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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11월 18일, 심수관 15대의 인사말

    2019년 11월 18일, 심수관 15대의 인사말

    지난 11월 18일. 조선 도공의 후예 심수관 14대 추모회가 서울 도심의 호텔에서 열렸다. 심수관 14대는 지난 6월 16일 9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일본에 끌려간 조선 도공의 후예로 가고시마에 정착해 40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일의 우여곡절을 겪은 심수관 15대가 아버지를 그리며 유족을 대표해 남긴 인사말은 마음 한구석을 때린다. 다음은 심수관 15대의 인사말의 요약이다.  심수관 15대 유족 대표 인사말 아버지는 다정다감한 청년기에 군국주의 전성기 일본에서 ‘조선인’이라는 멸시를 받고 돌을 맞고, 수많은 편견과 차별을 겪었습니다. 350년에 걸친 일본 생활 속에서 그래도 ‘조선인’이란 말을 들었던 아버지는 그러면 일본인의 정의란 도대체 무엇인가, 민족이란 무엇인가를 자문하며 깊이 상처받았을 것입니다. 일본군의 일원으로 전쟁에 나가 죽으면 야스쿠니 신사에 군신(軍神)으로 모신다, 그러면 가족은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대였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그 괴로운 체험을 사회에 대한 원망이나 증오로 대하지 않고 미래를 만드는 아이들의 사회교육으로 열정을 바쳐 갔습니다. 학부모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한일 교류를 권장했습니다. 그리고 두 나라의 아름다운 것, 훌륭한 음악, 깊은 애정을 알게 되는 그런 교류를 통해 아이들끼리의 우정을 키우고, 장애인시설의 아동과의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해 타인에 대한 존경과 배려심을 가르쳐 나갔습니다. ‘미래는 아이들과 함께 온다’ 그것이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는 말이었습니다. 어른의 색깔로 아이들을 채우는 게 아니라 솔직한 감성으로 국경을 초월하여 서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실현하고 싶었던 것이겠죠. 그것은 자신이 어렸을 때 경험하지 못했던 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한일의 상호 이해’보다는 ‘한일의 상호 허용’을 줄곧 외쳐왔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처음 한국에 온 것이 지금부터 54년 전 한일 국교 정상화의 해였습니다. 서울대 강당에서 한일 국교재개를 반대한 학생들을 마주한 아버지는 이렇게 말을 걸었습니다. “당신들이 언제까지나 (식민지 피지배) 36년을 이야기한다면 나는 도공의 후예로 살아온 370년을 말해야 한다”고. 그것은 스스로에게 일어난 모든 고난에 언제까지나 사로잡히는 게 아니라, 그 고난이야말로 내일부터의 자신의 새로운 힘이 된다고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한국의 청년들에게 젊은 한국의 나아갈 앞날을, 스스로의 슬픔의 체험을 가슴깊이 간직하고 보여주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47년 전 다나카 가쿠에이 내각에서 중일 국교가 회복되자마자 아버지는 도쿄로 날아가 자민당 실력자를 만났습니다. 중국 하얼빈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한국으로 돌려주는 일을 일본이 해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와 다나카파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중국 정부와 교섭에 들어갔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당시의 중국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후 아버지는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일본 최초의 대한민국 명예총영사로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21년 전, 사쓰마 야키 400년 축제 때에는 400년간 일본의 흙이 되어간 조선인 도공의 위령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고향 전라북도 남원에서 성스러운 불을 일본으로 나르기도 했습니다. 400년 전 일본으로 끌려간 선조들은 일본에 유약과 도예의 기술을 전했습니다. 일본 것은 불 뿐이었습니다. 400년이 지나 이번에는 일본 도자기를 그 뿌리인 한국의 불로 굽고 싶다는 일본의 젊은 도공들의 소원을 이룬 것입니다. 그때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우리 한국인은 일본에 도예 기술을 전했습니다. 일본인들은 그것을 산업 수준으로 키운 것입니다. 우리 한국인이 일본에 배울 곳은 거기에 있습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이부스키에서 회담을 마친 뒤 부인과 함께 우리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 때 차에서 내린 노 대통령 내외가 우리 마을의 산들을 향해 깊은 절을 해 주셨습니다. 그 산에는 우리가 420년간 지금도 계속 지키고 있는 단군의 묘가 있고 그 아래 기슭에는 무수한 무명 조선 도공들의 묘지가 있습니다. 그런 노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저는 ‘아, 이걸로 모두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보답받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노력이 한일의 중간에 끼어살던 저희들을 한일의 가교로 만들어 준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너는 등대가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등대라는 부동(不動)의 존재가 있어야만, 그 빛을 보는 자유로운 배는 스스로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나아갈 수 있다고. 너는 그 등대 역할을 하라고 했습니다. 만일 움직일 수 있는 자유로운 배가 움직이지 않는 불편한 존재인 등대의 빛을 쓸데없는 물건이라고 무시하는 순간, 그 배는 헤매기 시작하고 좌초되어 마침내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부자유로 인해 주어지는 자유, 움직이지 않는 것에 의해 움직이는 현실, 이 표리일체와 불가분의 관계야말로 사회의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은 한일의 진실이기도 합니다. 아버지를 떠나 보낸 지금, 저는 한일에 있어서 ‘부동의 등대’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남겨주신 또 하나의 말이 있습니다. ‘남자라면 혼자라도 외로워하지 않는 법이다’ 조선에 뿌리를 두고 일본에서 살아가면서 한일의 ‘부동의 등대’를 계속 바라볼 것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아버지의 소원이었던 한일 양국 국민의 우정과, 그 때문에 상호 허용을 다시 한번 소망해 봅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벼랑까지 90m…나이아가라폭포 위에 갇힌 남성 극적 구조

    벼랑까지 90m…나이아가라폭포 위에 갇힌 남성 극적 구조

    나이아가라 폭포 벼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표류한 한 남성이 구조 대원들 덕분에 목숨을 구하는 순간이 담긴 영상이 현지 방송에 공개됐다. NBC 뉴스 등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 나이아가라 폭포 위 90m 상류 수역에 한 남성이 통나무와 함께 좌초했다가 두 시간여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욕주립공원경찰은 구조된 사람은 나이아가라폭포 시티에 거주하는 59세 중년 남성으로 나이아가라폭포 메모리얼 의료센터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다행히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해당 남성이 어떻게 강물에 빠지게 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고 당일 정오 직전쯤 물가에서 목격자들이 한 남성이 통나무에 매달린 채 급류에 휩쓸려 있는 모습을 보고 긴급 전화로 신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은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조 대원들이 생명선 하나에 의지한 채 남성이 있는 곳까지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노란색 복장의 첫 번째 대원이 물에 빠진 남성이 호흡할 수 있도록 남성의 머리를 물 위 쪽으로 들었다. 이어 빨간색 복장의 또 다른 대원이 두 사람 곁까지 쫓아 들어가 먼저 들어간 대원과 함께 남성을 조금씩 조심스럽게 물밖으로 끌어냈던 것이다.결국 물에 빠졌던 남성은 오후 2시쯤이 돼서야 물밖으로 완전히 나와 목격자들의 박수 속에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당시 구조 작업에 참여한 뉴욕주립공원경찰 소속 클라이드 도티 경령은 “물에 빠진 남성은 구명조끼와 함께 청바지 속에 보온복도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날 수온은 첫 폭설로 10℃까지 내려가 차가웠다”면서 “남성은 저체온증을 앓고 있었는지 움직이지도 못했고 말도 일관성 있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남성이 어떻게 강물에 빠지게 됐는지 경위를 아직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왕좌의 게임’ 프리퀄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나오고 다른 하난 좌초

