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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후유증 막기 위한 지원 총력

    세월호 참사 사고 수습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부가 사고 후유증을 막기 위한 심리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5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 심리치료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필요한 지원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심리치료는 진도와 안산 중심으로 부상자와 실종자 가족에 대해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목포 등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할 수 있도록 수요를 파악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날 본부 회의에서 부상자 치료비 지원과 집에 홀로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서비스 등도 논의했다. 여성가족부는 부모나 가족들이 사고현장으로 내려가 집에 남게 된 아동과 노인에게 무료 식사 제공 등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상실감과 죄책감으로 끼니도 거르고 있는 이들에게 자원봉사자가 매일 찾아가 식사와 빨래, 청소 등을 돕고 있다. 단원고 인근 학교의 학생과 교사들에게는 심리적 외상 예방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경기·전남 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들은 경기 안산의 원곡고와 단원중 등을 찾아 급성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 및 대처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은 안산 신길고에서 심리상담 교육을 진행했다.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을 운영 중인 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심리 상담소를 확대 운영하는 한편 단원고 재학생과 교사 등에 집단심리 치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본부는 이동 심리상담소 버스를 1대에서 2대로 늘려 화랑유원지와 중앙역에 추가 설치하고, 2인 1조 상담사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토록 했다. 또 지원단의 심리지원 교육팀과 유가족 입원환자 지원팀을 4개 팀에서 6개 팀으로 추가 운영하고, 오는 30일까지 자원봉사자 교육도 진행한다. 단원고 회복 지원단은 3학년 학생들 등교 첫날인 지난 24일에 맞춰 단원고 안에 ‘상담심리치유센터’를 설치, 심리 치료와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당초 우려보다 학생들의 반응과 효과가 좋아 오는 28일 등교하는 1학년생들도 같은 방식의 프로그램을 적용할 예정이다.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는 3개월 이상 입원이 필요한 학생과 28일 이후 학교로 돌아갈 학생을 나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합동대책본부에서 ‘학교현장지원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관의 지원 방식이 파상적이라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의견에 따라 체계적인 지원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조만간 참여기관과 인원 등 세부내용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TF를 가동한다. 또 고려대 안산병원에 입원 중인 74명의 학생에 대해서는 병원 측과 협의해 수련시설에서 자연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도 제대로 살펴야

    온 나라가 노랗게 물들었다. 세월호와 함께 바다에 잠긴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비는 염원을 담은 노란 리본이 온·오프라인을 뒤덮었다. 사고 발생 8일째를 맞은 이 아침까지 단 하나의 기적도 이뤄내지 못했건만, 온 국민의 염원과 소망은 더욱 뜨거워져만 가고 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를 촉발한 요인들과 책임자들, 그리고 정부의 허술한 대응이 하나 둘 꺼풀을 벗고 드러나면서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모든 국민의 분노 또한 한껏 치솟고 있다. 6·25 전쟁 이후 최대의 충격을 안겨준 대참사임을 입증해 보이기라도 하듯 온 나라가 비탄과 슬픔에 잠겼다. 정부에 먼저 주문한다. 오늘은 실종자 가족들이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구조 작업을 일단락 지어줄 것을 요구한 시한이다. 지금까지 잠수요원을 중심으로 펼쳐온 실종자 구조작업을 오늘로 마무리 짓고, 선체 인양 작업으로 전환하라고 주문한 날이다. 조류가 가장 느려지는 조금 기간인 만큼 주말까지, 아니 그 이후까지도 구조작업은 마땅히 계속돼야겠으나 이와 별개로 선체 인양을 포함한 사고 후 대책도 서두를 시점에 다다른 것도 분명하다 할 것이다. 참사 이후 지금까지 구조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의 사고 수습이 중요하다. 실종자 수색과 별개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하루속히 심신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수사 등이 진행되고 있으나 향후 대책의 최대 과제는 마땅히 희생자·실종자 가족과 생존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전방위 지원이 돼야 하며 정부의 행정력을 이에 집중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피해 당사자들의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를 덜어주는 일이다.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나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대형참사를 겪은 피해자의 상당수가 지금까지도 당시의 충격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희생자 가족들이 극도의 상실감에 빠져 있는 것과 별개로 구조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은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이른바 ‘서바이벌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그제 생존자 학부모들이 성명을 내고 “죄인이 된 심정”이라며 괴로움을 호소한 것이 이를 웅변한다. 사고지역인 진도와 안산에 더 많은 의료인력과 상담인력을 투입, 피해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의 심리상담 치료를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특히 오늘부터 부분 정상화되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치유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상응한 제반 조치들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정부가 유념해야 할 것은 피해 당사자와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받들고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국가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해 피해를 안긴 이들에게 행여 보상이나 경제적 지원 문제로 또 다른 상처를 안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도 요구된다. 공직자는 말할 것 없고 누구도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 ‘시체장사’ 운운한 어느 극우 인사처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언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고통을 키우고, 사회를 가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가 공히 피해자이며, 이를 함께 이겨낼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힘든 시기를 헤쳐가야 한다.
  • [사설] 대한민국 집단 트라우마 극복에 힘 모아야

