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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자랑] 삼척탄좌 이사 조경서(趙慶瑞)씨 맏딸 정순(正順)양

    [딸자랑] 삼척탄좌 이사 조경서(趙慶瑞)씨 맏딸 정순(正順)양

    삼척탄좌(三陟炭座) 이사(理事)인 조경서(趙慶瑞)(51)씨의 2남 3녀중 맏딸인 정순(正順)양은 올봄 숙명여대(淑明女大)에 입학원 풋나기 여대생. 꿈많은 18세의 아가씨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성악. 유치원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줄곧 학교 합창단으로 노래를 했다. 전공으로 성악을 택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는 아빠의 이야기. 소질을 살려 예능계통을 택했지만 대학입학 예비고사에도 당당히 「패스」했다고 아빠는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딸 아이가 셋이나 있지만 역시 아버지인 나에게는 맏딸이 가장 소중하군요.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명랑하고 쾌할해서 아빠인 나를 즐겁게 해줬어요』 정순(正順)양의 위로는 오빠만이 둘. 그래서 딸을 기다리던 아빠에게 정순(正順)양은 출생때부터 환영받는 존재였다고. 이렇게 온 집안의 환호속에 태어난 정순(正順)양은 아빠의 사랑밑에 밝고 환하게 자라왔다. 『아버지는 노래에 대한 이해가 퍽 깊으세요. 저희 형제들에게도 국민학교 때부터 「피아노 · 레슨」을 받게 하시고 또 우리가 공부에 필요한 「레코드」라면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꼭 구해다 주셔요』 아버지 조경서(趙慶瑞)씨가 음악에 취미를 붙이게 된 것은 남서울 「로터리 · 클럽」의 모임에서 여흥으로 다같이 노래를 부르게되면서부터. 그 뒤부터는 KBS합창단의 후원회장, 서울 합창단의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음악과 가까와 졌다고. 『정순(正順)이는 부산 피난시절에 태어났어요. 정순(正順)이가 태어날 당시에는 피난생활이라 살림이 넉넉치 못했어요. 그래서 그 때 고생시킨 생각을 하면 지금도 측은해요. 더우기 4살이 되는 해에는 열병을 앓아서 한달넘어 입원을 시켜야 했었는데 그때 어린 몸에 한번에 5, 6개의 주사를 꽂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요』 아버지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픈듯이 이마를 찡그린다. 이렇게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는 1년에 2, 3차 해외여행을 다닌다. 그럴때면 아버지는 빼놓지 않고 정순(正順)양의 옷가지를 사다 준단다. 언제나 「사이즈」와 모양 색깔이 꼭 정순(正順)양의 마음에 드는 것으로 . 『정말 아버지는 어떻게 그렇게도 내 마음을 잘 아시는지 모르겠어요. 꼭 제가 원하던 것을 골라다 주는 것이 이상할 정도예요』 이렇게 딸을 위해주고 자상스러운 아버지이지만 정순(正順)양은 불평이 없을 수 없다. 『아버지는 좀 구식이에요. 글쎄 입학할 때 입은 「스커트」가 너무 짧다시면서 그럴테면 아예 「스커트」를 벗고 다녀라 그러시지 않아요. 「팬털룬」도 속곳같다고 입지 말라시는 거예요 』 그러나 아버지는 『너무 지나치게 짧은 것만을 피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정순(正順)양의 취미는 「팝· 송」의 「디스크」모으기. 특히 「톰· 존스」의 노래를 좋아해서 그의 노래라면 빠짐없이 모으고 있다고. 아버지는 정순(正順)양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그가 원하는 외국유학까지를 마친 뒤 제 「스타일」을 가진 하나의 성악가(聲樂家)로 성장 해 주기를 바란다고. 그러나 옆에서 정순(正順)양은 『아버지 나 공부하기 싫어요』 유쾌한 말괄량이다. [선데이서울 70년 3월 29일호 제3권 13호 통권 제 78호]
  • [인터뷰] 하늘빛 새 영혼으로 영원을 그리는 화가 - 박항률