    ‘왕좌의 게임’ 프리퀄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나오고 다른 하난 좌초

    미국 케이블방송 HBO가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프리퀄 ‘하우스 오브 드래곤’ 런칭을 알렸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올해 인기리에 종영된 왕좌의 게임보다 300년 앞선 웨스테로스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30일 BBC에 따르면 HBO 프로그램 책임자 케이시 블로이스는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HBO 맥스 스트리밍 플랫폼 행사에서 “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런칭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면서 “프리퀄은 타르가리옌 가문과 초기 웨스테로스의 이야기들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HBO는 왕좌의 게임 트위터를 통해 원작 작가인 조지 R R 마틴과 라이언 콘달, 미겔 서포크닉이 이번 프리퀄의 공동제작자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콘달은 각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트에 따르면 HBO는 할리우드 인기 영화배우이자 오스카상 수상자인 나오미 왓츠가 참여한 또 다른 왕좌의 게임 프리퀄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왓츠가 지난 여름 찍은 파일럿 에피소드에 대해 HBO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제목이 알려지지 않은 해당 프리퀄은 왕좌의 게임보다 5000년 앞선 시점의 이야기를 담을 것으로 알려졌었다. 8시즌을 끝으로 종영된 왕좌의 게임은 스토리의 낮은 개연성 등을 이유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으나 올해 에미상을 휩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8시즌 제작을 맡으며 비난을 받았던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D B 와이스는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맺은 상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밍크고래 불법 포획,판매한 50대 징역 10개월.

    멸종위기종인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해 해체한뒤 유통업자에게 넘긴 5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 김용중 부장판사는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3)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2018년 4월 공범과 함께 불법 포획한 528㎏짜리 밍크고래 1마리를 부산의 한 냉동창고에서 해체한 뒤 유통업자에게 3700만원을 받고 팔아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와 공범은 ㎏당 12만원인 시장가격보다 싼 ㎏당 7만원에 밍크고래를 판 것으로 드러났다. 김 판사는 “국제적으로 포획이 금지된 멸종위기종인 밍크고래 유통에 가담했고,동종 사건 누범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수사 중 도주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결했다. 현행법에는 그물에 걸리거나(혼획),해안가로 떠밀려 올라오거나(좌초),죽어서 해상에 떠다니는(표류) 고래만 해경에 신고한 뒤 판매할 수 있다. 그 외 고래 포획은 물론 포획한 고기를 소지·유통·가공·판매 등은 엄격히 금지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북한, 금강산 관광 재개 노력에 찬물 끼얹지 말아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경제협력 상징인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금강산특구 내 남측 시설의 철거를 지시했다고 노동신문 등이 23일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로 설정해 압박하는 것처럼 남북 관계 경색이 예견되는데도 위협적 언설을 쏟아내 금강산 관광 재개를 남측에 촉구하는 의도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 일대의 남측 시설을 둘러보고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된 것은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선임자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지칭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금강산 관광 사업이 김정일 위원장 시절 현대그룹과 추진한 대표적인 남북 경협이었던 만큼 공개 비판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통해 남측 시설의 철거를 지시한 사안이어서 금강산호텔, 골프장 등 남측 기업이 건설한 시설에 대한 철거가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998년부터 시작돼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남북을 잇는 협력의 상징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부진과 그에 따른 남북 관계 정체와 연관지어 철거하는 것은 성급하고 유감스런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2008년 북한군 총격에 의해 금강산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관광사업이 중단되자 2010년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자산을 몰수·동결했고 이듬해에는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사업 독점권을 취소했으며 남측 체류 인원도 전원 추방했다. 지난해 9·19 평양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정상화’하기로 남북이 합의하면서 정부도 남북 경협 재개의 첫 단계로 두 사업 재개를 위해 미국과 협의하는 등 음양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미국의 강경한 대북 제재의 벽에 걸려 번번이 좌초됐으며 이런 사실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금강산 개발 계획을 새로 수립할 것도 지시해 관광 재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남측 시설을 철거하고 북한식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대아산이 금강산관광특구의 토지를 50년간 쓸 수 있는 토지이용권을 갖고 있고, 시설은 엄연히 남측 자산이며,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김 위원장이 철거 전 남측 관계 부문과의 합의를 강조했으니 당국자 간 혹은 북측과 현대아산 간 대화가 있을 것이다. 남한의 금강산 관광 재개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북한은 자중하기 바란다. 두 사업 재개의 열쇠는 비핵화의 진전에 달려 있다는 점, 꼭 명심했으면 한다.
  • 36일 내달리고 ‘운전자’ 잃은 법무부… “檢개혁 속도 다시 붙겠나”

    36일 내달리고 ‘운전자’ 잃은 법무부… “檢개혁 속도 다시 붙겠나”

    “강금실, 천정배 전 장관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조국 전 장관과 함께한 36일간 법무부는 뉴스의 중심에 서 있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비검사 출신 강금실, 천정배 전 장관 당시 수준의 법무부·검찰 갈등을 예상했던 법무부는 그보다 더한 폭풍에 홍역을 앓았다. 강금실 전 장관 임명 직후 검찰은 반대 건의서를 올리는 등 집단반발했고, 대검 중앙수사부 존폐 문제를 두고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도 계속됐다. 천정배 전 장관 때도 강정구 동국대 교수 관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 지휘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퇴했고, 검찰개혁은 좌초됐다. 조 전 장관은 취임 이전부터 가족 수사로 인해 검찰과 껄끄러운 관계가 됐지만 검찰개혁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조 전 장관 행보 하나하나가 뉴스가 됐다. 조 전 장관이 지난 14일 돌연 퇴임한 이후 일주일간 법무부는 당혹 속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조 전 장관은 퇴임 당일 점심 식사 이후에 주요 간부들에게 사퇴의 뜻을 말했고, 대부분 직원들도 보도가 유예된 오후 1시 30분~2시 사이에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한 법무부 직원은 “언론 보도 전 카카오톡으로 찌라시가 도는 것을 보고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며 “언론에서 ‘11월 사퇴설’이 보도되길래 언젠가는 물러나시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이런 방식으로 퇴임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검찰개혁을 주도했던 부서는 말 그대로 ‘김빠진’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검찰개혁에 열의가 있는 사람들이 업무를 주도하고 있어 ‘조 전 장관 없이도 잘해 내자’는 분위기”라면서도 “아무래도 당혹스럽고 실망스럽고 위기감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의 상징과도 같던 조 전 장관이 없으니 언론이나 국민들 관심도 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출범한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개혁위의 한 변호사는 “여전히 우리가 자료를 요구하면 법무부가 충실하게 답변하는 등 성심성의껏 지원해 준다”며 “다만 ‘개혁위가 권고안을 내놔도 힘 있게 집행하는 장관이 없으면 소용이 없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주도한 검찰개혁 업무는 장관 권한대행인 김오수 차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인 황희석 인권국장이 이어받았다.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도 지원한다. 법무부는 조 전 장관 퇴임 소식이 알려진 후 “조 전 장관이 그동안 진행해 온 검찰개혁, 법무혁신, 공정한 법질서 확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오수 차관이 법무혁신·검찰개혁 간부회의를 주관하며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검찰국과 인권국에서도 실무를 지원하는 등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법무부에는 검찰국 말고도 법무실, 범죄예방정책국,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교정본부 등 법무행정 업무가 많다. 사실상 검찰개혁에만 ‘올인’했던 조 전 장관이 자리를 비운 만큼 조 전 장관 때처럼 검찰개혁 업무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 재임 시절에도 검찰개혁과 연관 없는 부서는 소외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36일간 재임한 조 전 장관보다 짧게 재직한 역대 법무부 장관은 다섯 명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안동수 전 장관이 43시간으로 최단시간을 기록했다. 안 전 장관은 정권에 대한 ‘충성메모´ 파문으로 사퇴했다. 2001년 5월 21일 임명된 안 전 장관은 이틀 뒤인 23일 사표를 제출했다. 안 장관은 취임사 초고에서 “위대한 대통령님과 성공한 국민의 정부만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며 “집권 후반기에 대통령님 통치 철학에 따라 대통령님께 목숨을 바칠 각오로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전 장관은 실수로 이 내용을 기자들에게 팩스로 전송했고 ‘충성메모’가 알려지면서 결국 낙마했다. 김영삼 정부의 박희태 전 장관과 김대중 정부의 김태정 전 장관은 조 전 장관과 유사한 사유로 각각 9일, 15일 만에 사퇴했다. 박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이었다. 딸이 1991년 이화여대에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는데, 딸은 미국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유지하다가 대학 입학을 앞두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상태였다. 한국에서 계속 살아온 딸이 외국인 자격으로 특례입학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전 장관은 부인의 ‘옷 로비 사건’과 진형구 대검 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외화 밀반출 혐의를 받던 최순영 당시 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가 남편 구명을 위해 고위층 관계자의 옷값을 대납해 줬는데 김 전 장관의 부인도 대상에 포함됐다. 당시 청문회에 고 앙드레 김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사회적 여파가 컸다. 1961년 5·16 쿠데타로 물러난 이병하 전 장관은 16일 만에, 1982년 정치근 전 장관은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사건 민심 수습을 위해 33일 만에 경질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두 학자가 바라본 ‘광장 정치’

