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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째 병원파업…병원교섭 최종권고안 제시

    병원파업 11일째인 20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병원 노사에 대한 직권중재 회부 결정에 앞서 마지막 조정에 나섰다.이에 따라 노·사·정은 이날 밤샘 조정 협상을 벌였다. 중노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중노위 조정회의실에서 노사 대표를 참석시킨 가운데 핵심 쟁점 조정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중노위는 조정에 들어가기 전 노사 대표를 차례로 면담,쟁점에 대한 입장을 확인한 뒤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수용을 강력히 권고했다. 중노위 관계자는 “직권중재 회부 결정에 앞서 마지막으로 노사의 입장을 확인,최종권고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중노위의 최종권고안을 통보받은 사측의 관계자는 “노조가 토요진료 부분을 양보하면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으며,노조측 관계자도 “사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할 경우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타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조정의 최대 쟁점은 주5일근무제에 따른 토요근무 여부와 생리휴가 유급처리 문제다.노사는 그동안의 교섭을 통해 산별기본협약과 의료의 공공성 강화,산별최저임금 부분에 사실상 합의했지만 토요근무와 생리휴가 유급화를 놓고 팽팽히 맞서왔다. 노조는 기존의 ‘토요휴무’ 입장에서 ‘6개월 한시적 토요 격주근무제’로 한발 양보했으나 사측은 ‘상시 50% 진료기능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또 주5일근무에 따라 오는 7월부터는 생리휴가가 법적으로 무급으로 바뀌게 되지만 간호사 등 여성근로자가 많은 병원노조는 종전처럼 유급휴가를 주장하고 있고,사측은 생리휴가 유급화 대신 월정액 수당 신설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한편 중노위는 지난 18일 “노사 자율교섭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19일 직권중재 회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19일 직권중재 회부 결정을 보류했다.그러나 민주노총은 “직권중재 회부를 결정할 경우 총력투쟁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2차 총력투쟁 일정도 23일로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주한美軍 감축 파장] 용산기지협상 결렬 안팎

    7·8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제9차 미래 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는 당초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회담 초기의 전망과 달리 결렬됐다.미합의된 논의 사항은 모두 다음 회의로 넘겨졌다. ●‘미군 감축문제가 선결돼야’ 회의가 결렬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주한미군 감축문제였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국방부 권안도(육군 중장) 정책실장은 “이번 협의에서 주한미군 규모 조정이 있을 때는 재협의할 수 있도록 포괄협정(UA)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주한미군 감축 협상의 결과를 FOTA에 적절히 반영키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공부지 면적을 정하는 협상에서는 미측이 용산기지 이전부지로 확정된 오산·평택기지 312만평에 추가로 50여만평을 더 달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우리측은 제공 부지가 감축 규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결국 제공 부지 협상은 주한미군 감축규모가 구체화된 뒤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양측은 또 현대전에 필요한 컴퓨터·통신 등 첨단 정보장비인 지휘정보자동화체계(C4I) 비용에서도 이견을 보였다.우리측은 현재 용산기지 시설 수준에 맞춰 비용을 대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측은 새로운 기능에 걸맞는 최신 시설을 요구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전 비용은 포괄협정에 담기로 30억∼50억 달러로 추산되는 이전 비용은 UA에 넣기로 했다.정부 조약 성격인 UA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그동안의 협상에서 비용은 UA보다 하위 개념인 이행합의서(IA)에 담길 예정이었다. 부지 문제 등을 논의할 차기 회의는 미측의 요청으로 ‘약식 FOTA’ 형태로 ‘경량화’된다.수석대표는 지금처럼 정책실장이 맡지만,종전 10여명씩으로 구성됐던 협상단은 절반 이하로 줄여 회의의 효율성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주한美軍 감축 파장] 용산기지협상 결렬 안팎

    7·8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제9차 미래 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는 당초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회담 초기의 전망과 달리 결렬됐다.미합의된 논의 사항은 모두 다음 회의로 넘겨졌다. ●‘미군 감축문제가 선결돼야’ 회의가 결렬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주한미군 감축문제였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국방부 권안도(육군 중장) 정책실장은 “이번 협의에서 주한미군 규모 조정이 있을 때는 재협의할 수 있도록 포괄협정(UA)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주한미군 감축 협상의 결과를 FOTA에 적절히 반영키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공부지 면적을 정하는 협상에서는 미측이 용산기지 이전부지로 확정된 오산·평택기지 312만평에 추가로 50여만평을 더 달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우리측은 제공 부지가 감축 규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결국 제공 부지 협상은 주한미군 감축규모가 구체화된 뒤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양측은 또 현대전에 필요한 컴퓨터·통신 등 첨단 정보장비인 지휘정보자동화체계(C4I) 비용에서도 이견을 보였다.우리측은 현재 용산기지 시설 수준에 맞춰 비용을 대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측은 새로운 기능에 걸맞는 최신 시설을 요구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전 비용은 포괄협정에 담기로 30억∼50억 달러로 추산되는 이전 비용은 UA에 넣기로 했다.정부 조약 성격인 UA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그동안의 협상에서 비용은 UA보다 하위 개념인 이행합의서(IA)에 담길 예정이었다. 부지 문제 등을 논의할 차기 회의는 미측의 요청으로 ‘약식 FOTA’ 형태로 ‘경량화’된다.수석대표는 지금처럼 정책실장이 맡지만,종전 10여명씩으로 구성됐던 협상단은 절반 이하로 줄여 회의의 효율성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한나라당 초·재선중심 개혁세력 뜬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9일 당선자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 개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내 권력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표는 강력한 대여투쟁을 주장해온 종전 대표들과는 달리 여야관계보다는 국민을 상대로 한 ‘민생정치’로의 전환을 당 개혁의 우선과제로 보고 있는 것 같다.박 대표의 이같은 개혁 구상은 일단 수도권 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소장개혁파가 주도하고 일부 초선의원들이 가세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3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강경파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박 대표의 당 개혁 시나리오가 여과없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소장파,당내 주류세력으로 급부상 박 대표는 오는 6월 전당대회 대표경선 출마 여부와 관련,“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며 갖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강력한 개혁·정지작업을 통해 대표체제를 굳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대표경선에서 박 대표를 지지했던 남경필·원희룡·권영세·정병국 의원 등 개혁성향의 소장파들이 박 대표의 개혁 드라이브를 앞장서 이끌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당내 세력기반이 약한 박 대표로서도 당 쇄신과 개혁을 위해서는 소장그룹과의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권영세 의원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박 대표의 노선을 지지하는 소장파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을 만나 당 개혁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해 초·재선들이 당 개혁의 중심에 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재선그룹 외에 권철현·윤여준 의원이 주도했던 ‘포럼 한국의 길’ 멤버들도 대거 박 대표 진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중진·3선그룹,관망 후 반격 가능성 남경필·원희룡 의원을 비롯한 소장그룹의 전면 배치는 주요 고비 때마다 이들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재오·김문수·정형근·홍준표·이윤성·맹형규 의원 등 3선그룹과의 ‘당권경쟁 2라운드’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이번 총선을 통해 다시 원내에 진출하는 박계동 의원도 3선그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과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응집력을 보인다.특히 당 정체성과 관련된 대여관계에 있어서는 강력한 대여 투쟁을 전개해 왔으며,당내 문제에 있어서도 재선 중심의 소장파들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게다가 이들의 상당수는 차기 대권주자로 박근혜 대표보다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 외에 강재섭·김덕룡·박희태·이상득·이강두·이규택 의원 등 중진들 역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지난 대표경선에서는 총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박 대표를 지원했지만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당 대표 자리를 노릴 만한 내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당분간은 잠행을 지속하며 박 대표의 개혁작업을 관망하겠지만 그같은 관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정치의식 성숙 ? 탄핵 반짝열기 ?

