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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넘은 막말 국회 커지는 정치 불신

    도넘은 막말 국회 커지는 정치 불신

    새해 벽두부터 국회에서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품격을 잃고 상식을 벗어난 발언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무법 국회에 막말 국회까지, 국회의원이 스스로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에게 격하게 항의한 것을 두고 “쇼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청와대의 하도급, 2차 하청기관이 되고 더러운 전쟁터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쟁했다.”고 말해 한나라당의 반발을 샀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이 자유발언을 통해 “의원이 쇠사슬로 굴비처럼 몸을 묶는 저주의 굿판을 벌여도 수수방관한 의장은 비겁했다.”면서 “해머를 휘두르는 자는 공사장으로, 주먹을 쓰는 사람은 권투장으로 보내고, 이도저도 어려우면 국회 지하실에 유치장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통위 회의장에서 해머를 휘둘렀던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고개 숙여 사과하면서도 “도둑을 잡을 땐 필요하면 몽둥이도 들 수 있다.”고 항변했다. 정당의 ‘입’인 대변인의 독설도 도를 넘어섰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민주당과 민노당을 “폭력좌파”라고 힐난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합의처리’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기어다니는 바퀴벌레도 아는 사실”이라며 여당 지도부를 깎아내렸다. 민노당 부성현 부대변인은 지난 5일 국회 경위들과 충돌을 빚은 뒤 “(박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탄 뒤 온갖 추문에 휩싸인 구태 정치인의 표상”이라며 맹비난했다. 국회 문방위에서는 전날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등 막말이 오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주대환 그는 누구인가

    ‘네 차례 투옥에 세 차례 낙선’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에 따라다니는 이율배반이면서 서로 맥이 통하는 꼬리표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지적 설계자’ 그리고 정당운동 이론가로서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195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1973년 서울대 종교학과에 입학했다. 민청학련사건 등에 연루돼 네 차례 복역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을 기획했고 2004년 6월 정책위 의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2월 분당 때 당적을 정리하고 현재는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어 좌파 진보의 새 활로 모색에 열심이다. 지하조직 경력과 달리 그는 부드럽다. 말할 때도 한참 생각한 뒤에 어렵게 한땀 한땀 내뱉는다. 지난해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그가 참 오래 생각하는 좌파란 것을 감지할 것이다. 2시간 인터뷰 며칠 뒤 이메일을 세 차례나 보내 말하지 못했던 바를 부연했다. 그런 사람이다. 1982년 이후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어 부인이 생계비를 댔지만 본인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활동했단다. 처남이 이병천 강원대 교수. 아들 둘은 모두 고등학교까지만 학비를 댔고 대학 교육은 ‘대한민국 덕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다.
  • ‘환율 苦’ 외국인강사 엑소더스

    1년 반째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캐나다인 커트(28)씨는 요즘 은행 출입이 잦다. 대학 다닐 때 받은 학자금대출 때문에 매월 캐나다에 송금을 하는데, 무섭게 치솟은 원화 환율 때문에 매번 수백 달러씩 손해를 본다. “11월 말에 240만원을 보내려고 했더니 1800캐나다달러였다. 6개월 전에 비해 700달러를 손해보는 셈이어서 송금을 못했다. 12월 말에 다시 가서 300만원을 환전하니 2700달러가 나왔다. 300달러 정도 손해였지만 송금할 수밖에 없었다.”고 커트씨는 전했다. 매월 300만원가량 버는 그는 지난 12월까지 대출금을 갚으려던 계획을 6개월 뒤로 미뤘다. “한국이 좋긴 하지만 환율이 떨어지지 않으면 캐나다로 돌아가서 돈을 버는 수밖에 없어요.” 외국인 강사들의 ‘엑소더스’(탈출)가 시작되고 있다. 고환율로 원화 가치가 급락해 같은 돈을 벌어도 실질임금이 점점 줄어드는 탓이다. 이들은 자국 화폐가 아닌 원화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체감고통은 더욱 크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율이 낮은 일본 등지로 옮기거나 아예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1년 전부터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친 미국인 A씨도 지난달 학원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한국에 더 있고 싶지만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질 것 같아 머무르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인천에서 1년 전부터 학원 강사로 일하는 칼(27)씨도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한국 대신 물가는 비싸지만 환율 상황이 나은 일본으로 옮기려는 동료들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G영어학원 관계자는 “11년 전 IMF외환위기 때도 환율이 최고 1800원까지 치닫자 외국인 강사들이 강하게 항의해 월급을 20만~30만원 정도 더 준 적이 있다.”면서 “그때 상황이 재연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환율 변화만 봐도 외국인 강사들의 실질 임금 하락은 선명하게 나타난다. 외국인 강사의 한 달 월급이 20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한국은행의 분기별 환율 추이에 대입해보면 미국달러의 경우 2007년 3분기 2154달러였던 것이 2008년 4분기에는 1467달러로 687달러 하락한다. 같은 이유로 교육비자(E2)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의 숫자도 계속 늘다가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부터 줄어들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E2비자 허용 대상인 7개국(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중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한 5개 국가의 입국자 수가 줄었다. 캐나다는 2007년 1만 1216명이던 입국자가 2008년 1만 513명으로 줄었다. 수강생들은 “이러다 미국, 영국 등 실력 좋고 인기 있는 강사들은 죄다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행시 수석의 조언 “모범답안 손으로 베껴라” 로스쿨 시장에 메가스터디 지진 좌파에 길을 묻는다 시리즈 첫번째-주대환 나이트클럽과 학원의 ‘부적절한 동거’ 녹색뉴딜 일자리 1만개가 연봉 25만원짜리
  • [강남 귀족계 해부] “대박 꿈 부풀린뒤 뒤통수… 몸통없는 사기”

    [강남 귀족계 해부] “대박 꿈 부풀린뒤 뒤통수… 몸통없는 사기”

    다복회, 한마음회, 청솔회 등 이른바 귀족계 계주들이 잇따라 검찰에 구속되거나 고소를 당하면서 강남 일대에 성행하는 계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원래는 일정액을 적립해 순서대로 목돈을 챙기는 순수한 차원에서 생긴 게 계다. 하지만 계원들이 제때 곗돈을 내지 못하고, 계주가 계를 깨지 않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면서 문제가 터진다. 결국 계원이 사기 등의 혐의로 계주를 고소하는 사태까지 이른다. 강남의 계도 이와 유사하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출발했지만 계주와 일명 바람잡이로 불리는 핵심 계원(계주 친인척 및 측근)들이 더 큰 돈을 바라는 부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달콤한 말로 현혹한 뒤 신규 계원으로 대거 포섭하면서 일이 커졌다. 이들의 치밀하고 정교한 수법에 돈을 떼인 계원들은 뒤늦은 후회만 할 수밖에 없다. ●‘단기간 고수익 미끼´로 유혹 7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문건 및 다복회, 한마음회, 한아름회 등 계원들과 경찰에 따르면 계주와 바람잡이들은 “적은 돈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며 계원을 모집했다. 실제로 처음에는 월 500만~1000여만원 불입으로 몇 달 새 1억원을 거머쥐게 해 대박의 환상을 심어준 뒤 큰 규모의 계로 이끌었다. 강남 귀족계의 기본은 1억원짜리 번호계와 2억~3억원짜리 낙찰계다. 번호계에 가입시킨 뒤 낙찰계로 유도했다. 계주들은 친목단체나 명문 대학의 대학원 AMP(최고경영자) 과정을 적극 활용했다. AMP 과정은 1000만원 정도의 등록비만 내면 쉽게 들어갈 수 있고, 6개월 동안 다니며 상류층 사람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계주나 바람잡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들은 식사를 하자며 동창생들을 불러낸 뒤 계 모임에 데려갔다. 정치권, 정부고위직, 재벌가 등 유명 인사들의 부인도 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설득했다. 그래도 주저하면 자신과 같이 반 계좌씩 들자며 월 불입금을 대폭 줄여줬다. 하지만 2~3개월이 지나면 계주는 다른 계에 가입해야 한다며 1계좌를 다 떠넘겼다. 매출을 높여주겠다며 자영업자들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유명 식당 업주들에게는 여러 식당을 번갈아가며 계 모임을 여는 모습을 보여준 뒤 매출에도 도움이 되고 고수익도 챙길 수 있다고 접근했다. 귀금속 가게에서 계원 선물로 보석을 대량 구입하며 계에 부자들이 많아 알아두면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업주에게 다가갔다. ●복수계 가입시킨 뒤 돈 떼먹기 가장 흔해 계주들이 곗돈을 가로채는 가장 흔한 수법은 계원들이 곗돈을 타면 더 큰 이득을 보게 해주겠다며 다른 계에 들라고 권하는 것이다. 또 탄 곗돈을 맡기면 사채시장에 투자해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거나 매달 알아서 여러 계에 분산, 불입해 돈을 불려주겠다고 유혹했다. 결국 계원들의 수중에는 들어오는 돈은 없고, 계 장부만 늘어났다. 현란한 말솜씨로 여러 계에 가입케 해 월 불입금을 6000만원 이상으로 올려 더이상 곗돈을 내지 못하게 한 뒤 계를 깼다며 곗돈을 지급하지 않기도 했다. 가·차명으로 유령 계원들을 대거 포진시켜 곗돈을 가로채거나 계원들의 곗돈 지급 기한을 늦춘 경우도 있었다. 계원 몰래 곗돈을 주식에 투자했다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봐 곗돈을 지급하지 못하기도 했다. ●“강남 귀족계는 사기조직, 속지 말아야” 한아름회 계원 P(53)씨는 “빠져나오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면서 “계에 가입했던 기간은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다복회 계원 L씨는 “헛된 명성에 눈이 멀었던 내 자신이 한심하다.”면서 “떼인 4억원과 그 돈을 찾으려 발버둥쳤던 시간이 아깝다.”고 토로했다. 한마음회와 다복회에 중복가입한 L씨는 “강남의 계는 머리와 꼬리만 있지 몸통은 없는 사기 조직”이라면서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부풀린 뒤 뒤통수를 치는 게 강남 계의 실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계주들은 여전히 “계는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면서 “미풍양속인 계를 운영하는데 도대체 무슨 잘못이냐.”고 반박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행시 수석의 조언 “모범답안 손으로 베껴라” 로스쿨 시장에 메가스터디 지진 좌파에 길을 묻는다 시리즈 첫번째-주대환 나이트클럽과 학원의 ‘부적절한 동거’ 녹색뉴딜 일자리 1만개가 연봉 25만원짜리
  • [진보에 길을 묻다] (1)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진보에 길을 묻다] (1)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지리멸렬이다. 좋게 말하면 암중모색이고 거칠게 얘기하면 방향 상실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근본적인 변혁을 갈망해온 진보진영 얘기다. 지난해 초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분열했고 대중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촛불’로 보수 우파정권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지만 이 과정에 좌파나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금도 여의도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부 여당과 ‘초록이 동색’인 야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왼쪽’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신년 온·오프라인 공동기획 ‘‘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주대환(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로 문을 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본이나 노동, 시민사회 할 것 없이 할퀴고 상처받는 이즈음, 악전고투하는 좌파와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지켜보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주대환 대표와는 세밑,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좌파 진영을 발칵 뒤집어놓은 “사회주의자는 대한민국을 긍정한다.”라고 주장한 속내를 들여다보고 싶어서였다. 주 대표는 “우리 세대는 5·16의 밥을 먹고 4·19의 시를 읽으면서 자랐다.”며 “이 둘을 모두 취한 현명하고 탐욕스러우며 교활한 이 땅의 민중들 마음을 깊이 살펴 자본주의를 넘어서네 마네 하는 허언을 일삼는 좌파가 아니라 당장 생존의 위협에 노출된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실업자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몰두하는 좌파의 정치철학을 사회민주주의로 정립했다.”고 갈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책을 쓴 동기를 설명한다면. -이제 나이도 많고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 가운데 먼저 가신 분도 있고 제 인생을 정리하면서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 마음 속에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유래됐던 좌파, 노동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엇이 문제인가, 잘못됐는가를 성찰해 새롭게 나갈 방향이라도 잡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좌파를 대표하는 이론가로서 “대한민국을 긍정한다.”는 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대중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온다. 대중들은 특정한 사상, 이념, 이데올로기를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다. 대중들은 얄밉도록 이기적이다. 그런 대중이 봤을 때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건국 때부터, 그 이후 60년의 발전과정 역시 그런대로 괜찮은 나라다. 우선 사회경제적 토대에서 건국과 거의 동시에 토지개혁을 했다. 당시 국민의 70%가 농민이었는데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라도 나눠 가졌다는 건 실로 엄청난 것이다. 국민들 몸 속의 ‘평등 유전자’가 지닌 가치와 힘을 발견해야 한다. →정치적인 토대는 어떠했나. -선진 민주주의 제도들, 법률체계를 거의 그대로 도입했다. 처음부터 뿌리내린 건 아니지만 반파쇼 투쟁이 승리한 세계사적 기류를 타고 민주공화국으로 출발하는, 올바른 방향을 잡았다는 거다. →80년대 이후 사회운동은 건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런 얘기하면 ‘아직도 대한민국 부정하는 사람 있어?’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정직하게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몸은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대한민국 사회에 잘 살고 있는데 마음 저 깊숙한 곳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 더더욱 큰 문제는 이런 부정이 좌파의 입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민족주의자의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친일행위를 한 사람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나라를 세웠다는 것을 가장 큰 결함으로 여겨왔고 콤플렉스가 됐다. 순수한 좌파라면 민족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하나는 민주주의, 하나는 사회주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그렇게 보면 일당독재를 택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보다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한 대한민국이 우월하고, 토지개혁을 먼저 했지만 바로 몰수해 집단농장화했던 조선보다 전 국민에게 토지를 나눠준 대한민국이 우월하다고 할 수 있다. 자유와 평등, 두 가치로 보면 대한민국은 결코 엄청난 결격사유를 가진 것이 아니다. 진정한 좌파의 길을 가려면 민족주의에 포획된, 민족주의의 포승줄을 끊어야 된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는데 사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신자유주의 정책을 나눠 가진 정당이란 지적에 대해선. -진보진영으로선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넘어서는 한편, 민족해방(NL)과 민중민주(PD) 노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목표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NL과 PD는 민족주의에 포획된 좌파란 공통점이 있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민주주의를 추구했지만 사회경제정책에서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극복해 만나는 지점이 사회민주주의가 아닐까. →민주노동당 분당에 대해 평가한다면. -NL이든 PD든 양쪽에선 희망이 없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다시 합치라고 얘기하지만 더 발전적으로 통합돼야 한다. 질도 높고 방향도 넓은 통합이 되어야 한다. 제3의 세력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믿나.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보수정권이 그대로 간다. 한나라당이 아무리 잘못해도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나. 그럴 수 없다. 5년이든 10년이든 간다. 정권이 바뀌기 위해선 새로운 야당, 대안 야당이 나와야 한다. →좌파 진영에 현실적인 파워가 있는 건지. -15년 전부터 노동당을 만들면서 노동운동의 힘을 종잣돈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려 했다. 이제 민주노동당의 분당으로 그런 프로젝트는 더 이상 힘들어졌다. 해서 지식인 사회에 다시 호소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대안 야당에 힘을 보태자고. →이명박 정부의 실책에 대해서 지적한다면. -감세는 정말 잘못한 거다. 거의 도둑질 수준이다. 정권 잡았다고 종부세 폐지하고 약탈해 거저 나눠 가지고 있다. 개발도상국처럼 우리나라가 연 10%씩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데 그것도 착각이다. 우리 경제는 성숙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성장률이 그렇게 될 수가 없다. 기술 고도화로 실업자가 늘 수밖에 없는 단계다. 그런데 경제위기가 지나면 7% 성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인식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박정희 향수가 있고 박근혜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 아닌가. →본인이 주창하는 ‘뉴 레프트’의 요체를 정리한다면. -첫째 공산주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노선과 확실히 다른, 어중간하게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라 중도좌파, 민주주의를 통한 사회주의, 둘째 대중을 계몽하고 이끄는 게 아니라 대중의 뜻에 따르는 좌파, 셋째 국가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하고 그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는 좌파가 사회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정리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5일자에 게재되는 2회에선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단과 전망, 다음달 임시국회로 처리가 미뤄진 정부 여당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에 대해 들어본다.
  • “극우는 추하고, 극좌는 철없어”

