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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출발 단판 실격 부정하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대구 대회에서 처음 시행된 부정 출발 ‘단판’ 실격 처리를 놓고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7일 개막한 이후 이틀 동안에만 8명이 실격 처분을 받아 한순간의 실수에 2년간의 노력이 날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트랙 밖으로 쫓겨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급기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도 이 문제를 공식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유력 언론매체들도 IAAF가 부정 출발에 대한 실격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IAAF는 지난해 1월 1일 이후 열린 각종 대회에서 종전의 두 번과 달리 한 번만 부정 출발하면 곧바로 실격 처리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그러나 볼트의 실격에 충격을 받은 일부 육상인들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 방식의 현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997년 아테네 대회 100m 우승자이자 이번 대회 100m에서 동메달을 딴 킴 콜린스(세인트키츠네비스)는 “한 번 정도는 봐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동정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현 규정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부정 출발을 경쟁자의 사기를 꺾는 데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선수가 집중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부정 출발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도 “부정 출발 요건을 예전처럼 완화하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져 신기록 수립에 도리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단거리 경기는 단판 승부”라며 “순간적으로 엄청난 폭발력을 뿜어내려면 스타트 순간 최대한 집중력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현행 규정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도 볼트의 실격에 깜짝 놀랐다. 영국은 내년에 런던올림픽을 치러야 한다. 올림픽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게 분명해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볼트가 우스꽝스러운 규정에 걸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이 규정을 완화할 것을 압박했다. 인디펜던트는 ‘볼트의 충격적인 퇴출 때문에 부정 출발 규정에 논란이 촉발됐다’는 제목의 기사로 규정 개정을 촉구했다. BBC는 아예 IAAF 대변인의 원론적인 발언을 인용해 ‘IAAF가 규정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내년에 되풀이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고 대놓고 이 문제를 지적했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등 떼밀린 전월세 대책은 안 내는 게 낫다

    정부가 어제 내놓은 ‘8·18 전·월세 안정방안’은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전세 수요 분산관리, 세입자 부담 완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공급을 늘리는 등의 문제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전반적인 방향에서는 맞다고 본다.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칭(수급 불일치)에 따른 불가피한 차선책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우려되는 가을철 전세난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로 내놓은 것 치고는 실망스럽다. 임대사업자 세제 완화, 전세자금 지원 등은 1·13 전·월세 대책, 2·11대책 등에서 이미 다 나왔던 내용이다. 기존 대책들의 기준을 좀 늘리거나 완화하는 데 그쳤다. 종전의 대책을 재탕·삼탕식으로 내놓고 가을 전셋값을 어떻게 잡겠느냐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역설적인 얘기이지만 당정협의도 제대로 되지 않은 대책이 어떻게 효과를 발휘하겠는가. 이는 적어도 여권에서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월세 대책의 핵심은 공급 부족 사태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보면 전세는 심각한 반면 월세는 공급 물량이 많아 덜 심각하다고 한다. 임대업자들이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뿐 아니다. 대학가에도 비싼 월세는 많은데 당장 싸고 좋은 전세 물량은 부족한 상태다.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등에 따르면 2009년 2월 대비 8월 현재 가구당 전셋값 상승액은 수도권이 3583만원, 서울이 5605만원이다. 전세난의 현주소다. 정부는 우선 가을철 전세대란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1만 가구에 이르는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 물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전략적 차원에서 전세와 월세 문제를 분리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와 함께 매매 활성화 등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등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공급 위축의 부작용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여권의 전·월세 상한제 도입도 “논의는 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중장기적 차원에서 실효성 있게 접근해 봤으면 한다. 대통령의 질타에 등을 떼밀려 알맹이 없이 내놓는 대책이라면 앞으로 내놓지 않는 게 낫다.
  • 한국불교 수행법 간화선의 원리 美·日·中 학자들 체험으로 만난다

    한국불교 수행법 간화선의 원리 美·日·中 학자들 체험으로 만난다

    화두를 참구해 깨달음을 얻어 가는 간화선(看話禪) 수행은 유일하게 한국 불교에 전통이 오롯이 살아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간화선 수행이 다시 살아나고 일본에서도 간화선 수행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그 맥은 일천하기만 하다. 한국의 간화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서방의 많은 선 수행자들이 한국의 간화선을 배우기 위해 몰려들고 있지만 수행의 어려움으로 인해 세계화의 흐름에선 별 진척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 상황에서 철저하게 간화선의 구조와 원리에 집중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려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가 15일부터 23일까지 ‘간화선 그 원리와 구조’를 주제로 여는 학술대회가 그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의 선불교 학자 22명이 참가해 간화선을 집중 해부하게 된다. 참가자 중에는 당송 시대 선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 스미스대학 피터 그레고리 교수, 서장(書狀) 전문가인 미국 테네시대학 미리엄 레버링 명예교수, 서구권에서 한국학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는 UCLA 로버트 버즈웰 교수, 중국 송대 선어록 전문가인 아이오와대학 모턴 슐터 교수, 일본선 연구가인 일본 하나조노대학 나카지마 시로 교수, 중국 사회과학원 황셴녠 교수도 들어 있다.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단지 학술발표와 토론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직접 간화선 수행과 실참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15일부터 19일까지 인제 백담사에서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 스님의 지도로 진행하는 간화선 수행엔 외국학자 16명과 국내학자 13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들은 철저히 조사어록에서 설해진 방법에 의한 화두 참구를 진행하며 일상생활과 수행에 방해되는 요소를 줄이기 위한 묵언도 감내해야 한다. 매일매일 수행의 과정에선 수불 스님의 소참법문을 통해 지도 점검도 받는다. 22∼23일 선지식과의 대담도 종전엔 볼 수 없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충주 석종사, 문경 봉암사, 대구 동화사, 김천 직지사를 방문해 각각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과 간화선 수행을 주제로 한 대담도 갖게 된다. 본행사인 주제발표와 토론에선 중국선 7편, 한국선 6편, 일본선 2편 등 모두 15편의 연구 논문이 발표된다. 간화선 탐구법과 장애, 점검, 인가, 본질, 원리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논문 중 ‘간화선 원리와 구조’와 관련된 것들은 올해 말까지 한국어 판으로 출간된다. 이어 내년 말까지 영어판 논문집으로 발간돼 세계 각국에 배포된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 소장인 종호 스님은 “동아시아 불교문화권의 대표적 수행법이 바로 선수행이고 한국에는 간화선을 중심으로 한 수행 전통이 오롯하게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수행법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 학자들의 간화선 수행 실참은 체험을 통한 학문 연구 차원에서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권재진 친구 업체서 장남 병역특례 복무”

