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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책 어때요 / 국가경영

    마거릿 대처 지음 김승욱 옮김 / 경영정신 펴냄 1979년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돼 11년 반 동안이나 재임한 마거릿 대처.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에 기반한 그의 사상,즉 ‘대처리즘’은 요즘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흐름의 원조라 할 수 있다.대처는 이 책에서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옹호하고,유럽연합을 관료주의 제국이라고 비난한다.또 ‘제3의 길’로 대변되는 신좌파와 반세계화주의자들의 주장을 반자본주의·좌익 이상주의라며 지나치리만큼 맹렬히 공격한다.그야말로 ‘정통 보수주의’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이다.2만 3000원.
  • 최희섭 투런 5호포/ NL 홈런선두 4개차 추격

    ‘빅초이’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이 시즌 5호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올스타 후보 선정을 자축했다. 최희섭은 27일 콜로라도의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1루수 겸 5번타자로 출장,3-8로 뒤진 8회초 2사1루에서 상대 구원투수 스티브 리드의 5구째를 통타,좌월 2점포(비거리 111m)를 터뜨렸다.이로써 최희섭은 3경기째 연속 홈런을 작성한 지난 18일 신시내티전 이후 9일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시즌 5호 홈런을 기록했다.최희섭은 팀동료인 거포 새미 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홈런 선두 그룹(9개)에 4개차로 다가섰다. 전날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최희섭은 이날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타율 .259,14타점 16득점을 마크했다.그러나 시카고는 추가득점에 실패,5-8로 졌다. 이날 최희섭은 앞선 3타석에서 선발 숀 치콘을 상대로 1회 2루 땅볼,3회 헛스윙 삼진,6회 좌익수플라이로 각각 물러났다. 한편 최희섭은 2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2003시즌 올스타전(7월16일·시카고 US셀룰러필드) 투표에서 1루수 부문 후보에 뽑혔다.한국인 선수가 올스타 팬투표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김민수기자
  • 하프타임 / 최희섭 이틀째 무안타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이 이틀째 안타 없이 물러났다.최희섭은 24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만을 기록했다.타율도 전날 .279에서 .261(46타수 12안타)로 떨어졌다.2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4회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 못했고,6회와 9회에는 삼진을 당했다.시카고는 안타 5개를 쳐냈지만 득점에는 실패,0-2로 완패했다.
  • [발언대] ‘여순사건’도 진상규명 명예회복해야

    이달 초 ‘제주 4·3사건’55주년기념행사 장면을 TV 화면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4·3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차원에서 진상 규명이 일부 이루어지고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설치돼 가동한 모양인데,어찌 동일선상에서 일어난 ‘여순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느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세상이 다 아다시피 ‘여순사건’은 ‘제주 4·3사건’을 진압하고자 제주도로 파견될 예정이던 여수 주둔 국군 14연대가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따라서 이는 어디까지나 ‘4·3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것인 만큼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관계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두 사건은 전개 과정이나 주민피해 등에서 그 성격이 비슷한 점이 대단히 많다.건국 초기에 좌익분자들이 무장봉기를 한 점에서 그렇고 무고한 주민들이 엄청나게 희생되었으며 사망한 이는 물론 그 유족·후손이 ‘빨갱이’라는 오명을 쓰고 오랫동안 우리사회에서 큰 피해를 입어온 점이 그러하다. ‘4·3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순사건’에서도 진압군이 무고한 양민을학살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반란군이 지리산으로 퇴각한 뒤 여수에 ‘쳐들어온’ 진압군은 전 시민을 학교 같은 공공건물에 잡아다 놓고,가담자를 가려낸다는 핑계로 무고한 시민들을 찍어내 마구잡이로 처형했다.그야말로 동족상잔의 수라장이었다. 그해 10월2일 계엄령이 선포되자 14연대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전국적으로 각 건물에서 4호실을 없애라고 불호령을 내릴 정도였다.아울러 토벌작전에 지장이 있다고 3개월 동안 여수∼서울간 열차를 없애버리고 전주∼서울간만 오가게 함으로써 국민 경제활동에 일대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또 이승만의 독재에 날개를 달아줬고 국가보안법을 산출시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역사적인 비극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여순사건’은 건국 초기 나라의 근간을 뒤흔든 큰 사건이었다.정부가 ‘제주 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노력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하지만 역사적으로 동일선상에서 일어난 ‘여순사건’에 대해서도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를 같이 만들어 역사의 진실을 규명해 주기 바란다.그 길만이 당시 억울하게 숨져간 많은 무고한 시민들의 원혼을 위로하는 한편 그 멍에를 지고 살아온 유족들의 명예를 되살려 주는 방법이 될 것이다. 김 계 유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 “자의식에서 자유로워진 나 사물의 본색 되찾으려는 시도”/ 소설집 ‘사람의 향기’ 낸 화제의 작가 송기원

