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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파 바람 앞 불안한 선두 마크롱

    우파 바람 앞 불안한 선두 마크롱

    내년 4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의 윤곽이 나왔다. 재선 도전이 유력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약 25%의 지지율로 앞선 가운데 이민자에게 적대적인 보수·우파가 유권자 절반의 지지를 받는 등 우경화 흐름이 거세다. 한 자릿수 지지율에 고전하는 좌파 후보들은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노동자 계층의 결집을 꾀하고 있다. ●다크호스 제무르 “이민자 위협 맞서자” ‘프랑스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에리크 제무르는 이번 대선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알제리 출신 유대인 부모 밑에서 자란 제무르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거침없는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 발언으로 두 차례 벌금을 선고받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5일(현지시간) 파리 북동부 빌팽트에서 첫 대선 유세에 나선 제무르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자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목 부위를 졸리는 ‘헤드록’을 당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이민자의 위협에 맞서 프랑스 문명의 운명을 구하겠다”며 재정복을 뜻하는 ‘레콩퀘테’라는 이름으로 창당을 선언했다. 집권 시 이민 제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인상 등을 공약한 제무르는 남성 중장년층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여론조사에서는 정통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16%)를 앞지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인류학자인 디디에르 파생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는 가디언 기고를 통해 “프랑스의 공개 담론이 이슬람·외국인 혐오와 인종·성차별 쪽으로 기울어지는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는 이런 현상을 내면의 제무르화(化)로 부른다”고 진단했다. ●공화당 첫 여성후보 페크레스도 약진 4일 프랑스 공화당(LR)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는 마크롱 견제로 승부수를 띄웠다. 샤를 드골,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전직 대통령을 다수 배출한 정통 보수 정당인 공화당이 여성 후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크레스는 자신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빗대며 지지를 호소했다. 예산 담당 장관 출신인 페크레스는 국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 온 마크롱 대통령을 “부채와 세금으로 프랑스를 벽에 몰아넣은 지그재그 대통령”이라고 비난하며 “그를 저지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한자릿수 좌파 후보 노동자 결집 꾀해 좌파를 대표하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 야니크 자도 유럽녹색당 후보, 사회당의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결선 진출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1, 2위 후보만 결선투표를 치른다.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멜랑숑은 “프랑스는 극우파(사회)가 아니다. 사회보장제도, 공중보건, 공유가 이 나라의 가치”라며 “노동자 계층이 투표하러 나온다면 좌파 후보가 결선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1~2월 중 재선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초 대국민 담화에서 6.6%의 경제성장 달성 전망, 최저 수준의 실업률 등 경제정책 성과를 과시하면서 연금 개혁과 신규 원자로 건설 등 과제를 강조했다.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세대 문제와 한국의 초불평등체제/한신대 교수

    [이해영의 쿠이 보노] 세대 문제와 한국의 초불평등체제/한신대 교수

    여기저기 세대 담론이 소환되고,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로 일컬어지는 2030세대에 대한 구애가 한창이다. 대개 이 시즌만 끝나면 그냥 잊혀질 온갖 ‘공약’에다 심지어 그럴듯해 보이는 인물을 캐스팅해 앉혀 놓기도 한다. 내 기억에 이러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이번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세대 문제에 관한 한 정경(正經)처럼 읽히는 독일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에 따르자면 세대는 우선 생물학적인 연령에 기초하는 사회 내 ‘위치’다. 둘째로 특정한 경험과 의식을 공유하는 ‘관계’다. 셋째로 이러한 ‘관계’ 속에서 세대들은 특별히 강한 결속력을 가진 그리고 특정한 방향성을 가진 통일체 혹은 ‘세대단위’를 구성한다. 그래서 예컨대 ‘386’에서 출발해 이제는 차수를 변경, ‘586’으로 자리잡은 세대를 보자. 이들은 1960년대생이라는 생물학적 연령이라는 위치를 공유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이들이 강한 결속력을 가지게 만든 실질적인 사회적, 역사적 동인을 고려해야 세대로서 의미가 있다. 즉 광주항쟁과 뒤를 이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집단 경험과 기억 말이다. 이 긴 과정 속에서 이들은 자기 정체성을 형성했고, 이로부터 공통의 방향성을 획득했으며, 나아가 세대 구심을 만들어 냈다. 민주화란 방향성은 그러나 1989년 현존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함께 동요하기 시작했고, 이 세대는 잡다한 방향으로 안개처럼 흩어지기 시작한다. 특히 입신과 생계가 문제였다. 각종 ‘고시’가 가장 쉬웠던 자들은 이후 정치 엘리트로, 대기업을 선택한 자들은 경제 엘리트로 신속히 순차적응해 나간다. 절차적 민주화는 일단 달성된 것으로 보였기에 이제 출세가 사회적 내용이 됐다. 외환위기, 2007년 금융위기, DJ 정부, 노무현 정부 등 두 번의 좌파정부와 지금의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살아남은 이들은 이제 명실공히 정치계급 혹은 지배계급으로 변신해 있다. 물론 이 세대 역시 예컨대 성공한 586과 그렇지 못한 586 사이 양극화는 엄연하다. 하지만 민주화라는 공통 기억은 여전히 강고하다. 이들은 이렇게 달리는 동안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DJ 정부 때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를 한국 사회에 착근시켰다. 시장만능, 시장독재 시대를 연 것이다. 그 결과 가운데 하나가 초격차, 초불평등체제다. 2016년 기준 상위 10%가 차지하는 소득집중도를 보면 한국이 46.6%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라는 미국의 45.4%를 추월했다. 지금은 50%를 가뿐히 넘어섰다. 단지 미국보다 우리가 아직(?) 부족한 것이 당시 기준으로 상위 1%가 차지하는 몫이 18.6%인 미국과 비교해 14.9%라는 정도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땅값 배율이 2020년 500%를 넘어서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독한 세계 정상이다. 2019년 기준 이 수치는 영국의 1.8배, 독일의 3배, 멕시코의 15.3배인데, 아마 2021년을 기준으로 하면 더 벌어졌을 것이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이란 책에서 불평등 연구를 위한 계량적 척도로 베타값(β=자본/소득)을 제시했다. 한 나라의 국부 총액, 즉 국민총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몫으로 측정된다. 자본주의 선진국의 경우 베타값은 5~6 정도다. 피케티에 따르면 18세기 프랑스 대혁명기와 19세기 영국, 프랑스의 베타값이 1900~1910년대 6~7보다 좀 낮은 수준이다. 이 값은 20세기 전반에 걸쳐 U자 곡선을 그리며 하강하다가 1970년대 이후 불평등 심화와 더불어 재상승, 지금 수준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베타값은 어떨까? 경제학자 정태인의 추계에 의하면 2014년 7에서 지금은 9에 달한다고 한다. 피케티에 의하면 이 값이 21세기 말쯤 세계적으로 6.6 정도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하니 한국의 그것은 세계적으로 그리고 세계사적으로 충격적인 수준이다. 586세대가 물려줄 레거시, 그들이 이룩한 정치적 민주화의 사회경제적 내용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불평등체제다. MZ세대의 저출산은 그래서 이 체제에 대한 선택 가능한 전략적 옵션이자 생물학적 사보타주다. 세계 최고 불평등과 세계 최저 출산율은 이렇게 동전의 양면이다. 이 체제를 근본적으로 혁신, 교정하지 못할 그 어떤 대선 공약도 미봉이자 허구다. 21세기 말 우리 인구의 반토막이 예정돼 있다. 지금 우리의 사회적 존재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소멸할지도 모른다.
  • 전북서 尹 때린 이재명 “과거의 일 복수하는 대통령 원하시냐”

