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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디 하면 춤춰라” 軍골프장 캐디 성희롱 해군 중장 징계위에

    해군이 군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을 상대로 성희롱성 발언을 한 현역 장성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전직 참모총장이 연루된 방산 비리로 좌초 위기에 놓인 해군 수뇌부가 이번에는 장교의 기본적 품위유지 의무도 망각한 것으로 드러나 다음달 장성 인사를 앞두고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군은 25일 군 골프장 캐디를 성희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역 해군 A중장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중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남 진해 해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면서 다섯 차례 동반자가 버디를 기록할 경우 캐디에게 노래를 시키고 춤을 추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A중장과 함께 골프를 친 부하 장성 B준장은 캐디가 춤을 잘 추지 못한다고 하자 “엉덩이를 나처럼 흔들어야지”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B준장은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해당 골프장에 근무하는 캐디 5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이 A중장의 행동이 부담스럽고 불편했다고 호소했다”며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은 아니라고 하나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라고 말했다. 해군은 이와 함께 골프장을 관할하는 부대장인 C준장이 골프장 운영부장을 통해 두 차례 A중장의 부적절한 행위를 보고받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준장은 부적절한 행위가 성희롱은 아니라고 판단해 상급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군은 이들 장성 3명을 다음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책임 경중에 따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해군은 A중장의 성희롱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신임 정호섭 해군참모총장과 A중장 간의 권력암투설이 제기된 데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 해명했다. A중장은 “이번 조사를 놓고 반발한 적이 없다”며 “고위 장성의 신분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OCI그룹] 국내 화학산업 개척… 글로벌 태양광업계 리더로 ‘우뚝’

    [재계 인맥 대해부(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OCI그룹] 국내 화학산업 개척… 글로벌 태양광업계 리더로 ‘우뚝’

    50여년 전통의 종합화학기업인 OCI그룹은 21세기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 전문 기업으로 유명하다. 태양광발전의 기본 소재는 태양광을 전기로 바꿔 주는 폴리실리콘인데 OCI그룹은 미국 헴록, 독일 바커와 함께 폴리실리콘 제조 ‘세계 3강’으로 꼽힐 만큼 글로벌 그린 에너지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뽐내고 있다. OCI그룹은 자산 규모 12조원대로 2013년 기준 국내 재계 서열(공기업 제외) 23위에 올라 있다. OCI그룹의 창업자는 국내 재계 마지막 ‘개성 상인’으로 불리는 고 이회림 명예회장이다. 개성에서 송도보통학교를 졸업한 그는 14세 때부터 도매상 손창선 상점에 취직해 송상(松商·개성을 중심으로 사업 활동을 하던 상인)의 길을 걸었다. 1951년 서울에서 국내 최초의 수출 업체인 개풍상사를 운영하면서 면사 등을 팔아 강원도 대한탄광(1955년) 등을 인수했다. 이렇게 번 돈으로 미국의 개발차관(AID)을 받아 1959년 OCI그룹의 모태인 동양화학을 설립했다. 동양화학은 국내 최초로 유리를 만드는 데 쓰이는 소다회를 제조하는 기초화학소재 업체로 첫발을 뗐다. 그러나 1968년 공장 준공 이후 일본과 미국의 소다회 제품이 범람해 적자와 재고가 쌓이면서 사업 초기부터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이 명예회장은 장남이자 OCI그룹을 승계한 이수영 회장을 회사에 불러들여 부자 경영을 시작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유학 중이던 이 회장은 지금의 부사장 격인 전무이사 타이틀로 1970년 입사했다. 이후 1979년 사장으로, 1996년 회장으로 OCI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 회장 투입 이후 당시 박정희 정부의 도움과 경제개발 계획에 힘입어 동양화학은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화이트카본을 생산하는 한불화학(1975년), 세제의 원료인 과산화수소 공장(1979년), 지금은 유니드로 개명한 한국카리화학(1980년), 실리카겔 공장(1988년), TDI 공장(1991년), 동우반도체약품(1991년) 등을 설립해 다양한 화학 분야로 진출하며 종합화학그룹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 업계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후유증으로 고전하던 시기인 2000년. 당시 예금보험공사에 담보로 잡혀 있던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하며 또 한번의 변신을 꾀했다. 제철화학은 포스코의 포항공장과 광양공장에서 배출되는 부산물인 콜타르를 정제해 피치 등 고부가가치 화학소재를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동양화학은 이듬해인 2001년 제철화학과 합병하면서 동양제철화학으로 거듭났다. OCI그룹에서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주요 기업이자 지주회사 격인 OCI는 당시 인수·합병을 계기로 1990년대 후반까지 3000억원대이던 매출이 2000년 기준 1조 6000억원대로 5배 이상 확대됐다. 이수영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6년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맡으며 재계를 이끌었다. OCI그룹(당시 동양화학)은 2006년 태양광산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다시 한번 도약에 나섰다. OCI그룹 내 주력 회사인 OCI는 2008년 제1 폴리실리콘 공장(연산 5000t)의 상업 생산이 시작된 후 제2공장(1만t), 제3공장(1만t)을 잇따라 건설했다. 이후 이들 공장의 생산 설비 합리화로 2011년 말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4만 2000t으로 확대하면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3위권의 폴리실리콘 메이커로 우뚝 섰다. 동양화학은 2001년 동양제철화학에 이어 2009년 회사명을 지금의 OCI로 바꿨다. 시련도 이어졌다. 이수영 회장의 두 아들인 이우현 OCI 사장과 이우정 넥솔론 관리인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 거래 혐의로 2011년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듬해인 2012년부터 유가 하락 등으로 태양광 업계가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OCI는 적자 전환했다. 이 여파로 OCI 계열인 넥솔론은 201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1년 6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OCI 주가는 2015년 3월 현재 10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OCI그룹은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삼성정밀화학이 사실상 손을 떼고, 웅진이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거의 포기한 태양광에너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흑자 전환(연결 기준)에 성공했다. 폴리실리콘 시장은 호전되지 않아 OCI는 적자지만 석유석탄화학과 기초화학 분야에서의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창출로 태양광 분야 적자를 보전해 흑자를 냈다. OCI그룹은 올해를 기점으로 폴리실리콘뿐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도 투자하며 성장 동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OCI는 태양광과 ESS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태양광 전문 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 OCI그룹 측은 “태양광 시장이 유럽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이달 말 전북 군산 폴리실리콘 3공장 증설을 끝내면 OCI는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량의 17%를 차지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서 “태양광 소재에서 발전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태양광 시장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우] 신문배달 소년의 세계경영 꿈… 미완으로 끝난 ‘김우중 신화’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우] 신문배달 소년의 세계경영 꿈… 미완으로 끝난 ‘김우중 신화’

