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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촛불, 보약이냐 독약이냐/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촛불, 보약이냐 독약이냐/임태순 논설위원

    “출산하는 데 가장 어려운 때가 입덧인데 이제 입덧이 끝나가고 있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달 여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권 출범 초기 촛불시위로 엄청난 홍역을 치른 것을 ‘입덧’에 비유해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의 말대로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라는 역풍을 만나 국민과의 달콤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 촛불시위는 청와대 입성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청계광장에서 5월2일 처음 시작돼 6월 민주항쟁 21주년을 맞아 개최한 6월10일 100만 촛불대행진까지가 절정이었다. 먹거리에 불안을 느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일대에서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이명박 대통령은 두 차례나 사과를 했다. 대통령선거에서 50%에 이르는 지지율을 받았던 후보로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식탁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헤아리지 못한 것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국민들에게 깊이 머리를 수그렸다. 정부는 ‘쇠고기관보 게재’를 연기하고 ‘미국과 쇠고기수입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자세에서 물러나 추가협상에 나서 타오르는 촛불민심을 누그러뜨렸다. 또 ‘강부자’,‘고소영’으로 물의를 빚은 청와대 참모들도 개편해 민심수습에 나섰다.“여론으로부터 세게 훈련을 받았으니 그대로 쓰겠다.”던 그동안의 자세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대통령의 독주로 유명무실했던 국무총리에게도 힘을 실어주었다. 한반도 대운하도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해, 백지화선언을 했다. 촛불시위가 국정운영의 보약이 된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촛불시위가 폭력화되고 과격화되면서 힘을 잃자 촛불의 교훈도 잊혀져 갔다. 폭력시위에 진절머리를 느낀 국민들이 공권력 확립과 법치와 준법을 강조하자 정부는 다시 일방독주하기 시작했다. 대신 국민을 섬기겠다는 다짐이나 소통, 통합이란 말은 멀어져 갔다. 인터넷에 대한 과도한 규제, 공기업 낙하산 인사 등에서 보듯 밀어붙일 것은 눈치 보지 않고 밀어붙이고 멜라민 사태가 나자 대통령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전격 방문하는 등 다시 청와대의 독주가 시작됐다. 이뿐 아니다.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들의 바람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여전히 경기부양에 집착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는데도 신도시건설 발표 등 건설경기 부양에 나서고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반대가 많았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도 당초 안대로 밀어붙였다. 종부세가 흐지부지되면 강남 고가주택 소유자야 쾌재를 부르겠지만 그 부담이 국민들에게 전가되면 과연 누가 좋아하겠는가. 종부세 폐지는 선거공약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일해야지 강남 지지층만 보는 외눈박이 정치를 해선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 시위 때 “마음이 급하다 보니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다. 왜 다시 일방통행식이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지나치게 가시적인 업적이나 성과에 매달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소통없이 유형적 결과물에만 집착할 경우 다시 촛불 역풍을 맞아 입덧만 하고 옥동자는 낳지 못할지도 모른다.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고 한다. 그러나 경험이나 실수에서 배우기도 쉽지 않다. stslim@seoul.co.kr
  • 與 “종부세 기준 9억”… 미완의 마침표

    與 “종부세 기준 9억”… 미완의 마침표

    한나라당은 29일 과세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일단 원안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대신 한나라당은 국회 심의과정을 통해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로써 당내 격론을 벌였던 종부세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부안에 대해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국회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민 세부담 늘지 않도록 할것”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의에서는 종부세 정부안을 수정하지 않도록 하되, 정부의 입법예고안을 개별 의원들의 개정안과 함께 심사되는 입법과정에서 보완하도록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종부세 완화로 인한 재산세 인상과 그에 따른 서민 세부담 증가 등의 우려에 대해 조 대변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동산과 관련해 서민들의 세 부담이 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지방재정도 줄지 않도록 재정확보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종부세 입법예고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정부안에 수정을 요구해온 소장 개혁파 의원들도 이날 최고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권택기 의원은 “민주적,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당론이 채택됐다면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도 “당론이 정해지기까지는 소신을 명확하게 밝혀야 하지만, 정해진 당론에 대해서는 당의 조직원으로서 방침을 따를 것”이라며 “당도 수정 가능성을 열어 놓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종부세는 징벌적 성격으로 지방재정과 연결하고 부자와 빈자,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편가르기 식이어서 손대는 것”이라며 “원칙과 관련된 부분들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내에서 세금 인하 폭과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치를 둬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아 다가구 주택에 대한 문제가 많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 “특권층 위한 조치” 거당적 대처 하지만 민주당은 “특권층 1%만을 위한 조치”라며 “거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재성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오늘 본회의 직후 국회 본청 앞에서 종부세 인하, 재산세 인상 저지를 위한 의원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면서 “오는 2일에는 전국 지역위원장 긴급회의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37만가구의 대한민국 최고 부자들에게는 종부세를 왕창 깎아주고 1300만가구가 넘는 서민·중산층의 재산세는 슬그머니 올리려고 하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종부세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비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종부세 완화 핏대 올리는 여의도

