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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경 「보­혁 갈등」 심상찮다”/올 「북대하회의」 취소의 저변

    ◎당 인사·정책등 결정해온 관례 깨져/조자양 복귀·이붕 임기 대립 첨예화/중국통신,「신흑묘백묘론」 거론… “등­강 체제 지지” 개혁·개방노선을 둘러싼 중국 지도층내 강경보수파와 온건파간의 갈등이 최근들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자 중국통신(CNS)은 당내파벌문제를 거론하면서 공개적으로 등소평과 그 추종세력을 지지토록 촉구했다.관영통신이 당내 파벌문제를 거론하고 어느 한 파벌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내세운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례적 파벌문제 거론 이 통신은 지난해말부터 발표된 일련의 진보적인 정책들이 올해 86세인 등의 조종에 의해 성안됐음을 지적하면서 최근 그의 어록도 소개했다. 『우리의 정책과 실질 업무수행이 옳고 좋은 것인지는 생산력 향상에 유익한가 여부에 달려있다』 중국통신은 이 어록을 제2의 「흑묘백묘론」이라고 칭했다. 흑묘백묘론은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게 좋은 고양이다』는 말로 등소평의 간판격인 어록이다. 중국통신은 등이 제2의 흑묘백묘론에따라 개혁정책을 과감히 추진하려 해도 당과 정부내 보수세력의 저항 때문에 심기가 대단히 불편하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이 통신은 등소평이 후계자로 키우고 있는 강택민 당총서기가 이제 기반을 공고히 함에 따라 강을 정점으로한 제3세대에로의 권력이양이 결실을 맺을수 있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기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이붕총리는 중동6개국 순방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올 여름에는 중국지도자들의 북대하회의가 없을것』이라고 말해 중국 관측통들을 놀라게 했다. ○이붕총리 발표에 “발칵” 중국의 최고위 원로들과 당지도자들은 지난 10년동안 매년 여름이면 하계휴양지인 북대하에서 인사개편이나 정책노선등 중대문제를 결정짓는 이른바 「하도회의」를 열어왔으며 올해도 7월쯤 이같은 회의를 열고 내년에 있을 제14차 당대회(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당조직과 인사개편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었다.중국소식통들은 특히 현안이 되고 있는 조자양전총서기의 장래문제,이붕총리의 임기연장문제,보수세력의 온상인 당중앙고문위원회(주석 진운)의 폐지문제 등이 북대하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해왔었다. 이같은 중대한 현안이 있음에도 해마다 열던 북대하회의가 열리지 않은데 대해 관측통들은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북경의 정치기류가 한가롭게 휴양지에 당수뇌부 등을 불러들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게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최근 개혁파 기세 꺾여 특히 중국관측통들은 연초부터 주용기 상해시장과 추가화국가계획위원회주임등 개혁파가 부총리로 승진기용되고 호계립·염명부·예행문등 조자양의 심복으로 조와 함께 6·4천안문사태때 권좌에서 물러났던 인물들이 일제히 차관급으로 재기용되는등 개혁파의 승승장구를 지적하면서 그러나 7월1일의 공산당 창당 70주년을 전후해서 이같은 개혁파의 기세가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창당기념일에는 「제2단계의 개혁 개방정책」이 천명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아무런 발표가 없었을뿐 아니라 강택민총서기는 기념사에서 오히려 종전보다 더 강경하고 보수적인 어조로 「사회주의의 고수」를 천명했다. ○보수파,「8·5계획」 반대 이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현재의 중국정정은 등소평을 비롯한 강택민·이서환(정치국 상무위원)·주용기(부총리)등 온건파가 올해부터 시작되는 「8·5계획」(8차5개년계획)을 맞아 보다 적극적으로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건설에 매진하자는데 반해 진운·양상곤(국가주석)·이붕등 보수강경파들은 6·4천안문사태이후 실시해온 「정리정돈」의 조정기를 좀더 연장하면서 정치적 안정을 다지고 외부세계의 탈공산주의바람도 막아내야한다고 맞서 갈등과 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점쳐 볼 수 있다.
  • “세계 대사 논의”… 격상된 한국위상/김호준 워싱턴특파원

    ◎미의 「국빈맞이」를 보고/쌍무단계를 넘어 「준강국」 대접 노태우대통령을 국빈으로 맞이하는 2일의 백악관 환영행사는 지난 3년간 기자가 가졌던 「아쉬움」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21발의 예포가 터지고 애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30분간 진행된 행사는 간소하면서도 장중했다. 얼마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환영행사때 등장했던 의장대 도열과 고적대행진이 노대통령 내외 앞에 펼쳐질 땐 솔직히 말해 마음 어딘가의 「공동」이 메워지는 충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정상회담 후 노대통령과 부시 미대통령이 가진 이례적인 테니스 경기도 두 정상간의 친교와 두 나라의 우호관계를 과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었다. 그동안 노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현지에서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이 토로했던 소회의 하나는 『우리도 이젠 예우를 좀 받아야 할텐데…』라는 아쉬움이었다.물론 노대통령의 종전 방미가 의전이나 예우는 별로 따지지 않는 실무방문이었다고 하나 그런 설명만으로는 어딘가 마음에 차지 않는 구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미국이 이번에노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노대통령의 한국민주화 노력에 대한 높은 평가와 걸프전때 한국이 보여준 지원에 대한 사의가 내포돼 있었다.그건 또 높아진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자,한미 우호관계의 격상이라는 상징성도 아울러 함축하는 것이었다. 노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와 맞물려 일찍부터 미언론의 주목을 받았다.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LA타임스지 등은 노대통령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고 2일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우리측 프레스센터와 백악관 기자실엔 많은 보도진이 몰려 들어 열띤 질문공세를 폈다. 26년전인 65년 5월 당시의 박정희대통령이 린든 존슨 미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이틀간 국빈으로 방문했을 때 뉴욕 타임스지가 이를 26면에 1단 기사로 간략하게 보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부시 대통령이 2일 저녁 노대통령을 위해 베푼 1백30명 초청 규모의 공식 만찬에는 미공화당 계열에서만 5백여명의 참석 신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백악관 의전 관계자들이 이를 축소 조정하느라고 애를 먹었다고 한다. 워싱턴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미 대화의 새 차원을 열었다는 점에서 국빈 방문이라는 「외화」못지 않게 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노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89년 서울서 처음 만났을 때만해도 대화의 주제는 별로 유쾌한 것이 아니었다.당시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도 그랬고 두나라 통상관계는 더욱 껄끄러웠다.그리고 남북한의 1백60만 병력이 대치한 이른바 비무장지대는 냉전시대의 구세계 질서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후 2년 수개월만에 두 정상이 4번째로 가진 이번 회담은 놀랍게도 다른 배경 속에서 이뤄진 것이었다.한국에서 민주주의는 뿌리를 내렸고 또한 한국 정부가 시장을 개방하고 막대한 대미흑자를 줄이면서 한미통상 마찰도 줄어 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평량이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백악관 환영행사에서 부시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노태우대통령 각하,오랜 냉전과 갈등의 시대가 끝나는 이 거대한 변화의 시점에서,세계가 새로운 질서 속에 자유를 구가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 노·부시 회동은 단적으로 말해 걸프전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시대를 개막한 미국과 급변하는 동북아의 초점지대인 한국이 세계질서 재편과정에서 밀접한 동반자 관계의 유지를 다짐한 자리였다. 이번 정상회담이 과거의 그것과 크게 구별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회담의 의제가 쌍무관계 일변도에서 벗어나 세계 대사 협조문제로 질적인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이다. 정상회담이 끝난후 청와대 이수정대변인은 『소연·동구에서의 다원적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구축에 대한 지원문제를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고 미 국무부의 리처드 솔로몬 동아태담당차관보는 『노대통령이 시베리아 개발에 미국정부의 협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문제를 넘어선 세계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되기는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이제 한미관계는 국지전략의 동반자에서 세계전략의 동반자로 격상된 것 같다.동아시아 문제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스칼라피노박사(버클리대 명예교수)는 1일 노대통령 방미 설명회에서 『우리들은 지금 한국의 위상변화를 지켜보는 증인들』이라고 말하며 『한국은 가난하고 낙후된 농업국이 아니라 아시아는 물론 세계로 뻗어 나가는 준강국』이라고 규정했다.처음엔 좀 공허하게 들리던 「준강 한국」이 노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을 지켜본 뒤엔 훨씬 현실감 있게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다.
  • 동구경제의 「버팀목」 42년만에 와해/「코메콘」해체의 배경과 의미

