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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화 친노좌파로 쓰지마” 고법, 800만원 배상 결정

    “김미화 친노좌파로 쓰지마” 고법, 800만원 배상 결정

    방송인 김미화(47)씨를 ‘친노좌파’로 표현한 인터넷 언론사에 앞으로 그런 표현을 쓰지 말고, 800만원을 손해배상하라는 법원의 강제조정결정이 확정됐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 문용선)는 비방성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김씨가 인터넷 언론사 ‘독립신문’의 발행인 신혜식씨와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그동안 김씨의 행적에 관해 ‘친노좌파’라고 표현한 보도가 앞으로 게재되지 않게 하고 이를 어길 때는 회당 5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강제조정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또 그동안 게재된 김씨 관련 기사를 모두 삭제하고, 초상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신씨와 기자가 모두 8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양측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결정이 확정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판 전(專)과 홍(紅)의 전쟁/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국판 전(專)과 홍(紅)의 전쟁/오일만 경제부 차장

    사회주의건 자본주의건 국민들의 배를 곯리면 망하게 돼 있다. 소련식 사회주의가 해체되고 중국식 사회주의가 번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들을 배고픔에서 탈출시키는 유일한 길은 경제성장밖에 없다. 후진국일수록 리더십의 요체는 어떻게 빨리 효율적으로 가난에서 탈출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문제는 좀 살 만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늘어난 파이를 어떻게 자르고 어떻게 나눠주느냐 하는 문제, 즉 분배의 문제 때문이다. 이것은 용의 역린(逆鱗·임금의 노여움)을 건드리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배 고픈 것보다 배 아픈 것을 못 참는 우리 민족의 특성상 정권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뇌관이 되기도 한다. 분배와 성장을 놓고 숱한 토론과 논쟁이 있어 왔고 권력투쟁으로까지 비화되곤 했다. 이런 싸움을 흔히들 홍(紅)과 전(專)의 전쟁이라고 한다.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싸움터는 신중국이었다. 홍(紅)은 정신, 즉 이념(이데올로기)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평등과 분배를 강조한다. 반면 전(專)은 물질을 중시하는 성장 제일주의와 맥이 닿는다. 후에 홍(紅)은 좌파의 뿌리가 됐고, 전(專)은 우파의 철학이 됐다. 마오쩌둥은 홍(紅)의 사상으로 중국 혁명을 이끌어 신중국을 건설했지만 대약진운동의 실패와 문화대혁명이란 재앙을 겪으면서 파국을 맞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덩샤오핑은 전(專)의 사상으로 경제대국을 일궜지만 무서운 후유증을 남겼다. 심한 부정부패와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화 국가가 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우리 역시 전과 홍의 치열한 갈등과 대결 속에서 성장한 나라다. 18년간의 박정희 시대와 전두환·노태우의 5, 6공 시대는 성장 제일주의가 압도한 시기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김대중-노무현의 시대는 분배와 복지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됐다. 특히 386 운동세력을 주축으로 하는 노무현 정권의 이념 과잉성과 개혁 피로증은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한 측면이 적지 않았다. 우리의 정치·경제는 이처럼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 속에서 갇혀 20세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맹위를 떨친 ‘안철수 신드롬’은 기존의 정치·경제 구도 자체의 대대적 변신을 요구하는 압력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들은 이를 2040의 반란으로 규정했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왔던 기존 시스템의 단순한 수리 정도가 아니라 환골탈태를 요구하는 강렬한 의지의 표출인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600만명에 달하고 이들 가운데 대졸 이상의 학력자가 30%인 180만명을 넘어선 시점이다. 중산층 몰락과 양극화의 심화는 국민들 대다수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을 가져왔고 이들의 절망은 내년에 더 큰 태풍으로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그동안 그럭저럭 유지해 왔던 우리의 갈등 해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이미 무력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홍과 전으로 대표되는 이분법적 논쟁은 20세기의 닫힌 정치프레임의 산물이다. 사회의 기능이 고도로 분화되는 상황에서 극심한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해 국가적 에너지를 낭비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가 반성할 대목이다. 지난해 특별한 해법도 도출하지 못한 채 우리 사회를 양분시켰던 복지 논쟁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새로운 정치 프레임은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전과 홍의 융합, 즉 보수와 진보의 소통이라고 말한다. 대표적 벤치마킹 대상으로 ‘브라질의 룰라 모델’을 꼽는다. 그는 좌파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우파의 경제전략도 과감하게 수용했다. 대규모의 빈민 구제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양극화 확대를 막으면서 중산층을 두껍게 해서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 프레임을 원한다. 강력한 카리스마보다는 소통을 중시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보수와 진보의 조화를 이뤄내는 리더십을 갈망한다. 이것이 바로 시대정신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4·끝)포르투갈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4·끝)포르투갈