    종부세 완화 핏대 올리는 여의도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완화방침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좀처럼 합의점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종부세 완화안에 대해 29일 ‘선 수용, 후 조정’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최고위원들이 신중론을 제기하고 나서 최종 결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총력 저지’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종부세 문제를 연일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다음달 2일 국무회의 의결을 기점으로 정기국회 막바지까지 여야간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일부 최고위원들도 완화안에 신중론 한나라당 송광호 최고위원은 당의 최종 입장 결정을 하루 앞둔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도 종부세 납세대상이어서 지난해 많은 세금을 냈지만 그러고도 종부세를 안 내는 어려운 사람보다 잘살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이 종부세 완화에 반대한다면 정치인으로서 많은 국민들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고 말해 정부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송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분한 논의가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이 내려진다면 적극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론을 제기해온 허태열 최고위원도 “정부와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정부안을 수용하되, 여야간 협상은 유연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수용’보다는 ‘조정’에 방점을 찍었다. 박순자 최고위원은 “종부세는 현행유지나 강화 여론이 더 많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면서 “청와대가 바란다고 그대로 수용할 게 아니라 좀더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 “정부 감세안 적용땐 한해 세수 12조원 줄어” 반면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종부세가 완화되면 서민·중산층만 어려워진다.”면서 “종부세는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재 37만명이 부담하던 종부세가 줄어드는 것을 충당하기 위해 1300만명이 부담하는 재산세가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종부세 완화는 투기자금을 끌어들여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으로, 서민 경제만 어려워진다.”면서 “정부의 감세정책 대신 부가가치세를 현행 10%에서 7%로 인하하면 물가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정부의 감세안을 내년부터 적용하면 한해 12조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세계 경제위기와 소비위축으로 내년 내수와 수출이 줄어들 텐데 감세보다는 재정정책을 펼쳐야 실물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씨줄날줄] 관료의 일구이언/우득정 논설위원

    이 달 초 기획재정부는 감세를 근간으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일본,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과도한 조세부담률(지난해 22.7%)이 민간 경제활동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는 참여정부 시절 우리의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26위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증세를 합리화했다. 그러면서 우리보다 조세부담률이 낮은 일본이나 미국은 낮은 세율을 재정 적자로 메우는 ‘예외’로 치부했다. 재정부는 또 지난 23일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상향조정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해 소득대비 실효세율이라는 잣대를 들고 나왔다. 소득대비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일본의 도쿄가 5.0%, 미국 뉴욕이 5.5%인 반면 서울시는 7∼8%나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미국의 40%인 점을 감안하면 체감 부담률은 훨씬 더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의 보유세 부담은 소득의 46.23%에 달한다며 종부세 경감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서는 보유세의 시가대비 실효세율은 우리가 0.28%로 일본이나 캐나다의 1%, 미국의 1∼1.5%에 비해 월등히 낮다며 ‘세금 폭탄’을 정당화하기에 급급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정부에서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종부세를 ‘현실화’한다며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급속히 올리더니 이번에는 실거래가로 보유세를 매기는 나라는 없다며 ‘공정시장가액’이라는 생소한 기준을 들고 나왔다. 국민들이 보기에 동일한 공무원들이 세금을 올릴 땐 OECD 회원국이 비교대상이라고 하고, 세금을 내릴 땐 미국이나 일본이 경쟁대상이란다. 또 보유세율이 낮다며 ‘시가 대비 1% 기준’을 외치다가 정권이 바뀌자 소득기준으로 보면 세금이 많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종부세 과세 기준변경도 마찬가지다. 국민을 ‘무뇌아(無惱兒)’ 정도로 얕잡아 봤거나 자리 보전을 위해 말 바꾸기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후안무치가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다. 이런 공무원들을 혈세로 먹여살리는 국민이 불쌍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국세 부족분 서민 전가… 촛불 들고 싶다”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율 인상 방침을 담은 기획재정부의 ‘2009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종합부동산세는 완화하면서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의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는 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부유세’였던 종부세의 과세기준금액이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세율도 낮아지면 개인주택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지난해 37만 9000가구에서 15만 6000가구로 59% 감소한다. 공시가격 10억원 주택의 종부세는 지난해 260만원에서 20만원으로 92.3%나 줄어든다. ●“유리지갑 털어 부동산 부자에 바치나” 하지만 봉급생활자의 근로소득세는 4.4%(평균 9만원) 오르고, 자영업자들의 종합소득세도 5.6%(평균 13만원) 오른다. 이에 대해 봉급생활자들은 고액부동산 소유자들에게 종부세 완화라는 선물을 주면서 생긴 세수 부족분을 자신들에게 충당할 것을 요구하는 격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연봉 4000만원에 170여만원의 근소세를 납부했던 직장인 함모(30)씨는 “조세 원천징수가 손쉬운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털어 부동산 부자들에게 바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납세거부 촛불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윤성의(28)씨는 “부동산 관련 세제를 완화하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불보듯 뻔하다.”면서 “임금도 오르지 않아 집 장만의 꿈은 이미 미뤘지만 근소세까지 올리는 것은 서민들 죽으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충무로에서 출판인쇄업을 하는 김모(42)씨는 “일하는 사람들이 세금을 덜 내고 불로소득자들이 세금을 더 내는 것이 옳지 않냐.”면서 “차라리 사업을 정리하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kuru’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감세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9억원에 가까운 집에 살면서 연봉은 1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며 정부의 감세정책을 꼬집었다. ●시민단체 “소득재분배 등 역행” 시민단체는 종부세 완화와 종합·근로소득세 인상에 대해 소득과 능력이 있는 납세자가 세금을 많이 내는 응능부담원칙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 김남근 변호사는 “종부세 완화로 인해 향후 3년간 2조 2000억원이 줄어들 교부세를 결국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들이 떠안는 격”이라면서 “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따라 세금을 걷어야 한다는 복지국가의 조세정의원칙에 역행하는 것으로 대책 없는 감세에 서민들의 짐만 무겁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부자 감세 부분을 서민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감세의 부작용을 드러냈다.”면서 “정치구호에나 쓸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을 근거로 간접세수 증가를 가늠하는 것은 소득재분배와 양극화 완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특파원 칼럼] 종부세와 연대세/이종수 파리 특파원