    4·15총선을 앞두고 대학가의 부재자 투표신청이 급증했다.탄핵정국이 대학생의 정치참여 의식을 높인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하지만 ‘탄핵 신드롬’에 의한 ‘반짝 열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만만찮다.대학생 상대 설문조사에서도 실제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을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해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0명이상 신청 대학 11곳이나 제17대 총선 대학부재자투표운동본부는 지난 29일 부재자 투표신청을 마감한 결과 전국 70개 대학에서 6만 5000여명이 접수했다고 밝혔다.이는 2002년 대선 당시의 39개 대학,3만 9000여명의 1.7배에 이르는 수치다.특히 투표소 설립 요건인 ‘신청인 2000명 이상’을 총족시킨 대학도 지난 대선 당시 3곳에서 11곳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 대선을 전후해 젊은층의 정치참여 논의가 활발해진 데다 탄핵정국이 이들의 참여의식을 더욱 촉발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엄경식(26·강원대대학원 정치외교학 1년)씨는 “탄핵정국에 환멸을 느껴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다.”면서 “지역구에 비리 연루 정치인이 출마한다니 한표를 제대로 행사해야겠다.”고 말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젊은층이 현실정치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정치를 마냥 내버려두기만 해서는 결국 본인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탄핵정국으로 부각된 부패정치 청산 문제가 젊은층이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 좀더 분명한 이유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선 ‘반짝 관심’우려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학가 열기가 감정적인 ‘반짝 현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실제 일부 부재자투표 신청자는 지역구의 출마예정자나 공약은 물론 투표일조차 모르고 있었다.이모(25·여·고려대 3년)씨는 “부재자투표를 신청하긴 했지만,공약은 잘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사이에서도 총선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한총련·학생연대21 등 운동권과 비운동권 251개 총학생회·학생단체가 망라된 ‘2004 총선전국대학생연대’가 지난 22일 전국 18개 대학 재학생 14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총선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63.7%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체 예상 투표율 높지 않아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대학생 투표율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주 높을 것(투표율 70% 이상)’과 ‘높을 것(60∼70%)’이 각각 5.4%,20.6%에 그친 반면 ‘조금 낮을 것(30∼40%)’이 28.9%,‘거의 참여하지 않을 것(30% 미만)’이 10.7%로 조사돼 부정적인 응답이 39.6%로 많았다.같은날 경상대신문사가 재학생 3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62.6%가 ‘총선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지만,64.7%는 대학생 투표율이 50%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의 투표참여 의지와 예상 투표율에 차이가 나는 것은 최근의 정치상황에 대한 우려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최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그것이 종전처럼 젊은층의 무관심으로 표현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라면서 “젊은층은 총선에 참여해야 정치권이 깨끗해진다는 확신을 갖고 교육비 재정 확충,청년실업 해결 등 피부에 와닿는 이슈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인터넷 등 정보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층이 일상생활에서도 공론의 장을 활발히 마련해 정치참여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조계종 스님들의 반란?

    불교계에서 총림의 가장 웃어른인 방장(方丈)은 절대적 권한과 존경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방장의 교시와 언행은 해당 총림 사찰 뿐만 아니라 종단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으로 여겨질 만큼 방장은 일반 신자들에게도 정신적 지도자로 통한다.총림이란 선원과 율원·강원을 갖춘 사찰로 현재 통도사,해인사,수덕사,백양사,송광사 등 5곳이 지정돼 있다. 그런데 조계종 스님들이 방장의 자격과 권한에 제동을 걸고 나서 주목된다.중진 스님 9명으로 구성된 종헌종법개정특별위원회(특위·위원장 중원스님)가 16일 소집된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종회에 방장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권한을 제한하는 ‘총림법’ 제정안을 상정한 것.방장에 대한 논의 자체가 금기시돼온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종헌종법개정특별위원회서 ‘총림법’ 제정안 상정 특위가 상정한 ‘총림법’의 골자는 종전 종헌에서 방장의 자격을 비구계를 받은 이후의 불가 나이인 승랍40세로만 규정했던 데서 안거(安居·여름 겨울 두차례 3개월간 진행하는 수행) 15년을 추가한 것.즉 단순한 연령규정에 수행경력을 보탠 것이다.여기에 총림 주지를 방장 임의대로 임명하던 것을 임회(총림 주요 구성원들이 모인 대중회의)의 동의를 얻어 총무원장에 추천토록 했다.사실상 본·말사 임면권을 거침없이 행사하던 방장의 막대한 권력을 제한한 것이다. 중진 스님들이 ‘총림법’ 제정을 결의하고 나선 것은 표면적으로는 최근 잇따라 입적한 방장 스님들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마땅치 않아 후보자가 난립할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통도사 방장 월하 스님과 백양사 방장 서옹 스님 입적후 통도사와 백양사에서는 총림 안의 각 문중들이 서로 방장을 추대하기 위한 마찰을 빚어왔다. 최근들어 총무원을 비롯해 전국 사찰들이 잇따라 벌이고 있는 재정과 인사 합리화 조치와 종단 안팎에서 일고 있는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총림법’ 제정 움직임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통도사와 백양사의 방장 추대과정에서 양 총림이 심한 분열상을 보이자 조계종 선승(禪僧)들의 모임인 전국선원수좌회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정치적 이해관계와 이권에 의해 자파의 어른을 모시려는 세속적 판짜기 행위를 그만두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원로회의서 통과 될지는 미지수 20일까지 계속될 중앙종회에서 ‘총림법’ 제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통과된다 하더라도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그러나 진보 성향의 현 종단 집행부가 잇따라 내놓은 개혁적인 조치를 중앙종회가 크게 반대하지 않고 있는 데다 전국수좌회 등 스님들의 개혁 목소리가 높아 총림법이 의외로 쉽게 제정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총림법’ 제정과 관련해 “현재 종단에서 교화력과 수행력을 두루 갖춘 방장 스님 찾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과거와 달리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는 불교계에서도 대중의 공의를 얻는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盧탄핵안가결-친노·반노 반응] ‘탄핵주역’ 민주당 조순형대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했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대표는 상황을 끝까지 매듭짓겠다는 자세로 시국수습을 위한 4당 대표회담을 제의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조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기자회견을 자청,“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정보고를 위한 임시국회를 하루 정도 소집할 것”을 제안하며 “고 총리가 국정 구상과 계획을 보고하는 게 정상적 절차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 17대 총선과 관련,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의 평가와 심판을 받겠다.”고 밝히고,노 대통령이 이날 ‘국회와 헌재의 판단은 다를 것’이라고 한 데 대해 “헌재의 심판이 남아 있는 만큼 이제는 모두 국정 혼란과 공백이 없도록 적극 협조하고 헌재 결정을 냉정하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의 개헌론과 총선 연기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단호하게 피력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이 중지되고 총리가 대행하는 기간에는 일절 그런 논의를 해선 안된다.”고 일축하고 “(총선 연기론) 그것이야말로 국정공백이며,따라서 하루도 늦춰선 안되고 예정대로 4월15일에 치러져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조 대표는 중립내각 구성을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고 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인수해 대행체제를 출범토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4당 대표 회담에서 논의하겠지만 (중립내각 문제는) 대행체제 정착 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대통령 즉각 사임을 요구했던 종전의 야당 입장과 관련해서는 “헌재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대통령 진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유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경기자 olive@˝
  • [盧탄핵앙가결-전문가견해] 헌법학자들의 시각