    페드루 파소스 코엘류 포르투갈 총리는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현지시간) 리스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법 모색이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은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지난 5월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780만 유로(약 121조 6191억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때문에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는 포르투갈에게도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코엘류 총리는 수차례에 걸쳐 “만약 그리스에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포르투갈도 2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해 왔다. 포르투갈이 유로존 국가 중 세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게 된 데는 지난 6월 조기총선 이전까지 6년간 집권했던 중도좌파 사회당의 방만한 재정운영과 안이한 대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리고 지난 3월 긴축재정안 의결을 둘러싼 중도우파 야당 사회민주당과의 정치적 대립은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핵폭탄 역할을 했다. 포르투갈은 2000년 유로화 채택 이후 경쟁력 약화와 성장 약세, 저축률 감소에 허덕여 왔다.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유로존 평균을 뒤쫓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공공부채율은 국내총생산(GDP)대비 90%를 넘었고 실업률은 10%를 웃돌았다. 경제위기가 심화되자 사회당 정부는 공공 부문 임금과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세금을 인상하는 등 긴축조치를 잇따라 단행했다. 그러나 신용평가기관들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외부의 압력은 더욱 커져갔다. 그럼에도 당시 집권당의 호세 소크라테스 총리는 “정부가 예산을 강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구제금융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해 과감한 구조개혁 단행을 주저했다. 지난 3월 정부의 새 재정긴축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책임을 지고 소크라테스 총리가 자진 사퇴하면서 발생한 정치공백으로 포르투갈 상황은 악화됐다. 소크라테스 총리는 “자력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를 야당이 거부했다.”고 비난했고, 야당은 “정부의 긴축안은 경기침체 위험만 키울 수 있다.”고 반박하며 발목을 잡았다. 포르투갈은 결국 지난 5월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6월 조기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승리해 코엘류 당수가 총리에 올랐다. 대통령제가 가미된 내각책임제인 포르투갈은 아니발 카바쿠 실바 대통령은 중도우파, 소크라테스 총리는 중도좌파인 불안한 동거 정부 형태로 운영돼 오다 조기 총선을 계기로 중도우파가 대통령과 총리를 모두 차지, 정책의 일관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했다. 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우파 정부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사회당 정부보다 더 강력한 재정긴축안을 요구받는 동시에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 13일 재정긴축 조치를 담은 2012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달 말 의회 투표를 거칠 예산안은 공무원 급여와 월 1000유로 이상 소득자에 대한 연금지급액 삭감, 민간 부문 근로자 근무시간 확대, 보건·교육예산 감축 등을 담고 있다. 코엘류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9%에 달했던 재정적자비율을 EU와 IMF가 제시한 구제금융의 조건대로 2013년까지 3%로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재계, 10·26 보선 후폭풍·FTA비준안 처리 등 “반기업정서 확산되나” 고민

    “뭐 별 영향은 없겠죠… 하지만 좀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동반성장’이 화두로 떠오른 지난해 여름 이후 재계는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법인세 인하 환원에 임시투자세액공제제 폐지도 눈앞에 두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계는 최근 끝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폭풍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개인적인 성향과 상관없이 반기업 정서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선거 체제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여권 상황을 감안하면 재계가 학수고대하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통과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친서민 행보 강화땐 경영 환경 악화” 27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박 시장에 대해 직접적인 ‘반감’은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의 성향이 시장주의 자체를 비판하는 좌파와는 거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10대 기업 관계자는 “박 시장은 참여연대 시절부터 대기업의 투명 경영과 올바른 시장경제 확립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반시장주의자는 아니다.”라면서 “경기고 출신인 박 시장은 재계에 상당한 인맥을 갖추고 있는 데다 포스코, 풀무원 등의 사외이사를 거치는 등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우려 또한 적잖다. 박 시장이 합리적인 인사이고 서울시 정책이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렵지만 과도한 이윤 창출에 대해서는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시민단체 출신이기 때문이다. 한 재계 단체 관계자는 “시민운동가 출신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데다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여권이 친서민 행보를 강화하면 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 여론부담에 강행 처리 주저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여당은 재재협상을 주장하는 민주당 등에 맞서 28일 본회의 등을 통해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할 입장이었다. 하지만 10·26 재·보선으로 서울 민심이 야권과 시민단체 쪽에 쏠려 있음이 확인된 상황에서 비준안 강행 처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경제 이슈는 쏙 들어가는 분위기”라면서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기업 경영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류지영기자 douzirl@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안철수+박원순 태풍’ 대안세력에 野도 與도 무릎 꿇다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국 정치는 ‘신천지’로 접어들었다. 시민사회 세력을 위시한 제3의 대안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져 기존 정치체제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됐다. ‘안철수+박원순 바람’으로 대표되는 대안세력에 야당에 이어 여당마저 무릎을 꿇은 셈이다. 우선 범야권은 이번 승리를 계기로 2012년 정권 교체의 희망을 구체적으로 갖게 됐다. 정국 주도권도 자연스럽게 야권으로 쏠릴 전망이다. 현 정부 들어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은 줄곧 ‘후보연합’ 전술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후보가 패하는 등 실패도 맛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당에 시민사회 세력까지 가세해 서울을 거머쥐었다. 더욱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위협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파괴력도 여실히 입증됐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새 정당을 결성하거나 연합하는 전략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를 계획이다. 그러나 통합을 향한 야권의 여정이 질서정연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박 후보의 승리는 시민사회가 기성정치를 심판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이번에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이 통합 과정에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친노그룹과 시민사회가 주축을 이루는 ‘혁신과 통합’이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 등이 민주당을 압박할 경우 민주당이 ‘헤쳐 모여’식으로 이합집산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정국의 방향타는 안철수 원장이 쥐게 됐다. ‘대권 플랜’ 1라운드를 통과한 그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신당 창당의 깃발을 든다면 정계개편의 큰 파도가 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이념으로는 가늠하기 힘든 그의 ‘정체성’이 어떤 정치로 구현될지는 알 수 없다. ‘반(反) 엠비’, ‘김대중’, ‘노무현’, ‘진보 좌파’로 대표되는 기존 야권의 노선을 거부할 경우 안 원장은 통합이 아닌 분열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패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수도권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뼈져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근혜 전 대표가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선거전에 적극 나섰는데도 졌기 때문에 충격은 배가 됐다. 서울의 한 의원은 “혁명(분당)이냐 혁신이냐의 갈림길에 섰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선거 기간 동안 “심판 선거가 아니다. 패배를 책임져야 하는 선거도 아니다.”라고 강조해 왔지만, 책임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후보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고, 선거운동을 시종 ‘네거티브’로 이끌었다. 다만 새 지도부가 들어선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기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도 흔들리게 됐다. 당장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 당내 경쟁자들의 도전이 시작될 게 뻔하다. 그러나 여전히 박 전 대표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위상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은 가속화되고, 국정 장악력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전면 개편 요구는 물론 자칫 대통령의 탈당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아랍의 봄’ 진원지 튀니지 첫 자유선거… 온건 이슬람정당 승리