    [특파원 칼럼] 종부세와 연대세/이종수 파리 특파원

    프랑스의 최근 핫 이슈 가운데 하나가 ‘적극적 연대세’(RSA)를 둘러싼 논쟁이다. 이 법안의 핵심은 실직자가 파트 타임으로라도 일을 하게 되면서 받는 임금이 실업상태에서 받던 극빈생활 보조금(RMI)보다 적을 경우 차액을 보전해준다는 것이다. 그 재원은 금융 소득에 1.1%의 세금을 물려서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이 법안은 두 가지 의미에서 재미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취지를 보면 사회당의 강령에 더 어울린다. 그런데 우파인 사르코지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이 법안을 제시하면서 이슈를 선점했다. 사회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대표도 지지 의사를 밝힐 수밖에 없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정작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 의원들이 반대를 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특히 원내총무인 장-프랑수아 코페는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물론 코페를 비롯,UMP 소속 의원들도 연대세의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에 반대한다. 논거는 이렇다. 연금자 보험이나 증권투자 등에서 생기는 금융 소득에 과세하면 주로 중산층 이상이 부담을 안게 되는데 이럴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로 떨어진 구매력이 더욱 저하되면서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25일(현지시간) 남동부 도시 툴롱에서 발표한 ‘대통령 담화’에서 연대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연대세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갈수록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거두는 세금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담화는 현재 악화일로에 있는 국제적인 재정·통화 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현재의 위기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뒤 구조적 개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사르코지의 이날 담화는 연대세를 둘러싼 국내의 논쟁을 종식시키면서 넓게는 지구촌에 몰아닥친 경제 위기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광경을 지켜보노라면 한국의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란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떠오른다. 종부세 개편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자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은 부자를 위해 감세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세금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 주안점은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안정에 있다.”고 개편안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는 예측 가능성을 핵심으로 하는 조세제도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종부세로 인한 피해자가 소수일지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정부의 역할론도 느껴진다. 그러나 문제는 시기다. 부동산 문제를 특정한 세금으로 조절하려는 접근 방식을 바로잡는다는 정부의 입장이 지금 서민과 중산층의 정서에 걸맞은지 의문이다. 많은 서민과 중산층이 세계적 경제 위기로 을씨년스러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종부세 개편의 당위론이 설 자리는 너무 좁아 보인다. 한국의 종부세와 비슷한 제도로 프랑스에는 부유세가 있다.80만유로 이상의 재산을 가진 프랑스인이 납부하는 세금이다. 그 부담이 과다해 부자들의 해외 도피 논란이 이어지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말 세금 납부 총액을 수입의 60%에서 50%로 낮추고 중소기업 투자나 공공 단체 기부의 경우 공제해 주는 세제 개혁을 단행했다. 그리고 경기가 악화되자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이나 프랑스나 같은 우파 정권의 조세정책이라지만 어떤 시기를 선택하여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는 너무 달라 보인다. 이종수 파리 특파원 vielee@seoul.co.kr
  • 종부세·재산세 개편 ‘산 넘어 산’

    종부세·재산세 개편 ‘산 넘어 산’

    파열음을 내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개편안은 실제 시행까지 어떤 손질과 여정을 거칠까. 일단 한나라당의 ‘수용 뒤 손질’ 방침에 따라 정부 원안대로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나 야당 협조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위헌 심판 등 변수에 따라서는 상당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행령 개정 작업도 만만치 않아 빨라야 내년 초 이후 본격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종부세 개정안은 다음달 2일 예정된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와 법제사법위 심사 및 의결을 거친 뒤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종부세 개편안을 둘러싸고 극심한 진통을 겪는 한나라당이 일단 정부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고 그에 맞춰 정부안을 국회에 접수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 원안대로 수용하기로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9일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해 최종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당론이 확정돼도 법안 통과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회 내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 등 야당의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1월쯤 예상되는 헌재의 종부세 위헌 심판은 종부세의 틀과 수위를 대폭 확대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만약 헌재가 가구별 합산에 대해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릴 경우 한나라당이 12월 국회 본회의 의결에 앞서 정부 개편안에 ‘인별합산 기준’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여론 반발을 의식해 정부 개편안에 넣지 못했던 인별합산 내용을 ‘국회의원 입법’을 통해 추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종부세 부과 기준을 12억원으로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어 과세기준 9억원 상향도 딱히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대 여론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세율 인상 여부를 둘러싸고 지방 재정위기 논란이 고조되는 재산세의 경우는 공정시장가액 수위 결정이 변수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여야 종부세 완화안 칼날대치 불보듯

