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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이슈]이용수 할머니만 할 수 있었던 그 말 “왜 위안부 팔아먹느냐”

    [아무이슈]이용수 할머니만 할 수 있었던 그 말 “왜 위안부 팔아먹느냐”

    [명희진·김희리 기자의 아무이슈] 정의연 논란에 전문가들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얼굴이었던 이용수 할머니의 ‘고백‘을 신호탄으로 정의연의 역할과 존재 이유를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정의연은 “개인적 자금 횡령이나 불법 유용은 절대 없다”고 반박했지만 단체의 성금 횡령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에도 피해자 할머니 33인이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성금 횡령 의혹을 제기한 적 있다. 단체와 할머니 간의 갈등은 앞으로의 한일 관계 풀이법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매체도 이번 사태의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직후 한 일본 기자는 “정대협은 곧 이용수 할머니라고 알고 있었다”면서 “단순한 돈, 서운함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주장한 그동안의 ‘오류’는 무엇이었고 앞으로의 풀이법은 어떤 모양이어야 할까. “정의연(정의기억연대)을 겨냥해 ‘왜 위안부 문제를 마음대로 팔아먹느냐’는 말은 피해자였던 이용수 할머니니까 할 수 있었던 지적이죠. 외부 사람들은 무언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국민감정과 친일증오 프레임을 앞세워 자기들끼리만 해왔어요. 그만큼 성역(聖域)화된 단체였습니다.”정의연은 외부인 개입 어려운 성역화 된 단체 박인환 전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위원회 위원장(전 건국대 교수·사법연수원 16기)은 15일 “정의연이 할머니들을 ‘돌본다’는 표현을 쓰는데 정의연은 사실상 피해자 할머니를 모시고 살지는 않는다”면서 “사실상 할머니를 모시는 곳은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 같은 곳인데, 정의연은 이를 모호하게 해 국민에게서 기부금을 받아 연명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체가 기부금에 의존하는 구조이다 보니 ‘봉사단체’처럼 할머니들을 앞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박 전 위원장이 4년간 몸담았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는 2010년 3월 발족한 총리실 산하 행정기관이다. 위원회는 2004년과 2008년 각각 설립된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와 ‘국외강제동원희생자지원위원회’를 통합, 일제강제동원의 진상 규명과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들을 지원할 목적으로 출범해 2015년 12월 말 폐지됐다. 박 전 위원장은 ‘팩트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2015년 합의 당시 외교부도 (위원회) 자료만 받고 상의 한번을 하지 않았다”면서 “진실을 찾겠다면 돈을 받지 말고 수미일관한 팩트를 제시해 일본의 양심을 움직여야 한다. 돈만 받아 할머니에게 주면 (이 문제가) 다 끝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일본사람들이 가장 흥분하는 지점은 (정의연 등이 세운) 기림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3만 내지 40만명’이라는 표현이다. 뉴저지주 기림비에는 ‘수십만명의 성 노예’라는 모호한 표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피해자는 240명(생존 18명). 그는 “피해자임에도 죄인처럼 숨어 지내야 했던 할머니들의 숫자를 고려하더라도 이 같은 모호한 표현은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2015년 합의에 아쉬운 점이 많지만, 국가 간 합의를 계속 거부하고 소녀상 등 감성적인 부분만 강조해서는 일본의 우경화된 역사수정주의에 힘을 쏟아주는 결과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팩트로 무장해 일본의 국격과 양심에 호소해야” 박 위원장은 또 “가해자가 죽고 없는 8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가해’의 실감이 없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계속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독일-이스라엘 관계처럼 팩트로 무장해 일본의 국격과 지식인의 양심에 호소해야 한다. 그것이 일본에 진정한 사과를 받는 길”이라고 말했다. 지원 단체의 ‘대표성’ 문제도 앞으로 남은 과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전문가는 “우리 사회의 위안부 지원단체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다만 그동안 (정의연이 해온) 위안부 운동의 의의가 훼손되거나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군 위안부 운동은 일종의 인권운동이자 여성운동이라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윤 당선인과 이 할머니 간의) 소모적인 폭로전이 계속 될 경우 일본 우익 세력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면서 “진실공방에서 점점 사적인 의견 충돌의 부분으로 공방이 번지고 있다. 두 분 다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다크웹’ 그놈 아버지 어긋난 父情… 아들 美 법정 안세우려 檢 고발 ‘꼼수’

    ‘다크웹’ 그놈 아버지 어긋난 父情… 아들 美 법정 안세우려 檢 고발 ‘꼼수’

    19일 송환 심사… 美재판 땐 최대 20년형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의 미국 송환 여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손씨의 부친이 손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고자 자필 탄원서를 낸 데 이어 고발장까지 접수한 것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씨의 부친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부친이 손씨를 고발한 것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아들이 처벌받도록 하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손씨의 부친은 고발장을 통해 아들이 동의 없이 아버지 명의의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 수익금을 거래, 은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다크웹을 통해 아동 성 착취물을 판매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복역 기간을 모두 채우고 출소했으나 재수감됐다. 미국 법무부가 2018년 미국에서 아동 성 착취물 게재 등 9가지 혐의로 기소된 손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구해서다. 한국 법무부는 최근 이런 요청을 받아들였고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가 오는 19일 해당 청구에 대한 공개 재판을 열어 손씨의 미 송환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손씨의 부친은 지난 5일 해당 재판부에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르고 성범죄자들을 마구 다루는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는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가족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호소가 담겼다. 미국으로 송환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경우 손씨는 최대 징역 20년에 처해질 수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아동 음란물’ 손정우 부친, 아들 고소…미국 송환 막으려는 듯

