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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10·4 선언 첫 공동행사/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10·4 선언 첫 공동행사/이종락 논설위원

    11년 전인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그리고 승용차로 평양 한복판에 닿았다. 이틀 뒤인 4일에는 노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 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8개 항을 발표했다.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하는 등 획기적인 선언이었지만 이후 보수정권이 들어서고 국제 정세가 급격히 바뀌면서 선언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10·4 선언이 회생했다.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약속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완충) 수역 조성은 2007년 선언의 ‘공동어로수역 지정과 평화수역 조성’을,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은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추진’과 맥을 같이한다.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선언 합의를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2007년 정상 선언의 4항을 보다 진전시킨 것이다. 10·4 선언 합의 후 처음으로 남북 공동 기념행사가 6일까지 평양에서 열린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종교계, 양대 노총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씨, 방송인 김미화씨, 배우 명계남씨 등 160명으로 구성된 민관 방북단이 어제 정부 수송기로 방북했다.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로 명명된 공동행사는 오늘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행사를 위해 이날 방북하는 이 대표는 “민간 교류 시발점”이라면서 “민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 마음이 하나 되는 것이 평화 공존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바람과는 달리 이번 10·4 공동행사도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남북 공동행사는 주최 측이 비용을 부담해 온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에는 북한 측 요청으로 정부가 2억 8000만원가량을 유로화로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10·4 공동행사가 민간 주도가 아닌 대부분 친여 인사들로 구성됐고, 사실상 정부 예산으로 진행되는 행사라며 비난하고 있다. 남북한 정상 간의 잇따른 평화선언에도 불구하고 민간 교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남북 간 다양한 교류가 더이상 진영 간의 시빗거리가 되지 않을 날은 언제쯤일지 안타까울 뿐이다. jrlee@seoul.co.kr
  • “美, 核목록 요구 미뤄야… 영변-종전 빅딜 필요”

    “美, 核목록 요구 미뤄야… 영변-종전 빅딜 필요”

    “다른 접근 원해… 미국과도 공감대 신고·검증 시점은 북·미 협의 봐야” 순차적 진행 통해 협상교착 최소화 폼페이오 장관 “시간게임 안 할 것”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 측에 북한에 대한 ‘핵리스트 목록 신고 및 검증 요구’를 일단 미룰 것을 제안했다.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의 원인이었던 ‘일괄적인 핵리스트 신고 후 폐기·검증’이라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하자는 것이다.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종전선언의 ‘빅딜’을 시작으로 폐기·검증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북·미 간 교착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 장관은 미 워싱턴포스트(WP)와 미국 뉴욕의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핵무기 목록을 요구하면 이후 검증을 놓고 이어질 논쟁에서 협상을 교착상태에 빠지게 할 위험이 있다. 우리는 다른 접근을 하길 원한다”며 미국에 선 핵리스트 신고 요구를 일단 미룰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WP가 4일 보도했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 기자회견에서는 “비핵화와 관련돼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상응조치를 포괄적으로 고려하면서 로드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도 있고 미국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인터뷰 발언이 미국과의 공감대 아래 나온 것임을 시사했다. 또 “구체적인 로드맵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방북 성과가 중요한 잣대가 되겠지만 비핵화 조치와 또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매칭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융통성이 필요하다”며 “융통성의 내용에 구체적으로 한·미 간 생각을 같이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도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북측의 선 핵리스트 신고 및 검증을 비핵화의 본질로 여기는 기존 관점에 어떻게 신뢰를 주입할지다. 강 장관은 “신고와 검증이 어느 시점에 들어갈지는 결국 미국과 북한의 협의 결과로서 나와야 된다”고 했다. 첫 단계적 교환 대상은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종전선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오는 7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재교착을 막으려면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순차적인 진행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까지 협의할 거라는 일각의 예측은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에서 꺼내 놓은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사찰(폐기)이든 빨리 가야 그런 과정에서 상응조치도 나오고 신뢰가 쌓이면서 속도가 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3일(현지시간)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북 비핵화 시한에 대해 “우리는 빨리하고 싶지만, 시간 게임을 하지는 않으려 한다”며 기존의 ‘2021년 북 비핵화 완료 언급’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 남북 정상의 언급이라고 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정하영 김포시장 등 민주당 경기도 기초단체장협,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동의 촉구

    정하영 김포시장 등 민주당 경기도 기초단체장협,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동의 촉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기초단체장협의회는 도내 기초단체장들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초단체장협의회는 기자회견에서 “경기도 접경지역인 김포·파주·연천·양주·동두천 지역 발전과 경기도 북부지역의 경제 번영, 경기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위해서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의회는 △판문점 선언에 대한 적극적 지지와 지원을 보낸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가 이뤄질 것을 촉구한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노력한다 등 세 가지 결의를 밝혔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남과 북 정상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양 정상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남과 북이 적극 협력하고 휴전 중인 한국전쟁을 완전히 종식하는 종전선언과 함께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여야를 떠나 접경지역 시·군 단체장들은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를 추진하고 있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김포시 등 경기도 3개 시·군과 강원도 5개군, 인천시 2개군 등 10개 시·군은 접경지역이라는 굴레로 지난 70여년간 각종 규제에 묶여 경제와 주민복지 등에서 큰 피해를 당해 왔다”며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접경지역 10개 시·군들은 평화시대 중심도시로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 촉구배경을 설명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방북 앞둔 폼페이오 “‘2021년 초까지 북 비핵화’는 내가 한 말 아냐”

    방북 앞둔 폼페이오 “‘2021년 초까지 북 비핵화’는 내가 한 말 아냐”