    여야 종부세 완화안 칼날대치 불보듯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회동 이후 청와대와 민주당은 자축 분위기다. 여권이나 제1야당인 민주당이나 이번 회동이 꽁꽁 언 정국에 부는 훈풍이 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여야 ‘훈풍´ 기대 실제 여야 수뇌부가 어려운 시기에 소통을 갖고 의견을 나눴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여의도 정치’에 거리를 뒀던 이 대통령이 대(對)국회관을 바꾸는 시그널이 될지 지켜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결론부터 끄집어내면 양측의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양측의 기대를 요약하면 정책 대립각을 좁히고, 국정 동반자 관계를 지향하는 데 모아져 있다. 전자가 청와대와 한나라당측의 요구라면, 후자는 민주당측에서 더 절실한 과제로 해석된다. 정책 기조를 둘러싼 여야의 의견차는 회동 이후에도 뾰족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종합부동산세가 대표적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칼날 대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국회를 향후 국정기조의 기틀을 세우는 기간으로 상정한 청와대 입장에선 순순히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여당 내 종부세 이견도 제압했는데 야당의 입장을 헤아릴 여지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종부세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세정책, 규제완화, 공기업 개혁 등 MB식 개혁입법의 관철을 위한 여당의 전면전이 예상되고 있다. 회동에서 정 대표가 가시적인 성과물을 챙겨오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행정구역 개편에 합의했다곤 하나, 양측의 셈법은 다르다. 이 대통령은 규제개혁 차원에서 동의하지만,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기득권 흔들기 차원에서 강조하는 정책이다. 회동에서 추진시기와 방법에 대한 최소한의 성과가 나오지 않은 까닭이다. ●공기업 개혁등도 전면전 예상 회동을 통해 여야의 관계가 진전될 수 있느냐는 부분도 쉽사리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향후 관계설정에 대해 여야는 이날, 회동 당일과는 뉘앙스 차이가 드러나는 입장을 폈다. 한나라당 친이계 한 초선의원은 “정 대표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여야가 생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청와대측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회동’이라는 논평은 여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회동 하루만에 서로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특히 민주당내에선 언론 탄압문제와 유모차 부대 수사 등 당이 사활을 걸었던 사안에 대해서는 오히려 선명성을 희석시켰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최문순 의원은 인터넷 홈페이지 칼럼에서 “이런 문제를 당이 한차례도 막지 못해 놓고,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데, 지금도 2중대 소리를 듣는 마당에 뭘 더 협력한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회동 당일 여권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질서 확립방안’을 발표했다. 청와대의 강경노선에 사정정국이 맞물리면서 여야의 대치전이 치열해질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정국의 불안정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종부세 완화안 완화안된 갈등

    종부세 완화안 완화안된 갈등

    한나라당은 25일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포함한 정부의 종부세 완화안에 대해 ‘선 수용, 후 조정’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나라당은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지도부의 ‘선 수용 후 조정’ 방침을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해 오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입장을 정한 뒤 다시 의총을 열어 추인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종부세 완화 시기 방법 내용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종부세 완화 입장은 대선 공약이고 완화를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지난번 모 일간지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종부세 완화 찬성 92%)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원들이 제출한 설문지의 의견을 다 봤다.”면서 “이를 전부 취합해 내일 최고위에서 당론을 정하도록 위임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책위가 이날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 수렴 결과, 전체 의원 172명 중 162명이 응답한 가운데 ‘정부안 수용 후 조정’이 65%,‘정부안 수용 거부’가 35%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지방보조금 삭감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가 금년에 종부세가 덜 걷히는 데 대한 지방 보조금을 주기 위해 2조 2000억원 정도를 예산으로 책정해 놨다.”면서 “종부세 완화로 인해 재산세가 오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원안 추진’을 천명한 상황이니만큼 국정 추동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일단 ‘협력모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당이 청와대와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선 수용 후 조정’ 방침을 수용한 것은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종부세 완화’와 관련한 당·정·청간 불협화음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권내 혼란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해석된다. 종부세 완화가 당내 이견으로 좌초될 경우 당 지도부가 정기국회 초기에 밝혔던 ‘참여정부의 반시장·반기업 정책 개혁’ 기조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돼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의총 발표자로 나선 조해진·김충환·정옥임·신지호·현경병·백성운·안상수·주성영·유일호·전여옥 의원 등은 ‘선 수용, 후 조정’ 방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권영진·현기환·김성식 의원 등 한나라당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 출신들은 종부세 완화안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한편 급격한 민심 이반에 따른 청와대 참모진의 책임 논란도 불거졌다. 권영진 의원은 “국민 과반수가 반대하는데 대통령이 앞장서서 종부세 완화안 통과를 지시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청와대 참모진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사설] 재산세 늘릴 계획 없다는 말 믿을 수 있나

    종합부동산세 완화에 따른 재산세 인상 가능성이 도마에 올랐다. 종부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재산세에 통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재산세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어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기왕에 재산세를 부담하고 있던 계층의 부담을 더 늘릴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종부세는 재산세로 전환하고 따라서 종부세 제도는 폐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발언을 과연 믿어도 되는 건지, 솔직히 의문이 간다. 정부는 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과표 산정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에서 공정시장 가액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공시가격의 80% 수준 내에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변할 경우 상·하 20%포인트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과세 표준은 공시가격의 60∼100%가 된다. 최저 60%를 적용한다고 해도 세율을 낮추지 않는 이상 현재의 55%보다 높게 된다. 종부세 개편으로 2조 2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지자체 재원이 부족해지는데,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방안도 없다. 그러니 세원 확충을 위해 재산세율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참여정부 때도 재산세율을 높이려다가 지자체의 반발로 국세인 종부세를 도입하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재산세를 손질할 경우 1700만 주택 보유자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차선책을 동원한 셈이다. 정부는 재산세가 종부세에 비해 조세 저항이 훨씬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종부세 개편 이후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춘다는 조세 원칙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부터 제시하기 바란다.
  • ‘동반자’ 공감 불구 합의는 없어