    두 학자가 바라본 ‘광장 정치’

    서초동과 광화문. 광장의 세 대결이 이번 주를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서초동 집회 주최 측은 “12일 집회를 끝으로 당분간 집회를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첨예하게 갈라선 민심은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조 장관을 비판해 온 이택광(51)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교수와 서초동 집회에 적극 참여한 김민웅(63)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게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물었다. 이 교수는 “조 장관을 감싸는 정부와 여당은 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광장의 대립을 “촛불혁명으로 일궈 낸 성과를 발전시키려는 세력과 이에 저항하는 움직임의 충돌”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들 없는 서초동 촛불…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 -한글날에도 광화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집회의 성격을 어떻게 보나. “광화문 집회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자유한국당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큰 축이지만 이들만 참여하는 건 아니다. 원래 이들 집회에는 100명도 안 모인다. 이번에 수십만명 모인 건 조 장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곳곳에서 싸움이 나는 등 집회가 일사불란하지 않은 것도 참가자들이 이질적이었기 때문이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서초동 집회는 어떻게 보나. “서초동 집회는 광화문과 달리 성격이 간단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집회다. 박근혜 정부 시절 ‘촛불 세력’의 연장이라고 볼 수 없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당시 촛불집회에서 주요 역할을 한 단체는 다 빠졌다.” -민주당 지지자 외에는 검찰개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검찰개혁에는 모든 사람이 다 동의한다. 다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톨게이트 노동자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문제, 노동시간 단축 적용 등 일반인에게 검찰개혁보다 더 절실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 ‘조국 사태’에 묻혔다. 이렇게 노동자를 버리고 가는 건 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장관 찬성 쪽 일각에서는 의혹이 장관 본인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정치인과 비교하면 큰 흠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도덕적 타락이다. 지금까지 진보가 보수를 이긴 유일한 자산이 도덕성이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건가. 딸의 단국대 논문 1저자 문제만으로 충분히 낙마 사유다. 정부와 여당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딸 의혹을 끌고 올 게 아니라 오히려 고위공직자 자녀 전수조사를 주장했어야 한다.” -조 장관이 물러나면 검찰개혁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겠나. “왜 조 장관만이 검찰개혁을 해야 하는지 설득되지 않는다. 조 장관 외에도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 준 사람은 많다. 정부와 여당이 조 장관만 감싸면서 검찰개혁 문제를 장관 개인의 문제로 좁혔다.” -서초동 집회가 대의제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라는 평가도 있다. “직접 민주주의라고 보기 힘들다. 직접 민주주의는 대의제를 파괴하거나 발전시켜서 더 많은 목소리를 담으라는 거다. 그런데 서초동 집회는 단순히 지지 세력의 결집이다. 현 제도를 더 강화하자는 주장만 한다.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직접 민주주의가 아니다.” -진보의 이중성이 드러났다는 점은 어떻게 보나. “이때까지의 진보가 ‘강남 좌파’ 진보였다는 게 드러났다고 본다. 조 장관 딸이 ‘고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발언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대학에 가지 않은 고졸 청년이 얼마나 많나. 그런데 그런 발언을 하고 그 발언을 옹호하는 건 이들이 생각하는 진보라는 개념이 그 정도였다는 뜻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지금 정부 여당은 조 장관만 있으면 검찰개혁이 될 것 같은 판타지를 만들고 있다. 그런데 검찰개혁 주체는 대통령 아닌가. 청와대와 국회가 당사자가 돼야 하는데 왜 조 장관 지키기로만 끌고 가나. 선거 공학적 관점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국민이 동의하는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 그게 정부와 조 장관이 사는 길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檢 정치적 역할에 강한 분노…‘조국수호’ 자체가 검찰개혁” -시민들이 서초동에 모인 이유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검찰이 하지 말아야 할 정치적 역할을 과도하게 한 것에 분노했다. 대통령의 임명 행위를 검찰이 개입해 교란한 것은 민주주의 작동원리와 헌법 정신에 대한 전면 공격이다.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언론보도로 사안을 단정 짓게 하고 유죄가 확정된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것에도 시민들이 분노했다.” -조국수호가 어떻게 검찰개혁으로 연결되나. “검찰개혁의 최전선에서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수행할 장관이 바로 그 개혁 대상의 공격으로 물러나면 검찰개혁은 첫 단계에서 좌초되는 것이다. 청문회나 검찰 수사를 보면 (정치권과 검찰이 타협한) 인물이 아니면 법무부 장관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조국수호’ 구호는 조 장관에 대한 강력한 지지다. 그 힘을 가지고 검찰개혁을 하지 않으면, 검찰개혁의 시기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조국수호가 곧 검찰개혁이고 조 장관 자체가 검찰개혁의 중요한 깃발이 된 셈이다.”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민주적 통제가 핵심이다. 법무부를 통해 권력기관에 대한 지휘체계를 확실히 하라는 것이다. 검찰 본연의 기능은 보존하고 과잉된 권력은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게 개혁의 기준이다. 그동안의 수사 관행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이를 뒷받침했던 제도와 관습을 해체해야 한다.” -광화문 집회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였다고 보나. “태극기부대, 자유한국당, 보수 기독교.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한 집회이고, 기본적으로 동원체제다. 서초동은 미래로 나아가는 집회인 반면 광화문은 이미 정리된 과거를 복원해서 시대의 발목을 잡으려고 한다. ‘폐기된 과거의 낡은 사진’ 같은 집회다.” -서초동의 촛불을 보면서 정작 노동자나 취약 계층은 소외감을 느낀다고 한다. “저 힘의 10분의1이라도 노동 문제에 쏟아 주면 좋겠다는 섭섭함이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노동자의 권리나 사회적 취약 계층의 문제를 연대해서 푸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하기도 한다. 검찰개혁에만 집중함으로써 절박한 사안이 방치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하다고 본다. 검찰개혁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모두가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진보의 분열이라는 진단에 동의하나. “동의할 수 없다. 시대를 정확히 읽고 앞으로 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갈리는 것이다. 지식인은 민중의 삶과 미래에 헌신해야 한다. 현장 없이 논평만 하는 지식인들은 그런 역할과 임무로부터 스스로 퇴각하거나 아니면 역사에 기여하지 못한 자로 전락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치권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나. “대통령은 조 장관의 검찰개혁에 힘을 확실히 실어 줘야 한다. 잘못된 관행과 헌법 유린 사안이 있다면 책임을 묻는 엄격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거리정치에 나선 것을 비난하며 광장의 파시즘을 이야기하는 비판도 잘못됐다. 정치는 거리와 일상에서도 이뤄진다. 국회의원들이 민주주의 현장에서 어떤 요구가 있는지 성실하게 듣고 성찰하는 게 먼저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나. “우리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진실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검찰과 언론이 이 지형을 비틀어버려서 교란됐다. 서초동 촛불집회를 통해 의회권력의 내용이 바뀔 것이고 언론의 지형도 변화될 것이다. 검찰권력의 변화도 꾀할 수 있다고 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내년 차량 1만대 확장” vs “영업 근거 규정 없앨 것”

