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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동시가입문제 논의/북,“한국과 접촉 용의”/박길연 대사 밝혀

    【도쿄=강수웅 특파원】 북한의 유엔대표부 박길연 대사는 유엔가입신청을 위해 한국측과의 협의에 원칙적으로 응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일본 교도(공동)통신이 29일 뉴욕발 기사로 보도했다. 북한측의 박 대사는 북한의 유엔가입신청방침에 따라 한국측이 동시신청 가능성을 포함한 남북한 대사간의 협의를 제안한 데 대해 『남한의 노 대사와는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종전부터 있었다. 그런 자리를 이용해 신청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비공식적인 형태로 협의에 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박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협의결과에 따라서는 남북한에 의한 동시신청에도 긍정적인 자세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이 통신은 분석했다. 박 대사는 신청시기에 대해서는 9월 중순의 제46차 유엔총회 개막일 35일 전까지 사무총장에게 가입신청을 해야 한다는 유엔규칙을 지적하고 『이 시기만 맞추면 문제는 없다』고 신청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미,대규모 대표단 6월 평양에/북한과 관계개선 협의

    【도쿄=강수웅 특파원】 교토(경도)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2회 유엔군축회의에 북한대표로 참석중인 이용호 외교부 군축과장은 일본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럼즈펠트 전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규모 미 대표단이 오는 6월 평양을 방문,미·북한간의 관계개선을 위한 비공식 접촉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지난 주말에도 스칼라피노 교수 등 미국의 학자·전 외교관·군인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북한지도자들과 일·북한간 국교교섭에서 최대의 초점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사찰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전하고 수면하에서의 미·북한간의 접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평양을 방문하는 미 대표단은 포드정권 때인 75년부터 77년까지 국방장관을 역임한 럼즈펠트씨를 단장으로 스틸웰 전 주한 미군사령관 등 군사 및 안보문제 전문가 등이 포함된 대규모 사절단으로 종전에 없던 적극적인 미·북한 접근으로 보여 그 활동이 극히 주목된다고 도쿄신문은 분석했다.
  • “한국 유엔단독가입 신중대처”/중·소정상회담

    ◎양국 우호관계 발전 합의 【도쿄 연합】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모스크바에서 잇따라 개최된 중·소 정상회담과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한반도 정세가 논의됐으며 중·소 두 나라는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일본 교도(공동)통신이 18일 방소중인 중국공산당 대표단 소식통을 인용,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15·16일 양일간의 중·소 정상회담과 17일의 외무장관회담에서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이 교환됐다』고 밝히고 『쌍방은 한반도 정세의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해 한국의 유엔 단독 가입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중국은 유엔 가입 문제에 대해 남북한의 대화를 촉진시키는 가운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소련측이 당분간 이에 동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통신은 중국은 종전부터 한국의 유엔 단독 가입이 북한을 경화시켜 한반도의 안정과 긴장완화에 불리하다는 입장을 취해 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관측했다. 강 총서기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상호 국제적인 문제들을 논의했으며 중·소간 우호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강 총서기는 그러나 중국과 소련은 사회주의 실현에 있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뒤 양국은 지난 50년대의 동맹관계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 양국은 이날 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방소를 매듭짓는 공동성명에 ▲남북한의 통일국가창설 지지를 비롯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캄보디아 포괄 평화안 지지 ▲중동평화 국제회의 소집 ▲국경교섭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일본 지지(시사)통신이 보도했다.
  • “내수 진정되면 물가·국제수지 잡힌다/최 부총리,간담회 문답내용

    ◎투기방지대책등 일관성 있게 추진/무역적자 줄이기 위한 수입제한조치는 없을 것 최각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14일 경제장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의 경제동향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최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최근의 시국상황과 관련해 경제정책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계획인가 ▲최근 사회불안이 고조되고 있으나 올들어 건실한 싹을 내려가고 있는 경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각 부처가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자는 뜻에서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경제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건설경기 진정과 적정한 수준에서의 임금타결,부동산투기 억제 등의 시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국민경제 밑바닥까지 침투해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 회의에서 금리자유화를 추진하겠다는 시책이 나왔는데. ▲금리자유화를 포함한 금융자율화 시책을 빠른 시일내에 취하도록 하겠다.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정책방향을 위해서도 금리자유화는 반드시 단행해야 할 과제다. 다만 현재의 왜곡된 금융구조하에서 금리자유화가 경제 각 부문에 지나치게 쇼크를 주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유가를 언제 인하할 계획인가. ▲내 판단으로는 최근의 국제유가 추이에 비추어 인하조정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인하 시기가 조종폭 등 구체적인 문제는 동자부에서 빠른 시일내에 검토하게 될 것이다. ­전력요금 조정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당측에서 유보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오늘 점심 때 나웅배 정책위의장과 만날때 논의할 작정이나 동자부 장관이 내일 귀국할 예정이므로 좀더 협의해 봐야 할 것이다. ­경제가 시국불안의 원인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가. ▲최근 경제운용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쳤다는 점은 부인할 생각이 없다. 특히 물가는 국민에게 많은 불안감을 야기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국민의 노력에 의해 경제가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경기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수지가 매우 불안한데. ▲기획원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점을 시인한다. 이번 대응도 그런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그러나 국제수지가 불안하다고 해서 종전과 같은 수입제한 조치로 대응할 생각은 없으며 일반적인 원칙에 따르겠다. 내수 경기 진정이 물가안정은 물론 국제수지 대책이 될 것으로 본다.
  • 「과속성장」 제동,안정기조 회복 처방/정부 경제운용대책회의 배경