    인사청문 정국에 본격 돌입하면서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와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권 후보자는 장남의 병역 특례 의혹에 휩싸였다. 한 후보자는 위장 전입, 병역 기피 의혹에 이어 세금 탈루 의혹이 얹혔다. 민주당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 청문위원 간담회를 열고 권 후보자 장남(30)의 병역 특례 의혹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알려진 권 후보자의 장남은 산업기능요원(이병)으로 병역을 마쳤다. 민주당은 방산업체인 K기업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장남이 입대 전 3개월여 동안 어머니와 함께 서울 대치동→봉천동→대치동으로 주소지를 옮긴 것을 확인, 병역 문제와 관련한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K기업 회장이 권 후보자와 고교 동기생인 것으로 파악하고 권 후보자의 장남이 자격 요건을 충족했는지, 규정대로 생산제조업에 종사했는지 등을 캐고 있다. 권 후보자 측은 이에 “군 생활을 서울대 쪽에서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봉천동으로 옮겼으나 문제가 될 것 같아 다시 대치동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당시 K기업이 경기 포천시 군내면에 있어 권 후보자의 장남이 대치동이나 봉천동에서 출퇴근하기는 힘들다.”며 권 후보자 측의 해명에 의문을 더했다. 또 “권 후보자의 아들이 2003년 9월 한 차례 이전해 살았다는 의정부시의 한 H원룸도 시골에 건물만 하나 있는 정도”라며 실제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지 않았거나 형식적으로 근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학재 의원은 한상대 후보자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가 1990년 제주 연동에 본인 명의로 700만원에 산 오피스텔(33.6㎡)을 2007년 되팔 때 종전가액인 1112만원보다 낮은 1000만원에 팔았다고 신고했으나 당시 크기가 비슷한 오피스텔이 2500만~4000만원에 거래된 만큼 50만원 이상 양도소득세를 탈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2007년 7200만원에서 2009년 서울고검장이 된 뒤 지난해 500여만원으로 해마다 급격히 준 것과 관련해 스폰서 의혹도 제기했다. 강주리·안석기자 jurik@seoul.co.kr
  • [58개띠, 세상을 바꾼다] ‘베이비 부머’ 과거와 미래

    “경제 성장과 IMF사태란 영욕을 함께 맛보며 운명을 개척해온 이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가 후배 베이비 부머들에게 하나의 선례가 될 것이다.” 오영훈 라이프커리어 전략연구소 소장은 58년 개띠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회사원 강모(51)씨는 “정부나 사회가 이들의 숫자가 갖는 힘과 후배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정년 연장 등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8년 개띠인 임영빈 바른몸 상무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부가 정책적으로 배려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며 “다만 응집력 강한 또래가 시민단체 같은 것을 만들어 정부나 사회에 압력을 가한다면 종전 세대와 다른 차원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세상을 바꿀 것이란 기대 적지 않아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 동안 태어난 베이비 부머는 지난해 712만명으로 추산돼 전체 인구의 14.6%에 이른다. 65세 이상 노년 인구의 비중(11.3%)을 뛰어넘어 정치적 파워까지 갖춘 셈이다.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에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닌다는 분석이 58년 개띠들을 부추기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삼식 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실장은 “노동시장에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머무르는 과도기임에 틀림없고 이들이 55세에 퇴직하면 65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때문에 10년의 갭이 생기는데 정부는 청년 실업 등이 겹쳐 현실적으로 이들을 부축할 수단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교나 대학에 다니는 자녀 부양에 상당한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시기에 퇴직 하는 점 때문에 이들의 응집 가능성을 높이 보는 시각도 있다.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58년 개띠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장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지만 반대로 정부나 사회가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지 못할 때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어 종전 노년 세대와 달리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첫 세대”라고 내다보면서도 “얼마나 응집력 있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와 여러 연구기관에서도 베이비 부머의 사회적 압력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청와대 등에도 이들 새로운 노년 세대의 대두에 대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노길준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팀 과장은 “현재 노동시장 상황을 볼 때 정년 연장 의무화는 시기상조이며 실질적인 고용 연장을 모색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이라며 “이전 세대보다 사회참여 욕구도 많고 정치 지향적이며, 자산소득도 있고 대기업 및 공공기관 등 안정된 직장에 소속된 경우가 많다.”며 “이들만을 겨냥한 정책을 펴기에는 이전 세대와의 형평성, 청년실업과 상충되는 점 때문에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자리보다 새로운 노년 준비하는 쪽으로 보건복지부 정책 담당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베이비붐 세대 미래구상포럼’은 지난 1월부터 매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포럼을 개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경희 연구위원은 “노동시장에서 문제들이 선결된다는 전제에서 58년 개띠 중에도 전문직,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직장을 가졌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논의의 가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상무처럼 ‘피부로 느끼는 뭔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까지 어느 연령 이상에 기초노령연금을 제공하는 것 같은 획일적 시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는 조근조근하고 밀착형 사회복지 서비스로 패러다임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전라남도와 경기도에서 700명의 청년과 ‘시니어’들이 참여해 발족된 ‘코리아 핸즈’도 베이비 부머의 사회적 경륜을 지역사회에 결합시키는 노후 프로그램으로 주목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부도위기 그리스 “새 내각 구성” 승부수

