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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국 취약 경제구조 동반좌초 불렀다/금융위기 긴급진단

    ◎금융기관 관치의존 부실화… 저성장 겹쳐/‘조정국면’ 낙관론도… 탈정치·개방 확대를 한국·홍콩·일본 등 동북아로 번지고 있는 아시아 지역 금융위기는 비슷한 뿌리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공통 원인중 첫째로 꼽히는 것이 경제구조의 취약점. 물론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환투기꾼들의 공격으로 통화위기가 촉발됐고 이것이 증시불안으로 이어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그러나 금융시장 위기가 가장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태국에서 발원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순으로 번져나갔음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경제구조와 관련된 대표적 문제는 금융기관의 부실화로 집약된다.아시아 지역 금융기관들은 대개 시장경제 논리보다는 정부의 개입과 부패한 관료들의 입김에 좌우되면서 스스로 부실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된다.여기에 수출부진,선장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오늘의 금융시장 불안이 초래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번째는 거품론. 거품론은 아시아국들의 통화가 그간 미 달러에 대해 고평가돼 오다가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주장이다.또한 이들 지역에서 한껏 부풀었던 부동산 거품이 급격히 빠지면서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거액 대출한 은행들이 졸지에 부실채권 더미위에 올라앉게 됐다는 것이다.특히 태국 금융기관들은 부동산 대출에 치중함으로써 부동산 경기 하락이라는 부메랑 효과를 자초한 나머지 국가경제를 뒤흔든 원흉으로 떠올랐다. 거품론은 아시아 경제가 조정기에 들어갔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따라서 장래에 대한 낙관론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서방의 시각은 구조적 취약점 쪽에 보다 접근해있다.서방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해법을 내놓고 있다. 첫째,자본 통제를 끝내고 자유로운 변동 환율제를 택하라는 것이다.중앙은행들이 변동 환율제로 인한 유연성을 누림으로써 통화 정책을 국내 수요에 맞게 운용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중앙은행들이 탈정치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둘째,당분간 이율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이를 통해 인플레를 진정시키고 수입을 줄일수 있다는 얘기다.정부는정부대로 수입증대를 초래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들에 대한 투자를 삭감할 필요가 있다. 셋째,비효율적인 대출을 막기 위해 은행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로써 공급과잉된 분야나 부실한 국영기업에 대한 대출,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한 대출 등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독점기업 체제를 해체하고 경쟁시대에 걸맞게 산업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10여년간 이어진 호황이 아시아 지역의 금융정책 개선을 게을리 하도록 만들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제는 금융정책 전반을 재검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로 있다.
  • 해태그룹 화의·법정관리 신청 배경

    ◎외국은·종금사 자금회사가 결정타/1조8천억 단기부채에 ‘흑자부도’ 비운 지난 8월 이후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온 해태그룹이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해태의 좌초는 한보 삼미 기아 등 연초부터 계속 이어진 대기업의 부도와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 하락에 따른 외국은행 및 종금사의 자금회수가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지난 5년간 해태그룹의 경영은 부실징후가 없었다.해태그룹의 경우 92년 2백80억원을 흑자를 남겼고 지난해에는 3백85억원의 흑자를 내는 등 한해도 적자가 없었다.해태중공업만 3년간 총 3백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뿐이다.83년 정부의 부실기업 정리정책에 따라 무리하게 인수한 중공업이 그룹전체에 부담을 준 것이다. 특히 단기부채가 화근이 됐다.지난 8월25일 기준으로 종금사 등 제2금융권 부채가 전체 3분의 2인 1조8천억원에 이른다.종금사들은 기아사태 이후 해태그룹의 대출금에 대해 만기가 도래하면 3일정도 연장해주었을뿐 장기차입으로 돌려주질 않았다.더욱이 해태상사가 해외지사에서 조달한 자금에 대해 외국계 은행이한국의 대외신인도 하락을 이유로 자금회수에 나선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회사관계자는 말했다. 해태가 제2금융권 자금을 선호한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였다.하나는 부동산 등 담보물이 적었기 때문.재투자에 대한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돼 부동산 담보가 거의 없었다.둘째 음료 제과 유통 부문의 경우 자금회전이 대단히 빠르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종금사로부터 돈을 끌어다 쓰고 곧 갚는게 관행이었다.그러나 이러한 단기자금 융통관행이 막히게 되면서 그룹전체가 도산위기에 빠진 것이다. 해태전자의 경우 서울공장을 처분하는 등 자금여건이 호전되고 있고 6월 결산인 제과는 1백20억원의 흑자를 남겼다.이를 반영하듯 지난 3일간 해태전자 주식은 주당 550원이 올랐고 유통의 경우 상한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때문에 해태의 좌초는 금융권의 자금회수에 따른 ‘흑자부도’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 “여 후보 프리미엄 과감히 포기”/이 총재 회견 요지

    우리는 타락한 3김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느냐 아니면 또다시 3김정치에 휘말려 21세기 문턱에서 좌초하느냐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축재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구시대 부패정치구조의 청산없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도 없다는 절박한 사명감에서였다. 그러나 검찰이 당당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가 하루만에 선거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한 것은 검찰 스스로가 국가 공기관으로서의 권위와 책무를 포기하는 행위이며,3김 정치의 압력에 굴복해 구시대 정치의 검은 실체를 감추고자 하는 것이라고 의심받아 마땅하다.나는 다시한번 검찰이 조속히 수사에 착수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나는 모든 것을 다 바쳐 3김 정치의 부패구조를 깨트리기위한 성전에 앞장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국민앞에 다음과 같이 밝힌다. 첫째 경선자금은 물론 지난 92년 대통령 선거자금에 관한 의혹도 불법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검찰에서 철저하게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다. 둘째 우리는 정치자금법에 의거하지 않는 어떠한 정치자금도 받지 않겠다.철저하게 법정선거비용 한도를 지킬 것이며,지정기탁금제도 전면 폐지토록 하겠다. 셋째 그동안 집권여당이 누려오던 권력의 기득권도 과감히 포기하겠다.야당과 똑같은 입장에서 국민 심판을 받겠다. 김영삼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이번 대통령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도록 엄정 관리할 것을 천명했다.이를 위해 나는 우리 당의 명예총재인 대통령이 당적을 떠나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번 선거를 관리해줄 것을 요청한다.이번 대통령 선거를 역사상 가장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로 이끄는 것이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온 김대통령에게 맡겨진 마지막 책무라고 생각한다. 3김정치 청산과 정치혁신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벅찬 과제다.국민여러분의 지지와 동참이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 흑자기업 부도없게 은행자율협약 제정

