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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文대통령 ‘新베를린 구상’ 이후 급물살 비핵화와 북·미 수교 등 포괄적 논의 中 쌍중단 등 주변국과 로드맵 공감대도“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려면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 재단에서 지난해 7월 ‘신베를린 구상’을 밝히며 ‘평화체제 로드맵’을 이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던 당시에는 현실성이 낮아 보였다. 하지만 돌아보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새롭고 명확한 청사진이었다.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가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한 뒤 종국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평화체제가 유지, 심화돼 평화 공존 상태가 공고화·제도화된 상태)을 이루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 내 종전선언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따라서 9월 유엔총회 등 정전협정 65주년인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1953년 7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듬해인 1954년 제네바 정치회의에서 처음 논의됐다. 정부는 ‘한국 통일 14개 원칙’을 제안했지만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 실시 범위, 외국군 철수 등에 대해 한국·유엔 참전국과 북한·중국·구소련(현 러시아)의 이견이 커서 결렬됐다. 남북은 1990년부터 2년간 진행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발효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 “정전 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이런 평화 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1997년부터 2년간 실시한 ‘4자회담’(남·북·미·중)은 북한이 ‘미·북 간 평화협정 체결’ 및 ‘주한미군 철수’를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결렬됐다. 평화체제의 관문 격인 종전선언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10·4 선언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평화체제 로드맵은 11년 후 판문점 선언에서야 구체화됐다. 처음으로 북 비핵화 문제를 포함시켰고 전쟁의 종식과 단계적 군축을 담았다. 정전 체제 종식을 위한 청사진도 명시했다. 한마디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합판’인 셈이다. 그간 주변국도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을 내놨다. 지난해 남북에 전한 러시아의 방안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비확산을 공약하고 한·미 양국이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식이었다. 중국은 더 나아가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쌍중단’(북 핵·미사일 개발 및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의 병행)을 주장해 왔다. 실제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발표하고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한·미 양국도 오는 8월 진행하려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을 유예했다. 어느 정도는 주변국의 제안이 현실화됐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설명하지만 군사적 신뢰 구축, 군비 통제가 또 다른 축”이라며 “이런 점에서 그간 한반도의 분단, 전쟁, 냉전은 동북아 지역 질서를 대립으로 나가게 하는 계기였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의 다자 간 안보협력이 함께 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신뢰 상징’ 유해 송환… 비핵화 논의 속도 앞당길까

    북·미가 미군 유해 송환·발굴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면서 다음 단계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등에 대한 후속 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 달여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동성명 4번째 조항인 미군 유해 송환이 이뤄진다면 북·미가 신뢰를 바탕으로 비핵화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15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1~3번 조항인 북·미 관계 개선이나 북한의 비핵화 등 합의는 포괄적이고 모호할 뿐 아니라 그 실행과 검증이 오래 걸리는 어려운 사항”이라면서 “반면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가장 빨리, 그리고 가시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 미군 유해 송환”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비핵화보다 비교적 쉬운 미군 유해 송환을 마무리함으로써 정상회담 약속 이행이라는 ‘명분’을 챙기는 등 북·미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유해 송환·발굴 문제가 매듭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정부는 특히 이번 미군 유해 송환 합의로 그동안 미 조야를 중심으로 제기돼온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우려와 첫 북·미 고위급 회담의 ‘빈손’ 논란 등을 잠재우고 북·미 협상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앞으로 열릴 북·미 워킹그룹 협상에서 북·미가 이견을 보이는 완전한 핵신고와 체제 보장의 선후 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을 주장하지만 북한은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느냐’, ‘북한이 약속 준수를 향한 길로 가고 있다는 징후라도 있느냐’는 질문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매우 어려운 일을 하고 있고 우리는 모두 그를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온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이날 상당히 절제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연일 기대감을 표출하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폼페이오 “미군 유해 5300여구 현장 발굴 합의”

    폼페이오 “미군 유해 5300여구 현장 발굴 합의”