    [인터뷰] 하늘빛 새 영혼으로 영원을 그리는 화가 - 박항률

    박항률 화백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어느 겨울날이었다. 정호승 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 모닥불을 읽으면서 소녀를 실어 나르는 뗏목의 슬프고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동하여 흘러내린 눈물 방울 사이로 그의 그림은 아련하게 푸른빛을 띄며 내게 다가왔다. 어디선가 겨울 강가에 피어오르는 모닥불을 보시면 소녀를 기다리는 내 기다림이 타오르는 것이라 생각해 주세요. 나무 아래 앉아 있는 단발머리 소녀는 뗏목의 이 애절한 마음을 알고 있을까? 이렇게 나는 모닥불을 통해 박항률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고 이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한번 만나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바람 때문이었을까? 지난 4월 성북동 길상사에서 우연히 화가 부부를 만났고 청담동에 있는 그의 화실로 초대를 받았다. 고은별 |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요함 속에 어떤 애수(哀愁)가 느껴져 옵니다. 그림은 작가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 아련한 슬픔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박항률 | 1994년부터 명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가 경험한 죽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시골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사촌 여동생을 만났는데 저보다 한 살 어린 박금란이라는 이름의 소녀입니다.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사촌 여동생이 중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제가 객지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요. 서울로 올라올 때 동생도 같이 와서 무학여고를 다녔는데 곱사병을 앓다가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사촌 여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비애를 느꼈습니다. 고은별 | 작품 속의 주인공이 바로 그 소녀일 수도 있겠네요. 박항률 | 어떤 그림에서는 나오지요. 두 번째는 제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것이에요. 대학교 4학년 때 돌아가셨는데 제게는 큰 슬픔이었습니다. 고은별 | 명상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시는데…. 박항률 |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닌데 우리 민족의 정서를 그리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습니다. 도화녀와 비형랑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신라 진지왕이 길을 걸어가다 소문으로만 듣던 아름다운 도화녀을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왕이 도화녀를 유혹하지만 도화녀는 유부녀였기 때문에 왕의 청을 거절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던 진지왕은 도화녀에게 남편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녀를 그리워하다 왕이 먼저 죽게 되지만 남편이 죽은 후에 진지왕의 혼이 도화녀를 찾아와 며칠 동안 함께 지내며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뒤로 도화녀가 아기를 낳게 되는데 그 아기가 바로 비형랑입니다. 비형랑은 귀신을 잘 다룹니다. 고은별 | 진지왕이 도화녀를 얼마나 사랑했기에 죽은 후에도 혼령이 되어 찾아왔을까요. 박항률 | 역사학자의 말에 의하면 비형랑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생사관이 담겨 있는 아주 중요한 자료라고 합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사회였다는 이야기지요. 만주에 가면 씨족수(氏族樹)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신단수(神壇樹) 개념이지요. 마을 입구에 느티나무 같은 큰 나무들이 있는데 발해에 가보니까 거기에도 있었어요. 그 마을의 나이 든 사람이 죽으면 새가 되어 씨족수 나무 위에 앉았다가 아기가 태어나면 그 아기의 영혼 속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고은별 | 정호승 시인의 시집과 동화책 항아리에 그림이 실리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박항률 | 91년 《비공간의 삶》이라는 첫 시집(詩集)을 낼 때, 펜화를 그려 넣었는데 그 시집을 보고 정호승 시인이 찾아 왔습니다.(화가는 세 권의 시집을 책장에서 꺼내어 보여주었다.) 고은별 | 그림을 그리면서 시도 쓰시고…. 박항률 | 시라고 할 수도 없지요. 고은별 | <네잎 클로버>라는 시가 있네요. 오랜 시간 고이고이 간직해 왔던 책갈피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잊혀진 내 마음의 갈피 속에 앳된 가시내의 소맷자락 사이로 드러난 살빛 같은 살며시 입술을 대고 멈추고 싶은 네잎 클로버 박항률 | 그림 그리는 것은 자기가 갖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애초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화가가 되는 것은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뜻합니다. 어떤 성향이나 자기가 그릴 것을 이미 내면에 갖고 있는데 이것을 개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도 너의 본성을 찾아라. 개성을 찾아라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자기 안에 있는 것입니다. 자기가 그릴 것을 자기 안에 갖고 있는 것이지요. 고은별 | 전업작가였다가 교수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박항률 | 작업실에서 자유롭게 있다가 학교에 나가니까 연구실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적응이 잘 안 되었지요. 이제는 좀 괜찮아졌습니다. 제자들이 많이 생겨서 나름대로 큰 보람을 느끼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개인적으로 그림 그리는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대학에 오는데 저는 화가가 되는 것은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그려야 하고 매일 그려야 합니다. 붓을 하루도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됩니다.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 현대 미술관 관장님이셨던 임영방 선생님 수업시간에 들은 이야기인데 네덜란드 작가 반. 리에는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했답니다. 창작이란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의지와 힘이다. 지금까지도 그 뜻을 제 마음에 간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고은별 | 처음부터 이렇게 고요한 그림을 그리셨나요? 박항률 | 40대 초반에 그림을 바꾸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표현적인 그림들이 많아 원색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시집을 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조용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전시회를 할 때 길가던 사람이 무심코 들어와서 제 그림을 보고 그냥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은별 | 학창 시절 어떤 화가의 그림을 좋아하셨습니까? 박항률 | 피카소와 모딜리아니를 좋아했습니다.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보면 슬픔이 깊숙이 깔려 있습니다. 눈 안에 슬픔이 꽉 차 있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피카소의 그림 중에서도 청색시대의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청색을 좋아하고 청색으로 그림을 그리면 편안합니다. 고은별 | 서양화인데 소재나 주제가 동양적인, 우리의 정서가 담긴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박항률 | 서양화다 동양화다라고 나누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물감의 재질에 따라 구분이 되어야지요. 한국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니까 그냥 한국화라고 할 수 있지요. 고은별 | 그림 속 여인의 시선이 아래를 보거나 바깥쪽을 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동양적 겸손함이라고 할까 다소곳하고 공손한 태도가 느껴집니다. 박항률 | 인도에 갔을 때 어느 미술 평론가가 제 그림이 분명 어디를 보고 있는데 전부 바깥을 보고 있다고 하면서 인도 화가들의 그림은 그 인물이 그림 안쪽을 보는데 제 그림은 왜 전부 바깥쪽을 보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제가 바깥을 바라보면 그림이 더 커 보이고 넓은 세계를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대답을 했지요. 고은별 | 꽃과 새와 나무와…. 박항률 | 새를 많이 그렸고 그중에서도 머리 위의 새를 많이 그렸습니다.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여행 자체를 좋아합니다. 92년에 베니스의 산마르코 성당 앞 광장에서 비둘기떼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가 사람 머리 위에 앉더라고요. 그 순간 저게 그림이다, 하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머리 위의 새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제 그림과 새의 인연이 그렇게 시작된 셈이지요. 94년에 몽골에 가서 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만주의 에웬키족은 아기가 태어나면 작은 영혼 상자를 만들어 나무를 깎아서 만든 새를 넣어 줍니다. 이 새의 영혼이 아기에게 들어간다고 믿고 있어요. 우리 민족하고 새는 연관되는 것이 많습니다. 신라 금관에 비취가 걸려 있는데 이것을 새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무 위에 새들이 앉아 있는 모습의 왕관(王冠)이라는 것이지요. 이것이 거슬러 올라가면 스키타이 민족까지 연관됩니다. 무덤에서 같은 형태의 왕관이 출토되었어요.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인면조(人面鳥)도 그렸는데 고구려 벽화에 딱 한군데 나옵니다. 불가(佛家)의 가릉빈가(迦陵頻伽 - 극락정토에 살고 있다는 새. 미녀의 얼굴 모습에 목소리가 아름답다고 함.)는 부처님 곁에서 항상 아름답게 노래를 불렀다는 천상의 새입니다. 고은별 | 지금 행복하시지요? 박항률 | 한편으로는 행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림은 취미로 그릴 때가 제일 좋습니다. 그림을 직업으로 그리다보면 싫어도 그려야 할 때가 있어요. 사실은 아마추어 화가들이 제일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입니다. 아무 거리낌없이 “네”라고 대답해 주기를 기대했는데 화가 박항률은 마지막까지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를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소녀의 머리 위에 앉아 있는 새는 지금 어디로 날아가려는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파르르 날아 올라 새 생명으로 태어난 아기의 영혼 속으로 사르르 스며드는 것은 아닐까? 글 고은별 자유기고가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의료사고는 환자의 몸과 마음에 이중의 고통을 안긴다. 사람 일이 으레 그렇듯 의사도 실수를 하지만 의사들이 이를 은폐하려 들면 환자들은 극도로 어렵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나날이 늘어만 가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의료사고의 문제점과 법적 쟁점, 대안을 상·하 두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대전에 사는 박모(59)씨는 1997년 2월 턱밑이 부어 올라 한 정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받다 왼쪽 목 정맥이 절단당했다. 그러자 병원측은 느닷없이 말기암이라며 수술을 감행했다. 있지도 않은 암수술을 받은 박씨는 편도선 일부를 잘라내 지금 고무줄로 목을 조이는 느낌을 갖고 산다. 보상을 받기 위해 박씨는 병원을 상대로 9년 동안이나 소송을 벌였다. 그동안 의료소송에 전문성도 없는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준 비용만 1억 500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박씨는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도장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집과 땅 등 부동산도 상당히 갖고 있었지만 다 날리고 지금은 영세민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박씨는 “온갖 브로커들에게 속다 보니 이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의심병만 생겼다.”고 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만난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모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의사의 과실로 난 사고를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가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1·2심 판결에만 평균 3.9년 정도 걸리는 기나긴 소송 과정도 더욱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천모(60)씨는 5년전 고혈당으로 쓰러져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아내(58)의 몸 속에 1m 가량되는, 고무로 된 의료기기가 들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의사가 의료기기를 몸속에 둔 채로 수술 부위를 봉합했기 때문이었다. 소송에 필요한 신체감정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아홉달 동안 법원이 지정해준 대학병원 등에 4번이나 진료기록을 보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두 “희귀한 케이스라 판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결국 감정결과 없이 소송에 나섰다가 병원측의 설득에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소송을 끝내고 말았다. 천씨는 개인택시까지 팔아 병원비를 충당해야 했다. 의료사고 전문 이인재 변호사는 “의사 세계가 워낙 좁기 때문에 서로 피해를 주는 감정을 해주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이 대충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회사원 이모(31)씨는 2001년 10월 출근길에 다른 사람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오른손 검지를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M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3주가 지나자 고름이 흐르고 썩은 냄새까지 나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골수염이라고 했다. 결국 2차례 수술 끝에 손가락 한마디를 잘라냈다. 수술받은 병원에선 “1차 치료에서 원인균을 규명하지 않아 잘못된 항생제를 처방했다.”고 말했다.M병원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스스로 민사소송에 나서 직장일을 소홀히 하다 이씨는 5년 동안 세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감정을 받더라도 절차가 피해자에게 절대 불리하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대부분의 전문 감정을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하고 의협이 대형병원 등을 통해 감정한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2년전 법원에 “의협을 통해야 감정의사가 알려지지 않아 객관적인 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자기들 주도의 감정을 의뢰하도록 요청했다. 정부는 실태 파악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돕거나 객관적인 감정기관을 만드는데는 더 무관심하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의술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라 과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입원환자 100명당 4명 가까이 의료과오 피해를 보고 있다는 통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협조도 없고 정부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임종규 팀장은 “관련 법도 없는 상태에서 실태조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종합병원 한곳에만 연간 환자가 수십만명일 텐데 하나하나 사고인지 아닌지 밝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관련법안 4대쟁점 의료사고 관련법안은 1988년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제정을 촉구했다. 이후 18년이 흘렀지만 각계의 입장 차이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왔다. 현재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2005년 11월 발의한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올 5월 발의한 ‘보건의료분쟁의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에 올라와 있다. #1 과실 입증책임 전환 현재는 환자가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의원안은 의료인이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 주체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피고측(의료인)에게 무과실을 입증토록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민법의 대원칙을 거스르기 어렵고 의료계가 “의료인에게 과다한 부담을 지운다.”며 반대하고 있다. #2 분쟁조정기구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안 의원안은 모든 의료분쟁에 대해 반드시 조정기구를 거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에 한해서만 소송을 걸도록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를, 이 의원안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임의적 전치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도 ‘필요적 전치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정기구 지휘권 문제와 직결되는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각계가 요구하는 배정 인원수에 차이가 있다. #3 무과실 책임 보상 의료인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법안이 보상금 지급한도 금액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예산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데다 시민단체 측에서도 “무과실 판례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 의사의 형사처벌 면책특권 의사가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경미한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는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자는 것. 법무부에서 가장 반대하는 부분이다. 이 의원안은 환자측이 의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면책권을 주는 ‘반의사불벌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의사의 형사처벌은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코 조직검사받다 시력 잃어 안녕하세요, 저는 52세 김정자라고 합니다. 스물아홉살 된 제 아들은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5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코 속 조직검사를 받다 불의의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2001년 9월4일이었습니다. 회사원인 아들이 코가 막히고 눈 아래가 당긴다고 해서 서울 종로구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코 안에 연골육종이라는 혹이 생겼으니 수술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달 25일 검사를 했는데 멀쩡하게 들어갔던 아들이 1시간 뒤 부축을 받고 나오더군요. 의사는 “피가 많이 나서 조직을 못 떼어 냈으니 약 먹고 쉬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0월4일의 두번째 조직검사도 이튿날의 세번째 조직검사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럴수록 상태는 나빠져 갔습니다. 아들이 “눈이 빠질 것 같고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자 의사는 “조직검사에 실패해 수술을 못할 것 같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무책임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급한 마음에 앰뷸런스를 요청했습니다. 대여비를 요구하더군요.5만원을 주고 강동구의 한 병원으로 가서 곧바로 혹 제거 수술을 했지만 아들은 결국 시력을 잃었습니다. 의사는 “무리하게 조직검사를 시도하기보다 수술을 먼저 했더라면 실명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아들은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삽니다. 저의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병원에서 진료기록을 떼어 보니 10월 4,5일 문제가 된 검사를 했다는 기록이 삭제돼 있었습니다. 녹음기를 들고 의사를 찾아가 “조직검사를 했다.”는 말을 녹취했습니다. 하지만 호소할 곳이 없었죠. 변호사 사무실을 10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전문지식을 묻는데 30분 상담에 사무장은 3만원, 변호사는 5만원을 요구하더군요. 이듬해 7월 시작한 민사소송 재판에서 문제의 의사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결국 법원은 두세달 간격으로 조정절차를 서너차례 밟더니 공판 한 번에 “조직검사가 시력손상의 직접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올 2월 고법과 5월 대법원까지 4년 정도 걸렸지만 결과는 변함 없었습니다. 올 8월엔 관할 종로보건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판결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병원 앞에서 두달 동안 현수막을 펼치고 목이 터져라 부당함을 호소했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형사고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를 했고 검찰은 지난 9월 벌금 200만원으로 의사를 기소했습니다. 한 걸음이나마 진전된 것이라며 좋아해야 할까요. 사고 후 5년이 흘렀습니다. 병원비와 변호사비로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의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생활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의사가 사과 한 번만 했더라면 이렇게 힘든 과정은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고를 보내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도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나서는 이유입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미스 법무부 이근자(李謹子)양- 5분 데이트(74)

