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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총선 내년2월 중동평화안 교착 불가피

    중동평화안이 당분간 교착상태에 빠지게 됐다. 이스라엘이 총선 일정을 내년 2월로 잡은 데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임기가 내년 1월에 끝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집권 연정 다수당인 카디마당의 대표에 오른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이 연정 구성에 실패함으로써 정치적 공백상태를 맞았다. 이스라엘 국회인 크네세트 대변인 기오라 포르데스는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각 정당들은 내년 2월10일 총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는 리브니 장관과 우파인 리쿠드당 대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가능한 이른 시일에 총선을 치르자는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에 나왔다. 과도정부는 지난달 사임의사를 밝힌 올메르트 총리가 이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일간신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여론조사결과 “의회 다수당인 리쿠드당이 제1당에 오를 것”이라면서 “리브니가 연정구성을 위해 막후교섭으로 파트너들에게 끌려가기보다는 국민의 여론에 직접 호소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리쿠드당이 제2당, 중도 좌파인 노동당이 제3당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총선 일정에 따라 몇몇 이스라엘 장관은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시리아 및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중지를 요구했다. 카디마당 소속 의원인 메이르 셰트리트 내무부 장관은 라디오방송에서 “우리(이스라엘)와 미국의 선거 기간에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의 정치적 상황속에서 과도 정부와 의회는 어떤 협정도 비준할 수 없다.”면서 “시리아와 팔레스타인도 이런 점은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당 의원인 벤 엘리제르 기간시설부 장관은 “과도 정부는 이스라엘의 안위에 영향을 주는 전략적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터키가 중재한 시리아와의 간접회담에서 1967년 6일전쟁에서 빼앗은 골란고원을 돌려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평화안은 내년 1월에 물러나는 조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적극 추진해 왔다. 그러나 강경파인 네타냐후 전 총리는 “이스라엘의 국경선을 1967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며 골란고원과 서가자 지구의 반환에 반대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다티 법무와 일 못해” 佛법조인들 시위

    |파리 이종수특파원|라시다 다티 법무 장관과 늘 티격태격하던 프랑스 법조인들이 마침내 거리로 나섰다. 법관 노조 소속 판사를 비롯, 변호사와 법조 관계자 300여명이 23일(현지시간) 대법원 건물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조롱당한 정의,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다티 장관과 더는 일을 하지 못하겠다.”며 대안을 촉구했다. 이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열악한 근무 조건에다 다티 장관의 정책 결정 방향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수감자들의 연쇄자살이나 재범자들의 범행 등을 법관들 때문이라고 비판한 다티의 행보도 이들을 자극한 요인이다. 시위에 참가한 플로랑스 페이부아 변호사는 “다티 장관의 정책들은 법을 집행할 수 있는 온전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며 “특히 내가 주로 맡는 노동쟁의의 경우 법정과 법관이 태부족해서 소송을 제기하는 데만 1년6개월에서 2년이 걸리고 판결도 6개월 뒤에 나온다.”고 꼬집었다. 일부 시위자들은 다티 장관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업무 태도도 비판했다. 로베르 기구 변호사는 “다티 장관은 러시아 제정 군주처럼 지침을 내린다. 대화도 없다.”며 “그의 정책들은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북부 아프리카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역정 끝에 법무부 수장에 오른 다티 장관과 법관들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법원 개혁 등 사안마다 부딪쳤다. 그 과정에서 좌파 인사는 물론 유색인종까지 아우르는 ‘열린 인사’를 내세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늘 다티 장관의 손을 들었다.vielee@seoul.co.kr
  • [특파원 칼럼] 사르코지 대통령은 좌파?/이종수 파리 특파원

    [특파원 칼럼] 사르코지 대통령은 좌파?/이종수 파리 특파원

    국경을 모르던 자본의 탐식성은 그 후유증을 토해내는 장면에서도 국경을 초월하고 있다. 지구촌을 강타한 금융위기의 삭풍 앞에 모든 나라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프랑스인은 물론 한국교민들의 얼굴에도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특히 유학생들은 고공비행하는 환율로 한국에서 보내온 돈의 가치가 3분의1이나 줄어드는 고충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흥미로운 장면이 벌어졌다.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갑자기 좌파로 둔갑한 것이다. 내막은 이렇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순회의장 자격으로 동부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총회장에서 연설했다. 유로존의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10년까지 경제 정부를 따로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비롯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밝혔다. 사르코지의 연설이 끝나자 유럽의회 내의 사회당 그룹을 이끌고 있는 독일의 마르틴 슐츠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당신은 금융위기 국면에서 너무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말문을 연 뒤 “당신의 결정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사르코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우파인 프랑스의 여당 대중운동연합의 전 총재인 당신은 마치 진정한 유럽 사회주의자처럼 말한다.”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자리에 선 채 말을 되받았다. 그는 “제가 사회주의자라고? 아마도···.”라고 머뭇거린 뒤 “저더러 유럽의 사회주의 노선 가운데 선택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당신을 고르겠다.”고 응수했다. 이어 “그런데 당신은 프랑스 사회당과는 다른 말을 한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실제 금융위기 국면에 내놓은 사르코지의 정책은 좌파 성향이 섞여 있다. 부도 위기를 맞은 은행 지분의 국유화, 국부 펀드 설립 등이 대표적 사례다. 대부분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사안들이다. 뿐만 아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내정에서도 전통적으로 프랑스 좌파가 취해온 전통적 이슈들을 선점해 여야 모두를 헷갈리게 한 적이 적지 않았다. 오죽하면 사회당 제1서기이자 총리를 지낸 리오넬 조스팽도 “분명히 사회당과는 다른 노선인데 판단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을까. 물론 사르코지가 내세운 정책들은 아직 선언 단계에 불과하다. 정치적 수사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위기 국면에서 내보인 신속한 대안들이 프랑스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달래주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석간 무가지 디렉트 수아는 23일 그의 활약은 프랑스를 비롯, 유럽인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승승장구한다는 이미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인지 경제전문지 레제코가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사르코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임도는 지난달의 32%에서 36%로 뛰어올랐다. 일간 르 몽드의 전 사장인 언론인 장 마리 콜롱바니는 “사르코지는 대통령 중심제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도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은 뚜렷한 색깔을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처방은 제시하지 못하고 ‘사르코지 반대’라는 원론에만 갇혀 있다.EU 차원의 위기 탈출 해법을 지지하면서도 막상 지난 16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내놓은 구제금융 방안 표결에서는 반대했다. 콜롱바니 전 사장은 주간 챌린지 칼럼에서 “프랑스 사회당이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언제까지 프랑스 대통령이 사회민주주의자로 행동하도록 놔둘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총체적 경제 위기를 맞아 프랑스 좌우파가 보여주는 명암은 이데올로기 종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까. 이 역시 헷갈린다. 이종수 파리 특파원 vielee@seoul.co.kr
  • 일그러진 美정책에 대한 비판

