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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리비아 過政 대통령 로드리게스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벨체(49) 볼리비아 대법원장이 9일 밤(현지시간) 긴급 소집된 의회에서 새 대통령에 취임하고 대통령 선거를 조기 실시하겠다고 공표함으로써 수주 동안 혼미를 거듭했던 정국이 안정을 되찾게 됐다. 의회는 이날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600㎞ 떨어진 헌법상 수도 수크레에서 회의를 열고 카를로스 메사 대통령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한편, 권력 승계 서열 3위인 대법원장을 신임 대통령에 선출한 뒤 그의 취임 선서와 연설을 들었다. 로드리게스 대통령의 취임은 헌법에 2007년 8월까지 전직의 잔여 임기만 채우게 규정돼 있는, 승계 서열 각 1,2위인 오르만도 바카 디에스 상원의장과 마리오 코시오 하원의장에 의한 승계를 피함으로써 로드리게스 과도정부 관리 아래 최소 6개월 안에 대선을 조기에 실시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의회 지도자들은 대법원장을 대통령에 선출, 대선을 조기 실시하는 길만이 사태를 진정시키는 해결책이라는 데 뜻을 같이해 거수로 만장일치 표결했다. 반정부 시위에도 불구하고 미적대던 의회가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이날 오전 루이스 아란다 그라나도스 군참모총장이 군부 개입을 경고한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인디오 원주민들은 지주와 백인들이 주로 사는 동부지역 산타 크루스 출신 바카 디에스 의장의 승계에 완강히 반대해왔기 때문에 평소에도 조기 대선에 의한 정국 안정을 강조해온 로드리게스 대통령의 취임을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구도대로라면 ‘볼리비아의 체 게바라’로 불리며 피델 카스트로 쿠바 지도자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도 가까운 에보 모랄레스 사회주의운동당(MAS) 총재가 집권에 성공, 인디오 부족의 좌파정권이 남미 대륙에서 처음으로 등장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볼리비아 시위대, 외국社 유전 7곳 점거

    볼리비아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를로스 메사 대통령의 사임 뒤에도 반정부 시위대는 경제 개혁은 물론 원주민·농민 등 소외계층의 정치참여 확대를 요구하며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8일(현지시간) 에너지 산업의 전면 국유화를 요구하며 유전지대인 동부 산타크루스 지역에 진출해 있는 영국석유(BP) 및 스페인 회사 렙솔의 유전 7곳을 강제 점거, 가동을 중단시켰다. 현재 정국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의회는 반정부 시위 때문에 수도 라파스에서 640㎞ 떨어진 수크레로 이동, 메사 대통령의 사직서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앞서 메사 대통령은 7일 밤 TV방송을 통해 “사회불안이 지속되면 내전에 빠질 수 있다.”면서 “즉시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 일정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 주도 세력들도 조기 대선을 요구하고 있다. 또 누가 대통령직을 승계할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위대는 승계 1순위인 오르만도 바카 디에스 상원의장과 2순위인 마리오 코시오 하원의장은 즉각 사임하고,3순위인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대법원장이 과도수반을 맡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볼리비아 법은 3순위가 과도 수반이 되면 5개월 안에 대선을 실시해야 하지만 1,2순위가 수반이 되면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2007년 8월까지)를 채울 수 있도록 돼 있다. 바카 디에스는 산타크루스의 지주 출신으로 볼리비아의 3대 보수정당 가운데 민족혁명운동당(MNR), 좌파혁명운동당(MIR)의 지지를 받고 있다. 원주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 사회주의운동당(MAS) 총재는 “바카 디에스는 ‘독재 마피아’의 일원이며 그가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면 시민불복종 운동을 펼치겠다.”면서 “국민 다수가 국가를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모랄레스 총재가 집권할 경우 남미에서 7번째 좌파정권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바카 디에스는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또 강경파 원주민을 대표하는 게릴라 출신 지도자 펠리페 키스페는 현 집권층 축출을 위한 내전을 벌일 것을 촉구하고 나서 정국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브라질 의회, 국정조사 착수