    김우중(79) 전 대우그룹 회장은 1936년 대구의 한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일찍이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신문배달과 열무, 냉차 장사를 했다는 김 전 회장은 경기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자본금 500만원과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차렸다. 충무로의 10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셔츠와 의류 원단을 동남아에 내다 팔던 대우실업은 김 전 회장의 탁월한 경영 수완에 힘입어 5년 만에 국내 2위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대우의 몸집을 불려 나갔다. 1990년대에는 그 유명한 ‘세계경영’을 제시했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김 전 회장의 신화는 1998년 대우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좌초했다. 1999년 10월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중국 산둥성의 옌타이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돌아오지 않았고 2006년 20조원대의 분식회계와 9조 8000억원대의 사기대출을 벌인 혐의 등으로 징역 8년 6개월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00억원을 선고받았다. 노무현 정권인 2008년 특별 사면됐지만 김 전 회장은 같은 해 추징금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1000억원대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다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베트남 등 해외를 오가며 생활해 온 김 전 회장은 2012년부터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청년사업가 양성사업’(GYBM)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복귀설’이나 ‘재기설’에 대해서는 일축하는 분위기다. 일단 건강이 좋지 않다. 김 전 회장은 최근 한 달에 한 번씩은 체크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대우그룹 창립 기념식에서는 보청기를 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1998년 뇌혈관 파열로 인한 뇌경막하혈종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기도 했다. 자금 역시 ‘재기’를 논하기엔 역부족이다. 현재 김 전 회장은 가족이 소유한 집과 베트남, 한국에 소유한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재산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김 전 회장은 한국에 들어오면 딸 선정씨가 세를 내고 있는 방배동 빌라에 머문다. 김 회장은 부인 정희자(75)씨 아래 3남(차남 선협씨·삼남 선용씨) 1녀를 뒀다. 장남 선재씨는 1990년 교통사고로 일찍 사망했다. 고 선재씨는 영화배우 이병헌을 닮아 김 회장 부부가 이병헌을 양아들로 삼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의 부인 정씨는 선재아트센터 관장과 제5대 한국 여자테니스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정씨는 80년대 초 김종필 전 총리의 부인인 고 박영옥 여사곁에서 테니스 단체를 돕는 활동을 하면서 테니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수료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씨줄날줄] 고래고기/서동철 논설위원

    적지 않은 서양 지도는 독도를 리앙쿠르암(Liancourt Rocks)이라고 표기한다. 리앙쿠르란 동해에서 고래잡이를 하던 프랑스 포경선의 이름이다. 프랑스 르아브르를 모항(母港)으로 하는 431t급 리앙쿠르호는 1849년 1월 27일 독도를 발견하고 보고서를 제출한다. 독도에 생뚱맞은 프랑스식 이름이 붙은 이유다. 리앙쿠르는 정치인이자 프랑스 과학원 회원이었던 귀족의 이름으로 파리 북쪽에는 그의 이름을 딴 도시도 세워졌다. 리앙쿠르호는 1852년 8월 14일 오호츠크해에서 좌초되어 침몰했는데, 당시에 이미 조선 동해와 러시아 동부 해안이 고래잡이 어장으로 각광받았음을 보여 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고종 26년(1899) 러시아인 헨리 게젠린그에게 고래잡이를 허락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경상도 울산포와 강원도 장진포, 함경북도 진포도를 고래잡이 근거지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듬해인 고종 37년(1900)에는 일본원양어업회사의 가와기타 간시치에게도 포경을 허락했다. ‘전라 한 도를 제외하고 경상, 강원, 함경 3개 도는 바닷가에서 3리 이내에 포경 구역을 긍정(肯定)하였다’는 대목이 보인다. 러시아와 일본이 고래라는 천연자원을 두고 동해에서 각축을 벌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1904~1905년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하자 동해 고래잡이는 일본의 독무대가 된다. 일본 작가 에미 스이인(1869~1934)은 1906년 울산 장생포를 찾았다. 이곳에는 일본 동양어업주식회사의 출장소가 있었다. 그 경험을 ‘실지탐험 포경선’이라는 일종의 르포로 남겼는데, 포경선을 타고 울릉도 남서쪽에서 참고래떼를 만난 장면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갑자기 선장이 고래떼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 저쪽에서 두 마리가 나란히 바닷물을 뿜어 올리는가 하면 이쪽에서 세 마리가 차례차례 등의 돌기를 세운다. 왼쪽에 2~3마리, 오른쪽에 4~5마리 금세 배는 고래 함대에 포위되고 말았다. … 무슨 고래냐고 물으니 참고래라고 했다. 이 부근의 고래 종류는 혹등고래, 참고래, 그리고 귀신고래 정도가 있다는 것이다.’ 참고래는 길이가 27m에 이르는 수염고래를 말한다. 최근에 많은 밍크고래는 작고 맛도 덜해 과거에는 아예 잡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고래가 흔했다. 잡은 고래는 기름을 짜 주로 산업용으로도 이용했지만, 울산 부산 포항 대구 등 지역 주민에게는 훌륭한 먹거리로도 떠올랐다. 지금도 적지 않은 고래고기 전문식당이 성업 중이다. 포경이 금지됐음에도 어떻게 재료를 충당하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지난해 그물에 걸린 고래가 13종 1849마리에 이른다고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밝혔다. 돌고래가 많지만 ‘바다의 로또’라는 밍크고래도 54마리가 잡혔다. 고래고기 문화의 명맥을 잇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모두 ‘우연히’ 걸렸다기에는 조금 많은 숫자가 아닌가도 싶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일제징용 피해자 지원 재단 ‘좌초’ 위기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를 돌아볼 여력은 당사자 사망 등으로 갈수록 희미해진다. 그런데 넋을 달래려는 정부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다섯 달 남짓 다가온 광복 70돌이 무색해진다. 1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출범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대해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이승한)는 허가처분과 임원임명 무효 판결을 내렸다. 정부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2012년 3월 재단 설립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이들은 자체적으로 임원을 뽑고 정부의 사후 승인을 받는 ‘승인제’를 요구해 임명제를 고집하는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준비위는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재단 출범에 맞서 곧장 소송을 걸었다. 재단은 한 발짝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끝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고 말았기 때문에 재단에 대한 사업예산 지원을 일단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3년 4월 현재 정부로부터 생존자 위로금을 받는 강제징용 피해자는 2만 4386명이다. 물론 당사자 모두 100세에 가까운 고령이기 때문에 지원체계 정비 자체가 거듭 늦어지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숨길 수 없다. 징용이란 전쟁 때 필요한 인적 자원을 보충하기 위해 보상을 지급하고 역할을 분담시키는 것으로, 일제는 이른바 위안부로 불리는 근로정신대를 차출하고 미쓰비시, 신일본제철 등 군수물자 공장, 전투지역 노역장에도 한국인을 동원했으면서 임금지급을 미루는 등 무자비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우리나라 정부는 한때 외교적 마찰 우려를 빌미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대일 청구권 행사를 교묘하게 방해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이탈리아판 세월호 선장 징역 16년 선고