    온 나라가 세월호 참사의 비극 앞에서 일주일째 신음하고 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국민 대다수도 정신적 충격과 슬픔, 분노, 무력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일손이 잡히지 않는 건 물론이고 집 밖을 나서기가 겁난다거나 심지어 목욕탕 물만 봐도 가슴이 울렁인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우울’과 같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낱말들이 부쩍 늘어난 점만 봐도 국가적 슬픔의 무게를 짐작게 한다. 한마디로 나라 전체가 PTSD, 즉 정신적 외상(트라우마)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참사보다도 희생자 규모가 막대한데다 희생자 대다수가 고교 2년생 어린 자녀들인 점,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참사가 벌어지고 장기화되고 있는 점, 그리고 정부의 사고 수습이 납득할 수 없을 만큼 무기력한 점 등이 이번 참사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한층 배가시키는 요소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희생자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과 상처다. 사고 직후부터 지금껏 참사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가족들은 그토록 갈구하는 생존 소식을 듣지 못하면서 심신이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상실감,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죄책감 등이 중첩되면서 상당수 가족들이 트라우마의 2차 피해를 입을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진단이다. 생존자들 또한 불안장애는 물론 홀로 살아남았다는 생각에 따른 죄책감, 즉 ‘서바이벌 증후군’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안산 단원고 강모 교감의 자살과 세월호 기관사 손모씨의 자살 기도, 그리고 고대 안산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생자 유족과 실종자 가족, 생존학생 가족 간에 벌어지고 있는 충돌이 이런 심리적 충격을 말해 준다 할 것이다. 과거 9·11 테러사건의 예를 살펴보더라도 대형참사는 그 자체의 충격과 피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을 수반한 오랜 후유증을 수반한다. 많은 피해자들이 우울증과 환영(幻影), 환청(幻聽)과 같은 질환에 시달릴 뿐더러 자살이나 분노형 범죄 등의 형태로 정신적 고통과 상처가 표출하기도 한다. 구조 작업에 촌음을 다퉈야 하는 것과 별개로 국가적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지혜로운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선 피해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줄 의료 지원이 시급히 강화돼야 한다. 참사 현장의 의료 인력을 늘리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체계적 의료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언론도 속보 경쟁이나 선정보도 유혹을 떨치고 참사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는 쪽으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허튼 괴담으로 사회 불안을 가중시키는 일도 마땅히 척결돼야 할 것이다.
  • [세월호 침몰 참사-눈물도 마른 가족들] “너희 거기 있으면 다 죽어, 손 잡아!” 그 아저씨가 교감 선생님이었다니…

    [세월호 침몰 참사-눈물도 마른 가족들] “너희 거기 있으면 다 죽어, 손 잡아!” 그 아저씨가 교감 선생님이었다니…

    “교감 선생님이 없었으면 저는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요. 감사하고, 또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40분쯤, 친구 5명과 함께 제주 여행을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대학생 A(21·여)씨는 이상한 조짐을 느꼈다. 5층 객실에 있던 A씨는 조금씩 기우는 배 안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복도를 엉금엉금 기어가 구명조끼를 간신히 입었다. 직감적으로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학생들의 탈출을 돕던 중년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재빨리 탈출구를 찾아 문을 열었다. A씨 일행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배가 기운 탓에 여자 힘으로는 쉽지 않았다. 수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팔에 힘이 풀려 포기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이때 그 남성은 앞장서 출입구를 열고 올라가 “너희 거기 있으면 다 죽는다. 힘이 들더라도 여기로 올라와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A씨 일행을 독려했다. 힘을 얻은 A씨는 다시 탈출을 시도했고, 그가 손을 잡고 끌어줘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A씨 일행은 구조헬기를 타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그는 A씨와 함께 헬기에 오르지 않았다. 먼저 구조될 수 있었음에도 “빨리 나와라. 이쪽으로 와라”고 외치며 끝까지 학생들을 구하다 나중에야 배에서 빠져나왔다. 그는 단원고 교감 강모(52)씨였다. 강 교감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수학여행단의 총책임자로서 가슴 한편에 죄책감이 남았던 모양이다. 구조된 단원고 후배 교사들이 실종 학생 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원망을 듣는 모습도 그에게는 고통이었다. 결국 마음의 짐을 덜어내지 못한 강 교감은 지난 18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저를 구해준 분이 교감 선생님인 줄 몰랐지만 뉴스에 나온 모습을 보고서야 알게 됐다”면서 “감사한 마음에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교감 선생님 본인이 먼저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학생들을 구하려고 동분서주 돌아다녔고, 내가 눈으로 본 것만 6~7명을 구했다”면서 “최선을 다하셨는데 돌아가시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교감은 목숨을 끊기 전에 유서를 남겼다. 두 장짜리 유서에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줘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선생님이었다. 진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원고 강민규 교감 유서 발견… “저승에서도 선생할까” 애끓는 마음 담겨 ‘눈물’

    단원고 강민규 교감 유서 발견… “저승에서도 선생할까” 애끓는 마음 담겨 ‘눈물’

    단원고 교감 유서 18일 숨진채 발견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강민규(52) 교감의 유서가 발견됐다. 18일 오후 4시 5분 쯤 전남 진도군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 소나무에 강 교감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강 교감의 지갑 속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부모님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 미안하다.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 힘이 벅차다”며 혼자 살아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내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해 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고 죄책감을 드러냈다. 또 어머니와 자녀 등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강 교감이 17일 오후 9시 50분부터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18일 오전 1시 쯤 접수하고 주변을 수색해왔다. 학생, 교사와 함께 인솔 책임자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강 교감은 선박에서 구조된 뒤 “나만 구조됐다”며 자책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 교감은 지난 16일 목포해경에서 구조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원고 교감 유서에 “내가 수학여행 추진” 고백… “몸뚱이 불살라 세월호 침몰 지역에 뿌려달라” 눈물의 마지막 글 내용

    단원고 교감 유서에 “내가 수학여행 추진” 고백… “몸뚱이 불살라 세월호 침몰 지역에 뿌려달라” 눈물의 마지막 글 내용

    단원고 교감 유서 18일 숨진채 발견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강민규(52) 교감의 유서가 발견됐다. 18일 오후 4시 5분 쯤 전남 진도군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 소나무에 강 교감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강 교감의 지갑 속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부모님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 미안하다.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 힘이 벅차다”며 혼자 살아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내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해 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고 죄책감을 드러냈다. 또 어머니와 자녀 등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강 교감이 17일 오후 9시 50분부터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18일 오전 1시 쯤 접수하고 주변을 수색해왔다. 학생, 교사와 함께 인솔 책임자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강 교감은 선박에서 구조된 뒤 “나만 구조됐다”며 자책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 교감은 지난 16일 목포해경에서 구조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실시간 뉴스]단원고 강민규 교감 유서 발견… “내가 수학여행 추진했다” 글 남겨

    [실시간 뉴스]단원고 강민규 교감 유서 발견… “내가 수학여행 추진했다” 글 남겨

    18일 숨진채 발견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강민규(52) 교감의 유서가 발견됐다. 18일 오후 4시 5분 쯤 전남 진도군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 소나무에 강 교감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강 교감의 지갑 속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부모님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 미안하다.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 힘이 벅차다”며 혼자 살아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내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해 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죽으면 화장해 세월호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고 죄책감을 드러냈다. 또 어머니와 자녀 등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강 교감이 17일 오후 9시 50분부터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18일 오전 1시 쯤 접수하고 주변을 수색해왔다. 학생, 교사와 함께 인솔 책임자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강 교감은 선박에서 구조된 뒤 “나만 구조됐다”며 자책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 교감은 지난 16일 목포해경에서 구조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원고 강민규 교감 유서 발견… “내 몸뚱이 불살라” 처절한 마지막 글 내용은