    ◎물물교환의 한계성으로 기반 급속 약화/「역내정보기구」 창설등 대체안 마련 부심 소련 및 동구국가들간의 경제협력체제인 코메콘(Comecon 경제상호원조회의)이 28일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회원국 해외무역장관회의를 갖고 해체의정서에 서명함으로써 지난 42년 동안 동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물물교환 형식의 사회주의 협력체제가 사라지게 됐다. 이에 7월1일에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바르샤바조약기구 정상들이 회담을 갖고 이 기구의 해체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2차세계대전 이후 동구의 결속을 이끌어 온 정치·경제 2대조직이 완전히 와해된다. 지난 49년 창설된 코메콘은 소련을 비롯,불가리아·체코·헝가리·폴란드·루마니아·쿠바·몽골·베트남 등 9개 회원국으로 결성돼 냉전시대에 공산권의 결제협력에 기여해 왔으나 사회주의체제의 비능률성과 동구체제의 와해로 점차 기반이 약화됐다. 헝가리·폴란드·체코 등 중부유럽 3개국은 그 동안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89년부터 비효율적인 코메콘의 해체를 주장해 왔으며 지난 2월에는 회원국들이 부다페스트에서 이 기구의 해체를 결의했었다. 이때 일부 국가들은 이 기구를 해체하더라도 경제정보를 교환할 국제경제협력기구(OIEC)를 설치하자고 제안했으며 이번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보교환기구를 둘러싸고 불가리아 등 동구권 국가들은 역외구가인 쿠바·몽골·베트남 등의 참가를 반대하고 있다. 경제정보교환기구가 설치되더라도 코메콘과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된 뒤 이를 대체할 결속력 있는 기구가 설치될 가능성은 없으므로 과거 동서대결시대의 유산인 동구권협력기구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코메콘의 해체에 따라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은 이들 회원국들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설정될 것이냐이다. 이들 국가들은 경제·정치적인 블록이 해체됨에 따라 자신들의 문제를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으나 저마다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있다. 코메콘이 해체된 뒤 회원국들간의 상호무역량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들 국가들은 소련으로부터원유를 계속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소련관의 무역량은 당분간 일정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의 경우 현재 동구국가들과의 교역량이 전체 교역량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련관의 경제협력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헝가리는 코메콘이 해체된 뒤에도 소련과의 경제협력관계를 유지할 목적으로 소련에서 원유를 도입하고 이카루스회사의 버스 8천대를 수출하는 물물교환 형식의 교역지속 다짐을 받기 위해 현재 로비활동을 맹렬히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구회원국들간의 무역거래량은 지난 2월 코메콘이 사실상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뒤 급격히 줄어들어 올 들어 지난 5월말까지의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의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련으로서도 종전 위성국들인 회원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소련이 이들 국가들에 대해 계속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코메콘의 해체와 동구지역에서의 정치적인 새로운 질서와 안보체제를 연관시키겠다는 목적에서다. 헝가리의 입장에서는 이제 서구에서 뿐만 아니라 소련측으로부터 아무런 위협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유럽공동체(EC)와의 경제협력을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서구와의 동맹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쌓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헝가리가 NATO나 EC의 회원국이 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른 동구국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코메콘이 해체된 뒤에도 기존의 서구협력체제에 흡수됨이 없이 소련과 일정 수준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치·경제적인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가장 큰 난제는 열악한 경제상황의 극복이다. 헝가리만 해도 민주화 직후 큰 기대 속에 시장경제를 도입했으나 소련은 여전히 가장 필요한 이웃이며 대등한 관계라는 현실적 필요성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안정된 협력관계를 유지해나갈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다만 소련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소련의 각 공화국들과의 직접적인 관계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코메콘 해체로 이제 동구권국가들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 행보는 더욱 빨라지게 됐으며,향후 무역거래에서의 경화결제 부담 때문에 서구자본의 유치와 관계개선에 더 적극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 통일독일 새도시 베를린으로

    ◎하원,12시간 마라톤 격론끝에 확정/4년내 정부이전… 상원은 본에 남아 지난해 10월3일 베를린장벽 붕괴 후 처음으로 「자유의 종」이 힘차게 울리면서 20일 통일독일의 「베를린 도시」 시대가 열렸다. 통일 후 베를린이냐 본이냐를 놓고 가열되기 시작,급기야 전독의 여론을 둘로 갈라놓았던 이른바 「수도논쟁」은 이날 하원(분데스타크)이 표결을 통해 베를린을 수도로 결정함으로써 일단락됐다. 독일 하원은 이날 수도를 본에서 베를린으로 옮기는 문제를 놓고 12시간 이상 계속된 장시간 격론을 벌인 끝에 연방정부와 의회를 베를린으로 이전하는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3백37 대 3백20으로 이를 가결했다. 이 동의안에 따르면 앞으로 4년내에 하원,대통령 및 총리실,그리고 정부는 베를린으로 이전되며 상원(분데스라트과 일부 관청의 하급부서는 본에 남게 되고 모든 이전작업은 10년에서 12년 안에 완료되도록 하고 있다. 베를린은 지난 1871년부터 2차대전 종전시인 1945년까지 독일의 수도였으며 지난해 10월3일 독일이 통일되면서 통독의 수도로 지명됐었다. 이날 수도가 베를린으로 결정되자 베를린 주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환성을 터뜨리며 곰의 상징이 들어 있는 베를린 깃발을 흔들면서 축하했고 쿠어퓌어슈텐담 거리에 늘어선 차량들은 경적을 울려댔다. 한편 본시에서도 수천 명의 시민들이 시내광장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하원의 논의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지난 수 개월 동안 독일에서는 수도를 베를린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정부 소재지를 유치하려는 베를린 및 본시 관계자들의 치열한 로비 경쟁과 열띤 논쟁이 벌어져왔으며 하원은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갖고 1백20여 명의 의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하원은 앞서 수도 소재지 결정과 관련된 5개의 제안을 심의,정부와 의회를 두 도시에 분산시키자는 절충안을 비롯,나머지 안들을 부결 또는 철회시켰다. 콜 총리는 이날 앞서 사민당 명예총재인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를 비롯한 독일의 저명한 정계인사들과 함께 수도의 베를린 이전을 강력히 옹호했다. 콜 총리는 하원 연설을 통해 베를린이 냉전시대에 가지고 있었던 외롭지만 중대한 지위와,지난해 10월2일 베를린시의 구제국의회 건물 밖에 운집했던 1백만명의 군중들을 상기시키면서 『작년 10월2일 밤 베를린이 정부 소재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 분명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콜 총리는 이어 『지난 40여 년 동안 베를린이 존재하지 않았다면,또 베를린과 베를린 시민이라는 존재가 의미하는 바가 없었다면 독일통일은 가능치 못했을 것이라고 감히 말한다』고 밝혔다. 그간 구동독인들은 수도를 베를린으로 이전하는 것이 구동독지역에 절실히 필요한 심리적인 측면으로 도움이 될 것이며 이 지역의 경제회복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수도의 베를린 이전움직임을 강력히 추진해왔으며,정부 소재지로 본을 지지하던 사람들은 베를린으로 정부 소재지를 옮길 경우 수십억 달러의 경비가 소요되며 본 일대에서 1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 36개국 안보협력회의/내일 첫 외무회담

