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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테네 2004] ‘허풍 신동’ 펠프스

    |아테네 특별취재단|‘펠프스는 허풍쟁이(?)’ 아테네올림픽 수영에서 8관왕을 노린 마이클 펠프스(19·미국)의 장담은 ‘허풍’으로 끝났다.17일 새벽 ‘세기의 대결’로 기대를 모은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인간 어뢰’ 이언 소프(21·호주)와 맞붙은 펠프스는 여전히 여유있는 모습이었다.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큼지막한 헤드폰으로 귀를 막은 모습도 예전 그대로였다.출발 신호는 함성에 묻혀버렸다.그러나 결승점에서 팔을 번쩍 치켜든 것은 펠프스가 아닌 소프. 소프가 1분44초71의 올림픽기록(종전 1분45초35)으로 터치판에 가장 먼저 손을 대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움켜쥔 반면,펠프스는 1분45초32로 시드니대회 챔피언 피터 반 호헨반트(네덜란드)에게마저 밀려 3위에 그쳤다.그러나 펠프스는 “역대 최강의 자유형 주자 2명과 경기한 것만도 엄청난 경험이라 실망할 일은 아니다.”면서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6개 종목 결선 진출을 이뤄내지 않았느냐.”고 자찬을 멈추지 않았다. 펠프스는 첫날 개인혼영 400m에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8관왕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그러나 그것도 잠깐.계영 400m에 이어 거푸 금메달 추가에 실패하면서 앞으로 도전할 종목이 5개로 줄었다.지난 1972년 마크 스피츠(미국)가 세운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7개) 경신은 물론,타이를 이루는 것조차 물건너 갔다. 펠프스가 실력 이상으로 부풀려진 것은 미국 언론의 주특기인 ‘영웅 만들기’ 탓이라는 시각도 있다.시드니헤럴드의 지미 레이닝 기자는 “‘세기의 대결’ 운운은 어차피 미국 언론이 만들어 낸 것”이라면서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소프가 이길 것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window2@seoul.co.kr
  • [Seoulites]실망만 안겨준 ‘극비 회동’

    [Seoulites]실망만 안겨준 ‘극비 회동’

    갈수록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죽전∼분당 접속도로 분쟁해결을 위해 해당자치단체장과 도지사,국회의원들이 극비리에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5시간여에 걸친 토론끝에도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실망이 크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이대엽 성남시장과 이정문 용인시장,한선교(한나라당·용인을) 국회의원,임태희(한나라당·분당을) 국회의원,손학규경기도지사,김진호 토지공사사장 등 6명이 용인시 기흥읍 소재 N식당에 모여 법정다툼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도로분쟁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모임은 일절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밤 12시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원만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참석자 대부분이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하는 바람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해산했다. 이자리에서 이대엽 성남시장은 우회도로의 우선 건설을 조건으로 분당∼죽전도로 접속을 허용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참석자들은 이날 제기된 각종 의견들을 건설교통부장관에게 전달한 뒤 중앙정부가 나서 해결책을 촉구하기로 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 관계자는 “기대와는 달리 대안마련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우회도로 건설에 소요되는 자금을 중앙부처에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토지공사의 죽전∼분당 접속도로 강행공사로 촉발된 도로분쟁은 현재 성남시와 용인 죽전동 주민들이 각각 건교부와 성남시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등 법정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아테네 2004] 이천수·-조재진-­최태욱 18일 V 출격

    [아테네 2004] 이천수·-조재진-­최태욱 18일 V 출격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 ‘말리전에서는 삼각 편대가 한 건 한다.’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조재진(시미즈 펄스) 최태욱(이상 23·인천)으로 이어지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스리톱이 8강 진출의 사활이 걸린 말리와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선 반드시 득점포를 가동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본선 들어 줄곧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 받았지만 1·2차전에서 깊은 침묵을 지켰다.첫 경기에서 이천수가 올린 크로스가 그리스 수비수의 자책골로 이어진 것을 제외하면 김동진(FC 서울) 김정우(이상 22·울산) 등 미드필더들이 ‘올림픽호’의 득점을 담당한 것. 그러나 이제는 붙박이 스리톱이 골과 함께 조 1위,8강 티켓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쓸어 담을 때가 됐다는 게 이들이 각오를 다지는 이유.김호곤 감독으로서도 이번 대회 목표가 사상 첫 메달 획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8강 진입을 앞두고 공격진의 부활이 절실하다. 18일 새벽 2시30분 그리스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으로 돌아와 갖게 될 말리와의 최종전은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 있다.나란히 1승1무(승점4)를 기록한 채 골득실차에서 말리에 뒤져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으로선 비기기만 해도 8강에 동반 진출한다.하지만 비긴다는 생각은 금물.96년 애틀랜타 대회의 기억이 새롭다.초반 1승1무를 거둬 8강에 진출하는 듯했으나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 1-2로 일격을 당해 가나에 다득점에서 밀리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도 2승1패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고 골득실 차로 탈락했다. 이 때문에 김호곤 감독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게 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하며 이들 스리톱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B조 2위를 달리고 있는 가나와 함께 검은 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말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6위로 한국(22위)보다 낮다.올림픽은 이번이 첫 무대.99년 세계청소년선수권(20세 이하)에서 3위를 차지하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당시 조별 리그에서 ‘설바우두’ 설기현(안더레흐트·2골), ‘라이언 킹’ 이동국(이상 25·광주) 등을 앞세운 한국에 2-4로 패했지만 조 1위로 결선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해외파 8명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를 자랑한다.또 포백 수비로 오프사이드 함정을 파는 것이 장기.한국의 삼각 편대는 세밀한 움직임을 통해 이를 역이용해야 한다.99년 세계청소년선수권 멤버인 수비수 압도 트라오르(23)가 출장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올림픽 특별취재단 이창구기자(체육부) 김명국차장(사진부) 김태충차장 조병모 위원석기자(이상 스포츠서울 스포츠부) 강영조기자(〃 사진부)
  • 두려움은 없다/앨런 액슬로드 지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막연하고 이유도 없고 정당하지도 않은 두려움이야말로 후퇴를 전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마비시키는 것입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 3월 미국의 32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한 이 연설은 대공황의 불안에 떨던 국민에게 커다란 용기를 줬다.당시 미국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로 1500여만 명이 실업상태에 빠졌고,은행 등 금융기관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하지만 루스벨트는 그런 두려움을 ‘진실을 가리는 안개’로 보았다. ●두려움은 ‘진실을 가리는 안개’일 뿐 루스벨트는 취임사를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삼지 않았다.미국 대통령이란 ‘영광스러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도 않았다.대신에 리더십을 약속했다.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자기 결정권을 부여하고,책임을 다하는 데 필요한 수단을 제공했다.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그것은 바로 직전 대통령인 허버트 후버가 입버릇처럼 하던 “번영이 바로 저 너머에 있다.”는 말과 질적으로 달랐다. 희망에 대한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을 돌파할 리더십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루스벨트는 대통령 취임후 곧바로 의회 특별회기로 ‘100일 회의’를 소집하고 연방긴급구제국을 창설하는 등 과감한 정책을 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미국 NBC 앵커 톰 브로커가 지적했듯이,루스벨트는 자칫 고통밖에 몰랐을 세대를 ‘가장 위대한 세대’로 바꿔 놓은 것이다. ●시대가 바라는 완전한 의미의 리더십 보여줘 왜 지금 프랭클린 루스벨트인가.2차대전의 광풍이 몰아친 루스벨트 시대 못지않게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는 지금 세계는 완전한 의미의 전시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경기침체와 국론분열로 흔들리는 우리로서도 루스벨트의 통합적 리더십은 절실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전기작가 앨런 액슬로드가 쓴 ‘두려움은 없다’(나선숙 옮김,한스미디어 펴냄)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위기와 절망을 딛고 미국을 재건과 승리로 이끈 비결을 캐어낸다. 루스벨트를 ‘두려움에 맞선 불굴의 CEO’로 규정하는 저자는 연설문과 사건 등을 바탕으로 루스벨트의 리더십을 조목조목 살핀다. 1930년대 미국의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했다.루스벨트는 그것을 기독교적인 지혜에서 찾았다.한 예로 그는 잠언 29장 18절의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라는 구절을 원용,비전 없는 민족은 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낡은 사고방식 때문에 공황이 야기됐고,비전없는 리더들로 인해 그것이 지속됐으며,더이상 비전이 없으면 멸망하고 만다는 것이다.루스벨트는 이처럼 성경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루스벨트는 냉소주의를 격파하라고 가르쳤다.1935년 ‘노면담화’라는 라디오 연설에서 루스벨트는 이렇게 말했다.“이제 민주주의가 정직할 수도,효율적일 수도 없다고 말하는 냉소주의자들에게 확실하게 대답해줘야 할 때입니다.” 미국의 초절주의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은 “열정 없이는 어떠한 위대함도 성취되지 않는다.”고 했거니와,여기에 한마디 덧붙인다면 냉소주의로는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냉소주의는 독약과 같다.희망과 자신감은 물론 가능성까지 앗아간다.루스벨트는 무조건 동조하는 응원단이나 예스맨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참여하고 헌신하는 진정한 비평가가 될 것을 요구했다. ●소아마비 극복… 강한 인간으로 거듭나 루스벨트가 위대한 것은 소아마비라는 개인적 불운을 극복했다는 점도 한 몫 한다.1920년 루스벨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오하이오 주지사 제임스 콕스의 러닝 메이트로 발탁돼 부통령 후보 지명을 받았다.당시 미국의 정치 분위기는 전쟁에 반대하는 고립주의가 지배했다.이런 현실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민주당은 결국 패배하고 루스벨트는 법조계로 돌아와 금융회사 부사장으로 활동했다.그런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왔다.1921년 갑자기 소아마비에 걸린 것이다.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자 친구와 동료들은 그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단정했다.하지만 부인인 애너 엘리너 루스벨트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병세가 호전되고 정계에 복귀해 1928년 뉴욕 주지사로 재선됐다.루스벨트는 더욱 강한 인간으로 거듭났다. 루스벨트는 1932년 ‘뉴딜’을 슬로건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고,1936년엔 재선에 성공했다.하지만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1939년 9월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세계대전이 시작된 것.루스벨트는 즉각적인 참전은 피했지만 1940년 세번째 대통령직에 오르면서 무기대여법을 통해 연한군측에 무기와 물자를 공급했다.같은 해 12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자 곧바로 참전을 선언하고 마침내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루스벨트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흑인고용 차별을 금지하는 등 현대 민권운동의 초석을 세웠다.국제연합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전쟁의 승리를 눈앞에 둔 1944년,루스벨트에 대한 믿음이 굳건했던 미국 국민은 미국 역사상 유일한 네번째 대통령직을 그에게 안겨줬다.하지만 루스벨트는 2차대전 종전을 보지 못하고 1945년 뇌일혈로 숨을 거뒀다.그때 나이 63세였다. ●강요보다는 호소를, 자극보다는 인도를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대통령,현대 미국의 틀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 루스벨트의 리더십에는 뭔가 특별한 데가 있다.저자는 루스벨트가 반대파를 배척하지 않고 설득해 동참시킨 것을 그 한 비결로 꼽는다.또한 국가를 위해 개인을 무모하게 희생시키지 않고,목표보다 인간을 우선하는 자세도 배울 점이라고 강조한다.강요보다는 호소,자극보다는 인도를 택함으로써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냈다는 것이다.‘갈등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급출발 ‘서울 교통혁명’ 궤도 진입중

