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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형칼럼] 지도력의 위기인가

    [이경형칼럼] 지도력의 위기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지도력이 대내외적으로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에 이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가 나온 후 제재 참여 수위와 대북정책의 새로운 좌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또한 포용정책의 지속 여부 등을 싸고 여권 내부와 부처 간에 혼선을 빚는가 하면,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이념 대결 양상은 국론의 분열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촉발된 국가 안보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단계의 행동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 우선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둘째는 진단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셋째는 국가 지도자로서 진단과 처방을 국민 앞에 제시하고, 처방된 정책들을 집행하면서 국민 설득을 통해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북핵 실험 이후 유엔 제재로 이어지는 국제 상황은 실험 이전과는 완전히 판이하다. 과거 동서 냉전 시절, 한반도의 역학구도인 한·미·일 남방 축과 북·중·러시아의 북방 축이 새로이 형성되는가 하면, 북한의 선박 검색 등 제재 방법을 싸고 미·일이 발을 맞추는 반면 한·중은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미·일과는 오히려 대척점에 서있다. 비록 주변 상황이 복잡할지라도 지도자는 상황의 핵심을 꿰뚫어 봐야 한다. 해법을 찾기 위해 전직 대통령들의 자문을 듣는 것은 나무랄 것 없다. 그러나 정부 부처 간에 계속되는 엇박자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진단과 최선의 처방을 내놓는 것이다. 아무리 민주적 리더십을 추구하고, 사안의 성격 상 신중을 기한다 해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있고,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 어디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장고는 필요하지만 좌고우면하면서 눈치 보느라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행동은 무엇보다 국민에게 신뢰를 심어주어야 한다. 그 신뢰는 지도자의 확신에 찬 정책 결단에서 나온다.1962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 위기 때, 미 국민들에게 “소련이 우리에게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기지를 쿠바에 건설중”이라고 솔직히 설명하면서 해상봉쇄를 결행했다. 미·소간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케네디의 단호한 결단으로 16척의 소련 선단은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북 핵실험 이후 위기 해법의 본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전쟁을 피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화와 압박 가운데 어느 방법을 우선적으로 구사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에서 대화와 압박을 동시에 병행한다는 것은 외교 사령으로서는 성립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선택의 문제로 보는 것이 맞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리스크는 있으며, 누구도 이것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 정책 기조인 포용정책의 속도를 조절하고, 한·미 동맹의 일방으로서 책무를 지겠다고 선언하면 그것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아니면 대북 압박보다는 대화로 푸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을 계속하고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전력을 쏟겠다고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은 될 수 있다. 이 선택은 결국 국가 지도자의 몫이지만,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선택이어야 한다. 본사고문 khlee@seoul.co.kr
  • ‘남북 통합지수’ 나온다

    현재의 분단 상태는 물론이고 통일 이후에도 활용하게 될 ‘남북통합지수’가 서울대에서 개발된다. 서울대 통일연구소는 17일 “남한과 북한간 통합 정도를 수치화한 남북통합지수를 내년 하반기부터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수는 그동안 정치·군사적 갈등 상황에 따라 측정돼 온 ‘평화지수’‘갈등지수’와 달리 경제·사회·문화·생활 등 남북 관계 전반에 걸친 통합 정도를 나타내게 된다. 박명규 통일연구소장은 “남북통합지수는 표면적인 남북간 상황 변화 외에 정서적·의식적 친밀도와 각종 사회제도 등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에 확정될 지수산정 방식은 ▲남북통합의 최적환경(이를테면 +10)과 최악환경(-10)을 좌우로 놓고 현재의 좌표를 표시하는 ‘스펙트럼’형과 ▲특정 시점의 상황(이를테면 100)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산정하는 ‘기준점’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공직초대석] 이성열 중앙공무원교육원장

    [공직초대석] 이성열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요즘 공무원이요? 사고에 거침이 없고 발표를 아주 잘하죠. 약점으로 지적되던 팀 플레이도 뛰어납니다. 예나 지금이나 승부욕은 강한 편입디다.” 이성열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은 요즘 5급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받는 새내기 공무원들을 이렇게 평했다. 1976년 행정고시 17회로 공직에 들어온 대(大)선배인 이 원장의 눈에 비친 후배들의 모습은 발랄하고 당차다.30년 전의 자신과 비교해 보면 정말 많은 차이를 느낀다고 했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한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의 원장실과 구내식당, 교육원 강의실, 산책로를 돌며 3시간 동안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 원장은 자신의 교육관을 자세히 털어놨다. ●“새내기들 당차고 거침없어” 중앙공무원교육원은 국가직 공무원으로 처음 공직에 발을 내딛는 ‘초보’부터 수십년 동안 공직생활로 잔뼈가 굵은 ‘왕고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무원을 교육하는 곳이다. 신임 공무원들에겐 공직에서의 기본 소양을 일러준다. 기존 공무원들은 ‘승진리더 과정’,‘핵심인재 과정’,‘고위공무원단 후보자 과정’,‘고위정책 과정’ 등 맞춤형 교육을 한다. 국가직 공무원이라면 거의 대부분 이곳을 거쳐갔다고 보아도 좋다. 우리나라 공무원 교육기관의 ‘맏형’인 셈이다. 이런 탓에 이 원장은 공직사회의 흐름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는 요즘 여성의 공직 진출 추세가 놀랍다고 했다. 자신이 공직에 들어올 때 행정고시 동기에 여성은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여성이 40%를 육박한다. 시대변화를 실감한다. 외형적인 면에서 가장 큰 변화이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새내기 공무원들이 예전보다 훨씬 다양성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공직사회는 획일성이 무척 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은 강한 승부욕이라고 했다. 흔히 ‘요즘 젊은이들이 승부욕이 약하다.’고 하는데 공직에 들어오는 젊은이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율성과 책임감도 뛰어나다. 팀 단위로 과제를 주면 과거보다 훨씬 잘 뭉치고 조화롭게 사고하여 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단다. 교육원은 최근 행정고시 합격자들을 팀 단위로 나누어 전 세계 50개 남짓한 나라들을 찾아가는 연수를 실시했다. 방문기관을 자유롭게 정해 접촉을 하고 보고서를 내도록 했는데,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이 많고 인터넷으로 정보습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정말 잘들 해내더라고 이 원장은 감탄했다. 새내기들의 어학실력은 뛰어난 사람이 많지만, 조금 떨어지는 층도 적지 않다. 시험위주의 공부만 했으면 모자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개월 동안 집중적인 어학교육을 받으면 전체적으로 어학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원의 교과과정은 이론은 되도록 줄이고, 올바른 공직관과 세계관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좌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어학이 중요해지는데, 시험용 영어를 ‘살아있는 어학’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기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5급 고시 출신자는 8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다. 정책부서에 곧바로 투입되어야 하는 만큼 주로 리더십과 정책실습, 현장 실무 등에 집중한다.7급과 9급 새내기 공무원들은 실무능력과 보고서 작성요령 등에 비중을 둔다. ●공직은 일반 직장과 다르다? “고시를 준비하고 합격한 사람들은 독특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인의 취업관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이 원장의 공직관이다. 물론 공무원도 하나의 직업이지만, 반드시 국가관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는 신입 공무원들의 입교식 때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도록 제도화했다. 교육도 국가관과 공직관을 세우는데 집중한다.“당신들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하는 인재”라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시장에서 실패는 다른 기회가 주어지지만 공직은 그렇지 않죠.” 이 원장이 국가관과 공직관을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정책 실패는 곧바로 국민과 국가에 피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국가와 민족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보면 훗날 커다란 난관에 봉착해도 힘을 갖고 극복할 수 있는 정신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직접 강의실에 들어가 그동안의 근무경험, 공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지녀야 할 정신자세 등을 후배들에게 들려준단다. ●“고위공무원단의 성패는 재교육에 달려” 교육원에는 올해 ‘고위공무원단 후보자 과정’이 생겼다. 이 원장은 “고위공무원단이란 고위직으로서의 역량이 되는 사람만 편입시켜 평가를 하고 성과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처장 시절 이 제도 도입에 깊이 관여했다. 따라서 성공적인 안착에도 관심이 많다. 고위공무원단 후보자 과정은 역량강화에 역점을 둔다. 정책능력 개발방법도 중요하다. 개인별로 진단하고, 처방과 함께 맞춤형 교육을 한다. “세계적인 기업인 GE는 직원들의 재교육에 연간 1조원이 넘는 돈을 씁니다. 우리나라 공무원의 교육훈련비는 그 10분의 1밖에 안되죠.” 경영학 교수들은 GE의 발전동력을 ‘사람에 대한 투자로 본다.’고 했다. 재교육에 대한 투자가 GE를 오늘날의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재 육성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우리 정부도 효율을 높이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고, 언론과 국회에서 사람에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중앙공무원교육원 직원들의 재직기간을 보면 교육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수준이 아직 떨어진다고 답답해한다. 직원들의 평균 재직기간은 1년밖에 안된다. 잠시 거쳐가는 것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많다. 제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비전을 갖고 인품이 있는 분들이 각 기관의 교육원을 맡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일정기간 안정적으로 근무하면서 교육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한파 양성의 요람”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는 외국인 교육생도 눈에 띈다. 한국의 발전상을 배우기 위해 찾은 외국 공무원들이다. 해마다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중국, 시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에서부터 태평양의 섬나라까지 다양한 국가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11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1984년 이후 올해까지 103개 국에서 2759명이 이 과정을 거쳐 갔다. 우리나라의 정부혁신, 경제발전, 행정정보화 등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산업현장을 방문하는 등 또 다른 ‘외교의 현장’이다. “외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은 이들은 친한파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곳을 거친 외국 관료들은 모두 우리나라에 큰 힘이 됩니다.” 이 원장이 외국 공무원들에게 ‘특별한 배려’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종종 외국 공무원 교육생들과 교육원 뒤 관악산을 오른다. 그는 등산이 익숙지않은 외국 공무원들의 배낭을 대신 들어주며 동고동락한다. 이런 노력으로 처음 인천공항에 내렸을 때는 ‘낯 설고 물 설었던 나라’ 한국이 돌아갈 무렵에는 ‘친근한 나라’로 변신하게 된다. 당연히 이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간 뒤에는 적극적인 ‘친한파’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바둑·탁구·당구등 공무원 대표급 ●이성열교육원장 이성열(55)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을 두고 주변에서는 “평상심과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중앙과 지방행정업무를 두루 거쳤다. 총무처와 행정자치부,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특히 인사·조직·의전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앞장서 소리를 내며 일하기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할 일을 하는 스타일이다. 총무처 공보관과 행정자치부 공보관을 거치면서 언론 쪽에도 발이 넓은 편이다. 경남 마산 출신이면서도 전라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내기도 했다. 소청심사위원장 시절에는 청구를 기각당한 이유를 따지는 공무원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어 오히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갔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런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다보니 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가는 편이다. 서울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행정고시 17회. 운동을 즐긴다. 스스로 “‘둥근 것’은 모두 자신있다.”고 큰소리친다. 탁구는 옛 총무처 대표선수였고, 당구로는 공무원당구대회에서 준우승했다. 바둑도 아마 4단 정도의 고수이다.
  • 儒林(703)-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9)

