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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등 5회 로또명당

    ‘행운을 주는 사람들’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충남 홍성군의 복권방 ‘천하명당’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5번째 로또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지금까지 당첨금이 228억여원에 이른다. ●전국 최다 당첨 이 복권방은 지난주 132회 로또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된 4명 가운데 1명(29억 2047만원)을 배출했다. 전국 1만개 로또판매점 가운데 처음으로 5번째 당첨자가 나온 것이다.2002년 말 로또판매가 시작됐으니 반년마다 1등이 나온 셈이다. ‘로또명당’으로 소문이 나자 복권을 사려는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줄을 잇고 있다. 안면도 등 인근 관광지를 구경하러온 단체관광객들이 꼭 들러가는 필수코스가 됐을 정도다. 장항선 열차 운전사들도 연착을 틈타 잠깐 택시를 타고 들르고, 간간히 스님도 승복차림으로 찾는다고 가게주인 박성민(58)씨는 전했다. 박씨에게 돈을 부친 뒤 등기로 복권을 보내달라고 했었던 사람만도 3000여명. 첫 1등 당첨자는 수동이었으며 두번째부터 자동에서 나오다 이번에 다시 수동에서 1등이 나왔다. 이 곳에서 매주 팔리는 로또 매출액은 6000만원에서 최고 8000만원. 박씨는 “홍성에 11개의 로또판매점이 있지만 판매액은 우리의 6∼7분의1밖에 안될 것”이라며 “건물 주인이 가끔 올려달라는 월세도 군말없이 팍팍 올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채현병 홍성군수는 지난달 6일 박씨에게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홍성을 알렸다.’며 감사패를 줬다. ●물관련 사고 나면 당첨자 나와 박씨는 “물과 관련된 사고가 나면 꼭 당첨자가 나왔다.”고 귀띔했다. 첫 당첨자가 나온 주중에 하수도 고장이 나더니 당첨자가 나올 때마다 멀쩡했던 수도가 고장나는 등 물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주 목요일에도 보일러 연료탱크가 터졌었다. 이런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바닥에 뿌리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종이박스로 된 돈통에 사인펜으로 ‘당첨’이라고 쓰는 등 행운을 바라는 별의별 행동이 다 벌어지고 있다고 박씨는 전했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롯데복지재단 장애우 물품 지원

    롯데복지재단(이사장 노신영)은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인강원’ 등 장애인 자활시설 3곳과 남북한 장애인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 모두 1억 5000만원 상당의 대형 세탁기계, 종이박스 접합기 등 생산 기자재와 휠체어 등을 지원했다.
  • [길섶에서] 따뜻한 라면/김경홍 논설위원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모임에서 한잔 걸치고 집에 가려고 보니 벌써 새벽 1시가 됐다. 지하철은 이미 끊어졌고, 별수 없어 지하도를 건너 택시를 타기로 했다. 지하도 입구에 들어서려는데 텅빈 거리로부터 승합차량 한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멎는다. 파카 차림의 청장년 여러 명이 차에서 내려 부리나케 지하도로 뛰어내려 간다. 뭔 일이 났나? 서둘러 따라가 본다. 지하도의 기둥 사이와 양쪽 벽면에는 종이박스로 겨우 바람만 막아놓은 노숙자들의 잠자리가 늘어서 있다. 더러는 종이박스 속에서 기척이 없고, 더러는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는 모습도 보인다. 승합차로 온 사람들이 일일이 노숙인들을 살펴보고, 자는 사람까지 깨워서는 “따뜻한 라면을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새벽에 지하도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복지관련 공무원이면 어떻고, 자원봉사자라면 어떤가.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인가. 또 영하의 날씨에, 차가운 돌바닥에서 따뜻한 라면은 이들 노숙인들의 삶에는 어떤 의미일까. 짧은 시간 지켜보다 보니 고마움과 측은함, 무력감이 동시에 밀려온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경찰 범죄심리분석팀 운영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범죄현장과 주변정황을 듣고 범인의 성격과 인상착의까지 정확하게 짚어냈던 렉터 교수의 ‘범죄 심리수사’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사회가 다양하고 복잡해진 데다 외국 영화,인터넷물의 범람 속에 엽기·이상 범죄가 증가한다고 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7월부터 본청과 각 지방청에 범죄분석팀을 설치,운영키로 했다.범죄분석팀은 범죄의 유형과 범인의 심리상태,범행현장 등에 대한 조사와 자료 분석을 통해 향후 수사정보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2년 10월 22일 오후 7시40분.경기 군포시 주택가에 주차된 차량에 종이박스를 모아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다.방화는 다른 차량과 창고,빈 건물 등을 대상으로 14차례나 이어졌다.이렇다 할 물증도,피해대상의 공통점도 나오지 않았다.수개월 동안 계속된 방화사건은 범행장소 주변에서 잠복근무하던 경찰이 40대 용의자를 검거하면서 일단락됐다.그러나 만일 경찰이 초기부터 범죄심리학적으로 접근했다면 사건해결이 빨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쇄방화범이 ▲우발적인 최초 범행장소에서 800m 반경 내에 거주하고 ▲범행 당시 실직했거나 직장을 자주 옮겼을 가능성이 많고 ▲주변지형에 익숙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경찰에 검거된 용의자도 이 같은 특징을 갖고 있었다.첫 범행장소 주변의 고시원에서 살고 있던 A씨는 동생의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방화 6개월 전인 2002년 4월 18년간 근무해 왔던 교도관 생활을 마감했다.또 부인과 이혼한 상태로 공사장을 전전하고 있었으며,실직과 이혼 등으로 생긴 우울증으로 항우울증 치료제를 복용 중이었다. 국내 범죄심리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범죄분석팀은 이처럼 범죄의 유형과 범인의 심리상태,성장배경,범죄전후 행적 등을 분석,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한다. 경찰이 사용할 방법은 ‘크리미널 프로파일링’(Criminal Profiling·범인상 추정)으로,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실용화되고 있다.프로파일링이란 범죄학 용어로 ‘범죄자의 심리학적,행동적인 성격을 묘사하는 것’을 뜻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정대철대표 내주초 소환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다음주 초쯤 민주당 정대철 대표를 소환,굿모닝시티 윤창렬 회장으로부터 1억 7000만원의 공식 후원금 외에 추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윤 회장으로부터 지난해 3월 굿모닝시티 사업지역인 서울 중구를 지역구로 둔 정 대표의 집을 찾아가 2억원이 든 종이박스를 두차례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검찰은 정 대표가 공식후원금 외에 받은 돈이 굿모닝시티 분양 과정에서의 편의 제공 대가 등으로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당시 굿모닝시티가 서울시에 낸 건축심의 신청이 사업부지 내 건물 철거문제 등으로 인해 반려되는 등 어려움을 겪자 정 대표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검찰은 윤 회장이 정 대표를 통해 소개받은 정치인 1∼2명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도 포착,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정 대표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대선 때 변호사를 대동해 들고온 2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것이 와전된 것 같다.”며 추가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했다.한편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는 10일 굿모닝시티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동생인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을 통해 국민은행 대출을 받으려 한 물증이라며 굿모닝시티 내부자료를 공개했다.협의회는 “굿모닝시티 내부 컴퓨터에서 ‘A프로젝트’로 명명된 자금조달 계획서를 확보했다.”면서 “계획서에는 김대현씨와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인맥을 가동해 국민은행 대출을 받으려 한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9월28일 작성된 계획안에 따르면 굿모닝시티는 광범위한 자금확보 전략차원에서 ‘김정태-김대현’ 인맥 라인을 통해 국민은행 대출 등 광범위하게 자금을 확보키로 하고 실제 이 계획안을 비밀리에 진행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김 이사장측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강충식 안동환기자 chungsik@
  • 물류대란 확산 - 반월공단 르포 / 웃돈 주고 운송… 바이어 독촉 진땀 “정부 뭐하나”