    ‘아동 음란물’ 손정우 부친, 아들 고소…미국 송환 막으려는 듯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인 손정우(24)씨 부친이 아들의 범죄 혐의를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법 절차를 통해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범죄수익은닉 혐의 고소…미국서 기소한 ‘돈세탁’ 혐의와 비슷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씨의 아버지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 손정우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아버지 손씨는 아들이 자신의 개인정보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은닉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할머니의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고도 적었다. 고소장 제출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손정우씨를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법원에 인도 심사를 청구했다. 법원이 손정우씨에 대한 인도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당초 만기 출소 예정이던 손정우씨는 사실상 미국 송환이 결정된 상태로 구속수감 중이다. 손정우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사건의 심문기일은 오는 19일 열린다. 재판부는 인도심사 청구를 받은 후 2개월 안에 인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 절차가 없다. 재판부가 인도 허가 결정을 내리고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 미국의 집행기관이 한 달 안에 국내에 들어와 당사자를 데려간다. 손정우씨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는 돈세탁 혐의만 심사 대상에 올랐다. 미국 ‘돈 세탁’ 혐의 적용 땐 최대 징역 10년…한국은 5년 이하 미국 자금세탁방지법에 따르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자금세탁 규모가 50만 달러 이상이면 최대 징역 20년, 50만 달러 미만이면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게 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낮다. 손정우씨가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에 송환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버지 손씨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이번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아들 미국 송환 가혹하다” 탄원서 제출도 앞서 아버지 손씨는 아들의 미국 송환이 가혹하다며 한국에서 처벌을 받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손정씨는 충남에 있는 자신의 집에 서버를 두고 다크웹에 개설한 문제의 사이트에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 동영상 22만여건을 유통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415비트코인(약 4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이 사이트의 유료회원만 3344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무료회원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적으로 128만명이 이 사이트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웰컴 투 비디오’ 수사는 한국 경찰청뿐만 아니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국세청(IRS)·연방검찰청, 영국 국가범죄청(NCA) 등 총 32개국의 공조로 진행됐다.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 사이트 이용자 300여명을 검거했는데, 이 중 한국인 유료회원이 242명으로 대부분 검거됐다. 이 사이트 검거를 통해 미국에서 실제 성폭행을 당하고 있던 아동들도 구출됐는데, 이 중엔 생후 6개월 된 신생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주범인 손정우씨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2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청남대서 전두환·노태우 동상 사라진다

    청남대서 전두환·노태우 동상 사라진다

    충북도가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 등을 철거키로 했다. 도 강성환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14일 “여성단체, 광복회, 도정자문단 등 각계 대표 13명을 소집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참석자 만장일치로 철거가 결정됐다”며 “대상은 동상과 기록화, 이름이 붙여진 산책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이 철거로 의견을 모은 것은 관련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은 경호 및 경비를 제외한 다른 예우를 받지 못한다. 기념사업도 할 수 없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강 소장은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친 뒤 한달여 후에 철거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이들이 재임시 사용했던 물건을 전시하는 것은 기념사업이 아니라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도가 두 전직 대통령의 흔적지우기에 나선 것은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의 철거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지난 13일 “역사의 죄인을 기념하기위해 동상을 세우고 대통령 길을 만드는 것은 몰지각한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철거요구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이시종 지사를 항의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가 “여러분의 의견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각계 대표 회의가 긴급 소집됐다.도는 청남대를 대통령 테마 관광지로 조성하면서 전직 대통령 10명의 동상을 곳곳에 설치했다. 청남대를 사용했거나 방문했던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대통령의 이름을 붙여 산책로도 만들었다. 2015년 6월 준공된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는 전직 대통령들의 생애를 담은 기록화를 전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상 등은 그가 불명예 퇴진하면서 아직 만들지 않았다. 청남대는 1983년 12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세운 대통령 전용별장이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충북도로 소유권을 넘기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극우의 가짜 5월 넘어… ‘하나 된 5월’을 향해 간다

    극우의 가짜 5월 넘어… ‘하나 된 5월’을 향해 간다

    5·18민주화운동은 성격이 복잡하지 않다. 당시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꾸미며 민주주의를 압살하려 하자 광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이를 반대했고, 신군부가 잔인하게 총과 칼로, 그리고 헬기 기총 소사로 시위 시민을 학살한 것이 시작과 끝이다. 그날은 1997년 이미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세계적인 민주화운동의 모범 사례가 돼 유네스코에 기록물이 등재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폭동 vs 저항’이란 대립적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집단 기억’의 공유를 바탕으로 5·18의 정신인 자유, 민주, 평화, 평등이 온 세상에 구현되도록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지적이다.지난해 6월 홍콩 도심 집회에서 5·18 상징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면서 세계에 중계됐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에서 홍콩 어머니 6000여명이 광둥(廣東)어로 번안된 이 곡을 합창했다. 이 장면은 전파를 타고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이 노래는 현재 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국의 민주화 투쟁 현장에서 으레 불리는 ‘민중 가요’로 자리잡았다. 이는 1994년 국민과 해외동포 성금으로 설립된 5·18기념재단의 국제 교류와 연대 사업이 이뤄 낸 성과로 꼽힌다. 기념재단은 1999년부터 매년 5월 ‘광주아시아포럼’과 5·18아카데미 등을 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가을로 연기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적 활동가들의 교류와 소통을 주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단은 2000년부터는 ‘광주인권상’을 제정, 매년 5월 수상자를 선정한다.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로 5·18의 진상을 알리는 각종 출판물과 음반 등의 발간·배포도 이어지고 있다. 5·18이 국제적 민주화의 모델로 위상을 굳혀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11년 5월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됐다. 2007년 남아공 넬슨 만델라의 1963년 법원 판결 기록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적은 있지만 아시아 민주화·인권운동 측면에서 ‘1980년 광주 상황’을 등재했다는 점은 향후 국내 현대사 정립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5·18이 세계 민주화운동의 전형적인 사례로 공인받은 셈이다. ●코로나에도 집회 열겠다는 극우세력 국내 상황은 미완에 머물고 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5·18민주화운동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5·18이 법적·정치적으로 이미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됐지만 평가는 제각각인 탓이다. 올 40주년 기념행사도 ‘5월 정신’의 전국화를 목표로 서울·부산·대구·경기 등 전국에서 14개 사업 80여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부 보수단체는 5·18기념주간에 ‘5·18 폄훼’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자유연대 등 극우단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5·18 40주년 전야제마저 취소된 상황인데도 16~17일 금남로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다는 내용의 집회 신고를 냈다. 이들은 앞서 지난 6일 광주시청 앞 등지에서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 조서 등을 공개할 것”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명단 공개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영상매체 등을 통해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 광주시가 ‘감염병예방관리법’에 따라 집회를 금지했지만, 이들은 법원에 집회 금지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게릴라식 공격도 이어진다. 수년간 5·18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군 소행이라 주장해 온 지만원(79)씨는 지난 2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은 되지 않았다. 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시스템 클럽’(5월 8일)에 ‘무등산의 진달래’란 제목의 글을 통해 “북한 특수군 600여명은 김일성의 지령을 받아 1980년 5월 21일 밤중에 광주교도소를 5회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씨의 글은 다른 극우단체의 인터넷 사이트에 퍼져 나가면서 ‘5·18 왜곡과 폄훼’의 진원지 중 하나로 지목된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 학살의 주범인 신군부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은 이를 사실인 양 호도하고, ‘전라도 사람’을 비하하는 내용을 퍼뜨리거나 재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 ‘공동의 기억’을 형성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5·18의 전국화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신군부의 왜곡된 자료 보수매체 타고 확산 5·18 왜곡은 최초 12·12 쿠데타를 통해 실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주도했다. 신군부는 5·18을 불순세력의 선동에 의한 폭동으로 간주하고 담화문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퍼뜨렸다. 2017년 국방부 특조위가 활동하는 과정에서 당시 군사정부의 조직적인 5·18 왜곡의 일부가 처음 드러났다. 1985년 국방부 주도로 설립된 ‘80위원회’는 ‘광주사태 백서’를 발간하기 위해 군 관련 자료를 모았다. 계엄군의 진압작전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관련 서류 곳곳에서 왜곡 흔적이 발견됐다. 1988년 광주청문회를 앞두고 설립된 ‘511연구위원회’도 광주에 투입된 각 군의 전투 상보 등을 첨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오인 사격에 따른 계엄군의 사인을 시민군 발포로 숨진 것으로 위장하거나 사망자 검시 보고서 등을 조작해 ‘지휘권 이원화’나 최초 발포 명령자를 숨기는 데 급급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같이 정부가 왜곡한 각종 자료는 2000년대 이후 인터넷 확산 바람을 타고 보수 매체 등에 그대로 노출돼 역사를 비틀었다. 이들 내부 집단에서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5·18을 ‘북한군이 일으킨 폭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아직도 이런 정보가 흘러 넘치고 있다. ●광주시 역사 왜곡 대응 전담팀 운영 광주의 광역·기초 의원 90여명은 최근 합동결의대회를 열고 극우 보수단체의 금남로 집회 금지와 5·18 왜곡·날조 금지를 촉구하는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일부 극우 세력들은 5·18을 지속해서 비방·폄훼하면서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마저 왜곡하는 몰지각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시는 역사 왜곡 대응 전담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이 지역 4·15 총선 당선자들도 최근 21대 국회에서 ‘5·18 왜곡 처벌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일부 인사들이 5·18을 막말 수준으로 폄훼하는 것은 언론 및 표현의 자유와 무관하다”며 “악의적 왜곡은 법으로 엄단하고 5·18의 조속한 진상 규명과 헌법 전문 반영을 통해 아무도 시비를 걸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기 전남대 5·18연구소장은 “5·18에 대한 기억의 공유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그 정신의 전국화는 영원히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청남대는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하라”