    ◎건설등 내수 진정… 물가억제 주력/설비도입 늘어 국제수지 위험 수위 판단/전기요금 인상은 절전실효성 싸고 진통 정부가 14일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앞으로 경제정책 운용의 기조를 과열된 내수경기 진정에 둔 것은 현재의 경제동향을 진단해 볼 때 불가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건설부문을 포함한 내수경기를 가라앉히기로 한 것은 예상밖의 경기과열로 물가가 크게 들먹이고 국제수지 적자 규모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확대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부문은 아직도 우리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난과 자재난을 가중시키는 등 「미운 오리새끼」 역할도 많이 하고 있다. 또 이번 대책은 시국상황도 많이 고려한 것 같다. 4월 이후의 물가오름세 둔화와 수출의 뚜렷한 회복세 등 모처럼 가시화되고 있는 안정기조가 최근의 시국상황과 맞물려 훼손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 4개월 동안 물가가 무려 5.4%나 오르고 무역수지적자가 지난 10일 현재 65억달러를 넘는 상황을 맞고서야 정책방향을 선회한 것은 뒷북처방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올 들어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설비투자 활발·수출회복·소비증가와 건축활동의 활기 등에 힘입어 당초 예상했던 7%보다 높은 과속성장을 보이고 있다.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여건이나 형편에 비해 너무 지나친 성장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가져온다. 올해의 경제성장 내용을 보면 지난해 극심한 과열현상을 보였던 건설경기가 상당히 둔화된 반면 제조업이 활기를 띠고 수출이 회복되는 등 갈수록 건실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기획원관계자들은 우리의 경제현황을 감안할 때 성장률은 7∼8%선이 적정선이나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9∼10% 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이 성장률이 적정선을 넘어서게 되면 총수요관리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국제수지적자 규모가 확대되게 마련이다. 물가는 그런대로 오름세가 현격히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제수지적자 규모의 확대는 심각한 상황이다. 올 들어 지난 10일 현재 수출은 두자리수 회복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증가율이 수입의 절반정도에도 못미치고 있다. 정부는 수입규제 등 직접적인 방법을 통하지 않고 내수경기진정을 통한 순리적인 방법으로 국제수지적자 규모를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소비재수입 등 과소비현상이 진정되지 않는 한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져올지 의문시 된다. 또 총수요관리만 하더라도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 등으로 약 3조원에 가까운 2차 추가경정예산의 편성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이같은 팽창예산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총수요관리가 제대로 이행될지도 두고 볼 일이다. 유가조정문제와 관련,주무부서인 동자부의 입장은 경제기획원을 비롯,다른 경제부처와 다소 차이가 있다. 걸프전 종전 이후 국제원유값이 하향안정세를 유지,국내기름값에 인하요인이 발생한 사실은 동자부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하요인이 생겼다고 해서 조정시기를 6,7월로 대폭 앞당기거나 모든 유종에 걸쳐 가격을 내리기에는 제반상황이 결코 여의치 않다는게 동자부의 설명이다. 우선 걸프사태 동안 가격이 크게 오른 원유를 들여오면서 정유회사들이 부담하게 된 손실금의 보전문제가 큰 걸림돌이다. 정부는 국내 유가완충을 위해 정유회사에 지난해 8월부터 총 1조1천8백80억원을 지급해야 하나 돈이 없어 현재 8천3백59억원만 지급한 채 나머지 3천5백21억원은 갚지 못하고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현 국제유가가 배럴당 16∼17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원유도입 기준단가인 배럴당 19.40달러와의 차액을 석유사업기금으로 거둬들이는 대신 상계처리하고 있다. 상계처리된 액수는 3월 2백60억원,4월 3백80억원,5월 5백억원(잠정) 등으로 총 1천1백40억원 정도 될 것이라는 게 동자부의 설명이다. 그래도 아직 2천3백여 억 원이 남아 있어 8월까지는 계속 상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국내 유가조정문제가 거론되자 동자부가 즉각 『그러면 아직 갚지 않은 손실 보전금을 재정투융자특별회계에서 인출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휘발유와 등유값의 자율화 문제가 걸려 있다. 물론 국내기름값을 조정한 뒤에 일부 유종의 자율화를 단행할 수는 있지만 가격의 향배가 자율화의 기초전제임을 감안할 때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게 동자부의 주장이다. 더욱이 휘발유에는 소비절약을 위한 특별소비세 인상문제가 남아 있어 과거처럼 조정작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국내 유가 인하문제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외국과의 가격차이를 고려할 때 벙커C유 등 산업용 기름과 비수기에 들어가 수요가 적은 등유의 경우는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휘발유는 특소세 때문에 가격을 내리더라도 소비자가격은 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의 경우 실효성 문제를 놓고 정부부처와 당 일각에서 이의가 계속 제기되자 동자부는 무척 난감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동자부가 물가불안을 우려하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한 것을 올 여름철 전기수급 상황이 위험수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15% 선은 유지해야 할 전력공급 예비율이 4.5%정도밖에 안돼 대형발전소 1기가 불시공장을 일으키게 되면 제한송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름철 냉방수요를 최대한 끌어내리기 위해 6∼8월 3개월 동안 산업·업무용의 요금을 대폭 올리는 내용의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공급 예비율을 7%까지 올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1만∼2만원 정도 요금을 올린다고 해서 수요가 줄겠느냐』는 실효성 문제를 놓고 당에서 계속 반대입장을 보이자 다시 논의하겠다는 선으로 후퇴했다. 문제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안을 물가를 책임지고 있는 경제기획원이 적극 나서 추진했다는 사실이다. 바꿔 말해 백지화될 경우 전기부족뿐 아니라 일관성을 추구해야 할 경제기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현재 동자부가 구상중인 6월1일의 인상을 7월1일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 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인 이희일 동자부 장관이 15일 돌아와야 정확한 결말이 나겠지만 이 방법만이 경제부처의 위상을 크게 다치지 않으면서 전기부족사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방송법 때의 수순」 재연… 40초 만에 “상황끝”

    ◎신민과 몸싸움 와중서 무선마이크로 “가결”/민자,“개악아닌 개선… 다수 구제받을 것” 역설/신민·민주 의원들 망연자실… 밤샘농성 돌입 지난 3년간 여야간의 최대쟁점이었던 경찰법안 및 국가보안법 개정안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인 가운데 불과 40초 만에 전격처리. 이날 신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저지조까지 편성,단상을 점거하고 의장단의 본회의장 입장을 방해하는 등 강행처리를 막으려 했으나 박준규 의장이 민자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2번째 본회의장 진입에 성공,통로에서 이들 법안의 가결을 선포.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10∼20명씩 짝을 지어 조직적으로 박 의장과 김재광 부의장의 회의장 진입을 극력 저지했으나 막상 박 의장이 의장실에서 나와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는 이를 몰라 『모양이 좋지 않은 강행처리 연출에 묵시적으로 동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대두. ▷본회의장◁ ○…국가보안법과 경찰법이 전격처리된 본회의 통과과정은 지난해 7월 방송법을 처리할 때와 똑같은 양상. 한차례 본회의장 진입을 저지당했던 박 의장은 이날 하오 3시20분쯤 신민당의 「저지조」 의원들을 따돌리고 본회의장 뒷문으로 들어서 통로에 선 채로 준비해간 무선마이크로 법안을 일괄상정하고 통과를 선포. 순식간에 끝난 본회의에서 박 의장은 『경찰법·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일괄상정하고 제안설명과 심사보고는 유인물로 대체하겠다』면서 『원안대로 가결시키는 데 이의가 없느냐』고 물었고 여야 의원들의 『이의없다』,야당 의원들의 『이의있다』는 고함이 뒤섞인 상태에서 『다수 의원이 찬성하므로 가결을 선포하겠다』고 선언. 박 의장이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박 의장을 에워싼 민자당 의원들과 미리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신민·민주당 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박 의장이 회의장에서 퇴장하자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과 통로 등에 서서 고함과 욕설로 민자당측을 비난. ○…박 의장은 의장실로 돌아와 담화문을 발표,『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의장사회석을 점거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등 물리력이 난무,국회위상이 실추되고 있는 상황하에서 부득이 본의아닌 의사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행처리의 고충을 토로. 박 의장은 또 『13대 국회 마지막 숙제라고 할 수 있는 개혁입법이 진정한 국민의 권리장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여야 모두에게 대화와 협상할 것을 누누이 설득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면서 『다수와 소수간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의장에게 부여된 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으며 국민에게 거듭 송구스럽다』고 강조. ▷민자당◁ 민자당 주요 당직자들은 3년여 동안 끌어온 개혁입법이 폐회를 하루 앞둔 시점에 큰 불상사없이 전격처리된 데 대해 안도하면서 신민당 등 야권의 향후 행보와 여론추이에 촉각. 김종호 총무는 이날 손주환 청와대정무수석 등에게 보안법 및 경찰법의 본회의 처리결과를 통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먼저 국민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3년여 동안 끌어온 개혁입법 중 보안법은 현시국과 관련,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고 피력. 김 총무는 『특히 오늘 통과된보안법의 내용은 종전의 규제를 대폭 완화한 법안이기 때문에 뜻깊게 생각하며 보안법 개정에 따른 석방 및 면소판결 등 후속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보안법 개정안 내용에 만족을 표시. 이에 앞서 민자당은 고위당직자회의와 의총을 열어 개혁입법 중 보안법과 경찰법 등 2개 법안의 일방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확인. 박희태 대변인은 이날 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야당이 전가의 보도인 실력저지로 나오면 우리는 최후의 보도인 다수결에 의한 일방처리로 맞서겠다』면서 『특히 민자당의 보안법 수정안은 개악이 아니고 명백히 개선인 이상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겠다』고 강조. ▷신민·민주당◁ 신민당 의원들은 보안법 등이 강행처리된 뒤 망연자실하듯 의석에 그대로 앉아 노 정권과 민자당을 집중 성토. 김대중 총재는 『오늘 처리된 법안은 무효』라고 언성을 높였으며 문동환 의원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정권』이라고 흥분. 김영배 총무는 『국회의장이 직접 날치기를 행한 것은 박 의장이 국회사상 처음으로 의정사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긴의장이 됐다』고 맹공. 이날 의총에서는 『민자당 해체를 강력히 요구하되 거부하면 정권퇴진운동에 뛰어들자』(이찬구 의원) 『노 내각 사퇴와 노 정권 퇴진 주장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이협 의원)는 등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 강경발언이 속출. 이날 강경발언을 한 의원들이 노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지 않는 김 총재의 지도노선에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김 총무는 20분 만에 서둘러 회의를 종료했으며 저녁식사 후 회의를 속개.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분임토의를 갖고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한편,개혁입법의 강행처리 기사가 실린 조간신문 등을 읽으면서 밤늦게까지 농성. 이날 농성장에는 상공위 뇌물외유사건으로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근·이돈만 의원이 합류해 눈길. 이재근 전 상공위원장은 소속의원들에게 사건경위를 설명하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공안통치가 뭔가 하는 것을 실제 경험했다』고 주장하면서 『앞장으로 정치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힘을 다해 민주화 투쟁에 앞서겠다』고 인사. 한편 민주당도 이날소속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는데 신민당의 경우 11일 상오 의원총회 등을 열어 투쟁방안을 마련한 뒤 농성을 일단 해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은 11일 자정까지 농성을 벌일 전망.
  • 심야까지 신경전… “각본이다” 서로비난/「개혁입법」협상결렬 언저리

