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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남북정상선언] MB “평화노력 인정…핵 미흡”

    [2007 남북정상선언] MB “평화노력 인정…핵 미흡”

    ■ 한나라 반응 한나라당은 이번 정상회담을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했다. 일부 사안은 수용 의사를 밝혀 공동선언문이 앞으로도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반영했다.‘퍼주기’‘이벤트성’ 같은 거친 말로 격앙된 논평을 내놨던 과거와는 사뭇 달랐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대북문제에 경직된 입장을 취할 경우, 예상되는 역풍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아쉽다.’,‘우려스럽다.’며 미흡한 대목은 짚고 넘어갔다. ●이명박 “핵폐기 등 국민적 관심사 제외 아쉽다.” 4일 마산·부산을 방문한 이명박 대선후보는 “두 정상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국제사회와 국민의 관심사인 핵폐기 문제와 인도주의적 문제인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아 매우 아쉽다.”고 언급했다. 강재섭 대표 주재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의 톤도 비슷했다. 강 대표는 “남북 정상이 노력한 점을 인정한다.”고 총평했다. 다만 “대다수 국민이 염원했던 북핵 폐기, 분단고통 해소, 군사적 신뢰구축 등 핵심문제는 지엽적으로 다뤄져 아쉬움이 많다.”면서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로 해석될 수 있는 ‘법률 정비’ 부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평소 강경한 대북관을 유지해온 정형근 최고위원(당 남북정상회담 TF팀장)도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할 때)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은 것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앞으로 기업인 왕래·이산가족 상봉, 나아가 남북한간 전면적 자유통행으로 발전하길 충심으로 기대한다.”며 긍정평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그러나 북핵폐기 없는 조기 종전선언은 매우 부적절하며, 종전선언 주체가 ‘3자’라면 관련 당사자인 대한민국은 제외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선언문 조항별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2항의 ‘법적 제도적 장치 정비’는 결국 국가보안법 폐지약속이 아닌지 굉장히 우려된다.”면서 “또 3항의 ‘서해공동어로수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우리의 해상영토를 포기한 것이 아닌지 묻는다.”고 지적했다. ●11월 회담 이어지면 대선에 영향? 한나라당은 이런 유연한 입장을 내놓기까지 내부에선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선언문 후속조치로 새달부터 총리·장관회담 등이 열릴 경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눈치다. 박형준 대변인은 “서해 공동어로 수역 같은 경우는 NLL을 무력화하지 않는 한 살려나갈 것”이라면서 “남북 경협도 이 후보의 구상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 수용은 가능하지만, 다만 실무적 협상방안이나 남북협력기금 사용 등에 대해 국회 논의와 동의가 필요하다.”고 계승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박 대변인은 집권할 경우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로는 “더 기다리기엔 고령자가 너무 많은 이산가족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면서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반드시 다음 정상회담 때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연·부산 김지훈기자 anne02@seoul.co.kr ■ 민주신당 반응 ●정동영 “평화경제시대 개막 알리는 이정표 될 것” 정동영 후보는 “이번 ‘10·4합의’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의 설계도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면서 “이 설계도는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한반도 평화경제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 역시 “과거 통일부장관 시절 ‘9·19합의’를 이끌어내고, 개성공단을 만들었던 당사자로서 오늘 ‘10·4 합의’를 접하면서 가슴 벅찬 환희를 느낀다.”는 개인적 소회를 잊지 않았다. ●손학규 “민족 공동 번영에 초석될 것”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선 경선 후보는 “이번 선언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족 공동 번영에 든든한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국민 속에 충분히 전달되고 후속조치의 실천이 평화와 번영 그리고 국민대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선언에 지난 5월 북측에 제안한 주요 내용과 그 취지들이 모두 들어 있어 개인적으로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경제적·안보적 측면에서 유익한 합의” 이해찬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직접 논평을 발표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각 문항을 조목조목 따지며 의미를 부여한 그는 “8개 합의문 중 종전 선언을 한반도에서 3자,4자 정상이 만나서 추진하도록 하자는 내용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남북이 주도해서 구축하자는 점에서 획기적 합의라고 판단한다.”면서 “서해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특별지대를 설정한 것도 경제적·안보적 측면에서 매우 유익한 합의”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번 합의가 자신의 활동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친북 좌파라는 이념적 갈등으로 규정하는 후보로는 남북 공동의 평화적 노력을 실현할 수 없다고 본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세 후보, 대선영향은 글쎄… 각 후보측은 정상회담 성과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선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범여권 진영이 집권해야 한다는 정당성에 힘은 실어 주지만 표로 연결된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경선에서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본선에서는 평화 무드가 조성된 만큼 범여권 진영에 도움은 되겠지만 큰 영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후보측 정기남 공보실장은 “평화개혁세력이 국민들로부터 다시 기대를 받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바로 대선승리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대선판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해석했다. 이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은 오르겠지만 그게 통합신당 지지와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어느 정도 효과를 가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민주당 “대체로 환영하나 인권문제 진전없어 유감” 민주당은 환영하면서도 아쉬운 대목을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종필 대변인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 간 신뢰회복과 평화체제 정착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회담 결과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지만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 등 국민이 바라는 인권문제에 진전이 없는 점은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유 대변인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 회담의 합의가 이행되도록 노력하기로 한 점은 다행”이라면서 “반드시 실천에 옮겨져 궁극적으로 북한핵이 완전 폐기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이번 결과가 민주당 지지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냉전 의식에 묶여서 현재 상황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에는 상당히 손해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권영길 “실질적 통일논의 없어 아쉽다.” 민노당 권영길 대선 후보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담고 있고 6·15선언 이후 조성된 화해와 협력의 길을 더욱 넓힌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관계 해소와 공동번영을 위한 논의와 합의가 있었던 것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고 회담 결과를 반겼다. 그러면서도 권 후보는 “실질적인 통일논의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김형탁 대변인은 “국방부 장관 회담 등이 이어져 이런 분위기가 정상회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만큼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권 후보 입장에서는 특별하게 불리할 것은 없다.”면서 “그동안 평화와 통일을 강조해온 권 후보가 정상회담으로 인해 혜택을 볼지 여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이 부분에 대한 권 후보의 주장이 부각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국현 “경제와 평화의 선순환 구조로 갈 단초” 범여권 제3후보로 꼽히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경제와 평화의 선순환 구조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차분하면서도 실리의 관점을 견지하는 접근이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그는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에 합의한 것은 그간 본인이 꾸준히 주장해 온 ‘환동해 및 환황해 경제협력벨트’ 구축의 전제가 되는 내용으로 대단히 반가운 내용”이라면서 “본인이 주장해 온 한반도 공동 번영의 전제라고 할 수 있는 ‘북·미수교’가 반드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표심과 연관성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캠프 관계자는 “그동안 대북정책 비판의 단골 메뉴였던 ‘퍼주기’‘끌려다니기’ 등의 비판을 불식할 수 있었고 참여정부를 비롯한 민주세력의 소위 무능론도 불식할 계기가 됐다.”면서 “얼마나 구체적 임팩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범여권 진영 비한나라 진영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론] 평화체제 남북이 주도할 계기 마련/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시론] 평화체제 남북이 주도할 계기 마련/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7년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합의하고 막을 내렸다.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일부의 회의론과 연기론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낮은 수준에서 원론적인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매우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합의들이 이루어졌다. 남북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한반도 정세 변화를 남북이 주도하겠다는 남북정상의 의지가 담겨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통큰 결단’도 여러 대목 눈에 띈다. 북·미관계의 진전과 함께 남북관계도 함께 풀어가겠다는 김 위원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적어도 ‘통미봉남’(通美封南)은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10·4 공동선언’이 함축하고 있는 정신은 남북간 적대관계의 청산과 평화정착, 남북의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공동번영,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과정에서 남북의 주도 등으로 요약된다. 이번 ‘10·4 공동선언’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발전해온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관계는 이제 단순히 교류협력의 단계를 넘어, 군사적 대결관계를 해소하고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면서 남북이 공동으로 번영하는 ‘협력적 공존공영의 시대’를 열어갈 계기를 마련했다. 당국간 회담의 수준을 장관급회담에서 총리급회담으로 격상키로 합의한 것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남북관계는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사안보분야에서 남북간의 협력과 협상도 본격화될 것이다. 공동선언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하였다.”고 규정하면서, 군사적 적대관계의 종식과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하고 있다. 남쪽이 주장해온 해주와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북한이 쉽게 받아들인 것은 의외다. 북한의 군사요충지인 해주지역의 무장해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방한계선(NLL)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북한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방장관회담 개최에 합의함에 따라, 군사안보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도 가능하게 되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눈에 띄는 대목은 종전선언을 위해 한반도에서 관련 당사국 정상들의 모임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평화협정 체결을 촉진하기 위한 전 단계로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이를 남북이 주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과 양자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면서 남한의 당사자 참여를 사실상 꺼려 왔던 점에 비춰볼 때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아쉬운 점도 있다.‘평화선언’의 형식으로 한반도평화와 군사안보문제에 대해 별도의 합의문을 발표해, 국제사회에 남북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평화체제 구축과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남북이 군사력을 줄이는 군축 협상에 대한 내용을 확실하게 담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분단과 한국전쟁 정전 이래 반세기만에 가장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한반도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주도할 수 있는 우리 사회내의 변화가 절실하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2007 남북정상선언] “김위원장 핵폐기 의지 확인”