    北 협의채널 재가동 인식 따른 듯… 종전선언 협상 계기 조성 분석도북한과 미국이 16일 판문점에서 영관급 실무회담을 열고 한국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발굴을 위한 큰 틀의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200여구의 미군 유해 송환과 5300여구로 추정되는 북한 내 유해 발굴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5일(현지시간) “북·미가 65주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27일 전후로 미군의 유해 송환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송환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일정, 추가 유해 발굴을 위한 조건 등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장성급 회담에 이어 이날은 유엔군사령부의 영관급 장교와 북한의 인민군 소속 동급 장교가 구체적인 일정 등 마지막 조율에 나섰다. 미측 대표단에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소속 당국자도 포함됐다고 주한미군 관계자가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북·미 장성급 판문점 회담과 관련해 “회담은 생산적이고 협조적이며 확고한 약속으로 이어졌다”며 회담의 성과를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서 이미 수습된 유해들의 송환 문제를 포함, 다음 단계들을 조율하기 위한 북·미 당국자들의 실무회담이 월요일(16일) 시작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양측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5300여명으로 추정되는 미국민의 유해를 찾기 위한 현장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CNN도 이날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 “미국과 북한이 200여구의 미군 유해를 앞으로 14일에서 21일 사이에 송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유해 송환·발굴이 급물살을 타면서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27일을 전후해 북한이 미군 유해를 인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예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띄우고 있고, 북한도 정상회담 ‘합의 이행’ 차원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유해 송환 작업이 진행될 경우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체제 안전 보장 방안을 논의한 후속 협상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북·미 유해 송환 회담을 위해 유엔사와 판문점 대표부 간의 협의 채널을 되살린 것은 종전선언·평화협정으로 넘어가기에 앞서 일단 정전체제가 정상 가동돼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유해 송환 협상을 그 자체로 끝내지 않고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협상의 계기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미군 유해 송환, 비핵화 불안 걷어내는 계기 돼야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가 한 달이 넘도록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 비핵화 시계가 멈추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어제 판문점에서 열린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장성급회담은 비핵화를 가늠할 방향추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지난 12일 유해 송환 실무회담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준비가 미흡하다며 회담 연기 및 장성급 격상을 요청했고, 미측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12 정상회담에서 전쟁포로 및 실종자의 유해를 즉각 송환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미 미군은 북한으로부터 유해를 넘겨받는 데 쓸 나무 상자 100여개를 판문점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유해 송환이 이뤄지면 북·미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토대가 마련된다. 비핵화가 더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교환 조건을 놓고 양측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탓도 크다. 현재 양측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8월의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의 중단 등의 조치를 주고받았다. 이제부터 본격화할 미사일 엔진시험장의 폐기를 비롯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내놓을 체제보장 조치를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미군 유해 송환은 미국의 대북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권위 있는 강연회인 ‘싱가포르 렉처’에서 “국제사회 앞에서 (북·미)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답지 않게 강력한 수사를 쓴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담은 친서를 공개한 데 이어 14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은 훌륭한 협상가”라면서 “나는 평화를 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듯한 의미를 담고 있다. 북·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워킹그룹 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 국무부 관계자들과 만난 뒤 “북·미 협상이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비핵화 회의론이 확산되고 부정적인 대북 기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동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북·미는 과감한 조치를 통해 신뢰를 높이고 비핵화를 추동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촉구한 ‘올해 안 종전선언’은 미국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다. 미국의 결단이 필요하다.
  • 美 “先 비핵화·後 체제보장” 재강조… ‘종전선언’ 이견 좁힐까

    美 “先 비핵화·後 체제보장” 재강조… ‘종전선언’ 이견 좁힐까

    비핵화 완료까진 대북제재 유지 靑, 연내 종전선언 추진 ‘잰걸음’미국이 ‘선(先) 비핵화, 후(後) 평화체제 구축’ 원칙을 명확히 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남·북·미가 ‘종전선언’을 둘러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했을 때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평화체제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평화체제 구축의 전제 조건으로 ‘선 비핵화’, 즉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의 요구대로 비핵화에 얼마나 성의를 보이느냐에 따라서 연내 종전선언과 북·미 관계 정상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8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체제 안전 보장의 ‘동시 추진’이라는 보다 유연한 비핵화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즉 북한의 완전한 핵신고에 이어 국제사회의 사찰·검증, 이후 단계적 핵폐기로 이어지는 ‘FFVD’ 입구에 북한이 발을 들인다면 미국도 체제 보장을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 정부가 선 비핵화, 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틀에서 유연해진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동시적 추진 원칙을 밝힌 만큼 북한도 이에 대해 성의 표시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밑 접촉과 실무협상을 통해 북·미가 비핵화에 첫발을 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대북 경제 제재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측의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우리는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 제재가 (북한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동시적 추진을 언급하면서도 “경제적 제재에 대해서는 ‘예외’”라고 못박았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여건 조성 차원에서 신뢰 구축과 체제 보장 관련 ‘당근’은 가능하지만, 실제 비핵화 조치 때까지 제재는 틀어쥐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선언을 선언하는 게 우리 정부의 목표”라며 연내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 필요성에 대해서는 원칙적 공감대를 이룬 만큼 북·미 후속회담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는 내용을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6·12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가동됐던 남북 간 비공식 라인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종전선언·경제성과·2기 내각…순방 마친 文 앞의 ‘3대 난제’

