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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총리 정신병 상담 받아야” “스페인 좌파 정책 지긋지긋”

    |파리 이종수특파원| 서유럽의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잇따라 ‘막말 공방’을 벌이고 있다. 스페인 여성 부총리 마리아 테레사 페르난데스 드 라 베가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불법 이민자 정책은 인권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력한 불법이민자 단속을 겨냥한 것이다.18일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스페인의 첫 ‘여초 내각’에 대해 “너무 분홍빛”이라고 조롱한 데 대해 “베를루스코니가 정신병원 상담을 받는다면 나아질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스페인 내각 최연소인 비비아나 아이도 기회균등장관도 “이탈리아에는 여성 장관이 4명뿐”이라며 공세에 합류했다. 그러자 프랑코 파르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19일 반격에 나섰다. 그는 “양국의 불필요한 논쟁을 막으려면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가 내각의 질서를 잡아야 한다.”면서 “그의 좌파 정책은 지긋지긋하니 이제는 이탈리아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라.”고 역공에 나섰다. 중도 좌파인 스페인과 우파인 이탈리아 정부의 가시돋친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불법 이민자에 대해 스페인은 동유럽이나 아프리카 출신을 끌어 안고 합법화하는 반면 이탈리아는 강공 일변도로 몰아붙이고 있다. vie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잘나가는 룰라의 ‘좌파 실용주의’/최종찬 국제부 차장

    [데스크시각] 잘나가는 룰라의 ‘좌파 실용주의’/최종찬 국제부 차장

    브릭스의 대표주자인 브라질이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수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온 브라질은 올 성장률이 4.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망도 파란 불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경제가 최소 3∼4년간은 4∼5%의 실질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브라질이 경제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최대 요인은 룰라 다 실바대통령의 실용주의적인 좌파실험 때문이다. 그의 개혁정책이 성장과 분배 두 토끼를 모두 잡았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그는 지난 2003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브라질 경제에 훈풍을 불어넣어주기 시작했다. 먼저 방만한 정부재정을 긴축 모드로 전환했고 세금제도도 고쳤다. 무엇보다 취임 첫 해부터 공무원 연금제도에 칼을 댄 것이 주효했다. 당시 공무원들은 일반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배가 넘는 연금을 받았다. 그는 공무원연금을 타기 시작하는 나이를 높였고 액수도 일반 직장인 연금에 맞게 대폭 줄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아닌 사회적 합의를 얻는 데 주력했다.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했다. 연금기득권자들도 손가락보다 반지를 잃는 게 낫다면서 공감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 때문에 연금 개혁은 성공했고 나라의 곳간이 건강해졌다. 또 하나는 서방의 우려와는 달리 시장친화주의 정책을 펼쳤다. 경제 규제를 대폭 풀면서 외국자본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이로 인해 1980년대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왔다. 주식과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본이 몰려들면서 인기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지난 5년간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191%에 이른다. 수출도 3배나 늘었고 무역수지 흑자도 2배로 늘었다. 특히 무역흑자가 쌓이면서 브라질이 역사상 처음으로 순채권국이 됐다.80년대 외환위기에 빠져 두 차례 외채상환유예를 선언하는 등 빚을 달고 살다가 돈을 빌려주는 나라가 된 셈이다. 김원호 외대교수는 “재정 적자와 외채를 줄이기 위한 재정책임법을 완수한 룰라의 실용주의 좌파노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에는 물론 국제 원자재값의 상승도 한몫하고 있다. 원유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브라질은 2006년부터 석유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상파울루주 대서양 연안의 산토스만에서 매장량이 50억∼80억배럴로 추정되는 심해유전을 발견했다. 이 유전의 발견으로 브라질 석유 매장량은 200억배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룰라는 브라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내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문남권 외대 중남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브라질의 경제 호황은 룰라의 지속적인 개혁정책, 국제 농산물과 지하자원 가격의 급등, 주변국과의 안정적인 교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룰라는 또한 경제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군사대국화의 길도 걷고 있다. 핵 잠수함을 2016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지금 브라질에서 룰라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 지지율이 70%를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선인 룰라대통령이 3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러시아를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재 부상시킨 블라디미르 푸틴처럼 자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지도자로 대접받고 있다. 룰라의 거침없는 행보는 계속될 것 같다.“그는 중남미 맏형으로 남미 입장을 대변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릴 것”이라는 박원복 외대 교수의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한국 지도자들도 룰라 대통령의 이런 실험 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최종찬 국제부 차장 siinjc@seoul.co.kr
  • 초중고 교과서 전면 수정 ‘보·혁 마찰’ 부르나

    초중고 교과서 전면 수정 ‘보·혁 마찰’ 부르나

    10년간의 진보정권이 끝나고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예상됐던 일이지만 정부가 초·중·고교 사회교과서의 내용 전반에 대한 수정·보완 작업에 들어갔다. 교과서 개편과정에서 수구 보수세력과 경제단체 등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할 것으로 예상돼 진보진영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강조돼 왔던 좌파성향의 서술을 걷어 내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민감한 한국근현대사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권교체에 따라 교육의 근간이 될 교과서 내용을 섣불리 바꾸려는 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5일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역사·경제 교과서 내용에 대한 수정요구가 많아 사회 교과 전반을 대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도연 장관은 지난 14일 “현행 역사교과서가 지나치게 좌편향적인데 대책을 마련하라.”는 질문이 나오자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근현대사가 폄하되지 않도록 (수정)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상의 “시장경제 등 337건 왜곡·오류”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3월 초·중·고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제, 사회, 국사, 근현대사 등 4개 과목의 교과서 60종을 분석한 결과 왜곡·오류 등 337건의 문제점을 찾아 냈다며 교과부에 개선의견을 냈다. 특히 시장경제, 기업활동, 세계화에 대한 편향적인 서술이 많다며 문제를 삼았다. 예를 들어,‘경제 안정면에서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보다 우위’(고교 경제),‘시장경제하에서 정부의 간섭이 없다면 경기변동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교 경제),‘대기업 위주의 수출증대 정책은 중소기업의 발전을 막는 요인이 되었다.’(고교 사회)는 내용 등이다. 또 ‘38도선 곳곳에는 국군과 북한군간에 크고 작은 충돌이 쉴새없이 일어났다.’(고교 근현대사)는 6·25 전쟁이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음을 암시하며 북한의 침략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학자 “정권차원의 해석은 잘못” 반발 이같은 비판에 대해 진보진영의 학자들은 “있었던 사실조차 없애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는 “지금의 교과서가 좌편향했다는 것은 1987년 이후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서 “뉴라이트 단체들이 그렇게 나오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이었던 친일파와 독재자들이 비판을 받는 것을 막아 보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지현 한양대 역사학과 교수는 “친시장적 집단에서는 당연히 예전 노동자 계급에서 국가 발전이나 경제발전을 이뤘다는 말을 빼고 싶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들 생각에 맞춰 교과서를 성향에 맞게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새달 의견 수렴… 내년 1학기 반영 교과부는 지난달 말 ‘교육과정·교과서 발전협의회’를 열어 이해단체의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 각 부처, 관련단체 등이 6월 중순까지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다시 모아 8월말까지 수정·보완을 한다. 이어 9·10월 두달간 집필자의 수정작업을 거쳐 11월 인쇄에 들어가 12월부터 책이 나와 내년 1학기 교과서부터 반영된다. 김성수 이경원기자 sskim@seoul.co.kr
  • 한·미FTA 비준 사실상 ‘무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17대 국회 회기 내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 협상 후폭풍 때문이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전날부터 15일 새벽까지 한·미 FTA 청문회를 진행했지만, 비준 동의안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하지도 못했다. 청문회 자체도 미 쇠고기 수입위생 고시 협정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김원웅 통외통위원장은 “정부가 미국측과 쇠고기 문제에 대해 추가협의를 벌일지 검토하겠다고 했으니, 정부측 대응을 보고 FTA 비준동의안을 소위에 회부할지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쇠고기 재협상과 한·미 FTA 비준 연계 방침을 밝힌 통합민주당을 비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년간 집권했던 민주당이 자기들이 마무리해야 하는 쇠고기 협상과 FTA를 질질 끌고 미뤄오다 야당이 되자마자 저지에 나섰다.”면서 “민주당은 선동정치를 그만하고 국익을 위해 FTA 동의안 협상에 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우리 경제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것은 지난 10년간 좌파 정권이 엉터리 국정을 해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이 노리는 것은 한국에서만 아니고 미국 의회에서 부정적으로 취급되도록 일을 만들려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면서 “이번에 처리 안 되면 한·EU, 한·일 FTA도 줄줄이 비극을 맞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오늘이 광우병 폭탄이 터질 뻔한 D-데이였는데, 다행히 막았다. 국민의 힘으로 만든 절반의 승리이며 이제 우리는 재협상으로 전진해야 한다.”며 고삐를 죄었다. 통합민주당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민주당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정부가 국민여론에 따라 재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고시를 연기하면 길이 열린다.”면서 “(그러면) 미국 쇠고기 수출업자가 재협상을 요청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FTA를 반대해온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더 강경해진 태도를 보였다.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쇠고기 하나만 봐도 문제가 많은데 사회 전반에 걸친 FTA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라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종교수업 거부 강의석씨 2심서 패소 논란