    단원고 강민규 교감 유서 발견… “내 몸뚱이 불살라” 처절한 마지막 글 내용은

    단원고 교감 유서 18일 숨진채 발견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강민규(52) 교감의 유서가 발견됐다. 18일 오후 4시 5분 쯤 전남 진도군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 소나무에 강 교감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강 교감의 지갑 속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부모님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 미안하다.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 힘이 벅차다”며 혼자 살아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내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해 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고 죄책감을 드러냈다. 또 어머니와 자녀 등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강 교감이 17일 오후 9시 50분부터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18일 오전 1시 쯤 접수하고 주변을 수색해왔다. 학생, 교사와 함께 인솔 책임자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강 교감은 선박에서 구조된 뒤 “나만 구조됐다”며 자책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 교감은 지난 16일 목포해경에서 구조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살아나온 죄책감에’…자살한 단원고 강민규 교감

    ‘살아나온 죄책감에’…자살한 단원고 강민규 교감

    “책임감이 강해 살아나온 죄책감에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다니시더니….”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에서 구조되고 나서 18일 오후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안산 단원고 강민규(52) 교감을 동료들은 이렇게 기억했다. 그의 지갑에는 편지지에 손글씨로 작성한 유서가 발견됐다. 강 교감은 유서에서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었다. 학생 325명과 교사 13명의 인솔 책임자였던 그는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되고 나서 진도실내체육관에 머물며 제자들과 후배 교사들의 생환을 기다려왔다. 강 교감을 만난 단원고 교직원들은 “교감이 당시 배 안에서 제자들과 후배 교사들을 구하려고 분주하게 뛰어다녔다고 들었다”며 “구조되고 나서도 지병인 당뇨로 저혈당 쇼크가 오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체육관에 남아 구조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교직원들에 따르면 17일 낮 후배 교사가 연락해 옷가지를 챙겨 진도로 내려온 부인과 딸에게 “왜 내려 왔냐”며 화를 내 돌려보냈다. 그날 오후 10시께 한 학부모에게서 “뭐 하러 여기 있느냐”며 항의를 받고는 “면목이 없다.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이후 자정 무렵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이 행방을 의심해 경찰에 구조신고를 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목매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공주대 사범대 학군사관후보생(ROTC) 출신인 그는 윤리과목을 가르쳤다. 1987년 교사로 임용된 뒤 지난 2년 전 교감으로 승진해 인근 고교에 근무하다가 올해 3월 단원고에 부임해서 한 달 반가량 근무했다. 그와 함께 근무했던 교원들은 그를 정직하고 과묵하며 후배교사를 도울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교육자로 기억했다. 단원고 교장과는 1993년 한 고교에서 4년간 교사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한 교직원은 “말 그대로 도덕군자 같은 사람이었다”며 “저혈당 쇼크로 쓰러지지만 않았어도 배에 남았을 그였지만 구조된 뒤 죄책감에 너무 힘들어하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렇게 몸을 챙기라고 말했는데도 ‘아이들 생각에 쉴 수 없다’며 치료 한번 받지 않더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안산에 거주하는 강 교감은 부인과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교감, 죄책감에 끝내… “혼자 살기 벅차다” 유서

    18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안산 단원고 교감 강모(52)씨는 그동안 극심한 죄책감과 부담에 시달린 것으로 추정된다. 단원고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인솔했던 강 교감의 지갑에서는 편지지에 손으로 쓴 유서가 발견됐다. 그는 유서에서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이 벅차다”면서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고 했다. 또한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면서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감은 지난 16일 사고 해역에서 헬기로 구조돼 인근 섬으로 옮겨졌지만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단원고 관계자는 “사고 이후 내내 체육관을 떠나지 못하고 입고 있던 운동복과 흙 묻은 신발을 그대로 신고 계속 사고를 당한 가족들이 있는 체육관을 맴돌았다”고 설명했다. 강 교감은 어부에게 부탁해 고깃배를 타고 세월호 침몰 해역으로 이동해 구조 장면을 지켜보기도 했다. 다시 육지로 나와 목포해경에서 사고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17일 오후 9시 52분쯤부터 자취를 감췄다. 단원고 교사 중 한 명이 이날 밤 12시쯤 경찰에 강씨의 실종을 신고해 경찰이 주변을 수색해 왔다. 강씨는 지난 3월 1일자로 단원고에 부임해 윤리와 도덕 과목을 가르쳤다. 강 교감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단원고 교감 선생님의 사망 소식이 정말로 안타깝다”, “선장은 도망갔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등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워킹맘 vs 전업주부, 누가 더 행복할까?

    워킹맘 vs 전업주부, 누가 더 행복할까?

    일하는 엄마와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 누가 더 행복할까? 직장과 일 때문에 온종일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일하는 엄마, 일명 ‘워킹맘’과 온종일 집에서 육아를 담당하는 엄마가 느끼는 감정이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달라졌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영국의 육아전문사이트인 맘스넷(Mumsnet)이 아이를 키우는 여성 9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워킹맘 중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은 13%에 불과한 반면, 직장에 다니는 것이 행복하다고 답한 사람은 48%로 거의 절반에 달했다. 전업주부로서 온종일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경우, 30%정도가 “직장에 다니고 싶다”고 답했고 52%는 “집에서 아이를 보는 것이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15%만이 “육아에 전념하고 가족들을 돌보는 삶을 권장한다”고 답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전업주부가 모성애와 ‘엄마다운’ 것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조사를 이끈 맘스넷의 관리자는 “워킹맘들은 쌓인 직장일과 집안일, 육아 때문에 언제나 시간이 모자라고 지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대부분이 직장에 다니거나 더 오랫동안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에서 온종일 아이를 돌보는 여성들이 더 이상 스스로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워킹맘들이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에게 죄책감을 갖는다는 생각은 이제 진부하고 낡은 관념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를 도운 영국 광고대행사 ‘사치앤사치’(Saatchi & Saatchi)사의 리차드 허팅턴은 “우리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여성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인식하고 그들을 위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영국 정부가 어린이집이나 탁아소 운영시간을 늘려 더 많은 부모들이 풀타임 직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칠곡 계모 사건 징역 10년 국민 분노 폭발 “울산 계모 형량은?”