    전북서 尹 때린 이재명 “과거의 일 복수하는 대통령 원하시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과거를 향해서 복수하는 일은 개인적인 일”이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직격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정읍·완주·진안·장수·무주를 연이어 방문해 네 차례 즉석 연설에 나서며 2박 3일의 전북 순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날엔 착공 30주년을 맞은 새만금 개발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했고, ‘호남 내 전북 소외론’을 언급하며 전북의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정읍 샘고을시장에서 “복수하는 대통령을 원하시냐.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을 원하시냐”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어 완주 전북테크노파크에서는 “어떤 분이 탄소 감축 목표를 되돌리겠다, 기업들의 어려움을 완화해 주기 위해서 덜 줄이고 해 보겠다고 얘기하던데 윤모 선생이라고. 그렇게 하면 나라 망한다”며 윤 후보의 발언을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에 비유했다. 진안 인삼상설시장에서는 “기본소득은 지금 당장은 논쟁이 많아서 강력하게 당장 시행하지 못할지라도 미래사회 언젠가 해야 한다”며 “좌파 정책도 우파 정책도 아니다. 김종인 그쪽 총괄선대위원장도 동의한 일”이라며 농어촌 기본소득 공약을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새만금 개발과 관련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현지에서 하든, 의회에서 하든 이 문제를 놓고 토론을 통해 의견 수렴해서 신속하게 새만금 개발 문제를 종결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전북 차별론’을 거듭 언급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 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북은 호남이라고 해서 배려받는 것도 없이 호남이란 이유로 차별받고, 지방이란 이유로 또 똑같이 차별받아 일종의 ‘삼중 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고 했다. 지난 4일 군산공설시장에서는 “전북은 호남 안에서 또 소외받은 지역”이라며 “전북의 소외감을 고려해 전북 일정을 따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날 장수시장에서도 “전북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지방도 함께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전북에 각별히 더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북 진안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이 후보와 만찬 회동을 갖고 “이 후보가 오늘을 통해 골든크로스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정 전 총리에게 “선대위 출범식 때 ‘더이상 외롭지 않게 하겠다’고 해서 눈물이 났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 후보가 2주 연속 호남을 찾은 것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지지율 열세 지역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다음 전국 순회 일정으로 서울 또는 대구·경북을 검토하고 있다.
  • 촉법소년? 자살 부르는 학교폭력 징역 10년…칼 뽑은 프랑스

    촉법소년? 자살 부르는 학교폭력 징역 10년…칼 뽑은 프랑스

    친구들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며 커밍 아웃을 했던 14살 프랑스 소녀 디나가 두달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잇단 학교폭력 사건에 프랑스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디나는 10월 5일 프랑스 동부 오랭주 뮐루즈시 킹게르스하임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소녀는 동성애자 고백 후 동급생들의 끊임없는 괴롭힘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성희롱과 자살 조장 등 폭력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2년 넘게 이어졌다. 하지만 소녀가 기댈 곳은 없었다. 학교에서 한 차례 상담이 진행됐지만, 피해 사실은 과소 평가됐다. 디나의 죽음 이후 프랑스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3월 파리 센강에서 14살 소녀 알리샤가 시신으로 발견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충격은 더 컸다. 알리샤는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 두 명에게 살해됐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가해 학생들은 범행 전 알리샤 SNS 계정을 해킹해 속옷 차림의 사진을 유포하기도 했다. 잇단 학교폭력 사건에 르몽드 등 현지언론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육부 자료를 인용, 학생 10명 중 1명꼴인 70만 명이 학교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여론이 들끓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학교폭력 근절을 지시했다. 지난달 18일 마크롱 대통령은 ‘3018 신고전화’를 시작하고, 청소년 전담 상담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교폭력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즉각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학교폭력 처벌 강화 논의를 본격화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프랑스의회는 학교폭력 가해자를 실형으로 다스리는 법안 초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그간 폭력 혐의로 처벌하던 따돌림과 괴롭힘 등 학교폭력은 범죄로 규정되고 처벌도 법제화된다. 법안은 가해 학생 연령과 폭력 경중에 따라 최고 3년의 징역형과 4만 5000유로(약 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피해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했거나, 자살을 시도했을 때는 가해 학생에게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15만 유로(약 2억원)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장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은 이미 법안에 지지를 표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여당 ‘전진하는 공화국’(LREM)과 전통 우파 정당인 공화당도 법안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을 발의한 중도성향 민주운동당(MoDem) 에르완 발란트 의원은 해당 법안이 교육적 가치를 가지게 될 거라고 설명했다. 반면 좌파 진영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불복하는 프랑스’(LFI) 사빈 루빈 의원은 해당 법안이 “모호하고 선동적인 과잉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전통 좌파 정당인 사회당(PS) 미셸 빅토리 의원은 “미성년자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억압을 강화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는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 나이를 만 13세로 정하고 있다. 
  • 메르켈 떠난 獨… 인권·대만 무기로 中 겨냥