    儒林(703)-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9)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49) 그리하여 주자는 마음이 사물에 감촉되지 않은 상태, 즉 마음의 미발(未發)을 성(性)이라 하고, 마음이 사물에 이미 감촉된 상태, 즉 마음의 이발(已發)을 정(情)이라고 규정하면서 ‘사단은 이의 발현이요, 칠정은 기의 발현이다.(四端是理之發 七情是氣之發)’라고 정의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주자가 성선설을 강조하기 위해서 맹자의 사단과 ‘예기(禮記)’의 ‘예운편(禮運篇)’에 나오는 칠정을 끌어들여 소위 ‘사단칠정(四端七情)’의 이론적 설명을 ‘이기론’으로 풀어 설명한 것은 유교를 수양의 도리로까지 확대하고 인간의 심성문제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함이었으니, 주자는 이처럼 수평적으로 송대의 성리학을 총정리하였을 뿐 아니라 공자의 인(仁)사상과 맹자의 성선설을 수용함으로써 수직적으로도 유가사상을 총망라하였으니, 주자야말로 유교에 있어 직선, 평면, 공간에 있어서의 기준이 되는 점, 즉 좌표(座標)를 설정한 최고의 집대성자인 것이다. 그러나 막상 주자는 ‘사단칠정론’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이론을 제시하지 않고 깊이 있게 다루지 않고 있었는데 ‘사단칠정론’이 특히 우리나라 성리학에 있어 최대의 쟁점으로 부각하게 된 것은 이처럼 퇴계와 고봉 간에 오간 4년간의 치열한 논쟁 때문이었던 것이다. 즉 정지운이 ‘천명구도’에서 썼던 ‘사단은 이에서 나오고 칠정은 기에서 나온다.(四端發於理 七情發於氣)’라는 구절을 퇴계가 ‘사단은 이의 드러남이요, 칠정은 기의 드러남이다.(四端理之發 七情氣之發)’라고 고쳐 쓴 내용에서 발단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퇴계의 수정은 ‘사단은 이의 발현이요, 칠정은 기의 발현이다.(四端是理之發 七情是氣之發)’라는 주자의 명제에서 ‘시(是)’자만을 삭제한 문장이었으니, 그 문장만으로 보면 오류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봉은 퇴계가 부연 설명하였던 ‘이(理)는 기(氣)의 장수(帥)가 되고, 기(氣)는 이(理)의 졸도(卒)가 되어 천지에 공을 이룬다.’는 문장에서 강한 의문점을 느껴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성토하였던 것이다. 고봉은 주자의 다음과 같은 말에 특히 주목하고 있었다. 일찍이 주자는 ‘주희집(朱熹集)’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다. “이와 기는 결단코 두개의 물(物)이다. 다만 사물위에서 보면 그 둘은 나누어지지 않은 채 각각 한 곳에 있다.(所謂理與氣 決是二物 但在物上看 則二物渾淪 不可分開各在一處)” 주자의 이 말은 이와 기의 관계를 규정한 최고의 구경(究竟)이었다. 즉 이(理)와 기(氣)는 완전히 다른 두 개의 ‘결시이물(決是二物)’이지만 또한 구체적인 사물에서 보면 나누어지지 않는 ‘불가분개(不可分開)’의 관계인 것이다. 여기에서 ‘이기론’에 관한 주자의 그 유명한 명제가 성립된다. 즉 이와 기는 ‘뒤섞이는 동질의 것도 아니고, 서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도 아닌 ‘부잡불리(不雜不離)’의 존재라는 것이었다.
  • [서울광장] 손학규의 행복과 불행/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손학규의 행복과 불행/이목희 논설위원

