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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2007 D-12] 昌, BBK진실 캐기·외연확대 병행

    [선택 2007 D-12] 昌, BBK진실 캐기·외연확대 병행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6일 전날 BBK 수사결과를 내놓은 검찰을 향해 9개항의 공개질의를 던지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한편으로 외연확대 작업을 서두르며 전날 발표의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혜연 대변인은 ‘정치검찰에게 묻는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검찰이 김경준씨를 상대로 협박과 회유를 한 사실이 있는지 ▲김씨 수사 전 과정이 녹화돼 있는지 ▲검찰이 김씨를 상대로 형량 협상을 시도했는지 등을 따져 물었다. 조용남 부대변인은 “검찰은 이 후보가 BBK를 창업했다고 언론 인터뷰를 한 일이나, 명함과 홍보물을 사용한 일,BBK에 투자했다가 떼인 심텍이 이 후보 재산을 가압류한 일 등에 대해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BBK 문제와 거리를 두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나라당이 이회창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역공에 나섰기 때문에 BBK 전선에서 한발짝 물러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관계자는 “애초부터 이 후보가 계속 강조했던 것은 BBK가 아니라 위장전입, 자녀 위장취업, 투기 의혹 등 이명박 후보의 부도덕성이었다.”고 말했다. 캠프는 범보수를 아우르는 외연확대 작업에도 부심했다. 유 특보는 “참주인연합 정근모 후보가 합류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것 같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좌파가 아닌 만큼 얼마든지 연대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브라질도 女대통령 나오나

    브라질도 女대통령 나오나

    브라질에서도 칠레, 아르헨티나에 이어 여성 대통령이 나오나? 2010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성 대선후보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집중 지원 아래 부각되고 있다. 현지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4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이 최근 벌어진 주요 행사에서 딜마 로세프(50) 정무장관을 띄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 유전 발견과 지난 2일 디지털TV 방송 시작을 알리는 자리에서 룰라 대통령이 로세프 장관에게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장관 중의 장관’으로 불리는 로세프 장관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으로 룰라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고 있다. 독일계로 경제학 박사인 로세프 장관은 1970년대 군부독재정권 시절 룰라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무장투쟁을 하다 3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고문을 당한 경험도 있다. 룰라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부 장관 등을 역임하면서 급진좌파 이미지를 씻고 실용적이고 깨끗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브라질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게 되면 남미에서는 사상 네 번째다.1974년 아르헨티나의 이사벨 페론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지난해 3월11일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의 소유자 미첼 바첼레트(56) 칠레 대통령, 지난달 말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4)가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당선돼 각각 두 번째, 세 번째가 됐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장기집권 차베스 ‘NO’

    ‘포에버(forever) 차베스’는 NO.‘종신집권’을 노리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꿈이 무산됐다. 대통령에게 전제 군주에 버금가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이 3일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51%(반대) 대 49%(찬성).’박빙의 승부였지만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결국 ‘종신대통령’에 반대했다. 개헌안은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 ▲대통령의 중앙은행 통제권 보유 ▲국가비상사태시 대통령에 신문,TV라디오 방송국 폐쇄 권한 부여 ▲비상사태시 영장없는 체포 가능 등 차베스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는 내용을 담았다. 만약 개헌안이 통과됐다면 차베스는 무한정 재임이 가능했다. 때문에 야권, 가톨릭계, 학생들은 투표를 앞두고 수도 카라카스 등 주요 도시에서 연일 ‘개헌반대’시위를 벌여 왔다. 정부를 비롯, 개헌 찬성층도 만만치 않아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 양측은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 왔다. 투표결과도 2%포인트 차이에 불과할 정도로 대접전이었지만, 일단 차베스 대통령이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아직까지는 물리적인 충돌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몇 시간 딜레마에 빠졌지만 떨쳐 버렸고 이제는 평온하다.”면서 “단지 극소수의 차이로 패했을 뿐이며 슬프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의 지지세력과 반(反)차베스진영과의 마찰은 개헌안이 부결된 뒤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이번 패배는 지난 99년 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이 처음 겪는 좌절이다. 현행 헌법에 따라 그는 2013년 1월 이후에는 권력에서 물러나야 할 입장에 몰렸다. 또 남미 좌파트리오의 맏형격인 베네수엘라의 개헌안 부결은 유사한 방식으로 ‘차베스식 개혁’을 추진해온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나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에게도 적잖은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총파업 중단=사르코지 승리?/이종수 파리 특파원