    ◎강 부총리­23개 은행장 합의 정부와 은행단은 21일 기업들의 추가부도를 막기 위해 흑자기업의 자금불안이 나타날 경우 협조융자를 통해 지원하는 은행자율협약을 일주일내에 제정키로 합의했다. 정부와 은행단의 이같은 조치로 흑자를 내는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불안으로 좌초하는 현상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9면〉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과 23개 은행장들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계기업이 거의 정리돼 남은 기업의 부도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데 공감,주거래은행 중심으로 협조융자를 통해 지원하기로 합의했다.전국 30개 종합금융사 사장들도 이날 보유 기업어음(CP) 회수를 최대한 자제,거래기업의 도산을 막는 데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은행단 간사은행인 상업은행은 일주일안에 관련 회의를 소집,기업정보 공유 체제를 포함한 협조융자시스템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한다. 정부는 은행들의 협조융자과정에서 자금부족을 겪게되는 은행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특융으로 적극 도와주기로 했다. 정부는 또 부실채권의 효율적 정리를 위한 법률이 다음달 24일 시행되는대로 연말까지 4조∼4조5천억원의 은행 부실채권을 정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장들은 간담회에서 금융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인 가아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으며 일부 은행장은 우선변제권이 없는 화의로는 기아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채권단대표자회의의 결정대로 빨리 법정관리를 통해 기아사태를 해결해줄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금명 금융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는 기아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재계 25위 뉴코아그룹 좌초하나

    ◎은행단 545억 긴급융자로 가까스로 부도 모면/종금사 등 어음만기 연장 않을땐 다시 위기에 재계 25위인 뉴코아그룹이 은행권의 긴급 협조융자로 부도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그러나 뉴코아그룹은 은행권으로부터 이달중 만기가 돼 돌아오는 물품대금용 진성어음의 결제자금만을 지원받게 돼 종합금융사 등 제2금융권이 운전자금용 융통어음의 만기 연장에 협조해 주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재정경제원 윤증현금융정책실장과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등 10개 주요 채권은행장은 20일 하오 5시30분부터 서울 은행회관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부도위기에 처한 뉴코아그룹에 대해 5백45억원의 긴급자금을 협조융자해 주기로 결정했다.협조융자에는 제일은행 등 14개 은행이 참여하며 만기가 돼 돌아오는 진성어음을 은행이 결제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채권은행들은 이에 따라 뉴코아가 결제하지 못하고 있던 진성어음(1백억여원)을 20일 밤 결제해줌으로써 뉴코아는 1차 부도위기에서 벗어났다.그러나 이번 조치가 정부개입에 따른 것이어서 뉴코아에 대한 지원자금의 부실화가 우려된다.이에 앞서 제일은행은 은행장회의 전에 뉴코아로부터 5백50억원의 자금지원을 요청받았으나 거절했다.뉴코아는 20일과 21일 돌아오는 5백억원의 어음 결제자금을 은행권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할 경우 21일 화의신청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일단 위기를 넘김에 따라 신청여부는 유동적이다.뉴코아그룹 계열사는 모기업인 뉴코아 등 17개사로 금융권 여신은 은행권 9천8백63억원,종합금융사 등 제2금융권 3천2백88억원,회사채 1천3백38억원 등 1조4천억여원에 이른다. 한편 뉴코아는 직원들의 혼란과 상품의 반품을 막기 위해 20일 휴업했다.
  • 빚으로 점포 확장… 결국 ‘모래성’/왜 좌초위기 몰렸나

    ◎자금난속 제2금융권 1,400억 회수가 치명타 뉴코아그룹의 좌초 위기는 차입에 의한 무리한 점포확장의 결과로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94년까지 8개 점포를 보유했던 뉴코아는 95년 10개,96년 6개,올 상반기 7개 등 불과 2년6개월만에 23개의 백화점과 할인점을 개점하는 초고속성장을 거듭했다.특히 분당에 6개,일산에 3개 등 한 지역에 다수의 점포를 중복 개점해 영업난을 자초했다. 유통업계는 뉴코아 김의철회장의 부동산 굴리기를 통한 자금조달과 자고 일어나면 점포를 새로 개점하는데 대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그러나 뉴코아가 단기간에 이룩한 다점포화는 결국 빚으로 점포를 열고 그 점포를 담보로 다시 돈을 빌려 제2,제3의 점포를 개점하는 식의 ‘모래성 쌓기’에 불과했다.이같은 무리한 점포확장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액 2조5천9백12억원,부채비율 1천224%로 자기자본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이 때문에 뉴코아는 지난 3월 쯤부터 자금 악화설에 휘말렸다.경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와중에서도 뉴코아는 사업확장을 멈추지 않았다.서울 응암점,평촌 범계점,인천 연수점,의정부점 등 5개 이상의 점포를 신축하면서 한달에 1백30억∼1백4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어왔다. 뉴코아는 14개 백화점을 비롯,130여개 점포의 매출액이 하루 1백억원에 육박했지만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와 자금난 소문에 따른 제2금융권의 자금회수 압력에는 버틸 수가 없었다.한보사태 이후 자금악화설이 걷잡을수 없이 퍼지면서 제2금융권은 1천4백억원을 회수,뉴코아의 운명을 재촉했다. 뉴코아는 지난 5월 뒤늦게 17개 계열사를 5개로 줄이고 신규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최근에는 잠원동 본점을 매각키로 하고 LG그룹과 협상을 벌여왔다.또 39일간의 장기세일을 실시하고 협력업체의 어음결제일을 20일에서 80일로 늘리는 한편 일부 부동산을 매각해 종금사 부채를 3천억원에서 1천1백억원선으로 줄였지만 자금난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권이 20일 뉴코아에 5백45억여원의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회생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 일 연안 좌초 북한화물선 예인비 없어 한달째 방치

    【도쿄 연합】 태풍영향으로 일본 가고시마현 해안에 좌초된 북한 화물선 1척(2천4백25t)이 예인 비용이 없어 한달째 사고해안에 방치돼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이 화물선은 지난달 16일 북한을 떠나 일본 가가와현 사카이데시로 향하던중 태풍에 휩쓸려 좌초됐으나 수천만엔의 구조비용 문제로 아직까지 방치돼 있으며 선원 24명은 좌초 직후 인근 호텔에 머물기도 했으나 3일후 선박으로 돌아간 뒤 지금까지 배안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북 잠수함속의 미 구호식품(사설)