    코로나19 확산 등을 계기로 전 세계에 퍼진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려야 하는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방 세계 지도자 가운데 자국에 가장 우호적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퇴임하고 새로 출범한 연립정부가 신장(新疆)위구르 인권과 대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에 따르면 지난 9월 총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자유민주당(FDP)이 연정 구성에 합의하면서 오는 6일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가 새 독일 총리로 선출된다. 메르켈 총리의 16년 집권이 끝나고 적색(사민당)·녹색(녹색당)·황색(자민당)의 ‘신호등 연정’이 시작된다. 숄츠 총리 후보는 메르켈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경제 분야에서는 전임자의 정책을 온건히 계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급진좌파인 녹색당이 맡기로 한 환경·외교 분야에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신호등 연정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합의문에서 중국을 10차례 이상 언급하며 신장 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피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독일 최초로 여성 외무장관이 될 아날레나 베르보크 녹색당 공동대표는 “(경제적 이득보다는) 가치에 기반한 외교 정책을 추구하겠다”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 녹색당은 유럽 주요 정당 가운데 중국에 가장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최근 환구시보는 독일의 새 연정을 향해 “무엇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일갈했다. 유럽연합(EU)의 맏형 격인 독일과의 관계가 메르켈 시대와 크게 다를 것임을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 닷새 만에 재선출, 스웨덴 사상 첫 여성 총리 뚝심의 승리

    닷새 만에 재선출, 스웨덴 사상 첫 여성 총리 뚝심의 승리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 역사상 처음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가 연립정부 내 갈등 탓에 몇 시간 만에 물러났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사회민주당 대표가 29일 총리로 다시 선출됐다. 연정 구성 대신 자신이 이끄는 사회민주당 단독 정부를 세우겠다는 뚝심이 관철돼 ‘불도저’ 별명대로였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안데르손 대표는 이날 의회 총리 인준 투표에서 전체 349개 의석 가운데 찬성 101표를 획득해 기권 75표, 반대 173표에도 불구하고 총리로 다시 선출됐다. 이 나라의 총리 후보는 의회의 과반 지지를 받을 필요가 없고 단지 과반인 175명이 반대하지 않으면 인준된다는 규정에 따라 다시 당선됐다. 안데르손 대표의 사회민주당은 의회에서 100석을 차지하고 있다. 안데르손 대표는 지난 24일 총리로 선출됐으나 연정에 참여한 녹색당이 함께 마련한 예산안 부결을 이유로 연정에서 탈퇴하자 총리 선출 7∼8시간 만에 사퇴한 바 있다. 안데르손 대표는 인준 투표 후 기자회견에서 “누군가는 총리가 돼야 하고 다른 대안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모든 소수 정부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의회의 다른 정당들과 협력을 모색할 것이며 그럴 좋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민주당은 다른 정당과 큰 차이가 나는 최대 정당”이라며 “우리는 다른 정당과 오랜 협력의 전통이 있고 스웨덴을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한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안데르손 총리 정부는 앞으로 그가 내각 구성을 발표한 뒤 국왕이 주재하는 국가평의회 회의를 거쳐 출범하게 된다. 그러나 제1야당 보수당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대표는 안데르손 총리 정부를 ‘9개월짜리 과도 정부’라며 “내년 9월 총선 때까지 많은 것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은 집권 사회민주당의 의석 점유율이 3분의 1에 못 미치고 좌파와 우파가 대결해온 의회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반(反)이민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65석을 차지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안데르손 총리 정부가 앞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데르손이 총리로 취임하면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와 더불어 북유럽 4개국 정부 모두 여성 총리가 이끌게 됐다. 노르웨이는 8년 동안 여성 총리인 에르나 솔베르그가 이끌었으나 지난 9월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사임했다. 남동부의 대학 도시 웁살라 출신인 안데르손은 유년 시절 수영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고교 입학 후 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돼 수영 선수를 그만두고 스톡홀름경제대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오스트리아 빈 대학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연구했다. 세무 분야가 주 전공이다. 1996년 당시 예란 페르손 총리의 자문역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스테판 뢰벤 (64) 총리 내각에서 2014년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좌파 성향의 사민당 소속이지만 무리한 재정이나 복지 확대에는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 ‘불도저’란 별명을 얻었다.
  • “대만과 단교” 온두라스 親中 대통령 유력

    전 세계에 단 15개국이 남은 대만과의 수교국이 14개국으로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온두라스 대선에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겠다는 뜻을 밝힌 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를 40% 진행한 가운데 좌파 야당 자유재건당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가 53%의 표를 얻어 우파 여당 국민당의 나스리 아스푸라 후보(34%)를 제치고 승리가 유력해졌다. 카스트로 후보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집권한 뒤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이다. 카스트로는 쿠데타 이후 야당을 이끌며 2013년과 2017년 대선에 출마했으며, 이번 승리로 온두라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아스푸라는 2014년부터 수도 테구시갈파의 시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양안(兩岸) 갈등’의 대리전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대만은 현재 온두라스 등 중미 5개 국가를 비롯해 총 15개 국가와 수교를 맺고 있으나, 카스트로 후보는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선거에서 승리하면 즉시 중국 본토에 외교 및 상업 관계를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온두라스가 중국과 수교하면 대만과는 단교 수순을 밟게 된다. 온두라스와 대만의 단교가 현실화되면 대만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수교국들을 압박하면서 7개국이 대만과의 수교를 끊었다. 대만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중미와 카리브해에 총 9개 국가와 수교하고 있는데,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면 이웃 국가들의 ‘단교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 12년 만에 좌파 정당으로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온두라스도 중남미에 불고 있는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에 가세하게 됐다. 온두라스는 권위주의 보수 정권의 집권 동안 부패와 마약 밀매, 빈곤 등이 심화돼 왔다. 이날 두 후보가 앞다퉈 승리를 선언하면서 양측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혼란이 일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중국과 수교” 야당 후보 온두라스 대선 승리…대만 외교 고립 심화되나