    ‘아랍 민주화의 봄’을 탄생시킨 튀니지에서 치러진 첫 자유 선거에서 온건 이슬람 정당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초기 개표 결과 온건 이슬람주의를 표방한 엔나흐다당이 4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엔나흐다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이기고 있다.”면서 “최종 개표에서 50% 이상 득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먼저 실시된 국외 투표 결과에서도 엔나흐다는 외국 거주 튀니지인에게 할애된 18석 가운데 가장 많은 9석을 획득했다. 엔나흐다는 이미 4~5개의 다른 자유민주주의 정당과 함께 헌법 제정을 위한 대표단을 꾸리는 등 연정 구상 논의에 들어갔다. 민주주의와 다원성의 원리에 충실할 것이라며 아랍 정계의 ‘모더니스트’를 자처한 엔나흐다는 서구식 민주주의와 이슬람 원리를 결합, 중동의 새로운 정치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념적 이슈보다 경제 개발과 내부 안정 등 실용주의 노선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여성들에게도 교육 및 고용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히잡 등 이슬람 복장 착용은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로 꾸려질 전체 217석 의회는 앞으로 1년간 새 헌법을 마련하고 새 과도정부 대통령을 지명할 예정이다.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치러질 정식 총선 및 대선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인 셈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준동을 우려하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엔나흐다 선거 본부장인 압델하미드 즐라지는 “공화의회당, 에타카톨 등 세속주의 정당 2곳도 연정에 포함시킬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엔나흐다 대표 라체드 간누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펴온 온건 이슬람주의를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1981년 이슬람운동(MIT)을 창립해 정계에 뛰어든 그는 정권 탄압으로 22년간 영국에서 망명생활을 한 뒤 재스민 혁명이 성공한 지난 1월 고국으로 돌아왔다. 튀니지의 이번 선거는 뒤이어 혁명에 성공한 이집트, 리비아의 민주주의 국가 건설 성공을 가늠해 볼 리트머스 시험지나 다름없다. 엔나흐다의 승리는 당장 다음 달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이집트에서 엔나흐다와 비슷한 이념을 공유하고 있는 무슬림형제단(자유정의당)의 지지율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 정치 전문가인 소피안 벤 살라는 “이번 선거는 급진적이지 않은 이슬람 정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이는 중동에서 처음 일어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도좌파인 진보민주당(PDP) 나지브 체비 대표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엔나흐다로부터 집권 연정 참여요청을 받았지만 그럴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1) 이탈리아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1) 이탈리아

    남유럽발 재정 위기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격랑을 뚫고 경제를 회생시킬 ‘선장’이 보이지 않는다. 부채불이행(디폴트) 위기에까지 몰린 그리스와 유로존 제2의 부채 위험국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에 휘청거리는 스페인 등. 상황은 악화되는데 국민을 설득하고 정파 간 이해관계를 조율할 정치 지도자는 사라졌다. ‘유럽 위기의 본질은 정치 리더십 부재’라는 지적처럼 정치 위기는 남유럽 재정 위기의 원인인 동시에 해결책이다. 다음 달 스페인 총선을 시작으로 ‘정치의 계절’이 열린다. 재정 위기를 초래한 정치 세력의 교체가 예상된다. 4회에 걸쳐 남유럽 4개국(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정치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짚어본다. ‘파시즘 공포가 낳은 정치 풍운아(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이탈리아 경제의 발목을 잡다.’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1) 이탈리아 : 파시즘 공포 낳은 ‘비리’ 총리, 경제대국 조롱거리로 (2) 그리스 : 3대가문 정권 돌려갖기가 경제파탄 불렀다 (3) 스페인 : 위기 부인·선심정책… ‘毒된 포퓰리즘’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이 모인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정상회의장. 그리스의 디폴트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지만 헤르만 반롬푀이 EU 의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정작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한목소리로 “재정적자를 줄일 구조개혁방안을 시행하라.”고 압박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시험에 한 번도 낙방한 적이 없다.”며 문제 해결을 자신했지만 유럽 정상들은 “후진적 정치가 이탈리아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며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달 이탈리아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하며 “이탈리아 정부가 위기 타개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면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달하는 정부부채 탓에 그리스와 함께 디폴트 위험국으로 지목된 이탈리아. 내년 200억 유로(약 31조 5000억원)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내놓았지만 국제사회의 믿음을 사지 못한다. 정치 불안이 해결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정치 위기는 일차적으로 ‘베를루스코니 리스크’ 탓이 크다. 거대 기업인 출신으로 1994년 처음 당선된 그는 섹스 스캔들과 마피아 연루설, 조세포탈 등으로 법정을 들락거렸지만 세 차례 연임하며 2차 대전 이후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2008년 이후에만 신임투표 성격의 53차례 표결에서 모두 살아남은 ‘불사조’다. 베를루스코니의 생존술 뒤에는 세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우선 미디어를 장악했다. ‘카날레 5’ 등 3대 민영방송은 물론 공영방송인 라이를 소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의 80%가 TV를 통해서만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한다는 통계로 미뤄봤을 때 방송 장악은 노 정객의 강력한 무기다. 둘째, ‘문제아’ 총리를 견제할 대안세력이 없다. 중도 좌파는 2008년 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에 패한 뒤 전열조차 정비하지 못했다. 좌파 진영은 1990년대 이후 두 차례 집권했지만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유일한 대항마는 집권당에서 탈당한 잔프랑코 피니 하원의장 정도다. 자신을 ‘축구와 여성을 좋아하는 평범한 남성’으로 포장하거나 불리한 여론을 순식간에 역전시키는 쇼맨십도 불사조처럼 살아남은 이유로 꼽힌다. 그렇다고 베를루스코니 총리만 물러나면 정치 위기가 끝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체주의의 악몽이 만든 다당제와 연정 구조가 유지되는 한 이탈리아 정치 위기는 끝없이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이탈리아는 2차 대전 이후 파시즘의 유산을 청산하며 일당독재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선거 제도를 만들었다. 정당들이 난립했고 연립 내각을 통해 정권을 구성해야 하는 구조가 고착됐다. 1992년 새 선거법이 도입됐지만 합종연횡해야 집권이 가능한 정치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 다당제로 독재는 막았지만 정권 운영의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시홍 한국외국어대(이탈리아어과) 교수는 “총리는 연합한 다른 당을 달래기 위해 장관직도 나눠 주고 정책 수행 때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선필 한국외대·현대경제연구원 EU센터 부소장은 “표와 복지를 맞바꾸는 이탈리아인들의 고질적 선거 행태와 정치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정치 위기는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재외동포, 내년 총선 세력전 시작됐다?

