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좋은 번역
    2026-01-20
    검색기록 지우기
  • 출정식
    2026-01-20
    검색기록 지우기
  • 디자인
    2026-01-20
    검색기록 지우기
  • 동작구
    2026-01-20
    검색기록 지우기
  • 이진우
    2026-01-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96
  • 아이 좋은 동네… ‘家家好好’ 도봉

    아이 좋은 동네… ‘家家好好’ 도봉

    서울 도봉구는 다문화자녀 발달지원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는 ‘도봉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지난해 각종 사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10일 밝혔다.도봉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에게는 가족교육과 상담, 아이돌봄, 체험활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문화가족에게는 한국어 교육, 정착지원 프로그램, 다문화자녀 발달지원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센터는 지난해 서울시에서 가족문제 예방을 위해 진행하는 생애주기별 지원 사업인 ‘가족학교사업’에서 최우수센터로 선정됐다. 가족갈등을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가족상담사업’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했다.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다문화 특성화 사업 평가(결혼이민자통번역서비스 부문)에서도 최고등급(S) 기관으로 선정됐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겪게 되는 언어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언어발달지원사업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동진 구청장은 “앞으로도 여성친화도시, 아동친화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모든 가족 구성원이 행복한 도봉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불어라 평창 신바람] 7년간 불태운 열정… 우리가 뛴다, 평창이 뜬다

    [불어라 평창 신바람] 7년간 불태운 열정… 우리가 뛴다, 평창이 뜬다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고, 눈도 적게 내리는데 겨울올림픽 되겠어?’ 하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2011년 10월 19일 출범해 지난 7년여를 쉬지 않고 달려왔다. 2003년 체코 프라하와 2007년 과테말라시티에서 개최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유치에 실패한 아픔까지 포함하면 20년 가까운 노고가 결실을 보기 직전이다. 조직위 직원이나 강릉시 등 개최도시 공무원들의 열정이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다섯 분으로부터 대회 개막을 눈앞에 둔 절절한 감회와 성공 개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들어 보고 국민들에게 바라는 점도 들어 본다. ■이재명 조직위 수송기획부장 ‘Go평창’ 앱 개발… 선수·관객의 든든한 발2015년 여름 조직위에 처음 파견됐을 때는 올림픽이 열리기는 하는 건가 하는 의구심과 씨름해야 했다. 철도나 도로, 주차장 등 공사는 진행 중이었지만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파악하기조차 어려웠다. 인력도 부족해 발로 뛰어다니며 설득하고 통사정을 하기도 했다. 자동차 1만여대를 수용할 주차장 확보, 4500여대의 차량 공급 계약, 9000여명의 운전기사 확보 등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만 이제 마무리됐다. 인프라 구축 못잖게 정교한 수송 시스템을 짜는 일도 중요해 선수와 경기 중심 수송, 편리하고 효율적인 수송이 되도록 하고 있다. 개최도시들의 교통통제와 올림픽전용노선(OL/ORN)을 지정 운영하고,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구축, 첨단 교통안내시스템 ‘Go평창’ 앱을 개발했다. 수도권 관람객의 심야 수송, 개최도시에서의 시내버스 무료 이용, 특별 제설대책 등도 마련했다. 이제는 준비된 계획이 차질 없이 실행되도록 세세히 점검하고 운영 인력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들이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며, 질서 유지와 교통약자 배려 등 개최국 국민과 개최도시 주민으로서 자부심을 보여 주는 일만 남았다. ■심상복 강릉시 공보관 바가지 숙박료 근절 노력… 친절 강릉 ‘스마일’참으로 멀리 달려왔다. 국격을 드높일 대회인데도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장 시설이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분산 개최 논란이 일었고, 환경단체의 반대로 일부 시설의 착공이 지연됐다. 정부와 조직위, 개최도시의 불협화음은 물론 인프라 건설의 예산 문제, 서울~강릉 KTX 건설에 이르기까지 숱한 난관이 있었다. 그러나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꿋꿋이 매진해 온 결과 모두 마무리돼 최근에는 국내외 관람객들을 편안하고 친절하게 모시기 위한 세부적인 점검에 힘을 쏟고 있다. 빙상 경기가 주로 열리는 강릉에서는 차량 2부제, 대회 기간 노선버스 무료 운행, 셔틀버스 운행 계획을 완비하고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적잖은 실망을 안긴 바가지 숙박요금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를 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많이 진정됐음을 알리고 싶다. 물론 평소보다는 오른 가격이겠지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염치없는 부탁을 드린다. 스마일(스스로 마음이 일어나는) 운동을 통해 친절한 서비스를 정착시켜 대회가 끝난 뒤에도 국내외 관람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강릉을 만들고 있다. 루지, 곤돌라, 대관람차 등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착실히 진행해 관광 일번지로 가꿔 나갈 계획이다. ■김만기 조직위 선수촌 국장 ‘내 집 같은 선수촌’ 화장실 변기까지 확인선수들의 잠자리와 식사, 휴식을 제공하는 선수촌 운영을 맡아 잠을 설치기 일쑤다. “쌍둥이 화장실로 입길에 오르거나 화장실 물이 제대로 안 빠져 입촌을 거부했다”는 다른 대회에서의 불평을 들을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곤 한다. 개인적으로 2003년 프라하와 2007년 과테말라시티에서의 아픔을 모두 맛본 10년의 세월이 억울(?)해서라도 평창선수촌은 비슷한 불평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선수촌 운영 모토를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따뜻한 온돌방, 편리한 화장실, 밀집된 편의시설 등을 감안해 “내 집같이 편리한 선수촌”으로 정했다. 선수촌을 찾은 한 분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조언해 가슴에 새기고 있다. 모든 가구에서 화장실 변기의 물을 동시에 내렸을 때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지만, 안주하지 않고 이달 중순 운영테스트를 비롯해 선수들의 문화 차이까지 감안해 확인하고 또 확인할 것이다. 지구촌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강원한우도 올여름 대관령의 청정 초원을 마음껏 뛰놀았고, 무엇보다 중요한 선수단 안전 확보에 관련 기관들의 공조시스템 또한 탄탄하다. 나머지 2%는 국민들이 열렬한 응원으로 채워 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곽기현 조직위 식음료기획부장 비빔밥·잔치국수·김밥, 입맛 잡을 비밀 병기식음료 부문 준비는 지난 연말에 이미 완료됐다. 22곳 식당에 주방 장비가 모두 들어가 언제든 서비스할 수 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는 차고지에는 지난달 26일부터 대회 준비 인력을 위한 식당의 문을 열었고, 강릉시 차고지에서는 지난 5일부터 식당 운영을 개시했다. 경기장별로 순차적으로 문을 열어 오는 20일쯤 22곳이 모두 운영된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선수단은 물론이고 관중과 운영 요원 등에게 모두 550만끼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8개 급식업체가 22개 식당에서 먹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선수촌 식단은 영양학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 그룹과 논의하며 메뉴를 다듬는 데만 1년 이상 걸렸다.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과 더불어 한국 음식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 주려 한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초밥의 세계화가 이뤄졌듯 한식도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비빔밥, 잔치국수, 김밥이 3대 전략 음식이다. 햄버거보다 영양적으로 우수한 김밥이 세계적인 길거리 음식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페스티벌 누들’이라고 번역해 제공할 잔치국수는 서민적이고 저렴해 보편화될 수 있다. 이미 세계화된 비빔밥은 더욱 알리도록 하겠다. ■김강우 조직위 경기장운영부장 15일까지 눈 만들어… 새벽 5시부터 확인요즘은 새벽 5시에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설상 경기장의 제설(製雪) 작업은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에 시작해 밤새 이어지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작업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경기장이 평창·강릉 곳곳에 있기 때문에 돌아보려면 매일 이동거리만 150㎞에 달한다.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은 제설이 100% 끝났고 나머지 설상 경기장도 오는 15일쯤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빙상 경기장도 이달 초 제빙 작업에 들어가 잘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최상의 시설을 준비했기 때문에 대회 기간 좋은 기록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대회까지 남은 기간에는 만들어 놓은 눈밭에 물꼬를 터 비가 오더라도 쉽게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설상경기장의 눈은 120㎝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혹시 날씨가 따뜻해질 것에 대비해 30㎝를 더 다질 계획이다. 제설 작업이 계속되는 15일까지는 눈이 많이 오면 도움이 되지만 눈을 다 만들어 놓은 뒤에는 자연설이 내리면 이를 인공설 강도에 맞게 붙일 수가 없다. 본래 만들어 놓은 시멘트에 또 다른 시멘트를 덧붙이면 작업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추가로 내리는 눈은 인력으로 걷어내야 하는데 하늘이 도와 15일 이후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 [Life& 사회공헌·경제] “‘성적’ 아닌 ‘성취’로 받은 칭찬… 더 큰 ‘꿈’ 키웠죠”

    [Life& 사회공헌·경제] “‘성적’ 아닌 ‘성취’로 받은 칭찬… 더 큰 ‘꿈’ 키웠죠”