    오는 7일 방북을 앞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재확인하며 “북한 비핵화는 장기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중요한 것은 최종적인 목표(비핵화)를 달성할 기회를 우리에게 계속해서 제공하는 여건 아래에서 진전을 만들었다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경제적 제재의 지속적인 유지이다. 우리에게 비핵화를 가져다줄 역량을 부여할 핵심 명제(제재 유지)는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초까지 조속한 비핵화를 완성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은 시간 싸움을 안 한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를 갖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2021년에 대한 나의 언급은 내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것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정상들 간에 이뤄진 언급으로, 나는 그것을 반복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19일 북미협상의 즉각적 재개 방침 선언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무협상을 하자고 북측에 제안하면서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 문제와 관련해서도 발언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유지 필요성에 대해 완벽한 만장일치가 이뤄졌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제재 완화에 대한 적기를 어떻게 볼지를 놓고 일정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들도 유엔 결의와 그 바탕을 이루는 제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지지했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는 또 ‘북한이 종전 문제는 이미 50년 전에 해결됐어야 한다는 새로운 논평을 내놨는데, 이번 주 (방북 기간) 그 문제가 다뤄질 예정인가. 그렇지 않다면 그에 대한 반박 논리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종전선언이든 다른 문제든 협상의 진전 상황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지속해서 진전시켜 나갈 또 하나의 기회를 얻기 위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게 돼 매우 기쁘다는 정도만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북미) 두 정상 간의 2차 정상회담뿐 아니라 비핵화를 향한 길을 설계해 나가는 노력을 이어가는 데 있어 (북미 서로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 그리고 발전된 논의를 이루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나는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7일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며, 같은 날 서울을 찾아 8일까지 머물며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날 것이라고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이 전날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폼페이오 방북, 종전선언 ‘빅딜담판’ 디딤돌 돼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는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다고 미국 국무부가 현지시간 2일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을 거쳐 평양을 당일치기로 방문한 뒤 1박2일간 서울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확정됨에 따라 7월 이후 교착 상태를 보여 온 북·미 간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이란 경직된 태도를 보여 온 미국은 뉴욕 한·미 정상회담, 김 위원장 친서 전달 이후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유연성을 갖게 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예상보다 빠르게 방북하게 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은 11월 미 중간선거 전 이뤄질 공산이 커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게를 가지게 된 만큼 북·미가 추가로 내놓을 맞교환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미국은 북한에 핵 신고 리스트를 요구했으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외에 이렇다 할 체제보장 조치를 보이지 않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북한은 ‘강도 같은 요구’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발표 하루 만에 8월의 폼페이오 방북을 돌연 중단시켰다. 교착 돌파 국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의 반응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그제 논평에서 “종전은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 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종전선언 요구를 보류하는 게 아니라 종전선언만으로는 대담한 비핵화 조치로 나아갈 수 없으며 미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읽는 게 맞을 것이다. 북한이 핵 개발의 심장부라고 표현하는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위한 ‘상응 조치’, 즉 종전선언 외의 ‘플러스알파’를 얻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초 우리 특사단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을 비핵화 시한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시간표와 초기적이지만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 영변 핵시설 폐쇄까지 언급한 만큼 북한이 성의 있는 미국의 태도라고 받아들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상응 조치를 폼페이오 장관이 가방에 넣고 갈 수 있는지가 회담 성공의 관건이다. 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같은 적대관계 해소의 상징적 행동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내 강경파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조치를 폼페이오 장관의 가방에 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 靑 “북미대화 본궤도… 70년 적대·불신 해소되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확정되면서 청와대는 비핵화 대화가 본궤도에 오른 데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협상가’로서 최근 남북 및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측의 신뢰를 복원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일 “꺼져 가던 북·미 대화의 불씨를 문 대통령의 평양·뉴욕 방문으로 되살린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봤는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북·미 간 70년 적대와 불신의 세월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당초 청와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이달 중순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시기가 당겨진 데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까지 공개된 걸 봤을 때 북·미 실무조율 단계에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는 7일 밤늦게 평양에서 서울로 올 것으로 보이는 폼페이오 장관을 8일 만나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폼페이오 장관의 조기 방북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했다. 이 관계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지는 미지수”라며 “(이번에) 큰 틀에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고 나서 ‘(오스트리아) 빈 채널’을 통한 실무협상 등이 가동돼 디테일을 마무리 지은 뒤 2차 북·미 회담의 날짜·장소를 정하는 수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최종적으로 북·미 정상이 종전선언 및 비핵화 진전과 관련해 공통된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고, 종전선언은 그 뒤의 어느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종전선언 후 이뤄지는 게 순리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폼페이오 ‘당일치기 방북’…비핵화·종전선언 접점 찾은 듯

    폼페이오 ‘당일치기 방북’…비핵화·종전선언 접점 찾은 듯

    김정은과 면담 일정까지 공개… 갈등 봉합 美국무부 “한·일과 종전선언 긴밀히 논의” 폼페이오, 2차 북·미회담 최종 조율 전망 회담장소 제3국 아닌 美안방 워싱턴 유력 10월말 회담→종전선언→金 서울행 기대오는 7일 네 번째 평양 방문길에 오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등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7일 당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난 7월 6~7일 3차 방북 후 석 달여 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월 말 4차 방북에 나서기로 했다가 “북 비핵화 진전이 충분치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보류됐었다. 이번 방북은 그 자체만으로도 ‘일정한 진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4차례의 방북에 나서는 것은 (북·미 협상의) 진전과 모멘텀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갈 길이 멀지만 이번 회담에서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일치기 방북’, ‘김 위원장과의 면담’의 사전 예고도 눈에 띈다. ‘빈손 방북’ 논란이 있었던 3차 방북 때와 달리 김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까지 공개한 건 북·미 양측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해 상당 수준의 의견 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또 당일치기, 그것도 반나절 일정으로 4차 방북이 이뤄진다는 것도 북·미의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선후’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변화된 기류도 감지된다. 나워트 대변인은 그동안 ‘선 비핵화’ 조치를 내세우며 미온적이었던 종전선언에 대해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번 방문 때 그들과 만나길 고대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번 방북을 통해 세 번째 회동하게 되는 김정은-폼페이오의 만남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북·미 정상들이 담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북·미가 정상회담 개최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준비도 1차 시기보다 빨라질 수 있는 데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졌다는 점도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 이전 개최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러 채널에서 개최 장소에 대한 전망도 흘러나온다. 일단 싱가포르 등 ‘제3국’은 배제되는 기류가 짙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북한의 평양이나 판문점보다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조야 안팎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장소 선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평양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여 줄 거리가 많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백악관’이 더 꼽힌다. 북한으로서도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측면과 북·미 이벤트의 주목도를 더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10월 하순 2차 북·미 정상회담→종전선언→연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정치적 빅 이벤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미국과 어느 정도 관계 회복이 이뤄지고 서울 답방이 이뤄져야 북한도 경제 개발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靑 “美 중간선거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커져”

    靑 “美 중간선거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커져”

    “폼페이오 예상보다 빠른 7일 평양 방문” 김정은 면담 뒤 서울서 1박… 빅딜 주목미국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는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다고 발표했다. 8월 말 폼페이오 장관의 전격 방북 취소로 지지부진했던 북·미 비핵화 대화가 다시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다. 청와대는 “다음달 6일 미국 중간선거 전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7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양 방문 뒤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해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방북 결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앞서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으면 국제사찰단 참관하에 영변 핵시설 등을 폐기할 의사를 밝힌 만큼 ‘종전선언’ 등 북·미 간 빅딜이 집중 협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6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고, 8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2차 북·미 회담이) 애초 중간선거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봤으나, 폼페이오 장관이 예상보다 일찍 방북한다는 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미 사이 (비핵화를 둘러싼) 관점 차가 분명히 있어서 (북·미 회담의 시기·장소가 결정되는 등)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평화가 시작됐다