    국가 부도 위기 속에 수습 방안을 놓고 국내외적 이견과 국제사회의 추가 지원 지연으로 혼란에 빠진 그리스 사태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집권 사회당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내각을 새로 구성하고 의회 신임 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데 따른 것이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15일 저녁(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국가가 중대한 국면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BBC 등이 16일 보도했다. 그는 제1야당 신민주당(ND)을 비롯한 야권과의 거국 내각 구성을 위한 협상이 실패했다며 이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새 내각 구성 등을 제시했다. 파판드레우 총리의 승부수는 고통 분담 내용에 반발하는 그리스 거대 노조세력을 다독이고, 정치권의 협조를 얻어 이를 바탕으로 지연되고 있는 유로권의 추가 지원을 순조롭게 이끌어내려는 데 있다. 이날 파판드레우 총리의 발표는 유로존 회원국들이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중기 재정 긴축 계획과 국유자산 민영화 프로그램 관련 법안이 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심의된 가운데 나왔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은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55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노조를 기반으로 하는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이 긴축 계획에 반대하고 있어 법안의 의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로존 국가들의 그리스 지원 방안에 대한 합의 도출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그리스 위기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17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 19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23일 EU 정상회담 등 그리스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접촉이 다음 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각 나라별 입장이 첨예하게 다른 탓이다. 독일은 그리스 국채를 7년물 국채로 강제 교환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프랑스 등은 만기 도래 채권의 자발적 상환 연장을 주장하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리스 내부에서 재정 긴축 방안을 둘러싼 각 사회 세력들 간의 충돌은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노조는 공공 부문 일자리 15만개 감축, 연금 동결 및 사회복지 지출 삭감 등의 내용이 담긴 재정 긴축 정책과 국유자산 민영화 프로그램에 대해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그리스 공공·민간 부문을 대표하는 양대 노총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은 2011~2015년 총 285억 유로의 재정 긴축 계획과 500억 유로의 국유자산 민영화 프로그램에 항의해 15일 하루 동시 총파업하고 경찰과 충돌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파업으로 버스, 전차, 페리, 철도 등 그리스 전역의 대중교통 운행이 마비됐다. 국립학교, 은행, 박물관과 관공서의 민원서비스 창구도 모두 문을 닫았으며 국립병원은 비상체제로 운영됐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3일 채무 불이행(디폴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의 ‘B’에서 ‘CCC’로 3단계 하향 조정하고 ‘부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신용등급 ‘CCC’ 강등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3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의 ‘B’에서 ‘CCC’로 3단계 강등했다. 국가신용 척도인 장기채권등급 CCC는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인 D보다 불과 4단계 높은 것으로, 파키스탄, 자메이카, 에콰도르, 그라나다의 신용등급보다 낮은 수준이다. S&P는 “그리스 추가 지원 방안에 채권자들이 참여하게 될 경우 채무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채권 스와프이든 기존 채권의 만기 연장이든 그리스의 채무조정이 민간 채권자들에게도 부담을 안겨주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이는 사실상의 디폴트라는 게 S&P의 설명이다. S&P는 그리스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향후 12~18개월 안에 다시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스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공공부채를 감축하려는 그리스 정부의 노력과 유로존 내부에서 미래를 계획하려는 그리스 국민들의 의지를 간과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등급 조정은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그리스에 대한 1720억 유로(약 268조 7276억원) 규모의 2차 구제금융 지원방안에 포함될 내용 가운데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투자자들의 참여 방식을 논의하는 가운데 나왔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이미 이달 초 그리스의 국가신용 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도 현재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B+’로 유지하고 있지만 채무조정 과정에서 민간 투자자들이 참여한다면 디폴트로 강등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災後 일본’ 건설 세계가 지켜본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열린세상] ‘災後 일본’ 건설 세계가 지켜본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지난 5월 중순에 일본을 방문했다. 3·11 대지진 이후의 첫 방문이어서 그런지 일본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이 쏠렸다.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 한·일 관계 개선방안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불야성을 이루던 도쿄의 번화가는 종전보다 어두웠다. 전철역 내 에스컬레이터가 부분 운행되고 있었다. 전차 속 가득했던 광고 포스터는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내가 눈으로 확인한 변화는 이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도쿄시민들에게 센다이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더 이상 이야기의 주제가 아니었다. 의도적인 침묵 그리고 무시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뉴스를 통해 접했던 것보다 훨씬 안정을 찾고 있다. 의연한 도쿄시민들을 보면서 불현듯 하나의 잔영이 스쳐 지나갔다. 일본 유학시절 가미코치(일본 북알프스의 일부 지역)에 갔을 때의 일이다. 계곡 상류지역 다리(갓파바시) 앞에 있는 관광 상품가게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갓파(물 속에 사는 상상 속의 동물)의 눈물’을 사기 위해서였다. 무엇인지 궁금했다. 뜻밖이었다. 작은 비닐 봉지 안에 병 조각이 들어 있을 뿐이었다. 왜 저것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지 의아했다. 판매 수익금은 이곳의 환경보호사업에 쓰인다는 판매원의 설명을 듣고 새삼 일본인의 ‘국민성’에 감탄했다. 위기에서 일본인의 시민의식은 더욱 빛났다. 리히터규모 9.0 지진과 20m의 제방을 뛰어넘은 쓰나미 앞에서 그들이 보여준 희생정신과 공동체의식은 ‘인류의 진화’라는 찬사를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2년 뒤에 센다이와 후쿠시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일본은 지금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한국에서 만난 한 일본기업인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 극복과정에서 ‘파괴적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엄존해 있다. 유동성이 취약한 재정에서 비롯된 복구 재원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관료제적 한계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정부가 쓰나미와 원전 사태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관료주의로 대변되는 국가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가령 일본의 알프스로 불리는 알펜루트의 주차료도 일본 관료주의 문제점의 방증일지 모른다. 2009년 일본의 알펜루트에 갔을 때의 일이다. 3000m 가까운 고지대까지 자동차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뛰어난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알펜루트의 다테야마를 다녀오는 동안 자가용 승용차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 까닭을 물었다. 하루 주차비가 5만 6000엔이라고 했다. 한국 돈으로 거의 70만원이다. 턱없이 비싼 주차료는 훌륭한 관광 인프라의 기능을 제한하는 듯했다. 자연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운 행정 편의주의가 일본의 관료주의와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관료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한 게 이번 방문의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일본의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도 점차 대두하고 있다. 그 중심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등 뉴리더들이 자리잡고 있다. 패전 이후 ‘전후일본’을 건설한 것처럼 시민사회를 주축으로 ‘재후(災後)일본’을 새로이 건설하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내가 본 페레스트로이카’에서 “체르노빌 사고가 고르바초프 정치의 ‘결정적인 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체르노빌은 그 자체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체제의 모순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얘기다. 센다이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처럼 일본의 국가주의 체제의 모순을 압축하고 있을지 모른다. 고르바초프는 궁극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미래지향적 국민성을 갖고 있는 일본 국민들이 재난을 새로운 체제로 승화시키려는 각성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본에 못지않게 관료주의적 병폐를 안고 있는 한국 역시 일본의 모순 극복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하반기 통신시장 대대적 지각변동 예고