    ‘2017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금장 포상 청소년 3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만 사회는 칭찬에 인색하고 청소년들은 칭찬에 목말라 있다. 시험 성적이 향상되거나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만 칭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청소년활동으로 칭찬 갈증을 해소한 이들이 있다. 길게는 5년에서 짧게는 3년 동안 꾸준히 활동하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아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금장을 받은 3인이 그 주인공이다.●김태호 군 “성실도 특기… 노인복지 진로 정해” 김태호(19) 군은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며 노인복지로 진로를 정했다. 봉사활동으로 보람을 느낀 것뿐 아니라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독거노인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며 복지정책과 노인, 빈곤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된 것.김 군은 “자기개발 활동으로 일본 원서 번역을 했는데 이를 통해 일본 문화도 알게 됐고, 부모님과 동행한 일본 여행에서 통역과 가이드 역할을 해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송지열 군 “목표보다 과정의 중요성 깨달아” 송지열(17) 군은 부모님의 권유로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활동을 시작했다. 무슨 활동을 할지 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쉽게 포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 탐험활동을 계기로 생각의 전환점을 맞았다. 몇 시간씩 이어지는 트레킹으로 모두가 지치고 힘든 상황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팀원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고.송 군은 “도전해야만 얻을 수 있는 성취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쉽게 할 수 있는 활동만을 찾던 나를 반성하고, 목표를 향한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동희 군 “청소년지도사 되는 게 목표” 이동희(19) 군은 건축가를 꿈꾸던 중학교 3학년 때 포상제를 처음 접했다. 영역별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 친구들과 활동을 시작했다.이 군은 가장 뿌듯한 활동으로 연탄 기부활동을 꼽았다. 이 활동을 계기로 본격적인 지역사회 기반 청소년활동을 하게 돼 충주지역의 초·중·고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의 대표까지 맡게 됐다. 이 군은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니 청소년과 함께하는 것이 즐겁다는 걸 느끼고 청소년지도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는 만 14~24세 청소년이 봉사·자기개발·신체단련·탐험활동 4가지 영역에서 일정 기간 활동하면서 체계적으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제적 청소년 자기 성장 프로그램이다. 1956년 영국에서 시작돼 현재까지 140여개 국에서 800만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LGU+·네이버의 ‘별걸 다 하는’ AI 스피커

    LGU+·네이버의 ‘별걸 다 하는’ AI 스피커

    LGU+홈 IoT·IPTV 서비스와 네이버의 검색·통번역 기능 결합 ‘늦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내놓겠다’던 LG유플러스의 선택은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였다. 네이버의 최상위 AI 기술과 자사의 홈 사물인터넷(IoT) 저변을 결합해 온·오프라인의 최강 연합체로 키우겠다는 전략이었다.LG유플러스와 네이버는 그 결과물을 18일 내놓았다. ‘U+우리집AI’가 탑재된 AI 스피커 ‘프렌즈 플러스(+)’다. 공동 연구에만 7개월이 걸렸다. 홈 IoT, IPTV(U+tv), 쇼핑 등 LG유플러스의 서비스에 네이버 검색, 통번역 기능 등을 결합했다. 핵심은 ‘동시 명령’이다. AI 스피커에 “클로바, 잔다”라고 말하면 불이 꺼지면서 커튼이 쳐지고, 가습기가 작동하면서 취침등(燈)이 들어오는 식이다. 음성으로 네이버 검색도 가능하다. AI가 탑재된 만큼 검색 능력도 진화했다. 예컨대 장르, 배우, 감독 같은 키워드가 아닌 ‘눈물 쏙 빼는 영화 찾아줘’라고 추상적인 조건을 요구해도 관련 영화를 찾아 나열해 준다. 네이버의 AI 통·번역 서비스인 ‘파파고’를 이용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하는 기능도 있다. 말로 하는 쇼핑 기능을 더해 당일 배송으로 LG생활건강 및 GS리테일의 상품을 주문, 결제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별걸 다 하는’ 스피커다. 영어교육기업인 YBM과 제휴해 연령대마다 맞춤 언어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서울 용산구 본사 사옥에서 가진 출시 행사에서 “AI 스피커가 우리에게는 괴로운 존재였다”면서 “궁하면 통한다고 네이버라는 좋은 짝을 만나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양사 임원들이 지옥의 프로젝트라고 부를 정도로 길고 지난한 (개발) 과정이었다”면서 “네이버는 그간 인터넷 서비스가 중심이라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접목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부족했다”며 LG유플러스와의 협업에 의미를 부여했다. 경쟁사보다 뒤늦게 AI 시장에 뛰어든 LG유플러스는 홈 IoT와 IPTV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홈 IoT 가입자는 세계 최초로 100만 가구(국내 시장점유율 71%)를 돌파했고, IPTV도 순증 가입자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렌즈+의 주문형비디오(VOD) 검색 기능은 20일부터 셋톱박스에도 자동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U+tv 기존 사용자는 리모컨 마이크로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IPTV, 홈 IoT 신규 가입자에게 프렌즈+를 무료(개별 구매가 12만 9000원)로 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말빛 발견]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이경우 어문팀장

    ‘나쁜 것이 좋은 것을 몰아낸다.’ 유감스럽게도 세상에는 이런 일들이 허다하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은 이런 뜻이다. 결국 좋은 것이 외면당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6세기 영국의 금융가 토머스 그레셤이 내놓은 ‘그레셤의 법칙’을 대표하는 말이었다. 그레셤의 법칙은 나쁜 재료로 만든 화폐가 좋은 재료로 만든 화폐를 몰아내는 현상이다. 즉 재료의 가치가 큰 것은 사라지고, 작은 것이 유통되는 일을 뜻한다. 은으로 만든 돈과 금으로 만든 돈이 나왔다고 하자. 같은 1만원짜리다. 사람들은 금으로 만든 돈 금화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장롱 깊숙이 넣어 두고 귀중한 재물로 여긴다. 대부분 은으로 만든 돈 은화를 사용한다. 시장에서 금화는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 은화가 금화를 몰아낸 것이다. 이때 은화는 ‘악화’, 재료의 가치가 더 큰 금화는 ‘양화’가 된다. 그레셤은 이를 두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말했다. 누군가 번역을 이렇게 어렵게 했고, 지금도 유통된다. 이것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격이다. 쉽게 풀면 ‘나쁜 돈이 좋은 돈을 쫓아낸다’가 된다. 한데 ‘악화’(惡貨), ‘양화’(良貨), ‘구축’(驅逐) 같은 단어를 써서 어려운 말이 돼 버렸다. ‘악화가 양화를 만든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애초 ‘구축’이라도 쉬운 말로 번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구축’은 ‘쫓아내다’, ‘몰아내다’다. wlee@seoul.co.kr
  • 산골마을 강릉·평창·정선 ‘상전벽해’… 세계 속 관광지 탈바꿈