    지난 26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크리스마스 조명등이 켜졌다. 인조 나뭇가지에 매달려 시시각각 떨어지는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프랑스의 내면 풍경은 이를 즐길 만한 여유가 없어 보인다. 총파업이라는 급한 불은 꺼졌지만 여전히 잠복 중인 몇가지 악재가 도심의 공기를 불안하게 한다. 그 근저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추진하는 전방위 개혁에 대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회적 저항’이 자리잡고 있다. 먼저 파리 교외 소요사태는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교육 기회의 불평등과 높은 실업률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상존하기 때문에 파리 교외지역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이다. 또 대학개혁에 반대, 캠퍼스를 봉쇄한 학생단체의 저항도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그런데 르 피가로 등 우파 성향의 신문들은 지난달 13일부터 9일 동안 이어진 총파업이 중단된 뒤 ‘사르코지의 승리´라고 앞다퉈 보도했다. 또 국내 언론들도 마치 사르코지의 리더십 앞에 노동계로 상징되는 ‘사회적 저항´이 패배한 것처럼 전했다. 그러나 ‘총파업 중단=사르코지 승리’라는 등식은 한 사회의 총체성을 간과한 단편적인 시각이 아닐까? 단순한 도식화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려면 이번 총파업이 갖는 특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노동계가 총파업을 일단 중단하고 노-사-정 협상 테이블에 나옴으로써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은 힘과 속도가 실리게 됐다. 그러나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먼저 11월29일 시작한 철도부문 노-사-정 협상 여부에 따라 노동계 파업이 재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지하철·버스·전차 노조도 협상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여기에 협상에 반발하는 강성 노조의 움직임도 간과하면 안 된다. 또 에너지부문 노동자들은 벌써 오는 16일 파업 계획을 예고했다. 더 의문이 가는 것은 노동계가 이번에 총파업을 중단한 것이 과연 ‘패배’인가라는 점이다. 답을 찾기 위해 이번 총파업을 1995년의 총파업과 비교해 보자. 파업의 원인은 같다. 정부가 추진한 공기업 특별체제 연금개혁이 불씨가 됐다. 그러나 1995년 대통령 선거의 이슈는 성장 우선과 사회정의 구현, 고용 창출 등이 주요 이슈였다. 반면 이번 대선에서는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별체제 연금개혁이 주요한 대선 공약이었다. 따라서 노·사·정 모두에게 어느 정도 준비된 ‘갈등’이었기에 12년전에 견줘 상대적으로 절충점을 찾기가 쉬웠다. 또 노동계가 ‘노-사-정 협상’으로 선회한 것이 파업의 끝이 아니라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노동 사회학자인 장-미셀 드니는 “이번 총파업 중단은 결코 파업의 끝이 아니다.”며 “노동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시위, 국민서명운동과 보이콧 등을 들었다. 총파업에 대한 언론의 시각도 ‘사르코지의 승리’라는 인식을 낳은 한 요인이다. 좌파 성향의 리베라시옹은 “언론이 총파업을 다루는 양상이 동일하지 않았다.”며 “지역 일간지는 파업에 긍정적이었던데 견줘 중앙지는 부정적으로 다뤘다.”고 전했다. 르 피가로의 경우 항상 응답자 60% 이상이 파업에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엔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사르코지 대통령이 연금 납부기간의 ‘형평성’을 내세워 공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우호적 시각을 차단한 것도 주효했다.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의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이 12년전보다 ‘온건 노선’을 취하면서 노동계가 강경·온건파로 나뉜 것도 달라진 양상이다. 어디를 살펴보더라도 ‘총파업 중단=사르코지 승리’라는 도식에 고개를 끄덕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종수 파리 특파원 vielee@seoul.co.kr
  • [서울광장] 노무현과 요시다/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무현과 요시다/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을 알려면 그가 읽은 책을 보라는 말이 있다. 대연정론은 ‘한국의 정치개혁과 민주주의’(강원택), 한·미 FTA는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배기찬)…. 정치스타일 전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은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이주흠)이다. 쉽게 타협하지 않는 드골에 반한 노 대통령은 리더십비서관 직책을 만들어 외교관인 이주흠씨를 기용했다. 리더십비서관 자리는 없어졌고, 이주흠씨는 지금 외교안보연구원장이다. 이 원장이 책을 다시 펴냈다. 제목은 ‘역사속의 리더십’. 드골을 포함해 개성이 강했던 유럽·미국·일본의 지도자를 두루 소개했다. 책 때문은 아니지만, 이 원장을 만났다. 통념을 거부한 선각자라고 드골을 칭송하더니 요시다 시게루 얘기를 꺼냈다. 요시다는 2차대전 직후 8년간 일본 총리를 지낸 이였다. 이 원장은 “근시안의 대중적 여론과 타협하는 대신 길게 본 국익을 좇아 ‘새 일본’을 설계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한국전쟁을 반기는 바람에 우리에게는 이미지가 별로지만 일본에서는 메이지 공신과 비슷한 반열에 든다. 요시다는 ‘재무장, 대미 자주’를 외치는 우파에게 ‘경무장, 친미, 경제우선’으로 맞섰다.‘비무장, 영세중립’을 내세운 좌파에게는 ‘미·일 동맹이 최선’이라고 맞받았다. 요시다는 드골과 반대로 친미를 선택했으나 추종, 굴종이란 비판에 분개했다.1953년 국회에서 야당 의원이 비난하자 “빠가야로(바보자식)”라고 욕을 내뱉고 말았다. 욕설 사건 이후 좌우파의 협공으로 총리직에서 쫓겨났다. 국민지지율 한자릿수라는 처참한 신세였다. 하지만 ‘요시다 노선’은 전후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기초가 되었다. 그가 키운 정치인들이 오랫동안 일본을 이끌었다. 이케다 하야토, 사토 에이사쿠, 다나카 가쿠에이 등이 ‘요시다 스쿨’의 대표들이다. 요시다를 향한 국민 평가는 시간이 갈수록 좋아졌고,1967년 그가 사망했을 때 전 일본열도가 슬픔에 잠겼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역사속에서 행복한,‘제2의 요시다’가 될 수 있을까. 대부분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노 대통령이 대못질하고 싶어하는 정책 가운데 나중에 선견지명으로 판명나는 게 많아야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다. 하지만 그는 의미있는 후계세력을 만들지 못했다. 야권은 그렇다 치고 범여권 후보까지 일제히 정권교체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요시다 스쿨’에 비견할 정치후계자 없이 정책이 이어질 수 있을까. 차기 리더십은 노 대통령의 고집이 옳았는지 검증할 기회조차 주지 않을 것이다. 얼마 안 남은 집권 기간, 노 대통령은 숙고해야 한다. 자신의 뜻을 이어갈 정치지도자들이 왜 전멸하고 있는지. 또 최악의 대선판을 만든 궁극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계속 “나만이 옳다.”며 배타적 자세를 견지하는 게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지. 정책 소신을 근본부터 접고 타협하라는 것이 아니다. 남북 문제를 중심으로 국정전반에서 무리한 대못질은 이쯤에서 중단하라는 얘기다. 그대신 차기 리더십이 ‘노무현 정책’을 뿌리째 뽑지 않을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범여권 후보를 위해서 스스로 엎드려 주는 게 낫다. 엉뚱한 선거개입으로 야권 후보와도 척질 이유가 없다. 훗날 “노무현 대통령, 언행은 거칠었지만 정책 방향은 괜찮았어.”라는 말이 나올 싹조차 자르지 말기를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본격 선거전 돌입] 朴, ‘바람’과 함께 나타나다?