    하반기 통신시장 대대적 지각변동 예고

    올 하반기 통신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태스크포스(TF) 방안이 이달 중 나오는 데다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도 7월부터 본격화된다. 데이터 폭증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제한하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연내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10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사업자 간 TF안을 둘러싼 구체적인 물밑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방통위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와 TF 보고서 작성에 착수했다. 방통위 등에 따르면 기존 요금제에 관계없이 스마트폰의 음성통화량은 현재보다 20분 늘어날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가 내놓은 인하 방안은 TF보고서와 함께 최종 조율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 중 발표될 예정이다. ●“모듈형·가입비 인하” 협의 중 스마트폰 요금제는 대수술이 예고되고 있다. 요금 설계의 주도권은 통신사에서 사용자로 넘겨진다. 사용자가 음성·데이터·문자 메시지를 분리해 직접 사용량을 설계하는 ‘모듈형 요금제’다. 이 경우 음성통화를 많이 쓰거나 데이터 사용량이 많거나 하는 사용자별 이용 패턴에 따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 또 데이터 이월 방안이 검토되고, 스마트폰 음성통화량도 종전보다 20분 확대된다. 가입자에게 가입비 인하 혜택을 일괄적으로 주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가입비는 신규 혹은 번호이동으로 이통사가 바뀔 때 내는 비용. SK텔레콤 3만 9600원, KT 2만 4000원, LG유플러스 3만원으로 제각각이다. 가입비 산정 근거 등을 검토해 내리도록 유도하고 문자메시지 요금도 단계적으로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 연내에 제한이나 폐지에 대한 정책 방향이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와 같이 상위 10%가 전체 데이터량의 90%를 점유하는 트래픽 불균형 상황을 해소하지 않고는 망 고도화로도 근본적인 트래픽 부하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달 블랙리스트 전담반 구성 이통사뿐 아니라 제조사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는 ‘블랙리스트 제도’는 연내 시행이 확정됐다. 정부 TF를 통해 블랙리스트 도입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던 계획도 연내로 앞당겼다. 이달 중순 블랙리스트 전담반을 구성하고 분실·도난 단말기의 리스트를 이통3사가 공유하는 데이터베이스(DB) 센터를 구축하고 통신사의 전산시스템을 수정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제조사도 신형 휴대전화에는 국제단말기식별번호(IMEI)를 부여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사용자가 유심 카드를 구입해 단말기를 인증하면 통화가 가능해진다. 해외에서 쓰던 휴대전화도 연내 국내 사용이 가능해진다. 방통위는 미국, 중국과 우선적으로 밀수폰을 방지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공조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만원대 스마트폰 요금제 출시 기간통신망 사업자의 망을 임대해 통신서비스를 저렴하게 재판매하는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도 7월 시작된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SKT의 통신망을 재판매하는 MVNO 서비스에 합의했다. 우선 선불요금제를 도입한 후 10월부터 후불제로 기존 이통사보다 20% 저렴한 2만원대 스마트폰 요금제가 출시될 예정이다. 대신 MVNO 통신사로 갈아탈 경우 번호 변경은 불가피하다. KCT는 내년 1분기부터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구체적인 인하 방안에 대해 어렵다고만 말할 뿐 근거자료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TF 방안과 상관없이 통신사의 요금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 3사는 1분기 1조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가입자당 월 평균 매출’(ARPU)은 전분기보다 평균 2.96% 감소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한다] (1)조윤선 한나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한다] (1)조윤선 한나라당 의원

    4·27 재·보궐 선거 이후 여야 정치권이 요동치며 세력 재편이 시작되고 있다. 정치권은 내년 말까지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군과 계파 수장, 고위 당직자 등 권력자들을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치권에는 주목할 만한 신예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내 정치를 말한다’라는 시리즈를 통해 여야의 신예 정치인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왜 정치를 하는가’를 독자들에게 직접 설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내 정치의 원동력은 문화다. 사람들은 나에게 “문화와 예술에 그토록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고상한 척하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도 있다. 나는 말한다. 문화는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다고. 정치는 반대자까지 강제할 수 있는 ‘물리력’을 갖고 있지만, 문화는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 나는 국민이 강제력보다는 영향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라고 믿는다. 바른 영향력을 가진, 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하루에도 몇번씩 다짐한다. 경제수치로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이다. 하지만 진짜 선진국을 가르는 기준은 삶의 질이다. 그 기준으로 보면 우린 아직 멀었다. 인류의 발전은 문명의 수준을 높인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문명의 수혜자를 소수에서 다수로 넓혀나갔던 데에 있다. 나는 3월 국회에서 국립발레단의 ‘지젤’ 공연을 주최했다. 지난해 11월 첫 대정부질문에서는 ‘행복한 청소부’라는 그림 동화책을 활용했다. 모두 정치와 문화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시도였다. ‘말’ 대신 ‘문화’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실험이기도 했다. ‘지젤’ 공연 이후 국립 발레학교 설립 준비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그림 동화책을 통한 대정부질문 이후 만화진흥법 제정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문화와 예술에 눈을 돌리기 전, 나는 늘 나와 남을 비교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할 뿐이다. 작가 토마스 만은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세대는 경제를 했다. 아버지 세대는 정치를 했다. 이제 우리 세대는 문화를 할 때다.” 경제는 ‘효율’을 추구하고 정치는 ‘평등’을 추구한다. 둘 다 남과 비교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문화는 ‘자기 충만’을 추구한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문화만이 상대적 박탈감을 치유할 수 있다. 문화가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가장 경제적인 수단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인의 길을 걸으며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정권마다 문화예술에 대해 편가르기식 지원을 하는 모습을 볼 때였다. 정권에 따라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주체’가 정부냐, 민간이냐로 나뉠 수는 있지만 지원받는 ‘객체’가 달라지는 것은 옳지 않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정치적 이념과 정책수행 방향이 크게 달랐다. 그러나 문화정책에 온 힘을 기울였다는 점은 똑같았다. 그것이 지금 두 나라를 지탱하는 힘의 원천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나는 달항아리처럼 균형 잡힌 사회를 위해 ‘문화 정치’를 계속할 것이다. [Q&A] “정치인 후회·자부 교차… 3選 이상은 안 한다” →왜 정치를 하게 됐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금융기관장들과 만난 적이 있다. 나는 당시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이었다. 선진화에 동참하고 싶었다. →정치인으로서 행복한가. -후회와 자부가 하루에도 몇 번씩 교차한다. 국회의원으로 가장 좋은 것은 여러 분야를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를 하면서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 -문화 예술계 인사들에게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은 족쇄도 될 수 있지만 날개도 될 수 있다. →문화가 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역사가 증명한다. 귀족 정치가 무너지고 근대 국가가 등장하면서 종전에는 왕족과 귀족만 누렸던 문화를 평민들도 누리게 됐다. 물론 투쟁을 통해서지만. →여권과 불교계의 화합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데. -우리가 뭘 갑자기 한다고 해소가 되겠는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전통문화 보존 등 다양한 대책을 입법화해야 한다. →소위 권력욕이라는 ‘정치적 근육’이 있다고 보나.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근육이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이런 추진력이 있었나 하고 놀란다. →한나라당과는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 -답하기 힘들 정도로 구성원이 다양하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는 사회’라는 가치와 ‘만인이 평등하게 대접받는 사회’라는 가치가 있다면 한나라당은 전자가 주가 되고 후자가 보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최장수 여성 대변인 기록을 세웠다. 무엇이 힘들었나. -거대 여당이 힘으로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야당과 선명하게 싸우지 않는다는 비판도 많이 들었다. →분당을 재·보선 출마 권유가 많았는데. -대변인 시절 3개월 동안 당 대표로 모셨던 분(강재섭 전 대표)과 공천 경쟁을 한다는 게 명분이 없었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한다면 어디로 나갈 생각인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른 당 후보와의 경쟁은 자신 있는데, 당내 동료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게 참 고통스럽다. →최근 당내 쇄신파 연합체에 이름을 올렸는데. -누구를 탓하지 말고 당장 행동해서 성과를 보여 줘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이길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나. -2002년 대선 때 잠깐 당 선대위 대변인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박 전 대표와 지원유세를 많이 다녔는데, 애국심이 몸에 밴 분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가능할까. -대통령은 남자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이미 해소됐다. →입각 제의가 있다면 어떤 장관을 하고 싶은가. -당연히 문화부 장관이다. →서울시장에도 관심이 있나. -서울 토박이로서 매력적인 일이다. 서울의 외형이 아닌 내용을 채우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84학번이면 시대적 고민을 많이 했을 텐데, 학생운동과는 거리가 멀다. -나서는 사람이나 나서지 않는 사람이나 그 시절 학생들은 모두 힘들었다. 민주화를 위해서 싸우고 희생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빚이 크다. →언제까지 정치를 할 것인가. -3선 이상은 생각하지 않는다. 글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조윤선은 ▲1966년 서울 출생 ▲세화여고, 서울대 외교학과, 미 컬럼비아대 법학대학원 ▲사법시험 33회 ▲변호사 ▲16대 대선 한나라당 선대위 공동대변인 ▲미국 연방항소법원 근무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겸 법무본부장 ▲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 ▲한나라당 대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대외원조 홍보대사 ▲국립오페라단 법률자문 ▲서울변협 정책자문특위 위원 ▲저서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 법무부, 3대쟁점 전면거부