    미국의 한 교회가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에게 나눠주라고 보낸 구호식량이 북한에서 군사용으로 전용된 사실이 확인됐다.일찍부터 우려는 해왔으면서도 설마설마 했던 일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우리를 다시 한번 황당케 하는 일이다.그것도 대남공작용으로 쓰였다니 그저 난감할 뿐이다. 그간 국내외의 구호단체들이 북한에 지원해온 구호품중 일부가 군사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여러차례 들어왔던 일이고 북한 정권의 속성으로 미루어 그럴 개연성은 충분히 있있다. 그러나 이제 그것이 ‘물증’으로 확인된 것이다.국방부가 16일 확인해준 것을 보면 지난해 9월 강릉에 침투했다 좌초된 북한의 잠수함 공작선에서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교회가 북한에 보냈던 구호식량 통조림통에 붙어있던 표지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제 북한이 구호식량을 군사용으로 전용하고 있음이 현실로 확인된 이상 이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국제사회는 이문제를 북한당국에 공식적으로 항의해야할 것이다. 그동안에도 한적은 물론북한에 인도적 식량구호사업을 벌여왔던 국제기구들은 구호품 분배의 투명성 확보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으나 북한측은 확인절차를 사실상 거부해왔다.이들 국제기구 요원들이 북한에 들어가 있긴 하나 여행이 제한돼있고 체재 인원수도 묶여있어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이번일을 계기로 국제사회는 납득할만한 확인수단을 확보해야 할것이다.확인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원을 중단하는 문제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이번일에 또 하나 문제가 되는것은 구호식량 ‘물증’ 잠수함이 발견된지 1년만에 뒤늦게 찾아냈다는 사실이다.그것도 우리 군에 의해서가 아니고 지난 8월 한·미 합동훈련에 참가했던 미군에 의해서 발견됐다는 것은 우리 군의 허술함을 여실히 내보인 사례여서 부끄럽다. 이 부분에 대한 책임도 따져봐야 할것이다.앞으로라도 이런식으로 일처리가 되지 않도록 일벌백계의 필요가 있다.보도를 보면 뒤늦게 이 일을 알게된 국방부가 8월말께 통일원과 외무부에도 이 사실을 통보해주었으나 거기서도 각기 합당한 뒤처리를 하지않고 쉬쉬하며 지금까지 지내온 것으로 돼있다. 사안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뒤늦은 발견에 책임문제가 나올까봐 일이 확대되는 것을 피하려 했다는 혐의가 없지 않다.
  • 10명탄 어선 실종/태풍으로 16억 피해

    【전국 종합】 제19호 태풍 ‘올리와’의 영향으로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추석연휴동안 전국에서 선원 11명이 실종되고 선박 28척이 부서지거나 좌초됐다. 또 물양장 차량 농작물 도로 등이 유실되거나 파손되는 등 모두 16억여원의 피해(중앙재해대책본부 잠정집계)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하오 11시40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소흑산도 남서쪽 17마일 해상에서 선원 10명이 탄 꽃게잡이 어선인 경남 통영 선적 63t급 제17성북호(선장 김건진·39)가 태풍을 피해 피항중 통신이 끊기면서 실종됐다.
  • 오씨 월북 주선 김충자·김운하 부부

    ◎72년 미 이민후 50차례 방북 활동 벌여/친북신문·여행사 운영… 북 선전 창구로 국가안전기획부는 오익제씨의 월북을 주선한 김충자(55) 김운하씨(59)부부를 재미 북한 공작원으로 단정했다. 안기부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72년에 미국으로 이민한 뒤 74년에 ‘신한민보’를 인수,북한의 노동신문을 게재하면서 지속적으로 반한·친북 활동을 펴왔다. 75년부터 85년까지 해마다 반한 집회 및 시위,시국강연회,심포지엄 등을 주도했다. 88년 전금여행사를 인수한 뒤부터는 북한 관광단을 모집,교포들의 방북을 주선해왔다.같은해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북한 바로알기’세미나에서는 6·25 북침설과 고려연방제 지지 발언을 했다. 91년 1월3일 미주 조선통신을 창간,김일성의 신년사를 게재하고 북한의 정치 선전 창구역할을 수행해왔다. 92년 2월에는 ‘김정일 선생 51돌 생신축하회’를 열어 축하 연설을 하고 ‘조국 떠난 멀리서’라는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93년에는 북한 도서 3만권을 수입,전시회를 열었다.같은해 10월 노동당 창건일에 방북했다. 94년 4월 ‘위대한 수령 김일성주석 탄신 82돌 축하회’를 개최했다.같은해 7월 김일성이 사망하자 로스앤젤레스 사무실에 빈소를 설치하고 장례식에 참석차 방북했다. 95∼97년까지 해마다 2월에 김정일 생일 축하 사진전을 개최했다.95년 12월과 96년 12월에는 ‘향도의 태양 김정일 장군’이라는 책자를 반입,언론과 교포들에게 배포했다. 96년 10월 북한 잠수함 사건이 발생하자 “훈련중 좌초한 것인데 한국 정부가 이를 무장 공비 남파로 몰고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 4월과 7월에도 김일성 생일 축하 및 3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했다.지금까지 방북한 횟수는 김운하씨가 50여회,김충자씨가 30여회이다. 안기부는 이같은 사실 등을 들어 이들 부부가 미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이라고 밝혔다.
  • 갈수록 꼬이는 DJP 단일화/안양보선 공천싸고 양당간 신경전

    ◎국민회의측 출마포기로 땜질 처방 야권후보 단일화협상이 안양 만안 보궐선거의 암초에 걸려 좌초될 뻔했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후보공천을 놓고 벌인 신경전이 원인이 됐다.이 때문에 이날 예정된 협상소위가 무기 연기되는 진통을 겪었다.국민회의측의 양보로 땜질은 급히 이뤄졌지만 서로가 보인 앙금은 협상의 험로를 예고했다. 상황은 표면적으로는 간단하다.자민련은 김일주씨를 야권후보로 공천했다.국민회의는 비주류 반발 때문에 이의를 제기했고,자민련이 묵살한게 전부다.그러나 전개과정에서 감정전으로 서서히 비화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국민회의 한광옥 부총재와 김충조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자민련 김종필총재를 만나 제고를 요청했다.김총재는 “우리 뜻을 존중해달라”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그리고는 자민련은 14일 단일화 협상 직전에 보이콧을 선언했다.김일주 공천자를 내세운 안양만안 지구당 개편대회도 강행했다.이 과정에서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는 국민회의측의 ‘항의성 특사’파견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협상을 깰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국민회의측은 탈당 및 민주당 후보 출마 불사를 선언하며 버텨온 이준형 안양만안지구당위원장의 출마 포기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이로써 협상이 곧 재개될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하지만 이번에 노출된 양측의 대립은 협상 앞날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국민회의측은 신한국당 이한동 고문측 인사였던 김일주씨를 공천한 데 대해 의심을 품고 있다.보수대연합에 더 마음이 가있는게 아니냐는 시각이다.자민련 또한 국민회의와의 결합이라는 외길만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사실상 김종필 총재의 양보를 요구하는 단일화협상인 만큼 더 그렇다.
  • 바다낚시 부자 사망·실종/태풍 영향 파고 높아져/어선 1척 좌초

    8일 하오 4시30분쯤 부산 사하구 감천2동 감천항 서편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던 손필근씨(35·사하구 장림1동) 등 11명이 높은 파도에 휩쓸리면서 바다에 빠져 손씨가 실종되고 손씨의 아들 지훈군(8·장림초등학교 2년)이 숨졌다. 이상석씨(30·부산 사상구 삼락동) 등 나머지 9명은 폐 스티로폴 등을 붙잡고 떠있다 119구조대 등에 의해 구조됐다. 이에 앞서 하오 2시10분쯤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갯바위인어상 앞에서 사진을 찍던 조낙용씨(24·김해시 장유면 신문리)가 파도에 휩쓸리면서 물에 빠져 실종됐다. 하오 4시31분쯤에는 부산시 강서구 녹산동 진우도 인근 해상에서 배 수리를 마치고 감천항으로 향하던 15t급 통발어선(선주 김태규·39)이 파도에 떠밀려 모래톱에 좌초됐으나 선주 김씨와 부인 박경자씨(39)는 긴급출동한 소방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이어 하오 7시35분쯤 부산 남구 민락1동 민락방파제앞 공영주차장에서 부산6너 2161호 타우너(운전자 전형수·31·동래구 명장동)가 방파제를 넘어온 높이 3∼4m의 파도에 휩쓸려 전복,전씨의 7개월된딸 민선양이 머리를 다치는등 방파제 옆에 서있던 차량 4대가 파도에 넘어졌다.
  • 예고없는 부도(위기의 기업/쓰러지는 왕국에서 배운다:2)