    급출발 ‘서울 교통혁명’ 궤도 진입중

    수십년째 운행되던 버스노선을 모두 지우고 새 판을 펼쳐 놓은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새 교통체계는 버스가 승용차는 물론 지하철 승객까지 모두 흡수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크게 저버렸다.시행 첫날부터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교통카드단말기,배차간격 등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이 속출했다.교통카드에 요금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 당황했으며 바뀐 노선으로 갈팡질팡하는 시민들도 다수였다.하지만 시행 30여일째로 접어들자 시민들은 새 노선에 익숙해졌고 강남대로의 ‘버스열차’도 사라지는 등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는 추세다.‘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서울시의 조급증이 ‘일단 적응하고 보자.’는 시민들의 조급증 덕에 많은 결점이 보완됐다.시도 불합리한 노선이나 배차간격을 조정하는 등 ‘교통혁명’의 안착을 위해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대중교통체계 개편 한달을 맞아 바뀐 교통체계의 장점은 무엇이며 새 교통체계의 남은 문제점과 보완책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불만족 줄어들지만 “아직도 불편” 50% 지난 7월1일부터 바뀐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환승혜택과 버스중앙차로 등 바뀐 버스노선의 수혜를 누린다는 사람들과 오히려 불편만 가중됐다는 여론으로 양분됐다.버스 혼잡은 거의 줄어들고 시민들은 점차 새 버스체계에 적응하고 있지만 ‘버스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다.세부 노선이나 배차간격 등 조정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이는 개편 한 달째를 맞아 서울신문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 11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성공 vs 실패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55명이 ‘잘못했다.’는 답변을 내렸다.이에 반해 ‘잘했다.’와 ‘모르겠다.’는 답변은 각각 30명과 24명,무응답자는 1명이었다.판단 유보를 밝힌 시민들이 24명이나 나온 것은 새 교통체계에 대한 평가를 선뜻 내리기 어렵다는 뜻이다.향후 교통체계의 정착여하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개편 초기 절대 다수의 시민들이 불만족을 나타낸 것에 비하면 그 수치가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회사원 정훈(34)씨는 “현 상태에서 서울시의 교통체계 개편은 판정패”라면서 “하지만 개편 취지를 제대로 살린다면 시민들의 반응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출근시간’에 대한 반응은 ‘빨라졌다.’가 14명,‘느려졌다.’는 30명,‘별차이 없다.’는 61명으로 대다수였다.개편 이전과 같다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60%에 이르는 것은 새교통체계로 이동시간은 빨라졌지만 환승하는 시간이 추가돼 전체적으로 시간단축에는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또 노선과 새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혼란스러웠던 시민들의 느낌이 다소 가라앉았음을 보여준다. ‘교통체계 개편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편해졌습니까.’라는 질문에서는 ‘불편해졌다.’는 답변이 55명이나 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주류였다.‘편해졌다.’와 ‘전과 같다.’는 각각 20명과 19명,‘잘 모르겠다.’는 답변도 14명이나 됐다.버스노선이 중복없이 개편된 것이나 지선,간선버스의 역할분담 등에 대해서는 시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렸다.하지만 배차간격과 정류장의 위치,불안정한 단말기 등이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교통체계 개편 이후 교통비 부담은 늘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늘었다.’고 답변한 사람이 72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줄었다.’는 답변은 11명,‘전과 같다.’는 답변은 22명이었다.이는 교통체계 개편과 맞물려 요금인상이 이뤄졌기 때문에 ‘늘었다.’는 답변은 자연스럽다.소수 응답으로 ‘줄었다.’는 답변이 11명 나온 것은 요금인상에도 불구하고 환승 혜택으로 일부에서는 오히려 버스값이 줄었다는 방증이다. ●“일부 문제점은 점차 보완할 것” ‘바뀐 교통체계에 며칠 만에 적응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1일을 표시한 응답자가 15명,2∼3일과 4∼5일도 각각 15명이었다.1주일은 23명, 1주일 이상도 40명이나 됐다.외견상 교통체계가 거의 정착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민들은 아직까지 세부적인 부분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원 오혜원(28·여)씨는 “출퇴근에 이용하는 노선은 한 두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 적응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개편 이전에 간헐적으로 이용하던 노선은 개편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 꼭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교통수단을 바꿨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는 답변이 82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그렇다.’고 답한 23명 가운데 10명이 ‘버스에서 지하철’,6명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승용차로’,4명은 ‘승용차에서 지하철로’ 교통수단을 바꿨다.지하철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것은 버스보다는 지하철이 더 미덥다는 의미다.버스가 배차간격 유지와 버스전용차로제 확대 등으로 당초 시에서 계획했던 ‘버스혁명’의 효과가 이젠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버스차로제는 1차적으로 미비점에 대해 보완을 마쳤으며 점차 범위를 확대해 갈 것”이라면서 “자치구에서 민원사항을 받고 있으며 불합리한 노선 등은 계속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승용차 도심운행은 감소 통행속도는 큰 변화없어 역대 서울시장들이 “답이 없다.”며 두 손을 들었던 시내 대중교통체계에 대해 서울시가 대수술을 단행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일단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5일 서울신문 취재진이 버스와 지하철 승객 11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출근시간이 ‘빨라졌다.’고 응답한 시민은 12.7%,‘느려졌다.’는 27.3%,‘별차이 없다.’는 55.4%로 나타났다.대중교통이 편해졌느냐는 물음에는 ‘불편해졌다.’고 답한 시민이 꼭 50%를 차지했다.‘편해졌다.’와 ‘전과 같다.’는 각각 18.2%와 17.3%였으며,‘잘 모르겠다.’는 답변도 12.7%나 나왔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 취지는 승용차 이용자들을 버스와 지하철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설문에 따르면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수치상 큰 변화를 몰고 오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서울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체계개편 이후 시내 도로가 막힐 것으로 우려해 수도권 시민들이 도심으로 차량을 덜 몰고 나온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월말 들어서는 본격 휴가시즌이기 때문에 통행량은 전체적으로 줄었을 것으로 봤다.이에 따라 월말 이전까지는 약간이나마 줄어든 승용차만큼 버스와 지하철로 흡수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시내 통행속도에도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당초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새로 시행되는 강남대로,수색·성산로,도봉·미아로의 버스 속도가 시속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달 3개 중앙차로를 달린 버스 속도는 출퇴근 시간대의 경우 6월보다는 나아지기는 했지만 6월엔 전용차로 공사로 도로 여건이 나빴음을 감안할 때 큰 의미가 없다. 더구나 지선버스와 승용차가 다니는 일반차로의 일부 구간은 6월에 비해 체증이 더 심해졌다.오후 6∼8시 퇴근시간대 일반차로 시속은 도봉·미아로의 태광산업∼방학네거리 구간은 28㎞에서 16.4㎞로 내려갔다.수색·성산로의 사천교 삼거리∼연세대 구간은 26.7㎞에서 15.8㎞로,강남대로의 양재역 네거리∼영동교 남단 구간은 17.4㎞에서 16.1㎞로 떨어졌다. 방학과 휴가가 끝나는 다음 달 이후에는 소통 속도가 훨씬 더 떨어질 것이라는 데서 문제점이 나온다. 서울시는 정확한 대중교통 이용자 통계가 나오는 대로 정밀분석을 통해 추가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대중교통 이용자 수는 체계개편 이전처럼 각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각 운수업체별로 통계를 잡는 게 아니라 교통카드 이용자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스마트카드 조명완 기획과장은 “요금정산 위주로 시스템이 짜여져 승객수 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데 생각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교통수단별 승객 숫자를 파악하는 것은 이번 주말 쯤에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또 하나 체계개편이 가져온 좋은 변화는 중앙전용차로 버스의 정시성이 확보됐다는 점이다.버스가 언제 정류장에 도착할지,버스를 타고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이 가능해져 서울시가 “이젠 버스를 타도 약속 시간을 지킬 수 있습니다.”라고 승강장마다 내걸었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중앙버스차로제 장단점은?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이었던 ‘중앙버스전용차로제’는 점차 제기능을 회복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 발생했던 강남대로의 엄청난 혼란은 경기도 버스의 정차지점 변경 등 긴급처방으로 수습된 후 전 구간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모래내 고가(사천고가) 등 일부구간에서 출퇴근 시간대 등에 병목현상이 빚어지는 등 부분적인 운행상의 문제점은 남아 있지만 본질적인 도입 목적에는 근접하고 있다. ●일부구간 출퇴근 시간 병목현상 여전 무엇보다 배차시간,도착시간 등이 일정해지는 ‘정시성(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을 예상할 수 있는 규칙성)’이 회복되고 있어 지하철을 대신하는 교통수단으로 ‘버스’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우이동∼중앙대를 오가는 151번 버스(동아운수)를 운행하는 고세덕(50)씨는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으로 끼어들기나 난폭운전을 하지 않아도 운행시간을 맞출 수 있게 됐다.”며 “운전기사들의 안전운전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승객들의 불평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승객 입장에서는 전용차로 도입으로 버스운행이 거의 일직선화돼 승차감이 크게 개선됐다. 노원구 하계동에서 시청까지 272번 버스를 이용하는 회사원 이상대(44)씨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면서 버스출근이 가능해진 데다 승차감도 좋아져 예전처럼 차내에서 크게 흔들리거나 시달리는 불편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녹색교통운동’ 관계자는 “최근 펼친 시민현장조사에서 버스중앙전용차로제가 효과를 얻고 있다.”며 “현재 계획된 총 13개의 중앙전용차로가 조속히 개설되면 기대한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우선적으로 평균시속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중앙버스전용차로의 평균 시속은 20∼25㎞로 당초 목표 30㎞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이는 버스를 지하철과 대등한 대중교통수단으로 바꾸려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목적을 훼손하는 것이다. ●버스 승강장 설치 지하철역과 가깝게 이를 위해 많은 승객들은 “간선버스도 광역버스처럼 정차지점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편법 이용하는 관광버스·학원버스·오토바이 등의 철저한 단속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버스차로의 승강장이 지하철역과 너무 멀어 환승이 불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찾아야 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심교통개선반 정만근 팀장은 “현재 전문가·시민 등으로부터 다각도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철저한 분석과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환승요금 할인제 승객의 득실 많은 시민들의 불만을 촉발케 한 요금체계에도 시민들이 점차 적응,‘환승요금 할인’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요금체계 개선은 “지나친 요금인상이다.”라는 불만과 ‘먹통 카드인식기’ 등으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실패한 정책으로 비쳐지게 한 장본인이었다.이는 시행 초기 발생한 하루 7000∼8000여건의 민원 분석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이 당시 서울시의 대중교통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민원 가운데 90%가 요금인상과 요금정산오류 등 요금체계 개선에 대한 불만이었다.노선이나 배차간격 등에 대한 민원은 전체 민원의 10%에 불과했다.1개월이 지난 요즘은 지하철·버스 등으로 환승이 많은 이용객들은 현행 요금체계에 적응,오히려 개편 이전보다 만족해하고 있다.환승요금 혜택으로 오히려 교통요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활용 잘하면 하루 500원 절약 가능 노원구 중계동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해 1호선 성북역에서 시청까지 출퇴근하던 최승호(45)씨의 경우 요금체계 개편 이후 하루 500원을 절약하고 있다.종전의 경우 마을버스요금 450원과 지하철요금 700원 등 모두 1150원을 지불해야 했으나 요금체계 개선 이후 마을버스요금 500원,지하철 환승요금 300원,10㎞ 초과요금 100원 등 모두 900원만 내면 된다. 환승요금 혜택을 받기 위한 카드사용도 크게 늘어 1개월간 새로 발매된 티머니 카드는 90만장(판매 54만장)에 달하고 있다.㈜한국스마트카드 진성희 팀장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환승할인 혜택을 받으려는 교통카드 이용객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도 요금정산오류 등 요금체계 개선에 대한 민원이 하루 1300여건에 달하는 등 불만은 남아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지난 2일 정례간부회의를 통해 “장거리요금 등 요금과 관련된 민원이 많은 만큼 마일리지 제도 등의 확대를 통해 종전보다 더 저렴한 요금으로 대중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단말기등 시스템 오류 적극 개선 하지만 시행 초기와 달리 최근의 민원은 일정하지 않은 요금에 대한 오해성 민원이 많다.예를 들어 ‘요금이 과다청구 됐다.’는 민원의 상당수는 동일구간에 대한 요금이 갈 때와 올 때 차이가 있는 경우다.이는 승·하차 정류장이 서로 다를 경우에 발생하는 거리 차이와 환승을 확인하는 지점의 차이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종종 교통카드 단말기 시스템상에 정류장 위치정보가 잘못 입력된 경우도 있어 단계적으로 수정해 나가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교통카드사측이 서울시내 4600여개 정류장에 대한 실측을 제대로 안했기 때문에 일부 정류장이 실제 위치와 달라 발생하는 오류”라며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업체측에 즉각 통보해 고쳐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노선 재조정등 체계 보완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전까지 42번 좌석버스를 타고 구반포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했던 진성현(27·여·서초구 반포1동)씨는 이번 노선개편이 불만이다.새로 바뀐 406번(파란버스)이 반포동 지역을 지나지 않고 바로 반포대교를 건너가 버리기 때문이다.진씨는 “마을버스를 이용해 갈아타려고 해도 2∼3분은 걸어야 환승할 수 있다.”며 “걸리는 시간은 비슷한데 환승 때문에 출근이 더욱 힘들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선개편에 대한 노약자들의 원성도 높다.중랑구 신내동 신내교회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권덕자(65·여·동대문구 전농동)씨는 “개편 전에는 면목동까지 가는 데 17번 버스 한번만 타면 됐지만 지금을 갈아타야 한다.”며 환승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같은 불만에 대해 하혜종 녹색교통 연구조사팀장은 “다소 불편하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갈아타지 않고 한번에 가려는 버스이용객의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서울시는 이번 노선개편으로 기존의 364개 노선을 419개 노선으로 조정,구불구불했던 버스 노선을 직선화해 정시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버스이용객의 심리를 정확히 살피지 못한 셈이다.시민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서울시는 지난달 말 23개 노선을 일부 재조정했다. 하지만 노선개편에 대한 교통전문가들이나 관련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이성우(도시 및 지역계획) 교수는 “노선개편은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데 있어 필수사항”이라고 말했다.전국민주버스노동조합 최경순 사무차장 역시 “이전엔 한번 왕복하는 데만 4∼5시간이 걸리던 노선이 있었다.”며 “노선 직선화는 우리도 줄곧 도입을 주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노선개편에 대한 불만은 버스 승객의 불편을 감소시키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하 팀장은 “일부 지·간선버스의 노선을 재조정해 접근성을 높이고 배차시간을 줄여야 할 것”이라며 “시민들도 버스 갈아타는 것을 지하철 갈아타는 것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최 사무차장은 “환승에 따른 불편을 감소시키려면 버스 통합환승 정류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버스체계개선반 정진우 노선계획팀장은 “지속적으로 불편사항을 파악해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교통문제 해결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공공적 기능강화·서비스 개선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인 ‘버스준공영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특히 이 제도에 대한 체감도가 높은 버스회사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곧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버스준공영제란 시와 버스 회사가 수익을 공동관리 하되,운행 실적에 따라 업체별로 배분하는 제도다.이때 시는 버스회사에 대해 적정 이윤(고정비의 7.2%)을 보장해 준다.또한 각 회사의 버스운행실적 등을 평가해 고정비의 1.3%를 성과이윤(인센티브)으로 지급한다.물론 인센티브는 모든 버스업체가 다 받는 것은 아니다.운행성과와 운행실적 등을 평가해 선별적으로 지급한다.예를 들면 도시형 대형버스(경유)의 경우 하루 운행거리인 289㎞를 일정 기간 운행해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 시행으로 버스회사들은 일단 만성적인 적자에서 헤어날 수 있게 됐고 운전기사들은 이윤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손님을 태울 필요가 없게 됐다. 