    산골마을 강릉·평창·정선 ‘상전벽해’… 세계 속 관광지 탈바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개최도시 강원 강릉·평창·정선 등 산골마을이 상전벽해(桑田碧海) 되고 있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험준한 백두대간을 가로질러 서울~강릉을 잇는 KTX가 오는 22일부터 본격 운행에 들어가고, 각종 경기장과 개최도시로 통하는 도로들이 새롭게 뚫리고 정비됐다. 주택·상하수도에서 경관까지 세계에서 찾아올 관광객 맞이에 낙후 도시들이 수십년을 앞당겨 깔끔하게 단장됐다. 교통·숙박뿐 아니라 친절과 서비스까지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소프트웨어도 한층 업그레이됐다. 첩첩 산골 오지마을로 남아 있던 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사계절 세계 속의 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변화와 함께 올림픽 열기도 살아나고 있다. 60일 남짓 올림픽을 앞두고, 살아나는 올림픽 열기와 개최도시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들여다봤다.●강원도 꿈의 KTX시대 활짝 22일 강원 동해안이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 서울~원주~평창~강릉을 잇는 꿈의 KTX가 운행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시속 250㎞의 KTX로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1시간 30분, 인천공항~ 평창 진부역은 1시간 50분이면 가능하다. 평창 진부에서 강릉 성산까지 백두대간을 관통해 연결한 길이 21.755㎞의 국내 최장 대관령터널이 뚫리며 가능해졌다. 종전 무궁화호 열차로 서울~강릉 간 5시간 47분 걸리던 운행시간이 4시간 이상 단축된 셈이다. 이는 서울~강릉 간 고속버스 이동시간 2시간 40분보다 1시간 이상 빠르다. 새벽 5시대 첫 열차를 타면 바다를 보며 저녁을 즐기다 이튿날 아침 서울로 출근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KTX는 올림픽 기간 하루 51편 운행하며 하루 2만 910명을 실어 나른다. 운임은 인천공항∼강릉 4만 700원, 서울∼강릉 2만 7600원, 청량리∼강릉 2만 6000원이다.도로망도 크게 좋아졌다. 경기 광주∼원주 간 제2영동고속도로(57㎞)가 지난해 11월, 서울∼양양 고속도로(133.1㎞)는 지난 6월 개통됐다. 이들 고속도로는 기존 영동고속도로 교통량을 분산해 혼잡을 크게 줄였다. 국도 74개 구간 586㎞도 신설 또는 확·포장돼 경기장 간 이동도 수월해졌다. 하지만 17일간의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개최도시에 최대 30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전망돼 개최지 ‘차량 2부제 의무시행’과 시내버스가 증차된다. 또 빙상·설상경기 개최지와 숙소 등을 연결하는 도로에 ‘올림픽 버스 전용차로’를 지정, 운영할 계획이다. 통행증을 부착한 행사차량과 36인승 이상의 버스만 전용차로를 통행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앱 ‘고 평창’을 이용하면 각종 교통수단 이용 시 최적의 경로 정보와 환승주차장 상태, 경기장 셔틀버스 시간표 등을 검색할 수 있다.●새로운 모습 갖추고 올림픽 손님맞이 개최도시들이 세계 속의 관광도시로 환골탈태했다.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도시 발전이 수십년 앞당겨졌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도로, 경관, 주택, 상하수도 등 도시 모든 분야가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올림픽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강릉 도심의 변화가 눈부시다. 도심을 지나는 철길이 지하화되면서 당초 지상 철길이던 유휴부지 2.6㎞는 ‘월화거리’ 공원으로 변신했다. 걸으면서 즐기기에 좋은 길로 강릉의 역사와 자연,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도심 속 쉼 공간으로 거듭났다. 갤러리, 카페, 소공연장, 맛집,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가 숨 쉬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강릉의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도록 계속 업그레이되며 모세혈관처럼 주변의 거리와 연결해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심상복 강릉시 공보관은 “도심 속 낡고 난립한 불량 간판들을 상가 특성과 창의성을 살린 아름다운 디자인 간판으로 바꾸는 것은 기본이고, 관문인 강릉육교를 관광·문화도시 이미지에 걸맞게 연장 65m 규모의 경관·조명시설물과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야간 경관을 살려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에서다. 공동주택단지를 대상으로 외벽 도색공사도 이미 깔끔하게 마쳤고, 올림픽 기간 방문객이 크게 늘면서 하수량도 급증할 것에 대비해 하수관로 준설과 정비도 마무리했다. 고속철도 역사와 환승주차장 등이 들어서는 진부면도 올림픽 명품 경관도시로 재탄생했다. 지역 특성을 살린 거리 조성을 위해 진부면 중앙로, 경강로, 석두로, 청송로와 진부역 주변까지 5.5㎞를 새롭게 단장했다. 또 가로등과 가로수를 교체하는 것은 물론 인도교 보수 및 난간 교체, 수변공원 및 휴식공간 조성, 올림픽 경관시설 설치 등 올림픽 개최도시다운 명품 거리로 조성했다. 진부 도심지와 올림픽 수송·운영 구간을 중심으로 전통시장, 송어축제장을 연결하는 이동 길을 마련하고, 수변 경관을 활용한 휴식공간을 조성해 관광객에게 색다른 볼거리와 편의를 제공한다. ●서비스 업그레이드로 세계인 맞는다 통신망의 혁명으로 불리는 세계 첫 5G 시범 서비스 글로벌 표준이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선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이라 부르는 이유다. ICT 올림픽의 완벽한 실현을 위해 세계 최초 5G 기술 시현,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감동의 초고화질(UHD), 똑똑한 인공지능(AI), 즐기는 가상현실(VR)의 5가지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우선 우리가 세계 최초로 선보일 5G 기술이 돋보인다. 현재의 4G LTE망보다 20배 이상 빠른 초고속, 1ms 이하의 지연속도를 갖는 초저지연, 1㎢당 100만 대 이상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초연결의 특성을 가진 기술이다.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던 자율주행차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도 5G 기술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의 5G 기술이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동계올림픽은 우리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된 셈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건 가운데 외식 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강릉시와 평창군, 정선군이 각각 해외 관광객들을 위한 음식을 개발하고 홍보에 나섰다. 수십억원씩의 사업비를 들여 동계올림픽 특구 내 외식업소 환경 개선과 서비스 개선 지원을 위한 외식업소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동계올림픽 손님맞이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는모습이다. 별도로 동계올림픽 때 영어와 불어 등 8개 국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제작된 자동 통번역 서비스 앱 ‘지니톡’도 운영 중이다. 바가지요금으로 구설에 올랐던 숙박요금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강원도와 개최도시가 나서 진화에 나서고 숙박협회가 스스로 자정작업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반값 숙박요금까지 생겨났다. 강릉시는 숙박업소의 요금과 소통 가능 외국어, 시설 이미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공실정보 안내시스템’(stay.gn.go.kr)까지 운영하고 나섰다. 이 시스템에 가입한 업소의 객실 타입별 최저·최고가 기준 평균요금은 16만~24만 8000원이다. 이색 숙박시설도 준비돼 있다. 올림픽 주경기장과 가까운 평창 청소년수련원에는 민간업자가 터를 빌려 카라반을 이용한 숙박시설도 설치해놨다. 강릉시는 이달부터 ‘바가지요금 숙박업소 단속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과도한 요금을 받는 업소를 대상으로 건축법, 주차장법, 공중위생법, 소방시설 관련 불법 사항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간접규제를 통해서라도 가격 안정을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KTX가 개통하고 도심 발전과 서비스분야까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크게 좋아졌다”며“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계절 세계 속의 관광명소로 자리잡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릉·평창·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우스운 사람이었지만 우습지 않았던 인생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우스운 사람이었지만 우습지 않았던 인생