    ◎일시적 자금난 못견디면 ‘침몰’/소액어음 못막는 흑자도산 ‘비일비재’/외형 보단 ‘자금 동맥경화’예방 우선을 대부분의 불청객이 그렇지만 부도 역시 예고없이 찾아온다.그러나 예고가 없다고 해서 원인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에게 종합건강검진 결과 치명적인 말기의 암진단이 나온 것과 같다고나 할까.인체의 건강이 적당한 운동으로 유지되듯 기업의 성장·발전에는 자금흐름의 건전성 확보가 기본이다.건전하지 못한 자금흐름을 가진 기업이 자금시장의 여건악화라는 여울목을 만나면 이를 헤어나지 못하고 좌초하는 것이다.언제나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향해 나가는 기업활동에서 여울목이 어느곳에 자리잡고 있는지를 알 방법은 없다.그래서 부도는 늘 예고없이 찾아들고 있다. 한보부도 이후 올 상반기의 어음부도율이 지난 4월중의 0.25%를 최고로 평균 0.23%에 달했다.지난해 같은 기간의 0.14%의 2배에 가까운 사실은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특히 지난 2월 3일에는 하루에 158개 기업이 부도를 내기도 했다. 멀쩡하던기업의 도산에는 원인이 다양하다.일시적인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흑자부도를 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신문의 주식시세표 맨끝부분의 관리대상종목군들은 이같은 사연을 간직한 기업들이다. 유성도 그중의 하나다.경남 밀양시에서 1958년에 설립된 국내 최대의 방모직물 생산업체로 39년 전통을 자랑한다.장년층에게는 ‘유성모직’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이 회사는 지난 5월6일 흑자상태에서 부도를 내고 말았다.한보부도로 생긴 자금시장의 여울목을 만나 진성어음의 할인을 제때 하지 못한 탓이다. 자본금 1백80억원의 유성은 지난해 매출액이 5백75억8천만원으로 4억3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을 정도였다.부채가 6백66억4천만원이긴 했으나 지난 93년 흑자로 전환된 이후 3년 내리 흑자가 계속돼 부도가 날줄은 아무도 몰랐다.불과 2억2천7백만원의 어음기간 연장이 되지 않아 주저앉고 말았다. 자금흐름(캐시 플로우)에 무리가 생기는 ‘동맥경화’를 막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경영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은행과 제2금융권의 돈을 4조8천6백11억원이나 빌려쓴 한보그룹조차 최종부도가 날 당시 얼마만한 액수의 어음이 돌아왔는지 정확히 모를 정도였다는 사실은 단적인 예다.지난 1월 16일부터 22일까지 은행에 결제가 돌아온 돈은 모두 1천6백78억원이었으나 한보가 은행에 결제를 요구했던 액수는 5백74억원에 불과했다.재정본부를 두고 있던 한보그룹조차 불과 일주일간에 돌아온 어음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은행이 한보를 믿지 못하겠다고 판단토록 한 빌미를 주었음은 물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보그룹의 한 임원은 “오늘 돌아온 2백억원을 막으면서 ‘이만하면 됐겠지’라고 생각했으나 소문이 퍼지면서 다음날 당장 7백억원이 돌아왔고 그 다음날 또 1천억원이 몰리는 등 도저히 당해 낼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나은행의 김윤모 종합기획부 차장은 “외형성장 위주의 경영에서 비롯되는 부도를 막기 위해 기업이 최고자금관리자(CFO)의 역할에 비중을 두고 각 프로젝트에 걸맞는 금융기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현재 국내에는 페레그린 캐피탈 홍콩,자딘 플레밍과 앤더슨,매킨지 등 외국계 컨설팅회사 등이 이같은 기법으로 영업하고 있다.보람은행은 ‘부도예측모델’을 개발해 시행중이다.
  • 실업문제 직시하자/양해영 논설위원(서울논단)

    요즘 기아그룹의 좌초위기로 인해 그 성가가 덩달아서 올라간 기업이 엉뚱하게도 미국의 크라이슬러 자동차회사다.아이아코카 회장이 연봉으로 1달러만 받고 35명의 부사장중 33명을 해고했으며 근로자도 1만여명 축소하는 뼈깎는 노력끝에 망할뻔했던 회사를 기적처럼 살려냈다는 20여년전의 얘기가 지금은 한낱 흥미본위로 받아들여지기 쉽다.그러나 이 무용담같은 크라이슬러 재건 스토리중 그 후속얘기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사실 아이아코카회장의 공은 크라이슬러를 살려냈다는 그 자체보다도 미국의 기업을 오늘처럼 구조조정을 거쳐 슬림화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부여돼야 한다. 미국기업들은 크라이슬러가 계기가 되어 80년대 중반부터 엄청난 감량경영을 단행했다.GM,포드 등 자동차회사는 물론이고 IBM,필립모리스 등도 최저 10%에서 30%에 이르는 군살빼기 작업을 치러냈다. 미국기업 전체로 감량규모는 1천만명에 이르렀다. ○감량경영과 미의 호황 80년대 중반 10%대에 육박한 미국의 실업률은 지금 5%대에 있다.증권시장은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데바쁘고 미국사상 최장호황기를 맞고 있다.이는 다름 아닌 크라이슬러의 교훈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감량경영과 구조조정이 노동생산성과 이익률을 높이고 그돈은 곧 신기술개발과 투자촉진으로 이뤄진 것이다. 지금 일본은 경기침체에 빠져있고 거품경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스페인,독일,이탈리아 등은 10%대가 넘는 실업률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한때 경제우등생과 열등생의 자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요즘 국내에서는 대기업 연쇄부도등의 여파로 대량실업이 가장 큰 걱정거리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월평균 퇴직 해고자수는 13만명에 이르는데 새로이 일자리를 찾아 취업한 사람은 12만여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이같은 현상은 5년만의 일이라고 한다.대랑실업의 위기감은 앞을 내다볼수록 더 커진다.대기업들은 올해 신규채용수를 예년보다 대폭축소하고 있다.연쇄부도에 놀란 기업들은 감량의 강도를 높일 움직임이다.지난 95년5월의 국내실업률은 1.9%로 33년래의 최저수준이었다.지금은 3.4%에 이르렀고 이 수치는 높아갈 공산이 크다. 이제우리는 불가피하게 취업과 실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시대에 접어들지 않으면 안된다.우리기업의 감량경영은 사실 지금이 시작단계고 싫든 좋든 이같은 흐름은 우리기업이 상당수준의 경쟁력을 갖출때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감량의 강도에 따라 그 기간이 단축될수 있고 늘어날수 있는 문제다.근로자들에게는 냉혹한 얘기지만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더 큰 실업을 막아보자 왜 우리가 이같은 혹한기를 맞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부·기업·근로자가 각각 대답해야 할 대목들이 따로 있다.문제는 그들이 각자의 답변을 상대에 전가한다면 우리는 더 큰 실업시대를 맞게 될것이라는 점이다.노사문제에 대한 개념,평생직장에 대한 관습,직업에 대한 인식등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취업에 대한 인식 전환 우리 노사문제의 대종은 월급올리기였는데 앞으로는 실업과 월급깎기로 변할지도 모른다.독일과 프랑스등 유럽 대다수 국가들은 해고자수를 줄이는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단축(이것도 결과적으로 임금축소)하는 합의들이 대량실업해결방식의 하나로 쓰이고 있다.우리의 경우 이같은 방식은 회사가 벼랑끝에 서고 나서야 가능한 것으로 되어있다.실업문제해결을 위한 많은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야 하지만 종전과 같은 인식하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수 없고 또 그것이 상호 용인될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산업연수생 명목으로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21만명에 이른다.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한쪽에서는 대량실업이 일어나고 다른쪽에서는 일할사람이 없다해서 외국인근로자가 와야만하고,결국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노동정책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인식전환이다.직종간·직급간 이동이 너무나 경직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일본처럼 하향취업도 받아들일수 있는 그런의식과 구조가 돼야 한다.
  • 루머는 기업의 황소개구리(위기의 기업/쓰러지는 왕국에서 배운다)