    탄핵안 가결에 대한 헌법학자의 의견은 선거법 위반이 탄핵 사유가 되느냐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탄핵할 수 있다고 답한 학자도 있었지만 탄핵 사안이 아니라는 학자도 다수 있었다.학자들은 의견은 엇갈렸지만 헌법재판소의 심리는 정치적인 정황을 배제하고 법률적으로만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동국대 김상겸 교수 선거법 위반 혐의가 범법 사실인 것은 맞지만 현 헌법상 탄핵할 만한 사안은 되지 못한다.이 정도 일로 탄핵한다면 국민이 굳이 대통령을 뽑을 필요가 없다.그러나 헌법 자체가 정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철저하게 법리적인 판단에 의존,탄핵 여부를 판단할 지는 의문이다.향후 총선 등 정치권의 상황에 따라 헌재의 결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경희대 정태호교수 일반적인 법상식을 가지고 있는 법학자라면 탄핵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을 다 알 것이다.국가 존립에 위협을 가하는 반역 등의 중대범죄가 아닌 선거법 위반을 문제 삼아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난센스’다.설령 대통령의 통치 행위상 실정이 벌어진다고 해도 탄핵사유로 보기 힘들다. ●순천대 이금옥 교수 탄핵할 수 없다.탄핵 사유를 충족시키기에 미흡하다.헌법 65조에 의하면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관련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될 때만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이번에 야당이 제기한 것은 이 법률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총선을 불과 얼마 남겨놓지 않는 상황에서 탄핵소추가 국회에서 의결된 것은 국민으로서도 공감할 수 없다. ●서경대 정영화 교수 탄핵 사유로 부적절하다.학계의 일반적인 논의가 그렇다.개인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선거중립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탄핵사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게다가 현재 헌법상 직무상 위법행위 규정 자체가 모호하다.현재 선거법 자체가 개정 논의가 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요건이 미흡한 상황이다.선거법에 명백히 위반되는지 모호한데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것을 이용해 탄핵했다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법치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단국대 석종현 교수 여러가지 측면에서 충분히 탄핵사유가 된다.헌법이 정한 행정부의 장이 헌법이 정한 또다른 기관인 선관위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만을 가지고도 충분히 탄핵할 수 있다.대통령은 탄핵 가결 전날에도 기자회견에서 헌법과 법률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탄핵감이다.또 종전 국정 운영과정에서 저지른 일만 가지고도 탄핵할 수 있다.친북 정책·한미관계 악화 등으로 국가 안보를 불안하게 만들었다.최근에도 방사능 폐기장 정책 혼미,경제침체,불법적인 선거개입 발언 등으로 사유는 충분하다.헌법재판소는 국민의 민심을 읽어 탄핵을 가결해야 한다. ●창원대 최용기 교수 대통령의 직무 집행과 관련해 위법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에 탄핵할 수 있다.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직무 집행에 속한다.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공무원 선거중립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경미한 사건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대통령이라는 중대한 직책에서 선거중립의 의무를 위반한 사실로 충분히 탄핵의 사유가 될 수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시론] 6者회담 성공비법/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

    이번 6자회담에서는 공존공영의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도록 6자회담 관련국 모두 북핵해법 마련을 위한 지혜를 짜낼 것이다. 25일부터 베이징에서 2차 6자회담이 열리고 있다.1차 회담 이후 6개월 동안 관련국가들 사이에 활발한 외교적 노력이 있은 후 열린 회담이라 실질적 성과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핵 해결의 프로세스가 시작될 것이란 낙관적 기대를 하는 데는 다음 몇가지 이유와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첫째,북핵문제의 실질적 당사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북한의 정책변화를 들 수 있다.먼저,미국은 ‘선 핵폐기 후 대화’ 입장에 따라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를 주장하면서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재정적인 보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10월 대북 서면 다자안전보장방안을 제시하고,올 2월 초부터 핵폐기를 위한 과정으로서의 핵동결과 안전 보장 제공을 위한 논의는 가능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이라크전쟁의 수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부시 대통령이 재선 전략 차원에서 북한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외교적 성과로 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북핵문제 해결은 급진전될 것이다. 한편 2002년 12월12일 핵동결 해제 조치 이후 위기조성전술의 수위를 높여 왔던 북한이 지난해 12월9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핵동결’ 의지를 재확인하고,“핵동결은 단순한 현상 유지가 아니라 핵포기 과정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조선신보 2월6일)”이라고 하여,북한의 대화전략이 종전보다 더 적극성을 띠고 있음을 밝혔다. 둘째,한국과 중국의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꼽을 수 있다.한국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편으로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와 함께 ‘대화와 압력의 병행원칙’에 입각한 북핵해법을 마련하는 등 국제협력을 강화하고,다른 한편에서는 남북장관급회담 등을 통해서 북핵해결을 위한 설득을 지속해 왔다. 이번 회담에서도 한국은 ‘3단계 북핵해법과 안전 보장 방안’을 제안하면서 본회담에 앞서 남북 양자접촉을 가지는 등 북핵해결의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3자회담과 1,2차 6자회담의 장소 제공국가인 중국은 한·미·일 3국이 마련한 북핵해법을 북한에 전달하고,북한을 설득하는 건설적인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중국은 북한 핵문제가 동북아질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여 ‘한반도 비핵화’라는 확고한 정책목표를 가지고 북핵해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북한 핵개발은 일본,대만,한국의 핵개발을 부추길 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동북아 역내 국가들의 핵개발 경쟁은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약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없게 되면 중국의 국제적 위신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이러한 중국의 외교적 부담을 의식할 때 북한은 그들의 ‘후견국’인 중국의 입장을 고려치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셋째,북핵문제의 장기화는 6자회담 참가국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지역통합이 이뤄지는 ‘세계화 시대’에 동북아지역에서도 경제와 안보를 위한 지역협력체 구축이 절실하다.북핵문제의 장기화에 따른 동북아 역내국가들이 갈등을 지속할 경우 관련 국가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6자회담에서는 공존공영의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도록 6자회담 관련국 모두 북핵해법 마련을 위한 지혜를 짜낼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회담에서 ‘뜨거운 감자’인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문제만 잘 해결하면 북핵해결의 실질적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
  • 국제사회도 아이티 대통령 하야 제안

    |포르토프랭스 AFP 연합|아이티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재에 나선 국제사회가 22일(현지시간) 오후 야당측에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의 조기하야 검토를 제안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23일 밝혔다. 소식통들은 국제사회가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23일 오후 5시까지 권력을 공유하는 방안으로 야당측과 타협하지 못하면 그에게 2006년 임기만료 전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제안을 야당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또 이 제안이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요구하는 반군이 아이티 제2 도시 캅-아이티앵을 점령한 후 수시간 만에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앞서 새로운 독립정부 출범하고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권한을 양분하는 총리직을 신설하는 대신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2006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재임토록 하는 중재안을 내놓고 야당측에 수용을 거듭 촉구해 왔다. 소식통들은 이어 야당측이 아리스티드 대통령 하야 등 그동안 주장을 바꿔 타협안을 받아들일 경우 국제사회가 더 폭넓은 정치 개혁에 대한 논의를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측은 아리스티드 대통령 하야 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종전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캅-아이티앵을 점령한 반군도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으면 며칠 안에 수도 포르토프랭스로 진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반군지도자 기 필리페는 캅-아이티앵 점령 후 “우리가 15일 안에 아이티 전체를 점령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리스티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곧 수도에 대한 공격작전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교조도-국회서도 수능방송 ‘뭇매’