    ‘비핵화 속도전’ 열쇠로 종전선언 주목… 9월 유엔총회 적기 ①북핵·종전선언 5박 6일간 인도·싱가포르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좀처럼 풀기 쉽지 않은 ‘난제’가 쌓여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변수로 부상한 종전 선언과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과, 그리고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구성 등 하나같이 해법을 선뜻 내놓기 어려운 것들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것은 물론, 이번 주 공개 일정을 최소화한 채 해법 찾기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文 “북·미 약속 안 지키면 엄중한 심판” 비핵화 후속 협상이 북·미 간 기 싸움으로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촉진자’로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싱가포르 렉처’에서 “(북·미)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중한 심판’이란 표현을 쓴 것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이상기류가 일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무 협상은 순탄치 않은 부분도 있고, 시간이 걸릴 것”(문 대통령), “더 긴 과정이 될 수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종전선언 위한 중재 보폭 넓힐 듯 ‘비핵화 속도전’의 열쇠로 청와대는 종전 선언을 눈여겨보고 있다.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지만, 이미 북한은 “종전 선언은 조(북)·미 사이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라고 강조하는 등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전 남·북·미 종전 선언을 적극 추진했던 문 대통령이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상응 조치가 과거와 같은 제재 완화나 경제적 보상이 아니라 적대 관계 종식과 신뢰 구축”이라고 말한 것은 향후 종전 선언을 끌어내기 위한 중재의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종전 선언의 적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기업 고충 가중 ②경제 살리기 하반기 최대 국내 현안은 경제 살리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경제·일자리수석 등 경제라인을 교체했고, 다음날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전격 연기하는 등 공직사회에 ‘옐로카드’를 줬다. 인도·싱가포르 순방의 무게중심도 ‘기업 기살리기’ 행보에 뒀다는 게 중론이다.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 고용지표는 물론, ‘혁신 성장’의 성과를 내려면 대기업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안팎의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된 뒤 사용자·노동자 모두 반발하는 상황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따로 입장을 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보완 대책을 마련한 뒤 청와대가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공석’ 농식품부 장관 등 3~4명 교체… ‘중폭 개각’ 무게 ③이달 내 개각 가능성 개각은 이달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선거 이전에는 최소화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았지만,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포함해 3~4명이 바뀌는 ‘중폭 개각’에 무게가 실린다.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등 사회부처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잇단 구설로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아직 ‘문민장관’은 시기상조란 목소리가 청와대 내에서 우세한 데다 군 출신 후임 장관을 찾기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유동적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비핵화 담보할 종전선언 우리가 중재 나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싱가포르 방문을 앞두고 현지 언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게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4ㆍ27 남북 정상회담의 중요한 합의 중 하나인 종전선언을 2개월반 만에 재차 언급한 것은 종전선언 추진이 자칫 표류할지도 모르는 북·미 관계의 동력을 되찾고, 비핵화를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6, 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평양 북·미 고위급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이유 중 하나도 종전선언에 대한 북·미의 의견 차이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북한 외무성이 내놓은 담화는 북측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 27일)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제기했지만 “미측이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비핵화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미국의 체제보장 의지와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초기 조치로 보고 있는 듯하다. 정전선언에 이어 수교협상 개시, 연락사무소 상호 설치 등 미국이 취할 조치야말로 북한이 불안감을 떨치고 비핵화에 이르는 안전한 징검다리가 될 것은 자명하다. 정부는 6·12 북·미 정상회담 때 남ㆍ북·미가 종전을 선언하는 방안을 기대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조만간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전 세계에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하지만 양측의 기류가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북·미가 비핵화 로드맵을 짜는 과정에서 서로가 취할 조치를 논의했으나, 종전선언이 교환 조건의 하나로 논의되고 여타 행동 대 행동에 맞지 않는 요구들을 주고받으면서 갈등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비핵화 워킹그룹을 짜는 마당에 정전협정 65주년인 오는 27일 남ㆍ북·미의 종전선언은 촉박할 수 있다. 9월 유엔 총회 때 김정은 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해 종전선언을 하는 안도 나온다. 우리도 당사자인 만큼 종전선언이 가시화할 수 있도록 다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조항을 담은 이래 종전은 남북의 소망이다. 북한,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 평화체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도 경제 건설에 걸림돌만 되는 핵을 버리기로 한 이상 과감한 조치로 미국에 비핵화 확신을 주고, 종전선언을 이뤄야 할 것이다.
  • [In&Out] ‘강도적 심리’ 주장과 트럼프의 ‘작은 선물’/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In&Out] ‘강도적 심리’ 주장과 트럼프의 ‘작은 선물’/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 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다. 4주 만에 열린 북ㆍ미 고위급회담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결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북한 외무성은 회담 후 대변인 담화를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미국의 요구를 ‘강도적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 언론도 이번 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이와는 달리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대로 북ㆍ미 고위급회담이 열린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회담에서 ‘비핵화 워킹그룹’을 구성한 것과 후속 회담 일정을 결정한 것 등은 성과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북한의 성명을 보면 고위급회담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요구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회담 직전에 미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는 점이다. 이와는 달리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는 언급은 없다. 북ㆍ미 간에 균형이 맞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순방을 앞두고 가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김 위원장에게 줄 ‘작은 선물’(a little gift)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고 본인이 직접 전달할 때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폼페이오 일행은 고위급회담에서 아무런 ‘선물’ 도 없이 북한에 비핵화에 대해 요구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한은 담화의 마지막 단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만은 실무 대화의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북의 주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북한은 불만을 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전히 기대를 가지면서 친서를 보냈으며, 결국 ‘작은 선물’이 있다는 답을 듣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작은 선물’이 선물이 되려면 북한이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회담에서 제기된 의제 중에 북한이 요구한 두 가지 의제에 해당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조ㆍ미 관계’개선을 위한 다방면적인 교류 실현, 다른 하나는 종전선언 발표에 대한 것이다. 이런 전개와 같이 그간 북ㆍ미 관계는 장애가 없지 않았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정상회담 ‘취소’(5월 24일)도 있었지만 이틀 만에 회복되었다.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양국 정상은 지속적으로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도 갈등이 표출되었지만 북은 ‘신뢰심’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며 선물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북ㆍ미 협상을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마도 북ㆍ미 관계가 난관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사에서 최근과 같이 북ㆍ미가 장기간 대화를 이어 간 적이 없으며, 양국 정상도 곡절이 있어도 여전히 서로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북ㆍ미 간에 협상이 잘되면 한반도에는 평화체제가 만들어지고 안보 외에도 많은 부문에서 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런데 북ㆍ미 관계가 조금이라도 삐걱대면 목소리를 높이고 방해하는 힘이 나타난다. 이러한 반대의 힘마저 함께 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북ㆍ미 관계 개선이 한반도에 ‘큰 선물’이 되려면 ‘강도 심리’도 뛰어넘어야 하고, 그보다 더한 장애물도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北 유해 송환 회담엔 ‘노쇼’… 유엔사에 장성급 회담 제의