    최근 매스컴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전세계, 그리고 한국의 금융 불안 소식으로 온통 떠들썩하다. 사실 이렇게 피부로 느끼기 전까지 사람들은 시장 만능주의, 주택 거품, 전쟁에 목숨거는 백악관의 행태에 대해 그저 술자리 안주 정도로 이야기를 나눠 왔을 뿐이다. 하지만 주식이 반토막나고 물가가 나날이 오르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표정은 달라졌다. 그리고 심각하게 묻고 있다.“지금 미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예찬하다’(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유나영 옮김, 이후 펴냄)는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책이다. 미국의 대표적 좌파 역사학자인 저자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 44편을 묶은 이 에세이집에서 줄곧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과 향방에 대해 비판한다. 대통령 선거 관전평과 결과 분석 등 워싱턴의 중앙 정치를 다룬 1부에서부터 “전 지구적 자본주의는 우리 모두가 인질로 묶인 폭주 기관차다.”라는 선언적 명제를 내세운 5부까지 책 전반을 꿰뚫는 주제는 간명하다.21세기 미국은 로마제국 말기와 같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국의 ‘생얼굴’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까닭과 그 수혜자들, 인위적인 인종 청소로 내몰린 뉴올리언스의 빈곤과 인종 문제, 자본주의의 책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북극 빙하·석유 고갈·혹서 같은 자연재해 참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전작 ‘조류 독감’‘엘니뇨와 제국주의로 본 빈곤의 역사’ 등에서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넘나들었던 저자는 이 책에서도 깊은 식견과 통찰로 ‘미국의 일그러진 얼굴’을 설득력있게 경고한다. 역자가 “혀가 얼얼해질 정도”라고 칭송한 신랄한 유머와 풍자까지 곁들여져 마치 한편의 따끈한 드라마를 접하듯 술술 읽힌다.1만 8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재취업 도와야” “복지 지원을”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재취업 도와야” “복지 지원을”

    전 세계인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노동과 복지. 끊임없이 변화와 개선을 추구해야 하는 이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의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등은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 것일까. ‘유연안정성’을 주창한 귄터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와 이메일·전화 인터뷰를, 국내 노동·사회 분야의 대표적 지식인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와 대면 인터뷰를 갖고 이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1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어떻게 ▶한국은 비정규직법을 여러 차례 개정했지만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의 질적인 면에서 선진국과 한국의 차이는 어디에 있나. 귄터 슈미트 교수 한국의 비정규직 증가 비율이 높다거나 절대적으로 많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1998년부터 2005년 사이 유럽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줄어든 곳은 덴마크가 유일하다. 한국의 문제는 단순히 숫자로 볼 것이 아니라 고용 형태의 문제로 검토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기업간 구조가 점차 프로젝트나 네트워크 형태로 바뀌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호 조율이 유연성 있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같은 접근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동춘 교수 비정규직 문제의 시발점을 IMF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다 근원적인 시작은 80년대 이후의 재벌체제 본격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 관계 등 산업구조가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용역업체에 대한 제한이 없이 어떤 곳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는 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경비를 축소하기 위해 당연히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해야 할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슈미트 교수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이분화된 근로형태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의 안정성에 비견되는 새로운 안정성을 도입해야 한다. 비정규직이 일정 기간 명확하게 고용을 보장받고, 또 같은 산업 내에서 재취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유연안정성(Flexicurity)’이라는 개념을 제공해야 한다. 김동춘 교수 정부가 800만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한 노동세력을 국가의 파트너로 통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2년 비정규직 제한을 4년으로 늘리는 식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노동의 질을 저하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복지차원에서 임금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은 사회보험을 통해서 지원해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을 쓰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죽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대기업의 역할분담이 절대적이라고 본다. 2 바람직한 모델 어디서 찾나 ▶유럽형 모델, 미국형 모델 등 노동과 복지 선진모델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한국적 상황에 딱 맞는 모델을 찾기는 힘들다. 슈미트 교수 특정국가를 벤치마킹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아주 힘들다. 그러나 각 나라들의 사례를 조금씩 도입해 퍼즐처럼 맞춘다면 실마리가 생길 수도 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비정규직종을 실업보험, 장애보험, 노령보험에 편입하고 있다. 또 여성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무려 60.9%에 달하는 네덜란드의 경우 이들에게 정규직과 동등한 임금 지급, 고용보호, 이에 상응하는 사회안전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김동춘 교수 개인적으로 역사적 배경이 비슷한 아일랜드는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식민지 경험으로 인해 내부가 분열돼 있고 농업국가의 전통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데 유럽통합을 계기로 영국까지 경제적으로 추월할 수 있었다. 이들이 노사타협과 내부통합을 일궈낸 사례는 연구해서 일부 적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비정규직의 조합원 가입을 부결시키는 등 노노갈등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조합원들의 특성상 당연한 일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슈미트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내에서도 노동자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노동자간의 협의를 통해 이끌어내기보다는 정부가 일정부분 규제를 한다는 전제 하에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결정하고 채용 및 해고 시 공정성을 갖춘 조항을 만들어야 같은 공간에서 토론이 가능해진다. 김동춘 교수 상대적으로 혜택받은 대기업 노조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노조가 귀족노조라든지, 이기적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기업들의 분식회계나 불법상속 등이 처벌받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에만 도덕성과 양보를 강요할 수는 없다. 현대차 사태처럼 한국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는 안전판 기능을 해왔는데 이 부분을 허물어야 한다. 노조가 연대의 모습을 보이면 정부나 사용자가 압박을 받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3 노동ㆍ복지 어떻게 연결되나 ▶노동과 복지는 하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인 복지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들의 권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공공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동춘 교수 의료보험의 경우에는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보편적 의료보험에 가깝다. 다만 고가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부담이 된다는 점이 아쉽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액 수입을 가진 사람들의 피부양자도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 조치만 이뤄지면 보험재정의 적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적게 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OECD 국가들 중에서 보험료가 낮은 편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신문값을 올리는 데 독자들은 반대할 수 있지만, 지대를 올려서 광고비중을 줄이면 언론의 공공성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국민연금은 다 연동된 문제이기 때문에 더 깊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상태에서는 뚜렷한 해답이 없다. 슈미트 교수 한국 사례를 연구해 보면 실업보험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업보험을 커버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정부에서 강력한 보조금 지원을 받는 고비용 구조는 한국에서 적용하기 힘들 것 같다. 한국처럼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비율이 낮은 국가는 고비용 구조를 쉽게 적용하기 힘들다. 실업보험의 의무적 시행을 통한 접근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정부와 근로자 또는 정부와 기업의 분담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특히 시간제 근로자가 특정 시간 이상 근무하면 의무적으로 실업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덴마크식 모델은 한국에서도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현재의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획기적인 노동문제 전환의 시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동춘 교수 노동과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미 했다. 한국은 이미 IMF 외환위기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그 당시의 정책들이 전혀 효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많은 부작용이 함께 왔다. 이번 경제위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개혁을 일궈낼 기회로 평가할 수 있다. 대공황 이후에는 파시즘과 전쟁이 등장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와 극좌가 동시에 등장하는 등 대공황 시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사회가 이처럼 양극단으로 쪼개지지 않고 슬기롭게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사회통합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노동ㆍ복지 대표 지식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김동춘(50)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대표적인 좌파지식인으로 노동, 사회, 복지 분야에 걸쳐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 사범대를 나와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역사비평 편집위원 등을 맡았다. 학술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그 성과를 이루고자 하는 운동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서로 ‘한국사회노동자연구´,‘한국사회과학의 새로운 모색´, ‘근대의 그늘´,‘전쟁과 사회´ 등이 있다.2006년‘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으로 단재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식 노동모델 정립’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 귄터 슈미트(64)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는 ‘독일식 노동모델’을 정립한 노동분야의 석학이다. 전 세계 사회학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센터(WZB)의 소장도 맡고 있다. 실업률과 비정규직 숫자를 낮추는 데 급급한 미국식 노동정책에 반기를 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수준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유연안정성’을 주창했다. 그의 이론은 독일 노동 정책이 임금이나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성을 가지는 대신 안정성에 치중하도록 해 수많은 기업들의 노사상생을 이루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지배형태, 공기업 민영화, 사회적 리스크 등 폭넓은 변수를 이론에 도입해 학계에서 ‘빈틈이 없는 이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임화 문학의 부활과 한국문학의 확대