    현정부 초기 386핵심들이 외교관 리스트를 일별하다가 특이경력 소유자를 발견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 가담으로 외무고시 면접에서 탈락했던 이가 있었다. 참여정부에서 그 외교관은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외교부 차관을 거쳐 주미대사로 파격 발탁된 이태식 대사가 주인공이다. 이처럼 386핵심들에게 우적(友敵)을 가르는 주요 잣대는 운동권 경력이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에 버금가는 민주화투쟁 이력을 갖고 있다. 비록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지만 여권이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배경이다. 여권 모처에서 손학규 영입을 둘러싼 장단점과 시나리오 분석을 철저하게 끝냈다는 얘기가 있다. 손 전 지사의 ‘100일 민심 대장정’도 추적권에 들어가 있다. 손 전 지사가 고간 지역 민심을 정밀검토한 결과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손 전 지사를 접한 주민들이 “나는 이제 손학규 팬”이라고 입을 모은다는 것이다. 손 전 지사의 행복은 여기서 시작한다. 여권마저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니 도무지 견제세력이 없다. 한나라당에서는 ‘세발솥 안정론’이 설득력있게 거론된다. 손학규가 뜨면 박근혜·이명박의 사생결단 대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소장파뿐 아니라 몇몇 중진 의원들이 가세하고 있다. 우호 의원 명단이 30여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으니 지지율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 언론 보도나 전문가 평가에 이르면 손 전 지사의 호사는 과거 예를 찾기 힘들 정도다.‘저평가 우량주’를 몰라주는 민도가 안타깝다는 식이다. 그러나 그의 행복은 과정일 뿐이다. 냉엄하게 보면 행복 가운데 불행은 이미 잉태되고 있다. 지지율이 올랐다고 하지만 5%선에서 까닥거린다. 국민지지가 쉽게 달궈지지 않은 이유는 구조적이다. 기회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는 중도합리 이미지, 그리고 지역구도의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가 그의 도약을 막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찍새와 딱새들’이라는 저서에서 산업화 세력에 합류한 배경을 영국 유학경험으로 들었다. 박정희식 성장모델을 주목하는 외국인과의 접촉에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변신의 설명이 대단히 부족하다. 경제회복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보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선점당할 수밖에 없다. 경기고, 서울대에 이은 옥스퍼드대 박사 출신의 학자풍은 서민과의 거리를 줄이는 데 난관으로 작용한다. 영호남, 충청권에 지역연고가 없는 점은 ‘노무현식 지지율 급상승’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그가 불행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세가지. 박근혜·이명박 중 한명이 스스로 거꾸러지는 상황은 하늘에 맡길 일이다.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이념좌표를 분명히 하는 대형사고를 치거나, 지역구도에 편승하는 길이다.‘돌출아´ 혹은 ‘배반자´가 되어야 급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런 손학규는 지금처럼 모두가 칭찬하는 정치인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손 전 지사가 정치호흡을 길게 쉬길 바란다. 지지도가 서서히 오르더라도 손학규의 본령을 지키는 게 한국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 합리적 중도를 기회주의가 아닌, 통합의 정치로 봐주고 지역에 기댄 이합집산에 휩쓸리지 않는 정치인을 찍어주는 유권자가 늘어날 때를 기다리면 어떨까. 내년에 그런 행운이 오면 좋고, 아니면 다음이 있다. 여러곳에서 평가받는, 행복한 손학규로 남는 것이 대통령 당선보다 의미있다고 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문화마당] 기계소음에 묻힌 영혼의 별빛/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며칠 전, 미항으로 널리 알려진 지방의 한 도시에서 개최된 문학제에 참석하였다. 온갖 짜증나는 일상사로부터 벗어나,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에서 시심 가득한 향기와 일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세속의 탁류에 전혀 물들지 않은 듯한, 맑고 순수한 눈빛으로 시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시를 낭송하던 이들과 호흡을 함께 하면서, 속물화되고 획일화된 일상에 길들어져 각질처럼 굳어진 무딘 감성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날 고속열차를 타고 일상의 영역으로 되돌아오는 와중에,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5시간 이상이 걸리던 여로를 2시간으로 줄인 과학기술의 경이로움에 찬탄을 금하지 못하면서 불현듯 ‘과학기술과 문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두 권의 책을 떠올렸다. 먼저,21세기가 열리던 해에 읽었던 한 과학자의 에세이이다. 그 책에 따르면 유전공학이 발달한 21세기에는 결혼도 자식의 출산도 필요치 않으며, 다만 유전자 조작에 의해 ‘나’와 똑같은, 혹은 ‘나’와 비슷한 ‘나’의 후손을 낳을 수 있고, 나아가 ‘나’의 영생불멸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문학의 의의를 규정한 책이다. 원래 인간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내 영혼의 별이 되어 나아갈 좌표를 제시해 주고, 어디를 가더라도 낯설지 않고 마치 집안에 있는 것처럼 아늑한 세계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영혼과 육체, 물질과 정신이 합일되어 양자가 평화롭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도래하면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간이 자연은 물론이고 ‘나’ 아닌 다른 인간마저 지배하고, 물질적 가치와 육체적 쾌락만을 중히 여기게 되면서, 아름다운 영혼의 별빛이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상실된 별빛을 회복하려는 고독한 장르가 문학이라는 것이 그 책이 내린 결론이다. 두 책을 떠올리면서, 우리네 일상이 어떠한지 생각해 보았다. 인터넷, 휴대전화, 텔레비전, 자동차, 전철 등과 같은 온갖 기계장치들이 토해내는 어찔한 빛과 소음이 난무하는 곳이 우리네 일상이 아닌가. 이전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육체적으로 편안한 삶을 영위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상은 영혼의 빛이 사라진 채 기계화된 육체만을 지닌 우리들이 컴퓨터와 같은 정보 메커니즘에 둘러싸여 황폐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과언일까. 그저 컴퓨터가 시키는 대로, 주어진 위치에서 주어진 일만 기계처럼 반복하다가 낡고 빛바래면 다른 새로운 기계로 대체되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영혼의 빛을 상실한 기계화된 인간이 우리네 실상이라면, 그런 사이보그 같은 인간이 영생불멸을 이룬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것은 ‘기계들의 삭막한 축제’에 불과하다. 지금 과학기술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네 삶은 이전보다 더욱 편리해지고 윤택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정신적 가치와 영혼의 순수함이 동반되지 않는 삶은 진정으로 인간다운 삶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기에 ‘나’와 ‘너’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라는 공동체의 의식으로 영혼의 교감을 공유할 수 없는 고속열차보다는, 차라리 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람들의 따뜻한 온정과 훈훈한 입김이 가득 넘치는 완행열차가 훨씬 인간적이지 않은가? 과학기술 만능시대일수록, 우리들 내면에 잠재하는 순수한 불꽃을 회복하려는 문학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 軍, 사거리 500㎞ 크루즈미사일 ‘천룡’ 개발

    軍, 사거리 500㎞ 크루즈미사일 ‘천룡’ 개발

    우리 군이 최근 북한의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급 크루즈(순항)미사일을 개발 완료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10여년간 연구 끝에 우리 기술로 개발한 크루즈미사일을 1∼2년 안에 유도탄사령부와 중형 잠수함에 배치할 계획이며,5년 안에 사정거리를 1000㎞로 늘린 크루즈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룡’(天龍)으로 명명된 이 미사일 개발로 한국군은 처음으로 크루즈미사일을 보유하게 됐다. 사정거리 500㎞ 이상의 크루즈미사일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이스라엘·러시아·중국 정도다. 현재 한국군은 사거리가 300㎞에 불과한 탄도미사일만 갖고 있다. 천룡은 미사일에 장착된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지형과 사전 입력된 지형 데이터를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유도장치를 갖고 있어 오차범위가 3m이내로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천룡을 사용하면 유사시 한국군을 위협하는 북한의 미사일기지와 전쟁 지도부 시설을 개전 초반에 정밀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북한 영저리 기지는 높은 산의 북사면에 있지만 천룡은 미리 설정한 좌표를 따라 비행해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곡선으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길고 파괴력이 크다. 크루즈미사일은 그에 비해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은 작지만 지상에서 100m 안팎의 고도를 유지하며 지형지물을 타고 날아가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적이 요격하기 힘들다. 미국의 ‘토마호크’가 대표적 크루즈미사일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990년대 초반 천룡 개발에 착수했지만, 우리 군의 미사일 개발 사정거리를 180㎞로 제한하는 ‘한·미 미사일각서’에 발목이 잡혀 도중에 연구부서가 해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우리 정부의 요구로 2001년 개정된 새 미사일 합의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300㎞로 제한했지만 크루즈미사일에 대해서는 사거리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EBS 교육위원들이 말하는 올 수능 예상