    화물연대의 파업 여파가 수도권을 강타한 14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시동 반월공단내 가죽원단 생산 업체인 S사.건물 옆에 있는 60여평 크기의 창고에는 책상크기 만한 종이박스 200여개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박스에는 지난10일까지 배에 실어 중국에 보냈어야 할 가죽 원단 2억원어치가 들어있다.부산항이 마비되면서 컨테이너 차량을 확보할 수 없어 지금까지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회사측은 물건이 오지 않는다며 길길이 뛰는 바이어를 간신히 설득,오는 20일까지 보내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40만원의 웃돈을 주고서야 겨우 컨테이너 차량을 구할 수 있었다.부산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선적도 인천항에서 하기로 했다. 중국건은 겨우 해결했지만 홍콩 등지로부터 주문이 밀려 있어 앞으로 어떻게 제품을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 더 큰 문제는 중국에서 들여온 2억 2000만원 어치의 가죽 원자재가 부산항 컨테이너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것.이 회사 총무과 서모(38)차장은 “기일을 맞추지 못할 경우 바이어가 손실 보상을 요구할 것이 뻔해걱정”이라며 “부산항 사태가 다음주를 넘길 경우 원자재 부족으로 조업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같은 공단 내에 있는 환풍기 제조업체 K사도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하려던 4억원 어치의 환풍기를 부산까지 보내지 못해 4일동안이나 공장 야적장에 쌓아둬야 했다.13일까지도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사방팔방으로 화물차를 구하러 나선 끝에 14일 오전에야 겨우 물건을 내보냈다.삼보컴퓨터,동양매직 등 사정이 나은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화물차를 확보,경인ICD에 묶여 있는 수입물품을 공장으로 싣고 오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지금까지 알려진 화물연대 파업으로 피해를 입은 반월·시화공단내 업체는 10여개로 직접 손실액만 20억원에 달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 김효곤씨는 “물류사태가 다음주까지 이어질 경우 공단내 영세기업들이 수출은커녕 원자재도 조달하지 못해 조업중단 등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
  • “남자앞서만 착한척”여자친구 폭행치사, 10대 2명 구속

    서울 용산경찰서는 17일 신인 남성5인조 가수 팬클럽 회원으로 만난 여고생 홍모(16)양을 때려 숨지게 한 안모(16)군과 황모(16)군을 폭행치사 혐의로구속했다. 또 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살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여자친구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안군 등은 지난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자취집에서 “남자 앞에서는 착한 척하고 여자친구들에게는 거짓말만 한다.”며 홍양을 주먹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홍양이 숨진 뒤에도 옆방에서 태연하게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15일 오전 시신이 부패하며 냄새가 나자 종이박스에 시신을 넣어 김치냉장고에 넣어둔 것으로 밝혀졌다. 박지연기자 anne02@
  • 외국인력제도 개선안 / 불법체류 막고 합법취업 보호