    김황식 감사원장이 7일 “극우는 추하고, 극좌는 철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년 특강을 갖고 “요새 우리 사회에서 보수·진보인사냐, 좌파 또는 우파냐 하는 편가르기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근자에 좌우·진보·보수의 싸움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저는 솔직히 말해서 이념적으로 중간적인 사람으로서 소외계층을 보듬어야 하는 ‘중도 저파’(低派)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언론에선 제가 판사 시절 판결 내용을 분석해 보수로 분류하지만 이는 일리 있으면서도 적절치 않다.”며 “저의 기준은 법과 원칙이고, 감사원에 와서도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법과 원칙을 업무 처리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사회가 지금 너무 가벼운데 공직사회는 가벼움에 흔들리지 말고 태산같이 무거운 신중함을 갖고 일해야 한다.”며 “감사원도 자칫 공명심이 작용해 선정적으로 접근하거나 잘못된 결론을 내놓을 위험을 안고 있는 만큼 좀더 신중하고 무게 있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인터넷 도박판 ‘위험한 진화’

    인터넷 도박판 ‘위험한 진화’

    “가입만 하면 100만원짜리 쿠폰 드립니다.” “신년 이벤트! 50만원 이상 ‘올인’하면 손실액의 10% 돌려드려요.” 경기불황을 틈타 인터넷 도박 사이트의 ‘고객유치전’이 치열해지면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고액 공짜 쿠폰으로 사용자들을 꾀는가 하면 도박에서 이겨도 오히려 수사기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돈을 주지 않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10% 덤” 고액충전 유도 7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기불황에 인터넷 도박사이트 등 불법사행행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집중적인 단속이 겹치면서 도박 사이트들 사이의 경쟁도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흔히 유인책으로 쓰이던 ‘공짜쿠폰’도 예전에는 5만~10만원 정도 선이었지만, 최근 금액이 1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쿠폰은 온라인상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추가로 돈을 따기라도 하면 현금으로 곧바로 환전받을 수 있다. 때문에 공짜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다가 빠져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액 이상의 도박자금을 모두 판돈으로 걸면 잃은 돈의 일정 비율을 돌려주겠다고 ‘조건부 올인’을 유도하거나 고액 충전을 하면 그 금액의 5~10%를 더 준다고 꼬드기는 사이트들도 많다. 일부 사이트는 해커를 고용해 경쟁사이트를 직접 공격, 게임 도중 패가 넘어가지 않게 하거나 일시적으로 환전이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단순히 사용자들을 도박판으로 끌어들이는 것뿐 아니라 돈을 땄는데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도박 조직 역시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타짜’도 하룻밤에 1000만원 날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가 지난해 적발한 도박자금 5000여억원대 인터넷 바카라 조직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다 입건된 사용자 가운데 2명은 1억원 이상씩 돈을 땄지만 운영자가 “해킹해서 이긴 것 아니냐. 수사기관에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자금 부족으로 현금을 지급하기 힘들어진 조직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사용자가 이기면 조직에서 돈을 줘야 하는 바카라보다는 사용자들끼리 게임을 해서 진 쪽이 이긴 쪽에 돈을 지급하고 조직은 딜러비 명목의 수수료만 챙기면 되는 포커나 바둑이 쪽으로 돌아서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도박에서 돈을 딸 확률은 0.01%도 되지 않으니 일확천금의 꿈은 버리라고 잘라 말한다. 지난해 충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검거한 1조원대 인터넷도박 조직에서 활동하다 구속된 A씨는 포커판에서 이름난 ‘타짜’였다. 하지만 인터넷 포커를 했다가 하룻밤에 1000여만원, 불과 몇 차례만에 수천만원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후 온라인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충북경찰청 이장표 경위는 “보통 조직에서 한 번에 7~12%의 수수료를 떼기 때문에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조금이라도 돈을 따면 그 기분을 잊지 못하고 빠져드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아예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행시 수석의 조언 “모범답안 손으로 베껴라” 로스쿨 시장에 메가스터디 지진 좌파에 길을 묻는다 시리즈 첫번째-주대환 나이트클럽과 학원의 ‘부적절한 동거’ 녹색뉴딜 일자리 1만개가 연봉 25만원짜리
  • 유흥업소·학원 부적절한 동거 ‘무방비’

    유흥업소·학원 부적절한 동거 ‘무방비’

    경기 수원시 영통동에 사는 주부 윤모(48)씨는 얼마 전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고교생 딸을 데려오기 위해 시내 중심상가에 있는 독서실에 갔다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경험을 했다. 1층 엘리베이터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중 딸이 술취한 40대 남자와 접객업소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 등 5~6명의 사람들과 뒤섞여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윤씨는 “비좁은 엘리베이터 속에서 술·담배 냄새 때문에 속이 거북해서 혼났다. 어떤 어른은 이상한 눈으로 나를 쳐다봐 무서웠다.”는 딸의 푸념을 듣고 바로 다음날 독서실을 바꿨다. 그는 “독서실뿐 아니라 일반 학원들도 있는 건물에 어떻게 단란주점과 안마시술소, 노래방 등 유해시설이 버젓이 입주할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일정규모 이상 건물 규제 장치 허술 최근 신도시나 택지개발 지구내 대형 상가 건물에 학원 등 교육시설과 유흥업소 등 교육환경 유해업소가 함께 들어서고 있어 청소년 교육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현행 법에는 이를 규제할 장치가 허술해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수원 영통동의 10층짜리 B빌딩은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건물 10~9층은 대형 나이트 클럽, 8층에는 모텔과 단란주점, 스탠드바가 들어서 있고, 7층에는 안마시술소, 노래방, 당구장 등이 영업 중이다. 그런데 바로 밑 6층에 수학학원과 어린이 놀이학원 등 학원 7곳이 있는 것을 비롯해 5층에 8곳, 4층과 3층에 각 1곳, 2층에 4곳 등 무려 21곳의 학원이 문을 열고 있었다. 학원의 종류도 수학·영어 등 보습학원에서부터 음악·미술·논술 학원, 놀이 교실 등 다양했다. 한 건물에서 각종 유흥업소와 보습 학원 등 교육시설이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자녀 교육 걱정된다’… 학부모 불안 이 건물에 있는 나이트클럽은 이른바 ‘물 좋은 곳’으로 소문나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때문에 1층 엘리베이터 주변에는 나이트클럽을 찾는 성인과 학원 수업을 받으려는 학생들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주부 김모(41)씨는 “유명 강사진이 있는 학원을 고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유흥업소가 밀집된 곳으로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 수업 끝나기를 기다렸다 데리고 오지만 마음 편안할 날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는 학원 설립 기준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는 연면적 1650㎡(500평) 미만의 건물에 대해서는 학원과 유해업소가 함께 들어설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 이상 규모의 건물에 대해서는 층수를 달리하거나 6m 이내의 바로 위층 또는 바로 아래층이 아니면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흥업소와 학원이 같은 층에 있지 않더라도 엘리베이터나 출입문을 함께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원,유해시설 함께 못 있도록 법 개정해야 게다가 건물주들은 교육시설과 유흥업소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이고 있고, 학원 운영자들이 유해시설이 있어도 개의치 않고 입주하는 것도 문제라고 학부모들은 지적하고 있다. 분당, 일산, 산본, 동탄 등 신도시와 최근 대규모 택지개발 지구에 세워지는 상가 건물들은 대부분 연면적 1650㎡ 이상 규모여서 학원과 유흥업소들이 한 건물에 공존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다. 학원 허가권을 가진 수원시 교육청 관계자는 “문제점을 알고는 있지만 기준에 맞춰 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이희정 사무처장은 “교육 당국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학원과 교육환경 유해업소가 함께 들어설 수 없도록 법 개정 등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행시 수석의 조언 “모범답안 손으로 베껴라” 로스쿨 시장에 메가스터디 지진 좌파에 길을 묻는다 시리즈 첫번째-주대환 녹색뉴딜 일자리 1만개가 연봉 25만원짜리타짜도 울고 가는 인터넷 도박
  • IT 1만개 연봉 25만원