    칠곡 계모 사건 징역 10년 국민 분노 폭발 “울산 계모 형량은?”

    칠곡 계모 사건 징역 10년 국민 분노 폭발 “울산 계모 형량은?” 지난해 8월 경북 칠곡에서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구속기소된 계모 임모(36)씨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김성엽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열린 선고공판에서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숨진 A(당시 8세·초교2년)양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된 친아버지(38)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숨진 A양 언니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되며, 피고인들이 학대를 부인하고 있고 뉘우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검감정서에 사망원인이 1차례의 강한 충격에 있었다고 나오는 것으로 미뤄 무차별적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아동학대는 성장기 아동에게 정신적·신체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그 상처는 성장한 뒤 인격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 임씨가 자신의 범행을 또 다른 의붓딸인 피해자의 언니에게 전가하려고 했을 뿐 아니라 피해자들을 사랑해 과도한 훈육을 했을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어 의붓딸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는지 조차 의심된다”고 했다. 이종길 대구지법 공보판사는 “공소사실 가운데 상해치사 혐의를 법원이 인정한 판결”이라며 “범행이후 피고인들의 태도, 범행을 숨기려는 의도 등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고려해 법의 엄중한 잣대로 판단하면서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정한 상해치사죄의 양형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해 8월 14일 오후 의붓딸을 때린 뒤 복통을 호소하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장간막 파열에 따른 복막염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선고 직후 대구지법 기자실을 찾은 한국여성변호사회 이명숙 변호사는 판결과 관련해 “피고인들의 범행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구형량에 크게 못미치는 판결이 나온 만큼 법리 검토를 한 뒤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는 이날 마찬가지로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계모 박모(41)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선고 뒤 곧바로 살인죄와 검찰이 구형한 사형 형량을 인정받기 위해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박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가 아이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심각한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검찰이 기소한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책임이 있는 박씨는 비정상적인 잣대로 아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등 잔인하게 학대했다”며 “기소된 학대행위 외에도 고강도의 학대가 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박씨는 훈육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스트레스와 울분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를 폭행했고 학대의 원인을 아이에게 전가했다”며 “반성의 기미나 진정성도 없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복합적인 사회문제에서 비롯돼 이를 두고 피고인에게만 극형을 처하기는 어렵다”고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숨진 의붓딸의 유일한 보호자인 피고인이 살인을 한 반인륜적 범죄”라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간 부착을 청구했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집에서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딸 이모(8)양의 머리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때려 갈비뼈 16개가 부러지고 부러진 뼈가 폐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네티즌들은 “칠곡 계모 사건 징역 10년, 울산 계모 징역 15년 이게 도대체 뭐냐”, ”칠곡 계모 사건 징역 10년, 울산 계모 징역 15년, 사형시켜야”, “”칠곡 계모 사건 징역 10년, 울산 계모 징역 15년, 울분이 터진다”, “”칠곡 계모 사건 징역 10년, 울산 계모 징역 15년, 그럼 10년 지나면 나오는 건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칠곡 계모 사건’ 계모 임씨에 징역 10년…예상 뒤엎은 형량 이유는?

    ‘칠곡 계모 사건’ 계모 임씨에 징역 10년…예상 뒤엎은 형량 이유는?

    ‘칠곡 계모 사건’의 계모 임모(36)씨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성엽)는 11일 오전 열린 선고공판에서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임씨는 지난해 8월 경북 칠곡에서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해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었다. 재판부는 또 숨진 A(당시 8세·초교 2년)양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된 친아버지 김모(38)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학대를 부인하고 있고 뉘우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숨진 A양 언니의 진술도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된다”며 “그러나 부검감정서에 사망원인이 1차례의 강한 충격에 있었다고 나오는 것으로 미뤄 무차별적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아동학대는 성장기 아동에게 정신적·신체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그 상처는 성장한 뒤 인격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 임씨가 자신의 범행을 또 다른 의붓딸인 피해자의 언니에게 전가하려고 했을 뿐 아니라 피해자들을 사랑해 과도한 훈육을 했을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어 의붓딸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는지 조차 의심된다”고 했다. 이종길 대구지법 공보판사는 “공소사실 가운데 상해치사 혐의를 법원이 인정한 판결”이라며 “범행이후 피고인들의 태도, 범행을 숨기려는 의도 등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고려해 법의 엄중한 잣대로 판단하면서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정한 상해치사죄의 양형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해 8월 14일 오후 의붓딸을 때린 뒤 복통을 호소하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장간막 파열에 따른 복막염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선고 직후 대구지법 기자실을 찾은 한국여성변호사회 이명숙 변호사는 판결과 관련해 “피고인들의 범행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구형량에 크게 못 미치는 판결이 나온 만큼 법리 검토를 한 뒤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증명하듯 이날 대구지법에는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과 아동복지단체 관련 회원, 피해 어린이 가족 등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러 나온 친부 김씨는 여성단체 회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선고 이후에는 아동복지단체 회원 등이 대구법원 마당에서 피고인 임씨 등을 겨냥해 “사형시키라”고 외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LG하우시스·LG 생활건강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LG하우시스·LG 생활건강