    “청남대는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하라”

    충북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13일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과 대통령길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80년 5월 전두환·노태우 신군부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을 탱크와 총칼로 살육하고 정권을 탈취한 군사반란자”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전두환은 5공비리와 5.18 광주시민 학살의 책임으로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 처벌을 받은 중죄자며, 노태우는 쿠데타의 공범”이라며 “전직 대통령이라도 역사의 죄인을 기념하기위해 동상을 세우고 대통령 길을 만드는 것은 몰지각한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두환과 노태우가 청남대를 별장으로 사용했어도 국민들에게 학살자의 동상을 바라보고, 길을 둘러보며 존경심을 가지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들의 기념물을 즉시 철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전국농민회 충북도연맹, 민주노총 충북본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충북청주경실련, 정의당 충북도당 등 도내 17개 단체로 구성됐다. 이날 이시종 지사는 항의방문한 이들을 만나 “여러분의 뜻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철거를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지사는 “동상 건립계획 수립 당시 추진위원들 사이에 두 대통령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었지만 전직 대통령은 모두 동상을 세우는 것으로 결론이 났던 것”이라며 “추진위원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해보는 등 행정절차를 밟아 보겠다”고 덧붙였다. 청남대는 1983년 12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세운 대통령 전용별장이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충북도로 소유권을 넘기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충북도는 청남대를 대통령 테마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역대 대통령 동상, 유품, 사진, 역사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청남대를 사용했거나 방문한 대통령들의 이름이 붙은 산책로도 조성했다. 청남대는 연간 방문객이 80만명을 넘으며 충북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정의연, 기금 내역 투명히 공개해 도약 계기 만들어야

    후원금 사용 회계의 투명성 논란에 휩싸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측이 그제 기자회견을 열고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100% 납득할 만한 해명은 되지 못했다. 시민운동의 정당성과 생명력을 담보하는 힘은 결국 투명성이라는 점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추가 검증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의혹이 규명돼야 할 것이다. 정의연 자체 역량이 안 된다면 공평무사한 제3세력에 의한 검증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제기로 촉발된 이번 논란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막대한 후원금이 정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건네지지 않는 등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이고, 둘째는 정의연 윤미향 전 이사장이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다. 나머지 하나는 윤 전 이사장 딸의 미국 유학경비 출처 등과 관련된 의혹이다. 정의연 측은 회계 투명성 논란과 관련해 일부 표기에 부정확한 측면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부족한 인력 탓에 편의적으로 실무처리 했을 뿐 어떤 부정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세부 항목은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스스로 떳떳하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제라도 빠짐없이 공개하면 된다. 단순한 회계 실수나 사소한 잘못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윤 전 이사장 관련 의혹도 자료를 첨부해 투명하게 소명하길 바란다. 이번 기회에 정의연이 투명하게 검증돼야 위안부 인권운동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일본 제국주의의 인권말살적 전쟁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먼 후세까지 그 실상을 낱낱이 전해 인류사의 교훈으로 삼아야만 한다. 게다가 가해자인 일본 극우세력들은 여지껏 사과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는 것 아닌가. 정의연과 활동가들이 30년의 헌신적 노력으로 위안부 인권운동을 전개한 공로는 인정돼야 한다. 이제는 폐쇄적 운영과 주먹구구식 회계에서 벗어나 한 단계 발전·승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위안부 인권운동이 더욱 강건해지기를 기대한다.
  • 코로나19 가라앉자 홍콩 시위 재점화…경찰은 강경대응

    코로나19 가라앉자 홍콩 시위 재점화…경찰은 강경대응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자 그간 잠잠했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되살아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 250여명을 강제 진압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침사추이 지역 하버시티 쇼핑몰과 몽콕 지역 모코홀 등 홍콩 시내 10여곳에서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감염병 확산 전 거의 매주 열렸던 주말 집회가 복원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송환법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침사추이에서 몽콕까지 행진하며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의 하야를 요구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불허했다. 그러자 홍콩 곳곳의 쇼핑몰에서 시위대가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쇼핑몰로 진입한 뒤 “8인 초과 집회는 불법”이라며 해산에 불응하는 시민을 검거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8인이 넘는 사람들의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이날 현재 홍콩의 누적 확진환자는 1047명, 사망자는 4명이다. 경찰은 집회 제한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시위에 참여한 일부 시민에게 2000 홍콩달러(약 31만원)의 벌금 딱지를 발부했다. 몽콕 지역에서는 석유와 수건, 라이터 등 화염병 제조에 쓰일 수 있는 물건을 소지한 한 남성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해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기자 10여명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한 뒤 최루 스프레이를 뿌렸다. 대표적 반중 성향 매체인 ‘빈과일보’ 여기자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몽콕 시위 현장에서 입법회 의원 로이 퀑을 바닥에 쓰러뜨린 뒤 무릎으로 목덜미를 누르기도 했다. 경찰은 소요 혐의 등으로 퀑 의원을 체포해 이송했다. 이날 불법집회 참가 등의 혐의로 250여명이 체포됐다고 SCMP는 전했다. 이미 시위대는 다음달 4일 톈안먼 사태 집회와 7월 1일 주권반환일 집회 등 대규모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오는 9월 열리는 입법회(우리의 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홍콩 정부와 범민주 진영 간 충돌이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언어의 역사성