    ◎대기업도 단숨에 삼키는 ‘괴물’/한입 건널때마다 뻥튀기… 신용경제 ‘와르르’/대책마련 틈도 없이 어음회부… 좌초의 길로 한국 기업은 위기다.저성장시대로 들어가는 전환기적 상황을 극복하지 못해 재계 8위인 기아그룹을 포함해 내노라하는 대기업들이 줄줄이 좌초하거나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부도’의 삭풍은 복더위마저 얼어붙게 할만큼 거세다.서울신문은 잇단 기업 부도의 원인과 내막을 재조명해 전환기에 선 한국기업들에 새로운 경영좌표를 제공하는 기획시리즈를 12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부도는 루머에서 시작되고 있다.‘괴소문’의 영어식표기인 루머는 기업 생태계의 ‘황소개구리’에 다름아니다.루머는 태동과 함께 확대재생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대기업마저 한순간에 삼키는 괴물로 자라고 있다. 약간의 약점이라도 있으면 루머의 위력은 더욱 강해진다.루머는 신용경제의 질서와 규범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면서 기업이 대응을 위한 신발끈을 고치기도 전에 종합금융사로 하여금 무더기 어음회부로 기업의 목줄을 죄도록 만들고있다. 루머가 어떻게 확대재생산 되는가를 보여주는 최근의 좋은 사례가 쌍용그룹이다.지난 22일 증권시장에 나돈 쌍용그룹 부도유예협약 적용설은 단숨에 주가를 하한가로 끌어내리고 쌍용은 창사이래 최대의 홍역을 치러야했다.이루머는 일부 언론에 실명으로 게재됨으로서 쌍용을 더욱 아연케 만들었다. 전말은 이렇다.재계 서열 6위에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쌍용그룹이 부도유예협약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전날인 21일 하오부터 돌기 시작했다.이날 쌍용의 한계열사가 어음을 하오 늦게 까지 결제하지 못하고 연장하는 사건이 있었다.재계에서는 항용 있는 이작은 사건이,그러나 증시의 루머 확대재생산 과정을 거치면서 거대그룹 쌍용을 뿌리채 흔들었다. 다음날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채권은행단에서 중대발표를 한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쌍용그룹 계열사 주식이 가이 모조리 하한가로 돌아섰다.쌍용이 급한김에 부도유예협약을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공시했지만 아무도 귀기울여 주지 않았다. 이어 주거래 은행인 조흥은행의 이름과 함께 하오 2시쯤중대발표설이 돌다 막상 2시가 임박해서는 채권은행단 회의가 5시로 연기됐다고 바뀌었다.일부 계열사를 어느 그룹에 매각한다는 등 쌍용그룹의 자구 내용도 그럴듯하게 포장돼 나왔다.소문은 스스로 눈덩이처럼 위력과 내용을 불려나갔다. 쌍용이 거대그룹답게 위기를 극복한 반면 우성그룹은 루머로 입은 내상을 치유하지 못하고 좌초하고 만 경우다.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성그룹을 루머피해의 대표사례로 꼽는다. 부도가 나기 전까지 우성은 우성아파트의 인기에 걸맞게 탄탄한 건설업체였다.부도직전 1백57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우성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1차 루머가 돌기 시작한 것은 참으로 우연한 계기였다. 지난 95년 3월 중순.최고경영자인 최승진 부회장은 주주총회를 끝내고 외국인학교 설립차 중국 북경을 방문하고 있었다.이 사실이 느닫없이 ‘중국 도피설’로 유포되기 시작했다.우성측은 “사업차 갔는데 웬 헛소문이냐”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러나 언론사 등으로부터 확인전화가 빗발치자 사정이 급박함을 직감했다.그룹차원에서 부랴부랴 최부회장의 동정자료를 언론사에 뿌리고 증시에 ‘루머대책반’을 파견해 가까스로 소문을 잠재우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소동이 진정된 것도 잠시뿐.6월말 삼풍백화점 붕괴로 다시 시련이 닥쳤다.삼풍 붕괴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이 무리한 내부 구조변경에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총체적 부실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시공사에도 사회윤리적 책임이 돌아왔다.부도설에 가속도가 붙고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졌다.그해 10월로 접어들면서 부도설이 다시 본격화 됐다. 우성그룹이 부동산매각 등 자구노력에 들어간 것이 이때다.경영진은 자구노력으로 충분히 일어설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제일은행과 협의해 자구계획을 짜고 이를 집행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됐으나 때마침 터진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이 이를 방해했다.루머로 속병이 든 우성은 평소같으면 극복했을 작은 ‘위기’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좌초하고 말았다.
  • 넉달간 반도체 연수 김주진 아남회장(인터뷰)