    재외국민들이 처음 한 표를 행사하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해외에서는 ‘선거 전쟁’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보수진영은 미국·캐나다 등에서 해외지부를 확대하고 있고,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등은 일본에서 한국 국적을 집단으로 취득해 선거에 참여할 태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은 지난 20일과 21일 각각 미국 애틀란타와 댈러스에 해외 지부를 세웠다. 지난 16일과 17일에는 미국 뉴욕과 워싱턴지부에서 발대식을 열었다. 앞서 지난 4월엔 미국 서부지역의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를 비롯해 캐나다 밴쿠버에 지부를 결성했다. 이로써 연맹은 미국에 12개, 캐나다에 2개 지부 결성을 마친 상태다. 일각에서는 자유총연맹의 해외지부 확장을 놓고 재외국민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과 함께 선거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 이어 12월 대선에서 치러지게 될 재외국민투표는 270여만명 규모로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창달 연맹 회장은 지난 11일 캐나타 토론토 지부 발대식에서 “해외 동포들의 국내 발언권 강화에 한국자유총연맹이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 20일 애틀랜타 지부 발대식에서도 “미주지역을 순방하며 보았던 친북세력의 활동 등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에서 앞으로 교민 2세들이 조국을 바로 알고 안보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안보교육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와 직접 연결짓지는 않았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또는 보조를 받는 단체는 그 단체나 대표자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맹 측은 “해외지부 설립은 선거 운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해외동포들의 협력과 권익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한편 국내 공안당국은 조총련 등 친북세력이 내년 총선에 조직적으로 참가하려 한다는 정황을 포착, 국적회복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남한 내 친북좌파정권 수립을 목적으로 보이는 만큼 집단 한국 국적 취득에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차명진 “새달 야권에 민주·민노 흡수 새 정당 가능성”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차명진 의원이 21일 “11월쯤 (야권에) 새로운 정당이 출현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박원순씨가 서울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총선을 점령하고 전국적으로는 대선 장악의 로드맵까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이른바 ‘참여신당’은 좌파 시민단체들과 윤모씨라는 정치공작 전문가가 주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의원은 그러면서 “거국적으로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의 야당을 흡수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박 후보가 승리하면 일단 가설 정당을 만든 뒤 민주당을 탈당하고 나오는 ‘혁신세력’과 박 후보 진영 인사들, 국민참여당 및 친노(친노무현) 진영 인사들을 참여시키고, 이어 민주당과 범야권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 민주당 내 보수인사들을 배제한 진보통합 정당을 만든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또 ‘평택 미군기지는 전쟁 침략기지’라는 내용이 담긴 2006년 평화선언을 박 후보가 주도했다면서 “박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 민주주의·사회주의 공존 등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종북 조종사·공무원이 도처에 널렸는데, 종북 시장(市長)까지 허락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이다. 박원순 범야권 후보 캠프에서도 전략을 담당하는 한 민주당 핵심 인사는 “선거 시기에 남의 집안에 풍파를 일으키려고 하는 저질 정치 공작”이라면서 “자기 집안 단속이나 잘하라.”고 비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점입가경’ 네거티브전] “‘억대 피부관리’ 羅는 1% 특권층”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종반전을 맞아 민주당과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 측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신상 의혹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기존 정권 심판론에 ‘반서민(특권층) 대 친서민’을 더해 여야 대립전을 확대시키고 있다. 1억원대 피부관리실 출입, 수천만원대 주유비 사용 의혹 등을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제기되는 의혹 대다수가 서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사안이라, 선거 막바지까지 구전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손학규 “99%가 주인되는 대반격의 날” 민주당은 21일 나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 0.1% 기득권’, ‘특권 부유 향유자’라고 비판했다. 특히 1억원대 피부관리실 출입 의혹을 정조준했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은 1%를 위한 사회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이번 재·보선은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을 막고 99%가 주인 되는 대반격의 날이 돼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금반지 하나로 신혼을 시작하는 부부의 삶, 변변한 화장품도 사주지 못해 풀빵을 사들고 가면서 푸석한 아내의 피부를 걱정하는 남편의 심정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되물었다. 박 후보 측은 나 후보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홍신학원 관련 의혹과 주유비 과다 사용, 지역 사무실(제일저축은행 연관설) 의혹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공격했다. ●“지역구 제일저축銀 건물 입주이유 뭐냐” 박 후보 선대위의 우상호 대변인은 “나 후보가 2007년부터 2년간 주유비로 5800만원 정도를 사용했다고 한다.”면서 “정치 자금으로 사용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나 후보가 2007년 지역구 출마 준비 당시 입주한 송파구 방이동 사무실과 당선 후 사용했던 장충동 사무실이 모두 제일저축은행 소유였다.”면서 “첫 상임위를 정무위에서 했던 나 후보가 (정무위 관련 기관인) 제일저축은행 소유 건물에 입주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박 후보 측 유세위원장인 유기홍 전 의원은 “홍신학원이 2004~2009년 각종 감사에서 불법 찬조금 모금, 금품수수 등으로 주의 44회, 경고 10회 등의 처분을 받았다.”면서 “이 학원의 이사인 나 후보의 감사 청탁은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름다운 재단 측은 한나라당이 좌파 시위 단체 등에 모금을 지원했다는 등 각종 의혹제기와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단 측은 “도시텃밭가꾸기, 도·농 교류가 좌파와 무슨 관계인가.”라며 “재단은 정치성향과 무관한 ‘공익사업’ 프로젝트에 국한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학생인권 내세운 동성애 조장은 안돼