    브라질 의회가 잇따라 터져나온 권력형 비리에 대해 국정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해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정권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의회의 국정조사 결정은 중도우파 야당인 브라질노동당(PTB)의 호베르투 제페르손 총재가 “법안 통과에 협조하는 대가로 PT가 야당 의원들에게 매월 12만달러를 제공해 왔다.”고 폭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지난달 말 우편공사 등 국영기업들의 인사·납품비리에 집권 노동자당(PT)과 연정 참여 정당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실바 정권을 괴롭혀 왔다. 제페르손 총재는 전날에도 “의원 매수의 확실한 물증을 갖고 있다.”며 “룰라 대통령의 최측근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해 룰라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 비서실의 최측근이 복권사업 허가를 미끼로 뇌물을 챙기는 장면이 비디오로 공개되는가 하면 현직 장관이 가짜 보증서로 국영은행에서 대출받은 사실이 폭로돼 정권의 도덕성이 땅에 추락한 마당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룰라 대통령도 현 상황을 방관할 경우 정권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해 의회의 국정조사권 발동 요청을 수용하도록 PT 지도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정부는 최종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정조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제 살을 깎는 심정으로 응하겠다.”고 밝혔다. 도덕성과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한 실바의 좌파정권이 앞선 우파정권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난과 ‘도덕성 흠집’의 위기 속에서 실바 대통령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이 추문에 연루된 2개 국영기업 사장을 해임하고 부패 근절을 약속한 결과 이틀동안 추락했던 증시 등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회의 국정조사는 우편 업무 비리와 PT의 의원 매수 파문으로 나눠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편 업무와 관련된 의혹은 페르난두 엔리케 카르도수 전 대통령 정부 시절부터 계속돼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 정부에 칼날을 세우고 있는 최대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오피니언 중계석] 남한 중도좌·우파가 통일 앞당길 것/강영훈 前총리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원장 양무목)은 6일 오전 9시30분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에서 ‘광복 60년-남북관계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기조강연인 ‘남북관계의 바람직한 발전방향과 통일전망’을 요약한다. 자유민주진영과 공산진영 사이에 양자택일을 강요하던 국제정치사회에서 공산진영의 붕괴는 자유민주정치세력의 주도에 의한 세계화 시대로의 발전을 가능케 하였다. 아울러 과학 기술의 발달과 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은 세계시장기능을 형성, 국경을 초월한 경제활동을 가능케 하여 국제사회의 정치적 제한 요인을 완화했다. 북한은 현재 중국의 정치·경제발전 모델과 남한경제에서의 혜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는 세계화 시대에 역행하는 흐름이 일고 있다. 중국이 경제대국, 군사대국으로 발전함에 따라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과 한·미공동방위조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대중 전략에 편승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제국주의적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심을 묵인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 미·일동맹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또한 동북공정(東北工程)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산둥성 지역까지 영유했던 고구려 역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이같은 국제정치사회의 변화상과 더불어 대국적 견지에서 자초자화(自招自禍)하는 일이 없도록 예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제 인간사회의 무한경쟁 수단인 무기성능이 거리의 단축과 가공할 파괴력으로 발전하면서, 동질(同質)의 무기를 소유한 국가간의 전쟁은 공멸 가능성을 초래하게 됐다.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소유국간 전쟁이 정책의 수단이 될 수 없게 된 상황과 국제정치사회의 공존이 불가피하게 된 요즈음, 세계화 시대정신과 한민족 고유문화정신인 이화세계(理化世界)정신의 공통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기술 발달에 의한 지구표면 단일생활권 형성에 따라 세계시장기능 발전이 세계인의 무한경쟁 측면을 시사하지만, 무기 파괴력의 발달이 무한한 힘의 사용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민족 고유문화정신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이 세계화시대 지도이념과 일맥상통함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훼손된 자연환경이 세계 기후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현상을 초래하게 된 국제사회 현실에서 인간과 자연의 상생관계(相生關係) 회복과 한민족 전통문화의 대자연관(對自然觀)-자연의인화(自然擬人化) 관계를 상기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기본정책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를 세계 수준급으로 발전시켜 오는 동안에, 북한 정권은 공산주의 계획경제의 실패를 자인하고, 자유시장기능 도입을 시도하다 여의치 않자 일반시민에게 각자 자유로운 생활을 종용하며, 중국의 시장기능 존중 사회주의 국정노선을 추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북한 사회상의 변화에 상응하듯이 남한에서도 제 16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하여 자유민주주의사회와 명백히 정치성격을 달리하는 사회민주주의 정치노선이 포퓰리즘과 참여정부라는 구호 하에 국회의 과반수 의원석을 점유하게 되는 상황은 현재로는 마치 진보와 보수의 양자택일 국면같이 보이나, 그것이 민주주의 원칙에 배반됨을 자성하면서, 남한 정국은 영국과 같이 중도좌파와 중도우파의 정책대결로 방향이 잡히게 될 것을 기대한다. 영국의 노동당과 보수당이 정치세력을 대표하여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의 귀중한 본보기다. 북한정권이 사회민주주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실정과 남한이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노선에 의한 양당제도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은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할 것이다. 남북이 이와 같은 사회발전 성격의 변화에서 상호 공통점을 가지게 될 때, 남북관계는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견지하여 평화통일의 전망이 한층 더 밝아지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강영훈 前총리
  • [사설] 증오와 분노, 그리고 공동체적 통합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현충일 추념사에서 ‘공동체적 통합’이 중요한 숙제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한국사회에 있는 ‘증오와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의 방향설정은 옳다.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편가르기와 이기주의가 만연한 상황을 바꾸지 않고는 진정한 국가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증오·분노의 해소와 공동체적 통합은 말로 될 일이 아니다.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하나하나 풀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참여정부 고위관계자들은 현 정부 들어 정치·사회적 증오심이 늘었는지, 줄었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다. 증오·분노가 확산되는 중심에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있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야당과 일부 언론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참여정부 출범 후 ‘뺄셈 정치’,‘이분법 정치’가 이어져왔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하지 않은 채 통합을 강조하는 것은 공허하게 들린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노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통합에 나섰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인사가 달라져야 한다.‘코드인사’라는 지적이 나와서는 안 된다. 조만간 발표될 국정원장 인선에서 시작, 새달 가능성이 있는 내각·청와대 개편에서 폭넓은 인재 등용을 보여줘야 한다. 이념에 얽매이지 않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설 때 견제를 덜 받아 오히려 개혁이 쉬워진다. 구호보다는 실천으로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 좌파적 분배정책을 쓴다는 비판을 받는 참여정부에서 양극화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원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때도 국가보안법폐지를 이뤄내지 못했다. 말만 앞세움으로써 온갖 비난을 자초했지, 실제로 진보적 정책은 실현된 것이 별로 없다. 특히 여당이 원내 소수로 바뀐 상황이 통합강조 배경이 아니길 바란다. 특정 정당과 합당, 연정을 염두에 두었다면 거두어야 한다. 정치목적이 없다는 확신을 줄 때 권력집단 견제, 지역불균형 해소 정책에서도 국민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
  • 美 ‘앞마당’ 중남미서 왕따 ?