    EBS 교육위원들이 말하는 올 수능 예상

    올해 수능시험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6월과 9월 두 차례의 수능 모의평가도 끝나고 이젠 그동안 공부한 것을 차분히 마무리할 때다. 교육방송 전문위원과 강사에게 올해 수능 영역별 출제 예상 포인트를 들었다. 꼭 한번쯤 다시 짚어볼 부분들이다. ● 언 어 어휘에서는 홑문장과 겹문장 등 문장의 갈래와 단일어, 합성어, 파생어를 구별하는 단어의 구조, 시제, 높임법 등이 다시 봐야 할 대목이다. 어법은 교과서 학습활동에 나와있는 부분을 정리하고, 부록의 맞춤법·표기법을 정리해야 한다. 비문학에서는 실용적인 제재가 많이 나오지만 한·미FTA 등 논란이 일고 있는 민감한 소재보다는 학생인권이나 컴퓨터 자판기술 등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가벼운 내용이 출제될 것이다. 고전문학 가운데 기출작품은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시가에서는 가사작품, 사설·연시조, 고려속요 등 세 장르가 중요하다. 향가에서는 찬기파랑가, 안민가, 제망매가 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시집살이 노래나 잡노래 등 민요나 정약용의 한시 등도 주목해야 한다. 문학에서도 체제 비판 성향의 작품보다는 서정적인 작품이 출제된다. 교과서 외 지문은 교육방송 교재에 나온 지문 가운데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것을 중심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 수 리 ‘나’형의 경우 과학 지식과 관련된 지수나 로그를 포함한 수식에 관한 문제 등 지수로그 계산형 문제가 전통적으로 출제되고 있다. 행렬에서는 행렬과 역행렬의 성질 추론 문제가, 수열에서는 여러가지 수열에 관련해 답을 모두 고르라고 요구하는 합답형 문제가 출제 가능성이 높다. 덧셈정리와 곱셈정리에 관한 확률 문제나 이산확률 분포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통계 문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형과 관련된 무한등비급수의 활용 문제나 지수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과 부등식에 관한 내용, 실생활과 관련된 경우의 수를 구하는 문제도 꼭 확인해야 한다.‘가’형에서는 미적분이 다른 과목과 난이도를 맞추기 위해 지난해에 비해 조금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간단한 계산문제와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 특히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된 추론형 유형은 어렵게 출제되는 편이다.2차곡선은 타원과 쌍곡선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묻는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될 전망이다. 공간도형과 벡터 관련 문제는 공간도형 관련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해야만 풀 수 있는 어려운 문제가 출제될 것이다. ● 외 국 어 새로운 유형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모의평가를 보면 기존 유형을 조금 변형한 수준에서 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듣기에서는 도표나 그래프, 좌표를 주고 묻는 공감각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대화내용과 일치하지 않은 내용을 고르는 독해 문제 유형도 최근의 듣기 출제 경향이므로 대비해야 한다. 어법과 어휘에서는 동사의 시제와 태, 수의 일치가 항상 출제된다. 준동사에서 부정사, 동명사, 분사 가운데 고르는 법, 대명사나 관계사의 구별법을 정리해둬야 한다. 작문에서는 4개의 지문 순서를 바로잡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때는 내용보다는 접속사와 관사, 대명사 등 연결고리를 이용해 순서를 잡는 연습을 해야 한다. 대명사가 지칭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문제나, 대립되는 의견을 주고 찬반과 쟁점의 요지를 파악하는 문제, 글을 읽고 빈칸을 채우는 추론능력 문제도 반드시 다시 짚어봐야 한다. ● 사 탐 법과 사회에서는 친일파 재산환수와 관련된 법 정의와 안정성의 충돌과 관련된 내용이나 미성년자 아르바이트를 둘러싼 근로기준법, 청소년보호법 관련 내용,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과 종교의 자유와 병역의 의무간 갈등을 소재로 한 기본권이나 대립되는 가치를 묻는 문제가 출제 가능성이 높다. 정치에서는 최근 헌법재판소장 임명 논란과 관련해 헌재의 권한과 5가지 재판청구 요건, 의결 정족수를 묻는 문제,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비교, 비례대표제와 소수대표제 등의 개념 이해 등이 출제 가능성이 높다. 국사는 교과서의 유적·유물 사진 문제, 조선 후기 경제발달과 신분제 등을 사회변동과 연관짓는 문제, 동북공정과 관련해 고조선과 발해가 우리나라 역사임을 입증할 수 있는 유적과 문화 등 근거를 묻는 문제가 점검 포인트다. 한국근현대사에서는 조선의용대와 의열단, 조선민족혁명당과의 연계성, 조선의용대가 조선의용군과 한국광복군으로 분리, 통합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세계사에서는 한·당·명·청 왕조의 정치적 특징을 통합적으로 묻는 중국사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 한국지리에서는 축척이나 기호를 묻거나 거리나 면적을 계산하는 문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가 반드시 출제될 것이다. 백지도에 점을 찍어 지역의 특징에 맞는 지역 이름을 찾는 문제도 출제 가능성이 높다. 경제지리에서는 입지 이론을 구체적으로 묻는 문제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특징 분석 문제, 각종 자원의 분포와 특성을 묻는 문제가 단골 소재다. 세계지리에서는 중국이 최근 완공한 싼샤댐, 칭짱 철도와 그 영향을 묻는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윤리에서는 의무론적 윤리설과 목적론적 윤리설을 현대의 생명윤리와 연관짓거나 자본주의의 변천에 따른 정부 역할의 변화를 묻는 문제도 시사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많다. 사회문화에서는 사회·문화현상의 연구방법, 기능론과 갈등론적 관점을 구분하는 문제의 출제가 확실시된다. 경제에서는 수요와 공급 문제가 매년 출제된다. 최근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환율하락과 영향, 환율변동 요인 등 외환시장 부분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 과 탐 물리에서는 빛의 굴절 정도를 주고 임계각을 비교하거나 전반사 현상이 일어나는지 여부를 묻거나, 광전효과의 실험 결과를 해석하고 옳은 결론을 도출하는 문제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속도-시간 그래프의 해석을 통해 물체의 운동을 파악하는 문제도 단골 대상이다. 저항의 연결에 따른 전력 소비를 비교하거나, 전구의 밝기를 비교하는 문제, 도선의 굵기 또는 길이 변화에 따른 전력의 대소 관계를 묻는 문제나, 전류의 자기작용과 전자기 유도를 결합한 단원통합형 문제도 출제 가능성이 높다. 화학Ⅰ에서는 매년 빠지지 않고 출제되는 금속과 금속염 수용액의 반응성 문제가 실험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알데히드의 환원성 문제는 올 모의평가에서 계속 출제됐지만 아직 수능에 출제된 적이 없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화학Ⅱ에서는 분자구조와 인력 문제, 용액의 성질에서 농도 계산과 관련해 희석용액 만드는 법 등을 정리해야 한다. 생물Ⅰ에서는 영양소와 소화 단원에서 실험내용을 주고 탐구설계와 수행을 묻는 문제의 출제가 유력하다. 자극과 반응 단원의 ‘항상성 유지’는 신경과 호르몬이 작용해 혈당량이나 삼투압을 조절하는 과정에 대한 자료를 주고, 관련 개념을 묻는 형식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유전 단원에서는 단일 유전현상과 다인자 유전현상에 대한 조사 자료를 제시, 분석하는 문제나 두 유전현상의 특징을 제시하고 이를 비교하는 형식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많다. 생물Ⅱ에서는 광합성 암반응에 대한 반응식, 유기호흡과 무기호흡 과정을 비교하는 문제 등에 대비해야 한다. 지구과학에서는 온실효과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내용이 기후변화와 연계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흑점과 관련된 태양활동이나 지구의 자전축 경사변화, 지구공전 궤도의 이심률 변화 등 기본적인 기후변화 요인은 그동안 나오지 않아 다시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일기도 해석 문제는 매년 출제된다. 올해에는 장마와 폭우, 태풍 등 시사 관련 일기도 해석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기호의 분석법과 전선·기압의 배치, 일기 속담, 예보 내용까지 철저히 알고 있어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방송교재로 마무리 학습 이렇게 수험생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교육방송 교재다. 방송교재에서 일정 부분이 출제된다고 하는데 종류도 많을 뿐 아니라 다시 복습하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교육방송 입시분석 전문위원들은 이에 대해 “오답노트 중심으로 보되, 최종 정리 교재는 꼭 보라.”고 조언한다. 정리 교재는 수능특강과 파이널,10주완성 등 3가지가 대표적이다. 본 수능에 대비해 만든 것으로 비슷한 지문이나 문제 유형이 출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입시분석 전문위원인 차순규 중동고 교사는 “방송을 들었다면 강사가 강조했던 부분을, 문제지만 봤다면 틀린 문제 위주로 복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면서 “파이널 강의로 실전문제 풀이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잠실여고 김인봉 교사도 “언어 영역에서 문학은 많이 읽을수록 좋지만 비문학은 독해 원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단락별로 핵심어를 찾아서 소주제, 전체 주제를 찾는 연습을 하면 충분하다.”면서 “300제나 파이널,10주완성 등 최근의 방송교재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우택 화성고 교사도 “모든 교재를 다 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교재에 나와있는 어휘 정도는 책 끝부분에 있는 어휘를 정리해 두는 식으로 보는 것이 좋다.”면서 “문제 풀 시간이 없다면 해설서를 같이 놓고 내용만이라도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도움말 주신 분 언어영역 김인봉(교육방송 입시분석 전문위원·잠실여고 교사) 수리영역 차순규(〃·중동고 교사) 외국어영역 김우택(교육방송 수능강사·경기 화성고 교사) 법과사회, 정치 권한상(교육방송 입시분석 전문위원·명덕외고 교사) 국사 조연(〃·중앙여고 교사) 한국 근·현대사 김범석(〃·중산고 교사) 한국지리, 경제지리 최유진(〃·강남 청솔학원 강사) 윤리 배세희(〃·정명고 교사) 세계지리 이희용(〃·경기고 교사) 사회문화 이찬규(〃·문산고 교사) 경제 김동일(〃·노량진 대성학원 강사) 세계사 김동린(〃·보성고 교사) 물리 박완규(〃·서울과학고 교사) 화학 최한욱(〃·과학전문사이언스 락 대표) 생물 송점석(〃·부평세일고 교사) 지구과학 정원종(〃·덕소고 교사)
  • 北 직파 간첩 1명 검거