    미스 법무부 이근자(李謹子)양- 5분 데이트(74)

    서글서글한 눈매에 시종 미소를 잃지 않는 고운 입모습을 한 「미스·법무부(法務部)」이근자(李謹子)양 은 방년 21세. 법무부(法務部)에 재직중인 50여명의 아가씨 중에서 뽑힌 직장의 「퀸」이다. 직장경력은 올해로 5년째. 신광여고(信光女高) 재학 때부터 계속 5년동안 법무부에서만 근무해온 「베테랑」 OL. 가정적으로는 홀어머니 이춘생(李春生)여사(60)의 1남3녀 중 막내딸. 『막내딸이긴 하지만 전 일만하고 자랐어요. 어렸을 때는 농사일을 하느라고, 지금은 어머니가 충남에 사시니까 서울 살림을 하느라고…』 도대체 길을 나다닐 시간이 없어 서울생활 5년여에 明(명)동지리도 제대로 모른다는 것. 그래서 그런지 이양의 인상은 어리광을 부리는 막내라기보다는 집안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의젓한 맏딸이다. 무슨일이든지 닥치는대로 해낼 수 있는 든든한 살림꾼. 취미는 특별한 것이 없고 「스포츠」를 대단히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는 육상선수를 지냈다고. 좋아하는 색은 모든 빛깔의 기본이 되는 3원색 모두. 결혼은 언제쯤이냐는 물음에는- 『어머님의 소원이 좋은 사위얻는 것이니까…배짱이 두둑하고 여자를 위해주는 사람으로 4~5세 위인 사람이면 되겠죠』다. 그녀자신 고생을 많이 했기때문에 특히 생활력을 강조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유력한 상대는 없고. 오빠가 같은 직장(법무부 총무과)에 근무하므로 사뭇 감시가 심하다고 불평(?)이다. [선데이서울 70년 3월 22일호 제3권 12호 통권 제 77호]
  • 무서운 신예들, 안방극장 달군다

    ‘어디서 봤더라? 개성 넘치네.’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개성파 남자 신인들이 뜨고 있다. 새내기들이지만 주연급 역할을 맡는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캐릭터로 눈길을 끌고 있다. KBS 수·목드라마 ‘황진이’에서 ‘벽계수’역의 류태준은 캐릭터에 맞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8월 막을 내린 MBC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훤칠한 외모의 청와대 경호원으로 나와 주방 요리사(이영자 분)의 일방적인 사랑을 받은 바 있다. 6일 첫 방송된 KBS TV소설 ‘순옥이’에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황동주와 어리버리한 캐릭터의 강도한이 연기 대결을 펼친다. 순옥(최자혜 분)의 이란성 쌍둥이 오빠이자 사고뭉치인 ‘용칠’로 나오는 강도한은 KBS ‘풀하우스’에서 송혜교의 찰거머리 친구로 나와 강한 인상을 남겼다.‘찔레꽃’‘여왕의 조건’ 등 아침드라마에 단골로 출연한 황동주는 안경 너머로 보이는 모범생 같은 이미지가 특히 아줌마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역시 6일 시작한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는 하이틴 김혜성과 김범이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한다. 영화 ‘제니, 주노’와 MBC 오락프로그램 ‘황금어장’ 등으로 얼굴을 알린 김혜성은 몸은 약하나 머리가 좋은 모범생 ‘이민호’역을 맡았으며, 친구역인 김범은 KBS ‘서바이벌 스타오디션’을 통해 발탁,MBC ‘발칙한 여자들’에서 아들로 출연했다. 연극·뮤지컬 배우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윤희석은 15일 첫 전파를 타는 MBC 수·목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에 여주인공 ‘미연’(김하늘 분)의 남편 ‘태훈’역을 맡아 드라마에 데뷔한다. 첫사랑에 흔들리는 아내를 지켜보며 말없이 가슴앓이를 하는 캐릭터로, 모든 것을 묵묵히 감수하는 안타깝고 애절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CF모델 출신으로 SBS ‘연애시대’ ‘스마일 어게인’ 등에 출연, 무서운 신예로 떠오른 이진욱은 케이블 OCN이 11일부터 방송하는 16부작 드라마 ‘썸데이’에서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3류 인생 ‘임석만’역을 맡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심수봉 “박정희 만찬 세차례 참석”