    “엄마가 해준 게 뭐가 있어!” 조혜진(38·여) LG하우시스 창호재 알루미늄 사업부 과장은 잘나가는 16년차 인테리어 CAD(설계 도면) 디자이너였다. 밥 먹듯 하는 야근은 물론, 주중에는 아이들과 남편을 잊고 일에만 매진했다. 11살 난 아들과 6살배기 딸은 시부모님이 돌봐 주셨다. 주말에는 엄마 손을 못 탄 아이들에게 미안해 쉬지 않고 아이들에게 매진했다. 열심히 달려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들이 던진 말 한마디는 충격 그 자체였다. “상처가 너무 컸죠. 반성도 많이 했고요.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이 말을 듣는 순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때부터 아르바이트부터 시간제 일자리까지 쥐 잡듯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찾은 직장이 올해 2월 취직한 LG하우시스. 조씨는 대부분의 CAD디자이너 선후배 동기가 건당 받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할 때 경력을 연장할 수 있는 LG하우시스 시간제 일자리를 만나 큰 행운이라고 했다. 조씨는 아르바이트로도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사업을 새로 시작하지 않는 한 경력이 단절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딱 맞는 시간제 일자리를 찾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조씨는 시간제 일자리는 많았지만 본인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자리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조씨는 아예 경력과 상관없는 모 은행 시간제 일자리에 지원하기도 했다. 그만큼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열망이 컸다. 조씨는 약 두 달간의 근무 기간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클 수 있는 걸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감사하다고도 했다. “시부모님께 ‘도와주세요’라고 손을 벌리지 않게 돼서 행복해요. 그 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항상 죄인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LG하우시스는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뽑는 대신 제대로 된 양질의 일자리를 운영하겠다고 계획했다. 조씨의 동기는 모두 6명. 현재 LG하우시스에는 인테리어 분야, 매장공사, 지방 공장 상주 간호사 등 분야별 전문성을 요하는 직군에서 13명이 시간제 일자리로 일하고 있다. 김장성 LG하우시스 인사팀 팀장은 “단순한 사무보조보다는 직업만족도와 구성원 전체의 성장 등을 고려해 전문직군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일하는 정규직 직원들이 시간제 일자리를 ‘몇 시간 일하고 월급 받아가는 열외 인력’이 아니라 ‘전문인력’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시간제 일자리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 하우시스 오버랩 시간제·점심 회식 호응 김 팀장은 “시간제 일자리로 일을 하는 직원들도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 직장에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처럼 전문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은행 업무, 사무 보조 업무에 지원하는 일은 시간제 일자리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LG하우시스는 시간제 일자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시간제 일자리 직원이 근무 시간이 짧아 프로젝트 업무를 마치지 못했을 때를 대비, 오전 시간제와 오후 시간제 사이에 오버랩시간(오후 1~3시)을 두고 있다. 급한 프로젝트의 경우 그 사이 인수인계가 가능하다. 시간제 일자리를 위한 팀내 배려도 주목할 만하다. 조씨가 속한 창호재 알루미늄 사업부는 저녁 팀 회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오전 시간제 일자리 직원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점심 회식 자리를 갖는다. LG생활건강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빌리프(화장품 브랜드) 매장 뷰티컨설턴트 박주영(34·여)씨는 모 화장품 회사 정규직 판매직원으로 8년간 일했었다. 워낙 피부관리나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데다 세일즈 기술도 좋아 스카우트 제의도, 적지 않은 인센티브도 받아왔다. 그러다 5년 전인 2009년 첫 아이를 낳으면서 일을 그만뒀다. 육아에 매진하고 싶었다. 문제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갈 만큼 크자 찾아왔다. “하루 일과가 항상 똑같자 2년 전부터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일을 안 했으면 모르겠는데 일을 했던 때가 떠오르고 집에만 있는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죠. 친구들한테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으면 좀 알려달라고 수소문하고 다녔어요.” 박씨는 올해 초 “빌리프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뽑는데 좋다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좋은 기회다 싶어 용기를 냈다. 맨 얼굴에 편한 옷차림만 하다 화장대에 앉은 박씨는 출근 때마다 설레는 마음을 달랠 수 없다고 말했다. “일하면서 제가 자신감이 붙으니 아이들에게 더 잘하게 됐어요. 남편도 표정이 훨씬 밝아졌다고 좋아해요.” 박씨는 백화점 피크타임인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출근해 일한다. 박씨는 4시간 일하니 시간 부담이 적고, 육아나 집안일을 충분히 병행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같이 일하는 정규직 직원들도 바쁜 시간대에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가 생겨 든든하다. ●하루 4시간 근무… “시간제 일자리 많아졌으면” “요즘 달라진 저를 보며 주변에서 그만한 일자리(시간제 일자리)가 어디 있냐는 말을 많이 해요. 자리가 나면 꼭 좀 추천해 달라는 주변 엄마들도 많지요. 이런 일자리가 정말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가해자보다 더 가혹한 고통에 두번 우는 유가족

    가해자보다 더 가혹한 고통에 두번 우는 유가족

    2012년 11월 김모(51)씨는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았다. 시각장애인인 딸(당시 12세)이 맹아원 기숙학교에서 숨졌다는 것이다. 부리나케 가보니 시신은 시퍼렇고 까만 멍으로 얼룩져 있었고 알 수 없는 상처가 나 있었다. 해당 학교는 4시간 동안 담당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일어났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사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충격에 휩싸인 김씨의 부인은 두 차례 자살을 기도했다. 다른 자녀들 역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외출을 하지 못하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김씨는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가혹한 형벌을 받는 것 같다”면서 “사건 발생 이후 지역 자살예방센터 사람들이 한 번 찾아왔을 뿐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묻지마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 피해자 가족에 대한 국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족구조금은 최대 6650만원까지, 장해구조금과 중상해구조금은 최대 5542만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 데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받을 수 있다. 전국에 4곳뿐인 강력범죄 피해자와 가족의 정신적 상처를 돌보기 위한 법무부의 치유시설 확충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2008년 155건에 14억 1100만원이 지급됐던 범죄피해구조금은 지난해 312건에 79억 1227만원으로 5년 사이 464% 늘어났다. 지난해 배정된 예산은 고작 73억여원이었지만, 구조금을 제때 못 받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예산액보다 많은 79억여원이 지급된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타격은 물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강력범죄 피해 당사자와 가족을 돌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은 “해마다 강력범죄 피해자 수가 30만명에 달하는데 현 수준의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구조금이 신청을 하는 사람에게 주는 시스템인 데다 일시금이기 때문에 피해자 가족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피해자 가족을 위해 심리 상담 코디네이터를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범죄 피해로 인한 가족들의 심리적 후유증이 가볍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법무부는 2010년 7월 강력범죄의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 시설 ‘스마일센터’를 설립했다.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인력이 상담과 치료, 재활교육 등을 제공하지만, 서울·부산·인천·광주 등 단 4곳뿐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국은 범죄 피해자들이 만든 민간단체들이 변호사, 의사, 심리학자 등 각계 전문가와 연계해 법인을 만든다”면서 “피해자 가족 지원을 정부가 전담하는 것보다 민간에 업무를 이양하고 보조금을 지원하면 사건 발생 직후 이들을 빠르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1600억원 노아의 방주 비수기 극장가 삼킬까