    [본격 선거전 돌입] 朴, ‘바람’과 함께 나타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는 30일 전남 무안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는 첫 유세를 벌인다. 한나라당이 취약한 호남권에서 첫 유세를 하기로 해 주목된다. 박 전 대표측은 27일 “30일 전남 무안 해제읍 시장에서 첫 유세를 한 뒤 해남·강진을 잇따라 방문한다.”고 말했다. 주말인 새달 1일에는 경기 김포와 고양에서 표밭을 누비고,3∼4일은 각각 제주와 전북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일요일인 2일 하루만 빼놓고 제주·호남을 순방하는 강행군인 셈이다. 열세지역인 호남에서 출발한다는 점에 의미를 실어야 한다는 게 측근들 설명이다. 박 전 대표가 대표 시절부터 틈만 나면 호남을 찾아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제안했던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나라당이 처음으로 마의 ‘호남 득표율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기도 해 주목된다. 박풍(朴風)으로 ‘유세의 신화’를 썼던 박 전 대표가 이번에 어떤 언어로 이명박 후보를 지원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간결하되 강렬한 말로 ‘좌파정권 종식’은 주장하겠지만 그렇다고 박 전 대표가 직접 “이명박 후보를 뽑아 주십시오.”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경선 기간에 내놓고 이 후보를 공격했던 그다.‘한나라당으로의 정권교체’,‘좌파정권 종식’을 거론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5분 안팎의 짤막한 스피치에는 평소보다 더 정제된 언어가 사용될 것이라는 해석이다.“경선에서 우리가 주장했던 내용이 이제 범여권에서 나오고 있지 않으냐.”는 측근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그렇다. 또 유세를 반대하는 측근들 목소리도 여전하다. 검찰 수사 결과 상황이 변할 경우 고민해 봐야 한다는 논리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본격 선거전 돌입] 李 ‘대세론 굳히기’