    ●”학교 입시학원화” 크게 반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대해 “학교를 입시학원화하는 발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 정부의 정책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전교조는 오는 23일 긴급 대의원 대회를 갖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하지만 교과강의 수준의 향상을 원하는 학부모 등의 목소리가 높아,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같이 학교교육의 파행을 부를 만큼 강한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전교조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방안은 사교육비의 근본 원인인 입시경쟁의 문제를 간과한 것으로,오히려 학교를 입시학원화함으로써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여론 수렴 없이 정부의 사교육 대책방안이 실행에 옮겨지면 모든 힘을 다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종합대책에 포함된 내용들은 상당부분 종전에 이미 시행됐고 실효성이 의심스러워 중단되거나 지금 현재 편법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면서 “허술하기 짝이 없는 방안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총선을 의식해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입시경쟁의 해소를 위해서는 대학 서열구조와 학벌주의 풍조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보충수업을 모든 학생에게 일률적으로 시키거나 0교시,심야보충수업,입시위주교육 등의 폐단에 대한 대책도 없이 강행할 경우 보충학습 거부 등의 수단을 교사들에게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전교조는 이날 자체적으로 사교육비 경감 방안으로 국·공립대 평준화와 학력·학벌간 차별금지법,수능자격고사화 등 대입제도의 개선,중·고교 통합학제 등을 제안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여야의원들 “관제과외 재탕” 국회는 19일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을 열고 교육부의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실효성과 공교육 위축 부작용과 관련,논란을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EBS의 수능방송 확대가 공교육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공교육을 더욱 멍들게 하는 ‘관제 과외’에 다름 아니다고 몰아붙였다.EBS 수능강의를 둘러싼 사교육 시장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또 이미 실패한 정책을 들고 나와 막대한 예산 낭비가 예상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은 “방송이 성공하면 공교육은 더욱 위축되고 실패하면 막대한 비용만 들게 될 것”이라며 “신종 EBS 과외가 더 성행하리라 본다.”고 비판했다.같은 당 이주영 의원도 “방송 과외에 치중한다면 학교나 교사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부인하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열린우리당 정장선 의원은 “학교 수업이 TV 따라가기에 바쁠 것”이라고 질타했고,같은 당 김태홍 의원은 “보충학습은 과거 과외가 금지되면서 나왔는데 현재 학원교습을 허용한 채 실시한다면 학생들은 방과후 보충학습을 받고 학원 과외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무용론’을 주장했다. 이에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EBS 강의를 ‘해열제’에 비유하며 “공교육을 대체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공교육 내실화는 우수교원 확보와 교원평가제,수준별 이동수업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안 부총리는 이어 “1997년에는 내가 장관을 그만두는 등 사람이 바뀌는 과정에서 실패했다.”고 해명한 뒤 ‘5년간 1조 6000억원’의 예산 대책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수고를 해서 올해 200억원이 확보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정경기자 olive@˝
  • [러일전쟁 100주년]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본지 기고 (상)

    8일은 러일전쟁의 첫 포성이 울린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일본은 이 전쟁에서 러시아를 이겨 사실상 대한제국을 독점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했다.최근 일제 식민시대의 서막을 연 러일전쟁의 발발지가 중국 뤼순(旅順)항이 아니라 제물포 팔미도(八尾島)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박종효 전 국립모스크바대 교수가 러시아국립 해군함대 문서보관소 자료에서 확인한 것이다.박 전 교수가 서울신문에 보내온 ‘러일전쟁의 서막,러시아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의 제물포해전’이라는 글을 2회에 걸쳐 요약한다. 러일전쟁으로 대한제국은 위태롭게 유지하던 독립을 일본에 약탈당하게 되었다.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남한은 패전국 일본 대신 전승국 미국이,북한은 공교롭게도 제정 러시아의 후신인 구 소련이 점령하여 각각 자기 세력권으로 편입시켰다. 일본은 1896년 야마기다 원수를 러시아의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사절로 보냈다.야마기다는 러시아 외무장관 로바노프 로스토프스키에게 한반도를 38선으로 분할하여 각각 러·일의 영향권으로 설정하자는 제안을 했다.러시아는 이 제안을 거부했으나,한반도 분할문제는 이때부터 러·일 사이에 잠정적인 논의 대상이 됐다.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 소련에 제의한 38선 분할안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은 1945년 8월13일부터 청진과 원산 등으로 상륙한 소련군의 남하를 시급히 차단해야 했다.이에 제정 러시아 시대에 이미 일본이 제안한 38선을 상기했다.우리의 비극적 근·현대사의 기원과 원인 제공은 열강의 침투와 러일전쟁에서 비롯되었다. ●러 국립 문서보관소 자료에서 확인 제정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문서에 따르면 러일전쟁의 첫 포성은 중국 뤼순항이라고 한국학계가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제물포 팔미도 앞바다에서 울렸다.일본 함대는 1904년 2월9일 새벽 뤼순항에 앞서 2월8일 우리 영해에서 러시아 포함 카레예츠함과 처음 교전했다.고려인이라는 뜻의 ‘카레예츠’는 마산포 개항을 기념하여 러시아 해군이 붙인 이름이다.이날 밤 제물포에 상륙한 3000여명의 일본군은 대한제국군 2만여명과 청룡1호 해군훈련함이 있었지만,아무 저항도 받지 않고 서울을 점령했다. 앞서 1903년 말 한반도에는 동학교도가 일본인을 내쫓기 위해 다시 봉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일본군이 이를 진압하려 상륙하면 대한제국군은 동학교도들에 가담하여 폭동을 일으키고,독립을 위협하는 영일조약 당사자인 일본공사관과 영국공사관을 습격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떠돌았다. 놀란 영국은 12월 말 공사관 보호를 위해 순양함 시리어스함에 28명의 해병대원을 승선시켜 제물포로 파견하고,곧 이어 탈보트함에 도착했다.다른 열강도 제각기 함대를 급파했다.미국을 빅스버그,프랑스는 파스칼,이탈리아는 엘바,독일은 한사,일본은 지오다,러시아는 바략함을 보내 제물포는 마치 열강 해군의 집합소처럼 변모했다. 일본군은 전신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서울에 800명,원산에 400명,부산에 400명을 주둔시키고 있었다.그런데 1904년 2월 초부터는 마산포에 1만 2000명을 상륙시키고,군수품과 식량을 수송해 왔다.원산에도 민간인 복장을 한 예비군과 군인 및 군마를 비롯한 군수품과 탄약 등을 수송했다.일본은 이처럼 전쟁준비를 착착 진행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일협상은 계속 진행하고 있었다. 이 무렵 러시아 극동총본부는 1904년 2월2일부터 4일까지 하바로프스크에 있는 아무르 군관구 사령부로부터 극동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들이 귀국하고 있다는 긴급보고를 받았다.이미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일본인 귀국여객선이 대기하고 있었다.긴박감을 느낀 극동총독은 니콜라이 2세에게 총동원령과 함대 배치 칙령을 요청했으나,황제는 일본이 먼저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한반도 남쪽이나 동해안 원산 이남에 상륙할 경우 러시아가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그러나 서해안에 일본의 상륙군을 수송하는 군함이 나타나거나,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하는 군함이 있으면 발포를 기다리지 말고 선제 공격하라고 덧붙였다.이처럼 러·일 양국은 이미 묵시적으로 각각 한반도 남북의 영향권을 인정하고 있었던 셈이다. 러시아는 제물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뤼순항의 배후 항으로 서울의 러시아 공사관과 멀지 않은 제물포에 1903년 3척의 순양함을 파견했다.1904년 1월18일 두 척의 순양함이 뤼순으로 귀항하자,제물포에는 바략함과 소형 포함 카레예츠함,여객선 순가리(송화강)호만 남았다.일본은 1903년 말에 러시아가 아직 미완성이었던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하여 유럽지역으로부터 일부 군대를 연해주 군관구로 이동시켰다는 첩보를 받고 크게 놀랐다.대한제국 협상에서 러시아가 시간을 끄는 것도 일본에 불안감을 가중시켰다.일본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반대로 러시아는 태평양함대와 극동 주둔 육군이 일본에 열세였으므로 협상을 통하여 철도를 완성시킬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어떻게든 대한제국 문제를 카드로 만주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러시아는 일본과의 관계악화를 원하지 않았다.대한제국에서 일본의 우월권을 인정하면서 직접적으로 국경선을 접한 만주의 이권을 보호하고 만주개방을 요구하는 일본과의 완충지대로 한반도를 고려하고 있었다.극동 현상유지 정책으로 대한제국이 독립국가로 있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판단하여,특히 고종에게 정치적의 호의를 보이면서 독립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1904년 2월4일 청나라 주재 일본영사가 뤼순항의 러시아군함이 모종의 중대한 임무를 띠고 출항했다는 급보를 도쿄에 보냈다.그러나 28척의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해상훈련을 나간 것이었다. ●日, 러 공사관·군함 통신망 봉쇄 일본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4일 밤 일왕 특별 어전회의를 열어 대 러시아전쟁을 결의했다.일본이 외교단절을 선언했지만 제물포의 러시아 함대와 서울의 러시아 공사관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일본은 한반도의 통신망을 장악하고 있으면서,전략적으로 서울 러시아 공사관이 외부와 통신연락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봉쇄했다. 5일 한 미국인이 중국의 상하이에서 제물포에 도착하면서 러·일 사이에 곧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6일 아침 일본 해군중장 도고는 사세보(佐世保)로 함장들을 소집했다.전 함대는 황해로 발진하여 제물포와 뤼순항에 정박하고 있는 러시아 함대를 습격하라고 명령했다.일본 연합함대는 6척의 전함,14척의 순양함,35척 이상의 어뢰정으로 구성됐다. 7일 제4전투함대사령관 우리우 소장은 5척의 순양함과 8척의 어뢰정,3척의 대형 상륙군 수송선으로 제물포로 향했다.제물포에 정박중이던 순양함 지오다함은 8일 새벽 출항하여 러시아 함대 동향을 보고한 뒤 일본함대에 합세했다.우리우는 러시아의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은 제물포에 상륙하는 일본군을 방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져 있었던 서울 주재 러시아 공사 파블로프는 바략함장 루든예프에게 공사관의 비밀 보고문서를 카레예프함으로 직접 뤼순항으로 전달하라고 지시했다.이 긴급문서 가운데는 고종 황제가 은밀히 전한 문서도 있었다.일본 함대가 압록강 하구로 항해하고 있으며,제물포에 일본군이 상륙할 계획이라는 내용이었다. 카레예츠함은 8일 오후 3시40분 제물포를 출항하여 15분 만에 멀리서 2열종대로 다가오는 일본 순양함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마침내 제물포 남방 13.5㎞ 지점에 있는 작은 섬 팔미도 근해에서 일본함대와 조우했다.카레예츠함장 벨야예프 해군중령은 러시아와 일본의 외교단절을 모르는 상태였다.일본함대가 진로를 가로막고 공격태세를 취하자 카레예츠함은 제물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4척의 일본 어뢰정 가운데 한 척이 어뢰로 첫 공격을 했을 때 벨야예프도 전투경보를 내렸다.오후 4시35분이었다.제2,제3의 어뢰정이 잇따라 어뢰를 발사했다.벨야예프도 두 번째 어뢰공격을 받자 발포명령을 내렸다. 일본측의 ‘해전기록(海戰記錄)’은 카레예츠함이 일본의 어뢰정을 보자 갑자기 오른쪽으로 피하면서 어뢰정에 포를 발사했고,수송선에 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만 되어 있다.일본함대가 응사하여 교전이 이루어졌다는 대목은 없다.그러나 대형 함대에 소형 포함 한 척이 먼저 포를 발사했다는 일본측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 ●러 바략함 수장, 카레예츠함 폭파 이렇게 러일전쟁은 뤼순항이 아니라 2월8일 오후 4시40분쯤 제물포 팔미도에서 일본측이 먼저 발포하여 시작됐다.그러나 통신이 두절된 제물포의 러시아군은 본국에 보고할 수 없었고,다음날 새벽 뤼순의 태평양함대가 기습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페테르부르크에 먼저 전달되면서 전쟁 발발 날짜가 2월9일로 기정사실화된 것이다.한편 제물포의 일본함대는 9일 낮 바략함 및 카레예츠함과 다시 본격적인 교전을 벌였고,전함수 14대2의 절대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러시아군은 결국 바략함을 수장시키고,카레예츠함은 폭파시켰다.러시아는 제물포해전을 패전이 아닌 러시아 해군 사상 가장 영웅적인 전투로 평가하면서,전설적인 신화처럼 한 세기가 된 지금까지도 기념하고 있다.˝
  • 기고/국사교육 내용 강화해야