    1600억원 노아의 방주 비수기 극장가 삼킬까

    ① 성서와 판타지 사이… 방주 속 노아 가족에겐 무슨일이 스크린으로 재탄생한 ‘노아의 방주’가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할리우드 화제작 영화 ‘노아’가 오는 20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이는 미국 현지보다 일주일이 앞선 것으로 국내 흥행 여부에 영화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는 종교적인 색채보다 재난 블록버스터에 방점이 찍혔다. 할리우드가 국가와 종교를 떠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성경에 눈길을 돌린 것은 꽤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 고전 중의 고전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소재인데다 역사와 신화가 함축된 소재로 상상력과 판타지를 넣을 수 있어 블록버스터로서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노아’는 그런 태생적인 장점을 잘 살린 작품이다. 창세기 6~8장에 나온 노아의 삶은 상상력이 덧입혀져 드라마틱하게 재구성됐다. 창조주가 세상과 인간을 만들었지만 세상에는 악이 가득하고 인간은 타락한다. 아담과 이브의 셋째 아들 셋의 후손인 노아는 악에 휩쓸리지 않고 신의 뜻을 따르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타락한 세상을 물로 심판할 것이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대홍수에 대비해 방주를 만들어 세상 모든 존재의 암수 한 쌍과 가족들을 태운다는 기본적인 뼈대는 성경과 동일하다. ② 블록버스터와 드라마 사이… ‘노아’의 인간적 고뇌에 집중 하지만 영화는 온 세상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라는 인류 최초의 재난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노아와 그 가족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13세 때 ‘노아’에 대한 시를 써서 상을 받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노아의 캐릭터에 빠져 있었다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창세기 9장 끝 부분에 단호한 의지와 인내로 임무를 완수한 노아가 포도주를 마시고 취해 벌거벗은 채 아들들과 맞닥뜨린 장면을 읽고 문득 ‘방주 속에서 노아와 그 가족들에게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후 감독은 노아와 그 가족의 공포와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풀어낸 것. 감독은 드라마를 강조하기 위해 극적인 장치를 새롭게 첨가했다. 성경에는 세 아들 셈, 함, 야벳과 그 며느리들이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셈의 아내만 등장한다. 감독은 이름이 없던 노아와 셈의 아내에게도 각각 나메와 일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난민촌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노아의 가족이 된 일라(엠마 왓슨)와 사랑이라는 본능에 충실한 둘째 아들 함(로건 레먼)은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한 캐릭터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도 있게 다뤄지는 것은 주인공 노아(러셀 크로)의 내면세계다. 홀로 살아남은 자로서 겪어야 했던 죄책감과 슬픔, 신에게 부여받은 사명과 인간적인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노아의 고뇌는 꽤 설득력 있게 묘사된다. 그 속에서 영화는 선과 악, 가족과 타인 등 다양한 인간사의 문제에 대한 철학적인 화두를 던진다. ‘더 레슬러’ ‘블랙스완’ 등의 작품에서 보여준 감독의 인간 내면에 대한 면밀한 통찰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또 한번 발휘된다. ③ 오락영화와 종교영화 사이… 대홍수 등 볼거리속 지루한 메시지 감독이 비종교인 관객들도 충족시킬 수 있는 비주얼을 선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총 1억 5000만달러(약 1600억원)가 투입된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특히 방주는 컴퓨터 그래픽(CG)이 아니라 1200평 6층 규모의 직사각형 형태의 실물 박스로 제작됐다. 생명체들이 방주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은 단연 눈길을 끈다. 복제 포유류, 파충류, 조류 등을 만든 뒤 CG를 통해 호흡을 부여하는 2단계를 거쳤다. 통상 다른 영화의 폭우 장면에 비해 3배 이상의 물이 투입된 대홍수 장면도 장대한 스케일이 압권이다. 노아 역의 러셀 크로의 입체적인 연기부터 노아의 조부 므두셀라 역의 안소니 홉킨스까지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다소 느린 전개와 무거운 메시지는 영화의 개성을 흐렸다는 평가도 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오락영화도 아니고 종교영화도 아닌 이 영화는 정체성이 모호하다”면서 “메시지가 지나치게 무겁고 지루해 관객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15세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프로이트 ‘꿈의 해석’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프로이트 ‘꿈의 해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은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에서 무의식의 표상이라고 말했던 꿈에 의도된 의식을 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영화는 모호하고 부조리한 대상인 꿈을 구체성이 있는 현실로 만들며 욕망과 죄책감 등 인간 내면의 문제를 촘촘하고 정교하게 구현했으니 프로이트가 이 영화를 보았다면 격세지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사회 과학, 예술, 문화, 인문 등에 ‘무의식’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지만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을 출간한 1900년에는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혁명적인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나왔을 즈음 나는 한 모임에서 꿈 분석을 포함한 이런저런 공부를 하며 놀았는데 아직도 생생한 체험으로 남아 있는 것은 살아있는 개구리를 통째로 삼키는 꿈이었다. 몸속 어딘가에 산 개구리가 통째로 녹아들고 있다니…. 그 거부감은 고스란히 현실로 이어져 하루종일 토하기를 반복했다. 이 꿈을 놓고 모임의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깨달은 것은 꿈꾼 이의 사고의 흐름과 느낌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꿈을 이해하고 해석할 때 대상이 지닌 전통적인 상징보다도 당사자가 그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엄마를 사슴으로 비유하며 그 이유가 ‘뿔로 공격하면 무서워서’라고 했다면 사슴에 대한 일반적인 상징보다도 아이가 느끼는 ‘뿔로 공격하면 무서운’이 더 중요한 의미인 것이다. 