    “내년 차량 1만대 확장” vs “영업 근거 규정 없앨 것”

    박재욱 대표 “입법 시 서비스 어려워져 회사 망하면 국가가 면허권 되사줄지” 정부 의견 안 따르면 법 고쳐 ‘퇴출’ 경고실시간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가 정부의 ‘택시·플랫폼 상생 방안’에 대해 거듭 반발했다. 2020년까지 운행 차량을 1만대로 늘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는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출범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상생 방안에 대해 “실제 법안으로 올라가면 (좌초된 승차공유 스타트업) 콜버스나 (카카오) 카풀 사례처럼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매년 1000대 이상 택시 면허를 매입해 택시 허가 총량을 관리하게 한 데 대해서는 “만약 회사가 (이 때문에) 잘 안 돼 망하게 된다면 국가가 (면허권을) 되사줄지 등 법적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경 대응하며 법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치길 주문했다. 박 대표가 비판한 상생 방안은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것으로 타다·카카오T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국토부가 운송사업자를 선정·허가하는 규제혁신형(타입1) ▲법인택시를 프랜차이즈처럼 운영하는 가맹사업형(타입2) ▲T맵택시처럼 승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중개사업형(타입3) 등 세 가지 형태로 허용하고 플랫폼 업체가 수익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게 하는 방안이다. 11인승 이상 렌터카와 기사를 단거리로 임대하는 방식인 타다의 사업 모델은 상생 방안에서 일단 배제됐다. 플랫폼 업체에 리스 아닌 렌터카를 허용할지, 택시 면허를 타다에 얼마나 공급할지 등의 세부 내용은 시행령 개정 단계에서 다룬다. 특히 이 가운데 ‘타입1’에 대해 박 대표는 “상생 방안이 아직 법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큰 입법 규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현재 총 1495대인 타다 차량을 내년에 1만대로 늘리고 현재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 서비스 지역을 전국 도시권별로 늘린다는 구상을 밝혔다. 약 1000곳, 3만건의 서비스 요청이 있었고, 특히 부산에서 수요가 많았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지난 1년 동안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차량 운영 효율화, 모빌리티 생태계 발전, 이용자 이동 편의 확대, 사용자와 드라이버 9000명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박 대표는 소개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입장자료를 내고 “새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타다의 1만대 확장 발표는 사회적 갈등을 재현할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이며, 현재 타다 서비스가 법령 위반인지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서 “타다가 현재 영업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손보겠다”고 했다. 국토부가 7월 발표한 스마트 택시 제도화 방안과 후속 논의인 플랫폼 택시 제도화 및 택시 업계상생 방안 실무 논의에서의 정부 의견을 따르지 않으면, 현재 시행령으로 허용된 렌터카 활용 승차공유 서비스 법제를 손봐 타다 영업 근거를 없앨 수 있다는 경고까지 읽히는 대목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文대통령 “윤석열에 지시한다…검찰 개혁 방안 제시하라” [전문]

    文대통령 “윤석열에 지시한다…검찰 개혁 방안 제시하라” [전문]

    조국 업무보고 자리서 “검찰총장에게 지시한다” 언급“검찰 수사권 독립 강화 불구 수사관행 개선 부족”“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 받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면서 검찰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줄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총장에게 지시한다”면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으로부터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관해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이고 또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법 제도적 개혁에 관해서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검찰권의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문화 등에서는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검찰권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 등에 대한 개혁을 주문하며 사실상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지 사흘 만에 윤석열 총장에게 직접 개혁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직접적으로 지시한 것이다. 대통령의 우회적 언급 이후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검찰 개혁’을 외치는 촛불집회가 열린 뒤 윤석열 총장은 “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을 충실히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총장은 취임 전부터 국회에 제출된 검찰 개혁 법안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고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설명도 있었다. 그러나 ‘조국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는 원칙대로 한다’는 등 검찰 내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조국 장관이 중도하차하면 검찰 개혁도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되면서 더 이상 그대로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에 인사권자로서 검찰총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검찰 개혁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윤석열 총장이 배석하지 않은 자리에서 윤석열 총장을 직접 겨냥해 ‘지시’라는 형태의 메시지를 내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참여 인원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서초동 촛불집회 규모와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문 대통령 지지율에 힘입어 대통령이 직접 검찰 개혁을 주문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 장관으로부터 ‘인권을 존중하고 민생에 집중하는 검찰권 행사 및 조직 운용 방안’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 목소리가 매우 높다”면서 “우리 정부 들어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폭 강화된 반면 검찰권 행사의 방식이나 수사 관행, 또 조직 문화 등에 있어서는 개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면서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은 행정부를 구성하는 정부 기관”이라면서 “따라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대해 검찰은 물론 법무부와 대통령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부족했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법무부 장관이 보고한 검찰의 형사부·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 개정 등은 모두 검찰 개혁을 위해 필요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당장 그 내용을 확정하고 추진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와 검찰개혁단 등을 통해 검찰 구성원들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내용을 보완해 장관과 관련된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내용을 확정하고 시행하도록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보고에서 조국 장관은 공석으로 지연되고 있는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대검찰청 사무국장의 인사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수용의 뜻을 밝혔다. 보고에는 조국 장관 외에 법무부 차관, 검찰국장, 검찰개혁단장이 함께했다.청와대 관계자는 “해당 자리는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오늘 보고에서 특정인이 거론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의 인사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날 업무보고는 문 대통령이 직접 법무부 보고를 받겠다고 지난 27일 지시하면서 이뤄졌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그간 여러 부처의 보고를 받아왔고, 대통령이 원할 때 받기도 하고 부처의 필요에 의해 하기도 한다”며 “이번 보고가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국 장관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거듭 검찰 개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수사를 위축시킬 소지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수사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 수사 관행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 것”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이어 “과연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검찰 수사를 위축시킬 수 있는 것들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개혁은 비단 대통령 한 사람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다 아실 것이다. 촛불을 든 시민도 있지만, 여론조사에서도 검찰개혁·사법개혁이 필요하다는 비중이 과반”이라며 “그만큼 사법개혁에 대한 열망이 국민 사이에 있다는 것은 두 번 강조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주말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대규모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대해선 청와대 관계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의 사람들이 모였다. 현장의 시민도, 집회 주최 측도, 집회를 예상하며 방송으로 지켜보던 그 누구도 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수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는 데 대해 당연히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발언 전문.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 목소리가 매우 높습니다. 우리 정부 들어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폭 강화된 반면에 검찰권 행사의 방식이나 수사 관행, 또 조직문화 등에 있어서는 개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검찰은 행정부를 구성하는 정부 기관입니다. 따라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검찰은 물론 법무부와 대통령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부족했던 점을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법무부 장관이 보고한 검찰의 형사부, 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의 개정 등은 모두 검찰 개혁을 위해 필요한 방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당장 그 내용을 확정하고 추진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와 검찰개혁단 등을 통해 검찰 구성원들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내용을 보완하여 장관과 관련된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내용을 확정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그렇게 준비해 주기 바랍니다. 검찰 개혁에 관하여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이고, 또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법 제도적 개혁에 관하여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검찰권의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문화 등에서는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합니다.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靑 ‘조국 정국’ 정면 돌파… “본질은 검찰개혁” 여론 주시