    종교수업 거부 강의석씨 2심서 패소 논란

    ‘국민 기본권 외면한 사법부의 역행’‘종교사학에 짓밟힌 학내 종교 자유’ 지난 2004년 서울 대광고측의 종교수업 강요에 반대하다, 퇴학 처분을 당한 강의석(22·서울대 법대 휴학중)씨가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것을 놓고 인권,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서울 고등법원(제17민사부, 곽종훈 재판장)은 지난 8일 “학교와 교육청이 강씨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광학원 측이 종교과목 이외 대체 과목을 개설하지 않아 교육부 고시를 위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강 씨의 행복추구권과 신앙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위법 행위로는 볼 수 없다.”는 게 판결 요지. 강씨가 고3 재학중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종교의식과 교육과 관련해 명백한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종교교육에 반대해 다른 학교로 전학을 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이 주요 판결 이유다. 이에 대해 강씨와 강씨를 대리해 공익소송을 제기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즉각 상고할 방침을 밝혔고 이들을 중심으로 인권, 시민단체가 학내 종교자유 확립을 위한 연대운동에 돌입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은 성명을 내고 “교육의 본질적 목적을 일탈해 학교를 선교의 장으로 이용하는 ‘종교사학’의 관행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이번 판결로 인해 사립학교가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특정종교를 강요하는 관행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고법 판결에 앞서 전 대광고 교장이 강씨의 종교교육 반대와 관련해 “시민, 사회단체들과 연계된 상태에서 사주와 조종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도 이들 인권단체의 반발을 확산시킨 요인. 대광고 탁 모 전 교장은 최근 발간된 ‘대광 60년사’ 회고사를 통해 “민노당·민노총·전교조·운동권 언론노조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저들의 투쟁은 ‘종교의 자유’를 위장한 반미·반기독교 노선을 주장하는 좌파적 연대 운동으로 확대되는 양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종자연 손상훈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이번 판결은 학생의 종교 자유와 학부모의 기본권이 명백히 침해당했는 데도 1,2학년때 반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절차적인 부분만 강조해 1심 판결을 뒤집었다.”며 “전교조·민노총 등 관련단체및 인권단체와 연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佛출판계 “메르시 사르코지”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출판가가 ‘사르코지 특수’를 누리고 있다. 16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소재로 한 소설과 에세이 등 20여종이 잇따라 출간됐다. 이들 신간의 대부분은 저자가 좌파이든 우파이든, 또 장르를 막론하고 사르코지 대통령의 국정을 비난하거나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하락세의 수렁에 빠진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을 반영한 듯하다. 최근 출간된 책 가운데 사회당 소속의 프랑수아 레오타르 전 총리가 낸 소설 ‘나쁘게 끝날 거야’(그라세 출간)는 서점가에 나온 지 한달 만에 12만여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일간 르 피가로가 12일(현지시간) “‘사르코지-푸념’도 판매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사르코지의 취임 1년에 대한 이런 조롱 일색의 출판 동향은 자크 시라크의 임기 마지막 해와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그라세 출판사의 편집장은 “엘리제궁을 소재로 한 소설만 불티나게 팔리고 다른 소설은 팔리지 않아 걱정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이들 책은 제목부터 ‘과거와의 단절’을 주장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국정 1년을 희화화하는 게 많다. 좌파 성향인 일간 리베라시옹의 로라 조프랭이 낸 책의 제목은 ‘벌거벗은 왕’(로베르 라퐁 출간)이다.또 사회당의 차기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피에르 모스코비치 의원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한 ‘68혁명 잔재 청산’ 발언을 빗대 ‘청산자’(아셰트 출간)라는 책을 냈다.이밖에 ‘곤두박질과 파산’(페이야드 출간) ‘사르코지와 돈의 왕’ 등 사르코지 대통령의 국정 1년에 대한 냉소적인 제목도 적지 않다.vielee@seoul.co.kr
  • 佛 저명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 父子 인터뷰