    [이경우의 언파만파] 언어의 역사성

    사랑은 변하는 거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변치 말자고 다짐하고 약속한다. 약속을 기념하며 징표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사랑들은 식고 변하고 사라진다. 언어도 변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어서 누가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사과나무의 열매를 ‘사과’라 부르고, 계절을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이라고 하는 사회적 약속을 함부로 깨지 못한다. 그렇다 해도 말은 새로 생기고 성장하고 소멸한다. 규범을 만들고, 그것을 선언하고, 사전에 가둬 놓아도 말은 변한다. 언어의 역사성이다. 세종대왕 때 사람들에게 ‘세수’하라고 하면 그들은 얼굴을 씻지 않을 것이다. 겨우 손만 닦을 뿐이다. 그 시대에는 ‘세수’가 ‘손을 씻다’는 말이었다. 다시 ‘얼굴’을 보라고 하면 자기 몸을 둘러볼 것이다. 지금은 ‘얼굴’이 “눈, 코, 입이 있는 머리의 앞면”을 가리키지만, 그때는 ‘몸 전체’, ‘모습’을 뜻했다. ‘어리다’는 또 “나이가 적다”는 말이 아니었다. 훈민정음 서문의 ‘어린 백성’은 ‘어리석은 백성’이란 말이었다. 그때는 ‘어리다’가 ‘어리석다’였다. ‘싸다’는 비용이 보통보다 낮다는 말이지만, 이전에는 반대로 “값이 나가다”를 의미했다. ‘에누리’는 값을 깎는 게 아니라 값을 얹어 주는 것을 가리켰다. ‘방송’은 본래 “죄인을 감옥에서 나가도록 풀어 주던 일”이었으나, 지금은 “음성이나 영상을 널리 보내는 일”이다. 지금도 국어사전에는 ‘갑부’를 “첫째가는 큰 부자”, “으뜸가는 부자”라고 해 놓았지만, 현실에선 이렇게 쓰지 않는다. ‘갑부’를 ‘부자’와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 “세계 최고의 갑부”라고 해도 시비가 없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확산’이란 낱말이 어느 때보다 많이 쓰인다. ‘확산하다’, ‘확산되다’가 같이 보이는데, 한쪽에선 ‘확산하다’를 우선시하고, ‘확산되다’는 바람직하지 않은 형태로 보려고 한다. 그렇지만 대중들은 ‘확산하다’는 뭔가 부족하다고 본다. ‘확산하다’가 가졌던 의미를 ‘확산되다’가 더 선명하게 전달한다고 여긴 것이다. ‘-되다’가 주는 피동형 여부는 상관하지 않는다. ‘당선하다’보다 ‘당선되다’를 더 편하게 쓰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언어의 역사성은 달리 말하면 과거와 현재의 단절이기도 하다. 겉만 같을 뿐 속은 다른 것이다. 그런데도 ‘역사’라는 과거에 이끌린다. 거기에 기준을 두고 현재를 판단하려는 습관이 있다. 역사성을 말하면서도 변치 않고 영원하기를 바라는 듯하다. 변하는 건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어문부 전문기자 wlee@seoul.co.kr
  • [씨줄날줄] 아버지의 국민청원/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버지의 국민청원/박록삼 논설위원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성착취 디지털 영상물을 유포해 실형을 산 손정우(24)씨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이 화제다.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 아빠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부모의 이혼으로 손씨는 네 살 때부터 할머니 손에 길러졌고, 중학교 중퇴 뒤 컴퓨터만 끼고 지냈으며, 수익금 4억원 대부분과 전셋집까지 압류당해 지금 남은 가족들은 논 가운데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다는 등 곡진한 가정사가 담겼다. 손씨의 아버지는 “아직 살날이 많은 아이”라며 “살인이나 강간을 한 것도 아니니” 미국으로 보내지 말고 여죄에 대해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려는 애끓는 부성애에 공감하기보다 분노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손씨는 ‘살날이 정말 많이 남은’ 기저귀 찬 영아, 서너 살 유아까지 포함한 17만 건의 성착취물을 올린 ‘웰컴투비디오’의 운영자였다. 전 세계 4000여명이 7300회에 걸쳐 총 37만 달러(약 4억 5000만원)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돈을 결제했다. 2018년 3월 체포된 그는 징역 1년 6개월형을 확정받아 지난달 27일 형기를 마쳤다. 이 사건은 가상화폐로 아동성착취물 수익을 올린 세계 첫 번째 사건으로 32개국의 공조수사가 이뤄졌다. 아동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로 기소돼 미 법무부가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손씨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은 오는 19일 이뤄진다. 서울고법은 심리 후 2개월 안에 허가 또는 거절 결정을 내려야 한다. 손씨 아버지가 국민청원한 이유는 ‘미국에서 재판을 받으면 최소 50년 이상의 중형을 받을 텐데 가혹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1년 6개월 징역인 범죄가 미국에서는 수십년 징역이라면 두 나라 중 어느 한 나라는 잘못된 사법체계가 아닌가 판단해 봐야 한다. 한국 양형체계에서도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 등 범죄의 법정형 최고치는 무기징역이다. 하지만 지난달 대법원이 판사 6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판사 중 가장 많은 211명(31.6%)이 기본 양형으로 ‘3년형’을 꼽았다. 이러니 손정우, 혹은 n번방의 조주빈과 같은 범죄자를 키운 것은 법원의 판결이라는 해시태그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자식의 신변을 걱정하는 아버지를 탓할 수만은 없지만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 것은 공동체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 역시 현실이다. 자식의 죄로 피해자가 씻어 낼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면, 아버지로서 진심 어린 참회가 먼저다. 다만 자국민을 다른 나라의 사법체계에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youngtan@seoul.co.kr
  • 법무법인 대륜, 부장검사 출신 경력변호사 영입...“형사 및 기업 법무라인 강화”

    법무법인 대륜, 부장검사 출신 경력변호사 영입...“형사 및 기업 법무라인 강화”