    靑 ‘조국 정국’ 정면 돌파… “본질은 검찰개혁” 여론 주시

    문재인 대통령이 대검찰 경고메시지를 통해 ‘조국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가운데 29일 청와대는 전날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집회 이후 여론 추이를 살폈다. 지난 27일 대통령의 메시지가 검찰과 갈등 구도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던 청와대는 검찰개혁 목소리가 분출되는 양상을 주목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전날 집회에 대해 어떤 공식 반응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회에 대해 공식 언급할 일은 없다”면서도 “조 장관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검찰이 밝혀낼 일이지만, 결국 본질은 검찰개혁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대통령 메시지는 30일쯤으로 검토했지만 (27일로) 앞당긴 것은 국정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추가 메시지는 없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데도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야권의 수사외압 논란 제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검찰 수사 관행을 비판한 것은 검찰개혁 성과야말로 현 정국을 돌파하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이 법적으로 책임질 일은 없다는 내부 검토는 물론, 이대로 끌려다닌다면 국정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 이후 대규모 집회로 확산되면서 ‘조국 의혹’보다는 ‘검찰개혁’으로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게 여권의 상황판단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내부 여론조사를 보면 검찰개혁 필요성에 대해 보수층도 다수가 공감한다”며 “여기서 물러서면 참여정부 때처럼 검찰개혁이 좌초될 테고, 앞으로도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04분 내내 납작한 캐릭터… ‘脫신파 시대’ 잊혀진 영웅에 대한 고민

    104분 내내 납작한 캐릭터… ‘脫신파 시대’ 잊혀진 영웅에 대한 고민

    대를 이어야 하는 오빠 대신 참전한 여동생, 어딘가 삐딱선을 타는 호승심 강한 캐릭터, 남과 북으로 나뉘어 총구를 겨누는 피붙이들까지. 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장사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25일 개봉하는 곽경택 감독 영화 ‘장사리’는 한국전쟁 중 기울어진 전세를 뒤집었던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인 1950년 9월 14일 양동작전으로 진행한 장사상륙작전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해변에서 훈련 기간 2주, 평균 나이 17세의 학생 772명은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는 기밀작전에 투입됐다. 낡은 장총과 부족한 탄약, 최소한의 식량만을 보급받은 그들은 문산호를 타고 장사 해변에 상륙해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다. ‘잊혀진 영웅들’이라는 제목처럼 영화는 기밀에 부쳐진 탓에 기억하는 이가 드문 그날의 인물들을 그리는 데 고군분투한다. “상륙과 터널 전투와 퇴각뿐”이라는 곽 감독 말처럼 영화는 비교적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고, 규모 큰 전쟁신도 없다. 그러나 상륙 당시 태풍을 만나 좌초한 문산호, 크고 작은 유격전 등 이들에게 이어지는 난관은 추운 겨울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촬영하는 데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을지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고가 무색하게 영화는 이름 없는 이들에게 이름 붙이는 일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이고 납작한 캐릭터를 달막달막 비추는 카메라 탓에 관객은 각 인물들 사연에 몰입할 겨를이 없다. 전쟁영화치고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104분)도 한몫한다. ‘신파 캐릭터’를 가까이라도 비췄다면 예정된 눈물이라도 흘렸겠지만, 도통 캐릭터들과 친해질 틈이 없다. 한국 영화에 처음 출연한 종군 기자 ‘매기’ 역의 메간 폭스가 등장하는 신은 한국군·미군 지휘부의 속사정을 보여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처음이라는 본인의 고백처럼 연기는 극과 자연스레 어울리지 못하고 겉돈다. 학도병을 이끄는 기간병 이명준 대위를 맡은 김명민의 연기는 ‘불멸의 이순신’을 본 듯 기시감이 든다. 지난달 개봉해 480만 관객을 동원했던 ‘봉오동전투’처럼 극장가에 우리 근현대사의 잊혀진 영웅들을 그리는 작업이 활발하다. 이들을 그리는 한편으로 ‘신파’를 피하는 일에 한국 영화가 골몰 중인데, 이를 위해서는 전에 못 본 캐릭터를 발굴해야 한다. 많이 보던 캐릭터를 마냥 다큐처럼 그리는 일은 능사가 아니다. ‘장사리’는 탈(脫)신파의 시대, 한국 영화가 한국전쟁을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에 관한 본격적인 물음을 던진다. 12세 관람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강풍·폭우에 공항 11곳 248편 결항… 100개 항로 여객선 ‘스톱’

    강풍·폭우에 공항 11곳 248편 결항… 100개 항로 여객선 ‘스톱’