    ◎야의 “대안 미흡·양보않고 협상만 지연” 민자/여측 무성의 부각… 시국연관 강공채비/신민 임시국회 폐회를 이틀 앞둔 7일 여야는 13대 국회 최대현안인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놓고 심야까지 다양한 채널을 동원,숨가쁜 막바지 절충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민자·신민 양측은 사실상 「협상결렬」을 선언함으로써 이제 3개 개혁입법 중 국가보안법과 경찰법이 여당 단독으로 강행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10시10분부터 55분 동안 국회 귀빈식당에서 진행된 여야 2차정책위의장회담 말미 신민당측 율사로 배석했던 박상천 의원이 지른 고성이 문밖까지 퍼지면서 회담의 사실상 결렬이 기정사실화. 이날 회담 직전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신민당측이 양보않는 한 민자당측이 더 이상 양보키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돌아온 나웅배 민자당 정책위 의장이 『신민당측이 양보는 않고 회담만 지연시킨다면 더 이상 협상키 어렵다』고 통보하자 평소 다혈질인 박 의원이 감정을 억제치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는 것. 이어 양측 회담대표들은 얼굴을 붉힌 채 서로 인사도 없이 헤어졌으며 신민당의 조세형 정책위 의장과 박상천 의원은 회담장에 남아 『민자당측이 2차회담을 시작하자마자 더 이상 양보키 어렵다며 사실상 회담결렬을 통보했다』고 흥분. ○…나 민자 정책위 의장은 2차회담이 끝난 뒤 김종호 총무실에 들러 더 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하다며 결렬을 통보. 나 의장은 이어 기자들에게 『양당간에 대안 자체의 골격에서부터 차이가 현격하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합의점 찾기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하고 『신민당측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협상을 더 할 수가 없다』고 못박아 협상중단을 선언. 나 의장은 『신민당측이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종전 입장에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경찰법도 대한변협 추천 2인을 포함한 경찰위원회에 총경 이상의 인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이나 이는 경찰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초강경자세. 나 의장은 또 『신민당측이 여야 협상진행중에 국가보안법 수정안을 법사위에 상정한 것을 두고 강력히 항의하더라』고 전하고 『그러나 협상을 지켜보면서 상임위에 법안을 상정,논의하는 것이 상례』라며 일축. 그는 협상시한이 8일 낮 12시인 점을 감안,접촉을 계속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원체 양쪽 의견에 거리가 있어 접근가능성이 없다』고 잘라말해 여당단독 강행처리 방침을 시사. 그는 특히 신민당측이 제시한 경찰법과 국가보안법 수정안 문안을 기자들에게 들춰보이며 『3년 동안 입만 열면 외쳐댔던 개혁입법에 대한 준비가 고작 이 정도냐』 『여당을 무시해도 유분수지』라며 흥분. ○…신민당은 이날 밤의 여야정책위의장회담이 결렬되자 전날의 심야당정회의에서의 개혁입법 수정안 발표에 이은 여권의 협상제스처가 「명분축적을 위한 연극」에 불과했다고 성토하며 시국상황과 연관지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 김대중 총재는 8일 상오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결렬에 따른 여권의 책임과 무성의를 부각시키며 신민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 언급할 예정인데 지금까지보다는 보다 강도높고 구체적인 대여 투쟁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 신민당은 이날 상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자당이 개혁입법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려 할 경우 실력저지를 하겠다는 기본원칙을 세워논 상태. 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시국수습에 대한 정부당국의 미온적인 조치를 규탄하며 이미 몇 차례 언급했던 「제한적 장외투쟁」과 연관지은 진일보한 대여 압박수단을 거론할 것이라는 전망. 이날 회담이 결렬된 뒤 조세형 정책위 의장은 ▲민자당측이 협상진행도중 8일 낮 12시를 협상시한으로 못박은 점 ▲여권의 수정안을 협상대표인 오유방 의원이 법사위에 제출해 이날 강행처리하려 했던 점 등을 들어 여권의 협상태도는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른 정치연극이었다고 비난. 조 의장은 『민자당측이 법사위에서의 강행처리 기도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말로 일관한 것은 기만성의 실체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흥분. 조 의장은 『저쪽에서 8일 상오 10시 국가보안법을 의장직권으로 본회의에 넘겨 처리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면서 『개혁입법 가운데 보안법과 경찰법은 강행처리하고 안기부법은 다음 기회로 넘길 듯한 감을 받았다』고 설명. 박상천 대변인은 성명에서 『민자당이 사기극을 꾸미고 있던 시각에 우리당은 지난 2년간 지켜오던 입장에서 후퇴하며 협상안을 작성하고 있었음을 생각하면 한없는 분노의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허탈한 심경을 토로. 그러나 개혁입법협상의 타결이 어렵다는 점은 양측이 제시한 수정·절충안의 현격한 차이에서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며 신민당으로서는 이점을 간파해 이날 협상의 결렬에 앞서 김 총재의 기자회견을 서둘러 계획했다는 분석. 신민당은 이날 상오에는 여권의 개혁입법처리에 대한 급작스런 태도변화의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이미 준비해 둔 절충안을 공식·비공식 모임을 통해 손질해 제시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헛손질」로 종결. 특히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실무팀이 마련한 절충안에 대해 홍영기 유인학 박상수 의원 등이 『지금같은 상황에서 여당과 타협해 득이 될 것이 있느냐』 『이렇게 양보할 필요가있느냐』고 불만을 강력히 토로해 의회가 2시간 이상 계속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김종호 민자,김영배 신민 양당 총무는 양당 정책위 의장간의 개혁입법 1차협상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자 이날 하오 7시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재절충을 시도했으나 역시 이견을 노출. 이날 하오 법사위에서의 국가보안법 수정안 단독상정으로 불편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김 신민 총무는 우선 임시국회 회기를 5∼7일 연장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개혁입법협상 시한을 8일 자정까지로 하자고 제의. 김 민자 총무는 이에 『회기연장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협상시한도 8일 낮 12시까지 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제시. 김 민자 총무는 그러나 『합의처리 가능성에 대한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8일 상오 10시30분 김 신민 총무와 다시 만나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논의키로 했다』고 밝혀 협상시한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김 민자 총무는 또 『의장회담에서 진전이 없으면 총무회담으로 「공」이 넘어오는 것 아니냐』고 말해 경찰법과국가보안법의 단독처리 가능성을 시사. 김 총무는 민자당의 국가보안법 수정안과 관련,『우리 입장에서 파격적이고 과감한 대안을 제시했는데 오늘 야당이 보여준 태도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히고 『상오 10시에 정책위의장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것을 2시→3시로 연기하더니 급기야 40분이나 늦은 하오 3시40분 회담이 시작됐다』면서 『이 동안 신민당은 의원총회니,소위구성이니 하다가 나중에는 회기연장 얘기도 나오고…』라며 불쾌한 감정을 서슴없이 표현. 한편 김 총무는 이에 앞서 서울시내 모처에서 정부 고위관계자와 만나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숙의한 뒤 이날 하오 6시20분쯤 국회로 돌아와 김동영 정무1장관,김중권 법사위원장,서정화 수석부총무 등 총무단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김 법사위원장에게 이날 여야간 격돌이 예상됐던 법사위의 산회를 지시.
  • 평양은 변하고 있는가(사설)