    佛 저명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 父子 인터뷰

    |파리 이종수특파원|68혁명 4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열기가 어느 해보다 뜨겁다. 최근 발간된 신간만 60여종에 이른다. 그 가운데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 부자(父子)가 대담 형식으로 정리한 ‘사르코지에게 설명한 68혁명’(드노엘 출간)이 눈길을 끈다. 대표적 좌파 지식인이었던 글뤽스만은 지난해 사르코지 여당 후보를 공개 지원해 논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출간 직후인 지난달 초 파리 10구 포부르 푸아소니에르 62번지 글뤽스만의 자택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인터뷰는 1시간 30분여 진행됐다.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43년의 터울을 둔 부자는 68혁명을 놓고 생각이 겹치기도 하고 달라지기도 했다. ●“사르코지가 68혁명을 왜곡…” 출간 배경이 궁금했다. 말문을 연 것은 아들 라파엘. 그는 “우리 집은 68혁명 뒤 권위주의가 없어진 가정이니까 내가 먼저 말하겠다.(웃음)”고 했다. 아들 (라파엘, 이하 아들) 지난해 여당 유세 현장에 참석했는데 사르코지 후보가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고 도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몹시 거북했다. 순간 68세대인 아버지를 쳐다 보았다. 예상과 달리 웃고 있었다. 유세장을 나온 뒤 “왜 아까 웃고 있었어요?”라고 물었다. 아버지가 “사르코지 말은 당시 대학생운동의 리더였던 다니엘 콘-벤디트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과 같은 모순이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 뒤에도 질문이 이어져 아예 책으로 만들게 됐다. 아버지(앙드레, 이하 아버지) 책 제목 그대로 사르코지에게 68혁명을 설명해 주고 싶었다. 그가 68혁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68혁명 이후 상대주의가 난무하고 도덕의식이 무너졌다는 그의 진단은 맞다. 하지만 핵심을 비켜갔다.68세대의 본질적 실수는 ‘교조주의적 마르크시즘’에 빠진 것이다. 사르코지 후보는 이를 알고도 정략적으로 왜곡한 것이다. 나중에 한 대담에서 본인도 ‘정략적 이용’이라고 시인했다. ‘정치적 책략’이었다는 말에 담긴 의미를 물었다. 아버지 당시 사르코지가 지지율이 높았다. 그래서 좌파는 물론 중도·극좌파 후보들이 ‘반(反) 사르코지 전선’을 형성했다. 그러자 사르코지가 그들의 ‘정신적 공통분모’인 68혁명을 건드린 것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후보가 처음엔 ‘무관심’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30분 뒤 사르코지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말려들었다. 처음처럼 대응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러자 아들이 끼어 들며 반론을 제기했다. 아들 전략적 연설이었다는 분석에는 동의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사르코지의 도발은 좌·우파 양 진영에 남아 있는 보수주의를 겨냥한 비판이었다. 그는 ‘프랑스 병’의 핵심을 정체성 상실로 본 뒤 그런 혼돈의 책임을 묻기 위해 68혁명이라는 ‘허수아비’를 세운 것이다. 이민자 출신에 이혼 경력이 있는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68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68혁명을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자해행위’인데 이를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프랑스 68혁명만이 공산주의 비판” 고정된 이념에 얽매이기보다는 탄력적 사유를 강조한 두 사람에게 68혁명의 본질은 어떻게 비칠까? 아버지 두 가지 의미에서의 ‘단절’이다. 하나는 프랑스의 전통적 정서, 특히 농촌에 뿌리를 내렸던 평온함을 중시하는 전통과 단절한 게 68혁명이었다. 그래서 ‘68의 아이들’은 뿌리가 뽑히고, 불확실해하고 미래에 대해서 늘 걱정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하나는 200년 동안 이어온 노동자·공산주의 중심 사상과의 단절이다. 당시 좌파 가운데 최대 정당인 공산당은 노동자를 ‘대안 사회’ 혹은 혁명을 담보할 주역으로 껴안고 있었다. 소련을 추종해야 한다는 생각도 강했다.68세대는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아들 하나 더 추가해야 한다.68혁명은 권위주의에 대한 도전이면서 전체주의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 점이 프랑스의 독창성이다. 아버지인 앙드레 글뤽스만은 당시 프랑스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혁명의 가운데에 있었다. 그만의 경험이 담긴 ‘육성’을 들려 달라고 했다. 아버지 소르본 광장에 학생들이 운집, 연좌 시위를 하면서 치열한 논쟁을 하고 있었다. 주위에는 경찰이 겹겹이 에워쌌다. 그곳에 레지스탕스이자 공산주의 시인 루이 아라공이 찾아 왔다. 그는 “나는 공산당과 노선을 달리한다. 여러분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콘-벤디트가 “당신이 왜 스탈린을 칭송했는지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 말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대답을 못하고 돌아가는 아라공을 향해 콘-벤디트가 “당신의 흰 머리 위에 피가 묻어 있다.”고 확성기로 말했다. 이 장면은 당시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라파엘이 말한)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이나 일본의 68혁명과 가장 다른 프랑스만의 특징이었다. ●68혁명 이후 달라진 것들 68혁명이 이후 프랑스에 가져온 구체적 변화와 그에 대한 해석에서 두 사람은 조금 입장이 달랐다. 특히 라파엘은 68세대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아들 68혁명은 ‘수직의 세계’를 수평으로 바꾸었다. 문화·관습은 물론 사람과의 관계가 완전히 바뀌었다. 낙태도 허용됐고 여성이 일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중·고교도 남녀 공학이 됐지. 아들 그러나 프랑스 정치는 여전히 수직의 잔재가 남아 있다. 정치에서는 68혁명의 정신이 스며들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나는 68세대를 비난한다. 프랑스는 여전히 중앙집권적이고 대통령에 집중돼 있다.. 이런 면에서 68세대라고 주장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 아버지 그래도 사르코지가 대통령이 된 뒤 이민자 출신을 장관으로 임명하고 좌파를 등용한 것이 얼마나 열린 변화인가? 아들 아직 시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 정국은 엘리트를 중시하는 전통적 의미의 정치집단과 사르코지가 갈등하는 형국이다. 이윽고 화제가 ‘68혁명의 현대적 의미’로 넘어 왔다. 아버지 앙드레 글뤽스만은 좌·우를 떠나서 인권과 자기 성찰, 유럽공동체 정신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튼실히 하면서 68혁명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들은 ‘68혁명의 재해석’을 강조했다. 아버지 68정신의 요체는 ‘감히 교수와 다르게 생각하기’다. 좌·우파를 아울러 한 진영에 종속되기보다는 항상 자신과 주위를 돌아 보면서 비판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내가 58년 부다페스트 사태 때 소련을 비판했다가 공산당에서 출당을 당한 것이나 70년대에 ‘배신자’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소련의 재야 인사들을 지지한 것도 그런 이유다. 아들 그러면 지금은 “우리는 티베트인”이라고 말해야겠다. 아버지 그렇다. 중국이 강국이라고 눈치를 봐선 안 된다. 아들 그런 의미에서 68혁명 지도자 가운데 한 명도 제도권 정치의 핵심에 들어간 사람이 없는 것도 흥미롭다. 다니엘이 속한 녹색당도 68년 이후에 생긴 당이어서 제도권 정당으로 보기 어렵고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도 사회당원이었지만 당 내에서는 늘 변방에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68정신은 늘 프랑스의 전통적 중심부와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두 부자는 68혁명 리더들이 각자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다. 아들 그건 다행아닌가. 혁명의 리더들이 한 길을 걷지 않은 것은 진영 구분짓기를 끝냈다는 의미다. 아버지 말대로 ‘스스로 운명 선택하기’를 실천했다는 거다. 꼭 좌파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틀지워진 고정관념이다. 또 68세대가 깨고 싶었던 ‘벽’이 아닐까? 다시 물었다. 좌파 지식인으로 알려진 앙드레 글뤽스만이 지난해 사르코지를 지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냐고? 아버지 그렇다.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인권을 부활하겠다고 말한 이가 사르코지였다. 좌파의 비판이 예상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vielee@seoul.co.kr
  • 백인 기득권층 반기 볼리비아 내분 위기