    “민주주의의 이행과 실천을 감독해야 한다면 우선 미국부터 잘 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 노골적인 반미를 부르짖으며 영향력을 확대해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 또다시 독설을 퍼부으며 미국을 들이받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이날 미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연례총회 개막식에서 “중남미 민주주의의 확산·발전을 위해 OAS에 평가·감독기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답변’이었다. 이 제안을 ‘미국 너나 잘해.’란 식으로 일축한 차베스는 한술 더 떠 “OAS가 미국의 하수인 노릇을 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계속 미국의 부아를 돋웠다. 기고만장한 차베스와는 대조적으로 라이스 장관은 “처벌을 위한 개입이 아니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중재”라고 호소했지만 회원국들은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브라질, 멕시코, 칠레, 우루과이 등 중남미 주요 10개국 대사들이 플로리다에서 전격 회동한 뒤 ‘지지 불가’를 결의했기 때문이다. 미국 제의가 우선 차베스를 겨냥하고 있지만 결국 내정간섭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6일자 뉴욕타임스는 “이 제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미국에 외교적 타격을 안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민주주의의 확산은 고사하고 남미 좌파세력의 득세로 앞마당격인 중남미에서 확연하게 영향력을 잃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바를 제외한 미주대륙 34개국 외교안보 최고협의체인 OAS 연례총회는 7일까지 열린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자/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급속하게 이루어진 변화는 사회 양극화가 아닌가 싶다.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우리 사회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지금, 우리 사회는 매일같이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한다. 물론 그것은 발전과 성장을 가져온다. 그러나 그것만을 강조할 때 우리 사회는 경쟁에서의 승리자와 패배한 자로 나뉘며, 전자는 높은 대가를 받는 반면 후자는 형편없는 대우를 받는 결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경쟁과 양극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어느 정도일까?통계청이 발표한 지니계수를 살펴 보면, 외환위기 이전에는 2.8∼2.9 사이에 머물렀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3.0∼3.2 사이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수치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의 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는 지니계수는 사회 불평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 중의 하나다. 또 일전에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1·4분기 도시가구의 소득 5분위배율(하위 20%계층의 소득에 대한 상위 20%계층의 소득 배율)은 5.87이었다. 이러한 소득 격차는 이같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가장 큰 격차라고 한다. 나아가 소득 5분위배율의 대상을 도시 가구가 아니라 전국 가구로 확대하면 그것은 8.22에 달한다고 한다. 하위 20%계층이 100원의 소득을 올린다면 상위 20%계층은 822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 불평등의 실상인 것이다. 일반인들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 정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부동산문제인데, 그 불평등의 정도 역시 매우 심각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상위 10%계층이 전국 부동산의 74%를 가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국민의 90%는 겨우 26%의 부동산을 가진 채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둥거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사회, 그런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다. 그런 사회가 과연 ‘좋은 사회’인가? 가진 자로서는 매우 살기 좋은 사회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지지 못한 자에게 그런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그런데도 ‘분배’나 ‘복지’ 이야기만 나오면 ‘좌파’로 몰아붙이는 것이 우리 사회다. 그러나 사회 양극화가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이 때, 분배와 복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언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야말로 분배와 복지, 즉 경제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 경제적 민주주의와 관련된 용어와 담론들은 우리에게 좀 멀게 느껴졌다. 그것은 과거 우리가 추구해 왔던 민주화가 주로 정치적 민주주의에 치중되어 있었고, 경제적 민주주의와 관련된 용어와 담론은 냉전 반공주의가 지배하는 분위기 속에서 행여 오해받을지도 모른다는 피해의식 때문이었다. 또 그간 사회 양극화가 덜 피부에 와닿은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사회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제 우리 사회 민주주의 진전의 핵심은 경제적 민주주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그리고 경제적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누가 나설 것인가이다. 누구보다 먼저 가지지 못한 당사자들이 그러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은 불가피한 일인 동시에 인간답게 살 권리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그렇다면 누가 나서야 되는 것일까?국가, 적어도 그 국가가 민주적 국가라면 바로 그 국가가 나서야 된다. 구체적으로 말해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사회 양극화 해소와 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해 나서야 하는 것이다.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
  • “프랑스의 실패, 유럽의 실패”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유럽헌법 비준 거부가 확정되자 유럽 통합을 지지하는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녹색당 등 지지진영은 프랑스와 유럽 미래에 큰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극우파와 사회당 일부 및 공산당 등 반대 진영은 승리를 자축하며 시라크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실패를 인정하고 사임할 것을 촉구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유럽에서 프랑스의 이익을 지키기가 더 힘들어졌지만 유럽연합(EU) 건설의 주축국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중도우파 정당인 UMP(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총재는 “이번 투표는 정치적으로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유럽은 프랑스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알리오 마리 국방장관은 유럽헌법 부결에 대해 “프랑스의 실패, 유럽의 실패”라고 평가했다. 독일·이탈리아 등 이미 유럽헌법을 비준한 국가들은 유럽통합 과정의 큰 타격을 우려했다. 영국에선 국민투표 실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동유럽 국가들은 이번 사태로 지난해부터 EU 신규 회원국들이 누려온 ‘밀월’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마티아스 비스만 독일 하원 유럽위원회 위원장은 “프랑스가 없다면 EU의 추진 동력이 덜컹거리게 될 것”이라면서 “당분간 EU의 추가 확대가 없을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루펠 슬로베니아 외무장관은 “프랑스 등 다른 지역에서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지배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이는 EU의 문을 닫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 미국 여자 / 수전 최 지음

    재미 한국계 작가 수전 최의 두 번째 장편소설 ‘미국 여자’(전2권, 유정화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가 번역출간됐다. 한국인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수전 최의 첫 소설 ‘외국인 학생’은 아시아계 미국인 문학상을 받았고,LA타임스의 ‘98년 가장 좋은 소설 베스트 10’에 선정된 바 있다. ‘미국 여자’는 1974년 미국 언론재벌 허스트가의 상속녀 패티 허스트가 극좌파 도시게릴라 단체 공생해방군(SLA)에 납치됐던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이 사건을 소설화한 것은 수전 최가 처음이라고 한다. 소설은 작중 폴린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재벌 상속녀보다 일본계 미국인 제니 시마다에게 주목한다. 제니는 베트남전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신의 애인과 징집 사무소를 계획적으로 폭파한 뒤 FBI에 쫓겨 은신하다가 폴린과 살아남은 납치범들을 보살핀다. 시간이 흐르면서 폴린과 제니의 관계가 변질되는데, 인질이 자신을 납치한 범인에게 애정을 품는 ‘스톡홀름 증후군’이 생겨난 것. 작가는 폴린과 제니가 대륙을 횡단하는 여정을 매혹적이고, 감동적으로 펼쳐보인다. 1970년대 미국 사회를 특징짓는 사건 가운데 하나인 납치사건을 소재로 인종, 계급, 전쟁과 평화 등 미국 사회의 모순된 심리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여의도in] ‘원조보수’ 김용갑 민노 조승수 구하기