    학생인권조례를 담당하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지도정책자문위원회가 최근 시교육청에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라는 조항을 추가한 서울학생인권조례 수정안을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문위는 학생의 동성애 사실이 드러나 집단 따돌림을 받는 등 피해를 막으려면 동성애 차별금지 조항을 반드시 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논리 또한 만만치 않다. 학생들에게 왜곡된 성의식을 심어주고 그릇된 동성애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의 성적 취향은 존중해야 하지만 섣부른 명문화는 오히려 그릇된 성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동성애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자문위원장인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동성애를 인정하는 순간 아이의 인생은 끝나 버린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상한 아이’로 낙인 찍혀 가혹한 대가를 치르고 학교까지 그만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에 동성애 조항을 끼워넣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성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학생에게 동성애에 대한 그릇된 환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순백의 도화지에 혼탁한 물감을 푸는 꼴이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학생이 있다면 학교가 이를 덮고 갈 수만은 없다. 동성애 현실을 인정하고 한층 열린 자세로 성에 대한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동성애 학생지도 교사 직무연수 같은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좌파’ 교육정책과 연관지어 집회 허용도 모자라 동성애까지 옹호하느냐며 볼멘소리다. 그러나 동성애 문제는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해 시행되기까지 교육감의 승인 등 여러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지한 검토와 고민을 거듭하기 바란다.
  • [데스크 시각] 영리병원의 이면을 보다/심재억 의학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영리병원의 이면을 보다/심재억 의학 전문기자

    영리병원, 다시 말해 의료를 상업화하겠다는 이명박(MB) 정부의 정책이 국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의 설명처럼 정말 의료기관이나 치료방법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의료수준이 향상되며, 의료서비스도 덩달아 크게 개선될까. 또 정부의 주장처럼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영리병원이 필요하다면, 지금의 국내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들의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일까.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산업경제관료 출신답게 ‘의료의 경제화’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것이 정부 원칙”이라며 제주도와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을 허용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영리병원 도입이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고, 여기에서 비롯된 의료양극화가 가뜩이나 심각한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의 철회를 요구해 온 시민단체들은 허탈한 콧김만 내뿜고 있다. 사실, 의료영리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여기에도 당연히 선의의 기대치가 존재한다. 의사들이 환자에게 다가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해서라도 서비스의 질을 높일 것이라는, 한참 막연한 기대가 그것이다. 극히 상업적이고 관료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윤만 보장되면 어디에서든 투전판을 벌이는 게 자본이다. 정부가 외국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것도 뒤집어 보면 그들더러 우리나라 환자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라고 길을 터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전제가 작동한다. 영리병원의 ‘영리’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를 노리는 합법적인 ‘빨대’가 된다.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지만, 의료기관의 수익은 환자들이 질병의 고통을 더는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모든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충분히 치료할 만큼 넉넉한 돈을 가진 것은 아니다. 아주 많은 돈을 갖지 못했거나, 고리채를 내서라도 비싼 치료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영리병원은 애당초 그림의 떡이다. 여기에서 오바마 대통령도 두 손 든 실패한 의료정책, 의료영리화의 최대 부작용인 의료양극화 문제가 배태된다. 의료영리화가 민간보험의 의료보장 영역에 대한 진입 규제를 무력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외길 수순이다. 치료비가 비싼 영리병원에서 질병을 치료하려면 지금의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으로는 턱도 없는 일이다. 당연히 보험료는 훨씬 비싸지만 그만큼 보장성이 좋은 민간보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뻔한 얘기지만 돈 벌자고 나선 영리병원들이 값비싼 비보험 치료에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도 현실의 문제다. 사실, 국내·외 보험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의료 관련 사보험의 영역 확대를 위해 집요한 로비를 벌인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들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쓰고 있지만 전 질환별로 보험 새끼치기에 혈안이 돼 있는, 시쳇말로 ‘업자’들이다. 이런 보험사들은 영리병원 출범에 맞춰 기다렸다는 듯 보험상품을 쏟아낼 것이며, 그 판에 돈 걱정 없는 부자들이 보장성 좋은 민간보험으로 빠져나갈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결국 건강보험의 의무가입 규정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것이고, 지금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건강보험 체계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제 살 뜯어먹는 싸구려 낙찰계 판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의 의료전달체계가 종국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나 적용되는 ‘의료 노비문서’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가난한 것이 불평등한 것보다 낫다.’는 좌파경제학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의료계에는 사회주의 의료체계에 대한 동경이 적지 않다. 그것이 ‘의사는 돈이 아니라 병 때문에 존재한다.’는 순정한 이상의 발현이고, 최대한 영리성을 배제한 의료공공성이 의사를 의사답게 하고, 환자를 ‘돈’이 아닌 인간으로 보게 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영리병원이 ‘약’보다 ‘독’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jeshim@seoul.co.kr
  • 재외국민투표 ‘北공작’ 비상