    법무법인 ‘대륜’에서 고위 법조인을 영입하며 법무라인 강화에 나섰다. 법무법인 대륜(대표변호사 심재국)은 최근 경력변호사 채용에서 이만희 전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7일 밝혔다. 이만희 변호사(사시 16회)는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해 부산지검, 대검찰청을 거쳤다. 이후 대구지검 형사3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공판부 부장검사,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를 역임하며 법조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국립대만대학교 법률연구소에서 중국법으로 석사학위과정을 공부했으며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로스쿨에서 배심제판제도 연구 및 사업연수원 교수를 지냈다. 특히 검사시절 집필한 ‘범죄인인도와 국제법’은 중국 국가검찰관학원에서 ‘인도와 국제법’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으며 중국 사법연수원, 베이징대학 등에서 연수생 교재로 채택된 바 있다.이만희 변호사와 함께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로 활동한 김본미 변호사(변시 3회)도 채용됐다. 김본미 변호사는 디지털포렌식 관련 법제 연구, 정보통신법제, 인터넷상 정보보호 등을 연구하며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2007), 한국인터넷진흥원장 표창(2019)을 수상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올해 경력변호사 영입 특징에 대해 ‘형사‧기업 그룹강화’라고 설명했다. 심재국 대표변호사는 “대륜은 설립 이후 광역 사무소 네트워크체제를 구축하고 공동변호시스템, 사건전담팀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륜만의 특화된 승소 솔루션을 구축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영입인사는 형사, 기업 사건 경쟁력과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경력변호사 영입으로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가 삼각체제로 이끌던 기존의 기업전문팀은 기업구조조정, 금융, 인사노무, 인수합병, 조세, 공정거래, 도산(법인회생, 법인파산) 등 전통적인 분야와 함께 영업비밀침해, 기업정보보호 등에서 내실있는 조력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심 대표변호사는 “영업비밀누설 등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영업비밀침해, 기술유출 관련 소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법무, 형사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기업형사전문팀의 역량강화는 반드시 필요했다”며 “이번 인사로 대륜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법무팀, 형사전문팀, 기업형사팀의 유기적 협업과 분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꾸준한 인재 영입을 통한 전문 분야 강화를 통해 명실상부 대형로펌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법인 대륜은 현재 서울 서초구, 부산, 대구, 울산, 창원, 진주 등에 사무소를 두고 고객 밀착형 법률 서비스 제공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동 성착취물’ 손정우父 “강간도 아닌데 美송환 가혹”… 분노 부른 탄원

    ‘아동 성착취물’ 손정우父 “강간도 아닌데 美송환 가혹”… 분노 부른 탄원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 측이 범죄인 인도 절차를 거쳐 미국으로 송환되는 것은 가혹하다며 한국에서 처벌을 받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최근 법원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본인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씨의 아버지 손모(54)씨는 전날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 등)에 이 같은 내용의 A4 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지난달 말에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에도 탄원서를 냈다. 아버지 손씨는 탄원서에서 “국내외에서 고통을 받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래 천성이 악한 아이는 아니고 강도·살인, 강간미수 등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라며 “선처를 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죄에 대해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피해자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처사”, “차라리 가난해서 쌀을 훔쳤다면 불쌍하게 생각했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아버지 손씨는 전날엔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아 달라는 취지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은 ‘100명 사전동의’ 요건을 채우지 못해 공개 게시판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인터넷주소(URL) 방식으로는 볼 수 있다. 손씨는 2015년 7월~2018년 3월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성착취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아 지난달 27일 형기를 마쳤다. 손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은 오는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 심리로 진행된다. 법원은 심리 후 2개월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손씨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는 돈세탁 혐의만 심사 대상에 오른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아동 성 착취물’ 손정우父 “성폭행도 아닌데…美 송환 가혹”

    ‘아동 성 착취물’ 손정우父 “성폭행도 아닌데…美 송환 가혹”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 올리기도“악한 아이 아냐” “용돈 벌려고 시작” 주장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 측이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미국으로 송환되는 것이 가혹하다며 한국에서 처벌받게 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씨의 아버지 손모(54)씨는 전날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에 이런 내용을 담아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지난달 말에는 범죄인 인도를 담당하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에도 탄원서를 냈다. 아버지 손씨는 탄원서에서 “국내 그리고 해외에서 고통을 받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금세탁과 음란물 소지죄만 적용해도 (징역) 50년,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라고 해도 (징역) 100년 이상”이라며 “뻔한 사실인데 어떻게 사지의 나라로 보낼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아버지 손씨는 또 “자국민 보호 측면에서도 너무 과하다”며 “경찰·검찰 조사과정에서도 수십 차례 가상화폐 환전 등이 거론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주장하는 자금세탁 부분도 기소할 명분이 없다”며 “부디 자금세탁 등을 (한국) 검찰에서 기소해 한국에서 중형을 받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아버지 손씨는 전날에는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취지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은 ‘100명 사전동의’ 요건을 채우지 못해 공개 게시판에서는 볼 수 없지만, 인터넷 주소(URL) 방식으로는 볼 수 있다. 아버지 손씨는 청원 글에서 아들의 불우한 가정환경을 언급하며 “용돈을 벌어보고자 시작한 것이었고, 나중에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돈을 모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또 “어렸을 때부터 미디어 범죄의 심각성이나 형량 등에 대한 교육도 받지 못했다”며 “(중학교를 중퇴해) 학교를 잘 다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래 천성이 악한 아이는 아니고 강도·살인, 강간미수 등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며 “선처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죄를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는 돈세탁 혐의만 심사 대상에 오른다. 손씨는 이미 2015년 7월~2018년 3월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성착취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아 지난달 27일 형기를 마쳤다. 손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은 오는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 심리로 진행된다. 법원은 심리 후 2개월 안에 허가 또는 거절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언관 타락이 언권 혁파 불러… 총선서 ‘시민, 권력이 된 언론 외면’ 확인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언관 타락이 언권 혁파 불러… 총선서 ‘시민, 권력이 된 언론 외면’ 확인

