재 분야를 위주로 구성됐다. 임현 KISTEP 연구위원은 “10대 기술은 10년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하고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국내 연구진과 기업들이 이 분야들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번째로 꼽힌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은 의수나 의족 등 인체 보조장비로 실생활에 활용 폭이 넓고 수요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RNA 기반 치료제’는 siRNA, shRNA, miRNA 등 RNA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 기술이다. RNA는 유전자의 발현과 역할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인체 게놈 지도 완성 이후 전세계 생명공학계가 핵심 연구과제로 선정,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그래핀 나노구조체’는 지난달 성균관대와 삼성전자종합기술원이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 ‘네이처’에 발표해 화제를 모은 기술이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로 알려진 그래핀을 이용해 접거나 휘는 디스플레이와 입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전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녹색성장 관련 기술 중에서는 저가 석탄인 갈탄을 원료로 청정연료를 생산하는 ‘무공해 저급 석탄 에너지 기술’이 선정됐다. KISTEP과 SERI는 높은 수분과 자연발화성 때문에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저등급석탄을 원료로 무공해 청정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면 미래에너지로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 봤다.또 ‘연료감응 태양전지’ 기술은 현재 널리 사용되는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기술로 관심을 모았다. 임 위원은 “연료감응형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받으면 전자를 방출하는 특정 염료와 전해질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기술”이라면서 “제조비용이 적게 들어 시장보급이 쉽고, 반투명하거나 다양한 색깔로 구현이 가능한 만큼 미관효과도 뛰어난 미래형 에너지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지능공간 인지 통신 ▲역분화 줄기세포 ▲인체통신 ▲인지로봇 기술 ▲퍼스널 라이프로그 기술 등이 10대 기술에 이름을 올렸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로맨틱 코미디의 몰락, 영화 “그는 당신에게…” 서울대 출신 타짜 특수렌즈 끼고 사기도박 외통위 박차고 나간 ‘대통령 형님’ 이상득 의원 성형수술 사망 딸 어머니 성형권유 죄책감에 자살 석유公, 1조원대 페루 석유社 인수
  • [7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세네갈의 다카르 해안지대에는 프랑스 식민지의 영향으로 유럽 풍의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 등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 해안에 위치한 고레섬은 15세기 경 노예들의 집결장소로 쓰였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섬 주변으로 빠른 조류가 흘러 노예들이 탈출하기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질적인 풍경 속에 녹아 있는 세네갈의 어제와 오늘을 느껴본다. ●스펀지 2.0(KBS2 오후 6시35분) 유명 여배우의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충격을 던져준 휴대전화 복제. 지금 우리 손에 든 휴대전화는 안전할까? 서로 다른 휴대전화에 동시에 문자 메시지와 전화가 오는 믿을 수 없는 상황! 우리의 휴대전화도 예외일 수 없다. 휴대전화 복제의 모든 것을 밝혀 본다. ●내사랑 금지옥엽(KBS2 오후 7시55분) 보리는 인순이 신호의 친어머니인 걸 알고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그동안 인순이 자신에게 왜 그렇게 잘해줬는지 깨닫게 된다. 세라는 인순에게 보리와 아이가 신호와 마주치지 못하게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면 그 두 사람의 존재를 무시한 채 신호와의 결혼을 진행시키겠다고 말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10분) 지난 1월7일, 인터넷에서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는 박모(3 1)씨가 검찰에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다. 누가 ‘진짜’ 미네르바인지 여부는 이후 재판과정에서 보다 정확히 밝혀질 부분이다. 경제위기의 격랑에 놓여 있는 2009년 한국에서 ‘미네르바 신드롬’이 남긴 의미가 무엇인지 짚어본다. ●찾아라! 맛있는TV(MBC 오전 9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최양락. 개그의 황제에서 토크의 제왕으로 화려하게 돌아온 최양락과 함께 ‘스타의 맛집’으로 떠나본다. 스타의 건강 고민을 해결하는 황금밥상! 1년 내내 술을 마신다는 개그맨 이봉원. 