    재외국민투표 ‘北공작’ 비상

    재외국민들이 유권자로서 처음 한 표를 행사하게 될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조총련(재일조선인총연합회) 등 친북세력에 한국 국적을 ‘위장취득’하게 한 뒤 선거에 참여토록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공안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안당국의 관계자는 20일 “조총련이 전통적으로 북한 국적을 생명처럼 여겼지만 최근에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한국 국적을 취득해 내년 선거에 참여하라’는 지령이 내려오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남한 내 친북 좌파정권 수립이 목적으로 보이는 만큼, 이와 관련된 국적회복 절차를 지금보다 더 까다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 조총련 쪽이 두드러진데, 현재는 국적 회복을 신청하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2~3주 만에 여권을 발급받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재외국민 유권자는 240여만명으로 추정되는데 1997년 대선 때는 39만표, 2002년 대선 때는 57만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던 만큼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이런 움직임을 반영하듯 해외동포의 국적 회복 신청도 꾸준히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적 회복을 신청한 해외동포는 2008년 894명, 2009년 997명, 지난해 1251명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8월까지 1604명에 이른다. 한국인으로의 귀화 신청도 2008년 이후 매년 2만여명씩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이 조총련계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이들 중 상당수가 ‘위장국적’ 취득으로 내년 선거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외국 내 친북단체들에도 선거참여를 독려하고, 이를 위해 북한 공작원들이 재외동포 사회에 조직적으로 침투하고 있는 정황도 파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법무부와 국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외교통상부 등 관계부처가 모여 대책회의를 했지만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국적을 바꾸는 문제는 기본권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런 움직임이 더 구체화되고 현실화되면 어떤 방안이 있을 수 있을지 추가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법적으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기본권과 관련된 문제라 행정적으로 막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선관위 차원에서도 조총련계 한국 국적자의 선거권 제한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친북세력인 조총련과 한국민주통일연합 등 단체 관계자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법무부 등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선거권 제한에 대해서는 “국적 취득 자체는 법무부 소관이고 선거권 제한은 위헌 소지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이 지난달 제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한반도 안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재외동포의 선거인 명부 등재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반국가적’ 재외동포의 성격은 법안 통과 이후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윤 의원은 “법안 통과 이후 실질적인 선거권 제한 대상을 가리는 문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권 내부에서 조총련의 선거권 제한 방안이 거론돼온 만큼 조총련계 한국 국적자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 과정에서 사상·이념의 자유 문제가 제기되면서 또 한 번 논란이 될 소지도 남아 있다. 김성수·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국 정권교체 되면 한·미관계 어려워져”

    내년 말 한국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한·미 관계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19일(현지시간) 전망했다. CRS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한·미 관계 정례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역사적으로 한국의 보수정당과 더 강력한 관계를 가져왔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공고한 양국 관계는 상당 부분 이명박 대통령 덕분”이라면서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들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적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좌파 진영이 대선이나 총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한·미) 양자 관계는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면서 “한국 정치의 당파성이 강하기 때문에 좌파가 권력을 잡게 되면 양국 관계를 관리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최근 한·미 관계에 대해 “2008년 이후 최고의 상태를 유지해 왔다.”면서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입장에서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주한미군 재배치와 방위비 분담금,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은 양국 동맹이 풀어야 할 도전 과제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나라·羅측, 朴후보 ‘협찬’ 공세 강화

    한나라·羅측, 朴후보 ‘협찬’ 공세 강화

    한나라당은 20일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협찬 공세’를 강화했다. 김기현 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199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친 박 후보의 외국 체류 현황을 공개했다. 김 대변인은 “체류 기간이 7일부터 6개월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생활비가 비싼 지역인 만큼 체재비가 최소 2억∼3억원은 됐을 것”이라면서 “수익 대부분을 기부하며 적은 월급으로 빠듯한 생활을 해 왔다는데 해외 체류 경비는 어디서 조달했느냐.”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朴, 美 체류 때 기업 지원받아” ‘박원순 저격수’로 떠오른 무소속 강용석 의원도 “박 후보가 2004~2005년 사이 7개월 동안 미국 스탠퍼드대에 체류했는데, 국내 P기업으로부터 6000만원을 지원받아 쓴 것 아니냐는 제보가 있었다.”면서 “아름다운재단 입금 현황을 보니 2004년 11월 P사에서 6000만원이 입금됐다. 이게 맞는다면 범죄에 가까운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참여연대에서 5년여간 활동하면서 박 후보에 대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朴, 국가보안법 폐지 앞장” 당 지도부는 박 후보의 ‘사상 검증’에 주력했다. 자칫 ‘색깔론’으로 비쳐 역풍을 맞을까 우려되지만 보수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홍준표 대표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름다운 재단이 2008년 촛불 사태를 주동한 단체에 50억원을 지원하는 등 100억원 가까운 돈이 좌파단체로 갔다.”고 주장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고 할 때 박 후보가 앞장섰다.”면서 “종북주의자들이 인터넷에서 설치는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여객기 조종사가 종북사이트 활동가라니