    “중국과 수교” 야당 후보 온두라스 대선 승리…대만 외교 고립 심화되나

    전세계에 단 15개국이 남은 대만과의 수교국이 14개국으로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온두라스 대선에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겠다는 뜻을 밝힌 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다.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가 약 40% 가량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좌파 야당 자유재건당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가 53%의 표를 얻어 우파 여당 국민당의 나스리 아스푸라 후보(34%)를 제치고 승리가 유력해졌다. 카스트로 후보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집권한 뒤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이다. 카스트로는 쿠데타 이후 야당을 이끌며 2013년과 2017년 대선에 출마했으며, 이번 승리로 온두라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아스푸라는 2014년부터 수도 테구시갈파의 시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양안(兩岸) 갈등’의 대리전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대만은 현재 온두라스 등 중미 5개 국가를 비롯해 총 15개 국가와 수교를 맺고 있으나, 카스트로 후보는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선거에서 승리하면 즉시 중국 본토에 외교 및 상업 관계를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온두라스가 중국과 수교하면 대만과는 단교 수순을 밟게 된다. 온두라스와 대만의 단교가 현실화되면 대만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수교국들을 압박하면서 7개국이 대만과의 수교를 끊었다. 대만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중미와 카리브해에 총 9개 국가과 수교하고 있는데,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면 이웃 국가들의 ‘단교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 12년 만에 좌파 정당으로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온두라스도 중남미에 거세지는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에 가세하게 됐다. 온두라스는 권위주의 보수 정권의 집권 기간 동안 부패와 마약 밀매, 빈곤 등이 심화돼왔다. 이날 두 후보가 앞다퉈 승리를 선언하면서 양측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7시간 만에 사퇴한 스웨덴 첫 女총리

    7시간 만에 사퇴한 스웨덴 첫 女총리

    스웨덴 첫 여성 총리 당선자인 마그달레나 안데르손(54) 집권 사회민주당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총리에 당선된 지 불과 7시간 만에 사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안데르손 당선자는 스웨덴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지 100년 만에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총리로 26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었다.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예산안 부결과 연정 해체로 번진 탓이다. 안데르손 당선자가 속한 사회민주당의 의석수는 전체의 3분의1에 불과해 사민당은 연금 인상을 양보하는 대신 좌파당을 연정에 끌어들였다. 이를 통해 안데르손 당선자는 전체 349석 중 174표의 반대표를 얻어 총리에 당선됐다. 그러나 중도 성향의 중앙당이 “좌파당과 타협했다”며 사민당이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중도 보수 ‘기독민주당’과 극우 ‘스웨덴 민주당’이 제출한 예산안이 통과됐다. 이에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이 반발하며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안데르손 당선자는 “한 정당이 연정에서 탈퇴하면 총리가 물러나는 헌법 관행이 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좌파당과 녹색당이 여전히 안데르손 당선자를 지지하고 있어 내년 9월 다시 총리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 대통령 결선투표 앞두고 결집하는 칠레 페미니스트 세력, 왜?

    대통령 결선투표 앞두고 결집하는 칠레 페미니스트 세력, 왜?

    다음달 19일(이하 현지시간) 결선투표를 앞둔 칠레 대선이 치열한 좌우 대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칠레 페미니스트 세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칠레 페미니스트 단체들의 연합체인 '8M 페미니스트 코디네이터'는 "이번 대선은 이제 페미니스트들의 생사가 걸린 일이 되어버렸다"며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관계자는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면서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전략을 구상, 생명을 걸고 투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과 어린이들, 성소수자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생명에 대한 위협은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칠레 페미니스트 세력이 긴장하며 결집하고 있는 건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극우파 후보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다. 21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선 극우파 후보인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5) 전 하원의원(공화당)이 1위, 좌파 후보인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 가브리엘 보리차(35) 하원의원이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카스트 후보는 극우파라는 평가에 대해 "어떤 면에서 내가 극우파냐"고 반문하고 있지만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은 그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카스트 후보와 같은 공화당 소속으로 21일 대선과 함께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요하네스 카이세르는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준 게 현명한 일이었는가"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카이세르는 "이민자들이 넘쳐 성폭행을 당할까봐 여성들이 공원에서 조깅도 못하는 세상이 됐지만 여성유권자들은 이민을 마구 받아들이고 있는 당에 여전히 표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준 게 과연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반문하게 된다"고 했다. 발언은 칠레 극우세력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빗발쳤다. 칠레 여성부장관 모니카 살라케트는 "여성들의 투표권에 문제를 제기하는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카이세르 당선자의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카이세르는 "아이러니하게 강조하다 보니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실언을 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현지 언론은 "그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여성의 투표권 문제와 함께 이민자들을 성폭행자로 몰아간 것을 두고도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 독일 총선 두 달 만에 ‘신호등 연정’ 타결, 탄소 발전 중단 8년 앞당기기로