    [2007 남북정상선언] “김위원장 핵폐기 의지 확인”

    4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은 ‘2007 남북선언’의 의미와 산고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향하며 “욕심 부리지 않겠다.”고 했던 노 대통령은 “가져갔던 보자기가 조금 작을 만큼, 그래서 짐을 다 싸기 어려울 만큼 성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머쓱하게 웃었다.“국민 여러분들이 성원해 주신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9시가 조금 넘어 연설을 시작한 노 대통령은 한 시간쯤이 흐른 뒤에도 남은 말이 많은듯 아쉽다는 표정으로 연설을 마쳤다. 귀환 보고를 요약한다. ●짐 다 싸기 어려울 만큼 성과 좋아 사실 가면서 약간 불만스러운 마음을 갖고 간 것이 북핵문제다.6자회담을 통해 풀고 있는데 저더러 해결하고 오라는 것은 말하자면 타작마당 따로 있는데, 저더러 따로 또 타작마당 돌리라는 얘기가 되니까 부담스러웠다. 회담 분위기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이의 없이 북핵문제에서 9·19,2·13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핵폐기를 하는 쪽으로 6자회담에서 같이 풀자고 정리했다. 또 비핵화 공동선언을 중요한 선언으로 지켜야 할 원칙으로서 재확인한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북핵폐기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밝힌 것인 만큼 이행에 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외교부는 6자회담에서 북측이 상당히 민감한 표현에 있어서 양보를 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렇게 협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회담 도중 김정일 위원장은 김계관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를 들어오게 해서 3일 합의경과를 직접 설명토록 했다. 핵문제가 잘 풀릴 것으로 확신한다. ●김위원장, 종전제안에 깊은 관심 표시 북핵문제가 풀리면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방침이었다. 평화체제로 가려면 종전 또는 평화협정 순서대로, 또는 동시에 가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그 문제와 관련해서 앞으로 원칙에 있어서 당사자인 남북 주도로 관련 당사국간 협의를 해나가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부시 미 대통령이 제안한 바 있는 종전선언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깊은 관심을 표시하고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이것을 성사시키도록 남측이 노력해 보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함께 추진하자는 취지로 선언문에 표현했다. 남북경제협력 확대 등을 위해 북·미, 북·일간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협력하자고 제안했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듣고만 있었기 때문에 합의가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중요성을 제가 여러 차례 강조했고, 김 위원장이 매우 경청했다고만 전하겠다. ●서해평화협력지대는 평화번영 프로젝트 서해상 평화정착을 위해 군사적 대결의 관점이 아니라 경제협력 관점으로 서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해 공동 어로구역과 해상평화구역, 해주구역~개성공단~인천공항을 연결하고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묶어서 포괄적으로 남북한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평화구축 그리고 경제협력을 해 나가는 포괄적인 해결 방안으로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제안했다. 경제협력은 양측 모두에 필요한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국방 참모와 상의한 뒤 우리 제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정상선언문에 포함됐다. ●김영남위원장 서울 방문 제안 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을 요청했지만, 우선 김 위원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제안하면서 본인의 방문은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미루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산가족 상봉 시급성 공감 이산가족과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의했는데, 김 위원장이 공감했고, 이산가족 상봉 확대와 영상편지 교환에 동의했다. 금강산 면회소가 완공 되는대로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 진행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납북자 문제 등은 양측 입장 차이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다음 정부 부담주는 선언 아니다 이제 남북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그동안 남북관계를 보면 합의도 중요하지만,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11월에 예정된 총리급 회담과 국방장관 회담에서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준비과정과 마찬가지로 투명하게 하겠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불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합의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찬성하면 불리할 게 없는 것이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해 반대하면 불리할 게 없는 것이다. 후보들의 전략 자체가 유불리를 가르는 것이지, 합의 자체가 불리한 것은 절대 아니라 생각한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주변 정세에 맞춰 어느 정부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역사적 과업이라 생각한다. 정리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극복해야 할 과제는

    2007 남북정상선언은 다양한 합의사항만큼이나 추진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킬 요소와 극복해야 할 과제를 담고 있다. 우선 남남갈등이 재연될 요소가 몇가지 놓여 있다. 정상선언은 1항에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라고 명시했다.‘우리민족끼리 정신’은 이미 2000년 6·15공동선언 1항에서도 언급된 표현이지만, 과거 남북간 어떤 합의보다 북측의 자주통일 주장이 강하게 담겨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보수진영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2항의 ‘통일 지향적 남북관계를 위한 법·제도 정비’도 남남갈등을 낳을 우려가 있다. 국가보안법과 북한 노동당 규약의 맞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조항으로, 이미 참여정부 들어 극심한 국보법 개폐 논란을 거친 우리로서는 그 당위성과 별개로 정부의 추진 속도에 따라 또 한차례 보·혁 논란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같은 2항에 담긴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라는 내용도 해석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973년 6·23선언 2항에 상호불가침과 내정불간섭 원칙을 담은 이후 남북한 당국은 각종 합의에서 내정불간섭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과거 남북간 대치상황에서의 내정불간섭은 상호 체제를 인정하는 성격이 강했던 반면 이번 선언에서의 내부문제 불간섭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남한 정부의 불간여를 뜻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인권이 내정(內政)의 영역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라는 점에서 이 항목은 자칫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반도 종전선언의 주체를 뚜렷이 명시하지 않은 채 ‘3자 또는 4자’로 규정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종전선언 당사국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향후 평화협정 추진과정에서 이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 중국간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가 일절 언급되지 않은 데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 등을 후속 회담으로 넘긴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는 3通 물꼬 튼 것”