    ◎“대결에서 화해로”… 유럽 신질서 모색/안보협 자체의 기구확대 중점 논의/독·소의 권한 강화 주장에 불 등 반발/미·영선 나토·유엔기능의 평가절하 우려 알바니아를 제외한 전유럽 34개국과 미국·캐나다 외무장관들이 참석하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첫 외무장관회의가 19·20일 독일 베를린 구 독일 제국의회건물에서 열려 동구의 민주화,독일통일 이후 유럽의 신질서구축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논의한다. 이번 베를린회담에서는 동구의 변화 이후 전유럽을 포용하는 새로운 질서의 정립과 더불어 동유럽의 정치·경제·사회적인 개혁방향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이와 함께 지난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코펜하겐 성명에서 밝힌 바에 따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정치·군사·경제·사회적인 기본방향 이외에 유럽의 안보와 안정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세계2차대전 이후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89년까지 유럽의 세력균형을 유지해 온 것은 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로 구별지어지는 집단안보체제였으나 최근 동구의 정치적인 변혁은 종전의 적대적인 대결구도를 해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동서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은 동구의 변혁으로 당분간 극복되었으나 정치적인 불안정으로 인한 갈등은 내부에서 싹트고 있다고 하겠다. 즉 모든 국가적·인종적·종교적인 갈등을 극복하고 경제적인 격차를 제거하며 군비축소 및 군사력을 재편성해야 하는 문제가 유럽국가들간의 협의를 통해 성취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됐다. 신유럽질서는 이제 실현시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변화와 국가별 권력구조의 조정이 이루어지고 분쟁에 대처할 강력한 원칙이 필요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CSCE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신유럽을 위한 파리헌장」은 이 같은 목적의 ▲민주주의 이념실현 ▲시장경제의 원칙고수 ▲인권신장 등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유럽이 안고 있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럽공동시장(EC),NATO,유럽의회,CSCE 등 다양한 국제기구들의 조직개편을 통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었다. CSCE는 75년 8월1일 알바니아를 제외한 전유럽국가들과 미국·캐나다 정상들이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 모여 유럽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안전보장·경제협력·인권존중 등을 표명한 「헬싱키선언」을 채택,발족했다. 「헬싱키선언」으로 발족한 CSCE는 상호불가침 천명과 함께 유럽배치 재래식무기 감축협정(CFE)과 동서진영간의 신뢰양성조치(CBM) 이외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벨그라드(77∼78년),마드리드(80∼83년),빈(88∼89년)에서 열린 검토회의를 통해 유럽의 안정과 동서진영의 신뢰구축에 기여했다. 동서대결의 구도가 사라진 현시점에서 CSCE가 전유럽의 신질서 구축을 위해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파리헌장」에서 천명하고 있는 CSCE의 상설기구화에 따라 분쟁방지센터가 빈에,사무국이 프라하에,자유선거사무국이 바르샤바에 설치되었고 매년 외무장관협의회를 열기로 해 이번에 베를린회의가 첫번째로 열리게 됐으며 2년마다 한번씩 정상들의 회담이 개최되게 됐다. 이번회담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의제는 CSCE의 기구 강화,특히 분쟁방지센터의 업무한계와 역할 등이다. 상설기구를 하나도 유치하지 못했던 독일은 이번 회담에서 분쟁방지센터가 정치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과 앞으로 환경국·경제협력국 등의 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분쟁방지센터만은 빈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할 것을 강력히 주장할 방침이다. 동구의 민주화에 따른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와해,독일통일로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 소련은 이번 회담에서 구동구에서의 영향력 유지와 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분쟁방지센터의 권한강화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영·프랑스는 이 기구가 단순히 정보교류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행사하기를 바라고 있으나 소·독·체코 등은 분쟁방지에 개입할 수 있도록 각국의 군사력 정보교환·직접조정·군사행동 등의 기능을 부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분쟁방지센터의 조직과 기능에 대한 조정은 발트3국과 유고의 민족분규에서 예상되듯이 CSCE가 직접 개입하게 된다면 정치적인 역내국가들간의 관계를 악화시켜 유럽의 새질서구축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 고려돼 이번 협의회에서도 신중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정치적인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 장관급으로 비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며 오는 10월 빈에서 정책세미나를 열어 군사전략의 개발,정치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재래식무기의 감축방안 등을 연구할 것을 결정하게 된다. 비상위원회는 또 지난해 파리회담에서 합의한 통신협약을 신뢰 및 안보를 위한 정보교환 테두리에서 확대시켜 돌발적인 긴급분쟁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역내의 각국간에 핫라인을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하게 된다. 독일 등의 종전 정치적 협의기구였던 CSCE의 기구를 확대하고 유럽안보조직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기능을 강화하려는 데 대해 일부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어 이번 회의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CSCE의 기능강화가 NATO의 평가절하를 초래함으로써 있게 될 유럽에 대한 영향력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제기구는 정치협의의 장으로서 만족해야지 내정간섭의 권한까지 갖게 되면 국가주권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전통적인 입장을내세워 CSCE의 기구 및 기능강화에 소극적인 자세이다. 또 영국은 지금까지 국제질서를 지켜온 유엔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CSCE가 유럽에서의 분쟁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게 될지는 베를린회담을 계기로 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국방예산 산출방식/나토­소 첫 논의

    【브뤼셀 로이터 연합】 군비액수를 왜곡하여 군비경쟁을 부채질한다고 오랫동안 서로 비난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소련은 12일 회의를 갖고 국방예산의 산출방식을 처음으로 논의했다. 나토의 한 소식통은 이 회의가 쌍방의 군비를 비교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하고 『종전에 우리는 상대방이 정확한 군비액수를 제시하지 않아 서로 별도의 추정치를 산출했으며 이제 처음으로 우리는 국방비 산출방식에 관해 회의를 갖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 당원대회 「당사고지」는 허용/타장소 벽보·현수막은 금지

    ◎선관위 전체회의 중앙선관위(위원장 윤관)는 12일 하오 전체회의를 열어 시도의회선거기간중 정당 당원단합대회 고지방법 규제완화 문제를 논의,당원단합대회의 일시 장소만을 게재한 벽보다 현수막 중 1개를 택일해 해당지역의 각급 당사의 게시판 또는 건물외벽에 게시하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선관위는 그러나 정당단합대회는 선거운동이 아닌 정당활동으로 허용된 만큼 선거기간중 정당단합대회를 알리는 벽보다 현수막을 일반 유권자가 볼 수 있게 그밖의 지역에 붙이는 등의 행위는 선거운동의 목적이 있다고 보고 이를 금지시킨다는 종전의 유권해석을 재확인했다. 선관위는 이날 당원단합대회 고지방법을 제한할 수 없다는 야당측 주장에 대해 『정당선전행위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한다면 당해 정당추천 후보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되는 반면 다른 정당추천 후보자와 무수속 후보자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제한 이유를 밝혔다. 선관위는 또 전남 광양2선거구의 신민당 후보가 선전벽보에 「대통령은 김대중,도 의원은 황학선」이라는 문구를 넣은 것이 위법이 아니냐는 민자당측 질의를 논의했으나 선관위원들의 의견만 청취하고 결론을 유보한 채 다음 전체회의에서 재론키로 했다.
  • 정 총리 폭행 파문… 주변의 움직임