    교착 우려 북미협상 돌파구 주목 유해 상자 100여개 JSA에 대기 판문점에서 12일 예정됐던 미군 유해 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한 북한이 유엔군사령부 측에 오는 15일 장성급회담 개최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교착 상태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던 북·미 협상 국면도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당초 북·미는 이날 오전 10시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정전위 소회의실(T3)에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 국방부 관계자와 유엔사 관계자 등이 기다리는 가운데 북측은 사전 통고 없이 회담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른바 ‘노쇼’(No Show)였다. 이에 유엔사 측이 북측에 전화를 걸었다. 북측은 통화에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 오는 15일 장성급회담을 개최하자’며 ‘유해 송환 문제를 협의하는 격을 높이자’는 취지를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측은 이에 대해 미 국방부에 북측의 제의 내용을 전달한 뒤 답변을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과 유엔사 간 장성급회담이 성사된다면 2009년 3월 이후 9년여 만이다. 이에 따라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기 싸움이 고조되면서 좀처럼 비핵화 후속 조치의 공감대를 좁히지 못한 채 흔들리던 대화 테이블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군과 유엔사 간에 회담 채널이 복원될지도 주목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유해 송환은 북측의 선의의 조치이자 북·미 관계 정상화의 상징적 조치라는 점에서 급을 올려 강조하는 것 같다”며 “이를 통해 미국에 종전선언 등 상응하는 선의의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군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개는 지난달 23일 판문점으로 이송된 이후 차량에 실린 채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서 20일째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은 송환식이 열릴 경기 오산시 미 공군기지에도 유해를 미국으로 보내는 데 쓰일 금속관 158개를 준비해 두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합의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제4항에서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 실종자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 실종자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명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유해 송환을 포함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들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文대통령 “주한미군은 한·미 문제… 비핵화 협상 의제 아니다”

    文대통령 “주한미군은 한·미 문제… 비핵화 협상 의제 아니다”

    연내 종전선언 목표… 북미 협의 한미훈련 중단은 신뢰 구축 조치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북핵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가 의제화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연내 종전선언이 목표임을 거듭 확인했다. 인도에 이어 두 번째 순방국인 싱가포르를 이날 2박3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유력 일간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한·미 동맹의 문제이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논의될 의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인도·싱가포르 순방에 앞서 지난 5일 이뤄졌다.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은 15년 만에 이뤄지는 한국 정상의 국빈 방문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으로 문 대통령이 역점을 기울이는 신(新)남방정책의 거점국가인 데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란 점에서 상징적 의미도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세 번째 평양 방문 이후 북·미 비핵화 대화의 주요변수로 부상한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해 “종전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등 항구적 평화정착 과정을 견인할 이정표”라며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했다. 이어 “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서는 북한,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며 현재 남북 및 북·미 간 추가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에 대해선 “대화를 지속하고자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입장을 표명했고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등 실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한·미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북한의 관심 사항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앞서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올가을 평양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가을 평양 방문을 당장 준비하기보다는 두 차례 정상회담의 합의를 이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남북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기 등을 확정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워킹그룹’ 시동… 北과 종전선언·완전한 핵검증 ‘수싸움’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북한과 비핵화 실무협의에 나설 ‘포스트 싱가포르’ 워킹(실무)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만인 오는 12일 북·미가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 송환 및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결과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맞는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국무부의 구상과 정책, 이행 및 검증 노력을 총괄할 포스트 싱가포르 정상회담 워킹그룹을 꾸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 도출을 위한 구체적 실무협상도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미측 워킹그룹 대표주자로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나선다. 또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방북했던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벤 퍼서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한국 담당 부차관보 대행(한국과장) 등이 김 대사를 뒷받침한다. 북·미 워킹그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 7일 담화에서 세 차례 언급한 ‘종전선언’과 ‘완전한 핵시설 신고·검증’을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에서 북·미 양국 간 평화적 관계 수립, 북한과 주민을 위한 안전보장 강화,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를 분명히 밝혔다”면서 “이들 각각은 병행해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그런 노력은 동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과 체제 보장, 관계 개선을 동시에 병행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북한의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따라서 북·미가 워킹그룹 협의에서 구체적 합의를 이룬다면 북·미 간 또는 남·북·미 간 연내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가 열리는 9월 중·하순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종전선언’이라는 빅이벤트를 열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9일 현지 재계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기적이 당신의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비핵화가) 하룻밤에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판타지”라며 북·미가 지속적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전문 협상가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꼭 필요한 진통… 정부가 적극 중재해야”

    “꼭 필요한 진통… 정부가 적극 중재해야”