그의 해장을 위해서 ‘황금밥상’이 최고의 밥상을 준비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10분) 김영순 할머니는 지금도 모든 것을 집어삼키던 화마의 공포를 잊지 못한다. 임시 거처인 마을회관 창문에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만 비춰도 깜짝깜짝 놀라신다는 할머니. 오갈 데도 없이 한겨울에 길거리로 나앉은 허망함에, 집을 태워먹은 죄책감에, 웃지도 울지도 못한 채 할머니는 살아가고 있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한 찌릿찌릿한 통증과 퉁퉁 부어오른 발, 무릎, 팔꿈치 등,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40~50대 남성 100명 중 한 명에게서 발병하는 통풍의 주범은 바로 술이다. 술 소비량 1~2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통풍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통풍의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아사히맥주-롯데 OB 공동인수 검토”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아사히맥주와 한국 롯데그룹의 OB맥주에 대한 공동 인수설이 불거졌다. 발단은 아사히맥주와 롯데그룹이 공동으로 OB맥주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6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서 비롯됐다. 신문에 따르면 먼저 롯데가 OB맥주를 인수한 뒤 아사히맥주가 OB맥주에 출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그러나 롯데 측은 이와 관련,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하나도 없다. 사실 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아사히맥주도 홍보실을 통해 “현 시점에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hkpark@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서울대 출신 타짜 특수렌즈 끼고 사기도박 외통위 박차고 나간 ‘대통령 형님’ 이상득 의원 성형수술 사망 딸 어머니 성형권유 죄책감에 자살 석유公, 1조원대 페루 석유社 인수 ’하루 50만원 위약금’이 용산참사 화근
  • 성형수술 사망 딸 어머니 자살

    딸이 성형수술을 받은 뒤 숨지자 어머니도 자책감을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났다. 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8일 박모(26·내레이터 모델)씨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가슴 확대 수술을 받았다. 박씨는 수술이 끝난 뒤에도 계속 피를 흘리며 통증을 호소했다. 급기야 혼수상태에 빠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박씨는 뇌사상태로 48일을 버티다 지난 3일 오후 3시 끝내 숨졌다. “모델은 외모가 중요하다.”며 딸에게 가슴 성형을 권유했던 어머니 오모(57)씨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다 딸이 숨진 두 시간 뒤 송파구 잠실동 집에서 ‘딸과 함께 묻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자살했다. 경찰은 진료 기록 과정을 상세히 조사한 뒤 처치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의료진을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경제수석실 ‘윤진식의 힘’

    청와대 윤진식 경제수석이 지난달 20일 부임한 이후 경제수석실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까지 읽어낼 줄 아는 몇명 안 되는 인사 중 한 명인 윤 수석이 부임함으로써 경제수석실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후배인 윤 수석은 2007년 대통령선거 캠프에 합류한 이래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동해 왔다. 실제로 윤 수석의 건의와 아이디어가 즉각 실행된다는 점에서 경제수석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청와대 지하별관(지하벙커)에서 갖던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최근 청와대 밖에서 한 것도 현장을 중시하는 윤 수석의 건의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지식경제부가 입주해 있는 과천 정부청사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5일 경기 안양시에 있는 보건복지종합상담센터인 129콜센터에서 회의를 가졌다. 경제수석실에도 윤 수석의 ‘현장중시’ 철학이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경제수석실 소속 비서관과 행정관들은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는 현장에 나가 중소기업들의 대출 애로 사항을 듣는 등 업무에 관계되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이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는 속도전도 실행되고 있다. 수석실 내 회의가 짧아지고 논의 결과가 이뤄지면 바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지정됐다는 이유로 경영상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도 경제수석실이 기업들의 애로 해소 차원에서 3일 만에 결정해 보고한 내용이다. 