    ◎“격앙된 여론”… 외대학생집회 50명 참석/학교에 비난전화 빗발… 업무 마비/교육부엔 “폐교” 요구도… 해명 진땀/재야선 종전 강경입장 한발짝 후퇴 정원식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학생들의 집단폭행사건에 접한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4일 일손을 잡지 못한 채 모두들 허탈한 표정이었다.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지난 3일 저녁 한국외국어대 교정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검찰과 경찰이 주종자 색출에 나선 가운데 외국어대를 비롯한 운동권학생들은 침묵하고 있어 큰 대조를 보였다. ○…정 총리서리 폭행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은 이 사건을 「공권력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그 어느 때 보다 철저한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3일 열린 전국검사장회의가 끝난 뒤 법무부 장관이 주재한 만찬자리에서 폭행소식을 들은 전재기 서울지검장과 신창언 북부지청장 등 검찰간부들은 밤중에 청사로 나와 대책을 논의하고 수사를 진두지휘한 데 이어 4일에도 밤늦게까지 수사진행상황을 점검. ○…관할인 서울지검 북부지청은 장재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4명의 검사로 구성된 「외대생 난동사건 전담수사반」이라는 이름의 임시수사반을 편성,수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 지청장을 비롯한 수사검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행위로 주동자와 가담자들을 철저히 가려내 엄벌하겠다』고 거듭 다짐. ○…「범국민대책회의」가 있는 명동성당과 성균관대생 김귀정양의 사체가 안치된 백병원의 재야단체회원들과 학생들은 4일 『이번 사건의 1차원인은 현정권의 공안통치와 기만적 내각개편에 있다』고 주장하는 등 목청을 높였으나 겉보기에도 풀이 죽은 모습이 역력. 이에 따라 하오가 되자 「김양 대책위」는 『일단 검찰의 수체부검에는 응하기로 했으나 김양 어머니가 반대하고 있다』고 하루전에 비해 크게 입장을 후퇴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이날 교육부의 각 사무실에는 3일 한국외국어대에서 일어난 정 총리서리의 집단폭행사건을 규탄하는 항의전화가 빗발쳐 관계자들이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 항의전화 가운데는 『주동학생들을 제명시켜야 한다』 『대학을 폐교시켜야 한다』는 거센 목소리까지 나와 이번 사태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음을 입증. 이에 대해 교육부의 관계자들은 『이미 외국어대에서 주동학생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하고 『다시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학사지도를 해나갈 것』을 약속하면서 성난 목소리를 가라 앉히는 데 진땀. ○…이번 사건의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정 총리서리가 전임장관을 지냈고 공무 외의 강의를 나갔다가 학생들로부터 봉변을 당한 데 대해 매우 낭패한 표정들. 윤형섭 장관을 비롯,교육부의 실국장들은 3일 밤을 꼬박 지새우며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심하는 모습. 윤 장관은 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어라 말을 할 수 없다』면서 『이제는 대학이 정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비장한 어조로 강조. ○…전국대학교육협의회도 이날 상오 연세대·고려대·서강대·외국어대 등 서울지역 10개 대학 총장이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 모여 대책을 숙의했는데 이 자리가 어느때보다도 심각했다고한 참석자가 전언. 이날 긴급간담회에서 외국어대 이강혁 총장은 『국민과 여러 총장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밝히고 『사태수습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 총장들은 이어 이 문제를 보다 심도있게 논의하기 위해 5일 하오 서울대 호암생활관에서 60여 개 대 총·학장들이 모여 긴급회의를 갖기로 의견을 모은 뒤 해산했는데 한결같이 무거운 표정들이었다. ○…외국어대 총장실과 교무처·학생처·총학생회 등 「전화번호부에 실려있는 외대의 모든 전화」는 4일 하루종일 학생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 항의전화 가운데는 학부모 외에 동문·선배들도 상당수였는데 내용은 대부분 『부끄럽다』는 것이었다고. ○…4일 상오까지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외국어대 총학생회는 거센 여론의 화살을 의식했음인지 하오 들어 다소 누그러져 정 총리서리 집단폭행에 유감을 표시하고 학교측에 누를 끼치게 된 것을 사과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한편 이날 하오 노천극장에서 열리기로 되어있던 총학생회 주관집회에는 불과 50여 명의 학생만이 참가해 무산됐는데 이를 두고 한 학생은 『많은 학생들이 총학생회의 행동에 동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외국어대학 보사는 1학기 마지막신문인 4일자 「외대학보」 1면 머릿기사로 정 총리서리폭행사건을 기민하게 취급. 「외대학보」는 「본교생,국무총리에 격렬항의」 제하의 기사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상황을 설명했으나 결론은 『경찰이 이번 사건을 계획적인 범행으로 단정짓고 수사하겠다고 밝혀 사건조작 가능성이 높다』는 것.
  • 노 대통령,7월 미·가 공식방문/출국은 이달 29일에

    ◎2일 부시·4일 멀로니와 회담/아태협력·「북한 핵」 대책 논의 노태우 대통령 내외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7월1일부터 3일까지 미국을,캐나다의 나티신 총독 및 멀로니 총리의 초청으로 3일부터 5일까지 캐나다를 각각 공식 방문한다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2일 상오 발표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미·캐나다 방문은 국빈방문(STATEVISIT)이며 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오는 29일 출국,모두 8박9일간의 순방일정을 마친 후 7월7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이 대변인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1일부터 워싱턴을 방문,2일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냉전체제 붕괴와 걸프전쟁의 종전에 따른 국제정세의 변화와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있어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는 방안에 관해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특히 남북한 유엔가입에 따른 한반도 냉전종식방안과 북한의 핵사찰수락 등 핵개발대책,미군의 한반도주둔문제 등이 집중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2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하며 이날 저녁에는 부시 대통령이 베푸는 공식만찬에도 참석한다. 노 대통령은 또 미국의 퀘일 부통령 및 의회지도자 등 각계인사들을 접견한다. 노 대통령은 워싱턴을 방문하는 길에 먼저 샌프란시스코에 들러 29일 스탠퍼드대학에서 한미 양국관계 발전에 대해 연설하며 30일에는 교민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3일 하오 워싱턴을 떠나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도착,4일 멀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캐나다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발전방안과 협력증진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정부수립 후 18번째이며 노 대통령 취임 후로는 5번째이다. 또 우리 국가원수가 미국을 국빈자격으로 방문하기는 지난 54년 이승만 대통령,65년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26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이번이 세 번째이다.
  • 북한,1∼2년내 핵탄제조가능/일지보도/연초 쿠바와 개발기술공여논의

    ◎“50년대의 영불형 장치… 상당량 제조 규모/소 전문가 철수로 재처리시설 견제 불능” 【도쿄=강수웅 특파원】 북한이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핵재처리시설 완성은 당초 추정됐던 3∼4년 후가 아니라 「1∼2년 후」이며,금년초 현역장교를 포함한 4명의 북한고관이 쿠바를 방문,라울카스트로 각료평의회 제1부 의장 겸 국방상 등과의 회담에서 핵개발기술의 공여문제를 논의했다고 일본 요미우리(독매)신문이 1일 보도했다. 미국의 최신정보를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영변 일대에 있는 대소 2기의 원자로 가운데 대형의 것은 형상으로 볼 때 통상 연구로와는 확실히 다른 것으로서 상당량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규모이며,이들 시설은 50년대 핵병기제조를 위해 건설된 영국·프랑스형과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핵재처리에 관해서는 종전 소련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아왔으나 소련도 미국의 지적에 따라 북한의 핵개발을 우려,기술자들이 본국으로 철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북한에 대해 미 정부당국자들이 갖고 있는 「2가지의 심각한 우려」는 첫째,50년대 영·불형의 「구식이며 조잡한 핵병기」 제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혹이 농후한 것이어서 『낡은 기술이라면 현재 공표되어 있는 일반 과학자료를 참고로 하더라도 제조가 가능하고 각국이 이제와서 기술유출방지를 위해 힘쓴다 하더라도 너무 늦은 것』이라고 점이다. 둘째는 소련 전문가들이 재처리시설에서 손을 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북한측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미국은 지난 3월 국방성 「밀사」를 도쿄에 파견,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 측근을 비롯,통산성·방위청 간부들에게 핵사찰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대북한 경제원조를 삼가도록 「대일 경고」를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 “「불가침조약」 유엔가입후 검토”/30일 외무위(의정중계)