    어렸을 때 텔레비전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쟈니 윤 쇼’라는 방송을 했다. 그때까지 내게 코미디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그런 표정을 짓는 것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쟈니 윤의 코미디는 전혀 다른 식이었다. 게다가 한국 사람인데 미국에 가서 미국사람들을 대상으로 코미디를 했다고 하니 더욱 대단한 사람처럼 보였다.사사로운 자리에서 그를 직접 만난 일이 있다. 나는 그가 심형래를 능가하는 최고의 코미디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실제로 만난다면 그 얼굴을 보자마자 인사도 하기 전에 웃음부터 날 것 같아 긴장했다. 하지만 내 우려는 완전히 빗나갔다. 쟈니 윤은 우스운 사람이 아니었다.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나타난 그는 시종일관 입가에 자연스러운 미소를 살짝 머금은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이가 보일 정도로 웃는 일은 없었다. 그는 행동이 무척 신사적인 사람이었고 기대와는 달리 말하는 내내 가벼운 농담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날 이전까지 내 머릿속에 있던 쟈니 윤의 이미지는 완전히 지워졌다. 여전히 나는 그의 본 모습을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송인으로서 그는 우스운 연기를 하지만, 실제 쟈니 윤은 로버트 드니로처럼 멋진 신사라고 믿는다. 그 만남이 있은 후부터 나는 쟈니 윤이 한 시대를 풍미한 명배우 찰리 채플린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됐다.찰리 채플린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왜소한 체격에 허름한 양복, 윗옷은 자기 치수보다 작아 꽉 끼지만 바지는 헐렁하다. 커다랗고 다 낡아빠진 구두는 발에 매달려 있는 수준이라 걸을 때면 오리처럼 뒤뚱거린다. 우스운 차림이지만 대나무 지팡이까지 있어서 신사로서 갖출 것은 다 갖춘 모습이다. 채플린은 매번 똑같은 차림으로 영화에 출연했고 그가 맡은 배역은 언제나 말썽을 몰고 다니는 떠돌이 방랑자 역할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많이 웃었고, 또 감동도 받았다. 하지만 채플린이 죽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그렇게 전 세계를 웃겼던 사람의 삶이 실은 전혀 즐겁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많은 사람의 증언을 보더라도 영화 밖의 채플린은 한없이 진지한 사람이었다. 채플린과 비슷한 시기에 무성영화에 출연한 배우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버스터 키튼은 경쟁자였던 채플린을 이렇게 회상한다. “사실 그가 가장 우습지 않을 때는 영화를 제작할 때이다. 차분하고 냉정하고 명석하고 면밀한 그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은 나비의 날개를 다루는 곤충 채집가의 꼼꼼함에 비견된다.” 세상에서 가장 우스운 사람 채플린은 관객들을 웃기기 위해서 정작 자신은 가장 우습지 않은 삶을 살아야 했던 아이러니한 인물이다. 채플린은 영화에 있어서만큼은 모든 것을 자신이 직접 해내고야 마는 완벽함을 추구했다. 배우 섭외에서부터 촬영, 연기지도, 시나리오 작성, 필름 편집은 물론 나중에는 영화에 들어갈 음악까지 독학으로 공부해 직접 작곡했다. 영화 산업이 발전하면서 노동조합이 생겨나고 촬영장에 의무적으로 분장사를 고용해야 했을 때도 특유의 ‘떠돌이 찰리’ 분장은 언제나 스스로 했다. 이 놀라운 인간은 자서전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썼다. 보통 유명인들의 자서전인 경우 전문 작가의 도움을 받으며 쓰는 일이 많은데 채플린은 삶의 후반기 여러 해 동안 방대한 분량의 자서전을 직접 썼다. 우리말로 번역된 책만 해도 본문 분량이 1000쪽이 넘어가는 책이다.워낙 다채로운 삶을 살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에 관한 평전이나 연구서도 꽤 많다. 그런데 그중에서 분량이 비교적 적은 책 한 권이 눈길을 끈다. 제목은 ‘나의 아버지 채플린’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판본은 중앙신서에서 문고본 시리즈로 펴낸 작은 책이다. 서지를 보니 1978년에 초판을 낸 이래 1981년까지 다섯 번을 더 찍었으니 나름 잘 팔린 책이다. 제목으로 미루어 보아 글을 쓴 사람은 찰리 채플린의 아들인 것이 분명하니 더욱 인기를 끌었을 것이 분명하다. 평론가나 전문 작가보다 아들의 위치는 채플린과 더욱 가깝다. 그래서 이 책에는 좀더 인간적인 면이 많이 드러나 있다. 책의 저자는 찰리 채플린의 두 번째 아내인 리타 그레이의 아들인 ‘찰스 스펜서 채플린 주니어’인데 채플린은 그 자신의 이름과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들의 이름을 지어주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리타 그레이와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해 자녀를 본 직후인 1927년에 이혼했다. 아내와 함께했던 날은 만 3년뿐이었지만 자녀들과는 이후로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함께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채플린과 지낼 수 있었기 때문에 채플린 주니어는 바로 이 책 ‘나의 아버지 채플린’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들은 채플린이 ‘키드’, ‘모던 타임즈’, ‘독재자’를 만들 때 작업장에 함께 있었다. 이 때문에 배우이자 감독 그리고 연기 지도자였던 채플린을 누구보다 생생한 모습으로 책에 그려 내고 있다. 채플린은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았고 모든 걸 직접 해야 직성이 풀렸다. 하지만 한번 믿음을 준 사람에겐 모든 걸 맡겼다. 책 속에는 채플린의 집에서 일하던 세 일본인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들은 각각 집사, 운전사 그리고 요리사였는데 꼼꼼한 채플린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큰 신뢰를 얻었다. 진주만 공습의 여파로 집에 일본인을 두지 못하게 됐을 때도 채플린은 이들에게 때마다 봉급을 줬다. 재미있는 일화도 꽤 있다. 채플린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 공로로 아카데미 특별상 수상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그는 수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자신의 영화를 전문가 몇 명이 평가해서 상을 수여하는 것에 반감이 있던 것이다. 채플린은 평론가들의 의견보다는 더 많은 영화팬들이 자신의 영화를 보고 웃어 주는 게 더 값지다며 상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는 수 없이 아카데미 특별상 트로피는 채플린의 집으로 배달됐고 그는 한동안 이 ‘물건’을 문이 닫히지 않도록 틈에 고정해 두는 도구로 사용했다. 떠돌이 방랑자 캐릭터가 워낙 세계적인 인기를 끌다 보니 여기저기서 채플린 흉내 내기 경연대회도 많이 열렸던 모양이다. 채플린은 미국의 한 동네에서 열린 닮은꼴 경연대회에 신분을 숨긴 채 본인이 직접 참가했던 일이 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재미있게도 본인이 직접 참가한 채플린 흉내 내기 경연대회에서 진짜 채플린은 3등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아들이 쓴 책에 따르면 아버지로부터 경연대회 결과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히틀러와 외모가 닮았다는 이유로 나치가 정권을 잡았던 독일에서는 채플린의 영화가 상영금지되었던 때가 있다. 히틀러와 채플린은 외모도 닮았지만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났다는 점 때문에 당대뿐 아니라 후대에도 두 사람의 운명에 관한 숱한 이야기가 양산됐다. 완전히 다른 방향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전 세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성장한 것도 같다. 나중에 채플린은 아예 히틀러와 똑같은 분장을 하고 그의 연설 장면을 흉내 낸 영화 ‘독재자’를 만들어서 크게 히트시켰다. 이처럼 아들이었기 때문에 좀더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채플린의 여러 모습이 이 작은 책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하지만 아들이 쓴 책의 마지막 장은 채플린이 극작가 유진 오닐의 딸인 우나 오닐과 결혼해 스위스에 정착한 것에서 멈췄다. 이때 채플린은 방대한 자서전의 첫 부분을 쓰고 있었다. 얘기가 이렇게 끝난 것은 아들이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나의 아버지 채플린’은 1960년 롱맨출판사에서 처음으로 출판됐고 채플린 주니어는 1968년에 세상을 떠났다. 위대한 떠돌이 찰리 채플린은 1974년에 자서전 ‘My Life in Pictures’를 펴냈고 1977년 12월 25일 성탄절에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배우가 죽었을 때 영국 신문 가디언지는 그를 추모하며 다음과 같은 기사를 내보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데스크 시각] 작은 정책이 사회를 크게 바꾼다/문소영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작은 정책이 사회를 크게 바꾼다/문소영 금융부장

    사는 지역에서 공공도서관 민간자문위원이다. 지역 어린이 전문서점의 사장님과 저명한 번역가 선생님, 책읽기 캠페인 등 시민활동을 하는 또 다른 서점 사장님과 공무원 등 10명 안팎이 모여서 한다. 중앙정부 위원회와 달리 생활밀착형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아기자기하다. ‘어떤 책을 구매할 것인가’와 같이 ‘작은’ 결정들이 대부분이다. 분기별 모임에 참석하면 문득 공동체에 대한 각성이 찾아온다. 기초정부의 활동을 좌지우지하는 중앙정부 정책의 변화에도 민감해진다. 며칠 전 모임에서는 심하게 훼손된 도서를 폐기하는 안건이 올라왔다. 도서관마다 두세 줄로 책을 쌓아 놓을 정도로 서고가 슈퍼 과포화 상태이고, 훼손된 책도 많은데 그간 도서관들은 책을 폐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에는 한 해에 최대 7%의 책을 폐기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 이유는 문체부가 공공도서관의 목표로 ‘시민 1인당 장서수’를 주요한 지표로 삼는 탓에 감히 폐기를 생각하지 못했다. 매년 쥐꼬리만 한 책 구입비가 내려오는데 시민 1인당 보유 권수를 늘리려면 낡은 책도 기증을 받고, 폐기해야 할 책이라도 끌어안고 있어야 도서관 장서 숫자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공공도서관의 사정을 모르는 도서관 이용객들은 너무 낡고 더러운 책을 빌릴 수밖에 없고, ‘이따위로 책을 보관하고 빌려주다니’ 하고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들에게 분노를 터뜨렸을지도 모른다. 최근 이 지표의 중요성이 줄었다고 했다. 최근 주요한 지표는 행정자치부가 정부합동평가에서 내세운 공공도서관의 ‘시민 1인당 장서 구입액’ 등이다. 이렇게 정부가 정책의 작은 부분을 변화시키자 기초정부의 공공도서관에서는 과감하게 낡은 책을 폐기할 수 있게 됐다. ‘시민 1인당 장서 구입액’으로 정책이 전환하면 침체하는 출판 산업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기초정부 등에서 동네 서점을 살리고자 공공도서관에 책의 납품을 허용했는데, 이런 기조와도 통한다. 의정부시가 시작해 고양시가 벤치마킹한 사례도 신선하다.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면 마일리지를 주고, 그 마일리지로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역시 공공도서관 이용률을 높이고, 동네 서점을 살리는 작은 정책의 변화다. 한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는 혁명과 같은 극단적 환경 변화이겠으나, 생활의 작은 변화들이 누적되면서 좋은 환경을 찾아가는 상태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폐기될 책의 운명이 궁금했다. 미국의 공공도서관들은 보유했던 책을 처리할 때 지역사회로 돌려주기도 한다. 책의 상태에 따라 1달러나 5달러, 아무리 비싼 양장본 책도 10달러 안팎으로 사들일 수 있었기에 국내에서도 그러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 공공도서관에서는 폐기할 책이 시민의 자산을 처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각만 할 수 있다고 했다. 물품관리 조례가 있기 때문이란다. 언젠가는 그 조례도 시민에게 더 우호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 또 한 가지 더 바뀌었으면 하는 규정이 있다. 몇 년 전 공공도서관에 어린이 그림책을 기증하려고 하니, 출판 5년 이내의 책이어야 한다는 규정 탓에 거부당했다. 새 책이나 다름없었는데, 상태도 보지 않고, 출판 연도만 따져서 기증 여부를 평가하는 태도에 섭섭했다. 어린이 그림책은 잘 훼손되는 만큼 기증을 받아 잘 돌려 쓰고, 훼손되면 바로 폐기하는 방향이 더 낫지 않을까 한다. symun@seoul.co.kr
  • “클릭수 집착이 가짜뉴스 확산 숙주”

    “클릭수 집착이 가짜뉴스 확산 숙주”