선진운수의 전회현(55·노조부지부장)씨는 “버스준공영제 시행으로 운전기사들에게 여유가 많이 생겼다.”면서 “기사들의 여유는 곧바로 대 시민 서비스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차량편성이나 배차조정,노선 등에 대한 전권을 시가 갖게 됐다는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과거 버스회사들은 이윤이 나는 노선으로만 집중되는 폐해를 보였고 노선을 조정할 때마다 각종 잡음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이제 시가 노선권을 쥐게 된 만큼 시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빨리 수렴해 노선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서민의 발’인 버스의 공공적 기능이 한층 강화된 것이다. 시 대중교통과 최진경씨는 “버스는 공공성격이 강한 교통수단이면서도 그동안 이율배반적으로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준공영제가 버스 사업주들과 노조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시 대중교통과 조규원 과장은 “버스관리시스템(BMS) 등 컴퓨터 체계가 안착되면 버스운영을 철저히 관리할 수 있게 돼 방만한 경영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10대중 4대 낮잠 택시업계 죽을 맛 택시업계가 휘청이고 있다.IMF 이후 불황의 터널에 진입한 업계는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맞물려 주름이 더 늘어났다.운행률이 갈수록 떨어져 차고지에 쉬는차가 늘고 있으며 사납금도 채우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대로는 가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지만 뾰족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서울시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만 커져가는 형국이다. ●IMF이어 또다시 직격탄 맞아 꽤 규모가 큰 동신교통(영등포구 양평동) 김영규(45) 관리과장은 “버스중앙차로제 실시로 택시가 전보다 느려졌는데 누가 타겠느냐.”며 원색적으로 시 당국을 비판했다.그는 “택시업계에서 불문율로 통하는 3S 중 속도(Speed)가 택시의 생명”이라면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불황극복은 꿈같은 얘기”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택시업체 관계자는 “중앙버스차로제 실시 이후 하루평균 개인당 7000∼1만원 정도 입금이 안 되고 있다.”며 “거리로 환산하면 15∼20㎞정도 운행거리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라고 실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나름대로 처방을 내놓고 있다.우선 중앙버스전용차로에 택시 진입 허용 요구다.하지만 서울시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며 발을 빼고 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수 있도록 택시 대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김 과장은 “1000만 이상이 사는 뉴욕에 4만대,도쿄에 4만 5000대,멕시코시티에 5만대인데 비해 서울에는 개인택시를 포함 7만여대나 된다.”며 공급초과가 불황의 한 원인임을 지적했다.도쿄의 경우 이미 20여년 전에 8만대에 이르던 택시를 시장상황에 맞게 4만 5000대로 줄였다. 대한상운 관계자는 “골치 아파 죽겠다.”며 “코멘트하기도 싫다.”고 했다. ●버스중앙차로에 택시진입 허용 촉구 서울시도 이같은 택시업계의 ‘이중고’를 모르는 게 아니다.하지만 속시원하게 제시할 대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시 교통국 신종우 택시담당은 “중앙버스전용차로에 택시 진입을 원하는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지켜보자.”고 말했다.택시야말로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종인데 지금으로서는 달리 어떤 방법이 있겠냐고 반문한다. 2만 3100여대에 이르는 법인택시의 운행률도 현재 60∼70%라고 설명했다.10대 가운데 3∼4대는 차고지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것으로 불황의 깊이를 웅변해 주고 있다.신 담당은 “운행률 저하는 IMF 이후 계속되는 추세로 좀처럼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는 택시업계의 현실적인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빠르면 하반기,늦어도 내년 초에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택시에 티머니를 무료로 달아 줄 계획이다.“현찰보다 카드로 계산할 경우 손님이 좀 늘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다.그러나 수수료 문제 등과 관련해 업계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택시운송사업조합측이 원하는 대로 2종면허자가 택시기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하지만 그렇지않아도 어려운데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실시로 시름이 더해가는 택시업계를 달래주기에는 약효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 내수회복 언제 될까 “6월을 고비로 힘겹게 살아나고 있다.”(재정경제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민간경제연구소) 경제회복의 관건이 민간소비 회복이라는데 민(民)·관(官)은 이견이 없다.그러나 회복시기를 둘러싸고는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정부는 지난 6월 도·소매 판매액이 지난해 6월에 비해 1.6% 증가한 것을 두고 “드디어 힘겨운 반등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쳤다.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비교대상인 지난해 6월 성적표(-0.2%)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시큰둥해했다. 6월 지표에 대한 해석 차이는 소비회복 시기에 대한 시각차로 이어진다.정부는 6월을 고비로 미약하게나마 감지된 소비 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에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 0.1%였으나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정부가 이렇듯 희망섞인 관측을 내보이는 또하나의 근거는 소비침체의 무거운 족쇄였던 신용불량자의 감소세다.급증하던 신용불량자는 400만명 문턱에서 지난달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소비 하락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로 전망해 내년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최근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같이 올 수 없는 병이 한꺼번에 도진 합병증이다.그런 만큼 경제정책 입안자들이나 경제학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난치병’이기도 하다.과연 우리 경제는 이 난치병에 걸렸을까.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언론의 호들갑을 탓한다. 한국은행 임원을 지낸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올해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결코 나쁜 성적(경기침체)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설사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간주하려면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돼야 한다는 것. 과거 두차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면 이같은 지적에 좀 더 설득력이 실린다.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와 함께 찾아왔다.1·2차 오일쇼크때,우리나라 성장률은 반토막 또는 마이너스로 추락했고,물가상승률은 30%대에 육박했다. 당시는 고도 성장기-고금리 시대였던 만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뭇 낫다.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대 중반으로 지난해 성장률(3.1%)을 웃돈다.소비자물가도 올들어 7월까지 3.5% 올랐다.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였다.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7∼8월 연속 4%를 넘을 것이 확실시돼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수확기가 시작되는 9∼10월부터 물가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지금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결코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변수는 국제유가다.지금과 같은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물가도 동반 고공행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출전선 이상없나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2002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 속에 수출 혼자서 우리경제를 이끌어 온 터라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수출 성장세의 약화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올들어 우리나라의 하루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 9억 4000만달러를 정점으로 5월 9억 3000만달러,6월 8억 7000만달러로 줄곧 하락해 왔다.7월에는 주5일근무제의 시행으로 계산법이 바뀌면서 8억 9000만달러로 다소 올랐으나 종전기준을 적용하면 8억 6000만달러로 떨어진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수출기업의 전망이 내수기업보다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그동안 수출을 이끌어왔던 반도체,자동차,휴대폰 등 5대 수출품목(전체수출의 47% 차지)이 내년에는 공급과잉 또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의 지난 6월 재고량은 9248억원어치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많다.유가폭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월 210억달러 이상의 수출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우리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수출경제의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정부의 환율안정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업 투자 왜 안하나 자금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기업 설비투자가 2년 가까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설비투자 부진은 지금 당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치명적인 ‘경제질환’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2002년 4·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올들어서도 1분기 -3.8%,2분기 2.6% 등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율(국내총생산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8.9%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기업들의 시설자금 대출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지난달 회사채 발행은 2조 5641억원에 그쳐 전월의 6조 5021억원보다 60.6%나 줄어들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노사관계 불안,지정학적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탓이다.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시설투자에 쓰지 않고 내부유보나 주식배당,자사주 매입 등에만 쏟아붓고 있다.주력 수출업종들이 국내투자를 촉진하는 업종이 아니란 것도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휴대폰 등 IT(정보기술)업종은 생산설비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자본재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개혁’과 ‘성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부정책에도 불만을 쏟아낸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부정책 어디로 가나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지도(확장),그렇다고 위축시키지도(긴축)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중립’이다.돈(재정)을 더 풀지는 않되,더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해 앞당겨 푸는 쪽을 선택했다.정부가 이같은 선택을 한 데는 금리·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금리를 올리자니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고,내수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부동산 투기가 불안하다.환율도 마찬가지다.끌어올리면 내수가,가만 놔두면 수출이 타격을 입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이같은 옹색한 처지와,이에 토대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일단 동조한다.과거와 달리 거시정책 수단을 쓸 여지가 별로 없어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같이 한숨짓기도 한다.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와 야당은 ‘미세 처방’에서 정부와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바로 감세(減稅)정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법인세와 개인의 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줘 투자 및 소비할 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에 적극 동조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도 “감세정책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정부는 감세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 및 규제 완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한다.재정경제부측은 “감세보다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부양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경제학 원론에도 나와 있다.”며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는 만큼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어 투자회복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측은 “경제학 원론의 주장은 효율성 있는 정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기업과 개인으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서울광장] ‘내 탓이오’/오승호 논설위원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적어도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 예측과 관련해서는 ‘닮은꼴’을 보이고 있다.한 나라의 경제정책을 주무르는 부총리와 통화 정책 기관인 한은 총재는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곤 했던 것이 과거의 예다.경기 분석 등에 있어 갑론을박은 선의의 경쟁으로 비치곤 했다.그런데 아쉽게도 두 사람은 최근 들어 한결같이 빗나간 경기 예측을 했다. 경제 성장률의 예를 보자.지난 상반기에 이 부총리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효과를 내면 6%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2·4분기 말부터 투자와 내수가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는 말도 했다.그는 또 ‘우리 경제는 지금 입춘’이라는 표현도 썼다.봄 기운을 느낄 단계에 경기회복이 와 있다는 비유다.박 총재도 2·4분기부터 체감 경기가 회복되고,올해 경제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인 5.2%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비슷한 시기에 했다.국민들은 ‘이제야 경기가 좀 살아 나려나 보다.’라고 기대했었다. 반면 7월로 접어든 이후 상황은 딴판으로 바뀌고 있다.시장에 불확실성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자신감 결여로 국민들이 기댈 곳을 없게 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이 부총리가 얼마전 우리 경제를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에 빠진 환자에 비유한 것은 위기가 아니라 조금만 기다리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종전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이다.한 걸음 더 나아가 그는 386세대에 대한 문제 제기도 했다.아울러 당정협의에서 이미 합의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의 문제점 등을 강하게 비난하는 등 불편한 심기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박 총재는 지난 20일 한 심포지엄에서 “우리 경제가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간접 화법을 동원하긴 했지만 경제 진단이 바뀌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 부총리와 박 총재 얘기를 꺼낸 것은 경기 예측이 빗나간 것을 꼬집으려는 것은 아니다.예측 오류는 우리나라처럼 대외 여건에 취약한 경제 환경에서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중요한 점은 경제 수장과 한은 총재가 우리 경제가 정말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거나 경제 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더이상 소모적인 위기론 논쟁이나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 등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때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경제 정책을 둘러싼 환경은 서로 남의 탓만 쏟아내는 분위기가 형성돼 우려스럽다.한은의 한 국장급 간부는 최근의 경제 환경에 대한 정책 당국자들이나 기업인 등의 발언을 ‘신뢰 위기’(confidence crisis)라고 진단했다.자기가 하는 것은 옳고 상대방이 하는 것은 틀린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각자 자기 목소리만 내면서 경제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이 부총리가 386세대를 비판한 것을 여당의 일부 의원들이 책임 회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걱정스럽다. 이 부총리도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을 했기 때문에 386세대 의원들과의 토론의 장이 마련되면 상황을 잘 설명해 갈등을 해소해야 할 책임이 있다.이른바 ‘네 탓’ 논쟁으로 번지는 것은 안 된다.지금 상황에서 경제 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기업인들이 틈만 나면 규제 때문에 투자를 하지 못하겠다는 등 정부나 정치권 탓만 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국가존망 필부유책(國家存亡 匹夫有責)’이라고 했다.경기가 어려운 것이 내 탓은 아닌지,겸허한 자세로 되돌아가 각자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集安 역사현장을 가다] ‘고구려 빼앗기’ 中정부가 나섰다