    정부가 최근 발표한 녹색뉴딜 사업에 따른 일자리 숫자와 관련해 일부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사업에 일자리가 중복돼 산정되는 등 현실성이 결여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관련 업체의 해외진출 등이 이뤄져야 가능하거나, 하루 1만원 남짓의 임금을 받는 일자리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부 설명이 부족한 점은 있지만, 단순 노무직이라고 무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처별 중복… 토목 15% 거품 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6일 밝힌 녹색뉴딜 사업에 따른 일자리 95만 6420개 가운데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따른 건설업 분야 취업유발계수를 적용하지 않은 일자리는 32만 5984개에 이른다. 이런 수치는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계산했다. 나머지 60만 436개는 각종 토목공사에 해당하는 일자리들이다. 토목공사에 따른 일자리의 경우 15% 정도 거품이 끼어 있다. 정부는 ‘그린 IT기술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에 따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부품 생산을 통해 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LED 조명 교체 사업을 통한 신규고용 일자리 4000개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사업이어서 겹치기 계산을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 전제 ‘허다´ 불확실한 시장 확대를 전제로 일자리를 만든 사업도 있다. 해외 물산업 진출의 경우 1989억원을 투자해 1452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 사업은 국내 업체들의 재원이 투입된 만큼 해외 수자원 개발 사업을 따와야 일자리가 생기지만, 최근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에 따라 투자를 줄이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또 녹색숲 사업 중 공공산림가꾸기 프로젝트를 통해 연 8만 36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가운데 90%는 사유림 대상 사업에서 만들어지며, 사유림의 경우 비용의 40%는 민간이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사업을 통한 혜택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일자리 늘리기라는 정부 시책에 맞춰 지갑을 열 산림 소유주가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 한다. 그린 IT기술 구축의 경우 정부는 앞으로 4년 동안 100억원을 투입해 건설업과 IT 기술전문가 등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개당 100만원, 연 25만원 수입의 일자리다. 최저생계비 월 133만원의 50분의1도 안 되는 일자리들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서로 겹치거나 연결된 사업들이 많다 보니 일자리 숫자 역시 중첩됐지만 이를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경제부처 관계자도 “일자리 대책을 급히 마련하라는 지시에 따라 급하게 준비하면서 비현실적인 일자리가 상당수 포함됐다.”면서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허수가 사라지면서 일자리 숫자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靑 “생계유지가 더 시급”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녹색 뉴딜 일자리의 상당수가 단순 노무직이라는 비판이 있으나 이는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라며 “1월 중순 원천기술 개발과 신성장동력 발굴 정책을 내놓을 때 구체적 일자리 창출 방안도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일자리가 지나치게 단기적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가장 급한 것은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생계유지의 한계선에 있는 사람들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반박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행시 수석의 조언 “모범답안 손으로 베껴라” 로스쿨 시장에 메가스터디 지진 좌파에 길을 묻는다 시리즈 첫번째-주대환 나이트클럽과 학원의 ‘부적절한 동거’ ”이문열은 무슨 국어사전을 쓰는가” 타짜도 울고 가는 인터넷 도박
  •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 왜 진보에 길을 묻나  지리멸렬이다. 좋게 말하면 암중모색이고 거칠게 얘기하면 방향 상실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근본적인 변혁을 갈망해온 진보진영 얘기다. 지난해 초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분열했고 대중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촛불’로 보수 우파정권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지만 이 과정에 좌파나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금도 여의도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부 여당과 ‘초록이 동색’인 야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왼쪽’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신년 온-오프라인 공동기획 ‘’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와의 인터뷰로 문을 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본이나 노동,시민사회 할 것 없이 할퀴고 상처받는 이즈음,악전고투하는 좌파와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지켜보는,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15일자에 게재되는 2회에선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단과 전망,다음달 임시국회로 처리가 미뤄진 정부 여당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일문일답  -언젠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말이 없는 사람,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표현하셨는데 선거에 몇번 나가는 바람에 많이 극복이 되신 건가요.  “아마도 지하조직 생활을 많이 해서,지하조직 생활이라는 게 항시 미행이라든지 감시를 당한다고 생각하니까,조직원들끼리도 서로 자주 만나질 못하고 특히 저는 조직에서 중요한 핵심부에서 활동하니까 거의 사람을 많이 못 만나는 생활을 오래 했지요.그래서 습관이 그렇다는 거고.선거를 세 번이나 출마하면서 대중화됐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산이 집이니까 마산에서 살고 제 아내가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저는 말하자면 주부지요.남성주부.글쎄 오래된 것 같은데 전 전업주부라고 주장은 하는데 제 식구들이 전업주부로 인정 안해주고 반업주부로 인정하지요.”(웃음)  -책 같은 것도 사모님 버시는 걸로 사시는 건지  “그런 것까지 얘기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처하고 저는 결혼생활 28년 됐는데 돈 만원도 서로 빌리면 반드시 갚습니다.그래서 제가 활동하는 활동비는 한 푼도 제 아내한테서 받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참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반장선거에서 당선된 적이 있는데 여자친구들 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그때부터도 제 자신의 마음 속에 여성적인 면도 있지 않나,저 자신 그렇게 느끼고 있거든요.여성들과 잘 어울리고 남자친구들이 여자친구들을 괴롭히면 그게 상당히 싫고 그렇더라구요.”  -책을 보신 분 가운데 안 좋은 반응이 있다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돼서.제가 조금 실망스러운 반응 같은 거는 하루 만에 다 읽었다든지,너무 쉽다,피상적이다 하는,조금 더 깊은 연구를 바란다 이런 것이었습니다.저로선 결코 쉬운 얘기들이 아니다.저로선 굉장히 많은 용기를 내서 오래 생각을 해서 한 얘기인데 예를 들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평생을 탐구하니깐,한 후에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다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결국 상식으로 돌아온다.이제 상식으로 돌아와서 하는 얘기를 그저 흘려 들으면 듣는 사람 몫이겠지요.”  -책을 쓴 동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신다면.  “저는 이제 나이도 많고 저와 같이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도 먼저 가신 분들도 많고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뭔가 새롭다기 보다도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요.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마음 속에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유래됐던 좌파 또 노동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엇이 문제인가,잘못됐는가 이런 것들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나갈 어떤 방향이라도 제가 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유일한 관심사고 희망이지요.제가 말하자면 먼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서 우리 세대의 잘못이라든지 한계라든지 반성해서 앞으로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없겠지요.”  -좌파나 진보진영에 몸담은 이로선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얘기는 굉장히 길 수도,복잡할 수도 있는데요.우선은 대중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러니까 국민 대중들은 특정한 사상 이념 이데올로기 등을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잖아요.국민 대중들은 어떻게 보면 얄밉도록 이기적인,대중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게 보는 거든요.국민 대중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이란 나라도 건국할 때부터 그 이후 60년의 발전과정 역시 그런대로 괜찮은 나라다.아니 뭐 어쩌면 절대적인 게 없다고 전제한다면 상대적으로 본다면 대한민국 만한 나라도 드물다는 것이 대중의 정서고 관점이고 느낌일 것 같습니다.그런 관점에서 보자.또 대중이 왜 그렇게 보는가를 깊이 이해해야 되겠지요.연구를 해보니까 대한민국이 건국 당시부터 우선 사회경제적 토대에서 건국과 거의 동시에 토지개혁을 했습니다.이 토지개혁이 어떤 학자들에 의해서는 한계가 있다,동기가 그렇다 하지만 그런 건 대단하지 않다.토지를 분배받은 농민의 입장에서 보자 이거지요.이런 일들은 수백년에 한번 일어날 만한,예를 들어 우리나라 같으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뀔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세계사적으로도 볼 때도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필리핀 같은 데서는 토지개혁이 항시 정치적인 슬로건으로 제시됐지만 아직도 토지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거지요.기득권 저항도 거세고 하기 때문에.전 농민이,국민의 70%가 농민이었는데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를 나눠 가졌다는 엄청난 거지요.”  정리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주대환 누구인가  ‘네 차례 투옥에 세 차례 낙선’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에 따라다니는 이율배반이면서 서로 맥이 통하는 꼬리표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지적 설계자’,그리고 정당운동 이론가로서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195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1973년 서울대 종교학과에 입학했다.민청학련사건 등에 연루돼 네 차례 복역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을 기획했고 2004년 6월 정책위 의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2월 분당때 당적을 정리하고 현재는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어 좌파 진보의 새 활로 모색에 열심이다.  지하조직 경력과 달리 그는 부드럽다. 말할 때도 한참 생각한 뒤에 어렵게 한땀 한땀 내뱉는다. 지난해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그가 참 오래 생각하는 좌파란 것을 감지할 것이다. 2시간 인터뷰 며칠 뒤 이메일을 세 차례나 보내 말하지 못했던 바를 부연했다. 그런 사람이다.  1982년 이후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어 부인이 생계비를 댔지만 본인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활동했단다. 처남이 이병천 강원대 교수. 아들 둘은 모두 고등학교까지만 학비를 댔고 대학 교육은 ‘대한민국 덕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다. ■ 주대환의 못다한 얘기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며칠 뒤 주대환 대표는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하고싶은 얘기를 다 못했다는 취지였다.해서 그의 못다한 얘기를 정리했다.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쓰면서 돌아보니 저희들 세대는 5.16의 밥을 먹고 4.19의 시를 읽으면서 자랐습니다.5.16과 4.19를 다 취한 것이 현명한, 아니면 똑똑한,아니면 탐욕스런, 아니면 교활한 이 땅의 민중이었습니다.이 민중의, 백성의, 국민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지만 이 말에는 정치하는 사람이 받들어 모시고 따라야 한다는 뜻도 있지만 바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하여 알기 어렵다는 뜻도 있다는 것이 저의 독창적(?) 해석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랜 반성과 사색 끝에 “”상식“”으로 돌아가서 “”물은 물이다 산은 산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장석준(진보신당 정책실장)은 전혀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정직”“이란 단어를 키워드로 삼고 싶습니다.  저는 다만 정직하게 제가 보고 경험한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정치적 고려나 누구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혀를 꾸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그것이 마치 제가 좌파의 내부고발자라고 되는 듯이 비치고 오늘도 조선일보 논설위원 어느 분이 칼럼에 저를 거명했다던군요.  마지막으로 제가 강조하는 사회민주주의는 바로 양극화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유럽형 복지국가를 만들지 않고서는,선진국으로 갈 수 없는 현재의 한국에 꼭 필요한 이념입니다.그리고 자본주의를 넘어서니 마니 하는 따위의 ”“공론(空論)”“이나 ”“허언(虛言)”“을 일삼는 좌파가 아니고 당장 생존의 위협에 노출된 영세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실업자의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몰두하는 좌파의 정치철학입니다.  그리고 오랜 역사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여 풍부한 정책을 가진,국민 대중 모두에게 공신력있는 정치 이념이고,더욱이 해석의 폭이 넓어서 다양한 좌파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철학입니다.  그래서 저는 평생 해오던 노동당을 포기한 저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고 나이도 이미 많은 제가 일체의 정치적 사심을 버리고 순수하게 대한민국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과 시민운동가와 노동운동가들에게 이제 자기의 정체성으로 고백하자, 정체성으로 돌아가자,아무런 세속적이거나 정치적 고려없이 자기의 정체성이 ”“사회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 모여 보자 라고 제안하는 것입니다.그것이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그것은 바로 대안야당이 되지는 않습니다.그러나 바로 그런 힘이 형성되어야 좌파의 재구성도 이루어지고 대안야당의 올바른 방향이 제시되어 일이 제대로 되리라고 보는 것입니다.즉 뉴라이트의 <선진화재단>이나 <시대정신>이 보수에서 하는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유전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현실의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이 온갖 요소들이 다 있습니다.그런데 새삼 보니 “”평등“”이라는 유전자가 너무나 뚜렷하더라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평등“‘이란 유전자는 한강의 기적의 가장 근원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저의 주장이니 우파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주장입니다.  그리고 좌파는, 만약 민족주의에 포획된 엉터리 좌파가 아니라면 ”“평등”“”이라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대한민국 속에서 발견하고 또 그것이 가진 힘을 발견하니 매우 반가운 소리인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래서 현명하고 똑똑한 인민이, 백성이, 국민이 대한민국을 긍정하니, 인민이, 백성이, 국민이 긍정하는 대한민국을 좌파도 긍정하자는 것이고,그들이 긍정하는 이유로, 긍정하는 만큼만 긍정하자는 것입니다.“”인민과, 국민과 함께하는 좌파“”가 되자는 말이지요.
  • 주대환 ③ “사회민주주의 떴으면”