    국내 민간항공사의 현직 기장이 인터넷 사이트에 수십건의 북한 찬양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등 종북(從北) 활동을 해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한항공 소속 기장 김모씨는 최근까지 위장 과학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면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노작’ ‘빨치산의 아들’ 등 이적(利敵) 표현물을 무더기로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노동계·학계·IT업계 등에 이어 이제 여객기 조종사마저 종북 사이트 활동가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경찰의 지적처럼 그가 비행기에 승객을 가득 태운 채 월북(越北)이라도 할지 누가 알겠는가. 회사 측은 여객기 운항을 금지시켰지만 국민의 불안은 여전하다. 어제는 병무청 공무원이 종북 사이트를 만들어 북한을 찬양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건도 발생했다. 사이버 공간이 ‘붉은 네티즌’의 영토가 돼버린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종북 좌파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두 달이 넘었다. 한 총장은 종북세력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자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했다. 그러나 전쟁을 선포해 놓고도 정작 전장에는 제대로 나서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10·26 재·보궐선거 등을 의식해서다. 검찰은 종북 사이트의 북한 찬양 행위에 대해 전면적이고 집중적인 단속에 나서야 한다. 자생적인 종북주의자들이 갈수록 위세를 더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지난 10년간 국가보안법상의 찬양·고무 규정이 사문화되다시피 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만큼 검찰은 엄중한 법 적용에 결코 멈칫거려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은 최근 대남 사이버 선전전을 한층 강화하며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세력은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종북세력은 명백한 ‘위험’이다. 종북세력의 실체를 직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때다.
  • “복지 수혜자인 사회적 약자 정치·복지정책 되레 무관심”

    “복지 수혜자인 사회적 약자 정치·복지정책 되레 무관심”

    진보진영의 딜레마 가운데 하나가 ‘계급 배반의 정치’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오히려 자신의 이익에 배치되는 보수 이데올로기를 추종하면서 보수정당에 표를 던지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의 ‘티파티’가 대표적 예다. 티파티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되레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종주의적, 애국주의적 우익 운동이다. 그런데 티파티에 열렬히 열광하는 이들은 대개 저소득 백인 노동자 계층이다. 클린턴 정권 때 노동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가 티파티를 미국판 나치즘의 맹아로 간주하고, 좌파 지식인 노엄 촘스키가 티파티의 영웅 세라 페일린의 극우적 행태는 비웃으면서도 페일린 지지자들은 진보 진영이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국에서도 이런 경향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는 21~22일 서울 정릉동 국민대 북악관에서 비판사회학회 주최로 열리는 ‘한국사회의 변동과 새로운 위기, 대안의 모색’ 학술대회에서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하는 ‘고진로(High Road) 사회권 모델의 미시적 기초-비정규직의 사회권 의식과 영향요인’ 논문이다. 고진로(High Road)란, 원하는 수준도 높고 거기에 걸맞게 열심히 참가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이 교수는 서울, 부산, 경기, 경남 지역 노동자 80명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대접받기를 원하는 욕망에 대해 물었다. 동시에 빈민지원, 시민단체 활동, 정치참여 등 좋은 시민의 자질에 대해 물었다. 이는 “높은 수준의 복지를 원하면서 시민적 자질에 대한 관심이 낮다면 복지정책 지지도를 낮추게 할 것이고, 낮은 수준의 복지를 원하면서 시민적 자질에 관심이 높다면 국가보다는 개인적 구빈활동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복지 수준이 높은 사회를 지지했다. 이 정도 답변이면 최근 복지 논쟁은 논쟁이라 부를 수 없는 평이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응답을 학력, 고용 안정성, 소득 수준, 나이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결합시켜 분석하자 특이한 점들이 나왔다. 우선 나이가 많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할수록 낮은 수준의 복지를 원했다. 사회적으로 더 약한 위치에 있다고 해서 복지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높은 정치적 관심을 가지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있을 경우에 오히려 복지에 있어서 정부의 책임을 낮게 평가했다. 복지에 대한 관심이 낮은 이들은 지지정당이 있는 경우가 많았고, 복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지지정당 없음”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시민 자질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어리고, 학력이 높고, 고소득인 사람들이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 대한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복지정책의 수혜자가 될 사람들은 오히려 시민적 자질에 더 소극적이었다. 결론적으로 어떤 정책에 가장 적극적인 이들은 바로 수혜자라는 이익의 정치가 복지 영역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복지정책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더 많은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비정규직 내에서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더 낮은 일용직, 간접고용(청소 등 시설관리분야)직이 복지 수준과 정치에 대해 무관심했다.”면서 “정부 조직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학회에서는 현 정권의 정치가 단순 복고 취향이 아니라 ‘제도적 쿠데타’임을 논증하는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의 ‘이명박 정권의 지배방식’, 경제정책을 1920년대 미국 공화당 집권기와 비교하는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의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 등의 논문도 발표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홍준표 “이달안에 처리” 남경필 “보완책은 수용”

    한나라당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 대한 ‘이달 내 처리’ 방침을 재확인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홍준표 대표는 서울시 당협위원장 회의에서 “우리는 한·미 FTA 비준안을 이번 재·보궐 선거가 끝나고 10월 안에는 꼭 처리하고자 한다. 야당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28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홍 대표는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이 노무현 정부 당시 찬성한 사실을 거론하며 “진보 좌파의 결집을 위해 지금 거꾸로 반대하고 있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회의 후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돌파하겠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를) 한칼에 했듯이 FTA도 한칼에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11월에 들어가면 예산과 맞물리기 때문에 그 전에 여야 합의로 비준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 위원장은 야당이 요구하는 ‘10+2 재재협상안’과 관련, “10부분과 관련해 야당이 걱정하는 부분은 미국과 지금 논의하고 있다.”면서 “국내 보완대책에 관한 2부분은 이미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0부분 중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한국산 인정과 투자자 국가소송제도 무효화 등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 관심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무상급식=거지근성” 회장님 결국...