    대화의 큰 흐름 깨지 않은 상태 北, 종전선언 속도감 요구한 셈 비핵화·제재 완화 동시 진행을‘이미 예상됐고 견고한 전진을 위해 꼭 필요한 진통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할 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6~7일 북한 평양에서 가진 북·미 고위급회담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일각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비핵화 진전은 없었지만 양측이 후속협상 방식에 합의하면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일 “미군 유해 송환이나 북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등을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키로 했다는 점에서 대화의 큰 흐름이 깨지지 않았다”며 “종전선언은 미국에 평화협정,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과 연관된 복잡한 문제여서 북측이 먼저 실질적인 비핵화·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치를 하도록 속도 조절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해 종전선언 실행 의지가 약하다고 불만을 제기한 것은 속도감 있게 가자는 뜻”이라며 “나쁜 흐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나타난 식의 우여곡절은 비핵화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협상은 쟁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이미 비핵화 의지를 밝힌 북한은 제재 완화가 절실해 앞으로 유해 송환과 같은 선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며 미국을 더욱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종전선언을 연말까지 끌고 가면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을 잃을 수 있어 오는 가을에는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오히려 빠른 비핵화 논의를 경계하는 미국 내 목소리를 조율하는 게 향후 북·미 대화에서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북한에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북한은 미국에 체제안전보장 조치를 서로 먼저 취하라고 요구하면서 입장 차가 발생했다”며 “한국이 북한에는 빠른 비핵화 조치를, 미국에는 더 큰 양보를 요청하고 양측이 이런 조치를 동시에 교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이견 노출한 북ㆍ미 고위급회담, 인내를 갖고 ‘윈윈’해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그제까지 1박2일간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완전한 비핵화’ 문제를 이행하기 위해 후속 협상을 벌였다. 미국 측은 조속히 ‘비핵화 시간표’를 마련하고 핵신고·검증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북한 측은 종전선언 발표 등을 요구하고,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반발했다. 이번 회담이 양측 간 팽팽한 입장차 속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면담도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 외무성은 회담 직후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비핵화 요구만 했으며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 27일)을 계기로 한 종전선언 발표를 요구했으나 미국이 이를 미루려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초기 단계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로 종전선언의 조기 성사를 중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측은 먼저 비핵화 초기 조치를 진행한 뒤 일정 시점에 가서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며 맞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는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해 “북한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반박해 양측 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어제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 폼페이오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합의했다”고 밝혀 3국과 북한의 관계가 6·12 북ㆍ미 정상회담 이전으로 되돌아간 분위기마저 풍기고 있다. 그나마 다행은 북ㆍ미가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하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급 회담도 조만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또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12일 판문점에서 회담을 열기로 했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와 핵신고·검증 절차 등 핵심 현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진 못했지만, 워킹그룹 구성과 실무회담 등을 열게 됐다. 북ㆍ미 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이 날을 세운 만큼 일각에서는 벌써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에 나설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동안 많은 핵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엔 최소 2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0년 말까지를 비핵화 완성의 목표치로 제시한 적이 있다. 그만큼 비핵화에 대한 과정이 지난한 게 현실이다. 북ㆍ미는 이번 회담을 교훈으로 서로 동시적·단계적 행동을 주고받으면서 대화를 차곡차곡 진전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 서로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보장을 맞교환하는 윈윈을 할 수 있다.
  • 북·미, 체제 보장 입장 차… 다시 어깨 무거워진 ‘文 운전자론’

    북, 신뢰 조성 선제적 요소 규정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 등 제안 미, 아직은 시기상조 판단 추정 靑 “첫술에 배부르랴” 회담 평가 文대통령, 중재 방법·시기 주목 청와대는 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간 회담 결과를 두고 “한반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6~7일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해법의)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한 반면 북한은 “미국의 태도와 입장은 유감스럽기 그지없다”고 비난하는 등 상반된 반응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며 비핵화 협상과 이행 과정에 이러저러한 곡절이 있겠지만 두 당사자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인 만큼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시작’은 ‘전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깊은 신뢰를 보여 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북·미 간 기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종전선언 문제가 부각되면서 ‘운전석’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도 무거워질 전망이다. 북측은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안전보장과 종전선언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음을 드러냈다. 북측은 7일 외무성 담화에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오는 27일 종전선언 발표를 제안했음을 밝힌 뒤 “(미국이)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하여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립장(입장)을 취했다”고 비난했다. 북한으로선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 등에 대한 상응 조치로 종전선언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시기상조’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전까지 청와대는 초기 비핵화 이행단계에서의 종전선언을 통해 협상 동력을 강화하고 북한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남·북·미 종전선언을 추진했었다. 다만 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의제 조율이 난항을 겪고, 미국이 종전선언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 않자 한발 물러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측이 종전선언을 ‘조(북)·미 사이 신뢰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로 규정할 만큼 비핵화 후속조치 이행의 선결과제로 들고 나온 만큼, 우리 정부의 지난한 중재 작업도 재개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이 “정부도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미국, 북한과 긴밀하게 상의하고 모든 노력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도 향후 적극적 중재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북·미 ‘비핵화 워킹그룹’ 구성 합의… 판은 안 깼다