     -선거에 다시 나가라고 하면.  “그런 것이 된다는 건 대안 야당이 만들어진다는 것일 테고요.매우 어려운 곳에 총알받이로 나가라 그러면 예를 들어 박근혜 지역구 나가라 그러면 해야지요.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어디 아주 좋은 곳을 골라 가겠다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저희 세대들의 역할 아닌가.”  -지식인 사회에 호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생각 자체가 어떻게 보면 1900년대식 사고란 비판도 있던데요.또 우리 지식인 그룹이 희생이랄까 사회적 책무를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는지.  “지식인 범위가 참 애매합니다만 우리나라만큼 대학 이상 고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사회도 없지 않습니까.그런 사람들은 지식인 마인드를 갖고 있습니다.어느 정도 공공의 이익에 대한 관심이 내 개인에 대한 이익과 관심만이 아니라 지식인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될텐데.옛날 선비가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고 생각을 하지요.하는데 그들이 조직화돼 있거나 많은 역할을 할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제 한계겠지요.저로선 생각이 거기 밖에 못 미치니까.제가 속한 사회집단에 그외 진보적 세력이 나온다면 또 환영할 일이지요.젊은 세대들에 대해선 제가 잘 모르고.”  -자제분들 얘기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던데.  “큰 아들은 제대하고 나서 미 플로리다 주립대를 졸업합니다.작은 애는 울산 과기대에 수시 합격했습니다.큰 애는 사업하는 후배가 저하고 얘기를 나누다가 그 친구가 사업을 하게 된 동기가 친일한 사람들의 자손들은 교육을 잘 받아 잘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대우를 못 받아 못 산다는 얘기를 역사책에서 보고 사업을 하면서 돈을 벌면 노동운동 하는 선배들 자식들 교육을 시켜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더군요.그러면서 자기에게 맡겨달라고 해서 제가 전화번호만 적어줬더니 그날부터 그 집 애처럼 미국으로 보내버려 공부를 시켜줬지요.중간에 사업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다행스럽게 공부를 다 마쳤지요.  작은 애는 전액 장학생이거든요.아들 둘이를 고등학교까지 학비를 댄 셈이지요.대학 교육은 각각 다르게 해결했지요.”  -대한민국으로부터 큰 빚을 지신 거네요.(웃음)  “제가 돈을 벌어본 기억이 까마득하거든요.정상적인 월급을 받아본 게 82년도인가 그랬는데.공장을 다니며 돈을 벌긴 했지만 전과자니까 오래 안정적으로 하질 못했지요.수익이란 게 부정기적이고,원고료 강연료 친구들의 후원이라든지 들쑥날쑥한 건데.제 처는 생계를 책임지고 애들 하고 했지만 저 자신은 안 굶어주고 산 것만 해도 감사하지요.곰곰이 생각해보면 한국이란 나라가 전국민의 노력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저같은 사람도 굶어죽지 않았다,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제가 뭐 격렬하게 반정부 투쟁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칠레 같은 데에선 많은 사람들이 죽었잖아요.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죽고 다친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언론이라든지 야당의 역할 언론의 역할,그러니까 시끄럽잖아요.우리나라에선.그런 것이 가진 힘.상대적인 얘기다.절대적 미화하자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북한에선 수용소라든지 인권 문제 라든지 심각하지만 야당이 없고 언론이 없단 말입니다.조용히 처음 세워질 때 북한쪽이 남한보다는 도덕적으로 우월한 분들이 세운 정권인데 불과 몇십년 만에 도대체 인간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드는 거거든요.군자가 독재하는 것보다 소인배들이,선의를 갖지 않는 이들이 상호 감시하고 견제하고 그러는 게.소인배들이 선의를 가지지 않는 이들이 그렇게 나쁜 일은 못하지 않느냐 제도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장석준이나 젊은 분들 잘 이해 못한거 같은데 제 깨우침은 인간 본성과 관련된 철학적 문제다.제도는 인간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어놓았다.감시하고 삼권분립해놓고 그것도 부족해 헌법재판소도 있고 언론도 있고 서로 감시해놓게 해놓았다.이런 걸 새삼 깨닫고 발명한 인류의 선조들에 대해 감탄하고 하는 게 요즘 얘기의 핵심이지요.”  -책에서 ‘오래된 미래’를 읽고 이게 무슨 의미일까 굉장히 깊게 생각했는데요.  “고등학교때 교과서에서 정치 경제 국민윤리 교과서에서 3권분립을 예사로 읽었잖아요. 그게 오랜 인류 역사 경험의 누적으로 발명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는 거지요.그런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다.그래서 현대 민주주의 제도.삼권분립이나 의원독립,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귀중하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이 형성된 시기를 꼬집는다면.  “아무래도 그런 것은 동유럽 사태 또 소련 공산당이 야당이 된 일들, 말하자면 공산주의 일당 독재체제들이 무너진 시점에 집중적으로 문제의식이 심화된 거겠지요.  이영희 선생님이 1992년 초 연세대 장기려기념관에서 강연하셨는데 인간관을 말씀하셨거든요.그 뒤로부터 매해 그 논문을 읽을 때마다 새롭게 그 의미가 다가와 그런 게 아닌가.그래서 공산주의와 사회민주주의는 인간관을 달리 하는 것이잖아요. 공산주의는 다소 이상주의적인 인간관에 기초하는 거거든요.”  -책을 보면서 엉뚱하게 생각됐던 게 혈연 지연 학연 등 삼연 얘기였다.단순히 정치적 입지를 위해 그런 것인지.  “솔직히 말하면 모든 정치하는 사람들은 선거에 나가면 제 아무리 좌파고 제 아무리 근본주의자라 해도 혈연 지연 학연을 찾게 됩니다.설사 선거 후에 빠이빠이 할지라도 투표날까지는 찾게 됩니다.현실인데요.그 짓을 하다보니까.처음엔 그냥 했지요.정당화,변명을 하고 싶잖아요.변명이지요.제가 원칙적이지 못한 데 대한 변명인데 학연 같은 경우 저로선 서울대 학연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니라,초등학교 동창생들의 도움을 주로 받았거든요.마산에 서울대 동창생 많지도 않아요.그런데 초등학생 동창생들은 정말 밑바닥,온갖 직업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학벌이 찬란 화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동창도 의미도 깊은 거거든요.어울리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거든요.다른 사람들하고 달라요.비록 힘이 없는 야당의 조그만 지구당이잖아요.굉장히 예의를 차려요.낙선 의원이라고 주 의원이라고 합니다.예의를 차립니다.요즘 고생 많네 권영길 의원하고 잘 지내시죠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서 잘 얘기 안해요.좋은 얘기 해주면 지지하는구나 착각하면 안되지요. 불알친구들하고 자기 마음 그대로 얘기해버려요.소주 두어잔 하면 초등 동창생들은 다른 사람들하고 달라.그렇게 해갖고 온갖 얘기를 하면서 그러면서 대중 마음 읽게 되고 알게 되는 고마움도 있습니다만. 동창생들과의 만남 통해 한국사회가 가진 특징을 봤다고 생각합니다.전국민이 같은날 초등학교에 입학한 동창생 동기들이라 이겁니다.1954년생 전쟁 후 태어난 아이들이 60년인가 61년인가 3월 같은 날에 입학하잖아요.부자가 있고 가난한 집 애가 있어 운동화를 신었냐 고무신을 신었냐 차이는 있겠지만 다 동창생이고 거기다 다 공립학교다.전세계 이런 경우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뭐 큰 차 타고 다니면 “차 샀네.사업 잘 되는가 보네.” 말하자면 그저 그냥 그렇게 나도 뭐 돈벌면 할 수 있는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고.저 사람은 할 수 있는데 저 사람과 나는 사회적으로 완전 다른 계급에 속해 저 사람 하는 일과 내 일이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잖아요.이게 독특합니다.한국이란 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계급이 형성되지 않았다. 계급이 없다. 이런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됐어요. 학연이란 것도 그런 사회의 독특한 현상 중의 하나가 아닌가.그냥 친구라고 어울린다 말이지요.신분이 달랐다면 그럴 수 있었겠습니까.  -갑자기 아프가니스탄 출신 작가가 쓴 ‘연을 쫓는 아이들’이란 소설이 떠오르네요.철학적 소신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제일 큰 영향은 부처님의 생애를 중학교 2학년 사춘기 초입에 접한 게 인생의 방향을 바꿔버린 겁니다.저로선 부처님 예수님 이런 분들에 큰 영향이 미쳤던 것 같고요.요즘 생각해보면 칸트의 불가지론,말하자면 물 자체는 인식할 수 없다.젊은 시절에는 인식 못했지요.참으로 사람의 인식에는 한계가 있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요즈음 많이 합니다.데카르트적인 사고에서,합리주의에서 경험론으로 많이 넘어가지요.칸트는 대륙 합리주의에서 출발해서 경험론 받아들여 인식론 재구성했거든요.저도 경험론에 많이 관심을 갖고 경험론 사고를 수용하고.거의 그쪽으로 내 사고방식 간다.늙었으니 자연히 그렇게 가야죠.”  -좀 더 쉽게 설명하시면.  “이런 것이 될 것 같습니다.예를 들면 중국 공산당이 당헌에 규정해놓았겠죠.맑스레닌주의를 중국 현실에 창조적으로 적용한 모택동 사상을 주된 이념으로 한다,그럼 그게 진리란 얘기거든요.진리가 있고 세계는 인식을 한 것이지요.이걸 진리라고 파악한 겁니다.그런데 교과서 있는 대로 해보니까 수백만의 인민이 굶어죽더라는 겁니다.집단 농장하고 인민공사하면 생산력 확확 발전해 엄청난 풍요의 세상 만들어야 하는데 거꾸로 굶어죽거든.등소평이 그래서 울면서 호소한 거지요.이 식량난을 해결하고 인민의 배를 채우는데 책에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떠냐.토지 나눠주자 안 되면 실패하지 않았냐. 이게 경험이란 것. 경험론자의 약점은 설명을 다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합리주의자는 촥~설명해. 딱 떨어지지요.책 보면 맞아. 근데 그게 안 돼. 진리는 밀어놔두고 정치 현실에서는 굶어죽는데 등소평은 우선 나눠주고 보자 .다음에 또 어떻게 하더라도. 우선 안되겠다.배를 채우자. 이게 흑묘백묘론이잖아. 한가한 상황에서 한 얘기가 아니지요.수백만 인민이 굶어죽는 상황에서 한 얘기지요.그런 경험론은 그런 것이 아닌가. 진리와 정치 실천의 문제를 구분짓는 것라고나 할까요.진리의 인식이란 문제를 유보하는 것 아니면 진리 인식에 대해서 내 인식의 한계를 인정하는. 난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 이성의 오만을 버린,내가 뭐 똑똑하고 뭐 천재고.우리 선조들 논리가 맞다고 틀림없다 그러니까 우기고.인민이야 굶어 죽던 말던 계속 간다. 이건 아니라는 거지.경험론의 태도는 항상 겸손하게 진리는 잘 모르겠다고. 우선 당장 인민을 살려야 겠다. 그런 태도를, 생각을 40대 후반 50대 넘어가면서 바꾼 것 같애요.처음에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공산당 일당독재들이 무너지고 현실 사회주의권 무너지고 그럴 때만 해도 맑스레닌주의 아니구나 라고 많은 생각을 했고 사회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지고 했지만 십수년 흐르면서 더 깊은 철학적인 문제가 있구나 인간간의 문제 인식론의 문제 진리관의 문제까지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된 거지요.그런 것을 백.  책에서 다못한 얘기.앞으로 이런 방향 준비?  역사를 이런 관점에서 써봐라라고 누가 제안했습니다.며칠 전에 누군가. 역사교과서 가지고 논란 많으니. 뉴라이트와 같다고 하잖아요. 뉴라이트 역사 인식하고 나는 많이 다른데 다른 이들이 같다고 하니 써보라 해서 생각 중입니다.그것에 관해 써볼까. 생각하고 있지요.”  -뉴레프트 운동의 요체를 세가지로 정리한다면.  “뉴레프트라 하면 공산주의,프롤레타리아 독재노선과 분명히 구별되는,확실히 다른,어중간하게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라 중도좌파 민주주의를 통한 사회주의.자연히 그래서 대중을 계몽하고 이끄는 게 아니라 대중의 뜻에 따르는 좌파.그 다음에 국가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부정하는 것은 무정부주의고.무정부주의적인 국가를 긍정하고 그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는 좌파가 사회민주주의의 핵심 아닐까.”  -장점을 말씀하시면.  “사회민주주의라는 게 역사 오래됐습니다. 이념은 경험이 풍부합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실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교과서가 없어요.스웨덴 다르고 덴마크 다르고 독일 영국 호주 뉴질랜 다 다르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사회민주주의는 해석의 폭이 넓다. 폭넓은 사람들이 그 깃발 아래 같이 모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사회민주주의가 한국 대안야당의 깃발 새로운 이념으로서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사회민주주의는 굉장히 다양한 경험과 이론을 포용할 수 있는,포용력 있는,다양한 경험 가진 그런 것이기 때문에 좁고 편협하고 일직선으로 좍 있는 이념이 아니거든요.사회민주주의가 어떤 지식인들과 대중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을 수 있는 정치이념으로 훌륭한 점을 갖고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새해엔 사회민주주의가 떴으면좋겠습니다.사회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서 부각됐으면 좋겠습니다.”  -약점은 없는지요.  “결함이 있지요.지식인들한테 매력이 없어요. 지식인들에게는 이게 애매하잖아요.뭐 이론도 뭣이 맘에 안 들어요.더 큰 약점은 유럽 선진국에선 이미 현실이 돼버린 겁니다. 그 나라의 사회당 노동당 사민당들은 다 보수정당들입니다.자기들이 1세기 전에 내세웠던 강령을 거의 다 실천해버렸어요.오바했어요.초과달성해버렸습니다.이거 지키는 데 급급하거든.그 나라의 좌파 지식인들은 성에 안 차니까 최첨단의 좌파 이론 내놓고 실천도 하잖아요.녹색당 같은 더 좌익 정당이 나타나고, 그 나라의 뉴레프트란 그런 운동들을 말하는 거거든요.그곳의 사민당이 실현한 것을 기초로 더 나아가는 것이고요.  그럼 우리 지식인 입장에서 보면 세계 최첨단 지식인들이 생산하는 담론을 보고 읽고 참여하고 싶은데ㅡ너 왜 후진국에서 산다고 한다고 다른 나라에선 50년 전의 얘기를 하고.별 재미가 없잖아요.시차가 많이 나잖아요.지식인들에게 신선하게 와 닿지 않아요. 그런데 대중들에겐 그게 가져올 직접적인 혜택 복지제도로서 생활상에서 당장 죽을 판인데 실업급여라든지 모든 것이 당장의 생활상에 절박한 요구인데 반해 지식인에겐 신선하게 다가오지 못하는 게 큰 약점이지요.그래서 뭐랄까 한국사회에서 어려움이 많이 있고,아예 예전의 맑스레닌주의 같으면 이론 정합성 쌈빡함 이런 것이 있고, 유럽의 뉴레프트라고 하면 첨단의 멋진 그런 것도 있는데.이건 밋밋하거든.큰 약점이지요. 그래서 지식인들에게 한국의 현실. 당장 이 겨울에 추운 서민 대중들의 생활상의 요구로 돌아가자,돌아가서 지적인 욕구에 충족이 덜 되더라도. 최첨단 이론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좀 하고, 유학갔다와서 그런 선생들한테 배워와 그런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렇게 하되,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문턱까지 왔지만 사회정치적으로 후진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현실에 밀착해서 하고 싶은 사람들은 또 하자,그게 지식인들에 대한 호소지요.한국 현실에서 하자.세계 일류 이론을 내놓지 못하더라도 하자.이런 얘기입니다.”
  • 주대환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 왜 진보에 길을 묻나  지리멸렬이다. 좋게 말하면 암중모색이고 거칠게 얘기하면 방향 상실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근본적인 변혁을 갈망해온 진보진영 얘기다. 지난해 초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분열했고 대중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촛불’로 보수 우파정권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지만 이 과정에 좌파나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금도 여의도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부 여당과 ‘초록이 동색’인 야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왼쪽’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신년 온-오프라인 공동기획 ‘’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와의 인터뷰로 문을 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본이나 노동,시민사회 할 것 없이 할퀴고 상처받는 이즈음,악전고투하는 좌파와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지켜보는,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일문일답  -언젠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말이 없는 사람,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표현하셨는데 선거에 몇번 나가는 바람에 많이 극복이 되신 건가요.  “아마도 지하조직 생활을 많이 해서,지하조직 생활이라는 게 항시 미행이라든지 감시를 당한다고 생각하니까,조직원들끼리도 서로 자주 만나질 못하고 특히 저는 조직에서 중요한 핵심부에서 활동하니까 거의 사람을 많이 못 만나는 생활을 오래 했지요.그래서 습관이 그렇다는 거고.선거를 세 번이나 출마하면서 대중화됐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산이 집이니까 마산에서 살고 제 아내가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저는 말하자면 주부지요.남성주부.글쎄 오래된 것 같은데 전 전업주부라고 주장은 하는데 제 식구들이 전업주부로 인정 안해주고 반업주부로 인정하지요.”(웃음)  -책 같은 것도 사모님 버시는 걸로 사시는 건지  “그런 것까지 얘기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처하고 저는 결혼생활 28년 됐는데 돈 만원도 서로 빌리면 반드시 갚습니다.그래서 제가 활동하는 활동비는 한 푼도 제 아내한테서 받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참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반장선거에서 당선된 적이 있는데 여자친구들 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그때부터도 제 자신의 마음 속에 여성적인 면도 있지 않나,저 자신 그렇게 느끼고 있거든요.여성들과 잘 어울리고 남자친구들이 여자친구들을 괴롭히면 그게 상당히 싫고 그렇더라구요.”  -책을 보신 분 가운데 안 좋은 반응이 있다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돼서.제가 조금 실망스러운 반응 같은 거는 하루 만에 다 읽었다든지,너무 쉽다,피상적이다 하는,조금 더 깊은 연구를 바란다 이런 것이었습니다.저로선 결코 쉬운 얘기들이 아니다.저로선 굉장히 많은 용기를 내서 오래 생각을 해서 한 얘기인데 예를 들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평생을 탐구하니깐,한 후에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다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결국 상식으로 돌아온다.이제 상식으로 돌아와서 하는 얘기를 그저 흘려 들으면 듣는 사람 몫이겠지요.”  -책을 쓴 동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신다면.  “저는 이제 나이도 많고 저와 같이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도 먼저 가신 분들도 많고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뭔가 새롭다기 보다도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요.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마음 속에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유래됐던 좌파 또 노동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엇이 문제인가,잘못됐는가 이런 것들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나갈 어떤 방향이라도 제가 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유일한 관심사고 희망이지요.제가 말하자면 먼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서 우리 세대의 잘못이라든지 한계라든지 반성해서 앞으로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없겠지요.”  -좌파나 진보진영에 몸담은 이로선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얘기는 굉장히 길 수도,복잡할 수도 있는데요.우선은 대중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러니까 국민 대중들은 특정한 사상 이념 이데올로기 등을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잖아요.국민 대중들은 어떻게 보면 얄밉도록 이기적인,대중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게 보는 거든요.국민 대중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이란 나라도 건국할 때부터 그 이후 60년의 발전과정 역시 그런대로 괜찮은 나라다.아니 뭐 어쩌면 절대적인 게 없다고 전제한다면 상대적으로 본다면 대한민국 만한 나라도 드물다는 것이 대중의 정서고 관점이고 느낌일 것 같습니다.그런 관점에서 보자.또 대중이 왜 그렇게 보는가를 깊이 이해해야 되겠지요.연구를 해보니까 대한민국이 건국 당시부터 우선 사회경제적 토대에서 건국과 거의 동시에 토지개혁을 했습니다.이 토지개혁이 어떤 학자들에 의해서는 한계가 있다,동기가 그렇다 하지만 그런 건 대단하지 않다.토지를 분배받은 농민의 입장에서 보자 이거지요.이런 일들은 수백년에 한번 일어날 만한,예를 들어 우리나라 같으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뀔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세계사적으로도 볼 때도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필리핀 같은 데서는 토지개혁이 항시 정치적인 슬로건으로 제시됐지만 아직도 토지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거지요.기득권 저항도 거세고 하기 때문에.전 농민이,국민의 70%가 농민이었는데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를 나눠 가졌다는 엄청난 거지요.” 글 /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대환 ② “엄청난 평등의 나라”