    ‘동반자’ 공감 불구 합의는 없어

    25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오찬 회동이 끝난 뒤 청와대는 활짝 웃었다. 민주당도 밝았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글자 그대로 ‘투 굿 투 비 트루’(too good to be true)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회동”이라고 했다.“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국정 동반자’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적어도 제 기억에는 없다.”고도 했다. ●靑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회동”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광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준비해간 18건을 모두 소화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회동은 여러 차례 ‘초당적 협력’을 다짐하는 등 과거 어느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보다 많은 공감대를 이룬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7개 합의사항은 대부분 원론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회동 결과가 향후 정국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지는 의문이다. ●출총제 폐지 등 현안 산적 이미 여야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놓고 첨예한 대치를 예고한 상태다.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감세·공기업 선진화 논란, 여기에 이른바 ‘좌파법안 청산’을 기치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 집회·시위 제재 강화 등 정기국회를 뜨겁게 달굴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 ‘MB표 법안’ 처리에 부심하는 이 대통령과, 국정의 카운터파트로서의 입지 확보가 다급한 정 대표의 이해관계가 결국 뜨거운 감자들은 제쳐둔 채 웃음 가득한 회담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영수회담’, 청와대는 ‘오찬회동’으로 칭한 것만 봐도 양측의 ‘동상이몽’을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경제살리기에 초당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는 것을 앞세웠다. 키코(KIKO) 사태 구제 등 중소기업 살리기와 신보·기보의 보증 활성화에 합의했다는 것이 양측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아울러 “부동산 문제와 관련, 주택 공급도 중요하지만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더 심각하므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이 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며 회동 성과를 덧붙였다. ●전반적 ‘의견교환´에 치우쳐 그러나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의 “경제 정책 기조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언급은 예사롭지 않다. 실제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경제문제에만 3분의2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지만 정국반전의 계기가 될 만한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한 것 같다. 양측은 ‘국정 동반자’관계를 형성했다는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측 반응에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도 “향후 여야관계를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화답했다. 그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뒀던 이 대통령의 입장 변화로 읽힌다. 하지만 야당 입장에서 보면 청와대발 드라이브에 강경 대치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부담이 가는 합의가 아닐 수 없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에도 양측은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북 네트워크와 대북정책 노하우를 활용할 것과 개성공단 지원 요청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야당의 역할과 입장을 인정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살리기엔 양측이 ‘완벽한 의견일치’라고 입을 모았던 것에 비해 남북문제 부분에선 ‘대체로’라는 표현이 나왔다. 대북 비료·식량지원 문제에 청와대측이 ‘원칙적’이라는 말을 강조해, 대립각이 선명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경제를 살리는 장이 돼야 한다는 데도 양측은 공감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민주적인 가치가 훼손되면 안 되고 빈익빈 부익부 법안이 우선시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 반면, 청와대측은 실무협의 과정에서 좌편향 법안 청산 등 선진화 입법안 처리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렇듯 합의내용을 각론까지 들어가보면 흔쾌하지 않다. 특히 민주당측이 챙긴 가시적인 성과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당초 정 대표가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공언했던 종부세 문제도 ‘반대’의사만 전했을 뿐이다. 남북문제에 관해서도 6·15나 10·4정상회담 등 민주정부 10년의 공을 계승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도 챙기지 못했다. ●각론선 가시적 성과 안띄어 경제팀 문책과 사정정국, 언론탄압 등 그간 민주당이 대여 관계의 변수로 지적한 사안들은 대부분 ‘의견 전달’에 머물렀다. 경제살리기에 초당적 협력을 하기로 했지만, 정작 야당 입장에서 초당적 협력을 위한 전제조건도 제시하지 못했다. 교과서 수정과 언론·종교편향에 대한 정 대표의 지적에 이 대통령은 “오해하지 말아달라. 국민이 납득하도록 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전한 것에 그쳤다. 종부세와 감세정책에 대해선 “야당안도 보고받겠다.”는 정도다. 구혜영 윤설영기자 koohy@seoul.co.kr
  • 내년 세입예산안 들여다보니