    평화가 시작됐다

    DMZ 너머 불과 2㎞ 거리에 북한군 GP 보호장구 등 20㎏ 착용 하루 4시간 수색 경계병 호위 속 폭 4m씩 조심스레 확장 軍 “최근 불발탄 등 발견 잇따라” 긴장감지난 2일 오전 11시 강원 철원군 화살머리 고지 정상의 최전방 감시초소(GP). 서울신문을 비롯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20여명의 장병들이 지뢰 제거 작업을 위해 GP 통문을 열고 북쪽으로 향했다. 장병들은 20㎏이 넘는 보호복, 지뢰화, 덧신, 헬멧 등 보호장구를 갖추고 있었다. 비무장지대(DMZ) 너머 불과 2㎞ 거리의 북한군 GP가 육안에 들어왔다. 이날 지뢰 제거 작업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출한 ‘9·19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른 조치다. 당시 남북은 DMZ 시범적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기로 합의했고, 양측은 지난 1일부터 작업에 착수했다. 군사분야 첫 신뢰 조치인 지뢰 제거 작업이 앞으로 종전선언 등 평화 정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작업은 GP 통문부터 길이 500m 1구역 수색로를 폭 4m씩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후방 경계에 6명의 수색대대 요원이 나서고, 지뢰탐지장비인 숀스테드와 예초기, 지뢰탐지기, 휴대용 공기압축기를 사용하는 장병 등이 뒤따랐다. 남북은 지뢰 제거 작업을 다음달 말까지 매일 4시간씩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현지 부대 지휘관은 “이 일대는 과거 지뢰 매설 기록이 없는 지역이지만, 폭우로 유실된 지뢰나 수류탄, 박격포탄 등 불발탄이 산재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긴장감을 높였다. 군 당국은 지난 3개월간 이 지역에서 10여개의 불발탄을 발견했다. 화살머리 고지는 백마고지 능선이 보이는 6·25전쟁 당시 격전지 중 하나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도 현장을 방문해 장병들에게 “이번 작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장병들의 안전이다. 남북한 군사적 신뢰 형성과 의미 있는 과업을 수행하는 평화 구축자로서 소명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통문 뒤로 민간인출입통제선 이북 지역에서 가을걷이에 나선 농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민통선 초소에서 2㎞ 떨어진 강원 최북단 묘장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천진난만한 표정의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뢰가 모두 사라지고 평화가 자욱해진 DMZ 일대를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노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철원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폼페이오, 7일 평양에서 김정은 만난다…당일 서울서 문 대통령도 면담

    폼페이오, 7일 평양에서 김정은 만난다…당일 서울서 문 대통령도 면담

    미 국무부 “김정은의 평양 방문 요청 수락한 것”폼페이오, 6일엔 일본, 8일엔 중국 방문 예정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7일 북한을 방문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비핵화 관련 사항을 조율하고 종전 선언,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난 뒤 당일 곧바로 서울로 이동해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번째 방북은 당일치기 일정이다. 그는 북한 방문에 앞서 6일 일본을 방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을 만난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에는 중국을 찾아,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만나 북한 문제 등 양국간 지역 및 국제적 이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나워트 대변인은 전했다. 예정된 폼페이오 장관의 `10월 방북‘ 일정이 조기에 확정됨에 따라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6일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난 뒤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 달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김 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며 방북 계획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방문에서 북한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빅딜‘ 담판을 포함해 북미 관계 개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차 “곧 만나게 될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미 협상과 관련 “우리는 지속적으로 북한과 대화하고 있고 진전하고 있다”며 “갈 길이 멀지만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글로벌 In&Out]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은 4월 판문점 회담만큼이나 역사적 회담이었다. 판문점 회담에서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중개자 역할을 했다면, 평양 회담은 한발 더 나아가 비핵화라는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미국에 세일즈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좋은 기회에 거는 문재인 정권의 남다른 의욕이 보였고, 김정은 정권도 남북 협조를 최대한 연출했다.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에 의해 실질적으로 남북은 ‘종전선언’뿐 아니라 ‘부전(不戰) 선언’까지 내디딘 형국이 됐다.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비약적으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남북이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이 따라오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북한이 개발해 둔 핵과 미사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정은 자신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명언한 의미는 크다. 미래의 핵개발 중단 자세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북한의 현재 핵무기 리스트의 신고, 폐기 일정에 관해서는 이번에도 언급이 없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볼 때 진전은 없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판단하고 그 대가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는 북·미 협상에 맡기게 됐다. 일본에선 납치 문제에 관한 북·일 상호 불신 등으로 비핵화를 회의적으로 본다. 또 한국 외교에 대한 과소 평가와 북한 외교에 대한 과대 평가가 존재한다. “북한은 한국을 이용해 트럼프에게 접근하고, 나아가 트럼프를 이용해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시각, 다시 말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일본도 그런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 초조해져서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면 안 된다”는 신중론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에 대한 평가도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비판적 견해로 기울은 것처럼 보인다. 다만 한국의 보도를 보면 일본의 신중론에는 주목하지 않고 일본도 한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논조가 지배적인 것 같다. 나는 외국의 비판적 견해가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는 점을 우려한다. 문재인 정권이 북·미 군사 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 북·미를 설득한 것은 합당하다.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관찰하는 일본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냉담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명확한데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앞질러 간 인상을 주었다. 남북 협조의 연출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주변국에 어떤 인상을 주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의 집권 기반이 견고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집권 기간 내에 비핵화 목표를 이뤄내야 한다는 한국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포스트 트럼프 정권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일 관계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원래 아베를 지지하는 우파 보수층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며 아베에게도 서두르지 말라고 권고한다. 오히려 아베의 비판세력이 과감한 대북 정책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비핵화 이후를 내다보고 대북 정책에 관한 정치적 입장과는 관계없이 일본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 남북 공동의 비핵화 프로젝트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지, 문재인 정권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과제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은 4월 판문점 회담만큼이나 역사적 회담이었다. 판문점 회담에서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중개자 역할을 했다면, 평양 회담은 한발 더 나아가 비핵화라는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미국에 세일즈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좋은 기회에 거는 문재인 정권의 남다른 의욕이 보였고, 김정은 정권도 남북 협조를 최대한 연출했다.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문’에 의해 실질적으로 남북은 ‘종전선언’뿐 아니라 ‘부전(不戰) 선언’까지 내디딘 형국이 됐다.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비약적으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남북이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이 따라오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이 개발해 둔 핵과 미사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정은 자신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명언한 의미는 크다. 미래의 핵개발 중단 자세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북한의 현재 핵무기 리스트의 신고, 폐기 일정에 관해서는 이번에도 언급이 없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볼 때 진전은 없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판단하고 그 대가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는 북·미 협상에 맡기게 됐다. 일본에선 납치 문제에 관한 북·일 상호 불신 등으로 비핵화를 회의적으로 본다. 또 한국 외교에 대한 과소 평가와 북한 외교에 대한 과대 평가가 존재한다. “북한은 한국을 이용해 트럼프에게 접근하고, 나아가 트럼프를 이용해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시각, 다시 말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일본도 그런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 초조해져서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면 안 된다”는 신중론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에 대한 평가도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비판적 견해로 기울은 것처럼 보인다. 다만 한국의 보도를 보면 일본의 신중론에는 주목하지 않고 일본도 한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논조가 지배적인 것 같다. 나는 외국의 비판적 견해가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는 점을 우려한다. 문재인 정권이 북·미 군사 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 북·미를 설득한 것은 합당하다.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관찰하는 일본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냉담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명확한데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앞질러 간 인상을 주었다. 남북 협조의 연출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주변국에 어떤 인상을 주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트럼프 정권의 집권 기반이 견고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집권 기간 내에 비핵화 목표를 이뤄내야 한다는 한국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포스트 트럼프 정권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일 관계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원래 아베를 지지하는 우파 보수층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며 아베에게도 서두르지 말라고 권고한다. 오히려 아베의 비판세력이 과감한 대북 정책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비핵화 이후를 내다보고 대북 정책에 관한 정치적 입장과는 관계없이 일본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 남북 공동의 비핵화 프로젝트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지, 문재인 정권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 전문성 없이 ‘실종전담’ 늘리기… 못 찾는 아이 더 늘었다