    법무부, 3대쟁점 전면거부

    법무부와 검찰이 19일 오후 5시까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기능 폐지 내용을 담은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안을 제출하라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요구를 묵살했다. 대신 법무부는 이날 오후 중수부 폐지, 특별수사청 신설, 경찰 수사개시권 부여 등 3대 쟁점을 전면 반대하는 종전의 입장을 담은 ‘법무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 우려됐던 ‘법(法)·국(國)’ 정면충돌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개특위의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를 담은 시행령 개정안 제출 요구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별수사청 신설 대신 검사비리를 잡는 특임검사제를 법제화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중수부 폐지 요구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운영 개선을 하고 (중수부) 수사기능은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는 경찰 수사개시권 부여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했음을 밝혔다. 다른 법무부 관계자는 “거악(巨惡)을 척결하고, 대형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중수부가 꼭 필요하다는 게 검찰과 법무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김준규 검찰총장도 간부회의에서 기존의 ‘절대 불가’ 입장을 재차 천명한 뒤 ‘깊은 침묵’으로 반발하는 모양새를 극대화했다. 검찰이 사개특위의 최후통첩과 다름없는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함으로써 20일 열릴 사개특위 전체회의가 주목되고 있다. 사개특위는 시행령이 아닌 검찰청법 개정을 통해 중수부 폐지를 강행할 것으로 예측돼 양측의 충돌은 극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청법에 ‘대검에는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기구를 두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대법원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단 특이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전체회의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찬성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국회 사개특위안에 반대하는 사법부 입장은 한결같다.”고 말했다. 임주형·이민영기자 hermes@seoul.co.kr
  • [시론] 사법개혁, 기본원칙에서 해법 찾아야/양삼승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시론] 사법개혁, 기본원칙에서 해법 찾아야/양삼승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지난 4월 1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국회에서 열렸고, 그 자리에 법조 3륜을 대표하는 이들이 나와 ‘6인 소위 합의안’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이 자리에서 종전부터 논의되어 오던 핵심 쟁점에 관해 각자는 종래의 입장과 논거를 되풀이해 타협이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필자는 여기에 다시 몇 가지의 논거를 제시함으로써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해결의 돌파구는 철저하게 기본원칙으로 다시 돌아감으로써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여기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기본 원칙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사법부를 포함한 국가기관의 ‘존재 사유’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둘째는 각 국가기관은 그 나름의 고유한 ‘존재 가치’가 있으므로 이 가치는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조직이나 사회의 잘못된 현상을 바로잡아야 할 경우, 그 대책은 대증요법적 처방이어서는 안 되고, ‘특정 행위’가 아닌 ‘특정 사람’을 표적으로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기본원칙에 따라 사개특위에서 문제가 된 핵심 쟁점들을 살펴보자. 먼저 대법원의 개혁과 관련, 대법관 수를 증원하는 방법은 대법원이 극력 반대하고 있다. 법원은 그 논거로 15인 이상의 대법관으로는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며, 그 대안으로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설치함으로써 대법원의 업무부담을 경감하고 상고인에 대한 사법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처방은 ‘대법원 자신을 위한’ 처방이지 ‘국민을 위한’ 처방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원합의체 판결의 실효를 보장하면서도, 상고심에서의 국민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독일식 대법원 구조를 도입하되 대법원을 2원화하여 대법관과 대법관 아닌 법관을 한 재판부에 함께 두고, 전원합의체에는 대법관만이 참석하게 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양형위원회의 설치 및 기능에 관해서는 국회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법관의 양형 업무 특성, 즉 법관 내지는 사법부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이해해야 한다. 연륜과 지혜를 갖춘 편견 없는 법조인이라면, 법관의 양형이 얼마나 어렵고, 단순화∙획일화할 수 없는 것임을 잘 알 것이다. 양형 획일화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국민 자신이 될 것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더욱이 양형위원회의 위상과 관련, 재판을 받는 한쪽 당사자인 검찰이 이러저러한 의견을 강하게 개진하는 것은 모양상으로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검찰과 관련하여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판사∙검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수사청을 신설하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감정적이고 법치국가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중수부의 여러 행태가 불만족스러웠다면 정면으로 이를 시정해 나가야 할 일이지, 어떤 제도가 ‘특정한 행위’가 아닌 ‘특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만들어진다는 것은 ‘법률 적용의 평등성’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끝으로 전관예우 근절을 위하여 일정 범위에서 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발상 역시 ‘잘못된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범위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성숙한 법치국가에서 취할 태도는 아니다. 더욱이 이는 전형적인 ‘대증요법적인 처방’으로서 그 합헌성과 타당성이 의문시된다. 전관예우의 근절이라는 목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도로서 풀어가야 한다. 변호사로서 10년 이상 경력자를 법관으로 채용하는 법조일원화가 실현되면, 이 문제는 어차피 자연스레 소멸할 운명에 있다. 인재들의 집합체인 법조 3륜의 구성원들, 그리고 국민의 선량인 국회의원들, 우리 모두 국가의 대사를 다룸에 있어 2가지를 유념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각자가 몸담은 ‘기관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고, 둘째는 서두르지 말고 ‘뜻을 세워 이를 이루는 데는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 반군 공세와 내부분열… 궁지 몰린 카다피