당시 나는 ‘큰소리만 칠 줄 알지 별 볼일 없다’고 느낀 한 인물에 대해 심각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내색도 못하고 있었다. 내색을 못한 것은 여러 가지를 고려한 이기적인 판단에서였으니 누구한테 하소연할 문제도 아니었다. 개구리는 전통적으로 왕권과 관련하여 신성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큰소리 치는 못난 사람을 일컫기도 한다. 이 꿈은 상대를 제압하거나 무마하고 싶은 나의 욕망을 드러낸 꿈 같았다. 더구나 죽은 개구리를 천천히 소화시키는 것이 아닌 산 개구리를 통째로 삼키려 했으니 무리한 욕망에 탈이 난 것이었다. 이는 상대를 드러내놓고 비난하지 못한 억압이 꿈에서 소원 충족으로 나타났고, 속으로 상대를 비난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 몸의 거부감으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프로이트는 거의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언어를 선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왜곡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꿈은 압축과 전치 등이 많아 불완전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어떤 꿈을 완전히 해석했다는 확신은 가질 수 없다고 언급한다. 그러니 개구리 꿈으로 내 문제를 확인했지만 그것이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프로이트가 꿈에 대해 연구하기 이전에도 꿈에 대한 인식은 있었다. 그리스·로마시대 사람들의 꿈 평가에는 원시적 견해가 남아 있어 꿈은 신이나 귀신의 계시라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잠자는 동안에 일어나는 사소한 자극을 확대해석했다. 몸 어딘가 따뜻해지면 불이나 뜨거움을 느끼는 꿈을 꾼다고 본 것이다. 그러니 살아있는 개구리를 삼킨 꿈이 그리스 로마시대의 시선으로 보자면 미래에 일어날 어떤 일에 대한 경고일 수 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선이라면 잠들기 전 무엇인가를 무리하게 먹었던 경험이나 개구리와 관련된 경험의 연장으로 볼 수도 있다. 프로이트라면 이 꿈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을 통해 꿈을 우리의 중요한 정신생활로 간주하여 정신의 윤곽을 무의식의 영역까지 넓히고자 했다. ‘꿈의 해석’은 프로이트가 접한 많은 환자들을 관찰한 사실이 토대가 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꿈을 예시로 들어 분석한 자전적 기록이다. 그래서 이 책은 꿈이 만들어지고 표현되는 문법을 제시하며 꿈 현상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의미를 가짐을 역설하고 있다. ‘꿈의 해석’이 목적인 책이라기보다 ‘무의식의 작용이 의식세계에서 어떻게 감지되는지’를 꿈 분석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사람의 무의식은 늘 지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이루고자 에너지를 발산한다며 꿈의 본질은 ‘억압된 원망의 변장된 성취’라고 말한다. 과거에 근간을 둔 무의식으로 오래전의 억압된 소망, 유아기적 체험의 흔적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꿈의 재료는 무의식에 있는 분노나 공격욕망, 권력욕망, 이루지 못한 소망 등이 된다. 이는 근래에 있었던 일이나 어릴 적 경험, 신체적 욕구 등과 관련되어 사건과 대상, 생각과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섞여 압축과 전치, 시각화, 상징화, 동일시와 반대 등을 통해 꿈으로 표현된다. 그러니 꿈은 내가 주인공이자 감독으로 나도 모르는 나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꿈의 기능이 압력장치의 밸브와 마찬가지로 무의식의 폭발을 제어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마치 현실의 억압이 터질 듯하여 꿈속에서라도 개구리를 삼켜버리는 시도를 하듯 말이다. 그러니 꿈을 해석해 보면 꿈의 배후에 감춰진 많은 사고와 과거의 일이 드러나게 된다. 그 배후에는 무의식적 욕망이 있지만 꿈 검열을 통해 삭제되거나 완곡하게 표현되거나 억압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꿈은 사소한 모습들로 바뀌기도 하고, 검열에 걸려 끊어지기도 하고, 언어로 표현되거나 정서적으로 강렬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꿈을 분석할 때는 연속성이 끊어진 연결부분을 찾고, 가공이 잘된 장면은 의심해보고, 강렬한 느낌은 집중하고, 꿈속에 사용된 언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꿈은 의식의 검열에 걸리지 않도록 상징적 표상화나 드라마화를 거치며 위장하기 때문이다. 꿈의 해석은 이러한 매커니즘에 의해 억압되고 위장된 무의식적 소망을 읽어내는 작업이다. 선과 악은 서로 기대고 있듯이 의식과 무의식은 서로 기대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도덕성이나 합리성 등은 욕망을 은폐하기 마련이어서 그럴듯한 가면들을 쓰게 한다. 갈등을 감추기 위한 억압이 무의식인 꿈으로 나타나니 무의식은 내가 나에게 쓴 속임수까지도 모두 알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내가 외면했던 ‘나’를 틀어서 꿈으로 보여줌으로써 내가 놓치거나 은폐했던 ‘나’를 만나게 해준다. 그러니 프로이트가 말하듯 의미 없는 꿈이란 없고, 우리 삶의 순간순간이 중요하지 않은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는 것이다. 현대처럼 숱한 가치들이 난무하고 강요되는 세상에 우리의 무의식은 편안할 리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꿈을 꾼다는 것은 현실의 불합리와 어긋남을 부분적으로 해소하며 정신의 균형을 유지하는 현상일 수 있다. 프로이트가 과감하게 자신의 내면 정체를 드러낸 것은 인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려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인간,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의미를 헤아리는 일은 나의 블랙박스를 마주하여 자아인식에 도달하는 일이 된다. 비록 무의식의 지하실에는 쥐가 득실대고 비명소리가 들릴지라도, 그것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새어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문을 열어준다면 무의식의 지하실에도 빛과 온기가 생기지 않을까.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용어설명 :‘전치’는 본능적 충동을 위협적인 대상에서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로 바꾸는 것.
  • 시각장애 父모시는 ‘현대판 심청’ 장애인 소영씨의 행복론