    남미 볼리비아에서 가장 잘사는 ‘자원의 보고’ 산타크루스 주(州)가 결국 주정부 자치권 확대안을 통과시켰다. 산타크루스 주는 연방정부에 버금가는, 독립에 가까운 행정·입법 기능과 경찰권을 갖게 됐다. 빈곤한 여타 지역에 자신들의 부를 중앙정부가 나눠주겠다는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이에 따라 빈민층 지지에 힘입어 국유화 정책을 추진해왔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자치권 확대안은 확대된 자원 개발의 관할권 및 재정권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산타크루스 주의 자치안 확대 투표는 다른 야권 지역인 베니·판도·타리하 주까지 자극, 볼리비아 정정에 회오리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 주는 오는 6월에 자치안 확대 주민투표를 실시, 산타크루스 주의 전례를 따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 때문에 볼리비아가 극빈층 원주민 지역과 백인계 자본가들이 지배하는 지역으로 나뉠 분열 시나리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은 4일(현지시간) “산타크루스 주의 주민투표 결과 주정부 자치권 확대안이 80%를 훨씬 넘는 찬성률로 통과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우니텔 TV 방송도 “85% 이상 찬성을 얻어 통과할 것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주민투표 최종결과가 집계되는 데 6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찬반 차이가 워낙 극명해 결과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산타크루스 주는 볼리비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다.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볼리비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전체 경작가능 면적의 65%도 보유하고 있다. 농축산물은 볼리비아 전체의 72%를 생산한다. 자치권 확대안 통과로 산타크루스 주정부는 볼리비아 전체 매장량의 약 10%에 이르는 석유·천연가스 자원에 대한 더 많은 관할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에너지 국유화 정책으로 부의 재분배를 꾀했던 모랄레스 대통령에게는 존립이 걸린 문제다. 볼리비아 연방정부는 이날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성향 주의 자치확대 움직임에 대해 “원주민 농민이 대통령이 되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위기는 남미 좌파 세력에도 상당한 상처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숨죽여온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의 보수 세력에 반(反) 좌파 운동의 동력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남미 좌파의 선봉을 자처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날 “미국이 볼리비아 야권을 자극해 자치권 확대 움직임을 지원하고 폭력사태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전했다. 그는 또 필요한 경우 군사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울광장] 새정부,도덕성부터 회복하라/이목희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새정부,도덕성부터 회복하라/이목희 편집국 부국장

    지난 주말 후배가 놀란 표정으로 뛰어 들어왔다. 회사 근처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보고 흥분한 듯싶었다. 현장을 찾아 잠깐 지켜보니 열기가 대단했다.“정권이 출범한 지 석달도 채 안돼 이런 일이….” 야근을 마치고 필자가 다니는 동네 교회를 찾았다. 일부 신도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국가를 위한 철야기도를 하고 있었다.‘장로 대통령’이 잘되라며 눈물의 기도를 하고 있었다. 새벽에 교회를 나서는 마음이 캄캄한 하늘만큼 착잡했다. 단순히 광우병 관련 정부 홍보가 잘못되어서 이런 일이 빚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좌파의 보수정권 흔들기, 인터넷 선동이라는 주장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청계광장 인파의 열기는 동원·선동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었다. 철야기도팀의 간구 내용을 봐도 그렇다. 얼마 전까지 희망의 기도였지만, 지금은 걱정의 기도다.‘장로 대통령’ 탄생을 그토록 기뻐하던 이들마저 근심에 싸여있다. 새 정부가 뭘 잘못한 건가. 일각에서는 CEO형 대통령이 주요 정책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한다. 김영삼(YS), 김대중(DJ),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출입기자, 정치부장으로 취재 중심에 있었다. 정권 초엔 새 대통령과 청와대의 독주체제가 반복되곤 했다. 특히 YS는 깜짝 놀랄 정책을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였다. 당시와 다른 점은 민심의 흐름이다. 노 전 대통령은 예외로 쳐도,YS·DJ 정권 초기의 민심은 정부·여당 편이었고, 그 바탕에는 도덕적인 우위가 깔려 있었다. 작위적인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YS·DJ는 ‘정치자금’ 원죄를 갖고 있었다. 특히 정권 말기 터진 주변 비리에 비춰 그들 내부 역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과거 정권 초기에는 “우리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자부심이 뚜렷했다. 야권과 언론도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 정부·여당의 정책 드라이브가 먹혀들었다.‘여야 허니문’은 그렇게 생긴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내세우며 출범했다.“경제 회생에 도움이 된다면 원칙을 훼손할 수 있고, 도덕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는 인사를 써도 괜찮다.”는 식이었다. 윗선이 느슨해지니 아래는 더 문제였다.“한·미 FTA의 걸림돌이 사라지고, 공산품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데 쇠고기 정도는 화끈하게 빗장을 풀자.” “도덕성은 사후 검증을 통해 크게 비난받는 인사만 바꾸면 되는 것 아니냐.” 이러는 사이 이 대통령과 새 정부를 향한 국민의 평가는 순식간에 낮아져갔다. 대통령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대통령과 총선 과반을 이룬 여당을 가진 집권 세력이 왜 도덕성의 늪에서 허덕여야 하는가. 더 늦기 전에 새 정부는 대대적인 도덕 재무장운동을 벌여야 한다. 도덕 재무장운동은 재산 과다에만 연관된 것은 아니다. 이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와 장관 모두가 우선 언행부터 다잡아야 한다. 과거 경력을 고칠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도덕성에 흠이 가지 않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춘 언행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주요 공직 인사에서 청렴한 이들을 골라 전면에 내세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권의 도덕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민심을 얻지 못한다. 큰 틀에서 민심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추진력을 갖지 못함을 명심하고 인사와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 이목희 편집국 부국장 mhlee@seoul.co.kr
  • [사설] 폭력시위단체 지정 근거 설득력 없다

    정부가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등 25곳을 불법 폭력시위 단체로 규정했다. 이들에는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행정안전부의 요청으로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불법 폭력시위를 주관한 단체와 구속자가 소속한 단체 68곳의 명단을 작성했다. 이를 통보받은 행안부가 25곳을 추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폭력시위를 주최한 단체로 한정했던 것을 대상을 넓혀 구속자를 낸 단체까지도 불법 폭력시위 단체라는 딱지를 붙였다. 행안부가 폭력시위 단체를 추린 이유는 불법 폭력시위 단체에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국회의 요구가 있어서다. 혈세로 조성된 보조금이 짜증스러운 불법·폭력 시위를 주최하는 단체에까지 가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존재한다. 불법·폭력시위 단체에는 보조금도 없다는 행안부의 방침은 기본적으로 옳다. 그러나 민노당이나 민주노총 등은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대상도 아니며 지원을 신청하지도 않았다. 활동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합법 정당이자 노조들이다. 당원이나 조합원이 시위에 가담해 구속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불법이나 폭력시위 단체라는 낙인을 찍은 것은 지나치다. 새 정부는 엄격한 법집행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사사건건 정부 정책에 어깃장을 놓는 진보 좌파 성향의 단체들이 눈엣가시여서 정부 보조금 운운하며 불법과 폭력의 낙인을 찍은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불법·폭력 시위를 추방한다는 당위는 이해하지만 잘못된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 볼리비아 외국계 기업 4곳 국유화