    “대체로 사대부가 사는 곳은 인심이 나쁘지 않은 곳이 없다. 붕당을 만들어 할 일 없는 사람들을 모으고 권세를 부려 가난한 백성들을 괴롭힌다. … 신축년(1721년)과 임인년(1722년) 옥사 이래 조정에는 노론, 소론, 남인 세 색목의 원한이 날로 깊어져 서로 역적의 누명을 뒤집어씌우더니, 그 영향이 시골에까지 미쳐 싸움터가 아닌 곳이 없다.” ‘택리지’의 저자 청담 이중환이 3장 ‘복거총론’ 중 ‘인심’ 편에서 그린 18세기 초중반 조선의 사회상이다. “천지가 개벽한 이래 인심이 일그러지고 무너져 본성을 잃은 나라가 있었다 해도 오늘날 붕당으로 인한 환난보다 더한 적은 없었다. … 백만 백성이 장차 인간의 본성을 모두 잃어 구할 수 없을 터이니 이 또한 슬픈 일이다.” 인문지리서가 당쟁의 폐해를 장황하게 전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살 곳을 선택할 때 가려야 할 것이 인심의 좋고 나쁨, 기후의 건습 따위지만, 당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색목이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중환은 이렇게 충고한다. “사대부가 살지 않는 곳을 선택해서 두문불출하며 홀로 착하게 살라.”그러나 이 책을 쓰던 1751년 즈음 조정의 풍경은 판이하다. “근래에 와서는 사색이 조정에 함께 나가서 오로지 벼슬만 할 뿐이고, … 옳고 그름과 충신 역적에 대한 논란도 사라졌다. 그리하여 피 터지게 싸우던 습관은 전에 비해 적어졌지만, 나약하고 게으른 새 병폐가 생겼다.” 영조의 탕평책이 나름 뿌리를 내리던 시절이었다. 이중환은 이런 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경신년(1741년) 전랑권 혁파를 꼽았다. “경연에 참석한 신하들이 붕당의 분열은 전랑(이조 정랑과 좌랑)에서 시작됐으니 전랑의 권한을 없애기를 청하자 임금이 허락했다.” 다음은 영조 17년 4월 19일치 영조실록. “임금이 늘 조정의 붕당을 근심하였는데, 이조 낭청과 한림을 선발할 때면 두 당에서 서로 싸우기를 그치지 않으니 임금이 그들의 하는 짓을 싫어하고 미워하여 경장하려 했다. 마침 송인명, 조현명, 원경하, 정우량 등이 극력 찬성하니 임금이 혁파를 명했다.” 전랑의 3사 당하관 인사권(통청권)과 한림(예문관 검열, 사관)이 한림을 추천(한림회천제)하는 관행을 없애라고 한 것이다. 혁파의 이유는 이렇다. “붕당의 행태가 신하들을 함몰시키고 기강을 문란시키고 있으니 신하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편당 만드는 것뿐이다. 폐단을 바꾸려고 한다면 마땅히 그 근본을 바로잡아야 한다. 낭청(정5품 이하 관리)의 통청(청요직의 추천 혹은 비준)과 야료의 온상이 된 한림의 자천제도 혁파해야 한다.” 조선은 언론을 중시했다. 백성을 근본으로 삼아(民本) 백성을 위한 정치(爲民)를 하려면 꼭 필요한 게 백성의 입장에서 권력자를 성역 없는 감시, 견제할 수 있는 언권이었다. 조선은 개국 초 심지어 풍문만으로 관리를 탄핵할 수 있는 풍문탄핵까지도 허용했다. 요체는 언론 활동의 독립성이었고, 이를 위한 인사의 독립성 확보였다.조선의 언론은 사간원(간쟁), 사헌부(관리에 대한 검증 및 감찰), 홍문관(학문) 등 3사의 당하관과 사초를 기록하는 예문관 사관이 맡았다. 이들 기관 언관의 독립성을 위해 도입한 것이 낭청권(이조 전랑이 3사 언관을 추천하는 통청권, 전랑이 자신의 후임자를 추천하는 자대권)이다. 전랑은 이 밖에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 공론을 수렴하는 처치권도 행사했다. 낭청권은 중종 11년 조광조 등의 요구로 제도화됐다. 중종은 사림을 청요직에 적극 기용해 언권으로 공신과 훈구세력을 견제했다. ‘공론재하’(공론은 아래에 있다)의 원칙, 즉 공론은 백성에게 있다는 것으로 공론정치의 철학적 토대였다. 물론 언관이 대변한 것은 백성의 여론이 아니라 사림의 의견이었다. 그렇다고 여론을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훈구 및 외척세력의 전횡에 사림이 맞서던 시절 사림의 공론은 백성의 여론과 다르지 않았다. 선조 때 사림이 조정을 주도하면서 언관의 행태가 변질됐다. 붕당이 생기고 권력다툼이 벌어졌다. 1575년 동서 분당은 바로 그 이조 전랑 자리를 둘러싼 각축에서 비롯됐다. 이때부터 언관은 공론이 아니라 붕당의 당론을 대변하고, 상대 당을 탄핵하는 데 치중하기 시작했다. 선조 때 기축옥사를 시작으로 광해군대의 잇따른 고변과 무고, 문묘종사 논란과 회퇴변척 논쟁, 현종대의 을해예송 및 갑인예송 등은 대부분 언관에 의해 주도됐다. 숙종대로 넘어오면서 공론정치는 당쟁으로, 당쟁은 아예 살육전으로 치달았다. 당시 붕당의 행태가 얼마나 타락했으면 서인의 영수 송시열이 오로지 ‘남인 박멸’을 위해 사림이 지켜 온 의리(척신 타파)를 버리고 김석주 등 척신의 정탐정치와 고변을 옹호하고 지원(경신환국)했을까. 이는 서인이 노론, 소론으로 분당하는 원인이 됐다. 숙종은 붕당의 이런 행태를 이용해 신권을 강력히 통제하며 왕권을 강화했다. 국왕 주도로 이루어진 급격한 정권교체, 곧 ‘환국정치’다. 숙종은 갑인예송이 촉발한 갑인환국(1674년) 이후 특정 붕당이 비대해져 왕권을 흔든다 싶으면 집권당을 교체했다. 1727년 정미환국까지 50여년 동안 무려 아홉 번의 환국이 있었고 그때마다 숙청과 살육이 벌어졌다. 그것이 ‘택리지’가 전하는 시대상이었고, 영조가 추진한 탕평책의 시대적 배경이었다. 탕평은 사색당파에서 인사를 고루 기용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었다. 당쟁의 총구인 언관의 횡포를 막아야 했다. 그리하여 영조는 낭청권 등을 혁파했지만, 말년에 혼미해진 영조는 노론의 등쌀에 밀려 부활시켰다. 최종적으로 혁파한 이가 정조다. 정조 8년(1784)년 청요직에서 노론의 입으로 잔뼈가 굵은 김하재 옥사가 발생했다. ‘사도세자가 죄인이므로 정조도 죄인인다’, ‘정조가 사림을 주살하려 한다’ 등의 흉언을 담은 쪽지를 돌린 게 문제였다. 정조는 조정 신료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하재 한 사람만 처형하고 증거물인 쪽지는 불에 태우도록 했다. 쪽지가 공개될 경우 대규모 당쟁과 살상극이 재연될 게 분명했다. 그로부터 5년 뒤 정조는 결단한다. 판중추부사 채제공이 나섰다. “전랑에 대한 옛 제도를 다시 설치한 뒤에는 단지 다투는 단서가 나날이 심해지고 사의(私意)가 날로 자라는 것만 볼 뿐이었습니다. 여기서 비로소 조종조에 누차 설치하였다가 누차 혁파한 것이 폐단의 근원을 환하게 살핀 데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알았습니다.” 서유린, 정창순, 심이지 등이 혁파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였다. 정조가 말했다. “무익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까지 혁파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신중치 못하다는 이론에 어찌 구애되겠는가. 이조의 낭관에 대한 규정을 혁파하도록 하라.”(정조 13년 12월 8일) 언관의 타락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이용해 특정 정파의 총구 노릇을 하고, 나아가 스스로 권력화한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결과는 왕에게 전권을 내맡기는 환국정치를 초래했고, 결국 언권 자체가 혁파당하기에 이르렀다. 언관의 권력화가 자초한 것이다. 2020년 4·15총선 결과에 대해 대한민국의 주류가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가 하품할 소리다. 훈구세력은 여전히 강력한 언론(사간원, 족벌 매체)을 운용하고, 감찰과 탄핵기관(사헌부, 수사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과 유착해 있으며, 주류 학계(홍문관, 대학교수)의 지원을 받고 있다. 자본주의 최고권력인 재계와 한 몸이다. 공론은 훈구의 바다에 떠 있는 조각배처럼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총선은 시민이 더이상 주류 언론에 속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거대한 감염병 재난 속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이들은 기상천외한 왜곡과 거짓을 유포했지만, 시민은 외면했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로위 국제정책연구소가 운영하는 사이트 ‘디 인터프리터’(The Interpreter)는 최근 이런 글을 올렸다. “북한 주민들은 정권이 통제하는 선전(언론)의 노예가 되고 있지만, 한국은 언론의 위기에 처해 있다. … 가장 큰 언론사들은 언론의 자세를 망각한 게으름, 권위주의 시대부터 내려온 부패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족벌언론을 북한의 선전 매체와 나란히 세운 것이 이채롭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이석주 서울시의원 “올해도 세금폭탄…이대로 맞을 건가”