    [본격 선거전 돌입] 李 ‘대세론 굳히기’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한나라당의 테마는 ‘대세론 굳히기’에 모아졌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는 ‘중도보수 대연합’을 제안하며 압박했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대통합민주신당을 향해선 민·형사소송과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방침을 내놓으며 강공으로 맞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교체와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마음을 활짝 열고 중도보수 대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대상으로는 “시장경제, 자유 민주주의에 공감하며 좌파정권 종식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중심당은 물론이고 (무소속)정몽준, 조순형 의원 등도 뜻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친분이 두터운 의원들이 나서 설득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정 의원이 가세한다면 상징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충청권 공략을 위해 국민중심당과의 공조 역시 버릴 수 없는 카드다. 그러면서 보수층 표를 분산시킬 가능성이 높은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는 사퇴 압박을 빼놓지 않았다. 안 원내대표가 “지지율이 10%,20%에 머물러 있으면 이명박(얼굴) 후보를 위해 살신성인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본다.”고 압박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통합신당 김근태·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이 전날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을 가리켜 “국민이 노망든 것 아닌가.”,“대한민국이 가짜가 된다.” 등으로 공격한 것에 대해 “국민모욕 행위”라고 규정하고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형사고발 방침도 밝혔다. 특히 이명박 후보 부인의 ‘호화시계’ 의혹을 제기한 김현미 대변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동시에 1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하고,‘기호 2번 나쁜 대통령’이라는 취지의 신당 신문광고도 선관위에 고발키로 하는 등 ‘줄소송’을 예고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노망한 것은 국민이 아니라 정동영 후보와 통합신당 사람들”이라고 역공을 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선택 2007 D-22] 박근혜, 李 지원 30일 첫 유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침묵을 깨고 오는 30일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는 첫 유세에 나선다. 그가 BBK 의혹 등으로 연일 범여권의 공격을 받는 이명박 후보를 지원사격함으로써 1강2중 구도의 대선판도가 변할 것인지, 그렇다면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 주목된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26일 “30일 첫 유세활동에 나선다. 다만 유세장소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와 동행하는 것은 아니다. 별도로 지역을 다니며 유세를 할 계획이다. 첫 유세지역으로는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충청권, 박 전 대표의 인기가 높은 대구·경북(TK)지역 등이 거론된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를 돕는 유세에 나선 것은 “한나라당으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원칙론’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박 전 대표가 이날 “원칙이 뭔가요. 지원유세는 당원으로서 기본적인 도리이자 책무죠.”라고 김재원 의원과의 통화에서 밝힌 것이나, 또 다른 측근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당원으로서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선거운동에 참여하시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 것이 다 같은 맥락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일부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후보를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제기되기도 한다.BBK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데 섣불리 나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 경우 이명박 후보를 돕자는 직설화법보다는 ‘좌파정권을 종식시키자.’는 식으로 에둘러 지지를 호소하는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측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박 전 대표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오늘 본격 표몰이 나서는 ‘1강2중’] 昌 “머슴 대통령”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봐야 국민이 진실로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됩니다.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26일 후보등록을 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이 머슴을 뽑아서 새롭게 나라를 세우는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전날 미리 배포한 출사표에서 강조한 ‘법과 정의가 서는 나라’라는 부분이 아닌 이 부분에서 떨렸다. 하지만 출사표 낭독이 끝나자마자 그에게 던져진 질문은 ‘완주를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이 후보는 “궁문을 열고 장기를 들고 막 나가려는데 중간에 가다가 내릴 거냐고 묻는 것 같다.”며 완주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후보는 또 “생각을 같이하는 비좌파연합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그런 방향의 여러 생각과 움직임도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그런 부분은 제가 나서서 하겠다.”고 못박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얼굴만 바꾸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이 나라를 살리는 정권교체를 한다면 박 전 대표도 그러한 쪽으로 생각하고 걱정을 많이 하리라 본다.”며 ‘구애’를 계속했다. 기자회견 뒤 이 후보는 서울 마포구에서 청년 실업자들을 만나며 민생행보를 이어 갔다. 이 후보측은 이날 선거캠프가 있는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전국연락소장 필승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800여명이 참석해 분위기를 띄웠다. 캠프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역구에 연락소가 갖춰졌다.”고 귀띔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은 더 이상 BBK 문제가 커지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정권이 교체된다고 믿으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세력은 절대로 미래를 보지 못한다.”고 그동안 비난을 자제했던 한나라당에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선거전략과 관련,“돈 드는 선거는 불가능한 만큼 우선 언론이 공짜로 주는 인터뷰나 TV 출연은 사양하지 않고 다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0시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그는 “펄떡 뛰는 생선처럼 여러분 기운 받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호주총선 반전·친환경이 이겼다