    독일 총선 두 달 만에 ‘신호등 연정’ 타결, 탄소 발전 중단 8년 앞당기기로

     독일 총선에서 근소한 승리를 거둔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이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을 끌어들이는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타결지었다.지난 9월 26일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가 실시된 뒤 두 달 가까이 만의 일인데 16년 동안 독일을 이끈 앙겔라 메르켈 시대를 마치고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을 새 연정의 목표로 내세웠다.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총리 후보는 24일(현지시간) 세 정당 구성원들이 앞으로 열흘 안에 해당 합의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에서 사민당은 메르켈 총리대행이 소속된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을 근소한 차이로 꺾었다.  이에 따라 사민당은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 기후변화 대응을 기치로 내건 녹색당과 이른바 ‘신호등’(사민당-빨강, 자민당-노랑, 녹색당-초록)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세 정당들은 연정 협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초 의회가 숄츠를 새 총리로 선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권력 분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적 정책 목표를 연정 참여 정당끼리 합의했다.  좁은 시야와 가치관으로 진영 논리만 종지묵을 들이대는 우리 정당들의 대선 경쟁 구도와 달리 총선 이후 다양해진 정치적 지형을 아우르며 메르켈 이후 독일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은 이날 공개된 연정 협약안에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대응을 상당 부분 할애했다. 2038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을 중단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기존 계획을 2030년으로, 8년 앞당긴다는 데 합의했다. 철도 화물 운송량을 25%로 늘리고 전기자동차를 1500만대 이상 보급하는 방안도 합의안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한 보건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대응 팀을 새 정부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받은 상점에서 통제된 범위로 대마초를 판매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제안도 협약안에 담겼다.  보건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대응 팀을 새 정부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취약계층 요양 시설 등에 대한 백신 의무화와 대상 확대 가능성에 합의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받은 상점에서 통제된 범위로 대마초를 판매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제안도 협약안에 담겼다. 이 밖에도 ▲이민자 5년 후 시민권 신청 및 이중국적 허용 ▲최저임금 12유로(약 1만 6000원)로 인상 ▲신규 주택 연 40만호 공급과 그 중 4분의 1은 사회주택으로 ▲선거권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방안 등도 포함됐다.  또 팬데믹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신규 국채 발행을 막는 규칙을 준수하지 못하지만 2023년에는 이를 지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아울러 의사들이 낙태 시술을 한다는 사실을 광고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도 철폐해 처벌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없애기로 했다.  내각 구성과 관련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이 재무부를 맡게 돼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의 재무를 책임지게 된다. 녹색당은 경제, 기후 보호, 에너지, 외무를 맡을 예정이다. 녹색당의 공동 대표인 로베르트 하벡과 안나레나 배어복이 각각 환경부처와 외무부를 이끌게 된다. 배어복 공동대표는 독일의 첫 여성 외무장관에 오를 전망이다.  메르켈 총리의 공식 임기는 지난달에 종료됐으나 그와 그의 내각은 새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대행 체제를 유지한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이날 “취약 계층을 보살피는 시설에서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 연립정부에 들어가는 녹색당의 카트린 괴링에카르트 원내대표도 거듭되는 봉쇄와 사회적 접촉에 대한 제한조치는 백신 접종을 하도록 하는 것보다 더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자민당은 지금까지는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고 있다.  독일 보건부도 내년 1월 1일부터 요양원이나 클리닉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제안을 마련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AFP 통신은 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곧 군인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대행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차기 연정 지도자들을 만나 2주의 봉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현지 일간 빌트는 전했다.  이 나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독일의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 6884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신규 사망자도 335명 발생했다.  
  • 스웨덴 첫 여성 총리 선출 몇 시간 만에 “저 그만 둘래요”

    스웨덴 첫 여성 총리 선출 몇 시간 만에 “저 그만 둘래요”

    스웨덴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된 사회민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54) 대표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사임했다. 소수 연립정부의 파트너였던 녹색당이 연정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자신이 제출한 예산안이 부결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남동부의 대학 도시 웁살라 출신인 안데르손 대표는 24일(현지시간) 총리에 선출된 지 몇 시간 안돼 “의장에게 물러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녹색당은 그가 제출한 예산안에 이민에 반대하는 극우 성향 스웨덴국민당의 뜻이 반영된 점에 반발해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연정의 한쪽이 그만 두면 연정은 사임해야 한다는 헌법 관행이 있다. 난 정당성이 의심되는 정부를 이끌고 싶지 않다”면서 물러났고, 그 뒤 의회는 야당이 제출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는데 역시 이민 반대 예산이 포함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사임한 뒤 단일 집권당 대표로서 총리에 재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의장은 정당 지도자들과 접촉해 어떤 절차를 밟을지 논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그가 총리로 선출되는 과정 자체가 극적이었다. 총선 결과 제1당이 된 사민당은 11시간 협상 끝에 더욱 많은 국민에게 연금을 제공하는 것을 양해하는 조건으로 야당인 좌파당을 총리 선출에 반대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 뒤 349명 정원의 의회는 총리 선출 투표를 진행했는데 174명이 그를 반대했고, 117명이 그를 찬성했고 57명이 기권함으로써 동수가 됐다. 한 명은 표결에 불참했다. 스웨덴 법률에는 의원 다수가 반대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한 표라도 반대가 많지 않으면 총리로 선출된다는 규정이 있어 그는 의원들 전원의 기립 박수 속에 총리 직을 수락했다. 그가 총리에 선출되면서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와 더불어 북유럽 4개국 정부 모두 여성 총리가 이끌게 됐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지만 몇 시간을 가지 못했다. 노르웨이는 8년 동안 여성 총리인 에르나 솔베르그가 이끌었으나 지난 9월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사임했다. 안데르손은 유년 시절 수영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고교 입학 후 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돼 수영 선수를 그만두고 스톡홀름경제대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오스트리아 빈 대학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연구했다. 세무 분야가 주 전공이다. 1996년 당시 예란 페르손 총리의 자문역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스테판 뢰벤(64) 총리 내각에서 2014년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좌파 성향의 사민당 소속이지만 무리한 재정이나 복지 확대에는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 ‘불도저’란 별명을 얻었다. 안데르손 대표의 총리 인준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2014년부터 총리로 일해 온 뢰벤의 측근이자 후계자로 꼽힌 안데르손 대표는 지난 10일 뢰벤 전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자 그의 뒤를 이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안데르손 대표는 취약한 연정을 붙들어 안고 총리 직에 연연하는 것보다 사임이란 승부수를 던져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다시 받아 새로운 정부 구성을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사민당과 녹색당의 취약한 연정은 의회 의석의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 “누가 가장 싫냐” 묻자 “이재명”…홍준표 “좌파 중 유시민 괜찮아”