    지난 4월 29일 결정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납부할 거래세 및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의 대골격이다. 폭등세금을 우려해서 4월 초 제출했던 37,000여건의 의견서 중에 거의 모두가 거부당했으니 해당 국민과 강남권 주민들 역시 원성이 크고 이의신청밖에는 길이 없다. 아무리 국고가 어렵고 전염병 수습에 나눌 예산이 부족해도 조세폭탄은 길이 아니고, 조세저항만 있을 뿐이다. 최근 2년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45%씩 올렸고, 올해 또 15~40%씩 올리면 두 세배 이상 오를 각종 세금들 가만있을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현실은 경기 추락으로 기업도, 취업이나 사업도 절벽이고 집 한 채와 연금뿐인데 세금만 왕창 걷어가니 갈 곳도 없고 살길이 막막하다. 각종 건설규제와 세제 등 공급억제로 집값 올린 것은 정부정책이다. 그럼에도 보유세와 거래세로 앞뒷문 걸어 잠그고 안에서 세금폭탄만 터트리니 죄 없는 국민 어찌 살란 말인가. 올해 아파트 공시가 의견서가 봇물을 이룬 데는 분명한 사유가 있었다. 비싼 집에 살려면 세금 많이 내라는 이론이나 이미 서울은 평균이 9억이지만 시가 대비 현실화율을 대폭 올렸고, 공정시장가 비율을 매년 5%씩 올린 결과, 공시가격․현실화율․공정시장가액 비율 3박자가 함께 만나 세금폭탄의 원흉이 됐고 곧 의견의 이유다. 위 세가지를 모두 정부가 마음대로 조정해 집값이 오르던 내리던 매년 상한선까지 각종 세금을 올리는 것으로 크게 모순된 제도 아닌가. 솔직히 올해처럼 지난해 12·16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로 어려울 때는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 비율인상도 중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하 의견서를 처리한 국토부도 큰 문제다. 예전에는 20~50%씩 반영해줬지만 올해는 아파트 가격이 4~5억씩 내린 점과 최고 높은 시기인 작년 말 가격과 격차조정을 목표로 의견받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고작 2%대 조정이라니 말이 되나. 결국은 정책을 향해 간곡히 최종적인 부탁을 드린다. 일거에 서울 15%, 강남권 26%, 고가지역 30~40% 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은 세금폭탄의 원흉이 될 것이니 대폭 하향조정해주길 바란다. 세금 못내 국민이 쓰러지고 내 집을 몰수해 간다면 이게 어디 자유시장경제 바탕의 민주주의 국가인가. 이번에 제출되는 이의신청서만은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세워주길 바라며, 이마저 거부한다면 살기 위한 발버둥으로 시민들의 크나큰 조세저항의 해일이 덮쳐올 것임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자유시민은 매년 벌금을 내는 죄인이 결코 아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병도 서울시의원,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병도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평2)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여성폭력방지와 피해자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달 29일 제293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 조례안은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와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 규정을 바탕으로 서울시가 디지털성범죄 예방과 근절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정책을 설계·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발의한 조례이다. 서울시는 디지털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피해 영상 삭제 지원, △대응 가이드 제작·배포, △온·오프라인 통합지원 플랫폼인 ‘온 서울 세이프(On Seoul Safe)’ 및 피해구제 1:1지원 서비스인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운영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디지털성범죄 예방지원 TF팀’을 신설하고, 내년에는 상담 및 예방교육과 피해자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아동·청소년 특화 디지털 성범죄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병도 의원은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해 중앙정부에서 법적 규제와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지방정부에서는 교육을 통한 예방과 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라면서, “지금까지 성인지·성평등 교육은 똑같은 내용과 수준의 반복적 교육으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 같다.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마련해 수준별·단계별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성범죄는 결국 약자에 대한 무시·폭력·괴롭힘으로 욕구불만을 해소하거나 약자를 가학적으로 착취함으로써 지배욕을 실현하려는 비뚤어진 생각에서 비롯되는 범죄인만큼 잘못된 생각 자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인권교육도 연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디지털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하겠다”라는 뜻을 거듭 밝히며, “빈틈없는 안전망 구축을 통해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디지털성범죄 없는 안심 서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軍 지휘관부터 바뀌어야 성폭력도 전시 폭력도 근절”

    “軍 지휘관부터 바뀌어야 성폭력도 전시 폭력도 근절”