    ◎남북 유엔대표부 상설협의기구 설치 추진/남북대화 진전도 따라 군축협상 신축 대처 ◇이상회 의원(민자)=장기적으로 보면 북한의 유엔가입 의사표명은 평화정착·신뢰구축 등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우리에게 유리한 계기가 올 때마다 생겨나는 감상적·환상적 통일분위기가 또다시 조성돼 남북대화를 오히려 지연시킬까 염려스럽다. 북한은 유엔가입문제에 대해 한국측에 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고위급회담을 무기연기할 가능성도 있고 미군철수 등 종전주장을 더욱 강도높게 제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가 너무 들떠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수인 의원(신민)=남북이 유엔가입을 결정함에 따라 지난 53년 북한과 미국 사이에 맺어진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보는데 정부의 견해는. 북한의 유엔가입은 이때까지 정부가 「남북불가침선언」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상호신뢰구축」의 일측면이 충족됨을 의미하므로 이제 정부는 남북간의 불가침선언을 채택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북한·일 수교의 걸림돌로 작용해 온 유엔가입문제,북한의 핵사찰수용문제가 북한의 입장변화에 의해 제거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정부는 북한·일 수교가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의 평화에 도움을 준다는 입장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찬종 의원(민주)=우리 정부는 종전에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고 정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로 간주해 왔는데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면 이러한 시각의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또 수정된 보안법도 그러한 시각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데 국가보안법의 전면적 폐기가 불가피하지 않는가. 핵안전협정가입은 유엔가입과 동시에 회원국가의 의무이므로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면 북한의 핵사찰문제는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은 이 문제를 양보하면서 남한내 주한미군 보유핵무기사찰 및 철수를 동시에 제기할 경우 정부가 취할 입장은. ◇이상옥 외무장관=남북한의 유엔가입은 남한 공히 유엔헌장상 모든 의무를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무력 불사용,분쟁의 평화적 해결도의무 중의 하나이므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리라 본다. 그러나 남북유엔가입과 휴전협정은 직접적 관계가 없다. 정치적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군축협상이나 군비통제협상은 효과적이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군축문제는 양국간 검증문제 등 기술적 문제가 수반되므로 남북 유엔동시가입 후 전반적인 남북대화 진전에 따라 군축협상에 대처하겠다. 남북이 유엔에 가입한다고 해서 「한반도의 전역을 영토로 한다」는 헌법 3조 등을 바궈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률적인 측면에서 다루기보다는 남북분단의 특수성을 고려해 다뤄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북 수교를 저지하고 있다는 질의는 오해다. 오히려 일·북 수교가 잘 진행되면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본다. 다만 북한이 IAEA핵안전협정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지켜야 할 기본적 규범을 지키지 않고 있기에 일·북 수교협상을 통해 우리가 일본측에 몇 가지 요망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대소차관 30억달러를 유엔가입을 위한 대가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한소관계의 발전을 통해 소련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통일에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역과 자원개발을 통해 상호 이익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차관제공을 결정했다. 북한이 IAEA와 핵안전협정 교섭재개의사를 표명한 것은 좋은 일이나 북한이 종전 입장을 수정하지 않는 한 IAEA와 협상은 쉽게 타결이 안 될 것으로 본다. 북한이 제의했던 남북불가침조약은 유엔가입 후 검토해 볼 문제이다. 그러나 유엔가입에 대한 북한의 입장변화가 곧 대남전략의 변화로 속단하기는 어렵다. 북이 유엔가입신청 성명을 발표하기 전날 남북유엔대사간의 접촉이 있었다. 그때 노창희 대사가 북의 박길연 대사에게 유엔가입문제에 대한 협의를 제의했었다. 북이 호응해 온다면 가입절차 등을 논의하겠다. 남북이 유엔에 동시가입할 경우 남북유엔대표부간의 협의기구설치문제를 검토하겠다. 유엔내에서의 협력체제 등도 검토될 것이며 이 문제들을 북한과도 상의하겠다. 남북한 유엔가입의 경우 모든 남북문제나 통일문제에 있어서 상호간 평화적인 교류와 발전의 바탕에서 노력하겠다.
  • 유엔 동시가입문제 논의/북,“한국과 접촉 용의”/박길연 대사 밝혀

    【도쿄=강수웅 특파원】 북한의 유엔대표부 박길연 대사는 유엔가입신청을 위해 한국측과의 협의에 원칙적으로 응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일본 교도(공동)통신이 29일 뉴욕발 기사로 보도했다. 북한측의 박 대사는 북한의 유엔가입신청방침에 따라 한국측이 동시신청 가능성을 포함한 남북한 대사간의 협의를 제안한 데 대해 『남한의 노 대사와는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종전부터 있었다. 그런 자리를 이용해 신청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비공식적인 형태로 협의에 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박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협의결과에 따라서는 남북한에 의한 동시신청에도 긍정적인 자세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이 통신은 분석했다. 박 대사는 신청시기에 대해서는 9월 중순의 제46차 유엔총회 개막일 35일 전까지 사무총장에게 가입신청을 해야 한다는 유엔규칙을 지적하고 『이 시기만 맞추면 문제는 없다』고 신청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미,대규모 대표단 6월 평양에/북한과 관계개선 협의

    【도쿄=강수웅 특파원】 교토(경도)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2회 유엔군축회의에 북한대표로 참석중인 이용호 외교부 군축과장은 일본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럼즈펠트 전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규모 미 대표단이 오는 6월 평양을 방문,미·북한간의 관계개선을 위한 비공식 접촉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지난 주말에도 스칼라피노 교수 등 미국의 학자·전 외교관·군인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북한지도자들과 일·북한간 국교교섭에서 최대의 초점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사찰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전하고 수면하에서의 미·북한간의 접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평양을 방문하는 미 대표단은 포드정권 때인 75년부터 77년까지 국방장관을 역임한 럼즈펠트씨를 단장으로 스틸웰 전 주한 미군사령관 등 군사 및 안보문제 전문가 등이 포함된 대규모 사절단으로 종전에 없던 적극적인 미·북한 접근으로 보여 그 활동이 극히 주목된다고 도쿄신문은 분석했다.
  • “한국 유엔단독가입 신중대처”/중·소정상회담

    ◎양국 우호관계 발전 합의 【도쿄 연합】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모스크바에서 잇따라 개최된 중·소 정상회담과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한반도 정세가 논의됐으며 중·소 두 나라는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일본 교도(공동)통신이 18일 방소중인 중국공산당 대표단 소식통을 인용,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15·16일 양일간의 중·소 정상회담과 17일의 외무장관회담에서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이 교환됐다』고 밝히고 『쌍방은 한반도 정세의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해 한국의 유엔 단독 가입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중국은 유엔 가입 문제에 대해 남북한의 대화를 촉진시키는 가운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소련측이 당분간 이에 동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통신은 중국은 종전부터 한국의 유엔 단독 가입이 북한을 경화시켜 한반도의 안정과 긴장완화에 불리하다는 입장을 취해 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관측했다. 강 총서기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상호 국제적인 문제들을 논의했으며 중·소간 우호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강 총서기는 그러나 중국과 소련은 사회주의 실현에 있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뒤 양국은 지난 50년대의 동맹관계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 양국은 이날 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방소를 매듭짓는 공동성명에 ▲남북한의 통일국가창설 지지를 비롯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캄보디아 포괄 평화안 지지 ▲중동평화 국제회의 소집 ▲국경교섭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일본 지지(시사)통신이 보도했다.
  • 「과속성장」 제동,안정기조 회복 처방/정부 경제운용대책회의 배경