    정부가 17일 발표한 ‘외국인력제도 개선방안’은 외국인력의 불법체류 및 취업문제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것이다.이에 따라 정부는 합법적인 고용은 허용하되 불법취업은 엄하게 다스리는 것을 원칙으로 대책을 마련했다.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보호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특히 지금까지 취업이 금지돼온 서비스분야를 외국동포에게 공식적으로 개방한 것은 획기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정부 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이들을 잡음 없이 출국시키는 조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 불법 체류자 처리방안 = 정부는 불법체류 기간 내에 신고한 25만 6000명 등외국인 불법체류자 27만 6000여명(추정치·미신고자 포함)은 원칙적으로 내년 3월 말까지 전원 출국시킬 방침이다.이 가운데 미신고 불법체류자와 유흥업소 종사자가 우선 출국대상이다. 나머지는 제조업 등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단계적으로 출국시킬 방침이다.지난 4월25일 자진신고를 받은 이후 모두 8079명이 자진 출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 외국인력 운영 규모 = 현재 국내에 취업하고 있는 산업연수 정원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12만 6750명에서 14만 5500명으로 늘어난다. 중소제조업의 경우 외국인력 총정원은 불법체류자를 흡수한 13만명 내외로 유지한다.이는 중소업체에 산업연수생으로 정상 체류하는 외국인력 3만 2000명,불법체류 신고자는 8만 9000명,현재 수속 중인 외국인력 7000명을 감안한 규모다.현재 운용하고 있는 정상취업인력에 비하면 3배 가량 많다. 서비스업의 경우 외국인 산업인력정책 심위위원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다.불법체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서비스업에 취업 중인 불법체류자는 5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 운영 방안 = 산업연수생 선발 비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송출기관의 연수생 선발권이 크게 제한된다.이를 위해 송출기관으로부터 일정 배수를 접수,국내관리기관에서 컴퓨터 추첨으로 선발할 방침이다.또 연수생들의 불법이탈을막기 위해 ‘인력 모집-입국-연수-출국’에 대한 모든 과정에 송출국가 및기관의 책임을 강화했다.특정 국가 산업연수생이 이탈할 경우 이탈 인원에 비례해 쿼터를 축소하고,이탈자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할 때에는 송출국가 취소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게 된다. ◆ 문제점 = 정부의 의지대로 외국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불법체류자에 대한 실태파악과 이들에 대한 출국조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산업연수생 또는 고국방문 이외에 밀입국한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는 정확한 규모도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3월 말까지 모든 불법체류자를 출국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형사처벌 조치와 함께 불법 체류자 고용주 및 이를 알선한 중개자에 대해서도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력이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나가겠다.”면서 “불법체류자에 대한 불법취업이 계속되는 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고용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외국인력 현황 - 불법체류 26만명 체임·인권침해 시달려, 정부 대책위 구성…피해자 구제 나서기로 외국인 불법체류 근로자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외국인력의 불법취업 현황과 인권침해사례,정부대책 등을 살펴본다. ◆ 불법 체류 및 취업 현황 = 정부는 국내에 취업중인 외국인력은 모두 33만 7000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이 가운데 합법 체류자는 7만 952명이고,불법체류자는 전체의 78.9%인 26만 6000명이나 된다.불법체류자 가운데 자진신고자는 25만 5978명으로 집계됐다.불법체류를 하면서 취업을 하고 있는 외국인력의 경우 대부분이 연수업체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영세제조업체에 불법으로 취업하고 있어 인권문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인권 침해 사례 = 체불임금과 구타문제가 가장 심각하다.지난해 12월 여행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자’가 된 이란인 모하메티 알리(25)는 안양의 종이박스 공장에서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 일을 했지만 체불임금 120만원을 받지못한 채 쫓겨났다.지난 1월에는 75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서울의 플라스틱 제품공장에 다시 취업했지만 한국 동료들은 이름대신 ‘병신’이라고 그를 불렀다.공장장은 불량품이 나올 때마다 알리의 뺨을 후려쳤다. 월드컵 4강 경기가 열렸던 지난 6월29일.안산 시화공단 화학공장에서 일하던 방글라데시인 자한길(34)은 팔을 다쳐 치료비를 요구하다 심하게 얻어 맞았다.기분좋은 날 돈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이 이유였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한 곳에 접수되는 임금체불 및 구타 피해는 평일 30여건,주말 150여건에 이른다.노동부는 지난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1904명이 22억 300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그러나 이는‘빙산의 일각’이라는게 인권운동가들의 이야기다. ◆ 정부대책 =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법무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외국인 근로자 인권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임금체불·산업재해 등에 신속한 구제가 이뤄지도록 지방노동관서에 외국인 근로자 전담 상담 창구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또 외국근로자의 인권을 침해한 기업에대해서는 외국인고용을 금지하고,고용주에 대한 형사처벌과 함께 각종 정책자금,신용보증,산업연수생 배정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이창구 유영규기자 window2@ ■조선족 취업허용 분야·자격 - 식당·청소관련업 등으로 제한, 40세이상 F1사증 받아야 가능 앞으로 조선족에게는 서비스업종에 한해 취업이 허용된다. 이는 상당수 외국인이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내국인만으로는 필요한 인력을 구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정부가 내놓은 ‘절충안’이다.특히 중국국적 동포의 경우 식당 등 서비스 분야에서 수만명이 취업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고 서비스분야의 특성상 언어소통이 필수적인 것을 고려,우리말을아는 조선족들에게 서비스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했다. ◆ 취업허용분야 = 음식점종업원·간병인·환경미화원 등 음식점업,사업지원 서비스업,사회복지사업,청소관련 서비스업 등으로 제한했다.유흥관련업에는 취업이 전면 금지된다. 구체적인 업종 및 직종은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인 ‘외국인산업인력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할방침이다. ◆ 취업허용기간 및 자격 = 1년간 취업을 허용하되 1년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취업대상자는 국내에 8촌 이내의 혈족 또는 4촌 이내의 인척이 있거나 대한민국 호적에 등재되어 있는 자 및 그의 직계존비속으로 40세 이상인 외국국적 동포다.이외에 40세 이상이며 독립유공자의 직계혈족,외국동포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자,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해 이탈하지 않고 귀국한 자 등도 가능하다.그러나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조선족은 해당이 안된다.정부는 내년3월까지 불법체류자 전원을 출국시킨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고용주의 경우 산재보험 및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신청일 이전 6개월동안 임금체불,근로계약위반 등 근로기준법 위반사실이 있는 사업주는 외국인을 고용할 수 없다.또 신청일 기준 2년 이내 불법고용으로 처벌받았거나 1년 이내에 출입국관리법상 고용주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외국인 고용이 금지된다. ◆ 서비스업 취업절차 = 먼저 고국방문 등의 목적으로 입국을 희망해 법무부로부터 방문동거 체류자격(F1)의 사증을 발급받아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 구체적인 취업조건을 담은 취업신청서를 제출,구직자 명단에 등록한다.그러면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는 등록된 구직신청자 중에서 조건에 맞는 신청자를 선정해 고용주에게 추천한다.고용주는 추천받은 자 중에서 적격자를 선발,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한다.취업희망자는 표준근로계약서를 첨부해 법무부에 체류자격의 활동(취업)허가 신청을 낸다. ◆ 취업자관리 = 체류기간 종료 후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 고용주에게 귀국보증금을 예치하고 증서를 예탁하도록 의무화했다.또 취업한 동포들의 사업장 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다만 임금체불 등 계속 근무할 수 없는 경우 고용안정센터를 통해 사업장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장기체류를 방지하기 위해 가족동반은 금지했다. 최광숙기자 bori@
  • 광주시장후보 ‘금품제공’ 수사