     -엄청난 평등의 나라란 얘기시지요.  “정치적으로도 선진 민주주의 제도들,법률체계를 거의 그대로 도입했지요.처음부터 뿌리내린 건 아니지만,아닙니다만.당시 세계사적 분위기라는 게 반파쇼 투쟁이 승리한 직후라 굉장히 진보적인 민주주의 시기였지요.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으로 출발한 거지요.처음부터 글자 그대로 실행된 건 아니지만 어쨋거나 방향을 잡았다는 건 중요하지요.대한민국이 60년동안 발전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사회경제적 토대와 정치적 조건을 만들었다, 전 그렇게 보고 있지요.”  -80년대 이후 사회운동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시각이 있었다고 지적하시는 것 같은데.  “이럴 겁니다.지금 제가 이런 얘기하면 아직도 대한민국 부정하는 사람 있어 이렇게 다를 말합니다.그런데 정직하게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 몸은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대한민국 사회에 잘 살고 있습니다.그러면서도 마음 저 깊숙한 곳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마음이 남아있는 거죠.그래서 몸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는,이런 것이 좌파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런데 더더욱 큰 문제는 왜 그런가를 깊이 반성을 해보면 좌파의 입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민족주의자의 관점에서 나온 거거든요.친일파가 주도를 하고 어떤 말하자면 반민족행위가 충분히 정리되지 못했다,친일행위를 한 사람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나라를 세웠다는 것이 가장 큰 결함으로 생각해온 거지요.거기 반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정통성이 있는 정부로 볼 수 있다.이것이 우리의 콤플렉스가 된다는 것입니다.그런데 좌파라면,순수한 좌파의 입장이라면 민족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다른 관점이 되어야 합니다.좌파의 관점은 하나는 민주주의 하나는 사회주의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민주주의 관점에서 일당독재 현대적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한 대한민국이 우월하고요,또 토지개혁을 먼저 하긴 했지만 바로 몰수해 집단농장화를 했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보다 토지개혁을 해서 전국민에게 토지를 나눠준 대한민국이 더욱 우월하다고 볼 수 있는,경제학적 토론의 여지가 있지만요.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관점,자유와 평등의 두 개의 가치로 보면 대한민국은 결코 엄청난 결격사유를 가진 것이 아니었지요.민족주의,민족주의에 포획된 포승줄에 묶여 있던 좌파라고 생각합니다.진정한 좌파의 길을 가려면 민족주의의 포승줄을 끊어야 된다,벗어나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직도 마음 속에 그런 게 있나 생각하는 건데요.  “세대에 따라 그 느낌과 감은 다를 것 같습니다.그런데 이제 어떻게 보면 저희 세대에 해당이 될 것 같기도 하구요.70년대 80년대 젊은 시절을 보냈던 그때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에게 많이 해당될 것 같습니다.”  -(지난 연말) 여의도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견지해온 이들끼리 의견 차이로 충돌하고 있는데 진보진영은 그 빈틈을 메우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것 같은데 이를 타개할 방법은.  “그러니까 DJ와 MH를 넘어서야 한다고 누군가 했더군요.10년의 문제,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가 워낙 신자유주의에 치우친 정책을 했다고 보는 거지요.여기에 제가 깊이 생각했던 NL과 PD를 넘어서야 한다는,둘다 다르면서도 같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NL과 PD는 민족주의에 포획된 좌파라는 점에서 공통적이고요.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같은 경우는 민주주의를 추구할지는 모르지만 사회경제 정책으로는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문제가 있었지요.그런 문제를 극복하는,양자가 만나는 지점이 사회민주주의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그러니까 전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참여했던 분들을 본다면 그분들은 자유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던 것이 결함이 될 것 같고요.노동운동이나 근본적 좌파 운동 세력에선 민족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던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초 민주노동당의 분열은 현실적으로 진보적인 생각과 비전,믿음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 충격이었다.주 대표께선 분당 뒤 차라리 갈라서서 종북주의를 추종하지 않는 이들이 민노당 안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게 오히려 통합을 위해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많은 이들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저를 보는 선입견과 달리 전 분당에 찬성하지 않았습니다.분당을 주도하신 분들과 저하고 차이가 어떻게 나느냐 하면 일심회 사건때 저는 발언을 했고요,그분들은 침묵했습니다.그 다음에 분당할 때는 그분들이 앞장을 섰고요 전 반대했습니다.묘하지 않습니까.저는 말하자면 노동당을 만들려고 하면 당내에서 그런 문제를 극복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분들은 노동당 노선에 대한 인식이 얕았다고 생각하는데요.주사파 문제를 갖고 내내 일심회 사건처럼 명명백백하고 국민들에게 문제를 폭로하고 드러낼 수 있는 기회에도 그냥 아무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던 친구들이 당을 깨고 나가고 말았어요.둘다 대중적이지 못하다.국민 대중과 노동자 대중은 당내 숫자만 가지고는 NL이 다수니까 RNR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 거거든요.국민을 믿고 노동자 대중을 믿고 드러내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반드시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보는 거거든요.그런데 그런 노력을 전혀 안하다가 매맞는 아내가 동네 사람들에게 밝히고 법정에서 따지고 하지를 않고 그냥 참고만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가출해버린 거지요.그들의 정치적 판단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문제 해결이 썩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어쨌거나 두 개 다 지리멸렬하고 방향을 잃고 있는 것 아닙니까.  양쪽에선 희망은 없다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노동자들을 만나보면 분당할 때 예를 들면 부산에서 1000명의 노동자 당원 1000명이 탈당했는데 진보신당에 입당한 이들은 100명밖에 안 됩니다.900명은 뭐냐.양 쪽 다 꼴 보기 싫다.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다시 합치라고 얘기합니다.민주노총이 다시 합치라고 권고안도 내고 있고 그렇지요.그런데 그냥 합쳐지질 않거든요.기왕에 이렇게 됐으니 더 발전적으로 통합이 돼야 한다.질도 높고 방향도 넓은 통합이 되어야 한다.제3의 세력이 형성되어야 한다.기존의 민주노동당 바깥의 사람들을 생각하는 거거든요.지식인이라든지 민주당에 실망한 분들이라든지 제가 생각하는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그런 거지요.그런 세력에 의해 더 넓은,보다 현실적인 현실주의적인 좌파가 형성되어 그런 세력에 의해 어떻게 보면 더 넓은 통합,민주당 내에도 좌파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 분명히 좀 있고요.현실 정치적인 이유로 불가피하게 몸담고 있는 분들이 있거든요..창조한국당 참여했던 분들까지 그런 새로운 진보정당의 탄생으로 가는 과정,불가피한 것 아닌가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건가.  “일전에 토지정의시민연대를 이태경 사무처장이 제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써놓았던데.저런 목소리 한두번 나와 될 얘기는 아니지요.엄청난 얘기니까요.왜 불가피하냐.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보수정권이 그대로 간다는 겁니다.필요하고 불가피 보수정권이 그대로 간다는 겁니다.한나라당이 민주당이 대안이 되지 못하지 않습니까.한나라당이 아무리 뭘 잘못해도 다음에 민주당이 집권하냐,그럴 수 없다는 거지요.5년이든 10년이든 간다는 겁니다.정권이 바뀌기 위해선 새로운 야당 대안 야당이 나와야 한다.그런 얘기들이 나온다.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요.이제는 최소한 지역주의는 벗어난,사회민주주의 루스벨트 오바마가 새로운 뉴딜 정책 그런 정도라도,사민당적인 내용을 가진,그런 정치철학에 기초한,이름은 중요하지 않지만 이름은 어떻든간에 사민당 현대적 정책정당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한나라당 집권이 영원히 간다는 거지요.야권의 분열은 오래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그런 양상 자체가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 아닌가.그렇게 볼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런 일을 해낼 만한 현실적인 파워가 있다고 보는 건지.  “15년전부터 노동당을 만들면서 노동운동의 힘을 종잣돈으로 밑천으로 해가지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보려는 거였는데 민주노동당의 분당으로서 그런 프로젝트는 이상 힘들어진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전 지식인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겁니다.지식인 사회로 돌아온 거지요.노동운동의 힘만으로는 힘들다.지식인들이 힘을 보태야겠다.노동당을 강조하던 제가 사민당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런 데 있는 것이다.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지식인들이 앞장을 서야 하는 것 아닌가.사회민주주의연대 단체의 역할도 그런 거고요.그런 힘이 있느냐.여건이 만들어지고 조건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글쎄 우리나라는 소선거구제입니다.소선거구제에서 제일 큰 유혹은 지역주의 정당에 기대는 거거든요.진보적인 인사란 분들도 기존의 지역주의 정당에 들어가서 국회의원이 되고 그래야만 정치를 할 수 있는 거거든요.그러다보니 결국 그 쪽에 몸을 의탁하다 보니까 그 속에서 활동을 추구하게 되고,본래의 자기 진보성을 후퇴시키는 방향으로 왔는데 여전히 어려운 문제지요.다들 그런 유혹을 느끼고 있는 거거든요.그래서 저처럼 현실 정치에서 뭔가 해보겠다는 생각이 없는 분들이 70년대에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던 분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제 나이들 50대,60대 넘어섰으니까.오바마가 훨신 후배거든요.81학번,61년생이라고 했거든요.저보다 일곱살 젊은데 한국의 정치도 60년대 출생한 사람들이 주도할 때가 됐거든요.”  -조금 다른 얘기인데 책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얘기하셨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지.  “80년대는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그 노래를 좋아했었는데 다 비슷한 정조의 노래들이었죠.자기희생이라든지 사명감을 고취하는 운율의 노래들이었다.제 노래는 특별히 군대생활 할 때도 군가인데 ‘보병의 노래’일 겁니다.’그 누가 싸움을 좋아하려만 이름없이 죽어갈지라도 정의를 위해 어쩌구저쩌구’ 하는 기조의 노래였는데 우리 세대가 그런 정조를 많이 가지고 있었지요.시대가 바뀌었으니 조금 바뀌어야죠.”  -소위 “빵잡이”인데 시위 후 바로 징집돼 군에 가셨는군요.엄청나게 힘들지 않으셨는지.  “그렇지 않았어요..전두환 70년대는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았으니까 군대에 지침 같은 게 없었고요.사찰 대상이긴 했겠지만 군대생활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혹시 그런 생각 하는 분이 있으면 로맨틱하게 받아들이라고 해주세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에 대해 묻고 싶은데요.국가의 소외된 부문을 부축하는 사회민주주의의 기조에 비춰봐도 잘못된 거라 보이는데요.한국에서의 조세부문 개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가 다른 일은 모르겠지만 감세 이거는 정말 잘못한 겁니다.거의 도둑질 수준입니다.정권 잡았다고 종부세 정책은 약탈하고 거저 나눠가지는 종부세가지고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그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크게 심판받을 겁니다.노무현 정부가 잘하네 못하네 하지만 종부세는 제대로 한거거든요.미국을 기준으로 봐도 부동산 보유세가 현저히 낮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자는 건데 그걸 환급까지 해주는 건 도둑질 수준이고.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건지. 몇년 가면 복지재원 엄청나게 소요되는데 세금은 감세해버리고 세수는 줄어들거고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조세 개혁의 여지는 여전히 많이 있지요.다 아는 얘기지만 간이과세제 폐지해 투명성을 높이면 지하경제로 돼있는 자영업자들의 세금 신고 안하고 누락하는 것을 잡으면 거둬들일 여지가 많고요,세원은 새로 상당히 많이 있다고 보고 부동산보유세의 내용을 현실적으로 높이고 그러면 세금을 앞으로도 많이 확보할 수가 있고 그걸 해가지고 단박에 할 수는 없겠지만 계속 늘려 OECD 평균 수준 가려면 한참 멀었지만요.그렇게 가는 것이 기업에게도 좋습니다.공공부문에 의해 지탱이 돼줘야 사람을 필요에 으해 경기부침에 의해 함부로 새로 짜를 수도 있고 고용의유연성이 확보될 수 있는 건데 이런 식으로 가서는 걱정이 많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개발도상국처럼 우리나라가 한참 막 연 10%씩 성장하는 단계가 아니거든요.중고등학교때 1년에 10㎝씩 자라던 학생이 성인 되서도 그만큼 자랄 수 없는 거거든요.상당한 성숙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성장률이 10%씩 될 수가 없거든요.기술이 고도화되고 해서 실업자가 늘 수밖에 없는 단계인데 유럽이나 선진국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하고 국가예산이 많이 소요되고 그런 인식이 있는지 없는지,경제위기가 지나면 7% 성장이 될 것이라고 믿는지,그것이 인식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그 인식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박정희 향수가 있고 박근혜에 대한 기대가 있는 거 아닌가.좋았던 과거,연 10%씩 성장하던 과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 미네르바 전스틴 뜨고 리만 브러더스 지고