    이붕 중국 총리는 방북과 때를 같이해서 들려온 두 갈래의 평양측 발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윤기복 노동당 서기가 밝힌 북한의 새로운 통일방안이고 또 하나는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이 피력한 남북 단일의석 유엔가입 포기의사이다. 윤기복은 지난 3일 종래의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을 일부 수정,『남북의 지방정부가 일정 한도내에서 잠정적으로 외교·군사권을 보유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이 새 통일방안은 남조선측의 통일방안과 상당히 근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강석주도 『남북 단일의석 가입이 합리적이지만 그밖의 타협안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두 갈래의 평양측 발언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북한의 새 통일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골격은 알려진 것이고 남북 단일의석 유엔가입 포기의사도 북한의 유엔 주재 대사 박길연이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이붕의 방북과 때를 같이해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붕의 방북과 평양측 발언이 한국정부의 유엔 단독가입 추진에 따른 전략적 대응이라는 하나의 고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추세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붕 총리는 김일성 주석과 연형묵 총리 등 북한의 최고위층들과 연쇄적인 회담을 가졌으나 「친선과 우의를 돈독히했다」는 외교적인 수사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붕의 방북이 두 정부의 긴밀한 협력문제와 함께 대유엔정책에 대해서도 상당히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음은 확실하다. 따라서 이붕은 맹방인 북한을 다독거리면서도 한국정부의 유엔 단독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중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의 유엔가입을 종용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의 통일정책을 주도하고 정부의 외교정책을 지휘하고 있는 북한 고위인사들의 발언은 이러한 관측과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으며 유엔정책에 관한 한 다소의 진전된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새 통일방안이 「하나의 조선」 논리와 「남조선혁명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종전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으로는 유엔 및 대남정책에서 신축성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군사·외교권을 남북의 지방정부에 일정한도 이양하는 선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보겠다는 정치적인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유엔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만 때가 오면 그럴 수도 있다는 그 나름의 명분을 제시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온당하다. 북한은 앞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남북고위급회담이나 국회회담을 통해 그들이 내놓은 새 통일방안의 당위성을 선전하면서 남북의 통일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이른바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의 소집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북한의 보다 폭넓은 자세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자 한다. 우리 정부의 유엔가입을 현실적으로 막을 길이 없고 북한의 가입도 불가피하다면 남북이 동시에 가입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남북의 청소년축구팀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우정있는 선의대결을 펼치게 된 이때 북한이 굳게 닫힌 빗장을 열고 폐쇄와 고립의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간절한 기대이다.
  • 선택의 기로에 선 북한(사설)

    국제의회연맹(IPU) 평양총회는 우리에게 실망과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다. IPU 총회는 연례적인 국제회의이기 때문에 남북간의 현안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 될 성격의 모임은 아니지만 우리 국회대표단의 첫 공식 방북이란 점과 그 시기로 인해 주목의 대상이 되었었다. 그러나 양측 대표들이 몇 차례 대화를 나누고 형식적이나마 우의를 도모한 것 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다. 44년 만에 북한 땅을 밟은 한 야당 의원은 평양으로 가는 도중 옛날의 울창한 숲이 황토로 변한 것을 보고 『북녘 산천이 이처럼 변할 줄이야』라고 한탄했다지만 그 황량한 곳도 우리 조국이므로 그 땅에도 개방과 변화의 봄바람이 불어주기를 우리는 기원해 왔다. 최근 남북간에는 탁구단일팀의 세계제패,직교역합의 등 몇 가지 반가운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국제조류와 주변정세도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촉구하고 있던터라 이번 IPU 평양총회에서 북한이 긍정적인 변화의 몸짓을 보여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했었다. 특히 김일성 주석이 총회의 개막연설에서 지금까지 고수해온 「고려연방제통일방안」보다 다소 진전된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던 만큼 우리의 눈과 귀는 그의 연설내용에 모아졌었다. 그러나 그는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방도」라는 종전의 주장만 되풀이 했을 뿐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가 이번 총회에서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 것은 최근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던 북한의 고위인사들이 이를 강력히 시사했었고 북한사정에 밝은 국내외소식통들도 일치된 정보를 제공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북한당국이 그들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가는 주변정세와 내부의 복잡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통일방안을 유화적인 카드로 활용할 방침을 굳혔으나 이를 둘러싼 권력층의 대립과 반목 때문에 일단 유보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개방과 폐쇄,실리와 명분,변화와 고립의 갈림길에서 아직도 갈등과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 IPU평양총회에서 북한 대표들이 한결같이 「독일식 흡수통일」에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강한 반발을 나타낸 것은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정부는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내놓았을 뿐 독일식 흡수통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바 없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도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진실로 통일을 원한다면 「하나의 조선논리」와 「남조선혁명전략」이 골격을 이루고 있는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을 과감하게 수정,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통일방안을 내외에 공포하고 이를 우리 정부의 통일방안과 접근시키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IPU 평양총회에서 각국의 대표들이 북한에 대해 핵안전협정가입과 핵사찰수용을 거듭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해 버린 것도 우리를 실망시킨 대목이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종 회담을 가까운 시일 안에 재개할 의사가 있음을 표명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재개 날짜와 구체적인 절차문제가 남아있지만 남북대화가 다시 열릴 것이란 것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선택의 갈림길에서고민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남북대화에서는 현명한 판단과 슬기로운 사고를 보여주기 바란다.
  • 7월초 워싱턴 정상회담 합의 배경

    ◎「동북아 새질서」 대응,한·미 관계 조율/「북방 성과」 발맞춰 균형외교 추구/중동복구 참여·유엔가입등 논의/미선 소 영향력 견제·UR협상에 관심 노태우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오는 7월초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기로 양국 정부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시기문제는 양국이 외교경로를 통해 계속 협의키로 했으나 우리측은 일단 7월초(7월1일∼3일)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의전관례에 비추어 미국의 국가원수와 다른 나라 국가원수와의 공식회담의 일정 확정은 대체로 회담 6주 전에 확정하는 것이 통례이기 때문에 이달 중순쯤에는 양국이 구체적 일정을 확정,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정상회담의 일정에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은 부시 대통령의 6월 방소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다 걸프전 종전에 따른 중동평화 구축을 위해 부시 대통령이 가급적 상반기중에 중동을 방문해보려는 희망을 갖고 있는 점이다. 부시 대통령은 4월말 중동방문을 위해 사전 경지작업의 임무를 베이커 국무장관에게 부여하고 그를 파견했으나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해외여행계획 가운데 현재 확정된 일정은 오는 7월13일 런던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방미 시기는 7월1·2·3일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이는데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로 휴일이라 더 이상 미국에 머물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미 양국 정부가 이번에 양국 정상회담을 조기에 갖기로 한 것은 동북아 정세의 급변과 새로운 질서의 형성 속에 양국이 공고한 협력의 축을 구축해야 한다는 공통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국간의 연쇄적인 정상회담만 보아도 동북아 정세가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부시·가이후 미일(4월3∼5일,미 뉴포트비치),가이후·고르바초프 일소(4월16∼19일,도쿄) 노태우·고르바초프 한소(4월19∼20일,제주)정상회담이 이미 열렸고 강택민·고르바초프 중소(5월15∼17일,모스크바) 김일성·이붕 북한 중국(5월3∼6일,평양) 부시·고르바초프 미소정상회담(6월중,모스크바)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이같은 국제정세의 흐름은 걸프사태로 유예되어온 동북아에서의 냉전종식 노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한반도­동북아­아시아·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이 지역에 화해의 새로운 질서가 태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 정상이 조속히 만나 「조율」을 한다는 것은 기존의 양국 관계에 비추어 필수적인 수순인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한미정상회담의 조기개최 배경을 따져본다면 대체로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균형외교의 필요성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강력한 「북방드라이브」 정책 추진으로 소련을 위시한 동구 제국과의 수교 등의 성과를 올렸고 지난 10개월간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는 무려 3차례나 만났다. 더욱이 지난달 20일 한소 제주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소 선린협력조약의 체결을 제의하는 등 친한정책을 가속화함으로써 미국은 한소 관계진전의 속도를 예의주시하게 되었다. 따라서 노 대통령으로서는 우리 전체외교의구도상 조화와 균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방미를 끈질기게 추진했던 것이다. 둘째 새로운 동북아 질서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지렛대를 한미 우호관계 강화에서 구하고 동시에 한미간의 협력관계를 대외관계의 기본틀로 삼자는 정부의 외교 기본방향 설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반도 주변정세의 흐름이 빨라질수록 한미간의 안보협력관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노 대통령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대중동 영향력 증대와 관련,한국의 중동복구 참여기반을 방미를 통해 닦아야 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대동북아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일탈하지 않고 공동보조를 맞추도록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련의 동북아 및 아태 진출을 적절히 제어하기 위해서는 한미 유대관계를 다시 한 번 다져놓는 것이 좋다는 판단인 것 같다. 또하나는 대한 실리추구를 노린다는 계산이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최종타결을 앞두고 미국의 7대 교역국인 한국의 협력을 다짐받고 한국의 드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상응한 방위비 분담의 증액을 정상회담을 통해 요구해보자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노·부시 회담의 의제는 앞으로 양국 실무선에서 절충을 해봐야 결정되겠지만 대충은 짐작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걸프전 이후의 전반적인 국제정세 검토 ▲남북한 및 한반도 주변 4강의 관계변화 즉 한소 관계진전과 관련한 한미 협력,한중 관계개선과 미국의 협력,일·북한 관계진전에 대한 한미 협력,미·북한 접촉 ▲한국의 유엔가입 지지 및 협력방안 ▲한미 안보협력체제 강화 등 양국 유대관계 재확인 ▲양국의 호혜적 통상관계 발전(자유무역체제 수호 및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성공적 타결에 대한 공동인식)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전시법」 폐기 이후의 본토정책(대만 새 진로:중)