    참여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이 직접 남파한 이른파 ‘직파간첩’이 공안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간첩은 1996∼1997년 수 차례 태국인 행세를 하며 국내에 잠입해 군 레이더기지, 미군부대, 원전 등 이른바 ‘전시 타격목표’를 촬영한 데 이어 최근 필리핀 국적으로 위장해 다시 잠입하다 덜미를 잡혔다.21일 국회 정보위 등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필리핀 국적으로 위장해 지난달 27일 국내에 들어온 남파간첩 정경학(48)을 붙잡아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간첩, 금품수수, 특수잠입탈출 등 혐의로 구속하고 지난 18일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국정원은 그가 출국하기 직전인 지난 달 31일 시내 호텔에서 그를 검거하고 필리핀 여권과 공작금 미화 3188달러, 음어 CD, 신분 위장용 증명서 등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현지 수사기관은 그의 필리핀 탈락주 주거지에서 카메라와 보고 및 지령 송수신용 컴퓨터, 단파라디오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결과 정경학은 노동당 35호실 소속 공작원으로,1995년 12월 태국에서 현지인으로 국적을 세탁한 뒤 1996년 3월부터 1998년 1월 사이에 3차례 국내에 잠입했으며 이 가운데 1996년 3월과 1997년 6월에 ‘전시 정밀타격을 위한 좌표확인’ 목적 등으로 주요시설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촬영한 곳은 울진 원전, 천안 성거산 공군 레이더기지, 용산 미8군부대, 국방부·합참청사 등이다. 청와대 촬영도 1996년 3월 두 차례 시도했으나 경비가 삼엄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에는 지난 6월 ‘남조선 장기침투 여건 조성’ 지령과 함께 공작금 1만 달러를 받고 국내 장기 침투 여건을 탐색하기 위해 ‘켈톤’ 명의의 필리핀 여권을 갖고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잠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에서 활동할 때 ‘정 선생’으로 불린 그는 1993년 7월부터 동남아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방글라데시, 태국, 중국, 필리핀 사람으로 4차례 국적을 세탁해 오면서 정영학, 정철, 모하메드, 마놋세림, 켈톤 등의 가명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함남 함주 출신의 그는 1976년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 2학년을 중퇴한 뒤 인민군 총정치국 적공국(敵工局)의 사병, 공작원 등을 거쳐 1991년부터 대외정보조사부(현재 35호실) 공작원으로 선발됐다.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의 교육을 받고 1993년 7월부터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활동해 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험한길 앞장선 실천적 신앙인

    험한길 앞장선 실천적 신앙인

    17일 타계한 강원용 목사는 한국 현대사와 궤적을 같이하면서 항상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신앙인이자 사회운동가였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한국전쟁, 그리고 군사정권에 이어 최근까지 한 세기를 관통하면서 늘상 소신있게 앞장섰던 선구적 인물이었다. ●‘소판 돈´ 70원 손에 쥐고 만주로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 판돈’70원을 손에 쥔채,‘농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신념아래 만주 용정으로 건너간 게 18세 때인 1935년. 당시 은진중학교에서 만난 윤동주 시인과 문익환 목사와의 교유는 인생의 큰 좌표를 세우는 중요한 계기였다. 그들과 함께 농촌계몽활동을 하면서 암울한 조국현실에 눈뜨기 시작했고 특히 당시 은진중학교 교사였던 김재준 목사를 만난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결정적인 방향타가 되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강 목사는 사회, 신앙적인 틀에서 운명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김규식, 여운형 등과 만나 청년대표로 좌우합작운동에 참여하면서 건국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동시에 선린형제단을 결성하고 김재준목사를 설교자로 모셔,1945년 12월에 지금의 경동교회를 설립했다. 당시 그가 세운 경동교회는 기독교장로교의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하였다. 해방정국과 한국전쟁 등 격동기를 보낸 강 목사는 1956년 뉴욕 유니온 신학교에서 스승 폴 틸리히와 라인홀드 니이버 교수를 만나면서 신앙과 사유에 큰 변화를 맞았다. 기독교 현실주의에 바탕을 둔 ‘사이와 너머’(Between and Beyond)라는 철학을 굳건히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위기와 갈림길을 만날 때마다 양극의 대립갈등 속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는 상호이해를 통해 새 길을 여는 방식을 지켰다. 이런 행동과 처신은 한때 오해를 불러일으켜 그에게 ‘중간파’, 혹은 ‘회색분자’라는 오명을 안기기도 했다. 자서전 ‘역사의 언덕에서’를 통해 “독선적이고 폐쇄적으로 대립하는 역사속에서 양극을 넘어선 제3지대에 내가 설 자리를 마련하려고 애쓰며 살아 왔다. 항상 양극사이에서 좁고 험한 길을 걸어야 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그가 이같은 평가에 적잖이 고민했음을 알 수 있다. ●1965년 크리스챤아카데미 설립 1960년대 초반 귀국한 뒤엔 대화중심의 아카데미운동에 돌입,1965년 크리스챤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서로 다른 입장의 사람들이 며칠씩 숙식을 같이하며 생각을 나누었던 대화모임은 당시 우리사회에서 유일한 소통의 장이었다. 특히 그해 6대 종교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화모임은 세계적인 종교간 대화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와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의장을 역임했으며 종교간 대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니와노 평화상, 만해 평화상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 목사가 주도했던 아카데미운동의 요체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셨고 안식일도 인간을 위해서 있다.’는 이른바 화육(化肉)신앙이다. 결국 그가 지향했던 사회는 하느님의 사랑이 중심이 되는 화해공동체였던 것이다. 70년대 양극화와 비인간화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중간집단육성강화교육과 민주화, 노사간 대화, 성 평등 실현과 관련한 운동들은 모두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를 통해 배출해낸 인재들은 곧바로 90년대 시민사회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라는 가치관을 강조했던 강 목사는 해방이후 한국정치에 관심을 가져 민주화운동에도 깊숙이 참여했다.1970년대 김수환 추기경, 함석헌 선생 등과 함께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민주회복국민회의’대표위원을 맡기도 했지만 현실정치 참여에는 거리를 두었다. ●“교회는 세상위해 있는것” 신앙철학 한국 교회를 세계교회의 움직임에 동참시킨 것은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받을 일이다.1948년 이후 세계교회운동에 참여하면서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이끌어 왔다.‘교회는 세상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신앙 철학으로 교회와 사회의 벽을 허무는 일에 앞장섰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파격적인 운동과 시도는 기성교회와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통일 조국에서 부모의 산소에 성묘를 가고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중심국가가 되는 일을 내 눈으로 보지는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강 목사.“모세가 이스라엘 민족과 그렇게 들어가고 싶어하던 가나안을 비스가 봉우리 꼭대기에서 바라보며 후배 여호수와에게 부탁을 하고 죽었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멀리서라도 가능성을 보고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말 그대로 임종 때까지 평화통일을 향해 달려 왔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안보리 결의 1695호 이후/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지난 7월15일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합의한 대북 결의 1695호는 앞으로 북핵·미사일 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문제의 전개에 있어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구분되는 이정표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 유엔 안보리가 처음으로 북한의 핵확산 행위를 비난하는 결의를 채택했으며, 동 결의가 ‘국제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한 특별한 책임’에 따른 조치임을 명시해 유엔헌장 7장에 따른 제재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번 결의를 기점으로 과거 협상 중심의 북핵 해결방식이 협상과 압박의 병행, 또는 압박 위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2002년 10월 2차 북핵사태 발생 이후 국제사회는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했다.2003년 6자회담 틀을 가동한 이래 2년간 각고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끝에 작년 9·19 6자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금융 조치에 반발해 6자회담을 거부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로 무력시위와 6자회담 판 깨기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90년대식 ‘벼랑끝 전술’의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시도했던 미사일 발사는 거대한 역풍을 맞고 있다. 되돌아온 것은 90년대식 미정부의 양보가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공공의 적’이라는 낙인이었다. 탈냉전 시대에 적응하는 데 실패한 북한은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후 변화한 21세기 국제안보 환경을 읽는 데도 실패했다. 어쩌면 정세의 흐름을 바로 읽었더라도 체제의 관성에 의해 좌표 조정에 실패하여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보리 결의를 계기로 주변 관련국들은 각자 대북정책을 재점검하고 보다 경화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도 대북 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이러한 정책환경의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안보리 결의 1695호 국면을 맞이하여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로 대북 압박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제적 명분을 확보했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 1695호와 이에 언급된 결의 1540호(2004년)를 이용해 북한의 해외경제 활동을 철저히 감시하고, 핵확산금지구상(PSI)에 따른 대북 차단조치도 강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결의 채택 과정에서 일본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중국을 통해 설득을 시도한 바 있다. 미 정부는 앞으로도 대북 압박에 일본과 중국을 동시에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중국은 처음으로 북한의 영원한 보호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를 자임하는 한 북한의 불법적 핵확산행위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의 규범을 따르는 중국의 보편적 국익이 북·중간 특수 이익에 앞선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은 대북 강경 대응을 주도하면서 이를 관철하는 등 과거와는 차별화되는 면모를 보였다. 결의 채택과정에서 일본은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데 성공했다. 첫째 우파 정치인의 숙원인 보통국가화와 재무장을 촉진하는 명분을 갖게 되었고, 둘째 안보리에서 일본 외교역량을 과시했으며, 셋째 한반도 문제에 있어 주도권을 행사했다. 주변 국가들의 이러한 대북정책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북핵문제의 신속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우리는 보다 창의적이고 복합적이며 균형된 외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15년간 북핵외교에서 북한에 대한 지나친 포용이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일방적 압박은 공격과 자폐(自閉)를 초래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남북간에 화해협력과 군사적 대치의 이중성이 현존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또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남북대화와 국제협력이 긴요하다는 교훈도 얻었다. 안보리 결의 1695호 이후 시대를 맞이하여 앞으로의 대북정책은 이러한 교훈을 재확인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이주일의 어린이책] 초등 고학년 대상 어린이문화 비평서