    ◎‘비메모리’ 국제시장 공략 자신/부천공장 10월 가동… 고부가제품 생산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가장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비메모리 분야의 기술협력을 위해 4개월간 미국 ‘반도체 연수’를 받고 최근 귀국한 아남그룹의 김주진 회장(61)은 21일 “오는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부천의 비메모리 반도체공장은 한국의 이분야 기술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8위인 기아그룹이 좌초의 위기에 몰릴 정도로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아남그룹을 탄탄하게 키워가고 있는 김회장의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 복안을 들어봤다. ­그룹 총수로서 4개월이나 장기 출장을 다녀와야 할 정도로 중요한 현안은 어떤 것입니까. ▲주력사업인 반도체 관련 사업 때문이었습니다.그룹의 기본사업인 패키지 분야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설립한 현지법인(Amkor)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사업을 점검했습니다.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기술제휴선인 미국 지오텍사와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와 기술협의를 한게 가장 중요한 업무였습니다.TI사의 엔지버스회장 등 세계 반도체 업계 유력 인사들도 두루 만났습니다.잠시 짬을 내 지적재산권 분과위원장 자격으로 한미재계회의에도 참석했습니다.이번 회의결과 한국이 미국의 지재권 ‘우선감시대상국’에서 ‘감시대상국’으로 바뀌었죠. ­부천의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술 수준입니다.현재 국내 비메모리 제품의 회로선폭이 0.5μ정도에 불과하나 부천공장에서는 0.35μ 제품을 가공할 수 있습니다.TI사로부터 들여온 첨단기술을 이용,아직 국내에서 상용화되지 않은 DSP 위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계획입니다.앞으로 0.25μ 0.18μ 0.13μ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세계 비메모리 시장의 벽을 뚫을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기술진을 보강해 반드시 우수한 제품을 내놓겠습니다.생산제품의 70%는 TI사가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활동은 없었나요. ▲지난해 아남이 ‘비즈니스 콜’이란 이름으로 새로 진출한 통신사업인 주파수 공용통신(TRS)사업 제휴선도 만났습니다.TRS는 개인휴대통신(PCS)보다 시장은 작지만 정보통신분야 가운데서 가장 특화된 분야입니다.물류분야에 절대 필요한 통신수단이죠.이 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기술력이 완비한 뒤 황금시장인 중국으로 진출할 생각입니다.
  • 이회창시대의 개막/여 경선 지역감정 극복했다(사설)

    신한국당은 제15대 대통령후보로 ‘대쪽’과 ‘법대로’라는 별명을 가진 강직한 이미지의 이회창씨를 선택했다.그의 여당후보 당선은 문민정부 1기의 개혁좌초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개혁의 지속을 바라는 국민열망의 반영으로 받아들여진다.그는 오는 12월대선에서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 후보와 3파전을 벌이거나 아니면 야권 단일후보와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된다.역전노장의 두 김씨와 정치에 갓 입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진’이회창씨의 대결은 개혁지속과 구정치의 종언여부를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강성’선택 의미 새겨야 신한국당의 이번 대선후보경선을 되돌아 보면 후보들간의 표피적인 이미지 경쟁으로 끝난 아쉬움이 없지 않다.막판까지 무려 6명의 후보가 난립해 혼전을 벌이는 바람에 후보들의 자질이나 정책의 차이를 뚜렷이 부각시키기가 어려웠던 것이다.따라서 일찌감치 원칙론자로서의 강성 이미지가 구축돼 있었던 이회창 후보가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이 ‘대쪽’‘법대로’를대통령후보로 선택한 것엔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그의 대쪽같은 강직한 성품과 법에 충실한 법치를 통해 개혁을 완성코자 하는 국민적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신한국당 대의원들은 차기정권에 대해서도 개혁의 지속을 첫번째 과제로 주문하기 위해 그를 선택한 것이다.그것은 물론 민심의 반영이다.문민정부에서 성공을 거두지못한 권력주변의 정화와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개혁을 이후보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맡은 셈이다. 이회창씨가 집권 여당에서 30여년만에 처음 나온 비영남 출신 후보라는 사실은 주목해야할 변화다.그의 당선은 신한국당이 해묵은 지역감정의 고질을 극복했음을 보여주는,따라서 높이 평가해야할 대목이다.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이번에 이회창 후보는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더구나 영남지역을 배경으로 한 후보들이 도중 하차하는 사태에 직면하거나 투표에서도 큰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의 당선이 지역감정을 거부한 대의원들의 의식혁명의 결과임을 보여준 것이었다. ○대의원 의식혁명의 소산 이번 경선은 금품살포 공방을 비롯하여 인신비방 흑색선전 정책대결 부재등 몇가지 오점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성공작으로 평가할만 하다.1차에서 승부를 못내고 2차결선투표까지 간 격전상도 그야말로 자유경선의 진면목을 보여주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국민들은 참으로 오랜간만에 생동하는 민주주의에 환호할 수 있었다.자유경선의 성공은 상의하달이 아닌 하의상달로의 정당정치,보스가 아닌 당원중심 정당정치로의 전환과 사회 각계에서의 풀뿌리 민주주의 성숙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봉건적 사당체제와 망국적인 지역당 구조로 우리 정치사를 크게 후퇴시킨 두 야당은 차제에 깊은 자성이 있어야할 것이다. 2차투표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오지않은 것도 신한국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만일 1차에서 1위 이회창후보의 4천963표에 절반도 미치지못한 1천776표로 2위를 한 이인제후보가 2차에서 승리하는 역전극이연출됐을 경우 당선의 정당성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야기됐을 것이다.또한 동질성이 결여된 중·하위권 후보들의 합종연횡인 ‘반이 4인연대’는 뜻밖의 역전승을 자축했을지 몰라도 여론으로부터는 ‘권력 나눠먹기 짜깁기’라는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역전극은 지난 70년 김영삼·김대중씨가 야당 대통령후보를 놓고 맞대결했던 때처럼 1·2위간 득표율 차이가 한자리 수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 불복과 분당 가능성 등을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그런 점에서 1차투표에서 41.2%의 높은 지지를 받은 이회창 후보가 최종승리를 거둔 것은 순리적 귀결이라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이제 이회창 후보가 5개월도 채 남지않은 대통령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 시급한 과제는 무엇보다도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여 당의 화합과 전진을 이룩하는 일일 것이다.그동안 세간에서는 이후보에 대해 어딘가 포용력이 없어 보이고 정치력이 약한 것 같다는 지적이 적지않았다.이후보가 이런 평을 얼마나 불식시킬수 있을지 그의 인간적 폭과 정치역량이 드디어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민심·당심의 괴리 극복을 민심과 당심의 괴리현상도 이회창 후보가 극복해야할 주요 과제중의 하나이다.이후보는 그동안 당내 대의원을 상대로 한 많은 여론조사에서 단연 지지도 1위를 고수해왔지만 일반국민 상대 여론조사에서는 세대교체의 상징인 이인제 후보에게 종종 뒤졌다.이같은 결과는 물론 일반국민과 대의원들의 판단과 선택기준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당심과 민심이 따로 노는 현상은 경선 후유증과 이탈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일이 아닐수 없다.민심의 흐름과 어긋날 경우 본선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이 점도 이후보가 각별히 유의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사안일 것이다. ‘법대로’라는 그의 별칭이 상징하듯 이회창 후보에게는 사정 이미지가 강하다.바로 그런 이유때문에 그는 여론의 지지를 얻었지만 또 그 때문에 공직사회나 재계에서는 그를 반기는 편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많다.이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이후보가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우리가 지금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21세기의 격랑을 헤쳐나갈 강건한 리더십이다.이회창 후보는 평생을 법조계에서만 커온 탓으로 시대적 과제인 경제나 외교 통일 안보문제에는 다소 어두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집권시의 경제팀이나 안보팀 또는 그림자내각을 구성해서 국민 앞에 공개해 사전검증을 받는 것도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수 있는 좋은 방안의 하나일 것이다.
  • 시인 구상(이세기의 인물탐구:138)