    급진적 좌파노선을 걷고 있는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외국계 기업 4곳의 국유화를 선언했다. 이상주의적 민족주의를 기치로 반미노선를 취하고 있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자원민족주의 정책에 따른 것이다. 볼리비아 ABI통신은 1일(현지시간) “모랄레스 대통령이 외국계 에너지기업인 차코, 트란스레데스,CLHB와 외국계 통신기업인 엔텔을 국가 소유로 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모랄레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볼리비아의 모든 자원에 대해 당당하게 소유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국유화 단행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6년 5월1일 에너지산업 국유화를 선언했었고 지난해 1월엔 엔텔의 국유화 방침을 처음 밝혔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현재 집권 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산타크루스 주정부의 자치권 확대 주민투표가 4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산타크루스 외에도 판도, 베니, 타리하 등 우파가 장악하는 있는 동부지역 다른 주정부들도 주민투표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反)모랄레스 전선을 형성하며 사실상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야권의 움직임으로 볼리비아 정국은 초긴장 모드로 들어간 상태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루벤 코스타 산타크루스 주지사 등 우파가 장악한 주정부 관계자들과 대화 용의를 밝히고 있지만 이들이 주민투표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정국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볼리비아는 9개주로 되어 있으며 지역간 빈부격차가 크고 인종도 다르다. 원주민이 많은 서부지역은 가난에 시달리고 있고 천연자원이 많고 토지가 비옥한 동부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다. 문남권 외대 중남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의 정국 위기는 석유와 광물 등 천연자원이 많이 매장돼 있는 동부지역과 기존의 부유층들이 모랄레스의 원주민 지원정책에 반발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라며 “모랄레스 대통령이 국민 대부분의 지지를 받고 있어 정권 붕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佛 68혁명 40돌] (1) 계승과 단절

    [佛 68혁명 40돌] (1) 계승과 단절

    1968년 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68혁명이 40주년을 맞았다. 프랑스 낭테르 대학 교내시위로 첫 발을 뗀 혁명은 베트남전, 옛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물질 만능주의 등 국제적인 문제와 맞물려 독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에 문화적 충격을 줬다. ‘타는 목마름으로….’ 혁명은 멈추지 않는다.40년 전 세계를 뒤흔든 68혁명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적 의미로는 당대 시계에서 멈췄다. 그러나 당시 분출된 새 사회에 대한 열망은 이후 녹색당과 적군파, 시민운동, 성(性)혁명, 페미니즘, 전위적인 예술 실험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었다.40주년을 맞는 지구촌 표정과 당시 현장을 지켜본 석학들의 증언을 통해 ‘계승과 단절’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파리 이종수특파원|해마다 5월이면 프랑스 전역이 들끓는다. 세계를 뒤흔들었다고 평가받는 1968년 5월 혁명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열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랑스인들의 정신사에 큰 자취를 남긴 대사건이었다. 특히 올해는 40돌이어서 열기가 더 뜨겁다.1400여곳에서 축제·전시회·토론회·영화제 등이 잇따른다. 최근 발행된 관련 신간만 60여종에 이를 정도다. 숫자의 의미만 아니라 올해 68혁명은 유달리 뜨거운 이슈로서 살아 숨쉬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2차 국면에서 당시 여당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고 도발적으로 주장하면서 뜨거운 논쟁으로 떠오른 것도 한 요인이다. 당시 사르코지 후보는 3만여명의 지지자가 모인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68혁명의 유산이 영원히 이어갈지 청산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선거”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프랑스의 ‘정신적 터부’를 건드렸다. 68혁명이 끝나지 않았다는 구체적 정황은 지난달 시작한 고교생들의 시위에서도 확인된다. 일주일에 두 차례 진행된 고교생들의 시위는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파리 인근 고교생의 주도로 시작한 이번 시위가 교원 노조나 대학생 단체, 교육관련 노동조합이 가세하면서 3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2주 전에는 시위 현장에서 “새로운 68혁명이 필요하다!!!”는 벽보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오는 15일과 24일에는 교육 관련 18개 단체들이 총궐기할 태세여서 앞으로 시위가 어떻게 확산·전개될지 주목된다. 일단 학생 시위에 노동조합이 가세한 양상은 68혁명과 비슷하다. 물론 이번 시위가 제2의 68혁명으로 확대된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68혁명은 프랑스인들의 ‘지금, 여기의’ 기억을 지배하고 있다.40년 전 그때 무슨 일이 있었기에 68혁명의 잔재가 이토록 깊고 오래 각인되고 있는 것일까? 출발은 단순했다. 진앙지인 파리 북서쪽 낭테르 대학.1964년 신설된 뒤 지나치게 많은 학생수, 비현실적 교육 내용, 가부장적 분위기 등에 반발한 사회학과 학생들이 67년 11월 수업을 거부하고 학장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면담이 거부되면서 대학개혁 이슈는 파리 모든 대학으로 번졌다. 전국대학생연합의 주도로 시작된 수업거부에 대학측은 공권력 진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베트남 반전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8명이 체포되면서 학생운동은 조직적 양상을 띠었다. 다니엘 콘-벤디트가 결성한 ‘3·22운동’은 “오직 기존 체제의 파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투쟁 목표를 넓혔다.5월 들어 학생들은 소르본 대학 폐쇄에 맞서 10일 밤 인근 라탱지구 곳곳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를 벌였다. 진압 과정에서 수백병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차츰 교원 노조, 고등학생 단체가 가세했고 13일에는 노동총동맹이 연대하면서 ‘성난 물결’은 걷잡을 수 없었다. 21일에는 전국적인 노동자 총파업으로 확산됐다. 이에 드골 정부는 경찰을 동원했고 의회를 해산한 뒤 6월 23·30일 실시한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급진적 좌파조직을 불법단체로 규정하며 시위 금지령을 내렸다.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끝났고 좌파들은 ‘새로운 68투쟁’을 찾아 나섰다. 때마침 독일·스위스·벨기에 등 인근 나라에서도 68혁명의 불꽃이 타올랐다. 독일의 경우 명분없는 베트남전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학생운동 지도자 루디 두치케의 피습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이에 정부가 긴급조치법 제정으로 강경 대응하면서 6만여명의 학생과 좌파 진영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노동계의 소극적 태도 탓에 대학생 시위로 분출되는 양상이었다. 대중과 유리된 운동 방식은 70년대 적군파 출현으로 이어졌다. 68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단순한 정치 혁명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문화 전반을 바꾸려는 문화혁명이었다. 프랑스의 대표적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은 “삶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고 했던 게 68혁명이었고, 실제로 그 이후로 모든 생활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68혁명 당시 학생운동이 노동운동으로 확산된 기폭제 역할을 했던 르노 자동차 공장의 한 노동자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금과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 데에는 혁명정신이 오롯이 녹아 있다. vielee@seoul.co.kr ■ 68혁명 프랑스-독일 연표 ▲1968년 1.31 프랑스 파리소재 대학 수업거부. ▲3.20 프랑스 소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폭파사건. ▲3.22 프랑스 낭테르 대학본부 점거. 학생조직 ‘3·22운동’ 탄생. ▲4.11 독일, 학생운동가 두치케 피습. ▲5.2 낭테르 대학 폐쇄. ▲5.3 프랑스 학생들, 소르본 대학 집결. 경찰 진입,527명 체포 뒤 소르본 대학 폐쇄. ▲5.6 파리 소재 대학들 폐쇄, 학생들 시위 격화,422명 체포. ▲5.11 독일, 긴급조치법 선포에 반대 시위. ▲5.13 프랑스 노동자들 총동맹 파업. 독일 경찰, 마르쿠제 강연 방해 및 강의실 진입. ▲5.21 프랑스 노동자들 전국적 총파업. ▲5.27 독일 학생들 프랑크푸르트 대학 점거. ▲5.30 드골 프랑스 대통령, 국회해산 선언. ▲6.12 프랑스 총파업 종결. 급진적 좌파조직 불법단체 규정. ▲6.13 프랑스 극좌파 계열 11개 학생조직 강제 해산. ▲9.22 독일 공산당 창당.
  • [문화마당] ‘문화 프렌들리’ 정책은 없는가/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문화마당] ‘문화 프렌들리’ 정책은 없는가/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사이비 진보주의자들의 이상을 실험하기 위한 ‘실험용 쥐’가 되어야 했던 문화예술기관과 단체들의 지난 10년간의 시련과 몰락이 그렇게 쉽게 정리되고 복원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니 이미 복원력을 잃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설상가상이라고 행정안전부 쪽에서는 작은 정부를 위해 지난 10년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해 운영해 온 극립극장과 국립현대미술관을 민영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그들은 펄쩍 뛸 것이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해 본 것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이렇게 관료들의 실적을 위한 개혁과 혁신의 희생물은 언제나 힘없는 문화예술 기관이었다. 물론 지난 정부에서 문화예술분야가 힘이 없었다거나 ‘빽’이 없었다는 말에 선뜻 동의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참여를 허용 받았던 실세들은 그 ‘빽’을 자신의 입신과 양명에 사용했을 뿐 관료들에 의한 비문화적인 문화예술개혁에는 철저히 구경꾼으로 일관했다. 이들이 철저하게 함구와 방관으로 일관할 때 실적주의와 새로운 정부의 코드에 입맛을 맞추려는 관료세력들은 오직 자신들의 실적과 개혁의 기수로서 거듭나기 위해 문화예술을 낭떠러지에서 밀기에 바빴다. 사실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나 철학도 없이 새로운 정책들을 남발한 것은 지난 10년간 좌파 문화권력들이 일 벌이고 자리차지하면서 문화예술계를 피폐화시킨 것보다 그 폐해가 더욱 크다. 그리고 일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개혁이란 이름과 ‘배 째 드리겠다.’는 엄포에 무대응으로 일관한 문화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문화부의 높은 곳, 힘 있는 부처 눈치 보기는 여전하다. 인수위 시절부터 나오기 시작한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의 관람료 폐지 정책은 제대로 된 검토나 고민 없이 이미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여전히 인수위 시절 대통령님의 말씀을 그저 실천에 옮기겠다는 권위주의 시대에 영혼 없는 충성심(?)으로 무장된 관료들의 무소신이 낳은 결과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행정안전부는 작은 정부를 실천하기 위해 현재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는 국립기관들의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어 더욱더 얼떨떨하다. 참여정부는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더니 이명박 정부는 문화예술정책에 있어 민영화라는 우회전과 입장료 폐지라는 좌회전을 동시에 시도함으로써 그 정체성을 스스로 상실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는 서로 상반된 문화예술정책을 미술관과 박물관, 미술관과 화랑, 도서실과 독서실도 구분 못하는 관료들이 각 부처별로 각각 동시에 추구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입장료 폐지는 실용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민영화와 함께 검토되어야 할 사안이지 별개로 다루어질 일은 아니다. 입장료 폐지가 시행된다면 민영화 이후 어떤 방법으로든 국고지원은 지속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민영화된 기관들은 이름만 민영화일 뿐 달라질 것이 거의 없다. 이렇게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사안을 한 정부에서 각 부처가 서로 경쟁하듯 검토하고 시행을 준비하면서 한국의 문화정책,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까지 의심받기에 이른 것이다. 참여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는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들에게 개혁의 칼을 쥐어 준 것과 문화권력자들을 양산한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조직보호를 전제로 실적을 위한 개혁을 서둘렀다. 그리하여 문화예술 기관들은 책임운영기관으로 전락하고 대한민국 공연문화의 상징인 국립극장은 대관수입 증대에 내몰려야 했다. 이는 문화인들이 입을 옷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문외한들에게 주문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이제라도 기업에만 프렌들리하게 할 것이 아니라 관료들의 조직보호와 실적을 위한 ‘총알받이용’이 아닌 문화인들이 ‘을’에서 ‘갑’이 되는 문화 프렌들리 정책을 기대해 본다. 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 남미 좌파, 경제통합 나선다