    [신경림 누항 나들이] 임화 문학의 부활과 한국문학의 확대

    내가 어려서 북한 체제에 처음 실망한 것은 월북한 시인 임화가 미국의 간첩으로 몰려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잘 모르면서도 가령 임화 같은 시인이 선택한 곳이니까 무엇이 있으려니 여겨 왔던 것이 사실인데, 그런 시인조차 기를 펴고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면 과연 제대로 된 세상일까 회의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이것이 당국이 날조한 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은 끝내 버리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당국은 국민을 상대로 예사로 거짓말을 해 왔기 때문이다. 뒤에 일본의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가 쓴 소설 ‘북의 시인’을 읽고 임화의 숙청설이 사실임을 확인했지만 북의 입장을 두둔한 이 소설은 조금은 남아 있던 북에 대한 일말의 환상마저 완전히 깼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법무장관이었던 조재천이 한 잡지에 그 소설이 한 부분으로 다루고 있던 정판사(精版社) 사건이 결코 조작이 아님을 담당했던 검사로서 조목조목 증거를 들이대며 반론한 글을 감동하면서 읽었을 정도로 임화를 죽인 북쪽이 미웠던 것이다. 일본의 이른바 좌파 지식인들의 편견과 허위의식을 이 소설을 통해서 간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쨌든 교과서에도 실렸던 ‘오빠와 화로’의 시인 임화는 월북하고서도 북쪽에도 존재하지 않는 시인이 되었다. 남쪽에서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여서 문학사에는 임○ 또는 X화로밖에 표기될 수 없었으며, 그의 시집을 소지하고 있다가는 반공법으로 처벌되었다. 뜻있는 필자들은 두 복자(覆字)를 나란히 한 페이지에 등장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그것을 (임화)로 꿰맞추는 퀴즈놀이를 즐기게 만들었다. 다행히 남쪽에서는 민주화가 이루어짐으로써 1980년대 후반 이후 그의 시집도 읽을 수 있게 되고 쓸데없는 퀴즈놀이를 할 필요도 없게 되었지만, 쉽게 문학적으로 복권이 되지는 않았다. 사회주의 혁명을 찬양하는 반체제 전형적인 프로시라는 이미지가 쉽게 벗겨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문학비평가였다는 빛나는 그의 이론적 업적도 묻혀버렸다. 북쪽에서는 더욱 심하여, 두 차례의 평양 방문에서 여러 시인에게 임화에 대해서 물어보았으나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사람 하나를 발견하지 못했다. 체제의 우열이 비교되는 대목이지만, 아쉬운 것은 그가 우리 문학사에서 아예 없었던 사람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임화를 비롯, 비슷한 사례가 수없이 있으면서 우리 문학은 작아지고 말았다. 아무리 부정해도 임화를 중심으로 한 흐름이 한 시대 우리 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었으니 그 문학은 바로 우리의 것인 까닭이다. 올해로 임화 탄생 백년이 된다. 다행히 뜻있는 후학들에 의해서 그의 시와 이론적 업적에 연구도 이루어지고 그를 기념하는 문학상도 생겼다. 분단으로 해서 터부시되었던 문학까지 우리 문학으로 수용하게 된다면 그만큼 우리 문학은 커지는 것이 된다.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해마다 노벨문학상으로 열병을 앓지만 그 상은 “대~한민국”하고 소리만 지른다고 차지하는 것이 아니다. 시급한 것은 우리 문학을 큰 문학으로 만드는 문학적 인프라의 구축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이제는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사는 우리말로 하는 동포들의 문학까지도 포용하여 우리 문학을 큰 문학으로 만드는 일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생각해야 할 때다. 아직까지는 여러 조건 때문에 그들의 문학이 외면당하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들이야말로 우리 문학을 밖으로 내보내고 밖의 문학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격자다. 특히 외국에서 나고 자라 양쪽 문화에 다 익숙한 2세 3세들은 우리 문학을 깊이있게 해외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터이다. 임화 문학의 부활, 그리고 작년에 왔던 각설이로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벨 문학상 열병을 보면서, 우리 문학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시인
  • [2008 美 대선-두 후보 3차 TV토론] 오바마, 마지막에도 웃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15일(현지시간) 저녁 뉴욕주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미국 대통령 후보간 3차이자 마지막 TV토론에서도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국 지지율에서 8~14%포인트 뒤진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초반부터 경제정책에서 공세를 펴며 역전을 노렸으나 역부족이었다. 매케인 후보는 이날 정치 분석가들로부터 3차례 TV토론 중 가장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부동층과 중도 성향의 오바마 지지자들의 표심을 뒤흔드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지적됐다. TV토론 직후 CBS가 생방송을 지켜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오바마가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53%로,25%에 그친 매케인을 크게 앞질렀다.CNN 조사에서도 오바마가 잘했다는 응답이 58%로 매케인이 잘했다는 응답 31%를 앞섰다. 이로써 오바마는 3차례 토론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매케인 “나는 부시가 아니다.” 매케인은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며 초반부터 매우 공세적으로 나왔다. 오바마의 세금정책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오바마가 집권하면 중산층과 중소 사업가들의 세금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케인은 특히 오바마가 오하이오 유세 도중 세금정책을 비판한 ‘배관공 조’의 사례를 들며 “오바마 세금정책의 전제는 부를 나눠주자는 계급투쟁과도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관공 조의 발언은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TV토론 내내 반복해서 거론됐다. 매케인은 오바마가 자신을 부시 대통령과 동일선상에 놓고 공격한 데 “나는 부시 대통령이 아니다. 만약 오바마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 대결하고 싶다면 4년 전에 출마했어야 한다.”며 부시와 거리를 확실히 두었다. 이에 대해 선거전략가들은 매케인이 유세 초반, 최소한 1차 TV토론 때부터는 이같은 차별화 전략을 공개적으로 폈어야 한다며 때늦은 감이 있다고 평했다. 한편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는 노동과 환경문제가 고려되지 않은, 일방적인 내용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미 FTA를 언급하면서 “한국은 수십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반면 미국은 한국에 고작 수천대밖에는 팔지 못한다.”면서 “이것은 제대로 된 자유무역이 아니다.”라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오바마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 역효과 이날 TV토론에서는 최근 도를 넘어선 양 진영의 네거티브 TV광고 전략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매케인은 “오바마는 역대 어느 대선후보보다 많은 돈을 네거티브 선거광고에 쏟아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1960년대 극좌파 학생운동조직 출신인 윌리엄 에이어스와의 관계와 지난 주말 자신을 1970년대 인종차별주의자인 조지 월리스에 비유한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 민주당 하원 의원 존 루이스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루이스 의원의 발언을 언급할 때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준비라도 한 듯 에이어스 및 유권자등록운동을 하는 ACORN과의 관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면서 매케인의 유세장에서 성난 지지자들이 자신에 대해 퍼붓는 악의적인 표현들을 지적하며 역공을 폈다. 루이스 의원이나 에이어스에 대한 언급은 오히려 TV토론의 초점을 분산시킨 결과를 가져왔고, 성난 매케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효과만 가져왔다고 선거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두 후보는 3차례 토론 중 처음으로 민감한 현안인 대법원 판사의 지명 기준과 낙태에 대해서도 언급, 확연하게 대비되는 입장을 보였다. 두 후부는 오는 11월4일 대선일까지 격전주와 10% 안팎의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게 된다.3차 TV토론에서도 오바마의 우세 추세가 이어지면서 선거전문가들은 남은 마지막 변수인 인종카드가 어떻게 작용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mkim@seoul.co.kr
  • 北, 한적 총재 비난…적십자 교류 중단 경고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지난 14일 취임한 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를 ‘극우보수분자’라고 지칭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17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조선적십자회는 유 총재의 취임에 대한 담화문을 통해 “’리명박 패당은 ‘친북좌파정권’의 잔재를 청산한다고 하면서 아직 임기도 끝나지 않은 남조선적십자사 총재를 떼버리고 새 인물로 갈아치우는 놀음을 벌렸다.”고 비난했다.  조선적십자회는 유종하 총재에 대해 “죄악으로 얼룩진 문민정권 시절 유엔주재 괴뢰대사와 외무부 장관을 하면서 반공화국대결소동에 앞장섰으며, 오늘날에는 친미보수 정권과 한짝이 돼 반민족적인 대북정책 작성에 적극 가담하면서 동족사이의 대결을 부추기는 언동을 일삼는 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자를 적십자사 총재로 들여앉힌것은 인도주의와 중립을 표방하는 적십자의 근본정신에 배치되는 용납못할 반통일적인 죄”라며 “리명박 역도는 동족에 대한 불신과 적대의식이 체질화된 극우보수분자를 인도주의 사업분야에 끌어들임으로써 오로지 반공화국, 반통일대결정책만을 추구하겠다는 속심을 다시금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조선적십자회는 “리명박 패당의 반공화국 대결책동의 하수인이 적십자사의 요직에 틀고앉아있는 한 북남사이에 적십자사업이란 기대할수 없고 인도주의 문제와 관련한 그 어떤 논의도 할수 없다.”며 향후 남북간 인도주의 차원의 교류를 중단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신문은 또 최근 남북간의 대화단절의 원인은 우리 정부가 남북협력사업에 부대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라 고 주장한 뒤 “인권문제와 개혁·개방을 운운하며 북남사이의 반목과 불신을 고조시키다 못해 삐라살포와 모략소동을 벌려 동족대결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선적십자회는 “북남적십자사업에서 초래되는 모든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리명박 패당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6일 노동신문이 ‘논평원의 글’을 통해 남북관계의 전면 중단을 경고하고 나선데 이어 남북간 민간차원의 교류를 주도해 온 조선적십자회도 대남 강경조치를 취하겠다는 자세를 보여 향후 남북 교류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베네수엘라·볼리비아 비판 언론과 전쟁 선포