    교육 이수 99%인데 성폭력 계속 발생 軍 문화 이해 바탕 둔 다른 교수법 계획 2000년 전투병과 여군 최초 해외 파병 분쟁지 여성 돕기 위해 전역 뒤 새 도전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군도 방역에 주력하며 생활 통제에 나서고 있지만 군 내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간인 최초로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장에 지난달 22일 임용된 박순향 과장은 3일 전화 인터뷰에서 “위계질서가 강한 군에서 지휘관이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면 성폭력·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리 없다”며 “지휘관부터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지휘관 본인이 양성평등과 성폭력 방지에 솔선해야 휘하 병력도 실천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장성급 회의체인 장군반이나 무궁화회의에서 별도로 집중 교육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유엔 평화유지군(PKO)에서는 성폭력 근절을 위해 가해자는 물론 지휘관까지 처벌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15년 PKO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건 발생 부대의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고 본국에 송환시켰다”며 “가해자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는 우리에 비해 매우 강력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군의 양성평등 정책과 성폭력·성희롱 방지 정책 등을 총괄하는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장은 지난해 12월 민간 출신만 지원 가능한 경력개방형 직위로 지정됐다. 국방대 국제평화활동센터 교수로서 여성, 평화, 안보, 양성평등을 가르쳤던 박 과장은 군 내 성폭력 방지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직위에 공모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군 내 성폭력·성추행 방지 교육 이수율이 99%에 달하는데, 성폭력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을 담당하는 민간 강사들이 생활에서 조심하고 실천해야 하는 행동보다는 이론을 주로 가르치고 있어 수강생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며 “강사들이 군 조직과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강의해 수강생들이 공감하지 못하거나 반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워크숍을 통해 민간 강사들에게 효율적인 교수법을 가르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과장은 11년 전 육군 소령으로 전역한 군 출신이다. 2000년 동티모르 평화유지군으로 파병돼 전투병과 여군 최초로 해외에 파병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동티모르에 갔더니 분쟁 지역에서 여성의 삶은 인간의 삶이 아니었다”며 “분쟁 지역 여성들의 처참한 삶을 알리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군을 전역하고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전시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평시 군 내 성추행을 근절하지 못하면 전쟁범죄인 전시 성폭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남녀 불평등 국가일수록 전쟁을 겪으면 여성에 대한 전시 폭력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언제든 전쟁에 투입될 수 있는 군인은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함께 민간인 여성은 전쟁으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성착취물 다크웹’ 손정우 구속 적법… 법원 “도주 우려”

    ‘성착취물 다크웹’ 손정우 구속 적법… 법원 “도주 우려”

    미국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24)씨에 대한 구속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윤강열)는 3일 손씨가 자신에게 발부된 범죄인 인도구속영장이 합당한지를 다시 판단해 달라며 법원에 낸 구속적부심사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인도 심사 청구 기록과 심문 결과를 종합하면 도망할 염려가 있고 계속 구금할 필요가 있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진행된 심문은 15분 만에 끝났다. 손씨 측 변호인은 심사가 끝난 뒤 ‘손씨가 (직접) 구속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손씨는 2018년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제공하는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손씨는 미국 연방 대배심에서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법무부는 손씨의 송환을 요청했고, 우리 정부는 국내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지 않은 국제자금세탁 혐의에 대해 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지난달 27일 형기를 마친 손씨는 출소 직전 검사가 인도구속영장을 집행하면서 다시 구속됐다. 이에 손씨는 지난 1일 서울고법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본안 사건인 손씨의 범죄인 인도 심사는 오는 19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20부(수석부장 강영수)는 이날 손씨를 미국으로 송환할지를 공개 심문한다. 범죄인인도법상 법원은 인도구속영장에 따른 구속일로부터 2개월 안에 인도 심사를 결정해야 한다. 늦어도 다음달 말 전에 인도 허가 또는 거절 결정, 혹은 청구 각하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심사는 단심제로 불복 절차는 마련돼 있지 않다. 서울고법이 인도 결정을 내리고 법무부 장관이 최종 승인하면 미국 집행기관이 한 달 안에 국내로 들어와 손씨를 데려간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꼰대 보수, 따뜻한 보수로 바꿀 것”

    “꼰대 보수, 따뜻한 보수로 바꿀 것”

    “보수를 ‘따뜻하고 깨끗하고 능력 있는 집단’으로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미래한국당 허은아(48) 당선자는 3일 인터뷰에서 “과거 보수는 ‘친근감은 떨어져도 능력 있는 엘리트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친근감도 능력도 없는 졸부 집단’ 이미지가 됐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이미지 전략 분야 전문가다. 20대에 창업해 20년 이상 브랜드 이미지를 연구해 온 그는 이미지 컨설팅 분야 최고학위인 CIM(Certified Image Master)을 국내 최초로 취득했다. 21대 국회에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마지막 당선 순번인 19번으로 입성하게 됐다. ●이미지 컨설팅 최고학위 CIM 국내 첫 취득 허 당선자는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개인적 기쁨과 총선에서 보수 진영이 참패했다는 안타까운 심정이 교차한다”며 “그럼에도 제가 마지막 순번으로 당선된 건 국민이 보수에 건 마지막 기대라는 생각도 든다. 책임감을 갖고 임기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전략가인 만큼 허 당선자는 보수 개혁을 이끌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허 당선자는 “보수가 ‘꼰대’ 취급을 받는 건 ‘우리는 열려 있고 젊은 세대와 소통도 잘한다’는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보수와 진보라는 양 날개가 모두 건강해야 한다. 쌓아 온 경험을 살려 국민에게 사랑받는 새로운 보수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n번방 사태’를 보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참여를 희망하게 됐다. 무분별한 방송통신 콘텐츠 제작 등이 기존에 없는 범죄인 만큼 국회에도 시대 변화에 예민하게 대응할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 당선자는 “여성이자 엄마로서 n번방 사태와 같은 온라인 범죄는 반드시 근절시켜야 할 사회악이라 본다”며 “보수는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인식이 적지 않은데 오히려 온라인 성범죄 관련 입법을 보수가 주도한다면 국민들도 다른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스턴트 식품처럼 즉각적으로 포만감을 주는 법안보다 금융실명제·국민건강보험·주 5일 근무제처럼 영양가 있고 오래가는 법안들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온라인 성범죄 관련 입법 보수가 주도 허 당선자는 다음 초선 버킷 챌린지 후보로 국민의당 최연숙 당선자를 추천했다. 허 당선자는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실생활에 정말 큰 변화를 불러왔다”며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 간호부원장 출신인 최 당선자가 국회에 들어오면 의료계 전문가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속보] ‘세계 최대 아동음란물 사이트’ 손정우에 “구속 합당”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의 구속이 합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장철익 김용하)는 손씨가 자신에게 발부된 범죄인인도 구속영장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법원에 낸 구속적부심사 청구를 이날 기각했다. 손씨는 2015년 7월∼2018년 3월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1년 6개월을 확정받아 형기를 마쳤지만 지난달 27일 미국의 범죄인 강제 송환 요구 절차에 따라 재구속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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