    ◎소멸된 「3불」… 통일논의 물꼬 트다/“당국” 첫 호칭… 대화창구 열어/북경의 무력통합 의지 희석을 겨냥/본토,“2정부 불가”… 민간교류에 주력 이등휘 총통의 4·30동원감란시기 임시조관폐기 선언으로 대만과 중국대륙은 종전보다 훨신 활기 찬 교류의 협상의 길을 다지게 된 것 같다. 「4·30선언」은 한마디로 대만이 북경정권을 반란 단체로 보지 않고 합법성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북경측으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이번 선언은 반란발생 기간의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단 국민당은 공산당에 대한 교전의사를 거둬 들인 셈이다. 이 총통은 지난 30일의 기자회견에서 이밖에도 중국을 대륙당국으로 표현했고 양상곤에 대해서도 국가주석이란 호칭을 쓰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과거 대만은 중국을 공산당 반도 등으로 낮춰 불렀다. 대만은 중국의 지위를 당국(Authority)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립적 성격을 가지며 북경정권의 실체를 인정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이 동원감란 조관을 폐기한 것은 국제정세의현실을 감안할 때 중국을 더 이상 반란단체로 간주하기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 조관이 대만·중국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상태를 조성케 할 뿐 별다른 이점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조관의 폐기로 대만이 중국과 대화 협상·접촉을 않겠다는 3불정책도 자동적으로 없어지게 되며 중국 공산당원의 대만방문도 멀지 않아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대만의 조관폐기조치는 다분히 북경을 향한 미소작전의 성격을 지닌 것이고 궁극적으론 북경당국의 무력통일 의도를 희석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임시조관폐기에 따른 대만측 기대에 부응하는 중국은 매우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이 총통은 조관폐기선언 사실이 사전에 알려진 지난달 25일 중국인민해방군 대변인은 『대륙의 복건성 등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연안지방에서 금문도를 비롯한 대만 군인 주둔지역에 대해 실시해온 비방방송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경측은 대륙∼대만의 직항로 개설과 문화·학술방면의 교류확대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의통일정책이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물론 아닌 것 같다. 중국은 여전히 대만을 대륙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1국 2체제」 통일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정부 대 정부의 대화가 아닌 공산당 대 국민당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민당이 이끄는 대만의 자본주의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는,공산당 영도의 다당제로 통일하자는 얘기다. 대만의 경우 지난해 12월 해협교류기금을 신설,적십자회가 주관해서 양안주민의 권익 옹호에 힘쓰는 등 대륙과 민간차원의 교류확대와 이해증진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이 실제로 빠른 시일 안에 중국과의 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대만은 중국에 흡수합병되는 통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게 분명하다. 대만이 내세우는 「1국2정부」 통일안이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음은 대만 당국자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만의 통일전략은 어떤 것일까. 『대륙 본토에서 국민당의 세력이 왕성했을 때 공산당은 매우 미미한 존재였다. 그러나 공산당은 마침내 크게 자라서 대륙을 손아귀에 넣었다. 동구의 경우 막강했던 공산당 세력이 크게 한풀 꺾여 버렸다. 대만의 국민당은 지금 보잘것없는 힘을 지니고 있지만 다시 대륙을 다스리지 못하리란 단언을 내릴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대회대표 임추산(정치학 박사)의 이같은 말은 자신에게 유리한 시기가 올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겠다는 대만의 통일전략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대만은 일부 공산당 지도층을 제외한 중국대륙 주민들이 대만의 자본주의식 경제번영을 부러워하고 민주화 의식을 충분히 갖추는 시기에 통일문제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대만,「전시체제」 포기 선언/이등휘총통

    ◎“「동원감란 임시 조관」 43년 만에 철폐”/북경정권 합법성 인정… 평화통일 추진 【대북=우홍제 특파원】 대만의 이등휘 총통은 30일 지금까지 중국공산당의 반란진압을 위한 비상동원시기를 의미했던 「동원감란시기임시조관」을 43년 만에 폐기한다고 선언,앞으로 중국에 대해 평화통일을 위한 화해정책을 추진하고 대내적으로 헌정개혁을 통한 정치민주화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통은 이날 하오 3시(현지시간) 총통부회의실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천명하고 동원감란조관의 폐기로 대만은 북경정권의 실체와 합법성을 인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만은 중국대륙에 대한 호칭도 바꿔 종전의 중공(중국공산당) 대신 북경 당국 또는 중국당국이란 표현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총통은 북경측에서 자신을 중화민국 총통자격으로 정식 초청할 경우 중국지도자들과 만나 통일문제를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이 총통은 또 정치민주화를 위해서도 동원감란조관의 폐기가 불가피했음을 강조하고 대만은 제1단계 헌정개혁으로 91년말까지 국민대회(국대)·입법원·감찰원 등 3개 의회기구의 대륙출신종신직 의원들을 모두 퇴진시킨 뒤 92년초 직선에 의한 새로운 의회출범 등의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통은 이어 한국이 중국과 수교할 경우 대만은 어떠한 대응을 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만은 이미 중국을 대륙의 정치적 실제로 인정했으나 한국이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다는 것은 「가정상의 문제」라고 전제하고 한중간의 관계수립은 동북아지역 관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전력요금 6월 인상」 전면 보류

    ◎각의/반대의견 많아 새달 2일 재론키로/주택용 평균 12.6% 올릴 계획/업무용·산업용은 최고 23.5%/동자부안 정부는 25일 국무회의를 열어 여름철 전력수급안정을 위해 오는 6월1일부터 실시하려던 전기요금 인상안을 전면 보류시켰다. 이날 국무회의는 전기요금 인상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국무위원들 간에 요금인상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의견과 찬성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난상토론을 벌인 끝에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안을 오는 5월2일 열릴 정례국무회의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국무회의가 물가장관회의 및 차관회의를 이미 통과한 전기요금 인상안을 보류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로서 앞으로 동자부의 인상안이 어떻게 조정될 것인지가 주목된다. 동자부는 당초 오는 6월1일부터 주택용은 평균 12.6%,업무용과 산업용은 6∼8월 여름철 사용량에 대해서만 최고 23.5%까지 전기요금을 올릴 계획이었다. 동자부가 이날 국무회의에 제출한 전기요금 인상내역에 따르면 주택용의 경우 1.2단계인 월 1백kwH 이하 사용가구에 대해서는 종전요금을 적용하되 누진단계를 현행 4단계에서 5단계(3백1kwH 이상)로 늘려 1단계와 5단계의 요금차이를 7배로 확대하고 3단계(1백1∼2백kwH)는 6.6%,4단계(2백1∼3백kwH)는 10.8% 인상할 계획이었다. 업무용의 경우에는 6∼8월 여름철에만 현재 10% 비싸게 받던 것을 50%로 높여 23.5% 인상,여름철에 전기를 많이 쓰면 요금도 높게 물릴 계획이었다. 또 산업용 요금은 월 3백kwH 미만 사용업체와 이상 사용하는 업체로 구분,▲3백kwH 미만 사용업체는 6∼8월에 한해 현행 14%에서 30%로 상향조정,10.9% 인상효과를 줄 방침이었으며 ▲3백kwH 이상 업체는 여름철 낮시간대(상오 8시∼하오 6시) 요금수준을 현행 14% 높게 받던 것을 37.9% 인상하고 대신 아침시간대(상오 6∼상오 8시) 요금은 45% 인하해 여름 피크타임대 전력수요 집중을 막으려고 했다. 이밖에 산업용의 경우 여름철 휴가요금제를 확대,계약전략 5백kw 이상 수용가가 3일 이상 최대 수요의 50% 이상을 절감할 때는 기본요금의 3배를 할인하던 것을 5배로 늘려줄 방침이었다.
  • 쿠르드족/현대판 엑소더스 중동의 새 불씨로