    남미의 좌파정부들이 이번에는 언론과 부딪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신의 암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는 이유로 일간 누에보 파이스의 카라카스 사옥에 최루탄을 쏘았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신문이 전날 차베스를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처럼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나아가 이 신문사가 군법을 어긴 것이니 대가를 받는 게 마땅하다고 최루탄 발사를 정당화했다. 편집국장 라파엘 폴레오에게는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차베스와 함께 남미대륙의 대표적 좌파로 꼽히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이날 37명의 반정부 언론인 명단을 발표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모랄레스는 블랙리스트 발표와 더불어 강제구인 및 추적에 나섰다. 대통령궁은 지난달 12일 유혈충돌이 발생한 북부 판도 주(州) 야권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언론인들이라고 말했다. TV방송 ‘카날 18’의 호르헤 멜가르 케테 기자는 이미 군인들에게 강제구인됐다. 볼리비아 정부는 판도 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브라질 북서부 브라질레이아 시에서 인터넷 신문을 운영하는 브라질 기자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도 주에는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로, 레오폴도 페르난데스 주지사는 과격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군경에 체포됐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전날 자신을 지지하는 농민단체대표와 만나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 및 사유지 보유한도 규제 강화, 원주민 권익 향상, 에너지 산업 국유화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주의 개헌안의 국민투표 실시를 촉구하는 국민대행진을 선언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진보의 미래’ 찾아 고민하는 유럽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진보의 미래’ 찾아 고민하는 유럽