    최근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구려 유적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중국의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은 요즘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신의주 접경도시인 단둥(丹東)에서 압록강을 따라 220㎞를 달려 도착한 지안시는 첫눈에도 활기가 가득했다.인구 23만명에 불과한,지안시는 고구려의 두번째 수도 국내성(國內城)이 위치했던 지역으로 시내 곳곳에 1만 3000여개의 고구려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거리마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알리는 붉은색 경축 현수막들을 요란하게 내걸었다.최근 국내외 관광객들도 호텔마다 밀려드는 상황이다. |지안(集安·중국 지린성) 오일만특파원|작년 3월부터 금지됐던 외국인 관광이 세계 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지난 3일부터 재개됐고 19일 저녁부터 3일동안 지안시에는 대대적인 ‘세계 문화유산 경축행사’가 열리고 있다. 중국 국가관광국과 지린(吉林)성 정부 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중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가수들의 축하 콘서트와 각종 문화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전국에서 1000여명이 초청된 이번 행사는 중앙TV(CCTV)로 전국에 방송,국가적 축제 분위기로 몰아가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듯하다. ●중국정부의 치밀한 문화유산 보호 중국 정부가 제2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회의(WHC) 총회에서 고구려의 옛 수도였던 지안의 고구려 유적들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까지 급조된 것처럼 보이지만 치밀한 준비가 있었음이 확인됐다.지안시는 지난해 초 북한이 동명왕릉 주변 고분군 등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하자 곧바로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AD 3년부터 427년(장수왕 15년) 평양성 천도까지 역대 고구려 왕들의 황궁터에 건설된 지안시 정부청사를 지난해 4월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세계문화유산 신청 후 유네스코의 실사에 대비한 것으로,고구려 유적 보전에 대한 중국측의 노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시내 도심인 야장루(鴨江路)에 방치됐던 성곽 유적도 지난해 4월부터 부랴부랴 녹색 철책을 세워 보호에 나섰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전언이다. 한 주민은 “지안 시내에 있던 성곽의 높이가 10년전만 해도 3∼4m로 높았으나 주민들이 성곽을 쌓았던 화강암을 건축 자재로 마음대로 사용해 지금은 1∼2m로 낮아졌다.”고 증언했다.종전 중국 정부의 고구려 유적 보호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시 정부는 유적 보호를 위해 성곽 주변에 난립한 아파트들을 내년 6월까지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정부가 고구려 문화유적을 자신의 역사에 편입한 뒤,세계 문화유산 지정이란 형식으로 기정사실화시키려는 의도를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인근 민가도 강제 철거시켜 지안 시내에서 동북 방향으로 자동차로 10분을 가면 그 유명한 광개토대왕비(廣開土王碑)를 볼 수 있다.중국인들은 이 비석을 하오타이왕베이(好太王碑)로 부른다.서기 414년 장수왕이 아버지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잔디밭으로 곱게 단장된 매표소 정문 옆에는 ‘강한 경제도시를 목표로 관광 경제를 일으키자(以建設經濟强市爲目標 做强做優旅游經濟)’는 현수막이 보인다.지안시와 중국 정부가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높이 6.39m,무게 37t의 비석에 모두 1775자가 빼곡히 적혀있지만 주위 4면을 방탄유리가 에워싸고 있어 가뜩이나 판독이 어려운 비문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붉은색 4각 기와지붕 아래에 보전된 광개토대왕비 주변엔 중국인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뒤섞여 안내원들의 설명을 듣느라 여념이 없었다.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고구려 역사가 중국사의 일부”라고 강변하는 중국 안내원들을 지켜보면서 ‘동북아 역사 전쟁’이 막이 올랐음을 새삼 실감했다. 광개토대왕비에서 자동차로 5분거리에 ‘동방의 피라미드’로 불리는 장군총(將軍塚)이 우뚝 솟아있다.용산(龍山) 기슭에 위치한 장군총은 수려한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경외감마저 자아낼 정도다. 높이 12.4m의 계단식 피라미드형 7층무덤으로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양식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한다.장군총 부근에 광개토대왕 비석이 있어 광개토대왕릉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장수왕의 무덤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장군총은 대다수 고구려 유적과 달리 접근이 가능했고 5층에 있는 묘실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7층 꼭대기에 올라서자 광개토대왕의 무덤으로 알려진 태왕릉(太王陵)과 광개토대왕비가 한눈에 들어왔고 압록강을 사이에 둔 북한의 만포(滿浦)도 보였다. 왕과 귀족들이 거주했던 국내성(國內城)과 달리 지안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5㎞ 정도 떨어진 환도(丸都)산성은 삼성산 기슭에 자리잡은 천혜의 요지였다.외적 침입에 대비,군사들이 거주했다는 환도산성은 당시 성곽이 뚜렷하게 남아있었다. 시 정부는 지난해 외부인 공개 금지 기간 동안 장군총 주변의 민가 500여채를 강제로 철거시켰다.이곳의 관광 안내원은 “지난해 4월부터 장군총 주변 타이왕춘(太王村)에 난립했던 민가들이 지안시 정부의 지시로 시 인근으로 옮겨졌고 대신 잔디와 나무를 심어 유적 주변을 깨끗이 정돈했다.”고 전했다. 지안시 정부 청사 앞에서도 100여명의 시위 군중들이 모여있었다.세계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지안시에서 환경 오염을 이유로 삼륜 모터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자 생계가 막연한 운전사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세계문화유산 지정에 따른 후유증이 곳곳에 남아있는 셈이다. ●역사 왜곡현장 지안시 박물관 중국 정부가 8000만위안(1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수한 지안시 박물관은 지난 3일 세계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다시 문을 열었다.단층으로 이뤄진 이 박물관은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 중 350여점이 전시 중이다. 박물관 머릿돌에는 ‘고구려가 중국고대 소수민족이며 지방정권의 하나(中國東北少數民族與地方政權之一)’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바로 역사 왜곡의 현장을 포착한 것이다. 이 머릿돌의 글귀는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가 중국 역사학계 일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중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인 셈이다.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박물관에서 일부 학계의 주장을 버젓이 명문화시킨 의도는 분명 고구려 역사의 자국 역사 편입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물관에 배치된 안내원들도 관광객들을 상대로 “고구려는 과거 동북지역의 고대 문명 국가이기 때문에 고구려 역사는 중국의 고대사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 안내원은 당시 고구려에서 통용되던 동전 등을 가리키며 “고구려는 자체적으로 제조한 돈이 없어 당시 중국 왕조의 것을 사용했다.”며 “이는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의 하나였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세계적 관광도시 기대감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국측 고구려 유적의 정식명칭은 ‘고대 고구려 왕국의 수도와 무덤군’이다.랴오닝(遼寧)성 환런(桓仁)현의 오녀(五女)산성,지린(吉林)성 지안(集安)의 환도산성,둥거우(洞溝) 고분군,광개토대왕비와 태왕릉,장군총,오회분 및 산성 주변의 왕자묘(王字墓) 등이 들어있다. 고구려 유산의 집합지 지안시는 세계 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국제 관광도시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시내 곳곳에는 벌써부터 호텔 신축과 도로 포장 공사가 한창이다.현재 2∼3성급 호텔 2개를 포함,10개의 호텔을 보유한 지안시는 내년까지 2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고구려 문명을 널리 알려 관광산업을 일으키자(弘揚古城文明 發展旅游經濟)’는 현수막이 지안시 주민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지안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사스와 고구려 유적의 외부공개 금지로 3000명에 불과한 관광객이 올해는 1만명,내년에는 2만∼3만명으로 급증할 것”이라며 “고구려 유적과 백두산 관광을 묶는 상품을 개발하면 지안시가 동북지방 최고의 관광도시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oilman@seoul.co.kr
  • [集安 역사현장을 가다] ‘고구려 빼앗기’ 中정부가 나섰다