    심수봉 “박정희 만찬 세차례 참석”

    |도쿄 이춘규특파원|가수 심수봉(51)이 “박정희 전 대통령 주최 만찬에 모두 세 차례 참석했다.”는 10·26 비화를 일본 아사히신문에 밝혔다. 심수봉의 이번 인터뷰는 ‘무궁화의 여인, 가수 심수봉의 반생(半生)’이라는 제목으로 아사히신문에 지난달 25일부터 5차례에 걸쳐 연재됐다. ●일본 노래 부르자 “일본애냐”며 좋아해 인터뷰에서 심씨는 일본 여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노래를 익혔다 고교 졸업후 한 레스토랑의 특별한 파티에서 불렀는데 그 자리에 있던 박종규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의 마음에 들었고, 이를 계기로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만찬 자리에 불려갔다고 밝혔다. 심수봉은 아울러 10·26까지 박 대통령의 만찬에 세 차례 참석했다고 말했다.“대통령은 내가 ‘눈물젖은 두만강’ ‘황성옛터’를 부르자 눈물을 흘렸다. 미소라 히바리의 ‘슬픈 술’(가나시이사케)을 부를 때는 눈을 크게 뜨면서 ‘어, 누가 일본 아이를 데려왔어. 너 일본 사람이냐.’며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는 일본 노래, 특히 ‘엔카’를 좋아한다.”고 했고 일본과 가까웠던 사람들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것에는 의문을 느낀다는 말도 했다. 또 “식민지시대는 비참했다. 약한 사람들이 자기의 생활을 위해 타협한 일도 많았겠지. 친구가 죽고 가족이 죽는 것을 보면 누구라도 (타협하는 일이) 이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TV에 YS 나오자 “정치인도 아닌 놈이…” 심씨는 ‘10·26사건’ 당일 궁정동 만찬장에서 박 대통령이 저녁 7시 TV 뉴스를 보다가 의원직에서 제명당한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의 얼굴이 나오자 “정치인도 아닌 놈이…”라며 투덜댔다는 일화를 공개했다.10·26 직후 정보기관 지하실에서 조사를 받을 때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나타나 “당신 대단하다. 남자들은 다 도망갔는데, 용기를 내서 현장에 남아 있었다.”고 하며 영양제라도 사 먹으라며 용돈을 주었다는 비화도 함께 전했다. 또 방송 출연이 금지됐을 때 박태준 전 총리가 쌀을 보내주고 모임에 불러 노래를 부르도록 했다고 털어놓았다. taein@seoul.co.kr
  • [02일 TV 하이라이트]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8시20분) 형철은 재희 앞에서 정신없이 마음 편하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멈칫한다. 재희는 그런 형철의 표정을 읽고 미안해하는데, 형철은 재희의 무릎에 피가 맺힌 것을 보고 놀란다. 재희는 무릎을 직접 소독해주고, 약을 발라주는 형철에게 감동 받고는 처음부터 형철을 좋아했다는 고백을 하고 만다.   ●해피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김지영, 남성진 부부의 숨은 친구찾기. 예쁘고 공부 잘하고 성격도 착했던 김지영. 외모는 공주 같지만 걸음걸이가 팔자여서 달리기를 할 때면 그 팔자걸음이 더 강조되어 폭소를 자아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탤런트 엄마, 아빠 밑에서 바른생활 사나이로 자라온 남성진의 어린시절도 소개된다.   ●도전!성공시대(SBS 오후 6시30분) 일본 톱모델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최후의 3인. 그 가운데 최종 1인을 가리기 위한 테스트가 이어진다. 일본의 유명 사진작가, 남자모델과 함께하는 ‘섹시 컨셉트 화보촬영’. 호흡을 맞출 일본 남성모델은 국내 CF, 패션화보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졌다. 남성모델과의 화보촬영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온 가족이 돼지고기를 좋아해 더욱 더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개발하게 됐다는 김영희 주부. 돼지고기의 맛을 확실히 살려주는 양념장 만드는 법과 우리 가족들의 체질에 맞는 돼지고기 부위 고르기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한번 삐끗하면 도무지 낫지 않는 주부 직업병, 요통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글로벌 코리안(생태계의 보호막, 해안사구가 살아난다)(YTN 오전 10시35분) 각종 생물의 번식은 물론 우리의 생활을 돕는 생명의 모래 언덕, 해안사구. 나날이 심각해지는 이상 기후 현상과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천연자원인 해안사구가 사라져갈 위기에 놓여 있다. 생태계를 움직이는 미다스의 손, 해안사구에 대해 알아 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고구마에는 비타민이 매우 풍부해 피부를 곱게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식이섬유가 배변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신장보호와 신경통에도 좋으며 암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맛도 영양도 좋은 고구마의 다양한 효능을 알아보고, 여러 가지 요리를 함께 만들어 본다.
  • 자원봉사도 ‘토털서비스’

    “도움이 필요한 주민은 모두 모이세요.” 광주시 서구가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자원봉사단’을 발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봉사단은 각 분야에서 산발적으로 펼쳐왔던 자원봉사 활동을 한데 묶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운영 첫날인 31일 오후 2시 서구 광천동 주민자치센터엔 반상회 등을 통해 봉사단 서비스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이 몰려 들었다. 자원봉사단은 한방진료, 안과진료, 전기 및 가전제품 수리, 방역, 이·미용, 목욕서비스, 체지방체크 등 13개 분야 5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모(68)씨는 “몸이 불편해도 선뜻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봉사단이 자치센터에 꾸려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 왔다.”고 말했다. 홀로 사는 노인 김모(69·여)씨는 “그동안 머리를 다듬지 못해 불편했는데 이렇게 봉사자들이 도와줘 고마울 뿐”이라며 흐뭇해했다. 이·미용 봉사팀장 김주선(26·여)씨는 “머리를 손봐 주면 할머니들이 너무 좋아해 매주 2번 차례씩 봉사활동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방진료와 안과진료 코너에도 노인들이 줄을 이었다. 이일순(70) 할머니는 “의사 선생님이 여러 가지 증상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처방까지 내려줬다.”며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덕동 새마을부녀회 소속 김동희(50·여) 봉사자는 “몸이 불편해 활동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목욕을 시켜주기 위해 참여했다.”며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돌보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주언 서구청장은 “앞으로 관내 모든 주민자치센터를 돌며 이 활동을 펴고, 봉사 횟수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차상위 계층의 건강보험료를 대납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제정, 시행하겠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재독 화가 송현숙 ‘단숨에 그은 한 획’전… 소격동 학고재서

    재독 화가 송현숙(54)의 작품 앞에 서 있으면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마치 삼베나 모시 자락을 걸쳐놓은 듯한 붓질의 흔적이 허허로이 빈 바탕색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그 울림이다. 송현숙의 ‘단숨에 그은 한 획’전이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특이한 삶의 여정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물. 전남 담양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후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가 화가로서 성공한 작가다. 그림을 좋아해 간호사로 일하는 틈틈이 그린 것을 제출해 함부르크 미술대학에 합격,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래서 작가는 “지금도 데생을 기초로 한 사실적 그림은 그리지 못한다.”며 “데생을 중시하는 한국 대학에서라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90년대 이후 캔버스에 마치 붓글씨를 쓰듯 획을 긋는 그림을 그려왔다. 한번의 붓질을 일획이라고 칭하고, 작품 타이틀도 ‘1획’‘7획’‘1획 위에 4획’ 등 필획이 그려낸 형상과 무관하게 붙인다. 대상의 이름이나 상징에 무심하고 싶은 의지, 집착하지 않는 동양철학적 냄새가 진하게 묻어난다. 작가의 붓질은 상당한 집중력과 체력을 요한다. 물감이 젖은 바탕 위에 붓질을 하는 템페라 물감을 사용하기 때문. 옛 벽화에서 쓰였던 기법이다. 덧칠하거나 지울 수 없어 잘 계획하여 순간에 완성해야 한다. 정신 집중이 잘 되고 운이 좋으면 한 번에 완성하기도 하지만, 수십번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따라서 송현숙의 긋는다는 행위는 노장사상의 무위(無爲)와 무념(無念), 그리고 불교의 선(禪)과 그 맥락이 닿아 있다. 35년째인 독일생활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소박한 차림새나 변하지 않은 남도 사투리는 작품 속 이미지의 삼베나 모시 느낌을 빼닮았다. 작가는 “어릴적 산골에서 흔히 접했던 삼베나 모시 이미지가 나이들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선 우물, 집, 옹기, 고무신, 호랑이 등을 특유의 붓질로 투박하게 형상화한 작품들도 보여준다. 내려긋기 중심의 기존의 작업을 연장하고 심화한 것. 말뚝과 천이 어우러진 듯한 ‘33획’에선 얼핏 무속적인 기운이 느껴지고,‘28획 위에 7획’은 흰 고무신을 싣고 단정히 선 여인의 뒷모습을 연상케 한다. ‘고무신 무더기 위에 13획’은 아우슈비츠 해방 60주년 기념일을 맞아 그린 그림으로 ‘일제 강점기 정신대로 끌려가 수난당한 여성들을 기억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한다.’는 설명을 덧붙인 작품이다. 이밖에 연녹색 바탕에 말뚝 하나를 그은 ‘1획’과 예전 안방에 걸려 있었을 법한 횃대에 천을 몇 번 감아 늘어뜨린 듯한 ‘21획’, 항아리 형태로 나타난 ‘7획’ 등이 인상적이다.11월9일까지.(02)720-152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신애라, 아이 넷 딸린 싱글맘됐다