    새 책 ‘어린이, 넌 누구니?’(최기숙 지음, 보림 펴냄)는 초등학교 5,6학년쯤 된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제격일 문화해설서이다. 그동안 어린이를 독자층으로 잡은 문화비평서는 드물었던 게 사실. 단순 창작물을 뛰어넘어 깊이있는 글 읽기에 호기심을 보이는 초등 고학년이라면 권해봄직한 책이다.‘어린이와 함께 문화 읽기’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 책에는 근·현대 공간을 주도해온 다양한 ‘어린이 문화’가 망라됐다. 어린이의 개념정의에서 출발해 1900년대 최남선 방정환 같은 지식인들이 펼친 어린이 문화운동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첫장에서는 서당에서 교육받았던 조선시대 어린이들의 생활상이 먼저 언급된다. 그때 아이들이 어떤 내용의 무슨 책을 교과서 삼았는지를 귀띔하던 책은 자연스럽게 회화에 투영된 어린이 좌표를 끌어낸다. 조선시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작았던 이유, 여러명의 어린이를 한꺼번에 화폭에 담았던 화가 이중섭 이야기 등 문화비평의 소재들이 꼬리를 문다. 간단치 않은 이야깃감들이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입니다’체의 어법이 무엇보다 다감한 느낌을 안기는데다 눈높이를 낮춰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려는 배려가 돋보인다.어린이 대상의 근대 잡지에 대한 이야기 자체는 어린 독자에겐 자칫 따분할 수가 있겠다. 하지만 멀지 않은 중고등 교과과정에서 밑거름 지식으로 든든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의 효용성은 더 커진다.“예나 지금이나 어린이의 특권은 ‘노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학교에 가지 않는 어린 동생이 부러울 때가 있을 것입니다.”라며 독자를 살살 구스른 다음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놀고 있는 어린이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있는데,‘백동자도’(百童子圖)라는 그림입니다.”라고 어느결에 본론을 쓰윽 꺼내놓는다. 짧은 해설과 함께 천연색 관련사진들이 틈틈이 맞물려 이해를 도와준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시대를 두루 아우른다.1장 ‘역사 속의 어린이’에서 시작해 ‘그림 속의 어린이’(2장) ‘환상세계의 어린이’(3장) ‘어린이는 자란다’(4장) ‘움직이는 어린이’(5장) 등으로 이어지는데, 분위기가 제각각이다.‘환상세계의 어린이’편에서는 해리포터와 호그와트 이야기로 신나고,‘어린이는 자란다’편에서는 명작동화 ‘피터팬’, 황선미의 베스트셀러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의 함의가 쉽고 재미있게 풀리기도 한다.1만 50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고유가 속에 출범하는 권오규 경제팀

    권오규 경제팀이 오늘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공식 출범한다. 권 경제부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당 등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반대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환경개선에 역점을 두겠다고 예고했다. 기존의 정책기조를 흐트리지 않는 범위에서 미시조정을 통해 안정적 성장세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정치권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공언이기도 하다. 권 경제팀이 참여정부의 사실상 ‘마무리 투수’의 성격을 지닌 점을 감안하면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권 부총리의 좌표 설정에 동감을 표시한 바 있다. 권 부총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정치적인 고려가 앞선 경기부양은 필연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참여정부의 발목을 잡았던 카드사 위기와 부동산 버블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권 부총리는 안정적 경제운용의 전제조건이었던 한국은행의 국제 유가 예측에 비상등이 켜진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은은 국제 유가 안정세가 지속된다는 전제 아래 경기 회복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노조의 파업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 전국을 강타한 홍수 재해도 우리 경제에 복병으로 돌출했다. 산유국 정세불안, 북핵문제 등 국제 유가 악재나 노사관계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된다면 다행이지만 장기화된다면 성장률 하락 등 적잖은 후유증을 낳게 된다. 정치권의 경기부양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권 경제팀은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책 조율을 하되 방향타가 흔들리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환경단체들 ‘침체의 늪’ 탈출 몸부림

    환경단체들 ‘침체의 늪’ 탈출 몸부림

    아노미(anomie)인가, 진화를 향한 예정된 과정인가. 침체의 늪에 빠진 환경운동 단체들이 분분한 내부 논란과 함께 활로를 찾으려 몸부림을 치고 있다.‘대중의 외면은 더해가는데 (환경운동의)미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운동의 방향성을 잘못 잡은 것 아니냐.’는 자성과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 때문에 개발·성장 우선주의에 맥 못추고 끌려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동·여성·평화·농업·복지 등 다른 시민운동 진영과 범 진보연대를 모색하는가 하면,‘시민운동의 정치중립성’이란 금기를 깨고 독자적 정치세력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활동가 200여명 집단 토론회 전국 환경단체들의 모임인 한국환경회의는 지난 13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도 용인시 숙명여자대학교 연수원에서 일선 활동가를 비롯한 내·외부 인사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단 토론회를 벌였다.‘생태적 대안사회를 위한 환경운동의 재발견’이란 큰 주제에서 드러나듯 환경운동의 새로운 길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달리 말하면,“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외침인 셈이다. 우리 사회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 시작된 환경운동은 비약적 성장을 거쳐 1990년대 중반 무렵엔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이후 지속적인 쇠락 양상을 보여왔다. 최근엔 거의 모든 환경단체들이 연대해 저항해 온 새만금·천성산 사업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결정타를 맞은 형국이다. 무엇이 환경운동, 환경단체의 위기상황을 불렀을까. 다양한 진단이 쏟아졌다. 우선 환경단체의 획일화 경향과 몸집 불리기에 대한 자체 비판이 나왔다. 환경정의 오성규 사무처장은 “환경단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회원은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서도 중앙단체의 규모가 과거보다 세 배 이상 커졌다. 그러면서도 환경담론이나 이론의 분화는 일어나지 않은 채 표준화돼 버렸다.”고 말했다. 한양대 정규호 연구교수도 비슷한 진단을 내놓았다. 정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환경단체들은 국가차원의 정책적 과제에 활동의 초점을 맞추고 중앙권력의 구조변화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면서 “환경단체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을 높이기는 했지만 이것이 오늘날 부메랑처럼 시민운동 위기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의 성과들이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연결되지 못해 결과적으로 지지와 신뢰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이보다 한층 직설적인 비판도 제기됐다. 노현기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환경위원은 “환경단체들이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주받아)진행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대규모 국책개발에 대해 어떻게 집요하게 싸울 수 있겠는가.”란 따가운 물음을 던졌다. 결국 환경운동의 실패 요인은 “스스로 위기요인을 축적시켜 온 환경단체 내부에 있다.”는 말이다. ●환경단체의 ‘연대’와 ‘정치세력화’ 이런 진단들이 위기상황을 모두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환경단체의 내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사회적 분야의 ‘외적 상황’이 환경운동을 구석으로 몰고 어쩔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한 결정적 요인이라는 진단도 설득력있게 제시됐다. 이 가운데 참여정부에 이르러 ‘절차적으로 완성된 민주주의’가 개발주의, 제도주의, 전문가주의와 강하게 결합한 것이 환경운동의 정체성 혼란을 불렀다는 지적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정규호 연구교수는 “개발독재 시절의 개발주의와는 달리 현재의 신개발주의는 나름의 법적 절차와 제도적 합리성에 터잡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개발주의에 대한 환경단체의 비판적 문제제기는 제도화의 장벽에 가로막혀 희석되거나, 투쟁을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갈등의 부작용이 환경운동 진영의 책임으로 돌아오는 역설적 상황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환경운동의 새로운 길은 어디에서 열릴 수 있을까. 이번 토론회에서 화두로 던져진 키워드는 ‘연대’와 ‘정치세력화’였다. 우선 그 동안 대형 개발사업 등 특정 사안에 대해 환경단체간 ‘저항적 연대’가 이뤄지고 일정한 성과를 올리긴 했지만 이보다 연대의 폭과 깊이를 더욱 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연합 최승국 협동사무처장은 이와 관련,“생태주의, 녹색주의, 생명운동, 공동체운동 등 다양한 환경담론을 하나의 큰 개념으로 통일하고, 사회의 여러 진보진영과 연대해서 구체적인 공동의 미래전망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도 “토건·개발주의 국가를 해체하고 생태적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선 거대한 사회적 연대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운동 진영이 본격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서야 한다는 논의도 활발하게 전개됐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방향과 과제’ 발제문을 통해 “현재 시민운동단체 가운데 대부분은 시민운동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정당을 지향하겠지만 일단은 시민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별개의 시민정치조직의 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녹색당’ 결성 움직임도 이미 구체화한 상태다.2004년 환경·여성·풀뿌리자치운동을 비롯한 각 방면의 활동가들이 만든 초록정치연대는 지난 4일 녹색대안정당 설립을 기치로 내걸고 창당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앞으로 6개월 동안 녹색당 창당의 청사진과 조직기반 마련 작업을 거쳐 내년부터는 이를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은 정당 결성이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지금은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환경운동을 정비하고 운동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우선”(환경정의 오성규 처장)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희망제작소 김광식 부소장도 “수 년전부터 시민운동의 정치세력화 주장이 적극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아직도 정치세력화의 구체적 상이나 이념적 좌표 그리고 이를 추진할 주체적 역량도 없는 실정”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 부소장은 “1990년대를 풍미했던 주류 환경단체들이 내용없는 경쟁과 분열, 갈등으로 인해 대중적 신뢰를 잃어버렸다.”면서 “지금은 정치세력화를 섣불리 주장할 게 아니라 리더십의 상실과 조직 이기주의 난무, 개별 단체의 이익 집착 같은 현상을 급진적으로 파괴해 신뢰를 구축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분분하지만 향후 진로를 둘러싼 환경단체들의 ‘분화(分化)’와 ‘통합’이 바야흐로 본격화한 느낌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한반도’로 블록버스터 첫 주연 맡은 차인표