    [集安 역사현장을 가다] ‘고구려 빼앗기’ 中정부가 나섰다

    최근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구려 유적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중국의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은 요즘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신의주 접경도시인 단둥(丹東)에서 압록강을 따라 220㎞를 달려 도착한 지안시는 첫눈에도 활기가 가득했다.인구 23만명에 불과한,지안시는 고구려의 두번째 수도 국내성(國內城)이 위치했던 지역으로 시내 곳곳에 1만 3000여개의 고구려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거리마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알리는 붉은색 경축 현수막들을 요란하게 내걸었다.최근 국내외 관광객들도 호텔마다 밀려드는 상황이다. |지안(集安·중국 지린성) 오일만특파원|작년 3월부터 금지됐던 외국인 관광이 세계 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지난 3일부터 재개됐고 19일 저녁부터 3일동안 지안시에는 대대적인 ‘세계 문화유산 경축행사’가 열리고 있다. 중국 국가관광국과 지린(吉林)성 정부 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중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가수들의 축하 콘서트와 각종 문화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전국에서 1000여명이 초청된 이번 행사는 중앙TV(CCTV)로 전국에 방송,국가적 축제 분위기로 몰아가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듯하다. ●중국정부의 치밀한 문화유산 보호 중국 정부가 제2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회의(WHC) 총회에서 고구려의 옛 수도였던 지안의 고구려 유적들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까지 급조된 것처럼 보이지만 치밀한 준비가 있었음이 확인됐다.지안시는 지난해 초 북한이 동명왕릉 주변 고분군 등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하자 곧바로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AD 3년부터 427년(장수왕 15년) 평양성 천도까지 역대 고구려 왕들의 황궁터에 건설된 지안시 정부청사를 지난해 4월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세계문화유산 신청 후 유네스코의 실사에 대비한 것으로,고구려 유적 보전에 대한 중국측의 노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시내 도심인 야장루(鴨江路)에 방치됐던 성곽 유적도 지난해 4월부터 부랴부랴 녹색 철책을 세워 보호에 나섰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전언이다. 한 주민은 “지안 시내에 있던 성곽의 높이가 10년전만 해도 3∼4m로 높았으나 주민들이 성곽을 쌓았던 화강암을 건축 자재로 마음대로 사용해 지금은 1∼2m로 낮아졌다.”고 증언했다.종전 중국 정부의 고구려 유적 보호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시 정부는 유적 보호를 위해 성곽 주변에 난립한 아파트들을 내년 6월까지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정부가 고구려 문화유적을 자신의 역사에 편입한 뒤,세계 문화유산 지정이란 형식으로 기정사실화시키려는 의도를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인근 민가도 강제 철거시켜 지안 시내에서 동북 방향으로 자동차로 10분을 가면 그 유명한 광개토대왕비(廣開土王碑)를 볼 수 있다.중국인들은 이 비석을 하오타이왕베이(好太王碑)로 부른다.서기 414년 장수왕이 아버지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잔디밭으로 곱게 단장된 매표소 정문 옆에는 ‘강한 경제도시를 목표로 관광 경제를 일으키자(以建設經濟强市爲目標 做强做優旅游經濟)’는 현수막이 보인다.지안시와 중국 정부가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높이 6.39m,무게 37t의 비석에 모두 1775자가 빼곡히 적혀있지만 주위 4면을 방탄유리가 에워싸고 있어 가뜩이나 판독이 어려운 비문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붉은색 4각 기와지붕 아래에 보전된 광개토대왕비 주변엔 중국인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뒤섞여 안내원들의 설명을 듣느라 여념이 없었다.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고구려 역사가 중국사의 일부”라고 강변하는 중국 안내원들을 지켜보면서 ‘동북아 역사 전쟁’이 막이 올랐음을 새삼 실감했다. 광개토대왕비에서 자동차로 5분거리에 ‘동방의 피라미드’로 불리는 장군총(將軍塚)이 우뚝 솟아있다.용산(龍山) 기슭에 위치한 장군총은 수려한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경외감마저 자아낼 정도다. 높이 12.4m의 계단식 피라미드형 7층무덤으로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양식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한다.장군총 부근에 광개토대왕 비석이 있어 광개토대왕릉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장수왕의 무덤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장군총은 대다수 고구려 유적과 달리 접근이 가능했고 5층에 있는 묘실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7층 꼭대기에 올라서자 광개토대왕의 무덤으로 알려진 태왕릉(太王陵)과 광개토대왕비가 한눈에 들어왔고 압록강을 사이에 둔 북한의 만포(滿浦)도 보였다. 왕과 귀족들이 거주했던 국내성(國內城)과 달리 지안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5㎞ 정도 떨어진 환도(丸都)산성은 삼성산 기슭에 자리잡은 천혜의 요지였다.외적 침입에 대비,군사들이 거주했다는 환도산성은 당시 성곽이 뚜렷하게 남아있었다. 시 정부는 지난해 외부인 공개 금지 기간 동안 장군총 주변의 민가 500여채를 강제로 철거시켰다.이곳의 관광 안내원은 “지난해 4월부터 장군총 주변 타이왕춘(太王村)에 난립했던 민가들이 지안시 정부의 지시로 시 인근으로 옮겨졌고 대신 잔디와 나무를 심어 유적 주변을 깨끗이 정돈했다.”고 전했다. 지안시 정부 청사 앞에서도 100여명의 시위 군중들이 모여있었다.세계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지안시에서 환경 오염을 이유로 삼륜 모터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자 생계가 막연한 운전사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세계문화유산 지정에 따른 후유증이 곳곳에 남아있는 셈이다. ●역사 왜곡현장 지안시 박물관 중국 정부가 8000만위안(1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수한 지안시 박물관은 지난 3일 세계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다시 문을 열었다.단층으로 이뤄진 이 박물관은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 중 350여점이 전시 중이다. 박물관 머릿돌에는 ‘고구려가 중국고대 소수민족이며 지방정권의 하나(中國東北少數民族與地方政權之一)’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바로 역사 왜곡의 현장을 포착한 것이다. 이 머릿돌의 글귀는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가 중국 역사학계 일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중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인 셈이다.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박물관에서 일부 학계의 주장을 버젓이 명문화시킨 의도는 분명 고구려 역사의 자국 역사 편입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물관에 배치된 안내원들도 관광객들을 상대로 “고구려는 과거 동북지역의 고대 문명 국가이기 때문에 고구려 역사는 중국의 고대사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 안내원은 당시 고구려에서 통용되던 동전 등을 가리키며 “고구려는 자체적으로 제조한 돈이 없어 당시 중국 왕조의 것을 사용했다.”며 “이는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의 하나였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세계적 관광도시 기대감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국측 고구려 유적의 정식명칭은 ‘고대 고구려 왕국의 수도와 무덤군’이다.랴오닝(遼寧)성 환런(桓仁)현의 오녀(五女)산성,지린(吉林)성 지안(集安)의 환도산성,둥거우(洞溝) 고분군,광개토대왕비와 태왕릉,장군총,오회분 및 산성 주변의 왕자묘(王字墓) 등이 들어있다. 고구려 유산의 집합지 지안시는 세계 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국제 관광도시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시내 곳곳에는 벌써부터 호텔 신축과 도로 포장 공사가 한창이다.현재 2∼3성급 호텔 2개를 포함,10개의 호텔을 보유한 지안시는 내년까지 2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고구려 문명을 널리 알려 관광산업을 일으키자(弘揚古城文明 發展旅游經濟)’는 현수막이 지안시 주민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지안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사스와 고구려 유적의 외부공개 금지로 3000명에 불과한 관광객이 올해는 1만명,내년에는 2만∼3만명으로 급증할 것”이라며 “고구려 유적과 백두산 관광을 묶는 상품을 개발하면 지안시가 동북지방 최고의 관광도시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oilman@seoul.co.kr
  • 7월부터 이렇게 달라진다