    ‘원조 보수’로 이름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진보 좌파 성향의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을 돕겠다고 나서 눌길을 끌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한 조 의원을 위해 25일 사법부에 제출한 탄원서에 김 의원도 서명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문규현 신부와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 등 진보 인사와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으니 “평소 김 의원답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의원은 지난해 “국보법은 몸을 걸고 막겠다.”고 공언해, 개혁 성향의 인사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처럼 ‘다소 의외’라는 반응에 대해 “국회 산자위에서 함께 일해보니, 조 의원이 의정활동을 성실히 했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동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변화’에 주목하는 사람도 많다. 김 의원은 며칠 전 보도자료를 내고 “권위의 상징인 금배지를 떼자. 넥타이와 정장을 벗고 셔츠차림으로 회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 의원측은 “총무처장관 시절에 원탁회의도 도입하고, 공무원 출근부를 없애는 등 원래 유연한 편”이라면서 “다만 대북 문제만은 확고한 소신을 지킬 따름”이라고 밝혔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27일 부산동아대서 인구학회 학술대회

    27일 부산동아대서 인구학회 학술대회

    정관수술을 받으면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주던 게 엊그제였는데 이제 대통령까지 나서 이민자를 받는 문제를 검토해보자는 세상이 됐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장수하는 사람이 늘면서 일하는 젊은 층이 줄게 됐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27일 부산 동아대 캠퍼스에서 열리는 한국인구학회 학술대회는 경험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의 인구 문제를 논의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미국의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에 대해 색다른 해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미국 역사를 되돌아 보건대 여권신장이라고 기뻐하기 보다는 그만큼 살림살이가 팍팍해져 한숨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만혼과 저출산 문제도 마빈 해리스의 맥락 위에 있는 셈이다. 맞벌이는 필수라는 월급쟁이들의 푸념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학술대회에 발표되는 박경숙·김영혜·김현숙의 ‘남녀의 결혼시기의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 이시백·조영태·홍인정의 ‘사회경제적 요인과 출산력의 연관성에 관한 다수준 분석’ 등 2편의 논문은 바로 이 맥락을 실증적으로 다루고 있다. ‘결혼시기’ 연구는 노동부 자료 등을 기본으로 학력과 직업이 결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폈다. 연구결과 남성의 결혼시기에는 IMF 경제위기 이후 학력과 직업의 결정력이 더 커졌다. 특히 결혼시기가 늦었던 고학력·전문직 종사자들도 IMF위기 뒤에는 결혼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반면 여성은 IMF 이전엔 고학력일수록 일찍 결혼했지만 IMF 뒤에는 외려 늦어졌다. 취업에서의 불이익을 고려할 때 고학력이 여성의 결혼에는 걸림돌도 작용하는 예다. ‘출산력’ 연구는 통계청 자료 등을 기초로 지역간 출산력의 차이가 그 지역의 사회경제적 여건과 일정정도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회경제적 여건을 지수화했을 때 예상대로 서울이 12.52로 가장 높았고 전남이 -9.63으로 가장 낮았다. 지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소득이 높고 경쟁이 심하며 경제활동이 왕성함을 의미한다. 이는 출산율에도 그대로 반영돼 지수가 낮은 전남이 2.32명으로 최고를, 서울은 1.58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해답은 결국 복지 만혼과 저출산은 곧 고령화사회로 이어진다. 이에 대한 우려는 언론마다 넘치지만 대책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대책은 결국 세금과 연금제도 개선인데 이런 얘기는 어렵고 복잡할 뿐 아니라 반정부 논조 차원에서 시빗거리로 동원되거나 좌파적 발상이라고 매도되기 십상이다. 경제제일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구조조정이 곧 대량해고이듯 제일 좋은 고령화사회 대책은 ‘고려장’일지도 모른다. 결국 비인간적인 고려장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육아·아동·여성·노인문제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다. 정부나 사회단체가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쏟아내도 별다른 호응이 없는 것도 이런 큰 그림이 없기 때문이다. 인구학회는 5000만명 정도의 인구가 적정하다는 지난 3월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 문제에 대해서도 토론을 벌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슈뢰더총리 조기총선 승부수

    |파리 함혜리특파원|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연립정권이 22일(현지시간) 텃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주 의회 선거에서 39년 만에 참패했다.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슈뢰더 총리는 즉각 조기총선을 제안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프란츠 뮌터페링 사민당수는 내년 가을로 예정된 연방 하원 총선을 1년 앞당겨 올 가을 실시키로 슈뢰더 총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뮌터페링 사민당수는 오는 7월1일 하원이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 슈뢰더 총리에 대한 재신임안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럴 경우 총선은 늦어도 9월18일 치러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번 사민당 참패가 오는 27일 유럽연합(EU) 헌법에 대한 상원 비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원은 지난 12일 EU헌법 비준안을 찬성 569, 반대 23의 압도적 지지로 가결한 바 있다. ●최근 11차례 지방선거서 패배 슈뢰더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가 개혁정책을 계속할 정치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며 조기총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사회보장을 유지하는 한편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혁정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개혁 추진에 확실한 다수의 지지가 필요한 만큼 내년 가을로 예정된 연방 하원 선거를 앞당겨 민의를 묻는 것은 자신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잠정 개표결과에 따르면 제1 야당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이 44.8%의 표를 얻은 반면 집권 사민당은 37.1%에 그쳤다. 특히 사민당은 최근 11차례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이번 선거로 기민련과 자유민주당은 총 181개 의석 중 과반인 98석을 차지하게 돼 1966년 이래 사민당이 차지해 온 NRW 주정부 권력을 넘겨받게 됐다. ●경기침체·고실업·복지축소가 발목 잡아 사민당의 참패 원인은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실업률이 12%를 넘는 가운데서도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적녹 연정’이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경제사회 개혁정책 ‘어젠다 2010’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슈뢰더 총리는 당내 좌파 등 전통적 지지자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복지혜택 축소와 해고보호 규정 완화, 기업 소득세 완화 등을 골자로 한 경제사회 개혁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개혁정책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실업자가 500만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복지 축소로 생활이 어려워진 국민들은 슈뢰더 정권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였다. 슈뢰더 총리의 갑작스러운 조기총선 제안에 사민당 의원들조차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일부는 “정치적 자살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여) 기민련 당수는 사민당의 조기 총선 제안을 환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민당이 슈뢰더 총리에 대한 재신임안을 오는 7월1일 표결에 부쳐 ‘의도적’으로 부결시키면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은 이로부터 21일 안에 의회를 해산해야 하며, 의회 해산일로부터 60일 안에 새 선거를 치러야 한다. lotus@seoul.co.kr
  • 자본주의 새 대안 ‘소규모공동체’ 조명