    ◎이라크지역 난민 운명 어찌될까/이라크서 쫓기고… 터키선 입국 거부/“최악의 민족 재난” 여론속 미는 방관 3백50여 만 명에 이르는 이라크내 쿠르드족의 반란이 「1개월 천하」로 끝남에 따라 정부군의 보복학살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대탈출이 이뤄지고 있다. 터키와 이란 등 인접국들이 이들의 입국을 꺼려하는 가운데,눈 덮인 산악지대에 피신한 쿠르드족들 가운데 상당수가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죽어가기 시작하는 참혹한 상황마저 벌어져 국제사회 최대의 인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 쿠르드족은 지난 88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할라비야 한 마을에서만 5천명의 사망자를 낸 것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까 두려워한 나머지 필사적으로 군대를 피해 도망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잠옷 바람의 맨몸으로 집을 떠나 영하의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다. 탈출하는 쿠르드족과 동행한 영국 BBC방송의 톰 크레이버 기자는 3일 터키군 병사들이 터키 쪽으로 몰려오는 쿠르드족의 머리 위로 위협사격을 가해 이들을 통제하려 하고 있으며,『휠체어에탄 채 버려져 있는 다리 없는 남자와 산고로 얼굴이 뒤틀린 채 바위 틈에 몸을 숨기려는 여자,맨발로 눈 속에서 울고 있는 소년,잠옷 바람으로 집을 떠나 추위에 떨고 있는 노파를 보았다』고 말했다. 쿠르드족 대변인 제바리는 2일 밤 현재 20명의 어린이가 혹독한 추위로 숨졌다고 말했다. 최소한 20만명의 쿠르드족이 피난처를 구하고 있는 터키는 이들의 입국을 불허,국경봉쇄 조치를 계속하는 한편 구호대책을 포함해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고 25만명 이상의 피난민을 받아들인 이란도 『금세기 사상 최악의 인간재난』이라고 인권에 대한 유엔의 무관심을 비난했으며,프랑스도 쿠르드족 민간인들에 대한 이라크 정부군의 잔인한 행동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 강대국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하다. 프랑스가 식량·의약품·담요·옷 등 1백50t 상당의 구호품을 터키와 이란 국경을 통해 쿠르드족에 전달할 예정이고 영국이 1천만달러의 긴급구호지원금을 약속했을 뿐이다. 미국은 이라크 내전에 대한 불개입방침을 거듭 재확인하면서 유엔의 공식휴전결의가 승인된 뒤 난민들에 대한 긴급지원을 고려하겠다는 느긋한 태도다. 이라크 영토의 5분의1을 점령하고 있고 이라크에 대해 실질적으로 최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이 이같이 쿠르드족에 대한 후세인의 무자비한 진압을 묵인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쿠르드족의 독립은 이라크의 분열을 의미하고 터키·이란·시리아·소련 등 인접국들내에 퍼져 있는 쿠르드족의 독립의욕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중동지역의 새로운 질서 정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라크 남부 시아파 반군에 대해서도 미국은 이들의 득세가 결국은 이라크가 이란의 회교혁명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화할 것으로 우려했었다. 말하자면 미국은 후세인이 계속 집권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이라크의 레바논화나 시아파 또는 쿠르드족을 집권대체세력으로 만들어 장기적인 중동 정정불안의 불씨를 키우기는 더더욱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현재로서는 후세인을 대체할 마음내키는 상대가 없기 때문에 일단 반란이 진압되고 난 뒤 이라크 군부내에서 후세인을 축출해주기를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반란이 장기화될 경우 이라크 정부군 내부의 단결을 공고히 해 오히려 후세인의 입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가 아직도 패전의 후유증에 시달려 민심이 흉흉한 상태에서 하루빨리 내전이 수습되는 것이 군부내의 「행동」을 촉발시키는 데 유리한 여건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내전에 개입하지 않는 표면상의 이유로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라크국민들로 하여금 후세인 타도투쟁에 나서도록 부추겨놓고 이제와서 무책임하게 수수방관한다는 비난을 의식,뒤늦게 쿠르드 반군 대표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그들의 견해를 듣는 등 형식적인 여론무마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가 화학무기와 스커드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할 것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유엔 안보리가 3일 채택한 걸프전 정식종전결의안과 전쟁피해 보상 및 경제제재등을 무기로 후세인에 대한 퇴진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지난 2월말 이라크의 「항복선언」과 때를 맞춰 거사,한때 북부 쿠르디스탄지역의 95%까지 장악했던 쿠르드족은 과거 71년 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강대국의 「약속 불이행」으로 독립의 꿈을 묻어둔 채 비참한 운명의 길을 걸어가야만 하게 됐다. 아리안 계통인 쿠르드족은 선사시대부터 쿠르디스탄지역에 거주해오다 16세기초 오스만터키의 지배를 거쳐 1차대전 종전 후인 1920년 세브르조약을 통해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약속받았으나 이행되지 않은 이래 끊임없이 독립투쟁을 벌여왔다. 독립국가를 갖지 못한 지구상 최대 민족인 쿠르드족은 터키에 1천만명,이란에 5백만명,이라크에 3백50만명,시리아에 60만명,소련에 30만명이 살고 있다.
  • 걸프전 이후 서먹한 미·일관계 “조율”/가이후­부시 회담의 함축