    반군 공세와 내부분열… 궁지 몰린 카다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최측근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반정부군과의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반군 지도부가 조건부 정전안을 제시했다. 중국과 독일은 리비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공동으로 촉구했고,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물밑협상이 계속되는 등 리비아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리비아 반군은 1일 카다피 부대가 서부의 주요 도시에서 철수하고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면 유엔이 요구하는 정전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반군의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의 무스타파 압둘 잘릴 위원장은 이날 반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에서 압둘 일라 알 카티브 유엔 리비아 특사가 마련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카다피 측과는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겠다는 종전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혼돈의 리비아에 배신과 도주의 바람이 불어닥쳤다. 카다피 국가원수를 도와 결사항전할 듯 보였던 최측근들이 잇따라 해외로 줄행랑쳤고 믿었던 아들마저 상황이 불리해지자 출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너서클’을 결속시키며 장기전 채비를 하던 카다피 정권은 결국 내분 탓에 스스로 무너질 공산이 커졌다. 우선 ‘카다피 구하기’에 사활을 걸던 아들의 태도 변화가 눈에 띈다.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의 측근인 모하메드 이스마일이 최근 영국을 방문, 정부 관계자들과 비밀회담을 가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 보도했다. 사이프 알이슬람의 심복이자 리비아의 군사·정치문제 교섭담당자로 알려진 이스마일이 영국 측과 어떤 논의를 벌였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퇴로 찾기를 위해 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들은 “카다피 아들 측 특사가 카다피를 열외로 취급한 채 리비아가 무정부상태에 빠져들지 않도록 출구전략을 찾으려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프 알이슬람 외에 셋째 아들 사디와 넷째 무타심 등 다른 2세들도 탈출구 마련에 혈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다피가 자신은 권좌에서 물러나고 대신 무타심을 과도정부 수반에 임명해 정치개혁을 감독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설이 떠도는 등 카다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쏟아져 불확실성이 커진다. 카다피의 핵심 지지기반 내 균열음도 커지고 있다. 무사 쿠사 외무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카다피에 등을 돌리고 영국으로 떠난 데 이어 외무장관과 유엔총회 의장을 지낸 알리 압델살람 트레키도 카다피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또 압둘 카심 알즈와이 국민의회 의장과 해외정보기관 수장인 아부제이드 도르다, 유럽연합 담당 외교관 압델라티 알오바이디, 쇼크리 가넴 국영석유회사 대표 등 다수의 측근이 카다피에 반발, 이웃국인 튀니지로 떠났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다만, 가넴 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국외 탈출 사실을 부인했다. 카다피는 시위가 막 가열되기 시작한 지난 2월 무스타파 압델 잘릴 당시 법무장관과 압델 에후니 아랍연맹 주재 리비아 대사 등이 등을 돌려 한 차례 타격을 입었다. 최근 마지막 지지세력들마저 ‘배신’하면서 사실상 결정타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당사자도 모르게?” 중수부 폐지 등 특위안 발표에 검찰 ‘격앙’