    최근 고구려의 자국사 편입을 위한 중국의 동북공정,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시비를 둘러싸고 우리 역사를 바로잡고 지켜 나가야겠다는 사회 각계의 단결된 뜻이 끓어오르고 있다. 더불어 우리의 국사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요구와 관심도 증대하고 있어 국사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힘이 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자칫 사실과 의견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채 일시적인 감정적 비판으로만 끝나 버리고 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국사교육의 발전을 위한 좀 더 생산적 논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사교육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국사가 선택과목으로 전락하고 비중이 약화되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필요하다.현행 교육과정은 크게 초등 1학년에서 고교 1학년에 이르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과 고교 2·3학년의 선택중심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서 ‘국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가르치고 있다.6차에 비해 국사의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은 중학교의 경우는 사실이나 이는 국사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에 대해 학습량을 30%씩 감축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국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편 고교에 있어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선택중심교육과정인 고교 2·3학년에서 ‘한국근·현대사’를 선택하는 경우는 6∼12 단위를 학습하게 되므로 종전의 국사 시간보다 2배 이상 많은 학습을 하게 된다.실제 전국 고등학교의 상황을 조사해 보면 ‘한국근·현대사’는 사회교과의 다른 어느 과목보다도 월등히 높은 비율을 점하고 있다.더욱이 고교의 이러한 선택상황은 국가의 일관된 법령이나 지침에 따라 이수하도록 강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현장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이는 국사교육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현장에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 더욱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해 볼 때,우리가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은 국사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어떻게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며,어떻게 학생들이 국사학습을 통해 삶을 살아가고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습득할 수 있는 유용한 과목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일본 등 인근국가의 역사문제 시비가 불거질 때마다 여론은 언제나 국사교육이 중요하므로 필수과목으로 강화하고 시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만 급급해 왔고 국사학습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관심을 어떻게 높여 나갈 것인가 하는 데는 그다지 높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 중에는 국사 하면 다른 어느 과목보다 외울 게 많은 암기과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식정보의 창출,문제해결능력,비판적 사고력과 같은 고등사고능력이 요구되는 현실에서 외워야 할 사실 지식 중심으로 이루어진 과목은 어떠한 명분으로라도 필요성이 인정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흥미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교과로 구성되지 않은 상태로 분량만 늘리는 것은 오히려 언제든지 국사교육의 비중을 줄이는 논리에 반격당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국사교육이 중요하다고 해서 다시 과거와 같이 깨알 같은 사실 지식을 가득 담아 많은 시간을 확보,주입하는 것으로 되돌아 갈 것인가. 이제 국사교육에 대한 관심은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이를 통한 문제해결력과 탐구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유용성 높은 교육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구난희 교육부 교육연구관
  • 항공사 “새 마일리지제도 3월 강행” 공정위 “변경유예기간 최소2년 돼야”/마일리지 ‘힘겨루기’