    ‘소규모 촌락 공동체’가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좌파의 몰락과 생태주의의 등장은 ‘코뮤니즘’의 이상을 혁명이 아니라 생활 속의 작은 실천으로 달성하려 하고 있다. 체제에 대한 비판 같은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나부터, 내 손으로, 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 공동체운동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미래사회와 종교성연구원,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 공동주최로 21일 오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강당에서 열린다. 여기서는 ‘야마기시즘 경향실현지’라는 이색 명패를 단 이남곡 전 불교사회연구소장과 지난달 출범한 ‘마을만들기 네트워크’의 박승현 운영위원장이 발표를 맡아 눈길을 끈다. 일반인들에게 ‘야마기시즘’과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는 사실 익숙지 않다. 야마기시즘은 2차대전 패전 뒤 일본의 농부 야마기시 미요조가 제창한 것으로 무소유, 공동사용, 공동생활을 지향하는 공동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화성시 산안마을이 유명하다.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는 야마기시즘을 포함한 다양한 공동체 운동이 제각기 자유롭게 놀되, 진로는 함께 모색해나가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느슨한 결집체다. 이 전 소장은 ‘우리 시대 진보에 대하여’란 글을 통해 진보를 “행복을 위해 자유를 확대하는 과정”이라 규정한 뒤 ▲자유롭고 평등한 제도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일정한 생산력 ▲의식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박 위원장은 발제문 ‘마을만들기: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극복과 공동체적 세계화’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화 시대에 지역화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의미, 그리고 자치공동체로서 마을 만들기의 의미를 짚는다. 그런데 이런 운동이 아직 명확히 답하지 않은 질문이 있다. 이들의 생산물을 ‘유기농’이니 ‘웰빙’이니 하면서 소비하는 대도시 중산층이 없다면? 아주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하자면, 결국 고도산업사회의 틈새시장을 노린, 자본주의체제 외부를 꿈꾼다지만 결국 체제 내부에 머물러 있는 운동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서구의 공동체주의는 사실 기존 보수질서에 통합되거나 이에 반발해 도피하는 양 극단에 머물렀던 측면이 있다.”면서 “현실적인 지적으로 합당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체’보다는 ‘보완’을 꿈꾼다.”고 답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복자의 시선/에드위 플레넬 지음

    ‘세계화’(globalization)에 대한 인식은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양 극단을 달릴 수 있다. 한쪽에선 국경을 넘어 전 지구인의 호혜평등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다른 한쪽에선 가진 나라와 기업이 못가진 나라와 기업을 정복, 지배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진보적 좌파 지식인 에드위 플레넬의 저작 ‘정복자의 시선’(김병욱 옮김, 마음산책 펴냄)은 이 중 후자의 입장에서 15세기 콜럼버스의 신대륙 정복의 궤적을 좇아가며 오늘의 세계를 바라본 책이다. ●콜럼버스 정복궤적 쫓아 18개국 심층취재 지은이는 프랑스의 권위지 ‘르몽드’에서 탐사 저널리즘으로 두각을 나타낸 뒤 1996년 편집국장에 취임해 2004년까지 데스크를 지킨 유명 저널리스트다.‘르몽드’(Le Monde)는 ‘세계’라는 뜻의 제호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해왔으며 ‘세계를 보는 눈’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삼아 왔다. 외신보다는 직접 특파원을 파견, 생생한 르포 기사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정복자의 시선’은 이러한 전통을 기반으로 탄생한 야심찬 르포르타주다. 1,2부로 구성된 이 책은 10년 간격으로 나온 두 책을 시간의 역순으로 묶은 것이다.2부 ‘콜럼버스와의 여행’은 1991년 ‘아버지 부시’의 ‘사막의 폭풍작전’이 사담 후세인의 군대를 굴복시켰을 때,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여정을 따라 두 달간 18개 나라를 직접 발로 뛰며 각국의 역사와 현 정세를 심층 취재한 결과물이다. 이 글들은 당시 르몽드에 연재되었다가 그 해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10년 후,2001년 온 세계가 9·11테러의 충격에 휩싸였을 때 10년 전의 여정을 떠올리며 사유의 자취들을 쫓고자 한 것이 이 책의 1부인 ‘혼합인’이다. 시간적 현실감을 주기 위해 나중에 나온 ‘혼합인’을 앞으로 돌린 듯 하지만, 실은 2부‘콜럼버스와의 여행’을 먼저 읽고 나서 1부를 읽는 것이 책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콜럼버스와의 여행’은 저자의 표현대로 ‘과거의 빛에 현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거울’과도 같은 여행이다. 콜럼버스가 태어난 이탈리아 제노바를 출발해 멕시코에서 끝나는 18개국 순방의 이 도정은 망각과 추억을 가로지르는 시간여행이기도 하다. ●전쟁은 서방세계 편견의 반복 여정의 단계마다 옛 인물에 대한 회고와 현재 인물과의 인터뷰를 교차시키면서 과거와 오늘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울림과 메아리들을 펼친다. 미지의 땅,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손톱만큼이라도 이해하려는 의지도 없이 ‘나’혹은 ‘우리’와 다른 ‘타자’라는 이유만으로 가해진 무자비한 만행의 흔적과 상처들을 현재적 관점에서 더듬어 나간다. 1부 ‘혼합인’에서 지은이는 5세기 전의 정복과 충돌의 시간을 현재로 돌려 놓는다. 미국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중국, 반유대주의, 테러, 전쟁 등의 소재는 500여년 전의 정복과 지배의 역사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 정점은 이 책의 모티프인 ‘사막의 폭풍’, 그리고 ‘충격과 공포’다. 이 두 차례의 전쟁을 통해 극명하게 표면화된 문화충격과 문명 충돌의 시대에 지은이는 동·서양이라는 이항대립의 함정에서 빠져 나와 ‘동양의 서양인’이 되고,‘서양의 동양인’이 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부시 부자의 두 전쟁을 두고 지은이는 ‘우리 모두는 자신의 관행이 아닌 것을 야만이라 부른다.’는 몽테뉴의 금언을 끌어온다. 저자가 보기에 ‘진보’와 ‘자유’를 빙자한 두 차례의 전쟁은 동양(야만), 서양(문명)이라는 오래된 서방세계의 편견을 반복, 재생산하는 폭력이자 비이성이다. 이같은 자가당착적 위기는 물론 미국뿐만 아니라 저자의 나라인 프랑스도 마찬가지. 극우파 르펜이 급격히 부상했던 ‘르펜현상’ 등을 예로 들며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그는 ‘양식’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자국민 우선주의가 세계에 대한 사유 자체를 가로막고 있으며,‘타자’에 대한 경제적·문화적 울타리들은 정치를 실종시키고 있다고 꼬집는다. 아울러 문화 및 인종적 우월감이 내포하고 있는 대재앙의 싹이 여전히 엄존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세계주의적 휴머니즘 개념인 ‘혼혈’ 지향 긴 여정과 치열한 사유를 통해 그가 내린 결론이 바로 1부 타이틀인 ‘혼합인’이다. 서방세계에 만연된, 인종우월주의에 바탕을 둔 오리엔탈리즘을 폭로하는 한편 ‘타자에 대한 이해’, 나아가 적극적인 섞임을 추구하는 ‘혼혈’을 지향한다.‘세계주의적 휴머니즘’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 개념은 동서나 흑백 같은 단순대립을 넘어 ‘타자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라는 적극적, 포괄적인 문제를 제시한다.“혼혈은 강자에 대한 약자의 전략이다. 승자 앞에서 살아남고 약자를 구제하는 생존과 구제의 한 방식이다.”란 저자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에드워드 사이드, 한나 아렌트, 롤랑 바르트 등 ‘타자’의 문제에 고민했던 선배와 동료들을 불러낸다. 지배적 담론에서 벗어나 ‘군도(群島)의 사상’을 쫓고자 한 저자의 의지는 그의 문체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체계적 분석과 단언보다는 암시와 역설을 위주로 한 그의 파편적 글쓰기는, 다소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수많은 ‘타자’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것 같아 오히려 미덕으로 읽혀진다.2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박현채선생 10주기… 다시 짚어보는 ‘민족경제론’