    “이번 작품집에 묶인 일련의 단편들은 가까스로 자의식에서 자유로워진 내가 비로소 사물들 본래의 빛깔을 되찾으려는 몹시 조심스러운 시도인지도 모른다.”(274쪽) 시와 소설에 모두 능한 재능있는 작가,민주화를 외쳤던 문인,퇴폐적 유미주의자,5년 동안 구도를 위한 히말라야·계룡산 등의 여행….다양한 화제로 문단에 숱한 ‘안주거리’를 제공해온 송기원이 네번째 소설집 ‘사람의 향기’(창작과비평사)를 내놓았다. 매 순간 치열하게 삶 혹은 문학의 본질을 찾으려고 애썼던 그가 이번 작품에 담은 시선은 의외로 차분하다. 작가 스스로도 그 동안의 방랑이 ‘자의식’을 벗어나기 위한 통과의례였으며,그 문학적 결실이 ‘사람의 향기’라고 설명한다. “나이 쉰 살이 넘어서야 겨우 자의식을 넘어” 빚어낸 등장인물들에는 그의 말대로 다양한 숨결이 녹아 있다. ‘양순이 누님’을 비롯, 9개 단편에서 작가는 가족 혹은 고향 사람들의 을씨년스러운 삶을 비추며 그들의 아픔을 예의 걸쭉한 입심으로 어루만지고 있다.그에 힘입어 작중 인물들은 자유롭게 살아 숨쉬면서 저마다 ‘향기’를 피운다.비록 하나같이 상처투성이의 무지렁이들이지만 작가의 삶보다 더 인간다운 모습으로 빛난다. 태어나자 마자 좌익 아버지가 죽어 억척 같은 어머니의 보호 아래 살아가는 정박아 막둥이(‘바보 막둥이’),병에 걸려 모든 게 먹을 것으로 보이는 성관이(‘물총새 성관이’),굳세게 세파를 헤쳐가면서도 착한 마음을 잃지 않는 억척어멈(‘헤조갈래’),문둥이 딸이라는 비밀을 숨기고 살아온 정애(‘정애 이야기’) 등이 신산한 삶의 주인공들이다. 이들 곁에 등장하는 화자인 ‘나’에는 작가의 삶이 오롯이 투영되고 있다.작가는 이 화자의 입과 기억을 빌려서 고향 사람을 떠올리고 그 속에 묻어 있는 가슴 아린 사연들을 불러낸다. 특히 ‘폰개 성’의 화자인 ‘나’가 걷는 길은 송기원 삶의 축소판이다.어린시절부터 등단 시절,자유실천 문인선언에 우연히 참가했다가 시인 고은 조태일 이시영,소설가 박태순 이문구 등과 함께 경찰에 끌려간 장면,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수감된 시절 등은 송기원의 땀내음이 그대로 배어 있다. 또 “사생아에다 시골장터의 가난한 장돌뱅이 출신이라는 삶의 조건”에 눌려 지내느라 “내일이니,희망이니,은총이니,박하향기니”라는 말을 제일 싫어하며 자기혐오에 빠진 모습(‘바보 막둥이’)과 사생아로 태어나 힘들 때마다 무작정 울기만 하는 외사촌형의 삶(‘울보 유생이’)도 작가의 체험이 촘촘히 스며들어 있다. 이런 상처투성이의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면서 작품집을 이루고 있다.송기원은 이들을 통해 자신의 문학을 기름지게 하고 그 자신도 가파르게 넘어온 우리 시대의 한 단면을 되살려내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프로야구 / 이승엽 3연타석 홈런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3연타석 홈런의 괴력을 발휘하며 단숨에 홈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예비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은 22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기아의 시즌 첫 대결에서 이승엽은 첫 타석인 1회 1사에서 상대 선발 다니엘 리오스의 143㎞짜리 6구째 직구를 통타,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포(115m)를 뿜어냈다.이승엽은 이어 두번째 타석인 3회 1사에서 다시 리오스의 120㎞짜리 느린 커브를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105m)을 터뜨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지난 19일 문학 SK전에서 9회 3점짜리 끝내기 홈런을 시작으로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이승엽의 3연타석 홈런은 자신의 통산 두번째이자 시즌 2호이며 프로 통산 18번째. 이승엽은 이날 홈런 2개로 시즌 6호를 기록,한솥밥 마해영을 1개차로 따돌리고 홈런 단독 선두에 나섰다.이승엽은 4타수 2안타 3타점.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포와 임창용의 호투로 기아를 4-2로 꺾고 단독 선두(12승1패)를 굳게 지켰다.기아전 5연승. 선발 임창용은 최고 148㎞의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6과 3분의 2이닝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4안타 2실점으로 막아 시즌 3승째를 챙겼다.임창용은 팀 동료 노장진과 함께 다승 공동 1위.기아 선발 리오스는 8이닝을 7안타 4실점으로 묶었지만 패전을 기록했고 김경언은 4타수 3안타의 맹타로 고군분투했다. 1회 이승엽의 2점 홈런으로 가볍게 기선을 제압한 삼성은 2회 1사에서 김한수의 2루타에 이은 진갑용의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났다.3회 이승엽의 홈런으로 한점을 더 뽑은 삼성은 임창용의 호투 속에 6회까지 4-0으로 앞서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기아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기아는 7회 2사후 잘 던지던 임창용을 두들겨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기아는 김경언이 우익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장정석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시원한 2루타로 1점을 만회했다.삼성은 임창용을 강판시키고 라형진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김상훈이 다시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터뜨려 4-2까지 추격했다.다급해진 삼성은 마무리 노장진을 투입해 이현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종범을 좌익수플라이로 잡아 힙겹게 위기를 넘겼다.노장진은 마지막 9회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강타자 이종범을 다시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 세이브를 올렸다. 대구 김민수기자 kimms@
  • 최희섭·마쓰이 ‘ML 亞최고 거포’ 경쟁

    ‘빅초이냐,고질라냐.’ 미국 프로야구가 개막 한달을 맞은 가운데 아시아의 두 거포가 연일 불방망이로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빅초이’ 최희섭(24·시카고 컵스)과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29·뉴욕 양키스).이들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막상 예상이 현실로 나타나자 한국과 일본은 물론 현지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이들의 관심은 한국과 일본의 두 슬러거가 몰고온 바람이 언제 태풍으로 돌변할 지,또 두 선수 중 누가 아시아의 간판 타자로 군림할 지 여부다.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에서 각각 신인왕을 노리는 루키인 것도 흥미를 더하는 대목이다. 누가 더 센가.일단 1라운드는 최희섭의 근소한 판정승으로 평가된다.개막 한달에 불과하지만 공격 부문별 성적이 최희섭의 승리를 입증한다. 베테랑 에릭 캐로스(36)와의 1루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을 지 조차 불투명했던 최희섭의 활약은 실로 눈부시다. 지난 16일 신시내티전부터 동양인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뿜어내는 괴력을 과시했다.이를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 안타와 타점을 올리며 팀의 5연승과도 궤를 같이해 팀 승리의 화신으로 떠올랐다. 21일 현재 홈런 4개와 2루타 4개를 포함해 타율 .300에 11타점 13득점을 마크,주전 1루수를 굳게 지켰다.양 리그를 통틀어 홈런 공동 16위에 들며 장타율 11위(.675)에 올랐고,빼어난 선구안으로 볼넷 공동 9위(15개)로 출루율은 당당히 3위(.500)다.최희섭의 위세에 상대 투수들도 그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견줘 마쓰이는 홈런 2개와 2루타 6개를 포함해 타율 .314,19타점 9득점 8볼넷을 기록중이다.장타율(.464)과 출루율(.372)은 최희섭에 크게 뒤졌다. 결국 최희섭은 캐로스와 분담 출장(40타수)하면서도 3할대의 비슷한 타율에 홈런과 득점,장타율,출루율 등에서 마쓰이를 고루 앞섰다.마쓰이는 거의 전경기에 선발 출장(70타수)해 타점에서만 최희섭을 확실히 능가한 것. 하지만 마쓰이는 고비마다 장거리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해결사’노릇을 톡톡히 해 결코 과소 평가할 수 없다.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개막전때 만루포를 뿜어낸 데 이어 지난 15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는 결승 3점포를 터뜨려 팀 승리의 주역을 담당했다.2개 홈런은 팀이 필요로 할 때 나온 ‘영양가 만점’짜리여서 그의 진가를 더하고 있는 것. 