    시각장애 父모시는 ‘현대판 심청’ 장애인 소영씨의 행복론

    전래동화에 심 봉사와 효녀 심청이 있다면, 우리 시대엔 눈먼 아버지 황수동(60)씨를 모시는 현대판 심청, 황소영(33)씨가 있다. 희귀난치병인 베체트병으로 시력과 함께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와 그 아버지 곁으로 돌아온 딸 소영씨의 유쾌한 동행이 10~14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인간극장’에서 방송된다. 건강했던 아버지는 14년 전 베체트병을 앓으면서 50대 중반에 시력을 잃었다.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그때 이혼 후 어머니와 함께 살던 딸 소영씨가 왔다. 아버지는 캄캄한 세상에 적응해 가며 소영씨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점자와 안마를 배웠다. 아버지는 딸을 장애인 복지관과 대학 등에서 꾸준히 가르치며 자립할 힘을 키우게 했다. 덕분에 소영씨는 사회복지사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매일 아버지의 눈이 되어 어디든 함께 다니는 소영씨는 지적 장애 2급이다. 어디서든 천덕꾸러기였던 소영씨의 과거는 행복하지 못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늘 사람들이 부족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게 장애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스물여덟살 때였다. 2008년 함께 사는 딸의 말과 행동이 어눌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버지는 소영씨를 병원에 데리고 가고, 진단 결과 지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너무 늦은 발견이었다. 아버지에겐 부모로서 무책임했던 죄책감과 시력을 잃은 자기 연민이 늘 함께 따라다닌다. 세상의 잣대로는 조금 부족한 딸이지만, 부녀는 서로에게 유일한 희망이자 버팀목이 되어 또 다른 미래를 꿈꾸고 있다. 배울 수 있고,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소영씨의 소박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행복론을 들어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음성군 AI살처분 직원 업무과중·잇단 부상…전공노, 공무원 인권 보장 촉구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본부 음성군지부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살처분 현장, 상황실, 방역초소에서 근무한 공무원은 쉴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바쁜 민원부서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며 “직원들이 폭주하는 업무에 AI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음성지역에서는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살처분 1089명, 방역초소 근무 931명, 상황실 근무 429명 등 연인원 2449명의 공무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1명이 초소 근무 중 미끄러져 턱뼈가 골절돼 병원에 입원했고, 2명이 허리를 다쳐 치료 중이다. 인근 진천군에서는 40대 공무원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노조는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피로 해소를 위해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지방자치단체 여건에 맞게 정원을 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재난 대비 전담기구를 만들고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어 “공무원들이 동물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동물 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며 “살처분에 동원된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처분 현장에 투입됐던 공무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고통을 호소했다. 군 문화홍보과 정혁(32) 주무관은 “죽어 가는 오리가 살려 달라는 것 같아 집에 와서도 슬펐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은 무뎌졌고, 짜증이 나 빨리 다 죽여 버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아울러 살처분 보상비, 방역초소 운영비 등 AI로 투입되는 예산의 전액 국비 지원, 감염 지역 반경 3㎞ 이내 닭·오리에 대한 조건 없는 살처분 매뉴얼 개정도 촉구했다. 이화영 음성군지부장은 “양계협회, 환경단체 등과도 손을 잡고 집회를 할 예정”이라면서 “감염 지역과 가까워도 산이 가로막고 있는 곳 등은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그 닥 세월이 가도 넘치지도 변하지도 않는

    그 닥 세월이 가도 넘치지도 변하지도 않는

    억척 엄마에서 도도한 커리어우먼까지 3040 여성들의 맨 얼굴로, 혹은 그들이 꿈꾸는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 왔던 배우 김희애(47)가 모처럼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딸에 대한 회한으로 괴로워하는 엄마가 되어서다. 김려령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우아한 거짓말’(13일 개봉)은 ‘101번째 프로포즈’(1993) 이후 2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영화는 세 모녀에게 갑자기 찾아온 비극에서 시작한다. 둘째 천지(김향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첫째 만지(고아성)는 천지의 친구들을 수소문한다. 단짝이라고 믿었던 친구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가장 가까운 가족들로부터도 위로받을 수 없었던 천지의 아픔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모녀는 죄책감에 빠진 채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가 이 영화로 2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데에는 두 아이의 엄마라는 정체성이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는데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어요. 엄마로서 피하고 싶은 이야기였지만 끝까지 읽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주목한 ‘왕따’ 문제가 비단 아이들 사이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내가 무심코 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로 남는 일은 어른들의 세계에도 존재해요. 작은 배려와 따뜻한 말 한마디면 해결되지만, 오히려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쉽게 상처를 주곤 하죠.” 그가 연기한 현숙은 이유도 모른 채 딸을 보낸 뒤 수백 가지 감정선을 줄타기 하는 벼랑 끝의 엄마다. 씩씩하게 살아가는 척하지만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딸의 얼굴에 억장이 무너지고, 딸이 세상을 등진 이유를 그저 덮어버리고 말자 하면서도 죄책감과 회한에 가슴이 짓이겨진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때론 환한 미소로, 때론 얼룩진 눈물로 스크린을 채운 그에게 이한 감독은 “삶의 희로애락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여배우”라는 짧고 굵은 헌사를 돌려줬다. 그는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는 ‘미시 여배우’의 간판주자다. 고등학생, 중학생 아들 둘을 두고 있으면서 최근 10년간 7편의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자녀의 입시 전쟁에 뛰어든 대치동 엄마(JTBC ‘아내의 자격’)에서 가문의 막대한 부를 물려받은 커리어우먼(SBS ‘마이더스’)까지 그가 맡은 캐릭터는 3040 여성들의 현실과 판타지를 오갔다. 그가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애써 젊어 보이려 기쓰지 않는, 자연스럽고 당당한 자세로 나이와 똑바로 대면하는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곧 50대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쉬움은 조금도 없단다. “저도 흰머리도 많이 나고 노안인걸요. 하지만 지금처럼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해요.” 화려한 여배우, 평범한 주부 사이에 놓인 현실의 간극마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빛난다. “밖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사진을 찍고 나서도 집에 돌아오면 한숨을 쉬면서 설거지를 해요. 하지만 ‘내가 왜 이래야 할까’ 하는 한탄은 안 해요. 여배우와 주부의 삶이 시소처럼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죠.” 나이가 스며든 얼굴로도 얼마든 당당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중년 여배우의 롤모델로 우뚝 선 그가 인터뷰 말미에 열심히 중년을 대변한다. tvN의 ‘꽃보다 누나’를 통해 연령대를 불문한 남성 시청자들에게 새삼 ‘로망’이 된 그다. “중장년 시청자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TV가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만 해서는 안 되는 거죠. 저도 배우로서의 수명을 열심히 늘려서 중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 드리고 싶어요. (중년들도)누군가가 같이 있어 주면 좋지 않나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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