    이정일(李廷一·56·전 광주시 서구청장)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가 당내 경선을 앞둔 지난 3월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선거인단의 도움을 요청하며 거액의 금품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지검은 26일 “민주당 김태홍(金泰弘·광주북 을) 의원이 지난 24일 오후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후보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으나 돌려줬다.’는 이 지역주간지의 보도에 따라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8일쯤 김 의원을 불러 발언경위와 진위 여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또 당시 저녁식사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도 참고인으로 불러 당시 정황과 진술내용 등을듣기로 했다.김 의원은 이날 광주시 북구청장 재직 당시의 출입기자 5명과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이 후보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 후보가 현금 5000만원을 종이박스에 싸 지구당 사무실에 보내 왔으나 나중에 문제가될 것 같아 돌려줬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당시 술에 취해 그런 말을 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문제의 발언을 부인했다. 이 후보측은 이에 대해 “소설 같은 얘기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cbchoi@
  • 말로만 환경월드컵?

    환경월드컵추진위원회(위원장 金承珪)가 상암동 서울월드컵축구경기장 개장을 맞아 광주대 김항집 교수 등 전문가그룹과 박양규 녹색연합간사 등 모니터 요원들을 중심으로 지난달 9∼25일 경기장 시설·운영,쓰레기,대기질 및 교통량 등에 대한 환경모니터링을 실시했다고 6일 밝혔다. 모니터링 결과 환경월드컵을 위해 경기장내에서 담배와술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VIP실과 식당에서는 여전히 팔았고 식당 이용자들이 이용한 1회용 도시락과 음식쓰레기가 다량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이박스와 포장재가 매점 주변에 방치돼 쓰레기 투기장소로 이용됐으며 매점에서 남발된 비닐봉투는 매점 운영의 취지를 퇴색시켰다고 평가했다. 또한 경기장은 물론 주변 화장실 부족으로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가 하면 지하철역으로 가야 하는 불편을겪었다. 이와 함께 지붕과 연결된 일부 구조물에서 누수현상이 발생,점검과 방수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지붕을 지지하고있는 구조철선의 연결부분이 요철형태로 노출돼 혼잡발생시 안전사고의 위험도 우려됐다. 특히 합정역 등 지하철구간의 운행간격이 조정되지 않아큰 혼잡을 빚었으며 권장됐던 우회교통 노선과 보행구간이 불편했던 점 등도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또 대기질은 5·6월에 비해 개선됐으나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행사차량들의 배출가스 억제를 위해 엔진 공회전 금지가 시행돼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용규기자 ykchoi@
  • “겨울옷 벌써 벗을때 됐나”

    폭설과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봄을 알리는 입춘은벌써 보름전에 지났다. 두툼한 겨울옷을 장롱에 넣어 보관할시점이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겨울 옷은 모피나 가죽,모직 등 천연소재가 대부분이다.잘못 보관하다가는 옷자체가 상할 수 있으므로 보관에 주의를기울여야 한다.전문가의 도움으로 소재별 손질방법을 알아본다. [가죽·무스탕·스웨이드] 가죽은 목둘레와 소매,호주머니등에 때가 끼었을 때 부드러운 헝겊에 가죽 전용 클리너를묻혀 닦아낸다.무스탕이나 스웨이드 류의 때는 고무 지우개로 지워보고,그래도 때가 지지 않으면 나일론 솔이나 스웨이드용 페이퍼로 문지른다.옷걸이에 걸어 종이나 천을 씌워 보관한다. [모피] 통기성이 좋은 실크 블라우스나 스카프,광목,면 등으로 덮어둔다.제습제를 넣으면 수분이 없어져 모피가 뻣뻣해질 수 있다.또 모피 아랫단이 옷장바닥에 닿으면 손상되므로긴 옷장에 넣어두어야 한다. [모직코트와 정장]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보관시 1∼2시간 통풍시킨 뒤 옷걸이에 걸어 천이나 종이커버를 씌운다.모직코트는 뒤집어 옷걸이에 걸어둔다. [실크] 다른 소재보다 습기에 약하고 얼룩이 생기면 잘 지워지지 않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드라이클리닝 뒤 단추를 채워옷걸이에 걸어둔다.개어서 보관할 때는 빳빳한 종이나 신문지를 사이에 끼워야 옷모양이 유지된다.방충제와 방습제를꼭 넣어둔다. [스웨터] 처음 한 번은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다음부터는 물세탁한다.세탁전 테이프로 먼저 보푸라기를 제거한다.울전용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3∼5분 정도 담갔다가 가볍게 눌러빨아 두세번 헹군다. 옷모양을 반듯하게 잡아 세탁망이나 보자기에 넣어 약 15초간 탈수한다. 옷형태를 잡은 다음 수건위나 평평한 바구니에 널어 말린다. 개어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옷걸이에 걸 때는 팔부분을 포함해 니트를 반으로 접어 옷걸이에 걸쳐 놓는다.앙고라스웨터는 얇은 종이에 싸둔다. [오리털] 처음에만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두번째부터는 물빨래해야 때가 잘 빠진다.30℃ 정도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풀고 점퍼를 넣어 가볍게 주물러 빤다. 세탁 후에는 짜지 말고 바구니에 펼쳐 그늘에서 말린다.거의 다말랐을 때 손이나막대기로 두들겨 뭉친 털을 풀어준다. 보관시 상자나 큰 종이 봉투에 넣어둔다. [파시미나] 마찰에 약하고 정전기만으로도 섬유가 상할 수있으므로 다른 옷들과 함께 보관하면 안된다.실크 주머니에넣어두는 것이 좋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 종이박스에 보관한다.사이사이에 습자지 한장씩을 끼워둔다. 이밖에 방축·방수가공을 한 옷은 클리닝을 하면 코팅이 벗겨지고 색이 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그리고 스커트를 옷걸이에 걸어둘 때는 집게부분에 천조각을 끼워주면 자국이 나지 않는다. 얼룩빼기와 세탁법 등을 좀더 자세히 알려면 애경 홈페이지(www.aekyung.co.kr/enu/enu_f_jubu.html)와 옥시 홈페이지(www.oxy.co.kr/infopia/info_set.html),LG생활건강홈페이지(www.lgcare.com/smart/life/cgi/list.cgi?docid=4)를 찾아가면 된다. (도움말 애경 양성진 차장,베스띠벨리 정소영 실장,한국암웨이 명혜경 차장)강선임기자 sunnyk@
  • 꽁꽁 언 서울 난곡·철원 르포