    북·미 ‘비핵화 워킹그룹’ 구성 합의… 판은 안 깼다

    북·미, 트럼프·김정은 친서 교환 워킹그룹서 비핵화 로드맵 논의북·미는 6·12 정상회담 이후 열린 첫 고위급 실무회담에서 비핵화 및 종전선언 등에 대해 이견을 보였으나, 비핵화 실무협의를 위한 후속 협상에 합의하면서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행을 수행한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기자들에게 “북·미가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핵화 로드맵 도출을 위한 구체적 합의는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실무협상에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CBS방송은 “성 김 주필리핀 미대사가 워킹그룹의 책임자이며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벤 퍼서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한국과장 등 세 명의 국무부 인사 등이 워킹그룹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회담 후 유해 송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는 12일 판문점에서 회담을 열기로 했으며,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급 회담도 조만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6일에 이어 이날 이틀째 회담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명백히 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압박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나 역시 명백히 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답하는 등 양측은 초반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쯤까지 약 6시간 동안 회담 및 실무 오찬을 열어 협상을 이어 갔다. 6일 평양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김 부위원장과 3시간에 걸친 회담과 만찬을 함께 하며 비핵화 조치 등을 논의했다. 따라서 이들은 1박2일간 모두 9시간에 걸쳐 밀도 있는 협상을 진행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북·미 뉴욕회동 때처럼 현장 상황을 트윗으로 중계하기도 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김 부위원장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달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김 부위원장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분위기는 누그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일 오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지난 1, 2차 방북 때는 모두 김 위원장을 면담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을 동행한 미 언론의 지적이 이어지자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원래부터 없었다”고 해명했다. 북·미 간 굵직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회담 결과를 두고 미 조야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보다) 확실히 덜 낙관적이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이 ‘가장 덜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장관의 김 위원장 면담 불발을 거론하며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이해를 형성하는 데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석했다. 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것이 끝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나쁜 신호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미국이 기대를 완전히 낮추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도 “평양에서 협상이 잘 안 된 것이 확실하고,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방식의 비핵화 의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한의 전형적인 협상술일 뿐’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에 동행한 타라 팔메리 ABC방송 기자는 트위터에서 “북한 정부가 거친 성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 미 관리들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그것을 하나의 협상 전략으로 본다”고 전했다. WP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북한의 반응은 “판에 박힌 협상술로 보이며 놀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수차례 방북해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전 주유엔 미대사는 “북한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판돈을 올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깎아내리고 있다”면서 “이것은 (북한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뉴스 분석] 北 “종전선언부터” 美 “先비핵화부터”

    [뉴스 분석] 北 “종전선언부터” 美 “先비핵화부터”

    방북 폼페이오 김정은 못 만나 美 “시간표 진전” 北 “강도 같아” 12일 유해송환 협상으로 공 넘겨 北, 트럼프 정부의 조급증 간파 노골적 비판으로 주도권 노림수 판깨기 보다 협상력 키우기 분석북·미 간 6·12 정상회담 이후 첫 비핵화 고위급 실무회담이 막을 내렸다. 지난 6~7일 평양에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북한은 종전 선언 문제를 강력히 제기한 반면 미국은 이를 비핵화 후의 문제로 여겨 뒤로 미루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기대와 달리 비핵화 신고·검증뿐 아니라 미군 유해 송환,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실무회담 직후 북한 외무성은 ‘미국 측이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강요했다’고 비판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비핵화 시간표에 진전이 있었다’는 발언과 엇박자를 보였다. 예상됐던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면담도 이뤄지지 않았다. 양국 간의 이견 노출은 북한은 선 종전 선언을 요구한 반면, 미국은 선 비핵화를 위한 실질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외무성 담화에서 정전 협정 체결일인 오는 27일 종전 선언 발표를 제안했다는 것을 공개한 것만 봐도 북한의 불만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북한이 비난한 데 대해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반박하며 북한의 요구를 일축했다. 종전 선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따라 마지막 카드로 논의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북·미 양측은 협상의 ‘판’을 깨지는 않고 오는 12일 유해 송환과 관련된 후속 협상 등으로 ‘공’을 넘기면서 여지를 남겨 놓았다. 이런 움직임은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에서도 드러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베트남에 도착한 뒤 현지 재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 정상적 외교 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베트남과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북한과도 같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7일(현지시간) “북한이 이번 첫 실무회담의 결과에 대해 날 선 비판에 나선 것은 앞으로 이어질 북·미 회담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전형적인 북한의 협상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북한이 비핵화 방식에 대한 공개 ‘거부’에 나선 것은 북·미 회담의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미 정부의 ‘조급함’을 간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선 풍향계인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성과가 절실하다. 북·중 관계 변화도 이유로 꼽힌다. 김 위원장의 3차례 방중으로 북·중 간 경제 지원 뒷거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북한을 ‘대미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과 잇따른 방중으로 김 위원장은 자신감이 생겼고 북·중 관계 복원으로 숨통이 트였다”면서 “하지만 11월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변할지 예상할 수 없으니 판을 깨기보다는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고자 치열한 수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4자 종전선언과 남북 주도의 평화체제 구축/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전 통일부 차관

    [열린세상] 4자 종전선언과 남북 주도의 평화체제 구축/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전 통일부 차관