    “누가 가장 싫냐” 묻자 “이재명”…홍준표 “좌파 중 유시민 괜찮아”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누가 가장 싫으냐’는 객관식 질문에 “이재명”이라고 답했다. ‘그나마 좌파 중에 괜찮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꼽았다. 홍 의원은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의 ‘청문홍답’(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한다) 게시판에서 ‘누가 제일 싫으세요’라는 한 이용자의 질문에 “이재명”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 질문은 객관식으로 ‘1번 문재인 대통령, 2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3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4번 전부 다’라는 보기를 제시했다. 또 다른 이용자가 ‘정치 인생 중에 여러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셨을 텐데, 우파로서 좌파 중에 이 사람은 그나마 좌파 중에 괜찮다고 생각되는 사람 있나요’라고 질문하자 홍 의원은 “유시민 전 장관”이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유 작가와 ‘케미’(주고받는 호흡)가 맞는다”라고 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유 전 이사장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을 함께 해본 결과 인간적으로 통하고 있음을 느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홍 의원은 전날 TV조선 대선후보 국가정책발표회에서 윤 후보가 프롬프터 출력 문제로 약 2분간 침묵했던 것에 대한 질문에 “아직 정치인이 덜돼서 그렇다”라고 평가했다. 또 윤 후보의 만남 요청에 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 파월, 4년 더 연준 의장 맡는다

    파월, 4년 더 연준 의장 맡는다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을 관통해 금융정책을 무난하게 이끌어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유임이 결정됐다. 경제회복·물가안정의 동시 달성을 위해 무엇보다 미세조정이 중요한 시점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안정적 선택을 했다. 그간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하면서 잃은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게 파월의 첫 숙제로 보인다. 미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파월은 현대사에서 가장 큰 경기침체, 연준 독립성에 대한 공격 등 전례 없는 도전을 받는 기간에 변함없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바이든이 파월 현 의장을 유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월과 연준 의장 후보로 꼽혔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연준 부의장에 지명됐다. 연준은 그간 물가상승을 ‘일시적’으로 평가했지만 10월 소비자 물가가 3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는 형국이다. 파월은 경기에 큰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취임 후 큰 성공을 거뒀다며 “내가 추구한 경제 어젠다와 연준이 취한 결단성 있는 조처에 대한 증거”라고 강조하는 등 ‘바이든표 대규모 재정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파월과 브레이너드의 성향은 기본적으로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공유한다. 다만 민주당 극좌파의 지지를 받는 브레이너드가 보다 진보 성향이다. 따라서 상대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파월이 상원 인사청문회 통과에 유리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8년 2월 임기를 시작한 파월은 향후 청문회를 통과하면 2022년 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금융정책을 재차 이끈다. 전 세계의 눈은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평가되는 파월의 행보에 쏠린다. 기본적으로 그동안과 같은 통화정책 방향을 견지할 전망이나 연임이 확정된 이상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경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기간 단축 등 보다 과감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 [여기는 남미] 아르헨 환경미화원, 국회의원 당선 “사회 취약 계층 대변”

    [여기는 남미] 아르헨 환경미화원, 국회의원 당선 “사회 취약 계층 대변”