    중대본 공공·민간시설 피해 65건 집계 부산에선 주택 붕괴로 70대 1명 사망 국립공원 20곳 504개 탐방로 통행 제한 경남 산청 등 5개 지역엔 산사태 주의보 낙동강 김천교 유역엔 홍수주의보 발령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부산에서 1명이 숨지는 등 제주와 남부지역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린 지난 21일 오후 10시 25분쯤 부산진구 부전동 한 2층 단독주택에서 벽 기둥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1층에 살던 A(72·여)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주택 잔해에 깔려 9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7시 45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6시쯤에는 부산 남구 대연동 한 공사장에 임시로 세운 가설물(비계)이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렸다. 주변 200여 가구에 전기가 끊겨 한국전력공사가 긴급 복구 작업을 벌였다.  제주시에서는 화북동 삼화LH아파트 입구 사거리에 있는 신호등이 강풍에 꺾여 도로를 침범했고, 건입동의 전신주 한 곳이 크게 기울어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했다. 서귀포시 서호동의 한 주택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태양광 패널이 무너졌다. 이 밖에 제주에서는 농경지와 도로, 주택 등이 침수됐고, 강풍으로 간판이 떨어져 나가거나 건물의 창문 등이 파손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이어졌다.  전남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목포시 석현동 한 교회에서 외벽 벽돌 일부가 떨어져 A(55·여)씨가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곡성에서는 이날 오후 2시 52분쯤 배드민턴 축제가 열리는 한 초등학교 체육관의 통유리가 강풍에 파손돼 4명이 다쳤으며 이 중 2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8시 13분쯤에는 구례군 광의면 농수로 둑이 터져 인근 주택이 물에 잠겨 소방대원들이 배수 작업을 벌였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7시 현재 시설물 피해가 공공시설 50건, 민간시설 15건 등 모두 65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공시설은 가로등, 교통표지판, 신호등 등 파손이 27건, 도로침수가 22건이다. 민간시설은 주택 4동과 농경지 6000㎡가 침수됐다. 이 외에도 어선 1척, 요트 2척이 좌초됐고, 통선 2척이 해상에 표류했다. 전국 8개 권역에서 8093가구가 한때 정전됐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울산 662가구, 경남 746가구, 광주·전남 1942가구, 강원 276가구, 경북 1059가구, 제주 3345가구, 전북 1가구, 대전 62가구 등이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하늘과 바닷길 일부도 통제됐다. 제주·김해·김포·인천·청주·대구·울산·광주·여수 등 공항 11곳의 항공기 248편이 결항됐다. 김해공항에선 79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여객선은 목포~제주, 모슬포~마라도 등 100개 항로 166척의 발이 묶였다. 부산항과 경남 통영항, 마산항, 삼천포항 등 주요 항·포구에는 선박 1만척 이상이 대피했고 연안여객선은 모두 운행을 멈췄다. 경남 거가대교와 신안 천사대교도 이날 강풍에 의한 통행 제한이 이뤄졌다. 지리산과 한라산 등 국립공원 20곳의 탐방로 504개의 통행도 제한됐다.  산림청은 이날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경남 산청·함양·하동과 전남 구례, 경북 성주 등 5개 지역에 산사태주의보를 발령했다.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오후 1시를 기해 경북 김천 낙동강 김천교 유역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동진강 정읍천에도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부산시 등 자치단체들은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이날 긴급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재난 발생 때 유관 기관과 협조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시는 전날 오후 1시부터 비상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공무원 2000여명을 비상근무에 투입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마음도 달걀도 깨졌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마음도 달걀도 깨졌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태 켈러 지음/강나은 옮김/돌베개/320쪽/1만 4000원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은 표면적으로는 ‘달걀 깨뜨리지 않고 떨어뜨리기’라는 과학 실험에 대한 탐구 일지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닫힌 문 너머 우울증을 앓는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이야기다. 내털리가 기억하는 엄마는 소리 내어 웃고 용감하게 저지르고 항상 정답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 엄마 아빠 방에 있는 사람은 엄마 모습을 한 다른 존재다. 엄마를 되찾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그런 내털리에게 학기 초 괴짜 닐리 선생님이 각자 중요한 과학적 질문을 생각해 내고 그 탐구 과정을 기록하라는 과제를 내 준다. 다른 사람이 된 엄마 때문에 마음의 갈피를 못 잡는 내털리에게 선생님이 제안한 것은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에 나가라는 것. 우승 상금은 자그마치 500달러. 뜻밖에 내털리는 여기서 희망을 품는다. 상금으로 뉴멕시코행 비행기표를 사서 식물학자인 엄마가 한때 애정을 품고 연구했던 기적의 식물 코발트블루 난초를 만나면 엄마는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되리라고 어린 소녀는 믿는다. 내털리는 별종인 단짝 친구 트위그, 모범생 새 친구 다리와 함께 엄마를 찾기 위한 ‘달걀 작전’에 돌입한다. 소설은 우울증으로 위기를 맞은 가족이 침묵 속에 빚어진 상처를 회복해 가는 과정이라는 서사를 비상식적이거나 억지스럽게 늘어놓지 않는다. 10대 내털리는 어른들처럼 괜찮은 척, 이해하는 척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 우울증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공포와 혼돈, 분노를 동반하는 슬픔이 솔직하게 터져 나온다. 가령 그 자신도 상담사인 내털리의 아빠는 “엄마한테 일어나고 있는 일이 너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타이르지만 내털리는 이해할 수 없다. ‘바로 그게 문제인데, 내가 엄마에게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는 게. 그건 나와 너무나 관계있는데.’(55쪽) 아빠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때론 아이가 아빠보다 더 어른스러운 법이다. 자기가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내털리는 엄마가 달라진 까닭이 아마도 애정을 쏟고 있던 코발트블루 난초 연구가 중단되고 상사인 멘저 교수에게 해고되면서 삶을 놓아 버린 탓이라고 짐작한다. 오로지 뉴멕시코를 향한 기적만을 꿈꾸던 아이의 여정은 뜻밖의 진실과 만나 좌초한다. 달걀을 시리얼로 감싸보라는 엄마의 제안은 틀렸고, 엄마는 해고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멈추었으며, 한때 멘저 교수에게 씨앗을 받아 엄마와 함께 키운 건 코발트블루 난초가 아니라 붓꽃이었던 것. 오해와 착각이 더 나쁜 진실로 풀린 와중에 내털리는 엄마와 함께 붓꽃 씨앗을 심는다. ‘깨어지는 것을 언제나 지킬 수는 없다. 마음도 달걀도 부서지고 모든 것은 변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왜냐하면 과학이란 질문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답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312쪽) 책 표지에 그려진 스노글로브처럼 우리네 가족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고 뼈아픈 상황이 절망 그 자체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걸 소설은 얘기한다. 책을 쓴 태 켈러의 어머니는 소설 ‘종군 위안부’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던 한국계 미국 작가 노라 옥자 켈러다. 소설 속 내털리도 한국계 미국인으로 나온다. 내털리의 아빠도 ‘영진’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할머니는 한국 사람이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의 가족 소설은 정체성의 혼란, 이방인임을 자각하게 하는 타인의 시선 속 서로를 붙들고 살아온 가족 묘사가 더욱 핍진하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도 그렇고, 그래서 더욱 집약적으로 우리네 가족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조국 윤석열 끝까지 싸우라/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조국 윤석열 끝까지 싸우라/이창구 사회부장

    ‘조국’과 ‘윤석열’의 싸움이 위태롭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조국’은 조국 법무부 장관은 물론 조 장관에 투영된 청와대와 여당까지 포괄하는 말이다. ‘윤석열’ 역시 검찰총장 개인은 물론 한국에서 가장 힘센 집단인 검사 전체를 지칭한다. 양쪽 모두 명분 있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 화력(지지세력)도 든든해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조국’ 측의 명분은 검찰 개혁이다.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실시된 전격적인 압수수색, 피의사실 유포 의혹, 청문회 마감 직전의 기습적인 기소만 보더라도 검찰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검찰 개혁 의지가 확고한 대통령이 최적임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는데, 법무부 외청에 불과한 검찰이 극렬 반발하는 것 자체가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검찰이 정치 영역을 무력화하는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는 게 이쪽 진영의 생각이다. 반면 ‘윤석열’ 측은 “범죄 혐의와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덮으라는 말이냐”고 항변한다. 살아 있는 권력까지 수사하는 게 검찰 개혁이라고 누가 말했느냐고 되묻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도려냈던 특수부의 ‘칼’을 지금 정권에 댈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검찰 개혁의 좌초 아니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물론 조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에 지지를 보낼 기미가 전혀 없는 사람들 중 상당수도 내심 검찰을 응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활을 건 이 싸움이 국가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며 타협을 주문한다. 상대 진영을 향해 일방적인 항복을 요구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나는 양측이 타협·항복 없이 끝까지 싸웠으면 좋겠다. 타협은 집권 세력과 검찰 권력이라는 두 기득권의 야합일 뿐이며, 어느 한쪽의 투항은 권력에의 굴복 또는 검찰 개혁의 좌절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조국 사태에서 그나마 건진 건 우리 사회의 작동 원리와 각자의 위치를 확인했다는 데 있다고 나는 믿고 싶다. 이를 ‘계급’의 자각이라고 해 두자. 말과 행동이 달랐던 ‘조국’을 욕하면서 학벌과 부동산에 찌든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정 정치 진영에 대한 관성적인 지지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점도 깨달았다. 사회·경제적 자본의 세습과 그에 따른 필연적 결과인 불평등을 확인했으며, 이를 ‘조국’과 ‘윤석열’ 중 어느 한쪽이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도 명확해졌다. 다만 불평등 해소라는 장기적 과제와 달리 집권 세력의 도덕성 검증과 검찰 개혁은 양측이 끝까지 싸운다면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 검찰은 조국을 둘러싼 의혹은 물론 세간에서 회자되는 집권 세력의 다른 의혹까지도 철저히 밝혀 문재인 정부가 과연 촛불혁명 이후의 나라를 이끌 자격이 있는지 검증했으면 좋겠다. 청와대, 더불어민주당, 법무부는 차제에 검찰 수사권을 경찰에 적당히 나눠주는 수준의 개혁을 넘어 검사장 직선제를 도입해 검찰 권력을 시민에게 넘기는 개혁까지 밀고 갔으면 좋겠다. 과격한 주장이라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양측이 더 처절하게 싸워야 ‘조국’이라는 기득권과 ‘윤석열’이라는 기득권이 조금이나마 해체된다. 기득권을 가져 본 적 없는 대다수 민중은 이 싸움으로 잃을 게 없다. 고속도로 요금소 건물 옥상에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대법원 판결대로 직접 고용하라”며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는 50대 여성 노동자들에게 50대 ‘386 기득 진보’의 기득권이 아무 의미가 없듯 말이다. window2@seoul.co.kr
  • “광화문광장, 시기 연연 않겠다”… 한발 물러선 ‘박원순표 프로젝트’

    “광화문광장, 시기 연연 않겠다”… 한발 물러선 ‘박원순표 프로젝트’