    “아이가 네 명이나 돼서 기뻐요.” 지난해 딸 예은이를 입양하면서 “입양은 선행이 아니라 기쁜 일”이라고 했던 배우 신애라. 그에게 쌍둥이를 비롯해 모두 네 명의 아이가 생겼다.27일부터 방송되는 SBS 금요드라마 ‘마이 러브’(연출 정효, 극본 정성주)에서 억척스러운 싱글맘 ‘장미란’역을 맡아 아이들에게 둘러싸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이스케키’에서도 혼자 꿋꿋하게 어린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 역을 맡았던 그가 이번에도 억척스러운 연기에 도전한다.“홀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아이도 넷이나 키우기 때문에 억척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래도 원래 아이들을 좋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어요.” 극중 아이들을 차에 모두 태우고 운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라도 무척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식구들에게 이런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말했더니 아들이 ‘그럼 형제가 네 명 더 생기는 거냐.’며 좋아했어요.” ‘싱글맘’을 다시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요즘 불륜 드라마가 많은데, 그런 드라마보다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어요. 남편이 있는 상황에서 사랑을 하는 것보다 없는 상황에서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게 조금 더 좋을 듯 하네요(웃음).”라고 말했다. 그가 연기하는 장미란은 남편과 사별한 지 5년 된 과부로, 시어머니와 함께 초등학생 아들·딸과 쌍둥이 등 사고뭉치들을 키운다. 남편이 죽은 뒤 그가 다니던 건설회사의 아파트 부문 주부 모니터링 부서에 취직해 살림을 꾸려간다. 그러다가 5년 전 남편이 사고를 당했을 때 그 자리에 있었던, 건설회사 회장 딸의 약혼남이자 엘리트 컨설턴트인 ‘조이환’(이창훈 분)으로부터 뜻밖의 호의를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둘은 사랑을 느끼고 조이환은 장미란에게 청혼하는데…. 신애라는 “이창훈씨가 중견배우인 만큼 함께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에 일단 와보면 모두 좋아해요”

    “한국에 일단 와보면 모두 좋아해요”

    |파리 이종수특파원|“제가 원래 불어로도 글을 좀 썼어요.” ‘울랄라’ 등 특유의 유머 감각을 자랑하며 방송인·리빙 디자이너 등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귀화 한국인 이다 도시(37)가 한국 체험 14년의 애환을 담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이다’(JC 라테스 출판사 펴냄)를 출간했다. 출판기념 행사차 친정인 프랑스에 들른 그는 17일(현지 시간) 주불 한국특파원과 간담회를 갖고 출간 동기와 결혼, 출산 및 육아, 방송인 등으로 동분서주하면서 보고 느낀 한국 사회의 명암을 들려줬다. 그는 “진작 프랑스 시각으로 한국에 대해 쓰고 싶었는데 애 둘 키우랴, 방송활동하랴 정신이 없어 늦었다.”며 “출판사의 권유와 올해가 한·불 수교 120주년인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찜질방·온천에 가서 수다 떨고 된장찌개 만드는 등 행복한 경험을 설명하면서 인간 냄새가 나는 얘기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혹은 한국인에 대해 ‘7전8기’와 끈기와 역동성, 정과 솔직함 등 밝게 색칠했다. 무엇보다 한국이 역동적인 발전상, 맛있는 음식 등 다양한 문화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 덜 알려졌다는 점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아직도 프랑스인들은 한국 하면 ‘회색’을 떠올리고 전쟁·핵무기 등 금속을 연상하면서 가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일단 한국에 와보면 모두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IMF이후 금모으기 운동을 보면서 지극한 나라 사랑을 느꼈다.”면서도 “때론 심한 민족주의 경향을 보이는데 다른 문화에 대해 무관심한 게 그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두 나라의 문화를 접한 입장에서 최근 파문을 일으킨 ‘영아 유기’사건에 대해서도 생각을 들려줬다.“베로니크 쿠르조와는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서래마을에 살았기 때문에 알고 지냈다.”며 “착하고 부끄럼 많고 조용한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임신한 모습은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일간지 르 피가로에 ‘해외에서 성공한 프랑스인’으로 크게 보도되면서 유명해진 그의 출판 소식은 프랑스에서도 화제다. 텔레비전 등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몰려들 정도다. 고향인 서부 노르망디의 페캉에서 사인회도 가졌고, 모교인 르 아브르 대학에서 강연도 할 예정이다. 그의 신간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될 계획이다. vielee@seoul.co.kr
  • 아역 스타서 ‘국민 남동생’으로 성장한 유승호

    4년 전에는 시골 사는 할머니에게 온갖 떼를 쓰던 철없는 아이였다. 해를 거듭하며 쑥쑥 크더니 조승우, 소지섭, 최근에는 배용준(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그의 어린시절 역할을 맡고 있다)까지 멋진 남자배우들의 장점만을 모은 얼굴로 누나들의 마음을 녹인다. 첫 영화 ‘집으로’의 철부지 도시소년 유승호(13)가 ‘마음이’(제작 화인웍스,SBS프로덕션·26일 개봉)에서는 듬직한 오빠 ‘찬이’를 맡으며 훈남(훈훈한 남자),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에 이어 국민남동생 자리까지 꿰찰 태세를 갖췄다. “한 소년과 개의 우정을 그린 영화예요. 제가 맡은 역할은 여리면서도 강한 척해야 하는 오빠, 동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 같은 오빠 역할이고요.” 올해 중학생이 된 승호가 변성기가 시작된 목소리로 조근조근 영화를 설명한다. 집 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찬이는 강아지를 갖고 싶다는 여섯 살배기 동생 소이(김향기)를 위해 개 한 마리를 훔쳐온다. 마음이라 불리는 개는 든든한 남매의 지킴이가 된다. 어느날 불의의 사고로 소이를 잃은 찬이는 모든 탓을 마음이에게 돌리며 집을 떠나버린다. 그를 찾아나서는 마음이와 찬이, 둘은 애틋한 우정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전에는 그저 촬영장에서 노는 즐거움만 있었는데…. 마음이 역할을 맡은 달이가 먹는 걸 좋아해서요, 밥 먹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계속 NG를 냈어요. 그 장면 찍는 데 30분이나 걸렸고요. 그래도 개를 좋아해서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조잘조잘 말하는 모습은 딱 열세 살 아이다. 그러면서도 ‘책임감’이란 단어를 내뱉는 모습에서는 데뷔 7년차 배우의 모습도 엿보인다. “이번 영화에서는 어린 향기나 애견 달이를 돌보며 연기했어요. 진짜 오빠 같은 책임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어렸을 때는 감독님이나 엄마가 시키는 대로 연기했고, 그저 귀여워해 주시니까 그냥 넘어갔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나이잖아요.” 여전히 화면 속에서 연기를 하는 자신을 보면 이상하지만, 이제는 하기 싫어서 대충 한 것인지, 열심히 한 것인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제법 의젓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연기와 공부, 둘 다 잘하고 싶지만 공부보다는 연기에 더욱 애착이 가요. 촬영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공부에 소홀한 면이 있기도 하지만, 연기는 노력한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서요.” 아직은 어려도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는지, 노력이라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승호다. 그래서 닮고 싶은 배우도 안성기다. 꾸미지 않는 편안한 연기뿐만 아니라 성실하게 살아가는 대선배의 모습을 따라가고 싶단다. 한창 커가는 열세 살 소년 배우는 쑥스러운 듯 까무잡잡한 얼굴을 붉히고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제가 어른이 돼 가는 과정을 지켜봐 주셨으면 해요.” 많은 의미를 담은 이 말을 기억하며, 이 어린 배우의 ‘마음에서 우러난’ 연기를 그저 즐기고 싶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한국인은 레드 와인을 좋아해