따라서 초반 최희섭의 우위로 점화된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희섭(196㎝)과 마쓰이(186㎝)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당당한 체구에 좌타자라는 공통점을 지녔다.또 최희섭은 1루수를,마쓰이는 좌익수를 맡고 있지만 모두 팀내 5번 타자로 타선의 중추다. 지난 99년 계약금 120만달러에 미국 땅을 밟은 아마추어 강타자 최희섭.올해 신인 최고액(3년간 2100만달러)으로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일본의 ‘야구 영웅’ 마쓰이.요미우리 자이언츠는 그를 붙잡기 위해 5년간 500억원의 거액을 배팅했지만 실패했다. 두 선수의 빅리그 출발은 사뭇 다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최희섭과 일본에서 홈런왕과 타점왕을 전유물처럼 여긴 ‘중고 신인’ 마쓰이의 경쟁은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김민수기자 kimms@ ●김광림 광주방송 해설위원 최희섭과 마쓰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량차가 있다.최희섭은 파워를 갖춘 데다 마이너리그에서 기량을 착실히 쌓아 미국 야구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 상대적인 강점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경험은 부족해 자신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갖지 못하는 것이 흠이다.최근 풀스윙을 하지만 그동안 자기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마쓰이는 기량면에서 최희섭보다 분명 한수 위다.다만 타향살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대각선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많이 구사하는 미국 투수들의 투구 패턴을 빨리 읽어야 한다. 하지만 최희섭이 최근 자기 스윙을 시작한 데다 밀고 당기는 타법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있어 내후년쯤에는 마쓰이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 한마디로 최희섭은 파워에서,마쓰이는 경기 운영에서 앞선다.당초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 막 입문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갖지 않았다.그러나 놀라운 파워를 과시하며 무척 빠르게 적응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마쓰이는 이미 일본에서 검증된 선수다.파워에 정확도까지 겸비한 마쓰이지만 파워에서는 최희섭에 한수 아래다.하지만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집중력,상대투수와의 수싸움에서 최희섭을 능가한다.타자들도 경기의 흐름을 타야한다.간판 타자라면 결정적일때 제몫을 해내야하는 데 최희섭은 이따금 흐름과 엇박자를 낼 때가 있다.최희섭이 5월까지 풀타임으로 뛴다면 경기 운영능력도 많이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최희섭이 현재의 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면 시즌 막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6·25때 전주교도소 사상범 유골 집단발굴/ “남한 군경 퇴각때 학살” 증언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황방산 일대에서 한국전쟁 직후 남한의 군경에 의해 집단 처형됐던 사상범의 유골이 17일 대량 발굴됐다. 이 유골은 53년 전 전주형무소(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1400여명의 사상범이 남한의 군경에 의해 집단 처형돼 효자동 공원묘지 내 기독교 안식관 부근 야산에 매장됐다는 당시 전주교도소 형무관(교도관) 이순기(78·전주시 효자동)씨의 증언에 따라 알려졌다. 이씨와 유족들은 이날 현장에서 굴착기 등을 동원,발굴작업을 벌여 유골 수백점을 수습했다.이씨에 따르면 전주가 인민군에게 점령당한 50년 7월 이전 4차례에 걸쳐 전주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1400여명의 사상범들이 퇴각하는 군경에 의해 집단 살해됐다고 말했다. 특히 군경은 사상범들을 전주교도소 부근 공동묘지와 황방산,건지산,솔개재 등 4곳으로 끌고가 살해 후 매장했다고 증언했다.그는 황방산 부근에 살았던 주민들도 이 곳에서 집단 학살됐다는 얘기도 전해들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증언은 이도영(55) 박사가 최근 미국 정부의 비밀문서에서 찾은 한국전쟁당시 군경에 의해 벌어진 좌익사범 집단 처형 자료 중 하나인 사진 1장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하프타임 / BK 6이닝 4실점 시즌2패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시즌 2패째를 당했고,최희섭(시카고 컵스)은 안타행진을 멈췄다. 김병현은 10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6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 4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김병현은 이날 삼진 5개를 뽑아냈지만 볼넷을 4개나 내줘 득점의 빌미가 됐고 시즌 2패와 함께 방어율도 3.60에서 4.91로 높아졌다.최희섭은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해 삼진 2개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 하프 타임 /노모 ML개막전 완봉승

    한때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한솥밥을 먹은 일본인투수 노모 히데오(34·LA 다저스)가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봉승을 거뒀다.노모는 1일 애리조나와의 개막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4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해 8-0 완봉승을 챙겼다.반면 지난해까지 4년 연속,통산 5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한 내셔널리그(NL) 최고투수 존슨은 6과 3분의2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9안타 5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져 개막전 패전의 멍에를 썼다.노모는 다저스 입단 첫해인 지난 95년 13승으로 NL 신인왕을 차지하고,이듬해 9월18일 콜로라도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지만 98년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뒤 여러 팀을 전전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2001년 시즌 후 친정팀에 복귀했고 지난해 11승을 거둔 뒤 올해 개막전 선발을 꿰찼다.일본프로야구 간판타자로 활약하다 올해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29)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개막전에 5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1회초 2사 1·3루에서 좌전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는 등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8-4 승리에 기여했다.