    [2007 남북정상선언]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는 3通 물꼬 튼 것”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공동서명한 ‘2007 남북정상선언’은 남북간 신뢰회복과 경제협력 강화를 넘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명시함으로써 향후 남북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와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황원탁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특별대담을 통해 2007 남북정상선언의 의미와 향후 남북관계의 변화상을 점검한다. 대담은 서울신문 김인철 정치담당 부국장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김인철 정치담당 부국장 1.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사회 2007남북정상선언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새로운 질서 구축에 의미 있는 진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정종욱 교수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 단계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품었던 최대 기대치는 6·15공동선언을 훨씬 더 뛰어넘어 남북평화번영의 대장정을 이룰 역사적 문건이 나오는 것이었다.2차세계대전 뒤 유럽 35개국이 상호 국경선을 인정키로 합의한 1975년 ‘헬싱키 선언’에 비교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6·15 선언이 화해·협력과 통일을 위한 문건이었다면, 이번 선언은 평화와 민족번영문제에 대해 남북 정상들이 합의를 이룬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황원탁 전 수석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정상이 회동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대결과 갈등 관계에서 화해와 협력 관계로 전환되는 분수령이 됐다는 역사적 상징성을 가졌다. 이후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었지만, 북핵문제가 터지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진전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6·15 공동선언에 명시된 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7년 만에 정상회담의 맥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정 교수 합의내용을 보자면, 상당히 자세하게 기술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문안 조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 이유일 것이다. 남북한 민족·경제협력과 관련해 범위가 좁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선언문에 ‘법률적·제도적 장치를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대목이 있는데, 북한 노동당 규약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국가보안법 철폐와 관련해)국내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황 전 수석 전반적으로 이번 합의 내용은 아주 잘 되었다고 본다. 애당초 목표로 삼았던 평화정착 문제에 있어서 많은 진척이 있었고, 공동번영을 위한 대책들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문제들이 합의문으로 나왔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2.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사회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가 합의됐다. 동시에 문산∼개성공단간 화물열차 통행이 보장됐다. ●정 교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연계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게 NLL을 재논의·재설정하는 부분이라면 민감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토 개념이나 안보 개념에서 국민 정서와 거리가 있다고 본다. 북한 해군본부가 있는 해주는 경제적인 의미를 갖는 항구라기보다는 군사항의 기능을 하고 있다. 해주 직항 항로 통과를 허용한다면 민간 선박에 한정되는 것인지, 군함을 주로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문산에서 개성까지 수송 목적 경의선을 개통하는 것까지 함께 생각해 보면 통행·통관·통신이라는 ‘3통’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황 전 수석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르면 남북간 해상경계선을 협의하게 돼있다.NLL에 대해 북한은 재설정을 주장하는 반면 우리는 평화를 정착한다는 차원에서 공동활용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입장이다. 우리는 이를 지난번 국방장관회담에서 제시했지만, 북측은 부정적으로 나왔다. 어떤 형식으로든 원만하게 NLL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대로 가면 계속 분쟁의 불씨로 남을 뿐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도 DMZ 북방에 있다. 모두 북한의 주공(주력부대)이 위치했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남측과의 협력지대가 돼 있다. ●정 교수 기본적으로 NLL 문제는 유엔사령부가 결정하고 관행을 통해 북한이 받아들이며 북방한계선 역할을 해왔다. 이를 조정해 다시 선을 긋는다는 것은 정전체제에 대한 수정을 뜻할 수도 있다. 북한의 의도가 정전체제에 대한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나 체제 수용을 전제로 남북한이 합의해 수역을 평화적으로 공동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황 전 수석 새 달에 총리급 회담을 하기로 한 것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중심으로 한 군비통제문제를 넘어 평화체제와 관련된 문제를 총괄해 다루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정전협정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면 전쟁종결선언이 있어야 하고, 평화보장을 위한 조치도 있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함께 다룰 문제라는 뜻이다. 이런 문제를 다루기에 장관급 회담은 부족하니까 총리회담에서 총괄하자는 뜻이 담긴 듯하다. ●정 교수 종전선언과 관련해 관계국 회의를 한다는 합의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관련 논의를 했었는데, 이를 남북 정상이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다만 총리회담에서 종전선언의 세부내용에 대해 과연 무엇을 하려는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데 총리회담에서 얼마나 논의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회담을 ‘수시로’ 열겠다는 것은 기대하던 반가운 소식이다. 형식적인 정상회담보다, 정상이 만나 실무적인 문제를 얘기하겠다고 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할 때 언급한 “차분하고 실효있는 정상회담”을 기대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만 2000년 정상회담 이후 7년 동안 기다렸는데 공동선언문에 명시된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수시로’라는 표현이 오히려 서울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한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황 전 수석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 현안을 풀어 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틀이라는 데 아무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것은 못 된다. 여건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까지 7년 동안 끌어온 것은 여건이 조성되지 못해서다. 정상회담을 주기적으로, 정기적으로 못박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수시로 만나 협의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주 만나야 하고, 만나기 위한 여건을 만드는 게 보다 더 중요하다. ●정 교수 여건을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남북정상회담이 두 번 열렸는데, 북한 입장에서 보면 같은 사람이 남한 대통령 2명을 만난 것으로 남한 대통령 임기 중에 한번 만나는 꼴이 됐다. 차기 대통령하고도 현안이 있고 여건이 성숙하면 만날 수 있다고 하는 의지 표명이라고 볼 수 있는 게 아니냐. 바람직한 발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3. 남북 ‘종전선언’ 추진 ●사회 남북이 ‘종전선언’을 위한 관련 당사국 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실현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황 전 수석 지난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관련 당사국과 별도 포럼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이번 남북정상선언의 당사국 회의 조항에는 남북한 평화체제 문제를 남북이 주도적으로 다뤄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총리가 당사국회의를 주최하겠다는 것도 그런 면에서 중요하게 평가할 점이 아니겠느냐.6자회담에만 맡기고 따라가는 형식은 안 된다.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부분을 평가해야 한다. 현실성을 묻는다면, 충분히 있다고 답하겠다. 노무현 정부가 임기말이라는 점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이미 6자회담에서 관련 당사국 회의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한국이 안 한다고 해도 6자회담 틀 안에서 논의할 문제다. 미국 입장 등을 고려해 보면 생각보다 이번 합의가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임기 안에 이번과 비슷한 행사, 즉 북·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4. 양측 협상전략 평가 ●사회 차기정부에서 이번 남북정상선언 합의사항이 바뀔 수도 있다고 일부 국민들이 얘기한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합의가 휴지조각이 될 수 있지 않느냐에 대한 질문이다. ●정 교수 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정권이 바뀌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다. 정권이 바뀐다고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백지화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다만 6·15 선언에서 합의한 5가지 사항 가운데 지켜지지 않은 것이 있는 데서 볼 수 있는 것은, 정상회담의 추진과정과 합의내용은 국민적 지지를 받아야 그 이행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정이 투명하지 않거나, 국민들이 모르던 새로운 사안이 터져 나온다면 차기 정부에서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남북정상회담 기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태도와 발언 등에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3일 김 위원장이 회담을 하루 연장하자고 제안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양측 협상전략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황 전 수석 김 위원장이 오전 회담을 마치고 회담 연장을 제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우리측에서 먼저 제의해 성사됐음을 감안하면, 오전 회담에서 아무래도 북한보다는 우리측이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지 않았겠느냐. 북측에서 정상회담에 참석한 참모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유일했다. 그러니 남측이 제안한 안을 갖고 검토할 필요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이에 대해 우회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힌 남측의 대응은 적절했다. ●정 교수 김 위원장의 예상밖 제안은 남북정상회담과 북한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은 본인이 결정하면 북한에서 모든 것이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최고통수권자와 다른 의미의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짐작이 이번 그의 발언에서 확인됐다는 느낌이다. 남측의 대응은 적절했다. 정리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납북자 등 거론 안돼 실망”