    한국인은 레드 와인을 좋아해

    와인은 특이하다. 주류임에도 불구하고 ‘술’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보단 건강 보조 음료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레드와인이 항암작용, 심장병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한 주류매장에 레드와인이 동나기도 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레드와 화이트와인 소비 비율이 8대2으로 레드와인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이유는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덕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자주 즐기는 레드와인의 스태디 셀러를 알아보자. 단일 브랜드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인 미국의 갤로 와인들을 첫번째로 꼽을 수 있다. 갤로의 칼로로시 제품들만도 연간 10만 케이스가량이 팔릴 만큼 한국인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의 루피노 와이너리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와인인 ‘듀칼레 리제르바’와 ‘일 듀칼레’, 그리고 ‘듀칼레 리제르바 오로’가 인기이며 ‘샤토 딸보’,‘샤토 세겡’ 등의 보르도 지역 와인들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칠레 와인 중에서 산페드로사의 ‘1865’ 등도 우리가 즐기는 레드와인 중 하나이다. 한국주류수입협회 와인총괄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상무)
  • [중계석]워싱턴포스트 기고문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지난 9월 북한을 방문했던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CIP) 선임연구원은 10일 북한의 핵실험은 새로운 외교 기회를 열어준 것으로 (미국은)이를 군사적 도전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리슨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핵실험 와중에 협상해야 할 이유’라는 제하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해리슨은 기고문에서 자신이 지난달 방북,6자회담의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6명의 북한 지도자들을 만나 나눈 대화로 볼 때 북한은 미국이 오랫동안 기피해온 북·미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양자회담에 시동을 걸려는 마지막 시도로 핵실험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상은 당시 해리슨에게 북한은 진정으로 베이징 합의를 단계적으로 이행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완전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 해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해리슨은 특히 미국이 지나친 금융제재와 강경노선으로 북한 지도자들로 하여금 올가미가 조여지는 느낌을 갖도록 했다고 비판하고 “정권 교체를 갖고 게임을 하는 것은 위험해진 만큼 북한의 핵무기가 여전히 초기 수준에 있는 동안 외교적 노력에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슨은 미국이 잘못한 사례로 지난해 9월 베이징성명 서명 4일 뒤 미국이 북한을 ‘범죄국가’로 낙인찍어 국제 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한 것을 지적하고 이는 북한 정권에 경제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북한에 언어 도단의 위반행위로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슨은 달러화 악용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는 달러 위조나 불법 행위를 겨냥한 데서 더 나아가 북한의 금융거래를 전세계로부터 차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슨은 또 미 행정부가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조지 부시 대통령은 밥 우드워드의 책 ‘전쟁중인 부시’(Bush at War)에 나타났듯이 김정일 정권을 ‘전복’하고 싶다고 우드워드에게 말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은 국무부 관리로부터 북한의 금융활동 중 합법적인 것과 불법적인 것을 구별해야 한다는 말을 듣자 “대통령이 이 일을 좋아해”라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은 최근 국무부 모임에서 “대북 제재로 평양의 불이 모두 꺼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해리슨은 소개했다. 연합뉴스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제작보고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제작보고회

    올 가을엔 스크린 밖으로 서정이 뚝뚝 묻어나오는 감성멜로를 만나게 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오는 26일 개봉하는 ‘가을로’(제작 영화세상)는 ‘번지점프를 하다’‘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세번째 작품이다. 9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김 감독을 비롯해 남녀주인공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이 나란히 참석했다.“자잘하게 들끓지 않고 큰 움직임으로 다가가는 멜로를 찍으려 최선을 다했다.”는 감독의 제작소회를 시작으로 배우들과의 문답이 내내 화기애애하게 이어졌다. ‘가을로’는 결혼을 앞두고 백화점 붕괴사고로 목숨을 잃은 민주(김지수)와 10년이 지난 뒤에도 죽은 약혼녀를 잊지 못하는 남자 현우(유지태)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 민주가 죽은 뒤 어느 날 현우에게 한 권의 일기가 배달되고, 현우는 민주가 적어놓은 일기 속의 지도를 따라 가을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여행길에서 만난 여자 세진(엄지원)에 끊임없이 민주의 흔적이 오버랩된다. # 한 폭의 수채화가 된 멜로 임권택 감독 밑에서 조감독으로 오랫동안 연출수업을 받은 감독의 장기가 빛을 발했다. 김지수·엄지원이 각각 “촬영현장인 소쇄원과 구룡사의 운치 넘치는 풍광을 잊을 수 없다.”고 침이 마르도록 화면의 서정성을 자랑했을 정도. 로드무비 형식의 멜로로 다듬어내기 위해 사계절의 변화를 화면 가득 담아야 했고, 덕분에 촬영기간이 10개월로 늘었다. “내 영화에 조금이라도 장점이 있다면 그건 모두 임권택 감독의 영향”이라고 전제한 김 감독은 “길, 사계의 변화를 스크린에 담아내는 건 아주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7번 국도는 ‘창(娼)’의 조감독 시절부터 눈여겨봐온 촬영지였다.“(7번 국도는)이후로도 따로 혼자 여행했을 만큼 좋아했던 길”이라며 “어떻게 찍어야 좋을지 임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었는데 끝내 그건 못했다.”며 웃기도 했다. 10개월의 긴 촬영일정에 대한 감회는 엄지원도 남달랐다.“처음 출연제의를 받을 때 감독님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세 배우와 ‘자연’이라고 했었다.”며 “좋은 날씨와 햇살, 구름을 기다리느라 열 달이 흘렀으며 감독에 대한 전폭적 믿음에 그 열 달이 즐겁기만 했다.”고 말했다. # 사회적 메시지 껴안은, 사려깊은 멜로 ‘가을로’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제작 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 가까운 현대사의 얼룩을 멜로드라마로 껴안은 영화에 배우들의 부담이 없었을 리 없다. 삼풍백화점 붕괴에 대한 배우들의 개인적 기억이 영화에 어떻게 화학반응을 일으켰을까.“어머니가 당시 전화를 해서 ‘어디냐?’고 물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사실 자체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일 아니겠어요?”(유지태) “여주인공이 붕괴현장에서 죽어가는 모습이 영화 속에 등장하기도 해요. 아픈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희망을 얘기하는 소박한 영화라서 참여한 작품이에요.”(김지수) # “멜로영화는 줄다리기 같은 것…” 김지수·엄지원은 멜로물의 단골 여주인공들. 특정장르에 묶이는 배경엔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도 같다.“멜로 장르를 워낙 좋아해요. 이번에 처음으로 멜로 아닌 멜로 연기를 하게 됐어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감독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멜로는 줄다리기와 같아서 너무 당기면 과해지고, 너무 느슨하면 긴장감을 잃게 된다고. 그 말을 듣고 ‘가을로’가 좋은 영화가 될 거라고 확신했죠.”(엄지원) “‘가을로’에 이어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감독 변승·11월 개봉)까지 두 편의 멜로로 올 가을엔 관객을 만나게 됐어요. 그러나 두 영화의 색깔과 사랑의 느낌은 전혀 달라요. 앞으로 멜로영화를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른 색깔의 멜로가 들어온다면 또 찍고 싶을 거예요.”(김지수)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난 이렇게 공부했다] (7) 민족사관고 고문정양