    21세기 들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대부분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우파들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자본에 무한한 자유를 보장하던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대대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진보진영은 그간에 신자유주의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 온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펼쳐 왔을까? 또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 평등성 강화로 사회 양극화 해소 앞장 |베를린(독일) 류지영특파원|베를린시 중심지인 베를린역 인근의 녹색당 당사를 찾았을때, 그곳에선 ‘규제없는 자본주의의 결과물’인 환경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2005년 총선에서 우파 기독교민주당에 정권을 내주며 소수정파로 다시 전락했지만 당원들의 얼굴에는 녹색당의 진보적 이념이 금융위기로 촉발된 사회불안에 대한 대안이 돼야 한다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집권 당시 녹색당 대표였던 요시카 피셔는 2005년 총선 뒤 정계를 떠나 현재 베를린에서 녹색당의 미래와 신자유주의의 대안에 대한 강연과 저술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녹색당 대변인 옌스 알토프는 1998년부터 좌파 사회민주당과의 ‘적녹연정’(적녹은 사민당의 상징인 붉은색과 녹색당의 초록색을 의미)을 통해 녹색당을 이끌었던 요시카 피셔 전 대표의 근황을 소개했다. 그가 자신의 정치역정과 다이어트 경험을 담아 직접 쓴 ‘나는 달린다’라는 책은 한국에도 번역돼 소개된 바 있다. ●독일내 원전 폐쇄 이끈 것 가장 성과 독일 녹색당은 1970년대 유행했던 좌파 이념의 ‘신사회운동’ 세력이 모여 1980년 창당한 진보 이념의 정당이다. 중도 좌파를 지향하는 사민당보다도 급진적이다 보니 지난 20여 동안 지지율이 5% 안팎에 머물러왔다. 그러다 1998년 총선에서 7%를 득표하면서 사민당(44% 득표)과 공조해 연립내각을 구성할 수 있었다. 당시 유럽 최초로 급진 좌파 세력이 정권을 창출한 사실만으로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8년을 이어 온 적녹연정의 ‘진보실험’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정권 초기부터 노사정뿐 아니라 실업자 연대까지 포함한 사회적 대합의로 사회적 평등성을 강화하려 했지만 경제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세계 경제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1% 정도의 저성장에 머물다 보니 대부분의 정책이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실업률도 10%를 넘어서면서 재정적자도 심화돼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 건국 이래 최대 위기”라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국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이상을 펼치던 연정 시절이 그립지 않으냐는 질문에 피셔의 뒤를 이어 녹색당 대표를 맡고 있는 게르하르트 뷰티코퍼는 크게 웃었다. 첫번째 진보적 실험이 실패했다고 이것이 진보의 한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였다. 앞으로 녹색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때가 오면 지금의 경험이 독일 사회에서 정치적·사회적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데 실질적 노하우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했다. “외부의 평가와는 별개로 우리는 스스로 지난 8년간의 집권 과정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무엇보다 비용 절감만을 최선으로 여기는 신자유주의 상황에서도 2021년까지 독일 내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한 것은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에너지 대외 의존도를 줄였을 뿐 아니라 다양한 대체에너지를 통해 분권과 자치의 정신도 실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독일을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회로 발전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사회적 불평등 줄이려는 좌파적 가치 재평가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던 좌파 진영의 새로운 미래 찾기가 한창이다.‘탈규제’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식 경제이념만으로는 인류가 더 이상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진보 정치세력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복지국가 이념을 구현하는 데 좌파식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최고의 재무장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고든 브라운 현 총리가 저소득층에 대한 조세 정책 실패로 ‘20세기 이후 최악의 총리’로까지 불리고 있다. 프랑스 또한 2000년 당시 집권 사회당 조스팽 총리가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주 35시간 노동제를 추진했다 결국 정부의 재정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좌파적 이념이 최근 가치를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미국식 신자유주의 확대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 심화 방지를 위해 앞장서기 때문이다.1990년대 중반부터 영국 노동당을 중심으로 시작된 ‘제3의 길’이나 독일 사민당이 내걸었던 ‘신(新) 중도’ 노선 등은 시장경제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평등성을 강화하려는 좌파적 노력의 산물이다. 최근 대표적 진보주의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진보 이념의 유용성을 입증한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만약 빌 게이츠가 어떤 술집에 들어가면 그 술집 고객의 평균 재산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다고 술집에 이미 앉아 있던 고객들이 실제로 더 부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2001년 이후 (세계는) 마치 게이츠가 어떤 술집에 들어간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폴 크루그먼의 저서 ‘미래를 말하다’에서) superryu@seoul.co.kr ■ ‘경제 신자유주의’ 한국식 대안은 - “내수위주 실물경제 확대해야” “GM, 포드,GE와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해 돈 벌 생각은 하지 않고 한결같이 주식, 채권 투자로 자산 불릴 생각만 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해서 산업이 죽고 금융만 덩치가 커지니까 미국에서 실업이 늘고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낮아지는 겁니다. 금융산업은 부(富)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부를 재분배할 뿐입니다. 우리나라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산과 고용·임금 상승을 통해 경제활성화의 활로를 찾아야 해요.” 한국의 진보세력들이 경제적 신자유주의의 한국식 대안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진보주의 학자인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마르크스 경제학의 관점에서 미국의 금융위기와 한국경제를 비판한 뒤 내수 위주의 실물경제 확대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체제에서는 더 이상 수출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수출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해 내고 임금을 깎을 수밖에 없거든요. 가난한 사람이 돈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정부가 나서서 취직도 시켜주고 실업수당도 많이 줘야 합니다. 그래야 국내 시장이 활성화되고 국내에서 물건 파는 회사가 성장하게 됩니다. 커다란 틀에서의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진보정치 세력의 이른바 ‘NL-PD’ 담론의 틀이 현실의 여러 문제를 담아내기에는 협소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통일을 중시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평등과 관련된 정책을 중시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은 계속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두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통일과 평등 외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성장, 대외개방, 사회적 소수자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진보정치 세력들은 이런 문제들에 좀 더 폭넓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연설보다 컨셉트가 우선이다