    “가짜뉴스는 마약상들처럼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인공지능(AI)으로 가짜뉴스를 막을 수 있습니다.”“포털에서 클릭을 많이 한 기사가 좋은 콘텐츠라고 인식하는 온라인 뉴스 플랫폼 알고리즘이 가짜뉴스를 확대한다.” 지난 9일 저녁 대전 카이스트에서는 공무원과 연구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정책토론회 ‘디너 4.0’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차미영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가짜뉴스 탐지기술’이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차 교수는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동안 나온 정치 기사에서 페이스북 ‘좋아요’를 누른 상위 20개 중 절반이 가짜뉴스였는데 사진, 제목, 기사 앞부분만으로 기사를 추측할 뿐 실제 클릭해서 본문을 읽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이용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진짜 뉴스는 처음에만 사람의 관심을 얻지만 가짜뉴스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반응을 끌어내는 경향이 있다”며 “가짜뉴스의 경우 서로 연결되지 않은 사람이 점조직처럼 산발적으로 전파한다”고 설명헀다. 그는 “무더운 여름철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한 때 우리나라에서는 상식같이 퍼졌던 가짜뉴스가 번역돼 멕시코까지 수출됐다”며 예를 들었다. 그는 또 타인의 말의 신뢰도를 평가할 때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확실하진 않지만’ ‘누가 그러는데’ 같은 책임회피 어구로 시작한다면 가짜뉴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딥러닝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으로 가짜 뉴스를 80% 이상 정확도로 탐지가 가능하다며 최근 연구결과를 전했다. 사람이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것은 66%에 불과했다. 그는 “가짜뉴스 식별을 위해서는 깨끗한 정보를 모아 분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사람들이 재미를 위해 수준 낮은 뉴스를 찾을 때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 교수는 “로봇 저널리즘처럼 의사결정이 자동화되는 미디어 시대일수록 빅데이터 연구를 통한 가짜뉴스의 빠른 탐지와 확산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말까지 서울에 9094가구 쏟아진다

    내년 1월부터 新DTI 적용… 청약 주목 연말까지 서울에서 아파트 9000가구가 쏟아진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는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서울에서 일반 분양되는 아파트가 9094가구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으로 나오는 물량이 7997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공공택지인 항동지구와 지역조합 아파트다.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은 은평구 응암2구역을 재개발해 39~114㎡로 설계된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아파트 2441가구를 분양한다. 44~114㎡짜리 525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대림산업은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거여2-2구역을 재개발해 59~113㎡로 설계된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 1199가구를 다음달 내놓는다. 일반 분양분은 379가구이다. 제일건설은 이달 말 구로구 항동지구에서 전용 84㎡, 101㎡로 설계된 ‘서울 항동지구 제일풍경채’ 아파트 345가구를 분양한다. 삼성물산은 12월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1276가구를 짓는 ‘우성1 래미안’ 아파트를 공급한다. 일반분양은 192가구이다. 현대건설은 신길뉴타운 9구역 재개발사업으로 42~114㎡짜리 701가구를 일반 분양하고, 고려개발은 강동구 길동 신동아3차 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 51~84㎡짜리 86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내년 1월부터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 축소와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이 시행될 예정이라서 청약 결과가 주목된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예비 청약자들은 자금 동원 능력을 고려해 상품성이 좋은 곳에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머리를 마음” “거스름돈은 면전서 확인”… 세계 곳곳 엉터리 한국어

    “머리를 마음” “거스름돈은 면전서 확인”… 세계 곳곳 엉터리 한국어

    “거스름돈은 면전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전시탑 매표소) “꺼져 너의 화성을 남긴 너의 사랑이다.”(중국 장시성 싼칭산 등산길) 이처럼 외국 관광지 곳곳에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한국어가 적지 않다. 외국 관광지에 한글 안내문이 등장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엉터리 해석들이 보는 이를 씁쓸하게 하고 있다. 올바른 번역은 ‘거스름돈은 창구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와 ‘담배는 꺼 주시고 사랑을 남겨 주세요’다. 세계 곳곳에 나도는 엉터리 한국어에 대해 정부 차원의 시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세종학당재단 ‘엉터리 한국어’ 조사 세종학당재단은 지난 5월 29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세계 곳곳 엉터리 한국어를 찾습니다’ 이벤트 결과를 9일 공개했다. 모두 70명이 참여했고, 224건이 접수됐다. 54개국, 171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의 현지인 학생들도 한국어 실력을 발휘해 제보에 적극 참여했다. 엉터리 한국어 안내문은 관광지 안내판이 6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식당 메뉴판 37건, 상점 36건, 일반 안내판 26건, 공공화장실 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중국 112건, 일본 63건, 대만 26건, 필리핀 3건, 미국 3건 등 순이었다. 재단은 “엉터리 한국어 안내문은 주로 현지어 원문을 단어별로 직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웨이하이시 영성동물원에 있는 안내판에는 ‘免费无线已覆盖, Free WiFi Service Area, 무료 무선 이미 덮어쓰기’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말로는 ‘무료 무선 인터넷 서비스 지역’ 정도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免费’, ‘无线’, ‘已’, ‘覆盖’라는 네 단어를 문맥과 상관없이 각각 번역하면서 원문과는 전혀 다른 뜻이 돼 버렸다. ‘严禁敲砸, 금지된노크훌륭해’, ‘Mind your head, 머리를 마음’이라고 적힌 안내판도 있었다. 각각 ‘때리거나 부수지 마세요’, ‘머리를 부딪치지 않게 주의하세요’가 옳은 번역이다. ●관광지 안내문 번역 오류 가장 많아 엉터리 한국어를 제보한 중국인 훙미미는 “상하이 구베이에 있는 가게들은 한국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한국어 안내문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한국어를 제대로 아는 직원이 아예 없다”며 “온라인 무료 번역을 주로 이용하는데 틀리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특히 엉터리 안내문 중에는 ‘안전’과 관련된 내용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의 공항과 관광지 안내판에서는 ‘매달린’, ‘조심하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엄금 뛰어넘더 흩뿌리다 잡용’, ‘조심하다 물에 빠졌’, ‘엄금 기어오르다’ 등 이해가 불가능한 한국어를 많이 볼 수 있다. 각각 ‘서비스 중지’, ‘머리 조심하세요’, ‘물건을 던지지 마세요’, ‘물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올라가지 마세요’ 등 모두 안전과 관련된 안내문이었다. 엉터리 한국어 찾기 이벤트에 참가한 대만인 에밀리 퉁은 “한국어는 한국의 얼굴이며 세계 곳곳의 한국어는 한국의 국력을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한국인과 정부가 나서서 엉터리 한국어를 찾고 고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미경 세종학당재단 콘텐츠지원부장은 “현지인과 현지 정부가 한국 관광객을 배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한국어 안내문을 만들었기 때문에 무작정 번역이 틀렸다고 비난하긴 어렵다”면서 “한국의 유관 공공기관들이 번역 오류가 많았던 표현들을 바로 고쳐 안내하고, 전 세계 세종학당 학생과 한국 관광객의 관심을 바탕으로 민관이 협력해 엉터리 한국어를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재미없고 두꺼운 고전 교수가 덜어낸 축역본

    [이주의 어린이 책] 재미없고 두꺼운 고전 교수가 덜어낸 축역본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호메로스 외 지음/진형준 옮김/살림/각 9000원고전 읽기는 늘 견고한 장벽이다. 도전할라쳐도 몇 쪽을 넘기다 풀썩 주저앉게 되기 십상이다.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세상엔 더욱 뒤로 밀려난다. 여기서 책의 화두가 고개를 내민다. 요원한 숙제가 된 고전 읽기, 대폭 다듬고 줄인 축역본으로 먼저 길을 내는 게 좋을까. 아니면 원저자의 정신이 담긴 원형을 그대로 지키며 힘들더라도 더디게 해독해 나가는 게 좋을까.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지낸 진형준 전 홍익대 불문과 교수는 ‘전자’에 손을 든다. 지난 10년간 그는 새벽 2~3시면 일어나 다음날 오전까지 ‘일리아스’부터 ‘열국지’, ‘가르강튀아’, ‘적과 흑’ 등 시대를 아우르는 세계의 고전들을 ‘컴퓨터 게임하듯’ 신나게 번역해댔다. 최근 펴 나온 1차분 20권을 시작으로 100권으로 완간할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이 그 결과물이다.지난 7일 출간 간담회에서 진 교수는 ‘왜 축역본이냐’는 물음에 이런 소신을 내놨다. “전공자인 내가 읽어 봐도 놀랄 정도로 고전은 재미가 없어요. 그런데 고전은 읽어야 마음의 양식이고 읽으면 큰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할 수 있겠습니까. 공연히 죄의식만 갖게 하고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만드는 건 아닐까요. 때문에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도 입에 대기도 힘든 쓴 약을 먹어라, 하는 것보다 ‘당의정’이라도 만들자 했죠. 축역도 의역의 한 형태입니다. 원작의 정신을 놓치지 않으면서 짜깁기도 하고 생략할 부분은 과감히 덜어냈죠.” 채수환 홍익대 영문과 교수는 축사를 통해 “축역본에 죄는 없다”며 “고전 읽기는 인간 내면을 성장시키는 경험이지만 사멸하는 세계인 만큼 일단 축역본으로라도 많이 읽히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하지만 논란은 남는다. 작가의 혼이 담긴 원본 훼손, 왜곡된 독서 경험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진 교수는 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남겼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공시 정보] 국가직 7급 공시 과목별 난이도