    *난곡. “빙판길이 무섭고 다리도 후들거려 사람이 그리우면 문만 빠끔히열어 내다 보지” 좁고 가파른 골목길이 실타래처럼 얽힌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인 관악구 신림7동 100번지 난곡 일대.15일 낮 손바닥만한 햇살이 비치는양지쪽에 꼬마들이 쪼그리고 앉아 볕을 쬐고 있었다.그러나 해가 떨어지면 인적마저 드문 유령의 마을로 변한다.이곳 주민들에게는 이번겨울은 유난히 고통스럽다. 전체 1,100여가구 중 홀로 사는 노인이 170여세대나 된다.지난해 11월 오토바이에 치여 거동이 불편한 정복례 할머니(80)는 하루종일 컴컴한 쪽방에서 추위를 견딘다.지난해 12월 초 동사무소에서 배급받은연탄 200장 중 100여장이 남아 있으나 올초 폭설과 함께 빙판길이 되면서 연탄사용량을 하루 3장에서 2장으로 줄였다.정할머니의 통장에남은 돈은 1,100원. 동사무소에서 매달 지급하는 생계지원금을 찾으려면 언덕길 아래편버스 종점에 있는 은행에 가야 하나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돌아앉기에도 비좁은 부엌 한편에는 정할머니가 지난해 수집한 종이박스와 소주병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반장 송복순씨(45·여)는 “여기 사는 노인들은 대부분 버림받거나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분들이라 불안한 마음에 자주 찾게 된다”고말했다. 이웃에 사는 박원태 할머니(82)도 “병밖에 남은 게 없다”면서 하얀 입김이 서리는 냉방에 누워 있었다.연탄 60장과 쌀 10㎏이 겨울나기의 전부다.독거노인,소년소녀가장 등 생활보호대상자가 전체 주민의 절반인 이곳의 겨울해는 유난히도 짧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철원. 수은주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영하 27.8도까지 내려간 15일 강원도철원군이 꽁꽁 얼어 붙었다. 코끝이 쩍쩍 붙고 살갗이 아려 외딴 마을뿐 아니라 중심지인 갈말읍·동송읍·김화읍·철원읍 시가지에도 차량들만 오갈 뿐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의 인적마저 뚝 끊겼다. 한낮이 되어서야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한 상가들도 개점휴업 상태.주류·음료 도매상에는 얼어 깨진 술병과 음료수병들을 확인하느라상인들이 바쁜 손길을 놀렸다.사이다병은 뚜껑을 밀고 올라온 얼음이병에 초를 꽂아 놓은 듯 솟아 있었다.얼어 붙은 상수도도 예년 한겨울 동안 30건 안팎에 머물던 것이 15일 하루 동안 60건에 달했고 도로 이곳저곳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유나 LPG차량들이 보닛을 벌린 채 서 있었다. 개울물을 식수로 사용해 오던 근남면 마현리 산골마을 주민들은 개울이 모두 얼어 500∼600m 떨어진 큰 개울을 찾아 얼음을 깨고 식수를 길어 먹고 있었다. 근남면 이순녀(李順女·43·여)씨는 “30년이 넘게 살아오면서 개울이 얼어붙은 것은 처음”이라며 불편을 하소연했다. 이번 추위는 지난 87년 철원군에 기상대가 들어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겨울철만 되면 하루 300∼400마리씩 모습을 보이던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와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도 이번 추위를 피해 비무장지대안으로 날아든 뒤 아예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철원 조한종기자 bell21@
  • 노숙자들 힘겨운 겨울나기

    “모든게 내 탓입니다.궂은 날을 대비하지 못한 내 잘못입니다” 지난 8월부터 노숙생활을 시작한 김모씨(52)는 26일 밤 9시30분쯤서울역과 남대문경찰서를 잇는 지하도에서 취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연신 회한의 말을 되뇌었다. 이곳에서는 새벽마다 ‘로터리’라고 불리는 인력시장이 서지만 노숙자들에게는 여간해서 일감이 돌아오지 않는다.가진 기술도 없는데다 툭하면 동료끼리 다투는 탓에 노숙자는 ‘노가다판’에서도 기피대상이다. 그러다 보니 마땅히 오갈 데 없는 노숙자들은 밤이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으로 이곳에 찾아든다.가물에 콩나듯 일을 만나 일당을 거머쥐거나 지폐라도 구걸하면 깡소주로 탕진한다. 아침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등 한파가 닥쳤는데도 아랑곳 않고 날마다 70여명의 노숙자들이 지하도 바닥에 침낭이나 종이박스를 깔고 잠을 청한다. 김씨가 구석편에 신문지를 깔고 누우려 하자 험상궂게 생긴 30대 중반의 남자 3명이 나타나 “누구의 허락을 받고 여기서 자느냐”며 위협했다.바깥의 한기가 그대로느껴지는 지하도 입구 쪽으로 자리를옮긴 김씨는 “텃세가 심해 신출내기들은 잠자리 잡기도 쉽지 않다”면서 “사람들이 많은 자리여야 따뜻한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새벽 5시30분쯤이면 영락없이 일어나 지하철을 탄다.꽁꽁 언몸을 녹이기 위해서다.승객들이 모두 냄새난다고 피하지만 ‘그들만의 생존법’이다.오전 11시쯤 김씨는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무료배식소를 찾아 아침 겸 점심으로 주린 배를 채운다.그는 “그곳에 가면허기도 면할 수 있고 ‘작업(구걸)’ 장소 등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파와 함께 날품팔이 일감마저 끊기면서 노숙자들의 하루는 더욱힘들어지고 있다. 노숙자쉼터 ‘자유의 집’ 최성남(崔成男) 사무장은 “올겨울 들어서울에서만 노숙자가 300명 가량 늘었다”면서 “노숙자 숫자는 경기순환보다 반년 정도 늦게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노숙자다시서기지원센터 황운성(黃雲聖) 소장은 “자활의지를 북돋우는 프로그램 개발과 수용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독자의 소리/ 한강 불꽃축제 남은건 쓰레기뿐