    ◎중동재편 참여·쌀등 시장개방 이견 해소 모색/고르비 방일 앞두고 아주안보체제 사전 논의 걸프전 기간중 미국의 반일감정이 고조된 데 대한 일본의 우려가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가이후 도시키 일 총리간의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4일(미국시간) 캘리포니아의 뉴포트 비치에서 열리는 이번 미일정상회담은 가이후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지난 3월 부시 대통령은 영불정상과는 만나면서도 이에 앞서 계획했던 일본 방문은 연말로 연기,도쿄를 실망시켰다. 가이후는 이번 회담을 통해 일본 최대의 교역 상대국이자 유일한 군사맹방인 미국과의 「균열」을 봉합하고 일본의 당면 3개 딜레마와 관련한 리더십 확보를 노리고 있다. 3개 딜레마란 ▲일본의 쌀 시장을 외국에 개방할 것인지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방일을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지 ▲걸프전후의 일본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등이다. 일본은 세계무역과 집단 안보의 이익만을 취하기보다 이젠 그러한 룰을 분명히하고 수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믿는 워싱턴은 이 3가지 관심사를 도쿄의 의지를 시험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달 29일 공표한 외국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일본을 무역장벽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지목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무역장벽이 지난해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석유화학 알루미늄 종이제품 등의 고관세,농산물 수입제한,배타적인 정부 구매정책,서비스시장 장벽 등은 여전하다고 큰 불만을 표시했다. 부시는 무엇보다도 일본의 쌀 수입금지와 다른 통상문제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가이후에게 토로할 것이다.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89년의 4백90억달러에서 지난해 4백11억달러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이 수치는 아직도 미국의 무역적자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쌀 수입 장벽은 현재 미국의 최대관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무역대표부 추정에 따르면 일본의 쌀 시장이 자유화될 경우 미국은 이를 통해 연 6억6천만달러의 대일 수출을 늘릴 수 있다. 워싱턴은 또 쌀에 대한 일본의 비타협적 태도가 세계 무역자유화의 관건인 농산물 교역 장벽제거 협상을 좌초시켰다고 불평하고 있다. 지난해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서 일본은 EC(유럽공동체)와 연합해 미국의 교역 농산물 보조금 삭감 타협안을 봉쇄했다. 지난달 일본 당국은 도쿄의 국제식품전시회에 쌀을 전시하려던 미국 쌀 생산업자들의 합법적인 행동을 위협,이를 무산시켰다. 이 사건은 미국내 일본의 이미지를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 미 농무장관 에드워드 매디간은 이에 대한 항의 서한에서 『일본제 픽업 트럭을 몰고 있는 많은 미국 농부들이 그 트럭 값을 쌀로 지불하려는 것을 일본이 받아주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2백만 미국 농민의 일본 제품구입을 금지시켜야 하는가 아니면 미 일 두 나라가 무역자유화라는 공동목표의 달성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지난주 일본의 자민당 정부는 이치로 와자와 당간사장을 워싱턴에 파견,이견 해소 및 정상회담 정지를 위한 화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나카야마 다로 일본 외상은 별도의 워싱턴 방문에서 오는 7일의 지방 선거가 끝나면 쌀 문제를 해결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일본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기 위해 예산 재편작업도 추진중이다. 일본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목적에 언급,일본의 미온적 걸프전 지원에 대해 미국여론의 비난이 고조된 데 뒤이어 미일관계를 「재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도쿄가 이번 회담에서 바라는 가장 큰 것은 미국내 반일감정의 물결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부시와의 회담에서 가이후는 오는 16일부터 3일 동안의 고르바초프 방일을 거론할 예정이다. 고르바초프는 도쿄 방문중 미일 안보조약을 위협하는 아시아 안보체제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구상은 일본인들에게 큰 호소력을 발휘해 워싱턴과의 긴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고르바초프는 또 2차대전 후 소련이 점령해온 일본의 북방 4개 도서 중 2개의 반환을 제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섬의 「수복」을 대소원조 및 투자와 연계시키고 있는 일본 정책은 미국의 이견과 이에 따른 압력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미국은 소련의 개혁정책이 경제 분야에 확대될 때까지 소련에 대한 대규모 원조는 억제되어야한다는 입장 아래 대소 원조에 서방측의 공동보조를 강조하고 있다. 가이후는 중동 재편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일본이 소외되지 않을 것인가에 관해 부시의 의견을 구할 것이다. 일본은 전후 중동의 경제재건,대중동무기금수,걸프만 유류오염 제거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를 원하고 있다. 부시는 일본이 종전처럼 안정적인 원유 공급선의 확보를 위해 중동의 몇몇 국가들과 유대를 강화하기보다 이 지역 전체의 평화를 위한 재정 원조의 제공과 냉랭한 대이스라엘 관계의 개선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 소,일에 북방섬 반환 시사/“고르비 방일때 국경선 매듭”

    ◎11개 쌍무협정도 조인키로/소 외무,가이후총리와 회담 【도쿄 AP 연합 특약】 방일중인 알렉산드르 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외무장관은 30일 일소간의 오랜 국경분쟁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오는 4월중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때 양국 정상들은 쿠틸열도의 4개도서 문제에 대해 집중적이고 깊이있는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메르트니흐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간의 국경의 위치가 분명히 명시되어야 하며 우리는 국경선이 어느 섬사이에 그어져야 하는가를 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밝혀 소련이 분쟁중인 일부 섬을 일본에 돌려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베스메르트니흐 장관은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일본총리와 1시간 회담했다고 밝히고 비록 영토분쟁에 대해 별다른 진전은 없었지만 이번 회담은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이후 총리가 교착상태에 빠진 양국간의 영토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일본 지도자들과 영토분쟁을 포함한 모든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며 고르바초프의 일본 방문은 양국외교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메르트니흐 장관은 또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일 외상과의 회담에서 소련정부는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문제에 큰 정책적 비중을 두고 이 문제에 대해 성실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금까지 북방 4개도서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2차대전의 공식적 종전을 의미하는 소련과의 평화조약 체결을 거부해왔다. 한편 양국 외무장관은 2차회담에서 지난해 8월부터 실무자급 협상을 통해 마련한 무역·기술 및 문화교류 등 11개 쌍무협정안을 최종 검토,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때 조인하기로 합의했다.
  • 「중동 신질서」 구축 “교감의 행보”/부시·베이커의 순방외교 결산

    ◎분쟁해결 「방법론만 이견」 확인/“점령지와 평화 맞바꾸기” 가능성 시사/「팔」 해결·무기금수엔 소·불과 큰 시각차 전후 중동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조지 부시대통령과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이 직접 나섰던 미국의 탐색외교는 걸프전 종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는 「총론일치」와 아랍­이스라엘분쟁 해결방법을 둘러싼 「각론이견」속에 서막을 내렸다. 캐나다·프랑스·영국의 정상을 연쇄접촉한 부시대통령과 아랍·이스라엘·팔레스타인,그리고 소련의 지도층과 잇따라 만난 베이커 국무장관은 아랍­이스라엘간 뿌리깊은 불신과 적의,아랍세계내 패권다툼,강대국들의 이해가 얽힌 중동문제의 해결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세계에 보여 주었다. ○뿌리깊은 불신 재확인 워싱턴은 부시와 베이커의 이번 외교여로가 해묵은 중동분쟁의 해결에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없으나 중동에 전례없는 평화무드를 조성하고 새방안 탐색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에 부시대통령과 만난 캐나다의 멀로니총리와 프랑스의 미테랑대통령은 중동평화노력에 긴급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이러한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에선 상당한 이견을 드러냈다. 또 베이커장관이 접촉한 아랍·이스라엘 지도자들도 이라크의 패배가 중동분쟁 해결을 위한 「신사고」의 폭을 넓힌 건 사실이나 이번 전쟁이 아랍­이스라엘간 적대행위와 불신을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베이커는 이들과의 대화가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올만한 큰 기대를 남기지 않았다면서 평화정착의 「전도가 험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시와 미테랑은 지난 14일 회담에서 ▲PLO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합법적인 대표기구인가 ▲중동평화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소집되어야 하는가 ▲팔레스타인 국가가 창건되어야 하는가 등 일련의 주요 문제에 관해 상호 대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세가지 문제에 부시는 모두 「노」라는 답변을 내놓은 반면 미테랑은 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부시와 미테랑은 중동평화를 위한 미불 양국의 협조와 공동이해를 강조하려고 애썼다. 두사람이 심각하게 대립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지만 접근법이 다르다는 것은 분명히 드러났다. ○PLO의 대표성 논란 이에앞서 13일 오타와 방문에서 부시는 대중동 무기금수를 위해 우선 유엔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간에 협정을 체결하고 세계 정상회담도 개최하자는 캐나다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부시행정부는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그리고 이스라엘 등에 대한 무기판매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베이커 장관은 15일 소련 지도부와 회담후 『중동의 전후 질서에 관한 워싱턴과 모스크바의 견해엔 뚜렷한 접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베스메르트니흐 소 외무장관은 『중동에 대한 무기판매 규제협정을 성사시킬 때가 됐다. 중동안보기구 조직은 역내 국가들의 소관 사항이나 유엔안보리가 할 역할이 있다』며 워싱턴과 구별되는 모스크바의 입장을 부각시켰다. 그는 또 『PLO는 중동문제 해결의 일익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은 걸프전쟁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이 취한 친이라크 태도와 관련,중동평화 협상대상에서 PLO를 배제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스라엘 포로 송환을” 베이커장관은 1주일간에 걸친 중동 순방에서 아랍국가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신뢰 구축조치를 취할 것을 역설했다. 특히 시리아에겐 이스라엘 전쟁 포로와 전사자 유해를 돌려주도록 촉구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 대해 점령지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규제 완화와 대화분위기 조성을 촉구했다. 베이커가 요구한 이러한 「신사고」 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노」라고 얘기한 나라도 없었지만 「예스」라고 답변한 나라도 없었다. 그런 반응은 다마스쿠스에서 가장 잘 나타났다. 시리아의 파루크 샤라 외무장관은 이라크가 이번 전쟁에서 사용했던 것보다 정교한 북한제 스커드미사일 도입에 관한 기자 질문에 이를 시인하면서 『우리는 아직도 이스라엘과 전쟁상태에 있다. 이스라엘은 무척 많은 미사일과 대량 파괴무기를 갖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 문제는 지금 이스라엘에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몇가지 고무적인 조짐을 열거하는 가운데 시리아의아사드대통령이 이스라엘과의 「참된 평화」를 구축하는데 관심을 표명했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참된 평화」란 용어는 지금까지 전쟁 계속을 다짐해온 시리아의 태도변화를 무게 있게 상징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풀이했다. ○유엔결의안 준수 합의 아랍의 여러 수도에서 베이커는 미국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활편의를 위해,그리고 언젠가는 점령지와 평화를 교환하도록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점령지 포기를 요구한 유엔안보리 결의안 242호와 338호를 미국이 지지한다는 다짐을 베이커로부터 거듭 받아냈다. 미국이 유엔 결의안 적용을 사담 후세인에겐 엄격히 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선 관대하게 나간다면 그것은 아랍인들의 눈에 불쾌한 「이중기준」으로 비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부시는 점령지와 평화를 교환하는 방식을 지지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점령지는 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땅이며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어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이 이스라엘 주장이다. 그러나 아랍은 점령지와 평화를 교환하는 바탕 위에서만 협상을 하려들 것이다. 워싱턴이 추구하는 중동평화는 궁극적으로 점령지를 둘러싼 아랍과 이스라엘간의 이 거리를 어떻게 좁혀 나가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하겠다.
  • “후세인,인도에도 두차례 망명 타진”