    ◎뿌리깊은 ‘시심’… 역사의식 음미/세속의 고달픔·분노·저항 시로 표현/50여년간 저서 30여권… ‘문단의 어른’ 시인에게 명징한 시정신을 요구하는 것은 세속에 시달린 고달픔과 분노와 저항이 순화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우리 문단에서 사물의 현상을 감각적으로 포착하기 전에 맑게 열려있는 내부의 시선으로 시를 써온 구도자적 시인이 있다면 그가 바로 구상시인일 것이다. 그는 ‘사물에 대한 독자적 진실을 증거하기 위해’ 문학을 한다는 것이며 ‘만물은 감각이 아닌,존재론적 차원에서 음미하는것’이라고 말한다.그의 시는 존재론적 형이상학적 인식과 역사의식에서 출발하여 문단에 처음 나온 5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뿌리깊은 시심이 시들줄을 모른다. ○신부 되려 일 신학교 입학 한 시인이 펴낸 30여권의 저서는 문학에 대한 왕성한 열정과 강인한 정신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어떤 시인 작가보다도 그는 수많은 태풍과 좌초와 시련을 겪었고 그로인해 구상문학의 심도는 그의 신앙과 관련된 어떤 헌사나 찬사도 한사코 거부한다. 본래 서울 종로 이화동에서 태어났으나 독일계 가톨릭 베네딕트수도원의 교육사업을 위촉받은 부친 구종진씨를 따라 4살 되던 해 원산시 근교인 덕원에 정착,그의 자전적 시집인 ‘모과나무 옹두리에도 사연이’에 그의 전 생애가 그림처럼 그려져있다.그는 부친이 쉰넷,어머니가 48세의 나이의 만득으로 노부모는 ‘심산의 동삼’처럼 애지중지하였고 장성할 때까지 의식주의 그리움을 모른채 그는 학문의 숭상과 인간의 구경이 현세에 있지않다는 참된 종교의 훈육을 받을수 있었다.그리고 부친이 돌아가실 무렵에 남긴 “너는 사물에 너무 기승을 하지 말아라.박빙인생인줄 알고 자신이나 자부를 너무 갖지 말라”는 것이 한평생의 좌우명이자 삶의 지침이 되었다. 소년시절부터 ‘미동’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이목구비가 반듯했던 그는 ‘겉으론 신수가 훤하고 키도 작은 편이 아니어서’ 호주머니가 텅텅 비어있어도 친구들은 ‘기천금쯤이야 문제없겠다’고 했고 막걸리집에서 나와도 요정에서 취한줄 알았다.더구나 그의 집안 내력과 부모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역정이나 내정도 순풍에 돛단듯 귀공자나 행운아인줄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의 부드러운 외양만으로는 ‘옥고를 치렀다든가 북한에서 감옥탈출을 했다든가 폐결핵환자로 두번씩이나 폐수술을 했다’는 것을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다.말씨 역시 굼뜨고 어눌한 편으로 라디오나 텔레비전 좌담회에 나오면 말의 짝을 맞추는 철어방식이 제멋대로지만 긴장되고 조리가 서야 하는 교단에서는 능변에다 달변이요,문화행사의 연사나 사회자로 자주 초청될 정도다. 도쿄유학이란 것도 부모의 양해아래 대학진학을 목표로 정상적인 도항 수속을 밟은 것과는 달리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성베네딕트수도원 신학교에 들어갔다가 3년만에 환속을 했고 문학을 한답시고 ‘고향의 불령선인’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걸핏하면 유치장 신세,‘스물 안짝에 교회에선 이단자,가문에선 불효자,마을에선 주의자 취급’을 당하다가 사회의 악의에 찬 눈길에서 벗어나고자 도쿄밀항을 시도하게 된것이다. 그간의 문학적 항해도 유유자적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널리 알려지다시피 그는 원산문학가동맹의 주동멤버였고 거기서 발간한 해방 1주년 기념시집인 ‘응향’에다 북한을 ‘까마귀와 불길한 아침,수상한 그림자가 배회하는 암흑지대’에 비유하여 ‘퇴폐적 악마적 반역사적 반민족적’등의 빗발치는 비난에 쫓겨 47년에 탈출하게 되었다. ○원산문학가동맹 주동멤버 6·25의 와중에서도 인간역사속의 오늘을 연작형태로 쓴 ‘초토의 시’로써 전쟁속에서도 섭리와 자유,선과 악,이념과 민족 등의 실존의식을 구상적으로 표출하였고 5·16이후 스스로의 행동적 현실참여에 허탈감을 느끼자 대학강단으로 전신하기에 이른다.이때 시작업의 휴면상태를 메우기 위해 연작 장시의 효시로 알려진 ‘밭일기’ 100편의 에스키스를 시작,‘나같은 사람은 어떤 일에 감동하는 촉발생심이나 그때그때 시류에 맞춘 시로서는 사물의 실재를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작에서 존재의 무한한 다면성을 조명하기 위해서는 ‘한 제재로써 응시를 거듭함으로써 관입실재하려는 의도’를 밝힌 바 있다. 만년의 그는 문단의 어른으로서 지휘하고 통솔하는 위치지만 단한번도 공직을 맡지 않았고 자신의 범주를 더이상 과장하지 않는다.먼저 간 오상순선생을 기리는 공초문학상을 위한 기금마련을 했고 그를 원하는 곳에 가서 상도 주고 축사도 서슴지 않아 사회적인 대소사에서 그를 만나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그러나 막상 자신을 위한 자리는 극단적으로 마다하는 결벽과 괴팍스러움이 있다는 것은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짐작하기 어렵다. 지금도 그의 친지나 가까운 이들은 ‘진작 죽을 사람이 부인덕에 살게됐다’고 말한다.고향에서 중매로 결혼한 부인 서영옥씨는 수년전까지 영등포에서 순심병원을 경영하던 여의사로 그의 고질병인 폐결핵 치료의 주치의이기도 하다.자녀는 아들과 수필집 ‘딸 자명에게 보내는 글발’의 주인공이 있다.부인과 사별후 지금도 여전히 여의도 시범아파트,문을 열면 그와 절친했던 이중섭의 그림이 한눈에 들어오는 분위기에서 20년 이상을 하루같이 아침이나 낙일에 강변을 반원을 그리며 산책하고 그 바쁜 틈틈이에도 순백의 동심에 젖기 위해 어린이 놀이터에서 소일하기도 한다.선친의 유언대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그 명성과 자신이 갖춘것에 비해 겸허하고 양보한다. 그런 그는 어딘지 모든 것이 무난하므로 탈을 부리지 않으려는 무사안일로 오해될 수도 있다.그러나 그의 파란이 중첩된 생애를 꼼꼼히 살펴보면 시인의 가슴에 담긴 슬픔의 무게야말로 생활철학과 종교와 깊은 시심에서 우러나온 평균적 수치임을 알게 된다.사물의 현상을 감각적으로 포착하기 전에 심안을 통해 사리의 세계를 구축한 그의 구상문학도 끝없는 시심과 모나지않은 인품의 결과이며 이제 우리는 세속의 고달픔과 분노를 씻는 이 구도자적 노시인에게 진정어린 경의를 보내는 것만이 예의다. □연보 ▲1919년 서울 출생·원산 성장 ▲1941년 일본대 종교과 졸업 ▲1942­45년 북선 매일신문 기자 ▲1946년 시집 ‘응향’필화사건으로 월남 ▲1948­57년 연합신문 문화부장,승리일보주간,영남일보 주필 ▲1957­61년 서울대 서강대 출강 ▲1970­74년 하와이대 교환교수 ▲1976­현재 중앙대 예술대 대우교수 ▲1979­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86·93년 아시아시인회의 서울대 회장,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 ▷저서◁ 시집 ‘구상’(51년) ‘초토의 시’(56년) ‘까마귀’(81년) ‘개똥밭’(87년) 자전시집 ‘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84년) 사회평론집 ‘민주고발’(53년) 수상집 ‘침언부언’(60년) ‘실천적 확신을 위하여’(82년) ‘나자렛 예수’(79년) 시론집‘현대시 창작입문’(88년) 영역시집‘타버린 땅’(89년 런던) ‘밭과 강’(91년 런던) 등 30여권. ▷수상◁ 금성화랑무공훈장(55년) 서울시문화상(57년) 국민훈장동백장(70년) 대한민국문학상 본상(80년) 대한민국예술원상(93년)
  • 기아 김 회장 인책론 강력 대두/정부·채권은행단