    “나는 희생양”이라는 주장에 법원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감옥에서 16년 이상 갇혀 지내야 할 운명에 처했지만 여론은 “형량이 가볍다”며 반발하고 있다. 2012년 이탈리아의 초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좌초 당시 승객과 배를 버리고 달아난 프란체스코 셰티노(54) 선장에게 징역 16년의 중형이 선고됐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법원은 이날 토스카나주 그로세토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셰티노 선장에게 징역 16년 1개월을 선고했다. 승객 32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10년)와 유람선 좌초를 초래한 혐의(5년), 42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탄 배를 버린 혐의(1년)에 더해 항만 당국에 대한 허위 통신 혐의(1개월)가 추가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건’에 빗대어 ‘이탈리아판 세월호 사건’으로 불려 왔다. 셰티노 선장은 법정에서 미숙한 승무원과 유람선 회사에 책임을 떠넘겼다. “승무원이 방향을 잘못 잡아 유람선이 좌초됐고 승객들을 즐겁게 해 주려 유람선을 해안 근처로 이동시킨 건 회사 정책이었다”는 주장이다. 셰티노 선장은 앞서 “유람선이 기울어져 (내가) 떨어진 것이지 도망친 게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치다 ‘겁쟁이 선장’이란 별명까지 얻은 상태다. 당초 26년 3개월을 구형한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AP는 콩코르디아호 사건과 관련, 지금까지 실제 구속된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조타수 등 승무원 5명은 수사 초기 검찰과 사전 형량 조정을 해 최대 2년 10개월을 구형받았으나 수감되지 않았다. 유람선 운영사인 코스타 크로시에르도 2013년 벌금 100만 유로(약 12억 4500만원)를 내는 것으로 형사처벌을 면했다. 이 회사는 현재 구조된 승객 및 유람선이 좌초된 토스카나 지역 당국과 책임 소재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콩코르디아호는 2012년 1월 13일 승객과 선원 4229명을 태우고 가던 중 토스카나 질리오섬 해안에서 암초에 부딪혀 좌초,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北, 한적 분유지원 거부… 남북관계 악화

    대한적십자사는 11일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 어린이 지원을 위해 25t의 분유를 보내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전달했지만 북한이 이에 호응하지 않아 무산됐다고 밝혔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북측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원을 거부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분유 지원은 한적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가 모금한 재원으로 마련됐다. 이 위원회는 2009년에도 북한에 20t의 분유를 지원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통일준비위원회가 남북 간 접촉을 통해 설 이산가족 상봉과 5·24조치 해제 등 포괄적 논의를 제안한 이후 현재까지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정부의 남북대화, 민생·환경·문화 통로 개척 등 2015년 통일정책 추진 전략들이 시작도 못 해 보고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통일부는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해는 ‘남북대화’와 ‘호혜적 남북경협’을 통해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북한은 강경 일변도를 택하고 있어 실제 정부의 바람대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단독] 핀테크 보안 급한데… 전담기구 출범 올스톱

    [단독] 핀테크 보안 급한데… 전담기구 출범 올스톱

    이달 초 출범 예정이었던 금융보안 전담 기구인 금융보안원이 관계 기관 직원들의 반발로 첫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설득에도 직원들은 이직을 철회하겠다며 버티고 있고, 초대원장 후보는 ‘추천위원 사전 접촉’ 의혹에 묵묵부답이다. 정부가 올해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융합산업)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만큼 각종 보안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정작 이를 전담할 통합 기구는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인 셈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금융결제원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설립 취지에 대해 강조하는 한편 이직 철회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음날도 코스콤 직원들을 상대로 같은 자리를 가졌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3월 출범은커녕 통합 기구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요원하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금융보안원 설립이 삐걱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김영린 금융보안연구원장이 새 통합기구의 초대원장 후보로 선정되면서부터다. 금융보안연구원·금융결제원·코스콤 등에 흩어져 있던 금융전산보안 기능을 한 곳에 모으는 만큼 직원들은 3개 기관 출신은 후보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이를 조건으로 이직을 신청했던 금융결제원과 코스콤 직원들은 김 원장이 후보로 최종 확정되자 모두 이직을 철회했다. 문제는 지금의 교착 상태를 풀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금융결제원과 코스콤 직원들은 김 원장의 사퇴 없이는 이직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김 원장 역시 “적법한 절차로 선정됐다”며 강경하다. 후보자 면접에서 “금융결제원·코스콤 직원들을 설득해 모두 데려오겠다”고 자신했던 김 원장은 50일이 지나도록 단 한 명도 설득하지 못했다. 그래서 김 원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직원은 “직원들의 요구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자신이 정당한 절차에 의해 선정됐다는 점만 강조하는 바람에 직원들의 마음이 더욱 멀어졌다”고 전했다. 김 원장이 후보 선정 과정에서 추천위원들과 접촉했다는 의혹에 대해 직원들이 통화 내역 등을 요구했지만 김 원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통합 과정 중에 본부장과 팀장급 경력직을 추가 채용한 점도 반발을 키웠다. 한 코스콤 직원은 “이런 분위기라면 금융보안연구원의 간판만 바꿔 단 것”이라며 냉소했다. 윤명근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해킹 등 금융보안 사고를 줄이기 위해 컨트롤타워를 논의했는데 민관 기관들과의 충분한 협의나 조율 없이 다소 성급하게 위에서부터 추진한 경향이 있다”면서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소득 있는 공무원연금 중단 형평성에 맞는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부 기초안이 전격 공개됨에 따라 갑론을박식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그제 국민대타협기구에 보고한 기초안의 핵심은 공무원연금 수급을 위한 재직 기간을 현행 20년 이상에서 10년 이상으로 낮추는 한편 퇴직 후 일정한 소득이 있으면 연금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이다. 연금 지급률은 현행 1.9%에서 1.5%로 축소하고 재직자에 대해 현재 민간 퇴직금의 최고 39% 수준인 퇴직수당을 유지하되 신규 공무원에 대해 민간 수준의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아직 정부의 기초안에 불과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 안보다 세밀한 내용을 담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과 공무원 단체 대표 등이 포함된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논의가 진전되겠지만 퇴직 공무원이 공공이나 민간 기관에 재취업해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을 올리면 연금을 중단하는 방안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보통 고위직 공무원은 중하위직에 비해 퇴직 이후에도 좋은 일자리를 갖고 고소득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고위직 퇴직 공무원들은 재직 시 구축한 각종 네트워크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갈 기회도 많지만 연금 이외에 특별한 노후 대책이 없는 중하위직에 대한 배려는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그동안 자신들의 개혁안도 없이 좌고우면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던 새정치국민연합도 오는 12일 공무원연금 개선책을 국민들 앞에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민대타협기구 2차 회의에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는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정치권이 미적미적 시간 끌기로 나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이해 당사자들이 모인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논의는 이뤄지겠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은 결국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는 입법 사안인 만큼 타이밍이 중요하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려는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좌고우면 눈치를 보게 되면 시기를 놓치고 개혁의 동력도 사라지게 된다. 공무원연금은 1960년에 도입돼 1993년부터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연간 2조 5000억원을 국민 혈세로 보전했다. 올해는 3조원, 10년 후에는 10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후세들에게 이런 빚더미를 안겨주는 것은 물론 국가재정마저 파탄 나는 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막아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실패하면 대한민국호(號)는 좌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전체 고래종 56% 해양 쓰레기 먹어... 고래 죽어간다