  • [사설] 4·3사건 명예롭게 매듭을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정부의 공식 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사건의 성격 규정과 관련,내부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일부 위원은 보고서가 이 사건의 원인보다는 군경의 과잉진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아예 위원직에서 사퇴할 뜻도 밝혔다고 한다.우리는 50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은 채 미뤄져온 이 사건이 마지막 단계에서 지엽적인 문제로 난항을 거듭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이는 사건의 진상 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제정된 4·3특별법 정신에도 어긋난다.화해와 상생의 법 정신에 따라 모든 문제가 명예롭게 매듭지어지기를 촉구한다. 정부 보고서에는 당연히 일부 위원들이 제기하고 있는 사건의 원인 부분에 대한 명확한 기술도 포함되어야 한다.좌익 세력에 의한 공공기관 습격으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사실은 명백하기 때문이다.특별법은 4·3사건을 1947년 3월1일을 기점으로 하여,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좌익과 연관이 없는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이는 관련 여러 단체의 진상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만큼 별다른 이견이 있을 수 없다.문제는 1993년 제주도 의회에 특별위원회가 설치될 때까지 공식적인 논의조차 못하며 오늘에 이르는 동안 실추됐던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이다. 마침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그동안의 조사결과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강압진압 지시와 미군 고문관의 총살현장 입회가 밝혀졌다.과거 정부의 잘못을 현 정부가 사과하는 것은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도 당연하다고 본다.
  • 이 사람/ 제주 4·3희생자 유족회 이성찬 회장

    ‘4·3’이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일반적으로 ‘4·3’은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제주지구 소속 한라산무장대가 미 군정 하의 경찰을 향해 본격 공격을 개시한 1948년 4월3일을 일컫는다.이후 제주도 전역이 전란의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1954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되기까지 6년 6개월동안 군·경과 ‘산(山)사람’들로 인해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된다.지난 2000년 1월12일 공포된 4·3특별법에 의해 공식 신고된 희생자수만 사망 1만 715명,행방불명 3171명,후유장애 142명 등 1만 4028명.신고 이전에 죽은 사람과 미신고자까지 포함하면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인 2만 6000명 정도가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4·3이후 산사람과 죽은 사람에게 가해졌던 ‘연좌제’라는 형벌 아닌 형벌이었다.이제 정부 등 각계의 노력으로 4·3이 제자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사건이냐,폭동이냐,항쟁이냐에 대한 답과 함께 산사람들에 대한 폭도·무장대·공비·해방군·유격대 등의 표현이 정리되려는 즈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55주기 4·3위령제를 앞둔 이성찬(59) 제주도 4·3희생자유족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새로운 감회로 올 4·3을 기다리고 있다. 4년여에 걸친 각고 끝에 4·3에 대한 진상이 곧 정부 차원에서 규명되고 희생자 유가족과 제주도민들의 숙원이던 4·3평화공원도 삽질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정부가 4·3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려는 기류도 흘러나오고 있다.그렇게 바라던 4·3특별법이 제정된 지도 3년이 지났다.이 회장의 얼굴도 종전에 비해 평안을 찾은 듯하다.머리숱이 많이 빠졌을 뿐이다. 유족회장으로서 4·3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학자가 아니라 정확히 정의하기는 무리지만 느끼고 경험하고 살펴본 바에 의하면 암울한 시대에 국가폭력에 의해 수많은 제주도민이 죽어간 ‘민간인 학살사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의 말은 과거 교과서에 실린 내용과는 다른,자칫 ‘좌익적’이라는 오해를 살 만도 하다.그러나 그것은 기우(杞優)이고,‘화해’와 ‘상생’을 힘주는 데서 가장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4·3임을 깨닫게 된다. “4·3의 해법은 ‘화해’‘상생’이 답입니다.4·3특별법이 제정된 취지도 역시 지난 세기에 자행됐던 불행한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기에는 화해와 상생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당시 돌아가신 분들은 이념 때문이거나 누구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희생자일 뿐입니다.서로 위무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4·3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의 해법대로 4·3문제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마음이 편치는 않다.“대립각은 언제나 있을 수 있지요.지금도 4·3을 왜곡하는 사람들과 과거 문제를 들춰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단체나 소수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4·3유족회장으로 간곡히 호소합니다.이제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청산해 가신 임들의 넋을 달래고 희망의 불빛을 밝혔으면 합니다.” 이 회장의 고향은 제주시 오라동,사건 당시는 제주읍 오라마을이다.오라마을은 1948년 5월1일 ‘오라동 방화사건’으로도 유명하다.그에게도 ‘상처’가 없을 리 만무했다. “아버님은 1949년 토벌대의 공격이 너무 무서워 산으로 피신했는데 이후 살려준다는 말을 믿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귀순했으나 경찰은 다른 일행들과 제주읍 동부두 주정공장에 감금해 버렸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대전형무소로 이감됐고 6·25가 터지자 대전시 동구 낭월동 골령골에서 학살됐지요.” 어느새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어머니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일본으로 건너가 개가했고…,당시 5살이던 저와 동생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슬하에서 ‘폭도자식’이라는 질시와 냉대를 받으며 어렵게 살아왔습니다….” 한참 뜸을 들인 뒤 기자가 보상문제로 말머리를 돌렸다.“지금 보상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4·3 해결과정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다만 국가 공권력에 의한 잘못이었다고 밝혀진다면 향후 논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고맙게도 지금 공동체적 보상 형태로 국가가 4·3평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인 만큼 오는 4월3일 착공할 평화공원 조성 예산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중하지만 할 말을 멈추지는 않는다. “4·3이 발발한 지 어언 반세기가 훌쩍 넘었습니다.지금까지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던 이 사건의 진상이 하루속히 정확히 드러나 당시 희생된 원혼들과 유족들의 피맺힌 한을 풀어 주었으면 하는 게 유족회장으로서의 바람입니다.난항을 겪고 있는 수형인들에 대한 희생자 결정도 4·3특별법 정신에 걸맞게 처리돼 4·3중앙위원회가 4·3의 실상을 가감없이 의결해 주기를 바랍니다.욕심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4·3 위령제 때 참석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아마 오실 것으로 믿습니다.” 글·사진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양심수 ‘준법서약’ 폐지,강법무 “전향적 검토”…