    ◎건설등 내수 진정… 물가억제 주력/설비도입 늘어 국제수지 위험 수위 판단/전기요금 인상은 절전실효성 싸고 진통 정부가 14일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앞으로 경제정책 운용의 기조를 과열된 내수경기 진정에 둔 것은 현재의 경제동향을 진단해 볼 때 불가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건설부문을 포함한 내수경기를 가라앉히기로 한 것은 예상밖의 경기과열로 물가가 크게 들먹이고 국제수지 적자 규모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확대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부문은 아직도 우리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난과 자재난을 가중시키는 등 「미운 오리새끼」 역할도 많이 하고 있다. 또 이번 대책은 시국상황도 많이 고려한 것 같다. 4월 이후의 물가오름세 둔화와 수출의 뚜렷한 회복세 등 모처럼 가시화되고 있는 안정기조가 최근의 시국상황과 맞물려 훼손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 4개월 동안 물가가 무려 5.4%나 오르고 무역수지적자가 지난 10일 현재 65억달러를 넘는 상황을 맞고서야 정책방향을 선회한 것은 뒷북처방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올 들어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설비투자 활발·수출회복·소비증가와 건축활동의 활기 등에 힘입어 당초 예상했던 7%보다 높은 과속성장을 보이고 있다.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여건이나 형편에 비해 너무 지나친 성장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가져온다. 올해의 경제성장 내용을 보면 지난해 극심한 과열현상을 보였던 건설경기가 상당히 둔화된 반면 제조업이 활기를 띠고 수출이 회복되는 등 갈수록 건실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기획원관계자들은 우리의 경제현황을 감안할 때 성장률은 7∼8%선이 적정선이나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9∼10% 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이 성장률이 적정선을 넘어서게 되면 총수요관리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국제수지적자 규모가 확대되게 마련이다. 물가는 그런대로 오름세가 현격히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제수지적자 규모의 확대는 심각한 상황이다. 올 들어 지난 10일 현재 수출은 두자리수 회복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증가율이 수입의 절반정도에도 못미치고 있다. 정부는 수입규제 등 직접적인 방법을 통하지 않고 내수경기진정을 통한 순리적인 방법으로 국제수지적자 규모를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소비재수입 등 과소비현상이 진정되지 않는 한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져올지 의문시 된다. 또 총수요관리만 하더라도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 등으로 약 3조원에 가까운 2차 추가경정예산의 편성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이같은 팽창예산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총수요관리가 제대로 이행될지도 두고 볼 일이다. 유가조정문제와 관련,주무부서인 동자부의 입장은 경제기획원을 비롯,다른 경제부처와 다소 차이가 있다. 걸프전 종전 이후 국제원유값이 하향안정세를 유지,국내기름값에 인하요인이 발생한 사실은 동자부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하요인이 생겼다고 해서 조정시기를 6,7월로 대폭 앞당기거나 모든 유종에 걸쳐 가격을 내리기에는 제반상황이 결코 여의치 않다는게 동자부의 설명이다. 우선 걸프사태 동안 가격이 크게 오른 원유를 들여오면서 정유회사들이 부담하게 된 손실금의 보전문제가 큰 걸림돌이다. 정부는 국내 유가완충을 위해 정유회사에 지난해 8월부터 총 1조1천8백80억원을 지급해야 하나 돈이 없어 현재 8천3백59억원만 지급한 채 나머지 3천5백21억원은 갚지 못하고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현 국제유가가 배럴당 16∼17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원유도입 기준단가인 배럴당 19.40달러와의 차액을 석유사업기금으로 거둬들이는 대신 상계처리하고 있다. 상계처리된 액수는 3월 2백60억원,4월 3백80억원,5월 5백억원(잠정) 등으로 총 1천1백40억원 정도 될 것이라는 게 동자부의 설명이다. 그래도 아직 2천3백여 억 원이 남아 있어 8월까지는 계속 상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국내 유가조정문제가 거론되자 동자부가 즉각 『그러면 아직 갚지 않은 손실 보전금을 재정투융자특별회계에서 인출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휘발유와 등유값의 자율화 문제가 걸려 있다. 물론 국내기름값을 조정한 뒤에 일부 유종의 자율화를 단행할 수는 있지만 가격의 향배가 자율화의 기초전제임을 감안할 때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게 동자부의 주장이다. 더욱이 휘발유에는 소비절약을 위한 특별소비세 인상문제가 남아 있어 과거처럼 조정작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국내 유가 인하문제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외국과의 가격차이를 고려할 때 벙커C유 등 산업용 기름과 비수기에 들어가 수요가 적은 등유의 경우는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휘발유는 특소세 때문에 가격을 내리더라도 소비자가격은 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의 경우 실효성 문제를 놓고 정부부처와 당 일각에서 이의가 계속 제기되자 동자부는 무척 난감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동자부가 물가불안을 우려하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한 것을 올 여름철 전기수급 상황이 위험수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15% 선은 유지해야 할 전력공급 예비율이 4.5%정도밖에 안돼 대형발전소 1기가 불시공장을 일으키게 되면 제한송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름철 냉방수요를 최대한 끌어내리기 위해 6∼8월 3개월 동안 산업·업무용의 요금을 대폭 올리는 내용의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공급 예비율을 7%까지 올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1만∼2만원 정도 요금을 올린다고 해서 수요가 줄겠느냐』는 실효성 문제를 놓고 당에서 계속 반대입장을 보이자 다시 논의하겠다는 선으로 후퇴했다. 문제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안을 물가를 책임지고 있는 경제기획원이 적극 나서 추진했다는 사실이다. 바꿔 말해 백지화될 경우 전기부족뿐 아니라 일관성을 추구해야 할 경제기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현재 동자부가 구상중인 6월1일의 인상을 7월1일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 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인 이희일 동자부 장관이 15일 돌아와야 정확한 결말이 나겠지만 이 방법만이 경제부처의 위상을 크게 다치지 않으면서 전기부족사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내수 진정되면 물가·국제수지 잡힌다/최 부총리,간담회 문답내용

    ◎투기방지대책등 일관성 있게 추진/무역적자 줄이기 위한 수입제한조치는 없을 것 최각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14일 경제장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의 경제동향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최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최근의 시국상황과 관련해 경제정책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계획인가 ▲최근 사회불안이 고조되고 있으나 올들어 건실한 싹을 내려가고 있는 경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각 부처가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자는 뜻에서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경제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건설경기 진정과 적정한 수준에서의 임금타결,부동산투기 억제 등의 시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국민경제 밑바닥까지 침투해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 회의에서 금리자유화를 추진하겠다는 시책이 나왔는데. ▲금리자유화를 포함한 금융자율화 시책을 빠른 시일내에 취하도록 하겠다.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정책방향을 위해서도 금리자유화는 반드시 단행해야 할 과제다. 다만 현재의 왜곡된 금융구조하에서 금리자유화가 경제 각 부문에 지나치게 쇼크를 주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유가를 언제 인하할 계획인가. ▲내 판단으로는 최근의 국제유가 추이에 비추어 인하조정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인하 시기가 조종폭 등 구체적인 문제는 동자부에서 빠른 시일내에 검토하게 될 것이다. ­전력요금 조정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당측에서 유보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오늘 점심 때 나웅배 정책위의장과 만날때 논의할 작정이나 동자부 장관이 내일 귀국할 예정이므로 좀더 협의해 봐야 할 것이다. ­경제가 시국불안의 원인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가. ▲최근 경제운용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쳤다는 점은 부인할 생각이 없다. 특히 물가는 국민에게 많은 불안감을 야기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국민의 노력에 의해 경제가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경기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수지가 매우 불안한데. ▲기획원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점을 시인한다. 이번 대응도 그런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그러나 국제수지가 불안하다고 해서 종전과 같은 수입제한 조치로 대응할 생각은 없으며 일반적인 원칙에 따르겠다. 내수 경기 진정이 물가안정은 물론 국제수지 대책이 될 것으로 본다.
  • 「방송법 때의 수순」 재연… 40초 만에 “상황끝”