    전체 고래종 56% 해양 쓰레기 먹어... 고래 죽어간다

    우리 인간이 버린 해양쓰레기가 수많은 고래와 돌고래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조사에서 전체 고래종 가운데 56%가 해양쓰레기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집단에서는 섭취율이 31%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 버지니아 아쿠아리움·해양과학센터의 생물학자 수잔 발코와 동료들은 지난해 8월 미국 체서피크만에 접한 엘리자베스강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몸길이 45피트(약 13.7m)에 달하는 젊은 보리고래 암컷 한 마리가 상류를 향해 헤엄치고 있었던 것이다. 멸종위기 종인 보리고래가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곳은 원래 대서양 연안이다. “보리고래의 이동경로로 보아 시기적으로 그 곳에 있어선 안되는 때였다”고 생물학자 수잔 발코는 회상했다. 이 고래는 방향 감각을 잃은 듯했다. 발코는 고래가 배와 부딪치지 않도록 추적했지만 결국 며칠 뒤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고래를 해부한 결과 위에서는 DVD 케이스와 같은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고, 이 때문에 다른 먹이를 먹을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몸이 약해져 배와 충돌한 뒤 척추 손상이 일어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길고 고통스러운 최후였을 것”이라고 발코는 말했다. 이처럼 해양 생물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다. 고래 외에도 바닷새와 바다거북들도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한다. 소화할 수 없는 쓰레기를 삼키면 위장이 막혀 결국 굶어 죽게 된다. 바다의 쓰레기가 증가하는 것은 해양 생물에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캘리포니아 해양포유류센터의 과학자 프랜시스 갈란드는 “(쓰레기로 인해) 해변에 좌초되는 고래는 죽은 고래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특히 취약한 것이 향유고래이다. 갈란드는 “내가 해부한 향유고래는 모두 뱃속에서 그물이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가 목격한 최악의 사례는 2008년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에 밀려온 두 마리의 향유고래. 두 마리 다 뱃속에 어망, 밧줄,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했다. 한 마리는 위가 파열돼 있었고, 또 다른 한 마리는 먹지 못해 야윈 상태였다. 두 마리 모두 사인은 쓰레기였던 것. 발견된 플라스틱의 종류와 상태를 통해 오랫동안 뱃속에 축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갈란드에 의하면, 한 마리의 위에서는 400파운드(181kg) 이상의 쓰레기가 나왔다. 그는 “두 마리는 굶주림에 시달리며 천천히 죽은 것이다. 큰 고래가 쓰레기로 죽는 것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어업국의 블레어 메이스에 따르면, 바다를 떠도는 쓰레기로 목숨을 잃는 고래와 돌고래가 늘고 있다. 그녀가 담당한 구역에서만 2002년~ 2013년 쓰레기로 인해 밀려온 큰 돌고래가 최소 35마리다. 원인은 해수면의 쓰레기 뿐만이 아니다. 해저에서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귀신고래도 새우와 같은 작은 동물과 함께 무심코 쓰레기를 삼켜버릴 수 있는 것이다. 2010년 시애틀 근교에서 귀신고래가 좌초됐다. 37피트(11.3m)의 수컷으로 위에서는 20개 이상의 비닐 봉투, 작은 수건, 수술용 장갑, 운동복 바지, 덕트 테이프, 골프공을 발견했다. “인류가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고 검시에 참여했던 연구자들은 말했다. 사진=버지니아 아쿠아리움·해양과학센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DVD케이스가 고래 죽여” 전체 고래종 56%, 쓰레기 섭취

    “DVD케이스가 고래 죽여” 전체 고래종 56%, 쓰레기 섭취

    우리 인간이 버린 해양쓰레기가 수많은 고래와 돌고래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조사에서 전체 고래종 가운데 56%가 해양쓰레기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집단에서는 섭취율이 31%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 버지니아 아쿠아리움·해양과학센터의 생물학자 수잔 발코와 동료들은 지난해 8월 미국 체서피크만에 접한 엘리자베스강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몸길이 45피트(약 13.7m)에 달하는 젊은 보리고래 암컷 한 마리가 상류를 향해 헤엄치고 있었던 것이다. 멸종위기 종인 보리고래가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곳은 원래 대서양 연안이다. “보리고래의 이동경로로 보아 시기적으로 그 곳에 있어선 안되는 때였다”고 생물학자 수잔 발코는 회상했다. 이 고래는 방향 감각을 잃은 듯했다. 발코는 고래가 배와 부딪치지 않도록 추적했지만 결국 며칠 뒤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고래를 해부한 결과 위에서는 DVD 케이스와 같은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고, 이 때문에 다른 먹이를 먹을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몸이 약해져 배와 충돌한 뒤 척추 손상이 일어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길고 고통스러운 최후였을 것”이라고 발코는 말했다. 이처럼 해양 생물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다. 고래 외에도 바닷새와 바다거북들도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한다. 소화할 수 없는 쓰레기를 삼키면 위장이 막혀 결국 굶어 죽게 된다. 바다의 쓰레기가 증가하는 것은 해양 생물에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캘리포니아 해양포유류센터의 과학자 프랜시스 갈란드는 “(쓰레기로 인해) 해변에 좌초되는 고래는 죽은 고래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특히 취약한 것이 향유고래이다. 갈란드는 “내가 해부한 향유고래는 모두 뱃속에서 그물이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가 목격한 최악의 사례는 2008년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에 밀려온 두 마리의 향유고래. 두 마리 다 뱃속에 어망, 밧줄,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했다. 한 마리는 위가 파열돼 있었고, 또 다른 한 마리는 먹지 못해 야윈 상태였다. 두 마리 모두 사인은 쓰레기였던 것. 발견된 플라스틱의 종류와 상태를 통해 오랫동안 뱃속에 축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갈란드에 의하면, 한 마리의 위에서는 400파운드(181kg) 이상의 쓰레기가 나왔다. 그는 “두 마리는 굶주림에 시달리며 천천히 죽은 것이다. 큰 고래가 쓰레기로 죽는 것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어업국의 블레어 메이스에 따르면, 바다를 떠도는 쓰레기로 목숨을 잃는 고래와 돌고래가 늘고 있다. 그녀가 담당한 구역에서만 2002년~ 2013년 쓰레기로 인해 밀려온 큰 돌고래가 최소 35마리다. 원인은 해수면의 쓰레기 뿐만이 아니다. 해저에서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귀신고래도 새우와 같은 작은 동물과 함께 무심코 쓰레기를 삼켜버릴 수 있는 것이다. 2010년 시애틀 근교에서 귀신고래가 좌초됐다. 37피트(11.3m)의 수컷으로 위에서는 20개 이상의 비닐 봉투, 작은 수건, 수술용 장갑, 운동복 바지, 덕트 테이프, 골프공을 발견했다. “인류가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고 검시에 참여했던 연구자들은 말했다. 사진=버지니아 아쿠아리움·해양과학센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글로벌 시대] 우리나라에도 시장창출형 혁신이 필요하다/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 융합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우리나라에도 시장창출형 혁신이 필요하다/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 융합학과 교수