    연초부터 ‘마일리지 제도 변경’을 둘러싼 항공사와 공정당국의 힘겨루기가 심상찮다.당초 계획대로 오는 3월부터 새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항공사측과,시행시기를 더 늦추지 않으면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입장이 팽팽하다.국내 항공사 마일리지 회원수가 1000만명(중복회원 제외)을 넘어 고객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바뀐 마일리지 제도가 고객에게 불리한 만큼 일단 고객들과 소비자단체들은 공정위를 지지하고 있다. ●마일리지가 어떻기에 마일리지 제도란 나라별로 일정기준 이상의 탑승거리(마일리지)를 쌓으면 공짜 항공권을 주는 제도다.그런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지난 2002년 말을 전후로 각각 이 마일리지 기준을 바꾸겠다고 발표하면서 사단이 났다.미주와 유럽권의 공짜 항공권 마일리지 기준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예컨대 대한항공은 종전에는 5만 5000마일만 축적하면 미국행 공짜 항공권을 줬으나 앞으로는 7만마일을 쌓도록 했다.대한항공은 3월부터,아시아나는 6월부터 새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항공사“더는 양보못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9월 새 제도를 시행하려 했으나 공정위에서 연기하라고 해 올 3월로 늦췄다.”면서 “15개월이면 충분히 유예기간을 줬으며,고객들에게도 이미 모두 고지했다.”고 항변했다.이어 “공정위로부터 유예기간을 더 늘리라는 공식요구를 받은 적도,현재 이와 관련해 논의가 진행중인 것도 없다.”고 전했다.공정위가 언론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사측은 바뀐 마일리지 기준이 외국과 비교해볼 때 고객들에게 크게 불리하지도 않다고 주장한다.아시아나 관계자는 “미주와 유럽권 기준이 6만 8000마일로 강화됐지만 외국 항공사들은 8만∼9만마일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해외 항공사와의 제휴를 통해 마일리지도 서로 공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기준이 너무 ‘후해’ 불리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마일리지는 사실상 ‘빚’이나 마찬가지여서 경영 압박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항공사들이 제도변경을 서두르는 이유중의 하나다.대한항공의 경우 마일리지 관리비용이 2002년 470억원에서 2003년 563억원으로 100억원 가까이(19.8%) 늘었다. ●공정위·소비자단체,“고객 기만행위” 공정위측은 “바뀐 기준이 고객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는 만큼 기존 마일리지를 소진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넉넉히 줘야 한다.”고 맞섰다.손인옥(孫寅玉) 소비자보호국장은 “최근 항공사와 신용카드사와의 제휴가 늘면서 고객들이 공짜 탑승권을 얻기 위해 일부러 제휴 신용카드를 쓰는 등 마일리지를 늘리기 위해 온갖 애를 쓰고 있다.”면서 “그런데 하루아침에 기준을 바꾼다는 것은 고객을 속이는 행위이자 신용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일반 중산·서민들의 경우,해외여행이 잦지 않은 만큼 최소한 24개월의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손 국장은 “대한항공에서 이달 중순께 만나자는 제의를 해와 28일께는 원만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만약 대한항공이 3월 시행을 강행하면 당국의 시정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 이은영 에너지자원국장은 “마일리지 제도는 항공사들이 1980년대 초 과당경쟁을 벌이면서 앞다퉈 도입했다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사례”라면서 “기업의 무분별한 경영실패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대한항공은 겉으로는 “검찰로 가도 불리할 게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지만 당국에 끝까지 맞서 유리할 게 없는 만큼 결국은 유예기간을 3∼4개월 더 늘리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아시아나는 대한항공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
  • UNIDO 北 산업화지원 첫발