    ◎김 회장은 “위기 탈출” 친정체제 구축 기아호의 김선홍 체제가 유지될까.김회장은 지난 16일 최고경영진을 일부 교체하면서 친정체제를 구축,자신을 중심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1단계 긴급 처방을 했다.‘봉고신화’의 주역인 김회장은 부도유예협약을 받게됐지만 이처럼 기아신화의 재창조를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김회장의 ‘집권의지’와는 관계없이 과천 종합청사와 채권은행단 주변에서는 김회장 인책론이 강도높게 제기되고 있다.은행권은 김회장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물러날 경우 대안문제 때문에 일단 부도유예협약 기간동안 경영을 맡기는게 현실적이라고 본다.정부는 좀더 강력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재정경제원과 통상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는 ‘주인없는 기아’를 재계 순위 8위로 이끈 김회장의 공로를 인정하지만 기아의 ‘좌초위기’도 김회장한테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있다.한 당국자는 김회장과 기아의 관계를 아이스하키에 비유한다.아이스하키는 공격과 수비수가 분리돼 공수의 조화를 이루는데 김회장의 경영스타일은 한마디로 공격 일변도라는 것이다.특히 경기가 하향일때는 ‘수비’에 치중하는게 기본이지만 김회장은 공격적인 투자로만 일관해 국민경제 부담을 불러왔다고 본다.기아특수강에 대한 대책없는 투자 등을 말한다.소유분산이 잘된 ‘국민기업’이라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기존 재벌과 같은 선단식 경영을 한 것도 문제다.김회장은 기아 인수설 등 위기가 닥치면 자구노력보다 특유의 소유구조를 앞세워 정부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은 편이었다고 한다.언론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려 했다는게 재경원의 시각이다.최근 김회장이 강경식 경제부총리를 방문했을 때도 강부총리는 “개별기업에 대한 지원은 있을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기아는 마치 정부가 지원키로 한 것처럼 요란했다. 노조와 임원들을 효율적으로 통솔하지 못하고,조직내부에 많은 부패가 있을 것이란 의심을 받게 된 것도 김회장의 책임이다.재경원 고위 관계자는 “기아가 시설투자업체를 선정하거나 자재를 구입할 때 공개입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임원진과 노조가 추천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경쟁입찰을 거쳤을 때보다 비용부담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재경원의 주장속에는 기아그룹에 대한 ‘내부부패’의 의심이 묻어난다.주인없는 기업이기에 경영권을 100% 장악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가 내부의 문제를 묵인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기아그룹은 자금사정이 어렵지만 그동안 은행에 찾아와 어려운 사정을 얘기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임원들에게 주인의식이 없다는 지적이다.이러다 보니 기아쪽의 계산보다 실제로 돌아오는 어음이 많았다고도 한다.10대그룹 치고는 자금관리에 허점이 많았다는 얘기다. 장기집권이 구조적으로 부패를 낳듯이 김회장의 불안한 장기집권이 기아내부에 여러가지 문제를 만들었고,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궁극적인 정상화는 어렵다는게 정부와 은행단의 시각인 듯하다. 김회장이 한국의 아이아코카로 거듭날 수 있을지,기아를 구제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아코카가 투입될지 두고 볼일이다.
  • 출범 한달 불 동거정부 ‘삐걱’

    ◎시라크­조스팽 나도 군복귀 등 싸고 마찰/내부불만도 팽배… 내년 조기총선 예견도 우파 대통령과 좌파 내각의 프랑스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출범한지 한달도 못돼 ‘좌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대외정책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다 두 사람 모두 자기진영으로부터 심각한 도전 내지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내년에 또 다른 조기총선의 가능성과 함께 조기 대통령선거까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3일자 르 몽드지에서도 현 동거정부가 상당한 위기를 맞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정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내년중 또다시 조기총선과 함께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유로통화 등 앞으로 프랑스정부가 헤쳐나갈 주요 정책에서 혼선 및 혼란이 예상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유럽연합(EU) 전체에까지 미칠 것으로 현지분석가들은 보고있다. 두 사람간의 마찰은 지난 암스테르담 정상회담의 안정화조약 가입여부에 이어 이번에는 오는 7일부터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을 앞두고 프랑스의 나토 군사기구 복귀문제와 관련해서도 불거져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조스팽 총리가 프랑스의 나토 군사기구 복귀 전망과 관련,‘협상중단’을 표명,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시라크 대통령은 이를 다시 정정하는 등등 혼선이 거듭되고 있다.따라서 프랑스의 나토 사령부 재가입이 아직 불투명한 상태로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대한 EU국가들간의 사전 의견 조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은 현재 시라크 대통령이 제시한 나폴리 주둔 나토 남부사령부의 지휘권을 유럽인이 가져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태다. 조스팽 총리의 경우 대내정책에 있어서 내부의 반대에 시달리고 있다.특히 최근 확정한 국영 르노 자동차사의 벨기에 빌보르드 공장 폐쇄 방침에 대해서는 공산당과 환경당 뿐아니라 시회당내에서 조차 ‘선거공약 위반’ 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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