    지난주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의 전자쇼라고 할 수 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열렸다. 이번 CES에서 최고로 눈에 띈 것은 중국 기업들이었다는 소문이다. 선전(深?)을 중심으로 하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약진하면서 CES 전시장을 양적으로 압도했다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몇몇 대기업들의 부스를 제외하고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몇 년간 지속된다면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떨어질지도 모른다. 무엇이 이런 급박한 위기를 불러오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투자와 혁신의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버드대학의 유명한 혁신의 대가인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는 혁신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 번째는 지속적 혁신이다. 지속적 혁신의 목표는 오래된 제품을 새로운 것이나 좀 더 나은 것으로 교체해 나가는 것을 흔히 의미한다. 두 번째 유형은 효율 혁신이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속적 혁신이나 효율 혁신은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나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마지막 유형은 시장창출형 혁신이다. 시장창출형 혁신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게 하므로 기업은 더 많은 사람들을 고용해 이를 만들어 내고, 유통하고, 서비스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시장창출 혁신이다. 시장창출 혁신을 위해서는 현재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제공이 어려운 것을 혁신해야 하므로 뻔히 보이는 것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도 된다. 고급스럽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쉽게 만드는 분야가 가장 중요한 혁신 분야다. 최근 미국에서 떠오르는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스타트업 벤처에 투자를 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획기적인 제품이나 콘텐츠에 대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선구매를 통해 사업이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플랫폼, 금융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는 여러 핀테크 기업 등의 혁신이 시장창출형 혁신이다. 소수의 효율을 중심으로 거대한 이득을 챙겨 오던 사업의 구조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과거에 없었던 것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것은 이와 같은 시장창출형 혁신 기업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효율 혁신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왔다. 이제는 이런 효율 혁신이 우리가 아닌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흥국들의 몫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시장창출형 혁신으로 혁신의 방점을 옮기지 못한다면 일본 이상의 장기적 침체에 들어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시장창출형 혁신이 나타나지 못할까? 필자는 그동안 성공의 법칙이 지나칠 정도로 경직된 사회 시스템과 제도, 그리고 문화를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신속한 결정과 국가적 지원,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 문화가 대한민국을 대기업과 공기업의 천국으로 만들어 놓았고, 이런 구조가 수십 년 지속되면서 사회가 전반적으로 관료화돼 거의 모든 혁신의 영역을 잠식했다. 작고 힘없는 혁신 기업들의 시도는 수많은 규제에 걸려 좌초하기 십상이다. 이런 어려움을 뚫고 나온 곳들은 곧바로 감시 대상이 되거나 새로운 혁신 기업의 등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견제와 질시 속에 해외로 옮겨 가는 곳들도 보인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공정한 경쟁이 아닌 수많은 정치적 수단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시장창출형 혁신은 요원하다.
  • 성소수자 인권 논란, 이번엔 성북구로 번져

    성소수자 인권 논란, 이번엔 성북구로 번져

    지난해 서울시가 성소수자들의 성적 지향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인권헌장 채택을 추진하다 기독교단체 등의 완강한 반대로 무산시켜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유사한 일이 서울 시내 자치구에서도 벌어졌다. 서울 성북구청은 이미 서울시로부터 예산지원까지 약속받은 성소수자 관련 사업을 일부 보수단체들의 반발로 무산시켜 인권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인권단체와 성북 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 만든 ‘성북무지개행동’(가칭)은 5일 성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의 민주적 참여를 거쳐 선정된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을 좌초시켰다”며 구청 측을 규탄했다.  해당 사업은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지원 및 상담 매뉴얼 제작·배포,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조사 실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2013년 5월 성북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같은 해 8월 차기연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채택됐다. 사업비 5900만원도 서울시의회 심의를 통과해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성북구가 지난해 8월 “성북교구협의회 등 기독교단체의 반발로 원안 추진이 어렵다”며 사업 내용 변경을 제안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성북구는 중재를 위해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센터 건립을 제외하고 연구용역을 통한 성소수자 실태조사 및 인식개선 사업만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업 제안자 측은 이 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9월 사업 변경안을 구에 제출했고, 기독교단체 목사들도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담은 서울시민 인권헌장(안)을 놓고 동성애 반대 시민 200여명이 집단 항의한 일이 발생한 뒤로 교구협의회 측은 구가 제시한 중재안을 거절했다. 이에 성북구는 청소년 성소수자만이 아닌 학교 밖 위기 청소년 상담사업으로 사업 내용을 바꾸겠다며 기독교단체의 이해를 구했다. 사업 제안자 측은 원안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이유로 구의 사업변경 계획을 반대했다. 그러나 구는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시에 ‘학교 밖 위기 청소년 상담사업’으로 아예 사업목적을 변경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서울시는 원안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성북구에 통보했고, 성북구가 거부해 사업은 좌초됐다.  성북무지개행동 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진행된 면담에서 구청장은 사업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인권을 내팽겨쳤다”고 비판했다. 이에 성북구 관계자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채택된 정당한 사업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기독교단체의 항의전화가 있었고, 사업반대 서명용지 1만여장을 제출받아 원안대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기업인 형기 절반 못 채워… 與, 가석방 추진 어려울 듯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권의 ‘기업인 가석방’ 추진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전례가 드문 데다 기업인 ‘갑질’의 민낯을 드러낸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여론마저 악화되면서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가석방은 형법상으로는 형기의 3분의1을 채우면 가능하지만 관행적으로 형기의 80%를 마친 수감자를 대상으로 해 왔다”면서 “야당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기업인 가석방 추진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가석방은 대부분 형 집행률 80% 이상일 때 이행돼 왔다. 2007년 이후 형기 60~70%를 채우고 가석방된 사례는 연평균 한두건에 불과했고 형기 60% 미만 가석방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따라서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 대부분이 현재 형기 50% 미만이기 때문에 일반인 수감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이들에 대한 가석방이 연내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 회장은 내년 3월 형기 80%에 도달하지만, 2008년 광복절을 맞아 사면된 지 3개월 만에 수백억원대 횡령을 저질러 재투옥됐기 때문에 법무부로서는 최 회장을 가석방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인 가석방에 대한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는 점도 기업인 가석방의 ‘좌초’ 쪽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가 지난달 30일 실시한 기업인 가석방 찬반 조사에서도 반대 66.3%, 찬성 29.1%로 집계됐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런 점들을 토대로 기업인 가석방 추진을 중단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 사면만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과거 정부가 사면권 남발로 숱한 비판을 받아 왔고 박근혜 대통령도 무분별한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터라 이행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이수근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 사무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이수근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 사무총장