    양심수들의 가석방이나 사면·복권의 걸림돌이 돼온 ‘준법서약제’가 폐지될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23일 “준법서약제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내려져 법률적으로는 위헌 논란이 없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준법서약서 폐지 논란이 계속된 만큼 이를 규정한 법무부령 훈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법무부는 준법서약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상·양심과 관련된 수형자의 경우 준법서약을 강요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준법서약제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법서약제’는 지난 98년 국가보안법 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좌익 사상범이나 양심수 등 공안사범에 대해 사상전향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가석방 심사의 전제 조건으로 대한민국의 국법질서를 준수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토록 한 제도다. 시민단체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위헌 논란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4월헌재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됐던 조모씨 등 31명이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반하고,서약서 작성을 거부한 수형자를 사면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가석방심사 등에 관한 규칙 제14조 2항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과 관련,합헌 결정을 내렸다. 한편 법무부는 조만간 국가보안법·노동법 위반 등 시국 공안사범과 양심수에 대해 대대적인 사면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양심수는 다음 달 2일 만기출소 예정인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관계법 위반자 19명과 한총련 대의원 등 국가보안법 위반자 26명을 포함,모두 60명이다.현재 1년6개월 이상 복역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455명에 이른다. 홍지민기자 icarus@
  • 지구촌 反戰시위 격화/ EU본부 佛·獨등 사무실에 도청장치

    미국의 최후통첩으로 이라크전이 기정사실화되자 지구촌 곳곳에서 반전 목소리가 거세게 뿜어져 나오고 있다.또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에 있는 프랑스·독일 등 반전에 앞장서온 나라들의 사무실 전화기에서 도청장치가 발견돼 도청설이 사실로 확인됐다.프랑스·독일·러시아 등 주요 반전국가들은 ‘전쟁 반대’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라크전쟁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교황청은 “국제법 아래서 모든 평화적 방법이 소진됐다고 결정하는 이는 누구든간에 신과 자신의 양심,그리고 역사 앞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공식 논평을 내고 부시 대통령이 역사 앞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전시위도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반전 활동가들이 전쟁이 터지면 전국적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30여명의 과격 활동가들이 18일 북부 파두아시에 있는 미 ‘에소석유’ 현지 본사 사무실을 1시간 동안 점거했다.이라크 공격 지지 기자회견을 가지려던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좌익 반전 활동가들로부터 페인트 세례를 받았다. 영국에서는 반전론자들이 이라크전 발발 당일 전국적인 동맹파업을 촉구했으며 독일에서도 평화단체들이 개전 첫날을 가리키는 이른바 ‘X-데이’에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 위해 동원체제를 갖추는 등 개전일에 맞춘 대규모 시위도 세계 곳곳에서 준비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도쿄서민 애환 달래는 ‘골덴가이’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 기분이다.휘황찬란한 네온사인에 몸을 휘감은 도쿄 최대의 환락가,신주쿠(新宿).그 신주쿠 구청 앞 골목에서 길을 잘못 들었나 싶더니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2층짜리 낡은 목조건물군(群)이 눈앞에 나타난다.“도쿄에 이런 곳이 있었나.” 고층건물에 익숙해진 눈에는 너무나 낯선 키작은 건물이 빽빽하다.적어도 30년은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21세기에서 20세기로의 시간이동을 경험하게 해주는 이색지대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도쿄시민들조차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골덴가이(ゴ-ルデン街)’.서울로 치면 옛 종로 뒷골목 분위기라고 할까.두 사람이 지나면 꽉 차는 좁디좁은 골목 양쪽에 가방 크기만한 조그만 간판들이 삐춤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 수상쩍기 짝이 없다.동행 없이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무섭다.”고 뒷걸음질칠 법하다.골덴가이 동쪽 끝 1층에 자리잡은 ‘돌꽃(石の花)’이라는 가게의 육중한 흙색 나무문을 열었다.컴컴한 조명 아래에서 손님 4명이 카운터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테이블이 놓인 안쪽의 1평짜리 유일한 방에서는 5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보드카를 놓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시간은 새벽 1시를 넘어섰다. “우리 가게는 신문기자들이 주고객이고 나머지가 샐러리맨들입니다.” 이곳 주인 모리타 고이치(51)는 가게라고 해봐야 7평도 채 안되는 비좁은 공간에서 29년6개월째 장사를 하고 있다며 웃는다. ●모르는 손님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려 모리타에게 이곳 골덴가이는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저 사람과 얘기하는 게 재미있고,함께 술을 마시며 밤을 새우는 것이 즐거워 가게를 열었다. 이곳에 자리잡고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밤 9시에 출근해 새벽 5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다른 일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모리타는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말 상대를 해주는 지금의 일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한다. 10년 단골인 기타오카 쓰네오(37)는 한 두달에 한 차례쯤 이곳을 찾는다.