    박현채선생 10주기… 다시 짚어보는 ‘민족경제론’

    세계화 시대라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입에 달고 다니던 사람들이 최근에 들어서는 ‘민족경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자고 할 만큼 민족개념을 시대에 뒤떨어진 용어로 치부하던데 비하면 놀라운 변신이다. 계기는 바로 ‘소버린 사태’로 대표되는, 외국 자본에 의한 M&A 위협이 현실화되면서부터다. 이들은 이제 민족경제의 핵심으로 재벌의 경영권 방어를 내세우기까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는 한국 좌파가 남긴 유산인 민족경제 개념을 우파적 맥락에서 아무렇게나 인용해 쓰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좌파는 비뚤어진 재벌중심 성장체제에 가장 비판적이었고, 그 비판의 논거로 민족경제 개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마침 ‘민족경제론’을 주창한 고 박현채 선생 타계 10주기(오는 8월)를 맞아 그 발자취를 정리하려는 후학들의 작업이 한창이다. 한신대 경제학과 박영호 교수와 상지대 경제학과 조석곤 교수에게 민족경제론이 남긴 의미에 대해 들었다. ●박영호-21세기 민주주의의 문제 “민족경제나 민족자본이란 말만 꺼내면 ‘빨갱이’ 취급하던 사람들이 외국 자본의 실체를 보니까 아차 싶었겠지요.” 박 교수는 최근 재벌 경영권 방어론에 ‘민족경제’라는 단어가 붙는 상황을 못마땅해했다. 대신 새로운 세기,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짚어 보자고 강조했다.“박현채 선생 논리의 출발점은 양적인 성장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성장이 삶의 질을 향상시켰느냐고 묻는데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사회적 연대성, 조금 더 나아가면 21세기 한국의 민주주의 문제와 직결됩니다.”‘2만 달러 시대 달성’ 그 자체보다 2만 달러를 손에 들고 무엇을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세계 일류 기업이 10개가 된다 한들 비정규직만 넘쳐나는 한국이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조석곤-동아시아로 시야 넓혀야 조 교수는 지금 박현채식 민족경제론의 호소력은 상당히 줄었다고 봤다. 아무래도 60∼70년대의 한국 현실을 반영한 이론이기 때문이다.“당시에야 남한의 자립경제 달성이 관건이었지만 지금은 어쨌든 세계화가 대세입니다. 소위 ‘국민경제’라는 단위가 남한 내에서 완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중소기업 육성과 농·어업 보호 등에 초점이 맞춰진 박현채 선생 주장의 적합성도 지금 상황에 꼭 들어맞는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시야를 동아시아로 넓히자고 제안했다.“북한 체제에 대한 연구,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경제 강대국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 등을 합쳐서 남한 생존의 조건은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민족경제론을 계승하는 후학들의 연구도 아마 이 방향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조 교수는 “박현채의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자에 대한 애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자세와 접근법 등은 이 시대에도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현채 추모 전집·문집 발간 11월쯤 심포지엄과 함께 박현채 전집·문집이 처음 발간된다. 원래 10주기가 되는 8월에 발간 날짜를 맞추려 했으나 작업이 늦어져 생일이 있는 11월로 늦췄다. 박현채 선생이 남긴 저작물은 단행본 12권을 비롯해 모두 400권에 이를 만큼 분량이 방대하다. 그가 워낙 저술에 열성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껍게 10권으로 할지, 일반 책 두께로 20권으로 정리할지 논의 중이다. 출간 비용이 만만치 않아 후원금 등 모금도 하고 있다. 박현채 추모 전집·문집 발간준비위원회 (02)362-5279.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中 문혁4인방 장춘차오 사망