    [김형준 정치비평] 연설보다 컨셉트가 우선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첫 대국민 라디오 연설을 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세계적 경제위기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도에서 실시한 것이다. 연설 자체에 대한 가치 논쟁과는 별도로 연설에서 나타난 키워드는 ‘배려, 신뢰, 희망’으로 집약된다. “비올 때 우산을 빼앗지 말라.”는 말로 “건실한 기업이 일시적 자금 경색으로 흑자 도산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신뢰야말로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라고 밝혔다. 연설 말미에는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 미래는 여전히 밝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학 연구의 권위자인 노이슈타트 교수는 “대통령의 힘은 권력이 아니라 설득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대중을 설득하기 위한 지도자의 연설에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던진 핵심 메시지는 ‘우리 경제가 어렵긴 하지만 IMF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정부가 줄곧 국민과 시장에 전파해 온 내용이어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현 정부의 철학과 존립 이유를 관통하는 핵심 컨셉트가 정립되어 있지 않아서 ‘메시지 부재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 마케팅 이론에 따르면 시장에서 성공한 상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컨셉트(CONCEPT), 콘텐츠(CONTENT), 일관성(CONSISTENCY)과 같은 3C를 두루 갖춘 제품이다. 확실한 개념이 정립되어야 콘텐츠를 채울 수 있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크게 흔들린 것은 좌파세력의 저항과 촛불 때문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해서 이끌어 갈 수 있는 ‘국민 감동 컨셉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로 상징되는 MB노믹스, 한반도 대운하 등 현 정부가 줄곧 내세웠던 핵심 컨셉트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컨셉트가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녹색성장’을 제기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녹색 성장’ 컨셉트는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지를 만큼 강렬한 것이 아니다. 현시점에서 이명박 정부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장밋빛 희망 제시가 아니라 목숨을 걸고 집권기간 내내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핵심 컨셉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신성장 동력 22개 과제를 발표하면서 “88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100대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7% 성장과 300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대통령이 된 만큼 현 정부의 핵심 컨셉트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경제와 연계된 정책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자리 창출’이 적실성이 높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통령도 라디오 연설에서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일은 여전히 국정의 최우선 과제이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면 ‘신뢰가 간다.’(30.9%)보다 ‘신뢰가 가지 않는다.’(56.9%)는 응답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더욱이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40대(29.4% 대 57.5%), 중도(24.0% 대 62.9%), 화이트칼라층(30.2% 대 61.0%), 자영업자층(32.7% 대 56.0%)에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비율이 훨씬 많았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이렇게 약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이 공감하는 컨셉트를 만들고 그 내용을 채워 일관성있게 추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길은 정부가 기교를 부리지 말고 정직하게 행동하고, 국민과 호흡하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지난 7월 전북 부안군 인구가 36명 증가했다.42년만에 증가한 것이다. 한 세미나에서 이 소식을 전하면서 군수는 목소리를 떨었고,“부안군을 살려달라.”고 했다.1966년 17만 5000명을 기록한 뒤 42년간 무려 11만 5000명이 줄어 지금 인구는 6만 1000명이다. 그래도 500개월 동안 한 달도 빠짐없이 매달 300여명씩 빠져나갔던 인구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전북의 인구 감소 추세도 확연히 낮아져 지난해 감소율은 전년 대비 0.18%에 머물렀다. 진안, 장수, 무주, 임실, 완주, 군산의 인구는 늘었다. 농촌에 귀농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지방에도 사람이 살 만한 최소한의 조건과 환경들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 이른바 좌파정권이라고 규탄받고 있지만 지난 10여년간 서울과 수도권을 최대한 묶고, 지방의 발전을 위해 많은 정책들이 개발되고 투자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방의 대도시들에서는 산업정책이 살아나고 있고, 농촌마을에는 특화산업과 마을만들기 사업들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가 깃발을 올린 지역균형발전정책은 참여정부 고유의 브랜드가 아니다. 이미 선진 유럽과 일본 등에서 차례로 뼈아프게 문제를 겪고 해결 방안으로 이론화한 국가 차원의 발전 전략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섰더라도 균형발전이라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지방거점도시의 산업육성과 농촌활성화와 낙후지역에 대한 배려라는 3대 기조로 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수도권의 그린벨트는 무려 4000만평(13만 2000㎡)이 풀렸고 규제는 알게 모르게 무너지고 있다. 광역경제권 사업은 아직도 제대로 임자를 못 찾은 것 같고, 종부세가 폐지되면서 지방으로 내려오는 교부세는 칼질을 당할 운명에 처했다. 균형발전정책을 포기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서울은 더 강해지고, 수도권의 경쟁력은 살아날 것인가. 서울은 쾌적한 도시가 되어 국제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수도권 일대에 세워질 대기업 공장들이 노리는 것은 진정으로 국가경쟁력인가, 아니면 땅값 상승을 노리는 부동산 가외수익인가. 균형발전정책이 추구하는 정신은 결코 지방이 서울보다 잘살아야겠다는 것이 아니다.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기능을 분산시키고, 지방의 거점도시들을 살려서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높여 보자는 것이 균형발전의 정신이었다. 균형발전정책은 그렇게 쉽게 성과가 나타나는 정책이 아니다. 근대화를 막 시작했을 때처럼 국가가 기업들에 어디에 어떻게 공장을 세우라고 강제하는 시절이 아니다. 기업이 지방에 내려가도 이익이 된다는 믿음과 수익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하고, 이제 수도권에서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사실을 확인 또 확인한 후에야 기업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지방에서는 있는 힘을 다해서 기업을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장을 공짜로 제공하고 좋은 인력들을 부지런히 뽑아서 훈련시켜 놓아야 하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균형발전의 씨앗을 뿌렸고, 지금은 그 씨앗들이 겨우 싹을 틔우는 시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정부의 각 부처가 처음으로 지방의 발전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지방의 인구감소를 멈추게 하고, 비록 36명이지만 부안군의 인구가 늘어나는 바탕이 된 것이다. 균형발전정책은 시간이 많이 걸릴뿐더러 정책마다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균형발전이야말로 정권의 문제를 떠나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길게 고민하고 의연하게 밀고 또 밀어야 하는 전략이다. 험한 산길과 논두렁을 마다않고 우리 동네 한번 잘살게 해보자는 군수의 검게 탄 얼굴에도 희망은 있어야 한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 오스트리아 우파 연정 성사되나

    |파리 이종수특파원|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극우파 정치인 외르크 하이더(58)가 11일 오전(현지시간) 사망하면서 오스트리아의 연립정부 구성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실시된 총선에서 각각 18%와 11%를 득표한 자유당과 ‘오스트리아의 미래를 위한 동맹(BZOe)’의 당수를 지낸 하이더는 이날 모친의 90세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혼자 자동차를 몰고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의 돌발적 사망에 따라 지난 총선에서 최다의석을 확보한 중도좌파 사민당이 추진하고 있는 연정 구성에도 새로운 그림이 예상된다. 오스트리아 언론은 “하이더의 사망으로 2개 극우 정당의 재통합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통합이 성사되면 오스트리아 정치 구도에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이더의 사망을 계기로 극우정당들이 단결하고 국민의 동정여론까지 가세하면 2000년처럼 자유당이 양대 극우정당과 함께 우파연정을 구성하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념적 친소관계를 떠나 정치가로서 하이더의 자질을 평가하는 등 추모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하인츠 피셔 대통령은 “열광과 강력한 비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 정치인”이라고 애도했고, 에바 글라비시니히 녹색당 당수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뛰어나고 논란이 많은 정치인의 비극적 죽음”이라고 규정했다. 10대 때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한 하이더는 1999년 자유당을 이끌고 총선에 참여해 27%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인민당과 함께 보수 연정 구성에 가담했다.2000년에는 자유당 당수직을 사임하고 BZOe를 창당하는 등 오스트리아의 극우 정치세력을 대표해 왔다. 하이더는 나치와 히틀러를 찬양하고 유대인 멸시 발언과 외국인 이민 반대로 국제적인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2002년에는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순수한 인도주의자’라고 표현해 전 세계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vielee@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노동의 미래, 노르웨이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노동의 미래, 노르웨이