신문사 사회부 기자인 그는 밤 취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곳에 들러 한잔하며 지친 마음을 달랜다.“뭐랄까,탁 트인 공간보다 이런 좁은 공간에 오면 마음이 놓입니다.” 기타오카의 말처럼 결코 화려한 유흥가가 아닌 골덴가이의 매력은 혼자서나,혹은 동료들과 어울려 마음 편하게 마시고 얘기할 수 있다는 데 있다.손님의 절반 이상이 ‘나 홀로’이다.특히 “모르는 사람끼리라도 금세 어울려 세상 얘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에”(기타오카) 이곳을 찾는 단골이 많다.두 사람 이상이 어울려야 술을 마시는 한국인과는 달리 일본인은 혼자 술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본인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은 이곳 골덴가이에 와보면 여지없이 깨진다.절대음주량으로 치면 한국인에 다소 뒤질지 몰라도 음주시간으로 따지면 일본인이 앞서지 않을까 싶을 만큼 천천히 오랫동안 마시는 일본인들의 음주법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골덴가이의 손님들 직업은 천차만별이다.신문·주간지·방송 같은 언론사 기자,프로듀서,정보 관계자(경찰),출판사 편집자,프리랜서,외국대사관 직원이 주류이다.굳이 이들의공통분모를 찾는다면 ‘정보’이다.공안관계의 경찰인 사토노 요시노리(35·가명)는 “정보 교환을 위해 골덴가이를 찾는 일이 가끔씩 있다.”고 말했다.특히 주간지 기자들에게는 골덴가이는 중요한 정보수집의 장소이자 기사거리를 찾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심야 플러스1’이라는 가게는 일본 모험소설가협회 회원들이 밤이 이슥해지면 ‘출근’하는 공식 사랑방이다.어떤 가게에서는 우익들이,어떤 가게에서는 좌익들이 모여 세상을 논하고 우익은 좌익을,좌익은 우익을 비판하며 밤을 새우기도 한다. 골덴가이가 생겨난 것은 2차대전 패전 후인 1940년대 말.신주쿠 역을 건설하면서 그곳에 있던 가게들이 한꺼번에 가부키초로 ‘집단이주’한 뒤로 개발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았다.한때 250곳이던 크고 작은 점포들이 거품경제 붕괴를 거치고 100곳이나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늘어 190개 점포가 영업하고 있다. ●60~70년대엔 ‘낭만의 거리'로 유명 어느 곳이나 가벼운 안주에 가볍게 마실 수 있다.점포의 대부분은 밤 9시가 되어서야 가게 문을 연다.빨라야 밤 8시이다.밤 8시에 문을 열어봤자 찾는 손님도 거의 없다.“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손님이 많다.”(모리타)고 한다.보통 새벽 4시면 문을 닫지만 손님에 따라서는 오전 7시쯤에서야 가게를 나서기도 한다. 손님 4명이 들어가면 꽉차는 3평짜리 가게에서부터 커봐야 8평 정도인 이 곳 골덴가이는 1960∼70년대 연극,영화,문학,정치에 뜻을 품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낭만의 거리’로 사랑을 받았다.이곳의 매력은 시간의 흐름에도 모습을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본의 학생운동이 치열하던 60∼70년대 초반,경찰의 수사를 피해 이곳에 몸을 숨기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지금이야 일본에서는 학생운동을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 운동세대들이 제도권에 진입해 기성세대가 되어 이곳을 찾으면서 활기를 더했다.이런 골덴가이이지만 일부 손님 사이에서는 불평도 없지 않다.프리랜서 기자인 나카야마 메구미(39·가명)는 “단골들끼리의 동류의식이 강해 처음 찾는 손님이라면 배타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처음 가면 배타적 인상에 ‘서먹' 어떤 가게는 단골의 소개 없이 불쑥 찾아오는 ‘이치겐상(처음 온 손님)’을 사절하기도 한다.일본인들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지만 가게 주인들로서는 어떤 손님인지 알 수 없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최근 2∼3년 사이에는 입소문이 퍼지고 복고 붐이 일면서 젊은이들도 꽤 찾는다.이곳의 임대도 한결 수월해져 80만엔(한화 800만원)만 가지면 보증금 없이 5평짜리 가게를 얻어 당장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그래서 대학생 몇 명이 돈을 추렴해 시작한 가게도 생겨나고 있으나 역시 골덴가이의 주류는 50∼60대 입담좋은 주인들과 30∼50대 고객들이다. 가게가 좁고 매상이 적은 만큼 종업원을 두는 가게는 없다.주인 혼자서 밤 9시부터 새벽 4∼5시까지 안주도 만들고 술도 따라낸다.“아무리 손님이 많아 북적거려도 점원이 들어갈 자리도 없을 뿐더러,고용할 경우 채산도 맞지 않는다.”는 게 돌꽃의 주인 모리타의 설명. 도쿄에 간다면 골덴가이에 들러 생맥주 한 잔(700엔 정도) 놓고 가게주인이나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시도하며 ‘일본’과 만나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일 것 같다. marry01@ ◈‘골덴가이' 유일한 한국인업주 김용주씨 |도쿄 황성기특파원|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골덴가이에서 바 ‘파인트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주(金容珠·사진·53)씨. 파인트리는 그녀의 중년 인생이 시작된 출발점이다.이곳에 둥지를 튼 것이 1994년 2월이니 만 9년이 좀 넘었다.돈 한푼 없이 사진촬영을 배우러 온 도쿄에서 3년간을 방황하다 신주쿠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친언니의 도움을 받아 가게를 차렸다. 당시만 해도 폐쇄적인 골덴가이에 한국인이 가게를 차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게다가 가게 주인이 한국사람을 싫어해 평소 친분이 있던 일본 기자의 명의를 빌려 가게를 얻어야만 했다.“몇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게 주인)가 집을 빌려준 뒤 한국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반발도 했지만 곧 사이좋게 돼 돈이 필요할 때 이자없이 급전도 마련해주고 잘해줬다.”고 김씨는 말했다. 파인트리의 주 고객은 신문·주간지 기자이다.더러 기업홍보관계자,대학 교수,대사관 직원,경찰이 오기는 하지만 역시 오랜 단골은 언론인이 가장 많다.“여기를 찾은 손님들 명함만 5000장은 족히 될 것 같다.”고 할 만큼 발이 넓다. 지금이야 일본인 뺨칠 정도로 일본어가 능숙하지만 처음에는 말이 서툴러 애를 먹었다. 손님들과 얘기를 하다 모르는 얘기가 나오면 한글로 적어서 집에 돌아가 사전을 뒤져 공부하곤 했다.호·불호가 뚜렷한 그녀는 싫은 손님은 내쫓을 만큼 기가 세다.그렇지만 일단 단골이 되면 내 식구처럼 따뜻이 받아준다.그녀의 호칭은 ‘욘상’이다.성이 아닌 이름을 애칭으로 부르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용주의 용을 따 ‘용상’하던 것이 욘상이 돼버렸다. 그녀 가게는 골덴가이에서 비교적 넓은 편이다.카운터에 빽빽이 앉으면 8명,털썩 앉아야 하는 테이블 방에 다리를 모으고 앉으면 8명 정도 들어간다.그렇지만 그녀가 서서 일하는 주방을 빼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은 불과 5평도 채 되지 않아 붐비는 날이면 옆자리 손님과 어깨를 붙이고 앉아야 할 정도로 비좁다. 낮과 밤을 거꾸로 하는 생활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다른 가게처럼 그녀 역시 밤 8시쯤 가게 문을 열고 새벽 4시쯤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면 동틀 무렵인 5시쯤이 된다. “9년 장사해 모은 돈은 한푼도 없지만 그래도 이 가게를 하면서 아이 둘을 후회없이 가르쳤다.”고 자랑한다.딸(26)은 일본의 사립명문 게이오대 문학부를 졸업했고,아들(23)은 홍익대 미대를 다니고 있다.