    ‘한반도’로 블록버스터 첫 주연 맡은 차인표

    인터뷰를 한 기자들이 열이면 열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게 되는 배우가 차인표(39)이다. 늘 주변을 먼저 챙기는 젠틀맨. 촬영현장 스태프들의 귀띔을 사실로 확인할 수 있으니 그와의 인터뷰는 유쾌할 수밖에. 그러나 배우로서는 얼마간 손해를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카메라 앵글 밖의 사생활을 철저히 가려놓는 배우라면 세상은 그들의 연기에만 집중하겠지만, 그의 이미지엔 일상의 정보들이 덧칠돼 있기 때문이다. 입양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달궈놓기도 하는 스타.“본의아니게 붙어다니는” 수식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연기 현장에선 거추장스러운 소음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고 했다. 강우석 감독의 새 블록버스터 ‘한반도’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는 사실 자체가 한참동안 화제였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초대형 상업영화의 주인공 차인표. 이미지 조합에 시간이 걸렸다는 말에 그는 “강 감독이 왜 나를 선택했는지 처음엔 나도 궁금했다.”며 여유있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해 감독의 출연제의를 받고서 이래저래 망설였어요. 먼저 계약한 TV드라마와 촬영일정이 겹쳐 곤란하다고 했더니 감독이 당황하더라고요.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당장 촬영일정을 당겨주겠다는 제안까지 해왔고. 그 순간 이 영화가 꼭 나를 필요로 하는구나 생각했던 거죠.” “작품의 주제가 강렬했고 솔직히 감독의 흥행저력에도 크게 이끌렸다.”고 말하는 그에게 이번 영화는 의미가 무척 각별하다.“인생 절반의 장을 넘긴 중년의 배우”에게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 주어진 건 대단한 행운이라고 했다. 극중 역할은 일본 전문가로 국무총리의 신임을 한몸에 받는 국가정보원 서기관 상현. 잃어버린 조선의 국새를 찾아 일본에 빼앗긴 국권을 회복하자는 재야 사학자(조재현)와 의견이 맞서는 캐릭터이다. 과거에로의 집착은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냉철한 인물로 한순간도 긴장의 눈빛을 풀지 않는다. 그러나 시사회가 끝나고 며칠 동안 마음이 불편했다. 강 감독의 흥행신화가 이어질 수 있을지, 얕은 산술적 호기심들에 영화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걱정에서였다. 시대착오적 소재 운운하는 삐딱한 리뷰기사들에는 할 말도 많다.“옳은 말 하는 영화이고, 우리 좌표를 똑바로 돌아보게 하는 슬픈 영화이며, 강 감독이라서 만들 수 있었던 영화”라고 방점을 찍었다. 물론 개인적 아쉬움도 있다. 극중 상현이 갑작스레 심경변화를 일으키는 막판 설정이 느닷없다는 지적들에는 신경이 쓰인다.“상현이 국무총리의 음모를 엿듣는 장면이 편집과정에서 빠졌어요. 하지만 결론은 이거예요, 영화는 결국 감독의 예술이라는 것.” 주변 분위기를 단숨에 띄워올리는 유머감각이 남다르다. 해보고 싶은 역할을 물었더니 “시나리오가 안 들어와서 직접 써버렸다.”한다.“실직자가 주인공인 블랙코미디인데, 강 감독한테 보여준 지 석달째 아직도 무반응”이라며 폭소를 터뜨렸다. 한류스타로 해외팬 서비스도 해야 하니 조만간 TV 멜로드라마를 찍을 계획이다. 공중도덕을 가장 잘 지킬 것같은 배우라는 농담에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차인표스럽다’.“나를 고용한 건 대중이에요. 알고 보면 공중도덕을 무지 잘 어기지만, 대중이 내게 그런 아우라를 줬다면 실망시켜선 안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죠.”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젊은’ 한나라 시끌벅적

    한나라당이 시끌벅적하다. 초선 의원 모임인 초지일관, 비주류 성향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 중도성향의 푸른정책연구모임(푸른모임), 소장파·중도개혁 연대 성격의 ‘당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모임’(미래모임) 등이 잇따라 토론회를 열고 당 혁신 방안을 모색한다. 주제·형식은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분모는 몇 차례 재보선과 지방선거 압승한 뒤 오만하거나 대세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처럼 대선에 패배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고 ‘낮은 자세’로 임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달 11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의 당 대표 선거와 7·26 재보궐선거 등을 통해 당의 혁신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고민과 맞물려 있다. 초지일관이 2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7·11전당대회, 국민은 어떤 리더십을 요구하는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고언이 쏟아졌다. 성신여대 김영호 교수는 “전대와 재보선을 통해 한나라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들이 실망할 것”이라며 “자유주의 보수주의 정당의 이념적 좌표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김헌태 소장은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는 성공했으나 지지층을 확장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한나라당의 현재 위치는 지난 2002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새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초지일관의 이주호 의원은 “아드보카트형 ‘화합형 혁신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구체적으로 당의 정책 역량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여론주도층을 중심으로 한 위원회를 구성해 집권 뒤 비전·정책을 보여줄 ‘한나라 프로젝트’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주제로 푸른모임과 발전연도 각각 23일 토론회를 개최한다. 미래모임은 26일 전대 출마 후보자들이 ‘끝장 토론회’ 형식을 통해 당 혁신방안을 놓고 격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런 기류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2002년의 대선 패배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역동적 몸짓’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가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이런저런 이유로 구설수에 올랐던 김덕룡 의원이나 강삼재 전 의원의 당 복귀 문제 등 민감한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일치가 어려운 데다 미래모임이 추진하는 단일 후보의 파급력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민주노총 대화 복귀 기대 크다