    4일 발표된 ‘2007 남북정상선언’에 대해 국민들은 다소 미흡하지만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경협 등에서 진일보한 성과를 이뤘냈다는 반응이다. 북핵과 북한 인권, 국군포로 문제 등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대석 이화여대 북한학 협동과정 교수는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특히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나 선박의 통행에 대한 합의 등은 높이 평가한다.”고 총평했다. 하지만 최 교수는 “정서적으로 와닿는 것은 이산가족이나 인도주의적 협력인데, 금강산 이외의 곳에 면회소를 설치한다든지, 이산가족 생사확인까지 확실히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핵문제에 대해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 협동과정 교수는 “남북 정상이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6·15공동선언은 추상적인 합의였던 데 비해 이번에는 구체적”이라면서 “또한 7년 전과는 다르게 평화문제에 대해 합의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은 지금까지 평화체제와 관련, 미국과 이야기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유한광(32·학원강사)씨는 “대체로 성과가 큰 것 같다. 비핵화와 관련, 북한이 확실히 지킨다는 보장이 없어 걱정되지만 앞으로 기대하겠다.”면서 “대선 정국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하기보다는 지혜를 모아 이번 성과를 잘 지켜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정(25·여·프리랜서 아나운서)씨는 “7년 만에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합의문을 이끌어 낸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종전선언을 위해 3자 혹은 4자 정상이 모이는 방안을 합의했으니,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이종철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정책팀장은 “북한 인권문제나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는 게 실망스럽다.NLL 문제도 반세기 이상 고수해온 원칙을 허물어버린 꼴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탈북청소년 시설인 다리공동체의 마석훈 사무국장은 “북한 인권문제 등 새터민들은 피부로 느낄 만큼 눈에 띄는 합의 내용이 없어 다소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탈북 청소년들은 담담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특구 행정장관에 김우중?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경제특구를 제안하면서 특구 행정장관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대북 전문가인 정형근 최고위원은 1일 남북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남북)경제특구 행정장관으로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정상회담에서 이런 의제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나름대로의 판단을 통해 분석한 내용을 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노무현 대통령이)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4자 또는 3자간 종전선언 회담 제의에 합의하거나 연내에 그 날짜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와 관련, 북쪽에서 이같은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대북 정책인 ‘햇볕 정책’을 ‘퍼주기식 대북정책’이라며 비판해온 한나라당이 차기 정권을 잡을 경우, 김우중 전 회장을 대북 송금 특검 등의 증인으로 불러내 기존의 남북 관계를 재설정하려 들 가능성을 사전에 배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D-1]“아리랑 관람,체제인정 출발점”

    [남북정상회담 D-1]“아리랑 관람,체제인정 출발점”

    2일 열리는 2차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30일 서울신문 김인철 정치 담당 부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특별 좌담에서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와 경남대 정외과 김근식 교수는 7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 정상의 만남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 반면 중앙대 법학과 제성호 교수는 핵 문제에 관한 가시적 성과만이 회담의 가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엄격한 시각을 견지했다. 논쟁이 가장 뜨거웠던 대목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였다. 제 교수가 “NLL은 영토개념이기 때문에 절대 회담 의제가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자, 김 교수가 “NLL은 안보개념이다.”고 반박하는 등 높은 어조의 공방을 주고 받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어떤 합의를 해 와도 남·남 갈등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직감할 만했다. ●사회 이번 정상회담의 성격과 의미는. ●고 교수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간의 엄청난 변화를 종합·평가하면서 실무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장애요인들을 두 정상이 만나 매듭을 풀고 남북관계를 상향시키는 계기로서 의미가 크다. ●제 교수 2000년에는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어 환호했는데 지금은 국민이 냉정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때문에 과욕을 부려서는 안된다.6·15체제의 문제점과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발전시키는 데 목표를 갖고 회담에 임해야 한다. ●김 교수 1차 회담은 분단 반세기 만에 두 정상이 만나는 사실 자체가 감격이었지만, 지금은 놀랄 일이 아니라는 자연스러운 수용 분위기다. 그만큼 지난 7년 동안 남북관계가 국민의 일상성으로 전환된 것이다. 좋은 현상이다.7년간의 공과, 한계 등을 종합 평가하는 회담이 돼야 한다. ●사회 두 정상이 꼭 다뤄야 할 의제는. ●고 교수 북핵 실험 이후 열리는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평화문제가 앞자리에 놓일 수밖에 없다. 북핵 해결의 의지와 원칙에 대해 어느 정도 언급하지 않을까 싶다. 이밖에 서해, 휴전선 긴장 문제가 있고 남북 경협 활성화를 위한 군사적 보장조치 등에서 풀리지 않은 문제가 많다. ●제 교수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핵 폐기 약속을 받아낸다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립서비스 차원에서 비핵화 의지만 슬쩍 언급하고 넘어간다면 이는 함정이다. 그것은 미국의 핵우산까지 같이 논의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군사적 신뢰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비무장지대 전방초소(GP) 철수는 안보의 근간을 흔들 위험성이 있다. ●김 교수 북측은 핵 문제에 관해 남측이 원하는 정도의 선물, 즉 확약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본다. 김정일 위원장 생각에 6자회담과 북·미 대화가 잘되고 있어 비핵화 약속을 해줘도 전략에 모순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핵 문제와 관련 양 정상이 어느 선까지 합의해야 하나. ●고 교수 핵 문제의 경우 6자회담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해결 방법을 논의하기는 적절치 않다. 김 위원장 입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가 풀리는 것을 전제로 북한의 분명한 해결 입장을 밝히는 정도는 있을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이 얘기했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문제를 노 대통령이 얼마나 잘 설명하고 김 위원장의 호응을 얻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제 교수 핵 폐기에 관해 김 위원장의 약속을 합의문에 명기해야 의미가 있다. 미국도 북한의 핵 폐기가 선행된 뒤 종전 선언을 해야 한다는 입장 아닌가. ●김 교수 6자회담의 수준을 벗어나는 해법이 나오기는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김 위원장의 의지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최선이다.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입에서 비핵화 의지를 받아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부시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북측의 반응을 받아오는 것만으로도 6자회담이 활기를 띨 수 있다고 본다. ●사회 NLL에 관한 논의는 어느 정도 수준이 가능할까. ●고 교수 남북간 군사적 보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북은 군사적 문제를 풀려면 NLL을 먼저 풀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형태든 북이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또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측에서는 한강하구 개발, 해주 개발, 평화수역 등 평화정착의 큰 틀에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제 교수 이 문제와 관련해서 전체적으로 낮은 차원의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NLL 문제를 평화체제 전환 과정에서 풀어야 할 근본문제로 보는 것이 북의 시각인데, 우리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대한민국이 그동안 관할해 온 NLL을 내주는 것은 영토와 주권, 안보와 직결되고, 휴전 체제와도 관련이 있다. 유엔군 사령관의 협의와 동의가 있어야 하는 사항이다.NLL은 논의할 수는 있지만 협상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김 교수 1953년에 유엔사령관이 NLL을 그은 것은 휴전 이후 서해상에서 필요 없는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였다.NLL은 안보개념이지 영토나 영해개념은 아니다. 논의를 할 수는 있는데 협상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무슨 얘기인가. ●제 교수 대한민국 정상이 독도를 일본에 넘기는 것을 합의하는 것은 위헌인 것과 마찬가지로 헌법상의 영토를 침해하면 그 자체가 위헌이다. ●사회 노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에 대한 의견은. ●고 교수 우리가 북에 올라가서 회담하는 것 자체가 북한 정권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민감한 것을 다 빼면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다. 전례를 봤을 때 남측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장면들은 삭제하고 정상회담 관람용으로 축약해서 할 것이다. ●제 교수 국민 정서상 수긍하기 힘든 측면이 있지만,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보기로 했다면 북한 정상도 앞으로 남쪽에 와서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담은 유사 영상물 등을 관람하도록 선의의 부담을 지우는 게 마땅하다. 부적절한 측면이 있지만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관람하는 것이라면 이런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교수 그동안 남북간에 경제·사회 부문에 비해 정치·군사 부문의 진척은 미흡했다. 정치분야는 상호 체제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아리랑 공연을 남북 정상이 동시 관람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회 남북 경협은 어떤 내용으로 논의가 돼야 한다고 보나. ●고 교수 서로 득이 되는 부분이니까 아마 다른 분야에 비해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쉬울 것이다. 우리는 기존 경협 확대에 관심이 있지만 북측은 개발 사업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단순 임가공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북측이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제 교수 남북 경협은 통일한국의 균형발전을 염두에 두고 하나씩 바둑돌을 두는 심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먼저 남북이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제 2의 공단 건설보다는 개성공단을 확대·발전시키는 게 나을 것으로 본다. 국민과 차기 정권에 부담을 주는 합의는 지양해야 한다. ●김 교수 임기 말이어서 구체적인 큰 사업을 성사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 위원장도 남측으로부터 큰 도움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합의문에는 기존 경협을 평가하고 앞으로 시혜성이 아니라 남북이 상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순환하자는 식의 포괄적 합의가 실리거나 분위기가 좋다면 새로운 ‘파일럿 프로젝트’ 한두개 정도는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회담이 김정일 위원장이나 부시 미 대통령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 교수 북한 지도자는 자신이 정상회담에 적극 나서 통일의 전기를 열었다는 인상을 노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담은 북이 더 클 수 있다. 남쪽 대통령은 임기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쪽이 그리 끌려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북이 생각할 때는 이번 회담을 워싱턴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길 수도 있다. 미국도 전향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 교수 1차 회담 때 김 위원장은 ‘우리민족끼리’라는 화두를 꺼냈다. 이번엔 이것을 업그레이드하려 할 것이다.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걸림돌을 걷어내야 한다는 논리로 NLL, 주적 개념, 국보법 문제 등을 건드릴 것이다. 이는 우리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므로 정부는 단호히 대처하면서도 유연성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김 교수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안방에서 이뤄지는 회담이기 때문에 특유의 파격을 연출할 것이다.1차 회담 때 성공적인 국제사회 데뷔로 남쪽에 팬클럽까지 생기게 한 김 위원장이 자신이 보여 주고 싶은 이미지를 과시할 것이다. 정리 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DJ “부시 임기중 北·美수교 이뤄질 것”