    내년 세입예산안 들여다보니

    25일 발표된 내년도 세입 예산안은 이명박 정부의 감세(減稅) 기조가 반영된 첫번째 ‘국가수입 명세서’다. 정부는 일련의 세제개편안을 통해 소득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상속·증여세 등 다양한 세목에서 세율을 내리고 과세표준(세금부과의 기준가액)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세입 예산안은 그런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실제 납세자의 부담은 얼마나 될지, 국가에 직접 들어올 세수는 얼마나 될지 등을 전망한 것이다. ●납세자 30만명 늘어 감세의 기조는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의 1인당 부담액이 212만원으로 올해 전망치인 203만원(유가환급금 영향 제외시)에 비해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의 전년대비 증가율 11.5%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개인부담의 증가율에 비해 전체 세수 증가율은 7.5%로 더 높다. 납세자(근로자)가 올해 790만명에서 내년 820만명으로 30만명가량 늘어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부담하는 종합소득세는 1인당 평균 246만원으로 5.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전체 세수는 현금영수증 발행 증가 등에 따른 세원(稅源) 확대로 13.7%가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김낙회 기획재정부 조세기획관은 “과표가 커질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적 성격 때문에 통상 소득이 1% 늘면 세금은 2∼3% 늘어난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실제 세금부담 경감의 폭은 표면적인 수치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종부세 급감, 법인세 제자리 종합부동산세는 정부가 부과기준과 세율을 대폭 완화하면서 규모가 크게 축소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31.4%(8000억원) 줄어든 1조 8000억원가량이 걷힐 것으로 보인다. 여러 세목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양도소득세도 세율 인하 등 감세 조치로 올해보다 6.5% 줄어 9조 1000억원이 징수될 전망이다. 법인세 역시 39조 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불과 1.5%(6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최근 5년간 연 평균 13.9% 증가한 데 비하면 기업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간접세 규모 늘어 감세가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직접세에 편중되면서 내년도 간접세의 세수 증가율이 7.9%로 직접세(7.3%)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국세에서 직접세와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각각 48.7%-51.3%에서 내년에는 48.5%-51.5%로 간접세쪽이 소폭이나마 커진다. 대표적인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는 내년에 48조 5000억원이 걷혀 올해보다 9.5%(4조 2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거래세와 교육세도 각각 27.6%(7059억원)와 8.5%(3317억원) 증가한다. 관세도 8.1%(6799억원)로 총 국세 증가율 7.6%를 웃도는 증가폭이다. 빈부격차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부과되는 간접세의 증가폭이 커짐에 따라 소득 재분배는 다소나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이영표기자 windsea@seoul.co.kr
  • 靑 “종부세 인기에 영합안해”

    靑 “종부세 인기에 영합안해”

    정부와 청와대가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부자를 위한 감세가 아니다.”라고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는 이례적으로 3시간을 넘게 이어졌다. 주요 의제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에 대한 논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이번 개편안은 부자를 위한 감세가 아니라 잘못된 세금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일고 있는 부자 감세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1%를 위한 감세라고 주장하는데 잘못된 징벌적 과세로 인해 단 한명의 피해자라도 있다면 바로잡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무조건 부자를 위한 감세라고 공격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여론몰이나 인기에 영합해 소위 배아픈 병을 고치겠다는 포퓰리즘으로는 선진국에 들어갈 수 없다. 다소 인기가 없더라도 옳은 방향과 정책이라면 원칙과 정도에 따라 궂은일도 마자하지 않아야 하는 게 정부와 여당의 임무이자 역할”이라면서 개편안에 반대하는 야당과 여당 일부세력을 공격했다. 종부세 경감이 재산세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세수 부족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강구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도 효율적이고 작은 정부를 만드는 정부 방침에 호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전하는 쪽으로 노력하지만 스스로 절감 노력도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우선 정부 원안을 제출, 원안대로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여당 일각에서 종부세 부과기준을 조정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이 대변인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 미세조정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국회의 몫”이라고 밝혀 일부 수정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종부세 법안이 당장 통과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국회 상임위와 법사위 등 거쳐야 할 절차와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종부세 완화 부담 서민에 전가 안돼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9억원으로 올리고 세율을 낮추는 정부의 개편안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부동산 부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려는 ‘역주행 발상’이라며 정부안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재산세를 올리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종부세 완화는 이념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과세기준을 현행대로 6억원을 유지하되 종부세 완화와 재산세로의 일원화를 단계적으로 접근하자는 중재안도 나오고 있다. 종부세는 도입 당시부터 소수의 부유층을 겨냥한 징벌적 성격이 강한 사회주의식 세제였다. 가진 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나눠갖자고 한 만큼 국민의 절대 다수는 찬성할 수밖에 없는 제도였던 셈이다. 따라서 부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서민들이 더 부담하거나 서민들에게 돌아갈 ‘파이’는 줄어들게 된다. 노무현 정부가 ‘헌법보다 바꾸기 힘든 세제’라고 장담했던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는 재산세를 올리지 않고 세목 조정이나 세출구조 개혁을 통해 지자체 교부재원을 확보하겠다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다. 복지 지출이 줄어들거나 ‘공정시장가액’이라는 과세기준 변경을 통해 집 가진 모든 사람의 재산세를 올릴 게 뻔한 것이다. 우리가 잘못된 조세체계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종부세 완화에 찬성하면서 동시에 서민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할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종부세가 거센 조세저항에 부딪힌 이유는 특정계층에만 과도한 세금을 급격히 올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종부세 완화는 반대의 경우로 볼 수 있다. 일시에 종부세를 유명무실화하려니 저항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종부세 완화에 앞서 지역균형 재원마련과 재산세 개편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 지자체 세수 축소 비상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방침이 알려지자 지방자치단체들은 세수(稅收·지방재원)가 크게 줄 것을 우려했다. 특히 재정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및 중소도시들이 개발 사업의 중단 등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방재정에 부담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정부의 종부세 감세 방침이 확정될 경우 전국 지자체의 세수입은 지난해의 2조 8000억원보다 1조 7000억원이 줄어든 1조 1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들은 전체 지방교부세가 지자체에 따라 20∼60% 감소할 것을 우려했다. 정부의 종부세 축소 방안이 행정안전부가 주는 지방교부세 중 재산세, 거래세 등 ‘지방세 감소분’(지난해 1조 1000억원)만 보전해 주고,‘균형발전 재원’ 명목의 예산 지원은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정부의 종부세 완화안이 시행될 경우 도내 23개 시·군의 연간 세수(지방교부세 중 균형재원) 감소액이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았다. 연간 20조원의 세원을 갖고 있는 서울시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하지만,25개 자치구에 교부하는 균형재원 2628억원 중 1100억원의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의 현안 사업은 차질 가능성이 커졌다. 노인요양사업 등 사회복지, 지역교육 분야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지방재정이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 중 보조금 2조원, 교부세 4조원 등 합쳐 6조원 이상 늘어난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지방재정은 늘어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종부세 개편안 논란] 당·정 찬반양론 팽팽