    지난달 한강시민공원(여의도 선착장)에서는 매주 토요일 불꽃축제를하였다. 각 나라에서 만든 폭죽은 하늘에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수 놓았다.구경을 나온 많은 시민들로 한강시민공원은 북새통을 이뤘고,도로가심한 교통체증를 일으킬 정도로 축제는 성황을 이루었다. 그런데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돌아간 자리에는 온통 쓰레기들이 굴러다녔다.사람들이 앉아있던 자리에는 종이박스,신문지 등이 널려있었고 곳곳에 음식물쓰레기와 술병 투성이였다.아름다운 한강시민공원에서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구경한 시민들이 남기고 간 것들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지저분한 것들이었다.너무나 부끄러운 광경이다. 지금부터라도 기초질서를 잘 지켜 깨끗한 거리를 만들수 있도록 시민 개개인이 노력해야 될 것이다. 박경진[서울시 중랑구 면목7동]
  • 출애굽시대 이집트왕 람세스1세 미라 발견

    3,000여년전 이집트 무덤에서 도굴된 출애굽시대 이집트왕 람세스 1세의 미라가 나이애가라폭포의 한 민간박물관에서 140년간이나 아무도 모른채 보관됐다가 발견됐다고 선데이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이집트학자들이 이 미라의 DNA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람세스 1세임을 제시하는 미라의 출처와 외모를 실험결과가 뒷받침해주기를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람세스 1세의 아들 세티 1세와 손자 람세스 2세의 몸에서 추출한DNA와도 비교하는 실험을 할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마이클 칼로스 박물관의 이집트학자들은 이 미라가 관과 사체를 쌌던 붕대는 사라지고 종이박스안에 안치돼있으나 팔을 엇갈려 놓은 형태와 내장을 제거한 기술은 이집트 왕족의 미라에서만 발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연합
  • 지검이 대검수색‘사상 초유의 사태’

    ‘공권력의 상징’ 대검찰청 공안부가 하급기관인 서울지검에 의해 압수수색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 파문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별수사본부(李勳圭 본부장)가 23일 오후 대검 공안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하자 대검은 그야말로 침통한 분위기속에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이었다. 이 본부장은 영장 발부사실을 기자들에게 발표하기 직전에야 대검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며 특별수사본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3시30분경 서울지검 윤석만(尹錫萬)부부장 검사와 이광형(李光珩) 검사,수사관 등 10명으로 구성된 압수수색팀은 흰색 봉고 미니버스를 타고 지하주차장을 통해 대검 청사로 들어갔다.수사관들은 압수수색 자료를 담을 서울지검 직인이 찍힌 종이박스를 10여개 지참했다. 곧바로 김각영(金珏永)대검 공안부장실로 올라간 두 검사는 김공안부장에게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알린 뒤 공안기획관실과 공안 2과장실, 정윤기(鄭倫基)연구관의 사무실이 있는 9층으로 올라가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에 대해 대검의 간부들은 “수사 절차상 꼭 필요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참담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복도에서 우연히 압수수색팀과 마주친 한 검사장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 겸연쩍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김 공안부장은 두 검사가 방을 나온 뒤 10분쯤 있다 집무실을 나가 자리를피해버렸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당시 공안2과장이었던 이준보(李俊甫)중수2과장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하는 바람에 이종왕(李鍾旺)수사기획관이 “과다한 요구”라며 항의하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대검은 평소 취재진과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9층 공안 연구관실의 어느 범위까지 취재를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수색팀과 실랑이를 벌여압수수색이 15분 정도 늦춰졌다. 대검측은 압수수색팀에게 취재진의 복도 출입을 막아줄 것을 요구했고 이검사는 “9층 사무실에 국가기밀 사항이 많아 압수수색 영장 발부도 엄격히제한을 두고 발부받았다”며 언론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본부장은 “대검에서 협조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그는 “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특별수사본부의 의지를 의심하는 것 같다”면서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압수수색을 결정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고민했던 문제를 이제 결론 내린 것”이라면서 “수사팀 내부에서 ‘실효성이 있느냐’‘이렇게까지 해야 되는냐’는반론이 있었다”고 털어놨다.수사팀은 결국 이날 오전 11시쯤 ‘검찰총장으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모두가 이해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주병철 임병선 강충식기자 bcjoo@
  • 기습 한파로 노숙자 75% 줄어