    연말이면 서울 명동 등 전국 곳곳에서 ‘딸랑딸랑’ 종소리가 울린다. 이웃과 희망을 나누려는 구세군 자선냄비 소리다. 거리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은 이달 초 시작해 31일이면 종료된다.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효시가 된 자선냄비 모금운동을 펴고 있는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의 이수근(60) 사무총장에게 올해 자선냄비 모금 상황과 나눔의 의미에 대해 들어 봤다. 이 총장은 지난해 구세군에서 발족한 자선냄비 본부 사무총장으로서 2년째 모금 및 배분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1982년 구세군 사관학교 신학과를 졸업, 사관에 임명돼 33년째 사관의 길을 걷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23일 종로구 새문안로 구세군 자선냄비 사무총장실에서 진행됐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유래부터 소개해 주시죠. -1891년 12월 성탄이 가까워 오던 어느 날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해안에서 자선냄비가 첫 종소리를 울렸습니다. 도시 빈민들과 배가 좌초돼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조지프 맥피라는 한 여사관이 오클랜드 부두로 나가 큰 쇠솥을 내걸었고 그 위에 “이 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 붙였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성탄절에 불우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기금을 마련했고 그 후부터 매년 성탄이 가까워지면 구세군 자선냄비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126개국에서 불우한 이웃과 함께하는 자선냄비 행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자선냄비가 처음 나왔나요. -우리나라 구세군은 1908년에 조직됐으며 자선냄비는 1928년에 나왔습니다. 홍수와 가뭄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았던 한 해의 끝자락에 얼어 죽은 변사체가 발견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당시 박준섭 구세군 사령관이 정부에 공식 모금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해서 시작했습니다. 그해 12월 15일 서울 명동 등 20여곳에서 처음으로 자선냄비가 나왔죠. 반응이 좋아서 그때 돈으로 848원 67전이 모였고 이 돈은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에게 식사와 땔감을 제공하는 데 쓰였습니다. 우리나라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한국 사회 모금사업의 효시이자 1928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전쟁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해 겨울 한 번도 쉼 없이 86년간 지속돼 온 한국 나눔문화의 유산이자 상징이 되었습니다. →모금 및 배분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모금은 서울시내 100곳을 포함해 전국 360곳에서 합니다. 모금이 되면 161개의 전문사회복지시설을 포함한 640곳 나눔처소를 통해 배분합니다. 배분은 지역에서 모금한 것은 해당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결식아동, 노인을 위해 쓰인다고 보면 됩니다. 서울의 경우 홈리스나 독거노인을 위해 쓰고 에이즈 예방사업, 미혼모를 위해서도 씁니다. 각 지역에서는 배분 이후 본부에 그 집행 상황을 보고합니다. 그리고 모금액의 10% 정도는 구세군 국제대표부가 나가 있는 몽골, 캄보디아를 비롯해 구세군 활동이 없는 필리핀, 중국 등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쓰고 있습니다. →기부금의 투명성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자선냄비 본부는 외부 회계감사, 행정자치부 감사, 자체 감사, 그리고 국제 감사까지 네 번의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자선냄비 본부로서는 이처럼 다 감사를 받는데 구세군 종교법인으로서는 감사 대상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자선냄비 본부가 투명하지 못하다고 오해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죠.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금 및 배부 내역은 연간 사업보고서에서도 볼 수 있고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다 공개하고 있습니다. →모금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습니다. 한국 구세군은 모금 기간을 11월에서 그다음 해 10월 말까지로 잡고 있습니다. 12월 모금을 겨냥해 11월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2012년에 49억원, 13년 64억원, 올해 9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업체 후원과 일반 시민들의 십시일반이 모여 모금 실적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모금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11월부터 새해 10월 말까지는 120억원 모금이 목표입니다. →전체 모금 중 순수한 거리모금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100억원 모금 목표에 98억원을 모금했는데 11, 12월 두 달간 모금액이 63억원입니다. 이 중 순수 거리모금액은 30억원 정도 됩니다. 올해 11월부터 내년 10월 말까지 모금 목표액 120억원 가운데 11, 12월 두 달간 65억원을 모금할 계획입니다.(30일 현재 구세군은 66억 2000여만원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거리모금을 통해 기부하는 사람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다면. -올해까지 4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1억여원을 익명으로 기부해 주시는 고마운 분이 있습니다. 저희들이 이름을 알려고 해도 거절합니다. 편지 봉투 겉면에 ‘신월동 주민’이라고만 자기소개를 한 분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기앞수표와 함께 편지가 들어 있었어요. 올해에는 “나의 기부 뜻을 이해해 주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위, 딸들에게 칭찬을 아낌없이 해 주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편지글로 미뤄 어렵게 자수성가한 분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후순위채권 5000만원을 압구정 자선냄비에 넣어 주신 중년 신사가 있는데 올해에도 같은 금액을 넣고 갔습니다. 후순위채권은 소지자가 은행에 가면 바로 환전이 가능한데 암시장에서는 7000만원에 거래된다고 하더군요. 이 밖에 아기 돌반지, 금으로 된 교정치아, 헌혈증서 20여장을 내주신 분도 있습니다. 아기 돌반지는 아기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어머니가 기부한 것이었습니다. 헌혈증서 같은 경우 병원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에 수혈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해 오면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손연재 선수도 1000만원을 냈습니다. →자선냄비에 편지 봉투가 들어오면 봉사자들 가슴이 두근두근하겠습니다.(웃음)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봉투 기부자가 많은데 이는 미리 기부를 준비한 사람이 많다는 것으로 저희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죠. 붉은 옷을 입고 자원봉사하는 사람들로선 “내가 봉사 활동을 했는데 이렇게 많이 들어왔다” 하는 기쁜 마음을 가지리라 생각합니다. →자선냄비 모금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아무래도 왕래객이 있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모금은 장소를 포함해 모금 일정을 정부에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서 합니다. 올해는 360곳에서 모금 중입니다. →자선냄비엔 신용카드 단말기도 장착돼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맞습니다. 요즈음 현금보다는 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세태를 감안해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신용카드를 통한 모금액은 많지 않습니다. 카드는 2000원, 5000원, 1만원, 2만원 단위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기업 등 기부자가 지정 기탁하면 본부에서는 그냥 따르나요. -그렇습니다. 다만 그냥 (임의로) 기부해 주시면 필요한 곳에 쓰는데 지정 기탁하면 중복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대통령도 자선냄비에 기부를 하시나요. -그렇습니다. 올해는 아직 오시지 않았습니다만 옛날부터 대통령들은 우리가 이야기 안 해도 빠짐없이 기부를 했습니다. 우리가 모금하는 장소에 얘기하지 않고 반드시 옵니다. 오시기 몇 시간 전에 연락이 와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모금 시작을 격려하는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오셨습니다. →대통령 기부액은 얼마나 되나요. -금액은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현금으로 낸 것으로 기억합니다. →모금액은 어떻게 관리하는지요. -그날 모금한 것은 우체국이나 은행에 바로 집어넣습니다. 거리모금은 12월 한 달만 하는데 20일까지는 오후 6, 7시까지 하며 그 이후는 8시까지 합니다. 서울의 경우 각 거리의 자선냄비 모금통을 자루에 넣고 봉인해서 구세군 본부로 가져오면 자선냄비 본부에서 다시 대형 자루에 넣어 우체국으로 보냅니다. →자선냄비 모양은 세계적으로 같나요. -거의 비슷합니다. 약간씩 다르나 방패 모양은 똑같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우리나라 자선냄비는 8년 전 주방기기업체인 휘슬러에서 만들어 준 것입니다. 사용하다 깨지거나 끊어지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무료로 다 제공해 주고 있어요. 그전에는 양철로 만든 것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구세군 역사박물관에 보관돼 있습니다. →자선냄비 본부 발족 계기가 있었나요. -지난해 5월 10일에 본부로 출범했습니다. 본부 출범 전에는 구세군 홍보부에서 모금을, 사회복지부가 배분을, 재무부에서 기금 입출금을 각각 담당했는데 보다 체계적으로 모금 및 배분 업무를 하기 위해 나눔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이 필요했죠. 본부가 생기면서 연중 모금으로 전환됐고요. →우리나라 기부 수준은 어떤가요. -10년 전에 비해서는 많이 높아졌습니다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습니다. →기부 수준이 낮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시민들이 여유가 없어 기부를 못하는 측면과 여유는 있으나 기부 의사가 없는 점, 그리고 모금단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 등이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모금 방식을 본받아 모금 및 배분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기부처 개발, 사업 유형, 배분 기술이 10년 정도 뒤진다고 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신뢰도 제고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세군 자선냄비 활동에 대해 일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하시죠. -새해 10월 말까지 목표액 120억원 모금을 다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우리는 86년 역사가 말해 주듯 가장 낮은 곳을 향한 나눔의 단체입니다. 정부에서 복지국가를 지향한다지만 정부가 가난 구제를 다 할 순 없지 않습니까. 민간도 나서야죠. 사회적 안전망이 느슨해지면 안 되는 만큼 우리가 촘촘하게 이 안전망을 기워 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가장 오래된 나눔단체로서, 국민기부금을 전달하는 심부름꾼으로서, 더 많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청렴한 단체로 활동하겠습니다. 박현갑 부국장 eagleduo@seoul.co.kr ■구세군은 구세군(The Salvation Army)은 기독교의 한 교파로 1865년 영국 감리교 목사 윌리엄 부스(William Booth)가 런던에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는 1908년 개신교의 한 교단으로 도입됐다. 자선냄비와 같은 사회봉사 활동으로 선교 활동을 대신한다.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군대’로서 구세군이라는 군대식 조직으로 운영된다. 구세군 사관학교를 졸업하면 사관으로 임명된다. 신도는 협력자를 포함해 12만명이며 사관은 이수근 사무총장을 비롯해 현재 670명이 활동하고 있다. 정년은 만 65세다. 사관은 종교법인인 대한구세군유지재단법인 산하의 300개 교회에서 담임 목회자를 맡거나 사회복지법인 구세군복지재단 산하 161개 전문 사회복지시설에 원장이나 사무국장으로 파견된다. 구세군대학원대학교와 기술고등학교라는 구세군 학교법인에서 교원으로 일하기도 한다. 사관은 일반 직장인의 월급에 해당하는 생활비로 가계를 꾸린다. 생활비는 4인 가족 최저 생계비 수준인 160만원 정도로 교회재정(헌금)에서 충당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정부 위탁시설이 많아 정부 보조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목회자 생활비보다 많이 받으면 차액을 재단에 반납하게 돼 있다.
  • [단독] 금융보안원 출범하기도 전에 좌초 위기