    [공시 정보] 국가직 7급 공시 과목별 난이도

    국가직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지난달 26일 치러졌다. 행정학과 한국사는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은 반면, 국어와 경제학 등 일부 과목은 전년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올해부터 국가직 7급 영어 시험은 영어검정능력시험으로 대체됐다. 이번 7급 시험에 처음 도전한 김모(28)씨는 “평소에도 경제학에 자신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수월하게 넘어갔던 것 같다”며 “다만 행정학이 매우 까다로운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시험 내내 진땀을 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공무원시험 강사들 역시 행정학만 까다롭게 출제됐고, 나머지 과목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서울신문은 3일 공무원시험 전문학원인 공단기의 도움을 받아 국가직 7급 필기시험에 대한 총평과 향후 수험대책에 대해 알아봤다.[국어] # 한자는 독음만 공부해선 안 돼 국가직 7급 시험에서 영어 과목이 빠진 첫해라 국어 과목에서 난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수험생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올해 7급 국어 문제는 무난했다. 어문 규정과 문법(맞춤법·띄어쓰기)이 기출문제 수준이었다. 어려운 문제라면, 한자 표기가 올바른 것을 고르는 문제가 2개 있었다. 7급 국어를 준비하고 있다면, 일상생활에서 쓰는 기본 한자는 독음만 공부하지 말고, 한글을 보고도 한자를 골라 낼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 독해(어휘 2문항 포함)는 7급에서 변수인데 올해는 평이하게 출제됐다. 그러나 7급 준비생이라면 매일 A4 1장 분량의 글을 읽는 것은 필수 공부법이다. 15분 내에 20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간의 압박이 심한 시험이므로 독해 연습을 꼭 해둬야 한다. 이재현 공단기 국어 강사는 “문학은 고전가사 번역 1문제와 시조 주제를 묻는 평이한 출제였다. 이 문제 수준이라면 80~85점 정도 수험생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 # 특정 단원에 치우침 없이 골고루 올해 국가직 7급 한국사 시험은 작년과 비교할 때 비교적 쉬웠다는 평가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7급 시험에 맞게 적당한 난도로 출제됐다. 모든 범위에 걸쳐 특정한 단원에 치우침 없이 출제됐고, 정치사와 문화사 비중이 높게 출제된 것도 예년 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부여 국왕의 장례 때 옥갑(玉匣)을 썼다는 문제, 17세기 숙종 때 활동한 장길산과 관련된 문제, 조선 후기 정제두에 대한 문제는 사료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와 관련된 내용 지식을 정리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였다. 또한 조선 후기 중국 중심의 역사 인식을 탈피하고자 했던 정통론에 대한 문제 역시 당시 조선성리학에서 도출한 중국중심주의적 사학이 유학의 명분질서를 토대로 전개됐음을 전제로 접근해야만 풀 수 있는 까다로운 문제였다. 신영식 공단기 한국사 강사는 “이번 7급 한국사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흐름은 기본이고 이보다 세부적인 지엽적 내용에 대한 정리와 암기도 반드시 이뤄져야 했다”며 “출제 가능한 다양한 내용과 사료까지도 충분히 숙지해야만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헌법] # 최신판례 줄고 시사 문제 출제 올해 국가직 7급 헌법 문제는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난도가 비슷했다. 지난 6월에 있었던 서울시 시험보다는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험생에 따라 차이는 있겠다. 출제경향을 보면 우선 최신 판례의 비중이 줄었다. 보통 최신 판례가 5지문 정도 출제되는데, 올해는 2지문만 출제됐다. 그럼에도 최신 판례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할 수밖에 없다. 시사적인 문제가 출제된 것도 특징이다. 물론 올해 시험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 규정이 예상대로 출제됐다. 옳은 지문을 찾는 문제의 비중이 높아졌다. 틀린 지문을 찾는 것보다는 옳은 지문을 찾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고 시간도 많이 걸려 까다롭게 느낄 수 있다. 박스형 문제의 비중도 높아졌다. 박스형 문제는 시간이 많이 들고 정확한 지식이 없으면 틀리기 쉽다. 윤우혁 공단기 헌법 강사는 “헌법이 과거처럼 쉽게 100점을 받는 과목은 아니다”라며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양을 늘리는 공부보다는 정확한 지식과 헌법 전체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행정학] #기출문제 완벽하게 이해해야 올해 국가직 7급 행정학 문제는 이해형 문제 12문제, 암기형 문제가 8문제로 법령 문제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난도 ‘상’에 해당하는 문제가 2문제(6번, 9번), ‘중상’에 해당하는 문제가 3문제(3번, 7번, 17번)이고 나머지 문제는 ‘중’이나 ‘중하’ 수준에 해당한다. 행정학 점수가 90점 이상이라면 매우 우수, 80~85점은 우수, 70~75점은 보통, 65점 이하는 미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영역별 출제빈도를 보면 총론보다는 정책, 조직, 인사, 재무행정론 등 각론 출제 비중이 높다. 그러나 민감하게 반응해선 안 된다. 출제자가 누구냐에 따라 영역별 출제빈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문제들은 기존 기출문제에서 출제됐던 문제들이다. 따라서 기출문제 관련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기억하는 게 기본이라고 보면 된다. 위계점 공단기 행정학 강사는 ”새롭게 출제되거나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출제될 경우에 대비해 기출문제 수준을 넘어서 기본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충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고득점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경제학] # 계산문제 8문항 출제 올해 경제학 7급 시험은 계산문제가 8문제(40%) 출제돼 비중이 높았다. 또 다소 생소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에 비해 체감 난도는 크게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영역별 문제 수로 보면 미시경제학이 7문제, 거시경제학이 9문제, 국제경제학이 4문제 출제됐다. 특히 과거에는 국제경제학 분야에서 2~3문제 정도 출제됐지만, 최근 수년간 4문제가 출제됨으로써 국제경제학의 출제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이번 문제를 보며 기출문제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격증시험을 포함한 대부분의 경제학 문제가 거의 비슷하게 출제되고 있다. 경제학을 오히려 전략과목으로 삼기 좋은 점이다. 신경수 공단기 경제학 강사는 ”최근 기출경향을 숙지한다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자격증 경제학 문제도 반드시 다뤄 봐야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새 대법원장 ‘진보’ 김명수…사법부 대대적 개혁 시작