    호주가 11년 만에 중도 좌파 정부를 맞게 됐다. 지난 24일 실시된 총선에서 야당 노동당이 53.2%를 득표해 집권 여당인 자유당·국민당연합(46.7%)을 누르고 압승했다. 노동당은 전체 하원 150석 중 83석, 자유당·국민당 연합은 58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5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존 하워드(68) 총리 정권이 10년 넘게 집권하며 견지해온 호주의 중도 우파 정책과 친미 성향의 대외 노선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외신들은 지속적인 경제호황에도 불구하고 보수 여당이 패한 원인으로 장기 집권에 대한 염증과 지나친 친미주의, 시대에 뒤처진 반 환경정책 등을 지적했다. 케빈 러드(50)가 이끄는 노동당은 이와 대조적으로 이라크 주둔 호주군 철수와 교토 의정서 비준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내년 중반까지 호주군 전투병력 550명을 철수시키고, 호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60% 감축하는 한편 교토 의정서 비준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둘 다 하워드 총리가 미국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개진해온 현안들이다. 러드 당수는 25일 첫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 문제와 교육, 보건, 초고속 인터넷망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러드 당수의 개인적 성향을 들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과의 관계가 돈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친미에서 친중 외교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다. 러드 당수는 지난 9월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 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어로 대화를 나눌 정도로 중국어가 유창할 뿐만 아니라 평소 호주 경제발전을 위해선 중국 투자가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노동당이 이라크 전쟁과 기후 변화문제 외에는 기존의 대외정책 골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예상보다 대외 정책의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러드 당수는 이날 이라크 주둔군 철수에 관한 언급은 회피한 채 “미국은 호주 외교정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과 더불어 내년에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워드 총리가 재임 기간 중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만큼 노동당이 경제 정책에 손을 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러드 당수도 스스로를 ‘경제적 보수주의자’로 평하며 전통적인 노동당 정책과 선을 긋고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 4대 개혁에 시효는 없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4대 개혁에 시효는 없다/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21일 외환위기 10주년을 앞두고 민간·관변단체를 중심으로 지난 10년을 결산하고 향후 과제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줄을 이었다. 정부 차원에서는 과(過)보다 공(功)치사식의 홍보 자료가 쏟아졌다. 대선 20여일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냐, 되찾은 10년이냐’를 놓고 한치 양보없는 설전이 거듭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國亂)이라는 외환위기는 우리 사회 모든 부문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대우 한보 진로 해태 등 30대 대기업 중 17개가 줄줄이 도산하면서 산업화시대가 탄생시킨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를 날려버렸다. 금융기관의 43.6%가 통폐합되거나 문을 닫으면서 간판을 내렸다.1998년 초 노사정 대타협의 산물인 정리해고 법제화에 상관없이 정리해고와 명예퇴직, 조기퇴직 등 실직이 일상화됐다. 실업대란에 이어 ‘이태백’‘사오정’‘오륙도’라는 고용불안을 상징하는 단어들이 잇달아 생겨난 것도 이때다. IMF 관리체제로 경영투명성과 건전성을 강요당한 정부와 기업은 부채 비율을 줄이기 위해 돈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시장에 내놓기에 급급했다. 매월 1만명 이상의 실직자가 쏟아지면서 ‘실업자 200만’시대가 도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가 드리웠다. 그 결과, 우리는 질적·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양극화 심화, 고용없는 성장, 비정규직 양산, 국가채무 급증, 제조업 해외이탈 가속화 등 부정적인 유산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은 외환위기 직전 6%대에서 4%대로 급락했다. 기업의 투자 기피와 공장 해외 이전이 소비심리 위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지면서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저성장-고용 감소-소비 위축-투자 기피라는 악순환의 덫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일부 대선 후보들은 이를 놓고 좌파정권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몰아붙이는가 하면, 다른 후보들은 개발독재시대가 낳은 부작용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되찾은 10년’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잃어버린 10년’에 동조하는 듯하다. 어떤 경제학자의 표현처럼 어제까지 100점을 받던 아이가 80점을 받고선 반평균보다 높다고 우기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대선후보들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7% 성장이니, 매년 일자리 50만개 창출이니, 규제 혁파니 온갖 감언이설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이념까지 덧칠돼 정책에 담긴 진정성마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했다가는 ‘촛불’ 분위기에 휩싸여 한표를 덜렁 찍었다가 애꿎은 손가락만 원망하는 잘못을 되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외환위기 당시 추진하다가 중도포기한 4대 개혁, 공공·금융·기업·노동부문의 개혁 고삐를 다시 다잡아야 한다. 정부와 공기업은 그동안 몸집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비대해졌다. 금융기관들은 낚싯바늘에 입 찢긴 물고기처럼 10년 전의 악몽을 까맣게 잊고 제살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을 되풀이하고 있다. 혈세 수십조원을 삼킨 기업들은 여전히 비자금 만들기, 뇌물 매수, 황제 경영 등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노사관계 역시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이다. 4대 부문을 그대로 두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유권자를 향한 사기다.4대 부문의 개혁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우리가 선진국 도달 이후에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책꽂이]

    ●노동을 거부하라(크리시스 지음, 이후 펴냄) 책을 쓴 크리시스는 독일 뉘른베르크를 거점으로 활동한 좌파 그룹. 소비사회에서의 노동이란 노동하지 않는 시간을 즐기기 위해 행해야 하는 것이 됐으므로 책은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을 코페르니쿠스적 시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상품생산 체제에서의 노동을 거부하고 노동을 삶 자체로 재통합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자고 제안한다.1만 5000원.●색맹의 섬(올리버 색스 지음, 이마고 펴냄) 미국 컬럼비아대학 메디컬센터 임상신경학ㆍ임상정신의학 교수로 재직 중인 지은이가 어떤 부분을 상실한 인간이 어떻게 적응해가는지를 탐색했다. 그 접근법이 소설처럼 흥미롭다.‘리티코 보딕’이란 특이 풍토병을 앓는 환자들의 사연, 사라져가는 원시생명들의 이야기가 수려한 자연풍광을 병풍삼아 펼쳐지는 ‘맛있는’ 책이다.1만 4000원.●대단한 책(요네하라 마리 지음, 마음산책 펴냄) 일본인 러시아어 동시통역가가 죽기 직전까지 읽은 책 이야기를 186편의 글에 나눠 실었다. 소개되는 책은 390권. 책의 부제(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처럼 지독한 다독가였던 저자의 책읽기 열정이 게으른 독서습관에 죽비를 내려친다.“새로운 언어를 익히기 위한 가장 고통이 적은 수단 역시 독서”라고 주장하는 책이다.2만 7000원.●유럽의 미래(알베르토 알리시나·프란체스코 지아바치 지음,21세기북스 펴냄) “조만간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유럽은 경제적·정치적 몰락을 피할 수 없다.”는 단언 아래 전개되는 책이다. 개방을 통한 무한경쟁을 지향하는 미국식 자유주의에 주목하고, 유럽이 살아남으려면 우선 미국의 시장자유주의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고 주장한다.1만 8000원.●아버지가 없는 나라(양 얼처 나무·크리스틴 매튜 지음, 김영사 펴냄) ‘여인국’이라 불리는 중국 윈난성 오지의 모쒀족 이야기. 모쒀족의 딸로 태어나 미국 일본 등에서 가수, 모델로 활동해온 작가가 서양인류학자와 함께 책을 썼다. 사랑과 가정경제 등에서 여자가 주도권을 쥔 모계사회의 독특한 문화를 통해 현대 가족제도의 기반을 되돌아봤다.1만 1000원.●뉴 소사이어티(피터 드러커 지음, 현대경제연구원북스 펴냄)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1950년 저작이나, 국내에는 처음 완역돼 나왔다. 책이 주장하는 새로운 사회란 대량생산 혁명이 가져온 산업사회로, 드러커 사상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드러커는 새 사회에서 경영자뿐 아니라 말단 근로자까지 모든 공정을 숙지하는 관리자적 안목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2만원.●뒤샹, 나를 말한다(마르크 파르투슈 엮음, 한길아트 펴냄) 기성제품을 전시장으로 옮겨놓는 혁신적 기법으로 미술개념의 본질을 뒤흔든 마르셀 뒤샹의 전기.1913년 미국 아모리쇼에 ‘계단을 내려가는 나체’를 내놓아 뉴욕 화단을 뒤흔든 사연 등 전위미술의 선구자로 살았던 뒤샹의 발자취를 그의 발언과 미술사가이자 평론가인 저자의 해설을 곁들여 꼼꼼히 더듬었다.1만 7000원.●백범 어록(김구 지음, 돌베개 펴냄) ‘백범일지’ 주해본을 낸 창원대 도진순(사학과)교수가 사진 100여장과 함께 엮었다. 귀국 회견, 우파 청년과의 담화, 임정 환영대회 답사,3·1절 경축사, 남북연석회의 축사 등 백범의 어록과 관련 언론기사들을 통해 만년의 백범 행적을 읽을 수 있다. 분단과 통일문제를 다룬 어록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1만 3000원.
  • 불붙은 자원민족주의… “미개척지를 잡아라”