    유엔 전문기구인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가 올 상반기부터 북한 황해도 황주와 평안남도 평양 인근에서 식품가공·에너지·청정생산 시설 기술지원 사업을 벌인다.UNIDO가 북한에 산업화를 위한 통합사업(Integrated Program)을 시행하기는 처음이다.사업 규모는 120만달러로 작지만 중립적인 국제기구를 통해 총체적인 경제 및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한 지원의 길을 튼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특히 한국이 북한 지원용으로 제한한 자발적 기여금(39만달러)이 지원되는 첫 사례로 앞으로 국제기구를 통한 남북한 경제협력사업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총 120만달러… 황주·평양 2곳 UNIDO는 지난해 10월29일 북한에 대한 통합지원프로그램을 승인했다.이어 12월 초 빈에서 열린 총회에서 북한은 김광섭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통해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하면서 UNIDO의 북한 통합지원사업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중 시작해 2∼3년에 걸쳐 시행될 UNIDO의 북한 통합지원사업은 심각한 식량난을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UNIDO의 북한 통합지원사업은 3개 분야로 이뤄져 있다.첫째, 황해도 황주와 평안남도 평양 시내 평천·락원 식품가공공장 시설들을 현대화하는 것이다.황주의 염소젖 가공공장의 시설을 현대화해 유통기간이 길고 다양한 유제품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것.또 평양 시내인 평천의 노후된 어린이 식품가공공장과 평양시 교외에 위치한 낙원 식품가공공장 시설을 고쳐 생산성과 식품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둘째,식품가공공장들 인근의 농촌지역에 소규모 수력발전소를 세우는 것이다.수력발전소는 공장들에 전력을 공급,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목적이지만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 농촌지역에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한다는 측면도 강하다.UNIDO는 이와 함께 농촌의 농업 쓰레기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기술적 타당성도 검토하게 된다.셋째,식품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청정생산시설을 지원하게 된다. UNIDO는 필요 재원 120만달러가 다 확보되기 전에라도 한국이 기부한 39만달러를 종잣돈으로 상반기중 식품가공공장의 현대화 사업을 먼저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UNIDO는 이번 사업의 성과를 지켜봐가며 북한에 대한 지원 사업을 확대해나갈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사업 선택 2001년 북한의 요청이 있은 뒤 2002년 하반기 북한 현장조사를 마친 UNIDO는 무엇보다 식량난과 에너지난의 해소가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공장들은 설비들이 워낙 낙후한데다 에너지난으로 가동률마저 형편없이 떨어졌다.냉전체제 붕괴 이후 옛 우방들로부터의 지원 축소와 199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된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식량난이 가중됐다.낙후된 생산시설들을 현대화하고 에너지난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한정된 재원,인력,국제적 정세 등을 고려할 때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사업을 선정해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첫 사업으로 식품가공공장의 현대화를 택한 것은 현재의 북한 사정에서 그마나 산업화 지원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서장원 UNIDO 아태국장은 “현재 북한에는 국제사회로부터 식량 원조가 이뤄지고 있지만 식품가공시설과 기술이 워낙 뒤떨어져 있어 지원된 식량의 보관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생산기반과 생산량을 늘려 식량난을 덜고 긍극적으로 수출까지 겨냥하고 있다.”고 첫 사업으로 식품가공부문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북한 경제개혁·개방 시금석 이번 사업은 유엔을 통한 북한의 산업화 지원 사업이 구체화되는 첫 사례라는 의미를 갖는다.한반도 정세 등 양자지원에 따른 복잡한 상황에서 벗어나 UNIDO의 모자를 쓰고 남북한 경협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종전과는 달리 국제사회의 지원을 끌어들이려는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때문에 이번 UNIDO의 지원 사업 승인이 단초가 돼 북한의 경제개방·개혁이 가속화하는 전기가 되길 기대하는 소리가 높다.UNIDO의 서 국장은 “국제기구를 통한다면 북한에 대외 개방 명분을 주고 지원 형태를 다자협력쪽으로 돌려 지원을 받는 쪽이나 주는 쪽이나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UNIDO 관계자는 “UNIDO가 북한을 잘 살게 할 수는 없지만 촉매제 역할은 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UNIDO 대북사업 총 28개 1307만달러 지금까지 UNIDO가 진행한 북한 관련 지원 사업은 총 28개에 이른다.평양과 회천,금송 등지의 냉장·트랙터·TV 공장들의 생산환경과 산업공해 관리 사업,탄광 증산시설 등을 중심으로 15개 사업(590만달러 규모)이 완료됐다.현재 진행중인 사업들은 환경관련 프로그램 등 13개(717만달러 규모)이다.체계적으로 연계된 개발 지원 사업이라기보다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김균미기자 kmkim@ ■UNIDO란 1967년 1월 유엔 총회 직속기구로 출발한 개발도상국 공업화 지원 기구로 1985년 12월 유엔의 16번째 전문기구로 개편됐다. 2003년 12월 현재 회원국은 남북한을 포함해 선진국과 개도국,체제전환국 등 170개국이다.주요 목적은 선진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개도국 및 전환기 경제권의 공업화를 지원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포럼 기능과 기술협력 지원 활동을 수행한다. 조직은 총회와 공업개발이사회(IDB),기획예산위원회(PBC),사무국으로 구성돼 있다.총회는 2년마다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며 공업개발에 관한 일반 전략을 수립하고 IDB 이사국과 PBC 위원회 및 사무총장 등을 선출한다.IDB 이사회(53개국)는 사업 수행 결과와 예산 집행을 심의하며 PBC(27개국)는 사업 기획 및 행정·예산관련 사항을 논의한다. UNIDO는 냉전체제 붕괴 후 미국 등 분담금을 많이 내는 선진국들로부터 구조개혁 요구에 부딪혔다.특히 다른 유엔 개발기구들과 기능이 중첩되면서 기구의 무용론이 제기돼 94년 캐나다에 이어 미국(97년),호주(98년)까지 탈퇴,위기를 맞았다. 개혁 요구가 높아가던 1997년 12월 35세의 젊은 나이에 사무총장에 취임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카를로스 마가리노스는 대대적인 내부 개혁을 단행했다.지나치게 비대해 비효율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사무국 인원을 절반(현재 765명)으로 줄였다.무계획적으로 진행돼온 각종 지원사업들을 개혁,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도국의 실질적인 공업 개발에 도움을 주는 통합지원(IP)체제를 구축했다. 그동안은 개도국의 필요성보다 기금을 내는 국가들이나 다른 유엔 개발기구들의 요청에 따라 사업을 선정해온 측면이 많았다.1000여개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전세계에서 진행된 적도 있다. 투자와 기술 향상,품질·생산성 제고,소규모 사업 개발,농업,투명한 산업정책,산업에너지·기후협약,몬트리올 의정서,환경 보존 등 주요 사업부문을 선정해 관련 프로그램을 집중 개발했다.종전에는 기술을 지원해주고 지원금의 13%를 수수료로 받았지만 이제는 자체적으로 통합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원국들을 찾아가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라오스에 대한 IP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으며 시행 4년째인 현재 47개의 IP가 진행되고 있다. 김균미기자 ■조창범 빈 국제기구대사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의 북한에 대한 통합지원사업(IP)은 규모는 미미하지만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을 국제사회가 국제기구 차원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조창범(曺昌範) 오스트리아 주재 한국대사 겸 빈 국제기구대사는 UNIDO의 첫 북한 IP는 “첫 삽을 뜬 것에 불과하지만 한국 정부의 동북아 평화·번영정책과 맞물려 있어 장기적으로 남북간 신뢰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올 상반기중 시행될 UNIDO 북한 통합지원계획의 의미는. -이번 사업은 북한이 지난 2001년 먼저 요청해오면서 시작됐다.북한은 그동안 나름대로 경제운용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개선 조치들을 취해왔지만 성과가 미미했다.UNIDO는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북한이 개혁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한다.북한의 개발 노력·의지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려는 UNIDO,한국의 평화·번영정책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 결실을 맺게 됐다.시범사업이지만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끌어들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이 UNIDO에 먼저 지원을 요청하고 한국이 북한의 개발 지원 명목으로 지목해 적립한 기금 39만달러가 투입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수용했다.북한의 태도 변화로 봐도 되나.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한국의 개발자금에 거부감은 없다.현재 닥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국제사회에 더 많이 참여해서라도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점이 종래와 다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다른 원조국들을 찾는데 어려움은 없을지. -UNIDO가 현재 일본과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안다.선진국들은 정치 안보와 경제 안보를 연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따라서 동북아 안정에 관심이 많은 국가들은 북한이 경제난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지원할 것으로 본다.한국이 앞장서 지원하는 것도 도움을 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북한 핵 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이번 사업을 진행하는데 한반도 정세 불안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지.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공업화 지원이 바람직한가라는 이의도 제기될 수 있다.하지만 UNIDO의 북한 지원 사업을 정치적 현안과 결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오히려 UNIDO가 불안정한 지역을 지원해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도록 유도,긍정적인 여건을 조성한다면 상호 보완적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김균미 기자
  • 편집자에게/ 무리한 임금피크제 도입 중단돼야

    -“은행권 ‘변형근로’ 바람”기사(대한매일 12월23일자 1면)를 읽고 최근 임금피크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임금피크제는 일정한 연령 이후부터 임금이 줄어드는 대신 퇴직까지의 정년을 보장하는 제도로 극도로 불안정한 고용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실제로 개별 기업에서 도입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정년 이전에 임금을 삭감하는 방안,정년을 연장하되 종전 정년시점부터 임금을 줄이는 방안,그리고 이 두 가지를 혼용한 방안 등으로 나뉜다.일정한 연령이 되면 업무의 후선에 배치,낮은 임금을 받도록 해 사실상의 임금피크제 도입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변형된 제도도 일부 기업에서 시행중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형태로 도입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노동자들의 고용을 정년까지 보장하기 위해서 임금이 삭감돼야 한다는 부당한 논리를 전제로 하고 있다.또한 임금피크 연령 이후가 사실상의 정년이 될 소지가 크고 구조조정의 방법으로 활용될 수도 있어 자녀의 교육과 결혼,본인의 노후생활을 위해서 임금이 늘어나야 할 시기에 오히려 임금이 삭감되고 고용마저 불안정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에 대한 논의는 퇴직시까지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과 퇴직 이후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사회보장의 확충이라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며 임금피크제를 무리하게 도입하려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 김득연 금융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
  • [시론] 서희장군을 다시 생각한다