    남미 좌파, 경제통합 나선다

    ‘좌파 허리케인’이 남미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좌파의 불모지였던 파라과이에서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페르난도 루고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좌파정권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미는 콜롬비아를 빼면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좌파 출신으로 채워졌다. 남미 대륙이 온통 좌파 물결로 뒤덮이게 된 셈이다. 남미의 좌파바람은 우파정권들의 실정에 따른 후폭풍이라 할 수 있다. 부패하고 무능한 데다 자국의 현실을 무시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남발로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가속화시켰기 때문이다. 남미에 좌파벨트가 형성됨에 따라 경제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남미판 유럽연합(EU)인 남미국가연합(UNASUL) 창설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루고의 당선으로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이와 관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루고 당선인과 조만간 회동을 갖고 UNASUL 창설을 협의하겠다고 21일 밝혔다.UNASUL은 브라질 등 남미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새달 브라질에서 창설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남미의 좌파 바람은 전세계에 부는 실용주의 바람과 맞물려 하나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차베스가 주도하는 반미노선의 급진적 좌파가 아닌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주도하는 실용주의 좌파가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룰라는 좌파 노동운동가 출신이면서도 뚜렷한 우파정책을 펼치고 있다. 루고 당선인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차베스와 룰라의 중간 노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혀 실용주의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높였다. 중남미 전문가들은 루고가 차베스의 기대와는 달리 실용적인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남권 외대 중남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룰라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선호하고 있어 반미연대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미에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좌파 바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송병선 울산대 서반아어학과교수는 “남미 좌파는 고전적인 개념이 아닌 실용주의 개념의 좌파”라며 “좌파 바람은 적어도 10년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호 외대 국제지역학대학원 교수는 “남미가 2004년 중반부터 사상 유례없는 경제호황을 보임에 따라 경제통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EU같은 통합체로 발전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남미 좌파의 두 갈래 남미 좌파 정상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급진적 좌파.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제2의 차베스’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속한다. 이상주의적 민족주의를 기치로 반미노선과 자원민족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하나는 실용주의 좌파. 룰라 브라질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속한다.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표방하면서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브라질과 칠레는 현재 남미의 대표적인 경제강국이다.
  • [피플 인 포커스] ‘가난한 자의 대부’ 루고 대통령 되다

    “난 이곳에 국민들과 더불어 파라과이가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나누러 왔다.” ‘빈자(貧者)의 아버지’ 페르난도 루고(56)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남동부 도시 비야리카의 사탕수수 농장을 방문하던 도중에 당선 소식을 전해듣고 이렇게 외쳤다. AP·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좌파 정당과 전국 사회단체 연합체인 ‘변화를 위한 애국동맹’(APC) 후보 루고는 40.8%를 득표,30.7%에 그친 집권당 후보를 따돌렸다.APC는 이로써 1947년부터 집권한 여당으로부터 61년 만에 정권을 쟁취했다. 가톨릭 주교 출신에게 중남미 최빈국의 앞날이 맡겨지게 된 것이다.●가톨릭 주교 출신… 사회개혁 운동 파라과이의 최빈곤지역인 산 페드로에서 태어난 그는 반정부 활동으로 수차례 투옥되는 등 민주화 운동을 한 부친 슬하에서 자랐다.1970년 파라과이 가톨릭대학을 거쳐 77년 신부 서품을 받아 에콰도르로 옮겼다. 이때 극빈층의 참상을 목격한 그는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혁명을 꿈꾸는 해방신학에 눈을 떠 사회개혁 운동에 뛰어들었다. 82년엔 이탈리아 로마에서 종교사회학 박사학위를 딴 학구파이기도 한 그는 94년부터 산 페드로 주교로 빈민구호 사업에 뛰어들었다.2005년 1월 주교직에서 물러나 본격적으로 반정부 운동을 이끌었다.●경제성장·빈곤해소 `두마리 토끼 사냥´ 관심 과거청산을 공약한 루고 당선인이 러닝메이트인 우파 급진자유당(PLRA) 소속 루이스 프랑코와 어떻게 협력관계를 지속해 나가면서 경제성장과 빈부격차 및 빈곤 문제 해소라는 여러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파라과이는 국민 610만명 가운데 35.6%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빈곤층이고 19.4%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지내는 극빈곤층이다.1인당 국민소득은 1532달러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파라과이 61년만에 정권교체 눈앞