    “앞으로는 돈이 있어도 원자재를 못 사는 시대가 올지 모릅니다.” ‘베트남 15-1광구 펀드’ 판매에 참가한 대신증권 유광조 부장의 지적이다.1·2차 오일쇼크의 주범은 자원민족주의의 확산이었고, 최근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970년 이후 고개를 든 자원민족주의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 이유로 ▲중국 등 신흥개도국의 원자재 수요 확대와 자원확보 경쟁 격화 ▲반미 좌파세력 등장 ▲자원보유국의 독자개발 능력 향상 등을 꼽는다. 자원민족주의는 자원보유국의 자원 국유화→자원보유국들의 카르텔 형성→자원 무기화로 정치적 영향력 확대로 이어진다. 원유에 대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통제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가스카르텔 창설 논의 등도 자원민족주의의 예다.●남미·아시아의 자원민족주의 부활 중남미 최대 자원보유국인 베네수엘라는 반미 성향의 차베스 정부가 들어서자 국영석유회사와 외국석유회사간 기존 원유생산 계약을 무효화하고 정부가 지분의 절반을 소유하는 새로운 합작기업을 설립했다. 볼리비아는 외국회사의 개발소유권을 국영석유회사에 이전했으며, 에콰도르는 지난해 아마존 유전에 진출한 미국석유회사 옥시덴털과의 원유채굴 계약을 무효화했다. 러시아는 구 소련국가와 유럽에 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통제하는 등 자원을 대외적인 영향력 확대에 이용하고 있다. 알제리는 석유법 개정을 통해 국영기업의 석유 탐사·개발 권한을 강화했다. 베트남은 자원개발투자를 합작회사 또는 경영협력계약만 인정하고 투자가능 분야는 광물탐사 등 중요성이 낮은 사업만 허용하고 있다.●주요국의 대응 방향 이에 중국은 고성장으로 원자재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된 뒤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를 위해 중동·중남미·중앙아시아·아프리카까지 진출하고 에너지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원자력과 대체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며 비축유를 증대하고 있다. 또한 중동석유를 보호하기 위한 80년대 카터독트린을 최근에는 카스피해 주변 및 아프리카로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석유의존도를 축소하고, 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4%의 석유 자주개발률 확대…원유수입선 다변화 필요 우리도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자주개발률을 높이려는 계획이다. 자주개발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봉과 브루나이 등 미개척 에너지 부국은 물론 중동, 러시아,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기존 산유국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오일샌드와 심해유전 개발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또한 원유수입을 다변화하고 해상수송로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중동의존도는 2005년 기준 82%나 될 정도로 높다. 그러나 중국은 중동 의존도가 40%에 불과하고 아시아·아프리카·미주에서 각각 20%를 수입,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원유증산 성사될까