    [종부세 개편안 논란] 당·정 찬반양론 팽팽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24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와 정책토론회를 열어 전날 의총에서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섰던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을 놓고 격론을 이어갔다. 당내에선 전날에 이어 이날도 종부세 개편의 구체적 시기와 방법 등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했지만 종부세 개편이라는 큰 틀의 원칙을 존중하는 가운데 합리적 대안을 찾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종부세 개편안 내용을 수정하기보다는 여론 설득에 주력한다는 입장이어서 오는 주말 당정협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 과세기준 현행 유지론 확산 한나라당에선 정부안을 그대로 밀어붙여야 한다는 주장과 비판 여론을 감안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특히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과세기준을 9억원으로 올릴 경우,‘부자들을 위한 정당’이라는 비난과 함께 가뜩이나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심어줄 수밖에 없다는 게 현행 유지론의 주된 근거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토론회에 앞서 “종부세는 가진 사람 것 빼앗아서 못 가진 사람 나눠주는 대표적인 좌파 법안으로 세법상 없어져야 할 법안인데, 이를 지방세와 연계시켜 놓아서 다시 고치려 하니까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싸움, 중앙과 지방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현실이 그렇다 보니 개편 내용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입법예고안 중 과세기준을 9억원에서 현행 6억원으로 내리는 방안과 관련,“당내에서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의총에서 반대론을 편 김성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서민경제는 파탄 직전에 와 있는데 종부세를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완화했다는 내용이 먹혀들리가 없다.”며 거듭 반대론을 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들에 대한 무기명 여론조사를 실시해 25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논의한 뒤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입장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정 “당서 수정 요구땐 융통성 있게 대처” 정부는 종부세 개편안 수정보다는 여론 설득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일단 개편안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야당 및 시민단체 설득 및 홍보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의원총회 등을 통해 구체적 수정 요구를 해올 경우 융통성 있게 대처할 방침”이라며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정부 다른 관계자도 “수정이 필요하다면 종부세 부과기준과 세율 가운데 한 쪽만 손질하는 것이 정책적 효과나 모양새 측면에서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전문가들은 종부세 개편의 정책적 취지를 살리고 민심이반 우려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세기준은 원안대로 가져가되 세율을 높이는 등 기술적 방법을 찾을 것을 조언했다. ●“원안대로 가되 세율 높이는 방법 찾아야”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 안정 측면에서는 종부세 부과기준은 원안대로 9억원으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개편안대로 세율을 0.5∼1%로 낮추지 말고 현행대로 1∼3%를 유지하는 것이 시장 여파도 차단하고 과세일관성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당초 재정부가 추진하다 한나라당의 반대로 개편안에서 빠진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경우 종부세 취지와 상충되는 데다 과세 형평성도 해칠 수 있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박 교수는 주문했다. 박명호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종부세 최저세율이 원안보다 높은 0.75% 수준까지 높아져 재산세 최저세율과 같은 수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면서 “정치적 고려가 아닌 실효세율 차원에서 본다면 종부세 부과기준의 6억원 유지 또는 7억∼8억원의 중간단계를 거치는 절충안 등은 크게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전광삼 이영표기자 hisam@seoul.co.kr
  • 당·청 종부세 충돌

    정부와 청와대가 24일 거센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는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여서 개편안을 입법 예고한 지 하루 만에 여권 내부에서도 상충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는 이를 감안, 일부 조정이 가능하다는 방침이지만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과세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중론으로 대두돼 조율 과정에서 수정 폭을 둘러싸고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에서는 또 종부세율 인하와 60세 이상 1주택 보유 고령자 종부세액 감면 등은 정부의 입법 예고안대로 추진하고,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던 종부세 과표적용률(80%)을 낮추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종부세 개편안은 부자를 위한 감세가 아니라 잘못된 세금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종부세 개편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의 주안점은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안정에 있다.”고 언급,‘부자를 위한 정권’이라는 야당의 비난을 반박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자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원안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종부세 과세기준을 6억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그러나 “나중에 수정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정부가 탄력적으로 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종부세 개편을 확고히 추진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글자 하나도 못 고친다는 입장은 아니다.”며 부분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종부세 세제 자체는 잘못됐고 앞으로 재산세와 통합해 폐지하는 것이 맞지만 서민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정·청은 종부세 개편 입법예고안 수정 방안에 대한 물밑 조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정책토론회를 연 데 이어 25일 의원총회에서 당의 입장을 정리한 뒤 이번 주말께 당정협의를 거쳐 다음달 2일 국무회의에서 수정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진경호 전광삼 이영표기자 hisam@seoul.co.kr
  • 與 홍준표 - 임태희 또 ‘엇박자’

    與 홍준표 - 임태희 또 ‘엇박자’