    파라과이 61년만에 정권교체 눈앞

    파라과이에 남미 4번째 좌파정권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20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대선에서 좌파후보의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좌파후보인 페르난도 루고(56)는 가톨릭 주교 출신이어서 그가 당선되면 주교 출신의 첫 대통령이 되는 겹경사를 맞게 된다. 17일 로이터통신은 “루고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콜로라도당의 61년 집권을 종식시키고 남미에서 좌파 지도자들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루고는 38%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경쟁 상대인 집권당후보인 블랑카 오벨라르(50)와 군장성 출신이며 전국윤리시민연합 후보인 리노 오비에도(64)가 각각 20%와 23.5%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루고의 당선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에콰도르에 출범한 좌파 정권은 남미 내륙의 심장부까지 깃발을 꽂으며 세력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고는 16일 “파라과이의 정치 지형이 바뀔 때가 왔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루고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같은 극단적 좌익 지도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의 중도 좌익 대통령과 비슷한 노선을 취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니카노르 두아르테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집권 콜로라도당은 1887년 창당했으며 1947년 집권 이래 단 한차례도 정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하지만 장기집권에 따른 염증으로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어 정권 교체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전체인구가 560만명인 파라과이는 국민 3명 가운데 1명이 빈곤층이다. 회색 턱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있는 루고는 파라과이의 가장 가난한 구역의 가톨릭 주교였는데 중도좌파 연합을 이끌고 대통령직 출마를 위해 사제직을 그만뒀다. 그는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브라질 판매가격 인상과 소수의 엘리트에게 집중된 토지와 농장을 분배하는 토지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남미전문가 이성형 박사는 “남미의 좌파바람은 부패하고 무능한 우파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중산층을 붕괴시킨 데 따른 반작용”이라며 “이 추세는 당분간 남미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외대 김원호교수는 “지난 2005∼2006년에 남미에 좌파 정권이 출현한 것은 경제정책 실패와 개혁정책의 효과가 더딘 것이 그 원인이며 최근의 좌파정권 출현은 국제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경기회복과 저소득층 복지정책에 치중한 것에 따른 파급효과”라고 분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열린세상] 4색 당파싸움,제발 고만해라/강지원 변호사·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열린세상] 4색 당파싸움,제발 고만해라/강지원 변호사·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이나라 ‘정치꾼’들이 갈수록 가관이다. 보자 보자 하니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어디서 배운 것들인지 ‘뻔할 뻔자’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기대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과연 바뀌었는가. 턱도 없다. 갈수록 갈가리 찢어져 싸움질만 일삼고 있다. 국민의 54%가 투표를 거부했다. 이는 ‘반란’이다. 지난 대선 때는 그런대로 투표율도, 국민의 선택도 뚜렷했다. 그런데 이번은 어떠한가.‘절묘했다.’고? 그래서 그것이 좋았다는 것인가, 기뻐해야 할 일이라는 것인가. 가슴을 칠 일이다. 우리 국민이 오죽하면 그처럼 투표를 거부했을까.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전적으로 정치인들 책임이다. 문제는 공천에서부터 시작됐다. 최대 정당인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똑같았다. 소위 공천심사위원이라는 몇몇 사람이 안방에서 작업을 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끄나풀이 있었다. 그리고 마구 칼질을 해댔고, 이에 따라 반발·탈당·출마가 속출했다. 풀뿌리 경선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경선을 기대해 경선 탈락후 출마금지 규정까지 마련해 놓았으나 이런 기대까지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이것은 민주정당의 행태가 아니다. 신생정당들도 마찬가지다. 우파나 좌파나 인물 따라, 지역 따라 쪼개지면 그게 무슨 정책정당인가. 지금 정책노선이 다르지 않은 우파정당이 도대체 몇 가지인가. 그토록 지난 10년 실정에 등을 돌려 압도적 표차로 보수 대통령까지 뽑아 줬는데 벌써부터 밥상싸움하는 것 아닌가. 좌파정당들은 또 어떠한가. 좌파들은 지난 10년에 대해 국민에게 변명하기도 바쁜데 무얼 그리 잘했다고 쪼개지기까지 하며 나대는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이 나라는 그러잖아도 조그만 한반도에서 남북으로 쪼개져 살고 있다. 그 반쪽인 남쪽에서도 지금 국민의 마음은 어떻게 쪼개져 있는지를 보라.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하는 사태가 여전했고, 민주당은 영남에서 단 2석을 얻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 아니한가. 창피하지 아니한가. 이나라 정치인들은 이번 사태에서 뼈저린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만일 그러지 않으면 언젠가는 분명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독재를 무너뜨린 민주화 심판만이 심판이 아니다. 분열과 대립으로 민생을 내팽개친 썩은 당파싸움에 대해 우리 국민이 가만 두고 볼 국민이 아닌 것이다. 정치인들은 먼저 이같은 패거리 당파싸움이 어디서 비롯했는가부터 성찰해야 한다. 다른 것이 아니다. 대의(大義)가 아니라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소리(小利)만을 뒤쫓는 동물적 욕망 때문이다. 나라가 망하든 말든, 국민이 실망하든 말든, 당장 눈앞에 닥친 당권·당선에만 혈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패거리 작당으로 세력화해서 패싸움을 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우리사회에는 언제부턴가 크고 작은 조직체 안에서 주도권 싸움과 세력경쟁이 온통 먹칠을 해왔다. 좋은 정책이나 비전이 아니라 사람을 많이 긁어 모으고 줄 세우고 작당을 잘해 세(勢)를 만들고 그것으로 힘(力)을 쓰곤 했다.‘머릿수’싸움에 ‘주먹질’ 수준의 세력정치는 ‘조폭’정치,‘오야붕’정치다. 그것이 망조(亡兆)다. 집채 무너지는 줄 모르고 방안에서 세싸움만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동인·서인·남인·북인, 그리고 대북·소북, 노론·소론, 시파·벽파로 나누어 싸웠다는 기록이 과연 역사책에만 나오는 이야기인가. 우리에겐 지금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도 우리 피 속엔 아직도 썩은 4색 당파싸움의 DNA가 흐르고 있는가. 조폭영화 ‘친구’의 마지막 대사 ‘고만 해라.’가 생각난다. 두렵다. 국민의 심판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잠 못 이루는 날이 늘어갈 수밖에 없다. 강지원 변호사·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 ‘부도옹’ 베를루스코니 伊총선 우파연합 낙승