    이맘 때면 언론은 앞다퉈 뜬 별 진 별 기사를 내보냅니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와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을 비교하면 가장 그럴듯한 예가 되겠지요.여전히 차기 대권 0순위로 거론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여권내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예를 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인터넷 세상에선 이와 조금 또는 많이 달라지겠지요.이 차이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아무래도 신문이나 방송에서 매기는 순위나 인물 선정에는 현실적인 영향력이나 파워 같은 걸 고려해야 하는 반면,넷 세상에선 철저히 재미 위주로 흐르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래서 모아봤습니다.디시인사이드에서 최근 여론조사한 결과와 인터넷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와 나우뉴스팀 기자 9명의 의견을 취합해 비교했더니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뜬 별 ●김연아  이제 그에겐 더이상 피겨의 요정이니 여왕이니 하는 수사가 거추장스럽다.지금은 상업광고와 음악,영화,자체제작 동영상(UCC)을 넘나드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동료 기자가 기사를 쓸 때 김연아를 주제로 쓴다면 “어찌됐든 클릭수 일정 정도는 보장되겠네.”라고 말을 건네는 게 자연스러울 만큼 사람들은 마법에 걸린 듯 그의 이름이 등장하는 기사를 클릭하고 있다.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아쉽게 실패했지만 25일 성탄 자선 아이스 쇼에서 입증했듯이 그의 가창력은 조만간 더 넓은 무대에서 조우할 것이란 예감을 갖게 한다.   ●미네르바  기자 사회에선 미네르바의 정체를 밝혀내는 기자는 평생 취재 안해도 먹고 살 것이란 농담이 회자되고 있다.포털 다음의 토론 사이트 아고라에 그가 처음 등장하면서 한국 경제의 추락을 예측했을 때만 해도 그저 그런 나쁜 예측 중의 하나였지만 실물경기가 그의 예측대로 맞아떨어지면서 ‘경제대통령’으로 불리게 됐고 이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색을 하고 반박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한 매체가 이달 초 그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오보를 내자 한 유력 일간지의 인터넷 매체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이를 인용해 톱으로 보도하는 촌극도 벌어졌다.해서 인터넷 언론은 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특별취재반이라도 꾸려야 할 상황.그러나 주가 반토막,집값 반토막 등 그의 예측이 빗나가기만을 바라는 건 모두 마찬가지일 듯.   ●빠삐놈  지난해 ‘텔미’가 있었다면 올해는 ‘빠삐놈’이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원더걸스의 ‘텔미’ 춤을 그대로 따라 한 동영상으로 UCC 열풍을 일으켰던 누리꾼들은 1년여 만에 진화,여러 소스를 하나로 버무려 완전히 새로운 UCC와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프로슈머로 자리매김 했다.여름에 등장한 ‘빠삐놈’은 빙과류인 빠삐코의 CF 배경음과 여름 극장가를 도배하다시피 하며 물량공세에 나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OST가 엉뚱한 곳에서 만나 대박으로 터진 것.전진의 안무까지 결합된 ‘전삐놈’ 등으로 다시 진화했다.덕분에 빠삐코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는 후문.   ●전스틴  5월 발매한 그의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 ‘와’ 뮤직 비디오에서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독특한 헤어스타일, 차별화된 무대 매너를 버무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유저들로부터 주목받았다.특히 노래 가운데 ‘다가와 다가와 줘 베이비’ 대목에서 양팔을 흔드는 전진의 춤 동작이 이 게임의 유닛 중 하나인 뮤탈리스크가 이동할 때의 모습과 닮았다며 이 대목이 플래시파일로 급속히 확산됐다.전진은 미국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빗대 ‘전스틴 진버레이크’란 별명까지 얻었다.바보같은 동작에도 한없이 진지하게 빠져드는 그의 모습은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MBC ‘무한도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문근영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12일 고액 기부자 순위를 발표하면서 익명의 1위 기부자가 5년간 8억 5000만원을 기부한 인기여성 탤런트라고 했다.사람들의 끈질긴 추측 끝에 결국 모금회측은 이 기부자가 문근영이라고 확인하기에 이르렀다.하지만 뜻하지 않게 그의 가족사가 도마에 올랐고 비아냥과 악플이 판을 치는 등 엉뚱한 방향으로 치달았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기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마에니즘  남에게 상처를 안기는 캐릭터가 이토록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던가.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인 까칠한 지휘자 강마에는 기존 드라마 주인공들이 지녔던 긍정적인 페르소나를 정면으로 뒤집는 까칠한 캐릭터로 주목받았다.”거지근성을 버려라.” “천박하다.” “ 똥덩어리” “구제 불능” 등의 독설을 내뿜을 때 시청자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이다.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할 말은 하는’ 통렬함은 불황과 침체에 끙끙 앓는 서민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줬다는 분석이다.   ●김용철 변호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어찌 됐든 경영 일선에서 후퇴시킨 공로가 작지 않다.물론 검찰은 뜨뜻미지근한 기소로 대응했고 법원 역시 해를 넘겨 판결을 미루는 ‘재치’로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고 있어 그의 폭로가 가져다 준 의미가 반감되는 감은 있다.하지만 앞으로 재벌들에게 경영 투명성을 위한 최소한의 판단 기준,나아가 경영 세습을 하려면 더욱 더 정교해져야 한다는 교훈 하나는 던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이 모든 일이 온전히 한 개인의 폭로와 희생에 터잡았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그래서 그의 희생은 오히려 더 빛나는 것이 아닐까.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언제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쾌도난마 평론가.장르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보수 진영이 조금이라도 빈 틈과 허점을 보일라치면 어김없이 그의 카운터 펀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야 했다.발 빠르고 전황의 유불리에 기 죽거나 주눅들지 않고 주먹을 날리는 진정한 인파이터.그가 2009년에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진 별 ●강만수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입각 제의를 받았을 때부터 시작된 회의와 의심이 결코 그릇되지 않았음을 1년동안 보여줬다.대통령과 같은 소망교회에 다니면서 열심히 기도 올려 입각하고 환율 위기 등에 적절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대통령의 나홀로 신임은 절대 불변이다.미네르바의 예측과 전망이 황당하다는 신동아 인터뷰 직후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국토해양부에 일임하고 정작 자신이 지휘하는 기획재정부 차관이나 직원들과 너무 바빠 협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둘러댄 대목에선 아연 실소가 터져나왔다.여북했으면 동아일보마저 연말 물러나기로 했다는 결정타를 날리기에 이르렀고 그 뒤 그의 퇴진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29일자 신문들은 5점 만점에 1.93점에 불과한 그에 대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교수 설문 결과를 전했다.   ●강병규  ’화불단행’이란 말이 이처럼 어울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8월 중국 베이징올림픽 연예인응원단 논란에 이어 도박사건에 연루돼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인사말조차 못한 채 물러나는 수모를 겪었다.국고 2억 1000여만원을 지원받아 연예인응원단을 구성,현지에서 응원을 펼쳤지만 항공료와 숙박비 등으로 국고를 축냈다는 비난에 휩싸여 결국 프로그램에서 물러났고 곧바로 불법 인터넷 도박에 연루돼 검찰 조사 끝에 최근 불구속 기소됐다.당시 매니저의 해명 ‘강병규는 고스톱도 못 친다.’는 해명은 과연 바카라가 고스톱보다 더 기술이 필요한가라는 쓸데없는 입방아까지 불러일으켰다.   ●지만원  진중권이 진보진영의 이해와 관점을 반영하면서 여지없는 적시타를 날린 경우라면 지만원은 툭하면 이념을 잣대로 들이대 모든 사안을 왜곡하는 보수진영의 ‘파울볼 메이커’로 평가받았다.가장 두드러진 건 문근영의 천사표 행적이 연일 언론과 인터넷에 등장하는 것이 궁지에 몰린 좌파의 선전선동술이란 주장.문근영 집안의 내력을 끌어들여 이처럼 엉뚱한 주장을 늘어놓자 진중권 교수는 ‘지만원씨를 그렇게 키운 지씨 집안이 문제’라고 ‘똥침’을 날렸다.   ●최홍만  무슨 다른 설명이 필요하겠는가.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아무래도 미미할 것 같다.격투기 무대에 서네 마네 엄청난 논란을 상반기 일으키더니 최근들어 연전연패하고 있다.물론 31일 크로캅과의 결전에서 대역전 승부수가 터져나올 수도 있겠지만 팬들의 실망감을 쉬 돌려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그의 기량이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격투기 시장에 등을 돌리는 팬들의 외면 또한 어쩔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특히 인터넷에선 그의 기량에 대한 절망감이 그득했다.   ●’쥐박이’  ’명박산성’ 성주로 촛불시위에 참여한 이들의 공분을 샀던 주인공.서너달의 침체를 뚫고 보수세력의 재결집에 힘입어 최근 속도전을 통해 입법전쟁에 이르기까지 온갖 우파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집권 2년차를 앞두고 산적한 난제 앞에 국민의 힘을 결집시킬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안재환-정선희 최진실-조성민 옥소리-박철  유난히 연예인 관련 궂긴 일이 많았던 2008년.앞에 4명은 모두 상대 배우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남겼다.정선희는 여전히 안재환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의심을,조성민은 한때 포기했던 친권까지 회복해 이혼한 아내의 재산을 가로채려 했다는 혐의를 거둬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옥소리의 경우는 조금 달리 봐야 할 것 같다.가부장적인 질서와 규율이 아직도 엄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간통죄 헌법소원을 낸 용기와 카메라 플래시와 인터넷 악플에도 꿋꿋이 견뎌내며 “행복하고 싶다.”를 외치는 데는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개혁추진에 앞서 양극화 청산부터/현진권 아주대 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개혁추진에 앞서 양극화 청산부터/현진권 아주대 경제학부 교수