    |오슬로(노르웨이) 류지영특파원|주부 수잔 페터슨(32)은 두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은행원이다. 아이 돌보기에도 바쁜 시기지만 남편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없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남편이 일주일에 3일간 일하고 수잔이 나머지 2일을 근무해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본다. 부부가 회사와 협의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바꾼 덕분이다. 아이를 낳고 12개월에 걸친 출산 휴직 기간에 수잔은 회사에서 받던 월급 2만 크로네(약 450만원)를 모두 정부 육아 수당으로 충당했다. 수잔은 내년쯤 둘째 아이를 가지려 준비 중이다. 두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쯤 남편은 전일 근무방식으로 돌아가고, 수잔은 오전 4시간만 일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아이를 계속 돌볼 계획이다. ●‘복지’야말로 최고의 노동정책 여성 회사원이 임신을 하면 유·무형의 퇴직 압박에 시달리는 우리로서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일상이다. 누구든 정규직 혹은 비정규직 여부를 스스로 정할 수 있으며, 근무시간도 바꿀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 차별도 없으며,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처우도 전일제 근로자와 동일하다. 우리 기준으로는 상당히 느슨해 보이지만 노르웨이의 단위 시간당 생산성은 우리의 3배를 웃돈다.‘미국식이 곧 정답’이라고 생각해온 우리에게 다른 방식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노르웨이 집권 노동당 출신 정치인으로 현재 정부 노동·사회통합부에서 정치고문으로 활동 중인 케틸 린드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나아갈 길을 살펴봤다. ▶한국인의 관점에서 노르웨이의 노동정책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노동자에 대한 ‘복지’야말로 경제성장의 견인차라는 게 우리의 믿음이다. 노동자가 근무여건, 자녀 교육, 주택, 노후 등 문제로 걱정이 많다면 사회적 생산성은 자연스레 떨어지게 돼 있다. 노동자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노르웨이가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노동 관련 사안은 무엇인가. -이른바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도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여직원을 한직에 배치한 기업주가 적발돼 사회 문제가 됐다. 근로자는 임신·육아 등 ‘가족친화적 사안’으로 인해 어떠한 차별도 받아선 안 된다. 사실 이는 정부의 의지 문제다. 정부가 이런 차별을 묵인하면 결국 그 사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성이 떨어진다. ●정부가 특정집단 편들면 노사관계는 악화 ▶노르웨이는 현재 노동생산성면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데, 산유국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게 아닌지. -그렇게 따지면 중동 산유국들의 노동생산성이 최고가 돼야 한다. 노르웨이의 생산성이 높은 것은 바로 노동의 창의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근로시간과 노동생산성 간에는 역(逆)의 상관관계가 있다. 때문에 노동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휴식’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한 사회가 성장하는 과정은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는데,(한국처럼) 장시간 노동에 의지해 성장하려는 것은 마라톤 경주 초반부터 단거리 스퍼트를 하는 것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 가족이 해체되는 등 각종 사회문제가 불거져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는 게 우리 결론이다. 노르웨이가 주당 노동시간을 37.5시간으로 정한 것도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생산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침체로 프랑스가 주당 35시간 근무제를 수정하자 한국의 보수 언론들이 ‘유럽도 좌파적 정책이 막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들은 좌파나 우파 중에 누가 집권해도 노동자를 비용으로 간주하는 미국식 노동정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복지를 우선시하는 사민주의적 풍토는 유럽에 대체적으로 형성된 공감대로 봐도 된다. ▶한국은 올해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친기업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우리가 한국의 경제정책을 평가할 입장은 아니다. 다만 경제사정이 어렵다 해도 국가가 노사문제, 특히 임금 문제에서 한쪽 편을 들어선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노골적이든, 암묵적이든 국가가 기업 편을 들면 당연히 노동운동은 격해진다. 반대로 국가가 노동조합과 가까워지면 기업은 규제 강화를 우려해 국외로 떠난다. 한 나라의 노사관계가 악화돼 있다는 것은 그동안 정부가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1990년대 후반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도 우리의 중립적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노르웨이에서는 노동자의 파업이 2주를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수십년에 걸쳐 노사가 대화를 통해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 온 전통이 확립된 덕분이다.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이도운차장·박상숙·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안동환·이재연기자
  • [금주의 HOT] 금융은 ‘시끌’ 축제는 ‘차분’

    ● ‘주가+환율=3000’시대…아침뉴스가 두렵다 폭락하는 주가지수와 종잡을 수 없이 널뛰는 환율이 연일 아침뉴스를 장식했다. 특히 환율은 하루 200원 이상 등락하며 실질적으로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던 ‘주가 3000 시대’를 패러디 해 “주가+환율=3000 시대 달성”이라며 정부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은 두려워할 근본적인 이유가 없다. 외환위기는 없다고 본다.”면서 “북한 돕기를 빙자해 좌파세력이 이념갈등을 일으킨다.”며 대북문제에 갑작스러운 관심을 보였다. ● 2008 노벨상 수상자 발표… ‘옆집 잔치’ 2008년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와 함께 일본 과학계가 저력을 과시했다. 노벨 물리학상을 일본인 3명이 공동수상한 데 이어 화학상 공동수상자에도 일본인 1명이 포함되면서 일본은 한해에 노벨상 수상자 4명을 배출하게 됐다. 물리학상은 ‘우주 대칭성 붕괴에 대한 연구’, 화학상은 ‘녹색 형광단백질(GFP)의 발견과 개발’ 업적을 인정한 것이라고 노벨재단은 발표했다. 한편 한국의 고은 시인도 후보로 거론됐던 문학상은 프랑스의 르 끌레지오에게 돌아갔으며 평화상은 핀란드의 마르티 아티사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 성소수자 연예인 연이은 자살… 이유는? 트랜스젠더 연예인 故장채원과 동성애자 모델 故김지후의 자살 소식이 이어지면서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증)가 도마에 올랐다. 故김지후는 “외롭다. 힘들다.”라는 내용의 유서까지 남겼다. 그는 동성애 커밍아웃 이후 많은 악플에 시달리고 소속사와의 계약이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차분하게’ 마무리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일 저녁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카자흐스탄 영화 ‘스탈린의 선물’을 개막작으로 시작된 이번 영화제에는 역대 최다인 60개국, 315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풍성한 상영작들은 관객 유치로 이어져 총 19만8818명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스타들을 향한 환호성은 예년보다 작았고 영화사들의 행사는 부쩍 줄어들었다. 필름마켓에서의 ‘대박’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외면하고 싶은 이 영화산업 침체의 결과들은 언론에 의해 “차분한 축제”라고 재해석 됐다. 글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성희롱 중징계 교장 부임 말되나”

    충북 괴산의 한 중학교 학부모들이 뿔났다. 이들은 9일 “여교사를 성희롱해 중징계를 받은 교장이 우리 학교로 온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녀들의 등교거부에 전격 돌입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19명밖에 안되는 미니 중학교. 이 학교 학생들은 이날 오전 등교대신 학부모 2명과 함께 경북 문경새재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학부모들은 “최근 도교육청을 방문, 교육자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을 학교장으로 발령낸 데 항의를 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렸지만 교육청에서 계속 미루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 학부모는 “발령을 받아 부임한 직후 교장을 찾아갔더니 한다는 소리가 ‘좌파정권 10년이 시골 사람들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며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오는 17일 충북도교육청 국정감사 때 자녀들을 데리고 교육청 견학을 가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국감 때까지 등교를 거부하고 마을회관이나 교회에서 자녀를 모아놓고 가르치기로 하고 인터넷을 통해 초빙교사를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가 된 교장은 지난해 7월 충주의 모 중학교 교장실에서 여교사를 성희롱한 혐의로 1개월의 중징계 처분됐고 지난 1월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교장과 도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각각 3100만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지만 지난 1일 이 학교로 발령이 났다. 이 교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성희롱 사건은 특별사면을 받았다.”며 “학부모의 자녀를 볼모로 한 등교거부는 교육권 침범”이라고 항변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성회롱과 학부모를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여 문제가 있으면 합당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괴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李대통령 “달러 사재기 생각 바꿔야”

    [휘청대는 세계금융] 李대통령 “달러 사재기 생각 바꿔야”