  • OK! BK 애너하임전 4이닝 무실점 쾌투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쾌조의 투구로 ‘제5선발 자리’를 예약했다.하지만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는 또 뭇매를 맞아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김병현은 7일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벌어진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4이닝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로써 김병현은 첫 선발 등판한 지난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제구력 난조로 2이닝동안 4안타 3실점한 불안감을 말끔히 씻고 선발 가능성을 한껏 부풀렸다.게다가 선발 전환에 따른 투구수의 우려도 해소했다.이날 4이닝동안 42개의 공을 뿌렸고,이 가운데 30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4이닝을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직구의 공끝이 좋았다.”고 말했다.또 “지난번 등판 때보다 마음이 한결 편안했으며 투구수가 줄고 스트라이크가 늘어난 것도 선발 분위기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밥 브렌리 애리조나 감독은 “지난 첫 등판 때와는 전혀 다른 피칭을보였고 매우 공격적이었다.”면서 “특히 타자와의 승부에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고 투구수를 줄인 점은 칭찬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1·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병현은 3회 1사 뒤 훌리오 라미레스에게 좌익선상 3루타를 허용,실점위기를 맞았으나 미키 캘러웨이를 헛스윙 삼진,알프레도 아메사가를 1루 땅볼로 잡아 고비를 넘겼다.4회에는 2사후 숀 우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벤지 길을 중견수 플라이로 요리,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그러나 애리조나는 3-8로 역전패했다. 첫 등판에서 2이닝동안 5실점한 박찬호는 이날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2와 3분의2이닝동안 홈런 2방 등 4안타 3사사구 6실점의 난조를 보였다.최고 구속은 148㎞에 그쳤고 텍사스가 11-8로 역전승.1회 시작하자마자 두 타자 연속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박찬호는 애런 가일에게 3점포,디 브라운에게 다시 2점포를 얻어 맞아 순식간에 5실점했다.박찬호는 3회 2루타 2개로 1실점한 뒤 강판당했다. 박찬호는 “직구 제구력을 가다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시범경기인 만큼 안 되는 게 있으면 곧바로 한번 더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벅 쇼월터 텍사스 감독은 “찬호의 이날 투구는 내용 면에서 기록보다 좋았다.다소 염려는 되지만 부상에서 회복중이어서 남은 3주동안 더 좋은 내용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봉중근(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4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2볼넷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청신호를 밝혔다.그러나 최희섭(시카고 컵스)은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이밖에 플로리다 말린스의 초청선수로 시범경기에 참가중인 이승엽(삼성)은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서 짐 브로워로부터 1점 홈런을 뽑아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김민수기자 kimms@
  • ‘파격 각료’ 청문회 격전 예고

    한나라당이 국회 상임위에서 새 정부 장관들에 대해 인사청문회 수준의 검증을 실시키로 한 가운데 신임 장관들의 공·사적 의혹들이 하나둘씩 불거져 국회와 내각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장남의 이중국적에 따른 병역면제뿐만 아니라 본인의 주민법상 ‘15년간 해외거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과연 ‘악의’가 없는 병역회피인지,국내에서 투표권도 행사하지 않은 공직자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부당내부거래와 편법증여에도 개입했다는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무엇보다 발끈한 대목은 해명 과정에서 진 장관의 말바꾸기와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이중잣대이다. 이규택 총무는 6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그냥 덮고 갈 수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딸의 이중국적 문제로 장관직을 사임했던 박희태 대표대행도 “국회 차원에서 정식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최연희 사무부총장은 “진 장관은 김문수 의원과 경북중 동기,이주영 의원과 경기고 동기로 아주 훌륭한 엔지니어라던데 멀쩡한 사람을 사전검증 없이 불러 바보로 만들었다.”고 혀를 찼다.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도 국회 첫 업무보고에서 의원들과의 격돌이 점쳐진다.박종희 대변인은 “공무원 조직을 총괄하고 선거관리를 담당하는 최고위 공직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8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면서 “법률적 판단의 정확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김 장관의 해명이 더 가관”이라고 비난했다.특히 몸 담았던 신문사를 ‘군청 기관지’로 이용한 사람이 어떻게 언론의 자유니,기자실 폐지니 운운할 수 있느냐며 비꼬았다.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입각 첫날부터 야근 사무실 설치와 평일 워크숍 개최로 구설에 올랐다.간호협회장 출신으로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시민단체의 반발도 문제다.의료계는 평소 의사들에 적대적인 김 장관의 발언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원형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는 “장관이라면 과거의 편향된 시각을 버려야 한다.”며 단단히 따질 것을 시사했다.법사위 심규철 의원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 대해 “입각 사실을 알고도 기업의 송사를 계속 맡았는지 여부를 따지겠다.”고 별렀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남로당 간부였던 부친의 좌익전력이 시비가 될 것 같다. 한나라당은 “연좌제는 아니지만 노무현 정권의 정체성을 밝히는 작업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재경부 출신 금융통인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에 대해서는 산자부 공무원협의회가 취임직후 항의성명을 냈다.무역·에너지 등 분야에 전문성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박정경기자 olive@