    ◎‘희망의 집’ ‘음성 꽃동네’ 등으로 옮겨/서울역 부근 700명서 180명으로 감소/24시간 개방 교회 등서 겨울나기 꿈꾸기도 “갑자기 추워지니까 잠도 안 오네요.” 17일 자정 서울역 지하도.80여명의 노숙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갑자기 몰아닥친 추위를 걱정하며 잠을 청하고 있었다. 몇몇은 종이박스를 깔고 때에 전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동료’들과 100원짜리 내기 노름을 하며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텁수룩한 수염에 얇은 옷을 서너겹 껴입은 羅모씨(40).언뜻 봐도 병색이 완연했다.지난 7월까지 종로에서 의류도매상을 했다는 그는 ‘보호시설’에 들어갔으나 무단외출을 했다는 이유로 쫓겨났다고 털어놓았다. “처가에 맡긴 6살배기 딸이 너무 보고 싶어요”라며 몸을 바닥에 눕혔다. 다니던 회사가 도산하면서 목포에서 상경한 뒤 거리를 헤매고 있다는 林모씨(32)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낮에는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이곳에서 지낸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병든 데다 일할 의사도,능력도 없습니다.나는 아직 건강한 편이고 일거리도 있으니 행운아인 셈이죠.” 林씨는 일당으로 받는 3만5,000원 대부분을 저축하고 있다.머지않아 한달에 15만원씩 하는 고시원에라도 들어갈 생각이다. 같은 시간 지하철 을지로3가역 구내에서 만난 崔모씨(48)는 대형음식점에서 주방장으로 일했다고 했다.노숙자 경력 두달째인 그는 “겨울나기에 제일 좋은 곳이 어디냐”는 물음에 주저없이 ‘여의도 순복음교회’라고 말했다.매일 철야예배가 있기 때문에 24시간 히터가 가동된다고 귀띔했다. 현재 서울역과 을지로,서소문공원 주변 등에 남아 있는 노숙자는 180여명.한때 700명이 넘었지만 며칠 새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희망의 집’,충북 음성의 ‘꽃동네’ 등으로 옮겨 갔다. 그러나 ‘아침 6시 기상,7시 아침식사,저녁 7시까지 귀소’ 등으로 이어지는 생활수칙과 엄한 규율을 지키지 못해 쫓겨나거나 제발로 뛰쳐나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서울역전 파출소 丁性喆 경사(55)는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는 데 이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 초등생 2명,TV모방 살인/대전서/4세아 강에 밀어 넣어

    지난 2일 대전천 변에서 숨진채 발견된 전윤철군(4)은 같은 동네 초등학생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3일 대전 J초등학교 최모군(13 5학년)과 이모군(9·2학년)등을 붙잡아 조사중이다. 최군 등은 지난 2일 하오 3시쯤 대전시 중구 중촌동 놀이터에서 놀던 전군이 자신들의 별명을 부르며 놀리자 TV에서 본 범행을 흉내내 전군을 대전천으로 끌고가 물에 밀어 넣은뒤 정신을 잃자 돌로 얼굴을 때려 숨지게 했다. 이들은 전군의 사체를 물에서 건져 올려 종이박스로 덮은뒤 주민 박모씨(38)에게 개천 변에 시체가 있다고 말하고 도망간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전군은 눈썹부근에 3㎝ 가량 찢긴 상처와 눈과 이마에 멍이 들어 있었으며 다른 외상은 없었다. 경찰은 최군 등이 형사 미성년자여서 형사처벌 할 수 없기 때문에 사건경위를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킬 방침이다.
  • 생존자 더 있을까/「최군 생환」 계기로 본 가능성

    ◎화재 유독가스로 대부분 사망 추정/중앙부분 발굴끝나는 11·12일 고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생존자는 아직도 남아 있을까. 사고 열하루째인 9일 최명석(21)군이 극적으로 구출되면서 이에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잔해 제거및 사체발굴작업에 주력해왔던 합동구조반이 이날 다시 생존자 구조작업에 주력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최군처럼 아직 생존자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구조반은 특히 최군이 생존해 있던 지점이 지난 1일 청소용역원 24명을 극적으로 구조했던 곳과 비슷해 이 지점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구조반은 많은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다.기적이 뒤따른다면 1∼2명정도 더 구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일 극적으로 구조됐다가 끝내 숨을 거둔 이은영(21)양의 경우처럼 사람의 신체능력으로 견디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다. 또 잔해속에서 상품과 기름등이 타면서 계속 유독가스를 나왔기 때문에 살아 있던 사람들도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사체가 썩고 있어 내부의 위생상태가 극히 악화되어 있다는 점도 생존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졌던 A동 지하1층 스넥점 「웬디스」에 대해 시추공 카메라를 이용해 정밀 탐사한 결과,내부가 대부분 콘크리트 더미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이미 확인됐다.그동안 작업결과 건물이 무너진 상황을 종합해 볼때 최군이 살아있던 지점처럼 삼각형의 공간이 생겼을 공산도 희박하다. 구조반이 생존자가 있다는 직원등 시민들의 제보에 따라 군·경·소방본부의 전문구조요원 2백50명을 투입해 붕괴된 A동과 B동 지하 등 모두 27개 지점에서 인명구조작업을 펼쳐 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결국 A동 엘리베이터탑 부근이나 백화점 중앙홀 부근에 대한 작업이 끝나는 앞으로의 2∼3일이 생존자 구조의 고비라고 할 수 있다. ◎「의학적 생존한계」 어디까지/부상없이 물·공기 충족땐 3개월 버텨/차분한 성격·삶에 대한 강한 의지 필수인간은 매몰 등 극한적인 상황에서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을까. 삼풍백화점 붕괴참사가 발생한지 2백30시간만인 9일 상오 극적으로 구조된 최명석군의 기적같은 스토리는 새삼 인간생존력의 의학적 한계에 대해 궁금증을 더해 주고 있다. 의학전문가들은 사람이 지하에 매몰됐을 경우 물과 공기에 접할 수 없다면 48시간이상 버텨 내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의학계는 극한상황에서의 인간생존능력을 「3·3·3이론」으로 풀이한다.평범한 사람이 공기를 3분이상 접촉하지 못하면 목숨을 잃으며,물은 3일,음식은 3개월동안 먹지 않으면 사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매몰자들이 부상당하지 않은 채 물과 공기만 있다면 3개월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의사들은 매몰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물과 공기 이외에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공포감을 이겨내는 정신력을 꼽는다.인간이 초인적인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정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유태우교수는 『매몰당한 생존자들이 과도한 스트레스와 무서움증에 빠져 「살아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힐경우 금식상태라는 조건보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에 더 영향을 받아 사망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최군의 경우처럼 옆에서 사람이 둘씩이나 죽어가는 것을 보고서도 두려워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일반인들 보다는 남달리 강한 의지와 차분한 성격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연세의대 응급의학과 황성오교수도 『최군이 특이체질이라기 보다는 보통사람들과 달리 외부자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담담한 심정으로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던 점이 생존의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최군이 매몰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만 9일14시30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물·공기등 외부조건의 충족 ▲삶에 대한 강한 의지 ▲정신적 공황을 이겨낸 강한 심리상태등 3가지 요건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결과인 셈이다. ◎「구봉광산 생화」 양창선씨와 비교/“정신력으로 「인간 한계」 극복” 공통점/갱목 껍질­종이박스 먹구 「연명」도 비슷 최명석군의 기적같은 생환은 지하 갱도에 고립된 뒤 15일 8시간만에 구조된 양창선씨 매몰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음식물을 전혀 먹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는 오랜 시간을 죽음의 문턱에서 견뎌 냈다는 점에서 두사람의 극적인 생존은 좋은 비교가 되고 있다. 67년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 매몰사고 당시 37세의 장년이었던 양씨는 남보다 강인한 체력도 아니었지만 15일 8시간35분동안 지하 1백25m의 갱안에서 버텨 냈다. 양씨는 첫날 도시락을 두번에 나눠 먹었지만 그뒤에는 먹을 것은 아무 것도 없어 갱목의 껍질과 작업복에 붙어있던 풀까지 빨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지하갱도 배수구에서 떨어지는 지하수를 받아 마실 수 있었던 것이 양씨의 목숨을 연장시켜 주었다. 그나마 몸속의 소금기가 모두 빠져 나갈 것 같아 하루 한홉 이상은 마시지 않았다. 다행히도 바깥 사람들과 전화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는데 도움을 주었다. 62㎏이었던 체중이 구출될 때는 45㎏으로 줄었지만 그래도 걸을 수 있을 만큼 약간의 기력은 남아 있었다. 최군의 상황도 양씨와 비슷했다. 2층슬래브가 무너졌지만 다치지는 않았고 움직일 수 있는 약간의 공간이 남아 있었다고는 하나 먹을 것이 있을 리 없었다. 허기를 견디지 못해 포장용 박스의 종이까지 뜯어 먹었다. 그러나 최군도 조금씩이나마 물을 먹을 수 있어 9일이 넘게 버틸 수 있었다. 매몰시간은 양씨가 5일 18시간 가량 더 길다. 여기에는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늦었던데도 원인이 있었다. 또다른 붕괴사고와 급식 파이프를 설치하느라 수선을 피우다 사고후 96시간이 지나서야 매몰된 곳으로 굴을 뚫는 작업이 시작됐다. 최군의 경우도 좀 더 적극적이고 신속한 구조작업이 펼쳐 졌더라면 암흑같은 매몰시간을 줄일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기적같이 생환한 양씨와 최군은 무엇보다도 살 수 있다는 강한 정신력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셈이라고할 수 있다.
  • 빗물·종이박스 먹고 11일 버텼다/「삼풍기적」 최명석군