    경제 ●지역특구 준비 본격화 지역특화발전특구 규제특례법이 9월 22일 시행된다.종전까지는 모든 규제가 획일적으로 적용됐으나 이 법이 시행되면 각 지자체가 특성에 맞게 규제를 완화 또는 강화하는 등 조정할 수 있다.지자체들은 ‘생선회특구’ ‘나비특구’ ‘영어마을 특구’ 등을 준비 중이다. ●수입활어,원산지 보고 구매 수입활어도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표시하지 않거나 허위로 표시하면 1000만∼3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에너지세 개편 경유값 인상 에너지세 개편에 따라 경유의 소비자가격은 ℓ당 58원,LPG 부탄값은 72원 인상된다.등유는 29원,중유는 2원 가량 오른다. ●연대보증 많이 못선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취급하면서 연대보증 한도를 산출할 때,지금까지는 다른 은행의 신용대출분을 계산에 넣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포함시킨다.따라서 연대보증을 설 수 있는 금액한도가 줄어든다. ●인터넷 담배판매 ‘NO’ 우편이나 전자거래를 통한 담배 판매가 금지된다.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한 업자는 1년 이하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금융거래정보 일괄조회 부동산투기 혐의자나 1000만원 이상 체납자에 대해서는 7월 30일부터 금융거래정보를 일괄 조회한다.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 1억원 불공정거래를 신고하면 최고 1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종전에는 300만원이었다. ●계란 흰자위도 세금면제 계란 노른자위와 달리 부가가치세가 매겨졌던 흰자위도 세금이 면제된다.게장과 형체없는 전자출판물도 면세대상에 포함돼 가격인하가 기대된다. 부동산 ●부동산 취득신고 완화 부동산 등 고정자산을 취득하면 지금까지는 부동산 취득명세서와 사업설비 투자명세서를 각각 작성해 신고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감가상각자산 취득명세서만 내면 된다. ●국민임대주택 건설사업 활성화 국민임대특별법이 7월 1일부터 발효됨에 따라 하반기부터 그린벨트해제 예정지가 국민임대 부지로 본격 활용된다.특별법 시행으로 택지확보 기간이 3년에서 2년 정도로 대폭 줄어든다.부도난 임대주택을 경매로 매입한 뒤 이를 다시 임대하는 제도도 실시된다. ●상가·오피스텔 후분양제 도입 상가·오피스텔 후분양제가 도입돼 3000㎡(909평) 이상의 상가나 오피스텔 등 대형 건축물은 골조공사를 3분의 2 이상 마친 뒤 해당 시·군·구청의 신고절차를 거쳐야 분양할 수 있게 된다. ●채권입찰제·원가연동제 실시 공공택지에 대한 채권입찰제와 원가연동제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25.7평 초과 주택용지는 채권을 가장 많이 사겠다고 응찰한 업체에 택지를 분양하는 방식이다.25.7평 이하 주택용지를 대상으로 하는 원가연동제는 지금처럼 택지를 감정가로 공급하되 분양가를 건축비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교통 ●지하철 승강장 안전펜스 및 스크린도어 설치 의무화 오는 9월 도시철도건설규칙을 개정,지하철 승강장에 안전펜스 또는 스크린도어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할 방침이다.스크린 도어는 승강장과 선로 사이에 설치되는 별도 출입문으로,전동차의 출입문과 동시에 열리고 닫혀 승객이 선로에 들어가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시설이다. ●접도구역 매수청구제도 도입 7월 21일부터 접도구역 매수청구제도가 도입된다.고속국도 접도구역안의 토지를 종래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거나 사실상 사용·수용이 불가능한 토지 소유자는 도로관리청에 매수청구를 할 수 있다. ●음주·무면허운전 자기부담금제 도입 개정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및시행규칙에 따라 8월 23일부터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을 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보험사업자 등이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자에게 일정액을 구상할 수 있다.대인사고의 경우 200만원 이내,대물사고는 50만원 이내에서 구상이 가능하다. ●화물운송 종사자 자격제도 도입 7월 21일부터 화물차운송사업에 종사하려는 자는 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월 한 차례의 화물운송종사자격 시험에 합격하고 8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자격시험에 응시하려면 사업용 자동차 1년 또는 자가용 자동차 3년 이상 운전경력을 가진 21세 이상의 성인이어야 한다. ●농어업인 건강보험료 경감대상 확대 시 단위 읍·면까지 적용돼온 농어민 건강보험료 경감 혜택 대상자가 시 단위 동(洞) 지역까지 확대된다. 사회·복지 ·노동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지역 가입자의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현행 7%에서 8%로 인상된다.또한 농어민 연금보험료에 대한 지원도 현행 1인당 월 7700원 수준에서 8800∼1만 7600원으로 증액되고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있는 건강보험 및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 근로자들을 직장 가입자로 전환한다. ●환자 본인부담 상한제 시행 건강보험적용 진료비를 300만원 이내로 제한하는 환자 본인부담상한제,의료급여 수급자에 대해 6개월간 본인부담액이 120만원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을 지원하는 의료급여 본인부담 상한제,의료급여자에 대한 본인부담 보상제에 외래비와 투약비 포함 등이 실시된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이용대상 제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이용 대상을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장애인이 운전하거나 탑승한 차량으로 제한한다. 의(義)사상자 의료비 지원 강화,위기가정 SOS 상담소·상담전화 운영,전국 9개 시·군·구의 사회복지사무소 등이 시범 운영된다. ●주5일제 시행 공기업과 종업원 1000명 이상 사업장부터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다.공무원들의 격주 휴무제도 시행된다. 교육 ●검정고시 시험과목 축소 고입 검정고시 시험과목이 6과목으로 줄고,독학사에게도 교사자격증 취득 기회를 주기 위한 법개정이 추진된다. 초등학교 졸업자와 중입 검정고시 합격자 등 일반 대상자의 고입 검정고시 시험과목은 필수 6과목,선택 2과목 등 8과목에서 필수 5과목,선택 1과목 등 6과목으로 줄어든다. 또 3년제 고등공민학교나 중학교에 준하는 학력소지자도 종전 도덕·국어·사회·수학·영어 등 5과목에서 2과목 줄어든 국어·수학·영어 등 3과목만 치르면 된다. 행정·자치 ●주민투표제 실시 7월 30일부터 지역주민들이 자치단체의 권한에 속하는 지역 현안을 투표로 직접 결정하게 된다.주민투표의 대상은 구·읍·면·동의 명칭 변경,문화회관 설치 등 자치단체의 권한에 속하면서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 사항이다. 부처종합˝
  • 3차 6자회담 ‘구체적 협의안’ 첫 도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이번 3차 6자회담은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이 ‘구체적인 협상안’을 놓고 협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차 6자회담 이후 8개월 동안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폐기)’ 원칙을 고수했다가 이번 회담에서 처음으로 핵동결 대 상응조치(보상)에 대한 협상안을 북측에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 협의가 이뤄진 첫 회의 미측의 ‘유연한 변화’는 미 행정부 내의 온건·강경파간의 역학관계 변화와 실질적 협상을 원하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압력도 한몫 거들었다는 후문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회담을 총평하면서 “일반론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안을 놓고 협의가 이뤄진 첫 회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북·미간 이견이 단시일 내에 좁혀지기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미국측 고위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우리가 제시한 안을 ‘건설적’이라고 표현했지만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회담의 어려움을 실토했다. 북한은 이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CVID 원칙과 대조선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핵 동결을 할 수 있다.”며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일보전진’의 표현도 가능하다.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각측이 핵폐기의 첫 단계 조치로 ‘동결 대 상응조치’가 조속히 가동돼야 한다는 중요한 정치적 공동인식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실험 경고 해프닝 회담 사흘째인 25일 AP통신이 전한 북한의 ‘핵실험 경고’ 발언이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AP통신은 전날 북·미 양자협의에서 북한의 김계관(金桂寬) 수석대표가 ‘핵프로그램 동결과 관련한 북측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핵무기를 실험할 것임을 미국에 경고했다.’며 미 고위 당국자 말을 인용,보도한 것이다.하지만 한·미·일 3국은 의견 조율 끝에 “AP 보도처럼 그런 직접적 위협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즉시 진화에 나섰다. ‘핵 실험 경고’ 보도와 관련,미 정부 내 매파와 비둘기파의 갈등으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다. 한 회담 소식통은 “AP 보도는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이 미측이 북측에 협상안을 제시한 것 자체를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를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동문건 도출에 안간힘 이번 회담의 촉진·중재자 격인 한국과 중국이 앞장서서 회담의 성과를 담을 공동보도문 도출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당초 기대했던 공동보도문(Joint Press Statement) 형식이 아닌 의장성명(Chairman‘s Statement)으로 가닥이 잡혔다.회담의 한 관계자는 “핵 동결 범위 등에 참가국들간 이견이 있었다.”고 전해 문구 작성에 상당히 난항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oilman@
  • 3차 6자회담 ‘구체적 협의안’ 첫 도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이번 3차 6자회담은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이 ‘구체적인 협상안’을 놓고 협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차 6자회담 이후 8개월 동안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폐기)’ 원칙을 고수했다가 이번 회담에서 처음으로 핵동결 대 상응조치(보상)에 대한 협상안을 북측에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 협의가 이뤄진 첫 회의 미측의 ‘유연한 변화’는 미 행정부 내의 온건·강경파간의 역학관계 변화와 실질적 협상을 원하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압력도 한몫 거들었다는 후문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회담을 총평하면서 “일반론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안을 놓고 협의가 이뤄진 첫 회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북·미간 이견이 단시일 내에 좁혀지기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미국측 고위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우리가 제시한 안을 ‘건설적’이라고 표현했지만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회담의 어려움을 실토했다. 북한은 이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CVID 원칙과 대조선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핵 동결을 할 수 있다.”며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일보전진’의 표현도 가능하다.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각측이 핵폐기의 첫 단계 조치로 ‘동결 대 상응조치’가 조속히 가동돼야 한다는 중요한 정치적 공동인식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실험 경고 해프닝 회담 사흘째인 25일 AP통신이 전한 북한의 ‘핵실험 경고’ 발언이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AP통신은 전날 북·미 양자협의에서 북한의 김계관(金桂寬) 수석대표가 ‘핵프로그램 동결과 관련한 북측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핵무기를 실험할 것임을 미국에 경고했다.’며 미 고위 당국자 말을 인용,보도한 것이다.하지만 한·미·일 3국은 의견 조율 끝에 “AP 보도처럼 그런 직접적 위협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즉시 진화에 나섰다. ‘핵 실험 경고’ 보도와 관련,미 정부 내 매파와 비둘기파의 갈등으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다. 한 회담 소식통은 “AP 보도는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이 미측이 북측에 협상안을 제시한 것 자체를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를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동문건 도출에 안간힘 이번 회담의 촉진·중재자 격인 한국과 중국이 앞장서서 회담의 성과를 담을 공동보도문 도출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당초 기대했던 공동보도문(Joint Press Statement) 형식이 아닌 의장성명(Chairman‘s Statement)으로 가닥이 잡혔다.회담의 한 관계자는 “핵 동결 범위 등에 참가국들간 이견이 있었다.”고 전해 문구 작성에 상당히 난항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oilman@˝
  • [아테네 올림픽 D-50] 육상·체조·레슬링 금메달 1억원 이상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4년 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인류의 제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다는 것은 그 자체가 가슴 벅찬 명예다.이번 아테네올림픽에서 메달의 영광을 안는 태극전사들은 명예와 더불어 그동안 흘린 땀의 대가로 적지 않은 보너스를 거머쥘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4일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에게 주는 격려금을 종전 1만달러에서 50% 인상된 1만 5000달러(약 1800만원)를 지급키로 했다.이번 대회에 금메달 13개를 따내 96애틀랜타올림픽 이후 8년 만에 10위권에 재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한국 선수단의 사기 진작을 위한 것. 은메달리스트 격려금도 5000달러에서 8000달러로,동메달의 경우는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각 경기단체가 내놓은 포상금 또한 두둑해졌다.사상 최다인 18명의 건각들이 출전하지만 한국에는 취약 종목 가운데 하나인 육상은 금메달리스트에게 1억5000만원을,결선 진출 선수에게는 2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효자 종목’ 레슬링도 역시 금메달리스트에게는 역대 최고인 1억원 이상을 준다는 내부 방침이다.아테네 첫 메달의 낭보를 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격도 금메달 1억원,은메달 2000만원,동메달 1000만원의 포상 규정을 명문화했다. 복싱과 체조도 시상식 때 태극기를 제일 위에 올리는 선수에게는 각각 1억원을 줄 방침이며 유도 배드민턴 사이클 등에서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 금메달리스트에게 5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청자운반선 1000년만에 ‘햇빛’