    DJ “부시 임기중 北·美수교 이뤄질 것”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김대중 전 대통령은 18일(미국시간) “한반도에 평화의 서광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가진 연설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퇴임 전까지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북·미 수교가 이루어질 것이고, 관계국간의 평화협정도 체결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나는 이미 선택했다.’며 임기 내 북핵 문제 해결 의지와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 “성과없는 정책을 과감히 청산하고 북핵 문제 해결의 바른 길을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은 “6자회담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평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열망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미군이 통일 이후까지도 한반도에 주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되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간의 정상회담과 관련,“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엇보다도 6자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데 두 정상이 합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남북 정상이 경제협력의 확대 및 한반도의 평화와 긴장완화를 위한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내에서 우려하는 한국의 ‘반미감정’과 관련,“절대 다수의 한국 국민은 미국이 중요한 우방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대륙의 위상이 크게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중간에 위치한 한국과 굳건한 동맹을 유지하고 동시에 북한과 관계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과 만나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는 22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상원 주요인사,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한반도 전문가들을 면담한 뒤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dawn@seoul.co.kr
  • “평화체제 확립전 종전선언은 문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12일 최근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부각된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시기에 대해 한반도 평화체제가 확립된 이후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일반적으로 평화조약, 평화협정, 종전선언 모두를 전체의 평화체제로 생각한다.”며 “다만 한반도 평화체제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선언을 해도 문제”라고 말했다.그는 “종전선언을 지향하되 휴전상태에서 평화상태로 순식간에 가지는 않는다.”며 “갑자기 종전선언을 하면 전쟁은 끝나지만 평화는 없는 상태가 오기 때문에 주한미군 역할 등 상당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여러 가지)평화 가운데 ‘남북간의 평화’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얘기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는 ‘남북관계 정상화’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송 장관은 평화과정을 시작하는 시기에 대해 “비핵화가 손에 잡히는 시점에 가능하다는 것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시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화려한 전쟁 폐막식의 함정

    [정종욱 월드포커스] 화려한 전쟁 폐막식의 함정

    전쟁은 원래 개막식이 없다. 지금부터 공격을 시작한다고 외치면서 전쟁을 하는 국가는 아무도 없다.2차 대전 때 독일의 프랑스 공격이 그랬고 일본의 진주만 공격도 그랬다. 모두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기습공격이었다. 그러나 개막식은 없어도 폐막식은 있는 게 또한 전쟁의 특징이다. 일본이 항복한 후 미주리 호 함상에서 열렸던 패전 예식은 장엄했다. 유럽의 전승기념식도 축제 그 자체였다.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엄청난 재산 피해를 초래한 전쟁이 끝난 것을 축하보다 애도해야 할 일이지만 승자의 교만인지 인간의 교활함인지 종전을 항상 축제로 마무리해 온 게 지금까지의 인류역사였다. 남의 말 같이 여겨지던 그런 종전식이 이제 한반도에서 우리의 일로 다가오고 있다.54년 전에 체결되었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의식이 잘하면 내년 중에 거행될 수도 있다. 물론 전제가 붙어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부시가 말한 대로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시설을 불능화시켜야 한다. 우라늄 농축과 이미 만들어 놓은 핵물질도 성실하게 신고해야 한다. 바로 그런 일을 위해서 중국과 미국과 러시아의 전문가들이 어제부터 북한 영변에 있는 핵시설들을 돌아보고 있다. 이번 주말 이들 전문가가 돌아와서 방문 결과를 보고하면 이를 토대로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다시 만난다. 북한을 테러지원국과 적성국가 명단에서 빼고 북한에 에너지 백만 t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이다. 모두 쉬운 일들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6자회담은 이제 미국과 북한의 양자회담으로 사실상 전락해 버렸다. 힐과 김계관이 만나 현안을 풀면 6자가 모여 이를 추인하고 반대로 6자회담이 난관에 봉착하면 북·미 접촉에서 문제를 풀게 된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이미 미국은 2년 전부터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부시 임기 내에 체결하기로 작정하고 구체적 방법을 검토해 왔다고 한다. 바닥으로 추락한 부시의 외교업적을 회복하는 유일한 탈출구가 바로 북한이었던 것이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부시가 악의 축 김정일을 만나 악수하고 한국전쟁의 종언을 선언, 평화협정에 서명하게 되면 이것 하나만으로도 지금까지의 모든 실수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기막힌 업적이 될 수도 있다. 클린턴도 임기 말에 그토록 하고 싶어 했던 일이었다. 클린턴뿐 아니라 33년 전 월남전의 비밀협상을 공개하면서 평화가 손끝에 닿았다(peace is at hand)고 의기양양하던 닉슨을 능가할 수도 있다. 북한도 미국과 손발을 맞추고 있으니 더할 나위가 없다. 문제는 우리 입장이다. 잘못하면 화려한 한국전 폐막식에 들러리 서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엄격히 따지면 한국은 평화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다. 휴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전선언에 서명한다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중요한 것은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그것만으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보장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참된 신뢰 위에 서있지 않은 종전선언은 모양 좋은 의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해도 시작일 뿐이다. 외교에서는 모양이 중요할 수 있지만 안보에서는 모양보다 실속이 중요하다. 중요할 뿐 아니라 생명과도 같다. 남북정상회담이 이제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평화선언이나 남북연합에 합의하는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평화선언이든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남북연합이든 모두 마찬가지로 빈약한 내실을 감추기 위한 모양치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모양에 치중하게 되면 결국 진정한 평화나 통일의 길은 더 멀어질 수도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도 더 불안해질 수 있다. 모양보다 내실 있는 정상회담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李 vs ?…전선없는 대선정국