    전문성 없이 ‘실종전담’ 늘리기… 못 찾는 아이 더 늘었다

    지난해 9월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한 뒤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실종사건 전담팀을 확대해 사건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미발견 실종아동 수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달라진 것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로만 개선하는’ 경찰의 실종아동 수색·수사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실종아동 등 발생건수 및 조치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실종된 아동 가운데 8월까지 찾지 못한 이들은 모두 105명이다. 지난해 실종된 미발견 아동은 13명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실종자 수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남부경찰청 14명, 서울경찰청 12명, 경기북부경찰청 8명, 광주경찰청 8명 등이었다. 올해 미발견 지적장애인 실종 건수도 8월까지 73명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실종아동 대책이 “헛다리를 짚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10월 경찰청은 각 지방청과 경찰서에 실종수사 체계 개선방안을 하달했다. 지방 관할 서장·청장의 지휘권한을 강화하고 합동심의위원회와 실종수사조정위원회 등을 활용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정작 어금니 아빠 사건 당시 경찰의 실종수사 지휘체계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평가다. 오히려 이영학 사건을 단순가출로 잘못 판단해 실종수색 골든타임을 놓친 당국의 ‘비전문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경찰이 ‘전담팀 구성’이라는 외연 확대에만 힘을 쏟을 뿐 실질적인 전문가를 키우는 데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전담팀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여기에 실종사건 전담수사관이 장기간 근무하지 못하고 수시로 인사 교체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종수사에 전문지식이 필수임에도 현재는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종수사 전담팀을 만드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다수의 실종사건 전문가들이 정부기관과 공조를 이뤄 조사에 나서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종사건 전문가를 찾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실종 전담 부서에서 근무하는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사건이 벌어질 때만 보여 주기식으로 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실종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다른 연도에 비해 올해의 경우 수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실종자 수가 늘어나 보이는 부분이 있다”면서 “경찰은 실종사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北 “종전선언, 비핵화와 맞바꿀 흥정물 아니다”

    영변 핵폐기 교환카드에 반발 북·미 실무협상 앞두고 기싸움 북한이 2일 종전선언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종전선언의 가치를 낮춰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역시 종전선언과 관련해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역시 협상력 제고를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종전은 결코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며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 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6·12 조미 공동성명에 따라 새로운 관계수립을 지향해 나가는 때에 조미 사이의 교전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미국의 이른바 조선문제 전문가들 속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해주는 대가로 북조선으로부터 핵계획 신고와 검증은 물론 영변 핵시설 폐기나 미사일 시설 폐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궤변들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검증과 함께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까지 선언한 상황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의 가치를 높여 더 많은 비핵화 조치를 얻어내려는 시도를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취한 선의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종전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핵시설 폐기에 돌입하면 대북 제재의 단계적 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보는 듯하다”고 했다. 실제 통신은 “한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선차적인 공정”이라며 종전선언의 필요성만큼은 강조했다. 통신은 그러면서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폐기 의사를 밝힌 영변 핵시설에 대해 “북한 핵계획의 심장부와도 같은 핵심시설”이라고 밝혀 가치를 높게 부여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북한 매체 “종전은 비핵화 흥정물 아니다…연연하지 않을 것”