    남북한은 46년 전인 1972년 7월 자주적 통일 원칙에 합의했다. 이것이 남북한 관계를 규율하는 제1의 원칙이다. 한반도 분단은 우리 민족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외세에 의해 결정됐다. 그러나 그들은 한반도 통일에 관심이 없다. 우리가 스스로 하지 않으면 통일은 이루어질 수 없다. 한민족 자주적 통일의 전제는 한반도의 평화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평화가 파괴되면 주변국들은 그냥 구경만 하지 않는다. 남북한이 평화를 위협하면 외세 개입의 초청장을 발급하는 것이나 같다. 6ㆍ25와 북한의 핵개발이 이를 증명한다. 남북이 평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주적 통일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남북한은 계속해서 평화를 말해 왔지만, 아직도 진정한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동안 몇 차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이 있었으나 모두 성과 없이 끝났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 이후 종전선언의 주체에 대해 논란이 있었고,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중국이 종전선언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또한 종전선언 이후 한반도 평화 유지에 대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다. 통상 종전(終戰)은 평화협정의 구성 요소이기 때문에 평화협정과 분리하지 않았다. 이러한 틀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면 주요 전쟁 당사자였던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어떠한 형태로든 참여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분리한다면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종전선언은 전쟁 상태를 종결시키는 행위다. 따라서 그 주체는 전쟁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던 당사자들이다. 6ㆍ25전쟁은 정확히 말하자면 남북한 간의 전쟁에 미국과 중국이 참전했으니 실질적으로는 4자 전쟁이었다. 따라서 남·북·미·중 4자가 종전선언의 주체가 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한반도 평화체제에서 종전선언이 분리되면 남는 과제는 한반도의 장래 문제를 규정하는 일이다. 그 첫째는 전쟁 당사자 간 적대관계를 정상관계로 전환하는 일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양자 간 국교수립 문제인바 다자간 협상에서 다루기에는 부적절하다. 한·중 수교는 이미 끝났고, 현재 북·미 간 관계정상화 문제가 남아 있다. 6ㆍ12 북·미 정상회담에서 관계개선을 해나가기로 약속한바 양자가 이 문제를 다루어 나갈 것이다. 둘째는 장래 한반도에서의 평화보장과 통일의 문제가 남는다. 이는 한반도 평화 유지와 경계선 관리, 군사적 신뢰 구축, 군축 등을 실현하는 문제와 남북한 관계를 설정하는 문제로 구성된다. 이는 남북한 문제이고 남북한이 주도해 풀어야 한다. 이것을 다자체제로 다루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우스운 일이다. 만약 이러한 문제를 다자 틀로 다룬다는 것은 주변 외세에게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지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한반도의 장래 문제를 관리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한민족 남북한이 주인이고 남북한이 당사자인 것이 타당하다. 이것이 남북한 간 합의 정신이기도 하다. 우리가 필요해서 주변국의 협조를 구할 수는 있지만, 이것은 한민족의 재량권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그러한 힘과 책임의식 없이는 평화체제를 수립할 수 없다. 한반도의 실질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반드시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체제는 사상누각이고 위험하며 통일도 어려워진다.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한 만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해야 한다. 비핵화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장돼야 한다. 남북한은 평화협정을 체결하더라도 그 관계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임이 분명하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한반도 영구 분단의 빌미를 주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편의적으로라도 한민족 2개 국가론을 주장하는 것을 경계한다. 남북한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특수관계를 바탕으로 민족 정체성을 공유하면서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 공동체를 강화한다. 이런 방향에 대해서는 남북한 간에 이미 대강의 합의가 있다.
  • 북·미, 비핵화 후속협상 사실상 개시

    북·미, 비핵화 후속협상 사실상 개시

    핵무기 신고 등 로드맵 관심 北 안전보장 등 풍향계 될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고위급 협의를 위해 방북을 앞둔 가운데, 양국의 의제 실무팀이 1일 판문점에서 회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약 3주간의 접촉 준비가 끝나고, 사실상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협의가 시작된 셈이다. 이들이 정상회담 이후 19일 만에 후속 협상에 나서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재가동되는 모습이다.1일 대북 소식통은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지난주 방한해 오늘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6일쯤로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앞서 사전에 실무적인 조율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북·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양 정상의 대리인 자격으로 의제 조율에 나선 바 있다. 이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후속 고위급 회담에 다룰 의제를 조율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북한이 핵무기·핵물질·핵시설에 대한 신고·검증 등을 담은 비핵화 로드맵을 대략적이라도 제시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산실인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 송환 등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주한미군 측은 이미 유해 송환을 위해 100개의 나무상자를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보냈고, 유해를 미국으로 옮기기 위해 금속관 158개를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준비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비핵화 및 대북체제안전보장을 교환하기 위한 협상 속도를 가늠하는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상이 기대보다 지체되면서 상황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론도 나왔다. 또 후속 고위급 협상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가 북한 고위급 관리로만 정해져 북한의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북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비핵화 로드맵 초기에 핵탄두·핵물질을 국외로 반출하는 ‘프론트 로딩 방식’을 여전히 주장할지,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다. 후속 협의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장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오는 7~8월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할 필요가 있고,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도 경제집중노선을 위해 빠른 제재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측이 비핵화 핵심 의제를 다루는 실무팀을 가동하면서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협의에 착수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협의 결과에 따라 ‘종전 선언’ 시기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미공동성명, ‘문재인·김정은·트럼프 프로세스’ 완성 의미”