    ◎신민과 몸싸움 와중서 무선마이크로 “가결”/민자,“개악아닌 개선… 다수 구제받을 것” 역설/신민·민주 의원들 망연자실… 밤샘농성 돌입 지난 3년간 여야간의 최대쟁점이었던 경찰법안 및 국가보안법 개정안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인 가운데 불과 40초 만에 전격처리. 이날 신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저지조까지 편성,단상을 점거하고 의장단의 본회의장 입장을 방해하는 등 강행처리를 막으려 했으나 박준규 의장이 민자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2번째 본회의장 진입에 성공,통로에서 이들 법안의 가결을 선포.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10∼20명씩 짝을 지어 조직적으로 박 의장과 김재광 부의장의 회의장 진입을 극력 저지했으나 막상 박 의장이 의장실에서 나와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는 이를 몰라 『모양이 좋지 않은 강행처리 연출에 묵시적으로 동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대두. ▷본회의장◁ ○…국가보안법과 경찰법이 전격처리된 본회의 통과과정은 지난해 7월 방송법을 처리할 때와 똑같은 양상. 한차례 본회의장 진입을 저지당했던 박 의장은 이날 하오 3시20분쯤 신민당의 「저지조」 의원들을 따돌리고 본회의장 뒷문으로 들어서 통로에 선 채로 준비해간 무선마이크로 법안을 일괄상정하고 통과를 선포. 순식간에 끝난 본회의에서 박 의장은 『경찰법·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일괄상정하고 제안설명과 심사보고는 유인물로 대체하겠다』면서 『원안대로 가결시키는 데 이의가 없느냐』고 물었고 여야 의원들의 『이의없다』,야당 의원들의 『이의있다』는 고함이 뒤섞인 상태에서 『다수 의원이 찬성하므로 가결을 선포하겠다』고 선언. 박 의장이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박 의장을 에워싼 민자당 의원들과 미리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신민·민주당 의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박 의장이 회의장에서 퇴장하자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과 통로 등에 서서 고함과 욕설로 민자당측을 비난. ○…박 의장은 의장실로 돌아와 담화문을 발표,『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의장사회석을 점거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등 물리력이 난무,국회위상이 실추되고 있는 상황하에서 부득이 본의아닌 의사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행처리의 고충을 토로. 박 의장은 또 『13대 국회 마지막 숙제라고 할 수 있는 개혁입법이 진정한 국민의 권리장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여야 모두에게 대화와 협상할 것을 누누이 설득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면서 『다수와 소수간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의장에게 부여된 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으며 국민에게 거듭 송구스럽다』고 강조. ▷민자당◁ 민자당 주요 당직자들은 3년여 동안 끌어온 개혁입법이 폐회를 하루 앞둔 시점에 큰 불상사없이 전격처리된 데 대해 안도하면서 신민당 등 야권의 향후 행보와 여론추이에 촉각. 김종호 총무는 이날 손주환 청와대정무수석 등에게 보안법 및 경찰법의 본회의 처리결과를 통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먼저 국민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3년여 동안 끌어온 개혁입법 중 보안법은 현시국과 관련,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고 피력. 김 총무는 『특히 오늘 통과된보안법의 내용은 종전의 규제를 대폭 완화한 법안이기 때문에 뜻깊게 생각하며 보안법 개정에 따른 석방 및 면소판결 등 후속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보안법 개정안 내용에 만족을 표시. 이에 앞서 민자당은 고위당직자회의와 의총을 열어 개혁입법 중 보안법과 경찰법 등 2개 법안의 일방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확인. 박희태 대변인은 이날 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야당이 전가의 보도인 실력저지로 나오면 우리는 최후의 보도인 다수결에 의한 일방처리로 맞서겠다』면서 『특히 민자당의 보안법 수정안은 개악이 아니고 명백히 개선인 이상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겠다』고 강조. ▷신민·민주당◁ 신민당 의원들은 보안법 등이 강행처리된 뒤 망연자실하듯 의석에 그대로 앉아 노 정권과 민자당을 집중 성토. 김대중 총재는 『오늘 처리된 법안은 무효』라고 언성을 높였으며 문동환 의원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정권』이라고 흥분. 김영배 총무는 『국회의장이 직접 날치기를 행한 것은 박 의장이 국회사상 처음으로 의정사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긴의장이 됐다』고 맹공. 이날 의총에서는 『민자당 해체를 강력히 요구하되 거부하면 정권퇴진운동에 뛰어들자』(이찬구 의원) 『노 내각 사퇴와 노 정권 퇴진 주장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이협 의원)는 등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 강경발언이 속출. 이날 강경발언을 한 의원들이 노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지 않는 김 총재의 지도노선에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김 총무는 20분 만에 서둘러 회의를 종료했으며 저녁식사 후 회의를 속개. 신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분임토의를 갖고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한편,개혁입법의 강행처리 기사가 실린 조간신문 등을 읽으면서 밤늦게까지 농성. 이날 농성장에는 상공위 뇌물외유사건으로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근·이돈만 의원이 합류해 눈길. 이재근 전 상공위원장은 소속의원들에게 사건경위를 설명하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공안통치가 뭔가 하는 것을 실제 경험했다』고 주장하면서 『앞장으로 정치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힘을 다해 민주화 투쟁에 앞서겠다』고 인사. 한편 민주당도 이날소속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는데 신민당의 경우 11일 상오 의원총회 등을 열어 투쟁방안을 마련한 뒤 농성을 일단 해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은 11일 자정까지 농성을 벌일 전망.
  • 심야까지 신경전… “각본이다” 서로비난/「개혁입법」협상결렬 언저리

    ◎야의 “대안 미흡·양보않고 협상만 지연” 민자/여측 무성의 부각… 시국연관 강공채비/신민 임시국회 폐회를 이틀 앞둔 7일 여야는 13대 국회 최대현안인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놓고 심야까지 다양한 채널을 동원,숨가쁜 막바지 절충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민자·신민 양측은 사실상 「협상결렬」을 선언함으로써 이제 3개 개혁입법 중 국가보안법과 경찰법이 여당 단독으로 강행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10시10분부터 55분 동안 국회 귀빈식당에서 진행된 여야 2차정책위의장회담 말미 신민당측 율사로 배석했던 박상천 의원이 지른 고성이 문밖까지 퍼지면서 회담의 사실상 결렬이 기정사실화. 이날 회담 직전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신민당측이 양보않는 한 민자당측이 더 이상 양보키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돌아온 나웅배 민자당 정책위 의장이 『신민당측이 양보는 않고 회담만 지연시킨다면 더 이상 협상키 어렵다』고 통보하자 평소 다혈질인 박 의원이 감정을 억제치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는 것. 이어 양측 회담대표들은 얼굴을 붉힌 채 서로 인사도 없이 헤어졌으며 신민당의 조세형 정책위 의장과 박상천 의원은 회담장에 남아 『민자당측이 2차회담을 시작하자마자 더 이상 양보키 어렵다며 사실상 회담결렬을 통보했다』고 흥분. ○…나 민자 정책위 의장은 2차회담이 끝난 뒤 김종호 총무실에 들러 더 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하다며 결렬을 통보. 나 의장은 이어 기자들에게 『양당간에 대안 자체의 골격에서부터 차이가 현격하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합의점 찾기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하고 『신민당측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협상을 더 할 수가 없다』고 못박아 협상중단을 선언. 나 의장은 『신민당측이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종전 입장에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경찰법도 대한변협 추천 2인을 포함한 경찰위원회에 총경 이상의 인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이나 이는 경찰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초강경자세. 나 의장은 또 『신민당측이 여야 협상진행중에 국가보안법 수정안을 법사위에 상정한 것을 두고 강력히 항의하더라』고 전하고 『그러나 협상을 지켜보면서 상임위에 법안을 상정,논의하는 것이 상례』라며 일축. 그는 협상시한이 8일 낮 12시인 점을 감안,접촉을 계속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원체 양쪽 의견에 거리가 있어 접근가능성이 없다』고 잘라말해 여당단독 강행처리 방침을 시사. 그는 특히 신민당측이 제시한 경찰법과 국가보안법 수정안 문안을 기자들에게 들춰보이며 『3년 동안 입만 열면 외쳐댔던 개혁입법에 대한 준비가 고작 이 정도냐』 『여당을 무시해도 유분수지』라며 흥분. ○…신민당은 이날 밤의 여야정책위의장회담이 결렬되자 전날의 심야당정회의에서의 개혁입법 수정안 발표에 이은 여권의 협상제스처가 「명분축적을 위한 연극」에 불과했다고 성토하며 시국상황과 연관지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 김대중 총재는 8일 상오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결렬에 따른 여권의 책임과 무성의를 부각시키며 신민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 언급할 예정인데 지금까지보다는 보다 강도높고 구체적인 대여 투쟁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 신민당은 이날 상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자당이 개혁입법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려 할 경우 실력저지를 하겠다는 기본원칙을 세워논 상태. 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시국수습에 대한 정부당국의 미온적인 조치를 규탄하며 이미 몇 차례 언급했던 「제한적 장외투쟁」과 연관지은 진일보한 대여 압박수단을 거론할 것이라는 전망. 이날 회담이 결렬된 뒤 조세형 정책위 의장은 ▲민자당측이 협상진행도중 8일 낮 12시를 협상시한으로 못박은 점 ▲여권의 수정안을 협상대표인 오유방 의원이 법사위에 제출해 이날 강행처리하려 했던 점 등을 들어 여권의 협상태도는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른 정치연극이었다고 비난. 조 의장은 『민자당측이 법사위에서의 강행처리 기도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말로 일관한 것은 기만성의 실체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흥분. 조 의장은 『저쪽에서 8일 상오 10시 국가보안법을 의장직권으로 본회의에 넘겨 처리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면서 『개혁입법 가운데 보안법과 경찰법은 강행처리하고 안기부법은 다음 기회로 넘길 듯한 감을 받았다』고 설명. 박상천 대변인은 성명에서 『민자당이 사기극을 꾸미고 있던 시각에 우리당은 지난 2년간 지켜오던 입장에서 후퇴하며 협상안을 작성하고 있었음을 생각하면 한없는 분노의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허탈한 심경을 토로. 그러나 개혁입법협상의 타결이 어렵다는 점은 양측이 제시한 수정·절충안의 현격한 차이에서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며 신민당으로서는 이점을 간파해 이날 협상의 결렬에 앞서 김 총재의 기자회견을 서둘러 계획했다는 분석. 신민당은 이날 상오에는 여권의 개혁입법처리에 대한 급작스런 태도변화의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이미 준비해 둔 절충안을 공식·비공식 모임을 통해 손질해 제시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헛손질」로 종결. 특히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실무팀이 마련한 절충안에 대해 홍영기 유인학 박상수 의원 등이 『지금같은 상황에서 여당과 타협해 득이 될 것이 있느냐』 『이렇게 양보할 필요가있느냐』고 불만을 강력히 토로해 의회가 2시간 이상 계속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김종호 민자,김영배 신민 양당 총무는 양당 정책위 의장간의 개혁입법 1차협상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자 이날 하오 7시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재절충을 시도했으나 역시 이견을 노출. 이날 하오 법사위에서의 국가보안법 수정안 단독상정으로 불편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김 신민 총무는 우선 임시국회 회기를 5∼7일 연장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개혁입법협상 시한을 8일 자정까지로 하자고 제의. 김 민자 총무는 이에 『회기연장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협상시한도 8일 낮 12시까지 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제시. 김 민자 총무는 그러나 『합의처리 가능성에 대한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8일 상오 10시30분 김 신민 총무와 다시 만나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논의키로 했다』고 밝혀 협상시한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김 민자 총무는 또 『의장회담에서 진전이 없으면 총무회담으로 「공」이 넘어오는 것 아니냐』고 말해 경찰법과국가보안법의 단독처리 가능성을 시사. 김 총무는 민자당의 국가보안법 수정안과 관련,『우리 입장에서 파격적이고 과감한 대안을 제시했는데 오늘 야당이 보여준 태도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히고 『상오 10시에 정책위의장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것을 2시→3시로 연기하더니 급기야 40분이나 늦은 하오 3시40분 회담이 시작됐다』면서 『이 동안 신민당은 의원총회니,소위구성이니 하다가 나중에는 회기연장 얘기도 나오고…』라며 불쾌한 감정을 서슴없이 표현. 한편 김 총무는 이에 앞서 서울시내 모처에서 정부 고위관계자와 만나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숙의한 뒤 이날 하오 6시20분쯤 국회로 돌아와 김동영 정무1장관,김중권 법사위원장,서정화 수석부총무 등 총무단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김 법사위원장에게 이날 여야간 격돌이 예상됐던 법사위의 산회를 지시.
  • 평양은 변하고 있는가(사설)