    북한 매체 “종전은 비핵화 흥정물 아니다…연연하지 않을 것”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한반도 종전은 비핵화 조치와 맞바꿀 흥정물이 아니며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북한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2일 논평했다. 중앙통신은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미(북미) 쌍방뿐 아니라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동북아시아 지역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다 부합되는 종전은 결코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며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통신은 “조미가 6·12 조미 공동성명에 따라 새로운 관계수립을 지향해 나가는 때에 조미 사이의 교전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신은 “최근 미국의 이른바 조선문제 전문가들 속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해주는 대가로 북조선으로부터 핵계획 신고와 검증은 물론 영변 핵시설 폐기나 미사일 시설 폐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궤변들이 나오고 있다”고 거론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조선 문제를 전문으로 다룬다는 사람들이 60여년 전에 이미 취했어야 할 조치를 두고 이제 와서 값을 매기면서 그 무슨 대가를 요구하는 광대극을 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논평은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체제 안전 보장이 종전선언이라는 인식이 안팎에서 굳어진 가운데 나온 강경한 반응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번 입장은 외무성 등 북한 국가기구의 담화나 성명이 아니라 관영매체의 논평 형식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 공식적인 제안이라기보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두고 미국과 협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기싸움’ 성격이 강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시론] 평화, 새로운 미래/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시론] 평화, 새로운 미래/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평양과 삼지연과 백두산 천지에서 새로 태어나는 한반도를 꿈꾸었다.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니라 식민과 분단의 역사를 관통하며 고난 속에 농익은 온전한 해방과 적극적 평화를 향한 꿈이었다.그 꿈은 분단과 냉전의 세월이 만들어 낸 민족공동체의 이질성을 조화로 극복하며 ‘제3의 길’을 찾아가는 꿈이다.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와 원한을 치유하고 화해하는 꿈이다.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각축장이 된 채 전쟁의 위기를 일상처럼 살아온 한반도에 종전을 선언하고 한라와 백두에 이르기까지 비무장지대를 확장하는 꿈이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자주성의 토대 위에 판문점·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대체하는 다자간 평화안보 체제를 구축하므로 미래의 일곱 세대가 동북아시아공동체 건설의 새 길을 열어 가게 하는 꿈이다. 그 꿈은 대화와 만남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좌절되지 않는 일상의 평화를 실현하는 꿈이요, 남북 시민들이 사회적 연대를 실천하며 평화를 만들어 가는 꿈이다. 그 꿈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구축한 김일성 주석과 선군정치로 체제 안정을 도모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핵무기 개발 완성을 공표한 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회주의경제 건설 총력화로의 이행을 선언했다. “인민에게 쌀밥을 먹이고 싶다”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 실현이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정권안정과 평화체제를 보장받고 사회주의경제 건설에 전념하기 위해 ‘미래 핵’을 선제적으로 포기하는 전략적 평화 의지를 보였다. 이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완화, 남북 및 세계경협과 평화협정체결 등 일련의 상응 조치가 취해지며 ‘현재 핵’에 대한 비핵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평양 능라도의 5·1경기장에서 행한 핵 없는 한반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15만 평양 시민들은 진심으로 환호하며 응답했다. 김일성 주석의 한반도 비핵화 유훈이 북한 주민들의 마음에 깊이 되새겨지고 있다. 평양이 사회주의 ‘정상국가’ 수도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전쟁 후 폐허를 딛고 대동강을 따라 기획된 건축도시 평양은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이루며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대규모 환영 인파와 집체공연이 보여 준 ‘동원’은 이미 시민들의 ‘일상’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구호와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구호 아래 전개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선진교육자본의 투자는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토대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국의 부족함과 초라함을 솔직한 언어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15만 평양 시민 앞에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소개하고 연설하게 한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은 이미 ‘극장국가’의 절대 유일한 패권자의 모습은 아니다. 다만 인천과 평양을 잇는 서해 직항로와 삼지연에서 평양을 오가며 바라본 북녘 땅 평양은 여전히 절대 유일한 도시로 남아 있다. 이는 국제사회의 오랜 대북 경제제재로 인해 경제개발계획의 진보를 이루지 못한 탓이다. 남북의 실사구시적 평화 염원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 평양 선언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실천적 합의서다. 평양 선언에 담긴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는 사실상의 종전선언다. 미래 핵의 포기를 위한 선제적 제안들은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선언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사업의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의 상시화는 전면적 남북 교류의 신호탄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작 ‘빛나는 조국’을 재구성해 연출한 5·1경기장 공연과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은 ‘평화, 새로운 미래’를 향한 한반도 새 역사 만들기의 출범식이다. 이제 완전하고 가시적이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평화를 향한 프로세스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강을 건넜다. 한반도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천지와 백록담의 물을 합치고 그 새로운 조화의 물에 붓을 적셔 ‘평화, 새로운 미래’를 향한 새 역사를 함께 써 나가자. 지속 가능한 평화구축을 위해 민(民)의 토대를 강화하자. 분단체제가 재생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먼저 내 마음의 분단과 냉전의식을 화해와 평화의식으로 바꾸어 내자.
  • [데스크 시각] 한반도 데탕트는 ‘불가역적인 미래‘다/안동환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반도 데탕트는 ‘불가역적인 미래‘다/안동환 국제부 차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감하는 공포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미국은 지난달 24일부터 2000억 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기존 관세폭탄을 합치면 모두 2500억 달러로 중국 대미 수출 총액 5055억 달러의 절반에 육박한다. 1100억 달러로 맞보복 중인 중국은 남은 실탄이 없다. 중국이 미국의 핵심 수출품인 대두와 자동차에 25% 보복관세를 가하지만 막대한 보조금을 쏟는 트럼프 정부에 열세다. 중국이 느끼고 있는 당혹감과 분노, 패닉은 비핵화 협상이 파국을 맞게 되면 김 위원장이 맞닥트릴 예시(豫示)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외교협회에서 공개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 얻는 건 미국의 강력한 보복뿐”이라는 김 위원장의 이례적 발언에서도 감지된다. 연일 폭언과 비난, 보복 강도를 높여 가는 총력전 양상의 미·중 무역전쟁은 ‘치킨게임’이다. 치킨게임에서는 충동을 통제하지 않고 잃을 게 하나도 없어 보이는 쪽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 ‘무식하게 용감하다’는 허세가 아니라 그 자체가 전략이다. “어떤 사내가 문을 두드려 ‘10달러를 주지 않으면 칼로 자해하겠다’고 위협한다. 그때 눈에 핏발이 서 있다면 그는 10달러를 받아 내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위협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거나 너무 허약해 보인다면 쓸모가 없다.”(토머스 셸링의 ‘갈등의 전략’ 중) 협상력이나 협상기술이란 용어가 풍기는 상식은 상대보다 지적이고 노련한 설득력을 가진 사람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소귀에 경 읽기’ 식의 고집이나 무모함, 극단적인 위협 등 비합리성이 협상의 메커니즘이 될 때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5년 게임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토머스 셸링의 ‘비합리성의 합리성’을 옹호하는 충직한 실행자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백악관에 막 입성한 트럼프에게 갈등에 물러서지 말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외교의 키워드는 이성이 아닌 ‘분노’다. 매일 아침마다 잠에서 깬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며 트위터에 울분을 쏟아낸다. 정통에서 벗어난 이단의 대통령이 벌이는 기행 같은 액션들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로 인해 게임 규칙들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핵 군축 전문가인 셸링은 참여자 모두에게 득이 되는 협상 상태를 공통의 기대치가 수렴되는 지점인 ‘포컬포인트’(Focal-Point)로 표현한다.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돌연 분노를 표출하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는 두 ‘스트롱맨’(트럼프와 김정은)의 소통을 업그레이드해 온 문 대통령은 게임이론의 ‘이기는 한 수’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린다는 옛말대로다. 북·미 협상 와중에 남북 간 데탕트(긴장완화) 시대의 전환은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은 병립할 수 없다는 이분법을 극복한 반전이다. 북한정권 붕괴와 통일대박이라는 빈곤한 상상력으로 북핵 국면을 허송세월한 게 지난 10년이었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신고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협상은 변화무쌍하다.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 방향을 틀었다. 남북은 1일 평양공동선언의 첫 군사적 이행 조치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철원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를 시작했다.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은 ‘핵 없는 한반도’라는 불가역적 미래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ipsofacto@seoul.co.kr
  • 조명균 “北 핵무기 적게는 20개, 많게는 60개 보유”