    "사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어요." 국회 입성을 확정한 알레한드로 빌카(45)는 이렇게 당선 소감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실시된 아르헨티나의 중간선거에서 현직 환경미화원이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현지 언론은 "직업에 귀천이 있을 수 없지만 환경미화원 출신 국회의원은 매우 드문 사례"라면서 "국회의원으로서 그의 역할에 벌써부터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후후이주(州) 태생인 빌카는 전형적인 빈곤층 출신이다. 그의 어머니는 가사도우미 등 세 가지 일을 하며 열심을 돈을 벌었지만 가정형편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때문에 빌카는 어릴 때부터 4명의 동생과 함께 길에서 만두를 팔며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는 "형제들보다 운동화 수가 적었다"면서 "형제끼리 운동화를 빌려 신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형편을 이겨내기 위해 그는 성장하면서 다양한 직업을 전전해야 했다. 식당 웨이터, 미장공, 아이스크림 장사, 플라스틱 공장 직원, 보험판매 등 기억에 남는 직업을 대충 꼽아도 5~6가지에 이른다. 현직은 환경미화원이다. 그는 매일 밤 쓰레기차에 매달려 달리며 쓰레기를 수거한다. 11년째 하고 있는 일이다. 평범하게 살던 그는 20대 초반이던 1990년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르헨티나에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할 때였다. 빌카는 "동생들에게 한 끼를 먹이기 위해 고생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하다"면서 "신은 왜 우리를 이렇게 외면하는가 라는 원망이 들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했다. 사회의 모순을 규탄하는 각종 시위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후후이주에 좌파 정당 '노동자 좌파전선'이 생기면서 그는 적극적으로 정당활동에 뛰어들었다. 열정적인 활동으로 당원들의 인정을 받은 그는 2011년 주지사후보로 공천을 받았지만 득표율 1.93%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정당활동을 계속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21년 그는 마침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14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노동자좌파전선은 유효표의 25.15%를 얻어 득표율 3위 정당으로 부상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시행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선거제도에 따라 1위 후보로 공천된 그는 하원 입성을 확정했다. 빌카는 "어렵게 사는 사회 취약계층을 대변하는 사람이 되겠다"면서 "사회의 변화가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입증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이종수의 헌법 너머] 판사 구성의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수의 헌법 너머] 판사 구성의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판사 임용 때 요구되는 법조 경력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려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8월 국회에서 부결됐다. 오래전부터 논의돼 온 ‘법조일원화’ 작업의 하나로 변호사 등 다른 법조직역에서 충분한 사회적 경험과 연륜을 갖춘 이를 판사로 임용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게끔 하려는 취지인데, 법원 쪽에서 스리슬쩍 해당 기간을 줄이려다가 좌절된 셈이다. 이후 어느 토론회에서 지난 10년 동안 임용된 초임 판사들의 연령별 통계가 공개됐다. 가장 나이가 어린 30세 전후의 젊은 지원자 그룹에서 눈에 띄게 판사 임용률이 높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별도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법원 일각에서는 법규정대로라면 우수한 인재들을 놓치게 되고, 이에 따른 재판의 질적 수준 하락을 감수할 거냐며 오히려 겁박한다. 게다가 예의 박봉 타령도 흘러나온다. 판검사들의 봉급이 여느 공무원들보다 훨씬 많은데도 이들의 비교 대상은 대형 로펌에서 잘나가는 변호사들이다. 한마디로 엘리트적인 특권의식의 발로다. 연령뿐만이 아니다. 2007년에 당시의 신임 법관 임용 통계를 분석하고서 “강남·외고 출신 28%, 그들만의 법원 될라”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러고서 시간이 꽤나 흘렀으니 지금의 법원은 이런 출신 배경을 지닌 판사들이 누적돼 심각한 계급편향성을 갖고 있다고도 짐작된다. 그 무렵에 법원행정처 소속의 어느 판사는 젊은 판사들이 혼인 이후에 신고 재산이 급증하는 현실을 마지못해 인정했었다. 법조 경력 10년을 요구하는 현행 법원조직법 대로라면 향후에는 남자 초임 판사들의 연령이 적어도 40대 초반이어서 결혼시장에서 판사 사위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이것만으로도 나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과거 독일에서 나치 불법정권에 저항한 판사들이 극히 드물었다. 오히려 이들은 그저 충실한 ‘법률의 시녀’로서 무수히 많은 억울한 죽음들에 직접 관여했다. 예컨대 히틀러가 권력을 잡기 전의 바이마르공화국에서 우파세력에 의해 자행된 314건의 살인 사건에서 평균 2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반면에 좌파세력에 의해 자행된 15건의 살인 사건에서는 8건이 사형 그리고 나머지 7건에서 평균 14년의 실형이 선고됐다고 한다. 이로써 당시 판사들의 계급성과 이념편향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당시의 판사 임용 현실에서 부유한 집안의 자식들만이 사실상 판사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이다. 당시에는 대학 학업과 사법시험 합격 그리고 여러 시보 근무에 이르기까지 근 20년 동안 따로 수입이 없기 때문에 부유한 집안의 자식들만이 이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1911년 프로이센에서는 7500마르크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고, 봉급이 없이도 연간 1500마르크 이상을 지출하면서 ‘신분에 걸맞게끔’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지원자에게만 판사시보 근무가 허용됐다. 게다가 당시에 법원장 등 고위 법관직의 대다수가 검사 출신들로 채워졌는데, 이들이 오랜 직업생활 중에 체득한 대로 상급청의 지시와 명령에 더욱 복종적이었던 까닭이다. 히틀러와 나치 당원들이 벌인 1923년의 ‘뮌헨 쿠데타’ 사건에서도 당시 재판부는 이들이 나라를 구하려는 애국충정에서 벌인 일이라며 히틀러에게는 5년형의 관대한 실형을 선고했는데, 히틀러는 불과 6개월을 복역하고 바로 풀려났다. 이렇듯 당시의 독일 사법은 나치운동의 폭력적 성격을 애써 내내 외면했었다. 전후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나치체제하의 고위직 법관 16명이 기소됐는데, 사법이 나치불법국가의 범죄적 도구였다고 규정하면서 “살인자의 단검이 법관들의 법복 속에 감춰져 있었다”고 비판됐다. 그래서 전후에 처음으로 연방헌법재판소를 만들면서 일각에서는 헌법재판관으로 나치사법에 때 묻지 않은 비법률가를 일부 포함시키자고 강하게 주장했다. 옛 과거시험과도 다르지 않은 출세지향적인 일제 강점 때의 고등문관시험 그리고 해방 이후 사시체제하에서 설령 똑똑한 이들이 판검사로 임용돼 왔을지는 몰라도, 이들이 과연 공정한지는 줄곧 의문이었다. 사법에 대한 우리 국민 신뢰도가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똑똑하면서도 공정하면 더욱 좋겠지만, 똑똑한 판사보다는 당연히 공정한 판사가 더 낫다. 또한 똑똑하다는 이들이 지닌 강한 권력지향성이 공정한 재판에는 오히려 해악이기도 하다.
  • ‘브라질 부패수사 상징’ 모루 前장관 대선 흔들까

    ‘브라질 부패수사 상징’ 모루 前장관 대선 흔들까

    ‘제3의 길’을 표방한 대선 주자의 등장이 좌우로 양분된 브라질 대선 판도를 뒤흔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력형 부패 수사로 이름을 떨친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중도우파 정당 포데무스에 입당하며 정계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입당 연설에서 좌파 노동자당(PT)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동시에 비판하며 대권 의지를 내비쳤다. 포데무스는 모루 전 장관을 ‘미래의 대통령’으로 칭하며 사실상 대선후보로 내세웠다. 현지 언론들은 좌파 진영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과 극우 보우소나루 대통령, 그리고 모루 전 장관의 3파전을 전망하고 있다. 현재 무소속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오는 22일쯤 우파 자유당(PL)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등을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 사회·정치·경제 연구소(Ipespe)가 지난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은 1차 투표 예상 득표율이 41∼42%로 보우소나루 대통령(25∼28%)을 크게 앞섰다.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결선 투표로 가더라도 룰라 전 대통령이 49∼52%의 득표율을 기록해 승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변수는 모루 전 장관이 바람을 타는 데 성공하느냐다. 전문가들은 모루 전 장관이 대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한다. 좌우 모두에 거부감을 가진 중도 성향 유권자의 표심을 얼마만큼 얻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모루 전 장관은 부패 수사 당시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검찰과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조국 “MB·박근혜 시절 불법사찰, 정신적 피해”…국정원 “소멸시효 지나”