    “무상급식=거지근성” 회장님 결국...

    보일러·냉방기기 분야 중견기업인 귀뚜라미 그룹의 창업주 최진민(70)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기로 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17일 “최 회장이 최근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고 앞으로는 창업주로서 수출용 제품 기술 개발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밝혔다. 후임 회장에는 김태성 전 삼천리제약 대표이사가 선임된다. 최 회장은 1962년 귀뚜라미그룹을 설립한 이래 국내 최초로 기름보일러를 개발하고 ‘거꾸로 타는 보일러’와 ‘4번 타는 보일러’ 등 히트상품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업계 선두주자로 위치를 굳혔다. 최 회장은 지난 8월에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참여를 독려하는 등 글을 사내 통신망에 올려 주민투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8월 3일 사내 통신망에는 ‘회장님 메일 공지: 서울시민 모두, 오세훈의 황산벌 싸움 도와야’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이 글에는 “빨갱이들이 벌이고 있는 포퓰리즘의 상징, 무상급식을 서울 시민의 적극적 참여로 무효화시키지 않으면 이 나라는 포퓰리즘으로 망하게 될 것이며, 좌파에 의해 완전 점령당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같은 날 사내 통신망에 오른 ‘회장님 메일 공지: 공짜근성=거지근성’이라는 글에는 “어린 자식이 학교에서 공짜 점심을 얻어먹게 하는 건 서울역 노숙자 근성을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씌어있었다. 귀뚜라미보일러 측은 “회장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며, 지만원씨의 글과 지인들이 보내온 글을 사원들에게 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최 회장은 대구방송(TBC)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방송업을 하고 있어 투표 관련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독식 맞선 ‘부드러운 권력교체’ 운동”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독식 맞선 ‘부드러운 권력교체’ 운동”

    “월가 시위의 여파로 미국에서 민주, 공화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이 출현할 수도 있다.” 북미지역 진보 독립언론 ‘애드버스터스’의 칼레 라슨(69) 수석 편집인은 1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현재의 정치 시스템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애드버스터스는 지난달 초 “9월 17일 월가를 점령하자.”고 처음으로 제안, ‘99%의 시위’를 촉발한 바 있다. 라슨은 1989년 애드버스터스를 창간, 반(反)기업·소비주의 운동 등을 공격적으로 벌여왔다. →월가 시위를 처음 제안했을 때 지금처럼 확산되리라고 예상했나. -반향을 일으킬 것이란 직감이 있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을 넘어 미국 내 다른 대도시와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깜짝 놀랐다.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구호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편집국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얻었다. ‘아랍의 봄’에서 영감을 얻었다. →시위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가. -1%의 부유층한테서 걷은 세금으로 빈민들을 지원하는 ‘로빈후드 세금’을 도입하고, 주식·채권·외환 등의 금융상품 거래에 금융거래세를 부과하라는 것이다. 오는 29일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 대규모 시위를 열어 우리의 요구를 구체화할 것이다. →요구들이 관철되면 시위는 그만하는 건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젊은이들의 문화운동과 같다. 다양한 형태로 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미국의 정치 시스템이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보나.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다. 2년쯤 뒤에, 빠르면 수개월 내에라도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제3의 정당이 출현할 수 있다. 미국인들은 이제 ‘코카콜라 아니면 펩시콜라’식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제3의 진정한 선택을 원한다. →제3의 정당이 내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긴가. -수개월 내에 제3의 정당이 태동한다면 내년 대선에 후보를 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시위대가 정당조직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젊은이들은 정당운동을 지원하는 역할만 할 것이다. →그럼 정치는 누가 하나. 기존 정치권에서 ‘수입’하나. -정치인들만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코티 공원에 있는 25세 여성이 갑자기 주목을 받으며 지도자가 될지 누가 아나. →자본주의를 반대하나. -아니다. 하향식 기업중심주의, 소비중심주의, 카지노 자본주의를 반대할 뿐이다. 좋은 경제시스템, 자유시장, 돈 버는 것 등은 지지한다. →월가 시위가 좌파의 티파티 운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둘 다 열정은 같지만 기본은 다르다. 티파티는 정부를 반대하지만, 우리는 기업에 반대한다. 티파티는 공화당을 지지하지만 우리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월가 시위가 계급투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부인하지 않는다. 1%의 탐욕스러운 부자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99% 사이에 벌어지는 계급다툼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르크시스트는 아니다. →시위대에 리더가 없어 한계가 있지 않을까. -그 반대다. 리더가 없기 때문에 더 역동적이다. 과거 미국의 시위 역사가 방증한다. →이 시위를 혁명이라고 불러야 하나. -‘부드러운 권력 교체’라고 부르자. 이집트처럼 독재정권을 몰아낸 것은 혁명이라고 하지만 미국, 캐나다, 한국과 같이 부자, 기업, 금융재벌, 언론재벌 등이 권력을 독점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권력 교체라고 부르는 게 맞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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