    정부 고위인사가 수치 밝힌 건 처음 작년 한미 정보당국 추정치와 같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일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적게는 20개부터 많게는 60개까지 가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묻는 질문에 “정보당국이 판단하고 있는 것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정부의 고위인사가 공개적으로 수치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앞서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보유숫자를 20~60여개로 추정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해 7월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북한이 최대 60개의 핵폭탄을 보유했다고 보도했다.한·미 정보 당국은 2016년 각종 경로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을 고농축우라늄(HEU) 758㎏, 플루토늄(PU) 54㎏으로 평가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20kt 위력의 핵탄두 1개를 제조하는 데 각각 플루토늄은 4~6㎏, 고농축우라늄은 16~20㎏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미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정보당국은 판단했다. 조 장관은 이와는 별도로 “평양공동선언의 국회 비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면서 “필요하다면 검토되는 대로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를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NLL을 넣어 오히려 진전된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핵 폐기 없는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이 남침 등 어떤 도발을 하더라도 유엔이나 미국의 개입이 불가능하고 이럴 때 우리의 안보는 무엇으로 담보하느냐”는 질문에 “도발이 있다면 그전의 협의는 무효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이 총리는 또 “북한이 핵을 지니고 궁핍과 고립을 견디는 과거로 돌아가기는 이미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데 대해 “방위비 분담금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7차에 걸쳐 협상했지만 아직은 이견이 크다”며 “합리적인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상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 태극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온다면 서울 한복판에 인공기를 휘날릴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달라진 북한의 경제 상황에 대한 질의와 답변도 오갔다. 조 장관은 “현재 북한에 460개의 장마당이 있고 늘어나는 추세”라며 “김정은 시대에 와서는 장마당 공식화, 장마당에 나가서 장사하는 사람한테 일종의 세금 같은 장세(場稅)를 걷고 있어서 사실상 공식화됐다고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제주 국제관함식에 전범기인 욱일승천기를 달고 참석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총리는 먼저 “올해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계기로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움직임이 활발하고 제주 관함식에 일본 자위대 함정이 오는 것은 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식민 지배의 아픔을 기억하는 한국인의 마음에 욱일기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것은 일본도 좀더 섬세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해병대를 시켜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도록 하겠다’는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장병의 노고를 쉽게 생각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 동력… ‘톱다운’ 방식 합의 상상 이상”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 동력… ‘톱다운’ 방식 합의 상상 이상”