    금융보안원 초대 원장 후보로 김영린 금융보안연구원장이 선정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반발하는 금융결제원과 코스콤 직원들은 아예 짐까지 싸서 돌아갔다. 내년 2월 출범을 앞두고 시작 전부터 난항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보안원 초대원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지난 22일 김 원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이 소식에 금융보안원 설립 사전 준비를 위해 사무국에 파견돼 있던 20여명의 금융결제원과 코스콤 직원들은 추천위의 결정에 반대하는 의사 표시로 이날 1명씩만 남고 모두 회사로 돌아갔다. 금융보안원은 올해 초 발생한 대규모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를 계기로 금융보안연구원, 금융결제원, 코스콤에 흩어져 있는 정보공유분석센터(ISAC) 업무를 한 곳에 모아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금융보안전담기구다. 금융보안연구원 직원 55명, 금융결제원 62명, 코스콤 39명 등이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직 예정이었던 직원들은 “세 기관 중 한 곳에 몸담았던 사람이 초대 원장이 될 경우 이직을 철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출범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결제원과 코스콤 직원들은 김 원장의 추천에 대해 “약속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앞서 직원들은 “세 개 조직의 통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확보한 중립적인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면서 “3개 기관 중 한 개 기관 출신 인사는 배제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 최종 후보로 김 원장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금융노조와 금융결제원 노조 등은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김 원장은 금감원 감독서비스총괄국장과 거시감독국장을 지낸 만큼 보안업무 전문성도 떨어지는 데다 금융보안연구원 조직을 확대하기 위한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금감원 퇴직 인사의 재취업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추천위도 이런 노조의 입장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2월 2일 출범을 앞두고 코스콤과 금융결제원 직원의 무더기 이탈로 업무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사원 총회조차 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얼마나 많은 인원을 데려올 수 있을지는 김 원장의 리더십에 달린 문제”라며 “한 사람씩 만나 설득하는 일이 있더라도 반쪽 출범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자신의 미식축구팀 경기 부진 비꼬는 캐럴 영상

    자신의 미식축구팀 경기 부진 비꼬는 캐럴 영상

    최근 뉴올리언스 세인츠와의 경기서 15대 31로 패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국의 프로미식축구팀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를 재치있게 꼬집은 캐럴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트리뷴의 시카고 지역방송 WGN-TV는 시카고 베어스의 팬 ‘필 과이(Phil Guay)’가 시카고 베어스의 경기 운영에 대한 실망감을 크리마스 캐럴에 담아 제작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잘 알려진 캐럴을 개사해 시카고 베어스 선수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던 필 과이는 경기에 대한 실망감을 노래로 전한다. 실망스러운 경기로 자신이 상처를 입었다는 메시지를 전하던 필 과이의 캐럴은 특히 모든 게임이 좌초됐다며 손가락질과 함께 ‘실패(Fail)’를 수없이 반복하며 노래하는 부분에서 분노의 정점을 찍는다. 여러 캐럴을 이어 나가던 필 과이는 “가로채기를 많이 허용했고 패스 연결도 되지 않았고 골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며 “너는 올해 가장 어리석은 실수를 한 팀이다”라며 마지막 캐럴을 마무리한다. 한편 시카고 베어스는 지난 15일 뉴올리언스 세인츠에 패배하며 올 시즌 전적 5승 9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두고 그의 캐럴 영상은 유튜브에서 62만 68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Parkview Christian Church/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포스트 장성택’ 없어… 외화벌이 틀어쥔 軍