    요즈음 화제의 영화 가운데 황산벌이 있다.신라와 백제 사이의 전쟁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어 유행어까지 낳았지만,김유신과 소정방의 기세 싸움도 볼 만하다.강압적인 소정방과 이에 저항하는 김유신의 모습에서 1300년 뒤 오늘의 우리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다.주변국을 아랑곳하지 않는 중국인의 오만불손한 태도가 고구려사 빼앗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고구려를 중국사로 규정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되었다.그런데도 이른바 ‘동북공정’이 새삼 문제가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하나는 종전에는 학자 개인이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논의되었지만 이제는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5년간 지원하는 1500백만위안의 연구비 가운데 3분의2를 중국 재정부에서 출연하고,재정부 부장(장관)까지도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둘째는 국경을 넘어 우리 영토까지 넘보고 있다는 사실이다.중국은 소수민족의 분리운동을 차단하기 위해서 현재의 중국 영토 안에 있는 과거의 역사는 모두 중국사로 규정해왔다.그런데 이제는 고조선과 한사군,고구려와 발해로 이어지는 한반도 북부의 역사가 모두 중국사라고 주장하면서,신라에서 고려와 조선으로 이어지는 역사만 한국사에 속한다고 강변하고 있다.신라계 정권인 고려와 조선이 각기 고구려와 고조선을 도용해서 국호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이전에는 조선족 단속에 골몰하며 만주 역사는 중국사라는 논리를 내세웠는데,이제는 공격적으로 한반도 북부까지 넘보겠다는 심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고구려사 빼앗기는 역사학에서 벗어나 정치와 외교의 문제로까지 비화된 느낌이다.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마땅한 손발이 없다.고구려 유적을 중국과 북한이 절반씩 가지고 있으니 이 금역의 역사를 다루는 연구자가 많을 리가 없다.더구나 중국 간행물을 종합적으로 수집하는 기관조차 없다.우리 사회는 맑은 날에 궂은 비에 대비하는 지혜를 갖지 못했다. 그럼에도 발등의 불부터 끄지 않을 수가 없다.첫째는 북한을 도와서 고구려 벽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는 일이 다급하다.중국은 북한측이 등록해버리면 설득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중국내 고구려 유적을 전쟁하듯이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북한을 배제하려 획책하고 있다.내년 전반기에 판가름날 이 싸움에서 지면 우리는 후손에게 두고두고 고구려를 잃어버린 죄인이 될 것이다. 둘째는 연구기관의 설립이다.그것도 자료 수집을 중심으로 하는 기관이 시급하다.이번 중국의 정책도 신문기자가 먼저 알아서 학자들에게 알려줬다.중국의 학술동향을 싣고 있는 광명일보마저 국내 어디서 구독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지금 중국의 교과서를 분석한다거나 고구려사가 한국사인 근거를 찾는다고 분주하지만,즉흥적인 대응보다는 연구자를 키울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과 연구 기반 조성이 절실하다. 이 마당에 저 유명한 서희 장군의 담판이 떠오른다.993년 거란 소손녕이 쳐들어와서 “고려는 신라 땅에서 건국한 나라이니 우리 영토인 고구려 땅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자,그는 “그렇지 않다.우리나라는 고구려 후계자이다.그래서 나라 이름을 고려라 하고 평양을 국도로 정했다.경계로 말하자면 오히려 요동지방이 우리 땅이니 누가 침범을 했다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반론을 제기하여 소손녕의 군사를 돌리고 거꾸로 압록강 유역을 개척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아냈다.1000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 우리 눈 앞에 다시 재현되고 있다.항복론을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자진해서 담판에 나섰던 서희 장군은 지금 양평 부근에 잠들어 있다.그러한 지혜를 가진 후예가 지금 절실하다. 송 기 호 서울대교수 국사학
  • 뉴스 플러스 / 유엔司 한강이남 이전 내년초 재논의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의 한강 이남 이전 문제를 둘러싼 한·미 양국간 협상이 올해 합의를 보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7일 이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이전 협상과 관련,“원래는 연말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연말까지는 힘들게 됐다.”고 밝혔다.이같은 언급은 양국간 협상을 연내 타결하겠다는 국방부의 종전 입장과는 다른 것으로,국방부는 지난달 17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를 계기로 본격 불거진 이 문제와 관련된 미측과의 이전협상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이에 따라 이 문제는 내년 초로 예정된 미래 한·미동맹 회의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 [열린세상] 지방분권과 교육자치

    얼마 전 ‘지방분권특별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이제 국회 통과만을 남겨둔 상태다.그런데 여기에 지방교육자치제의 ‘운명’을 가름하게 될 조항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특별행정기관 정비 등’을 정하고 있는 제10조 제2항이 그것이다.‘국가는 지방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지방교육에 대한 주민참여를 확대하는 등 교육자치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먼저 ‘주민참여 확대’부터 살펴보자.이는 교육위원과 교육감 선출방식의 개편을 염두에 둔 것이라 볼 수 있다.현행법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이로 인해 교육위원과 교육감의 대표성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학교운영위원들의 주민대표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게다가 선거가 과열되면서 매수 시비 등 잡음이 불거져 나와 주민 직선이 공감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주민참여 확대’ 요구는 비단 선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선출되고 나면,주민으로부터 멀어져 제도 자체의 효능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지역주민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요구에 귀기울이는 노력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교육감은 말할 것도 없고,특별히 교육위원회가 앞장서 주민의 의사를 행정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교육현안에 대한 공청회나 주민들과의 정례적인 포럼 활성화 방안 등을 검토해 봄직하다. 다음으로 ‘지방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 강화’ 문제다.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긴 하지만,이 조문의 취지는 명백하다.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통합시키겠다는 것이다.이는 ‘지방자치행정의 종합성’을 강조한 위원회 관계자의 말에서 일찍이 확인된 바 있다. 최근 언론의 보도 태도 또한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지방분권특별법’을 계기로 마치 종전에 없던 제도를 처음 실시할 것처럼 전하고 있다.법안대로라면,현행 지방교육자치제의 골격을 전면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구상이 실현될지 현재로선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왜 그런가? 다른 무엇보다 지방교육자치제 개편을 둘러싼 그간의 치열한 정치적 공방에 대한 고려를 지나치게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법안의 취지와 같은 제도 개편 노력은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10년 내내 계속되었다.하지만 교육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번번이 좌절되었다.‘행정의 종합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일반행정의 관할권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에서 우리는 제도 개편의 목적을 좀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이번에는 ‘지방분권론’이 제도 개편의 정당화 논리로 내세워진 셈인데,이 역시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 논거로는 충분치 않다.‘중앙의 기능과 권한의 분산’이라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제도 개편의 우선순위도 상당히 잘못 설정되어 있다.교육에 관한 권한과 사무의 지방 이양,85%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의 중앙의존도 해소 등이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했다는 뜻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지방교육자치제 개편의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보통교육 단계의 교육권 보장ㆍ강화’를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이런 노력을 결한 채 통합이냐 분리냐에 집착할 때 교육자치의 미래는 없다.중앙과 지방교육행정의 민주화,나아가 지방행정과 정치의 민주화가 절실한 때다.지방교육자치제 개혁을 교육부 개혁 및 단위학교 지배구조의 민주화와 연동시켜 논의해온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일반 행정 우위의 제도 개편안이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김 용 일 한국해양대학교수 교육학
  • “치안악화땐 공관원 철수”외교부, 안전조치 강화 서희부대 영외활동 중단

    31일 새벽까지 대책회의를 가진 외교통상부는 한국인 피격과 관련, “아직 주이라크 대사관을 철수하거나 소개할 계획은 없지만 상황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밝히고 현지상황 악화 때 공관장 판단에 따라 유연성 있게 대처하도록 하기 위해 먼저 안전 조치를 이행한 뒤 본부에 보고토록 지시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김재섭 차관 주재로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임홍재 주 이라크 대사 내정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동지역 재외공관장 회의를 열고,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대 중동 외교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이라크 주둔 서희·제마부대는 한국인 4명 피격설과 관련해 지난 13일 합참으로부터 하달된 경계 강화령을 계속 유지한 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대연 국방부 대변인은 1일 한국인기업체 직원 피습사건과 관련,이미 서희·제마부대에 경계강화령이 내려졌고,현재 그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한 채 주변 치안상황을 정밀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서희·제마부대의 주둔지와 인접한 다국적치안유지군(MSU) 기지에서 차량폭탄테러로 이탈리아군들이 사망한 다음 날인 지난 달 13일 완벽한 안전확보가 보장되기 전까지 모든 부대원들의 영외활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희부대는 MSU로부터 2㎞ 떨어진 서희기술학교에서 지난 3일부터 현지주민 9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온 벽돌쌓기와 미장 등 건축기술 교육활동을 멈췄다. 제마부대는 민간인 환자 치료활동을 종전대로 계속하되 병원 출입자들에 대한 검문검색은 대폭 강화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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