    이붕 중국 총리는 방북과 때를 같이해서 들려온 두 갈래의 평양측 발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윤기복 노동당 서기가 밝힌 북한의 새로운 통일방안이고 또 하나는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이 피력한 남북 단일의석 유엔가입 포기의사이다. 윤기복은 지난 3일 종래의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을 일부 수정,『남북의 지방정부가 일정 한도내에서 잠정적으로 외교·군사권을 보유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이 새 통일방안은 남조선측의 통일방안과 상당히 근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강석주도 『남북 단일의석 가입이 합리적이지만 그밖의 타협안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두 갈래의 평양측 발언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북한의 새 통일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골격은 알려진 것이고 남북 단일의석 유엔가입 포기의사도 북한의 유엔 주재 대사 박길연이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이붕의 방북과 때를 같이해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붕의 방북과 평양측 발언이 한국정부의 유엔 단독가입 추진에 따른 전략적 대응이라는 하나의 고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추세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붕 총리는 김일성 주석과 연형묵 총리 등 북한의 최고위층들과 연쇄적인 회담을 가졌으나 「친선과 우의를 돈독히했다」는 외교적인 수사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붕의 방북이 두 정부의 긴밀한 협력문제와 함께 대유엔정책에 대해서도 상당히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음은 확실하다. 따라서 이붕은 맹방인 북한을 다독거리면서도 한국정부의 유엔 단독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중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의 유엔가입을 종용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의 통일정책을 주도하고 정부의 외교정책을 지휘하고 있는 북한 고위인사들의 발언은 이러한 관측과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으며 유엔정책에 관한 한 다소의 진전된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새 통일방안이 「하나의 조선」 논리와 「남조선혁명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종전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으로는 유엔 및 대남정책에서 신축성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군사·외교권을 남북의 지방정부에 일정한도 이양하는 선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보겠다는 정치적인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유엔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만 때가 오면 그럴 수도 있다는 그 나름의 명분을 제시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온당하다. 북한은 앞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남북고위급회담이나 국회회담을 통해 그들이 내놓은 새 통일방안의 당위성을 선전하면서 남북의 통일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이른바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의 소집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북한의 보다 폭넓은 자세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자 한다. 우리 정부의 유엔가입을 현실적으로 막을 길이 없고 북한의 가입도 불가피하다면 남북이 동시에 가입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남북의 청소년축구팀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우정있는 선의대결을 펼치게 된 이때 북한이 굳게 닫힌 빗장을 열고 폐쇄와 고립의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간절한 기대이다.
  • 선택의 기로에 선 북한(사설)

    국제의회연맹(IPU) 평양총회는 우리에게 실망과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다. IPU 총회는 연례적인 국제회의이기 때문에 남북간의 현안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 될 성격의 모임은 아니지만 우리 국회대표단의 첫 공식 방북이란 점과 그 시기로 인해 주목의 대상이 되었었다. 그러나 양측 대표들이 몇 차례 대화를 나누고 형식적이나마 우의를 도모한 것 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다. 44년 만에 북한 땅을 밟은 한 야당 의원은 평양으로 가는 도중 옛날의 울창한 숲이 황토로 변한 것을 보고 『북녘 산천이 이처럼 변할 줄이야』라고 한탄했다지만 그 황량한 곳도 우리 조국이므로 그 땅에도 개방과 변화의 봄바람이 불어주기를 우리는 기원해 왔다. 최근 남북간에는 탁구단일팀의 세계제패,직교역합의 등 몇 가지 반가운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국제조류와 주변정세도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촉구하고 있던터라 이번 IPU 평양총회에서 북한이 긍정적인 변화의 몸짓을 보여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했었다. 특히 김일성 주석이 총회의 개막연설에서 지금까지 고수해온 「고려연방제통일방안」보다 다소 진전된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던 만큼 우리의 눈과 귀는 그의 연설내용에 모아졌었다. 그러나 그는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방도」라는 종전의 주장만 되풀이 했을 뿐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가 이번 총회에서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 것은 최근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던 북한의 고위인사들이 이를 강력히 시사했었고 북한사정에 밝은 국내외소식통들도 일치된 정보를 제공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북한당국이 그들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가는 주변정세와 내부의 복잡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통일방안을 유화적인 카드로 활용할 방침을 굳혔으나 이를 둘러싼 권력층의 대립과 반목 때문에 일단 유보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개방과 폐쇄,실리와 명분,변화와 고립의 갈림길에서 아직도 갈등과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 IPU평양총회에서 북한 대표들이 한결같이 「독일식 흡수통일」에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강한 반발을 나타낸 것은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정부는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내놓았을 뿐 독일식 흡수통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바 없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도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진실로 통일을 원한다면 「하나의 조선논리」와 「남조선혁명전략」이 골격을 이루고 있는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을 과감하게 수정,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통일방안을 내외에 공포하고 이를 우리 정부의 통일방안과 접근시키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IPU 평양총회에서 각국의 대표들이 북한에 대해 핵안전협정가입과 핵사찰수용을 거듭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해 버린 것도 우리를 실망시킨 대목이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종 회담을 가까운 시일 안에 재개할 의사가 있음을 표명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재개 날짜와 구체적인 절차문제가 남아있지만 남북대화가 다시 열릴 것이란 것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선택의 갈림길에서고민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남북대화에서는 현명한 판단과 슬기로운 사고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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