    [서울&평양 리포트] ‘포스트 장성택’ 없어… 외화벌이 틀어쥔 軍

    김정은 체제 초기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 처형은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큰 충격을 줬다. 북한이 나열한 그의 죄목 중 ‘불경죄’는 곧 ‘역린’(逆鱗)을 의미한다. 최고 존엄의 권위에 도전한 장성택의 행위는 용납받지 못했다. 장성택이 처형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인 12일 김정은 정권의 권력은 일시적이나마 공고화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북한 내에서 불고 있는 ‘장성택 그림자 지우기’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인적개편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보 당국은 지난해 말에 북한 당국이 장성택 연관자들을 제한적으로 처리했다고 보고 있다. 한 정보 관계자는 “북한이 장성택 관련자들을 광범위하게 솎아낸 것이 아니라 내부동요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장성택 처형 후 석탄·금속 관련 인사 교체 실제 장성택 측근들로 알려진 당 행정부 부부장들인 리용화, 장수길이 처형됐고 또 친·인척인 전용진 전 쿠바대사와 장용철 전 말레이시아 대사를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이 관여했던 주요 외화벌이 사업인 석탄·금속 관련 인사들도 내각에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지난 3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약 55%에 가까운 대의원이 바뀌면서 ‘장성택 잔재 숙청’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성택 세력의 몰락과 대조적으로 김정은 시대의 신진 세력이 부상했다. 대표적으로 한광상 재정경리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변인선 제1부총참모장, 리병철 전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 시대의 권력 강화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적 변화로 볼 수 있다”면서 “장성택 사건을 ‘현대판 종파집단에 대한 숙청’으로 규정하며 권력 안정화를 추진했다”고 진단했다. ●장성택 주도 북한 이권 사업의 향배는? 지난해 12월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장성택이 이권에 개입해 타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고, (이와 관련한) 비리 보고가 김정은에게 올라가 장성택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라며 “당 행정부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알짜 사업의 이권에 개입했는데, 주로 이는 석탄에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가 장성택 재판 판결문에서 “부서와 산하 단위의 기구를 대대적으로 확장하면서 나라의 전반 사업을 걷어쥐고 중앙기관에 깊숙이 손을 뻗치려고 책동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0년 국방위원회 산하에서 당 행정부로 이관된 54부는 북한 내 외화벌이에서 알짜 사업인 석탄 수출을 독점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당과 군부에서 이 이권사업을 양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당과 군이 54부를 분산해서 장성택 이권을 나누어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국에 있는 무역회사의 명칭이나 사장이 계속 바뀌고 외화벌이 기관이 당에서 군으로, 군에서 당으로 이관된 것이 확인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내 주요 외화벌이 사업 중 하나인 수산·양식사업권도 당 기구 산하에서 군 관련 기관으로 이동한 정황이 나타났다. ●평양 10만호 사업 등 주요 사업 대부분 좌초 장성택이 주도하던 사업들도 전면 개편 또는 중단됐다. 장성택이 주도하던 평양 10만호 건설 사업도 김정은의 ‘전시성’ 사업으로 대체됐다. 이 사업은 작년까지 2만호 건설에 그쳤고 자금 부족으로 중단됐다. 김정은은 이 사업 대신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평양 육아원 애육원 ▲김책공대 교육자 살림집 건설 등 ‘선심성’ 사업에 치중했다. 장성택이 실권을 쥐고 있을 당시 추진했던 각종 경제 프로젝트는 명칭이 바뀌었다. 김정은은 올 2월 6개 신규 경제개발구를 발표하면서 신의주 경제지대의 명칭을 특수경제지대에서 국제경제지대로 변경했다. 지난 8월에는 장성택과 관련된 공장인 대동강 타일공장을 천리마로 바꾸고, 승리윤활유공장을 천지로 개칭하는 등 장성택 지우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포스트 장성택’은 없었다”면서 “장성택이었으면 가능했을 사업이 좌초되는 단면에는 북한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김정은은 경제 살리기보다 ▲미림승마장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개인의 치적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집권 이후 정부의 재정건전성 확보 조치나 공장 경쟁력 제고 방안 등 경제 성장과 관련한 이렇다 할 정책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의 잔재를 청산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전시성 사업은 자원 배분의 왜곡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기여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나라의 자원을 헐값에 팔아버리는 매국행위”를 내세워 북·중간 경제교역을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북·중 교역의 파트너인 중국 입장에서는 졸지에 헐값에 북한 자원을 매집하는 ‘파렴치한’이 됐다. 장성택 처형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3일 홍콩 대공보는 사설에서 “역사적 시기마다 중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달랐지만 가장 큰 요구는 ‘북한의 안정’이었다”며 “장성택 사건은 중국에 있어 북한에 존재하는 불안정 요소가 한국보다 훨씬 크고 위험하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중국의 국가 이익에 손실을 줄 주요인은 북한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공보의 예측도 북·중관계의 냉각기가 1년이 넘은 이 시점까지 지속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북·중 관계는 서로에 대한 실망을 넘어 불편한 관계로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실세로 통하던 장성택이 처형된 후 북·중 간 정치분야 교류가 크게 줄어들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매년 북·중이 고위급 인사를 교류했는데 장성택 처형 이후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김정일-후진타오 시절 1년에 45회 정도 이뤄지던 정치교류가 장성택 처형 이후 3분의1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중국 류젠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 방북에 이어 3월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중국 정부 인사의 북한 방문은 끊긴 상태다. 또 북한과 중국은 1년에 5~6차례 군사교류를 했지만 올해 군사 교류는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중이 추진해 오던 경협 프로젝트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이 주도하던 나선·황금평 특구 개발사업은 답보상태”라고 밝혀 변화된 북·중관계의 민낯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북한 내 엘리트들 보신주의 팽배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에서 엘리트들의 체제수호 의지에 동기를 부여하는 이른바 ‘운명공동체’ 의식은 김정은 3대 세습체제로 넘어오면서 크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성택 숙청 이후 무자비한 공포통치가 지속되면서 간부층 내부에서 신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권력층의 비리와 보신주의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김정은의 측근들조차 장성택 처형의 주된 죄목이 ‘김정은 권위훼손’이었다는 점을 의식해, 언행을 극도로 조심하면서 충성심 과시에 급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북한 간부층 내부에서 ‘복지부동ㆍ면종복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일부 내각 간부는 ‘경제파탄’을 지적하며 김정은이 10년을 버티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돈줄 마른 김정은, 개성공단 임금올려 수익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 인상 상한선 폐지를 포함해 각종 노동규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9일 “북측에서 49개 관련 조항 중에 13개를 수정해서 우리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요구안에는 ▲임금 인상 상한선 5% 폐지 ▲퇴직금 지급요건 완화 ▲개성공단을 총괄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이 임금 인상 상한선 폐지를 요구한 배경을 놓고 개성공단에 더 많은 근로자 투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통해 수입을 높이려는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경제개발구와 특구 등 외자유치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인 것은 물론 매해 발생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홍성기 아주대 기초교육학과 교수는 “북한이 야심차게 경제특구를 지정했지만 인프라 문제 등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석탄 등 자원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보다, 노동력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개성공단이 북한입장에서는 편리한 소득증대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은 나진·선봉 특구를 포함, 24개의 경제·개발 특구를 지정하고 투자유치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로 알려졌다. 또 대외무역의 90%를 차지하는 대중교역에서 매년 7억~9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상태다. 이 밖에도 북한이 전격적으로 임금 인상을 통보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른 무기거래 및 마약밀매 단속과 위조 화폐, 가짜 양주·양담배의 유통금지 등으로 불법 수입이 차단되며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이 고갈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국이 북측 근로자의 저임금 문제를 외면하고 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모습을 부각시켜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고 한국의 약점을 까발리려는 의도란 지적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60명 탄 사조산업 원양어선 베링해서 침몰… 한국 선원 11명 사망·실종

    60명 탄 사조산업 원양어선 베링해서 침몰… 한국 선원 11명 사망·실종

    1일 오후 1시 40분쯤(한국시간) 러시아 서베링해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사조산업 소속 명태잡이 트롤선 ‘501오룡호’(1753t)가 기상 악화로 좌초된 뒤 침몰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사고 발생 직후 서울 및 현지 외교 채널을 통해 러시아와 미국 등 관련 국가에 수색과 구조 협조를 요청했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11명을 비롯해 필리핀인(13명), 인도네시아인(35명), 러시아 국경수비대 소속 감독관(1명) 등 모두 60명이 탑승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사조산업은 인근에 있던 러시아 선박의 도움으로 러시아 감독관 1명과 외국인 선원 6명을 구조했다. 한국인 선원 1명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52명은 실종 상태다. 캄차카 국경수비대 및 러시아 구조재난센터의 협조로 인명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된 선원에 대해 국적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조산업은 부산 사무소에 사고종합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사고 수습에 나섰다. 현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해수 온도가 낮아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종자 상당수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건조된 지 36년 된 사고 선박은 지난 7월 10일 출항했다. 해양수산부는 “현지 기상 악화로 어획물을 저장하는 선박 어창 등에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선체가 기울어 선원들이 퇴선하고 구조를 요청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어창에 바닷물이 들어온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밤 외교부 청사에서 ‘구조 및 사후 수습을 위한 정부 합동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명렬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이번 사고는 정부가 해양 안전 체계를 새롭게 정비한 후 발생한 해외 선박 사고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부처 간 수색과 구조 작업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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