     특별수사청은 설치되고, 대검 중앙수사부는 폐지된다.  국회 사법제도개혁 특별위원회는 10일 이같은 내용의 사법 개혁안을 전격 발표했다.  검찰은 크게 반발했고, 법원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검 중수부 폐지와 경찰수사권 명문화 등으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이는 검찰은 공론화 과정도 없이 갑자기 개혁안을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준규 검찰총장도 오전 회의에서 이번 개혁안 발표와 관련, 직접 관련된 기관(검찰)도 모르게 개혁안이 마련된 데 대해 격앙했다고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대검의 한 간부는 “고위층 부패 수사를 전담하는 중수부를 없애겠다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비리수사를 못하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법률로 규정된 것도 아닌 검찰 수사 직제에 관련한 문제까지 법률로 정하겠다는 것은 입법권 남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별수사청도 종전에 논의됐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국회의원 등도 수사대상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판·검사만 대상으로 삼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도 “오늘 아침까지 개혁안에 담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 구체적 내용을 검토해 본 뒤에야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지방시대] 로스쿨 이후 법과대학의 역할과 사명/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방시대] 로스쿨 이후 법과대학의 역할과 사명/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2009년 3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개원으로 우리나라 법학교육 담당 교육기관으로 로스쿨과 법과대학(법학과)이 병존하게 됐다. 그런데 그동안 제기돼 왔던 법학교육에 관한 문제점들이 로스쿨 개원으로 일거에 해소된 것으로 간주되고, 소위 법조인 양성만이 법학교육의 전부인 양 법학교육에 관련된 일체의 논의가 멈춰 버렸다. 현 상황은 오로지 로스쿨의 안착만을 염두에 둔 듯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로스쿨이 법학교육 자체를 완전 대체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로스쿨은 그 성공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하나의 선택된 실험일 뿐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로스쿨 미인가 법과대학은 2017년 이후로는 변호사를 배출할 수 없으므로(변호사시험법 부칙 제4조) 법과대학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분위기와 시각에 편승해 공공연히 구조조정을 주장하고, 실제로 이를 실행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또 개원될 경우 법과대학의 진로에 대해 공무원시험이나 로스쿨 진학 준비, 준법조인을 양성하는 방안(패러리걸 안)도 제시됐다. 그러나 법과대학이 공무원시험 대비반으로 운영될 경우 종전의 법학교육에서 나타난 문제점, 즉 대학의 수험학원화, 교육의 황폐화를 그대로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패러리걸 안’은 법과대학에서는 일반 교양교육 수준에서 법학교육을 실시하되, 법률 인접분야로의 진출이 용이하도록 특성화하자는 방안이다. 그런데 이것이 법학 전공 교육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취지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러나 로스쿨 개원으로 법과대학 교수들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법학교육의 본질과 사명을 재조명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법학(iuris prudentia)은 인간학의 일종이다. 법의 세계에 있어서 총명(prudentia)이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무엇이 옳은가를 알고 부정을 피하기 위해 무엇이 옳지 않은가를 아는 덕이다. 단순한 지식이 아니다. 법학은 실용학문이고, 실천학문이다. 따라서 가장 이론적인 것은 가장 실무적인 것이다. 로스쿨에서 법학 전공 교육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법과대학에서의 법학교육 내용이 이른바 교양·법학으로 전락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 당국과 교육과학기술부는 법과대학이 우리 현실에 맞는 발전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책 차원의 뒷받침과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특히 법과대학과 로스쿨은 역할을 분담해 각자의 고유한 영역을 상호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 사고를 해야 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역할이다. 법과대학은 통상적인 법학교육 외에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고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고(고등교육법 제28조), 로스쿨은 변호사라는 직역 외에 세계를 무대로 하는 국제적인 마당발 역할을 담당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그 역할을 세계무대로 넓혀 가야 한다. 이제, 법과대학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건 교수들이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대학의 법학교육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대학교육의 성패는 제도보다는 궁극적으로 대학교수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사설] 미사일 300㎞ 족쇄 풀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이 최근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로 제한하고 있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 사태에 이어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하면서 대북 미사일 능력 강화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면서 이에 따른 필요성을 공감하고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사거리 300~500㎞로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스커드 B·C와 사거리 1300㎞로 일본 대부분 지역에 이를 수 있는 노동 미사일에 이어 3000㎞ 이상 날아가는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배치하는 등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1979년에 제정된 한·미 미사일 지침은 미국산 대공미사일인 나이키를 들여와 국산 미사일 현무(사거리 180㎞)로 개량하면서 맺은 첫 신사협정이다. 이후 사거리 300㎞까지 날아가는 대공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도입하면서 미사일 지침을 다시 바꿔 탄도 미사일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으로 제한하고 있다. 당시 미사일 지침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미사일 개발 능력이 없을 때 미국 주도로 만든 일방적인 협정과 다름없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독자 개발 능력을 갖고 있고, 북한의 미사일 전력 증강에 따라 우리 안보가 종전보다 더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사일 지침 개정 논의는 오히려 늦은 감마저 든다. 일부에서는 미사일 지침 개정이 300㎞, 500㎏ 이상의 미사일 개발을 통제하는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를 위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이는 기술 이전을 제한하는 것이지 개발 및 보유를 제약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 양국이 논의 중인 미사일 지침 개정은 미사일 사거리 등이 실질적인 대북 억지력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돼야 한다. 국내 전문가들은 남쪽에서 북쪽 끝을 타깃 존으로 할 경우 사거리 1000㎞, 탄도중량 1t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이 사거리 1000㎞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 중국과 일본에 위협이 된다고 말하지만 우리 미사일은 공격이 아닌 방어에 목적이 있다. 미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 9구단시대 30년 만에 활짝…KBO이사회 창단 승인

    9구단시대 30년 만에 활짝…KBO이사회 창단 승인

    프로야구 ‘9구단 시대’가 마침내 활짝 열렸다. 1982년 6개 구단으로 출범한 이후 무려 30년째에 맞는 경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8개 구단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고 제9구단 창단을 의결했다. 프로야구계의 오랜 숙원인 아홉 번째 구단 출범의 기틀을 마련한 셈. KBO는 빠른 시일 안에 신생팀의 창단 조건을 결정 짓고 9번째 구단을 승인, 내년 시즌 2군 리그부터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사회에는 유영구 KBO 총재를 비롯해 신영철 SK 사장 등 이사 9명 전원이 참석했고 이사 8명이 아홉 번째 구단 출범을 찬성했다. 하지만 장병수 롯데 사장은 프로야구의 내실을 기하자며 예상대로 반대 의견을 냈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기존 8개 구단 체제에서 아홉 번째 구단이 리그에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에 의미가 크다.”면서 “새로운 심사 기준을 만들어 다음 달 이사회에서 신생 구단의 창단 자격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홉 번째 구단 창단을 선언한 온라인 게임·소프트웨어 업체 엔씨소프트에 우선 협상권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이상일 사무총장은 “엔씨소프트 외에 2개 기업도 창원시를 연고로 한 신생팀 창단 신청서를 냈다. 이들 3개 기업이 경쟁하며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아홉 번째 구단으로 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외에 나머지 2개 기업은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여전히 원하지 않았다. 이 총장은 “기존 심사 기준은 해당 기업의 매출액과 종업원 수 등으로 단순했다. 하지만 새로운 심사 기준은 재정 안정성과 지속성, 창단 의지 등 아홉 번째 구단 운영 여부를 실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보다 세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엔씨측 “재정 증빙자료 제출… 창단 준비 만전” 이와 관련, 엔씨소프트는 “제9구단을 허용하겠다는 결정을 환영한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창원을 연고로 하는 아홉 번째 구단 창단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는 재정 증빙 자료를 제출했다. 2개 기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9구단이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매진하겠다.”며 창단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창원시는 “제9구단 창단을 의결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창단기업을 확정하지 않은 것은 다소 유감”이라고 밝혔다. ●FA 취득 기간 8년… 보상금도 200%로 줄여 한편 이사회에선 대학(4년제) 졸업 선수의 자유계약선수(FA) 취득 기간을 종전 9년에서 8년으로 1년 단축했다. 그러나 해외 진출 FA 자격은 현행 9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FA의 이적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호선수를 현행 18명에서 20명으로 확대했다. FA 이적 보상 금액도 기존 선수 보상의 경우 해당 선수 전년도 연봉의 50%를 인상한 기준에서 50% 인상분을 삭제한 200%로 줄였다. 금전 보상 시에도 전년도 연봉의 50%를 올린 금액의 300%였던 것을 50% 인상분을 삭제한 연봉의 300%로 바꿨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아마추어 야구 주말 리그제에 따라 8월 16일이었던 신인 지명회의를 9월 5일로 변경했고 단장으로 이뤄진 실행위원회의 심의대로 12월 합동훈련을 금지했다. 또 출범 30주년을 기념해 기념 사업회를 구성하기로 했고 지난해보다 3% 늘어난 149억 3971만원의 올해 예산도 확정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일단 우리금융에 유리… 블록세일 급부상