    원유증산 성사될까

    “유가안정을 위해 원유 생산을 늘려달라.”(미국) “정상회담에서 증산계획은 논의되지 않는다.”(OPEC) 이번 주말(17∼1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이 지구촌 ‘핫뉴스’로 떠오르고 있다. 오펙은 공식 출범한 지 46년이 되지만 정상들이 모두 만나는 것은 세번째다. 앞서 15∼16일에는 회원국 석유장관의 비공식 회동도 예정돼 있다. 사상 처음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비상상황이라 이번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린다. 고유가로 고통을 받고 있는 미국 등 석유 소비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증산결정을 내릴지가 초점이다. 12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오펙은 세계 원유공급의 40%를 맡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오펙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적 친미국가다. 때문에 소폭이라도 생산량을 늘리기를 바란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이란, 리비아, 알제리 등 쟁쟁한 반미 국가들이 포진한 만큼 쉬운 결정이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도 모두 이번 주말 리야드를 방문,‘증산반대’ 목소리를 낼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미 13일 “우리는 증산을 원치 않으며, 배럴당 80∼100달러는 적정한(fair) 수준”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나온 미국 에너지장관의 증산요구를 일축하는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들도 “회원국들이 고유가에 대한 우려를 밝힐 수는 있지만, 시장에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증산결정을 쉽게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화석연료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가능한 발전 등 에너지장기전략이 논의될 뿐 증산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구체적인 증산계획은 다음달 5일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석유장관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1992년 탈퇴 이후 이번 달 오펙에 재가입하는 에콰도르의 좌파 정권을 이끄는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을 비롯, 회원국 정상들이 7년 만에 모두 모이는 자리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상징적인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덴마크 총선 라스무센 3연임

    덴마크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54) 총리가 3연임에 성공했다.13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우파 자유-보수당 연정과 동맹세력인 인민당은 179석 가운데 89석을 얻었다. 사민당 주도의 중도좌파 야당 연정은 81석에 그쳤다. 라스무센 총리는 실용 정책으로 정치 개혁과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3선 고비를 넘었다. 실물 경제학자이자 뛰어난 협상가로 알려진 그는 2001년 11월 망명자나 피란민들에 대한 규제 강화와 감세 정책을 내세워 사민당 연정을 누르고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야당보다 8석 많은 상황에서 이번 선거에서 5석을 얻은 무슬림인 중도 ‘신동맹’ 당수 나세르 카데르(44)의 도움이 절실해서다. 이슬람 이민자가 이끄는 신동맹은 난민정책을 놓고 사사건건 맞서고 있어 해결책을 내놔야 할 판이다. 각을 세우고 있는 인민당과 신동맹과의 조화도 발등의 불이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이회창식 정치도박의 운명/동아대 교수·정치학

    [김형준 정치비평] 이회창식 정치도박의 운명/동아대 교수·정치학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신당과 민주당은 합당과 후보 단일화를 전격 합의했다. 그동안 침묵했던 박근혜 전 대표는 이회창 출마에 대해 “정도가 아니다.”면서 사실상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렇다면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정당정치를 훼손시키며 정권교체를 위해 분열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면서 출마한 이회창 후보의 정치 도박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첫째, 단기간에 자력으로 외연 확대를 이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패배한 것은 중도를 포용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2002년 대선직후 실시한 한국선거학회 조사에 따르면, 노무현 후보는 중도층에서 54.3%의 지지를 받아 41.5%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이회창 후보를 압도함으로써 승리했다. 이번 대선 환경에서 주목할 만한 특성 중의 하나는 유권자 이념 지형의 변화이다. 진보(30%)와 보수(30%)보다는 중도(40%)가 강화되는 이른바 ‘이념적 중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중도를 포용하지 못하는 후보는 승리를 기대하기 더욱 어렵게 되었다. 문제는 이회창 후보의 이념적 성향이 지나치게 보수 편향적이라는 점이다. 코리아리서치 조사(11월3일)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가 ‘보수에 가깝다.’는 응답은 무려 57.6%인 반면,‘중도에 가깝다.’는 응답은 7.1%에 불과했다.‘좌파정권 종식’과 같은 색깔론적 이념 구호를 내세운 이회창후보가 어떻게 중도를 포용할 수 있을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둘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후보간의 협력체제 복원이 가져올 공세를 어떻게 대처하느냐도 관건이다. 박 전 대표와 이회창 후보는 서로 지지계층이 중첩되면서 한쪽이 지지를 얻으면 다른 쪽은 기반을 잃어버리는 ‘제로 섬’(zero-sum) 게임의 당사자들이다. 고연령층, 영남, 보수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회창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이명박후보 지지를 선언할 경우 지지율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회창 후보 지지자 중 박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지지를 바꿀 수 있다는 사람이 3분의 1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TNS 코리아 조사)가 이를 입증해준다. 셋째, 무소속의 태생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난제이다. 한국 선거에서는 후보 등록이 가까워질수록 유권자의 ‘거대 정당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당연히 ‘제3후보 또는 무소속 후보 퇴조 현상’이 가시화된다.1997년 대선 당시 한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을 탈당한 직후 이인제 후보의 지지도는 25.3%로 김대중 후보(34.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후보 등록이 임박해서는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박찬종 후보가 선거가 임박하면서 지지도가 급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1단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고, 문국현 후보와 2단계 단일화가 성사되어 전통적인 친여 지지층이 결집되면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입지는 그만큼 축소될 개연성이 크다. 물론, 선거는 예상치 않은 돌발 변수에 의해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BBK 핵심 인물인 김경준의 귀국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회창식 정치실험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이번 대선은 역사 발전은커녕 질적으로 퇴보한 최악의 선거로 평가 받을 만하다. 탈당과 이합집산이 난무하고, 지역주의와 색깔논쟁의 망령이 부활되고, 정책과 비전은 실종된 채 오직 네거티브와 한탕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유권자가 만만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유권자가 가야 할 길이 분명해졌다. 지금이라도 유권자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주저없이 걸어가야 한다. 국민 무서운지를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 朴 “이회창 출마 正道 아니다”