    정권이 바뀐 올해에는 어느 때보다 사회계층간 대립이 심했다.지난 정부와 현정부는 확실히 국가운영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사회적 대립각은 이념적 논쟁보다,개별정책방향에 대해서 일어났다.한·미 FTA,감세정책,종부세,대기업정책,수도권 규제완화정책 등이 대표적이다.이들 정책에 반대하는 진영들의 기본사고틀은 양극화적 사고이다.즉 한 계층의 이익은 다른 계층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이러한 양극화적 사고의 뿌리는 지난 정부의 매우 정교한 정치적 계산을 통한 전략이었다.국민들을 80대20으로 대립하게 함으로써,민주주의적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정권유지 등의 정치적 자산을 독점할 수 있는 것이다.이러한 정치전략은 실패했지만,의식화 전략은 실패하지 않아,현정부의 많은 정책전환 시도에 항상 발목을 잡고 있다. 양극화적 사고는 좌파적 경제철학을 바탕으로 한다.정책방향을 결정할 때 기본적 시각차이가 엄청난 정책방향의 차이를 야기한다.자본주의 경제학의 문제접근은 ‘내 탓이오’인 반면,좌파적 경제학은 ‘네 탓이오’이다.모든 것을 네 탓으로 돌리는 사고는 단순하고,국민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고,때론 거리로 나오게끔 감성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부자들에 대한 감세는 가난한 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수도권의 발전은 지방의 희생 때문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감세 및 수도권 규제완화정책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복잡한 논리로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양극화적 사고는 ‘경쟁’을 ‘전쟁’으로 해석한다.전쟁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발생하는 것같이,경쟁을 앞세우는 모든 정책은 나쁘다는 것이다.학교간 경쟁,교사간 경쟁,지역간 경쟁 등이 모두 비인간적인 정책인 것이다.자본주의 경제학의 핵심에는 ‘경쟁’이 있다.애덤 스미스는 경쟁에는 신적인 섭리가 존재하는 듯하다며,‘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이름지었다.경쟁이란 메커니즘은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모든 국민들이 지금까지 누리지 못한 새로운 부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우파진영에서는 경쟁이라는 보이지 않는 신을 내세우는 반면,좌파진영에서는 정부라는 보이는 신을 내세운다.결국 정책방향은 경쟁과 정부 간의 싸움인 것이다. 지금 세계는 경쟁논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하고 있다.과거 사회주의 국가들도 이제 형평의 망령에서 벗어나,경제성장에 정책적 가중치를 두고 있다.이제 세계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국내정책은 범세계적 추이를 따라야 하는 규범이지 선택사항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더 잘살아 보려는 정부정책은 양극화 사고와 경쟁을 불신하는 편향된 사고로 인해 번번이 좌절되고 만다. 참여정부의 양극화 유산은 아직도 우리 국민들의 의식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아무리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해도,국민들의 정치적 지지도가 뒤따르지 않으면 무산된다.우리의 양극화된 사고를 어떻게든 ‘내탓이오’라는 사고로 우리 사회의 인식구조를 바꿔야 한다.경쟁은 승자와 패자로 분열하는 메커니즘이 아니고,새로운 부를 창출하게 하는 원동력이다.공공성·복지·균형과 형평을 앞세우면서,정치인과 관료들을 살찌우게 하는 정부개입이 없어도,비용도 들지 않는 ‘보이지 않는 손’에 한국의 미래가 있음을 알려야 한다. 현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유령 때문에 정책다운 정책을 펴지도 못했다.그 유령은 한국에만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고,양극화 사고로 편향된 우리의 의식구조 속에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바이러스가 유포되었기 때문이었다.정부는 내년부터 실질적인 개혁을 추진하려고 한다.개혁을 위한 정책개발도 중요하지만,지난 정부의 양극화 유산을 청산하는 것이 더 중요한 정책과제임을 알아야 한다.
  • 객관적인 척하는 좌·우파 역사관 ‘일침’

    객관적인 척하는 좌·우파 역사관 ‘일침’