    李 vs ?…전선없는 대선정국

    제17대 대선(12월19일)까지 앞으로 100일. 야당은 이명박 후보를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정했으나 범여권은 후보 선정은커녕 경선 룰조차 정하지 못한 채 혼선을 빚는 이례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범여권의 지리멸렬에 더해 ‘이명박 대세론’을 위협할 만한 제 3후보도 쉽게 떠오르지 않고 있다.9일 이념이 아닌 실용을 들고 나온 이 후보의 일성은 2007년 대선 의제를 설정할 힘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남은 100일이 이대로 갈 것인가. 적지 않은 변수가 숨어 있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범여 단일화·평화이슈 ‘주목’ 상황이 복잡하니, 모든 상황마다 변수가 숨어 있는 모양새다. 정치컨설턴트인 이경헌 폴컴 이사가 “일단 국민들이 알기 쉬운 구도가 돼야 한다.”고 분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본경선과 이후 범여권 주자들의 단일화 여부는 특히 주목할 만한 변수다. 이 이사는 이 후보의 대항마가 ‘친노’인지 ‘비노’인지 결정되는 시점에 가서야 대선 구도가 설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2년 경선과 같은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도, 통합민주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대선의 의제가 확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의 ‘경제대통령’에 맞설 여권의 메시지가 결정될 때, 여론의 의미 있는 판단이 시작돼 수도권·호남·30∼40대로 대변되는 부동층이 줄기 시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평화대통령’ 등이 여권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대통령 vs 평화대통령 구도 갈 수도 통합민주당 후보가 10월15일 확정되더라도 그 다음날 확정되는 민주당 후보, 독자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등과의 단일화 문제가 남는다. 통합 주체들 모두가 시간과 지지율 등 각자 처한 환경이 비우호적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단일화 전망을 밝게 한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나 호남 표심의 예측 불가능성 등은 단일화가 호락호락한 작업이 아님을 시사한다. 통합민주당 경선에서 ‘비노’ 주자가 확정됐을 때 ‘노심’의 향배도 관전 포인트다. 일찌감치 이 후보 중심 체제를 갖춘 한나라당도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다. 안으로는 박근혜 전 대표 끌어안기가, 밖으로는 이 후보 검증 대응 전략이 과제다.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는 “이 후보와 여권 후보의 1대1 구도가 만들어지면 박 전 대표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이 참여정부의 과오를 부각시키며 ‘과거’에 초점을 맞춰 지지표를 결집시키고, 여권이 ‘미래’에 대한 공약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는 구도가 조성돼 한나라당 지지층 결집이 필요해질 때 박 전 대표의 역할이 생긴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충청권 등으로 이 후보가 어느 정도 외연을 확대할지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김 변호사는 지적했다. 정기국회 일정이나 검찰 수사 등도 잠재 변수라는 데 정치권은 동의했다.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BBK 투자사기 의혹 등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문제가 쌓여 있어 어떤 사건이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신정아 동국대 전 교수나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씨를 여권이 비호했다는 의혹도 ‘게이트’로 확대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남북 정상회담 등도 대선판을 흔들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 한반도의 평화 화해 분위기 조성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으로, 실익 없는 종전선언 등의 결과가 나오면 오히려 여권이 ‘역풍’을 맞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한·미정상 회견때 신경전은 통역 탓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난 7일 호주 시드니 한·미정상회담 ‘언론회동’을 놓고 양 정상이 ‘한국전 종전 선언’과 ‘평화조약’에 대해 거북하고 퉁명스러운 대화를 주고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보도의 발단은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 서두 발언에 이어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두 번에 걸쳐 회담의 메시지를 보충 설명해달라고 부시 대통령에게 요청한 장면에서 비롯됐다. 추가 설명 요청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현장에서 한국어로 번역해서 전달하는 미국측 통역의 잘못에서 출발했다. 통역은 부시 대통령의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대폭 축약한데다, 핵심적인 단어들을 제대로 옮기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전면 공개하고, 해체할 경우 우리는 모두가 바라는 평화 구축을 위한 ‘새로운 한반도 안보체제’를 이룩해낼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우리는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에 대해서도 논의·추진키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역은 주요 단어와 내용들을 빼놓은 채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공개·해체할 경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으로만 짧게 번역했다. 한국어 통역을 들은 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 내지 종전선언에 대해 말씀을 빠뜨리신 것 같은데, 우리 국민이 듣고 싶어하니까 명확히 말씀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추가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표현했던 평화조약이라는 구체적 표현을 다시 사용하며 “한국전을 종결시킬 평화조약을 서명하느냐 하지 못하느냐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측 통역은 이번에도 평화조약이라는 개념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를 “평화체제 제안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라는 식으로 번역했다. 노 대통령은 통역 해석을 듣고 웃으면서 다시 “김 위원장이나 한국 국민은 그 다음 얘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재차 보충 설명을 요청했고, 부시 대통령은 “더 이상 어떻게 분명히 말씀드릴지 모르겠다.”며 다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8일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대 북한 적대관계의 공식적 종료를 천명하도록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또 노 대통령이 다음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을 앞두고 부시 대통령과 함께 ‘사진 찍는 자리’를 평화협정의 공개 이슈화 기회로 활용하려 했다고 전했다.dawn@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8) 동물원의 을지훈련 (上)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8) 동물원의 을지훈련 (上)

    어렵게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에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쪽에선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계기’라는 찬사가, 다른 쪽에선 ‘대선용 회담’이란 폄하가 엇갈린다. 이런 때 동물들이 “동물도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란 성명을 내면 어떨까. ‘뜬금없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전쟁과 동물원의 함수관계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전쟁의 상처는 동물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전쟁때 등장하는 동물 살생부 평화로운 동물원 풍경과 어울리진 않지만 동물원도 매년 전쟁 상황에 대비해 을지훈련을 한다. 올해는 다음주 20∼22일 3일간이다. 소집하고 흩어지고…. 늘 그렇지만 분주한 쪽은 사람이고 동물은 ‘멍’하니 쳐다볼 뿐이다. 하지만 훈련 속에 숨어있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마음이 심란해져야 하는 쪽은 오히려 동물들이다. 실제 전쟁이 나면 동물원 식구들은 어떻게 될까. 먼저 정답을 말하자면 매뉴얼에 따라 일부 동물은 죽임을 당하고 일부는 풀어준다. 일종의 ‘전시용 살생부’인 셈이다. 희귀종이라고 해서 또는 예쁘거나 인기가 있다고 해서 살려주는 것은 아니다. 생사는 방사 후 사람에게 해가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 밖으로 풀려나가는 동물은 주로 조류와 초식동물 중에서도 순한 사슴류다. 풀어놔도 해가 될 것 없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종들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맹수는 비록 새끼라고 해도 ‘살(殺)처리’가 원칙이다. 맹수의 개념에는 흔히 생각하는 육식동물 이외에도 초식동물 중 성격이 포악하거나 덩치기 큰 녀석들도 포함된다. 이 때문에 호랑이나 사자, 늑대, 악어 외에도 코끼리, 하마, 코뿔소 등도 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동물원 관계자는 “폭격에 우리가 무너져 맹수들이 밖으로 탈출 할수도 있고, 그렇다고 사육사가 계속 근무하며 먹이를 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어쩔 수 없다.”면서 “다른 국가들도 전시 동물 처리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슬픈 현실이지만 달리 마땅한 대안도 없다. ●새들은 풀려나고 호랑이는 죽고 단계별 대비도 철저히 매뉴얼에 따른다.1단계로 ‘전쟁이 생길 징후’가 보이면 동물원은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우선 유동적인 시장상황을 고려,30일 분 정도의 사료를 비축한다.2단계로 ‘전쟁이 일촉즉발’인 시점에는 동물원이 폐쇄된다. 총 79종인 먹이의 종류도 22종으로 단순화되고 지급되는 먹이량도 평소의 반으로 줄인다. 마지막으로 실제 전쟁이 터지면 앞에서 언급한 방사와 살처분을 동시에 진행한다. 먹이에 약을 타거나 총기를 사용하는데, 이때는 총기사용권이 있는 경찰이 참여한다. 동물원측은 “이런 세부계획은 5·16 군사혁명 이후로 생긴 것”이라면서 “훈련 매뉴얼에 존재하는 내용일 뿐으로 결코 현실화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이달 말이면 남북정상들이 다시 만난다. 전쟁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드는 일은 이 땅의 사람들뿐 아니라 동물원 동물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은