    새 대법원장 ‘진보’ 김명수…사법부 대대적 개혁 시작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춘천지법원장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다음달 퇴임하는 양승태(69·2기) 대법원장의 사법연수원 13기수 후배인데다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판사 출신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향후 사법부에 커다란 개혁을 예고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법관 독립에 대한 소신을 갖고 사법행정의 민주화를 선도해 실행했고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법부를 구현해 국민에 대한 봉사와 신뢰를 증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국제인권법연구회의 기틀을 다진 초대 회장으로 국제연합이 펴낸 인권편람 번역서를 펴내고 인권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인권을 구현하려 많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특히 진보 성향 판사들이 만든 연구단체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그 후신의 성격이 강한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박 대변인은 현직 지방법원장 지명이 ‘파격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관행을 뛰어넘는 파격이 새 정부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김 후보자의 인연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지명이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가 반영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더 좋은 후보자를 찾기 위한 고뇌가 깊었던 것은 사실이고 김 후보자 같은 분을 지명한 것이 그렇게 해석돼도 무방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다음달 24일로 임기 만료되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뒤를 잇게 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별별 이야기] 나는 별을 만드는 사람이다/김종수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별별 이야기] 나는 별을 만드는 사람이다/김종수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천문학자라고 하면 사람들은 뭘 연구하느냐고 묻곤 한다. 그러면 나는 “별을 만든다”고 답한다. 엄밀히 따지면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밝히는 사람이지만 말이다. 우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내는 일은 천문학에서 중요한 연구과제다. 천문학의 연구 대상은 크기와 시간 면에서 실험실의 짧은 시간 동안 어찌해 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관측된 현상을 실험이 아닌 컴퓨터로 구현해 낸다. 나 역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태양과 같은 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연구하고 있다. 별은 기체와 먼지로 이루어진 성간운의 중력 수축에 의하여 형성된다. 별과 별 사이란 뜻을 갖는 ‘성간’은 인터스텔라(interstellar)를 번역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별 사이의 공간은 아무것도 없는 진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공간에는 기체와 먼지로 이루어진 성간물질이 있다. 우리 은하 내 성간물질은 별들의 전체 질량의 수 퍼센트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 존재한다. 천문학자들은 전파망원경을 통해 성간물질의 분포를 파악하고 있다. 기체와 먼지가 주변보다 많이 분포하는 곳이 존재하는데 그 모습이 구름과 비슷해 성간구름(성간운)이라 부른다. 이런 성간운에서 별이 만들어진다. 성간운 안에 작용하는 강한 자기장과 기체의 난류 운동 때문에 성간운 전체가 중력 수축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간운 내의 밀도는 제각각이기 때문에 밀도가 높은 곳은 자기장과 난류의 저항을 극복하고 중력 수축을 하기도 한다. 이때 자전하면서 중력 수축하기 때문에 호떡 모양의 원반이 형성되고 원반의 중심에는 별이, 중심으로부터 떨어진 곳에서는 행성들이 만들어진다. 이 시나리오는 현재 태양계의 모습, 즉 ‘태양은 여러 행성들의 궤도 중심에 위치하고 여러 행성들의 궤도면들은 거의 한 평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설명해준다. 칠레에 있는 알마(ALMA) 전파망원경은 태양에서 가까운 ‘바다뱀자리 어린별 TW’와 ‘황소자리 어린별 HL’에서 원반과 행성 형성의 증거를 보여 주었다. 필자는 별 생성 시나리오를 검증하기 위해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수치 계산 연구를 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 태양계보다 약 1000배 큰 공간에서 자기장과 자체 중력을 받고 있는 성간 기체의 운동을 기술하는 방정식을 풀어 어린 별이 생성되는 장면을 추적한다. 넓은 성간 공간에서 어린 별은 분해할 수 있어야 하며 천만년 정도의 진화를 추적해야 하기 때문에 성능 좋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한다. 컴퓨터 계산 결과와 관측 사실을 비교해 별 만드는 시나리오를 좀 더 정교하게 만드는 작업이 천문학자의 일이다.
  • [열린세상] 밸런스/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열린세상] 밸런스/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나는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거의 빼놓지 않고 본다. 그러다 보니 나름 전문가가 됐다. 야구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밸런스다. 좋은 팀이 되려면 좋은 투수와 타자가 고루 있어야 한다. 현장을 지휘하는 감독 등 코치진과 이를 뒷받침하는 구단 프런트는 긴밀히 협력하면서도 견제를 해야 한다. 선수들도 밸런스 잡는 것이 지상 과제다. 빠른 공을 가졌다고 다 좋은 투수가 아니다. 느린 공이라도 타자가 쉽게 칠 수 없는 곳으로 계속 던질 수만 있으면 에이스가 될 수 있다. 국내 프로리그에서 작은 체구의 선수가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상체와 하체를 조화롭게 쓰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도 밸런스는 중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근무할 때 밸런스를 중시하는 것을 알았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고 번역하지만 원문대로 하자면 ‘일과 삶의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다. 유능한 직원이 해외 출장을 가더라도 한 달에 보름 이상은 못 가도록 제한하는 것을 보았다. 공적으로 중요한 일이라도 개인 삶과의 균형을 위협하면 결과적으로 개인도 조직도 불행해진다는 철학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불균형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분배나 환경 문제를 도외시하고 성장을 앞세우는 불균형 성장론에 오랫동안 익숙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적인 일이라면 사생활은 당연히 희생해야 한다거나 여성과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등 소수자를 차별하는 것도 무너진 밸런스의 슬픈 표현이다. 미국이나 영국의 명문대학과 달리 석박사 과정을 자기 대학 출신으로 채우면서 학문의 다양성은 위기를 맞는다. 문제가 되고 있는 법무부의 검찰화라든지 외교부의 순혈주의도 따지고 보면 밸런스가 무너진 데서 오는 현상이다. 특정 학교, 고시 출신이 과도하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우수한 사람이 많이 모이는 데서 오는 효율성을 압도하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내가 공무원 생활을 했던 기획재정부도 집단 엘리트 의식이 남다른 곳이었다. 상급자와 하급자가 학교와 시험, 선후배로 엮이다 보니 공사석을 막론하고 형님 동생을 했다. 동질감과 일체 의식이 성과를 높이고 추진력을 배가시켰던 것은 사실이다.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쳐났지만 끼지 못하면 소외감을 느꼈다.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데 애를 먹었음은 당연하다. 순혈 그룹이 상부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수행해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는 최악의 결과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건강한 밸런스를 회복하려면 새 정부의 균형 잡힌 인사가 출발점이 돼야 한다.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운 것은 그런 의미에서 환영할 일이다. 아쉽게도 지방대학 출신 장관은 두 사람에 불과했다. 야구선수도 서울에 있는 고교로 가기 위해 중학교 때부터 전학을 간다. 서울 집중과 쏠림 현상은 이제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위기경보를 울리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으로 지방대학 출신 장관의 비율이 낮아도 여성 장관 몫만큼은 돼야 한다. 장관 임용 비율을 정한다고 해서 단시일 내에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치유되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소 시일은 걸리겠지만 고향에서 공부를 하고 정부에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인식과 기대가 자리 잡히면 수도권 집중 현상은 언젠가는 옛날 일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를 포함한 모든 공공부문에서 상하급자가 동일 지역, 같은 학교 출신이 되지 않도록 하는 상피제를 도입해야 한다. 장관이 A대학 출신이라면 차관은 반드시 다른 학교에서 임용하는 것이다. 차관이 B대학이라면 차관의 지휘를 받는 1급 간부들은 B대학에서 나오지 않도록 한다. 같은 고향 출신끼리는 이러한 맥락에서 직근 상하급자가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어려운 일 같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선진국에서는 확고한 원칙과 관행으로 정착돼 있다. 이 방식을 적용하게 되면 몇 개 부처는 인사가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 비율을 정해 점진적으로 시행하더라도 이 조치는 꼭 필요하다. 혈연, 학연, 지연으로 뒤엉킨 우리 사회의 밸런스를 바로잡는 일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밸런스를 회복해 밝은 미래로 가는 초석을 놓기를 기대한다.
  • [문화마당]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지 않습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지 않습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2005년에 출판사를 차리고 가장 먼저 계약한 작가 중 한 명이 미야베 미유키다. 나는 이 작가에게 푹 빠져 있었다. 데뷔작부터 차근차근 내고 싶었다. 그래서 한꺼번에 여러 타이틀을 계약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관계로 한국어판 출간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이듬해 일본에서 ‘이름 없는 독’이 나왔을 때도 이렇다 할 걱정은 하지 않았다. 왜냐면 북스피어에서 출간한 ‘누군가’의 속편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같다. 원서에도 시리즈임이 명시돼 있었다.한데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이름 없는 독’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하자 껄끄러운 상황이 전개됐다. 한국 출판사들끼리 판권 경쟁이 붙은 것이다. 각자 더 높은 선인세로 ‘베팅’을 시작했다.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 뒤로도 몇 번인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문학상만 받으면 경쟁이 붙고 선인세가 뛰어 이만저만 곤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이후로 좋아하는 작가의 수상 소식이 들리면 축하하는 마음이 생기기 전에 덜컥 겁부터 났다. 문학상 자체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비즈니스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한강 작가가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을 때 시큰둥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맨부커상과 맨부커 국제상이 다르다는 것도 몰랐다. 책 좀 팔아 보려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만든 상이라 여겼다. 아니면 노벨상처럼 월드 챔피언십 같은 아우라를 가지고 있지만 실은 유럽 편향적이며 대륙별 안배 차원에서 가끔 아시아권에도 한 번씩 나눠 주는 상이겠거니 생각했다. 요컨대 잘 알지 못하면서 삐딱하게 본 것이다. 그런 와중에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를 읽고 이제라도 알토란 같은 지식을 기반으로 이러쿵저러쿵 뒷말을 할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맨부커상은 프랑스의 콩쿠르상에 대항해 영국에서 만든 상이다. 자국 작가들에게만 주다가 2014년부터는 영어로 쓰인 작품이면 국적에 상관없이 후보가 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한 번 받은 작가가 다시 받을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선정 위원들이 최종 후보작만 읽는 게 아니라 백 권 이상의 후보작을 전부 읽어야 한다는 점 등이 여타 문학상과 달리 돋보이는 점이다. 맨부커 국제상은 맨부커상을 보완하자는 차원에서 2005년에 만들어졌다. 문학을 계몽의 수단으로 삼는 듯한 노벨문학상과 비교하면 순수하게 실력만을 고려하는 맨부커 국제상 쪽의 선정이 더 신뢰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부터는 영어로 번역된 작품에 매년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상금이 작가와 번역가에게 분배되는 것도 훌륭한 점이다. 영광스러운 첫 수상 작품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다”라고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의 저자인 도코 고지는 적고 있다. 이렇듯 맨부커상에 대해 상찬을 늘어놓던 저자가 자국의 문학상인 아쿠다가와상이나 나오키상에 대해서는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든가 심사위원이 작가만으로 구성된다는 모순을 가진다든가 “일본은 아시아인데도 유럽의 일부라는 망상을 갖고 있으며 그 분열이 이 두 상에 드러나 있다”는 식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니까 이게 또 꽤나 설득력 있게 들렸다. 세계의 각종 문학상에 대한 정보를 담는 동시에 수상작과 나란히 ‘어째서 이 작품이 수상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평가가 담백하게 서술돼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덕분에 읽고 싶은 책이 잔뜩 생겼다는 건 좋은 점인지 나쁜 점인지 모르겠지만.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150살 된 앨리스… 독특한 삽화만으로도 ‘상상의 나라’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150살 된 앨리스… 독특한 삽화만으로도 ‘상상의 나라’