    박 시장 “정부와 논의기구 구성 재추진”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 당정과 소통·상생… 지지율 반등 촉각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 광장 재조성 사업에 대해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월 국제현상설계공모에서 선정된 설계안과 행정절차도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진행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처럼 ‘박원순표 사업’들이 줄줄이 좌초되거나 연기되면서 대선후보 지지율 답보 상태인 박 시장이 칠전팔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 시장은 1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광화문 광장이란 중차대한 과제를 위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2021년 5월 완공을 목표로 내년 1월에 착공하려던 기존 일정을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핵심인 경복궁 월대 복원을 위한 설계용역과 이로 인한 행정안전부 청사를 지나는 도로 우회 방안 등도 일시 중단된다. 행안부가 지난 7월 30일 시에 공문을 보내 사업에 제동을 건 지 한 달 반 만이다. 이에 대해 사실상 전면 재검토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현재 설계안에 대한 논의는 물론 반대의견까지 시민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추가로 담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진영 행안부 장관을 만나 논의했던 일도 소개했다. 박 시장은 “특히 대통령은 시민과의 소통이라든지 교통불편에 특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관계부처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하셨다”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와 여당이 정치적인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업 재추진 일정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박 시장의 사실상 ‘대권가도 프로젝트’로 해석돼 온 이번 사업마저 연기되면서 박 시장의 지지율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박 시장은 대선 유력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최근 실시된 한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는 4%대에 머물렀다. 오히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3위(7.0%)로 박 시장을 제친 상태다. 2016년 박 시장이 추진했던 청년기본수당 의제는 당시 성남지사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선점, 기회를 놓쳤다. ‘여의도 통개발’ 발언을 둘러싼 국토교통부와의 신경전은 지지율 추락의 계기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것이다. 다만 박 시장이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정부·여당과의 갈등을 해소한 만큼 향후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시장은 “기본적으로 시민을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확신한다. 소통과 상생이 박원순의 길”이라면서 “새로운 소통을 더 강화하고 충분히 경청해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조국으로 흔들린 심상정...이번 주말 당내충돌?

    조국으로 흔들린 심상정...이번 주말 당내충돌?

    조국 법무부 장관 찬반을 두고 내홍이 있었던 정의당이 이번에는 경선제도를 두고 당내 충돌을 예고했다.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 중앙당이 ‘총선 개방형 경선제 도입’을 안건으로 내세웠지만 상당수 당원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 당 규모를 우선 키워 대중화시키고 싶은 심상정 대표와 진성당원제를 유지하고 싶은 당원이 격돌할 전망이다. 당원들이 심 대표에게 던지는 사실상의 중간평가라는 평가도 나온다.정의당은 오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5기 제1차 전국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국위원회가 주목받는 건 심 대표가 밀고 있는 ‘총선 개방형 경선제 도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지금까지 당원들이 직접 후보를 정하는 폐쇄형 경선방식을 채택해왔다. 새로운 경선 방식 도입에 대해 당원들의 이견이 갈리지만, 상당수의 당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부 전국위원들은 해당 안건이 올라오면 반려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번 전국위에 참석할 예정인 한 정의당 관계자는 “개방형 경선제도 안건 때 논쟁이 아주 세게 붙을텐데 표결이 진행된다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안건을 올리지 못하고 다음번 전국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처럼 안건설명이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이 안건 반려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당원들이 개방형 경선제에 반감이 큰 것은 오랜 기간 활동한 당내 정치 활동가들의 정계 진출을 차단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중적 진보정당 가치를 추구하는 당내 계파인 진보너머 등이 이에 찬성하고 있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관계자는 “활동가들이 오랜 기간 활동한 끝에 당내에서 성장해 비례후보로까지 진출하게 되는데 개방형 경선제를 통해 외부인사가 들어오면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논란을 뚫고 개방형 경선제, 즉 오픈프라이머리를 채택하게 되면 정의당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지도부의 희망대로 인지도 높은 외부 인사가 비례 후보로 뛰어들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당의 인지도와 대중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민주노동당 때부터 진성당원제를 유지하며 당관계자들이 정계로 진출했던 방식이 막히게 된다. 진보정당만의 선명성도 옅어질 수 있다. 정의당 지도부에서는 “개방형 경선방식을 도입하더라도 활동가들이 정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다”며 내부 반발을 잠재우려는 분위기다. 다만, 심 대표가 강하게 밀고 있는 개방형 비례전략이 좌초되면 리더십에도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국 정국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전략까지 당원의 반발에 막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정의당 전국위원회는 당대회의 개최 전까지의 최고의결기구로 당의 중요 사안에 관한 일상적 협의와 의결을 하는 역할을 한다. 정책과 당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사실상의 최고 의결기구인 셈이다. 이번 전국위원회에는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 김종대·여영국·이정미·추혜선 의원 등이 참석한다. 시도별 전국위원과 중앙당 당연직·추천직 전국위원 74명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송전선로는 되고 케이블카는 안 되나”… ‘오락가락 환경규제’에 성난 강원 민심

    “송전탑은 수백기씩 세우면서 설악산 케이블카는 안 된다니 강원도가 봉입니까?” 설악권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이 ‘환경 규제’로 좌초되면서 강원도 민심이 들끓고 있다. 관광으로 살아가는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지만 정부의 제동으로 번번이 ‘핫바지’ 취급을 당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강원도와 자치단체들은 설악산 케이블카는 물론 3년간 지지부진한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전국 시도의 규제특례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좌절된 대관령 산악관광, 가리왕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경기장 곤돌라 존치 문제 등이 정부의 규제로 좌초되면서 강원도의 희망을 꺾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철도는 사업 확정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국토교통부와 강원도가 환경 훼손을 줄이는 최적의 노선을 제출했지만 환경부는 한 차례 반려, 두 차례 보완 요구로 사업을 지연시켰다. 산지 인허가 문제로 좌초된 대관령 산악관광도 규제에 막힌 대표적인 강원도 개발사업이다.2015년 당시 정부는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의 규제특례전략산업 27개를 확정했고 강원도는 올림픽과 연계해 대관령 일원에 산악열차를 설치하는 등 ‘한국판 스위스 융프라우’ 조성사업을 추진했지만 2년여를 표류하다 제외됐다. 정부는 대관령 산지 훼손을 우려했지만 산악관광 예정지의 90% 이상은 보전가치가 높지 않은 초지였다. 가리왕산 올림픽 알파인 경기장의 곤돌라 존치 역시 주민들의 숙원임에도 산림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 규제를 이유로 강원지역의 각종 사업을 막아선 정부가 수도권 전기 공급을 위해 동해안~신가평 간 송전선로 건설을 강행, 불만을 사고 있다. 영월·평창·홍천·횡성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 송전선로가 지나는 평창 청옥산·남병산과 창수동계곡 등이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춘천시민연대 등은 18일 오전 도청 앞에서 송전선로 건설 백지화를 위한 대책위 출범식을 갖는다. 김성호 도 행정부지사는 “환경부의 결정에 강원도민들이 실망을 넘어 강한 분노를 느끼고 있고 강원도정은 물론 도민들이 모두 힘을 모아 환경부를 상대로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朴정부 무상보육’ 재정 떠맡은 지자체 자율정책 좌초