    [난 이렇게 공부했다] (7) 민족사관고 고문정양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민족사관고 1학년 국제반 고문정(16)양은 민족사관고를 지원하려는 후배들에게 “성적도 중요하지만 풍부한 경험이 합격에 도움이 됐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성적 못지 않게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라는 얘기였다. 문정이에게 민사고 준비 과정을 들어봤다. ●민사고 캠프 보고 진학 결심 중학교 때부터 해외 대학으로 진학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외국어고로 진학할까 생각도 했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때 민사고에서 주최하는 여름방학 캠프에 참가하면서 민사고로 결심을 굳혔다. 민사고 여름방학 캠프는 2주 동안 민사고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교 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선배들이었다. 모두 적극적이고, 열의를 갖고 서로 격려해 가면서 공부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특히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는데, 나도 이런 곳에서 한 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부한 경험이 서류전형에 유리 전형 요강은 매년 조금씩 바뀌지만 내가 진학할 당시 민사고 전형 요소는 서류전형과 영재판별검사, 심층면접 등이었다. 서류전형은 중학교때 생활기록부와 수상실적, 학업계획서 등을 반영했다. 학교 내신성적은 전교 5% 이내여야 한다. 영재교육원 경험이나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수상 경력도 반영된다. 우리 때는 민사고가 주최한 수학경시대회 성적을 요구했다. 토플은 국제계열은 CBT 240점, 일반계열은 220점 이상 점수를 받아야 한다. 특별활동이나 전문성도 많이 반영했던 것 같다. 민사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이라면 기본 지원자격은 모두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했는지 여부라고 생각한다. 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다 온 뒤 영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 덕에 영어 성적은 좋은 편이었다. 교내외 영어경시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었다. 책과 글쓰기를 좋아해 글짓기 수상 실적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체육도 좋아했는데 달리기를 잘해 교내외 육상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전문적으로 훈련한 것은 아니었지만 100m와 400m 달리기에서 지역 대표로 나가 2위로 입상한 적도 있다. 그렇다고 공부할 시간을 빼앗긴 것은 아니다. 그냥 육상을 재미있게 즐겼다. ●뭐든 생각하는 습관 들여야 민사고에 대비해 공부한다면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영재판별검사나 심층면접은 물론 내신 성적에도 이 습관이 큰 도움이 됐다. 평소 책 읽고 토론하고 에세이를 써보면서 깊이 생각하는 연습이 주효했다. 책 읽기는 어려서부터 좋아했는데 중학교 때는 학교 공부 때문에 많이 읽지 못했다. 그러나 관심있는 책과 영화는 많이 접하려고 노력했다. 매달 책 한두 권, 영화 한두 편 이상씩은 봤다. 책은 읽은 뒤에 줄거리를 다시 생각해보거나 주인공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등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영화 후기를 꼭 썼다. 영재판별검사는 수리·과학과 언어·사회 분야로 나눠 10문항 이상씩 출제됐다. 단답형이 아니라 서술형으로 풀이 과정까지 쓰는 유형이다. 언어·사회 분야에서는 에세이가 한 문항 나왔다. 과학 분야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평소 관련 교양서적을 많이 읽고 확실치 않더라도 아는 대로 다 썼다. 영재판별검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학원을 다녀도 제대로 대비하기 어려웠다. 대신 외국어고의 창의력 시험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봤다. 심층면접은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 국어, 영어, 리더십, 종합학업능력 분야 가운데 하나를 골라 면접관 4명 앞에서 답을 해야 한다. 난 종합학업능력을 골랐는데 ‘친구들이 커닝을 할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인성면접 수준이었다. 학업계획서는 어떤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지, 왜 민사고를 다니고 싶은지를 솔직히 썼다. 민사고 준비과정은 내신에도 도움이 됐다. 토플은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했다. 토플은 많이 풀어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토플 준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이 늘었다. 수학은 외고 구술면접이나 올림피아드 기출문제 등을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어 틀린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는 방식으로 했다. 국어는 단편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공부했다. ●문정이는… 올해 초 서울 구정중을 졸업하고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민사고 국제반에 다니고 있다. 국제외교 분야에 관심이 많지만 요즘에는 미디어나 방송 등 문화사업이나 국제교류 분야로 관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내년 6월 해외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구체적인 진학·진로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중학교 때 미처 하지 못했던 봉사활동에도 재미를 붙이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난 이렇게 공부했다] (6) 서울교육대 김지혜씨

    “안정성만 보지 말고 정말 좋아할 수 있는 분야인지 생각하세요.” 서울교육대 1학년 김지혜(21)씨는 교대를 지원하려는 후배들에게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부터 해야 한다며 이렇게 충고했다. 원래 의학도가 되려고 했던 지혜씨는 고3때 대입에서 실패를 경험한 뒤 재수하면서 목표를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정했다. 전문성을 갖춘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매력에도 끌렸지만 무엇보다 평생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예비 교사’를 꿈꾸면서 어떻게 공부했는지 소개한다. ●목표는 되도록 빨리, 구체적으로 고등학교 때까지는 자연계열에서 공부했지만 당시에는 진로에 대한 별 고민이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주변에서 말하는 ‘좋은 직업’을 가지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러나 대입에 실패하고 재수하게 되면서 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것은 곧바로 내 진학의 목표가 됐다. 그리고 서울교대를 목표로 삼았다. 고3때와는 달리 목표가 뚜렷해지자 공부의 효율성이 크게 올랐다. 교대에 진학하려는 이유로 대부분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점을 손꼽지만 정말 자신이 원하는 전공인지 자문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교대는 선생님을 양성하는 곳이기 때문에 아이들과도 무리없이 지낼 수 있어야 하고, 학교 생활이 다른 종합대에 비해 단조로운 편이다. 주변에 보면 무턱대고 입학했다가 중도에 다른 진로를 찾아 학교를 떠나는 친구들도 있다. 진로를 교대로 결정하기 전에 교육과정 등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를 미리 살펴보는 것이 좋다. ●교대별 특징부터 파악하자 교대는 지역마다 있지만 전형 특징은 조금씩 다르다. 때문에 어떤 지역의 교대에 지원할 것인지부터 먼저 정하고 이에 맞춰 공부해야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서울교대는 2006학년도에 수능과 학생부, 논술, 면접을 실시했다. 수능은 언어와 수리, 외국어, 탐구영역을 각 25%씩 백분위 점수로 반영했다. 때문에 영역별 난이도에 따라 한두 문제만 틀려도 백분위 성적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은 평어만 반영하기 때문에 평소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대비하면 큰 문제는 없다. 논술은 통합교과형이 아닌 일반논술 형태다.60분 동안 1200∼1400자 분량으로 쓰는 방식이지만 교대라고 해서 교육과 관련된 문항이 출제되지는 않았다. 면접은 교직적성이라는 이름으로 두 문항 출제됐다. 한 문제는 교원평가나 사립학교법 등 교육 현안에 관한 것이, 또 한 문제는 일반적인 시사 관련 내용이 출제됐다. ●철저한 계획이 보약 수능이든 내신이든 난 계획을 철저히 세워서 공부하는 편이다. 계획만 짜면 무슨 소용이냐고 하겠지만 내게는 치밀한 계획이 공부의 효율성을 높였다.1년 중 매달·매주·매일의 계획을 수능 영역별로 짜고, 매일 공부하기 전 책상 머리맡에 포스트잇에 그날 공부할 항목을 써 놓으면 도움이 된다. 주말에는 하루 정도 비워 그 주에 미처 다 하지 못한 공부를 하거나 쉬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공부하면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언어는 문학작품 분석 위주로 공부했다. 시나 고전문학, 현대문학 등 장르별로 분석한 교재나 문제집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언어 영역은 시간 싸움’이라는 생각에 문제풀이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작품을 분석해보면 결국 문제 푸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수리는 여름방학 때부터 틀린 문제 중심으로 오답노트를 만들면서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었다. 교육방송 교재를 우선적으로 다 푼 뒤 시간이 나면 따로 교재를 구해 풀었다. 자신 없는 단원에 대해서는 별도로 그 단원만 다룬 문제집을 사서 집중적으로 풀었다. 외국어(영어)는 내 취약 부분인 어휘와 문법 부분을 따로 정리한 노트를 만들어 활용했다. 수능에서 출제된 어휘 관련 문제에 나온 단어를 파생어와 동의어 등을 함께 정리하고, 중요한 문법만을 정리한 ‘나만의 문법책’이었다. 논술은 거의 혼자 공부했다. 매일 신문을 읽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이해하고, 중요하다 싶으면 따로 공책을 만들어 붙이고 그 밑에 내 생각을 쓰며 공부했다. 완결된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메모 형태로 끄적거리는 식이었지만 나중에 큰 도움이 됐다. 수능 이후 논술학원에도 다녀봤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면접은 친구들과 함께 실제 면접상황을 만들어놓고 서로 모니터링해주는 실전 연습을 했더니 큰 도움이 됐다. 교대의 면접 문제는 큰 유형이 정해져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기출문제를 내려받아 활용하면 좋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모험하는 젊음의 매력…영화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모험하는 젊음의 매력…영화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만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은 설레임도 준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면 기대감까지 얹혀진다. 배우 하정우(28)는 그런 존재다. ‘잠복근무’에서는 반전의 열쇠를 쥔 날카로운 형사로, 첫 주연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선 한때 모범사병이었던 날건달이었다.‘시간’ 속에선 결코 쉽지 않은 사랑에 휩싸인 남자, 이번 ‘구미호 가족’(제작 MK픽처스)에서는 앞머리를 일자로 가지런히 자른 단순과격한 아들로 변신했다. 다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이지만 온몸에 잘 녹여냈다. “마틴 스콜세지나 팀 버튼 감독의 영화처럼, 색깔이 분명한 영화를 좋아해요.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도 마찬가지죠.” 지금까지는 다소 무거운 역할이었지만, 가끔은 편한 이미지를 만들길 바랐다.1000년을 일주일 남긴 구미호들과 죄질 나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인간되기 소동을 다룬 ‘구미호 가족’은 그 바람과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엮였다. 우스꽝스러운 일자 앞머리와 퀭한 눈화장은 그가 스스로 만든 설정이었다.“늘 나 자신을 가리고 싶어하나 봐요. 진심을 숨기고 싶다는 것과는 달라요.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나 모험 같은거죠.” 후광, 혹은 멍에일 수 있는 ‘2세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기 위해, 또 혹독하게 거쳐온 지금까지의 과정이 그에게 이런 모험을 감행하도록 이끈 것일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김용건)를 비롯한 배우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배우 이외에 다른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당연한 수순처럼 연기공부를 했고 중앙대 연극과(97학번)에 입학했다. “솔직히 그때는 교만과 자만을 빼면 시체였어요. 연기 하나는 자신있었죠. 하지만 연기란 것은 알면 알수록 너무 어려워지고, 그 벽은 점점 높아지더라고요.” 좌절은 빨리 찾아왔다. 입학한 그 해,1학기를 마친 뒤 그만둘 생각에 도망가다시피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때 학교 선배를 우연히 맞딱뜨렸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밤새 막걸리를 마시며 설득하더라고요. 딱 연극 한 편만 끝내고 결정하라고요.” 연극 ‘라 스트라다’를 준비하면서 온갖 조롱을 당했다. 무대공포증이 생길 정도였다. 바닥으로 떨어진 자신감은 ‘한번 해보자.’는 오기로 바뀌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졸업할 때까지 아예 학교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기에 몰입했다.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물론 지금도 배우고 있고…. 그러면서 그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느낌이에요. 물론 여전히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고,‘나는 뼛속 깊이 배우다, 그렇게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곤 하지만요.” 최근 촬영을 끝낸 한·미합작영화 ‘네버 포에버’를 찍으면서 ‘연기는 희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단다.“연기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상대방의 애드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앞뒤가 흐트러져요. 상대의 시나리오를 더 자세히 보는 습관까지 생겼어요. 특히 이번 영화는 영어를 쓰기 때문에 오감을 모두 긴장시켜야 했죠.” 설득력 있고,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하정우. 아버지에게는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가진 그는, 다음엔 무엇을 얻고, 어떻게 변신해 나타날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행복일기] 온몸으로 사랑해요