    일단 우리금융에 유리… 블록세일 급부상

    유효 경쟁 불발로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이 일단 중단됐지만 정부가 새로운 매각 방식을 마련키로 함에 따라 향후 어떤 방식으로 우리금융 민영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정부가 매각 조건 완화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만큼 예비 입찰에 불참을 선언한 우리금융 측과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우선 새 매각 방식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17일 밝힌 수의계약과 블록세일 부분이다. 특혜시비 의혹을 알면서도 정부가 이런 방식을 언급했다는 것은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또 유연한 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국민주 방식’ 등 여러 아이디어를 찾아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공적자금 최대 확보가 목표이지만 시장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공자위 측은 “공적자금 극대화 등 매각 원칙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를 100%로 가져갈 수 없고, 어느 하나도 0%가 될 수 없다.”면서 “종전과 다른 입장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매각 방식의 변화를 시사함에 따라 우리금융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 새판’을 주문한 우리금융 측 의도대로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희망하는 방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대형 블록세일과 높은 가격 순으로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는 ‘희망수량 입찰 경쟁’ 방식을 선호한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매각 방안과 일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여론과 가격협상에 따라 얼마든지 유동적일 수도 있다. 공자위 관계자는 “불록세일은 하나의 방법이지만 좋은지 나쁜지 아직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블록세일은 물량에 한계가 있어 연속 블록세일은 디스카운트 때문에 자금 극대화가 안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금융 관계자는 “여러 방안 중에서 블록세일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민영화 재추진 시점은 유동적이다. 정부의 민영화 의지가 강한 데다 시장에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은 있다. 금융권은 정부가 하루빨리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민영화를 재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총선과 대선 등 정치권 일정과 맞물려 앞으로 수년간 민영화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안이 새롭게 제시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두·이경주기자 golders@seoul.co.kr
  • 축구계 숙원 승강제 도입 새로운 1부 리그 생기나

    최종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승부. 6강 플레이오프(PO)만큼 1부리그 잔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 리그. K-리그가 꿈꾸는 미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한 한국 프로축구는 실력 면에서는 최고지만, 빈틈이 많다. 군인팀 상무가 있고, 평균 관중은 5000명이 될까 말까다. 순위에 따른 승강제도 없다. 현행 제도에서는 꼴찌나 7위나 똑같다. 때문에 6강 PO가 대강 결정 난 리그 후반기에는 김빠진 경기가 치러진다. 선수를 열심히 뛰게 할 동력이 없다. 가뜩이나 팬들의 외면을 받는 K-리그가 더욱 인기 없는 이유다. 치열한 경쟁이 하위권에서도 계속되려면 승강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AFC는 한국에 “20 12년까지 리그 승강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이후 챔스리그 티켓(4장)을 배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숙원 사업인 승강제가 이제는 ‘발등에 불’이다. 승강제 도입 논의는 전부터 있었다. 2006년 국민은행이, 2007년 현대미포조선이 내셔널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K-리그에 승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재정난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연맹, 실업연맹 등이 물밑 접촉을 통해 승강제를 논의해 왔다. 10월엔 승강제 TF도 결성했다. 외부 컨설팅을 맡은 네모 파트너스는 리그 운영 모델 3개를 내놨다. 이 중 가장 유력한 대안은 코리아 프리미어리그(가칭)의 신설이다. 기존 K-리그 16개 팀 중 경쟁력 있는 12개 팀으로 새로운 1부리그를 만드는 것이 요지. 상무 등 나머지 4개 팀과 경찰청, 프로를 원하는 내셔널리그 5~6개 팀은 프로 2부리그를 꾸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 도발의 법적 의미/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열린세상] 북한 도발의 법적 의미/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인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하는 도발을 자행한 것은 무력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유엔의 승인이나 자위권 발동 등 예외적인 일이 발생했을 때만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국제법규의 위반 행위이다. 또 1953년 휴전 당시 적대 행위와 무장 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목적으로 하는 정전협정과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 제2장 ‘남북 불가침’ 합의에도 위반되는 행위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군 이외에도 민간인까지 살상한 북한 지도부의 만행은 전쟁 범죄·반인도 범죄를 관할하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에서 정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등 여러 대응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우리 국내법인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정일 등 북한 지도부에 대한 전쟁 범죄나 반인도 범죄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소지가 있다. 이 법은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전쟁 범죄·반인도 범죄 등을 범한 내국인과 외국인은 물론,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이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민간인 주민에 대해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으로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정한 헌법 제3조의 규정에 따라 북한지역 역시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친다. 비록 북한이 로마규정의 당사국이 아니더라도, 북한 지도부의 지시에 의한 연평도 도발로 대한민국의 영토에서 군인과 민간인의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법원이 북한 지도부의 범죄에 관하여 재판권을 행사함에는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분단의 현실적 상황으로 북한 지도부에 대해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이를 국제형사재판소가 보충적으로 관할권을 행사하는 경우에 관한 로마규정 제17조의 ‘당사국이 소추의사나 소추능력이 결여된 경우’를 적용, 대한민국의 정부나 피해자 유족들이 북한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직접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북한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임과 동시에 적화통일 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획책하는 반국가단체라는 이중적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최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이적성 여부에 관한 대법원 사건에서 “북한을 무조건 반국가단체라고 볼 수 없다.”라는 박시환 대법관의 소수 의견에 대해 양승태 등 4명의 대법관은 “갑자기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을 종전과 달리 보자고 하는 것은 논리를 전도하거나 현실을 지나치게 일방적인 시각에서 평가하는 잘못을 범한 것이고, 확립된 대법원 판례의 역사적 의미를 도외시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반박하였다. ‘자유의 적에게는 자유를 주지 말자.’는 이른바 방어적·전투적 민주주의론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의미가 있다. 또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도모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에 대응하는 이론적 근거가 된다. 남북 대치의 현실을 타개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긴장 완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지만,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잇따른 도발에서 드러난 우리의 엄연한 안보 현실은 햇볕정책 등 그간의 평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음을 알게 한다. 그런데도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국제법과 정전협정 등을 위반하면서 민간인까지 공격하고 살상하여 전쟁 범죄·반인도 범죄를 범한 북한과의 평화를 내세우는 시각이 있다. 이는 북한의 이중적 성격에서 평화적 측면만을 중시하는 편향적 사고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으나, 현재의 안보현실에서는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도발에 동조하는 행위를 넘어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한 이적행위이자 반국가활동으로서 국가보안법이 엄정하게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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