    [2차 남북정상회담]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8∼30일 평양에서 열리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함께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비핵화와 평화체제는 한 수레 두 바퀴다. 같이 굴러가는 것이다.”(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6자회담과 남북관계는 상호 연관을 갖고 서로 병존하는 것”(이재정 통일부 장관) 등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와 남북대화 등을 통한 평화체제의 연관성이 강조돼 왔다. 그러나 비핵화가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는 다소 늦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2단계 논의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켜 비핵화를 앞당기고 실질적인 평화체제 구축의 토대를 만들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비핵화 진전이 없는 평화체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속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남북정상 평화선언 가능성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비핵화 이행은 6자회담 트랙에서, 특히 북·미 관계를 통해 추진할 사항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평화체제는 남북이 먼저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은 평화체제를 위한 기본 요건인 종전선언의 전 단계로 평화선언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종전선언은 6·25전쟁 휴전협정 당사국인 남·북·미·중이 모여 조약적 효력을 갖는 공식 협정을 맺어야 하지만, 그 전에 남·북이 먼저 선언적 성격의 평화선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 평화선언→종전선언→다자 평화협정 등을 통해 평화체제 구축의 토대를 닦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비핵화·평화체제 같이 속도내야 그러나 실질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비핵화 이행 및 군사적 완화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일연구원 박영호 실장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군사·안보적 차원의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동안 미진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런 의제들이 본격적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가 평화체제의 필수 조건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모든 핵 포기’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핵화가 순조롭게 이뤄져야 북·미 관계 정상화도 이에 맞춰 진전을 이룰 수 있고,4자 정상회담에 대해 ‘시기상조론’을 펼치고 있는 미국을 평화협정에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에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갖는다.’고 명시된 만큼,6자회담이 진전되면 당사국간 평화체제 구축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 등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 중 하나인 경제적 지원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에 맞춰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퍼주기식’ 지원이 이뤄진다면 6자회담 과정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이에 따라 평화체제 구축도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군비통제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 등도 평화체제 전환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의제인 만큼 이번에 원칙적으로라도 다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회담이후 시나리오

    [2차 남북정상회담] 회담이후 시나리오

    2차 정상회담까지는 20일밖에 남지 않았다.1차 정상회담이 2개월의 준비기간 끝에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빠른 시일 안에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우선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상회담 추진위원회를 통해 모든 준비를 하게 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준비기획단도 출범시키는 등 진용이 갖춰지면 다음 주 개성에서 남북 차관급 실무접촉을 갖는다. 정상회담 대표단 구성과 규모, 회담 형식과 횟수, 선발대 파견, 의전, 경호 등 회담에 관련된 제반 사항을 논의하게 된다. 2박3일의 회담 기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공식적인 정상회담 외에 비공식적인 만남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수행진들을 물리고 깊숙한 대화를 주고받는 자리도 마련될 것이라는 관칙이 나온다. 1차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정을 참고하면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공식 면담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어 수행한 정당·사회단체, 경제계, 여성계간 접촉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는 급격한 변화의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교착된 남북 문제가 풀리면서 북·미 관계 개선 등 주변국가들과의 관계 개선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먼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9월 초 열리는 6자 회담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북한 핵 폐기의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도 있다. 북핵 불능화 단계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는 화해의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이 점차 가시화되면 한반도 평화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연구원 박영호 기획조정실장은 “2·13합의 이후 종전체제를 평화선언으로 바꾸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이번 2차 정상회담이 이를 이루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문제에 진전이 있다면 남북 군사협력기구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북·미 관계의 개선도 급격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 등 포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재들이 풀릴 가능성도 높다. 라이스 미 국무부장관의 방북이 이뤄지고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종료, 테러 지원국 해제 등의 조치가 뒤따를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4자 정상회담 등을 통한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격이 정치적으로 이뤄진 만큼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해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평화체제와 관련해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평화협정도 이뤄질 수 있다.”면서 “평화체제도 비핵화와 맞춰져야 하는 만큼 정상회담이 한계를 지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광숙 김미경 이세영기자 bori@seoul.co.kr
  • 이화영 의원 “종전선언 빠르면 9월 가시화”

    이화영 의원 “종전선언 빠르면 9월 가시화”

    청와대가 2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발표하지도 않은 8일 오전 9시 국회 기자회견장에 한 사람이 부리나케 달려 나왔다.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이다. 지난 3월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5월엔 김혁규 의원과 북한을 방문했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물밑으로 분주히 움직였던 그다. 이 의원은 회담 협의 과정에서의 북한 태도 변화와 나름의 회담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회담 성사에 도움이 된 결정적 사건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하노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부시 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전선언을 종전선언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고 했다.“여기에 2·13 합의까지 더해져 남북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였다.”는 것이다. 북한을 방문한 뒤 북측 실무급 인사들과 꾸준히 접촉하면서 그는 북측의 입장 변화를 감지했다. 이 의원은 “누차 접촉해 보니 북한의 입장이 훨씬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의 완전한 폐기 등 ‘통 큰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 의원은 8월 말로 예정된 정상회담은 사실 6월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2개월간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8월에야 성사됐다는 얘기도 전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더 나아가 오는 9월 4개국 정상회담이 열려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빠르면 9월 호주 APEC 회의에서 가시화될 수 있다.”면서 “중간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방북을 통해 북·미 간에 조율할 수 있을 것이고 4개국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에도 4개국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면서 “내년 5월 영구적 평화체제라 할 4자회담 당사국간의 평화협정 체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상회담 협의 과정에서 김만복 국정원장과 의견 교환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견제도 좀 받고 그랬다.”며 말을 아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수뇌 만나자”→“평양 가겠다”

    [2차 남북정상회담] “수뇌 만나자”→“평양 가겠다”

    정부가 8일 밝힌 2차 남북정상회담의 추진시점은 7월 초다.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에 묶여 있던 북한자금의 송금이 재개되면서 3개월 넘게 공전하던 2·13 북핵합의 이행이 급물살을 타던 시점이다. 부산 출신으로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던 김만복 국정원장에게 김양건 북측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북측 수뇌부의 의사를 타진하라는 임무가 떨어진다. 국정원과 북측 통전부의 비선라인을 통해 고위급 접촉 제안서가 전달되고 7월29일 김 원장의 비공개 방북을 요청하는 북측의 답신이 날아온다. 하지만 사전 실무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에 대한 북측의 우호적 반응을 확인한 뒤 정부가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실제 6자회담과 남북관계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청와대 안보실을 중심으로 꾸준히 개진돼 왔다.5월 초 안보실 주관 비공개 회의에서는 8·15를 전후해 정부가 종전선언을 선도적으로 제안한 뒤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문제는 BDA 사태로 비핵화 진전이 가로막혀 있던 6월 말까지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어려웠다는 것. 이 점에서 ‘7월 초 추진설’이 설득력이 커 보인다. 물론 7월 이전 잇따라 방북한 여권 인사들을 통해 정상간 만남에 대한 남측 수뇌부의 의지가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일 평양에 간 김 원장은 김양건 부장으로부터 “현 시기가 수뇌상봉의 가장 적합한 시기”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을 듣는다. 이 자리에서 김 부장이 이른 시일 안에 재방북, 노무현 대통령의 동의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문제는 회담일정과 장소에 대한 합의가 어느 시점에 이뤄졌느냐는 것. 일단 북측이 김 원장의 재방북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구상하는 일정·장소에 대한 동의를 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우리측이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던 시점에 이미 회담장소와 일정을 북측에 일임했을 수도 있다. 이후 회담추진 합의문 작성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3일 서울로 돌아온 김 원장은 대통령으로부터 ‘북측 제의를 수락한다.’는 친서를 받아들고 이튿날 평양을 다시 찾는다. 곧바로 친서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되고 남북은 5일 합의서에 서명한다. 최초 접촉제안이 전달된 뒤 불과 1개월 만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평화협정등 성과도출이 ‘관건’