    ◎콘크리트더미 매몰… 어제 아침 극적 구조/의식 또렷하고 건강… “5일 지난줄 알았다” 만 9일 14시간 30분,그러니까 2백30시간 30분에 걸친 처절하고도 치열한 인간승리였다.최명석군(21·수원전문대 2년)이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의 지하 속에서 여지껏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요일 아침 국민의 누선을 자극하면서 한편의 드라마처럼 감동으로 전국을 뒤흔든 것도 이 때문이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열하루째인 9일 상오 7시5분 쯤 무너진 삼풍백화점 A동 지상 2층 콘크리트 더미 속에 매몰돼 있던 최군이 합동구조반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최군은 구조 즉시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으며 팔과 다리에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상태였다.최군은 병원에서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할 정도로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군은 구봉광산 지하갱도에 매몰돼 15일8시간(3백68시간)만에 구조된 양창선씨(65)보다는 짧은 시간이나 양씨는 구조되기전 이미 파이프를 통해 공기와 물을 공급받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간한계의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군의 구조모습과 병원에서 가족들과의 대화가 이날 상오 TV로 생중계되자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눈물과 감동이 어우러진 박수를 보냈다. 최군을 처음 발견한 구조대원 성도건설 직원 김상헌씨(25)는 『매몰현장에서 굴착작업을 하다 굴착기가 지상 2층 상판 일부를 드러내는 순간,아래로 손바닥만한 구멍이 보여 손전등으로 비췄더니 「여기 사람있어요」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최군은 이때 콘크리트 제거반원 송씨에게 『살려달라』며 자기는 「수원전문대 다니는 최명석」이라고 똑똑한 목소리로 신분을 밝혔다. 합동구조반은 생존확인 즉시 구조대원들을 투입,콘크리트 잔해와 철근을 제거하고 두께 40㎝의 2층 상판슬래브 잔해에 가로1m 세로60㎝ 가량의 구멍을 뚫은뒤 구조대원 한명이 상체를 숙이고 들어가 최군을 끌어올려 1시간여만에 극적으로 구조했다. 담요로 감싸채 병원으로 후송되던 최군은 눈을 가린 수건을 직접 손으로 들어올릴 만큼 의식이또렷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최군이 발견된 지점은 A동 건물안의 에스컬레이터가 있던 곳으로 지하 1층 수입코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최군이 근무교대를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군은 구조직후 자신은 내려앉은 에스컬레이터가 2층 슬래브를 베개처럼 떠받치면서 생긴 1m20㎝ 가량의 삼각형 공간 속에서 소방대원들이 뿌린 물과 빗물을 마시며 사과를 담는 포장용 종이상자(보드박스)를 뜯어먹고 지냈다고 말했다. 최군은 또 『붕괴직후 주위에는 50대 아주머니와 매장직원인 이승연 누나 2명이 살아있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면서 『같이 구조되지 못하고 숨져 몹시 슬프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병원측은 최군이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을 뿐 건강상태가 아주 양호하다고 말해 조만간 건강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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