    ◎전후처리 숨가쁜 중동 이모저모/정정불안… 터기접경부대 수도이동령/체니 미 국방,“항모전단·공군 걸프주둔” ○인지,“정부선 거절”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두차례에 걸쳐 인도 망명을 은밀히 요청해 왔으나 인도 정부가 이라크측의 이같은 「비밀제의」를 거절했다고 인도의 대중지 선데이 옵서버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세인의 사촌인 바르잔 이브라힘이 지난달초부터 후세인과 그 가족들의 망명지 물색작업에 나서 스와미 인도 상공장관과 접촉,망명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브라힘은 지난달 18일 리비아의 트리폴리에서 스와미장관을 만나 인도측의 망명허용 여부를 통보받을 예정이었으나 스와미장관이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달 22일 후세인의 부인이 인도방문을 희망한다고 적힌 제2의 메시지가 전달됐으나 인도정부는 정중하게 「지금은 그같은 방문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히는 답신을 이라크측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걸프전쟁이 마무리된 후항공모함 전단을 걸프지역에 그대로 유지하여 이 지역에서 「보다 강력한 공군력」을 유지하게 될지 모른다고 딕체니 국방장관이 2일 밝혔다. 체니 장관은 걸프국가들이 이같은 계획에 동의할 경우 미국의 전폭기들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교대로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부,쿠데타 계획” ○…망명중인 이라크의 정치·군사 지도자들이 전후 이라크의 「구국정부」 구성문제를 협의중이라고 이라크의 한 반정부 지도자가 2일 밝혔다. 이라크군 참모차장을 지낸 퇴역 군장성이자 야당 지도자인 하산 알­하키브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구국정부 구성이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몇가지 대안들중의 하나』라면서 그같이 밝히고 이 구국정부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서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세인이 조만간 무대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그는 현재 불구상태이며 우리는 이라크군과 사령관들중 90%가 모반을 꾀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후세인건재”보도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최소한 2명의 고위보좌관들과의 회의를 주재하는 등 아직도 이라크를 통치하고 있다고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후세인대통령의 주재로 2일 야간에 열린 이 회의는 이라크군 사령관들이 3일 쿠웨이트국경 부근에서 다국적군 사령관들과 영구적인 휴전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갖는데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터키국경에 배치됐던 기계화부대 2개 여단을 바그다드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미군소식통들이 3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후세인이 자신의 정권을 보호하고 다국적군이 공격을 재개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이들 부대를 바그다드 부근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내 총선실시 ○…쿠웨이트 왕실은 수개월간 이라크군의 점령과 전쟁을 치른 쿠웨이트에서 민주주의 확대실시 및 3∼6개월 이내의 의회선거 실시를 보장했다고 압둘 라만 알 아와디 내각문제담당 국무장관이 2일 밝혔다. ◎안보리 종전 결의문 ▲이라크는 납치해간 모든 쿠웨이트인들과 다국적군 전쟁포로들을 즉각 석방한다. ▲이라크는 모든 적대행위 및 도발행위를 중단한다. ▲이라크는 쿠웨이트 합병을 무효로 한다. ▲이라크는 국제법에 따라 쿠웨이트와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며 모든 쿠웨이트 재산을 반환하고 쿠웨이트 복구를 지원한다. ▲이라크는 모든 지뢰와 부비 트랩의 위치를 공개한다. ▲미국과 연합국은 쿠웨이트가 안정되고 국제평화 및 안보가 회복되면 가능한한 조속히 이라크 남부지역을 떠난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래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12개 결의가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하며 이날 채택된 종전 결의문은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해제하지 않는다. ▲이라크가 위의 사항을 이행할 때까지는 쿠웨이트지역의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안보리결의 678호가 유효하다.
  • 상반기 모든 에너지가격 동결/이 동자 밝혀

    정부는 올 상반기중에는 석유 및 전기·가스·연탄 등 에너지가격을 조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희일 동자부장관은 2일 걸프전 종전과 관련,기자들과 만나 『올 상반기중에는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각종 공공요금은 일체 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방침』이라고 전제,『이에따라 비록 인상요인이 있더라도 석유 및 전기·연탄 등 모든 에너지가격을 6월말까지는 조정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걸프전이후 국제원유 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점차 인하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국내기름값에 대해 『비록 전쟁이 끝나긴 했으나 아직 정확한 유가예측이 불가능한데다 소비절약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조정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정부내에서 아직 유가조정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당장 올 여름부터 공급차질이 예상되는 전력문제에 대해서는 『걸프특수와 건설경기의 호황으로 신축건물이 많이 들어서게 돼 전기소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여름철 전기소비 억제를 위해서는 정부가 구상중인 계절별 차등요금제·용도별요금 누진폭확대 등의 새로운 요금체계 도입이 불가피하나 상반기중에는 시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대신 여름철 최대전력수요의 주범인 에어컨의 사용을 막기위해 특소세를 부과하는 등 다른 방법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 종전회담 오늘 시작/바스라서/다국군·이라크,포로석방등 논의

    ◎미·사우디 군 사령관 대표로 【워싱턴·바그다드 외신종합】 노먼 슈워츠코프 걸프주둔 미군 사령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다국적군과 이라크군 지휘관들의 걸프전 휴전회담을 이라크측의 요청으로 예정보다 하루 늦은 3일 상오(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항구도시인 바스라시 부근에서 갖고 전쟁포로 교환,억류 쿠웨이트인 송환 등 휴전조건들에 관해 협상에 들어간다. 다국적군의 대표단에는 빌리에르 걸프주둔 영국군사령관과 칼리드 빈 술탄사우디 군사령관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관영 INA통신은 2일 『이라크군은 3일 상오 다국적군의 지휘관과 휴전문제를 협의할 것이며 대표단이 구성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라크와 다국적군 지휘관들의 휴전회담에서는 전쟁포로의 석방을 최우선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토머스 켈리 국방부작전 국장이 밝혔다. 한 미군사 소식통은 다국적군측이 이라크측에 대해 쿠웨이트 점령 7개월간 쿠웨이트 시민들에게 잔혹행위를 한책임자나 장교들을 넘겨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에 대해 이라크측은 현재 이라크 영토에 주둔중인 미·불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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