    DJ 국가사무 232건 지방정부로 이양 盧 지방교부세율 19.13%까지 인상 MB 지방재정 위기, 건전성 강화로 대응 재정분권 논의는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부활과 함께 시작된 오래된 과제다. 역대 정부마다 내놓은 정책은 낙제점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의 곳간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조금씩 늘어났지만 재정분권의 취지는 잊혀졌고 근본적으로 중앙정부가 핵심 권한을 쥔 채 휘두르는 ‘승자독식’ 구조는 지금까지도 큰 변화가 없다. 김대중 정부는 지방자치제도 정비와 지역차별 개선 차원으로 지방분권에 접근했다. 1999년 ‘중앙행정권한 지방이양 촉진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지방이양추진위원회를 설치해 국가사무 전수조사를 실시해 612건에 이르는 지방이양사무를 확정해 이 가운데 232건을 지방으로 이양했다. 이를 이어받은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며 재정분권 정책을 본격 시행했다. ‘지방활력을 통한 분권형 선진국가’를 내걸며 2004년 11월 발표한 지방분권추진 종합계획은 47개 과제를 제시했고 이 가운데 재정분권 관련 과제만 14개였다. 노무현 정부는 ‘내국세의 15.0%’이던 지방교부세율을 19.13%까지 인상했다. 국고보조사업 중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했고 이를 위해 내국세의 0.83%를 재원으로 하는 분권교부세를 만들었다. 담배소비세율을 인상하고 종합부동산세 전액을 재원으로 하는 부동산교부세를 신설했다.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주민투표, 주민소환 등도 정비했지만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나눠 주려는 노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급제동이 걸렸다. 이명박 정부는 소득세·법인세 감세와 종부세 축소를 추진했고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맞물려 심각한 지방재정 위기를 초래했다. 지방재정 보전 요구가 높아지면서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를 도입했다. 지방소비세로 인한 지자체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수도권의 지방소비세수 중 35%를 재원으로 하는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만들었다. 지방재정 위기 비판에 이명박 정부는 방만한 지방재정 운용에 책임을 돌리는 ‘지방재정건전성 강화’로 대응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이었던 무상보육에 필요한 재정 부담을 지방에 떠넘기면서 청년수당(서울)이나 청년배당(경기 성남) 등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을 억눌렀다. 이는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대거 들어선 ‘진보 지방권력’과의 충돌로 이어졌다. 재정분권 요구는 ‘부당한 중앙권력에 대항’하는 정당성을 확보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부자감세로 인한 부작용을 겪으면서도 증세는 안 된다는 도그마에 빠져 재정 확충 노력은 부족했다. 재정 악화로 인한 부담을 지방에 전가하려 하면서 중앙·지방 갈등이 격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두드러진 특정 지역으로의 인사 및 예산 편중 등 ‘승자독식’ 구조는 재정분권론이 힘을 얻는 강력한 배경이 됐다. 박근혜 정부 시기의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5개 국장 자리 중 호남 출신은 1명 이상 임명하지 않는다는 ‘호남 쿼터’가 공공연한 규칙이었다. 이와 관련,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 모 장관은 ‘그러려고 정권 잡은 것 아니냐’는 말을 대놓고 했다”고 말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를 ‘지방분권’이라는 이름으로 뒤섞거나 지방분권과 민주화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1990년대 이후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경향이 점점 강해지면서 수도권 집중 완화, 주민참여 촉진 등 다양한 의제가 모조리 ‘지방분권’으로 뒤섞여 버렸다”면서 “특히 이명박·박근혜 집권기 동안 진보층에 ‘국가’가 혐오의 대상이었다면 ‘지역’은 희망이었다. 이런 경험이 문재인 정부 지방분권 정책의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檢과 정면승부 택한 文… “권력기관 중립 제도적으로 완성해야”

    檢과 정면승부 택한 文… “권력기관 중립 제도적으로 완성해야”

    文 “檢은 檢의 일, 장관은 장관의 일 해야” 임명 철회땐 ‘조기 레임덕’ 위기감도 반영 여당도 사법개혁 주제로 당정 협의 추진 檢, 수사 정당성 확보 차원 대결 불가피 曺의 개혁 본격화 시점에 갈등 폭발 전망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배경을 설명하면서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 보장을 정권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법·제도적으로 완성해야 한다”면서 검찰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현재진행형인 검찰 수사와 50%를 웃도는 반대 여론, 보수 야권의 강력 반발을 무릅쓰고도 조 장관을 끝내 임명한 것은 시대적 과제인 검찰개혁에 정권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역대 어느 정권도 이루지 못한 검찰개혁에 성공한다면 현재의 비판 여론도 반전을 이룰 것이란 판단에 근거한 정치적 승부수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오롯이 책임져야 할 리스크를 감수하고 임명을 선택한 것은 검찰과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 나가면 된다”고 한 말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참여정부 때 검찰의 조직적 반발로 개혁이 좌초하고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으로 끝났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조 장관을 임명한 것은 검찰개혁을 더 미룰 수 없고 끝을 보겠다는 것”이라며 “정말로 윤석열 총장이나 검찰이 다른 의도가 있다면, 그들도 모든 것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물러설 경우 ‘조기 레임덕’에 빠져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국 주도권은 야당에 넘어가고 검찰이 ‘칼’을 휘두르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권력기관 개혁이 물 건너가는 것은 물론 국정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란 우려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서면서 ‘청(와대)·검(찰) 갈등’의 전개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조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뒤 환담에서 사법개혁을 다짐했고, 취임식에서는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의 실질화’를 콕 집어 언급했다. 법적 권한을 통해 검찰을 제도적으로 통제하고 개혁을 가속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고위전략회의에서 이른 시일 내 사법개혁을 주제로 당정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지지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직접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는 대신 당정을 중심으로 ‘검찰개혁 대 반개혁’ 구도를 만들어 검찰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된 조 장관이 개혁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몰라서 하는 얘기”라면서 “조 장관이 현행법 테두리에서 가능한 개혁을 하나씩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당정청이 일사불란하게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청·검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할지는 검찰 대응에 달려 있다. 인사청문회 이전 전례 없는 수사를 통해 ‘조국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던 윤석열 검찰총장으로선 ‘정치검찰’이란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전처럼 “청와대의 메시지는 수사 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는 식의 공개 반발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청와대·여권과 검찰의 갈등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 장관이 개혁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어떤 식으로든 폭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검찰 수사 등과 맞물려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내년 4월 총선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하면 계산법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檢개혁” 文, 조국 법무 끝내 임명… 정국 ‘시계제로’

    “檢개혁” 文, 조국 법무 끝내 임명… 정국 ‘시계제로’

    “권력기관 개혁 曺 장관에게 마무리 맡겨 의혹 갖고 임명 안 하면 나쁜 선례 될 것” 曺법무 “사법개혁 신속·확실하게 하겠다” 檢과 관계설정 예측 불허… 긴장 최고조 야당 강력 반발… 황교안 “文정권의 폭거”문재인 대통령은 9일 부정적 여론이 높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끝내 임명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나서면서 정국은 급속도로 경색됐다. 청와대·여권과 검찰 갈등도 깊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그간 조 장관에 대한 ‘비토’를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조 장관은 임명되기 무섭게 검찰개혁 의지를 표명했다. 본인과 가족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초유의 상황이 현실화되면서 조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관계 설정 또한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조 장관을 비롯한 7명의 장관(급) 인사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 “저를 보좌해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 준 조국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며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을 안 하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대선 때 권력기관 개혁을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고,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았다”며 “남은 과제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정권의 선의에 맡기지 않고 법 제도로 완성하는 일이다. 그 의지가 좌초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조 장관 관련)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고, 임명 찬성·반대의 격한 대립이 있었다.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며 깊은 고민을 했다”면서도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히 보여 줬다”며 조 장관에 대한 수사와 검찰개혁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공평·공정의 가치에 대한 국민 요구와 평범한 국민이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면서 “무거운 마음이며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요구는 제도에 내재한 불공정과 특권적 요소까지 없애 달라는 것으로 국민을 좌절시키는 기득권·불합리의 원천인 제도까지 개혁하겠다”며 교육 개혁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뒤 “학자로서, 민정수석으로서 고민해 왔던 사법개혁 과제들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어 취임식을 갖고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 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며 취임 일성부터 검찰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폭거에 모든 힘을 다 모아서 총력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특검과 국정조사, 해임건의안 추진을 위해 범야권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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