    “북미공동성명, ‘문재인·김정은·트럼프 프로세스’ 완성 의미”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문재인·김정은·트럼프 비핵평화 프로세스’의 큰 그림이 완성됐다는 의미라는 주장이 나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북한연구학회가 서울대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2018년 하계학술회의’에서 “문재인 프로세스가 남북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문재인·김정은 프로세스로 발전했고,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문재인·김정은·트럼프 프로세스로 발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북·미 공동성명의 핵심은 양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상호신뢰구축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비핵평화 프로세스 원칙과 방향은 합의했으니, 실무협상에서 단계별 이행로드맵을 만들고 실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비핵평화 프로세스는 과거처럼 ‘안보 대 경제’ 교환이 아니다”며 “미국의 우려 사항인 비핵화와 북한의 요구사항인 체제안전보장을 ‘안보 대 안보’ 교환 방식으로 일괄타결하고 순차적으로, 또 빠른 속도로 동시 행동원칙에 따라 이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만간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 선언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 교수는 이번 협상 국면이 실패를 거듭했던 과거와는 다르다고 했다. 북핵문제 해결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임계점에서 협상을 시작했고, 따라서 실패시 군사적 옵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남·북·미 지도자들이 임기 초반인데다, 직접 나서 먼저 합의하고 선행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심하고 경제우선의 발전 노선을 채택한 것도 향후 합의 이행 구속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간 핵무기가 북한 체제유지의 ‘만능의 보검’이었다면 이제는 북·미 적대관계 해소가 북 비핵화, 국제사회 편입, 개혁·개방을 추동할 수 있는 만능의 보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베트남이 본격적으로 개혁·개방을 할수 있었던 것도 대미 적대관계를 해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조남훈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스라엘 등의 사례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평화협정까지 북한의 국방비가 급격히 축소되지 않겠지만 평화협정 후에는 경제 집중 전략을 위해 국방비를 꾸준히 축소해 나갈 수 있다”며 “평화협정 체결 후 통일 전까지,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5~8% 수준(2015년 24.07%)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 관계개선·철도 급류… 북미, 미군 유해송환 준비 착착

    남북, 관계개선·철도 급류… 북미, 미군 유해송환 준비 착착

    27일로 남북 정상회담(4월 27일)이 열린 지 두 달, 북·미 정상회담(6월 12일)이 열린 지 보름이 됐다. 지난 두 달간 남북 간, 북·미 간 후속 조치들이 복잡다기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과연 대북 관계가 분야별로 어떤 지점까지 진전됐는지 단번에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남북 및 북·미 관계의 진전 상황을 정리해 봤다.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계 개선, 군사긴장 완화, 북 비핵화 등 세 부문으로 정리된다. ‘남북 관계 개선’ 부문은 남북 고위급회담, 체육회담, 적십자회담, 철도협력 분과 회담 등에서 후속 합의들이 이뤄졌고, 현재 대부분 이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27일엔 지난 22일 적십자회담의 합의 결과에 따라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8월 20~26일)를 준비하기 위해 남측의 현지 시설점검단이 금강산으로 파견됐다. 통일부·대한적십자사·현대아산 관계자, 협력업체 기술자 등 20명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온정각, 발전소 등 관련 시설을 29일까지 점검한다. 지난 19~22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위해 남측 기술자들이 출퇴근 방식으로 방북해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와 교류협력협의사무소에서 전기·설비·건축 등 공사 준비작업을 진행했다. 이달 말까지 개·보수 공사에 착수하고 8월 중순에 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여는 게 목표다. 지난 18일 체육회담에서는 7월 4일 평양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를 열기로 했고, 오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8월 18일~9월 2일) 개·폐회식에서 공동으로 입장하는 한편 일부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키로 했다. 동해선·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도 지난 26일 철도협력 분과 회담에서 청사진이 나왔다. 7월 24일부터 경의선 북측 구간에 대해 현지 공동조사를 시작하고, 7월 중순에는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 구간에 대해 공동 점검키로 했다. 다만 판문점 선언의 ‘군사 긴장 완화 부문’은 상대적으로 이행 속도가 빠르지 않다. 지난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 및 전단 살포 중지 합의가 이행됐지만, 비무장지대(DMZ)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지대화의 경우 지난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 회담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판문점 선언의 ‘비핵화 부문’은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재확인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북은 지난 4월 이미 핵실험·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한다고 선언했고, 5월에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선제적으로 폐기하면서 핵탄두의 개발을 멈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싱가포르 공동선언 직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측이 미사일 발사 시험장을 곧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북한은 아직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 공동선언 4조에 명시된 6·25전쟁의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주한미군 측은 유해를 넘겨받기 위해 나무 상자 100여개를 판문점을 통해 북에 전달했고, 오산 미군 기지에는 유전자(DNA) 검사를 위해 유해를 하와이로 이송하려 금속관 158개를 준비해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선언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던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연합군사훈련 중단 선언을 최근 이행했다. 다음 수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 고위 인사 사이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 후속협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후 2주간 후속협상이 열리지 않자 난항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너무 조급한 기대”라며 “미 국무부 및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의제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북한도 3~6개월간 진행할 중대한 초기 비핵화 조치를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재의 충분히 빠른 속도가 유지될 경우 연말까지 종전선언을 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10% 수준까지 이뤄질 수 있다”며 “즉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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