    중국의 문화혁명을 주도했던 4인방 가운데 한 명인 장춘차오(張春橋) 전 국무원 부총리가 지난달 21일 지병인 암으로 숨졌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0일 보도했다.88세. 산둥성(山東省) 출신인 장 전 부총리는 1930년대 지난(濟南)과 상하이(上海)에서 문예활동을 하다 38년 옌안(延安)에서 중국 공산당에 입당,54년에는 상하이 해방일보사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부인 장칭(江靑·91년 옥중 자살)과 야오원위안(姚文元·1931∼) 상하이 당위원회 서기, 노동자 출신의 왕훙원(王洪文·92년 사망) 등 소위 4인방의 한 사람으로 66년 문화혁명을 일으켜 76년까지 10년 동안 중국을 극좌파 노선으로 이끌어왔다. 4인방은 66년 8월18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이른바 백만인 집회를 주도하면서 중도적인 실용주의파들을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하고 중국을 혼란에 빠뜨렸었다. 그는 마오가 죽은 직후 문화혁명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81년 사형과 함께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가 83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그뒤 97년에 18년형으로 감형받은 뒤 이듬해 신병 치료를 위해 출감해 병원에서 지내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건희 회장 고대사태’ 학생들 비판 언론사마다 미묘한 차이

    관련자들로선 곤혹스러웠겠지만, 지난 주 이건희 회장의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을 둘러싸고 고려대에서 벌어진 소동은 언론의 관점에서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삼성은 대한민국의 간판 기업인데다 어렵다는 신문 시장에서 최대 광고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일 수여식 뒤 3일 고대 보직교수들의 사퇴 선언으로 이어진 이 사건은 3·4일자 신문에 어떻게 반영됐을까. 큰 틀에서 보자면 학생들의 행동을 비판하면서 사건 추이와 다양한 반응을 전달하려 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미묘한 차이점들은 눈에 띄었다. 조선일보는 4일자 9면 ‘이건희 명박 후폭풍’ 기사에서 부제목으로 ‘좌파단체 학생들이 주동’,‘경찰, 민노당원 참여 조사’를 나란히 배치했다. 조선의 정치적 지향점을 감안해보면 포인트를 어디다 두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인터넷판 제목은 선정성에서 단연 압권이었다. 그러나 사설에서는 균형을 갖췄다. 같은 날짜 사설 ‘이건희 회장 학위 수여식의 일부 고대생’에서 “식장 주변에 피켓라인을 만들어 자신들의 뜻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으면서도 “물론 무노조 경영과 편법상속을 둘러싼 논란같은 삼성의 ‘그늘’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중앙은 기사를 두드러지게 전진 배치했다.3일자 2면에 기사를 배치하면서 부제목으로 ‘기념관 건립 기부금 400억이 모자랐나‘로 뽑은데 이어 4일자에는 1면 하단에 고대 보직교수들의 사의 표명 소식을 싣고 10면에 학내외 반응을 다뤘다.‘대학의 지성 고작 이 수준인가’라는 4일자 사설도 다른 신문들과 달리 사설 가운데 첫번째 꼭지로 다뤄졌고 “실망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비난의 톤도 한층 끌어올렸다. 동아는 삼성과 고려대 사이에 끼어있는 관계 때문인지 조선·중앙과는 대별되는 태도를 보였다.3일자 2면에 배치된 기사에서는 학위 수여식 사진을 크게 배치하고 학생들의 시위 사실은 기사 말미에 간략하게만 언급했다. 그러나 4일자에서는 8면에 3꼭지를 할애해 다양한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기사의 주요 제목으로 굵게 뽑힌 “불과 60여명이 학교 명예에 먹칠”이 눈길을 끌었다. 일부의 문제일 뿐이라는 강조로 보였다. 사설은 내지 않았다. 이에 반해 한겨레·경향신문의 기사는 학생들과 학교의 문제점을 모두 지적했다. 사설을 내지 않은 한겨레와 달리 경향은 이 문제를 사설로 다뤘다.4일자 ‘유감스러운 고려대의 명예학위 저지 소동’에서 학생들의 무분별한 행위를 비판한데 이어 대학들의 명예박사학위 수여 기준과 우리사회 전반의 기부문화 문제를 짚으면서 대학의 지성적인 의사소통을 주문했다. 서울신문은 4일자 3면에 ‘고개숙인 고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태의 전말과 엇갈리는 반응을 간결하게 전달했다. 같은 날짜 사설 ‘세계 고대에서 일어난 일’에서는 이 회장을 ‘탁월한 경영인’이라고 평가한 뒤 학생들에 대해서는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親부시·민영화로 지지층 균열 레임덕 현상땐 사퇴 불가피

    |파리 함혜리특파원|영국 노동당을 이끄는 토니 블레어 총리는 그의 52세 생일인 6일 역사적인 3기 집권을 시작했다.3기 연임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두 번째이며 노동당으로서는 1900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경제활황 덕분에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반전 및 반 블레어 정서가 강하게 작용한 이번 총선에서 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의 지지도는 크게 떨어져 향후 정치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레어 총리는 앞으로 제1야당인 보수당을 견제하며 유럽연합(EU) 헌법 비준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 이라크 철군 등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물론 리더십 재구축, 국민의 신뢰도 회복 등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블레어 총리는 좌파와 우파의 정책을 실용적으로 융합한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지난 1997년 만년 야당이던 노동당을 18년 만에 집권당으로 만들었다. 집권 초기 블레어의 개혁은 찬사를 받으며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의 실용주의적인 정치·경제개혁은 세계 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영국의 경제 호황을 이끌어냈으며 2001년 노동당의 재집권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집권 2기 후반은 여론의 혹독한 비판으로 얼룩졌다. 무상에 가까웠던 대학교육을 유료화했고, 무상의료제도(NHS)에 반하는 민영병원 설립을 추진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면서 여론의 비판과 함께 ‘부시의 푸들강아지’라는 조롱을 받았다. 더욱이 반대 여론 속에 강행한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려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위협을 과장한 것이 치명타였다. 이를 의식한 듯 블레어 총리는 이날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가진 회견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여론에 귀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노동당과 나는 8년 전에 비해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으며 영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며 “분배에 관심을 갖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하원내 노동당 다수 의석 감소는 블레어 총리의 지도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총리직 이양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총선 직전 3기 집권 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총리직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브리스톨대학의 마크 위컴존스 교수는 “블레어 총리는 집권과 동시에 레임덕 현상에 빠져 크리스마스 이전에 총리직을 이양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서울광장] 美 바짓가랑이라도 붙들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美 바짓가랑이라도 붙들라/이목희 논설위원