    ‘부도옹’ 베를루스코니 伊총선 우파연합 낙승

    |파리 이종수특파원|이탈리아 유권자들은 ‘안정된 국정 운영’을 선택했다. 관록의 실비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15일 이틀 동안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낙승했다. 이탈리아 국영TV인 RAI TV의 개표 결과 분석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과 연합세력은 상원에서 46.8%를 득표했다. 발터 벨트로니 전 로마시장이 이끄는 중도좌파 정당인 민주당은 38.4%를 얻는 데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총 315석의 선출직 상원 의석 가운데 우파연합은 162석, 민주당은 142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원에서도 우파연합은 45.9%를 득표해 39.1%를 얻은 민주당을 큰 차이로 따돌릴 것으로 예측됐다. 베를루스코니는 선거 예측결과 발표 TV 대담프로에 나와 “5년간 나라를 맡게 되지만 앞으로 몇 달간은 비상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개혁정치의 시동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베를루스코니는 2년 만에 중도좌파로부터 정권을 탈환하면서 이탈리아에서는 처음으로 총리 3선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 우파연합이 상·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승리한 것은 ‘안정된 국정 운영’으로 만성적 경제난에서 벗어나려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는 이번에 들어서는 정권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3번째 정부일 정도로 정쟁이 잦다. 1년에 한번 꼴로 정권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또 최근 10년 동안 제로에 가까운 경제성장률과 국가경쟁력 약화로 허덕여왔다. 선거 과정에서 좌·우파의 공약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도 이런 상황과 맞물려 있다. 베를루스코니나 벨트로니 모두 경제 회생을 위해 공공 지출 축소와 재정적자 감축, 세금 감면, 서비스 및 인프라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베를루스코니가 공공 재정적자와 구매력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를 비롯, 연금 개혁, 국적 항공사인 알리탈리아 회생, 나폴리 지역의 쓰레기 처리 등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vielee@seoul.co.kr
  • ‘총리 3선’ 베를루스코니는 누구

    |파리 이종수특파원|이탈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총리 3선에 성공한 베를루스코니는 세계적 재력가이자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이다. 올해 71살의 그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젊은 유권자들을 겨냥, 주름살을 펴는 성형수술과 머리카락 이식 수술을 받는 의욕을 보였다. 1936년 은행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젊은 시절 클럽 가수 등을 거쳐 1960년대초 밀라노 외곽에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면서 사업 기반을 다졌다. 건설업에서 성공한 그는 1980년대 중반 언론으로 사업을 확장, 민영TV네트워크인 메디아셋을 비롯해 이탈리아 최대 출판사 몬다도리, 금융서비스그룹 메디올라눔, 명문 축구클럽 AC 밀란, 메두사 영화제작사 등 120억 달러의 사업체를 운영한다. 사업 성공을 바탕으로 1994년에 정계에 입문한 뒤 그 해 총선에서 ‘자유동맹’ 돌풍을 일으키며 처음 총리직에 올랐다. 그러나 잇따른 부패 스캔들과 지역주의 정당인 북부연맹의 탈퇴 등으로 연정이 붕괴된 뒤 1996년 총선에서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에 패배했다.2001년 총선에서 재기한 뒤 다음 총선인 2006년 4월 총선 때까지 집권하면서 이탈리아 역사상 총리 임기 5년을 채우는 기록을 남겼다. 이어 2006년 4월 총선에서는 다시 프로디 전 총리에게 패배한 뒤 이번 총선에서 다시 승리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1998년에는 밀라노 법원으로부터 2년9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금도 데이비드 밀스라는 영국 변호사에게 2건의 부패 관련 공판에 유리한 증언을 하는 대가로 1997년 60만달러를 제공한 것과 관련해 탈세와 위증 혐의로 2006년 10월 기소된 후 재판에 계류 중인 상태다. vielee@seoul.co.kr
  • [서울광장] 통북통남의 길 찾자/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통북통남의 길 찾자/황성기 논설위원

    우리 대통령들은 외교 데뷔의 무대로 미국을 택했다. 그 방미길에는 몇글자 캐치프레이즈가 따랐다. 첫 문민 출신의 자부가 담긴 김영삼(YS) 대통령의 ‘신외교’,IMF 위기 직후 경제를 살린다는 김대중(DJ) 대통령의 ‘세일즈외교’, 민족을 앞세운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외교’가 그것이다. 오늘 방미길에 오르는 이명박(MB) 대통령은 ‘실용외교’라는 말을 붙였다. 4차례의 정권 교체를 겪은 15년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에 변하지 않는 의제는 북한의 핵이다.3명의 대통령이 미완의 핵을 상대했다면,MB는 실험을 마친 핵을 마주하고 있다. 미완의 핵이란 공통 과제를 안고 있었던 지난 대통령들은 북핵에 ‘굳건한 한·미 공조로 대응’한다는 합의에선 일치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미묘하게 달랐다.YS는 핵을 지렛대로 한 북·미의 접근과 남의 소외를 경계했다. 그의 경계심은 적중했다. 집권 2년째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제네바합의를 목도하고는 미국과 불편해졌다. DJ는 YS를 반면교사 삼아 첫 방미 때 북·미 교류를 지지했다. 북·미가 좋아지면 남북도 좋아지고 한·미 관계도 튼튼해진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DJ는 대북 포용정책을 혐오하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출범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그 역시 정권 후반부 한·미 관계가 순탄치 못했다. 최악의 대북·대미 상황을 물려받은 노 대통령은 전쟁불사를 외치며 분기탱천하던 미국을 달래랴, 반미·좌파 인상을 불식하랴 힘겨운 첫 방미의 여정을 보냈다. 그런 점에서 MB의 방미는 완성된 북핵을 등에 지긴 했어도 그 어느 대통령보다 수월하다. 길은 멀어도 핵폐기의 고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부시와도 눈높이가 맞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북핵만큼은 큰 이견 없이 조율을 해낼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문제는 남북관계다.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면 지원한다는 ‘비핵 개방 3000’을 천명했다. 핵타결 전까지는 남북관계를 움직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북한 입장에선 10년만에 강팔라진 남이라는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미국과 결판 짓자는 통미봉남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최근의 남북경색에 이은 싱가포르 북·미 잠정합의에서 그런 조짐이 보였다. 14년 전처럼 남한이 소외되지 말란 법은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통미봉남은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를 보내면서, 부시 대통령에게는 비핵화를 촉구하는 통미봉북(通美封北)의 모양새가 될 소지는 충분하다. 한 손에 떡을, 다른 한 손엔 독을 쥐곤 따라오길 기다리는 오만일 수 있다. 나아가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미국으로부터 경직된 대북 정책의 수정을 요구 받을 공산조차 있다. 비핵화와 평화 공존은 앞뒤가 따로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집권 초기의 미국 친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말기에 불편해졌던 관계 복원을 MB가 첫 방미에서 이루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 복원이든 동맹 강화든 한반도 평화 없이는 무의미하다. 한반도 평화의 열쇠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남북관계의 안정이 필요하다. 한·미가 핵해결 의지를 확인하는 것으로는 모자란다. 정상끼리의 ‘남북관계’대화에서 통미통북의 새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이 대통령이 지향하는 유연한 실용일 것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남북이 통미는 하되, 봉남과 봉북으로 대치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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