    고려청자 운반선 가운데 가장 앞서고 온전한 형태의 선체가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특히 지금까지 발견된 고려청자 운반선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선체 부분이 처음 발견돼 고려청자 운반선의 구조와 이동경로를 총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지난해 10월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근해에서 발견된 고려청자 운반선에 대한 수중해체 작업과 2차발굴조사를 벌여 소나무와 참나무로 건조된 선체 14편을 인양하고,청자 35점을 포함한 도자기 2184점을 새로 수습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십이동파도’ 고려청자 유물선 선체의 3분의1이 인양됐으며 1차 발굴작업 때 확인된 5266점을 포함,모두 8739점의 유물이 수습됐다. 해양유물전시관이 이날 공개한 선체는 바닥판(저판) 6조각을 비롯해 뱃머리재목인 이물비우(선수재),배밑과 바깥 판목을 연결하는 만곡종통재,양뱃전을 묶는 가룡목,호롱받침대,나무닻이 잘 가라않도록 하기 위해 매다는 닻돌,배 밑 연결용 가쇠와 외판의 연결용 나무못 등 모두 14편.이 가운데 뱃머리재목인 이물비우는 1983∼84년 전남 서해안에서 조사된 완도선(12세기초)과 1995년 목포시 해역에서 조사된 달리도선(14세기)등 지금까지 발견된 고려시대 한선(韓船)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기록상으로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던 선체의 부분으로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칡넝쿨로 만든 닻줄도 처음 발견됐다. 해양유물전시관은 해저에 깊숙이 파묻힌 나머지 선체를 마저 발굴해 탈염시켜 경화처리한 뒤 복원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모든 선체가 복원돼 공개되기까지는 약 10년이 소요된다. 해양유물전시관은 “운반선의 갑판 등 상부 부분이 남아 있지 않으나 확인된 다른 부분의 구조로 볼 때 최고 길이 10m,폭 2.5m 규모로 추정된다.”며 “청자 등 유물의 상태로 미루어 11세기 말∼12세기 초 해남에서 청자 등 도자기를 싣고 개성으로 가던중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양유물전시관이 새로 수습해 이날 공개한 유물은 청자완과 시저받침을 포함해 소접시와 대접 등 주로 중상류층에서 사용하던 생활용기가 대부분으로 이 가운데 톱날이빨 모양의 ‘청자음각거치문화형접시’와,‘청자음각국화당초문접시’는 종전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문양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재래시장] 서울 성수동 뚝도시장 새단장

    “장 보는 맛은 역시 재래시장입니다.” 5년차 주부 이성숙(34·성동구 성수동)씨는 요즘 대형할인점보다 인근에 위치한 재래시장인 ‘뚝도시장’을 자주 찾는다.얼마 전까지는 보통 주부들처럼 할인점을 애용했다.종류별로 한꺼번에 많은 상품을 쌓아둬 고르기 편한 데다 깔끔한 시설에 아이 쇼핑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알뜰소비… 물건값 깎는 재미도 쏠쏠 하지만 이달초 동네에 위치한 ‘뚝도시장’이 새단장하면서 발길을 돌렸다.종전과 달리 쇼핑하는 데 그다지 불편한 점이 없고 값을 흥정하며 생활비를 아끼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특히 대형할인점을 이용하면서 자신도 몰래 불어난 씀씀이를 줄이기에는 안성맞춤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대형할인점을 다니다 보면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기가 일쑤였다.재래시장은 왠지 싸게 구입할 수 있고 값을 깎을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겨 자신도 모르게 그런 낭비벽을 줄여줄 것 같다고 믿는다. 8일 이씨가 시장을 두바퀴나 돌면서 구입한 물품은 양파 1묶음(1500원),참굴비 20마리(7000원),토마토 1㎏(1600원),큰아이 슬리퍼 1세트(6000원) 등이다. 전체적으로 10∼20% 정도 싸게 구입했다는 생각이 든다.공산품을 제외한 채소류나 식·음료품은 할인점보다 재래시장이 싼 게 통설이다.양파와 토마토를 구입할때는 1개씩 덤으로 받았고 슬리퍼는 1000원이나 값을 깎는 흥정의 맛도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게다가 2살배기 둘째를 데리고 장 보기에도 불편함이 없었다.종전과 달리 유모차를 끌고 시장 곳곳을 누비며 쇼핑을 즐길 수 있었다.모두가 최근 끝낸 재래시장 환경개선사업 덕택이다. ●눈비 와도 안심…통로 투스콘 포장 뚝도시장은 지난 2일 환경개선사업을 마치고 재개장했다.6개월 남짓 2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시장통로를 정비한 데 이어 전천후 아케이드 설치,간판정비,빗물받이 설치,주차장 확보 등 대대적인 손질을 했다.그 결과 시장은 깔끔한 새 상가로 변모했다. 시장 동쪽 입구 쪽에서 20여년째 건어물가계를 운영하는 박득자씨는 “시장이 깨끗해져 손님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 20∼30%의 매출신장이 예상된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뚝도시장은 1962년에 개장한 것으로 한때 400여점포가 넘는 서울의 3대 재래시장 중의 하나로 꼽혔다.하지만 지난 2001년 이곳에 대형할인점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환경개선사업 전에는 하루 이용객이 100여명에 불과해 점포당 하루 매출액은 평균 4만∼5만원으로 떨어졌다. 결국 상인들은 서울시와 성동구가 지원하는 ‘재래시장환경개선사업’에 시장의 운명을 걸었다. 이제 뚝도시장은 가로·세로로 무려 14개나 되는 쇼핑라인을 확보했다.골목골목 품목을 달리하며 176개의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짜임새 있는 시장으로 변모한 것이다.너비 2∼3m에 달하는 시장통로 바닥은 빨간색의 투스콘이 깔려 있다.또 바닥에는 노란색 줄을 그어 진열상품이 무질서하게 나오지 않도록 해 쇼핑객이 불편을 느끼지 못하도록 충분한 쇼핑공간을 확보했다.상인들은 스스로 더욱 친절하고 질높은 상품을 판매한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시장 서쪽에 위치한 먹자골목에서 17년째 닭튀김 가게를 운영하는 이기성(53)씨는 “시장이 몰라보게 깨끗해져 젊은 아주머니들이 다시 찾고 있다.”고 매출신장을 확신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기고] 戰後로 접어든 이라크/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정치학 박사