    한반도 상공에 ‘2차 한국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살아계신다면 이렇게 말씀할 것 같다. “나의 첫번째 소원은 전쟁방지요, 두번째·세번째 소원도 완전한 전쟁방지다.” 한반도 전쟁 발발을 막는 일은 절대명제다. 비핵화가 중요하지만 수십만, 수백만명의 희생을 감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쟁방지를 최고가치로 확고히 올려놓으면 북한핵을 풀어가는 수순은 비교적 단순해진다. 북핵이 쟁점화된 후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까지 3번의 정권교체가 있었다. 세 정권 모두 민족협력을 앞세웠다.YS는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 없다.”는, 당시로선 엄청난 말을 했다.DJ는 줄곧 대북 포용노선을 견지했다. 노무현 정부는 좌파적이라는 시선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세 정권은 핵에 관해 북한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 북한은 YS정권이 출범하자마자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DJ는 취임 첫해 북한 금창리 지하핵의혹시설 파문을 겪었다. 노 대통령 집권 후 상황은 전쟁 일보직전까지 갔던 YS때보다 심각하다. 북한은 지난 2월 핵무기 보유를 공식선언하고 나섰다. 북한에게 핵은 남한 정권과의 담판거리가 아니다. 미국이 김정일체제 전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공포에 남한 정권이 진보든, 보수든 안중에 없다. 따라서 남측의 선택폭은 극히 좁다. 민주적 협의절차를 가진 미국을 우선 설득하는 편이 그래도 성공 가능성이 높음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지금 북핵을 유엔 안보리로 가져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북핵은 안보리에서 해결되지 못한다.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하지 않으면 경제제재도 어렵다. 기껏해야 의장성명 정도가 나올 것이다. 수개월 이상을 그러는 동안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게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이라크에서처럼 미국이 유엔틀 밖의 군사행동으로 북핵을 저지할지 선택이 남게 된다. 1994년 북핵위기때도 그랬다. 유엔 제재가 여의치 않자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제한폭격하는 도상연습까지 했다. 당시 YS정부는 남한을 따돌리는 북한이 미웠다. 그러나 전쟁은 막아야 했다.YS정부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설과 미국 스스로 철회했다는 설이 혼재하지만 북폭은 실천되지 않았다. 경수로건설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북·미수교까지 하자는 제네바협정이 타결됨으로써 위기는 진정됐다. 전쟁방지라는 대전제를 깔면 패키지 딜을 통한 제2의 제네바협정이 지금도 해답이다. 미국이 1994년 협정보다 진전되고, 실천력 있는 대북제안을 내놓고 6자회담을 통해 관련국이 동참할 때 북핵은 풀린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라도 ‘대담한 대북 제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동북아균형자니, 뭐니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는 수사(修辭)보다는 통사정이 효율적일 수 있다.7000만 생명이 달렸는데, 자존심을 뛰어넘어야 한다. 한국과 중국 외교장관은 어제 회담을 갖고 북·미에 대한 양비론의 일단을 표출했다. 미국을 달래도 시원찮을 판에 또 오해를 부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미국에 ‘대담한 제안’을 요구하고, 북한판 마셜플랜을 거론했다. 경제지원, 불가침약속, 북·미수교, 북·일수교 등과 북한의 핵동결 및 폐기를 단계적으로 맞춰나가는 협상안에 반대할 국내 정치세력은 별로 없다. 정부는 대북 온건·강경을 넘나드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정부의 주된 외교상대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노력했는데 안 된다.”고 하지 말고, 그야말로 대미 총력외교에 나서야 한다.8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과 새달로 예정된 한·미,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 전쟁위기가 고조되면 다른 국정을 아무리 잘 관리해도 만사휴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회선교로 복음주의에 새 바람”

    복음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회선교운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기독교 복음주의에서 사회선교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복음주의권 사회선교단체 30여개의 연합기구인 ‘성서한국’(공동대표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등 5명)에 따르면 최초의 사회선교 동원대회인 ‘2005성서한국대회’가 오는 8월1∼5일 대전 침례신학대학에서 열린다. 주제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대답’. 성서한국은 최근 대회 발대식을 갖고, 본격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그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해온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변호사회, 성경적 토지정의를 위한 모임, 교회개혁실천연대, 남북나눔운동, 좋은교사운동 등 30여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해 결집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손 총장을 비롯해 옥한흠 목사, 이만열 교수, 이승장 목사, 홍정길 목사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김동호 목사, 박상은 원장, 박영범 목사, 박은조 목사, 백종국 교수 등이 공동대회장을 맡는 등 교계 지도자들이 함께 활동하게 된다. 기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나 도시산업선교회 등이 벌여온 좌파운동가 중심의 사회선교와 달리, 성서한국운동은 평범한 일반 기독교 신자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대중운동을 지향한다. 특히 기독청년학생, 직장인, 교육, 법률, 의료, 시민단체 등 현장에서의 사회선교를 강조한다. 또 보수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나 진보성향의 KNCC와는 달리 정치적 중립을 내세우고 있다. 성서한국 조직위원회 윤은주 사무국장은 “그동안 개인전도와 해외선교에 국한돼 실천력이 부족했던 선교활동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회선교가 복음주의 사회운동의 새로운 전환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교한국은 특히 기독청년층이 졸업 후 각자가 속한 영역에서 복음을 실천할 수 있도록 사회선교사 1000여명을 발굴, 정치·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 파송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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