    당내 신주류로 불리며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 사이의 균열이 종합부동산세 문제를 계기로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종부세 입법예고안에 대해 홍 원내대표와 임 의장은 출신 지역의 이해를 고려한 듯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비버블세븐’(동대문을) 지역 출신인 홍 원내대표는 정부안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비해 종부세 대상 가구가 밀집한 ‘버블세븐’(성남분당을) 지역 출신인 임 의장은 종부세가 정부 원안대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24일 정부에서 9억원으로 입법예고한 종부세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으로 유지하는 안이 당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사람의 ‘엇박자 행보’는 더욱 두드러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종부세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으로 유지하는 안이 당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별도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종부세 과세기준을 하향 검토한 적이 없다.”면서 홍 원내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가 “종부세에 서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하는 등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에 대해서는 “결국은 여론이 문제인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더라도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면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홍 원내대표와 임 의장의 ‘엇박자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상수도 민간위탁 방안을 둘러싸고 여당내 논란이 있을 당시 “민간위탁도 안 된다.”는 홍 원내대표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임 의장은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더 싼 가격으로 좋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민간위탁의 여지를 남겼다. 원 구성 협상이 한창이었던 8월 중순에도 임 의장이 “원구성 협상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안 비준과 사학법 등 민감한 현안과 패키지로 묶어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홍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종부세 개편안 논란] 종부세 주도 인사들의 辯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를 비롯한 온 나라가 격론에 휩싸인 가운데 종부세 입법을 주도한 인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2003년 참여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종부세 제정의 기틀을 닦았던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24일 “수십년간 경제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높은 주택가격과 이를 이용한 투기관행이 경제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기에 이르렀고 종부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10% 수준에 불과한 보유세는 높이고 지나치게 높은 거래세는 낮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선거를 의식해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서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종부세 과세대상의 3분의1이 집을 3채 이상 갖고 있다.”면서 “이런 사람들이 내야 할 세금은 깎아주면서 그로 인한 세수부족을 메우기 위해 1700만 모든 주택보유자가 내는 재산세를 올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현행 종부세 골격을 유지해야 하며 그 대신 등록·취득·양도세 등 거래세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종부세 도입에 관여했던 전직 관료도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 부과만으로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보유세의 일환으로 종부세를 도입한 것”이라면서 “서울 강남 등 고가주택은 소유자의 노력보다는 정부의 인프라 구축 등에 의해 혜택을 본 만큼 적절한 과세는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도 종부세 대신 재산세를 높이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재산세율 상향은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어 실현가능한 대안으로 종부세를 국세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종부세의 세율이 미국 등에 비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를 수정하려면 과세표준이나 세율조정 가운데 한 곳만 고쳐야지 두 곳 모두 손질하면 사실상 폐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종부세 도입 당시 정부와 함께 법안을 다듬었던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종부세 개편의 후유증은 1∼2년 뒤 부동산 투기 광풍이라는 엄청난 후폭풍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종부세가 도입된 지 2년밖에 안 됐고 2017년까지 장기 로드맵이 마련돼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감세 철학을 앞세워 부유층을 위한 종부세 무력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국민에게 전파하고 있다.”면서 “경기침체 여파로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투기에 따른 집값 폭등 등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주병철 김태균 이영표기자 bcjoo@seoul.co.kr
  • [종부세 개편안 논란] “조세 정의 실천”… MB의 드라이브

    여권이 종합부동산세 완화 문제로 자중지란에 빠졌다.24일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의 엇박자만 놓고 보면 과연 23일 입법예고한 종부세 개편안이 당·정·청 조율을 거친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비판 여론에 직면한 한나라당이 재빨리 개편안 수정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원안 고수’를 다짐하고 있다. 왜 청와대와 정부는 거센 비판 여론과 여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종부세 개편을 밀어붙이려는 걸까. ●“잘못된 징벌적 과세 바로잡아야” 이에 대해 청와대는 ‘조세 정의’를 강조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종부세 개편은 이명박 정부의 공약이기도 했다.”며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징벌적 과세’는 즉각 바로잡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작품’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강 장관뿐 아니라 당·정·청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저마다 생각들이 좀 다를 수 있지 않으냐.”고 말해 개편안 입안 과정에서 강만수 경제팀과 청와대 박병원 경제수석 간에도 적지 않은 시각차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왜 꼭 지금 개편해야 하느냐는 문제에 대해 청와대는 새해 예산안을 이유로 꼽는다. 어차피 손 볼 종부세라면 내년 예산안을 확정해야 하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편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것이다. 여기엔 부동산 경기를 띄워보자는 정책 판단도 담겨 있다. 지난 9·19 부동산대책 발표 때 종부세 개편안을 함께 내놓으려 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종부세 개편이 당장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잇따르자 ‘조세 정의’를 강조하는 쪽으로 자세를 튼 셈이다. ●실무진 “일단 집토끼부터 잡고 보자” 비판여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종부세 개편을 밀어붙이기로 하기까지는 청와대 안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서관은 “청와대 안에서도 시기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다소 저항에 부딪치더라도 정권 초에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종부세 논의 과정에서 실무진을 중심으로 ‘일단 집토끼부터 잡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해 이번 종부세 개편에 지지기반 결속이라는 ‘정무적 판단’도 담겨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런 갑론을박과 관계없이 종부세 개편 추진의 제1동력은 이 대통령의 의지라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靑 일각 “여론수렴 노력 부족 사실” 이 대통령은 2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종부세 개편은 잘못된 세금 체계를 바로잡자는 것”이라며 거듭 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정무수석실 관계자는 “지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만 당위성 여부를 떠나 종부세 개편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비쳐지는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무수석실 관계자는 “한나라당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데다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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