    이명박 대통령은 8일 “금융위기 때문에 달러를 사재기하는 일부 기업과 개인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환(換) 투기 조짐에 대해 강력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시·도임원들을 초청한 가운데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달러를 갖고 있으면 환율 상승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기업과 국민이 있는 것 같다.”면서 환 투기 자제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국제금융시장의 달러 약세 기조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만 유독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 급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환 투기 근절을 위한 엄중한 단속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한국과 중국·일본 등 아시아 3국은 1조 8000억 달러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직접적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10∼12월에는 수출 흑자가 기대되는 만큼 금융위기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정부를 믿고 함께 나아간다면 어느 나라보다 빨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줄 것은 주더라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정상적인 남북관계가 돼야 한다.”면서 “북한 동족들에게 조건 없이 인도적 지원을 하겠지만 북한도 국군포로·이산가족·납북자 문제에 있어서 조건 없는 인도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족으로서 굶주린 북한 주민을 도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를 빙자해 좌파세력이 이념적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면서 “틈만 나면 국가를 분열시키고 흔드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교과서 이념 편향 논란에 대해 “정권이 바뀌었으니 고치자는 게 아니라 잘못된 것을 정상으로 바로잡자는 것”이라며 “북한의 사회주의가 정통성이 있는 것처럼 돼 있는 교과서가 있는데, 이런 있을 수 없는 사항이 현재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고 평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08일 TV 하이라이트]

    ●뉴스추적〈경찰과 싸우는 사람들〉(SBS 오후 11시15분) 우리나라 범죄 피해자 10명 중 8명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꺼릴 만큼 경찰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부실하고 불공정한 수사로 인해 가해자로 몰린 피해자들의 사연을 추적하고, 억울한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는지 대책을 모색해 본다. ●산 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스쿠터를 산 인수는 매일 아침 종갓집 대문 앞까지 종아를 데리러 오고, 방문진료를 갈 때도 함께 스쿠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연애를 한다. 그렇게 사람들 눈에 띄는 종아와 인수의 행동에 영곤은 걱정이 늘고, 설상가상으로 늦은 귀가에 대문 앞에서 뽀뽀를 하는 장면까지 목격하게 된다. ●흔들리지마(MBC 오전 7시50분) 강필은 소희정에게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민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소희정의 소원대로 사장 자리에 오르면 자신의 소원인 수현과의 이혼을 허락해 달라고 한다. 소희정은 누구보다도 수현이에게 잘 해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강필은 그렇다면 아들인 자신을 먼저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18대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국정감사는 원래 여당이 방어하고, 야당이 공격하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공세로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좌파정권 10년’을, 민주당은 ‘이명박정권 8개월’을 심판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국정감사에 임하는 여야의 입장을 들어본다. ●건군 60주년 특집 강군시대-DMZ 사람들(EBS 오후 10시40분) 국방의 최전선인 DMZ 내 GOP 장병들의 철통 같은 경비 상황을 조명한다. 그들이 병영에서 생활하며 느끼는 희로애락과 소초 안의 전우애도 살펴본다. 사람들이 잊기 쉬운 국방의 중요성과 그것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는 25사 GOP 장병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공사현장에서 시멘트 먼지를 마셔가며 일하는 광배씨는 집에 와서도 낮 동안 고생했을 아내를 대신해 우는 세쌍둥이를 안고 어른다. 젖병 소독에 큰딸 교복 다림질까지 도맡아 하는 자상한 남편이다. 이렇게 힘든 하루지만, 퇴근할 때마다 열렬히 맞아주는 딸들이 있어 광배씨는 세상 어느 부자도 부럽지 않다.
  • [막오른 국정감사] 전·현정권 갈등 ‘첨예’

    [막오른 국정감사] 전·현정권 갈등 ‘첨예’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전·현직 정권 대리전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여야는 6일 진행된 국감에서 치열한 이념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의 ‘참여정부 실정 파헤치기’ vs 민주당의 ‘이명박 정부 초반 난맥상’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5년은 분열과 오기의 세월”이라며 전 정권 잔영(殘影)지우기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7개월은 혼선과 위기의 시간”이라며 거여(巨與) 견제에 몰두했다. ●“북핵 방관” “10·4선언 이행” 일찌감치 전·현직 정권의 갈등이 정점을 이뤘던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대표적이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250여페이지에 이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북핵정책 평가’자료집을 내고 “참여정부는 북한의 핵위협을 과소평가하고 국가안보에 대한 편향된 시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방관했다.”고 공격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10년 좌파정권 밑에서 통일부는 통북부(通北部)였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보복·낙하산·보은 인사가 통일부를 분단부로 만들었다.”며 초당적 대북특사단 파견을 촉구했다. 같은 당 신낙균 의원은 “적어도 남북관계에서 실용 정부라는 말은 무색했다.”며 10·4선언의 즉각 이행을 주장했다. ●“대공능력 실종” “교과서개정 역주행” 국방위원회도 이념적 대립각을 숨기지 않았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지난 정부가 군 좌익사범을 전혀 검거하지 않고, 미온적인 안보의식으로 대처해 우리의 대공능력이 실종됐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국방부가 부화뇌동하면서 교과서 개정요구를 하는 것은 과거를 역주행하는 것이자 위헌적인 발상”이라며 교과서 수정요구를 취소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문화도 좌편향” “보은인사장이냐” 그동안 정책 검증이 주를 이뤘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일위원회도 이념 공방전에 뛰어들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구입 작품의 절반 이상이 민중미술계”라며 문화예술의 ‘좌편향’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문화예술계를 선거캠프 보은인사 자리로 전락시켰다.”며 현 정부의 코드 인사 폐해를 질타했다. ●“시장경제 쇠말뚝” “경제지표 악화” 기획재정위원회는 전·현직 정권의 경제정책을 깎아내리는 데 집중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기업규제 강화와 종부세, 공기업의 지방이전 등 참여정부가 시장경제의 혈맥에 박아놓은 분열과 증오의 쇠말뚝을 이번에 확실히 뽑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6권의 정책보고서를 통해 “소비자 물가 상승, 외환보유고 추락, 주가지수 하락, 무역수지 적자폭 감소 등 ‘MB정부’ 6개월 동안 경제지표는 악화일로를 치달았다.”며 강만수 경제팀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막오른 국정감사] 安교과 역사교과서 左편향 설전

    “과거 군사독재 시절이 3시 방향이었다면, 오늘날 좌파세력은 9시 방향에 있다.”(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근현대사 교과서 논쟁은 현대판 분서갱유 사건이다.”(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6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는 ‘좌편향 교과서’ 문제를 놓고 여야간 날선 공방이 오갔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는 북한교과서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면서 “2011년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당장 내년부터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보환 의원은 “1980∼90년대 운동권이 읽던 책과 유사한 교과서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역사에 대한 쿠데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진 의원도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는 검정위원 10명 가운데 7명이 편향성을 인정했는데 어떻게 채택이 됐는지 교과부가 파헤쳐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2004년에 이미 편향성이 없다고 결론이 났다.”고 전제한 뒤 “현 집권세력이 역사교과서를 바라보는 시선은 칼로 역사를 지배했던 1000년 전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교과부는 처음부터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 전제 하에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교과서가 중립적인데도 편향성을 시정하겠다는 것은 결국 ‘우편향 교과서’를 발간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안병만 교과부장관은 “2011년부터 새 역사교과서가 나오므로 잘못된 부분은 수정도 하고 정사(正史)가 대한민국 근현대사로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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