    본지 평양 정상회담 전문가 좌담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관련 내용이 사상 처음으로 포함된 남북공동선언문을 타결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신문은 1일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실장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좌담을 통해 9·19 평양 남북공동선언의 내용을 분석·평가하고 향후 비핵화 협상을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상연 정치부장의 사회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좌담에서 대다수 전문가는 9·19 평양공동선언을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비핵화 로드맵의 불투명성과 남북 간 군사 분야 합의에 따른 안보 불안 우려를 제기했다. 정상들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의 전례 없는 협상 구도가 학자들의 예측을 뛰어넘는다고 토로하는 전문가도 있었다.→9·19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현욱 우선 군사 분야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상호 간 적대행위 금지, 무력 사용 금지부터 북방한계선(NLL), 비무장지대(DMZ)까지 세세한 부분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을 상당히 낮췄다. 예를 들어 상호 간 경고 방송 등 다단계 절차를 만들어 우발적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도 낮췄다. 절차상에서 이미 남북 간 종전 상태를 만드는 데 상당히 기여한 군사적 합의가 나왔다. 이걸 앞으로 어떻게 실제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남북이 서로 군축하는 데 미국 입장에선 우려가 있다. 남북 군축이 한·미 동맹의 약화로 가면 어떻게 하는가, 한국이 군축하면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받는 데 준비가 되겠는가, 전작권 이양 조건은 한반도 위험 감소와 한국군 역량 준비인데 군축하면 역량 준비가 되겠는가. 이런 부분은 한·미 간 조율돼야 한다.경제 협력에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상당히 의식했다. 철도·도로 연결은 연내 착공식까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정상화도 ‘조건 마련’이라는 토를 붙였다. 국제사회와 같이 가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하려는 모양새를 갖췄다. 비핵화 관련해서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완전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후 영변 핵시설 폐기인데 영변 핵시설 폐기가 선언에 포함되면서 북·미 협상을 제 궤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북·미 간 여전히 존재하는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가시적인 성과는 안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북한으로선 큰 결심을 한 것이지만 여전히 상응 조치를 미국이 먼저 하라는 부분은 좁혀지지 않았다.-김석향 9·19 평양공동선언을 보면 김 위원장도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예를 들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도 유관국 전문가가 보는 앞에서 폐기하겠다고 했다.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때는 기자에게만 보여 줬는데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다. 학습 효과는 분명히 있었지만 ‘유관국 전문가를 불러 놓고 폐기하겠다’고 딱 한 걸음만 나갔다. 진일보한 건 반가운데 딱 일보만 전진해서 북·미의 의견 차이가 좁혀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비핵화와 군사 분야 외에 보건의료, 이산가족 문제는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비핵화와 군사 분야의 합의가 정말 그대로 실행될지 의문이다. 그래도 올 가을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할지 의심스러웠지만 개최된 것을 보면 비핵화와 군사 분야 합의도 실행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는 있다. -이호령 전반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 실질적인 것, 희망과 현실과의 괴리 등 세 가지 모두 선언에 담겨 있다. 일단 현실에서의 가능성을 반영했다. 경제 협력은 다 조건부를 달았고 실질적으로 올해 안에 할 수 있는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포함시켰다. 착공식은 제재와 상관없기에 날짜까지 명확히 박았고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등 실질적 경협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조건을 달아서 영리하게 잘 빠져나가면서도 북한에게 비핵화하면 실질적 경협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줬다. 이산가족과 관련해 북한에게 요구했던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 등을 담은 것도 좋은 포인트였다. 남과 북이 다시 하나 됨을 이룬다는 것은 문화 교류에 담아 냈다. 3·1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공동 개최하면 분단되기 전 하나였던 모습을 다시 한번 축하할 수 있다. 2032년 올림픽을 공동 유치할 경우 향후 통일의 모습, 미래에 하나 되는 모습을 미리 그려 볼 수 있다.이런 소프트 이슈 중심으로는 우리의 희망과 현실을 잘 조화시켰는데 하드 이슈에서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비핵화 관련 조항 중 3항(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이 의미가 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각자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고 돼 있는데 평양공동선언에서는 ‘함께 긴밀히 협력한다’고 돼 있어 의미가 있다. 그러나 비핵화 관련 1, 2항(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후 영변 핵시설 폐기)의 경우 북·미 회담을 재개하는 유인책이 됐다고 하는데 유인책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살라미 전술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처음 언급된 건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영변 이외의 핵시설이 궁금하다. 영변 핵시설 내 플루토늄 5메가와트 원자로는 이미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영변 핵시설이 북한 비핵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처럼 됐는데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한 상응 조치를 취해도 다른 시설 폐기를 위해 또 다른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이 구사했던 살라미 전술이다. 북·미 협상이 교착되면 남한을 통해서 또다시 대화 국면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비핵화 조치를 살라미처럼 일부만 잘라서 내놓는 형국이 계속될 수 있다. 군사적 합의의 경우 남북군사공동위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하기로 하고 하지 않았던 것인데 26년 만에 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남북기본합의서가 논의될 때는 북한 핵이 초보적 단계였고 의심만 가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엄청난 상황에서 남북군사공동위를 운영한다는 게 문제다.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재래식 전력 부분에서 신뢰를 구축하자는 건데 균형이 맞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비핵화 부분에서 동결 등 아무것도 안 된 상태에서 그나마 갖고 있는 군사적 억제력을 줄인다는 것인데 평양 이남에 북한 전력의 70%가 집중된 상황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를 중심으로 이를 확장시킨다는 건 이론적으로 그럴싸해 보여도 실제 전력 운영 면에서는 이론과 차이가 있다. 상호 적대 정책을 중단하고자 해상, 공중, 육상에서 여러 조치를 취한다고 하는데 중요한 건 실제로 지키고 있는지 검증하는 문제다. 검증 체계에 대해 먼저 합의하고 육·해·공에서 합의를 이행할 때 보다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김정 큰 그림을 보는 게 중요하다. 지금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프로세스다. 관료적 프로세스와 속성이 다르다. 지금까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관료적 프로세스로 운영됐기에 합의와 이행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관료적 프로세스의 기본 속성은 위험 회피 전략으로 가는 것이다. 현상 유지에 유리한 구조지만 현상 타파는 어렵다. 지금은 정치적 프로세스, 그것도 선출직 최고위 정치인들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프로세스다. 정치적 프로세스가 현상 타파에 유리하고 정치인이 하는 선택의 기본적 속성은 위험 회피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현상 타파가 안 되는 것이다. 학자 입장에선 예측하기 어렵다.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안보 질서와 관련해서 예측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졌지만 예측하지 못한 획기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시점에 있다고 봐야 한다. 평양공동선언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핵무장국을 상대로 우발적 형태로 생길 수 있는 국지적 충돌 요소를 줄였다는 점은 좋은 의미에서 투자라고 생각한다. 운영적 군비 통제에서 구조적 군비 통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치가가 위험 감수를 한 측면에서 비춰 보면 대담하게 잘한 거다. -고유환 판문점 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비핵 평화 프로세스가 말 대 말 공약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교착 국면에 빠졌다. 남한이 나서서 가을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빨리 당겨서 초가을에 성사시키면서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 불어넣었다는 의미가 있다. 또 톱다운 방식이라는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프로세스가 가동되기에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진전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4·27 판문점선언이 6·15나 10·4 공동선언에 비견되는 강령적 합의여서 이번 선언에는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한 합의 정도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강령적 선언으로서의 9월 평양공동선언을 만들어 냈다. 남북 사이에서 군사적 적대행위 종식, 전쟁 없는 한반도 관련 합의를 끌어냈다. 목표 시점과 세부 일정까지 매우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고 이대로 이행된다면 사실상 남북 사이에 종전선언에 해당된다 할 만큼 재래식 군비 통제가 이뤄졌다. 남북 사이에서 할 일은 하고 북·미 사이에서는 전략무기에 해당되는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 과거 핵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남북 관계도 연동돼서 풀리지 않았는데 이번엔 남북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비핵화를 추동했다.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확인했고 남북 간 신뢰가 높아졌다. 북한은 선언문의 비핵화 관련 두 번째 조항에서 자기들이 취할 비핵화 초기 조치를 밝혔다. 미국은 핵 신고·검증이 비핵화의 초기 조치라고 얘기했는데 북한이 상응 조치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스스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북·미 회담에서 다룰 의제 중 하나인 비핵화 초기 조치의 내용을 공개했다. 북한이 남북 간 신뢰를 통해 비핵 평화 프로세스의 모멘텀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이호령 실장은 북한이 살라미 전술을 취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고유환 교수는 행동 대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를 바라보는 양극단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지점이 교착의 가장 큰 부분 같다. -김석향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고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어떤 미래를 꿈꾸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의도를 했든 안 했든 간에 과거 행적부터 묻고 넘어간다. 그런 면에서 지금 김 위원장이 비핵화 진짜 할 거라고 말해도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의 짐을 다 가지고 있는 거다. -고유환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에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나열돼 있는데 북한은 둘을 의도적으로 연계해서 동시 행동 원칙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이행한다는 복안을 갖고 포함시킨 것이다. 살라미로 간다는 건 한꺼번에 다 해결할 수 없으니까 단계적으로 간다는 뜻이다. 지금은 오히려 북한이 어차피 비핵화를 할 거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북한은 빨리하고 싶은데 미국은 시간 조절을 하고 있다. 기존 고정관념으로는 지금의 판을 읽어내기 어렵다. -이호령 살라미 전술이냐 아니면 행동 대 행동으로 봐야 하냐의 문제인데, 톱다운 방식으로 정치적 합의가 진행되면서 알게 모르게 만들어지는 컨센서스가 있다. 즉 북한 핵무기를 일정 부분 반출해 주면 북한 핵위협이 감소하고 평화가 올 것이라는 건데 실제 맞는지 짚어 봐야 한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를 살라미로 여러 개 쪼갤 수 있다. 영변 핵시설 안에서도 플루토늄과 우라늄, 영변과 영변 이외의 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도 A·B·C 지역. 대북 제재 해제라는 보상의 보따리는 그만큼 나누기 어렵다. 나눌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며 나중에 취소할 수도 있다고 무게감을 낮춤으로써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데. -김현욱 종전선언이 단순한 정치적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 이건 남·북·미 정상이 서명하는 것이다. 국제법보다 더 큰 구속력이 있다.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세 수반이 서명한 종전선언문에 담긴 내용은 추후 더 큰 굴레가 될 수 있다. 2018년 종전선언문에 세 수반이 서명한다면 1953년 정전협정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질 것이다. 그걸 알기에 미국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해한 것처럼 쉽게 깰 수 있는 정상 간 서명에 기반한 합의서는 아니다. -김정 종전선언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기술적으로는 맞다. 종전선언을 한 다음에 북한이 마음에 안 들면 취소하면 된다. 단 종전선언을 하고 취소하면 비용이 발생한다. 기대가 좌절된 남한 국민들의 회의, 한·미 동맹에 부담, 북한의 핵 집착 가속화 등의 비용이 생긴다. -이호령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절대 후퇴할 수 없다. 그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이라는 용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면 당연히 한·미 동맹이나 유엔사 해체와 상관없고 북한이 합의 사항을 어기면 후퇴할 수 있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하고 나면 영향력이 생긴다. 정치적 선언이라고 하지만 정치적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종전선언이 갖는 영향력 때문이다. 예컨대 인권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인권선언이 발표된 후 인권법이 만들어지고 유엔에서 인권위가 활동하며 모든 걸 구속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종전선언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가는 첫 번째 길이긴 하지만 종전선언이 평화협정 체결을 곧바로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고유환 종전선언이 나오게 된 배경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종전선언 외에는 북한을 비핵화로 추동해내기 어렵겠다고 생각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평화협정 없이도 북·미 수교로 갈 수 있는 구도에서 본다면 지금의 비핵화라든가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가는 ‘의무통과 지점’이 종전선언이다. 이걸 통과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다. 또 북한은 내부 설득을 위해 종전선언이 필요하다. 북·미 적대 관계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고 했으니 적대 관계가 해소돼 핵을 버리자고 설득하려면 해소 징표로서 종전선언이 필요한 것이다. 김정은 체제에서 정책 전환을 할 수 있는 만능의 보검이 과거에는 핵이었다면 지금은 종전선언이다. 종전선언을 가져야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북한이 매달리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안 주고 비핵화를 추동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리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심판대 선 트럼프와 북미 대화… 상원은 공화, 하원은 민주 우세