    [2차 남북정상회담] 평화협정등 성과도출이 ‘관건’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은 남북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남북이 한반도 상황을 창의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남측의 대담한 대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맞물린다. 회담 내용과 결과에 따라서는 2·13 합의에 따른 초기 이행 조치를 비롯해 순항 기류를 타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의 신뢰 구축에 결정적인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언적이고 형식적인 회담에 그친다면 남북 내부의 역풍을 맞는 것은 물론 남북이 북·미 관계에 끌려가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의 두 당사자인 남북 정상이 평화협정 체결을 비롯해 실질적인 진일보를 이뤄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 의제는 2차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이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남북 모두 구체적인 의제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평화선언’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의제는 향후 협의에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초적인 의제 조율작업 없이 정상회담이 성사됐을 것으로 보긴 힘들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이 2000년 1차 회담의 답방 형식이 아니라 남측의 선(先)제안으로 성사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측이 내놓을 보따리가 많다는 의미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 당시 ‘행동 대 행동’원칙의 ‘당근’으로 제시됐다가 북핵 문제로 잠복한 포괄지원 카드가 거론된다. 에너지 지원을 비롯한 경제협력 증진, 당사국간 관계정상화 등이 포함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남측이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뜻을 북측에 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남측이 남북 국방장관회담의 정례화를 제의하고, 이 회담을 통해 NLL 문제 등을 풀어 나갈 수 있다는 의사를 건넸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측은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 천명하고 핵 불능화 등 진전된 태도를 남측에 약속했을 수 있다. 정상회담 직후인 9월초 6자 수석대표회담 일정을 감안하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불능화 합의’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2. 북한은 왜 응했나 선군(先軍)체제로 내부 안정을 꾀해 온 북측은 왜 남북 정상회담을 수용 했을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 수용 이유를 ‘남북과 주변의 분위기 성숙’에 두었다고 김만복 국정원장은 이날 전했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결심을 갖고 있었으나 한반도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역으로 북측이 6자회담 등 한반도 상황의 급진전에 대비, 나름대로 발언권과 지분의 강화를 원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국정원 산하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은 “6자의 틀 속에서 지분을 갖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를 회복하고 남측을 지렛대로 삼아 6자회담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선(先) 민족공조-후(後) 6자테이블’이라는 시나리오다. 종전(終戰)선언에 관심을 가진 북측이 남북 관계 진전을 대미(對美) 압박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남북정상의 평화선언을 4자 외무장관 등이 참여한 종전선언 논의의 징검다리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국방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상황에서 북측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면 미국이 북측과의 관계에도 부담과 책임을 갖고 응하지 않을까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3. 왜 평양인가 김 국방위원장은 1차 회담에서 ‘답방’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2차 회담 성사 과정은 평양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답방 없이 ‘또 평양 방문’으로 결론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남측이 정상회담 성사 자체에 매달리다 보니 장소 문제를 북측에 맡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북측이 평양을 제의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잘 모시기 위해서는 평양이 가장 품위있는 장소가 되겠다고 제의해 와서 노 대통령이 평양을 가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언제 어디서든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정부의 방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서 “장소 문제에 구애받지 말아 달라.”고 설명했다. 2차 회담은 서울이든, 제주든 남쪽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대가 있어 왔다. 이마저 어렵다면 김 국방위원장의 육로를 통한 개성 회담이 ‘대안’으로 거론됐을 법하다. 정부측은 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때문에 남북 모두 공개하기 어려운 중대한 이유가 있지 않으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이 정상회담 장소와 연관됐을 가능성이나 경호상의 문제가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4. 뒷거래 있었나 ‘대선용 북풍(北風)’ 시나리오라는 일부 비판을 무릅쓰고 회담을 전격 추진한 것은 정부에게는 부담이다. 벌써부터 한나라당은 ‘뒷거래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남북이 정치적·경제적 필요에 의해 물밑으로 뒷거래를 했다는 주장이다.1차 정상회담 당시 우리 정부가 5억달러 상당의 현금과 현물을 이면 지원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대폭적인 지원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정보통인 정형근 최고위원은 “6·15 공동선언이 돈 뒷거래로 이뤄졌다면 이번 선언은 정치적 뒷거래로 합의된 의혹이 짙다.”면서 “핵 폐기를 위한 정상회담이면 몰라도 정치적 거래에 의해 의제가 선정된다면 정부·여당에 오히려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전적 뒷거래 여부에 대해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면서 “1차 정상회담과 북한의 대남관계 행태 등을 볼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갑 의원도 “임기가 다 돼가는 상황에서, 더욱이 의제도 설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명백한 대선용”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북이 ‘교류를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한마디로 ‘엄청난 퍼주기’를 약속한 것을 의미한다.”며 대북지원에 관한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만복 국정원장은 “회담 추진 과정에서 공개·비공개 채널이 모두 활용됐지만, 내적으로는 아주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부인했다. 5. 임기말 실효성 있나 남북정상회담 카드는 개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후반 3대 승부수로 꼽혀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나 우리의 국제 신인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임기를 6개월 앞둔 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은 ‘양날의 칼’로 보인다. 평화선언이나 군사적 조치 등의 지속적인 진전을 이루기에는 임기말 참여정부의 동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선언과 상징성의 위력은 있겠지만, 당장 실질적인 성과의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자회담이나 북측의 내부 상황이 우리 정부가 관리하기에는 지나치게 가변적이라는 점도 임기말 노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북·미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나 국방부 내에서 두 차례에 걸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결렬된 뒤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에 소외감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회성 성과보다는 다음 정부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남북정상회담의 제도화·정례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노 대통령의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 발언은 임기말 한계를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박찬구 이세영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북핵 불능화 시간표 빨리 도출해야

    어제 끝난 베이징 6자회담에서 북핵 불능화 시한이 합의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그러나 회담 분위기가 시종일관 우호적이었고, 특히 북·미간 적대감정이 많이 누그러졌다.8월의 연쇄 실무회의와 9월초 다시 열리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불능화 시간표가 도출되고, 그에 상응하는 대북지원 조치들이 확정되기를 바란다.6자 외교장관회담을 갖기로 의견을 모은 점도 평가할 만하다.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회담 초반 5∼6개월 안에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 시설을 불능화할 의사를 밝힘으로써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그럼에도 회담을 결산하는 언론발표문 내용은 그에 못 미쳤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수석대표는 “실무적인 문제가 결정되지 않았고, 연내 불능화를 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발표문에 구체적인 시간표가 명시되지 않은 이유는 아직도 북한이 핵 불능화와 반대 급부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에 따라 다음달 중 비핵화, 에너지·경제지원, 동북아평화안보체제, 북·미 및 북·일 관계정상화 등 5개 실무그룹회의가 모두 열린다. 이들 실무회의를 통해 신고핵물질 대상과 검증절차,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함께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처리방식까지 견해차를 좁혀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핵불능화의 상응조치로 단발성 중유제공을 넘어 경수로 지원재개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신포 경수로를 재활용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함으로써 북·미, 북·일 수교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9월초 6자회담에서 불능화 이행로드맵이 마련되고, 이어 6자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종전선언,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면 한반도 평화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북한이 더 유연해지길 촉구하며, 다른 5개국의 대북 설득 노력 역시 강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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