    朴 “이회창 출마 正道 아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2일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한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저는 한나라당 당원이고 한나라당 후보는 이명박 후보인 것에 변함이 없다.”면서 “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처음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서 이명박 후보의 전날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저는 제가 한 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힘에 따라 이 전 총재의 출마로 위기에 처한 ‘이명박 대세론’이 위력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다만 “이 전 총재가 이런저런 비난을 감수하고 출마한 것은 한나라당이 그간 여러가지를 뒤돌아보고 깊이 생각해 잘 대처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며 이 후보측의 당 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을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또 자신을 포함한 이 후보와 강재섭 대표간 ‘3자 정례회동’ 제안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라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전해들은 이명박 후보는 “그렇게 말했다면 그 말 뜻과 같은 생각을 갖는다.”며 “(나도)어제 이 전 총재가 탈당한 데 대해 다소 책임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 전 대표와)정권 재창출, 좌파정권 집권 저지에 뜻이 같으므로 앞으로 합심해서 잘 해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가 ‘3자회동 정례화’에 난색을 표한 데 대해서는 “일이 있을 때 만나 얘기할 수도 있고 전화로 할 수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표의 언급에 대해 “현 상황에서 그분으로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박지연 홍희경기자 carlos@seoul.co.kr
  • 슬로베니아 대선 좌파후보 당선

    슬로베니아 대선에서 좌파 정당들의 지지를 받은 다닐로 튀르크(55)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로써 슬로베니아는 1991년 독립 후 좌파 대통령이 연달아 집권해 온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튀르크 후보는 11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 2차 결선 투표 개표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68.2%의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그는 지난달 21일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보수 여당 새 슬로베니아(NSi)당 로이제 페테를레 후보의 지지율 31.8%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2차 투표에서 사회민주당을 비롯한 3개 중도 좌파 야당들이 모두 튀르크 후보를 지지한 게 승리의 주요인이 됐다. 튀르크는 이날 출구조사 뒤 “국민을 통합시키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당선 일성을 밝혔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부고] 퓰리처상 두번 받은 美작가 노먼 메일러 사망

    노벨 문학상 단골후보로,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노먼 메일러가 10일(현지시간) 숨졌다.84세. 지난달 폐 수술을 받았던 메일러는 급성신장 질환으로 숨졌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메일러는 미 뉴저지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1948년 2차 세계대전 당시 군 복무 경험을 소재로 한 첫 소설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를 펴내 일약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1968년엔 베트남 전쟁반대 시위를 하다 잠시 구속됐던 경험을 토대로 쓴 ‘밤의 군대’로 처음 퓰리처상을 받았다.1979년엔 미국 대법원이 1976년 사형제도를 처음 도입한 뒤 최초로 처형된 살인범 개리 길모어의 삶과 죽음을 다룬 ‘사형집행자의 노래’로 생애 두번째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 한때 시대정신의 대변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상 시즌마다 문학상 단골 후보로 거론됐지만, 카프카처럼 결국 마지막까지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는 못했다. 그는 좌파 주간지 창설에도 관여했으며 뉴욕 시장 후보로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개문발차/구본영 논설위원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그제 탈당과 함께 대선 3수를 선언했다.‘좌파 정권’ 교체란 명분을 걸었지만, 대선 레이스에 ‘무임승차’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소속 당 예선을 거치지 않아 반칙이란 얘기다. 인물·정책에 대한 피튀기는 사전 검증과정을 건너뛴 결과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다른 선수들은)마라톤 구간 42.195㎞ 중 41㎞를 넘게 뛰고 있는데 거기에 끼어들어 결승선 테이프를 끊으려고 하는 것은 새치기”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무임승차 출전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관중(국민)이 식별할 만한 유니폼이나 등번호도 없이 뛰어 들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좌파정권을 교체해야겠는데 한나라당 후보로는 불안하다.”는 말 이외에는 별다른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이흥주 특보는 “지난 두번의 대선서 만든 공약을 업데이트하거나 리모델링할 수 있는 인재가 많다.”고만 했다. 출마선언이 먼저고, 후보의 콘텐츠를 채우는 건 나중의 일이란 뜻이다. 그런 발상의 연장선상에서 이씨는 “서로 뜻 통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물론 박 전 대표 측과의 사전교감 흔적은 없다. 심지어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언제든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도 했다. 이명박 후보와 갈라서면서도 후보 단일화 여지는 남긴 셈이다. 일단 차를 출발시킨 뒤 사람이든 화물이든 나중에 태우려는 발상이다. 위험을 무릅쓴다는 점에서 전형적 ‘개문발차’(開門發車·차 문을 열어둔 채 출발) 사례다. 이는 2002년 대선서 정치판에 처음 선보인 신조어다. 당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의 시원치 않은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신당 창당 움직임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영입대상 인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머뭇거리자 당시 민주당측이 “신당을 개문발차하겠다.”는 논평을 냈었다. 무임승차든 개문발차든, 이합집산과 줄서기 등 인물 중심 정치의 부산물이다. 이 과정서 정당은 한낱 허울이나 장식품일 뿐이다. 한마디로 정당정치의 실종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한국정치가 그려낸 우울한 풍속도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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