    심판대 선 트럼프와 북미 대화… 상원은 공화, 하원은 민주 우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중간선거(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가 오는 11월 6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이제 35일 뒤면 미국의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1가량인 35명, 주지사 36명을 새로 뽑는 초대형 정치 이벤트가 열린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난해 출범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를 중간 평가하는 동시에 2020년 차기 대선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의 과반 의석을 민주당에 빼앗긴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차기 대선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기조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해 좌초될 수도 있다. 트럼프라는 막강한 정치 아이콘의 레임덕 직면도 배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북한 비핵화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11월 중간선거와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참패한다면 북·미 대화의 ‘판’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워싱턴 정가는 관측하고 있다. 미국 내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북한과 ‘극한’ 대립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반도의 평화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최소한 ‘상원’의 과반이라도 사수하는 게 훨씬 안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1. 민주, 과반 탈환할까 하원 경합 39석 중 11석만 확보해도 승리 상원은 35석 중 26석 사수+2석 빼앗아야 현재 상원 51석, 하원 236석으로 양원 모두 과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공화당은 ‘하원’을 빼앗길 위기에 직면했다.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를 종합·분석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평가에 따르면 435석의 하원 의석 중 민주당은 안정 의석 174석·우세 33석으로, 모두 207석을 확보했다. 따라서 경합 지역 39석 중 11석만 차지한다면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층의 높은 결집률이 다수 현역의원의 공화당 선거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20~40석 사이를 추가 확보해 하원 지도부 장악이 유력시된다”고 내다봤다. 폴리티코 등 나머지 예측 기관들도 현재 민주당이 202~207석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면서 30~40개 경합 지역에서 민주당이 10여 군데만 승리하면 과반(218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원 선거는 양상이 다르다. 현재 51(공화) 대 49(민주)로, 간신히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수성이 예상된다. 올해 선거 대상 35석 중 민주당(무당파 포함) 지역구가 26석이나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상원을 뒤집으려면 26석 모두를 지키고 공화당 지역구를 2곳 이상 빼앗아야 한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 정가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상원은 수성하고 하원만 빼앗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미국의 지난 100년간(21번) 중간선거에서 현역 대통령과 집권당의 승리는 딱 세 번 있었다. 경제공황이 몰아치던 193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 시절, 미국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9·11 테러로 미국의 안보 위기의식이 극에 달했던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시절뿐이었다. 2. 북·미 협상 앞날은 공화 완패 땐 위기 돌파 위해 판 흔들수도 “한반도 평화 관점선 공화 상원 수성 유리”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도 미국의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 정책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공화 양당은 모두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과 영변 핵시설의 폐쇄·검증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트럼프 행정부도 종전선언 등 일정 부분의 화답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북·미가 비핵화에 대한 첫걸음을 한발 더 딛게 되면 앞으로 북한의 전면 핵사찰, 핵탄두 폐기·반출 등 큰 틀의 변화와 협력,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예측할 수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러시아 스캔들의 강력한 수사와 반이민 행정명령·보수 법관임명 반대, 멕시코 장벽 비용 삭감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반대하고 나서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몰리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용으로 대북 정책의 ‘판’을 크게 뒤흔들 가능성도 커진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간선거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또다시 말 폭탄과 군사 옵션을 들먹이며 긴장을 고조시켜 국내 정치 국면을 전환하려 할 수도 있다”면서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완패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3. ‘트럼프 리스크’ 변수 호황에도 러 스캔들·폭로전에 지지율 뚝 캐버노發 ‘미투’ 확산… 여성 표심에 달려 미국은 현재 경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4.2%를 기록하며 지난 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지난 7~8월 두 달 연속 3%대에 머무는 등 완전고용 상태를 이어 가고 있다. 경기가 호황이면 현직 대통령과 여당이 중간선거에 유리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트럼프 리스크’가 경기 호황의 반사 이득을 다 까먹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개인변호사로 활동했던 마이클 코언은 지난달 뉴욕연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개인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도 유죄를 인정하고 특검 수사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이 유죄를 선고받은 혐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무관한 개인 혐의였지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과 러시아 스캔들 등에 관한 핵심 정보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검찰에 내놓을 발언이 더 중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찾아낼 수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과 불안정성에 대한 폭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리로 알려진 한 익명 기고자가 지난달 5일 뉴욕타임스에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세력(레지스탕스) 중 일부’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불과 하루 만에 조회 수 1000만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 간 갈등설을 폭로한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출간이 맞물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미투’ 운동도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고집을 절대 꺾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지시했다. 이는 ‘미투’의 불길이 중간선거로 옮겨 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중간선거의 승패 여부가 ‘여풍’(女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8월 31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여성이 66%로, 남성(54%)보다 12% 포인트나 높았다. 따라서 여성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공화당에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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