    한가로운 초여름 어느 날, 유독 얼굴이 하얗고 예민한 성격일 것 같은 깡마른 체구의 한 사나이가 여자 어린이 셋과 함께 보트 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 남자는 평소 인간관계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어린아이들에게만큼은 늘 인기가 좋다. 이 사람의 이름은 찰스 럿위지 도지슨(1832~1898)이며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보트에 함께 탄 아이들은 옥스퍼드대의 학장인 헨리 조지 리델의 세 딸이다. 도지슨은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보트 위에서 노를 저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내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는 호기심 많고 당찬 성격을 지닌 어린 여자아이가 신기한 나라를 방문해서 겪는 흥미진진하고 환상적인 모험담이다. 말하는 토끼와 웃는 입만 놔두고 모습을 감추는 고양이 등 신기한 동물이 등장하고 또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말장난이 가득한 그 이야기는 단박에 아이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도지슨은 특히 셋째인 앨리스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것이 바로 저 유명한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탄생하던 첫 순간이다. 도지슨은 수학자였지만 언어유희를 사용한 재미난 이야기를 써서 가끔씩 잡지에 보내곤 했다. 몇 년 전부터는 도지슨 대신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야 대학교수인 자신에게서 소설가인 또 다른 모습을 분리해낼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리델 학장의 막내딸인 앨리스는 그날 보트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무척 좋아했다. 같은 내용을 몇 번이나 들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였다. 도지슨은 그해 겨울 자신이 직접 손으로 글씨를 쓰고 안에 그림까지 넣은 최초의 책에 ‘앨리스가 신기한 나라에 가서 겪은 모험’이라는 제목을 달아서 앨리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 계획을 세웠다. 이 책을 본 사람들은 앨리스 이야기를 정식으로 출판하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했다. 도지슨은 고민 끝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봄날 뱃놀이를 하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날로부터 몇 해가 지난 1865년 삽화가 존 테니얼의 그림을 넣은 최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책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어 삽시간에 팔려 나갔고 머지않아 바다 건너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책을 구할 수 있게 됐다. 첫 출판으로부터 150년 이상 지난 지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세계적인 문학작품이 됐고 유명한 화가들이 이 책에 자신의 그림을 넣었다. 앨리스 이야기는 연극, 뮤지컬, 오페라, 영화 등 거의 모든 예술 장르로 뻗어 나갔으며 수많은 후배 소설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존 테니얼·앤서니 브라운 등 삽화 참여 앨리스와 루이스 캐럴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중 한 명이고 그 때문에 운영하는 가게 이름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고 지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수집하기에 좋은 특성을 두루 갖춘 책이다. 150년 동안 전 세계에서 펴낸 판본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딱히 유명한 삽화가가 아니더라도 독특한 느낌의 그림이 들어간 책을 찾아내 소장하는 일은 수집의 재미를 더한다. 초판에 삽화를 넣었던 존 테니얼 말고도, 그 뒤를 이은 아서 래컴, 피터 뉴웰의 초판본을 입수하는 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오늘날엔 헬렌 옥슨버리, 앤서니 브라운 등 뛰어난 그림책 작가들도 앨리스 이야기에 삽화를 그렸다. 우리나라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처음으로 번역된 것은 1959년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그때 펴냈다고 여겨지는 책은 당시의 신문광고로만 존재하며 그게 실제로 출판됐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1962년에 계몽사에서 어린이동화전집을 구성할 때 펴낸 책이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국내 초역본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펴낸 책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랐고 본문 그림도 존 테니얼의 삽화를 인쇄한 것이라 특별한 점은 없다. 다만 어린이용 과학소설을 쓴 한낙원 선생이 이 책을 번역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한낙원 선생은 영문학을 전공하신 분이기 때문에 일본어로 된 책을 중역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다시 읽어 보면 ‘쐐기벌레’라고 흔히 알고 있는 곤충 캐릭터가 나오는 장면에서 담배 피우는 벌레를 ‘팥망아지’라고 번역한 것 등이 재미있다. 그 뒤로 우리나라에서도 앨리스 번역본이 줄지어 나오게 됐다.●수집가들의 타깃 ‘맥밀런 팝업북 ’ 앨리스 이야기는 처음 맥밀런 출판사에서 펴낸 것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판했는데 여전히 수집가들은 맥밀런에서 펴낸 책들을 귀중하게 여긴다. 맥밀런 출판사만 하더라도 여러 가지 판본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맥밀런에서 펴낸 것만 모으기도 한다. 나 역시 맥밀런에서 나온 판본을 여러 권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1980년대 초반에 나온 팝업북이다. 이 책은 존 테니얼의 초판 삽화에 채색을 입히고 그것을 팝업북 형태로 만든 것으로 최근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로버트 사부다의 팝업북과 비교하면 테크닉에서는 뒤지지만 맥밀런 특유의 빈티지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책이다. 맥밀런 팝업북은 많은 수집가에게 타깃이 되는 책이다. 그 이유는 책을 한번이라도 직접 봤던 사람이라면 안다. 팝업 기술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던 때에 최대한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어 내려다 보니 당연히 내구성이 많이 떨어졌다. 게다가 팝업북이란 본디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이라 책장을 몇 번만 넘기다 보면 팝업 부속물이 떨어지거나 찢어지기 일쑤다. 이런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맥밀런 출판사에서도 이 팝업북을 많이 생산하지는 않았다. 이런 이유로 수십년이 흐른 지금까지 훼손되지 않고 깨끗한 상태로 남아 있는 초판본을 발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출판 150년 기념 도서 출간·우표 발행 출판된 지 150년이 지났지만 앨리스 이야기는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삽화 또한 초창기 클래식한 분위기를 넘어서서 지금은 만화 스타일, 오컬트 스타일, 고딕 스타일 등 종류도 다양해졌다. 2015년 영국의 맥밀런 출판사는 앨리스 출판 15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열었고 그에 맞춰 기념도서도 펴냈다. 지금 내 책상 앞에는 루이스 캐럴이 손으로 쓰고 직접 쓴 초판의 모양을 그대로 복각해 만든 앨리스 책이 한 권 놓여 있다. 책 한 권이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 복잡한 원인이 엮여서 만든 결과일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앨리스 이야기 자체가 가지는 독보적인 콘텐츠의 힘이다.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에 루이스 캐럴 학회가 없는 것은 물론 전문 연구자도 드물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이 놀라운 책이 그저 어린이용 동화로서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받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정상회담 분위기 바꾼 ‘트럼프 동문’ 장하성의 위트…“오! 와튼 스쿨”

    정상회담 분위기 바꾼 ‘트럼프 동문’ 장하성의 위트…“오! 와튼 스쿨”

    이번 한·미 확대 정상회담에서 일순간 긴장됐던 분위기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쾌한 발언으로 재치 있게 반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회담은 초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상 문제에 집중하면 좋겠다’고 운을 띄운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미국 측 참석자들이 교대로 발언하며 통상 압박을 가하는 식으로 전개됐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FTA(자유무역협정) 규정이 불합리한 것인지, 아니면 FTA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인지 제대로 스터디해 봐야 한다며 역공을 시작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미국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자 회담장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때 장하성 정책실장의 위트가 빛을 발했다. 장 실장이 미국 측 이해를 돕기 위해 통역을 거치지 않고 영어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 와튼 스쿨! 똑똑한 분”이라고 농담을 던졌고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와튼 스쿨을 나왔다. 두 사람은 와튼 스쿨 동문인 셈이다.장 실장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늦었지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제 저서가 중국어로 출판될 예정이었는데 사드 때문인지 중단됐다”며 “중국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우리”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로스 상무장관이 “그러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하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장 실장 책이 번역돼 미국에서 출판되면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 더 커진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회담장 안에 큰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장 실장의 농담 덕분에 회의장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상호 호혜성을 상당히 좋아한다”며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좋은 친구가 돼서 참 감사하다. 더 많은 성공을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도 “한국은 지금까지 세상에서 둘도 없는 미국의 안보 동맹이었는데 이제 이를 넘어 경제동맹으로까지 발전시키자”며 “한미 FTA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된 것이어서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다. 이 자부심이 안보 동맹을 넘어 경제동맹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하는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정 “외고 입학한 딸, 2학년때 자퇴…일반학교로 옮겨”

    이재정 “외고 입학한 딸, 2학년때 자퇴…일반학교로 옮겨”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과거 외고에 입학한 내 딸이 ‘학교가 아닌 것 같다’며 1학년 때 일반학교로 옮기겠다고 하고 2학년 때 자퇴했다”고 밝혔다.이 교육감은 최근 외고·자사고 존폐 논란에 불을 지핀 인물이다. 이 교육감은 취임 3주년을 앞두고 23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딸이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해 번역문학가가 되어 우리나라 소설과 시를 번역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외고를 보냈는데, 결국 딸은 자퇴하고 집 근처 일반학교로 옮겼다”며 외고·자사고 폐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올해 만 73세인 이재정 교육감의 딸 이야기는 적어도 30년 전으로 추정된다. 그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외고와 자사고 폐지를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요즘 외고, 자사고를 보내려는 건 의사가 되거나 고시에 패스하거나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겠냐. 이들 학교가 끊임없이 경쟁을 유발하고 입시, 사교육 열풍의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외고, 자사고를 없애는 게 내 목표가 아니다”라며 “모든 일반학교를 외고, 자사고처럼 수준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수목적고인 과학고를 신설하는 대신 시내 28개 일반학교를 모두 특색있는 ‘교과중점학교’로 전환한 부천시 사례를 언급했다. 교과중점학교들은 저마다 영어, 수학, 과학 등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영어중점학교, 과학중점학교 등으로 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시는 재정을, 교육청은 교원을 지원하며 협력한다. 이 교육감은 “교과중점학교와 같은 방법이라면 일반학교가 모두 외고도 되고, 과학고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로는 ‘교육 자치의 강화’를 꼽았다. 이 교육감은 “지금은 지역 주민이 교육감을 뽑는 민선교육감 시대”라며 “경기도 교육과 경남 교육은 달라야 하는데 교육부가 획일화된 정책으로 시도교육청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서는 “도민의 요청에 따를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