    구명신_종신서원 수녀이자 청각장애 특수학교의 새내기 선생님입니다. 아이들과 엎치락뒤치락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험난한 세상 속에서도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현장 학습을 다녀오는 버스 안에서의 일이다. 장난꾸러기 지성이가 이영진 선생님 이름을 줄기차게 불러댔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정희가 놀렸다. “지성이는 이영진 선생님만 좋아해요.” “그래? 그럼 너는?” 이 선생님이 물었다. “나는 구명신 선생님을 좋아해요. 그리고 정수는 장혜진 선생님을 좋아해요. 개인지도를 해주잖아요.” 정희가 대답했다. 우리 학교는 세 명의 담임교사가 공동으로 학급을 운영한다. 교과 수업 후에는 각 교사가 아이들을 일대일로 개인지도를 해준다. 그래서 정희는 개인지도 선생님과 아이들을 연결해서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림을 그리거나 운동을 할 때에는 나도 같이 해주잖니.” 이 선생님이 묻자 정희의 대답이 걸작이다. “나는 구명신 선생님을 가슴으로 사랑해요.” 뒷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던 나는 가슴이 뿌듯했다. 정희는 계속 말했다. “그리고 머리로는 이영진 선생님을 사랑해요. 겨드랑이로는 장혜진 선생님을 사랑해요. 손으로는 김지영 선생님을 사랑해요.” 선생님들 모두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선생님 한 분도 빼놓지 않고 자신의 신체 부위별로 사랑을 표현하는 정희가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나는 정희에게 말했다. “정희야, 네가 선생님을 가슴으로 사랑해줘서 정말 고마워. 선생님도 정희를 가슴으로도, 머리로, 겨드랑이로, 손으로, 그리고 온 몸으로 사랑해.” 그리고 장난기가 발동해 은근히 물었다. “그런데 만약에 나중에라도 선생님이 정희를 안 좋아하면 어떻게 할래?” 정희는 비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나는 선생님을 가슴으로 사랑할 거예요!” 나는 정희를 힘껏 끌어안았다. 월간<샘터>2006.09
  • [행복일기] 남편은 미신을 좋아해

    차영자 _ 5년째 둘리문구점을 운영하는 주부입니다. 튀긴 오골계로 얻은 토고전 승리의 맛은 오묘했다고 합니다. 16강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들었던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낸다고 전해왔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의 일이다. 대한민국과 토고의 경기가 있던 날 저녁, 갑자기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여보, 시장에 가서 오골계 좀 사와.” “왜?” “왜는 무슨 왜야… 오골계 사서 꼭 열한 조각으로 잘라달라고 해. 그리고 집에서 팍팍 튀겨, 알았지!” “누가 오골계를 튀겨 먹어요. 닭이라면 몰라도. 그리고 치킨집에서 시키지, 왜 집에서 튀겨요?” 내가 따지자 남편은 목소리를 높였다. “하라면 하는 거지. 거참 말 많네. 그렇게 해야 이긴다니까!” 남편의 말인즉슨 토고가 아프리카 오골계이고, 축구 인원수인 열한 조각으로 잘라서 튀겨 먹어야 우리가 이긴다는 것이었다. 그날 남편과 나는 생전 처음 오골계를 튀겨 먹었다. 그것도 집에서 직접. 남편의 말이 효력이 있었는지 우리나라가 2대1로 이겼다. 남편은 그것 보라며, 저 혼자 싱글벙글 신이 났다. 며칠 후 프랑스전이 있는 날에도 남편은 어김없이 난리를 떨었다. 빵집에도 가지 말고, 이다도시가 나오는 TV도 보지 말고, 포도주도 집 밖으로 내다버리라고 했다. 어쩌겠는가? 나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했다. 경기는 1대1로 비겼다. 남편은 이길 수 있었는데 내가 저녁 때 닭볶음을 맛있게 먹어 비겼다고 말했다. 닭이 프랑스 상징이라나? 이제 마지막 스위스전만 남았다. 이번에도 남편은 시계란 시계는 모두 밖에 내놓으라고 했다. 나는 남편의 말대로 했다. 그런데 우리가 스위스에게 졌다. 경기가 끝나고 떠들썩하던 함성도 수그러들 무렵 남편은 나를 타박했다. 신혼 때 패물로 해준 예물 시계를 안 내놓아서 졌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축구팀의 팬인 남편은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아르헨티나여 울지 마라, 라는 팝송 CD, 갖다 버려!” 월간<샘터>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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