    민주노총이 노사정대표자회의 불참 결정을 번복하고 대화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달 대화 대신 총파업투쟁을 강행하기로 결의했으나 하부 조합원들과 여론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어쨌든 노동계의 양대 축인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정상궤도로 진입하게 돼 다행이다. 노사정 대표들이 다뤄야 할 노사관계 선진화방안 가운데 노조전임자 임금문제, 복수노조, 특수고용직 보호방안 등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는 쟁점이 적지 않으나 인내를 갖고 마지막까지 대화와 타협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노동계는 자신들의 요구에 따라 2004년 6월 노사정위원회를 대신하는 형태로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시작된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그동안 노사정 대화 거부가 노동계의 권익을 지키는 투쟁수단인양 활용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노사정대화를 거부함에 따라 결국 손해를 본 쪽은 노동계와 조합원들이었다. 노동계의 맹목적인 반대투쟁으로 인해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이 어제 대한상의와 한국노동교육원 공동주최 포럼에서 지적했듯이 노동조합도 이제는 권리 주장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자기 이데올로기에만 함몰돼서는 내년부터 무한경쟁을 예고하는 복수노조 시대에는 설 자리를 찾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은 노사정대표자회의 복귀를 계기로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좌표를 모색하기 바란다.
  • [사설] 경제정책 불확실성 조속히 해소해야

    열린우리당이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주요 경제정책의 기조에 대한 불협화음을 쏟아내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당의 공식적인 의견은 아니라면서도 부동산세제와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교육개혁 재점검 등 지금까지 당정이 견지했던 노선과 달리하는 목소리들이 적잖게 쏟아지고 있다.‘김근태 체제’ 착근 과정에서 빚어지는 불가피한 현상이라지만 경제주체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중장기조세개혁 및 자영업자 과표노출 방안,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도입 등과 관련한 공청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중단없는 개혁을 역설했지만 서민경제 활성화에 최우선 목표를 두겠다는 여당의 노선에 제동을 건 것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우향 우’라는 둥,‘비상등을 켜고 직진한다.’는 둥 논란이 분분하지만 소모적인 말장난에 불과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여당이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좌표를 명확히 해 정부와 조율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시장의 불필요한 동요를 막을 수 있다. 부동산세제와 관련한 불협화음이 증폭되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물이 회수되는 등 부작용이 가시화되고 있다지 않은가. 우리 경제는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책의 세심한 조율과 내부 갈등요인들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다면 필요 이상의 비용을 치러야 할지도 모를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진정 서민과 국가경제를 생각한다면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부터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경제부총리가 서야 한다. 정치권과 청와대가 한덕수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하지만 한 부총리 자신도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언행을 보여야 한다.
  • [이경형칼럼] ‘1년반’ 소중하다

    [이경형칼럼] ‘1년반’ 소중하다

    참으로 신명과 역동감이 넘치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 토고전에서 승리하던 엊그제 밤, 서울 시청광장 일대에 운집한 붉은 악마 틈에서 우리의 에너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런 에너지를 훌륭한 리더십으로 경제를 살리고,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로 물꼬를 돌릴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아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귀거래사가 벌써부터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5·31지방 선거 결과, 집권 여당이 완패한 것은 사실상 국민들이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말한다. 임기 5년 가운데 1년반은 30%에 해당한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임기를 초·중·종반으로 3등분할 때, 종반의 국정은 그야말로 총체적인 재임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판세를 보면, 금년 하반기부터 온나라가 차기 대권주자들의 세 규합 등 대권 쟁투의 북새통으로 날밤을 지새우고, 자칫 국정은 둥둥 떠내려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통령이 국정의 중심에 서서 더 공격적으로 챙겨야 한다. 장관들을 독려하고, 공직자들의 복지부동을 경계해야 한다. 임기 말의 종 치는 분위기는 최대한 지연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개혁, 혁신, 양극화, 자주와 ‘코드’의 깃발만 계속 흔들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경제인데 ‘꿩 잡는 게 매’다. 지난 3년 간 국정 운영이 ‘좌편향’으로 국민에게 비쳤고 그것이 선거 결과로 부분적으로나마 나타났다면, 이데올로기에 매달리기보다는 정책의 가늠자를 약간 중간으로 옮기는 게 뭐 그리 못할 일이 되겠는가. 솔직히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성공하는 나라치고 개별 정책을 좌파, 우파로 명명백백하게 가르는 경계선은 찾기 어렵다. 금년 하반기의 경제지표도 좋지 않다고 한다. 풀어야 할 경제 현안의 으뜸은 일자리 창출이다. 서민의 생활경제도 북돋워야 한다. 정책의 타깃을 이렇게 피부에 와닿는 데 놓아야 한다. 거대 담론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각론이 훨씬 실감난다. 논란이 많은 현 정부의 부동산·세제 정책을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수정할 것인지는 성급하게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눈 딱 감고 고수하는 것도 문제지만, 선거에 참패했으니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논리도 근거가 희박하다. 선거 패인은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에 좀 더 실증적으로 규명한 뒤 궤도를 수정하더라도 늦지 않다. 김근태 당의장체제로 간신히 비상대책기구를 꾸린 열린우리당도 정책좌표 재설정, 실용 대 개혁 진영간의 노선 투쟁, 정파간 통합론을 둘러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는 143석의 원내 제1당이자 집권 여당이지만, 당 안팎의 대권주자 행보에 따라서는 점차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더 커질 것 같다. 대통령도 자연히 이런 여당과 일정한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런 가운데서도 국회로부터 국정 마무리에 따른 입법 뒷받침을 받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도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야당이라고 해서 임기 종반에 대통령을 마구 흔들어대서 득 될 게 없다. 좋든 싫든 이제부터 대통령은 당적 이탈 여부와 별개로 대여·대야 관계에서 점차 등거리로 움직여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에 크게 가르마를 타야 할 국정 과제들도 많다. 안으로는 국민연금 개혁에서부터 바깥으로는 한·미 동맹 조정과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남북평화협력관계 정착 등이 있다. 너무 큰 욕심을 내서는 일을 그르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본사고문 khlee@seoul.co.kr
  • [책꽂이]

    ●1% 변화가 100% 삶을 바꾼다(임임택 지음, 푸른솔 펴냄) 실명과 난치병인 베체트병(일종의 만성 염증성 질환)을 극복하고 컴퓨터 미디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인생 스토리. 미8군 전속 최연소 기타리스트 출신인 저자는 점자악보로 2200여 곡을 외워 ‘걸어다니는 악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희망은 절대 먼저 등을 돌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저자는 좌절 대신 도전을 택해 오케스트라 편곡자로, 기업연수 전문강사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9800원.●잃어버린 신발 열켤레(윤학 지음, 흰물결 펴냄) 1997년 폐간 위기에 처한 월간 ‘가톨릭다이제스트’를 재창간, 사랑받는 잡지로 일궈낸 저자(로펌 흰물결 대표변호사)의 작은 행복 이야기.‘그 젊은 보좌신부의 십자가’‘종교가 별 거 있다냐’등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한 내적 성찰이 담긴 글들이 실렸다.1만 2000원.●청소년을 위한 서양수학사(고상숙·고호경 지음, 두리미디어 펴냄)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전쟁에 참가해 막사 침대에 누워 명상에 잠겨 있다가 유리창에 기어다니는 파리 한 마리를 보고 ‘좌표 평면’을 발명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항상 아침 늦게 일어난 데카르트는 침대에 누워 사색하는 버릇이 생겼고, 이런 아침명상이 그의 철학과 수학의 바탕이 됐다. 수학자들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들을 소개.1만 5000원.●퓨처 싱크(에디 와이너 등 지음, 안진환 옮김, 해냄 펴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9·11테러에 대한 논평에서, 정보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상상력이 부족했던 탓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며 미국의 정보기관을 비판했다. 미국 정부는 상당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 효과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것. 책은 트렌드뿐 아니라 역트렌드(countertrend)까지 파악할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1만 6000원. ●책임감 중독(로저 마틴 지음, 정철민 옮김,21세기북스 펴냄) 동유럽 속담에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부터 도망칠 순 없다.”는 말이 있다. 역설적이지만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책임감 바이러스’를 일으키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결국 실패하고 만다. 경영학자인 저자는 책임감 강한 사람이 조직의 도전정신을 없애고 팀원을 무능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혼자 책임을 떠맡게 될수록 협력해야 할 동료와 부하직원이 책임을 회피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1만 3000원.●나는 왜 이런 게 궁금할까(마르틴 보레 등 엮음, 한윤진 옮김, 플래닛미디어 펴냄) 물고기는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까. 대부분의 어류는 몸통 측면에 옆줄이 있다. 옆줄에는 감각기관의 솜털이 모여 있는데 이것을 통해 음파와 물의 흐름, 진동 등을 느낀다. 오징어는 특수한 색소를 사용, 피부 색과 무늬를 변형시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새우와 게는 벙어리나 마찬가지. 그들은 소리를 간접적으로만 만들어낼 수 있다. 집게발을 사용해 공기방울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소리를 낸다. 교과서 밖 과학상식 100가지를 실었다.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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