    조국 “MB·박근혜 시절 불법사찰, 정신적 피해”…국정원 “소멸시효 지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사찰을 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이 “불법사찰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기관의 인권침해는 허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측 대리인은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김진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한민국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변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장관 측 대리인은 “국정원이 오랜 기간 원고(조국)를 상대로 광범위한 사찰을 했고 관련 자료를 보면 국정원장 지시에 따른 사찰임을 알 수 있다”이라며 “국정원의 원고에 대한 행위는 헌법과 국정원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기관의 인권침해는 허용해선 안되며 강력한 손해배상으로 권한 남용을 처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6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5월 국정원을 상대로 사찰정보 공개를 청구해 부분공개 결정을 받았는데 당시 국정원은 조 전 장관을 ‘종북세력’ ‘종북좌파’ ‘교수라는 양의 탈을 쓰고 체제변혁을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늑대’라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 측 대리인은 “국정농단 사태, 국정원의 불법 국내정치 개입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피해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체를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해달라”며 재판부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국정원 측은 “사찰 자체는 인정하지만 정신적 손해와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의문이고 2008~2013년 사이의 사찰행위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배상책임을 부인했다. 현행 민사소송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은 행위 발생일로부터 5년, 피해자가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이다. 또한 “최근 국정원법이 권한 남용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진 점, 원고의 정보공개 청구에 적극 협조한 점, 박지원 국정원장이 불법사찰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한 점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감경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내달 20일 2차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 安 “대장동 특검” 李 저격… 沈 “행정독재·공작정치”여야 비판

    安 “대장동 특검” 李 저격… 沈 “행정독재·공작정치”여야 비판

    반여권 강조 안철수, 단일화 가능성도 존재감 발휘 심상정, 단일화는 없을 듯 여권 단일화 거론 김동연, 완주 의지 커내년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는 ‘제3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군소정당 후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여권 또는 야권의 단일화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완주 가능성도 높은 만큼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2012년과 2017년엔 좌파·우파 양쪽이 허물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제3후보가 이기기가 참 힘든 상황이었다”며 “이번엔 양쪽 다 허물어져 있다. 저도 국민께 새로운 선택지를 드리기 위해서 정말로 힘든 도전에 나섰다”고 대선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주장하며 반여권 성향을 분명히 하면서도 야권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 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했던 만큼 정권교체란 명분으로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선 날 선 비판을 삼가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반면 국민의힘은 단일화 협상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지 못하도록 안 후보를 평가절하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재등판은 연대나 단일화 논의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의 단일화 여부는 윤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20·30세대와 중도층 지지율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양당을 모두 비판하며 진보정당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심 후보는 지난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행정독재로 나갈 우려가 있다”, “(윤 후보는) 공작정치로 나갈 우려가 있다”고 양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정의당은 대선에서 민주당과 연대나 후보 단일화를 했던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도 심 후보가 완주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가칭 ‘새로운 물결’ 창당에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와 중도라는 가치를 내세운 제3지대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여권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차기 대선뿐 아니라 차차기 대선을 고려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고 대선을 완주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안철수, 李·尹 겨냥 “음주운전자냐 초보운전자냐, 선택 강요받아”

    안철수, 李·尹 겨냥 “음주운전자냐 초보운전자냐, 선택 강요받아”

    안철수 “새 선택지 드리기 위해 힘든 도전”“제왕적 대통령제 바꿀 힘, 제왕적 대통령뿐”진중권 “인민 민주주의 공부한 사람들,반성 없이 학생회 운영하듯 나라 운영”與 겨냥 “모든 입법이 반자유적 입법” 세 번째 대선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7일 “국민은 음주운전자와 초보운전자 중 한 사람 뽑으라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국민에게 최악과 차악을 골라야 한다는 선택지가 강요된다”며 제3지대를 강조했다. “도저히 양쪽 다 못 믿겠다 목소리 폭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진 전 교수와 공동 집필한 ‘대한민국 혁신논쟁, 선을 넘다’> 북콘서트에서 “국민들께 새 선택지를 드리기 위해 정말 힘든 도전에 나섰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2012년 국민께서 왜 저를 (정치로) 부르셨는가 생각해보니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시점에 IT, 의학, 경영, 교육 현장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은 시대를 바꿀 수 있지 않겠느냐는 깨달음을 부끄럽게 몇 년 전에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012년, 2017년 대선과 달리 이번에는 좌파와 우파 양쪽이 다 허물어져있다”면서 “국민의 실망감이 쌓이고 쌓인 다음에 도저히 양쪽을 다 못 믿겠다는 목소리가 폭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꿀 수 있는 힘은 제왕적 대통령밖에 없다”면서 “정말 사명감을 갖고 대통령으로 뽑힌 사람이 전체적인 개혁을 주도해나간다면 새 시대를 열 수 있다. 이번이 기회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북콘서트가 끝난 뒤 ‘거대 양당 제도 개혁과 정권교체의 우선순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시대 교체를 하기 위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나라는 미래가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사표 심리로 원치 않은 후보 강요체계”진중권 “쉽게 갈 수 있었는데 尹 선택”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도 “국민에게 최악과 차악을 골라야 한다는 선택지가 강요된다. 저는 거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 3지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사표 심리 때문에 내가 원하지 않는 후보를 강요하게 되는 시스템이다”라면서 “우리 사회가 다원화돼있기 때문에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며 대선 결선 투표제의 도입을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의 586 운동권들을 향해 “인민 민주주의만 공부한 사람들이 반성 없이 정치권에 들어와 어영부영 지내다 권력을 잡다 보니 나라 운영하는 걸 대학 학생회 운영하듯 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입법이 반자유적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의 법치는 살아있었다”면서 “이번 선거가 그들에게는 쉽게 갈 수 있었는데, 윤석열을 대선 후보로 만들면서 (스스로) 어려운 강적을 만든 셈”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지난 5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정책 대담집 ‘대한민국 혁신논쟁, 선을 넘다’를 발간했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진 전 교수와 김민전 경희대 교수가 함께 했고 선착순 온라인 신청자 50명이 방청했다. 일정이 끝난 뒤 안 후보의 사인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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