    지난해 3월20일 시작돼 지금도 진행 중인 이라크 전쟁은 전쟁의 목적,수행방식 및 진행과정 모두 ‘예외적’인 전쟁이다. 프러시아의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이란 적국에 대해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기 위해 야기되는 일이며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기 위해서는 먼저 적의 저항 능력을 파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이라크전쟁은 그동안 받아들여지던 이러한 전통적인 전쟁 개념이 송두리째 무시된 채 진행된 전쟁이다.그래서 이 전쟁은 전통적 관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전쟁이 돼버렸다. 우선 전쟁의 목표가 달랐다.미국은 이라크의 군사력을 파괴하기보다 이라크의 지도자를 제거한다는 목표 아래 전쟁을 시작했다. 즉 미국의 군사 작전은 이라크의 저항 능력인 이라크군을 파괴하는 것보다는 후세인과 그의 권력 장치를 파괴하는 데 집중됐다. 단 3주일 만에 후세인을 권좌에서 쫓아낸 미국은 전쟁 시작 43일째인 지난해 5월1일 주요 전투작전의 종료를 선언했다.일반에게 알려진 것과는 달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선언은 종전(終戰)이나 승리 선언이 아니었다.주요 전투작전이란 바로 미국의 1차적 목표인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 과정상 가장 중요한 과정이었다. 후세인을 제거한 뒤 미국의 전쟁 목표는 이라크에 새로운 정부를 건설하는 것이었다.군사적이 아닌 정치적 목표였고,예상대로 후세인의 제거보다 더욱 어려운 목표라는 사실이 판명됐다.시간도 더디고 인명피해도 많았다. 후세인의 군사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그러나 항복 또는 강화조약의 대상인 후세인 정권 그 자체가 궤멸된 상황에서,전쟁의 법적 종결이 불가능한 애매한 전쟁 상태가 계속된 것이다.주요전투작전의 종료가 선언된 뒤에도 후세인을 추종하던 세력과 이라크로 유입된 외부의 테러리스트 세력은 미군 및 연합군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했다. 이라크 국민들의 거족적인 저항이기보다는 주로 지난 30년간 권력을 향유했던 후세인 추종 세력의 저항이다.최근 시아파의 공격이 야기되고 있지만 이것 역시 시아파 중 극소수 과격파의 권력 투쟁적 성격이 짙다.외부로부터 유입된 테러리스트들의 저항은 테러전쟁의 싸움터를 이라크로 한정하려는 미국의 대 테러 전쟁전략이 맞아떨어진 부분이다. 정권의 제거라는 특이한 전쟁 목표를 성취한 미국은 비로소 이라크 전쟁의 전후 단계로 돌입하는 수순을 밟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은 약속한 대로 오는 30일 주권을 이라크 임시정부에 이양할 예정이며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이미 임시 정부의 대통령,총리 그리고 장관들이 결정됐다. 물론 새 임시정부는 능력과 정통성에서 의문이 많다.특히 치안과 질서를 유지할 능력이 있는지 걱정이다.아마 사분오열된 이라크 국민을 완벽하게 대표하는 정치기구,그리고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이라크 정부의 건설은 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 정부는 후세인 정권처럼 수십만명의 자국 국민을 살해할 폭력 정권이 아니고,인구의 15% 정도에 불과한 아랍계 수니파를 대표할 정권도 아니다. 이제 우리는 미국의 새로운 전쟁 양식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 주시해야 한다.미국이 진행하는 반 테러 전쟁의 주요 대상에 북한이 포함되기 때문이다.또 한국 군대가 파견되면 새로이 형성될 이라크 정권 성패의 관건인 치안유지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정치학 박사˝
  • 수원 우만고가차도 개통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서 인계동 청소년문화센터를 연결하는 우만고가차도(길이 380m·왕복 4차로)가 7일 개통됐다. 시는 지난해 5월 120억원을 들여 착공해 13개월만에 완공했다.고가차도 하단부의 녹지공원·휴식 및 체육시설 등은 오는 10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고가차도 개통으로 수원시청에서 동수원IC까지의 통행시간이 종전 15분에서 5∼7분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어 이 일대 교통혼잡이 해소되고 국도 1호선의 교통량 분산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행정플러스] 법무부, 일선 검찰청 조직 축소

    법무부는 오는 7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실시하면서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의 조직을 축소키로 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먼저 24개 부서로 구성된 서울중앙지검은 총무부,형사8·9부,소년부,마약수사부 등 5∼6개의 비공식 직제부서를 기존 부서에 통폐합시켜 18∼19개 부서의 조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이에 따라 부장검사 수는 줄어들게 되지만 종전 5∼6명의 검사로 구성됐던 각 부서가 6∼8명의 ‘대부(大部)’로 개편돼 수사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지방검찰청의 고소·고발사건 전담부서인 조사부도 기존 부서에 통폐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 ‘배드뱅크 효과’ 논란

    신용불량자의 채무조정을 담당하는 배드뱅크 전담기구인 한마음금융이 지난 20일 출범한 가운데 24일부터 상호저축은행이 신용회복 지원의 대열에 합류한다.그러나 신용회복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특히 한마음금융을 통해 신용불량자 딱지를 뗀 뒤 채무자가 다시 연체하면 한마음금융 자체가 부실화할 가능성도 지적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도 배드뱅크식 채무조정 상호저축은행이 한마음금융과 협약을 체결하지 않아 초반에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나 38개 저축은행은 24일 500만원 이하의 소액신용대출에 대해 원금의 3%만 갚으면 최장 8년까지 분할상환하는 자체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이 조치로 저축은행에 등록된 신용불량자 70만명의 10%선(7만명 정도)이 구제받을 것으로 보인다.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이자는 60% 안팎이지만 이번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으면 6%의 이자만 내면 된다.”면서 “한마음금융과 상환조건이 비슷한 만큼 채무자들은 한마음금융의 지원을 받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드뱅크 불만 쏟아져 한마음금융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신용불량자들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인터넷 상에는 ‘안티 배드뱅크’ 카페까지 생겼다.이미 회원은 1000명을 넘어섰다.신용불량자 김모씨는 “신용불량 등록에서 풀릴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한마음금융에서 상담을 받았다.”면서 “총 3000만원의 빚 가운데 카드사의 대환대출(대출을 받아 다시 빚을 갚은 것) 등을 제외한 500만원의 빚에 대해서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처지에 해당하는 신용불량자들은 한마음금융의 지원자격을 갖춘 180만명 중 대략 69만명이다.이는 주택담보대출,보증인을 세운 대출,대환대출 등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빚들은 한마음금융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또 처음에 카드사나 은행에서 돈을 빌렸더라도 연체기간이 길어져 채권추심회사나 외국계 투자은행으로 채권이 넘어간 경우도 한마음금융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마음금융에서 지원받는 게 쉽지 않은 사정을 말해주듯 하루평균 2500건 안팎에 그쳤던 신용회복위원회에 상담하는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한마음금융의 콜센터상담이 시작된 18일에는 3251건이나 됐다.19일에는 3033건,20일에는 3265건으로 종전보다 늘어났다. ●채무 상환 능력 뒷받침돼야 신용회복제도 실효 금융전문가들은 배드뱅크를 통한 신용불량자 대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자산유동화증권(ABS),저당채권(MBS),정크본드(고수익 위험채권) 등의 채권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채권의 질에 따라 다양하게 가격이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980년대 말 미국의 저축대부조합인 ‘ASB’가 배드뱅크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원인 중의 하나는 부실자산 매각이 쉬웠던 것”이라고 말했다.신용사회구현시민연대 석승억 대표는“중장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해 채무자가 신용불량 상태에서 자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오리엔탈리즘 벗은 한국영화의 승리

    |칸(프랑스) 이종수특파원| ‘올드보이’의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은 영화제 자체의 경사이자,세계 영화속 한국 영화의 도약을 여실히 입증한 의미를 지닌다. ‘올드보이’에 걸린 수상 기대는 개막 전부터 높았다.칸영화제가 장편 경쟁부문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사전 개봉작을,그것도 원래 비경쟁부문에 잡혀있던 것을 막판에 경쟁부문으로 바꿔 발표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게다가 심사위원장인 쿠엔틴 타란티노의 개막 직전 ‘박찬욱 찬사’와 영화제 기간 중 “심사위원장으로서 본인의 입장을 방어해야 한다.”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올드보이’의 주가가 치솟았다. ●상업영화 불구 박감독 영상미학 인정 중요한 것은 박찬욱 감독의 독특한 영상 미학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이다.역대 수상작이 말해주듯 예술영화를 중시하는 칸영화제가 상업영화인 ‘올드보이’에 심사위원대상을 준 것은 박 감독의 연출력과 작품성이 뛰어났음을 보여준다.언론의 반응이 큰 잣대는 아니지만 스크린·버라이어티 등 영어권 잡지의 호평과 ‘르 필름 프랑세’‘르 몽드’ 등 프랑스어권 매체들의 혹평이 공존하는 가운데 칸이 ‘올드보이’의 손을 들어준 것은 그만큼 박찬욱의 독특한 영상과 짜임새 있는 구성을 높이 샀음을 말한다. ‘올드보이’의 수상은 말할 나위없이 세계 영화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껏 높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87년 ‘씨받이’의 강수연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래 한국 영화는 2002년 칸영화제의 감독상(임권택 ‘취화선’),같은 해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이창동 ‘오아시스’),올해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김기덕 ‘사마리아’)과 ‘올드보이’의 수상으로 최근 3년 사이에 세계 3대영화제 주요 부문에서 네번이나 수상했다.한국 영화가 이제 동양적 소재가 아닌 보편적 질료를 탁월한 영상미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빚어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준다. ‘씨받이’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때만 해도 한국의 토속적 정서에 대한 호기심이 수상의 큰 요인이란 해석이 있었다.‘취화선’ 역시 빼어난 영상미와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동양적 소재와 거장의 업적을 예우하려는 분위기가 한몫했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었다.그러다 2002년 9월 ‘오아시스’,올해 2월 ‘사마리아’(감독 김기덕)의 감독상 수상으로 한국 영화가 동양적 소재나 정서에 기대지 않고도 실력을 인정받았음을 과시했다.이런 흐름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결정적 방점을 찍은 것이다. ●‘아시아의 힘’… 남녀주연·각본賞 수상 한편 22일(현지시간) 폐막한 제57회 칸영화제는 예상대로 ‘아시아의 힘’을 보여주었다.19편의 공식 경쟁부문 작품중 아시아 영화가 6편(한국 2편)이나 되면서 ‘돌풍’은 예견됐고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영화제 내내 6편은 호평받았고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를 필두로 남녀 주연상과 공동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이는 지난해 유명세에 편승한 거장들의 작품을 진출시켜 비판받았던 칸영화제가 신인들의 작품을 대거 발탁하기로 결정하면서 변화를 추구한 노력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신인감독에다 경쟁부문의 에밀 쿠스트리차,왕자웨이(王家衛)와 비경쟁부문의 장 뤼크 고다르와,장이머우(張藝謨),코언 형제 등 스타감독을 함께 참여시킨 것도 큰 요인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칸영화제가 앞으로 이런 도전적인 정신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의 여부다.칸영화제를 지켜본 영화평론가 김영진씨는 “변화의 노력은 느낄 수 있지만 유럽,특히 주최국인 프랑스처럼 종전의 무력하고 폐쇄적인 작품을 계속 내놓는다면 머잖아 한계를 보일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2∼3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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