  • 잘차고… 잘치고…이승엽 투런·심정수 솔로 ML 시범경기서 홈런 작렬

    이승엽(삼성)과 심정수(현대)가 메이저리그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한국 간판 거포의 자존심을 세웠다. 초청선수로 플로리다 말린스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이승엽과 심정수는 6일 미국 플로리다주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그동안 시범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쳐 ‘벤치 워머’로 전락한 이승엽은 7회초 수비 때 1루수로 교체투입된 뒤 3-5로 뒤진 7회말 2사 1루에서 테일러 워커의 5구째 변화구를 받아쳐 2점짜리 우월 동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지난달 26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큼직한 1점포를 터뜨린 심정수도 5-5이던 연장 10회 초 좌익수로 투입된 뒤 5-7로 리드당한 10회 말 첫 타석에서 피터 자모라의 초구를 통타,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한편 최희섭(시카고 컵스)은 이날 애리조나주 호호캄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3회말 우익수 키를 넘기는 첫 2루타로 1루 주자 모이제스 알루를 홈으로 불러들어 타점을 보탰다. 김민수기자 kimms@
  • “이창동 문화 부친 남로당 간부 역임”네티즌 글 인터넷 확산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의 아버지가 남로당 간부를 역임했던 좌익이었다.’는 네티즌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 언론사 게시판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글은 S일보의 C기자가 1993년 9월7일자로 내보낸 기사인데,당시 소설가로 문단의 주목을 받던 이 장관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기사에는 “대구에서 태어난 이씨는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공납금을 제때에 내 본 적이 없다. 어머니가 삯바느질해서 만든 돈으로 겨우 다음번 납기가 돼서야 턱걸이를 했다. 부친은 깨어있는 날보다 술에 취한 날이 더 많았고 모친까지 괴롭히기 일쑤였다. 그는 해방공간에서 남로당 간부를 역임했던 좌익이었다.체제를 부정하다 보니 자기 파괴적으로 흘렀고 생활력도 없었다.”고 적혀 있다. 기사는 또 이창동 장관이 “아버지는 그런 사실을 숨기는 분이 아닙니다.이승만 시절에는 이승만욕,박정희 시절에는 박정희 욕….어릴 때는 그런 아버지가 부끄럽고 이해가 안 갔습니다.철이 들면서 왜 그분이 좌절해야만 했는지 그 꿈과 이상에 대해 이해를하게 됐지만,아무리 공동선을 추구하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복합성과 한계를 느끼게 된 거지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마당]봄은 공짜로 오지 않는다

    봄은 눈물로 왔다. 지난 겨울에는 자주,유독 눈이 많이 오고 추웠기 때문에 봄을 간절하게 기다렸다.설거지를 하다가,찌개 냄비를 올려놓고 방 청소를 하다가,빨래를 해서 널다가,방학인데도 학원에 다니는 아이를 기다리다가,자주 부엌에 달린 작은 창을 열고 바깥을 내다보았다.어둡고 흐린 바깥에는 눈이 내렸다.하염없이 내렸다.내렸다 쌓이고 쌓였다 녹은 눈은 빙판을 이루었고 썰매를 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겨울나무 가지 사이로 튀어 올랐다.나무들은 눈보라 속에서 묵묵부답이었다.이렇게 겨울이 두꺼운 걸 보니 봄은 많은 선물을 가져올 거야.처마 끝에서 고드름이 급한 전보처럼 철푸덕 떨어졌다.한낮이면 토닥토닥 얼어붙은 땅의 어깨를 다독이며 낙숫물이 떨어지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우수 경칩도 오기 전에,입춘을 맞기도 전에,바람이 달라졌다.바람 코끝도 바람 뒷덜미도 바람 아래도 마알갛게 혈관이 도드라지기 시작했다.안개는 자주 들이닥쳐 늦게까지 머물고 난 다음 느릿느릿 사라졌다.어디선가,찌뿌드드한 몸 속에 여드름 돋아나듯 어떤 기운이,어떤 뿌리가 스멀스멀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숲 속에서는 산비둘기가 울기 시작했다.버들강아지와 목련이 어머니 젊었을 적 손길처럼,꿈 속에서 만난 여인의 피부처럼,부드럽게 바람을 타 넘는 것이 보였다.젖은 바람이 땅과 숲 속을 헤집고 다니자 땅은 비릿한 냄새를 토해내며 기지개를 켜고 숲 속 나무들은 새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소름 돋은 몸을 뒤채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예 비가 내렸다.밤이 들면서 함석지붕을 때리는 빗소리가 거세졌다.봄비가 이렇게 사나워서야,묻어놓은 김치 항아리가 걱정이 돼서 문을 열고 나가봤다.밖은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두움이었다.비바람에 나무도 울고 거대한 송전탑도 울고 산도 바다도 아우성치고 있었다.하늘을 우러러 큰소리로 애원하기 시작했다.하느님,우리는 봄이 오기까지 충분히 참아냈습니다.우리에게 무엇을 더 바라고 계십니까.그렇게 많이 울었으면 됐지,또 무엇을 요구하는 겁니까.이제는 울려고 해도 힘이 없어 울 수도 없습니다.반만년을 이어온 우리 겨레가 단 한순간이라도 울지 않고 산적이 있습니까.지금 이 순간 대구에서,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장에서,텔레비전 화면 속에서,헤어진 가족을 찾아 울부짖는 피붙이들이 꼬박 비바람 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우리 문단의 큰 어른이신 소설가 이문구 선생님께서 끝내 돌아가셨다.향년 62세,작가들 평균 수명이다.충청남도 보령땅 관촌마을,뼈대있는 한산 이씨 집안에서 태어난 선생님은,온 나라의 비극인 한국전쟁 때,좌익운동을 한 부친 때문에 집안이 거덜났지만 외가로 피신을 해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았다.아버지와 삼촌들과 형들이 총살을 당하거나 산 채로 보령 앞바다에 수장이 되는,억장 무너지는 순간을 숨어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졸지에 집안 가장이 된 소년 이문구는 무작정 상경,사람이 할 수 있는 일과,할 수 없는 일을 닥치는 대로 하면서 작가가 되었다.작가가 된 다음에도 항상 힘없고 ‘빽’ 없고 가진 거 없는 사람 편에 섰다. 맨 밑바닥보다 더 아래에 계시려고 겸손해하셨다.문단에 마당발로 소문난 선생님은 온갖 애경사와 궂은 일을 도맡아 하시다가 몹쓸 병을 얻어 쓰러지신 거다.그 건장한 체격으로 한 십 년은 너끈히 버티실 줄 알았는데,너무 아깝고 억울하고 분하다.봄은 공짜로 오는 법이 없는 모양이다.충분히 앓고 충분히 운 다음에야 비로소 봄은 오는가 보다.선생님 영전에 엎드려 통곡하며 술잔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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