    일본 강점기는 근대화의 시발이었나 수탈이었나?이승만 대통령은 국부인가 독재자인가?박정희 대통령은 민족의 지도자였나 독재자였나?미국은 우방인가 침략자인가.한국 현대사의 크고 작은 쟁점들에 대한 해석을 놓고 진보와 보수 사이에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처음에는 학자들 간의 논쟁으로 한정됐던 것이 이제는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개정 요구라든지,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건국60년’ 홍보책자에서 임시정부 법통을 무시했다며 광복회에서 건국훈장을 반납하겠다고 나온 것들이 그렇다. ‘좌우파가 논쟁하는 대한민국사 62’(김영명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는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인 저자가 가능한 한 객관적인 역사관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 놓았다고 자부한다. 자신이 좌파도,우파도 아니라는 김 교수는 “역사 전문서가 비교적 소홀히 다루었던 쟁점이나 빠진 논의를 일깨우는 문제제기”라며 “좌·우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이 책이 성공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현대사를 둘러싼 쟁점들이 첨예해진 이유가 뭘까.김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이 보수파들에게 위기감을 던졌고,이에 보수세력들은 새로운 역사 해석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이들은 진보 좌파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북한 정권을 추종하여 국가 정통성을 훼손한다고 믿기 때문에 ‘해방전후사의 인식’에 대응하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과 ‘한국 근현대사(대안교과서)’ 등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들 모두가 편향적이라고 지적한다.‘해방전후사의 인식’은 민중혁명과 미국의 침략에 초점을 맞춘 좌편향이고,‘해방전후사의 재인식’ 등은 일제 강점기를 정당화하거나 옹호하고 권위주의 독재를 변명하는 우편향이라는 것.어떤 목적에 맞춰 역사적 사실을 취사선택하고 그 사실을 구미에 맞춰 해석했다면,그것은 역사해석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주관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의도적으로 주관을 개입시킨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런 경우에도 학자들은 주관적임을 인정하지 않고 객관적이라고 우기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 ‘한국 역사를 별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고,이왕이면 미국 사람이나 하다못해 일본 사람으로 태어나지 왜 하필 한국 사람으 로 태어났는지 서운할 때도 있다.’고 고백하는 김 교수는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애국자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즉 치욕의 역사를 비판하는 좌파들이라고 애국심이 없겠느냐는 반문 같다.우파에 대해서도 이렇게 비판한다.‘우리 역사를 억지로 미화하는 것도 반대한다.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해야 우리가 역사에서 올바른 교훈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역사를 정확하게 공정하고 냉정하게 봐야 하고,자기비하도 자화자찬도 금물이라는 것이다.이 극단의 감정들은 모두 열등감의 산물로,이 양극단의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회 발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역사를 쉽게 보자고 한다.‘힘이 약해서 일본에게 먹혔고,북한이 침공해서 전쟁이 일어났고,박정희가 집권한 뒤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시작됐고,대다수 국민들의 민주화 투쟁을 통해 민주화가 이뤄졌다.’라고. 동료 학자들과 객관적인 척하는 주류 보수들에게도 김 교수는 따끔하게 한마디한다.세계관·역사관은 개인이 살아온 경험이 크게 좌우하는데,때때로 그 세계관·역사관이라는 것이 제한된 경험에서 나온 매우 주관적이거나,객관을 위장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몰아가지 않느냐는 것이다.이를테면 보수 주류 언론의 경우 일제 강점기에 어쩔 수 없이 친일행위를 했겠지만,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엄청난 명예훼손과 물질적 손해가 있기 때문에 과거사 조사나 친일명단 공개에 예민하게 굴고,그러다 보니 급기야 친일행위 자체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제인들도 마찬가지다.정치인들과 연합해 이끌어온 한국 역사를 긍정적으로 서술해야 이익이 되기 때문에 친일·독재·저자세 외교 등에 대한 비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책은 6장으로 구성됐다.1장은 조선 멸망과 일본의 강제 점령,2장은 1945년 해방부터 1950년 한국전쟁과 그 직후까지,3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평가와 전두환의 집권,4장에서는 민주주의 발전을 중심으로 1980년부터 1997년까지,5장에서는 세계화와 미국,북한문제,6장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다뤘다.6장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돈이면 최고’라는 인식이 팽배한 국민과 사회가 도덕적 타락을 겪고 있다는 강력한 비판이 나온다.양심을 수호해야 한다는 것. 책 내용은 우리 사회 보수주류가 보면 김 교수가 좌파로 보일 것이고,진보좌파의 입장에서는 우파로 보일 만큼 좌파와 우파에게 모두 비판의 포문을 열고 있다.그러나 평범하고 건전한 상식의 독자라면 대체적으로 공감할 내용들이다.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공교육 길을 잃다] 소통부재로 교육현장 이념싸움만

    “교육현장이 이념싸움의 장이 된 것은 ‘소통의 부재’ 때문입니다.” 일제고사를 보지 않겠다는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허락했다가 해임된 서울 강북구 유현초등학교 설은주(29·여) 교사는 일요일이었던 지난 21일에도 학교를 찾았다.텅 빈 교정을 하염없이 거닐던 설 교사는 “교육당국은 인성교육을 뒷전에 놓고 1등을 향한 줄세우기만 강요하고 있고,대다수 교사들은 이미 체념한 상태”라고 되뇌었다.“교육의 3주체인 학생·학부모·학교가 서로 대화하지 않는다.”는 말도 수차례 읊조렸다.그는 “인사를 무기로 교육청은 교장을 통제하고,교장은 일선교사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계속되는 한 공교육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반 학부모·교사·학생들도 최근 불거진 교육 문제를 착잡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이들은 “교육을 이념의 문제에서 해방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일제고사 거부 교사 중징계,역사교과서 수정 논란,학교 자율화,대입 자율화 등 잇따른 논란에 대해 ‘정치’가 아닌 ‘교육’으로 접근해달라고 주문했다.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들을 해임·파면한 것은 너무 심하다는 반응이 현장에서는 주를 이뤘다.경기 성남 S초등학교 학부모 김모(36·여)씨는 “정치적 배경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학기말에 아이들로부터 선생님을 빼앗은 것은 아이들에게 큰 상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박모(33) 교사는 “비록 전교조 소속이 아니지만 일제고사를 거부하도록 허락한 선생님들을 파면·해임시킨 것은 부당하다.”면서 “학부모에게 일제고사에 대한 의향을 물어보는 것도 교권의 하나일 텐데 교육당국이 스스로 교권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은 교사가 가르치는 대로 배우는 게 아니라 교사의 삶에서 배운다는데,소수의 의견이 무시되는 정책을 보면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라고 말했다. 역사 교과서 수정 논란에 대해선 “교육 문제가 이념 문제로 변질됐다.”는 의견이 많았다.경기 안산의 한 중학교 윤모(31)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라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나서서 만든 이슈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서울 D고등학교 학부모 정모(45)씨는 “교과서에 좌파·우파 딱지를 붙이는 현상 자체가 공포스럽다.”고 밝혔다.고등학생 이모(16)군은 “어차피 이념 문제는 입시에 나오지도 않을 텐데 우리는 논란에 관심없다.”며 학생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경쟁만을 강조하는 공교육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인 김모(27·여)씨는 “경쟁이 꼭 필요하긴 하지만 국·영·수만 잘하는 인간이 경쟁력 있는 인간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면서 “1등을 위해 나머지가 들러리를 서는 것은 절대 공교육이 아니다.”고 주장했다.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한모(48·여·서울 강서구)씨는 “국제중학교나 외고를 못가면 유학이라도 보내야 하는 지금의 현실이 과연 교육인가하는 회의가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경주 박창규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고위 공직자 물갈이 줄세우기 안돼야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의 1급 공무원 10명이 일괄 사표를 내 공직사회가 얼어붙었다.모든 부처의 대대적인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여기는 분위기다.진급 적기 경과 후 2년 단위로 심사를 해서 불성실한 군간부를 퇴출하겠다는 국방부 안도 물갈이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청와대는 해당 부처에서 하는 일이라며 교감이 없었던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모르는 1급 인사나 군간부 퇴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피력했었다.여권에서는 그동안 교과부를 겨냥해 ‘좌파 공무원들의 근거지’라는 말이 나돌았다.최근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파문 등 교육개혁이 매끄럽게 추진되지 못한 탓일 것이다.능력이 없거나 움직이지 않는 고위공직자는 솎아내는 것이 당연하다.교육철학과 이념이 현 정부와 달라 함께 일을 할 수 없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그런 공무원들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그러나 원칙과 기준도 없이 전 정권에서 일했다고 해서 무조건 쫓아내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그러면 공무원들의 반감과 자괴감만 키울 수 있다.장·차관은 정권과 운명을 같이해야 하지만 공무원들은 함께 일하기 어려운 부적격자를 제외하고는 신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아울러 정책의 실패와 지지부진한 정책 추진의 책임을 고위공직자들에게만 물어서는 안 된다.합리적인 의견수렴과 민주적 절차를 거친 정책에 대해 반감을 가질 공무원은 없다.다 알다시피 노무현 정부가 많은 비난을 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코드 인사,회전문 인사였다.정권의 눈치만 보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일을 잘할 수는 없다.고위 공무원들은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이명박 정부도 줄세우기 인사로 같은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 과거정권 코드 공무원 퇴출 신호탄?

    과거정권 코드 공무원 퇴출 신호탄?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 1급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하면서 고위공직자의 대대적인 물갈이설이 제기되고 있다.사표를 제출한 해당 부처에서는 장·차관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지만,이를 바라보는 다른 부처 고위공무원들의 사정은 다르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대적인 인적 청산의 시작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토대가 되는 공직사회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향후 국정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올 수 있다는 청와대의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문 연 교과부의 속내는 1급 일괄사표의 진원지인 교과부측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다.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 주려는 자발적 움직임일 뿐 다른 뜻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괄사표 제출이라는 형식은 교과부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과거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 주기 위해 개별적으로 용퇴한 적은 있었으나 일괄사표 제출은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게다가 사표를 낸 7명 가운데 4명은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다.일괄사표 제출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따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여권 일각에서 교과부를 ‘좌파집단’으로 부르고 있다는 소문도 이와 무관치 않다.특히 현 정부 초기 시행한 교과부의 각종 정책이 매끄럽지 않게 진행된 것도 ‘좌파성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좌파정부에서 핵심이었던 사람이 우파 정부에서도 핵심역할을 하는 게 정서상으로도 맞지 않다.”면서 “이번 사표 일괄제출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치철학과 맞지 않아 여기에다 과거의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하면서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파동에서 드러나듯 교과부 내 요직을 과거 정권의 통치철학을 뒷받침해 온 공무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상,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은 어려우니 ‘솎아 내기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1급 간부 3명이 사표를 제출한 국세청도 교과부와는 온도 차가 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국세청 관계자는 “후배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용퇴한 것이지만 현 정부에 대한 정서적인 차이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청와대에서 여러 차례 암시한 바 있다.청와대는 그동안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공무원들이 대통령 뜻을 따르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많은 불만들이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佛외무 발언 논란

    |파리 이종수특파원|‘인권의 나라’ 프랑스 정부 내부에서 ‘인권 담당 부처 무용’ 논란이라는 아이로니컬한 상황이 발생했다. 발단은 사회당 출신으로 국경없는 의사회 창설에 참여했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그는 10일자(현지시간) 일간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인권과 국가의 외교정책 사이에는 영원한 모순이 존재하는데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이어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1기 내각 구성 당시 인권담당 부처 신설을 요청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우파 정권의 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좌파 진영의 비판을 받았지만,이전에 소말리아 내전과 코소보 사태 등에서 인권활동에 헌신한 그의 행적에 비춰볼 때 파격적인 발언이었다. 그러자 라마 야드 인권 담당 장관이 바로 반격에 나섰다.그는 “외교정책이 (인권과 같은) 가치만으로 이뤄진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프랑스가 인권국가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이어 “프랑스인들은 인권이 매우 요긴한 것이고 그런 가치나 원칙을 버리거나 희생하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프랑스 인권 담당부는 외교부 밑의 부서다.두 사람의 논쟁이 내분으로 비쳐 파장이 커지고 자신의 ‘친정’인 사회당도 반격에 가세하자 쿠슈네르 장관이 해명에 나섰다.그는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이고 야드 장관의 행동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견해만 밝혔다.”고 말했다.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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