윤 수석은 지난달 20일 임명장 수여식이 끝나자마자 청와대 본관 충무실을 빠져 나와 서별관에서 도시락 오찬을 함께 하며 경제금융대책회의를 주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수석은 국정 홍보에도 분주하다. 그는 최근 연이틀 언론브리핑을 자처, 수출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정부주도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시사하는 등 국정홍보에도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 수석실 소속원들도 항시 여론을 주시하며 적재적소에 활용할 논리개발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윤 수석은 6일 “언론브리핑을 준비하다 보면 업무를 좀 더 빨리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일에 대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올바른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서울광장] 전설의 섬 ‘명박도(島)’ 감상법 ”월 200만원으로 황제처럼 삽니다” ’하루 50만원 위약금’이 용산참사 화근 외통위 박차고 나간 ‘대통령 형님’ 이상득 의원 성형수술 사망 딸 어머니 성형권유 죄책감에 자살
  • 대낮 관악산 찾는 젊은 군상들

    대낮 관악산 찾는 젊은 군상들

    따르릉~ 휴대전화가 울렸다. 관악산을 오르던 박정진(가명·34)씨, 걸음을 멈추고 전화기를 꺼냈다. 화면에 뜬 발신자는 ‘예쁜 내 각시’ 다섯 글자였다. 결혼 2년차.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내였다. 그런데 박씨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참을 주저주저 망설이기만 했다. 그러다 겨우 받은 전화. “응… 바빠… 거래처야… 이따 할게….” 딱 네 마디 뱉고는 서둘러 끊었다. 박씨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어엿한 직장인이었다.”고 했다. “큰돈은 못 벌어도 아내와 딸을 돌볼 정도는 됐다.”고도 했다. 그때만 해도 모든 게 안정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박씨의 회사가 갑자기 무너졌다. 누군가 “키코(KIKO)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해 줬다. 그러나 박씨는 키코가 뭔지, 왜 그것 때문에 멀쩡하던 회사가 무너졌는지 아직 이해를 못한다. “제가 아는 건 딱 하나입니다. 아내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박씨는 매일 출근하는 척 관악산에 오른다. 6일 서울 관악산에는 온갖 사연을 마음에 담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등산을 즐기려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저 시간 때울 곳을 찾아 온 사람도 적지 않았다. 관악산 관리사무소 채규정 팀장은 “경제 불황 탓인지 올해 초부터 평일 30~40대 남성 등산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산 정상에서 간식을 팔던 상인도 “지난해 9월 추석 이후부터 30대 젊은 남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돈 안들고 하루 보낼 수 있어” “산이 최고 만만하네요. 돈도 안 들고 몸뚱이만 있으면 하루 보낼 수 있으니….” 혼자 산길을 걷던 박모(35)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박씨도 몇 개월 전까지는 작은 기업의 사장이었다. 직원 11명에 연매출 30억원. 작지만 알찬 폐쇄회로(CC)TV 생산업체였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수출길이 끊겼다. 몇 개월 만에 회사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답답했던 박씨는 혼자 산을 찾기 시작했다. “집에서 아내 얼굴만 보고 있을 수 없어서 산에 옵니다. 투자자 만난다고 거짓말하는 게 그나마 마음 편하니까….” 박씨는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 9월 권고 사직한 손모(45)씨도 공장 부도로 실업자가 된 김모(38)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집에 있기 눈치 보이는데 돈 안 들이고 시간 보내기 좋아서”라고 했다. 채 팀장은 “젊은 남자 말고 늘어난 사람들이 또 있다.”고 했다. 등산로 곳곳에 모여든 보따리장수들이다. ●폐업 자영업자는 보따리장수로 “보따리에 물건 싸와서 팔기만 하면 되니 자본금이 필요 없잖아요.” 등산 장갑을 팔던 김모(59)씨의 말이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재래시장에서 등산용품점을 하던 자영업자였다. 장사가 안 돼 올초 가게문을 닫았다. 떡과 김밥을 팔던 홍모(67) 할머니 사정도 비슷했다. 오랫동안 분식집을 하던 홍 할머니는 뉴타운 개발로 가게를 잃었다. 보상금으로 포장마차를 하려 했지만 권리금이 만만찮아 포기했다. “단속 때문에 조마조마하지만 이거라도 해야 먹고 사니까…따뜻해지면 좋아지겠지.” 할머니 뒤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외통위 박차고 나간 ‘대통령 형님’ 이상득 의원 성형수술 사망 딸 어머니 성형권유 죄책감에 자살 석유公, 1조원대 페루 석유社 인수 서울대 출신 타짜 특수렌즈 끼고 사기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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